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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대선 경쟁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되는 민주당 전당대회 기간 중 주요 경합주에서 ‘맞불 유세’를 벌이기로 했다. 18일 트럼프 대선 캠프 측은 트럼프 후보가 19~23일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주 등에서 유세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후보는 우선 19일 대선 승자를 결정짓는 538명의 선거인단 중 총 19명이 걸려있는 핵심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주 요크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를 주제로 연설한다.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로 불리는 펜실베이니아주에는 미 제조업 몰락으로 실직한 철강 노동자 등이 많다. 이들을 상대로 “내가 재집권해야 해외로 나간 미 제조업 공장을 다시 불러들일 수 있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그는 20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21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시버러, 22일 애리조나주 몬테수마, 23일 애리조나주 그렌데일 등에서 유세를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중남미 불법 이민자가 많은 애리조나주에서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이민 의제를 관장한 해리스 부통령의 정책 실패를 집중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트럼프 후보는 해리스 부통령을 “실패한 국경 ‘차르(제정 러시아 황제)’”라고 공격하며 “국경장벽 등을 건설한 나의 집권기에는 불법 이민자가 많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또 시간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트럼프 후보가 민주당 전당대회 기간 중 대회가 열리는 일리노이주 시카고를 방문해 기자회견을 갖는 방안도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 또한 19일부터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네바다주 등에서 유세를 갖고 비슷한 내용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화당 내에서는 최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 상승을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 중진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크리스 수누누 뉴햄프셔 주지사 등은 18일 각각 NBC, CNN에 출연해 “트럼프 후보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 대신 ‘정책 토론’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18일 워싱턴포스트(WP)와 ABC뉴스의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미 전역에서 49%의 지지를 얻어 트럼프 후보(45%)를 앞섰다. CBS 조사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이 51%로 트럼프 후보(48%)를 눌렀다. 다만 밴스 후보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데이터가 과장되는 경향이 있다”며 조사의 신빙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트럼프 후보가 여론조사 열세였지만 실제 대선에서는 승리한 2016년 결과 또한 거듭 언급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탁신 친나왓 태국 전 총리(75)의 막내딸인 패통탄 친나왓(38·사진)이 태국 총리로 공식 선출됐다. 태국에서 역대 최연소이자 탁신 전 총리의 여동생 잉락 친나왓(57)에 이은 두 번째 여성 총리다. 태국에서 ‘부녀 총리’가 탄생한 것도 처음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6일(현지 시간) 태국 프아타이당이 이끄는 연립정부 참여정당의 단독 후보로 나선 패통탄은 하원 총리 선출 투표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해 총리직에 올랐다. 지난해 8월 선출됐던 세타 타위신 총리가 14일 부패 혐의로 헌법재판소에서 해임 결정을 받은 지 이틀 만이다. 패통탄 신임 총리는 태국의 정치 거물 탁신 전 총리의 세 자녀 중 막내다. 탁신 전 총리는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뒤 2008년부터 15년간 영국 등에서 망명 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태국으로 돌아왔다. 탁신 전 총리가 수감을 무릅쓰고 귀국한 건 막내딸 패통탄이 이끄는 프아타이당이 정권을 잡으면 사면될 수 있으리란 기대 때문이었다. 탁신 전 총리는 현재 가석방 상태다. 패통탄 총리는 여전히 영향력이 큰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2021년 정계에 진출했다. 지난해 5월 총선에서 프아타이당은 전진당(MFP)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의석을 차지했다. 패통탄은 지난해 제왕절개로 출산한 지 불과 이틀 만에 선거운동 재개를 선언해 세간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그는 당시 “우리나라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프아타이당이 태국을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패통탄 총리 선출로 태국 정계가 또 다른 혼란에 빠질 수 있단 지적도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행정 경험이 없는 패통탄이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시기에 집권한 건 우려할 대목”이라며 “탁신 전 총리의 가석방 여부 등 넘어야 할 난관이 적지 않다”고 내다봤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11월 5일 미국 대선이 8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선은 그야말로 각본 없는 영화를 방불케 한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유세 중 전대미문의 암살 시도를 당했고, 원래 민주당의 대선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 또한 인지능력 저하 논란 등으로 후보직을 전격 사퇴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자리를 이어받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겸 민주당 대선 후보는 당초 대선 후보감으로 약하다는 일각의 평가를 깨고 지지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19∼2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확정된다. 자메이카계 부친과 인도계 모친을 둔 그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미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 첫 아시아계(모계 기준) 대통령에 오른다. 동아일보는 지난달 27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와 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의 최측근과 이들의 면면을 분석한 기사를 선보였다. 이번에는 해리스 부통령과 그의 러닝메이트(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의 최측근을 파헤쳐 본다.● 해리스-바이든-오바마 인맥의 ‘하이브리드 캠프’ 현재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캠프에는 그의 ‘원조 이너서클’, 즉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 몸담았던 인사들과 최근 전력 보강을 위해 대대적으로 영입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측근이 한데 모여 있다. 갑작스레 대선 후보가 된 만큼 민주당 안팎의 강력한 지지를 얻기 위해 전현직 대통령의 측근을 대거 기용하는 ‘하이브리드형 캠프’를 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리스 부통령의 측근 중에서는 현 비서실장 로레인 볼스가 주목받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앨 고어 전 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 민주당 거물을 연달아 보좌했던 인물이다. 2022년 해리스 부통령의 보좌진이 잇따라 사임했을 때 긴급 영입됐고 이후 무난히 사태를 수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020년 대선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일했던 커스틴 앨런 역시 핵심 측근이다. 그는 최근 대선 캠프의 소통국장으로 승진했다. 2020년 대선 당시 해리스 부통령의 디지털 홍보를 총괄했던 셸비 콜 또한 더 큰 역할을 부여받을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예측했다. 에린 윌슨 해리스 부통령 부비서실장, 실라 닉스 캠페인 비서실장 등도 최측근으로 꼽힌다. 해리스 부통령과 같은 흑인 여성이며 민주당 내 영향력이 큰 미니언 무어 민주당 전국전당대회위원회(DNCC) 의장, 도나 브러질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전 의장 등도 오랜 우군으로 꼽힌다. 상대적으로 비(非)백인 여성이 많은 해리스 부통령의 이너서클에서 눈에 띄는 백인 남성도 있다. 바로 브라이언 팰런 대선 캠프 소통 담당 선임 고문. 2016년 클린턴 전 장관의 대선 캠프에서도 일했고, 향후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유세 일정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인맥’ 중에는 젠 오맬리 딜런 전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눈에 띈다. 2020년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캠프를 관장한 막후 실력자로 꼽힌다. 해리스 캠프에서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캠프를 지휘하고 있다. 줄리 차베스 로드리게스 선거대책본부장은 2020년 대선 당시 해리스 부통령의 정치국장으로 일했다. 유명 라틴계 노동운동가 세자르 차베스의 손녀로 이번 대선에서 애리조나, 네바다주 등 히스패닉 유권자 비중이 높은 남부 경합주 유권자를 전담하고 있다. ‘오바마 인맥’도 빼놓을 수 없다. 2008년 대선 당시 오바마 캠프의 선대본부장을 맡아 ‘오바마의 킹메이커’로 불렸던 데이비드 플러프는 최근 해리스 캠프의 선임 고문으로 영입됐다. 그가 해리스 캠프의 각종 전략을 관장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고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특히 플러프 고문은 과거 우버 수석 부사장, 틱톡 고문 등을 지내 실리콘밸리 빅테크 인맥과도 교분이 두텁다. 그가 실리콘밸리 ‘큰손’의 대선 자금 후원을 이끌어낼 것이란 기대가 높다. 오바마의 선거 전략가로 백악관 선임고문을 지냈고, 현재는 CNN 정치평론가인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막후에서 캠프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토론을 망친 직후 “바이든은 이 게임에서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민주당 내 후보 교체 여론을 주도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소통국장을 맡았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스테퍼니 커터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해리스 부통령의 인터뷰 준비를 도왔다.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준비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캠프에서 풀뿌리 조직을 담당했던 미치 스튜어트는 경합주 담당 선임 고문, 오바마 정부 때 백악관 소통국장을 맡았던 제니퍼 팔미에리는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의 전담 고문으로 투입됐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 최초의 흑인 법무장관을 역임한 에릭 홀더 전 장관은 최근 월즈 주지사를 러닝메이트로 발탁할 때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당시 그는 부통령 후보 선정 인터뷰에 참여해 해리스 부통령에게 조언했다. 다만 대선 캠프가 전례 없이 짧은 기간에 꾸려진 만큼 그룹 간 알력 다툼 또한 존재한다. 해리스 부통령의 일부 측근은 바이든 인맥 중 과거 해리스 부통령을 저평가했던 인사가 속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마찬가지로 바이든 인맥 역시 오바마 인사들을 견제하고 있다. 특히 딜런 선대위원장은 플러프 고문의 영입에 불쾌감을 표시하며 “나의 의사 결정권을 침범하지 않게 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향후 내각을 구성할 때 세 세력 간 적지 않은 권력 다툼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내각에는 베테랑 중용할 듯 해리스 부통령이 집권한다면 검증된 기존의 민주당 베테랑 인사들을 기용해 ‘안정지향적인 행정부’를 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차기 행정부 구상과 관련해 해리스 부통령 측 인사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름을 들을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정치매체 액시오스가 전했다.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는 필 고든 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이 거론된다. 고든 보좌관은 외교관 출신으로 오바마 행정부에서 유럽 및 유라시아 담당 국무부 차관보, 중동·페르시아만 지역 백악관 조정관 등을 역임했다. 그가 기용되면 특히 중동정책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중재를 강조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기존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으며 바이든 대통령과도 막역한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 대사도 요직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액시오스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이매뉴얼 대사가 행정부 권력 전환의 핵심 인물이 될 것”으로 봤다. 국무장관 후보로는 바이든 대통령의 측근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오르내린다. 대통령 비서실장에는 홀더 전 법무장관, 딜런 선거대책위원장, 볼스 부통령 비서실장 등이 거론된다. 여성인 딜런 선거대책위원장이나 볼스 비서실장이 기용되면 미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 비서실장이 된다. 국방장관에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차관을 지낸 미셸 플러노이 전 차관이 거론된다. 그가 발탁되면 미 역사상 첫 여성 국방장관이 탄생한다. 주유엔 미국대사에는 성소수자인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해리스 부통령과 부티지지 장관은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모두 출마했고 그 과정에서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동생-제부-조카는 막후 실력자 해리스 부통령의 가족 또한 그의 든든한 조력자다. 해리스 부통령보다 세 살 어린 동생 마야는 언니와 마찬가지로 법조인이며 자매애가 남다르다는 평을 얻는다. 마야는 2016년 대선 당시 클린턴 후보의 수석 법률 고문을 지냈다. 최근 언니의 유세 현장에 대부분 동행하고 있다. 마야의 남편 토니 웨스트 또한 법조인이다. 오바마 행정부 당시 법무차관을 지냈고 지금도 오바마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힌다. ‘오바마 인맥’과 해리스 부통령을 이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대선 후보직을 사퇴하며 해리스 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웨스트 또한 해리스 부통령의 관저에서 처형과 함께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웨스트는 현재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의 최고법률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빅테크 인사와 해리스 부통령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처형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자마자 실리콘밸리에서 활발한 모금 활동을 펼쳤다. 그 덕에 당시 해리스 부통령은 불과 1주일 만에 2억 달러(약 2800억 원)를 모았다. 마야의 딸 미나는 인스타그램 팔로어만 약 70만 명인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다. 젊은 유권자에게 이모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다만 그가 오래전부터 이모를 부각시킨 각종 상품을 판매하며 영리 활동을 했다는 점을 우려하는 사람도 많다. 그는 마야가 17세에 낳은 딸로 친아버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마야와 토니 웨스트 사이에 친자식은 없다. ‘미 최초의 세컨드 젠틀맨’인 엠호프 변호사는 ‘최초의 퍼스트 젠틀맨’이 되겠다며 아내의 유세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다만 최근 첫 결혼 당시의 외도 사실이 알려지자 공개 활동은 자제하고 있다. 그는 당시 불륜으로 첫 아내와 헤어졌다. 이후 해리스 부통령을 만나 2014년 재혼했다. 엠호프 변호사가 첫 결혼에서 얻은 아들 콜, 딸 에마는 모두 의붓어머니 해리스 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젊은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하는 데 열심이다.● 흑인 의원들이 의회 우군 해리스 부통령의 의회 내 우군으로는 흑인 의원들의 모임인 ‘블랙코커스(CBC·Congressional Black Caucus)’가 꼽힌다.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 사퇴를 주저할 당시 적극적으로 사퇴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미 최초의 흑인 여성 동성애자 상원의원인 러폰자 버틀러 의원(캘리포니아)이 해리스 부통령과 가깝다. 여성 유권자 권리를 강조하는 정치단체 ‘에밀리스 리스트’ 회장, 전미서비스노조 캘리포니아 지회장 등을 지내 여성계, 노동계 인맥이 두텁다. 스티븐 호스퍼드 하원의원(네바다) 겸 CBC 의장, 하원 외교위원장을 지낸 그레고리 미크스 하원의원(뉴욕), 앨릭스 파디야 상원의원(캘리포니아) 등도 해리스 부통령과 가깝고 영향력이 큰 의회 내 인사로 꼽힌다. 액시오스는 “해리스 부통령이 검사, 주 법무장관, 상원의원, 부통령을 거쳐 대통령 후보에 이르기까지 ‘계단식 승진’을 해 왔다”며 그가 집권하면 자신과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의회 및 검찰 주요 인사를 적극 발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선 상대적으로 이너서클에 흑인 인사가 많은 게 향후 해리스 부통령이 중도 백인 표심을 얻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탁신 친나왓 태국 전 총리(75)의 막내딸인 탁신 패통탄(38)이 태국 총리로 공식 선출됐다. 태국에서 역대 최연소이자 탁신 전 총리의 여동생 잉락(57)에 이은 두 번째 여성 총리다. 태국에서 ‘부녀 총리’가 탄생한 것도 처음이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6일(현지 시간) 태국 프아타이당이 이끄는 연립정부 참여정당의 단독 후보로 나선 패통탄은 하원 총리 선출 투표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해 총리직에 올랐다. 지난해 8월 선출됐던 세타 타위신 총리가 14일 부패 혐의로 헌법재판소 해임 판결을 받은 지 이틀 만이다.탁신 패통탄 신임 총리는 태국 정치 거물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세 자녀 중 막내다. 탁신 전 총리는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뒤 15년간 영국 등에서 망명 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태국으로 돌아왔다. 탁신 전 총리가 수감을 무릅쓰고 귀국한 건 막내딸 패통탄이 이끄는 프아타이당이 정권을 잡으면 사면될 수 있으리란 기대 때문이었다. 탁신 전 총리는 현재 가석방 상태다.패통탄 총리는 여전히 영향력이 큰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2021년 정계에 진출했다. 지난해 5월 총선에서 프아타이당은 전진당(MFP)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의석을 차지했다. 패통탄은 지난해 제왕절개로 출산한 지 불과 이틀 만에 선거운동 재개를 선언해 세간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그는 당시 “우리나라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프아타이당이 태국을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패통탄 총리 선출로 태국 정계가 또 다른 혼란에 빠질 수 있단 지적도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행정 경험이 없는 패통탄이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시기에 집권한 건 우려할 대목”이라며 “탁신 전 총리의 가석방 여부 등 넘어야 할 난관이 적지 않다”고 내다봤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미국 정부가 ‘기업 분할’ 카드까지 꺼내며 온라인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독점을 깨려는 것은 거대 기업의 독점이 산업 발전과 소비자 이익을 저해한다는 오랜 믿음 때문이다. 앞서 미 수도 워싱턴 연방법원의 아미트 메흐타 판사 역시 286쪽에 걸친 판결문을 통해 “구글의 유통 계약은 일반 검색 서비스 시장의 상당 부분을 배제했고 경쟁사의 경쟁 기회를 손상시킨다”며 “구글이 휴대전화와 브라우저에서 유통을 독점했기 때문에 온라인 광고 가격을 꾸준히 인상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구글에 대한 기업 분할 고려는 20년 전 마이크로소프트(MS)를 분할하려던 시도가 실패한 뒤 미 정부가 불법 독점을 이유로 회사를 분할하려는 첫 번째 움직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AT&T부터 MS까지… 독점 기업 분할 시도 미국은 42년 전인 1982년 미 전역의 통신산업을 지배하던 공룡 기업을 분할했다. 당시 미국 정부는 대부분의 전화 통신을 독점하고 있던 거대 기업 AT&T에 대해 반(反)독점 소송을 제기해 7개의 지역 벨 운영회사로 쪼갰다. 이는 미 통신산업의 근간을 바꾼 결정적 순간으로 꼽힌다. AT&T가 사실상 해체되면서 새 경쟁자가 시장에 진입했고 소비자 이익 개선과 기술 발전이 이뤄졌다는 의미다. 1998년 미 정부는 MS를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MS가 막강한 윈도 운영체제(OS) 시장 점유율을 기반으로 인터넷 익스플로러 브라우저를 끼워팔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2000년 연방 판사는 MS를 분할하라고 명령했지만 판결은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MS는 기술을 공유하고 끼워팔기 관행을 시정하기로 합의해 겨우 위기를 모면했다. 당시 주요 법적 판결이 유지됐기에 MS는 신생 인터넷 산업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없었다. 외신들은 “덕분에 구글과 같은 젊고 새로운 기업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 OS-웹브라우저 사업 매각 가능성 구글의 온라인 검색 관련 독점에 대해 법무부가 기업 분할이라는 제재를 검토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구글 분할이 실제 추진된다면 여러 사업부 중 안드로이드 OS, 웹브라우저 크롬의 분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내 정보기술(IT) 업계는 안드로이드 OS와 크롬을 강제 처분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안드로이드 OS와 크롬 모두 시장에서 점유율이 매우 높은 상태라 다른 기업으로 넘어가더라도 다시 반독점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모바일 OS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OS 점유율은 약 70%, 데스크톱 기준 크롬 점유율은 약 75%다. 구글의 글로벌 검색 서비스 시장 점유율 또한 89.2%에 달한다. 그간 구글의 경쟁사인 MS 등은 구글의 검색 우위가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유리하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블룸버그는 법원이 구글의 데이터를 경쟁사에 양도하거나 라이선스를 부여해 공유하도록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AI 제품에서도 구글이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것을 방지하겠단 의도다.● 핵심은 기술 및 서비스 공유 메흐타 판사는 구글의 온라인 광고 독점 역시 문제 삼았다. 구글 매출의 약 3분의 2가 검색 광고에서 나온다. 이에 구글이 소유한 온라인 텍스트 광고 플랫폼인 애드워즈의 매각 가능성도 거론된다. 애드워즈는 키워드 검색 때 특정 기업의 홈페이지나 제품을 가장 먼저 노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의뢰 기업이 모든 콘텐츠를 넘겨야 하므로 애드워즈를 통해 유입되는 데이터의 양이 엄청나다. 구글과 법무부가 향후 2심, 최종심 판결 때까지 불꽃 튀는 법적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과거 MS 사례와 마찬가지로 양측이 일정 수준에서 합의를 볼 가능성을 제기한다. 뉴욕타임스(NYT)는 구글이 다음 달 광고 기술에 대한 또 다른 반독점 소송으로 재판을 받아야 한다며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소유한 메타 등 다른 빅테크도 비슷한 처지라고 전했다. 다음 달 구글이 어떤 처분을 받든, 해당 규제가 빅테크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미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5일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다. 최근 해리스 부통령은 전국 단위 여론조사는 물론이고 주요 경합주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을 앞서는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지지율 상승세가 계속될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대선 후보직 사퇴로 후보가 된 해리스 부통령이 아직은 ‘허니문(초기 우호관계) 효과’를 보고 있는 만큼 상승세가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전국 단위는 물론이고 경합주에서도 지지율이 오르고 있기 때문에 상승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다음 달 10일 열리는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후보의 ‘TV토론’이 11월 대선 판세를 좌우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의 5가지 과제 12일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 위해 풀어야 할 5대 과제로 △기자회견 △트럼프 진영의 공격 대응 △경제 문제 △국경 및 이민 △중동 관련 의제를 꼽았다.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 후 아직까지 공식 기자회견이나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부통령 초기 이민 관련 인터뷰 때 미숙한 모습을 여러 차례 노출하며 많은 비판을 받았던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8일 취재진과 만났을 때도 6개의 질문을 받았지만 답변은 모두 두 문장 이상을 넘어가지 않을 만큼 짧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트럼프 후보는 이를 두고 “해리스는 기자회견을 할 만큼 똑똑하지 못하다. 유능하지도 않다”고 몰아세우고 있다. 11월 5일 대선이 채 석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과의 접촉을 계속 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폴리티코는 다음 달 TV토론에서 그가 트럼프 후보의 막말 및 인신공격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도 중요하다고 봤다. 그간 트럼프 후보는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지능(IQ)이 낮다” “그가 부통령이 된 건 오로지 흑인 여성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트럼프 후보를 향해 명쾌하고 설득력 있는 반박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해리스 부통령이 담당했던 불법 이민자 의제도 표심을 가를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재임 시 국경 장벽 건설을 치적으로 내세우는 트럼프 후보는 해리스 부통령을 ‘무능한 국경 차르(제정 러시아 황제·최고책임자를 의미)’라고 공격한다. 또 최근 잇따른 경제지표 부진으로 침체 경고등이 켜진 미 경제의 해법,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 가능성 등 ‘세계의 화약고’ 중동 관련 질문에 그가 어떤 식으로 답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해리스, 전국 여론조사서 트럼프 앞질러 12일 또 다른 정치매체 더힐, 선거전문 사이트 디시전데스크HQ가 최근 실시된 114개 여론조사 결과를 평균 낸 결과 해리스 부통령의 전국 지지율은 47.8%였다. 트럼프 후보(46.4%)를 1.4%포인트 차로 앞섰다.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후보 지명 하루 전인 4일을 기점으로 전국 지지율에서 트럼프 후보를 앞섰다. 당시 그는 0.2%포인트 차로 트럼프 후보를 앞섰지만 7일 0.9%포인트, 9일 1.0%포인트, 12일 1.4%포인트로 격차를 근소하게나마 넓히고 있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판세를 좌우할 7개 경합주, 즉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네바다 애리조나주 중 상대적으로 많은 선거인단이 걸려 있는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주 등 3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트럼프 후보를 4%포인트 격차로 눌렀다. 당초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했지만 2016년 대선에서는 모두 트럼프 후보가 이겼던 곳이다. 경합주 청년층 유권자 사이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 상승세도 감지된다. 민주당 슈퍼팩 ‘원트 팩 나우’가 여론조사회사 소셜스피어에 의뢰해 7개 경합주의 18∼29세 유권자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51%의 지지를 얻어 트럼프 후보(42%)를 9%포인트 앞섰다. 민주당 관련 조직이 의뢰한 설문조사이지만 한 달 전 같은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44%)이 트럼프 후보(48%)에게 밀렸던 것과는 큰 차이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5일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다. 최근 해리스 부통령은 전국 단위 여론조사는 물론이고 주요 경합주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을 앞서는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다만 이 같은 지지율 상승세가 계속될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갑작스런 대선 후보직 사퇴로 후보가 된 해리스 부통령이 아직은 ‘허니문(초기 우호관계) 효과’를 보고 있는 만큼 상승세가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전국 단위는 물론이고 경합주에서도 지지율이 오르고 있기 때문에 상승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다음 달 10일 열리는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후보의 ‘TV토론’이 11월 대선 판세를 좌우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의 5가지 과제12일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 위해 풀어야 할 5대 과제로 △기자회견 △트럼프 진영의 공격 대응 △경제문제 △국경 및 이민 △이스라엘 관련 의제를 꼽았다.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 후 아직까지 공식 기자회견이나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부통령 초기 이민 관련 인터뷰 때 미숙한 모습을 여러 차례 노출하며 많은 비판을 받았던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8일 취재진과 만났을 때도 6개의 질문을 받았지만 답변은 모두 두 문장 이상을 넘어가지 않을 만큼 짧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트럼프 후보는 이를 두고 “해리스는 기자회견을 할 만큼 똑똑하지 못하다. 유능하지도 않다”고 몰아세우고 있다. 11월 5일 대선이 채 석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과의 접촉을 계속 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폴리티코는 다음 달 TV토론에서 그가 트럼프 후보의 막말 및 인신공격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도 중요하다고 봤다. 그간 트럼프 후보는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지능(IQ)이 낮다” “그가 부통령이 된 건 오로지 흑인 여성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트럼프 후보를 향해 명쾌하고 설득력 있는 반박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해리스 부통령이 담당했던 불법 이민자 의제도 표심을 가를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재임 시 국경 장벽 건설을 치적으로 내세우는 트럼프 후보는 해리스 부통령을 ‘무능한 국경 차르(제정 러시아 황제·최고책임자를 의미)’라고 공격한다.또 최근 잇따른 경제지표 부진으로 침체 경고등이 울린 미 경제의 해법,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 가능성 등 ‘세계의 화약고’ 중동 관련 질문에 그가 어떤 식으로 답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해리스, 전국 여론조사서 트럼프 앞질러12일 또 다른 정치매체 더힐, 선거전문 사이트 디시전데스크HQ가 최근 실시된 114개 여론조사 결과를 평균낸 결과 해리스 부통령의 전국 지지율은 47.8%였다. 트럼프 후보(46.4%)를 1.4%포인트 차로 앞섰다.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후보 선출 하루 전인 4일을 기점으로 전국 지지율에서 트럼프 후보를 앞섰다. 당시 그는 0.2%포인트 차로 트럼프 후보를 앞섰지만 7일 0.9%포인트, 9일 1.0%포인트, 12일 1.4%포인트로 격차를 근소하게나마 넓히고 있다.특히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판세를 좌우할 7개 경합주, 즉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네바다 애리조나 주 중 상대적으로 많은 선거인단이 걸려 있는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주 등 3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트럼프 후보를 4%포인트 격차로 눌렀다. 당초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했지만 2016년 대선에서는 모두 트럼프 후보가 이겼던 곳이다.경합주 청년층 유권자 사이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 상승세도 감지된다. 민주당 슈퍼팩 ‘원트 팩 나우’가 여론조사회사 소셜스피어에 의뢰해 7개 경합주의 18~29세 유권자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51%의 지지를 얻어 트럼프 후보(42%)를 9%포인트 앞섰다. 민주당 관련 조직이 의뢰한 설문조사이지만 한 달 전 같은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44%)이 트럼프 후보(48%)에게 밀렸던 것과는 큰 차이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빠라밤∼ 빠라밤∼ 빠라밤∼ 빠밤!” 11일(현지 시간) 2024 파리 올림픽 폐회식이 열린 프랑스 파리 인근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 그래미상을 5회 수상한 미국의 여성 흑인 가수 ‘허(H.E.R.)’가 기타를 들고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주제곡의 후렴구를 연주했다. 다음 순간, 이 영화의 주인공인 배우 톰 크루즈(62)가 경기장 꼭대기에 나타났다. 환갑을 넘겼지만 줄 하나에 몸을 지탱한 채 약 46m 높이인 경기장 지붕에서 공중 낙하 스턴트를 직접 펼쳤다. 관중의 열광적인 환호 속에 경기장 한복판에 착지한 그는 미국의 체조 여왕 시몬 바일스로부터 오륜기를 넘겨받았다. 크루즈는 오토바이에 오륜기를 꽂고 폐회식장을 떠났다. 이후 영상에서는 한 비행기에서 스카이다이빙을 감행한 크루즈가 2028 올림픽 개최지인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하는 모습이 등장했다. ‘문화와 예술의 도시’ 파리에서 열린 이번 올림픽이 세계 영화 산업의 메카 ‘할리우드’가 있는 로스앤젤레스에서의 재회를 기약하며 막을 내린 순간이었다.● 폐회식날 여성 마라톤 경기… ‘평등’ 강조 개회식 당시 성소수자가 등장한 ‘최후의 만찬’ 패러디 공연으로 신성모독 논란에 휩싸였던 파리 올림픽은 폐회식에서도 ‘파격’을 이어갔다. 공연의 줄거리는 올림픽이 사라진 황폐한 미래 지구에 도착한 외계인이 새로운 올림픽을 발견한다는 내용이었다. 특히 주목받은 ‘파격’은 여자 마라톤 시상식. 과거 대부분의 올림픽에서는 ‘올림픽의 꽃’으로 불리는 남성 마라톤 경기가 폐회식 당일 치러졌다. 세계적 주목을 받는 폐회식 시상대에는 남성 마라토너 3명이 올라가는 게 일종의 올림픽 공식이었던 것. 하지만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는 남성 마라톤 경기를 10일에, 여성 마라톤 경기를 하루 뒤인 폐회식 당일 치렀다. 마지막 스포트라이트를 여성 마라토너들이 차지한 것이다. 폐회식에서 여자 마라톤의 단독 시상식이 열린 것은 근대 올림픽이 열린 1896년 이후 처음이다. 조직위 측은 1789년 프랑스 대혁명에 참가했던 여성들의 행진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당시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이날 여성 마라톤 역시 파리 시청 앞 광장을 출발해 베르사유 궁전 등을 거쳐 나폴레옹 황제의 무덤이 있는 결승점 ‘앵발리드’로 돌아오도록 코스를 짰다. 오륜기 이양에서도 자연스럽게 ‘평등’과 ‘여성’을 강조했다. 파리 최초의 여성 시장인 안 이달고 시장은 로스앤젤레스 최초의 흑인 여성 시장인 캐런 배스 시장에게 오륜기를 건넸다. 흑인 여성 시장이 폐회식에서 오륜기를 이양받은 것 역시 처음이다. AP통신은 파리 올림픽 참가 선수단 또한 성평등을 이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총 1만1215명의 각국 선수단 중 남성(5712명·약 51%)과 여성(5503명·약 49%)의 비율이 거의 일치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이번 올림픽이 참가 선수 숫자에서 성평등을 이룬 최초의 대회였다고 밝혔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4개를 딴 프랑스의 수영 영웅 레옹 마르샹 등 성화 소화식에 참가한 7명은 입으로 ‘호’ 하며 성화를 껐다.●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식’ 올림픽 예고 이날 크루즈가 등장한 영상에서는 로스앤젤레스의 랜드마크 ‘할리우드(Hollywood) 사인’의 알파벳 ‘O’가 오륜기로 바뀐 모습이 등장했다. 2028년 올림픽 개·폐회식 때는 할리우드의 역사와 문화를 강조하는 각종 선진 영상 기술이 적극 쓰일 것으로 보인다. 크루즈는 미국의 여성 산악바이크(MTB) 선수 케이트 코트니에게 오륜기를 전달했다. 이후 육상 영웅 마이클 존슨, 스케이트보드 선수 재거 이턴 등이 오륜기를 드는 모습이 담겼다. 마지막으로 오륜기는 로스앤젤레스 시민들이 즐겨 찾는 베니스 비치에 당도했다. ‘레드핫칠리페퍼스’, 빌리 아일리시, 스눕독, 닥터 드레 등 미국 유명 가수의 공연도 영상에 등장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김예지의 날카로운 눈빛은 영화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를 떠올리게 했다.”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여자 공기소총 10m에서 은메달을 딴 김예지 선수(32·임실군청)가 미국 NBC방송이 선정한 ‘파리 올림픽 화제 10대 스타’에 뽑혔다. NBC방송은 10일(현지 시간) 파리 올림픽 동안 온라인에서 사랑받은 선수 10명을 선정하며 김 선수를 ‘007 저리 가라 할 날카로운 명사수’라고 소개했다. NBC는 “미래지향적 펑크 스타일의 안경과 짧은 묶음 머리를 한 채 딸의 작은 코끼리 인형을 달고 출전했다”며 “소셜미디어 등에서 외모는 물론 실력도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고 설명했다.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김 선수는 소셜미디어에 게재된 옛 영상이 화제를 모으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X’에 한 해외 팬이 올린 5월 국제사격연맹(ISSF) 사격월드컵 25m 권총 경기 영상이 “(킬러 영화) 존 윅의 현실판” 등 폭발적 반응이 쏟아지며 조회 수가 4500만 회를 넘어섰다. 매서운 눈빛으로 세계 신기록을 수립하고도 별 동요 없이 권총을 매만지는 모습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마저 “액션 영화에 캐스팅하자. 연기할 필요도 없다”고 찬사를 보냈다. NBC 선정 10대 스타에는 김 선수외에도 올림픽 선수촌에서 제공하는 머핀을 사랑해 ‘머핀맨’이란 별명을 얻은 노르웨이 수영 선수 헨리크 크리스티안센와 미국 배우 티모테 샬라메를 닮은 스웨덴 장대 높이뛰기 선수 몬도 두플란티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김예지의 날카로운 눈빛은 영화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를 떠올리게 했다.”2024 파리 올림픽 사격 여자 공기소총 10m에서 은메달을 딴 김예지 선수(32·임실군청)가 미국 NBC방송이 선정한 ‘파리 올림픽 화제 10대 스타’에 뽑혔다. NBC방송은 10일(현지 시간) 파리 올림픽 동안 온라인에서 사랑받은 선수 10명을 선정하며 김 선수를 ‘007 저리 가라할 날카로운 명사수’라고 소개했다. NBC는 “미래지향적 펑크 스타일의 안경과 짧은 묶음 머리를 한 채 딸의 작은 코끼리 인형을 달고 출전했다”며 “소셜미디어 등에서 외모는 물론 실력도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고 설명했다.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김 선수는 소셜미디어에 게재된 옛 영상이 화제를 모으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X’에 한 해외 팬이 올린 5월 국제사격연맹(ISSF) 사격월드컵 25m 권총 경기 영상이 “(킬러 영화) 존 윅의 현실 판” 등 폭발적 반응이 쏟아지며 조회수가 4500만 회를 넘어섰다. 매서운 눈빛으로 세계 신기록을 수립하고도 별 동요 없이 권총을 매만지는 모습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마저 “액션 영화에 캐스팅하자. 연기할 필요도 없다”고 찬사를 보냈다.NBC 선정 10대 스타에는 김 선수외에도 올림픽 선수촌에서 제공하는 머핀을 사랑해 ‘머핀맨’이란 별명을 얻은 노르웨이 수영 선수 헨리크 크리스티안센와 미국 배우 티모시 샬라메를 닮은 스웨덴 장대 높이뛰기 선수 몬도 뒤플란티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저는 세상이 제 아들 같은 이들에게 조금만 더 친절해졌으면 해요. 그 바람뿐입니다.”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년)와 ‘킬러들의 도시’(2008년), ‘토탈 리콜’(2012년) 등으로 유명한 ‘아일랜드 국민배우’ 콜린 패럴(48)이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출범했다. 신경계 희귀 유전 질환인 ‘엔젤만 증후군’을 가진 아들을 위해서, 그리고 같은 처지에 놓인 가족들을 도우려는 취지다.패럴은 7일(현지 시간) 미국 피플지 인터뷰에서 성인이 된 아들 제임스의 모습을 공개했다. 패럴이 엔젤만 증후군을 가진 아들의 이야기를 언론을 통해 자세하게 밝힌 건 처음이다. 피플이 공개한 동영상에 따르면 제임스는 운동복 차림으로 잔디밭에 앉아 간병인과 공놀이를 하고 있다. 손과 다리, 얼굴 근육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 보이지만 만면에 미소를 띠고 공을 잡는 천진난만한 모습이 인상적이다.제임스가 가진 ‘엔젤만 증후군’은 15번 염색체 일부가 손상돼 생기는 유전 질환이다. 지적 장애와 발달 장애, 발화 장애, 운동 장애 등을 동반한다. 늘 웃는 표정을 하고 있는 게 특징이가고 한다.제임스는 2003년 태어나 올해로 21살. 패럴은 제임스가 태어난 이듬해 아이리시 이그재미너 인터뷰에서 “제게 궁극적인 성공이란 아버지로서 아들 곁에 있는 것”이라며 “제임스의 삶에 영원히 항상 함께 있겠다”며 지극한 부성애를 드러냈다. 2008년에는 제임스가 유전 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며 “제임스는 행복하고 완벽한 아이다. 아이가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다면 당신은 엄청난 행운아”라고 말하기도 했다.패럴은 이번 피플지 인터뷰에서 “세상이 제임스 같은 이들을 조금 더 존중해주었으면 한다”고 아들의 상태를 대중에 공개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재단을 통해서 특히 성인이 된 지적 장애인의 가족을 지원하는 사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패럴은 “지적 장애인들은 성인이 되면 홀로 남는다. 모든 보호 시스템과 특수 교육 수업들이 사라지면서 사회에서 살아나가야 할, 그렇지만 뒤처진 젊은 성인으로 남게 된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의 재단은 그 격차를 메우기 위해 지적 장애가 있는 성인과 그 가족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패럴은 아들의 상황을 공개하는데 20년이 걸린 이유에 대해서는 “제임스가 그걸 원할지 알 도리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저는 제임스와 대화를 하긴 하지만, 제임스가 이 상황을 편안하게 여길지 아닐지 대답을 들을 순 없어요. 저는 오직 제 아들이 어떤 청년인지 그의 영혼과 그 안에 있는 선한 마음을 짐작할 뿐이죠. 가족을 공개하는 건 제게 편안한 일은 아니에요. 하지만 이렇게 해서 다른 가족을 도울 수 있다면 제임스는 이렇게 말할거라고 확신해요. ‘아빠, 왜 나한테 그래도 되는지 묻는 거야? 생각할 필요도 없잖아!’”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월즈는 지구를 지옥으로 만들고 최악의 범죄자들에게 국경을 열어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그의 러닝메이트로 확정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미 역사상 가장 급진적 좌파 듀오(the most Radical Left duo)”라 부르며 비난을 퍼부었다. 공화당도 해리스 부통령과 월즈 주지사를 ‘극좌’로 규정하고 경제와 국경 및 이민 문제를 집중 공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6일(현지 시간) 월즈 주지사가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확정된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고맙다(THANK YOU!)”고 반응했다. 이어 “(해리스 부통령이) 정말 미쳤다(CRAZY)”며 “(차라리) 바이든을 후보로 되돌리려는 거센 움직임이 있다고 들었다”고 비꼬았다. 월즈 주지사가 불법 이민자들이 운전면허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허용한 법안에 서명한 이력과 그의 군 복무 경력이 부풀려졌단 의혹 보도 등도 게시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유세에서 “해리스가 당의 급진적 세력에 무릎을 꿇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다른 유력 후보였던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친이스라엘 성향이 강한) 유대계라 낙마했다”며 “수치스럽고 불미스러운 일”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과 월즈 주지사를 공격하며 동시에 유대계와 친이스라엘 성향이 강한 보수층의 표를 얻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밴스 부통령 후보는 또 2020년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사건이 벌어졌을 때 월즈가 주지사였던 점을 거론했다. 그는 “(월즈 주지사가) 폭도들이 미니애폴리스를 불태우도록 내버려뒀다”고 말해 당시 월즈 주지사가 사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것을 강조했다. 미 CNN방송은 “해리스 부통령이 월즈 주지사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하면서 최근 고전하던 트럼프 캠프에 분위기 반전을 노릴 계기를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최근 월즈 주지사가 부통령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그에 대한 반대 여론을 분석하고,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비방 전략을 구상해왔다. 특히 공화당은 월즈 주지사를 국경 개방에 찬성하며 ‘반총기’ ‘반경찰’의 위험한 사상을 가진 인물로 묘사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트럼프 캠프는 월즈 주지사가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자마자 “해리스와 월즈는 나약하고 실패했으며, 위험할 정도로 급진적”이란 묘사를 담은 선거 홍보 영상의 일부를 공개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월즈는 지구를 지옥으로 만들고 최악의 범죄자들에게 국경을 열어줄 것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그의 러닝메이트로 확정된 팀 월즈 미네소타주지사를 “미 역사상 가장 급진적 좌파 2인조(the most Radical Left duo)”라 부르며 비난을 퍼부었다. 공화당도 해리스 부통령과 월즈 주지사를 ‘극좌’로 규정하고 경제와 국경 및 이민 문제를 집중 공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트럼프 후보는 6일(현지 시간) 월즈 주지사가 민주당 부통령 후로로 확정된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고맙다(THANK YOU!)”고 반응했다. 이어 “(해리스 부통령이) 정말 미쳤다(CRAZY)”며 “(차라리) 바이든을 후보로 되돌리려는 거센 움직임이 있다고 들었다”고 비꼬았다. 월즈 주지사가 불법 이민자들이 운전면허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허용한 법안에 서명한 이력과 그의 군 복무 경력이 부풀려졌단 의혹 보도 등도 게시했다.뉴욕포스트에 따르면 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유세에서 “해리스가 당의 급진적 세력에 무릎을 꿇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다른 유력 후보였던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친이스라엘 성향이 강한) 유대계라 낙마했다”며 “수치스럽고 불미스러운 일”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과 월즈 주지사를 공격하며 동시에 유대계와 친이스라엘 성향이 강한 보수층의 표를 얻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밴스 부통령 후보는 또 2020년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사건이 벌어졌을 때 월즈가 주지사였던 점을 거론했다. 그는 “(월즈 주지사가) 폭도들이 미니애폴리스를 불태우도록 내버려뒀다”고 말해 당시 월즈 주지사가 사태를 제대로 관리 못했다는 것을 강조했다.미 CNN방송은 “해리스 부통령이 월즈 주지사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하면서 최근 고전하던 트럼프 캠프에 분위기 반전을 노릴 계기를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최근 월즈 주지사가 부통령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그에 대한 반대 여론을 분석하고,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비방 전략을 구상해왔다. 특히 공화당은 월즈 주지사를 국경 개방에 찬성하며 ‘반총기’ ‘반경찰’의 위험한 사상을 가진 인물로 묘사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트럼프 캠프는 월즈 주지사가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자마자 “해리스와 월즈는 나약하고 실패했으며, 위험할 정도로 급진적”이란 묘사를 담은 선거 홍보 영상의 일부를 공개했다. 밴스 부통령 후보 유세에서 만난 브라이언 패건 씨는 “셔피로 주지사 대신 더 급진적인 좌파인 월즈를 지명하면서 펜실베이니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Josh Shapiro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유권자들은 도널드 트럼프의 번영과 카멀라 해리스의 2024년 대공황 중에 선택을 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는 5일 소셜미디어에 “트럼프 캐시(cash·현금) 대 카멀라 크래시(crash·시장 붕괴)”라는 표현을 썼다. 미 경기 침체에 따른 우려가 퍼지며 뉴욕 증시가 폭락하자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선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국에 대공황이 찾아올 것이란 주장이다. 일각에선 빠르게 확산되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최근 기세를 올리던 ‘해리스 바람’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후보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20여 개 게시글을 폭풍처럼 쏟아내며 증시 폭락은 해리스 부통령과 조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후보는 “주식시장은 폭락하고 일자리 지표는 끔찍하며 우리는 제3차 세계대전으로 향해 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일주일간 해리스가 여론조사에서 앞섰다고 하자 시장이 붕괴됐다”는 채권중개 기업 캔터 피츠제럴드의 하워드 루트닉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을 인용해 “카멀라는 시장을 파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루트닉 CEO는 대표적인 트럼프 후원자다. 트럼프 후보는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해 물가 상승에 대한 집중 공세를 폈던 것처럼 증시 폭락의 책임을 해리스 부통령에게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비교해 경제 정책 지지율에서 앞선 트럼프 후보 측이 경제 불안을 부각시켜 ‘모멘텀’을 되찾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3∼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여론조사에서 미 유권자들은 경제를 잘 다룰 것 같은 후보로 52%는 트럼프 후보를, 40%는 해리스 부통령을 꼽았다. 해리스 부통령은 증시 폭락에 대해선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아마르 무사 해리스 대선 캠프 대변인은 5일 성명을 통해 “트럼프는 현대 (미국) 대통령 중 최악의 일자리 기록을 갖고 있다. 그가 대통령직에 있는 동안 주식 시장 역사상 최악의 날들을 보낸 적도 있다”며 “중산층 가정에 필요한 건 불평이 아니라 꾸준한 경제 관리”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빠르게 진화시키지 못하면 해리스 부통령의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화당 여론조사 전문가인 미카 로버츠는 WSJ에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가 해리스 캠프의 선거운동에 부담을 줄 것”이라며 “해리스 허니문(초기 우호관계) 효과가 금방 끝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AP통신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종료된 민주당의 온라인 호명투표에서 참가 대의원의 99%에 이르는 4600여 명의 지지를 확보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제 남편 J D(제임스 데이비드)는… 평범한 사람이에요. 멋진 아빠이자 최고의 남편이고요, 제 가장 좋은 친구이기도 해요. 웃기고, 가끔은 바보같기도 하고요.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의 삶을 바꿔주고 싶어 하는 좋은 사람입니다. 다들 그걸 알게 되었으면 해요.(5일 폭스뉴스 인터뷰)”최근 미국 정계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여성을 꼽으라면 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40)의 아내 우샤(38)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달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처음으로 전국 전파를 탄 그는 “지적이고 우아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세간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인도 이민자 2세인 그는 예일대에서 학사를, 케임브리지대에서 석사를 마친 뒤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수재다. 최근까지 미국 유명 대형 로펌에서 기업 전문 변호사로 일했다. 두 사람은 2014년 결혼해 슬하에 자녀 세명이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현시대 미국의 엘리트의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면 우샤와 아주 비슷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당대회 이후 스포트라이트를 남편에게 몰아주던 우샤가 5일(현지 시간) 폭스뉴스에 모습을 드러냈다. 남편이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뒤 우샤가 언론 인터뷰를 한 건 이번이 처음.우샤가 전면에 나선 건 남편의 ‘구원 투수’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콕 집어 그를 러닝메이트로 낙점했지만 최근 공화당 안팎에서는 “밴스가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는 회의론이 퍼지고 있다. 밴스 부통령 후보는 ‘러스트 벨트’에 속하는 오하이오주에서 자랐다. 마약 중독으로 고생한 어머니 아래서 가난과 가정폭력을 경험하며 백인 하층민의 삶을 살았다. 트럼프 후보와 삶의 궤적은 다르지만 ‘러스트 벨트 백인’이라는 지지층은 겹친다. 반면 민주당은 흑인 여성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서 인종, 성별 지지 저변이 넓어졌다. 해리스 부통령이 러스트 벨트 등 경합주 출신의 백인 남성을 러닝메이트 후보군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트럼프 후보 유권자 저변을 넓힐 수 있는 러닝메이트를 골랐어야 했다는 비판이다.게다가 밴스 부통령 후보의 과거 여성을 상대로 한 거친 발언은 ‘부통령 자질론’도 부각시켰다. 특히 ‘자식 없이 비참하게 사는 캣 레이디(고양이 여성)’ 발언이 부정적 여론에 불을 붙였다. 밴스 부통령 후보는 2021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출산 경험이 없는 것에 대해 “자식 없이 고양이와 비참한 삶을 사는 독신 여성”이라고 표현했던 것이 알려져 논란이 된 것. 오랫동안 불임으로 고통받았다고 밝힌 제니퍼 애니스톤, 고양이를 키우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열성 팬덤 등이 “혐오 발언”이라며 크게 반발했다.밴스 부통령 후보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유색인종이자 아이 세명을 낳은 워킹맘 우샤가 전면에 나서 분위기 반등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우샤는 ‘고양이’ 발언에 대해 “재치있는 농담이었을 뿐”이라며 “진짜 말하고자 한 건 이 나라에서 부모가 되는 게 정말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남편은 가족을 꾸리려는 사람을 상처주는 말은 절대, 절대로 하고 싶어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두둔했다. 우샤는 남편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보여주면서 그들이 ‘평범한 가족’임을 강조하는 전략을 취했다. 그는 “(세간의 비난에 대해) 뉴스를 많이 보지 말라는 조언을 들었다. 타조처럼 머리를 모래 속에 묻으려는 건(회피하려는 건) 아니지만 정말 중요한 건 다른 사람이 말하는 J D가 아니라 그에게서 직접 듣는 말들”이라고 말했다.일각에서는 우샤의 정치색에 대해 ‘미스터리 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진보 성향이 강한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자란 그는 2014년에는 민주당원으로 등록하기도 했다. 우샤가 근무해왔던 로펌도 진보적인 색채를 지난 곳들이다. 다만 밴스 부통령이 정계 활동을 시작한 2021년 경 무렵부터는 공화당에 투표해왔다고 한다. 이를 의식한 듯 그는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어떤 정책을 펴려는지 이해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면서 “트럼프-J D 밴스 캠프가 미국에 좋은 영향을 미칠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이 자리에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로 안전자산에 자금이 몰리면서 국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채권 가격 상승)했다. 반면 위험자산인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은 급락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임박했는데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 유가는 올 1, 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5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133%포인트 내린 연 2.806%에 거래를 마쳤다. 2022년 4월 1일(연 2.784%)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락 폭도 지난해 12월 14일 이후 최대 폭이다.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 역시 연 2.878%로 0.098%포인트 내리면서 2022년 3월 25일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그러나 대표적인 위험자산은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 만에 10% 넘게 급락하며 장중 5만 달러(약 6862만 원) 선이 무너졌다. 이더리움도 하루 만에 20% 넘게 폭락하며 올해 상승분이 고스란히 날아갔다.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비트코인은 개당 5만2465.34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한때 4만9513.63달러에 거래돼 5만 달러 선이 붕괴됐다가 다소 반등했다. 올해 비트코인 가격이 5만 달러 아래로 떨어진 건 2월 14일 이후 처음이다. 같은 시간 이더리움은 2326.16달러에 거래되면서 일주일 만에 30% 넘게 폭락했다. 가상자산 애널리스트인 마일스 도이처는 X에서 현 상황을 ‘퍼펙트 스톰’(다양한 요인이 겹친 대규모 경제 위기)이라고 표현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당선 가능성 하락,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등이 중첩되며 가상자산 시장이 무너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 내 확전 가능성이 더욱 커졌지만 국제 유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5일(현지 시간) 오전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0.7% 하락한 배럴당 76.28달러까지 떨어지며 올 1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올 2월 초 이후 가장 낮은 배럴당 72.95달러까지 떨어졌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워런 버핏 회장(사진)이 이끄는 미국의 투자기업 버크셔해서웨이가 보유 중인 애플 주식을 올해 상반기(1∼6월)에만 절반 가까이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버크셔해서웨이의 현금 보유액은 2769억 달러(약 377조 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3일(현지 시간) 버크셔해서웨이가 공개한 공시 자료와 2분기(4∼6월)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버크셔해서웨이가 보유한 애플 지분 가치는 842억 달러(약 114조6300억 원)로, 지난해 말 기준 1743억 달러(약 237조 원)에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버크셔해서웨이가 보유하던 애플 주식의 절반가량인 약 3억9000만 주를 매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앞서 1분기(1∼3월) 공시 때도 애플 지분 약 1억1500만 주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2분기에도 애플 지분 매각 전략을 유지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가치 투자를 표방하는 버핏이 애플 주식을 대량 매각한 것을 주시하고 있다. 앞서 5월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버핏 회장은 1분기에 이뤄진 애플 주식 매각에 대해 “세금을 아끼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하지만 2분기에도 지분을 절반 가까이 팔면서 절세를 위해서라는 설명은 상대적으로 설득력이 약해졌다고 FT는 전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투자 포트폴리오상 애플 다음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던 뱅크오브아메리카 주식도 상반기 중 8.8% 정도 줄였다. 이번 매각으로 버크셔해서웨이의 현금 보유액은 2769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FT는 버크셔해서웨이가 마땅한 투자처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이 회사가 단기 국채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버핏은 5월 “우리에게 큰돈을 벌게 해주면서도 위험은 매우 작도록 해주는 기업을 찾기 전에는 섣불리 투자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미국이 이르면 이달 중 공개할 것으로 보이는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대상에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수인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HBM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대중 규제 불확실성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중국 기업이 HBM을 공급받지 못하도록 하는 미국의 규제 조치가 논의되고 있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엔비디아 등이 만드는 AI 가속기뿐만 아니라 가속기에 필요한 HBM까지 규제해 중국의 AI 굴기를 차단하려는 구상이다. 이번 조치는 세계 HBM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 마이크론은 지난해부터 중국에 HBM 수출을 자제해 왔다. 새 규제가 제정되면 HBM 2∼3세대부터 현재 주류인 HBM3(4세대), HBM3E(5세대)와 이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장비 수출 모두가 규제 범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HBM의 주요 고객사가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이기 때문에 규제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AI 산업 성장으로 HBM 수요가 커지고 있는 중국 시장 공략 기회가 제한되고 불확실성이 커지는 등 일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이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규제할지, 규제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규제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일각에선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통한 규제 가능성도 제기된다. FDPR은 외국 기업이 만든 제품이라도 미국이 통제 대상으로 정한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기술을 사용했다면 미국 정부가 수출을 금지할 수 있도록 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미국 정부가 이르면 이달 중 다른 나라에 대해서도 대(對)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확대 강화하는 조치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국, 일본, 네덜란드 등 동맹국들은 예외로 분류돼 해당 조치의 적용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31일(현지 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은 다른 나라들도 반도체 장비를 중국으로 수출하지 못하게 막는 내용을 담은 새로운 규정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재 초안 단계인 이 규정은 외국기업이 만든 제품이라도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장비·기술을 사용하면 수출 시 미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한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확장한 것이다. 또한 이 규정은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제조를 위한 핵심 시설인 6개 팹(생산공장)에 장비나 물품을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다. 다만, 이번 규정으로 한국, 네덜란드, 일본 등 동맹국가 30여 곳은 예외로 분류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중국 반도체 산업을 압박하면서도 동맹국은 적대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즉각 해당 조치에 대해 반발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억제와 탄압은 중국의 발전을 막을 수 없다”며 “관련 국가들이 (미국의) 위협에 단호히 저항해 국제 무역 질서를 지키고 장기적 이익을 수호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선 당장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동맹국 중심으로 규제를 완화하는 추세는 긍정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한 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이미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공장에 대한 장비 반입 규제를 무기한 연장했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시장 관점에선 불확실성을 더 해소하고 반사이익을 노릴 여지가 생겼다”라고 말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승리가 결정된 순간, 선수는 머리를 감싸 쥐며 경기장에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쏟아지는 눈물을 닦는 손에는 우크라이나를 상징하는 노랑, 파랑 매니큐어가 칠해져 있었다. 역전 끝에 동메달을 목에 건 선수는 기쁨과 슬픔이 뒤섞인 표정으로 말했다. “이것은 우크라이나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메시지입니다.” 우크라이나 펜싱 간판 올하 하를란이 30일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펜싱 여자 사브르 동메달 결정전에서 한국 최세빈(전남도청)을 꺾고 동메달을 손에 넣었다. 6점 차이로 밀리다 막판에 연달아 득점하며 역전극을 펼쳤다. 개인 통산 다섯 번째 올림픽 메달이다. 또 우크라이나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딴 첫 메달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하를란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이 메달은 나의 조국과 조국을 수호하는 사람들, 그리고 러시아 때문에 목숨을 잃어 이 자리에 올 수 없었던 우크라이나 선수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하를란의 부모님은 러시아의 공격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남부 해안 도시 미콜라이우에 산다. 하를란의 가족들은 러시아의 공습을 피해 수개월을 집 지하실에서 살아야 했다고 한다. 하를란은 지난해 7월 펜싱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러시아 선수와 악수를 거부해 실격 처리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당시 하를란은 여자 사브르 64강전에서 러시아 안나 스미르노바를 만나 15 대 7로 승리했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다가오는 스미르노바를 검으로 막아 세우고 악수를 거부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저항의 표시였다. 펜싱 경기 규칙에 따르면 선수들이 악수를 해야 경기가 끝난다. 끝까지 악수를 거부한 하를란은 결국 실격 처리됐다. 이로 인해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지만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특별 초청장’을 보내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