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아

이청아 기자

동아일보 오피니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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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청아 기자입니다.

clearlee@donga.com

취재분야

2025-11-24~2025-12-24
미국/북미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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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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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4%
  • 전쟁 불똥 튈라… 이라크 총리 “미군 철수해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이라크에서는 자국 주둔 미군을 철수시키자는 주장이 거세다. 하마스와 마찬가지로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내 무장세력들이 최근 이라크 주둔 미군에 대한 공격을 거듭하고, 미국 또한 보복에 나서면서 이라크 땅이 양측의 분쟁터로 변하고 있다는 불만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라크에서 철수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무함마드 시아 알 수다니 이라크 총리는 9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이라크와 역내 안정을 깨뜨리려는 내·외부 세력의 타깃이 되지 않도록 미국과의 관계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며 미군 철수를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우리의 적이 아니지만 현재 같은 긴장이 계속되면 양국 관계에 균열이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총리실은 앞서 5일에도 “미국 주도 국제연합군의 영구 철수를 추진하겠다”는 성명을 내놨다. 현재 이라크에는 하라카트알누자바, 이슬람저항, 카타입헤즈볼라 등 이란의 지원을 받는 다양한 무장세력이 존재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하자 이들은 하마스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자국 주둔 미군 기지를 속속 공격했다. 미국이 이스라엘과 한편이라는 이유에서다. 미국은 이에 맞서 4일 수도 바그다드 일부 지역을 공습해 하라카트알누자바의 고위 간부를 사살했다. 수다니 정권은 심각한 주권 침해라며 반발했고 이후 미군 철수를 공론화했다. 이라크에는 현재 약 2500명의 미군이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8일 “이라크 주둔 미군을 철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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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SA “인류 두번째 달착륙 2년뒤로 연기”

    ‘인류의 유일한 달 착륙’으로 역사에 남은 아폴로 프로젝트 이후 반세기 만에 우주비행사를 달 표면에 보내려던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가 2026년으로 미뤄졌다. NASA는 9일(현지 시간) “올해 11월 우주비행사 4명을 달 궤도로 보낼 예정이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2단계(아르테미스Ⅱ) 계획을 내년 9월로 미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972년 마지막으로 달을 밟은 아폴로 17호 이후 처음으로 인류를 달에 착륙시키는 3단계 계획도 2026년 9월로 연기됐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우주비행사의 안전이 NASA의 최우선 과제”라고 연기 사유를 밝혔다. 우주선에 탑승할 이들의 무사 안전을 위해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우주 강대국 미국의 장기 달 탐사 프로젝트다. 2단계 달 궤도 유인비행과 3단계 달 착륙을 넘어 달에 기지를 건설해 화성을 탐사하는 전초기지를 세우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2022년 무인 우주선 오리온이 달 궤도를 비행하고 성공적으로 귀환하며 1단계를 완수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NASA는 “실제로 비행사가 우주에서 임무를 진행하려면 보완해야 할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지난해 인도의 달 탐사선이 사상 처음으로 달 남극에 착륙하며 인류의 달 탐사 경쟁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AP통신은 “NASA의 이번 결정이 나온 시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NASA가 적극 지원했던 미 민간기업 애스트로보틱이 달 착륙선 ‘페레그린’의 실패를 공식 선언한 지 약 1시간 뒤에 연기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애스트로보틱은 8일 오전 2시 18분 미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기지에서 ‘페레그린’ 발사에 성공했으나 최종 목표인 달 착륙은 이루지 못했다. 다음 달 23일 달 앞면 ‘폭풍의 바다’ 동북쪽 용암지대인 시누스 비스코시타티스에 착륙할 계획이었으나, 달 궤도에 진입한 뒤 태양광 패널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해 착륙을 시도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NASA는 민간기업을 활용해 달 탐사 비용을 절감하는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 계획의 일환으로 이번 발사를 지원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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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30년 걸친 남아선호 영향… 男 80만명, 韓여성과 결혼 못해”

    “한국에 곧 독신남 시한폭탄이 터진다.” 미국 통계학자가 한국의 1980∼2010년에 태어난 남성 가운데 70만∼80만 명은 한국인 여성과 결혼하기 힘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당시 강한 남아선호사상 등이 초래한 성비(性比) 불균형이 약 30, 40년이 흐른 지금 사회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는 얘기다. 더들리 포스턴 미 텍사스A&M주립대 사회학 교수는 8일(현지 시간) 온라인 학술저널 ‘컨버세이션’에 기고한 글에서 “1980년부터 30년간 한국의 성비 불균형으로 인해 여아보다 남아가 약 70만∼80만 명 더 태어난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러한 예측을 내놓았다. 포스턴 교수에 따르면 자연 성비는 여아 100명당 남아 105∼107명이다. 미국도 2021년 출생아 성비가 105였다. 한국은 1950∼1980년엔 정상 범주였다. 그러나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1986년엔 111.7로 벌어졌고, 1990년엔 116.5로 급증했다. 성비는 2007년 107 미만으로 정상화됐다. 포스턴 교수는 성비 불균형의 원인으로 한국의 남아선호사상과 저출생을 지목했다.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 수)이 1960년 6명에서 2022년 0.78명으로 떨어지는 동안, 남아선호사상이 옅어지는 속도는 이를 따라잡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포스턴 교수는 “독신 남성의 증가는 앞으로 수십 년 동안 한국의 사회적 병폐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앞서 기혼 남성보다 독신 남성의 범죄율이 높아 사회·정치적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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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AT, 내신보다 학생능력 더 잘 평가”… 美 대입 논란 재점화

    미국의 표준화된 대학입학시험인 SAT나 ACT 점수가 고교 학점인 GPA보다 대학 진학 후 학점은 물론 취업과 같은 졸업 후 성과를 더 뚜렷하게 보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미 명문대에서 우수 학생을 선발하려면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과 유사한 SAT나 ACT 점수를 보는 게 내신 성적 격인 GPA 결과를 보는 것보다 확실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6월 미 연방대법원이 대학 입시에서 비(非)백인계 학생을 우대하는 ‘소수인종 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을 폐지한 후 일부 진보주의자들은 “백인 학생의 평균 점수가 높은 SAT가 교육 불평등을 강화시킨다”고 불만을 표했다. 하지만 하버드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 표준화된 시험이 실제로는 학업 역량 측정을 위한 우수 지표임이 드러난 셈이다.● GPA보다 SAT 우수자, 대학 학점 높아 연구팀은 하버드대, 예일대 등 미 북동부 8개 명문대 ‘아이비리그’에 스탠퍼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 등을 더한 미 12개 최상위 명문대 ‘아이비플러스(+)’에 2017∼2022년 입학한 학생의 GPA, SAT 및 ACT 점수와 이들의 대학 학점 간 상관관계(correlation)를 조사했다. 그 결과 SAT에서 1600점 만점을 받은 학생들은 1200점을 받았던 학생들보다 평균 약 0.43 높은 학점을 받았다. 반면 GPA 4.0 만점을 받은 학생과 3.2를 받은 학생의 대학 학점 차이는 0.10 미만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발한 2020년 이후 대부분의 미 대학들은 과거와 달리 지원자들에게 SAT 성적을 필수로 제출하지 않도록 했다. 이때 SAT 점수를 제출하지 않고 입학한 학생들의 대학 평균 학점은 약 3.3∼3.4였다. 반면 SAT 고득점자들의 학점 평균은 약 3.7이었다. 이 같은 경향성은 대학 졸업 후 성취에서도 확인됐다. 연구팀이 2010∼2015년 12개 명문대 학생들의 취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 SAT 만점자의 약 45%는 유명 기업에 취업했다. SAT 1300점을 맞고 해당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의 유명 기업 취업률은 30%에 못 미쳤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 연구팀의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전하며 ‘SAT 같은 표준시험이 교육을 통한 계층 이동 사다리를 걷어찰 것’이란 일각의 선입견이 잘못됐다고 진단했다. 대학입학 사정에서 SAT 비중을 줄이면 명문 사립고 학생만 체험할 수 있는 각종 과외 활동이 더 부각돼 우수한 저소득층 학생들의 명문대 입학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MIT “SAT, 공정성-다양성에 도움” 미 교육전문 웹사이트 ‘베스트칼리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백인 학생의 SAT 평균은 1098점이었다. 흑인(926점)과 172점이나 차이가 난다. 이에 진보 진영 일각에서는 “백인과 비백인 학생의 SAT 점수 격차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대학들이 입학 때 SAT를 중시하면 비백인 학생이 불리해진다”고 주장한다. 반면 상당수 대학들은 “SAT 점수가 학생들의 능력을 더 정확하게 예측한다”고 믿으면서도 대중 일각의 이 같은 반발이 두려워 ‘SAT 의무 제출’ 등을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NYT는 진단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 2021년에는 입학생의 SAT 점수를 의무 요구하지 않았으나 2022년부터 다시 의무화한 MIT 측은 “SAT가 학생 선발의 공정성과 다양성을 높여 준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9월 입학한 MIT 1학년생의 31%는 흑인 및 히스패닉계다. 또한 1학년의 약 20%가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연방정부 장학금을 받고 있다. 이 연구에 참여한 데이비드 데밍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SAT가 없으면 가장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은 명문고를 졸업하지 않은 학생”이라며 “SAT는 이들의 생명선(lifeline)”이라고 진단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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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 “이란 테러, 우리가 했다”…중동 혼란 틈타 부활 노리나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4일(현지 시간) 하루 전 이란 케르만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탄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의 준동 등으로 긴장이 고조된 중동 정세에 또 다른 불길을 끼얹을 것으로 보인다.IS는 4일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이란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는 우리 소행”이라며 “IS 대원 2명이 군중 속에 잠입해 폭발물을 터뜨렸다”고 밝혔다. 테러를 행한 대원의 이름까지 공개했다. 3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약 970km 떨어진 남부 케르만의 순교자 묘지에서는 2020년 1월 미군의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숨진 가셈 솔레이마니 전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4주기 추모식이 열리던 도중 대규모 폭발이 발생해 최소 80여명이 숨지고 200명이 넘는 부상자가 나왔다.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이후 최대 규모 인명피해다.IS와 이란은 같은 이슬람이지만 IS는 수니파로, 이란은 시아파로 종파가 달라 서로 적대해왔다. 2017년 IS가 이란 테헤란에서 테러를 저질러 민간인 18명을 숨지게 하자, 이란 역시 IS를 테러조직으로 규정하고 소탕작전을 벌여왔다.앞서 테러 발생 직후 이란은 이스라엘을 배후로 의심해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이스라엘을 향해 보복을 천명했다. 현재 이스라엘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란과 우호적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란이 전쟁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동 전역으로 전쟁이 확전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돼 왔다.  IS 또한 하마스와는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이날 성명에서 하마스를 향해 “(이란, 헤즈볼라 등이 속한) 시아파 단체와 협력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2017년 미국 주도 소탕작전으로 인해 조직이 거의 와해됐던 IS가 중동 내 혼란을 틈타 조직을 재건하고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이번 테러를 저질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보컨설팅기업 수판그룹의 테러 전문가 콜린 클라크는 미 뉴욕타임스(NYT)에 아프가니스탄에 잔존해있는 IS 분파인 ‘IS 호라산 (IS-K)’이 이번 테러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시아파의 설계자로서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위상을 고려할 때, 이번 공격은 매우 상징적이며 (IS의 목표 달성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미국이 4일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 지도자를 사살한 것도 일대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이날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라크와 시리아에 근거지를 둔 친이란 민병대 ‘하카라트 알누자바’의 수장 무쉬타크 자와드 카짐 알자와리를 사살했다”며 “자위권 차원의 공습이었다”고 밝혔다. 미군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대응을 위해 이라크와 시리아에 각각 2500명과 900명의 병력을 주둔하고 있다. 미군은 IS 소탕을 위해 이라크에서 정부군 및 소수민족 쿠르드족과 협력하고 있다.IS의 이 같은 발표 후 주한국 이란대사관은 5일 “케르만에서의 테러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비판 성명을 공개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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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낭만 도시 ‘파리의 키스’ 여주인공 별세

    20세기 프랑스 파리를 ‘낭만의 도시’로 인상짓는 데 큰 역할을 했던 ‘파리 시청 앞 키스’ 사진의 주인공이 세상을 떠났다. 영국 BBC 등은 3일(현지 시간) “세계적으로 유명한 ‘파리 시청 앞 키스’ 사진의 주인공인 프랑수아 보르네가 지난해 12월 25일 93세의 나이로 영면했다”고 전했다. 이 작품은 프랑스 유명 사진작가인 로베르 두아노(1912∼1994)가 1950년 시청 앞을 지나가는 인파 속에서 입을 맞추는 한 젊은 연인을 담은 흑백 사진이다. 1980년대 청년세대에 큰 인기를 끌었고, 국내에서도 주점 브로마이드 등으로 널리 애용됐다. 프랑스가 2012올림픽 유치전 때 상징물로 사용했을 정도로 파리를 대표하는 사진으로 여겨진다. 사진이 유명해지자 자신들이 주인공이라며 보상을 요구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에 두아노 작가는 “연극 전공 학생인 보르네(당시 20세)와 그의 남자 친구 자크 카르토(23세)가 키스하는 걸 우연히 목격하고, 이들에게 다시 포즈를 취해 달라고 부탁해 찍은 사진”이란 공식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보르네가 두아노에게서 받은 원본 사진은 2005년 경매에서 15만 유로(약 2억1457만 원)에 낙찰되기도 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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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리올림픽 숙박료 3배로… 빈집 살던 이민자는 쫓겨날 판

    역대 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질 전망인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이 벌써부터 관광객 숙소와 야외 개회식 실현성 등을 놓고 논란을 겪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4일 “올해 올림픽 개회식이 열리는 7월 27일 센강 주변 호텔 더블룸의 평균 가격은 1033유로(약 147만6000원)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프랑스 최대 소비자단체인 UFC 크슈아지르가 파리의 3, 4성급 호텔 8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개회식 당일 요금이 2주 앞인 7월 12일 평균가(317유로)의 3배를 넘는다. UFC에 따르면 조사된 호텔의 약 30%는 이때 예약하려면 최소 2∼5일은 묵어야 한다는 조건까지 내걸었다. UFC는 “파리 호텔들이 객실 요금을 크게 올렸는데도 이미 이들 호텔의 절반은 개회식 날 예약을 마감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파리시는 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 동안 약 1600만 명이 파리를 방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숙박업계가 호황을 누리는 반면 사회적 약자들은 벌써부터 고통받고 있다. 파리의 빈 건물을 생활 터전으로 삼던 이민자나 망명 신청자 등 수천 명은 이런 과정에서 길바닥으로 내쫓길 위기에 처했다. 로이터통신은 “올림픽이란 화려한 조명 아래 노숙자 문제가 악화되는 그늘이 깊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림픽 최초로 야외에서 열리는 파리 개회식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리던 개회식을 센강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160여 척의 배가 각국 대표 선수단을 태우고 센강에서 수상 행진을 벌인다. 1923년부터 수질 오염으로 수영이 금지된 센강에서 100년 만에 철인 3종 경기의 수영 경기도 개최한다. 하지만 안전과 위생 문제에 대한 지적도 만만찮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3일 “누구나 접근이 가능한 센강은 보안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최근 중동 전쟁 등으로 유럽에서 고조되는 테러 위험성을 지적했다. 센강 정화 계획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WP는 “수십 년간 쓰레기와 부패한 화장실 물로 가득 찬 센강을 예정대로 정화할 수 있으리란 보장이 없다”고 했다. 아직 정화 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지역이 상당히 많은 데다 폭우가 내릴 경우 파리의 노후화된 하수 시스템의 강물 오염을 막기 어려울 거란 전망이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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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열풍’에 밀린 애플… 시총 1위 자리 ‘흔들’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미국 애플 주가가 새해 첫 거래일인 2일(현지 시간) 3.58% 떨어졌다. 하루 동안 시가 총액 또한 최소 1000억 달러(약 130조 원) 이상 증발했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의 목표 주가 하향, 각국의 빅테크 규제, 투자자들이 지난해 말 기술주 상승 랠리 후 차익 실현 매물을 던진 영향 등으로 풀이된다. 반면 시총 2위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을 등에 업고 애플의 1위 자리를 맹추격하고 있다. AI 열풍이 계속되면 조만간 시총 1, 2위 자리가 뒤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직전 거래일 대비 3.58% 떨어진 주당 185.64달러에 마감했다. 같은 기간 3조 달러를 넘었던 시가 총액 또한 2조8870억 달러(약 3776조 원)로 줄었다. MS 시총(2조7560억 달러)과 큰 차이가 없다. 바클레이스는 이날 애플에 대한 투자 등급을 ‘비중 축소’로 하향했다. 목표 주가도 161달러에서 160달러로 낮췄다. 아이폰 15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아이폰 16의 기능 업그레이드 기대감도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애플의 차세대 수익원인 소프트웨어 부문도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규제 리스크도 하향 평가의 근거로 꼽았다. 앞서 미 법무부는 구글이 검색엔진 시장을 독점하기 위해 애플 등에 돈을 지불했다며 구글을 상대로 제기한 반(反)독점법 위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 검색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구글은 그간 애플에 자사 검색을 기본 서비스로 탑재하기 위해 광고 수익의 36%를 애플에 지급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이 소송에서 구글이 패소해 더 이상 거액의 탑재비를 지불하지 못하면 애플의 실적 악화도 불가피하다. 반면 경쟁 기업인 MS는 AI 열풍의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 “MS가 챗GPT 개발사 오픈AI와의 제휴로 생성형 AI의 물결을 타고 있다”며 이 물결이 MS의 소프트웨어 판매와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의 향상으로 이어지면 MS가 시총 1위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MS는 지난해 챗GPT를 탑재한 검색엔진 ‘빙’을 출시했다. 오픈AI의 실적도 고공행진 중이다. 미 정보기술(IT)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지난해 오픈AI의 매출이 16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2일 보도했다. 2022년 매출(2800만 달러)의 57배에 해당한다. 올 매출은 지난해보다 3배 이상으로 늘어난 50억 달러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오픈AI 매출이 급증한 이유는 챗GPT의 인기 덕분이다. 챗GPT의 주간 이용자 수는 1억 명에 달한다. 오픈AI의 유료화 또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오픈AI의 대규모언어모델(LLM) ‘GPT-3.5’로 구동되는 챗GPT는 무료이나 이보다 뛰어난 ‘GPT-4’로 운영되는 ‘챗GPT 플러스’는 월 20달러를 내고 이용할 수 있다. 챗GPT의 유료 구독자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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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우디 국부펀드 작년 41조원 투자… 전세계 국영투자의 25%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해 전 세계 국부펀드 투자액의 약 4분의 1을 차지했다고 블룸버그 등이 1일 보도했다. 지난해 미국 등 서구 주요국이 은행 위기 등으로 투자를 줄여 전 세계 국영 투자기관의 총 투자액이 2022년보다 20% 줄었지만 사우디는 같은 기간 오히려 52% 투자를 늘려 ‘오일머니’ 위력을 과시했다. 이 같은 움직임이 두 반대파 탄압 논란이 적지 않은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이미지 세탁용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국부펀드 전문 조사기관 ‘글로벌 국부펀드(SWF)’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사우디 국부펀드인 공공투자기금(PIF)은 한 해 전보다 52% 증가한 315억 달러(약 40조8200억 원)의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전 세계 국부펀드 투자액 1238억 달러의 4분의 1 수준이다. 사우디는 싱가포르를 제치고 아시아 최대 국부펀드 보유국에도 올랐다. PIF는 특히 축구, 골프, 게임 등 스포츠 분야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우선 유명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속한 알나스르 등 자국 4대 축구팀을 인수했다. PIF가 운영하는 LIV 골프 투어를 미국프로골프(PGA)와 합병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해 골프계를 뒤흔들었다. 당초 LIV에 비판적이던 스타 선수 욘 람까지 지난해 말 LIV 이적을 밝혔다. 정확한 이적료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4억5000만 달러라는 보도가 나왔다. PIF는 미국 게임업체 스코플리도 49억 달러에 인수했다. 사우디는 이미 유명 게임사 액티비전 블리자드, 일렉트로닉아츠, 테이크투 등에 투자해 총 81억 달러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자국을 전 세계 게임 허브로 만들려 한다고 평가했다. 이 외에 영국 스탠더드차터드의 항공기 대여 사업부(36억 달러), 자국 철강업체 하디드(33억 달러) 등도 인수했다. PIF는 이를 바탕으로 자체 항공사 및 전기차 브랜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SWF 측은 “사우디가 ‘비전 2030’ 달성을 위해 투자처를 다각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2030년까지 석유에 편중된 산업 구조를 다각화하겠다며 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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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일머니’ 사우디, 싱가포르 제치고 亞 최대 국부펀드 보유국 등극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해 전 세계 국부펀드 투자액의 약 4분의 1을 차지했다고 블룸버그 등이 1일 보도했다. 지난해 미국 등 서구 주요국이 은행 위기 등으로 투자를 줄여 전세계 국영 투자기관의 총 투자액 또한 2022년보다 20% 줄었지만 사우디는 같은 기간 오히려 52% 투자를 늘려 ‘오일머니’ 위력을 과시했다. 이 같은 행보가 반대파 탄압 논란이 적지 않은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이미지 세탁용이라는 비판 또한 적지 않다.국부펀드 전문 조사기관 ‘글로벌 국부펀드(SWF)’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사우디 국부펀드인 공공투자기금(PIF)은 한 해 전보다 52% 증가한 315억 달러(약 40조 8200억 원)의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전 세계 국부펀드 투자액 1238억 달러의 4분의 1 수준이다. 사우디는 싱가포르를 제치고 아시아 최대 국부펀드 보유국에도 올랐다.PIF는 특히 축구, 골프, 게임 등 스포츠 분야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우선 유명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속한 알나스르 등 자국 4대 축구팀을 인수했다. PIF가 운영하는 LIV 골프 투어를 미국프로골프(PGA)와 합병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해 골프계를 뒤흔들었다. 당초 LIV에 비판적이던 스타 선수 욘 람까지 지난해 말 LIV 이적을 밝혔다. 정확한 이적료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4억5000만 달러라는 보도가 나왔다.PIF는 미국 게임업체 스코플리도 49억 달러에 인수했다. 사우디는 이미 유명 게임사 액티비전 블리자드, 일렉트로닉아츠, 테이크투 등에 투자해 총 81억 달러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자국을 전 세계 게임 허브로 만드려 한다고 평가했다.이 외 영국 스탠다드차타드의 항공기 대여 사업부(36억 달러), 자국 철강업체 하디드(33억 달러) 등도 인수했다. PIF는 이를 바탕으로 자체 항공사 및 전기차 브랜드를 출시할 계획이다.SWF 측은 “사우디가 ‘비전 2030’ 달성을 위해 투자처를 다각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2030년까지 석유에 편중된 산업 구조를 다각화하겠다며 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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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2년 재위 덴마크 여왕, 신년사서 깜짝 퇴위 선언

    세계에서 유일한 ‘여왕’인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83)이 2024년 새해 맞이 연설에서 왕위를 내려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가 왕좌에 오른 지 52년 만이다.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은 지난해 12월 31일(현지 시간) TV로 생중계되던 신년사에서 “재위 52주년을 맞는 1월 14일 퇴위하겠다”고 깜짝 선언했다. 여왕은 “2023년 등 수술을 받으며 미래에 대해 생각했다”며 “지금이 다음 세대에 책임을 물려줄 적기”라고 말했다. 여왕이 퇴위하면 장자인 프레데리크 왕세자(55)가 왕위를 물려받게 된다.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은 70년간 재임했던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한 뒤로 ‘유럽 최장기 재위 군주’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실용적이고 전통에 얽매이지 않는 성향으로 덴마크 왕실의 현대화를 훌륭하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항상 밝은 모습으로 국민적 사랑을 받았는데, 신년사 때도 궁 주변에 모여 있던 시민들이 뜨거운 박수갈채로 여왕을 응원했다. 여왕은 마르그레테라는 이름이 북유럽에서 데이지 꽃(마거리트)을 부르는 발음과 비슷해 ‘데이지’란 애칭으로 불렸다. 반면 하루에 담배를 3갑씩 피우는 애연가라 ‘재떨이 여왕’이란 별명도 있다. “휴대전화가 없어도 행복하다”며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쓰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재위 중 직접 그린 일러스트가 소설 ‘반지의 제왕’ 덴마크 번역판에 실릴 정도로 그림 실력도 뛰어났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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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규모 7.6 강진-쓰나미 “당장 도망가라”… 동일본대지진 후 최대

    동해와 맞닿은 일본 서부 이시카와(石川)현 노토(能登)반도에서 새해 첫날인 1일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했다.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대지진 이후 일본에서 일어난 지진 중 낙도 지역을 제외하면 13년 만에 가장 강력했다. 이번 강진 직후 노토반도 등에 최대 높이 5m의 대형 지진해일(쓰나미) 경보가 발령됐고 일부 지역에는 높이 120cm가 넘는 지진해일이 관측됐다. 대형 화재, 가옥 붕괴, 도로 갈라짐 등의 피해가 발생했고 부상자가 다수 나오면서 일본 열도 전체가 큰 혼란을 겪었다. 지진 지역에는 원자력발전소가 밀집해 일본 정부는 이상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향후 일주일 사이 비슷한 규모의 강진이 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 동일본대지진 후 최대 규모 지진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10분쯤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 있는 와지마(輪島)시에서 북동쪽으로 30km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강진이 일어났다. 이번 지진은 동해 쪽에서 대규모 지진해일 피해를 일으킨 1983년 동해 중부 지진(규모 7.7), 1993년 홋카이도 남서부 지진(7.8)에 육박하는 규모다. 동일본대지진(9.0)보다는 작고 1995년 한신·아와지(阪神·淡路) 대지진(7.3)보다는 크다. 첫 지진이 관측된 뒤 오후 늦게까지 수십 차례 여진이 발생했다. 진앙인 일본 열도 서쪽은 물론이고 태평양 쪽인 수도 도쿄에서도 고층 건물이 흔들리는 등 일본 열도 전체에서 지진이 감지됐다. 노토반도에서는 진도(震度) 7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진도는 지진에 따른 흔들림을 측정하는 단위로, 진도 7은 사람이 서 있을 수 없고 바닥에 고정하지 않은 가구 대부분이 쓰러질 수 있는 수준이다. NHK 등 일본 주요 방송국은 정규 방송을 일제히 중단하고 지진 속보에 들어갔다. 지진해일 경보가 발령되자 NHK 진행자는 방송에서 “지금 당장 도망가라. 동일본대지진을 기억해야 한다. 목숨을 소중하게 지켜라”라고 다급하게 소리를 질렀다. ‘지진해일! 도망가!’라는 커다란 글씨가 영상으로 반복해 나왔다. ● “건물 잔해에 묻히고, 대형 화재 발생”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지진 발생 직후 기자회견에서 “건물 붕괴 등으로 사람이 산 채로 잔해에 파묻힌 사례가 6건”이라고 밝혔다. NHK는 경찰청을 인용해 “나나오시에서 2명이 심폐정지 상태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머리를 다치거나 뼈가 부러진 부상자도 다수 발생했다. 일부 병원은 병상이 부족해 주차장에서 임시 치료에 나섰다. 이시카와현 스즈(珠洲)시 종합병원 의사는 “부상자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 의사가 제때 도착하지 못해 의료진이 부족하고 정전 때문에 예비 전력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와지마시 중심부에서는 불길이 하늘 높이 치솟으며 가옥이 불타는 대형 화재가 났다. 전봇대가 쓰러지고 수도관이 파열되는 사고가 여러 곳에서 보고됐다. 단독주택이 큰 흙먼지를 내면서 통째로 붕괴되거나 지붕, 벽 등이 무너지고 기왓장이 떨어져 나가기도 했다. 이시카와 항공자위대 와지마기지에는 주민 1000여 명이 대피했다. 이날 지진 여파로 신칸센 나가노∼가나자와 등 고속철도 운행이 중단됐고 니가타 공항 등 서부 지역 주요 공항 항공편도 결항했다. 이시카와현 등의 주택 3만4000채에서 정전이 발생했고, NTT도코모 등 휴대전화 통화 및 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중단됐다. ● 원전 밀집 지역, 이상 여부 점검 착수 일본 정부는 이번 지진에 따른 원전 이상 유무 점검에 나섰다. 노토반도의 시카(志賀) 원전(2기)을 비롯해 이번 지진 발생 지역에는 일본 최대 원전 가시와자키카리와(柏崎刈羽) 원전(6기) 등 다수가 몰려 있다. 일본 원자력규제청은 시카·가시와자키카리와 원전에 이상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진원지에 인접한 이 두 원전은 모두 운전 금지 조치, 정기 점검 등으로 가동 정지 중이다. 일본 국가비상대응센터는 지진 발생 지역과 인접한 원전이 안전상 중요한 전력을 확보하고 있고 사용후핵연료 냉각 시설도 작동 중이라고 밝혔다. 동일본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제1원전은 외부에서 공급받던 전력이 끊기고 자체 비상발전기마저 지진해일로 침수된 상황에서 냉각수가 끓어올라 지진 발생 다음 날인 2011년 3월 12일 수소 폭발로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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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진해일! 도망가!’…日 강진에 건물 무너지고 대형 화재 발생

    동해와 맞닿은 일본 서부 이시카와(石川)현 노토(能登)반도에서 새해 첫날인 1일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했다.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대지진 이후 일본에서 일어난 지진 중 낙도 지역을 제외하면 13년 만에 가장 강력했다. 이번 강진 직후 노토반도 등에 최대 높이 5m의 대형 지진해일(쓰나미) 경보가 발령됐고 일부 지역에는 높이 1m20cm가 넘는 지진해일이 관측됐다. 대형 화재, 가옥 붕괴, 도로 갈라짐 등의 피해가 발생했고 부상자가 다수 나오면서 일본 열도 전체가 큰 혼란을 겪었다. 지진 지역에는 원자력발전소가 밀집하고 있어 일본 정부는 이상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향후 일주일 사이 비슷한 규모의 강진이 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 동일본대지진 후 최대 규모 지진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10분쯤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 있는 와지마(輪島)시에서 북동쪽으로 30km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강진이 일어났다. 이번 지진은 동해 쪽에서 대규모 지진해일 피해를 일으킨 1983년 동해 중부 지진(규모 7.7), 1993년 홋카이도 남서부 지진(7.8)에 육박하는 규모다. 동일본대지진(9.0)보다는 작고 1995년 한신·아와지(阪神·淡路) 대지진(7.3)보다는 크다.첫 지진이 관측된 뒤 오후 늦게까지 수십 차례 여진이 발생했다. 진앙인 일본 열도 서쪽은 물론, 태평양 쪽인 수도 도쿄에서도 고층 건물이 흔들리는 등 일본 열도 전체에서 지진이 감지됐다. 노토반도에서는 진도(震度) 7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진도는 지진에 따른 흔들림을 측정하는 단위로, 진도 7은 사람이 서 있을 수 없고 바닥에 고정하지 않은 가구 대부분이 쓰러질 수 있는 수준이다. NHK 등 일본 주요 방송국은 정규방송을 일제히 중단하고 지진 속보에 들어갔다. 지진해일 경보가 발령되자 NHK 진행자는 방송에서 “지금 당장 도망가라. 동일본대지진을 기억해야 한다. 목숨을 소중하게 지켜라”라며 다급하게 소리를 질렀다. ‘지진해일! 도망가!’라는 커다란 글씨가 영상으로 반복해 나왔다. ● “건물 잔해에 묻히고, 대형 화재 발생”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지진 발생 직후 기자회견에서 “건물 붕괴 등으로 사람이 산 채로 잔해에 파묻힌 사례가 6건”이라고 밝혔다. 머리를 다치거나 뼈가 부러진 부상자도 다수 발생했다. 일부 병원은 병상이 부족해 주차장에서 임시 치료에 나섰다. 이시카와현 스즈(珠洲)시 종합병원 의사는 “부상자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 의사가 제때 도착하지 못해 의료진이 부족하고 정전 때문에 예비 전력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와지마시 중심부에서는 불길이 하늘 높이 치솟으며 가옥이 불타는 대형 화재가 났다. 전봇대가 쓰러지고 수도관이 파열되는 사고가 여러 곳에서 보고됐다. 단독주택이 큰 흙먼지를 내면서 통째로 붕괴되거나 지붕, 벽 등이 무너지고 기왓장이 떨어져 나가기도 했다. 이시카와 항공자위대 와지마기지에는 주민 1000여 명이 대피했다.이날 지진 여파로 신칸센 나가노~가나자와 등 고속철도 운행이 중단됐고 니가타 공항 등 서부 지역 주요 공항 항공편도 결항했다. 이시카와현 등의 3만4000채에서 정전이 발생했고, NTT도코모 등 휴대전화 통화 및 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중단됐다. ● 원전 밀집 지역, 이상 여부 점검 착수일본 정부는 이번 지진에 따른 원전 이상 여부 점검에 나섰다. 노토반도의 시가(志賀) 원전(2기)을 비롯해 이번 지진 발생 지역에는 일본 최대 원전 가시와자키카리와(柏崎刈羽) 원전(6기) 등 다수가 몰려 있다. 일본 원자력규제청은 시가·가시와자키카리와 원전에 이상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진원지에 인접한 이 두 원전은 모두 운전 금지 조치, 정기 점검 등으로 가동 정지 중이다. 일본 국가 비상 대응센터는 지진 발생 지역과 인접한 원전이 안전상 중요한 전력을 확보하고 있고 사용후핵연료 냉각 시설도 작동 중이라고 밝혔다. 동일본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제1원전은 외부에서 공급받던 전력이 끊기고 자체 비상 발전기마저 지진해일로 침수된 상황에서 냉각수가 끓어올라 지진 발생 다음 날인 2011년 3월 12일 수소 폭발로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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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산 301조원’ 머스크, 세계 최고 부자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프랑스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을 밀어내고 2023년 세계 최고의 부자로 등극했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12월 29일(현지 시간) ‘세계 억만장자 지수’를 공개하며 “2023년 세계 최고 부자는 2320억 달러(약 301조 원)를 보유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였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테슬라 주가가 전년도보다 101% 상승해 재산 증가액(954억 달러) 순위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2022년 세계 최고 부호였던 LVMH의 아르노 회장은 명품 수요 둔화 및 LVMH 주가 하락의 영향으로 2위로 밀려났다. 그의 자산은 1790억 달러(약 232조 원)에 이른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스티브 발머 전 MS CEO가 3∼5위를 차지했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 억만장자로는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로레알 창업자의 외손녀인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메예르스가 이름을 올렸다. 블룸버그는 “로레알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찍으면서 그의 자산은 한 해 전보다 40% 늘어난 100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전체 순위에서 12위에 오른 메예르스는 ‘1000억 달러 이상을 보유한 최초의 여성’이란 타이틀도 얻었다. 한국인 중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8위로 유일하게 500위 부호 안에 이름을 올렸다. 그의 재산은 99억 달러로 2022년보다 33억8000만 달러 늘어났다. 최근 주목받는 인공지능(AI)용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440억 달러의 재산을 보유해 28위에 올랐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해 자산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파산보호를 신청한 공유오피스 업체 위워크에 거액을 투자했던 그는 이 여파로 한 해 동안 11억 달러를 잃었다. 손 회장의 자산은 114억 달러로 184위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3년 세계 500대 부호의 전체 순자산은 전년도보다 1조5000억 달러(약 1946조 원)가 증가했다. 블룸버그는 “전쟁과 고물가, 경기 침체 등 악조건에도 AI와 같은 첨단기술의 부상에 힘입어 테크 기업의 주가가 대폭 상승한 여파”라고 풀이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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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회장 228위…‘재산 301조원’ 세계 최고 부자는 누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프랑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을 밀어내고 2023년 세계 최고의 부자로 등극했다.블룸버그는 지난해 12월 29일(현지 시간) ‘세계 억만장자 지수’를 공개하며 “2023년 세계 최고 부자는 2320억 달러(약 301조 원)를 보유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였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테슬라 주가가 전년도보다 101% 상승해 재산 증가액(954억 달러) 순위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2022년 세계 최고 부호였던 LVMH의 아르노 회장은 명품 수요 둔화 및 LVMH 주가 하락의 영향으로 2위로 밀려났다. 그의 자산은 1790억 달러(약 232조 원)에 이른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스티브 발머 전 MS CEO가 3~5위를 차지했다.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 억만장자로는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로레알 창업자의 외손녀인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메이예(70)가 이름을 올렸다. 블룸버그는 “로레알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찍으면서 그의 자산은 한 해 전보다 40% 늘어난 100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전체 순위에서 12위에 오른 메이예는 ‘1000억 달러 이상을 보유한 최초의 여성’이란 타이틀도 얻었다. 한국인 중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8위로 유일하게 500위 부호 안에 이름을 올렸다. 그의 재산은 99억 달러로 2022년보다 33억8000만 달러 늘어났다. 최근 주목받는 인공지능(AI)용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440억 달러의 재산을 보유해 28위에 올랐다.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해 자신 규모가 크게 즐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파산보호를 신청한 공유오피스업체 위워크에 거액을 투자했던 그는 이 여파로 한 해 동안 11억 달러를 잃었다. 손 회장의 자산은 114억 달러로 184위다.블룸버그에 따르면 2023년 세계 500대 부호의 전체 순자산은 전년도보다 1조5000억 달러(약 1946조 원)가 증가했다. 블룸버그는 “전쟁과 고물가, 경기 침체 등 악조건에도 AI과 같은 첨단기술의 부상에 힘입어 테크 기업의 주가가 대폭 상승한 여파”라고 풀이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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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일리 뜨자… 트럼프 “야망 지나쳐” 성차별 공격

    최근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사진)가 미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지지율 상승세를 타자 당내 남성 경쟁자들의 노골적인 성차별 공격 대상이 됐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27일 WP는 공화당 최초의 여성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 도전한 헤일리 전 대사가 역경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평소 여성혐오성 발언을 자주 해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전히 공화당에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고, 경쟁자들이 헤일리가 여성임을 부각하는 네거티브 공세를 퍼붓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에서 종종 여성의 지적 능력을 비하하는 취지로 사용되는 표현인 ‘새 대가리(bird brain)’로 헤일리를 지칭하고 있다. 올 초 한 라디오 쇼에서는 “(헤일리는) 지나치게 야망이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른 경선 주자인 비벡 라마스와미는 지난달 공화당 경선 토론에서 “3인치(7.62cm) 힐을 신은 딕 체니(전 부통령)”라며 헤일리를 비꼬았다. 또 헤일리가 민주당 소속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처럼 자신의 성별을 부각하는 전략을 따르고 있다며 “정체성 정치를 하는 정당(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꿔야 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공격을 두고 당내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바버라 콤스톡 전 하원의원은 “트럼프가 라마스와미에게 ‘너무 야심차다’고 비판하는 것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이런 비난은 여성에게만 가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의 공화당이었다면 성차별적 공격을 비판하는 남성 정치인들이 많았겠지만 트럼프가 여성혐오를 부추긴 이후로 이런 발언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작금의 현실이 벌어졌다”고 개탄했다. 한편 미 콜로라도주 대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1·6 의사당 난입 사태’ 관련 혐의를 인정해 대선 경선에 참여할 수 없다고 판결한 이후 출마 자격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대선 경합주인 미시간주 대법원은 27일 그의 출마 자격을 법원이 제한할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앞서 19일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2020년 대선 결과에 반발한 극우 강성 인사들이 의사당에 난입한 ‘1·6 사태’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실상 이를 선동한 것으로 봤다. 또 내란 가담 공직자에 대해 공직을 금지한 수정헌법 14조 3항에 근거해 당내 경선 참여를 금지했다. 하지만 미시간주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해당 헌법 조항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는 사법이 아닌 정치의 영역으로, 의회가 판단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앞서 미네소타주와 뉴햄프셔주 등에서도 이와 유사한 판결을 내렸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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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일리 상승세에…트럼프 “야망 지나친 새대가리” 성차별 공격

    최근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가 미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지지율 상승세를 타자 당내 남성 경쟁자들의 노골적인 성차별 공격 대상이 됐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27일 WP는 공화당 최초의 여성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 도전한 헤일리 전 대사가 역경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평소 여성혐오성 발언을 자주 해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전히 공화당에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고, 경쟁자들이 헤일리가 여성임을 부각하는 네거티브 공세를 퍼붓고 있다는 것이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에서 종종 여성의 지적 능력을 비하하는 취지로 사용되는 표현인 ‘새 대가리(bird brain)’로 헤일리를 지칭하고 있다. 올 초 한 라디오 쇼에서는 “(헤일리는) 지나치게 야망이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다른 경선 주자인 비벡 라마스와미는 지난달 공화당 경선 토론에서 “3인치(7.62cm) 힐을 신은 딕 체니(전 부통령)”라며 헤일리를 비꼬았다. 또 헤일리가 민주당 소속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처럼 자신의 성별을 부각하는 전략을 따르고 있다며 “정체성 정치를 하는 정당(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꿔야 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이 같은 공격을 두고 당내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바버라 콤스톡 전 하원의원은 “트럼프가 라마스와미에게 ‘너무 야심차다’고 비판하는 것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이런 비난은 여성에게만 가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의 공화당이었다면 성차별적 공격을 비판하는 남성 정치인들이 많았겠지만 트럼프가 여성혐오를 부추긴 이후로 이런 발언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작금의 현실이 벌어졌다”고 개탄했다. 한편 미 콜로라도주 대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1·6 의사당 난입 사태’ 관련 혐의를 인정해 대선 경선에 참여할 수 없다고 판결한 이후 출마 자격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대선 경합주인 미시간주 대법원은 27일 그의 출마 자격을 법원이 제한할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앞서 19일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2020년 대선 결과에 반발한 극우 강성 인사들이 의사당에 난입한 ‘1·6 사태’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실상 이를 선동한 것으로 봤다. 또 내란 가담 공직자에 대해 공직을 금지한 수정헌법 14조 3항에 근거해 당내 경선 참여를 금지했다. 하지만 미시간주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해당 헌법 조항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는 사법이 아닌 정치의 영역으로, 의회가 판단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앞서 미네소타주와 뉴햄프셔주 등에서도 이와 유사한 판결을 내렸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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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멘 반군, 홍해 선박 또 공격… 유가 한달새 최고치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을 잇달아 공격하면서 원유 수급 불안이 커지자 국제유가가 지난달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말 들어 안정세에 접어들던 국제유가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에 따른 중동 정세 격랑으로 다시 2%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세계 물가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유가를 보여주는 지표인 내년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6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날보다 2.7%(2.01달러) 상승한 배럴당 75.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2.5%(2달러) 오른 배럴당 81.07달러에 거래됐다. 모두 지난달 30일 이후 최고가다. 이날 후티 반군이 홍해를 통행하던 ‘MSC 유나이티드’ 컨테이너 선박을 향해 다시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하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자 유가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야히아 사리 후티 반군 대변인은 후티가 운영하는 알마시라 TV로 생중계된 발표에서 선박 공격 사실을 밝히며 “후티 군대는 가자지구에 필요한 식량과 의약품이 반입될 때까지 홍해와 아라비아해에서 이스라엘 선박이나 팔레스타인 항구로 향하는 선박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스라엘과 무관한 민간 선박들이 잇달아 후티 반군에 나포되거나 공격을 당하면서 주요 해운사들이 홍해를 통한 운항을 중단했다. 홍해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항로로 주요 글로벌 운송 경로 중 하나다. 미국은 24일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보호하기 위해 다국적 함대를 출범시켰다. 미군은 26일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이들이 홍해 남부에서 운용하는 드론 12대와 탄도미사일 3대, 지상 공격 순항미사일 2대를 격추했다. 다국적 함대 출범에 힘입어 세계 2위 해운업체인 머스크사를 비롯해 프랑스와 독일 등 각국의 글로벌 선사들이 홍해 복귀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여러 해운사들이 홍해 대신 남아프리카 희망봉 등으로 운송 경로를 변경하고 있지만 아직은 물류 공급에 큰 영향이 없다는 평가를 내놨다. 실제로 국제유가는 최근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고점 대비 약 6% 하락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홍해 루트 불안정이 장기화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확대될 우려가 있다. 25일 글로벌 해운·항공화물 운임 분석기관 제네타는 수에즈·파나마운하의 동시 차질로 내년 초까지 해운 운임이 최대 2배로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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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정적’ 나발니, 시베리아 감옥서 3주만에 발견

    “이 지역은 방문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편지를 보내는 것조차 거의 불가능하다.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곳이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 지도자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47·사진)가 내년 3월 러시아 대선을 앞두고 외딴 시베리아 감옥으로 이감된 사실을 확인한 뒤 그의 측근이 한 말이다. 나발니 대변인인 키라 야르미시는 25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하르프 지역의 교도소에서 나발니를 찾았다”고 밝혔다. 나발니는 이전까지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약 235km 떨어진 멜레코보 교도소에 수감돼 있었다. 하지만 이달 6일 변호인과의 접견을 마지막으로 행방이 묘연해졌다. 이곳으로 이감되는 과정에서 측근들과의 연락이 차단된 것으로 보인다. 26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북극권의 영구 동토층에 위치한 이 교도소는 겨울이면 영하 20도 밑으로 떨어지는 혹한으로 악명이 높다. 이 때문에 주로 중범죄자들을 수감시켜 ‘북극 늑대’ 교도소로도 불린다. 모스크바에서 북동쪽으로 약 1900km 떨어져 있고, 1950년대 소련의 강제노동수용소인 ‘굴라크’에서도 가장 가혹한 탄광으로 꼽힌 보르쿠타에서 약 100km 더 가야 한다. 나발니의 동료이자 반부패재단(ACF) 대표인 이반 즈다노프는 “정부가 대선이 다가오기 전에 나발니를 이곳에 고립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도소 내 나발니의 산책 공간이라며 공개한 사진을 보면 성인 한 명이 겨우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비좁고 사방이 콘크리트로 막혀 있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나발니의 소재가 파악된 것을 환영하는 성명을 내고 “나발니를 조건 없이 석방하라”며 러시아의 반체제 인사 탄압을 규탄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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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이집트 제안 ‘3단계 종전안’ 토대로 협상 검토”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양측에 인질 전원 석방 및 전면 휴전을 위한 ‘3단계 종전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전달받은 제안을 토대로 협상 재개를 검토할 예정이지만, 크리스마스 당일까지도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을 이어가는 등 공세의 고삐를 풀지 않는 모습이다. 25일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은 평화 협상을 중재 중인 이집트가 양측에 2주간 휴전을 시작으로 전쟁 전면 종식을 목표로 하는 ‘3단계 종전안’을 제안했으며 “이스라엘 관리들이 종전안 초안을 전면적으로 거부하진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전시내각이 이 초안을 토대로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전쟁 국면에서 양측 협상을 위한 종전안 내용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르면 1단계에선 하마스가 이스라엘 여성과 미성년자, 노인 남성 등 인질 40명을 석방하고 2주간 전투를 중단한다. 이스라엘은 그 대가로 팔레스타인 포로 120명을 풀어주게 된다. 지난달 말 일시 휴전 시 조건을 그대로 적용하게 된다. 2단계에선 현재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를 이끄는 파타당, 가자지구를 통치해온 하마스 등 다수 정파를 통합하는 ‘팔레스타인 국민 회담’을 열고 가자지구에 긴급 안보 정부를 수립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해당 정부는 향후 인도적 지원 및 재건, 선거 등도 감독하게 된다. 3단계는 전면 휴전 단계로,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전원을 석방하고 팔레스타인 죄수를 맞교환하며 사실상 종전을 공식 선언한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완전 철수하며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귀향이 허용된다. 다반 이스라엘군(IDF)의 공세 수위는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23, 24일 IDF가 가자지구 중부의 난민 캠프 등 세 곳을 공습했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24일 하루에만 IDF 공격으로 마가지 난민 캠프 등에서 적어도 70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전쟁은 큰 비용을 요구하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싸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도 언급하며 “(미국에)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승리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 전했다”고 말했다. 전투가 치열해지면서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한 곳으로 알려진 베들레헴은 이번 크리스마스에 애도 분위기로 뒤덮였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가톨릭 프란치스코 교황은 24일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 크리스마스 미사에서 “우리 마음은 헛된 전쟁 논리에 의해 평화의 왕이 다시 한번 거부당하는 베들레헴에 있다”며 평화를 호소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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