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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공개매수에서 참패했다. 에스엠 지분 25%를 확보할 계획이었지만 실제 얻은 지분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에스엠 지분 확보가 무산된 카카오에 비하면 여전히 하이브가 에스엠 인수경쟁에서 한참 앞서있지만 시장은 카카오의 반격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하이브는 6일 공개매수를 통해 에스엠 23만3817주, 지분 0.98%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당초 목표한 물량(595만1826주)에 턱없이 모자랐다. 공개매수에 응한 갤럭시아에스엠(23만3813주)을 제외하면 소액주주 주식은 단 4주를 추가 확보한 셈이다. 이로써 현재 하이브가 손에 쥔 지분은 앞서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로부터 확보한 지분 14.80%에 이번 공개매수 물량을 더해 15.78%다. 여기에 추후 확보할 이 전 총괄의 지분(3.65%)을 포함하면 총 지분율은 19.43%다. 하이브가 공개매수에 실패한 건 에스엠 주가가 공개매수가(주당 12만 원)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20일 간의 공개매수 기간 중 사흘을 제외하면 모두 종가가 12만 원을 웃돌았다. 에스엠 경영권을 둘러싼 하이브 VS 카카오-현 에스엠 경영진의 날선 신경전은 이어지고 있다. 하이브는 이날 오전 에스엠에 서한을 보내 “카카오와의 사업협력계약을 해지하라”며 법원의 가처분 인용조치에 따른 후속조치를 요구했다. 앞서 에스엠은 카카오와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에스엠의 국내 음반·음원 유통 권리를 카카오 측에 배타적으로 부여하기로 한 바 있다. 이 외에도 하이브는 에스엠에 ‘카카오 측 지명 이사 후보에 대한 추천 철회권 행사’ ‘신주인수계약, 전환사채인수계약 등 투자계약의 즉시 해지’ 등도 요구했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에스엠 지분 약 9.05%를 확보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카카오는 대응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이사회 일정 등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와 손잡은 에스엠 현 경영진은 이날 하이브의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권유’ 루머에 대한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자본시장법상 최근 에스엠 공개매수를 진행한 하이브는 6개월간 블록딜 방식으로 주식을 취득할 수 없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하이브와 에스엠의 기업결합(M&A) 심사를 위해 내부적으로 연예 산업에 대한 시장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하이브와 에스엠의 기업결합 신고가 들어올 경우 신속하게 심사를 진행하겠다는 취지다. 에스엠 지분 15% 이상을 보유하게 된 하이브은 취득일(주금납입일)인6일부터 30일 이내에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해야 한다. 공정위는 하이브가 기업결합을 신고하면 국제기업결합과에 사건을 배당할 계획이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외국 기업이나 해외 투자자가 절반 이상 지분을 갖는 ‘제4 이동통신사’도 국내 통신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외국인 지분 제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통신시장 과점 구도 해소와 경쟁 촉진 방안을 지시하자 해외 자본의 투자 규제를 풀어서라도 통신시장 내 활발한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통신시장 경쟁 촉진 방안 토론회’에서 “외국인 투자 유치 등 신규 사업자 진입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차관은 “주파수 이용, 초기 망 구축 투자 비용 등 신규 사업자 진입장벽 요소도 제거, 완화해 시장에 혁신을 일으키겠다”고 덧붙였다.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김민철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통신전파연구본부장은 “국내 통신시장에서 외국인 사업자의 역할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며 외국인 지분 제한 규정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공공재 성격이 강한 이동통신 3사와 인터넷TV(IPTV)의 외국인 지분은 49%로 제한돼 왔는데 이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를 위해선 새로운 사업자 유입이 필수적인데, 국내 기업 중 마땅한 후보자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새 이통사 진입땐 요금 12% 낮아져” 외국인 지분 제한완화 검토 제4 이통사 해외기업 허용 추진佛-日선 제4업체 진입후 과점 개선伊엔 佛기업이 시장서 자리 잡아조단위 투자 국내 후보군 제한적“통신요금 공개 등 경쟁 촉진” 대안도 정부가 통신시장의 외국인 지분 49% 제한 규정까지 새로 검토하기로 한 건 다양한 사업자가 시장에 유입되면 경쟁을 통해 가격 인하 등 소비자 편익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2002년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합병 이후 21년간 이어져 온 통신 3사의 과점 구도를 깨겠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앞으로 교수, 기관 소속 연구자, 컨설팅 전문가 등 20여 명이 참여한 통신시장 경쟁 촉진 정책 방안 태스크포스(TF)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할 예정이다.● 신규 사업자 진입에 요금 최대 12% 낮아져2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2008∼202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통신시장에 신규 사업자가 진출한 사례는 총 19건이다. 신규 사업자가 진입하며 위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이 감소하고 결과적으로 요금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아졌다는 게 KISDI의 판단이다. KISDI는 경제 규모에서 한국과 큰 차이가 없으면서 통신 3사의 과점 체제에서 제4업체의 진입으로 시장이 변화한 프랑스를 대표 사례로 꼽았다. 일리아드(iliad)의 자회사인 ‘프리 모바일’이 2012년 통신 서비스를 시작하자 1위 업체였던 오랑주의 가입자 기준 시장 점유율이 7.4%포인트 떨어졌다. 프리 모바일의 가입자 수 기준 점유율은 2021년 13.7%로 제4이동통신사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 전자상거래 업체 라쿠텐이 2020년 통신 서비스 ‘라쿠텐 모바일’을 출시한 뒤 현지 1위 사업자 NTT도코모 점유율이 1.5%포인트 감소했다. KISDI는 영국의 오프콤(Ofcom·커뮤니케이션청) 자료를 인용해 2010∼2015년 사이 통신시장에 신규 사업자가 진입한 국가의 요금이 다른 지역보다 최대 12.4% 낮다고 설명했다. ● 국내외 신규 사업자 후보 찾기 주력신규 진출한 사업자는 주파수 할당부터 설비 구축까지 조 단위 투자가 필요하다. 국내 기업 후보군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정부가 해외 투자 유치 방안까지 고려한 이유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 제4 이동통신사 후보군으로 꼽고 있는 대형 플랫폼 업체와 게임사, 유통 대기업, 금융지주 중에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없다. 유럽에선 해외 기업이 다른 국가의 새로운 통신 사업자로 나선 사례가 있다. 이탈리아에선 2018년 프랑스 기업 일리아드가 현지 법인 ‘일리아드 이탈리아’를 통해 제4 이동통신 사업을 개시했다. 기존 업체 통신망을 인수하며 규모를 키운 일리아드 이탈리아는 지난해 3월 기준 882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통신시장 경쟁 촉진을 위해 (외국인 지분 보유 제한 규제 등) 성역을 남겨두지 않고 전향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신규 사업자가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새로운 사업자를 구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다가 실력이 부족한 업체가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KISDI는 통신 3사의 요금 수준을 주기적으로 평가해 공개하고 이용자에게 불리한 약관을 개선하는 내용의 경쟁 촉진 방안도 제시했다. 기존 통신 3사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알뜰폰(MVNO) 시장의 제도 개선 필요성도 언급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가만히 입을 닫고, 60초간 화면을 응시하세요.”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이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피아 그란 비아’ 전시장. 이스라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비나에이아이(Binah.AI)’ 직원의 안내에 따라 스마트폰을 바라보기만 했다. 60초가 지나자 스마트폰에는 혈압, 심박수, 산소포화도, 콜레스테롤과 헤모글로빈 등 22개 건강 관련 수치가 구체적으로 나타났다. 애플리케이션(앱)에선 이용자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건강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으면 초록색, 나쁘면 붉은색으로 표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서비스는 AI 딥러닝(심층 기계 학습) 기술을 적용하면서 가능해졌다. 카메라로 이용자의 얼굴을 촬영하면 피부 속 혈류 정보를 파악해 각종 건강 지표를 측정하는 것이다. 전시관에서 만난 비나에이아이 관계자는 “카메라가 있는 스마트폰만으로 이용자의 건강 상태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MWC 전시 현장에선 비나에이아이처럼 AI 기술을 활용한 각종 서비스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의료나 헬스케어(건강관리)뿐만 아니라 대화, 쇼핑, 이미지 처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술이 융합된 서비스가 다수 공개됐다. 미국 스타트업 겁셥(Gupshup)은 오픈AI의 대형 언어모델(LLM) ‘GPT-3’를 기반으로 한 AI 마케팅 서비스를 MWC 현장에서 소개했다. 이 회사의 AI 서비스는 이용자의 실시간 반응과 과거 정보를 기억한 뒤 대화를 진행하면서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 구매를 제안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과거에 고급 의류를 장바구니에 담은 기록이 남아 있다면 ‘혹시 여전히 구찌 셔츠를 구매하고 싶으세요’라고 질문하는 방식이다. AI 기반의 챗봇 형태의 서비스를 정보 검색이나 문서 작성 용도를 넘어 실제 쇼핑 서비스에 활용한 사례다. 겁셥 관계자는 “AI 기술로 ‘똑똑한’ 마케팅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MWC에 처음 참여한 LG생활건강이 공개한 ‘지워지는 타투’에도 AI가 적용됐다. LG의 초거대 AI ‘엑사원’이 자동으로 생성한 디자인을 기반으로 이용자가 원하는 타투 모양을 만들어내고 있다. LG와 LG생활건강은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동안 엑사원을 활용해 약 5000개의 타투 디자인 도안을 완성했다. LG 관계자는 “앞으로 이용자가 간단한 줄글, 단어만 입력해도 원하는 도안을 제작할 수 있는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통신 업체들도 AI 기술 고도화와 서비스 운영에 꼭 필요한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을 MWC 전시관에서 선보였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SK스퀘어 등과 투자한 AI 반도체 업체 사피온을 소개했다. MWC 개막 첫날 SK텔레콤 전시관을 찾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통신 업체의 기존 기술에 AI 등을 융합하면 훨씬 더 좋은 방식으로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했다. KT는 AI 반도체 설계 업체인 리벨리온과 인프라 솔루션 업체 모레의 기술력을 결합한 이른바 ‘풀스택 전략’을 MWC 현장에서 자세히 소개했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AI 모델이 커지고 이용자가 많아지면 천문학적인 운영 비용이 필요해지는 만큼 고효율 반도체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바르셀로나=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KT의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가 33명에서 4명으로 압축됐다. 여권에서 밀어준다며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후보자들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KT는 28일 지배구조위원회가 선정한 차기 대표 후보 면접 심사 대상자 명단을 공개했다. 서류 심사를 통과한 후보자는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부문장,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이다. 사외 지원자와 사내 후보자 각각 2명이다. 4명 모두 KT에서 재직했거나 임원으로 현재 근무하고 있는 내부 인사다.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윤석열 대통령 대선후보 캠프 출신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과 김기열 전 KTF 부사장은 탈락했다. 권은희(전 KT네트웍스 비즈부문장)·김성태(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자문위원)·김종훈 전 국회의원(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여당 출신 인사도 서류 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KT 지배구조위원회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한 ‘인선자문단’을 통해 차기 대표 후보자 심사를 진행했다. 인선자문단엔 권오경 전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 신성철 전 KAIST 총장, 정동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정해방 전 기획예산처 차관 등 5명이 참여했다. KT 이사회는 후보자 4명에 대한 면접 심사를 진행한 뒤 7일 차기 대표 후보 1인을 확정할 예정이다. KT의 차기 대표 공개 모집엔 외부에서 18명이 지원했다. 내부에선 연임에 도전한 구현모 현 대표를 포함해 부사장 이상의 임원 16명이 후보자로 이름을 올렸다. 다만 연임에 도전했던 구 대표는 지난달 23일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자 대상에서 빠지겠다는 의사를 KT 이사회에 전달했다. 구 대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월드 모바일 콩그레스(MWC) 2023’ 개막 날인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도 KT를 계속 응원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충구 KT 이사회 의장은 “정해진 심사 기준에 맞춰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면접 심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KT 차기 대표 인선 과정에서 특정 후보가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기업 대표 선출에 대통령실의 의중이 무슨 관계가 있느냐”며 “당연히 아무런 관계가 없고 대통령실의 입장은 중립”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또 다른 관계자는 “특정 인사가 누군가를 지원했을지라도 실제 윤 대통령의 뜻인지는 별개의 문제”라고도 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KAIST와 나노종합기술원 연구팀이 에너지 소모량이 기존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의 3만분의 1 수준에 불과하면서도 우주 공간과 비행기에서의 방사선 노출에도 견딜 수 있는 소자를 개발했다. 28일 KAIST에 따르면 이 학교 윤준보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와 강민호 나노종합기술원 강민호 박사 공동 연구팀의 소자 개발 연구성과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1월호에 실렸다. 반도체 메모리 소자는 일반적으로 방사선에 취약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복잡한 회로나 데이터 처리 과정이 추가된다. 에너지 소모량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연구팀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원천적으로 방사선을 잘 견디는 특성을 가진 ‘나노전자기계기술(NEMS)’을 활용해 방사선에 강한 성질을 가지면서도 전원이 공급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저장된 정보를 유지할 수 있는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8인치 면적의 웨이퍼(기판)에 소자를 구현한 결과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와 비교해도 에너지 소모량이 매우 낮았다”고 설명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기초과학연구원(IBS)은 28일 야마구치 마사히데(53·사진) 일본 도쿄공업대(TIT) 교수를 순수물리이론연구단의 공동 연구단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야마구치 신임 공동 단장이 이끄는 ‘우주물리·중력이론 그룹’은 3월 1일 출범한다. IBS 관계자는 “연구단을 이끄는 단장으로 일본 국적의 연구자가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도쿄대 수학과를 졸업했으며 같은 대학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력과 우주론, 입자 물리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이론 물리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야마구치 공동 단장은 “세계적인 인력을 모아 도전적으로 연구를 수행할 것”이라며 “특히 젊은 연구자를 위한 개방적인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KT의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가 33명에서 4명으로 압축됐다.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정치권 출신이나 장·차관을 지낸 후보자는 면접 심사 대상자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KT는 28일 지배구조위원회가 선정한 차기 대표 후보 면접 심사 대상자 명단을 공개했다. KT에 따르면 서류 심사를 통과한 후보자는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부문장,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이다. 사외 지원자와 사내 후보자가 각각 2명으로 나타났다. 여권과 통신 업계 안팎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윤석열 대통령 대선 후보 캠프 출신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과 김기열 전 KTF 부사장은 탈락했다. 권은희(전 KT네트웍스 비즈부문장)·김성태(대통령 직속 디지털 플랫폼 정부위원회 자문위원)·김종훈(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전 국회의원 등 여당 출신 인사도 서류 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KT 지배구조위원회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한 ‘인선자문단’을 통해 차기 대표 후보자 심사를 진행했다. 인선자문단엔 권오경 전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 신성철 전 KAIST 총장, 정동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정해방 전 기획예산처 차관 등 5명이 참여했다. KT 지배구조위원회와 인선자문단이 제시한 심사 기준은 디지털 전환(DX) 분야 전문성, 변화와 혁신을 추구할 수 있는 역량, 사회 문제 해결 방안 제시 의지 등이다. KT가 20일 공개 한 차기 대표 모집 결과 회사 외부에서 18명이 지원했다. 내부에서 부사장 이상의 임원 16명도 후보자로 추리며 총 34명이 차기 대표 후보자로 이름을 올렸다. 연임에 도전했던 구현모 대표가 23일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자 대상에서 빠지겠다는 뜻을 KT 이사회에 전달하자 인선자문단은 33명을 대상으로 서류 심사를 진행했다. KT 이사회는 후보자 4명에 대한 면접 심사를 거쳐 3월 7일 차기 대표 후보 1인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강충구 KT 이사회 의장은 “정해진 심사 기준에 맞춰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면접 심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27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피라역에 도착한 지하철 차량 문이 열리자 중국 샤오미의 신형 스마트폰 ‘샤오미 13 시리즈’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역사 내부 벽면을 가득 채운 홍보물엔 카탈루냐어로 ‘la nostra obra mestra(우리의 걸작)’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샤오미가 독일의 유명 광학기기 업체 라이카와 협업해 신형 스마트폰에 최첨단 카메라를 탑재했다는 것을 알리는 광고물이었다. 피라역은 이날 개막한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의 전시장 ‘피라 그란 비아’를 오가는 방문객들이 지나는 공간이다. 이 역의 승강장, 개찰구, 출구 등 모든 공간이 샤오미 13 시리즈 광고로 도배된 것이다. 중국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MWC 2023에 얼마나 ‘총공세’를 펼치고 있는지 짐작하게 했다. 지하철역을 빠져나와 MWC 2023이 열리는 피라 그란 비아의 첫 번째 전시장으로 들어가자 중국 화웨이의 전시장이 눈앞에 펼쳐졌다. 화웨이는 MWC에서 삼성전자의 5배 규모인 약 9000㎡ 면적의 전시관을 마련했다. MWC에 참여한 전 세계 2000여 개 기업, 기관 중 가장 큰 규모다. MWC 개막과 동시에 화웨이 1층 전시관과 2층 회의 공간은 방문객들로 순식간에 들어찼다. 중국을 대표하는 ICT 기업의 이 같은 행보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3’과 대조적이다. 미중 갈등 등의 여파로 올해 CES에 참여한 중국 기업 수는 480여 곳에 머물렀다. 2018년 1550여 곳이 참여한 데서 크게 줄었다. 반면 유럽 국가인 스페인에서 열린 MWC에선 유럽 시장을 겨냥해 각종 신제품과 첨단 기술을 경쟁적으로 발표하고 대규모 전시관을 꾸렸다. MWC에 방문한 한국 ICT 업계 관계자는 “CES에서 자취를 감췄던 중국 기업들이 미국을 벗어나 유럽에선 존재감을 드러내려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ICT 기업의 가장 큰 목표는 유럽 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확대다. 출하량 기준 샤오미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유럽 시장 점유율은 17.2%로 전년 동기 대비 3.4%포인트 증가했다. 화웨이의 자회사 ‘아너’는 MWC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 시리즈처럼 책을 접듯이 가로로 접는 스마트폰 ‘매직 Vs’를 공개했다. 아너의 공식 홈페이지에 “삼성이 완벽하게 해내지 못한 스마트폰을 평평하게 접는 기술을 구현했다”는 사용 후기 영상이 공개됐다.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기술을 뛰어넘겠다는 각오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유럽 점유율 4위인 중국 오포도 갤럭시 플립과 비슷한 형태의 ‘오포 파인드 N2 플립’을 공개할 계획이다. 샤오미는 MWC 개막 전날인 26일 바르셀로나에서 스마트폰 샤오미 13 시리즈와 함께 소음 차단 기술을 적용한 무선 이어폰, 웨어러블(착용 가능한) 기기, 전동 이륜차 등의 신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ICT 업계는 5세대(5G) 통신 시장을 주도했던 중국 기업이 공개할 차세대 네트워크 장비, 기술도 주시하고 있다. 그간 차세대 네트워크 경쟁에서 뒤처졌던 미국이 2028년을 기점으로 6G 상용화에 나설 계획을 밝히자 중국 기업은 전 단계인 ‘5.5G’를 내세워 통신 기술을 구현한다는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화웨이의 통신 장비·솔루션 부문 리펑 회장은 MWC 개막 전 기조연설에서 “우리의 5G 기술은 지능형 세계의 문을 열었고 5.5G로 도약하는 것은 이 여정의 핵심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MWC에서 10Gbps(초당 10기가비트) 속도를 내는 5.5G 서비스를 2025년부터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6G 시대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네트워크 기술을 구현하고 위성통신도 결합할 것이라는 전략도 전시관에서 소개했다.바르셀로나=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SK텔레콤이 글로벌 통신 업체와 연합체를 구성해 인공지능(AI) 시장에서 미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와 경쟁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이 주도하는 AI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취지다. 국내에서는 반도체, 자율주행 등 AI 관련 기업과 동맹해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기로 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사장·사진)는 26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을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같은 AI 미래 사업 계획을 공개했다. 유 대표는 “이번 MWC를 계기로 글로벌 통신 업체와 연합체를 구축해 AI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연합체에 참여할 글로벌 통신사로는 SK텔레콤과 협력 관계인 독일 도이치텔레콤, 일본 NTT 도코모, 미국 티모바일 등이 거론된다. 유 대표는 통신사 연합체인 ‘텔코 얼라이언스’(가칭)와 공동으로 대형 언어모델(LLM)을 구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연합체에 참여한 개별 통신사는 이 LLM을 활용해 각국에서 언어와 문화에 따른 AI 서비스를 구현해 운영할 수 있다. SK텔레콤이 AI 비서 서비스 ‘에이닷’을 한국어로 운영하는 것처럼 공동의 LLM에서 지역별로 특화한 ‘글로컬(Global+Local)’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는 게 유 대표의 구상이다. 글로벌 통신사뿐만 아니라 빅테크와의 기술, 서비스 제휴도 고려하고 있다. 유 대표는 “(플랫폼 서비스 활성화로) 통신 업체는 갈수록 이용자와의 접점을 잃으며 가치가 희석되고 있다”며 “앞으로 다가오는 AI 시대엔 빅테크에 절대 눌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국내에서도 일종의 AI 연합군을 구성해 기술과 서비스를 고도화하기로 했다. 현재 팬텀 AI(자율주행), 사피온(AI 반도체), 베스핀글로벌(클라우드), 코난테크놀로지(AI 소프트웨어) 등 7개 기업이 SK텔레콤이 주도하는 ‘K AI 얼라이언스’에 합류했다. 앞으로 얼라이언스 참여 기업은 더 늘어날 예정이다. 유 대표는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한국 AI 기업과 동맹을 맺고 글로벌 시장에서 빅테크와 경쟁하겠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바르셀로나=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전기자동차 배터리 업체 SK온과 소재 사업을 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3’에서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SK이노베이션 계열사에선 5개 제품이 8개의 혁신상을 받았으며 이 중에서도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은 2개가 최고 혁신상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SK그룹 관계사가 CES에서 최고 혁신상을 수상한 것은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는 전시에 앞서 출품작을 미리 평가해 혁신상을 선정한다. 특히 최고 혁신상은 기술, 디자인, 혁신성 등을 중심으로 응모 분야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제품과 서비스에 주는 상이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는 일반적으로 매년 최고 혁신상 20여 개, 혁신상 500여 개를 선정한다. SK온의 ‘슈퍼 패스트 배터리(E556)’는 내장 기술 분야에서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국내 배터리 업계의 최초 수상이다. 이 제품은 니켈 함량 비중이 83%에 이르는 배터리로 한 번 충전으로 4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 또 특수 코팅 기술이 적용돼 18분 만에 80% 수준까지 급속 충전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충전 시간이 20분 넘게 걸리는 다른 제품보다 빠른 속도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기아 EV6 등 국산 전기차에도 이 배터리가 탑재돼 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플렉시블 커버 윈도우(FCW)’는 모바일 기기·액세서리 부문에서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 제품은 전자기기, 자동차 등에 쓰이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유리를 대체할 수 있는 신소재다. 투명 폴리이미드(PI) 필름으로 구성돼 폴더블 스마트폰과 롤러블 TV 디스플레이에 사용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엄격한 심사를 거치는 CES에서 2개 제품이 최고 혁신상을 받은 것은 배터리, 소재 분야의 높은 기술력과 우수성을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앞으로 친환경 에너지·소재 회사로 전환하기 위한 연구개발(R&D)에 주력할 계획이다. 배터리 재활용 등 미래 성장 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사업 개발도 추진할 예정이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경기 침체 국면이 이어지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의 발걸음은 빨라지고 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연구개발(R&D) 중심의 경영 전략을 수립해 대응에 나서는 것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3일 경기 화성시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 방식의 신년회에서 “한발 앞서 미래를 이끌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남양연구소에서 신년회를 개최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자동차 종합 연구 조직으로 출범한 지 올해 20주년을 맞이한 남양연구소가 글로벌 R&D 핵심 거점으로 한 번 더 진화할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남양연구소는 전기자동차 전용 플랫폼(뼈대) ‘E-GMP’ 기반의 차량 아이오닉5, 아이오닉6, EV6 등 전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차량을 개발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남양연구소를 주축으로 차량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본격적인 R&D를 추진한다. SK그룹은 수도권 지역을 제외한 다른 국내 지역에 5년간 67조 원을 투자한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했다. 반도체·소재 30조5000억 원, 친환경 22조6000억 원, 디지털 11조 2000억 원, 바이오·기타 2조8000억 원으로 투자 분야도 세분화했다.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신규 반도체 생산 공장에 15조 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을 대표적인 지역 투자로 꼽았다. 특히 SK그룹의 주요 관계사들은 경제 위기 상황에서도 선제적으로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2026년까지 R&D 분야에만 25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LG그룹은 이른바 ‘ABC 산업’으로 불리는 인공지능(AI), 바이오, 클린테크(친환경 기술) 중심으로 R&D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AI 분야에선 최고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고 대규모 R&D를 추진하기 위해 5년간 3조6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LG AI 연구원을 중심으로 초거대 인공지능 ‘엑사원’을 고도화하기 위한 R&D와 사업 추진에 주력하기로 했다. 바이오 분야에선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해 5년 동안 1조50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바이오 소재, 신재생 에너지, 배터리 재활용 등 친환경 기술 분야엔 같은 기간 1조8000억 원을 투자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달 12일 열린 밸류크리에이션미팅(VCM·옛 사장단 회의)에서 “올해는 재도약을 위해 지난 몇 년간 준비한 노력을 증명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은 올해 헬스앤드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뉴라이프 등 4가지 분야의 신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이고 인수합병(M&A)을 통한 시장 지배력 확대와 사업군 재구성에 나설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롯데정보통신은 지난달 5일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30여 명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는 초실감형 메타버스(3차원 가상공간)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화그룹은 올해 우주항공, 친환경 에너지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 R&D 투자와 신규 사업 발굴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경제·금융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사업의 경쟁력은 더 강화하고 미래 기술과 시장 주도를 위해 사업 재편과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올해 상반기(1∼6월) 중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 절차 등도 마무리하면 우주와 지상에 이어 해양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방산 기업’의 성장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최근 3년간 디지털 혁신과 신기술 투자를 이어오며 미래 성장을 위한 토대를 갖췄다”며 “이러한 투자, 혁신의 씨앗을 연결하고 성장시켜 신사업으로 발전시키는 한 해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GS그룹은 올해를 유례 없는 장기 침체와 위기의 시작으로 전망하면서 위기 대응 전략 수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GS그룹은 우선 벤처투자 전문회사인 GS퓨처스와 GS벤처스를 통해 경쟁력 있는 유망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는 적극적으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미래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기업은 M&A도 추진하기로 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스웨덴 발렌베리그룹 계열 사모펀드 운용사인 EQT파트너스가 SK스퀘어의 자회사 SK쉴더스에 조 단위를 투자해 최대주주에 오른다. SK스퀘어 등 SK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는 SK쉴더스를 공동으로 경영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7일(현지 시간)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열리는 ‘월드 모바일 콩그레스(MWC) 2023’ 기간에 이러한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EQT파트너스는 조만간 SK스퀘어가 보유한 SK쉴더스의 지분 63.1% 중 약 30%를 인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동시에 현재 2대 주주인 블루시큐리티인베스트먼트(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의 지분 36.9%도 매입해 경영권을 확보하기로 했다. EQT파트너스는 이번에 SK쉴더스 경영권 확보를 위해 3조 원 이상의 자금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과 맥쿼리는 2018년 SK쉴더스의 전신인 ADT캡스의 경영권 지분을 글로벌 사모펀드 칼라일로부터 순차입금을 포함해 2조9700억 원에 인수했다. SK텔레콤이 2021년 인적 분할하면서 SK스퀘어의 자회사가 됐다. SK스퀘어는 지난해 SK스퀘어를 주식 시장에서 기업공개(IPO)한 뒤 투자금을 회수하고 경영을 이어갈 예정이었다. 지난해 금리 인상 등 경기 침체로 IPO를 철회한 뒤엔 투자 유치에 주력했다. SK스퀘어는 지난해 11월 공시를 통해 “SK쉴더스의 미래 성장을 위한 신규 투자 유치, 지분 매각 방안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챗GPT 등 이용자의 일상에 완전히 스며든 첨단 인공지능(AI) 기술과 서비스, 5G(5세대)와 6G를 넘나드는 차세대 네트워크까지. 정보통신기술(ICT)의 현재와 미래를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이 27일(현지 시간)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다. 주최 측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삼성전자, SK텔레콤, KT 등 국내 기업까지 200개 이상 국가에서 2000여 곳의 기업과 기관이 참여해 치열한 기술 경쟁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 세계에서 8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MWC 행사가 열리는 전시장 ‘피라 그란비아’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세 된 AI, 기술부터 윤리 문제까지 조명올해 MWC를 관통할 핵심 주제 중 하나는 AI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말 공개한 뒤 월 이용자 1억 명 이상을 모은 미국 오픈AI의 챗봇(무인 대화 서비스) ‘챗GPT’ 열풍이 MWC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MS는 MWC에서 오픈AI와 협력해 출시한 챗봇형 검색 서비스 ‘빙’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MS는 “방문객들은 바르셀로나에서 교통 정보와 식당 추천을 받기 위한 오픈AI 기반 빙 챗봇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페인 프로축구 구단 FC 바르셀로나는 MWC에서 AI 기술 등으로 스포츠 선수의 경기력을 높일수 있는 산업 전략을 전문가들과 논의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한국 ICT 기업 역시 AI를 중심으로 전시관을 구성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번 MWC에서 총 10종의 AI 기술과 서비스를 선보인다. 오래된 정보를 기억해 이용자와의 대화에 활용하는 장기기억 기술과 사진과 음성 등 복합적인 정보도 이해하는 ‘멀티모달’ 시스템이 적용된 AI 서비스 ‘에이닷’ 등이다. KT는 올해 상반기(1∼6월) 중 상용화 예정인 초거대 AI ‘믿음’을 MWC에서 소개할 계획이다. 이미지와 영상을 인공지능 기술로 분석하는 ‘비전 AI’, 현재 협업 중인 반도체 설계 업체 리벨리온 제품도 내보인다. AI 기술과 서비스를 선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AI가 가져올 미래에 대한 윤리 문제도 MWC에서 다뤄진다. GSMA는 28일 ‘인공지능은 정말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주최 측은 “AI를 어떻게 윤리적으로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한 자리”라고 소개했다. ● 6G 시대 앞둔 통신시장 경쟁 치열진화한 5G 이동통신과 6G 기술 역시 MWC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ICT 업계에선 미국이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여름올림픽을 기점으로 6G 상용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역시 6G 시장에서 미국과의 치열한 경쟁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왔다. 핀란드 노키아와 일본 NTT 도코모는 MWC에서 6G 시대를 겨냥해 새로운 주파수 방식으로 네트워크 용량을 높인 기술을 발표한다. 메타버스(3차원 가상공간)와 확장현실(XR) 등 대규모 데이터를 주고 받는 서비스를 구현할 때 필요한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통신 사업자를 대상으로 기존보다 고도화한 5G 네트워크 기술을 공개한다. 신규 칩셋을 적용한 삼성전자의 5G 기지국은 기존 장비보다 데이터 처리 용량이 약 2배 늘어나고 소비 전력도 40%가량 절감할 수 있다. 전시관은 ‘갤럭시 생태계’를 중심으로 스마트폰 ‘갤럭시 S23 시리즈’와 노트북 ‘갤럭시 북3 시리즈’를 방문객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구글, 퀄컴 등 삼성전자와 협력 관계인 글로벌 기업도 MWC 전시관에 갤럭시 시리즈를 경험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했다. GSMA는 올해 MWC의 주요 주제 중 하나로 오픈넷(개방형 네트워크)을 꼽았다. 이에 따라 초고속 네트워크 기술과 서비스를 더 많은 기업, 기관, 이용자가 함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MWC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무선 통신 장비의 제조사가 다르더라도 서로 연동할 수 있도록 하는 표준 기술인 오픈랜(개방형 무선 접속망) 기술이 대표적이다. MWC에서 벌어질 인터넷망 사용료(망 사용료) 찬반 논쟁도 글로벌 ICT 업계의 관심사다.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에게 망 사용료를 부과할 것을 주장해 온 티에리 브르통 유럽연합(EU) 집행위원은 MWC 개막 첫날 기조연설자로 참여한다. 이어 망 사용료 부과 정책에 반대하는 넷플릭스의 그레그 피터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개막 둘째 날에 기조연설을 진행한다.바르셀로나=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카카오가 단체 대화방에서 다른 이용자들에게 나간 사실을 알리지 않고 퇴장할 수 있는 기능 도입을 검토한다. 카카오는 “일반 단체 대화방에서 일명 ‘조용히 나가기’ 기능을 도입하는 것은 그동안 검토해왔다”며 “아직 적용 시기나 범위 등은 확정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재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나가면 ‘A 님이 나갔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뜬다. 단체방에 남아 있는 이용자 모두가 퇴장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용자들은 조용히 나가기 기능 도입을 요청해왔다. 많은 수의 이용자가 있는 대규모 단체 대화방에서 티 내지 않고 조용히 나가고 싶다는 취지였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유료 서비스 ‘톡서랍’ 이용자가 개설할 수 있는 ‘팀 대화방’에만 이 기능을 도입했다. 이 대화방은 주로 업무용으로 활용하고 이용자가 중간에 나가거나 들어와도 과거 대화 내용, 사진, 파일 등의 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조용히 나가기 기능을 도입해도 거부감이 없을 것이란 게 카카오 측의 판단이다. 반면 일반 단체 대화방은 이용자가 나간 사실을 알리지 않으면 다른 이용자들이 이를 모르고 계속 대화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기능을 유지했다. 국회에선 카카오 등의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22일 조용히 나가기 기능을 기술적으로 도입하도록 규정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조용히 나가기 기능은 법안 발의와 별도로 고민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선 민간 ICT 기업의 애플리케이션(앱) 기능까지 법안을 통해 도입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 행위라는 우려가 나온다. IT 업계 관계자는 “민간 기업이 경영 판단에 따라 앱에 일부 기능을 넣고 빼는 것까지 법으로 규제하려는 상황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지민구기자 warum@donga.com}

통신 3사를 포함한 국내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도심항공교통(UAM) 실증 사업에 대거 참여한다. 총 2단계의 실증 과정을 거쳐 2025년까지 UAM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2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UAM 실증 사업 1단계 참여 기업들과 협약식을 가졌다. 실증 1단계에서는 UAM 통합 운영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7개 컨소시엄(연합체)이 참여한다. 기업 5곳은 운항, 교통관리 등 특정 분야에서만 실증에 나선다. UAM은 전기로 구동하는 수직 이착륙기 기반 항공 이동 서비스다. 도심에서 활주로 없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SK텔레콤은 한화시스템, 한국공항공사와 ‘K-UAM 드림팀’이라는 컨소시엄을 꾸렸다. SK텔레콤이 기체와 운항 분야를 맡고 교통관리는 한화시스템, UAM 전용 이착륙장은 한국공항공사가 주도한다. SK텔레콤은 이번 실증 사업을 위해 글로벌 UAM 기업 ‘조비 에비에이션’ 기체를 활용한다. UAM 운항 고도인 300∼600m 상공에서 통신망 품질도 확인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 현대건설과 함께 컨소시엄을 꾸린 KT는 승객의 출발지 탑승, 이용, 목적지 도착 등 UAM 생태계 전 과정을 실증하기로 했다. 다양한 교통 정보를 통합해 제공하면서 육상 이동 수단과 UAM을 연계한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 사업도 추진한다. LG유플러스는 카카오모빌리티, GS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교통관리 분야를 맡은 LG유플러스는 UAM의 운항 정보 공유, 흐름·충돌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능형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통신 3사 외에 롯데정보통신, 대한항공, 대우건설이 각각 주도하는 컨소시엄도 UAM 실증 사업에 뛰어들었다. UAM 운용 시스템과 통신망 등을 확인하기 위한 1단계 실증 사업은 올해 8월부터 전남 고흥군 국가종합비행성능시험장에서 이뤄진다. 검증을 통과한 컨소시엄은 이르면 내년 7월부터 수도권 도심 지역에서 UAM 실증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실증 사업에선 UAM 소음까지 구체적으로 측정해 도심 진입 범위 등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연구 결과물은 사람의 머릿속에 있는 ‘멋진 컴퓨터’에서 나와야 합니다.”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의 홀든 소프 편집장은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사설을 통해 “과학적 기록은 궁극적으로 중요한 질문의 해답을 찾기 위해 발버둥치는 인간의 노력 중 하나로 이 과정에서 (AI 등) 기계는 도구로서 역할을 할 뿐”이라고 했다. 사이언스는 챗GPT 등 고도화한 AI 서비스로 만든 줄글을 인용하는 것을 제한했다. 논문의 공동 저자로 AI를 올리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소프 편집장은 챗GPT를 활용해 논문을 작성한 뒤 학술지에 제출하는 것을 포토샵 프로그램으로 사진을 편집 또는 합성해 제출하는 것과 같은 행위로 지적했다. 그는 “과학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는 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AI 기술을 연구하는 국제머신러닝학회(ICML)도 올해 성명을 내고 “대형 언어모델(LLM)이 생성한 줄글이 담긴 논문은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네이처 등 다른 학술지는 챗GPT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사이언스, ICML과 차이가 있다. 맥덜리나 스키퍼 네이처 편집장은 지난달 24일 사설에서 “학술지 등은 AI 기반 챗봇의 합법적인 사용을 인정하되 남용을 피하기 위한 명확한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챗GPT의 대중화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인 만큼 이용 자체를 막는 것보다는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취지다. 셀, 랜싯, 이라이프 등 다른 학술지도 비슷한 기준점을 제시하고 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등 글로벌 시장에서 올해부터 스마트시티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입니다.” 이윤호 RMS컨설팅·RMS플렛폼 대표(사진)는 21일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한 해외 스마트시티 사업 계획을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사우디아라비아의 UJC(Uptown Jeddah Company) 관계자들이 서울 중구 RMS 본사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스마트시티 설립 계획과 스마트 물류 플랫폼 구축 경험 등을 소개했다. RMS와 UJC 측은 서울교통정보센터(TOPIS)도 직접 방문해 첨단 도시 교통 관제 체계와 운영 방식을 설명받았다. 이 대표는 “제다에선 840만 ㎡ 규모의 물류, 주거가 통합된 스마트시티 건설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며 “올해 5월엔 사우디를 직접 방문해 구체적인 사업 참여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시티는 교통, 물류, 주거 등의 분야에 ICT를 포함한 첨단 기술을 적용한 도시를 말한다. RMS는 강원 횡성군 등 국내 지방자치단체의 스마트시티 사업에 프로젝트 매니저 역할로 참여하고 있다. RMS는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2 붐업코리아 수출상담회’에서 튀르키예의 기업 아시스 일렉트로닉과 글로벌 스마트 서비스 구축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이에 앞서 같은 해 10월 태국 방콕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각각 열린 ‘스마트시티 해외로드쇼’에서도 5곳의 현지 지방자치단체, 기업과 사업 추진을 위한 MOU를 맺었다. 이 대표는 “스마트시티 사업을 추진하는 해외 기관, 기업은 협력업체의 규모보다 실제 기술력과 프로젝트 참여 경험을 중요하게 본다”며 “작은 기업에도 기회가 열려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KT의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위한 공개 모집에 전직 국회의원과 장관 등 외부 인사 18명이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내 후보자 16명을 포함해 총 34명이 경쟁한다. KT는 20일 이러한 내용의 차기 대표이사 공모 결과와 명단을 공개했다. KT에 따르면 10일부터 진행된 모집을 통해 권은희(전 KT네트웍스 비즈부문장), 김성태(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자문위원), 김종훈(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전 의원이 지원서를 제출했다.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윤진식 전 의원도 지원했다. 전직 의원 4명 모두 여당 출신이다. 여권 성향의 외부 인사도 경쟁에 참여했다.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홍준표 예비후보의 선거 캠프에 참여했던 김창훈 한양대 겸임교수,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공천을 받아 출마했던 박종진 IHQ 부회장, 윤석열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김기열 전 KTF 부사장 등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을 지낸 윤종록 전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도 지원서를 냈다. KT 출신 중에선 남규택 전 마케팅부문장, 박윤영 전 기업부문장, 송정희 전 부사장, 임헌문 전 사장, 최두환 전 종합기술원장, 한훈 전 경영기획부문장이 도전장을 냈다. 계열사 임원 출신으로는 김진홍 전 스카이라이프 경영본부장, 박헌용 전 KT그룹 희망나눔재단 이사장도 후보자로 이름을 올렸다. 순수 외부 인사로는 최방섭 전 삼성전자 부사장, 홍성란 KDB산업은행 자금세탁방지 전문위원이 공개 모집에 지원했다. KT 지배구조위원회는 KT 재직 2년 이상이면서 직급 기준으로 부사장 이상인 16명의 사내 후보자군도 구성했다. 연임에 도전하는 구현모 현 대표이사와 KT 사장단인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 윤경림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을 포함해 11명이다. 계열사 임원 5명도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경영, 법률, 산업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인선자문단은 서류 심사로 2차례에 걸쳐 후보군을 압축할 예정이다. KT 지배구조위원회는 인선자문단의 압축 결과를 반영해 면접 심사 대상자를 정할 계획이다. KT이사회는 후보자를 대상으로 면접 심사를 거친 뒤 다음 달 7일 차기 대표이사 후보 1인을 확정할 예정이다. KT 관계자는 “심사의 공정성을 위해 인선자문단의 인원과 명단은 압축 절차가 끝난 뒤 공개할 것”이라며 “이사회에선 단계별 심사 결과 등도 투명하게 밝히기로 했다”고 말했다. KT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28일 구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로 단독 추천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후 회사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은 구 대표의 추천 결정 직후 “CEO 후보 결정은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 결정”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냈다. 윤석열 대통령도 소유가 분산된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주문하자 KT 이사회는 9일 공개 경쟁 방식으로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다시 진행하기로 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제4 이동통신사’ 도입 방안을 포함해 현재 통신 3사의 시장 과점 구조를 혁신하기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했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2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HJ비즈니스센터에서 ‘통신시장 경쟁 촉진 정책 방안 태스크포스(TF)’ 착수 회의를 열고 “3사 중심 구도인 국내 통신 시장은 시장 실패 상태로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TF는 이용자를 위한 다양한 요금제와 서비스가 출시될 수 있도록 통신 시장에서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정책 방안을 종합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매주 TF 실무 회의를 진행해 의견을 모은 뒤 올해 상반기(1∼6월) 중 통신 시장 경쟁 활성화 정책을 발표하기로 했다. 통신시장 경쟁 촉진 TF에는 교수, 기관 소속 연구자, 컨설팅 전문가, 과기정통부 관계자 등 20명이 참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통신시장 과점 구도 해소와 경쟁 촉진 방안을 지시한 뒤 후속 조치 마련을 위해 구성됐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SK텔레콤이 2002년 1월 신세기통신을 합병한 후 통신 시장은 21년간 3사 과점 구도가 유지됐다. 이후 통신 3사의 통신 요금제나 서비스가 사실상 담합 형태로 이뤄졌다는 게 과기정통부의 판단이다. 시장 경쟁 촉진을 위해 2010년 도입한 알뜰폰(MVNO) 제도도 통신 3사의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완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박 차관은 “정부도 20년 이상 (통신 시장에서) 독과점적 경쟁환경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을 깊이 반성해야 한다”며 “최근엔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위한 지원 정책을 발표한 만큼 이번에야말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정부가 한국판 챗GPT 등 인공지능(AI) 개발과 보급에 나선다. 올해 AI 학습용 데이터를 구축하고, 내년부터 ‘전 국민 AI 일상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또 새벽 배송을 넘어 1시간 이내의 초단시간 배송이 가능하도록 앞으로 도심 안에 소형물류센터(MFC·Micro Fulfillment Center)가 들어설 수 있게 된다. 로봇 배송은 2026년, 드론 배송은 2027년으로 상용화 시점을 앞당긴다. 정부는 20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신성장 4.0 전략’ 연도별 로드맵을 발표했다. 정부는 챗GPT와 같은 혁신적인 AI 서비스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초거대 AI 개발용 데이터 분석에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저작권법을 고친다. 또 중소기업이나 대학의 초거대 AI 모델 활용도 지원한다. 초거대 AI는 대규모 서버 시설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용량 연산이 가능한 체계를 말한다. 민간 컨소시엄을 중심으로 의료용 AI 솔루션 개발도 확대한다. 정부는 민생이나 사회 현안 해결을 위해 AI 제품 및 서비스를 보급하는 ‘전 국민 AI 일상화 프로젝트’ 세부안을 올 6월 발표한 뒤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이를 통해 2026년까지 사람 중심 AI(인과관계 표현의 한계 등 현 AI 기술의 단점을 보완한 것)를, 2029년까지 범용 AI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팬데믹을 계기로 급성장한 물류 산업을 AI, 드론, 로봇 등과 접목한 ‘스마트 물류’도 육성한다. AI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30분∼1시간 이내 전국 초단시간 배송이 가능하도록 도심 안에 MFC 건립을 허용하기로 했다. MFC는 인근 지역의 주문 수요를 예측하고 재고를 관리해 주문 즉시 배송할 수 있도록 구축하는 소규모 물류시설이다. 현행법상 물류센터는 창고시설이기 때문에 도심 안에 들어설 수 없다. 정부는 물류시설법과 건축법 시행령을 바꿔 2종 근린생활시설 내에도 연면적 500㎡ 이하 MFC를 지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로봇·드론 배송 등 무인 배송을 조기에 상용화하기 위한 민간 기술 개발과 실증 지원에도 나선다. 관련 기술 및 장비 검증을 위해 물류 전용 테스트베드도 조성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계단과 거리를 오가는 로봇 및 드론 배송을 표준화하겠다는 의미”라며 “테스트베드는 실제 주거 단지에서 로봇을 실증하려면 단지 협조와 시설물의 통신 접근 권한이 필요한데 정부가 행정 지원을 해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올해부터 아파트 단지를 비롯해 실제 배송지를 대상으로 실증 사업을 시작한다. 특히 드론 배송 상용화를 위해 현재 33곳인 ‘드론 특별자유화구역’도 확대한다. 해당 구역에선 드론 비행 안정성 등에 대한 사전 규제가 면제되거나 간소화된다. 자율주행 화물차가 다닐 수 있는 시범운행 지구는 연내 지정하고, 내년에 안전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6세대(6G) 이동통신 서비스도 이르면 2028년까지 상용화한다. 미국 등 주요국이 6G 상용화 시기를 2030년에서 2년 앞당기려고 집중 투자를 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6G 소재, 부품, 장비 분야 국산화와 개방형 무선 접속망(오픈랜) 기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6253억 원 규모의 연구개발(R&D) 예비타당성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또 20큐비트 양자컴퓨터의 개발 및 시연 시점을 내년 말에서 올 하반기(7∼12월)로 앞당긴다.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