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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장님, 살고 싶습니다. 살아서 제가 시작한 문화사업을 포함해 CJ를 세계적인 그룹으로 완성시키는 게 길지 않은 여생을 국가와 사회에 헌신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등법원 505호 법정. 푸른 환자복 차림으로 피고인석에 앉은 이재현 CJ그룹 회장(54)은 초췌한 모습으로 이렇게 말했다. 1600억 원대 횡령, 배임, 탈세 혐의로 기소된 그는 이날 휠체어에 의지한 채 힘겹게 재판에 임했다. 이 회장은 최후진술에서 “모두가 제 잘못, 제 불찰이다.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 (재판부가) 사실 관계와 진정성을 살펴 억울함이 없도록 해 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판사 권기훈) 심리로 열린 이날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 회장에게 1심 구형량(징역 6년)보다 낮은 징역 5년과 벌금 1100억 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의견 진술에서 CJ E&M이 배급해 최근 12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명량’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검찰은 “영화에서 이순신 장군이 ‘아직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있다’고 말하며 왜구를 물리친 것처럼 물질이 아니라 건전한 정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1990년대 중·후반 조성한 거액의 비자금을 운용하면서 조세포탈과 횡령, 배임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징역 4년과 벌금 260억 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신부전증을 앓던 이 회장이 신장 이식수술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았던 점을 고려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항소심 재판부가 구속집행정지 재연장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올해 4월 구치소에 다시 수감됐다가 병세가 악화돼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고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으며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이 회장 측 변호인은 항소심의 주요 쟁점이었던 ‘부외자금’(장부 없이 이뤄진 자금) 횡령 혐의에 대해 “검찰이 부외자금 사용처에 대해 아무런 입증을 못했다. 1심은 검찰 수사기록에 의존해 유죄를 선고한 것”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검찰이 구형량을 낮춘 데 대해 CJ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의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됐고 횡령 금액 대부분을 변제한 점을 두루 감안한 것 같다”면서 “보다 적극적인 기업 활동을 통해 책임 있는 기업으로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 김유영 기자 }

“개인과 개인 사이의 정의를 세우는 데는 두 번의 재판이면 충분하다. 세 번째 재판(상고심)은 그 사건에서 누가 이기는가보다는 더 높은 차원의 문제가 관련된 경우에 한정해야 한다.” 미국 27대 대통령을 지낸 10대 연방대법원장 윌리엄 태프트(1857∼1930)가 남긴 법언이다. 미국 상고심의 역사는 태프트 연방대법원장 이전과 이후로 나눌 정도로 그는 미국 사법사에 큰 발자국을 남겼다.○ 선진국, 상고심 개혁으로 국민 기본권 확립 취임 첫해 그의 상고심 개혁 의지는 단호했다. 당시 상고심 재판에 걸리는 평균 시간은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5년. 대법원이 사건 더미 속에 파묻혀 있다가는 국가와 국민에게 중대한 의미가 있는 판결을 놓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의회를 설득해 ‘상고허가제’를 처음 도입했다. 이후 재판의 홍수로부터 해방된 미 연방대법원은 미란다 원칙 고지, 1인 1표제 허용, 흑백 차별 철폐 등 기념비적인 판결들을 잇달아 내놓았다. 지금도 연간 상고허가 신청사건은 1만 건을 넘지 않으며 70여 건만 전원합의 판결의 대상이 된다. 상고심 사건 폭증 문제는 민주적 사법체계를 운영하는 나라들이 모두 경험한 일이다. 미국 독일 등 사법 선진국들은 다양한 제도 개선으로 풀어냈고, 대법원이 ‘최고 정책법원 기능’과 ‘사법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만족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상고허가제는 이 가운데 가장 일반적이고 이상적인 방안으로 손꼽힌다. 미국은 상고허가신청이 들어오면 ‘룰 오브 포(Rule of 4)’, 즉 9명의 대법관 가운데 4명이 동의해야만 대법원의 상고심이 열린다. 이 중 98% 정도가 만장일치로 기각된다고 한다. 대니 전 미국 뉴욕 주 브루클린지원 형사수석부장판사는 “미국 국민에게 연방 대법원은 국민의 인권을 확실히 표현해줄 수 있는 곳이며 공권력의 기본권 침해를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는지 뚜렷하게 표현해주는 기관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영국은 2009년 대법원을 새로 설치하면서 기존에 있던 상고허가제를 그대로 유지했다. 일반 공중에게 중요한 법적 쟁점을 포함하고 있어 대법원이 심리해야 한다고 인정할 때 상고를 허가한다. 독일은 민사사건에 2002년부터 상고허가제를 전면 적용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독일은 2002년 이후 폭발적 증가세를 보이던 상고심 사건 접수가 2004년 3633건, 2011년 3357건으로 진정 추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웃 나라 일본은 상고심 사건 수가 우리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최고재판소로 올라오는 사건을 선별하는 ‘상고수리제’를 운영하고 있다. 헌법 위반이나 기존 판례에 저촉될 때는 상고가 인정되지만 그 외에는 중요한 법령 해석이 쟁점이 될 때만 최고재판소 재량으로 상고 수리 여부가 결정된다. 이호원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상고수리제가 도입된 이후 일본은 최고법원으로 가서 모든 것을 끝낸다는 의식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대법원이 제 역할 하면 국민 전체 권리 증진 우리나라에도 최고법원인 대법원의 기능을 강화하면서도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까지 보장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대부분 수포로 돌아갔다.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려는 것이냐” “대법원이 ‘힘 있고 돈 있는 자’의 사건만 처리하겠다는 말이냐”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상고허가제는 1981년 도입됐지만 권위주의적 발상 아래 시행됐다는 국민 불신으로 1990년 폐지됐다. 이에 앞서 고등법원에 상고부를 둔다는 논의도 진행된 적이 있었지만 이 역시 소송가액을 기준으로 사건을 나누다 국민 법감정에 맞지 않아 철회됐다. 대법원 관계자는 “결국 한국은 ‘상고남발 필터링’ 제도가 없는 사실상 유일한 나라가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상고에 부적합한 사건을 종결하는 ‘심리불속행 기각’ 제도가 있지만 기록을 검토한 다음 결론을 내기 때문에 큰 효과는 없는 실정이다. 한 전직 대법관은 “당시 대법관들이 여러 전원합의 판결로 국민 권익을 보호하는 판결을 내렸다면 ‘상고허가제’가 불신을 받고 제도가 폐지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국민 기본권 신장에 나서지 않은 대법원과 역대 대법관들도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실패를 경험했지만 이제는 한국 사회의 전체 기본권을 보장할 수 있는 선진 사법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때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미란다 원칙’의 주인공 미란다는 밤길에 여성을 뒤따라가서 성폭행하거나 미수에 그친 연쇄 성폭행범이었다”며 “어찌 보면 단순 성범죄에 불과한 사건에서 중요한 형사 절차적 의미를 찾아낸 것은 미국 연방대법원이 최고법원으로서 제 기능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신동진 기자}

“그 발언 취소하세요. 나도 같은 대법관이오.” 전현직 대법관들은 전원합의체에서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 격론을 벌이다 서로 감정이 상하는 일도 많았다고 했다. 특히 이른바 ‘독수리 오형제’로 불린 진보 성향 대법관이 근무한 이용훈 전 대법원장 시절에는 더 치열한 논쟁과 설전이 벌어졌다. 몇 해 전 토론 도중 일부 대법관이 “실정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그렇게 말한다면 판사도 아니다” “적어도 양식 있는 판사라면…”이라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이때 한 대법관이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발언을 취소하라”고 요구했고, 이에 해당 대법관이 사과했다고 한다. 토론 도중 한 대법관이 다른 대법관으로부터 “노동법을 잘 몰라서 그런 주장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논박을 당하자 자리를 박차고 나간 일도 있었다. 결국 이 대법관은 한 달 뒤 열린 전원합의에서 “노동법을 모른다는 얘기를 듣고 새롭게 연구해 봤는데, 여전히 해당 대법관의 견해는 잘못된 것 같다”고 맞받았다는 후일담도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매달 셋째 주 목요일 오전 9시 반에 시작된다. 전원합의실에 대법관들이 모두 입장하면 보고를 받은 대법원장이 대법원장실과 연결된 전용문으로 입장한다. 책상에는 각종 기록과 보고서가 가득해 반대편 대법관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 대법관들은 오전 내내 사건을 놓고 의견을 나누다 낮 12시 반 무렵 대법원 3층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한다. 이어 오후 2시에는 지난달 결론을 낸 전원합의 판결을 1층 대법정에서 선고한다. 선고가 끝나면 다시 전원합의실에서 저녁때까지 합의를 계속한다. 전원합의가 오후 8시를 훌쩍 넘기는 일도 있다. 전원합의를 녹음하거나 녹화하는 건 허용되지 않는다. 합의할 때는 나이나 기수와 관계없이 난상토론이 벌어진다. 최종 의견을 표명할 때는 13명 중 가장 후임 대법관부터 선임 대법관 순으로 발표한다. 자유로운 의견을 표명할 수 있도록 배려한 조치다. 대법원장은 가장 마지막에 의견을 밝힌다. 대법원장 의견 표명 전에 다수의견이 결정되면 대법원장은 통상 다수의 의견에 따른다. 의견이 6 대 6으로 갈릴 때는 대법원장은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되지만 이때도 의견을 밝히기보다는 한두 차례 합의를 다시 거친다고 한다. 전원합의가 끝나면 대법관들은 저녁 식사를 함께한다. 김용담 전 대법관은 “치열한 논쟁을 벌인 만큼 함께 화합하는 성격의 자리지만 감정이 채 가시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대법관들이 보일 때도 있다”고 전했다.장관석 jks@donga.com·신나리 기자}

‘내란선동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는 유죄, 내란음모는 무죄.’ 내란을 의도하고 주장한 것은 인정했지만 실제 내란 실행의 구체적 단계까지 나아갔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판결이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지하혁명조직 RO의 실체 여부도 보다 엄격하게 판단했다. 검찰은 즉각 상고 의사를 밝혀 ‘내란 음모’ 여부를 둘러싼 공방은 대법원에서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 “위험하다” vs “충분치 않다” 내란음모 혐의를 두고 1, 2심 재판부의 판단은 엇갈렸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내란음모 실행 가능성과 위험성이 높다”며 검찰과 국가정보원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충분히 입증할 만한 내란의 실체가 없다”며 무죄라고 판단했다. ‘내란’의 의미를 실질적인 체제 전복의 위협이 되는지 엄격하게 봐야 한다는 해석이다. 이 사건의 내란음모 혐의가 성립되려면 △RO라는 지하혁명조직의 존재 유무 △구성원들 간의 범행 합의 △구체적인 실행 준비 방안이 입증돼야 한다. 1, 2심 재판부 모두 사건의 발단이었던 지난해 5월 RO 회합 참석자들과 피고인을 조직화된 집단으로 봤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RO라는 존재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RO 녹취록이 조작됐다고 보기 어렵고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못 박았다. 또 항소심은 RO 회합에서 구체적인 내란 준비 방안이나 이를 실행하기 위해 역할을 분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국가 기간시설을 타격하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어떤 방식으로 파괴할 것인지 얘기가 나왔다는 정도로는 내란 음모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1심 재판부가 “폭탄 제조 및 테러와 관련된 정보 수집이 이뤄져 언제든지 폭동에 나설 준비가 됐다”고 본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검찰 “내란선동 유죄로 절반의 승리” 검찰은 ‘1라운드는 완승이었지만 2라운드는 절반의 승리’라는 입장이다. 항소심 재판부가 피고인 7명의 내란음모는 무죄라고 봤지만 이석기 김홍열 피고인의 내란선동 혐의는 원심 판결처럼 유죄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형법상 내란음모와 선동죄는 나란히 제90조에 규정돼 있다. 하지만 제1항과 제2항으로 분명히 구분돼 있다. 두 죄의 법정형은 ‘징역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나 유기금고’로 같다. 검찰 측은 “종이 한 장 차이인 두 죄를 놓고 하나는 맞고 다른 하나는 틀리다는 점이 납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피고인의 경우 1심의 징역 12년에서 3년이 줄어든 징역 9년을 선고했다. 내란음모 혐의가 빠진 나머지 피고인 5명의 형이 모두 절반 가까이 줄어든 점에 비하면 감형 폭이 작다. 내란선동 자체도 국가의 안전에 중대한 위협이 되는 데다 국가 예산의 지원을 받는 정당에서 현직 국회의원이 국가체제 전복을 논의했다는 점은 죄질이 무겁다고 본 것이다. ○ 정당해산 심판에도 영향 미칠 듯 내란음모 혐의에 무죄가 선고되면서 헌법재판소가 심리 중인 통합진보당 해산 청구 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항소심 판결은 이석기 의원 개인의 내란음모 혐의를 판단한 형사사건이다. 헌법재판소가 심리 중인 정당해산 심판 사건은 통진당 강령과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를 해치느냐가 심판 대상이다. 그런데도 법무부가 이 의원의 활동이 통진당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 보고 해산을 청구한 것이어서 두 사건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법무부는 ‘통진당 핵심 세력인 RO가 북한의 대남혁명 전략에 따라 내란을 음모해 대한민국을 파괴하고 전복하려 했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하지만 이날 서울고법이 RO의 실체를 부인해 통진당의 위헌성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헌재는 지난달 말 법무부가 증거로 채택하겠다고 지정한 이 의원의 항소심 공판기록을 서울고법으로부터 넘겨받았다. 법무부와 통진당 측은 12일 오전 10시 진행되는 12차 변론에서 공판기록 일부를 정당해산 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지를 놓고 또다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장관석 기자}

대한민국 전복을 목적으로 지하혁명조직인 이른바 ‘RO(혁명조직)’를 구성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내란음모와 내란선동,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을 모두 유죄로 선고 받았던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52·사진)에 대한 2심에서 내란선동은 유죄가 유지됐지만 내란음모 혐의는 무죄로 뒤집혔다. 이에 따라 이 의원의 소속 정당인 통진당의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이민걸)는 11일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내란선동 행위는 명백히 인정되지만 내란음모죄는 법률상 요건인 2인 이상의 내란범죄 실행의 합의에 이르렀다고 보기에 증거가 부족하다”며 이 의원에게 징역 9년과 자격정지 7년을 선고했다. 징역 12년, 자격정지 9년을 선고받았던 1심에 비해 3년을 감형받은 것이다. 재판부는 “이 의원 등이 자신들의 범행을 반성하기는커녕 국가정보원이 조작한 사건이라고 주장해 사회적 분열과 혼란을 야기하고,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막중한 권한과 책임을 망각한 채 범행을 저질렀다”며 1심 양형을 어느 정도 유지했다. 다만 1심과 달리 검찰이 내란음모의 주체라고 판단한 RO의 실체는 인정하지 않았다. “제보자 이모 씨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지만 조직체계나 구성원 등에 관한 것은 추측 진술에 불과하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이 의원과 함께 기소된 김홍열 진보당 경기도당 위원장은 징역 5년과 자격정지 5년,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은 징역 4년과 자격정지 4년, 조양원 사회동향연구소 대표와 홍순석·김근래 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은 징역 3년과 자격정지 3년, 한동근 전 진보당 수원시위원장은 징역 2년과 자격정지 2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이 의원은 RO 조직원 130여 명과 함께 국가 주요 시설을 타격하는 방식으로 내란을 음모·선동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9월 구속 기소됐다.신나리 journari@donga.com·신동진 기자}

《올해는 근대 사법제도가 도입된 지 120년째, 1948년 대한민국 헌법 공포로 대법원이 최고 사법기관이 된 지 66년째 되는 해다. 하지만 ‘사법개혁의 알파에서 오메가’로 불리는 대법원의 현실은 척박하다. 1987년 민주화 이후 ‘국민 인권의 보루’로 거듭났으나 지금의 대법원은 ‘사건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동아일보는 국민의 시각에서 대법원의 현실과 선진 사법제도를 진단하고, 미래의 바람직한 대법원의 길을 모색하는 시리즈를 연재한다.》“국민들이 책상에 가득 쌓인 기록을 보면 걱정할 것 같아 미리 치워뒀어요. 해결해야 할 사건이 너무 많아 숙고할 시간이 절대 부족합니다.” 지난달 30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대법원 7층. 사건 기록으로 가득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김소영 대법관(49·여)의 사무실이 깔끔하게 정리돼 있던 데는 이런 이유가 있었다. 그는 역대 네 번째이자 최연소 여성 대법관이다. 11월이면 취임 2주년을 맞는 김 대법관은 인터뷰 내내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현행 상고심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를 비롯한 전현직 대법관들로부터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대법관의 근무 실태를 들여다봤다.○ “아무리 시간 투입해도 숙고할 시간이 모자라” 김 대법관의 일상은 매우 단순했다. 한 달에 한 번가량 열리는 전원합의를 제외하곤 오전 8시 반 무렵 출근해 줄곧 기록을 검토한다. 점심은 외부 일정이 없을 때는 대법관 3층 구내식당을 주로 이용한다. 최근 상고심 접수 사건은 연간 4만 건에 육박할 정도로 급증했다. 지난해 대법원에서 접수한 상고심 사건 수는 3만6110건으로 2002년(1만8600건)보다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산술적으로 연간 대법관 1인당 약 3009건, 매달 250건, 주 6일을 근무해도 하루 평균 9.6건을 해결해야 한다. 이 때문에 각종 사건 자료들이 12명(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 제외)의 대법관실 탁자를 한가득 채우고도 모자라 대법관실 한쪽에 마련된 응접탁자까지 점령한 지 오래다. “대법관 근무는 ‘다시 한 번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것과 비슷하다’고들 합니다. 저 역시 사용할 수 있는 최대한의 시간을 쓰고 있습니다. 최종 판단을 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 속에서 조금 더 생각하고 결정할 사건들이 있는데 이런 틈을 거의 주지 않고 매일 매일 사건이 올라오죠.” 사건 기록을 들고 출퇴근하는 일은 일상이 됐다. 보통 오후 8시경 퇴근할 때 일감을 보자기에 싸서 가져가 집에서 다시 기록을 검토한다. 그러다 보니 돋보기 하나로는 불편했다. 이를 안쓰럽게 바라보던 남편이 돋보기안경을 3개나 사줬다. 본의 아니게 가정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다. 그의 자녀들은 “주말에 단 2시간만이라도 우리를 위해 시간을 달라”고 조를 정도다. 김 대법관은 “주말에도 하루는 꼭 출근한다. 대법관 주차장은 일요일에도 절반 이상의 대법관 차량이 주차돼 있다. 이런 상태로는 2, 3년이 지나도 해결이 안 된 사건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지형 전 대법관은 “밤 12시까지 기록과 씨름하는 게 일상이었다”며 “혹자는 ‘재판연구관들이 일을 많이 해주지 않느냐’고 하지만 연구관이 생산한 보고서를 검토하는 일도 더욱 늘어난다”고 했다. 다른 대법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 현직 대법관은 토요일에 등산을 다녀온 날 저녁에도 다시 기록을 꺼내든다. 시간을 빼앗긴 만큼 보충을 하기 위해 일요일에도 출근한다고 한다. 집이 경기도인 한 대법관은 아예 출근 시간을 앞당겨 오전 7시경에 대법원에 도착해 업무를 시작한다.○ 격무에 건강 이상…‘대병원’ 별칭까지 퇴임을 앞둔 대법관은 신임 대법관에게 축하를 전하면서도 “크게 봐야 한다. 그러려면 건강을 잃으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고된 업무 속에서도 몸을 챙기라는 얘기다. 김 대법관은 “최근 시력이 많이 나빠졌다. 요즘은 가끔 귀가 먹먹할 때가 있다”고 했다. 많은 대법관이 크고 작은 병으로 병원 신세를 지거나 수술을 받는다. 김 대법관도 근무 1년 만에 시력이 나빠졌다. 다른 현직 A 대법관은 재임 중 안경을 네 번이나 바꾸고 도수를 높여야 했다. A 대법관은 대상포진에 걸려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고, 현직 B 대법관은 지난해 눈에 실핏줄이 터졌지만 한동안 충혈된 눈으로 출근해 기록을 검토해야만 했다. 비문증에 걸린 대법관도 적지 않다. 비문증은 눈 앞에 먼지나 벌레 같은 뭔가가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안과 질환.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이명뿐 아니라 어지럼증을 호소했던 전현직 대법관도 여럿이라고 한다. 건강이 좋은 사람이 거의 없어 대법원이 아니라 ‘대병원’이 될 지경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대법관들의 건강을 우려한 대법원 측이 대법관실에 운동기구를 마련해주기도 했지만 별 도움이 되진 않았다. 김 대법관은 행정처가 내실에 마련해 준 연습용 자전거를 한두 달간 매일 20∼30분 이용했지만 요즘은 시간이 부족해 그만뒀다. 김 대법관은 “(업무 도중 운동을 하면) 생각의 흐름이 끊긴다고 느껴지고 그만큼 결론을 내는 사건 수도 줄어드는 것 같아 잘 안 하게 됐다”며 “그 대신 가끔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수영을 하며 체력 관리를 한다”고 말했다.○ 현행 상고심 제도에 대한 변화 필요 공감 김 대법관이 해결한 사건 가운데 정말 대법원에 올 만할 정도로 풍부한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고 느낀 사건은 매달 20∼30건 정도다. 그는 “법률심이 원칙인 상고심에 올라온 사건에서도 따져보면 결국 ‘때렸다’ ‘안 때렸다’ ‘때렸지만 상처가 안 났다’는 등 사실관계만 다투는 사건이 많다”고 했다. 실제로 대법원의 파기환송률은 5∼7%대에 그친다. 사건이 폭주하다 보니 대법원장과 대법원 12명이 모여 합의하는 전원합의체를 활성화하기가 쉽지 않다. 김 대법관은 “소부(대법관 4인으로 구성된 소재판부)에서 선고한 사건 중 청소년 동성애 사건과 여교사 출산휴가 중 육아휴직 신청 사건 등은 사실 전원합의체에서 다뤄 봤으면 했던 사건”이라며 “전원합의는 1개 사건에 대법관 12명이 매달려야 하고 검토와 자기논리, 다른 사람을 설득할 논리까지 생각해야 하는 만큼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대법관은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판결을 중심으로 사회적 방향을 제시하는 정책법원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법원에 사건이 많다는 걸 대외적으로 알리고 싶지는 않다”며 “하지만 현행 상고심 제도로는 정작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있거나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사건을 해결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지금의 대법원은 권리구제 기능과 정책법원 측면 모두 만족시키지 못하는 어정쩡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얘기다. 김 대법관과 별도로 인터뷰에 응한 전직 대법관 5명도 여기에 대체로 공감했다. 차한성 전 대법관은 “건국 초기 권리구제에 주요 역점을 뒀던 현행 사법시스템 체제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조금 더 선진화된 사법시스템을 모색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김용담 전 대법관도 “대법원의 힘은 ‘원 벤치(전원합의체)’에서 나온다”며 “한 개의 재판부에서 다양한 격론이 맞붙어야 의미가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전직 대법관은 “대법관들이 사건을 빨리 뗀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고, 대법관 부담을 덜어준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다”라며 “1, 2심 신뢰 방안을 비롯해 전체 사법 시스템에 대해 근원적인 접근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장관석 jks@donga.com·신나리 기자 }
채동욱 전 검찰총장(55)의 내연녀로 지목된 임모 씨(55) 집에서 일했던 가정부 이모 씨(62)는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의 임 씨에 대한 2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참석해 “임 씨 측으로부터 ‘채 전 총장과 혼외자 채모 군, 자신에 대해 누설하지 말라’는 협박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 씨는 또 2003년 3월부터 2007년 8월까지 임 씨의 집에서 일하면서 적금과 보험을 해약해 돈 6770만 원을 빌려줬고 일부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5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카페에 잔금을 받기 위해 임 씨를 만나 1000만 원만 받고 나머지 채권은 포기한다는 합의서를 쓰기도 했다. 당시 임 씨는 덩치가 좋은 남성 3명과 조력자 등 5명이 함께 나와 “주는 대로 받으라”며 이 씨의 아들 이모 씨(37)에게 강제로 영수증을 쓰도록 했고, 이 씨는 갖고 있던 차용증을 돌려줬다고 했다. 임 씨 측 변호인은 이 씨가 전 남편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사실이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 이 씨가 일을 그만두던 해에 허락 없이 채 전 총장이 참석했던 채 군의 생일파티를 녹음하고 채 군의 사진까지 들고 나왔던 점을 들어 임 씨의 약점을 언론사에 제보하려 했던 게 아니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그러자 이 씨는 “(임 씨가) 나를 살인자로 몰아세우며 스트레스를 줘서 그만두려던 중 증거로 갖고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임 씨 측 변호인은 재판에 또 다른 증인으로 참석한 이 씨의 아들이 채 전 총장이 대검찰청 차장검사로 재직할 때 “채무를 갚으라”고 전화한 사실을 언급하며 전방위적으로 협박이 이뤄졌음을 강조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 씨가 채 전 총장의 혼외자 의혹을 폭로하는 대가로 종합편성채널 TV조선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이 씨는 “인터뷰 대가로 400몇십만 원을 받은 적이 있느냐”라는 임 씨 변호인 측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또 TV조선 측에서 개통해 준 휴대전화를 받았지만 “내가 죄인도 아닌데 왜 그래야 하느냐”며 돌려줬다고도 했다. 이에 TV조선은 “인터뷰 대가로 돈을 지급한 사실이 없다. 내부규정에 따라 이 씨에게 소정의 출연료와 제보 사례비 등으로 430만 원을 지급했다”고 해명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강모 씨(50·여)는 11년 전 남편이 업무상 재해로 세상을 떠난 뒤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유족보상연금을 받아왔다. 연금 수급 10년째 접어들던 지난해 공단 측은 갑자기 강 씨에게 "수급 자격이 상실됐다"고 통보했다. '다른 남성과 사실혼 관계에 있는 것으로 확인돼 유족보상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게 이유였다. 남편과 사별한 이듬해 강 씨는 두 딸과 함께 살 주택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자금이 부족하자 오래 알고 지낸 친구 홍모 씨에게서 4000만 원을 빌렸다. 홍 씨는 차용증을 쓰지 않고 돈을 빌려주는 대신 공동명의로 하자고 제의했고 강 씨는 이를 수락했다. 2007년에는 이 주택으로 홍 씨가 전입신고까지 마쳤다. 공단에서는 홍 씨가 강 씨의 주택 공동 명의자로 돼 있고, 강 씨의 집에 짐을 가져다 놓은 점 등을 근거로 들어 두 사람이 사실상 혼인 관계라며 연금 수급 자격을 취소한 것이다. 그러나 강 씨는 "홍 씨와 사실혼 관계가 아니다"며 공단을 상대로 서울 행정법원에 소송을 냈고 재판부는 강 씨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수석부장판사 정형식)는 "사실혼이 성립하려면 부부로 함께 생활했다는 실체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공단이 제출한 증거와 홍 씨의 증언만으로는 혼인생활의 실체가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공단의 연금 부지급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가수 겸 방송인 탁재훈(본명 배성우·46)이 아내 이효림 씨(39)와 이혼 소송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탁 씨는 5월 22일 이 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서울가정법원에 냈다. 현재 이 사건은 가사합의부에 배정돼 진행 중이다. 두 사람의 이혼 사유에 대해 여러 가지 추측이 나오지만 '성격 차이' 때문일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탁 씨가 아내와 아이들을 미국에 보내고 2년간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면서 가족과의 사이가 멀어진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또 지난해 탁 씨가 불법도박혐의로 재판을 받고, 방송 활동을 모두 접으면서 가정불화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탁 씨는 지난해 12월 불법도박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탁 씨는 2001년 7살 연하인 이 씨와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그는 1998년 1집 '내가 선택한 길'로 가요계에 데뷔해 신정환과 함께 그룹 '컨츄리꼬꼬'를 결성해 인기를 모았다. 재기발랄한 입담으로 예능프로그램에서도 활약했다. 그와 결혼한 슈퍼엘리트 모델 출신인 이 씨는 김치전문업체 진보식품 이승준 회장의 셋째 딸로 알려져 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김용관)는 30일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로 지목된 채모 군 명의의 계좌에 2억 원을 송금한 사실이 드러나 ‘스폰서’ 의혹을 받은 채 전 총장의 고교 동창 이모 씨(56)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 씨는 삼성물산 관계회사인 케어캠프 상무로 일하던 2009년 11월 회삿돈 17억 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5월 구속 기소됐다. 이 씨는 횡령한 돈을 보관한 계좌에서 2010년 1억2000만 원, 지난해 8000만 원 등 두 차례에 걸쳐 채 군 계좌에 2억 원을 송금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사망)의 최측근 양회정 씨(56)가 "(두 달여 도피 생활을 하는 동안) 경기 안성시 금수원에 계속 있었다"고 밝힌 가운데 검찰이 그의 도피를 도운 사람들에 대해서도 수사 중인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은 양 씨가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측의 조직적인 도움을 받으며 도피 생활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 씨는 29일 자수하기 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6월 11, 12일 검찰과 경찰이 대대적으로 금수원을 수색했을 때에도 "(금수원) 자재창고 쪽에 조그만 공간을 확보해 그 안에 있었다"고 말해 주위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양 씨가 금수원에서 조카 등 친인척의 도움을 받으며 도피 생활을 했다는 첩보도 입수했다. 다만 형법 제151조 2항에 '친족 또는 동거하는 가족이 본인을 위해 범인 도피를 도왔을 경우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돼 있어 추가로 자세한 도피 과정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30일 밤늦게 양 씨를 귀가시켰으나, 유 전 회장의 재산으로 의심되는 부동산 여러 건을 자신의 이름으로 대신 관리해 준 정황을 파악하고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고심하고 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30일 국가가 유 전 회장의 아내 권윤자 씨(71)와 자녀 섬나(48·여), 상나(46·여), 대균(44), 혁기 씨(42) 등 상속인을 상대로 낸 부동산 채권 가압류 신청을 받아들였다. 유 전 회장이 사망한 만큼 재산 상속인들을 상대로 가압류에 들어간 것. 이날 받아들여진 가압류 대상은 자수한 양 씨 등 10명이 차명으로 보유한 부동산 등으로 실거래가가 총 87억5000만 원에 달한다.인천=변종국 기자 bjk@donga.com신나리 기자}
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52)에 대해 검찰이 항소심에서 징역 20년과 자격정지 1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28일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이민걸)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이 의원은 대한민국을 적으로 규정한 혁명조직(RO)을 통해 내란범죄 실행을 준비한 점을 고려할 때 원심 선고는 가볍다”며 “일정 기간 사회로부터 격리시키지 않으면 제2, 제3의 내란음모 사건이 있을 것”이라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징역 20년은 1심에서 검찰이 구형했던 것과 같은 형량이다. 이번 결심공판을 앞두고 4대 종단 지도자들이 재판부에 이석기 등 피고인들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논란이 일기도 했다. 천주교 염수정 추기경은 직접 자필로 작성해 전달했고 조계종,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원불교 등 다른 종단은 “구속자 가족들이 찾아와 인도적인 차원에서 미리 준비된 탄원서에 서명했다”고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아직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판결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 의원은 구속된 후에도 의정활동비를 그대로 지급받고 왕성한 의정활동을 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해 9월 5일 구속된 이후 총 32건의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이 중에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안’ 등 본인의 죄목과 직간접으로 관련된 법안까지 포함돼 있다. 또 이 의원은 수감 중 국회 일정에 불참해 특별활동비를 감액받는 것 외에는 월평균 약 1000만 원의 세비를 그대로 지급받고 보좌진 및 의원 사무실도 유지하고 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1일 항소심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신나리 journari@donga.com·권오혁 기자}
고교 시절 짝사랑했던 여교사를 수년간 스토킹한 끝에 살해한 20대 남성에게 징역 35년이라는 중형이 선고됐다. 사법사상 판결주문 하나로 징역 35년형이 선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김우수)는 전 대안학교 상담교사 A 씨가 마음을 받아주지 않자 그를 찾아가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로 기소된 유모 씨(22)에 대해 징역 35년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유 씨에게 20년간 위치 추적 장치를 부착하고, 200시간의 성폭력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유 씨는 2009년 A 씨를 알게 된 뒤 수년간 구애했지만 받아주지 않자 지난해 12월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유 씨의 변호인은 “유 씨가 자폐증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등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범행 당시 살인을 결심하고 실질적인 준비를 하는 등 충동적인 범행이 아니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 씨는 고교 2학년 때인 2009년 진학지도를 담당하던 A 씨가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 주자 호감을 느끼고 집착하기 시작했다. 연락이 될 때까지 A 씨에게 전화를 하거나 주거지를 찾아가는 등 괴롭히다가 이듬해인 2010년에는 수업에 제대로 출석하지 않는 등 방황했다. 유 씨는 이후 부모님에 의해 대안학교를 그만두게 되자 2011년 2월 자신이 A 씨와 사귀었다는 취지의 e메일을 학교 관계자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유 씨는 이에 항의하는 A 씨를 목 졸라 살해하려 하고(살인미수) 이에 실패하자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도 받았다. 유 씨는 살인 범행을 계획적으로 준비했다. 간호학을 전공하면서 인체해부학 등을 배운 유 씨는 A 씨를 칼로 15차례 찔렀다. 주로 얼굴, 목 등 머리 부위를 칼로 찔렀고, 피해자에게서 방어 흔적조차도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살해당하기 전까지 유 씨의 집착으로 고통받고 불안 증세로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도, 피고인을 용서하라는 어머니의 말과 유 씨의 장래를 생각해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상당 기간 참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법률상 유 씨의 이 같은 범죄에 대해 처단할 수 있는 범위는 최소 5년형에서 최대 45년형까지다. 1심이 확정되면 유 씨는 57세에 풀려나게 된다. 유 씨는 계획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점과 잔혹한 범행수법 등을 이유로 장기형이 선고된 경우다. 재판부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피고인의 나이가 젊다는 점에서 교화와 치료 여지를 엿볼 수 있었다”며 “최근 무기징역을 선고하는 폭이 넓은데 장기형을 선고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또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법정에서 자신의 범행을 자백하고 잘못을 뉘우쳤다”며 “앞서 저지른 두 범죄 당시 피고인이 소년이었고, 정신질환자인 점을 감안할 때 참작할 사정이 존재한다”고 판시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올해 2분기(4∼6월) 전국에서 전세금이 가장 비싼 곳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로 평균 3억600만 원이었다. 대법원이 27일 발표한 ‘2014년 2분기 부동산 소유권 취득 현황 등 등기 통계’에 따르면 평균 가구당 전세금이 3억 원이 넘는 곳은 분당구와 서울 강남구였다. 이어 송파구, 서초구, 성동구, 양천구, 광진구 순이었다. 전국적으로는 서울과 분당 외에는 부산 해운대구(1억7219만 원)가 유일하게 평균 전세금 상위 10위에 올랐다. 전국 17개 시도 중에는 서울의 평균 전세금이 1억9532만 원으로 가장 높았고 부산(1억1672만 원), 대구(1억1278만 원), 경기(1억1200만 원), 울산(1억998만 원) 순이었다. 수도권에서 전세금이 가장 싼 곳은 경기 동두천시(4453만 원)였고, 서울에선 동대문구(6096만 원)가 가장 낮았다. 전체 상법 법인(주식회사와 유한회사, 합명회사, 합자회사, 유한책임회사 등) 10개 중 6곳은 수도권 지역에 집중돼 있었다. 관련 정보는 인터넷등기소 홈페이지(iros.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논란’과 관련된 2007년 당시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문 및 발췌록은 정보 공개 대상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함상훈)는 이창수 새사회연대 대표가 국가정보원을 상대로 낸 정보비공개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 대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논란’이 시작된 지난해 6월 25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전문 및 발췌본’을 공개해달라고 국정원에 청구했다. 그러나 국정원은 “대화록 전문과 발췌본이 공개되면 대화록 관련 수사에 관한 직무 수행이 곤란해질 수 있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법원이 비공개로 열람한 결과 수사 방법이나 절차가 노출될 수 있는 정보는 아니다”라며 “이미 해당 정보가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고, 인터넷 검색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사기관의 직무수행이 곤란해질 것 같지 않다”고 판단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대법관 후보 추천위원회(위원장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는 24일 전체회의를 열고 9월 7일 임기가 끝나는 양창수 대법관 후임으로 이성호 서울중앙지방법원장(57·사법연수원 12기), 권순일 법원행정처 차장(55·14기), 윤남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58·16기) 등 3명을 대법관 후보로 추천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3명 중 한 명을 대통령에게 제청하며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와 본회의 표결을 거쳐 임명된다. 이번 대법관 인선은 3명 모두 판사 출신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검찰 출신 대법관은 2012년 7월 안대희 전 대법관 퇴임 이후 맥이 끊겼다. 이기수 위원장은 “제청 대상 후보자들은 법률가로서의 소양은 물론이고 국민과 소통하면서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쟁을 해소하고 사회 통합을 이룰 수 있는 합리적인 기준을 제시할 만한 충분한 경륜과 인품을 갖춘 인물들”이라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어머니와 형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인천 모자(母子) 살인사건’의 피고인 정모 씨(30)가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 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2부(부장판사 민유숙)는 24일 존속살해, 살인, 시체손괴, 사체은닉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 씨에게 사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 씨가 수사기관과 1심에서 진술하지 않았던 내용을 법정에서 모두 밝히며 깊이 참회하고 있다”면서 “가족들이 극형만을 면하도록 선처를 호소했다는 점, 정 씨가 젊고 초범인 점을 고려해 볼 때 교화의 여지가 보인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학생과 단둘이 술을 마시다가 강제로 입맞춤한 대학 교수를 해임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수석부장판사 정형식)는 서울 A 사립대 전 조교수 B씨(47)가 "해임처분은 가혹하다"며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청심사처분취소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B씨는 지난해 7월 4학년 여학생 김모 씨를 불러내 식사하면서 "대학원에 진학해서 내 조교로 일 할 생각은 없느냐, 박사까지 마치고 돌아오면 교수가 될 수 있도록 최대한 도와주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어 새벽 1시경 귀가하려는 김 씨를 데리고 근처 술집에 가서 옆자리에 앉도록 요구한 뒤 강제로 키스한 혐의를 받고 있다.김 씨의 제보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B씨는 "(김 씨가)나를 유혹했고, 김 씨의 부모가 고액을 요구했다"며 반발했다. 하지만 학교 측이 B씨를 해임하고 교원소청심사위도 해임이 적정한 징계라고 판단하자 소송을 냈다.재판부는 "학생을 성추행한 것은 교원의 품위를 크게 훼손시킨 행위"라며 "피해자가 불안증세를 호소하며 정신적 충격을 받았는데 자신을 유혹했다는 등 허위 진술을 해 더 큰 고통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건설업자로부터 공사 수주 청탁을 받고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63)이 항소심에서 징역 1년 2개월로 형량이 줄었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강영수)는 2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원 전 원장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1억6275만 원을 선고한 1심보다 형량을 낮춰 징역 1년 2개월과 추징금 1억84만 원을 선고했다. 이 사건은 ‘국정원 댓글’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별개인 개인비리 사건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법조인이 내년 법관 임용 대상에 처음으로 포함되면서 실제 재판기록 형태의 필기시험을 치르게 됐다. 대법원은 21일 발표한 ‘2015년 단기 법조경력자 법관 임용방안’에서 기존보다 한층 강화된 시험 방식을 내놓았다. 로스쿨 출신 법조인들은 실제 재판기록을 보고 검토 보고서를 작성하는 ‘법률서면 작성 평가’ 방식을 거치게 된다. 대법원은 “변호사시험 성적 미공개로 객관적 평가 자료가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롭게 도입했다”고 밝혔다. 사법연수원 출신은 별도의 필기시험을 치르지 않고 연수원 성적으로 선발된다. 단기 법조경력자 법관 임용은 부족한 배석판사를 채우기 위한 조치로 2017년까지 경력 3, 4년인 법조인을 대상으로 한다. 이에 따라 2009년 로스쿨 도입 후 1기 졸업생들이 내년부터 3년의 법조경력을 갖추게 돼 처음으로 법관 임용 대상에 포함된다. 중간임용심사를 통과한 지원자들은 모두 4차례에 걸쳐 면접을 보게 된다. 특히 신설된 법조윤리 면접의 경우 면접위원 전원을 외부 인사로 구성한다. 대법원은 각 법원 홈페이지에 공고를 내고 다음 달 4일부터 8일까지 접수할 예정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