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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산율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결혼과 출산 의향이 있는 2030 여성 비율이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통계청은 지난달 올 7월 출생아 수가 2만601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9% 늘며 1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8월 31일부터 9월 7일까지 25∼49세 남녀 2592명을 조사한 결과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답한 25∼29세 여성이 48.1%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3월 29일∼4월 3일 조사에서 같은 답을 한 비율은 34.4%였는데 13.7%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30대 여성도 자녀가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이 같은 기간 51.7%에서 57.7%로 6%포인트 높아졌다. 전체 답변자 중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답한 비율도 61.1%에서 68.2%로 늘었다.자녀가 없는 남녀 중 ‘출산 의향이 있다’는 답변은 32.6%에서 37.7%로 5.1%포인트 늘었다. 특히 결혼했지만 아직 자녀가 없는 이들의 출산 의향은 50.7%로 3, 4월 조사 때보다 8.3%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에 대한 긍정적 인식도 확산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혼인 30대 여성 중 ‘결혼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60%로 3, 4월 조사 때보다 11.6%포인트 늘었다. 전체 미혼 남녀 중 ‘결혼 의향이 있다’는 답변도 61%에서 65.4%로 4.4%포인트 높아졌다. 저고위 관계자는 “정부의 6월 저출산 대책 발표, 기업의 출산·육아 지원 확대 등의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저출생 극복을 위해 가장 확대해야 할 정책으로는 응답자의 84.4%가 ‘육아기 유연근무 사용 활성화’를 꼽았다. ‘소아의료 서비스 이용 편의 제고’(83.0%), ‘긴급 돌봄 서비스 확대’(81.3%) 등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설문 결과만으로 출산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졌다고 보긴 어렵다고 지적한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출산 의향이 실제 출산까지 이어지려면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국가와 기업이 더 적극적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15일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한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위고비는 해외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유명 인사들이 투약해 유명해졌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두통, 구토 등 부작용이 보고된 만큼 비만 환자에 한해 의사 처방에 따라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4주 투약에 70만 원대 될 듯”위고비는 식사 후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GLP-1)과 유사한 성분(세마글루타이드)으로 이뤄져 있다. 이 성분이 뇌 시상하부를 자극해 배고픔을 느끼게 하는 신경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유발해 식욕을 억제하는 원리다. 원리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이 처방하는 비만 치료제 ‘삭센다’와 같지만 효과는 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위고비는 임상시험 결과 68주 동안 투약했을 때 체중이 평균 14.9%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삭센다의 경우 56주 투약 후 체중 감량 효과가 7.5%인 것과 비교하면 2배가량 효과가 높은 셈이다. 또 삭센다가 매일 주사해야 하는 것과 달리 위고비는 주 1회 팔, 복부, 허벅지 등에 주사하면 된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위고비는 2021년 미국 출시 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2022년 10월 머스크 CEO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체중 관리 비결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단식과 위고비”라고 답해 화제가 됐다.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 할리우드 스타 킴 카다시안도 위고비를 애용한 것으로 알려지며 지난해 전 세계 매출 6조 원을 넘었다. 국내에서도 관심이 높아 지난해 4월 식약처 허가를 받은 후 비만클리닉 등에는 “위고비가 언제 출시되느냐”는 문의가 쇄도했다.국내 출시 가격은 4회 투약분이 37만2000원이다. 하지만 이는 병원 및 약국 공급 가격으로 소비자 가격은 삭센다보다 높은 70만 원대에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급여 항목이라 병원 및 약국마다 가격이 다를 수 있다. 위고비 용량은 0.25mg부터 2.4mg까지 5종인데 매달 조금씩 용량을 높이며 투약하면 된다. 위고비가 출시되면서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도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은 약 1780억 원 규모인데 현재 삭센다가 37.5%를 차지하고 있다. 외국계 글로벌 제약사 관계자는 “위고비의 대항마로 불리며 같은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인 ‘마운자로’가 올해 8월 식약처 허가를 받은 후 위고비 측이 출시를 서둘렀다고 들었다”며 “시장을 먼저 장악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마운자로의 경우 72주 차 투약 후 22.5%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인 바 있다.● “약물 치료 근본 처방 아냐”위고비는 심혈관 치료제로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동시에 두통, 구토, 설사 등의 부작용도 보고되고 있다. 이 때문에 투약 시 의사 처방이 꼭 필요하다. 처방 대상도 제한돼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위고비는 초기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와 BMI 27∼30이면서 고혈압 등 동반 질환이 1개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에게만 처방할 수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저혈당이나 망막병증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신중하게 투여해야 한다”고도 했다. 의사들은 약물 치료로 단기간 효과를 볼 순 있지만 언제까지나 투약을 할 순 없는 만큼 생활습관 개선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박경희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생활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약을 끊은 후 요요 현상 때문에 원래 체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호천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교수도 “비만 관리를 위해선 올바른 식습관과 꾸준한 활동량 증가가 필수이고 스트레스 관리와 충분한 수면도 중요하다”며 “약물은 보조적인 역할일 뿐”이라고 조언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지난해 수련병원 16곳이 ‘주 1회 휴식’도 주지 않는 등 규정을 위반하며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를 혹사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련병원 220곳 중 수련 규칙을 준수하지 않은 곳은 16곳으로 조사됐다. 위반 사유로는 ‘주 1일 휴일’을 부여하지 않은 곳이 10곳으로 가장 많았다. 또 4주 평균 주당 최대 수련시간(80시간)을 위반한 곳이 9곳, 최대 연속 수련시간 36시간을 넘긴 곳이 8곳이었다. 수련병원 7곳은 4주 평균 야간 당직 3일 초과 금지 규정을 지키지 않았고, 5곳은 수련 간 최소 휴식 시간(10시간)을 부여하지 않았다.하지만 전공의들은 실제 수련환경은 정부 조사보다 더 열악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2년 대한전공의협의회 실태조사에서 응답자 1984명 중 52%가 “4주 평균으로 주당 80시간을 초과해 일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연차가 낮은 인턴은 75.4%가 같은 답변을 했다. 전공의들은 올 2월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대부분 병원을 떠난 상태다. 이들은 정부에 대한 불신과 함께 정당한 대가를 주지 않고 혹사시킨 수련병원과 의대 교수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내며 의정 협의 테이블에 나오지 않고 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최근 출산율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결혼과 출산 의향이 있는 2030 여성 비율이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통계청은 지난달 올 7월 출생아 수가 2만601명으로 전년 동원 대비 7.9% 늘며 1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8월 31일부터 9월 7일까지 25~49세 남녀 2592명을 조사한 결과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답한 25~29세 여성이 48.1%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3월 29~4월 3일 조사에서 같은 답한 비율은 34.4%였는데 13.7%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30대 여성도 자녀가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이 같은 기간 51.7%에서 57.7%로 6%포인트 높아졌다. 전체 답변자 중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답한 비율도 61.1%에서 68.2%로 늘었다.자녀가 없는 남녀 중 ‘출산 의향이 있다’는 답변은 32.6%에서 37.7%로 5.1%포인트 늘었다. 특히 결혼했지만 아직 자녀가 없는 이들의 출산 의향은 50.7%로 3, 4월 조사때보다 8.3%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결혼에 대한 긍정적 인식도 확산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혼인 30대 여성 중 ‘결혼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60%로 3, 4월 조사 때보다 11.6%포인트 늘었다. 전체 미혼남녀 중 ‘결혼 의향이 있다’는 답변도 61%에서 65.4%로 4.4%포인트 높아졌다. 저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6월 저출산 대책을 발표하고 기업이 출산·육아 지원을 확대하는 등의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저출생 극복을 위해 가장 확대해야 할 정책으로는 응답자의 84.4%가 ‘육아기 유연근무 사용 활성화’를 꼽았다. ‘소아의료 서비스 이용 편의 제고’(83.0%), ‘긴급 돌봄 서비스 확대’(81.3%) 등이 뒤를 이었다.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설문 결과만으로 출산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졌다고 보긴 어렵다고 지적한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응답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추세를 보는 게 중요하다”며 “출산 의향이 실제 출산까지 이어지려면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환경을 국가와 기업이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15일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한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위고비는 해외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유명 인사들이 투약해 유명해졌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두통, 구토 등 부작용이 보고된 만큼 비만 환자에 한해 의사 처방에 따라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4주 투약에 70만 원대 될 듯”위고비는 식사 후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GLP-1)과 유사한 성분(세마글루타이드)으로 이뤄져 있다. 이 성분이 뇌 시상하부를 자극해 배고픔을 느끼게 하는 신경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유발해 식욕을 억제하는 원리다.원리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이 처방하는 비만치료제 ‘삭센다’와 같지만 효과는 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위고비는 임상시험 결과 68주 동안 투약했을 때 체중이 평균 14.9%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삭센다의 경우 56주 투약 후 체중 감량 효과가 7.5%인 것과 비교하면 2배가량 효과가 높은 셈이다. 또 삭센다가 매일 주사해야 하는 것과 달리 위고비는 주 1회 팔, 복부, 허벅지 등에 주사하면 된다.이 같은 장점 때문에 위고비는 2021년 미국 출시 후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2022년 10월 머스크 CEO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체중 관리 비결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단식과 위고비”라고 답해 화제가 됐다.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 할리우드 스타 킴 카다시안도 위고비를 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관심이 높아 지난해 4월 식품처 허가를 받은 후 비만클리닉 등에는 “위고비가 언제 출시되느냐”는 문의가 쇄도했다.국내 출시 가격은 4회 투약할 수 있는 펜 주사기 하나가 37만2000원이다. 하지만 이는 병원 및 약국 공급 가격으로 소비자 가격은 삭센다보다 높은 70만 원대에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급여 항목이라 병원 및 약국마다 가격이 다를 수 있다. 위고비 용량은 0.25mg부터 2.4mg까지 5종인데 펜 주사기 하나를 한 달 동안 쓰면서 조금씩 용량을 높이며 투약하면 된다.위고비가 출시되면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도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약 1780억 원 규모인데 현재 삭센다가 37.5%를 차지하고 있다. 외국계 글로벌 제약사 관계자는 “위고비 대항마로 불리며 같은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인 ‘마운자로’가 올해 8월 식약처 허가를 받은 후 위고비 측이 출시를 서둘렀다고 들었다”며 “시장을 먼저 장악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마운자로의 경우 72주 차 투약 후 22.5%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인 바 있다.●“약물 치료 근본 처방 아냐”위고비는 심혈관 치료제로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동시에 두통, 구토, 설사 등의 부작용도 보고되고 있다. 이 때문에 투약 시 의사 처방이 꼭 필요하다.처방 대상도 제한돼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위고비는 초기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인 성인 비만환자와 BMI 27~30이면서 고혈압 등 동반 질환이 1개 이상인 성인 비만환자에게만 처방할 수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저혈당이나 망막병증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신중하게 투여해야 한다”고도 했다.의사들은 약물 치료로 단기간 효과를 볼 순 있지만 언제까지나 약을 투약할 순 없는 만큼 생활습관 개선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박경희 한림대 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생활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약을 끊은 후 요요현상 때문에 원래 체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호천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교수도 “비만 관리를 위해선 올바른 식습관과 꾸준한 활동량 증가가 필수이고 스트레스 관리와 충분한 수면도 중요하다”며 “약물은 보조적인 역할일 뿐”이라고 조언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올해 2월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상당수가 수련병원 복귀 대신 사직을 선택하면서 내년 초 전문의 자격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전공의 수가 올해의 2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내년 신규 전문의 배출이 급감하면서 세부 전공을 이수하는 전임의(펠로) 부족 및 의료 공백 확산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내년 초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레지던트 3, 4년 차는 총 57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병원을 떠나지 않거나 상반기에 복귀한 전공의 1327명 중 수료 연차 마지막 해(전공에 따라 레지던트 3년 차 또는 4년 차)인 전공의 553명과 9월 하반기 수련 때 복귀한 수료 연차 전공의 23명을 더한 것이다. 올해 초 전문의 시험에 2782명이 응시해 2727명(98%)이 최종 합격한 것과 비교해 보면 수료 연차 전공의가 내년도 전문의 시험에 모두 응시하더라도 응시자 수는 전년 대비 20.7%에 불과할 전망이다. 또 내년도 전문의 시험 응시자가 모두 합격하더라도 전문의 배출은 5분의 1로 급감하게 된다. 전문의 시험에 응시 가능한 레지던트를 전공별로 보면 가정의학과가 96명으로 가장 많았고, 내과(91명), 정형외과(61명), 정신건강의학과(40명) 등이 뒤를 이었다. 또 핵의학과가 2명으로 수료 연차 레지던트가 가장 적었다. 전문의 배출 절벽은 필수과에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부인과는 수료 연차 전공의가 12명으로 지난해 전문의 시험 응시자(114명)의 10.5%에 불과했다. 신경외과는 12명으로 전년 대비 12.8%, 소아청소년과는 26명으로 전년 대비 19.7%, 응급의학과는 33명으로 전년 대비 19.5%에 그쳤다. 전문의 배출이 급감하면 내년도 전임의 지원자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수도권의 한 상급종합병원장은 “올해는 전임의가 복귀하며 이탈한 전공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워 줬는데, 내년에는 이마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자칫 필수과 세부 전공의 맥이 끊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 대형 병원의 한 필수과 교수도 “젊은 의사들은 전임의나 교수가 되는 것에 회의적인 분위기”라며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을 전문의 중심으로 바꾸겠다지만 전문의 배출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전 의원은 “올해 2월부터 이어진 의료 공백이 내년 의료 붕괴로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의정 대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최근 5년간 전국에서 동네 정형외과가 10곳 늘어날 때 소아청소년과는 1곳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7월 기준으로 전국 의원급 정형외과는 2645곳에 달했다. 이는 2019년 2173곳 대비 472곳(21.7%) 늘어난 것이다. 의사 사이에서 정형외과와 함께 인기 과로 꼽히는 성형외과 역시 같은 기간 1011곳에서 1183곳으로 172곳(17%) 늘었다. 반면 소아청소년과는 같은 기간 2228곳에서 2182곳으로 46곳(2.1%) 줄었다. 의료계에선 “저출산 심화로 수요가 줄고 상대적으로 보상이 적은 탓”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진료과별 매출을 보더라도 소아청소년과는 인기 과의 3분의 1가량에 불과했다. 올 1∼7월 비급여 항목을 제외한 총진료비를 보면 소아청소년과는 1곳당 평균 2억8400만 원이었다. 반면 안과는 같은 기간 평균 8억5600만 원, 정형외과는 평균 6억7700만 원으로 각각 소아청소년과의 3배, 2.4배에 달했다. 한편 성형외과는 급여 매출액이 평균 3200만 원에 그쳤는데 이는 진료과 특성상 비급여 항목 비중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비급여 진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병원에서 가격을 자유롭게 책정하며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반면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대부분이 급여 항목임에도 수가 지급액이 인기 과와 차이가 컸다. 김 의원은 “미용 의료보다 낮은 보상과 비급여 시장 확대로 필수의료 기피 및 개원가 인기 과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공정한 보상을 위한 제도 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최근 5년간 전국에서 동네 정형외과가 10곳 늘어날 때 소아청소년과는 1곳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7월 기준으로 전국 의원급 정형외과는 2645곳에 달했다. 이는 2019년 2173곳 대비 472곳(21.7%) 늘어난 것이다. 의사 사이에서 정형외과와 함께 인기 과로 꼽히는 성형외과 역시 같은 기간 1011곳에서 1183곳으로 172곳(17%) 늘었다.반면 소아청소년과는 같은 기간 2228곳에서 2182곳으로 46곳(2.1%) 줄었다. 의료계에선 “저출산 심화로 수요가 줄고 상대적으로 보상이 적은 탓”이란 분석이 나온다.실제로 진료과별 매출을 보더라도 소아청소년과는 인기 과의 3분의 1가량에 불과했다. 올 1~7월 비급여 항목을 제외한 총 진료비를 보면 소아청소년과는 1곳당 평균 2억8400만 원이었다. 반면 안과는 같은 기간 평균 8억5600만 원, 정형외과는 평균 6억7700만 원으로 각각 소아청소년과의 3배, 2.4배에 달했다. 한편 성형외과는 급여 매출액이 평균 3200만 원에 그쳤는데 이는 진료과 특성상 비급여 항목 비중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비급여 진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병원에서 가격을 자유롭게 책정해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반면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대부분이 급여 항목임에도 수가 지급액이 인기 과와 차이가 컸다. 김 의원은 “미용 의료보다 낮은 보상과 비급여 시장 확대로 필수의료 기피 및 개원가 인기 과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공정한 보상을 위한 제도 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올 2월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상당수가 수련병원 복귀 대신 사직을 선택하면서 내년 초 전문의 자격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전공의 수가 올해의 2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전문의 배출이 급감하면서 세부 전공을 이수하는 전임의(펠로) 공급 절벽이 나타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내년 초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레지던트 3, 4년차는 57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 3월 임용 후 병원을 떠나지 않은 전공의 1327명 중 수료 연차 마지막 해인 레지던트 553명과 9월부터 복귀한 수료 예정 연차 레지던트 23명을 더한 것이다. 올해 초 전문의 시험에는 2782명이 응시해 2727명(98%)이 최종 합격했는데, 응시 가능한 레지던트 모두가 응시해 합격하더라도 전문의 배출이 5분의 1로 급감하게 된다. 전문의 시험에 응시 가능한 레지던트를 전공별로 보면 가정의학과가 96명으로 가장 많았고, 내과 91명, 정형외과 61명, 정신건강의학과 40명 순이었다. 수료 예정 연차 레지던트가 적은 과목은 핵의학과 2명, 방사선종양학과 3명 등이이었다. 전문의 배출 절벽은 필수과에서 더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산부인과는 전문의 시험 응시자가 지난해 114명에서 12명(10.5%)으로 급감하게 됐다. 신경외과는 94명에서 12명(12.8%), 소아청소년과는 132명에서 26명(19.7%)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전문의 배출이 급감하면 내년도 전임의 지원자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수도권의 한 상급종합병원장은 “올해는 전임의가 복귀해 전공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워줬는데, 내년에는 이마저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 세부 전공의 맥이 끊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전 의원은 “2월부터 이어진 의료공백이 내년엔 본격적인 의료붕괴로 심화될 것”이라며 “조속히 의정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올 9월부터 시작된 하반기 수련에 지원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125명 중 절반 남짓인 73명(58.4%)만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5대 대형병원 중 서울아산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은 전공의를 한 명도 뽑지 않았다.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실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 126곳의 하반기 모집에서 합격한 전공의는 인턴 15명, 레지던트 58명으로 집계됐다. 당시 사직 전공의 대다수가 복귀를 거부하며 총 모집인원 7645명 중 125명(1.6%)만 지원했음에도 지원자 10명 중 4명은 불합격한 것이다. 결국 충원된 전공의는 전체 모집인원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권역별로는 서울·경기·인천·강원 지역 수련병원에서 56명(76.7%)이 선발됐다. 지방 전공의들이 수도권 병원에 지원한 사례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5대 대형병원에는 52명이 지원했는데, 서울아산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합격자가 없었다. 나머지 3곳은 합격자 수를 공개하지 않았다.전공과별로 보면 심장혈관흉부외과는 지원자가 한 명도 없어 합격자도 0명이었다. 기피과로 꼽히는 산부인과는 3명이 지원해 2명이 합격했고 소아청소년과는 2명이 지원해 1명이 합격했다.지원자가 많지 않았음에도 합격자가 절반 남짓했던 것을 두고 사직 전공의가 돌아올 자리를 비워두고자 하는 교수들의 의향이 작용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서울 대형병원의 한 필수과 교수는 “사직 처리된 전공의 제자들이 내년에 복귀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교수들이 제한적으로만 신규 전공의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의료공백 해소를 위한 정부와 의사단체 간 대화가 난항을 겪는 가운데 10일 장상윤 대통령사회수석비서관과 강희경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하는 공개 토론회가 열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의사단체와 의대 증원을 주제로 공개 토론을 하는 건 올 2월 의료공백 사태 이후 처음이다. 9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10일 오후 2∼4시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대 융합관에서 ‘의료개혁, 어디로 가는가’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린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 비대위가 주최하는 이번 토론회에는 정부 측에서 장 수석과 정경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이 참석하고, 서울대 측에선 강 위원장과 하은진 비대위원이 나온다. 서울대 의대 측은 “이번 토론회는 의대·병원 교수협 비대위에서 대통령실에 제안해 열리는 것”이라며 “서울대 측 참석자는 지속 가능한 의료체계 구축 방안, 의대 교육 정상화 방안, 환자 중심의 의료체계 구축 방안, 의료 정책 결정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 등을 중심으로 토론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2000명 증원 왜 필요한가’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토론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의료계에선 양측이 의대 증원을 두고 기존의 찬반 입장을 반복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면서도 대화를 시작한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당정이 제안한 여야의정 협의체나 의사 수급 추계위원회(추계위)의 마중물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 9일 새벽까지 진행된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진행 중인 서울대 의대 감사를 철회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부총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영호 위원장이 “국민은 (재학생 휴학 승인 직후 시작된 감사가) 보복성이라고 생각하니 감사를 철회하고 서울대를 설득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나”라고 하자 “여러 대안을 두고 서울대와 계속 대화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이 부총리는 “휴학에 대한 자유가 누구에게나 있진 않다”며 “(의대생 휴학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된 사안이고 동맹 휴학은 이를 직접적으로 훼손하기 때문에 (승인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지난해 마약류 중독으로 입원하거나 진료를 받은 환자가 6381명에 달하지만 상당수는 재활교육이나 상담 등 사후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다시 중독에 빠질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실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중독으로 입원한 환자는 3155명, 외래 진료를 받은 환자는 3226명이었다. 마약류 중독 치료에는 각종 환각제, 진정제, 흥분제 오남용으로 인한 정신 및 행동 장애 치료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중독자들이 마약류를 완전히 끊도록 유도하는 사후 관리는 미흡한 상태였다. 지난해 검찰이 단순 투약 사범으로 판단해 처벌 대신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대상은 2138명이었다. 이들에게 부과된 조건은 마약퇴치본부에서 설치한 전국 11곳의 한걸음센터에서 재활교육을 받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중 실제로 재활교육을 이수한 인원은 1402명(65.6%)에 불과했다. 대상자가 교육을 받지 않으면 기소됨에도 불구하고 3명 중 1명은 재활교육을 안 받은 것이다. 또 재활교육 이수자 중 마약류를 완전히 끊기 위해 꾸준히 ‘사례관리’를 받는 인원은 276명(19.7%)에 불과했다. 사례관리는 전문가들이 상담 등을 통해 약물을 오남용하지 않았는지 모니터링하는 프로그램이다. 보호관찰 조건으로 기소유예된 마약 사범의 경우 ‘재범 예방 의무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이 역시 교육 이수자 1354명 중 사례관리까지 이어진 인원은 98명(7.2%)에 그쳤다. 사례관리는 교육 이수자들이 자발적으로 신청해야 하는데 마약 사범 대부분이 귀찮다는 이유로 거부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마약류 특성상 사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져야 중독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노성원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마약류 중독은 평생 유혹에 시달려야 하는 만성 재발성 질환”이라며 “처벌보다 치료와 사후 관리를 강제화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서 의원은 “마약이 사회에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만큼 중독자 사후 관리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8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교육부가 6일 발표한 ‘의대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 중 의대 교육과정을 6년에서 5년으로 줄이겠다는 방안에 공세를 폈다. 이에 대해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대학들이 할 수 없다고 하면 안 하는 것”이라며 정책 발표 이틀 만에 사실상 추진 포기 의사를 밝혔다. 이 부총리가 의대 교육과정 단축 방안을 의대 학장들과 논의했다고 밝힌 것을 두고선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교육 기간 단축 안 할 수도” 이 부총리는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의대 6년제를 5년제로 변경하는 방안에 대해 대학 의견을 수렴했느냐”고 묻자 “주로 의대 학장과 소통했다.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와도 정례적으로 대화했다”고 밝혔다. 고 의원이 “KAMC 학장들은 단축 방안에 이견이 없었느냐”고 하자 이 부총리는 “여러 의견을 받아서 만드는 건데 정책을 허락받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그러자 KAMC는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학생들이 낸 휴학계 승인의 필요성을 교육부에 전달하기 위해 소통했다”며 “교육부가 의료 인력의 연속적 배출 등의 이유로 5년제 발언을 해서 ‘5년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명확히 전달했다”고 반박했다. 이후 고 의원은 “이 장관을 허위 진술로 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이날 의대 5년제 축소 방안을 보건복지부와도 사전에 협의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지적이 이어지자 “할 수 있는 학교를 지원하는 것이니 (하겠다는 학교가) 없으면 안 하는 것”이라고 물러섰다.● 여당 의원 “미친 짓 그만해야” 정부 야당 비판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여당에서도 정부의 의정갈등 해소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의사 출신이며 ‘친한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은 대통령실과 교육부를 겨냥해 “여당이 기껏 의료계 마음을 돌려놓으면 이를 허사로 만드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의제를 제한하지 않겠다”며 의사단체에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제안한 직후 대통령실이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활시위를 떠났다”고 말하고, 교육부가 의대 교육기간 단축을 들고 나온 것을 지적한 것이다. 또 “미친 짓 그만하고 국민께서 하라는 정치를 하자”며 정부와 야당을 싸잡아 비판했다가 야당 의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날 국감에는 정부가 의대 2000명 증원의 근거로 제시한 보고서 3개를 쓴 연구자 중 2명도 나왔다.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증원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10년간 1000명씩’처럼 연착륙하는 방안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권정연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점진적 증원을 제안했지만 급격한 증원과 점진적 증원 모두 각각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민주당 남인순 의원으로부터 “의료개혁이 성공하느냐, 의료체계가 붕괴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의료체계가 붕괴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또 야당 의원들이 사퇴를 촉구하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만 공무원은 맡은 직무에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사퇴 의사가 없다고 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8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교육부가 6일 발표한 ‘의대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 중 의대 교육과정을 6년에서 5년으로 줄이는 방안에 공세를 폈다. 이에 대해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대학들이 할 수 없다고 하면 안 하는 것”이라며 정책 발표 이틀 만에 사실상 추진 포기 의사를 밝혔다. 이 부총리가 의대 교육과정 단축 방안을 의대 학장들과 논의했다고 밝힌 것을 두고선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교육 기간 단축 안할 수도”이 부총리는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의대 6년제를 5년제로 변경하는 방안에 대해 대학 의견을 수렴했느냐”고 묻자 “주로 의대 학장과 소통했다.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와도 정례적으로 대화했다”고 밝혔다. 고 의원이 “KAMC 학장들은 단축 방안에 이견이 없었느냐”고 하자 이 부총리는 “여러 의견을 받아서 만드는 건데 정책을 허락받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그러자 KAMC는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학생들이 낸 휴학계 승인의 필요성을 교육부에 전달하기 위해 소통했다”며 “교육부가 의료 인력의 연속적 배출 등의 이유로 5년제 발언을 해서 ‘5년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명확히 전달했다”고 반박했다.이후 고 의원은 “이 장관을 허위 진술로 고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부총리는 이날 의대 5년제 축소 방안을 보건복지부와도 사전에 협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지적이 이어지자 “할 수 있는 학교를 지원하는 것이니 (하겠다는 학교가) 없으면 안 하는 것”이라고 물러섰다.● 여당 의원 “미친 짓 그만해야” 정부 야당 비판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여당에서도 정부의 의정갈등 해소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의사 출신이며 ‘친한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은 대통령실과 교육부를 겨냥해 “여당이 기껏 의료계 마음을 돌려놓으면 이를 허사로 만드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의제를 제한하지 않겠다”며 의사단체에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제안한 직후 대통령실이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활시위를 떠났다”고 말하고 교육부가 의대 교육기간 단축을 들고 나온 것을 지적한 것이다. 또 “미친 짓 그만하고 국민께서 하라는 정치를 하자”며 정부와 야당을 싸잡아 비판했다가 야당 의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국감에 출석한 임진수 대한의사협회(의협) 기획이사도 장상윤 대통령사회수석비서관을 거론하며 “정부에서 진정성을 보여주려면 정부 내에서 태클을 거는 사람부터 빠져야 한다”고 했다.이날 국감에는 정부가 의대 2000명 증원의 근거로 제시한 보고서 3개를 쓴 연구자 중 2명도 나왔다.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증원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10년간 1000명씩’처럼 연착륙하는 방안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권정연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점진적 증원을 제안했지만 급격한 증원과 점진적 증원 모두 각각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정치권과 정부가) 지원하고 설득하면서 의사들이 논의의 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민주당 남인순 의원으로부터 “의료개혁이 성공하느냐, 의료체계가 붕괴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의료체계가 붕괴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또 야당에서 사퇴를 촉구하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만 공무원은 맡은 직무에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사퇴 의사가 없다고 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지난달 4일 발표한 정부의 국민연금 개혁안에 포함된 ‘자동조정장치’가 도입될 경우 수급액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자동조정장치는 기금 고갈을 막기 위해 가입자 수와 기대여명 등을 반영해 수급액 인상 폭을 조정하는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 상황을 감안하면 실질 수급액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동조정장치 도입 시 2000년생의 총연금 수급액은 4억6401만 원으로 현 제도를 유지할 때(5억8956만 원)보다 21.3%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연금행동)과 추계 작업을 진행했는데 1995년생은 22.1%, 1985년생은 21.8%, 1975년생은 20.3% 줄어드는 등 전 연령대에서 20% 이상 연금 수급액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보건복지부 추계와도 다른 것이다. 복지부는 연금개혁안을 발표할 때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할 경우 어느 정도 수급액이 줄어드는지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논란이 커지자 지난달 25일 브리핑을 갖고 2005년생은 연금 수급액이 11.1%, 1995년생은 13.4%, 1985년생은 14.6%, 1975년생은 15.6%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국감에서 “왜 삭감 폭이 다르냐”는 전 의원의 질문에 “가정에 따라 숫자가 달라지기 때문에 대조해 보고 설명을 드리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복지부와 연금행동의 전제 조건이 달라 수급액에도 차이가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안은 가입 기간을 40년으로 설정하고 수급기간 25년을 일괄 적용해 예상 수령액을 계산했다. 반면 연금행동은 평균 가입 기간을 30년으로 잡고 젊은층일수록 기대여명을 길게 반영했다. 오종헌 연금행동 사무국장은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면 갈수록 급여가 삭감되기 때문에 청년층의 상대적 손실이 커지는데 정부 추계는 반대”라며 “정부가 구체적인 수급액 추산 방식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혼란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복지부가 구상하는 자동조정장치는 국민연금 수급액이 매년 물가상승률만큼 인상되는 것을 감안해 3년 평균 가입자 수 증감 폭과 기대여명 증감률을 반영해 인상 폭을 조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월 100만 원을 받던 수급자의 경우 물가상승률 3%를 반영하면 이듬해 103만 원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인구 감소로 가입자 수가 1% 감소하고 고령화로 기대여명이 1% 늘면 인상 폭 3%에서 2%포인트를 차감해 월 101만 원만 주겠다는 것이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교육부가 수업을 거부 중인 의대생에 대해 ‘내년 1학기 복귀 조건부 휴학’ 등의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한 의대생 단체와 의사단체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전국 의대 40곳 재학생 단체인 대한의대·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은 7일 교육부가 전날 발표한 ‘의대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을 거부한다는 취지의 공지를 각 의대 학생회장을 통해 의대생들에게 전달했다.의대협은 공지에서 “학생들이 적법 절차를 거쳐 휴학계를 제출한지 반 년이 넘었으나 수많은 대학에서 원칙을 무시하며 휴학을 승인하지 않았고, 교육부는 정당한 휴학 의사를 인정하지 않는 폭압을 보여주고 있다”며 “(교육부 방침은) 학생 권리에 대한 침해이자 강요·협박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또 의대생들에게 “조건부 휴학 승인을 운운하며 혼란을 초래하는 교육부의 농단에 동여하지 마시길 바란다”고 했다.의대협은 또 “의대협과 학생대표들은 흔들림 없이 대정부 요구안 관철 및 재학생 보호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의대협은 의료공백 사태 초기인 3월 필수의료 패키지 및 의대 증원 정책 전면 백지화 등 8대 요구안을 발표한 바 있다.의대 교수들은 ‘교육부 해체’ 까지 언급하며 반발하고 있다. 전국의대교수협의회과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7일 공동 성명을 내고 “교육부는 부당한 행정지도를 통해 학생의 기본 인권을 억압하고 있으며 의대 교육과정 및 학사에 과도한 간섭과 지시를 내려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또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취임 전 “ 대학은 규제 부서인 교육부가 맡으면 안 된다”고 했던 걸 거론하며 “교육부의 대학 과잉 규제와 비민주적 간섭을 즉시 거두고 이 장관은 본인 소신대로 ‘교육부의 발전적 해체’를 진지하게 검토하라“고 했다.교육부는 의대 5년제 개편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자 7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도 일정 학점 이상 이수하면 수업 연한을 1년 단축할 수 있는 규정이 있고 미국에서도 비상 상황에는 (교육) 기간을 단축해서 (의사를) 배출한다”고 해명했다.그러나 의사들은 ‘교육부가 현실을 모른다’는 입장이다. 이종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사장은 “교육과정을 5년으로 줄이면 학생들은 6년 내내 방학도 없이 기계처럼 공부해야 한다”고 했다. 김성근 전국의대교수협의회 대변인은 “보건복지부는 6년 교육과정도 임상 실습이 부족하다며 개원면허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는데 교육부가 의대 교육과정을 축소하는 건 앞뒤가 안 맞다”고 지적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의료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의사들의 연구 실적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도울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대거 이탈한 데다, 의대 교수들이 진료 공백을 메우느라 연구할 여력이 부족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대한내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 제출된 논문 초록 수는 101개로 지난해(748개) 대비 86.5% 급감했다. 다른 필수 진료과 학회들도 추계학술대회에 제출된 논문 초록 수가 크게 감소했다. 대한신경과학회는 지난해 527개에서 267개로 49.3% 줄었고 대한산부인과학회와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도 각각 45.3%, 20.3% 감소했다. 대한의학회와 대한의사협회가 발행하는 영문학술지(JKMS)에 올해 1∼8월 최종 게재된 논문은 총 305편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08편)보다 25.2% 줄었다. 의료공백 전에는 교수들이 외래 진료나 수술이 없을 때 주로 연구하고 논문을 썼다. 그러나 전공의 대신 당직 업무까지 떠안게 되면서 여력이 거의 없어졌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한 수도권 대학병원 교수는 “의료공백이 이어지면서 내년 연구계획 수립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고 했다. 의학 논문은 주로 새 치료법이나 의약품의 효과 등을 다룬다. 의학계에선 연구가 중단될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의학 수준이 퇴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유진홍 대한의학회 간행이사는 “연구가 조금만 지체돼도 의학 선진국과의 격차는 순식간에 벌어진다. 특히 해외 학술지 게재 논문이 줄면 향후 다국적 연구나 글로벌 제약사의 임상시험 등에서 국내 의료계가 소외될 수 있다”고 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교육부가 수업을 거부 중인 의대생이 내년 1학기 복귀를 약속할 경우 휴학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4일만 해도 대학 총장들을 불러 ‘휴학 불가’ 방침을 강조했던 교육부가 이틀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대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 대책’을 발표하고 “2025학년도 학사 정상화를 목표로 미복귀 학생이 내년 학기 시작에 맞춰 복귀하는 것을 전제로 한 제한적 휴학 승인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다만 의대 증원 저지를 위한 동맹 휴학은 여전히 허용하지 않고 증빙 서류를 내며 휴학 사유를 소명할 때만 휴학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 부총리는 “휴학 승인 없이 지속적으로 복귀하지 않는 경우 학칙을 엄격히 적용해 유급 및 제적 등 원칙대로 처리해 달라”고 각 대학에 당부했다. 이번 조치로 내년 전국 의대 예과 1학년의 경우 지난해의 2.5배인 7500여 명이 동시에 수업을 듣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또 휴학 승인으로 내년 신규 의사 3000명 배출이 중단되는 등 예상되는 의사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학 측이 원하면 의대 교육과정을 6년에서 5년으로 줄일 수 있는 길을 터 주기로 했다. 이날 발표에 대해 김민호 서울대 의대 학생회장은 “휴학은 개인의 권리인데 이를 제한적으로만 인정하겠다는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단체 5곳은 공동 입장문을 내고 “(의대 교육 기간 단축은) 대놓고 의대 교육 부실화를 고착화시키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교육부 “의대 과정 6년→5년 추진”… 의료계 “부실교육 될 것”[의료공백 장기화]정부 “일률 전환 아닌 원하는 경우시행령 수정”… 예과 1년 단축 거론‘내년 3월 복귀 조건’ 휴학 승인엔… 대학들 “정부, 책임 떠넘기기” 반발교육부는 6일 의대생 본인이 동맹휴학이 아니라는 점을 소명하고, 내년 1학기 학교 복귀를 약속할 경우에만 휴학 승인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각 대학에선 “아프다는 가짜 서류라도 받아 두라는 말인가”라는 지적이 나온다. 의대 교육과정을 6년에서 5년으로 줄이겠다는 내용을 두고선 의료계를 중심으로 ‘의학 교육의 질’이 저하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대학들 “휴학 승인 책임 떠넘기기”교육부는 이날 발표한 ‘의대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에서 각 대학이 자체적으로 복귀 시한을 정하고 학생들을 설득하되 휴학 의사를 굽히지 않을 경우 동맹휴학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고 휴학을 승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집단적 목적 달성을 위한 동맹휴학은 정당한 휴학 사유가 아니다”라며 “각 대학은 제출된 휴학원 정정 등 별도 절차를 통해 동맹휴학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휴학 승인 없이 수업에 복귀하지 않은 학생은 학칙에 따라 유급 또는 미등록 제적된다. 휴학이 승인됐더라도 내년에 복귀하지 않으면 유급 또는 제적 대상이 된다.대학에선 “동맹휴학 불허 방침은 달라진 게 없는데 휴학 승인 책임을 대학에 떠넘기는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교육부는 대학이 승인한 휴학이 동맹휴학에 해당하는지 등을 점검해 내년부터 재정지원에 반영하기로 했다. 수도권의 한 대학 관계자는 “지금도 학칙상 개인 사정으로 인한 휴학이 가능하다. 질병이나 군입대 사유가 아니면 동맹휴학으로 보고 휴학 승인이 안 된다고 해놓고 이제 와 서류를 보고 각 대학이 판단하라고 하니 혼란스럽다”고 했다.의사단체에서도 반발이 나왔다.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종태 이사장은 “협회와 의대 학장들은 정부의 학사 정상화 방안을 단호히 거부한다. 조건 없는 휴학 승인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의료계 “의대 5년으로 줄이면 부실 교육”교육부는 휴학 승인으로 의대생 연내 복귀가 사실상 어려워진 만큼 신규 의사 공백을 줄이기 위해 총 6년인 현행 의대 교육과정(예과 2년, 본과 4년)을 대학이 원할 경우 5년으로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교육부는 “의대를 일률적으로 5년제로 전환하는 게 아니라 현행 6년제를 유지하되 원하는 대학이 학사 운영을 단축할 수 있는 길을 터 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의대, 한의대, 수의대 등의 교육과정은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6년으로 규정돼 있다. 교육계에선 시행령을 고쳐 교양 과정 위주인 예과를 1년 줄이는 방안이 거론된다. 교육부는 또 의사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의사 국가시험(국시) 실시 시기를 유연하게 하고 특별한 사유가 없을 경우 2개 학기를 넘는 연속 휴학은 제한하는 규정을 학칙에 추가하라고도 했다.의료계에선 의사 배출을 위해 교육과정을 무리하게 단축할 경우 의학교육 질 저하 등 부작용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최창민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의학 발전에 따라 각종 실습이 늘어나는 등 의대 교육과정에서 가르칠 내용은 갈수록 늘고 있다. 의대 교육기간을 줄이면 부실 교육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교육부가 수업을 거부 중인 의대생이 내년 1학기 복귀를 약속할 경우 휴학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4일만 해도 대학 총장들을 불러 ‘휴학 불가’ 방침을 강조했던 교육부가 이틀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대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 대책’을 발표하고 “2025학년도 학사 정상화를 목표로 미복귀 학생에 대해 내년 학기 시작에 맞춰 복귀하는 것을 전제로 한 제한적 휴학 승인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다만 의대 증원 저지를 위한 동맹휴학은 여전히 허용하지 않고 증빙서류를 내며 휴학 사유를 소명할 때만 휴학을 허용하기로 했다.이 부총리는 동시에 “휴학 승인 없이 지속적으로 복귀하지 않는 경우 학칙을 엄격히 적용해 유급 및 제적 등 원칙대로 처리해 달라”고 각 대학에 당부했다. 이번 조치로 내년 전국 의대 40곳 예과 1학년의 경우 지난해의 2.5배인 7500여 명이 동시에 수업을 듣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정부는 또 휴학 승인으로 내년 신규 의사 3000명 배출이 중단되는 등 예상되는 의사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학 측이 원하면 의대 교육과정을 6년에서 5년으로 줄일 수 있는 길을 터 주기로 했다.이날 발표에 대해 김민호 서울대 의대 학생회장은 “휴학은 개인의 권리인데 이를 제한적으로만 인정하겠다는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단체 5곳은 공동 입장문을 내고 “(의대 교육기간 단축은) 대놓고 의대교육 부실화를 고착화시키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교육부는 6일 발표에서 의대생 본인이 동맹휴학이 아니라는 점을 소명하고, 내년 1학기 학교 복귀를 약속할 경우에만 휴학 승인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각 대학에선 “아프다는 가짜 서류라도 받아두라는 말인가”라는 지적이 나온다. 의대 교육과정을 6년에서 5년으로 줄이겠다는 내용을 두고선 의료계를 중심으로 ‘의학 교육의 질’이 저하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대학들 “휴학 승인 책임 떠넘기기”교육부는 이날 발표한 ‘의대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에서 각 대학이 자체적으로 복귀 시한을 정하고 학생들을 설득하되 휴학 의사를 굽히지 않을 경우 동맹휴학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고 휴학을 승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개인적 사정이 아닌 집단적 목적 달성을 위한 동맹휴학은 정당한 휴학 사유가 아니다”라며 “각 대학은 제출된 휴학원 정정 등 별도 절차를 통해 동맹휴학 의사가 없을 명확히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휴학 승인 없이 수업에 복귀하지 않은 학생은 학칙에 따라 유급 또는 미등록 제적된다. 교육부 심민철 인재정책기획관은 “수업 복귀 시한이 대학에 따라 내년 1월 말까지 갈 수 있다”며 “학년도 말(내년 2월 말)에야 유급이나 제적 관련 부분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휴학을 승인받았더라도 내년에 복귀하지 않으면 유급 또는 제적 대상이 된다.대학에선 “동맹휴학 불허 방침은 달라진 게 없는데 휴학 승인 책임을 대학에 떠넘기는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교육부는 대학이 승인한 휴학이 동맹휴학에 해당하는지 등을 점검해 내년부터 재정지원에 반영하기로 했다. 수도권의 한 대학 관계자는 “지금도 학칙상 개인사정으로 인한 휴학이 가능하다. 질병이나 군입대 사유가 아니면 동맹휴학으로 보고 휴학 승인이 안 된다고 해놓고 이제 와 서류를 보고 각 대학이 판단하라고 하니 혼란스럽다”고 지적했다.의사단체에서도 반발이 나왔다. 강희경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학생들에게는 자유롭게 휴학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휴학 제한은 헌법상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했다.●의료계 “의대 교육 5년으로 줄이면 부실 교육”교육부는 휴학 승인으로 의대생 연내 복귀가 사실상 어려워진 만큼 신규 의사 배출 중단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총 6년인 현행 의대 교육과정(예과 2년, 본과 4년)을 5년으로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의사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의사 국가시험(국시) 실시 시기를 유연하게 하고 특별한 사유가 없을 경우 2개 학기를 넘는 연속 휴학은 제한하는 규정을 학칙에 추가하라고도 했다.의대 교육과정 단축은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 사항이라 정부가 마음먹으면 할 수 있다. 하지만 의료계에선 ‘의대교육 선진화’를 내세운 정부가 당장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교육기간을 줄일 경우 의학교육 질 저하 등 부작용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최창민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의학 발전에 따라 각종 실습이 늘어나는 등 의대 교육과정에서 가르칠 내용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의대 교육기간을 단축하면 부실 교육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의료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의사들의 연구 실적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도울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대거 이탈한 데다, 의대 교수들이 진료 공백을 메우느라 연구할 여력이 부족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대한내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 제출된 논문 초록 수는 101개로 지난해(748개) 대비 86.5% 급감했다. 다른 필수 진료과 학회들도 추계학술대회에 제출된 논문 초록 수가 크게 감소했다. 대한신경과학회는 지난해 527개에서 267개로 49.3% 감소했고 대한산부인과학회와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도 각각 45.3%, 20.3% 감소했다.대한의학회와 대한의사협회가 발행하는 영문학술지(JKMS)에 올해 1∼8월 최종 게재된 논문도 총 305편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08편)보다 25.2% 감소했다. 의료공백 전에는 교수들이 외래 진료나 수술이 없을 때 주로 연구하고 논문을 썼다. 그러나 전공의 대신 당직 업무까지 떠안게 되면서 여력이 거의 없어졌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한 수도권 대학병원 교수는 “의료공백이 이어지면서 내년 연구계획 수립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고 했다.의학 논문은 주로 새 치료법이나 의약품의 효과 등을 다룬다. 의학계에선 연구가 중단될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의학 수준이 퇴보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유진홍 대한의학회 간행이사는 “연구가 조금만 지체돼도 의학 선진국과의 격차는 순식간에 벌어진다. 특히 해외 학술지 게재 논문이 줄면 향후 다국적 연구나 글로벌 제약사의 임상 시험 등에서 국내 의료계가 소외될 수 있다”고 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