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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으로 한 점 차의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8회초. 키움 투수 최원태는 1사 후 SSG 3번 타자 최정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냈다. 유격수 김휘집의 송구가 1루수 김태진 앞에 짧게 튀면서 글러브를 맞고 그라운드에 떨어졌다. 2사에 주자가 없어야 할 상황이 송구 실책으로 1사 1루가 됐다. 바뀐 투수 키움 김동혁은 4번 타자 한유섬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송구 실책이 없었다면 이닝이 끝났을 상황. 타석에 들어선 SSG 라가레스는 4연속 파울볼을 날리는 등 끈질기게 달라붙었다. 그리고 7구째 승부에서 김동혁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역전 2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더그아웃의 SSG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환호했다. SSG가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3차전에서 8회초 터진 라가레스의 역전 2점 홈런에 힘입어 8-2로 이겼다. 1차전 패배 후 2연승한 SSG는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섰다. 역대 KS에서 양 팀이 1, 2차전을 나눠 가진 건 모두 17번 있었는데 이 중 3차전 무승부를 기록한 1993시즌을 제외한 16번 중 14번(87.5%)을 3차전 승리 팀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라가레스의 역전 홈런으로 승기를 잡은 SSG는 키움을 무섭게 몰아붙였다. SSG는 9회초에 6점을 뽑으며 키움의 추격권에서 멀찌감치 달아났다. 1사 만루에서 대타 김강민이 3-1로 달아나는 1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1차전 9회말 대타 동점 홈런에 이어 다시 한번 김원형 SSG 감독의 믿음에 화답했다. 최정은 이어진 만루 기회에서 2타점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5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한 라가레스는 3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키움은 1차전 불펜 등판 뒤 사흘 만에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외국인 투수 요키시가 5와 3분의 2이닝 동안 7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1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키움은 9회말에 1점을 뽑았지만 이미 승부가 기운 뒤였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김휘집의 실책으로 분위기가 바뀐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2020년까지 키움의 주전 유격수로 뛰었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의 김하성은 이날 경기장을 찾아 옛 동료들을 응원했다. 고척스카이돔엔 만원 관중(1만6300명)이 들어 플레이오프 1차전 이후 7경기 연속 매진을 이어갔다. 4차전은 5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미국프로농구(NBA) ‘디펜딩 챔피언’ 골든스테이트가 동부콘퍼런스 최하위 올랜도에 무릎을 꿇으며 4연패 수렁에 빠졌다.골든스테이트는 4일 미국 플로리다주 암웨이센터에서 열린 올랜도와의 방문경기에서 129-130으로 지면서 시즌 6패(3승·서부 12위)째를 기록했다. 골든스테이트는 이날 동부 15위 올랜도(1승 7패)를 상대로 3쿼터 한때 16점차까지 앞섰지만 4쿼터 뒷심 부족으로 추격을 허용하며 1점차로 역전패했다.경기 후반 폭발하기 시작한 올랜도 포워드 파올로 반체로(20)와 가드 제일런 석스(21)를 막지 못한 게 패인이었다. 3쿼터를 65-53으로 앞선 채 시작한 골든스테이트는 반체로의 12득점 화력에 밀리며 98-96까지 따라잡혔다. 4쿼터는 석스의 시간이었다. 3쿼터까지 11점에 그친 석스는 4쿼터에만 3점슛 2개를 포함해 15점을 쓸어담으며 이날 팀 최다인 26점에 9도움까지 기록했다.스테픈 커리(34·골든스테이트)가 이번 시즌 한 경기 최다인 39득점 활약을 했지만 소용없었다. 골든스테이트가 118-119로 뒤진 4쿼터 경기 종료 1분 55초에 커리가 2득점으로 리드를 가져왔지만 7초 만에 석스의 3점슛으로 120-122 재역전당했다. 이후에도 커리는 자유투 3개와 2득점을 추가하며 종료 59초를 남기고 126-126 동점을 만들었지만 다시 21초 만에 석스가 3점슛을 꽂아넣었고, 결국 골든스테이트는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경기 후 스티브 커 골든스테이트 감독(57)은 “수비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자유투 46개를 내주면서 NBA 경기를 이기긴 어렵다”며 “개막 9경기를 치르면서 선수별 조합을 모두 살펴봤다. 이제는 다른 조합을 시도해야 할 때다. 모든 선수가 출전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며 벤치 선수의 기용 가능성을 시사했다.서부 6위 덴버(4승 3패·승률 0.571)는 최근 4연승을 달리고 있던 오클라호마시티를 122-110으로 꺾으며 시즌 5승(승률 0.625)째를 거뒀다. 덴버의 포워드 에런 고든(27)과 가드 자말 머레이(25)가 각 27점, 24점씩을 책임지며 51점을 합작했다. 센터 니콜라 요키치(27)는 15점 13리바운드 14도움으로 트리플더블을 기록했다. 이 통산 79번째 트리플더블로 요키치는 윌트 체임벌린(사망)을 제치고 이 부문 단독 6위로 올라섰다.한편 이날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필라델피아의 가드 제임스 하든(33)이 오른발 힘줄 부상으로 향후 1달가량 결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든은 전날 워싱턴에 111-121로 패한 경기에서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시즌 51승 31패로 동부콘퍼런스 4위로 마감했던 필라델피아는 이번 시즌 개막 4승 5패 동부 8위로 부진하다. 팀이 고전하는 가운데 하든은 전 경기에 출전해 평균 22점 7리바운드 10도움으로 활약했다. 센터 조엘 엠비드(28)도 질병으로 3경기에 나서지 못한 가운데 필라델피아에 악재가 겹치는 모습이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2022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첫 두 경기를 1승 1패로 마무리한 키움과 SSG는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3차전을 진행한다. 양 팀이 1승 1패인 상황에서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건 이번이 17번째로 이전 16번 가운데 14번(87.5%)은 3차전 승리 팀이 결국 우승을 차지했다. 안방 팀 키움이 이 87.5%의 확률을 잡으려면 역시 이정후(24)의 부활이 필요하다. 이정후는 프로야구 정규리그(0.342)는 물론이고 포스트시즌(0.372)에서도 통산 타율 1위를 기록 중인 타자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1, 2차전에서는 타율 0.222(9타수 2안타)에 그쳤다. 플레이오프 때 타율 0.500(16타수 8안타)에 2루타 4개, 홈런 1개를 때리면서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타격감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한국시리즈 득점권 타율은 아예 0.000(3타수 무안타)이다. 3차전에서도 이정후의 타격감이 살아날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 이정후가 SSG에서 3차전 선발로 예고한 왼손 투수 오원석(21)에게 약했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정규시즌 타율 1위(0.349)를 차지했지만 오원석에게는 타율 0.231(13타수 3안타)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반대로 SSG가 3차전을 잡으려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1루수를 보고 있는 최주환(34)의 ‘가을 모드’ 발동이 필요하다. 최주환은 이번 시즌 홈런 9개 중 7개를 9월 이후에 몰아치면서 SSG가 LG의 추격을 물리치고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하는 데 앞장섰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첫 2경기에서는 5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최주환은 원래 한국시리즈에 더 강한 타자였다. 최주환은 두산 시절인 2018년 한국시리즈 때 타율 0.478(23타수 11안타)을 치면서 SSG의 전신인 SK 마운드를 ‘맹폭’했다. SSG 관계자는 “당시 느꼈던 두려움 때문에 최주환과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주환은 “(안타를) 많이는 못 치더라도 중요한 순간에 한 번이라도 쳐서 팀에 도움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우리은행이 이적(移籍) 선수 김단비(32·사진)의 활약을 앞세워 시즌 첫 경기에서 25점 차 대승을 거두고 우승 후보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우리은행은 시즌 개막전 6개 구단 선수 101명을 대상으로 한 우승 후보 설문조사에서 절반이 넘는 51표를 받아 챔피언 후보 1순위로 꼽혔다. 우리은행은 2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여자프로농구(WKBL) 안방 개막전에서 BNK를 79-54로 꺾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우리은행으로 이적한 국가대표 포워드 김단비가 3점슛 3개를 포함해 양 팀 최다인 33점을 넣으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리바운드와 도움도 4개씩 기록했다. 김단비는 이날 전반전에만 20점을 몰아쳤는데 데뷔 후 가장 많은 전반 득점이었다. 2007∼2008시즌 프로에 데뷔한 김단비는 지난 시즌까지 신한은행에서만 15시즌을 뛰었다. 김단비는 경기 후 “공격 기회가 있을 때마다 득점을 쉽게 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면서도 “경기 후반엔 손발이 맞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반성해야 할 점도 있었다”고 했다. 김단비와 동갑내기인 국가대표 가드 박혜진(32)도 2008년 데뷔 후 첫 트리플 더블을 기록하는 활약으로 승리를 거들었다. 박혜진은 11득점, 11리바운드, 10도움을 기록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51)은 시즌 첫 경기 완승을 두고 “‘김단비 효과’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 동료 선수들에게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또 “고참들이 중심을 잘 잡아줬다. 감독이 따로 할 일이 없을 정도였다. 시즌 개막전은 부담이었는데 다행”이라며 고참 선수인 김단비와 박혜진을 칭찬했다. 아산=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올해엔 좀 더 일찍 비시즌 훈련에 돌입해 타격 실력을 끌어올리겠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2년 차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김하성(27·샌디에이고)의 머릿속은 이미 내년 준비로 가득 차 있었다. 빼어난 수비 실력을 뽐내며 샌디에이고 붙박이 유격수 자리를 꿰찼지만 이 자리를 계속 유지하려면 방망이 솜씨도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하성은 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취재진과 만나 “지난해 비시즌 때 수비 훈련을 열심히 했더니 수비할 때 확실히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MLB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김하성은 내셔널리그(NL) 전체 6위에 해당하는 2.1승을 팀에 보탠 수비수다. 이 기록만 놓고 보면 이날 NL 유격수 골드글러브 수상자로 뽑힌 애틀랜타의 댄스비 스완슨(2.0승)보다 김하성이 더 좋은 수비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시즌 타율 0.251에 그친 타격은 사정이 다르다. 김하성은 “타격에서는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면서 “미국에서 (타격) 훈련을 도와준 최원제 코치(33·전 삼성)가 이달 중 입국해 국내에서 함께 훈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하성은 특히 MLB 투수들이 던지는 빠른 공에 대처할 수 있도록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근육을 키워 배트 스윙 스피드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하성은 올해 상대 투수가 던진 속구를 받아쳤을 때 타율이 0.214에 그쳤다. 김하성은 친정팀 키움을 향한 애정도 드러냈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동안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키움이 이겼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김하성은 “한국시리즈 현장을 찾아 옛 동료들을 응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정규시즌 타격 5관왕(타율, 안타, 타점, 출루율, 장타력)에 오른 후배 이정후(24)에 대해 “지금 당장 MLB에 진출해도 통할 것”이라고 칭찬하기도 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프로야구 LG의 주장 오지환(32)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유명을 달리한 팬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2일 오지환의 부인인 김영은 씨(33)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따르면 고인의 지인 한 사람이 김 씨에게 “오지환의 열렬 팬이었던 고인과 딸이 사고를 당했다. 오지환이 (이들을 위해) 기도해 주면 많이 좋아할 것”이라는 내용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에는 고인이 오지환과 함께 찍은 사진도 들어 있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오지환은 “사진을 보니 어떤 분이었는지 기억이 난다”면서 1일 부인과 함께 서울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고인의 남편 등 유족을 위로했다. 엄마와 함께 세상을 떠난 딸은 이번 참사로 세상을 떠난 156명 가운데 유일한 중학생이었다. 김 씨는 “(메시지를 받고) 마음이 먹먹해 남편도 나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면서 “고인의 남편이 ‘아내가 오 선수를 정말 좋아했다. 와줘서 감사하다’고 오열하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전했다. 김 씨는 계속해 “남편(오지환)과 마주치면 함께 사진을 찍으려고 ‘오지환 선수 사인해주세요’라는 말을 연습했다고 한다”는 사연으로 안타까움을 더한 뒤 “남편을 좋아해 주셔서 감사했다. 따님과 하늘에서 평안하시길 기도 드리겠다”고 애도를 표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김하성(27·샌디에이고)이 금의환향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2년차 일정을 마친 김하성은 2일 오전 4시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김하성은 “지난해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일 수 있어 좋았다. 개인적으로 부족한 면도 있었지만 다치지 않고 풀타임을 뛰어 좋은 경험이 됐다”며 “팀이 가을 야구에 가서 뉴욕 메츠, LA 다저스 등 강팀을 이겨서 좋았다”고 말했다.김하성은 이번 시즌 팀 주전을 꿰찼다. 대타 출전이 잦았던 지난해는 정규리그 117경기 298타석에 나섰지만 올해는 주전 유격수로 뛰며 지난해의 두 배에 가까운 582타석(150경기)을 소화했다. 부상과 금지약물 논란에 휩싸인 팀 동료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결장도 영향을 미쳤다. 김하성은 포스트시즌에서 구단 최다인 8득점 활약으로 정규리그 1위 다저스를 꺾고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NLCS) 티켓을 따는 데 힘을 보탰다.김하성은 “이번 시즌 무엇보다 골드글러브 후보에 꼽힌 것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8월 워싱턴전에서 상대 파울 타구를 펜스에 부딪히며 잡아내는 등 인상적인 수비를 선보인 김하성은 지난달 21일 수비 실력으로만 수상자를 정하는 NL 골드글러브 유격수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최종 수상자가 발표됐는데 애틀랜타의 댄스비 스완슨가 받았다. 김하성이 올해 아쉬움이 남는 부분은 타격이다. 김하성은 타율을 지난해 0.202(267타수 54안타)에서 이번 시즌 0.251(517타수 130안타)로 끌어올리며 팀 내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중 타율 2위를 기록했다. 김하성은 “타격에서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 올해는 비시즌 타격 훈련을 좀 더 일찍 시작하려 한다. 내년에는 더 좋은 기록을 기대한다”고 했다.김하성은 친정팀 키움을 향한 애정도 드러냈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시간에 진행된 키움과 SSG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키움의 승리 소식을 전해들은 김하성은 “한국시리즈 현장을 찾아 옛 동료들을 응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정규시즌 타격 5관왕(타율, 안타, 타점, 출루율, 장타력)에 오른 후배 이정후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 MLB에 진출해도 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김하성은 당초 MLB 올스타 자격으로 귀국해 국내 올스타와 맞붙는 ‘MLB 월드투어’에 참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MLB 사무국의 경기 취소로 월드투어가 무산되며 이날 혼자 귀국했다. 김하성은 내년 3월 예정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출전하는 방향으로 구단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김하성은 “(WBC에서) 일본은 꼭 이기고 싶다”며 의지를 나타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전병우(30·키움)가 2022 프로야구 개막(4월 2일) 이후 213일 만에 SSG를 맨 앞자리에서 끌어냈다. 키움은 1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7전 4승제) 1차전에서 10회초에 터진 전병우의 적시타로 정규시즌 1위 SSG에 7-6 역전승을 거뒀다. 키움이 한국시리즈에서 승리를 거둔 건 전신 넥센 시절인 2014년 4차전(11월 8일) 이후 2915일 만이다. 반면 개막일부터 시즌 종료일까지 ‘와이어 투 와이어’로 선두 자리를 지켰던 SSG는 개막 이후 처음으로 열세에 놓이게 됐다. 1차전이 무승부로 끝난 1982년을 제외하고 역대 한국시리즈 38번 가운데 1차전 패배 팀이 우승한 건 9번(23.7%)밖에 되지 않는다. 단, SSG는 전신 SK 시절인 2007년과 2008년에 1차전을 내줬지만 결국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적이 있다. 양 팀이 동점 다섯 번과 역전 세 번을 주고받은 이날의 ‘히어로’는 단연 전병우였다. 전병우는 팀이 4-5로 끌려가던 9회초 1사 2루에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 SSG 네 번째 투수 노경은(38)이 던진 시속 137km 슬라이더를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2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SSG도 지지 않았다. 9회말 곧바로 대타 김강민(40)이 한국시리즈 역대 최고령(만 40세 1개월 17일) 홈런을 쏘아 올리며 6-6 동점을 만든 것. 그러자 전병우는 10회초 2사 1, 2루 상황에서 다시 모리만도(30)를 상대로 좌전 안타를 치면서 결승 타점을 올렸다. 이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전병우는 “가장 중요한 1차전을 승리로 장식해 기쁘다. 2차전에서도 팀이 승리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강민도 10회말 다시 히어로가 될 수 있었다. 10회말 2사 1, 3루 기회에서 다시 김강민에게 타격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그러나 김강민이 키움 마무리 김재웅(24)이 던진 커브에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나면서 4시간 19분에 걸친 승부는 키움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 경기는 키움 안우진(23)과 SSG 김광현(34)의 ‘선발 빅 매치’로 관심을 모았지만 선발 자원인 요키시(33·키움)와 모리만도까지 투입한 불펜 싸움에서 승부가 갈렸다. 특히 수비 불안 탓에 점수를 내주고 강판당한 김광현과 달리 안우진은 0-1로 끌려가던 3회말 최정(35)에게 홈런을 내준 뒤 손가락 물집이 터져 마운드에서 내려가면서 향후 등판도 불투명한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인천=황규인 기자 kini@donga.com인천=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그쪽 말고 이쪽으로 와주세요.” 줄이 조금이라도 길어진다 싶으면 어김없이 안내 음성이 들렸다. 그러면 팬들은 ‘저기에도 출입문이 있었네?’ 하는 표정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바꿔 놓은 야구장 풍경이다. 1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인천 문학구장은 원래 출입구 7곳을 통해 관중이 드나든다. 이날은 만원 관중(2만2500명)에 대비해 출입구 3곳을 추가로 열었다. 정문 출입구에서 관중 출입 통제를 맡은 안전요원 이승민 씨(23)는 “평소에는 게이트 두 곳 중 한 곳은 막아 놓는데 오늘은 양쪽을 모두 열었다. 출입구마다 10명 정도의 요원을 투입해 밀집이 덜한 쪽으로 관중을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전 중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안전요원도 평소 100명에서 230명으로 늘렸다. 안전요원 지원근 씨(22)는 “어제 4시간 동안 안전 교육을 받았고 오늘도 1시간 추가 교육을 받았다”면서 “담당 구역인 4층 관중석은 경사가 가파르다. 평소에는 안전요원 4, 5명이 이 구역을 책임졌는데 오늘은 30명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경기 종료 후 관중 퇴장 계획도 미리 짰다. 구장 안전 관리를 맡고 있는 이종훈 SSG 사업담당(50)은 “보통 경기가 끝나면 이긴 팀이 축하 행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패한 팀 팬이 먼저 나가는데 이번에는 (국가애도기간이라) 축하 행사를 하지 않기로 해 관중이 한꺼번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면서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경찰 300명과 119구급차 2대, 소방차 1대를 더 배치했고, 병원에서 의사 1명도 지원받았다”고 말했다. 국가애도기간에 열린 이날 경기는 1997년 해태와 LG의 한국시리즈 4차전 이후 25년 만에 시구 행사 없이 시작됐다.인천=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스페인 출신 강호 다비드 마르티네스(31·크라운해태)가 프로당구(PBA) 세 번째 우승컵을 차지했다. 마르티네스는 지난달 31일 경기 고양시 빛마루 방송센터에서 열린 휴온스 챔피언십 결승에서 김영섭(47)에게 4-3(14-15, 15-3, 13-15, 11-15, 15-5, 15-8, 11-7) 역전승을 거두고 정상에 올라 상금 1억 원을 챙겼다. PBA 개인 세 번째 우승으로 벨기에 출신 ‘당구 황제’ 프레드리크 쿠드롱(54·웰컴저축은행)의 6회에 이어 최다 우승 랭킹 2위다. 4강에서 쿠드롱을 격파하고 결승에 오른 마르티네스는 “4강 이후 주어진 시간이 2시간뿐이라 30분 정도 침대에 누워 체력을 보충하려 노력했다”며 “결혼 후 아내 앞에서 처음 한 우승이라 의미가 컸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결혼한 마르티네스는 그해 9월 TS샴푸 챔피언십에서 개인 두 번째 우승을 일궜지만 당시 아내는 스페인에 있어 그 장면을 직접 보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첫 우승에 도전했던 김영섭은 과거 교통사고로 장애 등급을 받고 장애인 전국체전에 출전한 경력이 있다. 김영섭은 “장기전을 치르면 다리가 조금 붓지만 큰 불편은 없다. 평생 당구를 칠 것이니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 우승할 것”이라며 다음 대회를 기약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모든 게 정반대였다. 단, 한국시리즈 승리를 향한 열망과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추모하는 마음은 같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2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개막을 하루 앞둔 31일 양 팀 감독과 대표 선수 각 2명이 참석한 가운데 인천 문학종합경기장에서 미디어데이를 진행했다. 원래 이 자리는 양 팀 선수들이 ‘입심’을 자랑하는 즐거운 무대지만 이날은 엄숙함이 먼저였다. 김원형 SSG 감독은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모자를 벗고 허리를 숙였고, 홍원기 키움 감독도 “유가족의 마음을 어떻게 이해하고 위로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상대에게 우승을 양보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정규시즌을 1위로 마친 김 감독이 “(정규시즌 종료 후 23일간) 선수들이 체력을 회복했고 자신감을 얻었다. 꼭 팬들께 우승으로 보답하겠다”고 하자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결국 팀을 한국시리즈까지 이끈 홍 감독은 “좋은 에너지로 여기까지 왔다. 그 시간이 헛되지 않도록 멋있는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마무리 투수, 홍 감독은 4차전 선발 투수를 가장 큰 고민거리로 꼽은 것도 차이점이었다. 양 팀 대표 선수의 ‘선전포고문’도 반대 방향을 향했다. 올해 한국시리즈 엔트리 평균 나이가 27.2세인 키움 대표 이정후(24)가 “패기를 보여드리겠다”고 하자 SSG(평균 30.5세) 대표 한유섬(33)은 “‘짬’(경험)이 무엇인지 보여드리겠다”고 맞섰다. 양팀 평균 3.3세 차이는 역대 한국시리즈 가운데 가장 크다. 키움의 한국시리즈 출장자 명단 30인 가운데는 이용규(37), 이지영(36)만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있는 반면 SSG에서는 30명 중 16명이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받은 적이 있다. 이정후가 “7차전까지 가고 싶다”고 하자 한유섬은 “확실히 젊은 친구가 체력이 좋은 것 같다. 5차전 안에 승부를 끝내겠다”고 받아쳤다. 1차전 선발 투수도 정반대였다. SSG는 이번이 한국시리즈 11번째 등판인 베테랑 왼손 투수 김광현(34)을, 키움은 이번이 한국시리즈 첫 선발 등판인 오른손 영건 안우진(23)을 선발로 각각 예고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 투수가 열한 살 이상 차이가 나는 건 SSG의 전신인 SK 시절 김광현과 두산 랜들(45)이 맞대결을 펼친 2008년 이후 14년 만이다. ‘토종’ 투수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선발 맞대결을 벌이는 건 2013년 이후 9년 만이다. 한편 KBO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 국가 애도 기간인 한국시리즈 1∼4차전(1∼5일) 동안 경기 시작 전 시구를 하지 않는 등 사전 행사를 최소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기간 치어리더가 응원단에 오르지 않으며 앰프와 축포도 사용하지 않는다. 또 선수단과 심판 전원은 모자 왼쪽에 애도 리본을 부착하고 경기에 나서기로 했다. 1차전 시작 전에는 묵념도 진행한다. 인천=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이제야 선수로서의 경력이 빛을 발하는 느낌이다.” 특정 스포츠 분야의 최다 우승 기록을 세운 선수가 이런 말을 하면 문장 그 자체의 의미보다는 겸양의 표현으로 들릴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여자프로당구(LPBA) 김가영(39·하나카드)이 30일 경기 고양시 빛마루 방송센터에서 열린 휴온스 챔피언십 결승 우승으로 LPBA 최다 우승 타이 기록(4회)을 세우며 이 말을 꺼냈을 때 겸손의 의미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김가영이 걸어온 길이 이를 증명한다. 포켓볼 선수 출신인 김가영은 프로당구(PBA)가 출범한 2019~2020시즌 3쿠션 전향과 함께 LPBA에 입성해 그해(2019년) 개인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이후 748일간 무관에 그치며 LPBA 최다 준우승(3회)이란 달갑지 않은 기록을 세웠다. 이에 대해 김가영은 “나는 구력이 짧다. 3쿠션 경험을 많이 못했다. 포켓볼과 3쿠션은 경기 운영과 스타일, 템포, 루틴 등에서 (다르게) 생각할 것들이 굉장히 많은데 그런 것들을 얼마나 바꿀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헛되이 보낸 시간은 아니었다. 지난 시즌 6차 대회인 1월 NH농협카드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3월 왕중왕전과 이날 열린 새 시즌 4차 대회까지 올해에만 세 차례 우승을 휩쓸었다. 김가영은 “그동안 했던 고민들이 계속 응집되면서 올해 초부터 정리되기 시작했다. 포켓볼을 할 때 내 장점이었던 ‘중요한 순간의 폭발력’이 이제 3쿠션에서도 나오고 있다”며 기뻐했다. 김가영은 그 폭발력을 이번 대회에서 가감없이 보여줬다. 결승 상대는 이미래(26·TS샴푸·푸라닭)와 LPBA 최다 우승 타이 기록 보유자인 임정숙(36·크라운해태)이었다. 세트 스코어 1승 1패로 맞이한 3세트가 승부처였다. 3-3으로 맞선 4이닝 임정숙이 공타로 물러나자 김가영은 4이닝 3득점 뒤 5이닝 뱅크샷 4점을 포함한 5점을 몰아치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3승 1패에서 시작한 5세트 위기의 순간에도 김가영은 집중력을 발휘했다. 7-1로 앞서던 김가영은 이후 임정숙의 연속 득점에 9-7까지 쫓겼다. 8이닝 1득점 후 긴장되는 챔피언 포인트에서 김가영은 눈을 감고 호흡을 가다듬은 뒤 끝내 득점에 성공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세트 스코어 4-1(11-6, 10-11, 11-3, 11-1, 11-7)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김가영은 “앞으로 ‘몇 번을 우승해야지’하는 생각은 없다”면서도 “자타공인 최고의 당구 선수가 되고 싶다. 내 경기를 보는 누구든 ‘김가영 경기는 승패를 떠나 정말 재밌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재키 로빈슨(1919∼1972)이 1947년 브루클린 다저스(현 LA 다저스)에 입단하면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인종 차별 정책이 막을 내렸다. 다저스가 그해 곧바로 내셔널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월드시리즈도 아프리카계 미국인에게 문을 열었다. 이후 1950년 딱 한 차례 예외를 제외하면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뛰지 않은 월드시리즈는 없었다. 71년간 이어졌던 이 기록이 올해 막을 내린다. 올해 시리즈 개막을 하루 앞둔 28일 휴스턴과 필라델피아가 제출한 월드시리즈 출전 명단에 아프리카계 미국인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휴스턴 외야수 마이클 브랜틀리(35)가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양 팀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상태였지만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전력에서 빠진 지 오래다. 미국에서 태어난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는 유일하게 MLB 사령탑에 앉아 있는 더스티 베이커 휴스턴 감독(73)은 “야구계가 걱정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베이커 감독은 백인계 미국인들이 아프리카계 미국인들과 악수하는 걸 꺼리는 데 대한 반발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사이에서 유행했던 ‘하이파이브’를 MLB 경기장에서 처음 선보인 인물이기도 하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가운데 MLB 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건 베이커 감독과 일본 오키나와가 고향인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50) 둘뿐이다. 미국야구연구협회(SABR)에 따르면 베이커 감독이 하이파이브를 처음 선보인 1977년에는 전체 메이저리거 가운데 17.9%가 흑인이었다. 올해 개막일 기준으로 이 비율은 7.2%로 줄었다. 미국 언론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스포츠 유망주 대부분이 야구 대신 농구나 미식축구를 선택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아프리카계 미국인 사회에서도 야구 인기가 떨어지면서 MLB 전체 인기가 떨어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베이커 감독은 저스틴 벌랜더(39)를 월드시리즈 1차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이로써 벌랜더는 2000년대와 2010년대에 이어 2020년대에도 월드시리즈 경기에서 선발 등판하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MLB 역사상 이렇게 세 차례 10년대(decade)에 걸쳐 월드시리즈 선발 등판 기록을 남긴 건 벌랜더와 로저 클레먼스(60) 둘뿐이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사랑해요∼ LG∼.” 2022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4차전이 끝난 뒤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빠져나가던 키움 팬 사이에서는 이 CM송이 흘러 나왔다. 키움 팬으로서는 “고마워요 LG”까지 외칠 만한 결과였다. 정규리그 3위 키움은 28일 열린 이 경기에서 2위 LG에 4-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키움은 1차전을 내준 뒤 내리 3연승을 거두면서 2019년 이후 3년 만이자 2008년 창단 이후 세 번째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게 됐다. 2014년과 2019년 한국시리즈에서 모두 패한 키움은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한국시리즈 우승이 없는 한을 풀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승부가 갈린 건 1-1 동점이던 3회말이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키움 5번 타자 푸이그(32)는 LG 선발 켈리(33)를 상대로 비거리 130m짜리 역전 결승 1점 홈런을 날렸다. 푸이그는 LG 세 번째 투수 정우영(23)을 상대한 7회말 1사 1, 3루 상황에서도 방망이가 부러지는 가운데 쐐기 중전 적시타를 치면서 3-1 리드를 안겼다. 푸이그는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시리즈 전체 MVP는 PO 4경기에서 타율 0.500(16타수 8안타)을 기록한 이정후(24)에게 돌아갔다. 이정후는 “3년 전 한국시리즈 때는 팬 여러분께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지 못했는데, 올해는 꼭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겠다”면서 자기 이름을 연호하는 관중석을 향해 “즐기자!”고 외쳤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선수들이 (포스트시즌 9경기를 치렀지만) 지쳤다기보다 좋은 흐름을 탔다고 본다. 남은 에너지를 한데 모아 한국시리즈에서 실컷 즐겨보겠다”고 말했다. 키움은 정규시즌 전체 720경기 중 719경기가 끝났을 때까지도 최종 순위를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3위 다툼을 벌이던 KT가 720번째 경기에서 이기면 4위, 지면 3위였기 때문이다. KT의 이 경기 상대였던 LG가 9회말 2사 이후 끝내기 승리를 거두면서 키움은 3위를 확정했다. LG가 키움에 준플레이오프(준PO) 직행 티켓을 선물한 셈이다. 그리고 이날 결국 한국시리즈행 티켓까지 키움에 넘겨주고 말았다. ‘계단식’으로 포스트시즌 경기를 진행한 32년 가운데 정규리그 2위 팀이 아니라 준PO 승리 팀이 한국시리즈에 오른 건 이번이 16번째다. 특히 2019년 키움을 시작으로 최근 4년 동안에는 전부 준PO 승리 팀이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정규시즌 1위 팀 SSG와 키움이 맞붙는 올해 한국시리즈 1차전은 다음 달 1일 오후 6시 30분 인천 문학구장에서 막을 올린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재키 로빈슨(1919~1972)이 1947년 브루클린 다저스(현 LA 다저스)에 입단하면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인종 차별 정책이 막을 내렸다. 다저스가 그해 곧바로 내셔널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월드시리즈도 아프리카계 미국인에게 문을 열었다. 이후 1950년 딱 한 차례 예외를 제외하면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뛰지 않은 월드시리즈는 없었다. 71년간 이어졌던 이 기록이 올해 막을 내린다. 올해 시리즈 개막을 하루 앞둔 28일 양 팀이 제출한 월드시리즈 출전 명단에 아프리카계 미국인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휴스턴 외야수 마이클 브랜틀리(35)가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양 팀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상태였지만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전력에서 빠진 지 오래다. 미국에서 태어난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는 유일하게 MLB 사령탑에 앉아 있는 더스티 베이커 휴스턴 감독(73)은 “야구계가 걱정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베이커 감독은 백인계 미국인들이 아프리카계 미국인들과 악수하는 걸 꺼리는 데 대한 반발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사이에서 유행했던 ‘하이파이브’를 MLB 경기장에서 처음 선보인 인물이기도 하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가운데 MLB 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건 베이커 감독과 일본 오키나와가 고향인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50) 둘뿐이다. 미국야구연구협회(SABR)에 따르면 베이커 감독이 하이파이브를 처음 선보인 1977년에는 전체 메이저리거 가운데 17.9%가 흑인이었다. 올해 개막일 기준으로 이 비율은 7.2%로 줄었다. 미국 언론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유망주 대부분이 야구 대신 농구나 미식축구를 선택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아프리카계 미국인 사회에서도 야구 인기가 떨어지면서 MLB 전체 인기가 떨어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베이커 감독은 저스틴 벌랜더(39)를 1차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이로써 벌랜더는 2000년대와 2010년대에 이어 2020년대에도 월드시리즈 경기에서 선발 등판하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MLB 역사상 이렇게 세 차례 10년대(decade)에 걸쳐 월드시리즈 선발 등판 기록을 남긴 건 벌랜더와 로저 클레먼스(60) 둘뿐이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미국프로농구(NBA) 역대 최다 우승 17회 팀인 LA 레이커스가 시즌 개막 후 4경기째 승리를 신고하지 못했다. 레이커스의 개막 4연패는 7년 만이다. 레이커스는 27일 덴버와의 2022∼2023시즌 NBA 정규리그 방문경기에서 99-110으로 패했다. 이로써 레이커스는 19일 디펜딩 챔피언 골든스테이트와의 개막전부터 4경기를 내리 졌다. 레이커스의 개막 4연패는 2015∼2016시즌 이후 7년 만이다. 2015∼2016시즌은 헬기 추락 사고로 숨진 코비 브라이언트(1978∼2020)가 은퇴한 시즌으로 당시 레이커스는 서부콘퍼런스 15개 팀 중 최하위를 했다. 2014∼2015시즌의 5연패가 레이커스의 개막 후 최다 연패 기록이다. 27일 현재 NBA 전체 30개 팀 가운데 1승도 거두지 못한 팀은 레이커스(4패), 새크라멘토(3패), 올랜도(5패) 세 팀뿐이다. 레이커스는 27일 상대 팀 센터 니콜라 요키치를 막지 못해 시즌 첫 승 신고에 실패했다. 지난 시즌까지 두 시즌 연속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세르비아 출신 센터 요키치는 31득점, 13리바운드, 9도움, 4가로채기의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NBA를 대표하는 간판스타인 ‘킹’ 르브론 제임스는 이날 19점을 넣는 데 그쳤다. 제임스가 이번 시즌 개막 후 10점대 득점을 기록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앞선 3경기에서는 평균 27.3점을 넣었다. 제임스는 “앞으로는 득점 기회가 온다면 더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했다. 다빈 햄 레이커스 감독은 “지금까지 4경기를 모두 패한 건 끔찍한 경험이었다”면서도 “아직 78번의 경기가 남아 있다. 팀을 바로잡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레이커스는 29일 미네소타를 상대로 시즌 첫 승에 도전한다. 이날 동부콘퍼런스의 올랜도는 클리블랜드에 92-103으로 져 개막 후 5연패를 당했다. 올랜도는 29일 샬럿과의 경기에서도 패하면 구단 역대 최다인 개막 후 6연패(1990∼1991시즌)와 타이를 이루게 된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미국프로농구(NBA) 역대 최다 우승 팀인 LA 레이커스가 시즌 개막 후 4경기째 승리를 신고하지 못했다. 레이커스의 개막 4연패는 7년 만이다. 레이커스는 27일 덴버와의 2022~2023시즌 NBA 정규리그 방문경기에서 99-110으로 패했다. 이로써 레이커스는 19일 디펜딩 챔피언 골든스테이트와의 개막전부터 4경기를 내리 졌다. 레이커스의 개막 4연패는 2015~2016시즌 이후 7년 만이다. 2015~2016시즌은 헬기 추락 사고로 숨진 코비 브라이언트(1978~2020)가 은퇴한 시즌으로 당시 레이커스는 서부 콘퍼런스 15개 팀 중 최하위를 했다. 2014~2015시즌의 5연패가 레이커스의 개막 후 최다 연패 기록이다. 27일 현재 NBA 전체 30개 팀 가운데 1승도 거두지 못한 팀은 레이커스(4패)와 새크라멘토(3패) 올랜도(5패) 세 팀뿐이다. 레이커스는 27일 상대 팀 센터 니콜라 요키치를 막지 못해 시즌 첫 승 신고에 실패했다. 지난 시즌까지 두 시즌 연속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세르비아 출신 센터 요키치는 31득점, 13리바운드, 9도움, 4가로채기의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NBA를 대표하는 간판 스타인 ‘킹’ 르브론 제임스는 이날 19점을 넣는데 그쳤다. 제임스가 이번 시즌 개막 후 10점대 득점을 기록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앞선 3경기에서는 평균 평균 27.3점을 넣었다. 제임스는 “앞으로는 득점 기회가 온다면 더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했다. 다빈 햄 레이커스 감독은 “지금까지 4경기를 모두 패한 건 끔찍한 경험이었다”면서도 “아직 78번의 경기가 더 남아 있다. 팀을 바로잡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레이커스는 29일 미네소타를 상대로 시즌 첫 승에 도전한다. 이날 동부콘퍼런스의 올랜도는 클리블랜드에 92-103으로 져 개막 후 5연패를 당했다. 올랜도는 29일 샬럿과의 경기에서도 패하면 구단 역대 최다인 개막 후 6연패(1990~1991시즌)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뛴 선수라면 누구나 상대가 안우진(23·키움)이라는 말을 들으면 긴장하는 게 당연한 일이다. 타자든 투수든 마찬가지다. 안우진은 이번 시즌 평균자책점(2.11)과 탈삼진(224개)에서 리그 1위에 올랐고 다승에서도 15승(8패)으로 LG 플럿코(31)와 함께 공동 2위에 자리했다. 그러나 정규시즌도 아니고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3차전에서 안우진과 선발 맞대결을 벌이게 된 LG 김윤식(22)은 “부담은 없다. 평소 하던 대로 하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정규시즌에 8승 5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한 왼손투수인 그는 “막상 경기에 나서면 재미있을 것 같다”며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1승 1패로 양팀이 맞선 상황에서 3차전 선발로 나서는 김윤식이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던 제일 큰 이유는 키움 상대 성적이 좋다는 점이다. 김윤식은 정규시즌에 키움을 상대로 4차례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2.38을 기록했다. 특히 고척에서 치른 3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이 1.04밖에 되지 않았다. 김윤식은 “고척에서 던지는 게 좋다. 마운드의 높이나 단단함이 내게 알맞다”고 말했다. 물론 정규시즌 상대 전적으로 포스트시즌 결과를 예단할 순 없다. 김윤식은 2020년과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두 차례 구원 등판해 1이닝 2실점(1자책점)을 기록한 게 ‘가을 야구’ 경험의 전부다. 포스트시즌 첫 선발 등판부터 안우진과 맞대결을 벌이게 된 것이다. 안우진은 가을 야구 경험도 풍부하다. 총 17경기에 나서 41이닝 동안 5승 2홀드 평균자책점 2.20을 기록했다. 이 중 세 번은 선발 등판이었다. LG와의 정규시즌 맞대결 성적도 1승 1패 평균자책점 1.89로 좋다. 그런데도 안우진은 김윤식과 달리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안우진은 “(시즌 중) LG전 왼손 타자 상대 기록이 좋게 나왔다”면서도 “올해 LG전에 3경기만 등판했다. 많이 만난 게 아니라 (내가) 강하다고 하기 어렵다. 후회가 남지 않게 던지겠다”고 말했다. 안우진은 올해 정규시즌에 LG 왼손 타자를 피안타율 0.156으로 막았지만 오른손 타자에게는 0.308로 약했다. 재미있는 건 3차전 승부가 한국시리즈행 진출에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5전 3승제로 진행한 PO가 1승 1패인 상태로 3차전을 치른 건 총 14번이었다. 이 중 절반인 7번은 3차전 승리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나머지 7번은 3차전 패배 팀이 결국 한국시리즈에 올랐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취득을 1년 앞두고 있던 오른손 투수 박세웅(27·사진)이 프로야구 롯데와 비(非)FA 다년 계약을 맺었다. 롯데는 “박세웅과 5년 총액 90억 원(연봉 70억 원, 옵션 20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26일 발표했다. 박세웅은 “다년 계약을 먼저 제시해 준 구단에 감사드린다. 롯데 유니폼을 계속 입고 뛸 수 있어 기쁘다. 구단이 나를 믿어준 만큼 책임감을 갖고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군 미필인 박세웅이 계약 기간 내 입대할 경우 계약 만료 기한은 군 복무 기간만큼 미뤄진다. 대구 경북고를 졸업한 박세웅은 2014년 신생팀 KT의 특별 1차 지명을 받아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그러나 KT에서는 1군 경기에 6번 등판해 승리 없이 4패만 남긴 뒤 2015년 5월 2일 롯데로 트레이드됐다. 롯데에서는 190경기에 나와 53승 66패 평균자책점 4.75를 기록했으며 최근에는 2년 연속으로 10승을 거두면서 ‘안경 에이스’라는 별명도 얻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7월 FA가 아닌 선수도 다년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후 SSG와 삼성에서 총 5명이 비FA 다년 계약을 맺었으며 롯데에서 이런 계약을 맺은 건 박세웅이 처음이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시즌이 끝난 뒤에 오늘의 평가가 옳았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게 하겠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24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여자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우승 후보) 1순위라니 기분은 좋다”며 이렇게 말했다. 새 시즌 우승 후보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것에 대한 반응이었다. 이날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7∼16일 6개 구단 선수와 농구 팬, 미디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우리은행이 우승 후보 1순위였다. 6개 팀 선수 101명 중 절반이 넘는 51명(50.5%)이 우리은행을 우승 후보로 꼽았다. 미디어 관계자는 36명 중 23명(63.9%)이, 농구 팬들은 322명 가운데 108명(33.5%)이 우리은행의 우승을 예상했다. 지난 시즌 우리은행은 챔피언결정전에서 KB국민은행에 3경기를 내리 패하면서 리그 3연패를 놓쳤다. 하지만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신한은행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국가대표 포워드 김단비를 영입하면서 우승 후보 1순위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은행은 박혜진 박지현(이상 가드) 김단비 최이샘(이상 포워드)이 버티는 국가대표 라인업을 구성했다. 김단비는 새 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에서도 1순위로 꼽혔다. ‘디펜딩 챔피언’ KB국민은행의 국가대표 센터 박지수가 새 시즌 초반 팀에 합류하지 못하는 것도 우리은행이 압도적인 우승 후보로 평가되는 이유다. 박지수는 올해 7월 공황장애 진단을 받고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김완수 KB국민은행 감독은 “(박)지수의 팀 합류 시기는 아직 알 수 없다”고 했다. 2022∼2023시즌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는 30일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내년 3월 3일까지 팀당 30경기를 치른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