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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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5~202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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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트먼 복귀작은 ‘무료 음성 챗GPT’… 오픈AI, 빅테크로 간다

    《해임 닷새 만에 오픈AI 최고경영자(CEO)에 복귀한 샘 올트먼(사진)이 첫 행보로 챗GPT 음성 인식 서비스를 무료 공개했다. 비영리 연구단체로 출발한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처럼 인공지능(AI)을 서비스 상품화하며 빅테크의 길을 걷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지난해 11월 30일 챗GPT 출시로 촉발된 ‘AI 열풍’ 1년, 이미 AI 상업 개발 경쟁이 시작됐다. 》 “팀원들이 긴 밤을 보내고 있다. 778명이 먹으려면 피자를 몇 판 시켜야 할까?” 22일(현지 시간) 새벽 오픈AI는 대화형 챗봇 챗GPT 음성 인식 서비스를 무료 공개한다며 시범 오디오 파일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렸다. 전격 해임된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사진)의 복귀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던 때였다. 오픈AI 778명 전체 임직원이 새로운 서비스 홍보를 위해 협상 타결 소식을 기다리고 있음을 농담처럼 밝힌 것이다. 이 음성 서비스 공개가 올트먼 CEO 복귀 후 첫 공개 행보가 됐다.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처럼 인공지능(AI)을 서비스 상품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 30일 챗GPT를 출시해 생성형 AI 열풍을 일으킨 지 1년 만에 ‘인류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안전한 AI’를 사명으로 시작한 비영리 연구단체 오픈AI는 빅테크의 면모를 드러냈다.● 올트먼 복귀는 ‘빅테크’ 신호탄 챗GPT는 피자 주문 질문에 “195판은 주문해야 한 사람당 3조각을 먹을 수 있다. 어디에 주문하면 좋을지 궁금하면 말해 달라”고 즉각 답했다. 기존 음성 인식 서비스인 애플 ‘시리’와 아마존 ‘알렉사’를 위협할 만한 기능이다. 말과 글을 오가는 챗GPT 음성 서비스는 올 9월 발표 이후 유료로만 공개했다. 오픈AI의 올트먼 해임 사태 중심에는 이같이 기능이 점점 고도화하는 챗GPT가 있다. 챗GPT는 비영리 연구단체 오픈AI가 기술 판매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올트먼 사태 배경으로 알려진 사내 ‘AI 개발론자’ 대 ‘안전론자’ 갈등을 촉발한 주인공이다. 미 시사주간지 디애틀랜틱에 따르면 챗GPT는 지난해 11월 경쟁사 앤트로픽이 자체 챗봇을 개발 중이라는 소문을 들은 올트먼이 “우리도 시험 삼아 서비스를 내놓고 데이터를 많이 확보하자”고 설득해 내놓은 서비스다. 결과는 놀라웠다. 최대 사용자를 10만 명으로 예상했지만 출시 닷새 만에 사용자 100만 명, 두 달 만에 1억 명을 돌파했다. 이후 올트먼이 이끄는 오픈AI는 한정된 자원을 안전보다 서비스 개발에 쏟았다. AI의 파괴적 위험을 두려워하던 오픈AI 이사진들은 교육, 기업, 금융 등으로 전방위 확산되는 AI를 두고 올트먼과 갈등을 빚어 왔다. 올트먼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되레 여느 빅테크처럼 6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첫 개발자 콘퍼런스 ‘데브데이’를 열며 챗GPT 상업화에 박차를 가했다.● AGI 개발까지… 더 큰 게 오나 올트먼 복귀와 함께 사람처럼 인지능력을 갖추고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 직면해도 해결책을 찾는 AI를 뜻하는 일반인공지능(AGI)의 상업화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22일 로이터통신은 올트먼 해임 직전 오픈AI 일부 연구원이 “인류를 위협할 수 있는 AGI 발견을 경고하는 서한을 이사회에 보냈다”고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최근 구글 딥마인드 측의 6단계 분류에 따르면 챗GPT는 AGI 신흥 단계인 레벨 1이지만 초등학교 수학 문제를 푸는 지능을 갖춘 다음 레벨의 AI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년간 AI 경쟁은 이미 상업 개발론으로 넘어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챗GPT 돌풍으로 올해 글로벌 AI 투자는 1100억 달러(약 142조 원)를 돌파하고 2025년 2000억 달러(약 26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를 활용해 창업한 글로벌 스타트업도 급증했다. 미 스타트업 관계자는 “이미 챗GPT가 낮은 수준의 코딩을 상당히 대체해 스타트업으로선 인력 부담을 덜고 있다”고 말했다. 올트먼 해임 사태로 인한 오픈AI 혼란을 틈타 경쟁사들은 인재 영입과 사업 확장에 나설 만큼 경쟁도 치열해졌다. 세일스포스, 엔비디아 같은 테크 기업들은 퇴사하겠다는 오픈AI 인재들을 공략했고, 구글 영업팀은 기업 고객에 ‘자사 AI 모델을 쓰라’고 영업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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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출 3배 엔비디아 AI 신화에도…‘중국 규제 리스크’ 부상

    기대를 모았던 엔비디아의 회계연도 3분기(8~10월) 실적은 인공지능(AI) 붐을 증명했지만 미중갈등이 향후 실적에 위기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1% 하락세를 보였다. 세계 최대 AI 칩 설계사인 엔비디아는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 마감 후 3분기 매출이 181억2000만 달러, 주당순이익이 4.02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206%, 593%가 뛴 수치로 월가 시장 전망치(매출 161억8000만 달러, 주당 순이익 3.37달러)도 뛰어넘은 것이다. 4분기 매출도 200억 달러로 뛸 것으로 전망해 시장 예상(180억 달러)을 크게 웃돌았다. 매출의 상당 부분은 데이터센터에서 나왔다. 145억1000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79% 급증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 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개발을 위해 데이터센터에 투자하고 있어 데이터센터용 칩 매출이 급등한 것이다. 엔비디아는 세계 AI 칩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AI 시장의 바로미터로 통한다. 챗GPT 열풍이 휩쓴 올해 주가가 220% 이상 상승한 이유다. 하지만 미중 갈등에 따른 중국에 대한 AI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가 향후 실적의 위협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적용된 중국 수출 통제로 중국 매출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미 상무부가 기존 규제 대상이던 엔비디아의 A100과 H100 뿐 아니라 비교적 저사양인 중국 수출용 A800 및 H800도 즉각 통제에 들어가 수십억 달러 어치 수출 물량이 취소되는 등 규제의 직격탄을 맞은 상태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는 “우리는 4분기에 일부 지역(중국)에 대한 매출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지만 다른 지역의 강력한 성장으로 인해 이러한 감소가 상쇄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컨퍼런스콜에서 “중동 및 중국의 일부 고객과 협력해 고성능 칩 판매를 위한 미 정부 라이선스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0.9%가량 하락한데 이어 실적발표 후 대중 수출 감소 여파 우려에 시간외 거래에서도 1% 안팎 하락세로 나타났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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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픈AI 와해 위기… 직원 770명중 702명 “올트먼 따라 MS 가겠다”

    매일 전 세계 1억 명이 쓰는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붕괴 위기에 놓였다. ‘챗GPT의 아버지’로 불렸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해임 사태로 20일(현지 시간) 이 회사 임직원 770명 중 700명 이상이 “이사회 전원을 해임하고 올트먼을 복직시키지 않으면 회사를 떠나 마이크로소프트(MS)로 이직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번 사태를 주도한 인물로 지목된 일리야 수츠키버 수석과학자도 “올트먼 해임 결정에 동참한 것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수조 원을 투자한 투자자들 역시 소송 제기나 투자 회수를 언급하며 올트먼 복귀와 이사진 교체를 요구하는 상태다. 대신 MS는 오픈AI에서 밀려난 올트먼을 품에 안으며 최대 수혜자가 됐다. MS는 오픈AI의 지분 49%를 보유하고도 이사회 의석이 한 자리도 없었지만 이번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일각에선 지금의 혼란이 이사진 교체와 올트먼의 오픈AI 복귀를 위한 사티아 나델라 MS CEO와 올트먼의 포석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사회를 향한 가미카제 폭격” 오픈AI 임직원 702명이 자신의 이름을 달아 이사회에 통보 서한을 보낸 것은 올트먼 없이는 회사의 미래가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AI의 얼굴’이 된 올트먼의 상징성과 투자 유치 능력이 지금의 오픈AI를 있게 했고, 향후 AI 기술 개발에도 필수적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나델라 CEO도 MS가 이들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임직원들의 서한에는 “당신들(이사회)은 회사가 망가지도록 놔두는 게 ‘오픈AI의 사명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경영진에 통보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비영리법인인 오픈AI는 ‘인류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안전한 AI’를 사명으로 제시해 왔다. 올트먼을 필두로 한 ‘AI 개발파’와 수츠키버의 ‘속도 조절파’ 간 이견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올트먼 해임은 AI 안전 이슈가 아니다”라는 에밋 시어 임시 CEO의 진화에도 직원들의 동요는 가시지 않고 있다. 수익성 문제도 직원들의 불만과 직결돼 있다. 비영리법인을 표방하고 있지만 직원 상당수는 통상 스타트업에서 기대하는 주식 매각 수익, 수백만 달러 연봉에 이끌려 모여들었다. 투자자들 역시 기업가치 860억 달러(약 110조 원)짜리 기업이 주주들과 상의 없이 독단적 의사결정을 내린 것에 분노하고 있다. 일부는 투자 이행 중지나 소송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사회를 향한 가미카제 폭격 수준”이라고 평했다.● 올트먼 복귀 가능성 아직 남아 있어 나델라 MS CEO는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우리는 최첨단 AI 팀을 꾸릴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올트먼이 어디에 있든 MS와 협력은 유지될 것”이라고 언급해 복귀 가능성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그는 ‘내일 오픈AI의 CEO는 누구냐’는 질문에도 “오픈AI와 이사회에 달렸다”고 답했다. 올트먼도 복귀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임직원들이 X(옛 트위터)에 복귀를 요청하는 게시물을 올리면 ‘하트’를 남기며 화답하고 있다. X에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든 함께 일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쿠데타의 주역’으로 알려진 수츠키버는 “결코 오픈AI에 해를 끼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 회사를 재통합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X에 올렸고, 올트먼은 이 글에 하트 3개로 답했다. 오픈AI 경영진은 사내 메모를 통해 “올트먼, 이사회, (임시 CEO인) 시어와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미 정보기술(IT) 매체 ‘더 버지’는 소식통을 인용해 “MS로 이직한다는 올트먼의 발표는 월요일 증시 개장 전 폭락을 막으려는 해법이었다”고 보도했다. 만약 올트먼이 돌아오고 이사회가 전원 교체된다면 오픈AI는 AI 개발 경쟁 전면에 나서는 ‘빅테크’가 될 수도 있다. 글로벌 AI 개발사 관계자는 “외부 투자를 많이 받았고, 수많은 스타트업 및 대기업 고객을 둔 오픈AI가 비영리단체를 표방하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말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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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붕괴 위기 놓인 오픈AI…직원 90% “올트먼 복직 안시키면 MS 갈 것”

    매일 전 세계 1억 명이 쓰는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붕괴 위기에 놓였다. ‘챗GPT의 아버지’로 불렸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해임 사태로 20일(현지 시간) 이 회사 임직원 770명 중 700여 명 이상이 “이사회 전원을 해임하고 올트먼이 복직시키지 않으면 회사를 떠나 MS로 이직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번 사태를 주도한 인물로 지목된 일리야 수츠케버 수석과학자도 “올트먼 해임 결정에 동참한 것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수조 원을 투자한 투자자들 역시 소송 제기나 투자 회수를 언급하며 올트먼 복귀와 이사진 교체를 요구하는 상태다. 대신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픈AI에서 밀려난 올트먼을 품에 안으며 최대 수혜자가 됐다. MS는 오픈AI의 지분 49%를 보유하고도 이사회 의석인 한 자리도 없었지만 이번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일각에선 지금의 혼란이 이사진 교체와 올트먼의 오픈AI 복귀를 위한 사티아 나델리 MS CEO와 올트먼의 포석이란 분석도 나온다. ● “이사회를 향한 가미가제 폭격”오픈AI 임직원 702명이 자신의 이름을 달아 이사회에 통보성 공개 서한을 보낸 것은 ‘AI의 얼굴’이 된 올트먼의 상징성, 투자 유치 능력, 경영 감각 등을 감안할 때 올트먼 없이는 회사의 미래가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나델리 CEO도 MS가 이들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임직원들의 서한는 “당신들(이사회)은 회사가 망가지도록 놔두는 게 ‘오픈AI의 사명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경영진에 통보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비영리법인인 오픈AI는 ‘인류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안전한 AI’를 사명으로 제시해왔다. 올트먼을 필두로 한 ‘AI 개발파’와 수츠케버의 ‘속도조절파’ 간 이견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올트먼 해임은 AI 안전 이슈가 아니다”라며 신임 CEO의 진화에도 직원들의 동요는 가시지 않고 있다.수익성 문제도 직원들의 불만과 직결돼 있다. 비영리법인을 표방하고 있지만 직원 상당수는 주식 매각 수익, 수백만 달러 연봉에 이끌려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 역시 기업가치 860억 달러(110조 원)짜리 기업이 주주들과 상의 없이 독단적 의사결정을 내린 것에 분노하고 있다. 일부는 투자 이행 중지나 소송 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사회를 향한 가미가제 폭격 수준”이라고 평했다.● 올트먼 복귀 가능성 아직 남아있어오픈AI 최대주주인 MS는 올트먼과 오픈AI 인력을 대거 흡수하겠다고 발표해 AI 산업의 강자 이미지를 굳혔다. 나델리 CEO는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우리는 최첨단 AI 팀을 꾸릴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올트먼이 어디에 있든 MS와 협력은 유지될 것”이라고도 언급해 복귀 가능성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그는 ‘내일 오픈AI의 CEO는 누구냐’는 질문에 “오픈AI와 이사회에 달렸다”고 답했다.올트먼도 복귀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임직원들이 X(옛 트위터)에 복귀를 요청하는 게시물을 올리면 ‘하트’를 남기며 화답하고 있다. X에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든 함께 일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미 IT 매체 ‘더 버지’는 소식통을 인용해 “MS로 이직한다는 올트먼의 발표는 월요일 증시 개장 전 폭락을 막기 위한 해결책이었다”고 보도했다. 현 이사회 멤버 3명 중 올트먼을 몰아낸 ‘쿠데타의 주역’으로 알려진 수츠케버는 “나는 결코 오픈AI에 해를 끼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 회사를 재통합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X에 올렸고, 올트먼은 이 글에 하트 3개로 답했다. 만약 올트먼이 돌아오고 이사회가 전원 교체된다면 오픈AI는 AI 개발 경쟁 전면에 나서는 ‘빅테크’가 될 수도 있다. 글로벌 AI 개발사 관계자는 “외부 투자를 많이 받았고, 수많은 스타트업 및 대기업 고객을 유치한 오픈AI가 비영리단체를 표방하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말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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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유경제’ 탈 쓴 위워크 위기… 업계 ‘종말’ 아닌 ‘성장통’[글로벌 포커스]

    《위워크 파산위기… 흔들리는 공유경제 공유경제의 양대 신화 ‘위워크’는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에어비앤비’는 규제 폭탄을 맞았다. 위워크는 고금리 등으로 파산 위기에 처했고, 에어비앤비는 주거난을 가중시키는 원흉으로 몰렸다. 위기의 공유경제는 살아남을까.》9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금싸라기 땅에 있는 위워크(WeWork) 사무실. 평일 낮 근무시간인데도 한산했다. 곳곳에 빈 의자가 눈에 띄었다. 카페용 소파, 커피 마실 곳, 화상회의 공간이 있었지만 정작 이용자는 별로 없었다. 뉴욕 위워크 사무실을 임대하는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최근 위워크로부터 ‘전략적 조직 재정비 과정을 추진 중’이라는 e메일을 받았다”며 “지점 운영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내용이지만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유경제 아이콘’으로 불리며 뉴욕에서만 47개 지점을 운영해 온 위워크는 6일 뉴저지 법원에 파산을 신청하고 35개 지점을 폐쇄하기로 했다. 또 다른 공유경제 신화 에어비앤비는 강력한 규제를 받으며 최대 시장 뉴욕에서 퇴출 위기를 겪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위워크와 달리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하는 사업 모델로 여전히 수익은 견고하다. 하지만 재무제표에 드러나지 않는 ‘고통 비용’을 사회에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에 뉴욕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가 규제의 칼을 빼 들었다. 주택가에 ‘단기 임대꾼’들을 부추겨 정작 주민이 살 집을 빼앗는다는 것이다. 위워크와 에어비앤비는 한정된 부동산을 효율적으로 나눈다는 취지의 공유경제에서 출발한 공통점이 있다. 위워크는 상업부동산이 남아 도는 위기 속에 파산의 길로 들어섰고 에어비앤비는 주택이 부족해 임차료가 치솟는 위기 속에 규제 폭탄을 맞고 있다.● “기술혁신 기업? 부동산 再임대업”2010년 애덤 노이만은 미겔 매켈비와 함께 사무공간의 이상향을 보여주겠다며 위워크를 창업했다. ‘아이(I·나·아이폰 의미)가 아닌 위(We·우리)의 시대’라며 투자자들을 홀렸고 에어비앤비, 우버와 더불어 공유경제 상징으로 떠올랐다. 세련된 도심 사무실에서 커피는 기본이고 맥주를 마시며 일하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사무공간 문화를 세계에 전파하겠다는 아이디어는 그럴듯해 보였다. 2018년 뉴욕 5번가 랜드마크 건물 로드&테일러를 사들이며 위용을 과시했다. 2019년 1월 기업 가치는 470억 달러(약 62조3000억 원)까지 치솟았다. 부동산 재임대업이라는 본질은 노이만의 달변, 공유경제에 대한 기대감, 미래 업무 방식이라는 환상, 그리고 제로(0) 금리 시대 광기 어린 투자 붐에 가려졌다. 하지만 그해 8월 기업공개(IPO)를 위한 투자설명서(S-1)는 위워크의 화려한 포장지를 벗겨내는 계기가 됐다. ‘기술’이라는 단어가 100번 이상 등장해 기술 스타트업임을 뽐냈지만 고비용 부동산 재임대 사업일 뿐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이 출간하는 격월간 경영전문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는 이 투자설명서를 분석하며 “기술기업은 막대한 자본 투자 없이도 전체 산업을 혁신하고 빠른 속도로 규모와 범위를 확장하며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지만 위워크는 전혀 해당 사항이 없다”고 지적했다. 서비스 좋은 부동산 재임대업이 확장된다 한들 고비용 구조여서 수익률 증가는 어렵다는 것이다. 초기 매출이 80%씩 성장한 것은 투자를 받아 보유 부동산을 늘렸을 뿐 혁신의 결과가 아니었다. 특히 HBR은 자산과 부채의 기간 불일치를 지적했다. 장기 임대를 단기로 재임대하는 사업은 임대료가 계속해서 오른다는 가정하에 수익을 낼 수 있다. 따라서 경기 침체기가 되면 몰락이 시작된다.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가 보편적 근무 형태로 자리 잡으며 오피스 시장이 추락할 때에는 비싸게 빌린 공간을 싸게 재임대해야 하니 손해 보는 장사가 됐다. 방만 경영과 성급한 글로벌 확장도 문제였다. 상업부동산이 잘나가던 시기에도 위워크는 수익을 낸 적이 없었다.● “위워크? 우리는 폭망했다(WeCrashed)”위워크는 2019년 IPO에 실패했고 내리막길을 걸었다. 방만 경영 표본으로 2019년 축출된 창업자 노이만 이야기는 드라마 ‘우리는 폭망했다(WeCrashed)’로 만들어졌다. 노이만이 투자자 돈으로 흥청망청 파티를 열고 개인 비행기에서 마약을 일삼으며 소유 부동산을 위워크에 장기 임대하는 등 도덕적 해이를 보인 것은 유명하다. 위워크는 2021년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통해 상장에 성공했다. 팬데믹 시기 마지막 저금리여서 투자 수혈이 가능했다. 140억 달러(약 18조4500억 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위워크 투자는 내 인생의 오점”이라고 회고했듯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 투자도 뒷받침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지난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강도 긴축을 시작하며 ‘이지머니(easy money·돈 구하기 쉬운)’ 시대도 끝났다. 고금리에 자금줄이 막히니 사무실을 임차할 스타트업이 예전만큼 늘지 않는다. 팬데믹이 끝나도 직장인 절반은 여전히 재택근무다. 2027년까지 위워크가 내야 할 임차료는 100억 달러(약 13조2900억 원)가 넘는데 재임대해 줄 사람은 줄어드는 것이다. 위워크 기업 가치는 전성기의 0.2%인 8734만 달러(약 1200억 원)로 쪼그라들었고 부채가 190억 달러(약 25조4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워크는 기업 회생을 위한 챕터11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50∼100개 임대차 계약을 강제로 종료해 달라고 요청했다.● 에어비앤비만 돈을 번다?에어비앤비 위기는 위워크와 상황이 좀 다르다. 올 3분기(7∼9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영업이익은 33% 늘어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위워크와 달리 에어비앤비는 기술기업이다. 주택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통해 참여자가 늘어날수록 수익이 증가한다. 자동차 소유자와 승객을 연결해주는 우버와 비슷하다. 문제는 주거용 부동산은 주민 삶과 직결된, 한정된 재화라는 것이다. 2008년 브라이언 체스키 최고경영자(CEO)가 주인이 집을 비울 때 잠시 다른 여행객이 이용한다는 아이디어로 창업할 당시만 해도 진정한 공유경제였다. 하지만 에어비앤비로 돈을 벌려는 부동산 사업자가 몰리며 변질됐다. 사들인 주택 수십, 수백 채를 1년 365일 임대로 돌리는 것은 공유경제라고 볼 수 없다. 주민이 살 집이 여행객 공간으로 전용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아파트를 장기로 빌려 더 비싸게 에어비앤비에 등록하는 차익 거래도 만연했다. 만성적 주택 위기를 겪는 뉴욕에서 에어비앤비에 대한 분노는 커져 갔다. 올 9월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이 사실상 퇴출에 가까운 규제를 단행한 이유이기도 하다. 뉴욕시는 거주용 주택을 30일 미만 단기 임대하려면 시 당국 허가를 받도록 했다. 집주인이 숙박객과 함께 집에 머물러야 하고 투숙객은 2명까지로 제한했다. 원래 취지대로 자기가 사는 집을 빌려주라는 의미다. 전문 사업자인 집주인 퇴출을 의미한다. 단기 숙박 분석업체 에어디앤에이에 따르면 규제 시행 이후 뉴욕시 단기 숙소 등록 건수는 77% 하락했다. 올 5월 조사에서 뉴욕 에어비앤비 등록 숙소 수는 시 전체 임대 가능 주택 수를 넘어섰다. 주택 품귀는 임차료 상승을 부추겼다. 뉴욕시는 에어비앤비가 임차료 상승의 9%를 기여한다고 보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덴마크 코펜하겐, 말레이시아 페낭 등도 개인 주택을 에어비앤비 숙소로 제공하는 것을 제한하는 조치에 나섰다. 이탈리아는 최근 탈세 혐의를 물어 에어비앤비 자산 1조 원 이상을 압류했다. 주택에 무리하게 투자해 개인적 파산에 이른 에어비앤비 집주인(호스트) 이야기도 넘쳐난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클라호마주 시골마을 호치타운은 에어비앤비 타운이 됐다. 400여 개이던 숙소가 5년 만에 2400여 개로 늘어났다. 팬데믹 시기 도심을 떠나 장기 임차를 찾던 미국인이 늘자 호스트가 되겠다며 건축 광풍이 불자 주민이 늘어나지는 않고 경찰, 소방, 수도 같은 기반 시설은 부족한데 임대주택만 급증했다. 마을 주민 제이슨 워드는 NYT에 “(1849년 금광을 찾아 샌프란시스코로 몰려든) 골드러시 같았다. 그렇게 많은 돈이 걸려 있으면 미쳐버린다”고 말했다. 팬데믹을 거치며 땅값은 2배 이상 올랐다고 한다. 하지만 올 들어 직장인들이 다시 도심으로 떠나고 부동산 거품이 꺼지자 긴 겨울이 찾아왔다.● 공유경제 미래는…위워크 파산이나 에어비앤비에 대한 규제 폭탄이 공유경제 종말을 알리는 신호탄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교통, 주택, 사무실 등을 소유하지 않고 공유해 일상을 변화시킨다는 공유경제 자체는 실제 많은 사회 부문을 변화시키면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분석기관 얼라이드마켓리서치는 최근 공유경제 시장 보고서에서 시장 규모를 2022년 3871억 달러로 추정했다. 그리고 올해부터 2032년까지 연평균 7.7% 성장해 2032년 시장 규모가 827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저금리 시대의 종말은 공유경제를 앞세운 일부 기업의 혁신이 진정한 혁신이었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미 시사주간지 디애틀랜틱은 에어비앤비가 ‘혁신적 기업가 정신’이 아닌 ‘규제적 기업가 정신’의 대표 스타트업이라고 꼬집었다. 법 위반 가능성이 큰 사업을 시작해 문제가 되면 ‘혁신 사업을 위해 규제를 명확히 해달라’며 정치인 로비에 나선다는 것이다. 실제 뉴욕시는 원래 주인 없는 집의 30일 미만 임대를 금지하는 법이 있지만 에어비앤비는 당국 단속의 느슨한 틈을 노렸다. 위워크는 기술기업 탈을 쓴 전통적 부동산 재임대업 업체였지만 시장은 이를 가려보지 못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산은 고통스럽겠지만 위워크 실패는 이지머니 시대, 실패한 시장 규율을 다시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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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시진핑, 군사적 채널 복원 등 합의…경제제재 ‘이견’은 지속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년 만에 만나 군사적 채널 복원 등 위기관리부문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수출통제 등 경제제재를 둘러싼 미중 간 이견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 참석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과 경제관계에서 디리스킹(위험관리)와 다변화를 하고 있는 것이지, 티커플링(공급망 등 분리)을 하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우리의 매우 중요한 국가 안보 이익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분야를 겨냥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공지능(AI) 및 첨단 반도체 분야 수출통제 등은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전날 CEO 만찬에 이어 이날 행사에서도 ”우리는 해외 기업인의 투자를 위해 ‘따뜻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적극적 투자유치에 나섰다. 동시에 미국을 향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지정학적으로 경쟁의 장이 되어선 안된다. 공급망 중단은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에 중국에 대한 수출통제 해제를 재차 요구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중 정상회담 동안 시 주석이 미국이 중국을 악당으로 묘사해 중국이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며 “특히 가장 많은 시간을 수출 통제에 할애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는 미중 간 미묘한 미중 관계에서 미묘한 파워 시프트가 일어나고 있다는 의미라고 NYT는 덧붙였다. 팽팽하게 맞서던 양국관계에서 미국의 대중 투자 엑소더스(대탈출)로 위안화 절하, 경기 둔화 등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국이 미국에 얻을 것이 생겼다는 의미다. 시 주석이 강성적인 ‘전랑외교’ 언사를 피하고, 교류의 상징인 ‘판다외교’를 언급한 것도 투자 ‘구애’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강력한 수출통제로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사업 확장 길이 막힌 상태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16일 미국 반도체 수출 통제로 클라우드 부문 분사 계획을 철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예탁상장된 뉴욕 증시에서 알리바바의 주가는 9.14% 급락했고, 17일 홍콩증시에서도 장중 10% 이상 하락해 최소 약 200억 달러(약 26조 원)의 시총이 증발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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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TX 창업자→사기꾼’ 뱅크먼프리드… “스탠퍼드대 교수 부모도 기소 위험” [사람, 세계]

    “이 굉장히 극적인 가족 이야기는 부모 사랑의 비뚤어진 효과뿐 아니라 (좋은 가정에서 태어난) 특권과 선한 의도도 자녀를 스스로(의 문제)에게서 구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 준다.” 미국 뉴욕대 교수이자 비평가 케이티 로이프는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 ‘왜 우리는 샘 뱅크먼프리드 부모에 이렇게 집착하는가’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수억 달러 가치의 가상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에서 사기꾼 범죄자로 전락한 샘 뱅크먼프리드(31·사진)의 드라마 같은 실패 뒤에는 엘리트 부모의 ‘역할’이 있었다는 얘기다. 11일로 FTX가 파산 신청한 지 1년이 됐다. 이후 뱅크먼프리드의 사기, 횡령 등 범죄 행각이 드러났다. 뱅크먼프리드 아버지 조지프 뱅크먼은 미 예일대 로스쿨을 나와 스탠퍼드대에서 세금 및 금융규제를 가르친 명망 있는 교수다. 어머니 바버라 프리드 역시 하버드대를 거쳐 스탠퍼드대에서 법 윤리를 강의해왔다. WSJ와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미 언론에 따르면 법조계에서 존경을 받던 이 엘리트 부부는 월가와 실리콘밸리 큰손들과의 친밀한 관계를 자랑했다. 뱅크먼프리드가 20대에 FTX를 창업하면서 막대한 초기 투자를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 같은 부모 인맥이 작지 않은 역할을 했다. 굴지의 로펌 파트너 변호사 대신 교수직을 택하고 지적인 토론 모임을 이끌면서 윤리와 정의를 강조해온 엘리트 부부가 어떻게 아들의 수조 원대 횡령은 방관했을까. 로이프는 아들의 기대를 뛰어넘는 성공과 주체하지 못할 만큼 많은 돈 앞에서 부부의 판단력이 흐려졌다고 설명했다. FTX 고문 변호사를 맡은 아버지 뱅크먼은 자신의 연봉으로 20만 달러를 받게 되자 아들에게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고 한다. 부부는 또 FTX로부터 각각 1000만 달러, 1640만 달러에 달하는 호화 주택도 받았다. 이 때문에 FTX 새 경영진은 “아들과 아들의 사업 동조자들이 대규모 사기를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거나 (사기임을 드러내는) 위험 신호를 무시했다”며 이 부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WP는 “부부도 뱅크먼프리드 사기 혐의에 가담한 장본인으로 형사 기소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아들에 대한 맹목적 사랑도 문제로 꼽혔다. 뱅크먼프리드는 그동안 법정에서 모르쇠로 일관했음에도 부부는 아들의 결백을 굳게 믿는다고 밝혀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WSJ는 “스탠퍼드대 교수의 자녀(뱅크먼프리드)를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규칙이 적용된다는 점을 더 명확하게 전달해야 했을 것”이라며 부모가 아들의 오만을 꺾지 못했다고 지적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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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김현수]뉴욕 ‘프렌즈 아파트’에서 본 K컬처 미래

    지난달 말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이른바 ‘프렌즈 아파트’에 가봤다. 1994년부터 2004년까지 한 시대를 풍미한 드라마 ‘프렌즈’ 배경이 된 건물이다. 프렌즈에서 챈들러 빙 역을 열연한 배우 매슈 페리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아파트 앞은 추모하러 온 팬으로 가득했고, 가로등 주변에는 꽃다발과 편지가 쌓여 있었다. 팬들을 살펴 보니 드라마 종영 이후 태어났을 10대 소녀들이 많아 신기했다. 현장에서 만난 프랑스 관광객 세실리아(17), 로나(14) 자매는 어머니와 함께 최근까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을 통해 재방영되는 프렌즈를 시청했다며 “친한 친구를 잃은 것 같다”고 했다. 이들이 뉴욕 여행을 오게 된 계기도 드라마 프렌즈를 보고 꼭 한번 가보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간을 견뎌 내는 문화의 힘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자매에게 기자가 “한국에서 왔다”고 소개하니 뜻밖의 반응이 돌아왔다. “그래요? 우리는 K팝을 좋아해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어요. 동생이 먼저 배웠고 저도 이제 막 시작했어요. 서울에도 꼭 갈 거예요.” 나이와 국적, 인종이 다른 소녀들과 20년 전 미국 드라마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현재의 K팝을 화제로 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 초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세계화가 본격화하던 1990년대 미국을 넘어 세계의 문화 아이콘이 된 프렌즈처럼 K컬처가 세계인이 공유하는 문화 현상으로 지속 가능할까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해봤다. 십수 년 전과 비교해 미국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 대접이 달라진 것을 매일 실감한다. 며칠 전 방탄소년단(BTS) 정국이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깜짝 콘서트를 열어 일대가 발칵 뒤집어졌다. 일부 지역 방송은 헬기까지 띄워 수천 명이 광장을 가득 메운 모습을 실시간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뉴욕에서 인기 있는 한식당에 가면 ‘안동에서 한국 장인이 만든 고추장’ 같은 스토리텔링이 현지인을 끌어들이는 마케팅 기법으로 활용된다. 대부분 미국인은 안동이 어디인지도 모를 텐데 말이다. 미국 마트 ‘트레이더조’ 김밥 열풍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뿐인가.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과 필라델피아미술관 같은 주요 도시 대표 미술관 5곳 이상에서 한국 미술을 조명하는 전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뉴욕에서 열린 K스타트업 포럼에 참석한 마이크 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요즘은 (내가) 한국계임을 밝히면 주위 사람들이 ‘쿨하다’고 여기는 분위기”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떠오르는 K컬처의 한계도 조금씩 느껴진다. 콘텐츠 다양성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한국 문화에 대한 호감과 기대가 높아지는 만큼 비판적 기류를 감지할 때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인종차별 문제다. 알고 지내는 인도계 미국인 엔지니어는 K드라마 팬이다. 드라마에서 봤다면서 “얼마나 맛있기에 야근하고 나서 회사 사람들끼리 고기를 굽느냐”고 궁금해 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 여행은 포기했다고 최근 털어놨다. “피부색이 어두우면 무시당할 수 있다고 들어서 아이들을 데리고 가도 될까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또 다른 지인은 “한국에서 여자가 비만이면 문제로 본다는데 진짜인가”라고 물어왔다. 물론 이들의 반응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부에서 제기한 편견이 바탕이 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세계 속 K컬처가 자랑스러운 만큼 우리 스스로도 세계시민으로서 세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야 K컬처가 지속 가능한 문화 현상이 되는 상상이 현실에 가까워질 수 있다. 김현수 뉴욕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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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TX 창업자→사기꾼’ 뱅크먼프리드의 실패 뒤엔 ‘엘리트 부모’가…

    “이 굉장히 극적인 가족 이야기는 부모 사랑의 비뚤어진 효과뿐 아니라 (좋은 가정에서 태어난) 특권과 선한 의도도 자녀를 스스로(의 문제)에게서 구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 준다.”미국 뉴욕대 교수이자 비평가 케이티 로이프는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 ‘왜 우리는 샘 뱅크먼프리드 부모에 이렇게 집착하는가’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수억 달러 가치의 가상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에서 사기꾼 범죄자로 전락한 샘 뱅크먼프리드(31)의 드라마 같은 실패 뒤에는 엘리트 부모의 ‘역할’이 있었다는 얘기다. 11일로 FTX가 파산 신청한 지 1년이 됐다. 이후 뱅크먼프리드의 사기, 횡령 등 범죄 행각이 드러났다.뱅크먼프리드 아버지 조셉 뱅크먼은 미 예일대 로스쿨을 나와 스탠포드대에서 세금 및 금융규제를 가르친 명망 있는 교수다. 어머니 바바라 프리드 역시 하버드대를 거쳐 스탠포드대에서 법 윤리를 강의해왔다.WSJ와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미 언론에 따르면 법조계에서 존경을 받던 이 엘리트 부부는 월가와 실리콘밸리 큰손들과의 친밀한 관계를 자랑했다. 뱅크먼프리드가 20대에 FTX를 창업하면서 막대한 초기 투자를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 같은 부모 인맥이 작지 않은 역할을 했다.굴지의 로펌 파트너 변호사 대신 교수직을 택하고 지적인 토론 모임을 이끌면서 윤리와 정의를 강조해온 엘리트 부부가 어떻게 아들의 수조 원 대 횡령은 방관했을까. 로이프는 아들의 기대를 뛰어넘는 성공과 주체하지 못할 만큼 많은 돈 앞에서 부부의 판단력이 흐려졌다고 설명했다.FTX 고문 변호사를 맡은 아버지 뱅크먼은 자신의 연봉으로 20만 달러를 받게 되자 아들에게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고 한다. 부부는 또 FTX로부터 각각 1000만 달러, 1640만 달러에 달하는 호화 주택도 받았다. 이 때문에 FTX 새 경영진은 “아들과 아들의 사업 동조자들이 대규모 사기를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거나 (사기임을 드러내는) 위험 신호를 무시했다”며 이 부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WP는 “부부도 뱅크먼프리드 사기 혐의에 가담한 장본인으로 형사 기소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아들에 대한 맹목적 사랑도 문제로 꼽혔다. 뱅크먼프리드는 그동안 법정에서 모르쇠로 일관했음에도 부부는 아들의 결백을 굳게 믿는다고 밝혀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WSJ는 “스탠포드대 교수의 자녀(뱅크먼프리드)를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규칙이 적용된다는 점을 더 명확하게 전달해야 했을 것”이라며 부모가 아들의 오만을 꺾지 못했다고 지적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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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우크라 2개 전쟁 속… 바이든-시진핑 대화 재개

    한국을 비롯한 21개국 정상급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제30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11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했다. 17일까지 일주일간 열리는 이번 APEC 회의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및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으로 지정학적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미중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국제정세 변화의 분기점이 될지 이목이 쏠린다. 이번 APEC 회의는 2011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개최된 이후 12년 만에 미국이 여는 회의다. 의장국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윤석열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등 회원국 대부분이 참여한다. 국가가 아닌 ‘개별 경제(economy)’에 회원 자격을 주기 때문에 대만도 회원국이지만 중국의 반발을 고려해 관례대로 차이잉원 대만 총통 대신 반도체기업 TSMC의 창업자 모리스 창(92)이 특사 자격으로 참석한다. 1989년 출범한 APEC는 미중 갈등 심화 속에 몇 안 되는 양국 대화 창구로 부상해 왔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리 회담에 이어 올해에도 15일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이 이번 회의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양국 간 위기관리를 위한 가드레일 설치 등 실질적 성과가 있을지 주목된다. 미중 소통 재개 기대감과 더불어 바이든 행정부 주도로 중국을 견제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경제·안보 플랫폼인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정상회의도 APEC 회의를 계기로 16일 개최된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IPEF 정상회의에 참석해 그간 협상 성과를 확인하고 향후 구체적 협력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규범을 지키며 인태지역의 공동 번영을 추구하려는 IPEF의 취지를 지지하는 윤 대통령의 발언이 나올 수도 있다”며 “중국 등 특정국을 배제하는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美中 경제수장 “디커플링 없다”… 美합참 “中에 대화재개 서한” 양국, APEC서 경제-군사 대화 속도옐런 “中 분리, 美中에 손해 끼쳐”허리펑과 만남서 교류 확대 합의美 “中과 군사소통 채널 복구 중요” 11일(현지 시간) 개막한 제30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1년 만에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이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가 “모든 의제가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다”고 언급한 만큼 북-러 밀착, 중동전쟁 확전 억제 등 국제적 사안부터 미국의 대(對)중 수출통제 등 양자 문제가 두루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 2월 중국 정찰풍선 사태 이후 오랜 냉각기 끝에 성사된 정상회담에 앞서 미중 경제수장 회담 등 물밑 대화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미국이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미중 군사 대화 재개 기대감과 더불어 중국 견제를 위한 동맹 강화 움직임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미중 경제 수장, 소통 강화 합의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APEC 회의 개막 직전인 9, 10일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허리펑(何立峰)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만나 양국 간 ‘디커플링(decoupling·경제 분리)’을 지양하고 소통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10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중국 경제를 분리하려는 게 아니다. 이는 미중에 손해를 끼치고 세계를 불안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도 “허 부총리가 미국을 방문해 옐런 장관과 여러 차례 회담하며 미중 경제관계와 글로벌 도전 대응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디커플링을 추구하지 않는 건전한 경제관계를 환영한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미중 경제의 완전한 분리를 의미하는 디커플링 대신 핵심 공급망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 협력은 강화하는 ‘디리스킹’ 전략을 추진해 왔다. 중국은 “디리스킹이 디커플링의 다른 이름”이라고 비판해 왔지만 양측 경제 수장 회담을 통해 교류 확대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이다. 양국 경제 수장은 또 정기적 소통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옐런 장관이 올 7월 첫 방중에 이어 내년에도 중국을 다시 방문하기로 했다. 미중 간 이견도 확인됐다. 옐런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중국 기업이 러시아에 물질적 지원을 제공할 경우 제재 등 중대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흑연 등 주요 광물에 대한 중국의 수출 통제에도 우려를 표명했다. 또 중국이 환율 개입을 위해 보유해온 미국 국채를 매도하고 있다는 우려 속에 “중국은 외환 관행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며 투명성 문제를 지적했다.● 美 합참의장 “中과 소통 복구 긴요” 미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 고위급 군사 대화가 재개될 것이란 전망도 구체화되고 있다. 미군 최고위직인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은 10일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류전리(刘振立) 중국 연합참모부 참모장에게 ‘대화 재개를 바란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브라운 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중 간 군사 대화 재개는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목표”라며 “어떻게 결론이 날지 지켜봐야 한다. 난 희망에 차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일본에 이어 한국을 방문 중인 브라운 의장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두 군사 대국 간) 오해를 막으려면 군사 소통 채널을 복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브라운 의장을 비롯해 미국 외교·국방 라인 관료들은 이번 주 한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순방하며 지역 동맹국과 의제 조율 및 협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최근 한국을 찾아 북-러 밀착 관련 대화를 나눴으며, 10일엔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함께 인도와 ‘2+2 외교 국방장관’ 회의에 참여했다. 인도에서는 수브라마니암 자이샹카르 외교장관과 라즈나트 싱 국방장관이 각각 참석했다. 블링컨 장관과 자이샹카르 장관은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포용적이고 탄력적인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노력을 강화하는 데 합의했다”고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이 밝혔다. 인도는 APEC 회원국은 아니지만 APEC를 계기로 열리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의 핵심 참여국이자 안보 협의체 ‘쿼드’의 일원이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인도와의 관계 강화를 추구해왔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 202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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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시진핑, 15일 美서 1년만에 정상회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 시간)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11∼17일)가 열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두 정상이 만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대면 정상회담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이후 1년 만이다. 시 주석의 방미(訪美)는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6년 만이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신(新)냉전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과 경쟁하는 것”이라며 “미중 경쟁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이 세계 패권을 놓고 다투는 것이 아니라 양국이 서로 경쟁하며 적응할 수 있도록 관계 안정화를 모색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당국자는 이어 “양국 정상이 군사를 포함한 열린 소통 채널 유지의 중요성과 미중 관계의 전략적 방향을 논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논란의 여지가 있는 모든 의제가 테이블 위에 올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문제 등 인도태평양지역 안보 및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공급망 관리 같은 양국 관계에 더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을 비롯한 글로벌 이슈 및 기후 보건 마약 인권 같은 폭넓은 의제를 다루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 당국자는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과 관련한 대화가 있을 것”이라면서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무기 제공 같은 사태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중국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해 북한 문제도 의제에 오를 것임을 시사했다.美 “시진핑과 北-러 무기거래 문제 논의”… 中 “방미 순탄치 않을것” 바이든-시진핑 15일 美서 정상회담美, 군사대화 재개 최우선과제 꼽아… AI 규제-펜타닐 방지 등도 논의할듯中, 수출통제 완화-투자확대에 집중… 시진핑, 美기업인 수백명 만찬 계획 “군사 채널 복원, 북한, 이란, 러시아, 인공지능(AI), 펜타닐, 무역, 기후변화…. 모든 의제가 테이블 위에 있다.” 9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15일 샌프란시스코 미중 정상회담 개최를 밝히며 “양국 문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어 어려운 대화가 될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세계와 이해관계가 얽힌 미국과 중국은 중동이든 러시아든 우크라이나든 이런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최근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 등 고위급 인사들이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길은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정상회담의 성공 조건으로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미중 정상회담 합의대로 미국이 중국 체제 변경과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으며,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 것 등을 지키라고 요구했다.● 고위급 군사 대화 재개 가능성중동의 이란 중심 ‘저항의 축’과 중국 러시아 중심 ‘독재의 축’이 미국 일극 체제 질서에 도전하는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 미국은 중국과의 군사 위기 관리를 위한 소통 복원에 초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올 2월 중국 정찰풍선 사태로 양국 군사 분야 소통이 중단된 이래 고위급 군사 대화 재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미 고위 당국자는 “우리는 거의 모든 (중국과의) 대화에서 정상적인 소통 채널의 중요성을 제기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에서 적극적으로 (중국을) 압박할 예정이며 군사 대화 재개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워싱턴을 방문한 왕이 외교부장이 군사 대화 재개 준비가 됐음을 내비쳤다고 미 정치전문 매체 액시오스는 최근 보도했다. 6일 워싱턴에서 미중 군축 실무 담당자가 회동해 군축 및 비확산 문제를 논의하는 등 군사 대화 채널 복원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중국이 양국 국방장관 회담 선결조건처럼 내세운 ‘리상푸(李尙福) 전 국방부장 제재 해소’ 문제도 리 부장 경질로 해결됐다.● 시 주석, 미 기업인들과 만찬 예정 중국은 경제 회복을 위해 서방 기업 투자 확대와 수출 통제 완화에 중점을 두고 미국과의 협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발 금융 위기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커진 데다 외국인 투자의 급속 유출 등 미국 협조 없이는 경기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제 분야 미중 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는 조성되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何立峰)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9일 워싱턴에서 만나 미국의 수출통제와 중국 무역관행 등을 논의했다. 정상회담 의제를 사전 조율한 것이다. 시 주석은 중국 투자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서 미 기업인 수백 명과 만찬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기업인들이 시 주석의 미중 관계 전망을 듣기 위해 참가비 2000달러를 내고 몰려들 예정”이라며 “시 주석과 같은 식탁에 앉는 비용은 4만 달러”라고 보도했다.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도 의제가 될 전망이다. 미 고위 당국자는 “최근 북-러 간 급성장하는 관계를 우려한다”며 “이 같은 도발에 대한 지속적인 우려를 중국에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이란의 관계 밀착도 논의할 전망이다. 중동 전쟁 확전 억제를 꾀하는 미국은 이란이 도발할 경우 즉각 대응할 것임을 중국에 경고할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말했다. 미국에서 심각한 문제인 마약 펜타닐 방지를 위해 중국 내 펜타닐 원료 단속과 공동 대응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생성형 AI 문제 및 내년 미 대선에 대한 중국 개입 방지 요구도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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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월 “금리인상 주저 안할것” 매파 발언에… 코스피 장중 2400 붕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며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파월의 ‘매파 발언’과 미 국채 수요 악화에 코스피가 장중 2,400 선이 무너지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도 출렁였다. 파월 의장은 9일(현지 시간) 국제통화기금(IMF) 주최 콘퍼런스에서 “우리는 물가상승률을 2%대로 낮출 만큼 충분히 제약적인 통화정책 기조에 전념하고 있지만 아직 그런 기조를 달성했다고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2%대 물가상승률까지는 갈 길이 멀다며 “추가 인상이 필요하면 우리는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추가 긴축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의 작심 ‘매파’ 발언과 미 재무부 국채 입찰 결과 수요 약화가 확인되자 국채 금리가 급등했다. 10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17.42포인트(0.72%) 내린 2,409.66에 거래를 마쳤다.● 파월, ‘기준금리 인하 없다’ 경고“인플레이션 둔화 지표에 현혹돼선 안 된다.” 파월 의장은 9일 여러 차례 인플레이션 재상승 위험을 경고했다. 최근 몇 달간 인플레이션 둔화 지표를 보고 섣불리 피벗(정책 전환)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은 (내려가는 것처럼 보이다 올라가는) 눈속임을 여러 차례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앞서 파월 의장은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한 차례 추가 인상을 예고한 9월 경제전망요약(SEP) 점도표에 대해 “시간이 지나면 전망의 효과도 사라진다”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일축하는 듯한 말을 했다. 장중 5%를 돌파한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최근 4.5%대까지 후퇴한 이유 중 하나다. 시장은 금리 인하가 다가왔다는 기대감에 휩싸였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계속 열어 놓을 것임을 강조했다. 또 “필요하다면 추가 금리 인상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2회 연속 기준금리를 5.25∼5.5%로 동결했지만 인상 카드는 여전히 살아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여전히 연준 금리 인상은 종료됐다는 데 무게를 두는 시장은 인하 시점이 얼마나 멀어질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다음 주 발표될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추이 등이 다음 달 12, 13일 열릴 FOMC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내 2차전지 주가 ‘출렁’파월 의장의 ‘매파’ 발언에 이날 미 재무부 30년 만기 국채 입찰이 부진해 국채 수요 약화 우려가 커지면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14%포인트 올라 4.624%를 기록했고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달 1일 이후 다시 5%를 넘었다. 미 국채 금리 상승과 파월 의장 발언은 10일 국내 증시 하락으로 이어졌다. 6일 전격 시행된 공매도 전면 금지로 2,500 선까지 올랐던 코스피는 4일 만에 92.71포인트가 빠져 간신히 2,400 선을 지켰다. 코스닥은 1.69% 내린 789.31에 거래를 마치며 800 선 아래로 떨어졌다. 특히 2차전지 관련 주식들이 연속해서 내림세를 보이면서 공매도 금지 첫날 급등한 상승분을 모두 내줬다. 2차전지 대표주인 에코프로는 68만5000원에 장을 마치며 전날보다 6.04% 하락했다. 공매도 금지 전인 3일 종가(63만7000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포스코홀딩스, LG에너지솔루션, 에코프로비엠 등도 일제히 하락하면서 공매도 금지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6.7원 오른 1316.8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으로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금은 22억 달러 순유출됐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3-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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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시진핑과 北-러 무기거래 문제 논의”…中 “방미 순탄치 않을것”

    “군사 채널 복원, 북한, 이란, 러시아, 인공지능(AI), 펜타닐, 무역, 기후변화…. 모든 의제가 테이블 위에 있다.”9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15일 샌프란시스코 미중 정상회담 개최를 밝히며 “양국 문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어 어려운 대화가 될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세계와 이해관계가 얽힌 미국과 중국은 중동이든 러시아든 우크라이나든 이런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중국은 최근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 등 고위급 인사들이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길은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정상회담의 성공 조건으로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미중 정상회담 합의 대로 미국이 중국 체제 변경과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으며,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 것 등을 지키라고 요구했다.● 고위급 군사 대화 재개 가능성중동의 이란 중심 ‘저항의 축’과 중국 러시아 중심 ‘독재의 축’이 미국 일극 체제 질서에 도전하는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 미국은 중국과의 군사 위기 관리를 위한 소통 복원에 초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올 2월 중국 정찰풍선 사태로 양국 군사 분야 소통이 중단된 이래 고위급 군사 대화 재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미 고위 당국자는 “우리는 거의 모든 (중국과의) 대화에서 정상적인 소통 채널의 중요성을 제기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에서 적극적으로 (중국을) 압박할 예정이며 군사 대화 재개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워싱턴을 방문한 왕이 외교부장이 군사 대화 재개 준비가 됐음을 내비쳤다고 미 정치전문 매체 악시오스는 최근 보도했다.6일 워싱턴에서 미중 군축 실무 담당자가 회동해 군축 및 비확산 문제를 논의하는 등 군사 대화 채널 복원이 가시화 되는 분위기다. 중국이 양국 국방장관 회담 선결 조건처럼 내세운 ‘리상푸(李尙福) 전 국방부장 제재 해소’ 문제도 리 부장 경질로 해결됐다.다만 미 고위 당국자는 “목표는 양국 경쟁을 관리해 갈등의 하방 위험을 방지하고 소통 채널을 개방하는 것”이라면서 “현실적인 기대치를 갖고 회의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지나친 기대를 경계했다.● 시 주석, 미 기업인들과 만찬 예정 중국은 경제 회복을 위해 서방 기업 투자 확대와 수출 통제 완화에 중점을 두고 미국과의 협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발 금융 위기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커진 데다 외국인 투자의 급속 유출 등 미국 협조 없이는 경기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경제 분야 미중 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는 조성되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과 허리펑(何立峰)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9일 워싱턴에서 만나 미국의 수출통제와 중국 무역 관행 등을 논의했다. 정상회담 의제를 사전 조율한 것이다.시 주석은 중국 투자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서 미 기업인 수백 명과 만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기업인들이 시 주석의 미중 관계 전망을 듣기 위해 참가비 2000달러를 내고 몰려들 예정”이라며 “시 주석과 같은 식탁에 앉는 비용은 4만 달러”라고 보도했다.북한과 러시아 무기 거래도 의제가 될 전망이다. 미 고위 당국자는 “최근 북러 간 급성장하는 관계를 우려한다”며 “이 같은 도발에 대한 지속적인 우려를 중국에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중국과 이란 관계 밀착도 논의할 전망이다. 중동 전쟁 확전 억제를 꾀하는 미국은 이란이 도발할 경우 즉각 대응할 것임을 중국에 경고할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말했다. 미국에서 심각한 문제인 마약 펜타닐 방지를 위해 중국 내 펜타닐 원료 단속과 공동 대응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문제 및 내년 미 대선에 대한 중국 개입 방지 요구도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3-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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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시진핑, 15일 美서 1년만에 정상회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 시간)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제(APEC) 정상회의(11~17일)가 열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두 정상이 만난다고 밝혔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10일 시 주석이 APEC 회의 참석을 위해 14∼17일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해 그 기간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대면 정상회담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이후 1년 만이다. 시 주석 방미(訪美)는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6년 만이다.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9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신(新)냉전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과 경쟁하는 것”이라며 “미중 경쟁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이 세계 패권을 놓고 다투는 것이 아니라 양국이 서로 경쟁하며 적응할 수 있도록 관계 안정화를 모색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이 당국자는 이어 “양국 정상이 군사를 포함한 열린 소통 채널 유지의 중요성과 미중 관계의 전략적 방향을 논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논란의 여지가 있는 모든 의제가 테이블 위에 올라올 것”이라고 말했다.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문제 등 인도태평양지역 안보 및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공급망 관리 같은 양국 관계에 더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전쟁을 비롯한 글로벌 이슈 및 기후 보건 마약 인권 같은 폭넓은 의제를 다루겠다는 것이다.특히 이 당국자는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과 관련한 대화가 있을 것”이라면서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무기 제공 같은 사태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중국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해 북한 문제도 의제에 오를 것임을 시사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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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월의 여전한 매파 본색…코스피 2400선 진땀 사수

    “인플레이션 둔화 지표에 현혹돼선 안 된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0일(현지 시간) 국제통화기금(IMF) 컨퍼런스에서 여러 차례 인플레이션 재상승 위험을 경고했다. 최근 몇 달간 인플레이션 둔화 지표를 보고 섣불리 피벗(정책 전환)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2%대 인플레이션으로 가는 길이 보장되지 않았음을 알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내려가는 것처럼 보이다 올라가는) 눈속임을 여러 차례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 파월, ‘기준금리 인하 없다’ 경고앞서 파월 의장은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한 차례 추가 인상을 예고한 9월 경제전망요약(SEP) 점도표에 대해 “시간이 지나면 전망의 효과도 사라진다”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일축하는 듯한 말을 했다. 장중 5%를 돌파한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최근 4.5% 대까지 후퇴한 이유 중 하나다. 시장은 금리 인하가 다가왔다는 기대감에 휩싸였다.하지만 파월 의장은 10일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계속 열어놓을 것임을 강조했다. 연준은 과도한 긴축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실수는 인플레이션 통제 실패다. 연준은 금리를 얼마나 오랫동안 높게 유지할지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필요하다면 추가 금리 인상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2회 연속 기준금리를 5.25~5.5%로 동결했지만 인상 카드는 여전히 살아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여전히 연준 금리 인상은 종료됐다는 데 무게를 두는 시장은 인하 시점이 얼마나 멀어질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다음 주 발표될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추이 등이 다음달 12, 13일 열릴 FOMC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이차전지 주가 ‘출렁’ 파월 의장의 ‘매파’ 발언에 이날 미 재무부 30년 만기 국채 입찰이 부진해 국채 수요 약화 우려가 커지며 국채 금리를 끌어올렸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14%포인트 올라 4.624%를 기록했고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달 1일 이후 처음으로 다시 5%를 넘었다.미 국채 금리 상승과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파월 의장 발언은 10일 국내 증시 하락으로 이어졌다. 6일 전격 시행된 공매도 전면 금지로 2,500선까지 올랐던 코스피는 4일 만에 92.71포인트가 빠져 간신히 2400선을 지켰다.코스닥은 1.69% 내린 789.31에 거래를 마치며 800선 아래로 떨어졌다. 특히 2차전지 관련 주식들이 연속해서 내림세를 보이면서 공매도 금지 첫날 급등한 상승분을 모두 내줬다. 2차전지 대표주인 에코프로는 68만5000원에 장을 마치며 전날보다 6.04% 하락했다. 공매도 금지 전인 3일 종가(63만7000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포스코홀딩스, LG에너지솔루션, 에코프로비엠 등도 일제히 하락하면서 공매도 금지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6.7원 오른 1316.8원에 거래를 마쳤다.증권업계는 공매도 금지 이후에도 공매도 잔량이 크게 줄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국내 증시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6일 공매도 잔량은 2억5030만여 주로 공매도 전면 금지 직전 거래일인 3일(2억6136만여 주)보다 4.23% 감소하는 데 그쳤다. 공매도 물량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이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주식을 갚기보다는 추가 하락을 예상하면서 관망세에 돌입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한편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으로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금은 22억 달러 순유출됐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3-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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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인상 주저 않을 것” 파월 ‘매파 발언’에 글로벌 금융시장 출렁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며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파월의 ‘매파 발언’과 미 국채 수요 악화에 코스피가 장중 2400선이 무너지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도 출렁였다.파월 의장은 9일(현지 시간) 국제통화기금(IMF) 주최 콘퍼런스에서 “우리는 물가상승률을 2%대로 낮출 만큼 충분히 제약적인 통화정책 기조에 전념하고 있지만 아직 그런 기조를 달성했다고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2%대 물가상승률까지는 갈 길이 멀다며 “추가 인상이 필요하면 우리는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추가 긴축 가능성을 시사했다.시장은 1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연준이 금리 인상을 종료했을 뿐 아니라 인하를 시작하는 피벗(정책 전환) 시점도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여 왔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 나스닥지수가 9거래일 연속 오르고 미 국채 금리는 급락했다.하지만 파월 의장이 9일 추가 긴축 카드는 사라지지 않았음을 내비친 데다 미 재무부 국채 입찰 결과 수요 약화가 확인되자 국채 금리가 급등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81%,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0.94% 밀리며 연속 상승세를 끝냈다. 10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17.42포인트(0.72%) 내린 2409.66에 거래를 마쳐 간신히 2400선을 지켰다. 6일 전격 시행된 공매도 전면 금지로 2,500선까지 올랐지만 4일 만에 92.71포인트가 빠졌다. 일본 닛케이(-0.24%)에 이어 홍콩 항셍지수는 1.5% 안팎으로 하락하며 아시아 전반 증시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3-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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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중 20% 이상 빠졌다”… 美 FDA, 일라이릴리 비만약 승인

    미국 비만치료제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미 식품의약청(FDA)이 현존 비만약 중 가장 체중 감량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난 미 제약사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를 승인했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8일(현지시간) FDA는 일라이릴리의 당뇨병 치료제인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티드)’를 비만 치료제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일라이릴리는 마운자로를 임상시험한 결과 비만치료제로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사용 승인을 신청한 바 있다. 일라이릴리는 비만치료제 상표명을 젭바운드(Zepbound)로 정하고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젭바운드는 임상시험에서 나타난 체중 감량 효과로 FDA 승인 전부터 관심을 모아왔다. 임상 시험에서 매주 15mg을 투여한 결과, 체중 중앙값이 231파운드(약 105kg)인 임상 참여자들의 체중이 72주 만에 약 22.5%, 평균 52파운드(약 23kg)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 환자 2539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어떤 약물도 이렇게 큰 체중 감소를 보인 적은 없었다”고 평했다. FDA는 앞서 노보노디스크의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과 비만 치료제 위고비를 각각 2017년과 2021년에 승인한 바 있다. 위고비 출시 이후 미 월마트 경영진이 식품 구매 패턴이 변화되고 있다고 밝힐 정도로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릴리는 한달치 젭바운드 정가를 약 1060달러(약 139만원)로 설정했는데 이는 위고비(1350달러)보다 약 20% 낮은 수준이다. 일라이릴리의 래너드 글래스 수석 부사장은 이날 성명에서 “비만은 과학적 증거가 많은데도 종종 선택의 문제로 치부된다. 우리는 이 질병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없애고 관리 방법을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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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美 환율관찰국서 7년만에 빠져… 투자유치 긍정 효과

    한국이 2016년 이후 7년 만에 미국 재무부의 환율 관찰 대상국에서 빠졌다. 최근 경상수지가 둔화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국 대외 신인도(信認度) 개선과 외국인 투자 유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미 재무부는 7일(현지 시간) 발표한 환율 보고서에서 한국과 스위스를 환율 관찰 대상국에서 제외시켰다고 밝혔다. 미국은 교역촉진법(2015년)에 따라 자국과의 교역 규모 상위 20개국의 환율 정책을 평가해 심층 분석 대상국 혹은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 국가들이 미국과의 교역에서 많은 이익을 취하는 것이 환율을 조작해서인지 살피겠다는 의미다. 대미 무역 150억 달러 이상 흑자, 국내총생산(GDP) 3%를 초과하는 경상수지 흑자, 12개월 중 8개월간 GDP 2%를 초과하는 달러 순매수 등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심층 분석국, 2가지만 해당하면 관찰 대상국으로 분류된다. 한국은 올 6월 보고서 발간 당시부터 무역수지만 조건에 해당될 뿐 경상수지와 외환시장 개입 부문 조건은 충족시키지 않아 관찰 대상국에서 제외됐다. 안성배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이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될 위험에서 더 멀어졌다”며 “미국과의 무역 갈등 발생 확률도 한층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의 대외 신인도를 높여 외국인 투자 유치나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한국 외환 정책과 환율이 투명하게 결정된다는 점을 공인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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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환율관찰대상국에서 한국 제외…2016년 이후 7년만

    한국이 2016년 이후 7년 만에 미국 재무부 환율 관찰 대상국에서 빠졌다. 최근 경상수지가 둔화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국 대외 신인도(信認度) 개선과 외국인 투자 유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미 재무부는 7일(현지 시간) 발표한 환율 보고서에서 한국과 스위스를 환율 관찰 대상국에서 제외시켰다고 밝혔다. 미국은 교역촉진법(2015년)에 따라 자국과의 교역 규모 상위 20개국 환율 정책을 평가해 심층 분석 대상국 혹은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 국가들이 미국과의 교역에서 많은 이익을 취하는 것이 환율을 조작해서인지 살피겠다는 의미다.대미 무역 150억 달러 이상 흑자, 국내총생산(GDP) 3%를 초과하는 경상수지 흑자, 12개월 중 8개월간 GDP 2%를 초과하는 달러 순매수 등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심층 분석국, 2가지만 해당하면 관찰 대상국으로 분류된다. 한국은 올 6월 보고서 발간 당시부터 무역수지만 조건에 해당될 뿐 경상수지와 외환시장 개입 부문 조건은 충족시키지 않아 관찰 대상국에서 제외됐다.안성배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이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될 위험에서 더 멀어졌다”며 “미국과의 무역 갈등 발생 확률도 한층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의 대외 신인도를 높여 외국인 투자 유치나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한국 외환 정책과 환율이 투명하게 결정된다는 점을 공인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수출 회복세가 이어지면 관찰 대상국에 다시 지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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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트 미술관 한국실 만나 한국 미술에 빠져”

    세계 4대 미술관인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메트) 미술관에서 7일(현지 시간) ‘계보: 메트의 한국 미술전’이 개막했다. 메트 미술관 한국실 설치 25주년을 맞아 12∼13세기 고려시대 도자기부터 ‘이건희 컬렉션’으로 잘 알려진 백남순 화백의 ‘낙원’(12월부터 전시)과 박수근의 ‘나무와 두 여인’, 서세옥의 ‘사람들’ 같은 근현대 미술 작품 30여 점을 볼 수 있다. 6일 사전 행사에서 만난 엘리너 현 메트 미술관 큐레이터(사진)는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한국실 25주년을 맞아 한국 근현대 회화 대표작을 전시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현 큐레이터는 이어 “어린 시절 메트 미술관을 ‘동네 미술관’처럼 들락날락하다 대학에 다니던 1998년 한국실을 만나 한국 미술에 빠지게 됐다”며 “의학대학원에 가려다 한국 미술을 전공하게 됐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주요 미술관 한국 전시를 이끄는 여성 큐레이터로 두각을 나타내는 현 큐레이터는 미 컬럼비아대에서 미술사를 전공하고 동양 문화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시카고대에서 조선 후기와 청나라 미술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에서 한국 미술을 사람(people), 선(lines), 장소(places), 사물(things)로 나눠 보여주고 있다. 사람 전시에 조선시대 초상화, 이유태의 ‘인물 일대 탐구’(1944년), 박수근의 ‘나무와 두 여인’(1965년), 민중화가 이종구의 ‘오지리에서’(1989년)가 나란히 놓여 있는 식이다.맥스 홀렌 메트 미술관장은 “한국 역사와 최신 흐름을 관통하는 전시”라며 “세계 관객이 한국 예술을 돌아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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