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윤종

유윤종 전문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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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음악 분야를 전담하고 있습니다. '푸치니:토스카나의 새벽을 무대에 올린 오페라의 제왕' '클래식, 비밀과 거짓말' 등의 책을 썼습니다.

gustav@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음악67%
칼럼10%
문학/출판10%
문화 일반7%
연극3%
기타3%
  • 바이올리니스트 김응수 “세상 떠난 피아니스트 아내 대신 무대 섭니다”

    “안녕하세요, 김응수입니다. 30일 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제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합니다. 이번 연주는 제 인생과 예술의 동반자였던 피아니스트 고(故) 채문영의 독주회로 예정되어 있던 연주였습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응수 씨(47)의 지인들은 25일 이렇게 시작되는 문자를 받았다. 깜짝 놀란 사람도 적지 않았다. 피아니스트 채문영 씨는 올해 4월 9일 암투병 끝에 향년 45세로 세상을 떠났다.김 씨는 2021년 아내 채 씨의 반주로 앨범 ‘다스 레벤(삶)’을 발매하면서 당시까지의 이야기를 털어놓은 바 있다. 서울예고 선후배인 두 사람은 유학 중이던 2003년 결혼했다. 김 씨가 2004년 스페인 마리아 카날스 듀오 소나타 부문에 갓 결혼한 아내와 함께 나간 건 생활비가 모자라 상금이 절실했기 때문이었다. 1등 상금을 손에 쥐었지만 김 씨는 안면 마비로 유럽 일정을 포기했다. 2012년 한양대 교수가 돼 안정된 삶을 찾았지만 채 씨에게 암이 찾아왔다. ‘다스 레벤’ 발매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남편을 반주했던 채 씨는 당시까지는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다. 이들의 지인들은 “두 사람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삶과 예술에서 서로를 버텨왔다”며 안타까워했다. 채 씨의 타계로 예정됐던 독주회 대관은 취소됐지만 김응수는 수시대관을 신청해 같은 날 자신과 아내의 팬들을 만나게 됐다. 김 씨는 “누구나 다 겪을 일이겠지만 저에겐 너무 이르게 찾아왔습니다. 연주 수익금과 모든 후원금은 장학금으로 기부될 예정입니다”라고 문자에 남긴 글을 맺었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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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게 베토벤은 혁명이자 인간적 작곡가”

    “60회째 완주라고 해서 ‘완성’이란 의미는 전혀 없습니다. 베토벤은 늘 새로우니까요.” 현존 베토벤 피아노 음악 해석의 1인자로 불리는 오스트리아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77)는 28일 서울 강남구 오드포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2곡 전곡을 7월 9일까지 7회의 콘서트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쳐놓는다. 해외 아티스트가 이처럼 장기간에 걸쳐 특정 작곡가의 소나타 전곡을 연주하는 일은 국내 공연 사상 유례 없는 일이다. 구약성서 격인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과 대비해 ‘피아노의 신약성서’로 불리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은 전체 길이만 10시간에 달하고 각각의 작품이 뚜렷한 개성을 갖고 있어 단기간의 집중 연주는 해외에서도 드문 일로 꼽힌다. 부흐빈더는 1970년 이후 지금까지 세계 각지에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시리즈를 59회 선보여 왔다.● “베토벤 소나타는 인생 각 단계의 감정 반영”콘서트 첫날인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부흐빈더는 “내게 베토벤은 혁명이자 인간적인 면을 지닌 작곡가”라고 말했다. “어릴 때 자란 방에는 작은 피아노가 있었고 그 위에 라디오, 그 위에 베토벤의 얼굴을 담은 장식품이 있었습니다. 그 방의 기억이 평생 저를 따라다녔죠.” 상상일지라도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24시간 동안 베토벤의 방에 안 보이는 채 앉아서 베토벤이 뭘 하는지 관찰하고 싶다”고 했다. “베토벤의 모든 소나타가 인생 각 단계의 감정을 담고 있습니다. 사랑과 분노, 유머도 있죠.” 그는 베토벤이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한 작곡가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소나타 27번에선 한 악장에 여덟 번이나 템포를 바꾸기도 했어요. 만약 그의 작품을 평면적으로 연주한다면 가장 나쁜 일이 될 겁니다.”● 내한 공연 여덟 번, 내년 협주곡 전곡 연주부흐빈더는 2012년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월광’ ‘비창’ ‘열정’ 등 베토벤 유명 피아노소나타로 첫 내한공연을 연 이후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일곱 차례나 한국 무대에 섰다. 그는 “한국에 오는 건 즐거운 경험이다. 젊고 열정적인 청중에 늘 감탄한다”고 말했다. 베토벤에 대한 그의 열정은 ‘꼼꼼한 연구’가 동반되기로 유명하다.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전곡의 서로 다른 편집 악보 39가지를 소장하고 있는 그는 “리스트의 판본이 가장 완벽하다. 아무 실수 없이 베토벤 그대로를 악보에 옮겼다”고 말했다. 그는 베토벤과의 정신적 유대를 담은 ‘나의 베토벤-거장과의 삶’, 디아벨리 변주곡에 대한 이야기 등을 담은 ‘마지막 왈츠’ 등의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이번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리사이틀은 28일에 이어 30일, 7월 1, 6, 7, 8, 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을 주최한 공연기획사 빈체로는 내년에 부흐빈더가 직접 지휘하고 피아노 솔로도 맡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곡 전곡 공연을 해외 오케스트라 협연으로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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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색다른 쇼팽과 차이콥스키가 온다… “듣는 재미가 있을 것”

    “쇼팽 피아노협주곡 2번인데 현악 대신 클라리넷 독주로 시작하네?” “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 모음곡인데 ‘어린 백조들의 춤’이 없다고?” 러시아 지휘자 미하일 플레트뇨프의 손길로 새롭게 탄생한 명곡들이 서울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에서 선을 보인다.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29, 30일 열리는 ‘미하일 플레트뇨프와 선우예권’ 콘서트다. 1990년 러시아 최초의 민간 교향악단인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를 창단해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로 성장시킨 플레트뇨프가 지휘봉을 들고, 2017년 밴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자인 선우예권이 쇼팽 피아노협주곡 2번을 협연한다.● 관현악을 새롭게 바꾼 쇼팽 피아노협주곡 2번쇼팽의 피아노협주곡 2번은 그가 폴란드 바르샤바 음악원에 재학 중이던 19세 때 작곡한 곡이다. 당시 쇼팽은 이미 피아노 연주와 작곡에서 달인의 경지에 올랐지만 오케스트라 파트를 쓰는 데는 능통하지 못해 이후 ‘반주부가 매끄럽지 못하다’는 지적이 자주 나왔다. 피아니스트 알프레드 코르토가 1935년 협주곡 2번의 관현악 파트를 새롭게 써서 선보이기도 했다. 피아니스트 또는 지휘자로 쇼팽의 두 협주곡을 연주해 온 플레트뇨프는 2017년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피아니스트 다닐 트리포노프 협연으로 새 앨범을 녹음하면서 두 곡의 관현악 파트를 새롭게 편곡했다. 플레트뇨프는 최근 서울시립교향악단과의 인터뷰에서 “쇼팽의 원곡과 연주를 더욱 놀랍고 빛나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원곡과 다른 점을 찾아보며 듣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7년 앨범에서 피아노를 연주한 트리포노프는 “오케스트라와 피아노의 대화가 오리지널 버전보다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새로 선곡한 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 모음곡콘서트 메인 곡인 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 모음곡은 원래 차이콥스키가 오리지널 발레 공연에서 연주된 하이라이트 6곡을 직접 발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에 연주되는 모음곡은 플레트뇨프가 새로 구성한 ‘플레트뇨프 특별 편집판’이다. 차이콥스키가 뽑은 모음곡과 같이 6곡으로 되어 있지만 극의 전개와 관련이 적은 ‘어린 백조들의 춤’ ‘헝가리 춤’ 등을 제외하고 원작 발레의 줄거리 전개에 초점을 맞췄다. 플레트뇨프는 “무대용 발레를 요약한 버전으로 보면 된다. 작품에서 묘사되는 드라마를 기대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차이콥스키에 애정이 깊은 플레트뇨프는 차이콥스키의 다른 발레인 ‘호두까기 인형’ 모음곡을 피아노용으로 편곡해 세계 곳곳에서 연주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콘서트 첫 곡은 쇼팽의 피아노곡 네 곡을 러시아 작곡가 알렉산드르 글라주노프가 관현악곡으로 편곡한 ‘쇼피니아나’ 모음곡이다. 이 곡은 전설적 안무가 세르게이 댜길레프가 1909년 파리에서 발표한 발레 ‘레 실피드’의 모체가 됐지만 ‘쇼피니아나’에 있던 여러 곡들이 ‘레 실피드’에서는 다른 작곡가가 편곡한 다른 곡으로 교체됐고 원작 격인 ‘쇼피니아나’는 오히려 생소한 편이다. 플레트뇨프가 손본 것은 아니지만 콘서트 중반 이후 연주될 두 곡과 함께 ‘알려진 명곡의 새로운 면모’를 전달하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이번 콘서트는 지휘자 플레트뇨프의 지명도와 ‘알려진 곡들의 새로운 모습’이라는 호기심 때문에 합창석까지 전석 매진된 상태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기존 티켓 구입자가 표를 취소할 가능성도 있기에 취소 표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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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조의 호수 모음곡, 쇼팽 협주곡… 새로운 색깔로 듣는다

    “쇼팽 피아노협주곡 2번인데 현악 대신 클라리넷 독주로 시작하네?”“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 모음곡인데 ‘어린 백조들의 춤’이 없다고?” 러시아 지휘자 미하일 플레트뇨프의 손길로 새롭게 탄생한 명곡들이 서울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에서 선을 보인다. 29, 30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미하일 플레트뇨프와 선우예권’ 콘서트다. 1990년 러시아 최초의 민간 교향악단인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를 창단해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로 성장시킨 플레트뇨프가 지휘봉을 들고, 2017년 밴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자인 선우예권이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한다. ●관현악을 새롭게 바꾼 쇼팽 피아노협주곡 2번 쇼팽의 피아노협주곡 2번은 쇼팽이 폴란드 바르샤바 음악원 재학 중이던 19세에 작곡한 작품이다. 당시 쇼팽은 이미 피아노 연주와 작곡에 달인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오케스트라 파트를 쓰는 데는 능통하지 못해 이후 ‘반주부가 매끄럽지 못하다’는 지적이 자주 나왔다. 피아니스트 알프레드 코르토가 1935년 협주곡 2번의 관현악 파트를 새롭게 써서 선보이기도 했다. 피아니스트 또는 지휘자로 쇼팽의 두 협주곡을 연주해 온 플레트뇨프는 2017년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피아니스트 다닐 트리포노프 협연으로 새 앨범을 녹음하면서 두 곡의 관현악 파트를 새롭게 편곡했다. 플레트뇨프는 최근 서울시립교향악단과의 인터뷰에서 “쇼팽의 원곡과 연주를 더욱 놀랍고 빛나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원곡과 다른 점을 찾아보며 듣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7년 앨범에서 피아노를 연주한 트리포노프는 “오케스트라와 피아노의 대화가 오리지널 버전보다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새로 선곡한 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 모음곡 콘서트 메인곡인 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 모음곡은 차이콥스키 자신이 오리지널 발레에서 하이라이트 6곡을 발췌한 곡이 알려져 있다. 이번에 연주되는 모음곡은 플레트뇨프가 새로 구성한 ‘플레트뇨프 특별 편집판’이다. 차이콥스키가 뽑은 모음곡과 같이 6곡으로 되어있지만 극의 전개와 관련이 적은 ‘어린 백조들의 춤’ ‘헝가리 춤’ 등을 제외하고 원작 발레의 줄거리 전개에 초점을 맞췄다. 플레트뇨프는 “무대용 발레를 요약한 버전으로 보면 된다. 작품에서 묘사되는 드라마를 기대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차이콥스키에 애정이 깊은 플레트뇨프는 차이콥스키의 다른 발레인 ‘호두까기 인형’ 모음곡을 피아노용으로 편곡해 세계 곳곳에서 연주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콘서트 첫 곡은 쇼팽의 피아노곡 네 곡을 러시아 작곡가 글라주노프가 관현악곡으로 편곡한 ‘쇼피니아나’ 모음곡이다. 이 곡은 전설적 안무가 디아길레프가 1909년 파리에서 발표한 발레 ‘레 실피드’의 모체가 됐지만 ‘쇼피니아나’에 있던 여러 곡들이 ‘레 실피드’에서는 다른 작곡가가 편곡한 다른 곡으로 교체됐고 원작 격인 ‘쇼피니아나’는 오히려 생소한 편이다. 플레트뇨프가 손본 것은 아니지만 콘서트 중반 이후 연주될 두 곡과 함께 ‘알려진 명곡의 새로운 면모’를 전달하는 점에서 공통된다. 서울시향은 이번 콘서트가 지휘자 플레트뇨프의 지명도와 ‘알려진 곡들의 새로운 모습’이라는 호기심 때문에 합창석까지 전석 매진됐지만 기존 티켓 구입자가 반환한 표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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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독립 영웅 벤저민 프랭클린도 ‘가짜뉴스’ 퍼뜨렸다

    “왜 내가 가짜뉴스 얘기를 하는지 알아요? 당신네 모두를 불신하게 해서, 내게 부정적인 기사가 나와도 아무도 믿지 않게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2016년 미국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TV 시사 프로그램 ‘60분’ 기자와 인터뷰하면서 한 말이다. 설마 그렇게 속 보이는 얘기를 털어놓았을까, 가짜뉴스 아닐까? 아니, 미국 중앙정보국(CIA)에서 정보 분석가로 일한 저자의 말이니 믿어도 좋다. 트럼프는 결국 대통령에 취임했고 자기에게 불리한 기사는 모조리 ‘가짜뉴스’로 몰아붙였다. 나치가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매체를 ‘뤼겐프레세(거짓말 언론)’라며 공격한 일을 상기시킨다. 1부에서는 가짜뉴스의 역사를 다룬다. 33세기 전인 기원전 1274년 람세스 2세는 히타이트 군대를 무찌른 승전기를 이집트 전역에 배포하도록 했다. 그러나 히타이트 왕이 보내온 편지에는 다른 내용이 적혀 있다. “왜 거짓말만 치냐?” 실제로는 양쪽 모두 엄청난 희생자가 나왔고 협상으로 전쟁을 끝냈지만 파라오는 백성들을 ‘대체 진실’로 달랜 것이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인 벤저민 프랭클린도 가짜뉴스 생산자였다. 인쇄공 출신으로 청년기에 신문사를 경영했던 그는 독립전쟁 중인 1782년 가짜 신문을 인쇄해 배포했다. 보스턴에서 발행되는 진짜 신문과 똑같은 디자인과 서체를 사용해 ‘원주민 부족들이 식민지인(독립 전 미국인)을 공격하고 살해당한 이의 머리 가죽을 영국 왕에게 바쳤다’며 선동에 나섰다. 오늘날 가짜 뉴스 웹사이트들이 진짜 언론사 웹사이트의 디자인을 베끼고 인터넷 사이트 주소(URL)까지 비슷하게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 과학자도 때로 가짜뉴스에 가담한다. 1990년대 미국의 웨이크필드라는 의사는 ‘홍역 등을 예방하는 MMR 백신이 자폐증의 원인’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돈을 받고 조작한 연구였고, 진실이 밝혀지자 웨이크필드는 의사 면허를 박탈당했다. 그러나 지금도 많은 세계인이 ‘백신이 자폐증과 관련 있다’고 믿는다. 1980년대 소련은 인도 신문에 자금을 지원해 ‘미국 정부의 과학자들이 에이즈 바이러스를 만들었다’는 가짜 뉴스를 싣게 했다. 뉴스는 퍼져 나갔고, 2005년 여론조사에서 미국 흑인 응답자 중 15%가 ‘에이즈 바이러스는 흑인을 겨냥해 정부가 만들어낸 것’이라고 답했다. 2부에서는 실전 응용편 격인 ‘가짜 뉴스와 싸우는 방법’을 정리했다. 사실과 의견 구분하기, 자신의 편견을 확인하기, 뉴스 미디어의 편향 이해하기 등 8개의 장을 통해 가짜 뉴스를 구별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각 장 끝에 ‘연습문제’를 붙였다. “뉴스가 제시하는 증거를 확인하고 이야기의 다른 측면을 살펴보라, 다른 뉴스 업체들도 같은 뉴스를 보도하는지 확인하라, 긴급 속보라면 숨을 고르고 찬찬히 들여다보라”고 조언한다. “가짜 뉴스를 근절할 방법은 없다. 하지만 가짜 뉴스에 속지 않을 수는 있다.” 최소한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바보는 되지 말라며 저자가 내놓는 결론이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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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4개국 323개 합창단의 하모니 경연… 세계합창대회, 내달 3일 강릉서 개막

    세계 34개국에서 온 323개 팀의 합창단 8000여 명이 강원 강릉시에서 세계 합창 축제를 펼친다. 2023 강릉 세계합창대회 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허용수 GS에너지 대표이사)는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12회를 맞는 세계합창대회(World Choir Games)를 7월 3∼13일 강릉아레나를 비롯한 강릉 일대에서 연다고 밝혔다. 세계합창대회는 2000년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시작돼 2년마다 열리는 ‘합창의 올림픽’이다. 강릉시는 2020년 36개국이 경쟁한 끝에 대회를 유치했다. 당초 지난해 대회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연기됐다. 간담회에서 허 조직위원장은 “평창 겨울올림픽의 메시지를 계승해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는 대회로 만들겠다. 오시는 분들이 국가와 성별, 세대를 뛰어넘어 음악으로 소통하고 아름다운 강원의 자연을 즐기기 바란다”고 밝혔다. 올해 대회에는 직전 대회인 2021년 벨기에 플랑드르 대회에서 최고점을 받은 벨기에 ‘아마란스’ 합창단과 2014년 라트비아 리가 대회 금메달 수상팀인 홍콩 청소년 합창단 ‘디오션 보이스 스쿨 콰이어’ 등이 출연한다. 전쟁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보흐니크 소녀 합창단도 참가한다. 보흐니크 소녀 합창단 지휘자 올레나 솔로베이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자 전쟁을 딛고 일어난 한국에서 평화의 노래로 세계인의 마음을 울리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심상복 운영추진단장은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해외 합창단 참가 규모가 당초 예상한 2만5000명보다 줄어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대회 기간 동안 28개 종목으로 펼쳐지는 합창 경연과 개·폐막식 외 세계합창총회, 워크숍, 합창단 개별 코칭 등이 강릉아트센터를 비롯한 곳곳에서 펼쳐진다. 각 나라 합창단이 참여하는 거리 퍼레이드와 다섯 차례의 축하 콘서트, 참가 합창단의 버스킹 공연도 열린다. 개막식은 7월 3일 오후 7시 반 강릉아레나에서 열린다. 오프닝 세리머니와 참가국 입장, 주제가 제창과 타종 퍼포먼스에 이어 ‘평화의 하모니’를 전하는 주제 공연이 펼쳐진다. 오장환 예술감독은 “볼거리보다 들을 거리 위주의 개막식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강릉시립합창단, 원주시립합창단, 춘천시립합창단과 소리꾼 고영열, 카운터테너 이동규, 소프라노 박혜상, 가수 규현, 거미 등이 출연한다. 7월 13일 강릉아레나에서 열리는 폐막식에서는 합창을 통해 평화를 염원하고 차기 개최국을 발표한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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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를 있게 해준 어머니의 나라 韓서 연주, 각별해”

    “어머니는 내 가장 큰 영감의 원천이자 원동력이죠. 나를 있게 해준 나라에서 연주하는 일이 각별하게 느껴집니다.” 랜들 구스비(27)는 세계 바이올린계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온 바이올리니스트다. 흑인 미국인 아버지와 재일교포 3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2018년 영 콘서트 아티스트 국제 오디션에서 우승한 뒤 2020년 명문 음반레이블 데카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이듬해 데뷔 음반 ‘뿌리(Roots)’에서 여성 작곡가 플로렌스 프라이스 등 잘 알려지지 않았던 흑인 작곡가들을 다뤄 각별한 조명을 받았다. 그가 22일 어머니의 나라 한국에서 첫 리사이틀을 갖는다. 줄리아드음악원 재학 시절부터 호흡을 맞춘 피아니스트 주 왕과 함께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선다.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에서 1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구스비는 “미국 흑인음악뿐 아니라 한국이나 일본 작곡가의 곡 등 클래식 사회가 낯설게 여겨 온 음악에 계속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첫 내한 리사이틀 프로그램 구성에서도 그는 ‘흑인의 정체성’을 중시했다. “라벨 소나타에 이어 흑인 작곡가 윌리엄 그랜트 스틸의 모음곡을 연주하는데, 라벨 곡의 2악장에는 미국 음악에서 영향을 받은 블루스가 담겼죠. 스틸의 작품은 블루스의 색깔이 더 명확히 담겨 있습니다.” 메인 곡인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9번 ‘크로이처’는 베토벤이 흑인 바이올리니스트 브리지타워를 위해 썼지만 사이가 나빠져 다른 바이올리니스트인 크로이처에게 헌정한 곡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구스비는 “흑인 작곡가들의 작품은 잘 연주되지 않았기에 독창성을 발휘하기 좋다. 한국이나 일본 작곡가들의 작품으로는 현재의 내 삶과 연관된 작품들을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올해 1월 삼성문화재단으로부터 후원받은 ‘스트라디바리 엑스 스트라우스’ 악기를 사용한다. 이름은 타이거 우즈에서 딴 ‘타이거’라고 지었다. “제가 골프를 좋아하거든요.(웃음) 골프 클럽도 챙겨왔어요.” 이전에 쓰던 ‘과르네리 델 제수’ 바이올린과 달리 밝으면서도 풍성하고 초콜릿 같은 질감을 가진 악기라고 그는 설명했다. “처음엔 현의 장력이 세서 소리가 약간 날카로웠어요. 브리지(현을 받치는 나무 부품) 같은 작은 부분들을 바꿔서 소리를 파스텔 색감처럼 풍성하게 만들었죠.” 그의 스승은 미국 바이올린계의 전설 이츠하크 펄먼이다. “제가 기교적인 부분에 대한 질문만 계속 했는데, 어느 날 ‘너는 이 음악이 갖는 의미가 뭐라고 생각하니?’ 하시더군요. 음악적으로 뭘 얘기할지 모르면 테크닉은 의미가 없다는 걸 깨우쳐 주셨어요.” 어머니에게서 받은 영향을 묻자 “저를 연습하게 해 주셨죠”라고 말해 폭소가 터졌다. “처음엔 바이올린을 좋아서 했는데 열여섯 살쯤 되자 연습하기 싫어졌어요. 그때 어머니께서 타이머를 갖다 놓고 연습을 마치지 못하면 방에서 나오지 못하게 하셨죠. 하지만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한 자율권을 주셨습니다.” 5만∼9만 원.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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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서 첫 리사이틀 여는 랜들 구스비 “어머니의 나라에서 연주, 의미 있어”

    “어머니는 내 가장 큰 영감의 원천이자 원동력이죠. 나를 있게 해준 나라에서 연주하는 일이 각별하게 느껴집니다.”랜들 구스비(27)는 세계 바이올린계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온 바이올리니스트다. 흑인 미국인 아버지와 재일교포 3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2018년 영 콘서트 아티스트 국제 오디션에서 우승한 뒤 2020년 명문 음반레이블 데카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이듬해 데뷔 음반 ‘뿌리(Roots)’에서 여성 작곡가 플로렌스 프라이스 등 잘 알려지지 않았던 흑인 작곡가들을 다뤄 각별한 조명을 받았다. 그가 22일 어머니의 나라 한국에서 첫 리사이틀을 갖는다. 줄리어드 음악원 재학 시절부터 호흡을 맞춘 피아니스트 주 왕과 함께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선다.19일 서울 한남동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구스비는 “미국 흑인음악 뿐 아니라 한국이나 일본 작곡가의 곡 등 클래식 사회가 낯설게 여겨 온 음악들에 계속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첫 내한 리사이틀 프로그램 구성에서도 그는 ‘흑인의 정체성’을 중시했다. “라벨 소나타에 이어 흑인 작곡가 윌리엄 그랜트 스틸의 모음곡을 연주하는데, 라벨 곡의 2악장에는 미국 음악에서 영향 받은 블루스가 담겼죠. 그랜트 스틸의 작품은 더 명확한 블루스의 색깔을 표현합니다.” 메인 곡인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9번 ‘크로이처’는 베토벤이 흑인 바이올리니스트 브리지타워를 위해 썼지만 사이가 나빠져 다른 바이올리니스트 크로이처에게 헌정한 곡이라고 그는 설명했다.구스비는 “흑인 작곡가들의 작품은 연주되지 않아온 경우가 많아 독창성을 발휘하기 좋다. 한국이나 일본 작곡가들의 작품으로는 현재의 내 삶과 연관된 작품들을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이번 콘서트에서는 올해 1월 삼성문화재단으로부터 후원받은 ‘스트라디바리 엑스 스트라우스’ 악기를 사용한다. 이름은 타이거 우즈에서 딴 ‘타이거’라고 지었다. “제가 골프를 좋아하거든요.(웃음) 골프 클럽도 챙겨왔어요.” 이전에 쓰던 ‘과르네리 델 게수’ 바이올린과 달리 밝으면서도 풍성하고 초컬릿 같은 질감을 가진 악기라고 그는 설명했다. “처음엔 현의 장력이 세서 소리가 약간 날카로웠어요. 브리지(현을 받치는 나무 부품) 같은 작은 부분들을 바꿔서 소리를 파스텔 색감처럼 풍성하게 만들었죠.”그의 스승은 미국 바이올린계의 전설 이츠하크 펄만이다. “제가 기교적인 부분에 대한 질문만 계속 했는데, 어느 날 ‘너는 이 음악이 갖는 의미가 뭐라고 생각하니?’ 하시더군요. 음악적으로 뭘 얘기할지 모르면 테크닉은 의미가 없다는 걸 깨우쳐주셨어요.”어머니에게서 받은 영향을 묻자 “저를 연습하게 해 주셨죠”라고 말해 폭소가 터졌다. “처음엔 바이올린을 좋아서 했는데 16살 쯤 되자 연습하기 싫어지더군요. 그때 어머니께서 타이머를 갖다놓고 연습 마치지 못하면 나오지 못하게 하셨죠. 하지만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한 자율권을 주셨습니다.”구스비는 아홉 살 때 처음 오케스트라와 협연했고 열세 살 때는 뉴욕 링컨센터에서 열린 청소년 음악회에서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췄다. 줄리어드 음악원을 졸업한 뒤 이 학교 최고연주자 과정에 다니고 있다. 2022년 유망한 젊은 연주자에게 주는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를 수상했다. 관람료는 5만~9만원이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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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의 요정 루살카, 숲의 정령 빌리… 한을 품은 존재들[유윤종의 클래식感]

    서울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둘째 날인 2일, 김건 지휘 창원시립교향악단은 체코 작곡가 스메타나의 연작 교향시 ‘나의 조국’ 6곡 전곡을 선보였다. 유명한 두 번째 곡 ‘블타바(몰다우)강’ 중간부에는 현의 여린 선율 위에 플루트를 비롯한 목관이 꿈꾸는 듯한 장식음을 수놓는다. 스메타나는 이 부분을 ‘달빛 아래 루살카의 춤’이라고 설명했다. 공교롭다 싶었다. 체코에서 6월 초는 ‘루살카 주간’이기 때문이다. 이 기간에 사람들은 강이나 호수에 들어가기를 피한다. 루살카란 슬라브 전설에 나오는 물의 요정이다. 본디 물의 생명력을 들판에 전달해 농사를 도와주는 은혜로운 존재로 여겨졌다. 그런데 19세기 들어 무서운 존재라는 새 의미가 덧씌워졌다. 애인이나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인들이 루살카가 되어 남자들을 물로 유인한 뒤 익사시킨다. 스메타나의 후배인 체코 음악가 드보르자크의 가장 유명한 오페라도 ‘루살카’다. 물의 요정 루살카는 인간 왕자와 사랑에 빠진다. 그가 달님에게 자신의 사랑을 전해 달라고 부르는 아리아가 유명한 ‘달의 노래’다. 루살카는 마녀를 찾아가 자신이 인간이 되도록 도와 달라고 말한다. 마녀는 루살카가 인간이 되면 말을 잃을 것이며 왕자와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면 죽어 영원히 저주받을 것이라고 말한다. 매우 익숙한 이야기처럼 들릴 것이다. 디즈니 영화의 원작인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는 1837년, 오페라 ‘루살카’는 1901년 세상에 나왔다. 오페라 루살카가 안데르센의 동화를 모방했다는 설은 여러 차례 제기됐지만 체코 학계는 이를 부정하고 있다. 반대로 안데르센이 슬라브 설화에서 영향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도 확인된 바는 없다. 당초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였던 루살카가 불행의 아이콘이 된 것은 슬라브 숲의 정령 ‘빌리’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여겨진다. 빌리 역시 19세기 이후의 루살카처럼 버림받은 여성들이 유령으로 변한 존재다. 서유럽으로 먼저 퍼져 나가기는 빌리 쪽이 먼저다. 프랑스 작곡가 아당의 발레 ‘지젤’(1841년)이 빌리 설화에 기초하고 있다. 숲에 사는 소녀 지젤은 연인에게 배신당하고 죽은 뒤 빌리가 된다. 내년 서거 100주년을 맞는 이탈리아 근대 오페라의 아이콘 자코모 푸치니가 26세 때 발표한 첫 오페라도 ‘빌리’다. 작은 마을 처녀 안나와 청년 로베르토는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지만 친척의 유산을 상속받으러 떠난 로베르토는 돌아오지를 않고, 절망 속에 죽은 안나는 빌리가 되어 뒤늦게 돌아온 로베르토에게 보복한다. 푸치니의 오페라는 전 세계 오페라 프로덕션의 4분의 1을 차지하지만 유독 이 데뷔작은 공연되는 일이 적다. 음악이 미숙해서는 아니다. 음악원을 갓 졸업한 시기의 작품임에도 달콤한 선율과 생생한 관현악이 살아 숨쉰다. 베르디의 흥행사였던 줄리오 리코르디는 이 작품의 시범 연주를 들은 뒤 푸치니에게 완전히 매료돼 평생 그를 후원했다. 특히 이후 ‘라보엠’ ‘나비부인’에서 세계인의 마음을 울리게 되는 ‘푸치니 공식’이 바로 이 작품에서 시작된다. 첫 장면에서 주인공 남녀는 달콤한 사랑을 노래한다. 중간에 남자의 무책임 또는 무능으로 긴 이별이 이어지고, 마지막 장면은 첫 장면과 같은 곳에서 전개되지만 두 사람은 더 이상 사랑을 이어갈 수 없는 서글픈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첫 장면의 선율들이 잇따라 회상되며 슬픔을 극적으로 고조시킨다. 이 매력적인 작품이 잘 공연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한 시간 남짓한 짧은 길이 때문이다. 이 작품은 손초뇨 출판사가 제정한 단막 오페라 작곡 콩쿠르에 응모하기 위해 짧게 쓰였다. 콩쿠르에는 떨어졌는데, 이는 라이벌 손초뇨의 손에 이 작품이 넘어갈 것을 염려한 리코르디의 공작 때문이라는 설이 나온다. 푸치니가 음악원 시절 하숙집을 같이 썼던 피에트로 마스카니는 4년 뒤 이 콩쿠르에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로 당선했고, 오늘날 이 짧은 오페라는 같은 콩쿠르에서 실격당한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와 함께 무대에 오르고 있다. 내년에는 ‘팔리아치’를 잠시 잊고 하숙집 친구였던 푸치니와 마스카니의 두 단막 오페라를 하룻밤에 만나볼 기회가 생긴다면 어떨까. ‘푸치니 광팬’의 달콤한 상상에 불과한 얘기지만.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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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토벤 협주곡, 나를 바이올리니스트로 이끌어”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39)는 지난해 서울시립교향악단 ‘올해의 음악가’로 활동해 한국 음악팬들에게 친숙한 이름이다. 그가 1806년 설립된 스위스 최고(最古)의 명문 악단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린 협주곡의 제왕’으로 불리는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한다.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006년 인디애나폴리스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 무대에 나왔고, 워너뮤직 등에서 수많은 음반을 내놓으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하델리히를 e메일로 만났다.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은 지난해 핀란드 방송교향악단과 협연하는 등 자주 무대에서 연주했지만 아직 음반으로 녹음하진 않았습니다. 이 곡의 어떤 면을 보여주고 싶은지요. “베토벤 협주곡은 제가 여덟 살 때 처음 연주했습니다. 저를 바이올리니스트로 이끈 작품이어서 특별히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죠. 오케스트라가 반주 이상의 위치를 차지하기 때문에 바이올린 레퍼토리에서는 특이한 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주 바이올린은 악보에서 단지 하나의 목소리일 뿐이고, 주제를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와 많은 순간을 동행합니다. 마치 실내악 작품처럼요. 이 곡의 느린 악장을 연주할 때마다 얼마나 완벽하고 단순하며, 친밀하고 인간적인 곡인지 경이를 느낍니다. 인간의 존재에 대한 깊은 통찰과, 그 너머에 있는 어떤 찰나를 보여주는 거겠죠.” ―지금 사용하고 있는 악기 ‘레두크 엑스 셰링’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전설적인 바이올린 연주가 헨리크 셰링이 소유했던 악기입니다. 그의 음반을 들으며 자란 팬으로서 이 악기를 연주하게 된 건 믿기 힘든 일이었어요. 코로나19 직전에 이 악기를 갖게 됐는데, 팬데믹 기간에 많은 연습을 하며 악기의 여러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레두크’의 풍부한 색채와 따스한 광채는 특별합니다. 셰링도 말했듯이 연주하기 쉬운 악기는 아니지만 정말 아름다운 소리로 보상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서울시향 ‘올해의 음악가’ 활동을 비롯해 한국과 인연이 깊어졌습니다. “열정적이고 따뜻하고 친절한 관객들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제가 몇 년 동안 한국에 대해 품었던 다른 연결고리는 스타크래프트입니다. 온라인으로 한국에서 열리는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자주 봤거든요. 한국 음식을 좋아해서 뉴욕에 있는 한인타운에도 자주 갔었는데, 이번 여행에서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서울 공연은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2019년에는 통영국제음악제 개막 공연 등에 출연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2021년부터 수석지휘자를 맡고 있는 미하엘 잔데를링이 지휘봉을 들고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외 20세기 초 독일 작곡가 슈레커의 ‘간주곡’과 베토벤 교향곡 5번을 들려준다. 잔데를링은 2013, 2015, 2019년 드레스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내한해 한국 음악팬들에게 친숙한 이름이다. 7만∼20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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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예술계 ‘연결’ 통해 활로 찾는다… “새로운 시장 개척”

    이 시대 공연예술계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어는 ‘연결’이었다. 제주 서귀포시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에서 12일 열린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개막포럼 ‘국내외 공연장 간 공연예술 교류 및 새로운 시장 개척’에서 발표자들은 “공연자들과 기획자, 공공지원의 연결 및 국내외 공연계 연결을 통해 공연시장의 활로를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16회째 열리는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와 제주특별자치도 주최로 전국 문예회관 종사자와 예술단체, 공연기획자들이 만나 시범공연과 레퍼토리 설명회, 부스 전시 등을 통해 교류하는 행사다. 12일 저녁 개막 행사에는 예술 관련 종사자 3000여 명이 참여했다. 발표자 중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은 “한국의 문화예술시장 규모는 세계 7위로, 사회통합과 공공외교에 있어 문화예술은 그 중심에 놓인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어느 지역에서나 양질의 문화 콘텐츠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하면 지역소멸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공자원과 공연계를 연결하는 데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적극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윌리엄 버뎃쿠츠 에든버러 어셈블리 페스티벌 예술감독은 “에든버러 페스티벌 주변행사 ‘프린지’에서 출발한 에든버러 어셈블리 페스티벌은 다양한 국제교류 협력의 장으로 발돋움했으며, 2013년부터 매년 ‘코리안 시즌’을 개최해 관객들을 매료시켜왔다”고 말했다. 왕시우친 중국공연극장연맹 부총관리자는 “중국은 인구 2000만 명 이상 도시가 4곳, 1000만 명 이상 도시도 14개에 달하지만 공연장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공연 수요의 성장이 크게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미아 파밀리아’ 등 중국에 진출한 한국 뮤지컬이 흥행에 성공해 앞으로의 전망도 고무적이다”라고 밝혔다. 질 도레 캐나다 시나르 비엔날레 총감독은 “공연계에서는 에이전트의 역할이 중요하다. 홍보를 전담하고 관객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국가별 문화에 대한 전문지식이 필요한 분야”라고 말했다. 올해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은 공연 쇼케이스와 교류협력 네트워킹 세션, 문화예술상 시상식 등으로 15일까지 이어진다.서귀포=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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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 악단은 엄청난 단합력 지녀… 작곡가의 의도를 탁월하게 표현”

    라하브 샤니(34)는 클라우스 메켈레(27)와 함께 세계 지휘계의 청년 파워를 대표하는 이름이다. 2018년 29세로 네덜란드 로테르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수석지휘자가 된 그는 2020년 고국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 감독으로 취임했다. 올해 2월 남부 독일을 대표하는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그가 로테르담 필의 임기를 마치는 2026년부터 이 악단의 수석지휘자를 맡게 된다고 발표했다. 샤니가 로테르담 필을 이끌고 서울을 찾는다. 자신의 악단을 이끌고 서울에 오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19일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과 김봄소리가 협연하는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 지휘뿐 아니라 피아니스트로서도 최고의 무대에 서 온 그를 e메일로 만났다. ―지난해 3월 뮌헨 필을 처음 객원 지휘했는데 1년도 안 돼 뮌헨 필의 차기 수석지휘자로 지명돼 음악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로테르담 필과 이스라엘 필, 뮌헨 필의 특징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이번에 함께 오는 로테르담 필만 얘기하면 에너지가 넘치는 활기찬 연주로 유명하죠. 물론 부드럽고 섬세한 연주에도 능합니다. 세 악단 모두 처음부터 엄청난 단합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합이 잘 맞는다는 것은 결국 작곡가의 의도를 탁월하게 표현하는 능력으로 이어지죠.” ―이스라엘 필의 음악고문과 음악감독으로 50년이나 재임한 주빈 메타의 뒤를 이어 이 악단을 맡았습니다. 이 악단에서 메타의 조력지휘자로 일하기도 했고, 베를린에서는 다니엘 바렌보임이 멘토였죠. “젊은 시절 이스라엘 필에서 더블베이스를 연주하며 지휘에 관심을 가졌을 때부터 메타는 저를 응원해주셨습니다. 2009년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대에서 바렌보임에게 이론을 배우며 매주 그의 베를린 국립오페라 리허설을 보러 갔습니다. 두 분을 보며 많은 것을 배웠죠.” ―2015, 2016년 두 차례 서울시립교향악단을 객원 지휘해 한국 관객들과도 친해진 편인데요. “한국은 관객들이 젊고 열정적입니다. 그런 관객들을 위해 공연하는 것은 큰 기쁨을 줍니다.” ―로테르담 필을 처음 만나 객원 지휘한 게 2016년 6월 19일, 이번 내한 연주로부터 딱 7년 전입니다. 메인곡도 이번과 같은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이었고요. “비창 교향곡은 수많은 연주 후에도 매번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됩니다. 무한한 에너지와 영감을 주죠. 저와 이 오케스트라가 함께 발견한 마법을 이 곡만큼 여러분에게 보여줄 수 있는 음악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2021년 베를린 송년 콘서트에서 건강 문제가 있었던 베를린 필 수석지휘자 키릴 페트렌코를 대신해 지휘대에 섰습니다. “당시 리허설을 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 전에도 베를린 필을 지휘한 경험이 있고, 14년 동안 베를린에서 공부했기 때문에 매우 기쁜 일이었습니다.” ―젊은 후배 음악가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나요. “악보를 잘 공부하세요. 한 곡의 악보 속에도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끝없이 많습니다.” 6만∼22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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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흐마니노프 첫 오페라 ‘알레코’ 16년만에 공연한다

    러시아 작곡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첫 오페라 ‘알레코’가 콘서트 형식으로 공연된다. 올해 창립 33주년을 맞은 삶과꿈 챔버오페라 싱어즈(대표 신갑순)가 라흐마니노프 탄생 150주년을 맞아 16년 만에 공연하는 작품이다. 15일 오후 7시 반 서울 용산구 일신홀.라흐마니노프는 19세 때 모스크바 음악원 작곡과를 졸업하면서 푸시킨의 시 ‘집시들’에 곡을 붙인 1막짜리 오페라 알레코를 졸업 작품으로 제출했다. 차이콥스키가 참여한 심사에서 라흐마니노프는 만점을 받았고, 이 오페라는 차이콥스키의 주선으로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에서 1893년 초연됐다. 이후 라흐마니노프는 오페라 두 작품을 더 썼지만 첫 작품인 ‘알레코’가 가장 사랑을 받고 있다. 집시노인 알레코가 부르는 ‘알레코의 카바티나’ 등이 유명하다.알레코 역에 베이스 이연성, 여주인공 젬피라 역에 소프라노 이혜정, 젊은 집시 역에 테너 이사야가 출연한다. 피아니스트 김가람이 반주를 맡는다. 전석 5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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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마음 한 편 빛나는 기억… 당신의 이야기를 청해 듣습니다

    사람들의 이야기가 모여 세계를 이룬다. 이야기들은 꿈속에 나를 찾아오고, 힘들 때 나를 잡아 일으키고, 복잡한 사념 속을 비척비척 비집고 들어온다. 그 속에는 나만큼 젊었던 부모님과 그들의 신산했던 삶이 있고, 나를 이끌어준 스승이 있고, 소식을 알고 싶은 벗들과 입 밖으로 꺼내기 힘들 만큼 그리운 사랑이 있다. 시인인 엮은이는 평소 알고 지내던 이들에게 “누구나 마음속에 저장해둔 뭉클한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하나씩만 꺼내 달라”고 ‘떼를 쓰듯이’ 졸랐다. 모두 아흔 명이 가슴속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를 한 보자기씩 펼쳐주었다. 20대에서 70대까지, 누구나 이름을 대면 알 만한 유명인도 있고, 평범한 학생도 있다. 보내온 글에는 여행기도, 고향의 문화재나 어려운 이웃들의 삶에 대한 사뭇 학술적인 글도 있지만 대개는 언젠가 ‘사랑하고 싶은’ ‘뭉클한 날’을 마련해 주었던 그리운 사람에 대한 기록이다. 대략 절반을 차지하는 부모와 스승에 대한 추억은 ‘뭉클했던 날들의 기록’(앞권)으로, 그 외의 글들은 ‘사랑하고 싶은 순간들’(뒷권)로 묶였다. 교실에서 수업을 진행했던 은사만 내 삶의 스승은 아니었다. 교사였던 한 필자는 자신이 재직하던 학교의 주사(학교 건물 등의 관리를 맡은 사람)를 떠올린다. 학교 창문 전체를 뜯어 닦고 운동장의 잡초를 죄다 솎아낼 정도로 업무에 열성이었던 그는 퇴직 후 “배움에 목이 말랐던 나머지 학교에서 근무하는 것이 꿈이었다”고 고백한다.(앞권·‘닳아서 빛나는 어떤 생’) 어느 필자는 대하소설로 유명한 작가가 ‘선물이 있다’며 불러낸 날을 떠올린다. 그가 받은 선물은 가격과 무게가 있는 물건이 아니라 이정표와 거리(距離)에 대한 통찰, 문학의 의미에 대한 지혜였다.(앞권·‘소설가 최명희의 선물’) 필자 자신이 스승의 눈길로 써내려간 회상기도 있다. 정서장애가 있는 영철은 걸핏하면 뛰어내리겠다며 창틀에 올라가는 학생이었다. 교장이었던 필자는 그에게 ‘교장실 자유 출입 허가’를 내주었다. 어느 날 찾아온 영철은 아이들을 대표해서 “체험학습에 사복을 입고 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미 회의에서 결정된 일이었지만 필자는 학생들의 건의를 들어준 것인 양 이를 발표한다. 영철은 아이들의 영웅이 되었고, 그 뒤 말썽을 부리는 일은 없었다.(앞권·‘영철이가 건넨 음료수’) 이유가 뭘까, 부모님과 그 세대에 대한 추억은 유독 가슴 시린 회상들이다. 아픈 추억일수록 오래가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 시대 자체의 각박함이 컸음도 대부분의 글에서 읽힌다. 어느 날 집에 찾아온 선녀처럼 예쁜 손님은 집을 나간 아빠와 함께 사는 여인이었다. 필자는 그에게 발길질을 하지만, 그 예쁜 손님은 하늘로 떠나가기 전에 당부할 게 있어 찾아온 것이었다.(뒷권·‘작은 엄마’) “필자들의 어조는 대부분 차분하고 담담하다. 하지만 그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페이지를 넘기다가 반드시 한 번은 왈칵 눈물을 쏟을지도 모른다.”(엮은이)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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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성원표’ 첫 평창대관령음악제 “자연을 들으러 오세요”

    ‘양성원표’로 처음 열리는 올해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주제는 ‘자연’이다. 올해 처음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을 맡은 첼리스트 양성원(연세대 교수·사진)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20회째를 맞은 올해 음악제의 특징과 앞으로의 비전을 밝혔다. 양 신임감독은 프랑스 ‘페스티벌 오원’과 ‘본 실내악 축제’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이며 전남 여수 ‘예울마루 실내악 페스티벌’의 프로그래밍도 맡아 왔다. 올해 평창대관령음악제 공식 콘서트는 7월 26일∼8월 5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 대관령 야외공연장과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올해 모든 콘서트에는 자연과 관련된 작품들이 주요 곡으로 한 곡씩은 들어갑니다. 개막공연부터 자연 속의 아침을 떠올리게 하는 그리그 ‘페르귄트 모음곡’으로 시작해 평창의 자연과 어울리는 슈트라우스 ‘알프스 교향곡’을 배치했죠.” 양 감독은 평창대관령음악제의 비전을 ‘정체성과 예술적 탁월성’, ‘국내외 사회에 대한 기여’, ‘세계 아티스트들에 대한 교류와 도움’으로 설명했다. “세계의 아티스트들을 강원도에 부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계적인 수준으로 연주하는 한국 아티스트들을 세계에 보내는 역할도 중요하죠.” 그는 내년부터 이탈리아 시에나에서 열리는 키자나 페스티벌과의 출연자 교류를 통해 평창대관령음악제에서 연주하는 한국 아티스트를 현지 무대에 소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캐나다 밴프의 공연시설 ‘센터 포 더 아트’와도 파트너십을 갖기로 했다. 국제 사회에 대한 기여의 일환으로는 전쟁의 아픔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실내악단 ‘키이우 비르투오시’를 초청해 두 차례 콘서트를 연다.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올해 처음 ‘찾아가는 가족음악회’도 선보인다. 유치원생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손잡고 올 수 있는 친근한 프로그램으로, 무성영화를 상영하는 가운데 프랑스 타악 연주자와 아코디언 연주자가 음악을 들려주며 상상력을 펼치도록 하는 공연이다. 8월 1일 평창문화예술회관을 시작으로 춘천 강릉 등 도내 곳곳에서 6회 열린다. 올해 평창대관령음악제는 예년에 비해 예산이 축소됐다. 양 감독은 “초청 아티스트들 중 연주료가 적어 못 오겠다는 사람은 한 사람뿐이었다. 해외와 비교해 적은 수준은 아니다. 장기적으로는 더 풍요한 조건의 축제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축제 공식 콘서트는 모두 20회로 구성됐다. 7월 26일 열리는 개막공연에는 최수열 지휘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페르귄트 모음곡’ ‘알프스 교향곡’ 외에 양 감독과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피아니스트 윤홍천이 협연하는 베토벤 ‘삼중 협주곡’이 연주된다. 평창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8월 5일 폐막공연에서는 2022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인 첼리스트 최하영이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 1악장을, 2021년 제네바 콩쿠르 우승자인 일본 첼리스트 우에노 미치아키가 같은 곡 2, 3악장을 협연한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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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플릭스 보는 18세기 오페라 주인공 어때요?

    “같이 라면 먹으면서 넷플릭스 보고 싶어요.”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객석에서 2일 저녁 웃음이 터졌다. 제14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참가작인 서울오페라앙상블의 모차르트 ‘돈조반니’ 첫날 공연. 바람둥이 돈 조반니가 다른 남자와의 결혼식이 예정된 신부 체를리나를 유혹하는 대사였다. 주인이 건드린 여성의 목록을 하인 레포렐로가 읊어대는 ‘카탈로그의 노래’는 태블릿 컴퓨터를 들고 프로필 사진을 넘기는 장면으로 각색됐다. 17∼19세기에 나온 오페라에 현대 배경의 옷을 입히는 일은 오페라의 고향인 유럽에선 새롭지 않다. 관객에게 흡인력을 가질지는 원작의 음악 및 설정과 자연스럽게 호흡하는가, 혹은 서로 겉도는가에 있다. ‘돈조반니’가 그리는 성적 방종과 징벌은 시대를 초월하는 주제다. 서울오페라앙상블은 30년 가까이 소극장 오페라와 대형 무대를 통해 오페라 배경의 현지화에 관심을 쏟아 왔고, 21세기 아시아의 항구를 배경으로 설정한 이날 무대는 호소력 있었다. 번쩍이는 현대의 파티장에서 고전 시대의 춤곡이 울리는 장면은 오히려 적절한 정도의 ‘낯설게 하기’ 효과로 몰입에 부담감이 없었다. 이 오페라는 돈 조반니와 하인 레포렐로가 같은 음역의 바리톤으로 ‘티키타카’를 이룬다. 2일 공연에서 돈 조반니 역의 장철은 테너가 연상되는 밝은 공명점과 유혹 장면들의 섬세한 질감을 이용해 전형적인 바리톤 음색의 레포렐로 장성일과 좋은 대비를 이뤘다.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올해 참가작 중 5월 19∼21일 공연된 글로리아오페라단의 ‘라 트라비아타’는 주인공 비올레타를 나타내는 동백의 상징성이 성공적으로 표현된 무대였다. 무대 가운데 설치된 동백꽃 장식은 차례로 색을 바꾸며 무대 뒤 배경화면의 변화와 함께 주인공의 설렘과 비탄을 호소력 있게 보여주었다. 5월 26∼28일 공연된 라벨라오페라단의 ‘로베르토 데브뢰’는 낯선 레퍼토리에 대한 정통적인 접근으로 환호를 이끈 무대였다. 엘리자베타 역 박연주와 손가슬의 투과력 있는 음색과 카리스마가 인상적이었다. 어린이 오페라로 마련된 ‘혹부리 할아버지의 노래주머니’와 ‘빨간 모자와 늑대’도 어린 관객의 시선을 붙드는 요령 있는 무대장치와 객석의 참여를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연극적 장치로 가족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올해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은 첫 지역 오페라단 참가작으로 9∼11일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열리는 대전오페라단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 팔리아치’, 22∼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국립오페라단의 베르디 ‘일 트로바토레’로 이어진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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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주요 성악 콩쿠르 한국인 우승자 줄이어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은 1988년 신설돼 지난해 최하영이 우승한 첼로 부문(2017년 신설) 다음으로 ‘젊은’ 부문이다. 하지만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의 명성에 힘입어 최고의 성악도들이 도전하는 대회로 자리매김했다. 2000년 우승자인 캐나다 알토 마리니콜 르미외, 2004년 우승한 폴란드 소프라노 이보나 소보트카 등이 국제무대에서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콩쿠르 성악 부문에서는 2011년 소프라노 홍혜란이 한국인으로 처음 우승했다. 2014년에는 소프라노 황수미가 우승하고 소프라노 박혜상이 5위에 입상했다. 테너 김승직과 바리톤 유한승이 결선에 진출하는 등 당시 결선 진출자 12명 중 한국인이 4명으로 역대 한국인 결선 진출자 수 최다를 기록했다. 2018년에는 소프라노 이수연이 결선에 올랐다. 해마다 성장세가 뚜렷한 한국 음악가들의 국제콩쿠르 수상 성적 중에서도 성악 부문의 성과는 단연 돋보인다. 국제음악콩쿠르연맹에 가입한 콩쿠르 중 성악 분야로 열리는 대회에서 한국인이 1위를 배출하지 못한 콩쿠르는 2016년 이후 연맹에 가입한 4개 콩쿠르뿐이다. 1990년대부터 각종 콩쿠르를 휩쓸기 시작한 한국인 파워는 성악의 본고장 유럽에서도 일찍이 이슈가 돼 1999년 이탈리아 카루소 콩쿠르가 ‘한국인 참가 배제’를 선언하기도 했다.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가 1993년 창설해 ‘가장 영향력이 큰 성악 콩쿠르’로 꼽히는 오페랄리아 콩쿠르(세계 전역을 돌아가며 개최)는 등위를 가리지 않은 첫해에 베이스 연광철을 입상자로 배출했다. 이후 소프라노 김성은(1995년), 테너 김우경(2004년), 바리톤 양태중(2007년), 테너 김건우(2016년)가 우승을 거뒀다. 역시 최고 권위의 콩쿠르 중 하나인 영국 카디프 콩쿠르에서는 1999년 바리톤 노대산, 2015년 베이스 박종민이 가곡상 1위에 올랐고 2012년에는 바리톤 김기훈이 종합 1위를 거뒀다.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 성악 부문에서는 2011년 박종민이 남자 성악 1위, 서선영이 여자 성악 1위를 휩쓸었다. 독일 귀터슬로에서 열리는 노이에 슈티멘(새로운 목소리) 콩쿠르도 최근 국제 성악계의 인재 발굴 코스로 인정받고 있다. 2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에서는 2009년 소프라노 권은주가 1위를 차지했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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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12일 개막포럼으로 시작

    전국 공연장과 예술단체를 연결하는 제16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이 12∼15일 제주 서귀포시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에서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와 제주도 주최로 열린다. 이 페스티벌은 예술단체가 전국 문예회관을 대상으로 자신들의 콘텐츠를 소개하는 ‘레퍼토리 피칭’과 부스마켓 운영 등을 통해 공연예술 프로그램의 교류와 유통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 페스티벌은 각국 공연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개막 포럼 ‘국내외 공연장 간 공연예술 교류 및 새로운 시장 개척’으로 문을 연다.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크리스탈홀에서 12일 오후 7시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사회로 주제발표와 토론을 갖는다.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장, 윌리엄 버뎃쿠츠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 예술감독, 왕슈친 중국공연극장연맹 부총관리자, 질 도레 캐나다 시나르 비엔날레 총감독 등이 참여한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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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윤종의 클래식感]‘죽음의 선율’ 뒤집으니 피아노 협주곡이 들렸다

    흔히 인용되는 라틴어 경구(警句)가 셋 있다. 경구라는 말에 ‘경고’의 의미가 있으니 셋 모두 명령형 문장인 건 자연스러운 일이겠다. 한글로는 다섯 자인 것도 똑같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지금을 잡아라, 현재를 즐겨라),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죽음을 기억하라), 아모르 파티(amor fati·운명을 사랑하라)다. 마지막 경구는 한국의 대중 사이에서 유독 인지도가 높다. ‘메멘토 모리’에 상응하는 음악 버전도 있다. 중세 그레고리오 성가에 나오는 ‘디에스 이레(dies irae·진노의 날)’다. 역시 라틴어이고 한글로 다섯 자인데, ‘진노의 날, 그날이 오면 예언대로 세상 만물이 잿더미가 되리라’라는 경고를 담고 있다. 그 첫머리를 계이름으로 펼쳐보면 ‘도-시-도-라-시-솔-라’다. 고금의 여러 작곡가가 이 선율 또는 음형을 자신의 작품 속에 인용했다. 특별한 배경 없이 삽입한 경우도 있지만, 명백히 ‘죽음’이나 ‘멸망’을 표제로 둔 곡도 있다.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 리스트의 ‘죽음의 춤’, 차이콥스키의 ‘만프레드 교향곡’ 등이 이 음형을 담은 주요 작품으로 꼽힌다. 이 ‘디에스 이레’에 유독 강박적으로 집착한 작곡가로 라흐마니노프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피아노 협주곡 1번, 4번과 교향곡 3곡 모두를 포함해 최소 12곡 이상의 작품에 이 선율을 인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향곡 1번을 발표한 뒤 평단의 악평에 시달리다 신경쇠약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서야 회복할 정도로 마음이 약했던 그는 평생 죽음의 공포도 떨쳐내지 못했다. 이 선율을 문득 떠올린 것은 올해 라흐마니노프 탄생 150주년을 맞아 전국에서 펼쳐지는 그의 작품 열풍 때문이었다. 최근 자주 연주된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는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일종의 변주곡이다. 예의 ‘디에스 이레’도 삽입되는데, 이 곡에서 가장 인기 높은 부분은 18번째 변주다. 파가니니의 무반주 바이올린 카프리스 24번에서 따온 곡 첫머리의 주제와는 동떨어진 선율처럼 들리지만 달콤하고 감상적인 멜로디 덕에 영화나 광고 배경음악으로 자주 쓰인다. ‘변주곡인데 왜 주제와 상관없는 선율이 나올까’라고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지만, 사실은 이 선율도 파가니니 주제의 변주다. 엄밀히는 상하반전(인버전·inversion)이다. 주제의 ‘라-도-시-라-미’를 아래위로 뒤집으면 ‘솔-미-파-솔-도’가 된다. 왜 ‘미-도-레-미-라’가 아니라 ‘솔-미-파-솔-도’일까? 피아노 건반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음계 안의 모든 음은 ‘레’를 중심으로 대칭을 이루기 때문이다. 기자는 실험을 통한 연역적(演繹的) 방법의 발견을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디에스 이레’ 동기에 집착했고 인버전 기법을 활용한 작곡가라면 디에스 이레의 인버전도 작품 어딘가에 넣지 않았을까? 여기까지가 가설이다. 가설은 실험을 통해 검증된다. ‘디에스 이레’의 ‘도-시-도-라-시-솔-라’를 아래위로 뒤집으면(인버전) ‘미-파-미-솔-파-라-솔’이 된다. 이 패턴의 일부를 라흐마니노프의 작품에서 찾을 수 있다면 가설은 사실로 입증될 것이다. 실험은 쉽게 끝났다. 아래위를 뒤집은 진행을 떠올리자마자 머릿속에 유명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의 1악장이 들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피아노의 노래를 오보에가 받아 반복하는 애상적인 부분의 선율이 ‘미-파-미-솔-파’로 흐른다. 한 선율에서 첫 음이 음계상의 ‘미’로 시작할 확률은 7분의 1이다. 다섯 음의 진행이 일치할 확률은 7분의 1을 다섯 번 곱한 1만6807분의 1이다. 물론 음악의 세계에는 바다의 모래알만큼이나 많은 선율이 있으니 같은 진행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과연 우연일까? 사족, 죽음의 선율에 평생 사로잡혔던 라흐마니노프는 1943년 만 70세 생일 직전에 생을 마쳤다. 당시 기준으로 짧은 삶은 아니었다. 사족2, 국내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이 불운에 빠질 때마다 관현악의 총합주와 함께 굉음처럼 터져 나오는 합창은 베르디의 레퀴엠(장송 미사곡) 중 ‘디에스 이레’다. 그레고리오 성가의 ‘디에스 이레’와 같은 가사지만 선율은 다르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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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빛낼, K성악의 시간이 왔다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가 6월 1∼3일(현지 시간) 결선 경연을 연다. 최근 한국인이 세계무대에서 강세를 보여 온 성악 부문이어서 특히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결선에 진출한 성악가 12명 중 한국인 남자만 바리톤 권경민(다니엘 권·31), 바리톤 김태한(23), 베이스 정인호(32)로 3명이다. 9명은 여성이며 이 중 한국인은 없다. 결선 진출자는 국적별로 한국 3명, 프랑스 캐나다 각 2명, 미국 등 5개국 각 1명이다. 결선은 브뤼셀의 콘서트홀 보자르에서 알랭 알티놀뤼가 지휘하는 라모네 교향악단과의 협연으로 열린다. 경연이 시작되는 오후 8시는 한국 시간으로 다음 날 오전 3시여서 한국에서는 6월 2∼4일 새벽 시간에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홈페이지에서 결선 경연을 온라인으로 시청할 수 있다. 수상자는 결선이 끝난 후 한국 시간으로 4일 이른 아침에 발표된다. 권경민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독일 데트몰트음대에서 석사를 취득한 뒤 데트몰트 오페라 극장에서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 백작역, 푸치니 ‘라보엠’ 마르첼로역으로 출연했다. 지난해 밀라노 살바토레 리치트라 콩쿠르와 모스크바 오페라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결선(현지 시간 6월 2일)에서는 로시니 ‘세비야의 이발사’ 중 ‘나는 마을의 만물박사’ 등 다섯 곡을 노래한다. 김태한은 서울대를 졸업했으며 지난해 독일 노이에 슈팀멘 콩쿠르 결선에 진출했고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솔로 리사이틀을 열었다. 결선(6월 2일)에서는 코른콜트 ‘죽음의 도시’ 중 ‘나의 갈망, 나의 망상이여’ 등 네 곡을 부른다. 정인호는 서울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고 지난해 이탈리아 찬도나이 콩쿠르와 오스트리아 탈리아비니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이달 독일 뮌헨 게르트너플라츠 극장에서 열린 베르디 ‘루이사 밀러’에서 발터 백작역으로 출연했다. 결선(6월 1일)에서는 베르디 ‘맥베스’ 중 ‘하늘에서 그림자가 떨어져’ 등 네 곡을 부른다. 이번 콩쿠르에는 심사위원장을 포함해 17명의 심사위원 중 한국인으로 소프라노 조수미가 참여하고 있다. 벨기에 바리톤 호세 반 담, 미국 소프라노 준 앤더슨, 아르헨티나 메조소프라노 베르나르다 핑크, 프랑스 소프라노 파트리샤 프티봉, 독일 테너 크리스토프 프레가르디앙 등 성악가와 피아니스트 헬무트 도이치 등이 심사에 참여한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1937년 바이올린 부문으로 시작됐으며 2년 뒤 당시 벨기에 엘리자베스 왕비의 이름이 부여됐다. 2015년 이후 바이올린 피아노 첼로 성악 부문을 번갈아가며 매년 열고 있다. 한국인으로는 2011년 소프라노 홍혜란, 2014년 소프라노 황수미가 성악부문 1위에 올랐다. 2015년 임지영이 바이올린 부문 1위, 2022년 최하영이 첼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2012년까지 열린 작곡 부문에서는 2008년 조은화, 2009년 전민제가 1위에 올랐다. 주벨기에 한국문화원(원장 김재환)은 2015년부터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매년 2만 유로(약 2850만 원)를 지원한다. 후원기관으로 프로그램북과 홈페이지에 소개되며 한국인 심사위원과 연주자들의 참가를 지원하고 콩쿠르 입상자 갈라 콘서트도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3-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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