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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B-52 전략폭격기가 10일 한반도 상공으로 출격해 비행훈련을 실시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나흘 만에 미 핵무장 전략무기가 무력시위에 나서자 북한은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하며 대미 비난으로 맞섰다. 한미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괌 앤더슨 기지를 출발한 B-52 폭격기 1대가 경기 평택 미군 오산기지 상공에서 한국 공군과 주한 미 공군 전투기들의 호위를 받으며 100m 고도의 저공비행훈련을 한 뒤 괌 기지로 복귀했다. 군 관계자는 “미국의 ‘핵우산’ 제공을 재확인하고, 확장 억제 능력을 북측에 알리는 효과가 크다”고 밝혔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은 “적의 어떤 도발에도 대응할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B-2 스텔스 폭격기와 F-22 스텔스 전투기, 핵추진 항공모함 등도 3월 한미 연합 군사연습인 키리졸브를 전후해 한국에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확성기 방송이 8일부터 이어지고 있지만 북한의 도발 징후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 다만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인민무력부(한국의 국방부에 해당)를 방문해 “수소탄 시험은 미제 핵전쟁 위험에서 자주권과 민족 생존권을 수호하며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지역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자위적 조치”라며 “대사변을 위한 만반의 전투준비 상태를 갖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노동신문은 또 논평에서 “핵전쟁 도발 흉계를 꾸민 미국이 우리더러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전에 비핵화를 해야 한다는 주장은 강도적 주장”이라며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9일 육군 미사일 사령부를 방문해 적이 도발하면 신속, 정확히 응징할 것을 지시했다. 정부는 또 국민의 신변 안전을 위해 개성공단에 하루 이상 체류하는 인원을 입주 기업체별 필수 인원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일 공단 출입을 허용하되 체류 인원 최소화로 북한의 도발에 대비하겠다는 것. 또 국가정보원 국가사이버안전센터는 “8일부터 사이버 위기 단계를 정상에서 한 단계 올린 ‘관심’ 경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르면 12일 ‘대국민 담화’ 를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동개혁법 입법 지연과 경기 침체 등 힘든 상황에서 북 핵실험까지 겹쳐 박 대통령의 고민이 깊다”며 “국민 단합과 정치권의 협조를 호소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윤완준·장택동 기자}

북한의 4차 핵실험에 상응하는 조치로 미국이 전략 핵폭격기를 한반도에 출동시키며 양측간 팽팽한 ‘핵 게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수소탄(수소폭탄) 실험’ 이후 체제의 생존을 걸고 핵개발을 독려하고 나서면서 북-미 간 ‘핵 줄다리기’는 일촉즉발의 대결 국면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김정은의 종착점은 미국의 핵보복 능력 무력화 김정은이 핵실험 나흘 만인 10일 인민무력부(한국의 국방부에 해당)를 방문해 ‘수소탄 실험’을 자위적 조치라고 강조하면서 핵개발을 독려한 것은 북핵의 최종 목표가 미국의 핵보복 능력 무력화에 있음을 강력히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4차 핵실험 이후 김정은의 첫 언급이다. 북한이 ‘핵탄두 개발→핵탄두 소형 경량화→핵무기 다종다수화→전략무기화’라는 4단계 핵 시나리오 가운데 3단계에 주력하면서 4단계로 이행 중이라는 얘기다. 이는 북한이 정치 외교적 수단뿐만 아니라 핵무기 실전 사용까지도 불사한다는 의미를 내포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속전속결로 전쟁 종결 △미 증원전력의 조기 차단 및 미국 내 반전여론 확산 △한미연합군 반격에 따른 전세 역전 상쇄 △정권 존립위기 돌파를 위해 북한이 한국에 선제 핵공격을 감행하는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이 경우 북한으로선 미국의 ‘핵펀치’를 묶어놓는 게 최대 관건이다. 미국의 핵보복에도 살아남아 미 본토와 해외 주둔기지에 ‘제2격(second strike)’을 할 수 있다면 미국이 핵우산을 작동할 수 없을 것으로 김정은이 보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복안에 따라 북한은 최대한 많은 수의 핵미사일을 실전배치(다수화)하는 한편 증폭핵분열탄과 수소폭탄(다종화) 개발에 다걸기(올인)한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핵이 실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배치하면 어떤 경우에도 체제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北에게 핵은 생존 협상 최고 카드 김정은은 핵무기만이 자신과 체제의 생존을 보장해줄 수 있고, 미국과 동등한 지위에서 평화협정 협상을 벌일 ‘최고의 카드’라고 생각한다. 북한 노동신문이 10일 김정은이 인민무력부를 축하 방문해 “수소탄 시험은 미제와 제국주의자들의 핵전쟁 위험으로부터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의 생존권을 수호하며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자위적 조치”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천영우 전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김정은은 실전 배치할 핵무기가 생존을 위한 최고의 보험이라고 생각한다”며 “미국과 협상하더라도 실전에 사용할 핵무기를 하나라도 더 많이 갖고 협상해야 더 많은 대가를 받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천 전 수석은 “김정은이 이미 가진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개발한 핵을 정당화시켜 핵보유국으로 인정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들이 주장하는 핵강국, 핵보유국을 인정해주면 앞으로 핵개발을 유예(모라토리엄)할 수도 있다는 전략인 것. 김정은이 이를 위해 주장하는 것이 북-미 간 평화협정 체결이다. 노동신문은 10일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전에 비핵화를 해야 한다는 미국의 주장은 강도적 주장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미국의 전략적 인내를 실패한 전략으로 몰아붙이면서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긴장 격화의 발생 근원인 미국 적대시 정책의 종식이 확인되면 미국의 우려 사항을 포함한 그 밖의 모든 문제는 순간에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 지속될까 미국은 10일 B-52 전략폭격기를 한국으로 보내 대북 무력시위에 나서는 등 북한 핵실험에 대한 군사적 상응 조치에 돌입했다. 핵우산과 확장억제 능력 등 미국이 가진 모든 군사적 수단을 동원해 한국을 북핵 위협에서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표출한 것. 동시에 미국은 중국을 압박해서라도 일단 강력한 대북 제재에 집중할 계획이다. 외교 당국자는 “북한 핵실험 이후 미국 정부의 기류가 크게 바뀌었다. 북핵 문제를 더는 방치할 수 없게 됐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전략자산의 발 빠른 한반도 배치 등은 이런 기류를 반영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북핵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강경 대응은 대결 국면을 고조시켜 사태를 더 악화시킬 개연성도 있다. 버락 오바마 정부로서는 ‘전략적 인내’를 근간으로 한 북핵 정책의 총체적 실패라는 비판도 부담이어서 미국의 향후 대응전략이 주목된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윤완준·우경임 기자}

군 당국이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상응 조치로 8일 낮 12시부터 전방지역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했다. 이에 북한 김기남 노동당 비서는 “나라의 정세를 전쟁 접경에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하는 첫 반응을 나타냈다. 군은 북한이 도발하면 서너 배로 보복 응징할 계획이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대북 심리전의 핵심 수단인 확성기 방송은 지난해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이후 재개했다가 8·25 남북합의로 중단한 지 4개월여 만에 이어졌다. 군 당국자는 이날 “낮 12시를 기해 전방부대 11곳의 대북 확성기(고정식)와 이동식 확성기 6대를 가동해 방송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확성기 방송은 하루 2∼6시간씩 밤낮 없이 불시에 진행된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군 관계자는 “중국의 4차 핵실험 비난과 김정은 정권의 포악성, 북한의 인권 실상을 집중적으로 다뤘다”고 말했다. 북한 김기남 당비서는 이날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수소탄 시험 완전 성공 경축 평양시 군민연환대회’ 축하연설에서 “주체 조선의 첫 수소탄 시험 성공을 배 아프게 여기고 있는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은 벌써부터 심리전 방송을 재개한다, 전략핵 폭격 비행대를 끌어들인다 하면서 나라의 정세를 전쟁 접경에로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전했다. 북한군 포병부대는 8일 오전부터 병력과 무기를 보강하며 대남 감시 태세를 강화했다. 한국군도 확성기 조준포격 등 도발에 대비해 무인정찰기와 대포병탐지레이더, 대전차 미사일, 대공방어무기 등을 증강 배치했다. 군은 북한의 사이버공격에 대비해 정보작전방호태세인 인포콘(INFOCON)을 5단계(평시 준비태세)에서 4단계(증가된 경계태세)로 격상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은 이날 통화를 하며 북 핵실험을 규탄하고 한일, 한미일 3국 간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윤완준 기자}

한국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맞서 북한군도 전방지역의 전투 준비 태세를 강화하는 등 4차 북한 핵실험 이후 남북 간 강대강(强對强) 대치가 본격화되고 있다. 북한이 대북 확성기 조준 격파 등 도발을 감행하면 한국군도 강력한 보복에 나설 방침이어서 최전방 접경지역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접경지 주민들 긴장 속 일상생활 지속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된 8일 접경지 주민들은 차분한 분위기에서 사태를 지켜봤다. 경기 연천군 중면 횡산리의 은금홍 이장(66)은 “대부분의 주민이 집과 경로당 등에서 평소처럼 지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정부의 대북 방송 결정을 지지하면서 북의 도발에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부 주민은 만일의 사태를 우려하며 불안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지난해 8월 북 도발 위협 때 5일간 대피소에서 지냈던 중면 삼곶리 주민 강모 씨(52)는 “대북 방송이 시작된 정오부터 불안한 마음에 집 안팎을 들락거렸다”고 말했다.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우려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동해안 최북단 강원 고성군 통일전망대와 DMZ박물관, 양구군 을지전망대, 화천군 칠성전망대, 철원군 철원평화전망대 등 강원 접경지역 안보관광지 운영도 8일부터 전면 중단됐다. 군은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비판하는 방송 내용을 트집 잡아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대비 태세를 강화했다. 북한이 고사총이나 장사정포로 확성기 시설을 공격하면 군은 K-3 고속유탄발사기와 자주포, 차기 다연장로켓 천무 등을 동원해 즉각 응징할 계획이다. 한편 북한은 이날 오후부터 전방지역 서너 곳에서 김정은 체제와 핵실험 성공을 찬양하는 내용의 확성기 방송을 시작했다. 합참 관계자는 “남측의 확성기 방송을 방해하고, 장병 충성심 제고 등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북한 조선중앙TV는 이날 지난해 5월보다 비행거리가 월등히 늘어난 12월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출 시험 영상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 영상에선 수면과 거의 직각으로 솟아오른 SLBM은 30∼40m 높이에서 점화됐다. 한국군 관계자는 “제대로 된 사출시험이라면 바다 위로 오르자마자 점화돼야 하지만 너무 높이 올랐다”며 “다른 미사일 점화와 합성한 의혹도 있다”고 말해 성공 가능성을 낮게 봤다.○ 개성공단 폐쇄나 철수 카드 부각 남북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남북 민간교류가 전면 보류된 데 이어 개성공단 폐쇄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지금 (개성공단) 폐쇄나 철수를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정부는 북한의 상황 등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우리 국민의 신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 나간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체류 국민의 신변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철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여 간다면 개성공단 철수 여론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폐쇄가 국제사회 대북 제재 공동전선에 동참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중국이 북-중 무역 규모 대폭 축소, 금융거래 중단 등을 수용한다면 대북 제재 대상이 군수물자와 사치품에서 일반 교역 물자로까지 확대된다. 개성공단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른 정부 당국자는 “유엔의 대북 제재 조치가 구체화되면 한국의 독자적 대북 제재도 그에 맞춰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2016년 교육계 신년 교례회’에 참석해 북한의 4차 핵실험과 관련해 “정부는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하면서 강력하고 필요한 대응 조치를 취해 나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국민의 단합”이라고 강조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우경임 / 연천=정동연 기자}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북 제재와 별개로 한국과 미국 군 당국은 실질적인 군사 위협에 대응할 방안 수립에 착수했다. 다양한 범위의 대북 군사적 조치가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은 미국 첨단 전략무기의 한반도 배치 수순에 돌입했다. B-52 전략폭격기와 B-2 스텔스 폭격기, F-22 스텔스 전투기, 핵잠수함 등이 한반도 영공과 영해에 이른 시일 내에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력들은 북한의 핵시설과 미사일 기지, 지휘부에 대한 정밀타격은 물론이고 유사시 전술 핵타격도 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대남 핵공격을 감행하면 몇백 배의 핵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경고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말했다. 예년보다 한미 연합훈련을 고강도로 실시하는 방안도 유력하다. 3월부터 시작되는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 때 동해와 서해에 미 핵추진 항모를 배치한 뒤 평양을 목표로 한 대규모 연합상륙훈련이나 북핵 시설 타격훈련을 진행하는 내용이 꼽힌다. 새로 수립된 ‘대북 작전계획(OPLAN) 5015’에 따라 북핵 공격에 대비한 미 핵우산 전력의 작동 절차를 점검하는 훈련도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핵실험을 계기로 한일 군사 공조가 어느 정도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위안부 협상 타결로 한일 군사협력의 큰 장애물이 일단 걷혀진 상황이다. 군 당국자는 “일본이 북핵에 대응하기 위해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의 조속한 체결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이 7일 발표한 북 핵실험 공동 대응 방안의 핵심은 미국이 한반도를 방어하기 위해 모든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 능력과 수단을 제공하겠다는 대목이다. 확장억제란 동맹국에 대한 핵공격을 미 본토의 핵공격으로 간주하고 대응한다는 의미다. 확장억제 수단에는 핵우산(핵보복 전력)을 비롯해 재래식 타격전력, 미사일방어(MD) 능력 등이 포함된다. 재래식 타격전력은 B-52, B-2 전략폭격기와 F-22 스텔스 전투기, 핵잠수함, 고고도무인정찰기 등이 꼽힌다. 패트리엇 미사일보다 더 높은 고도에서 탄도탄을 요격할 수 있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가 주한미군에 배치되면 이 능력도 한국에 제공된다. 미국은 북한의 핵공격 유형에 따른 맞춤형 핵우산도 제공할 수 있다는 방침을 세워 최악의 경우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전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상응 조치가 본격화되면 북한이 이에 반발해 추가 군사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우선 장거리 미사일(북한은 로켓이라고 주장) 발사 가능성이 제기된다. ‘수소탄(수소폭탄) 실험’ 발표로 핵위협에 나선 북한이 핵운반 수단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쏴 올려 핵위기를 극대화할 것이라는 얘기다. 북한은 과거 1∼3차 핵실험 때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뒤 핵실험을 했다. 군 관계자는 “첫 ‘수소폭탄 실험’의 의미를 부각시키기 위해 장거리 로켓으로 후속 도발을 할 개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싣고 다니며 동시다발적으로 동서 해상으로 기습 발사할 수도 있다. 다양한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을 쏴 올리면 한미일 3국 모두를 핵 타격권에 두고 있다는 무력시위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도 유력한 도발 카드다. 북한은 이미 지난해 5월과 11월, 12월 등 세 차례에 걸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참관한 가운데 SLBM 사출시험을 했다. 핵 탑재 SLBM은 사전 탐지가 불가능해 ‘궁극의 핵무기’로 불린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소형 수소폭탄을 실은 SLBM의 발사 능력을 과시해 대남 대미 핵위협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술적 차원의 도발 개연성도 높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전략적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을 피하면서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한국군 함정이나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대북 확성기를 조준 타격하거나 목함지뢰 도발 같은 ‘게릴라식 무력도발’에 나설 수도 있다. 군 당국자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면 북한이 지난해 8월처럼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고 해안포 개방과 화력부대의 전방 배치 등 고강도 무력시위에 나설 것으로 보고 대비 중”이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 새해 벽두부터 박근혜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정면 대결에 나섰다. 김정은은 ‘유일한 생존카드’로 믿는 핵위협 효과 극대화 전략을 들고 나섰다. 임기 2년을 남기고 허를 찔린 박 대통령은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대북 확성기 방송 카드로 대응에 나섰다. 》 박근혜 대통령이 고심 끝에 결국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던 경고를 실행해 옮기는 것이다. 7일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발표는 국방부가 아닌 청와대에서 이뤄졌다는 점이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만 해도 대북 확성기 방송과 관련해 “관계 부처가 여러 가지 상황을 감안해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외교안보 부처 주무 장관들도 확성기 방송 재개에 적극적이지 않았지만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상황이 달라졌다.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회의를 주재한 김관진 대통령국가안보실장이 박 대통령의 뜻을 반영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핵실험 응징’ 의지가 분명하게 드러난 것이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당초 확성기 방송 재개에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현안보고에서 한 장관은 확성기 방송 재개 여부를 묻자 “가능한 방책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이어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이 확성기 방송 재개를 계속 촉구하자 “(8·25합의의) ‘비정상적인 사태’라는 게 전선 지역에서 북한의 국지적 도발을 기초로 해서 나온 문제”라며 “핵실험 같은 전략적 도발은 전략적 검토를 통해 정할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청와대에서 방향이 바뀐 것. 군은 8일 낮 12시를 기해 군사분계선 일대 최전방 부대 11곳에 배치된 대북 확성기를 일제히 가동할 방침이다. 출력을 최대한 높이면 주간에는 약 10km, 야간에는 약 24km까지 방송이 들린다. 10km 이상 더 멀리 음향을 보낼 수 있는 신형 이동식 확성기 6대도 투입된다. 물론 확성기 방송 재개는 박 대통령으로서도 상당한 부담을 감수하고 내린 결정이다. 지난해 ‘지뢰 도발’ 당시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로 맞서자 북측은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고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에 돌입한다”고 협박했을 정도다. 이 때문에 확성기 방송이 재개되면 북측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군사 도발을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박 대통령이 이날 오후 여성계 신년인사회에서 “현재 한반도의 대치 상황은 언제든 북한의 갑작스러운 도발이 있을 수 있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으로서는 ‘도발에는 응징한다’는 원칙을 포기할 수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신뢰를 다 깨버린 상황에서 지금 신뢰와 대화를 이야기할 타이밍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박 대통령은 일단 ‘강경 대응’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남은 2년의 임기 동안 대북 정책 기조를 어떻게 이끌고 나갈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강경 일변도 노선을 유지하는 것도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현 정부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대북 유화 정책뿐 아니라 이명박(MB) 정부의 강경책도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남은 2년마저 남북 관계 개선 없이 마무리된다면 ‘MB 정부와 차이가 없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대북 정책 기조를 점검해 나갈 방침이다. 예정된 일정은 정상적으로 소화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여성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했고 14일부터 정부 업무보고를 진행한다.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홍수영 기자}

북한이 ‘소형화된 수소폭탄’ 실험을 공개 주장하고 나선 만큼 당장의 성공 여부를 떠나 최악의 북핵 시나리오가 현실화 과정에 있는 걸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북한이 소형 수소폭탄을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해 미국, 러시아와 맞먹는 핵 강국 지위를 보장받기 위한 수순을 착착 진행 중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한미 군 당국은 수소폭탄으로 4차 핵실험에 성공했다는 북한 주장의 실체를 파악하느라 비상이 걸렸다. ○ 수소폭탄 개발 본격 궤도 올랐나 그간 북한이 수소폭탄을 개발 중이라는 관측은 계속 제기됐지만 군 당국은 그 가능성을 일축해 왔다. 북한이 수소폭탄 제조에 필요한 핵융합 기술을 갖추지 못해 ‘허풍’일 개연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북한이 6일 ‘수소폭탄 핵실험’을 전격 발표한 뒤에도 군은 수소폭탄의 전 단계인 증폭핵분열탄 실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군 당국자는 “북한이 수소폭탄 제조에 쓰이는 핵융합 물질을 핵탄두(고폭장치와 핵물질)에 소량 첨가해 폭발력을 높이는 실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폭핵분열탄은 기존 핵폭탄보다 폭발력이 수배에서 최대 수십 배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4차 핵실험의 위력은 6∼7kt(킬로톤·1kt은 TNT 1000t에 해당하는 폭발력)으로 3차 핵실험(7.9kt)의 70% 수준에 그친다. 이 때문에 북한이 수소폭탄은 물론 증폭핵분열탄의 실험도 제대로 성공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이번 4차 핵실험을 계기로 북한의 수소폭탄 개발이 본격적 궤도에 올랐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의 핵개발 역사가 20년이 넘었고, 2010년부터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주도로 수소폭탄 제조를 위한 핵융합 기술 개발에 집중한 만큼 수년 내에 수소폭탄 개발에 성공할 개연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는 최근 관련 보고서에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 신축 중인 경수로가 수소폭탄 제작에 필요한 삼중수소 생산시설일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소형 수소폭탄 ICBM과 결합 땐 ‘핵재앙’ 현실화 군 당국은 북한이 3차에 이어 4차 핵실험에서도 핵탄두의 소형화 경량화 기술을 상당히 진전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그간 핵실험을 반복하면서 핵탄두를 500∼600kg까지 줄이기 위해 골몰해왔다. 핵탄두를 더 작고 가볍게 만들어야 다양한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에 실어 ‘핵 타격’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스커드와 노동은 물론이고 ICBM까지 모든 종류의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해 핵 무장력을 극대화한다는 목표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기존의 플루토늄이나 우라늄 농축 방식으론 소형화 경량화에 한계가 있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수소폭탄 관련 기술과 핵탄두 소형화 경량화 기술을 완성하기 위해 두세 차례 핵실험을 더 실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김정은은 소형 수소폭탄을 실은 ICBM을 실전 배치해야 핵보유국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고농축우라늄(HEU)으로 만든 핵탄두를 최대한 확보하는 동시에 단 한 발로 1개 대도시를 초토화시킬 수 있는 수소폭탄으로 미국을 직접 겨냥한 뒤 핵군축 협상을 제의하는 수순으로 핵 강국 지위를 굳히겠다는 속셈이 깔려 있다는 얘기다.○ 한미 북핵물질 탐지 총력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 미국은 WC-135 특수정찰기를 동해상으로 급파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대기 중으로 퍼진 미량의 방사성물질을 탐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북한이 1차 핵실험 이후 지하 갱도를 대폭 보강해 방사성물질의 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 3차 핵실험 직후엔 방사성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5일 국무회의에서 집권 4년 차 국정 운영의 중요한 축으로 ‘부패 척결’을 내세운 것은 임기 후반기를 맞아 흐트러지기 쉬운 공직 기강을 바로잡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를 기반으로 남은 임기 동안 4대 구조개혁 등 국정과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박 대통령은 “과거의 적폐가 경제 활력 회복의 걸림돌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며 “정부가 아무리 훌륭한 정책을 세워서 추진을 해도 현장에서 부정부패가 난무하면 그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잘못이 밝혀진다 하더라도 이미 국민 혈세는 낭비된 후”라며 선제적인 부패 예방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이 부패 척결을 전면에 내세운 배경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방산 비리 등 근절의 성과를 이어받아 올해에는 전반적으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임기 4년 차에 측근비리가 많이 나타나는데 이에 대한 선제적 예방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는 4·13 총선까지 실시되는 만큼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공직 기강이 해이해질 우려가 높은 것으로 청와대는 판단하고 있다. 최근 공모 절차에 들어간 ‘방위사업감독관’은 박 대통령이 강조한 사전 예방 중심의 부패 대응체계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르면 다음 달 임명될 것으로 보이는 방위사업감독관은 무기 및 물자도입 사업이 진행 중이라도 비리가 의심되면 바로 조사하고, 비리가 나오면 고발·수사의뢰가 가능하다. 또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 시작 전 장관 및 대통령수석비서관들과 10분간 티타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흔히 작심삼일이라고 하는데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은 삼일마다 결심을 하는 것”이라는 ‘뼈 있는’ 농담을 하며 노동개혁법 처리의 의지를 다질 것을 주문했다. 이어 “정부가 더 노력을 배가해서 (법이 통과되도록) 해야지 한숨 쉬고 경제 어렵다고 한탄하는 게 자랑이냐”며 “이게 안 되면 우리나라의 미래가 없기 때문에 어떻게든 해낸다는 불같은 의지와 결심을 가지면 되게 돼 있다. 열정이 필요한 에너지”라고 독려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일신우일신이라는 말도 있지만 작심우작심”이라고 화답했다. 송찬욱 기자 song@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국방부는 상비 병력을 현재 63만여 명에서 52만여 명으로 줄이는 목표연도를 2022년에서 2030년으로 8년 연기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30일 이 같은 내용의 ‘국방개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방개혁에 관한 법률’은 2020년, 국방개혁 기본계획은 2030년으로 종료 시점이 서로 다르다”며 “이를 일치시켜 개혁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미래의 불확실한 상황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방부는 3월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방개혁 기본계획(2014∼2030년)을 보고한 뒤 현재 63만여 명인 병력 규모를 2022년까지 52만2000명 수준으로 감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군 관계자는 “법률적 이유 등 여러 요소를 감안해 ‘목표연도’를 늦춘 것일 뿐 2022년까지 병력을 감축한다는 계획 자체는 그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경이면 현역 입영 대상자가 올해(약 33만여 명)보다 11만여 명이나 줄어들기 때문에 목표연도를 늦춘다고 병력 감축 계획 자체가 후퇴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시행령에 2022년까지 병력 감축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반영할 것이라고 군은 설명했다. 병력 감축 목표연도는 노무현 정부에서 처음 마련한 국방개혁 기본계획(2006∼2020년)에 따라 2020년으로 설정됐다. 이후 이명박 정부에서 북한의 군사적 위협과 예산 문제 등을 고려해 감축 목표연도를 2022년으로 2년 연장했다. 이때 국방개혁의 최종 완료 목표연도도 2020년에서 2030년으로 10년 늦춰졌다. 군 당국은 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현역병 수가 장기적으로 부족해질 것이라는 예측에 따라 병력 감축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정권에 따라 목표연도와 감축 규모가 들쑥날쑥하면서 그 신뢰성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국방부는 장성 감축 계획도 수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한 상부지휘구조 개편에 따라 60여 개의 장성 직위를 줄일 계획이었지만 개편이 무산되면서 감축 규모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2026년까지 추진되는 육군의 사단 및 군단 개편 계획에 따라 장군 수를 줄일 계획이다. 현재 군의 전체 장성 규모는 440여 명이다. 한편 병무청은 올해 현역 입영 대상자 가운데 고교 중퇴자와 중졸 학력자 6000여 명을 보충역(사회복무요원)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군 요구보다 현역 자원이 남아돌기 때문이라고 병무청은 설명했다. 병무청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징병검사자 36만3827명의 90%가 넘는 32만8974명이 현역 판정을 받아 군 입대까지 몇 달이나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학력 약자’를 차별하는 탁상행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유럽 에어버스의 A330 MRTT가 1조4881억 원이 투입되는 공중급유기 도입 사업의 기종으로 최종 결정됐다. 한국 공군이 유럽산 항공기(고정익)를 도입하는 것은 1990년대 초 영국의 호크 훈련기 도입 이후 처음이다. 방위사업청은 30일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제89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에어버스의 A330 MRTT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비용(기체 가격과 운영 유지비)과 성능, 운용 적합성, 절충교역(기술이전) 등 분야별 평가를 종합한 결과 A330 MRTT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에는 에어버스의 A330 MRTT와 미국 보잉의 KC-46A,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KC-767 MMTT 등 3개 기종이 경쟁을 벌였다. 이 가운데 KC-46A와 A330 MRTT가 막판 경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최근 유로화가 평가 절하돼 A330 MRTT의 가격경쟁력이 뛰어나고, 다른 기종들보다 기체가 커 급유와 수송 능력이 앞선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고 전했다. 군은 2018, 2019년에 매년 두 대씩 총 4대를 도입해 배치할 계획이다. 군 안팎에선 이번 결정을 ‘이변’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한국 공군은 한미 연합작전의 상호 운용성을 고려해 대부분의 항공기를 미국에서 도입했기 때문이다. 핵심 전력인 차기전투기(FX)와 공중조기경보기도 한미동맹 요소가 고려되면서 미국 기종이 절대 우위를 차지했다. 군 관계자는 “A330 MRTT는 영국과 호주, 중동 국가들에서 운용하고 있고 한국 공군 기종에도 급유가 가능해 상호운용성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결정이 미국 일변도의 한국 무기시장이 다변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공중급유기가 도입되면 공군 전투기의 비행시간과 작전반경이 대폭 늘어난다. KF-16 전투기는 연료를 가득 채워도 독도와 이어도 상공에서 작전을 할 수 있는 시간이 각각 10여 분과 5분에 불과하다. 최신예 F-15K 전투기의 작전시간도 독도는 30여 분, 이어도는 20여 분에 그친다. 하지만 공중급유기로부터 한 차례 급유를 받으면 두 기종의 작전시간은 3∼4배로 확장된다. 연료주입용 호스(붐)를 통해 2∼3분이면 전투기 1대에 연료를 완충할 수 있다. 강력한 전력 증강 효과도 기대된다. 공중급유기가 없는 경우 공군 전투기는 원거리 작전 때 보조연료탱크를 탑재하고 이륙한다. 그만큼 정밀유도무기 등 무장을 장착할 공간이 줄어들어 작전능력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공중급유기의 지원을 받게 되면 보조연료탱크를 장착할 필요가 없다. 같은 전투기라도 더 많은 무장을 싣고, 연료 걱정 없이 임무 수행을 할 수 있다. 1대의 전투기가 최소 3, 4대 몫의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얘기다. 2013년 말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이 이어도 상공까지 확장된 이후 공중급유기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주변국 군용기의 침범 횟수가 급증하면서 우리 전투기의 작전반경 확대 요청이 많아진 것이다. 일본은 KC-767 공중급유기 4대를 운용 중이고 추가로 4대를 더 도입할 계획이다. 중국과 러시아도 각각 18대와 20대의 공중급유기를 운용하고 있다. 공군 관계자는 “1994년 첫 삽을 떴지만 예산 문제로 계속 밀렸던 공중급유기 사업이 21년 만에 결실을 봤다”며 “공중급유기가 전력화되면 유사시 평양과 원산 등 북한 지역에 대한 정찰 타격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29일 “제2연평해전은 우리 장병이 북한의 도발을 온몸으로 막아낸 승리의 해전”이라고 밝혔다. 한 장관은 이날 경기 평택시 해군 제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13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제2연평해전은 우리 영해를 한 치도 넘보지 못하게 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과시한 자랑스러운 역사”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현직 국방부 장관이 제2연평해전 기념식에 참석해 추모사를 한 것은 처음이다. 정부는 6주년 기념식(2008년)부터 제2연평해전을 승전(勝戰)으로 규정해 그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전사자 유족과 참전 장병,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등 여야 국회의원, 영화 ‘연평해전’의 김학순 감독 등 700여 명이 참석했다. 한 장관은 “13년 전 그날 참수리 357호정 대원들이 보여준 위국헌신의 군인정신은 날이 갈수록 우리 가슴에 더욱 뜨겁게 살아나고 있다”며 전사한 ‘6용사’(윤영하 소령, 한상국 조천형 황도현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면서 “이들은 우리 시대의 아름다운 청년들이자 적으로부터 바다를 지켜야 한다는 단 하나의 사명에 목숨을 건 위대한 영웅들이었다”며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대한민국은 당신들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호한 대북 경고도 이어졌다. 한 장관은 “만약 북한이 또다시 도발한다면 군은 그간 수없이 천명한 대로 적의 도발 원점은 물론이고 지원, 지휘 세력까지 단호하게 응징해 그 대가를 뼈저리게 느끼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 안팎에선 순직 처리된 6용사의 처우를 ‘전사자’로 격상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새정치연합 안규백 의원은 최근 제2연평해전 순직 장병을 전사자로 격상하는 내용의 군인연금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29일 13주년을 맞은 제2연평해전은 최근에야 우리 장병들이 목숨을 바쳐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지켜낸 고귀한 승전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윤영하 해군 소령 등 전사자 6명도 국가적 영웅으로 위상을 찾아가고 있다. 영화 ‘연평해전’을 통해 그들이 뿌린 피의 숭고한 의미를 절감하는 국민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하지만 당시 교전을 지휘한 고 정병칠 전 해군 2함대사령관(당시 50세·해사 28기)은 여전히 ‘비운의 지휘관’으로 남아 있다. 정 전 사령관은 ‘적이 쏘기 전에 쏘지 말라’는 상부의 안이한 대응 지침으로 초래된 불리한 여건에서도 최선을 다해 교전을 지휘했다. 당시 아군의 손발을 묶은 상부 지침 탓에 그와 부하 장병들은 북한 경비정의 기습을 받고서야 죽을힘을 다해 싸워 NLL을 사수했다. 당시 북측 경비정에선 사망 13명, 부상 25명 등 총 38명의 사상자가 발생해 아군보다 더 큰 피해를 본 것으로 군 당국은 집계했다. 그럼에도 그에겐 ‘패장’이라는 싸늘한 시선이 군 안팎에서 쏟아졌다. 그는 한때 보직해임까지 당하는 불이익을 겪었다. 해군 관계자는 “제2연평해전을 도발한 북한이나 안이했던 정부에 쏟아질 국민적 비난을 일선 부대의 부적절한 대응으로 돌리려는 정치적 의도가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시 정부는 남북 화해 무드와 무조건적 햇볕정책에 대한 국민적 질타를 피하고 싶어 했다. 군 수뇌부도 그런 분위기에 편승하자 교전의 책임과 비난의 화살이 정 전 사령관에게 집중됐다. 교전 이틀 뒤 치러진 전사 장병 영결식에 군 통수권자는 물론이고 국무총리와 국방부 장관, 합참의장 등 국가지도자와 군 수뇌부가 의전상의 이유를 들어 모두 불참했다. 정 전 사령관의 장남인 치현 씨(38)는 2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머리가 하얗게 세고 목이 쉴 대로 쉰 채 두 달 넘게 사태를 수습하면서도 죄인 취급을 받고 갖은 불이익을 겪었던 아버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진다”고 토로했다. 정 전 사령관은 합참 전략기획부장과 해군 군수사령관을 거쳤지만 중장 진급을 못하고 2007년 4월 전역했다. 군문을 나와서도 그는 마음의 짐을 벗지 못했다. 그는 사랑하는 부하들을 잃은 아픔과 회한을 토로하며 가슴앓이를 했다고 한다. 제1연평해전을 지휘한 박정성 전 2함대사령관(해사 25기) 등 지인들에게 “부하들을 떠올리면 가슴이 답답하다” “자꾸만 그들이 눈에 밟힌다”며 비명에 간 부하들을 그리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군 관계자는 “정 전 사령관은 매년 6월 TV나 신문에서 제2연평해전 관련 행사나 전사자 유족들에 대한 보도를 접할 때마다 유달리 가슴 아파했다”고 말했다. 주위의 위로에도 불구하고 부하를 잃은 죄책감에 마음고생을 하던 그는 2009년 5월 감기 증세로 병원을 찾았다가 폐암 말기 판정을 받은 뒤 한 달여간 투병한 끝에 숨을 거뒀다. 다른 해군 관계자는 “자신보다 부하를 더 아꼈던 정 전 사령관은 제2연평해전의 마지막 전사자였던 셈”이라고 말했다. 군 안팎에선 제2연평해전이 승전으로 재평가받고 있는 만큼 정 전 사령관의 공도 재조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군 관계자는 “정 전 사령관처럼 위기 시 소신대로 부대를 이끈 지휘관이 정치적 이유로 불이익이나 차별을 받는 사태가 재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천연기념물 제53호인 진돗개(사진)가 지난해부터 군견(軍犬) 훈련을 받고 있다. 충성심이 유달리 강한 진돗개는 주인이 바뀌면 통제하기 힘들어 군견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주인을 너무도 잘 따르는 순종적 특성이 군견 본연의 임무 수행에 오히려 방해가 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군이 진돗개를 군견 훈련용으로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 관계자는 28일 “지난해 육군에서 진돗개 6마리를 군견훈련소로 데려와 훈련을 시키고 있다”며 “모든 훈련 과정을 마친 뒤 실전 투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진돗개 군견 훈련 투입은 각계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진돗개와 함께 한국 3대 토종견으로 불리는 삽살개가 과거 군 부대에서 경계견으로 활동했던 만큼 진돗개도 군견으로 이용해 달라는 요청이 이어졌고, 이를 국방부가 수용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현역’으로 활동 중인 군견은 총 1279마리다. 주로 셰퍼드(독일)와 말리누아(벨기에), 래브라도레트리버(영국) 등이다. 폭발물 탐지견인 ‘대덕산’은 말리누아 수컷으로 2010∼2012년 레바논과 아프가니스탄 등에 세 차례나 해외로 파병되기도 했다. 육군 관계자는 “작전 임무를 수행하는 군견은 훈련시설비와 사료비, 진료비 등 마리당 연간 150여만 원을 지원받는다”고 말했다. 또 장애물 훈련과 수색경계, 추적탐지 등 주특기 훈련은 물론이고 헬기에서 강하하는 레펠 등 특수훈련까지 받는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소대장님 커담(커피와 담배) 하시겠습니까” “짬찌(신병)가 영 신통치 않아서….” 올해 초 강원도의 모 부대로 배치된 김모 육군 소위(25)는 부하 장병들이 사용하는 ‘외계어’가 아직 불편하다. ‘꿀빤다(편하게 지낸다)’ ‘나라시(평탄화작업)’ 등 비속어나 일본식 표현은 물론이고 신세대 병사들의 무분별한 말줄임 표현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 소위는 “‘사지방(사이버지식방) 가서 짤방(캡처 사진)을 구해오겠다’는 병사의 보고를 받고 한참 고개를 갸웃거린 적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병영 내 언어폭력은 군 기강을 해치는 주범이다. 총기, 구타사건 등 각종 병영참사는 대부분 병영 내에서 상습적 욕설을 동반한 가혹행위가 발단이었다. 군 관계자는 “2009년부터 병영 언어문화 개선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직도 언어폭력과 후진적 언어문화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가 올해 3월 잘못된 언어습관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국방부는 국립국어원 등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 9월까지 ‘병영언어 순화 지침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일본어식 표현, 무분별한 외래어, 군대 은어 등을 쫓아내기 위해서다. 또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협력해 전문적이고 효과적인 언어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바른 병영언어 생활화를 위한 ‘언어개선 선도부대를 지난해 10개에서 올해 20개로 늘렸다. 육군 관계자는 “언어문화 개선, 언어폭력 예방 유공자에게 휴가, 외출, 외박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그만 결실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언어개선 선도부대로 활동한 육군 61사단 소속 김윤호 소령(39)은 “장병들의 비속어와 은어 사용이 크게 줄었고, 바른 언어를 사용하면서 상호존중과 배려의 공감대가 확산됐다”고 말했다. 이모 상병은 “수시로 욕설을 하던 선임병들이 전역 때까지 거의 욕설을 하지 않아 생활관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전했다. 이 부대는 외부강사 초빙교육과 함께 병사들이 잘못된 군 용어사례를 손수제작물(UCC)로 만드는 등 다양한 언어순화 캠페인을 벌였다. 부대 관계자는 “바른 언어 사용이 병영을 살리는 묘약임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병역사항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하는 공직자의 범위를 현행 4급 이상에서 5급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병무청은 국민 여론 수렴을 거쳐 긍정적 여론이 많을 경우 2018년까지 개정 법률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병역사항 공개대상이 5급 이상으로 확대되면 공직자 본인(9만 명)과 직계비속(6만 명)을 합쳐 공개대상이 총 15만 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현재는 4급 이상 공직자 본인(2만9500여 명)과 직계비속(1만9600여 명) 등 5만 명 미만이 공개대상이다. 병무청 관계자는 21일 “고위 공직자의 병역 회피를 방지하고 병역의무를 자진해 이행하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공개대상 범위 확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고위 공직자가 솔선수범해서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책무) 문화 확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병무청은 보고 있다. 병무청은 국민권익위원회의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공개대상이 확대되면 국립대 대학교수나 초중고교 교장과 교감도 포함돼 그 타당성을 둘러싼 논란도 예상된다. 개인정보의 과도한 공개나 평등권 침해라는 주장이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ysh1005@donga.com}
김양 전 국가보훈처장(62)의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AW-159) 도입 관련 부정청탁 의혹을 수사 중인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김 전 처장과 와일드캣 제작사가 맺은 자문계약에 법률 관련 자문 성격이 포함돼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김 전 처장은 방위사업청에서 해상작전헬기 사업의 구체적 추진 방법이 확정된 2011년 11월 와일드캣 제작사와 자문계약을 체결했다. 합수단은 김 전 처장과 아구스타웨스트랜드의 자문계약 내용을 분석한 결과 김 전 처장이 포괄적으로 와일드캣 도입과 관련한 법률적 자문에 응하는 성격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합수단은 변호사 자격이 없는 김 전 처장에게 일단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으며, 조사 상황에 따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자문계약 이후 김 씨의 와일드캣 도입 관련 행적과 그가 접촉한 인사를 확인하고 있다.합수단은 또 양측이 자문계약을 한 시기가 2011년 11월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해상작전헬기 사업과 관련한 구체적인 추진 방법인 ‘해상작전헬기 구매계획안’은 2011년 11월 4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확정됐다. 또 이듬해 5월 아구스타웨스트랜드의 사업 참여 제안서가 접수됐다. 합수단은 이런 정황에 비춰 자문계약이 실제로는 김 전 처장이 군 안팎과 정치권에 모종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 계약으로 보고 있다. 김 전 처장은 2011년 2월 국가보훈처장직에서 물러난 뒤 개인 사무실을 열고 방위사업과 관련한 개인 컨설팅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구스타웨스트랜드는 19일 김 전 처장의 활동에 불법성이 없었다면서 비리 연루 의혹을 부인했다. 아구스타웨스트랜드는 이날 본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김 전 처장이 2011년 여러 후보 가운데 충분한 검토를 거쳐 고문(컨설턴트)으로 뽑혀 한국 내 영업 활동과 관련한 조언을 했다”며 “그의 활동은 마케팅 등의 자문 역할에만 한정됐으며 한국의 법률을 완전히 준수했다”고 밝혔다.한편 해군의 214급(1800t급) 잠수함 도입 비리도 수사 중인 합수단은 방위사업청 잠수함사업평가팀장을 지낸 예비역 해군 대령 이모 씨(체포)에 대해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차기 다연장로켓포(MLRS) ‘천무’(사진)가 2016년 백령도에 이어 2017년부터 연평도에도 배치된다. 북한의 서북도서 도발 위협이 위험수위를 넘었다고 판단한 군 당국의 결정이다. 서북도서의 군사 대비 태세를 대폭 강화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최윤희 합참의장(해군 대장) 등 군 수뇌부는 최근 대북 점검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한다. 천무의 최대 사거리는 80km이고, 포탄 구경은 239mm이다. 기존 다연장로켓포인 구룡(구경 130mm)보다 사거리가 2배 이상이고 파괴력도 크다. 포탄에 유도장치가 내장돼 정밀타격 능력도 뛰어나다. 군은 당초 백령도에 배치된 구룡을 내년부터 천무로 교체하는 대신 연평도는 배치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연평도는 육지에서 가까워 북한 도발 시 지상 포병전력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스파이크 미사일과 K-9 자주포로 무장한 연평도에 천무까지 배치하면 북한의 ‘핵심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달라졌다. 북한은 지난달 말 연평도에서 불과 4.5km 떨어진 갈도에 방사포 진지로 보이는 시설물을 완공한 데 이어 함정에 신형 함대함미사일을 배치했다. 황해도 내륙 지역의 장사정포 전력도 증강하는 등 도발 수위가 유례없이 높아졌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서북도서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아군 함정을 노린 도발의 사전준비 및 예행연습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박모 해군 중위(27)는 최근 지하철에서 군복을 입은 자신을 가리키면서 ‘군바리’라고 부르며 키득거리는 고교생들과 마주쳤다. 아버지를 이어 장교가 된 긍지와 자부심이 무색할 정도로 얼굴이 화끈거렸다. 박 중위는 “‘제복’에 대한 사회 일각의 편견과 비하가 여전한 것 같아 씁쓸했다”고 말했다. 취객이나 환자를 도와주려다 오히려 봉변을 당하는 경찰관이나 119구급대원도 많다. 국가안보와 시민안전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제복을 입은 대원들(MIU·Men In Uniform)’에 대한 존경과 배려심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교과서에서도 MIU에 대한 존경을 찾아보기 힘들다.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군인과 경찰, 소방관 등 MIU의 직업적 특성을 소개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 가운데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사건, 연평도 포격도발 때 산화한 장병들을 다룬 교과서는 3종에 불과하다. 국민이 국가에 헌신한 MIU를 기릴 수 있는 여건도 미흡하다. 전국 50여 개 국가보훈처 지정 기념관 가운데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을 제외한 나머지 시설은 관람객의 발길이 뜸하다. 서울 광화문광장에 6·25전쟁 등 나라에 목숨을 바친 영웅들을 기리는 ‘호국보훈의 불꽃’ 건립사업은 서울시의 반대로 4년 넘게 지지부진하다. 미국은 어떨까. 군인과 경찰관, 소방관은 가장 존경하는 직업 10위 안에 항상 들어간다. MIU에 대한 국민적 믿음과 자부심이 그만큼 두텁다. 미군 최고 영예인 명예훈장은 대통령이 직접 수여한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나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델라웨어 주 미 공군기지에서 열린 미군 전사자 귀환식에 참석했다. 순직 경찰에게도 최고의 예를 갖춘다. 2010년 4월 미 메릴랜드 주 몽고메리 카운티 소속의 한 경관이 임무 중 불의의 사고로 숨지자 주 정부는 전 관공서에 주기(州旗)의 조기 게양을 명령했다. MIU에 대한 존경은 일상에도 녹아 있다. 미 전역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개막전에는 군인 자녀들이 초청돼 주전 선수들과 자리를 함께한다. 또 많은 미국의 초중고교에서 군인을 초대하는 한편 수업 전 순직한 MIU에 대한 묵념의 시간을 갖는다. 국가보훈처 김주용 나라사랑정책과장은 “상이군인 등 MIU를 정부 기관 행사와 학교 강연에 적극 초청하고, 국민들도 더 쉽게 MIU와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내년부터 자녀가 한 명 이상 있는 현역병과 상근예비역은 매달 20만 원의 양육수당을 받는다. 정부의 출산 장려책에 따른 것으로 지급 대상은 800여 명이다. 병사 봉급도 올해 15만4800원(상병 기준)에서 17만8000원으로 오른다. 국방부는 이 같은 내용의 내년도 국방예산 요구안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고 17일 밝혔다. 올해 국방예산(37조4560억 원)보다 7.2%(2조6835억 원) 증가해 40조 원을 처음 넘었다. 전력운영비는 27조7641억 원, 방위력 개선비는 12조3754억 원으로 각각 책정됐다. 장병들의 전투복에 태극기를 부착하는 예산 7억 원도 포함됐다. 태극기 부착 군복 착용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긍심을 높이려는 조치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킬 체인(Kill Chain)과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 구축 예산은 올해보다 6000억 원 늘어난 1조5695억 원이다. 비무장지대(DMZ) 내 최전방 감시초소(GP) 등 전방부대 근무 병사에게는 월 6만 원의 수당이 지급된다. 병사 건강검진에 후천면역결핍증(AIDS·에이즈) 검사가 포함된다. 모든 병사는 홍역과 A형 간염, 파상풍, 수막구균 예방백신을 접종받는다. 항균·항취 기능을 갖춘 신형 방한화도 보급된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