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

김종석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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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부터 스포츠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골프, 농구, 야구, 라켓 종목 등을 체험하며 취재해왔습니다. 사람과 사랑, 땀과 꿈을 보고. 듣고,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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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27~202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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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김종석]“굿모닝, 에브리바디!”

    며칠 전 자정 무렵 호주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켜봤다.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와 세계 2위 라파엘 나달이 5시간 53분 동안 사투를 펼쳤다. 메이저대회 결승 사상 최장 시간이었을 만큼 5세트 동안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종전 최장 기록보다도 59분이나 더 길었던 역사적인 마라톤 승부였다. 둘 중 누가 이겨도 챔피언으로 인정받을 만했다. 최후의 승자는 조코비치. 그는 매너와 격식을 따지는 테니스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티셔츠를 찢는 세리머니까지 하며 기뻐했다. 반면 나달은 살짝 건드려도 쓰러질 듯 지친 기색으로 코트를 떠났다. 나달은 숙적 조코비치에게 최근 메이저 대회에서만 3회 연속을 비롯해 7회 연속 결승에서 분패했다. 시즌 첫 메이저 대회에서 설욕의 꿈이 깨진 그의 속이 얼마나 탔을까. 경기 후 생중계된 시상식에서 나달이 먼저 시상대에 올랐다. 현지 시간 오전 2시 즈음이었다. 다시 들러리로 전락한 그의 첫마디가 기다려졌다. “굿모닝 에브리바디(Good Morning Everybody).”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던 1만5000명의 관중은 그 한마디에 환호했고 기립박수가 끝날 줄 몰랐다.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나달은 “비록 졌지만 영원히 잊지 못할 경기였다.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달은 눈앞의 쓰라린 현실을 위트로 받아들이는 여유를 보였다. 자신의 다짐대로 앞으로 그의 행보에 기대를 품게 하기에 충분했다. “우리 모두 마지막 한 방울의 에너지까지 쏟아냈다. 트로피가 두 개가 아닌 게 안타깝다.” 조코비치의 위로에도 격조가 있었다. 나달을 향한 찬사는 단순한 말 한마디 때문은 아닐 것이다. 코트에서 혼신의 힘을 다한 뒤 결과에 승복하는 스포츠 본연의 정신을 재치 있게 드러냈다. 보는 이들은 가슴이 훈훈해지며 신선한 감동을 받을 만했다. 그런 나달을 통해 몇 가지 기억이 되살아났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유도에서 금메달을 딴 최민호는 결승에서 루트비히 파이셔를 한판으로 꺾은 뒤 매트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파이셔는 비록 패했지만 오히려 최민호의 손을 잡고 일으켜 세운 뒤 등을 두드리며 축하해 줬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는 스피드스케이팅 시상대 꼭대기에 오른 이승훈을 은메달과 동메달을 딴 유럽 선수 2명이 목말을 태우듯 번쩍 들어올려 새 챔피언의 탄생을 알렸다. 한때 올림픽 같은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놓친 한국 선수들은 마치 죄인처럼 고개를 숙인 채 인터뷰도 꺼렸다. 메달이라면 색깔 구분 없이 하늘을 날 듯 기뻐하던 외국 선수들의 눈에 이상하게 비쳐졌다. “경기장에서 죽을 각오로 뛰겠다”는 섬뜩한 출사표가 대수롭지 않게 들리던 시절이었다. 어느덧 시대가 바뀌고 스포츠를 바라보는 인식과 가치관도 달라졌다. 지나친 1등 지상주의보다는 목표를 향한 과정을 중시하고 소중한 도전정신이 부각되고 있다. 바둑의 십계명인 위기십결의 첫 번째는 부득탐승(不得貪勝)이다. 이기려고 욕심만 부리다 보면 얻지 못한다. 패자의 상처와 좌절도 집착에서 비롯되는 건 아닐는지. 특히 올해는 총선과 대선이 있고 런던 올림픽이 열리게 돼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승리의 환희와 패배의 탄식이 쏟아질 것이다. 후회 없이 싸운 뒤 승패를 떠나 서로를 인정하고 보듬어 보자.김종석 스포츠레저부 차장 kjs0123@donga.com}

    • 2012-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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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농구]돌아온 예비역, 코트 반란 일으키나

    수은주가 영하 10도 밑으로 뚝 떨어졌어도 부대를 빠져나오는 그들의 마음은 마냥 따뜻해 보였다. 3일 경기 성남시 국군체육부대에서 전역신고를 마치고 제대한 함지훈(모비스) 이광재(동부) 이현민(전자랜드) 김영환(KT) 등 예비역 농구 스타들이었다. 21개월 15일 동안의 병역의무를 마친 이들은 이날 곧바로 소속팀에 합류해 이르면 4일부터 프로 무대에서 복귀전을 치른다. 화려한 경력과 기량을 갖춘 예비군들의 가세는 순위 경쟁이 치열한 정규 시즌 막판과 플레이오프 판도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2010년 정규 시즌과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를 휩쓸며 모비스를 통합 챔피언으로 이끈 함지훈은 “며칠 전 서울 구의동 고속버스터미널 부근에서 군복에 예비군 마크를 달면서 환호성이 저절로 나왔다. 가슴이 뛴다”며 웃었다. 함지훈은 “예전엔 복귀하면 뭘 해야겠다는 욕심이 많았는데 요즘은 하루라도 빨리 팀에 녹아들어야 한다는 생각뿐”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1년 동안 분대장을 맡아 리더십을 키운 포워드 함지훈은 외국인 선수 테렌스 레더와의 호흡이 중요한 과제다. 레더가 모비스 합류 후 어시스트 능력이 늘었고 함지훈은 상무 시절 슈팅 거리를 늘려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 병장 월급 10만 원에 구단에서 나오는 월 100만 원의 군 복무 수당을 받았던 함지훈은 다음 달에는 월급으로 1300만 원 정도를 받는다. 슈팅가드 이광재도 슈터 부재에 시달리는 선두 동부 강동희 감독의 갈증을 풀어줄 것으로 보인다. 이광재는 “철이 든 것 같다. 예전에 얼마나 좋은 환경에서 운동했는지 알게 됐다. 매일 밤 200개씩 개인 슈팅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주 말년 휴가를 나온 이광재를 중앙대와의 연습경기에 출전시킨 강 감독은 “빠른 돌파와 외곽 슛이 좋아졌다. 노련해진 것 같다”고 흡족해했다. 3위 KT 유니폼을 다시 입는 왼손잡이 포워드 김영환과 5위 전자랜드 가드 이현민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환은 “신장 차를 활용한 골밑 공략을 자주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포워드 김우겸은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SK로 복귀한다. 성남=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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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11타 유소연 선두 점프

    유소연(한화·사진)이 하루에만 11타를 줄이는 괴력을 과시했다. 2타만 더 줄였더라도 ‘꿈의 스코어’라는 59타를 기록할 수 있었다. 지난해 US여자오픈 챔피언 유소연은 3일 호주 골드코스트 로열파인스골프장(파72)에서 열린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호주여자마스터스 2라운드에서 버디 12개, 보기 1개로 생애 최저타인 11언더파 61타의 신들린 듯한 스코어를 적었다. 전날 1타 차 공동 2위였던 유소연은 중간합계 17언더파 127타로 가볍게 단독 선두에 나섰다. 2위 크리스털 불룐(네덜란드)과는 4타 차.유소연의 61타는 2003년 파라다이스 여자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에서 전미정이 세운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최소타 기록과 타이. 남녀를 통틀어 공식 대회 18홀 최저타 기록은 데이비드 듀발(미국),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등이 세웠던 59타다.유소연은 “아마추어 때 10언더파를 쳤고 프로 때는 8언더파가 최고였다. 몇 차례 출전해본 코스라 익숙했다. 3번홀에서 1m 이글 퍼트를 놓친 게 오히려 퍼트 감각을 되찾는 전화위복이 됐다. 이글을 했더라면 이런 스코어를 못 냈을 것이다”고 말했다. 퍼트 라인을 읽을 때 머릿속에서 지나치게 가상의 선을 그리다보니 오히려 퍼트 감각을 잃은 것 같아 자연스러운 느낌에 따라 했더니 결과가 좋았다는 얘기다. 전날 선두였던 이보미는 3타를 줄였지만 유소연의 몰아치기에 막혀 공동 3위(10언더파)로 미끄럼을 탔다. 천재 소녀 알렉시스 톰프슨(17·미국)은 서희경, 김하늘 등과 공동 9위(7언더파)로 마쳤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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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퍼팅귀재’ 케빈 나 공동3위… PGA투어 피닉스오픈 1R

    재미교포 케빈 나(29)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피닉스오픈 첫날 선두권에서 나섰다. 정확한 퍼트가 원동력이었다. 3일 미국 애리조나 주 스코츠데일 TPC(파71)에서 열린 1라운드. 일몰로 42명이 경기를 끝내지 못한 가운데 케빈 나는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로 5타를 줄여 선두에 2타차 공동 3위로 경기를 마쳤다. 라이언 파머(미국)가 7언더파로 리더보드 꼭대기에 이름을 올렸다. 케빈 나는 그린적중률이 66.7%에 머물렀지만 퍼트 수를 26개까지 떨어뜨려 스코어를 줄였다. 지난해 PGA투어 상금 랭킹 2위 웨브 심프슨(미국)이 6언더파로 2위. 노승열과 강성훈은 나란히 4언더파로 공동 11위에 자리했다. 양용은은 2오버파로 흔들리며 100위 밖으로 처져 예선 탈락 위기를 맞았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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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미, 호주 레이디스마스터스 1R 7언더 첫날 단독 선두

    마치 2년 전 경기 용인시의 어느 골프장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회라도 보는 듯했다. 당시 정상을 다투던 국내 강자들이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호주 레이디스마스터스 첫날 줄줄이 선두권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2일 호주 골드코스트 로열파인골프장(파72)에서 열린 1라운드. 2010년 국내 투어 4관왕 출신으로 지난해 일본에 진출한 이보미(정관장)는 7언더파 65타를 몰아쳐 단독 선두에 나섰다.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 연장 끝에 우승과 준우승을 나눴던 유소연(한화)과 서희경(하이트)은 나란히 6언더파 66타를 기록해 공동 2위로 경기를 마쳤다. 이번 대회에서 최고 화제를 뿌린 골프 신동 대결에서는 알렉시스 톰프슨(17·미국)이 뉴질랜드 교포 아마추어 리디아 고(14·고보경)에 몇 발 앞서 나갔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정식 멤버가 된 톰프슨은 5언더파 67타로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톰프슨은 지난해 LPGA투어 나비스타 클래식과 LET 두바이 마스터스에서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다. 지난달 호주여자골프투어 뉴사우스웨일스오픈에서 우승하며 세계 남녀 프로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 치운 리디아 고는 2언더파로 공동 22위에 머물렀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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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농구]모비스 “10순위 2인방 만세”

    모비스에는 유난히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0순위로 뽑힌 선수가 많다. 그동안 정규시즌 우승을 자주 하다 보니 지명 순위가 밀렸기 때문이다. 1라운드에서 막차로 지명받은 선수들이 실력까지 낮은 건 아니었다. 선수 기량에 따른 맞춤형 지도로 유명한 유재학 감독 밑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스타 휴식기를 마치고 재개된 2일 SK와의 잠실 경기에서 모비스 10순위 출신 이지원과 송창용이 94-90의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었다. 신인 이지원은 40분을 모두 뛰며 자신의 최다 득점 타이인 22점을 퍼부었다. 2010년 입단한 송창용은 11점을 보탰다. 모비스 양동근은 17득점, 11어시스트를 올렸다. 테렌스 레더는 25득점, 13리바운드로 골밑을 지켰다. 유재학 감독은 “결승과도 같은 경기였다. 큰 의미를 지닌 승리다. 이지원은 우리 팀 와서 가장 잘했다”고 말했다. 6위 모비스는 19승 24패를 기록해 이날 인삼공사를 꺾고 7위에 올라선 LG와의 승차를 3경기로 유지했다. 5연패에 빠진 SK는 8위로 밀려나며 모비스와의 승차가 3.5경기로 벌어졌다. 모비스는 4쿼터 초반 6점 차로 뒤졌지만 6분 넘게 SK를 무득점으로 묶으며 9점을 집중시켜 승부를 뒤집었다. 올스타 휴식기에 집중적으로 골밑 돌파와 2 대 2 플레이를 연마한 이지원은 종료 1분 57초 전 레이업슛으로 87-86을 만들었다. 모비스는 송창용의 레이업슛과 3점슛으로 종료 52.5초 전 92-88까지 달아나 승리를 굳혔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해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 모비스는 3일 역시 드래프트 10순위 출신인 간판스타 함지훈이 제대 후 복귀할 예정이라 전력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 변기훈(11득점)이 부상에서 복귀한 SK는 3쿼터까지 50%였던 3점슛 성공률이 4쿼터에 체력 저하와 난사로 25%까지 떨어진 게 패인이었다. 창원에서 LG는 문태영(31득점)이 4쿼터에만 14점을 집중시킨 데 힘입어 올 시즌 맞대결에서 4연패 중이던 인삼공사를 75-71로 처음 눌렀다. 인삼공사의 패배로 선두 동부는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를 ‘6’으로 줄였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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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로에게 길을 묻다]김학석 배드민턴協 부회장

    무게 5g 안팎의 깃털 달린 셔틀콕이 하늘을 날 때면 그의 가슴도 덩달아 허공을 날아다닌다. 배드민턴과 인연을 맺은 지 어느새 50년이 넘었지만 이런 설렘은 여전하다. 한국 셔틀콕의 대부로 불리는 김학석 대한배드민턴협회 부회장(63). 셔틀콕 스타였던 김연자 한국체대 교수는 그에 대해 “배드민턴 발전을 위해 가족, 돈, 명예, 건강, 모든 것을 바쳤다”고 표현한다. 배드민턴 관계자라면 누구나 이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최근 서울 송파구 대한배드민턴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김 부회장은 특유의 까랑까랑한 목소리로 셔틀콕처럼 시공을 뛰어넘었다. ―올해 7월 런던 올림픽이 열리는데…. “올림픽의 해에는 연초부터 기대와 부담이 교차한다. 솔직히 이번 대표팀은 최악이다. 지난달 코리아오픈에서 ‘노 골드’를 기록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하지만 3개 종목에서 결승에 올라간 건 희망적이다. 런던에서도 한 개는 건져야 하지 않겠나.” 한국은 배드민턴이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1992년부터 금메달 6개를 수확하는 강세를 보였다. 김 부회장은 큰 대회 때마다 선수들과 동고동락해 ‘왕감독’으로 불렸다. 1961년 중학교 때 배드민턴 라켓을 잡은 뒤 1970년대부터 협회 안살림을 도맡았다. 정작 자신의 건강을 돌보는 일엔 소홀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앞두고 심장 이상으로 갑자기 쓰러져 수술을 받은 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직전에는 당뇨 합병증으로 오른쪽 두 번째 발가락을 절단했다. ―배드민턴이 그렇게 좋았나…. “미쳤다는 표현이 맞다. 집안의 반대에도 운동을 고집했다. 1970년대 배드민턴협회는 무교동 대한체육회 건물 701호였는데 직원 한 명에 1년 예산은 200만 원이었다. 집안이 경기 이천에서 꽤 잘살았는데 아버지를 설득해 정미소까지 팔아가며 지원했다. 배드민턴이 잘됐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초창기 환경은 어땠나. “1970년대 국내에는 오리털 공이 없어 닭털 공을 썼다. 태릉선수촌에 들어가도 훈련 장소가 없어 밤에 몰래 복싱장에서 공을 치다 쫓겨난 적도 있다. 1981년 황선혜가 등장해 국제대회에서 성적을 내면서 겨우 이름을 내밀었다.” ―배드민턴은 스포츠 마케팅의 원조로 불린다. “1982년 일본 용품업체 요넥스와 8만 달러에 후원 계약을 했다. 물품은 별도고 현금 지원만 그랬다. 파격적이었다. 장기 계약으로 대표팀의 안정적 훈련 기반을 마련했다. 다른 종목보다 대표 선수와 코치수가 많다. 2009년 대만 브랜드 빅터와 4년 동안 220만 달러로 계약했다. 작은 회사였던 빅터는 한국 대표팀의 활약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한국 배드민턴은 왜 강한가. “선수와 임원, 협회 등이 합심해 한 가지 목표로 정진했다. 그런데 세계 정상의 자리를 지키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선수들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졌고 나약해졌다. 이용대는 대중적인 인기 속에 라면, 면도기 CF 모델도 하지 않는가. 풍족하게 훈련하고 있지만 예전 같은 헝그리 정신이 아쉬운 순간도 많다.” 요즘 김 부회장은 하루에 약을 30알 넘게 먹는다. 그러면서도 지방의 초등학교 대회까지 발품을 판다. 유망주 발굴과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서다. 한국 배드민턴의 명운이 그의 건강에 달려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김학석 부회장은△생년월일=1949년 11월 1일 △고향=경기 이천시 △출신교=성동중-삼성고-중앙대 △주요 경력=1973∼74년 남자 대표팀 코치, 1974∼82년 대한배드민턴협회 경기이사, 1983∼92년 협회 전무이사, 1995년∼현재 협회 부회장 겸 전무이사, 1993∼2002년 국제연맹 이사, 1996∼2010년 아시아연맹 재무위원장, 2011년∼현재 아시아연맹 부회장 △가족관계=부인 채은경 씨와 2남(장남 홍기 씨는 배드민턴 대표팀 영상분석원) △취미=배드민턴 △애창곡=울고 넘는 박달재}

    • 2012-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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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윤창 아들, 대이어 허재 감독과 인연

    2004년 5월 원주에서 허재 KCC 감독(48)의 은퇴 경기가 열렸다. 농구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의 스포츠 스타들까지 떠나는 ‘농구 대통령’을 축하하기 위해 모였다. 여기에는 배구선수 시절 ‘돌고래 스파이커’로 유명했던 장윤창 씨(52)도 있었다. 장 씨는 허 감독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며 등을 두드려줬다. 왼손잡이인 이들은 대표팀 시절 태릉선수촌에서 친해졌고 은퇴 후에도 ‘함께하는 사람들’이란 봉사단체에서 활동했다. 8년 가까이 흘러 지난달 31일 열린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장 씨의 아들인 장민국(연세대)이 전체 10순위로 허 감독의 지명을 받았다. 허 감독은 장민국에게 농구 대부다. 은퇴 후 미국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장 씨는 농구선수가 되겠다던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의 고집에 허 감독에게 자문했다. 허 감독은 당시 천정렬 현 KCC 코치가 지도하던 서울 단대부중 입학을 권했다. 허 감독의 아들 허웅은 올해 연세대 농구부에 진학할 예정이라 장민국의 후배가 됐다. 허 감독은 “사람의 인연이 묘하다. 윤창이 형은 술, 담배도 전혀 하지 않아 내가 수도사라고 자주 불렀다. 민국이가 앞 순번으로 뽑힐 줄 알았는데 우리까지 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장 씨는 “민국이의 형 이름은 대한이다. 대한민국을 빚내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름을 지었다. 대학 때 많이 못 뛰었는데 프로에서 잘됐으면 좋겠다. 우리의 친분이 자칫 오해를 살까 싶어 허 감독에게는 아직 전화도 못했다”며 웃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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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농구]유재학, 15년만에 1순위 당첨… 명지대 가드 김시래 낙점

    “이런 날도 오네요. 허허∼.” 유재학 프로농구 모비스 감독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폈다. 프로농구 최장수 사령탑인 유 감독이 31일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15시즌 만에 처음으로 1순위 지명권을 얻어 맨 먼저 명지대 가드 김시래(178.4cm)를 낙점했다. 이날 모비스는 전년도 성적에 따라 SK, 오리온스, 인삼공사와 23.5%의 확률로 1순위 지명권을 다퉜다. 드래프트와 지독하게 인연이 없었던 유 감독은 지난해 여름 평창 휘닉스파크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하다 처음 홀인원한 효과를 본 셈이다. 유 감독은 “홀인원을 하면 3년 동안 재수가 좋다는데 진짜 그런가 보다”며 미소 지었다. 김시래는 지난해 농구대잔치에서 명지대를 준우승으로 이끌며 득점, 어시스트, 수비 등 3관왕을 차지했다. 명가드 출신인 유 감독의 지도 속에 모비스 간판 가드 양동근과 탄탄한 호흡을 맞출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공격력 보강이 과제. 명지대 출신 최초로 1순위 영예를 안은 김시래는 “국가대표 동근이 형과 유재학 감독님이 계신 모비스에서 뛰게 돼 배울 게 많을 것 같다. 내 이름이 때가 온다는 뜻인데 오늘이 바로 그렇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3라운드 1순위로 대학농구 2부리그 경기에서 67점을 퍼부었던 장동영(목포대 2학년)을 뽑은 뒤 2군으로 166.5cm의 단신 가드 원지승(초당대), 고교생 양준영(신림고)을 지명해 눈길을 끌었다. 2순위를 따낸 SK 문경은 감독대행은 나비넥타이로 멋을 낸 건국대 최부경(200cm)을 지명했다. 연세대 센터 김승원(202cm)은 오리온스에 합류했다. 왕년의 배구 스타 장윤창 씨의 아들인 연세대 장민국(198.6cm)은 1라운드 10순위로 KCC에 선발됐다. 초조하게 지켜보다 아들이 호명되자 가슴을 쓸어내린 장 씨는 “아들이 농구를 처음 할 때 KCC 허재 감독의 조언으로 갈 학교를 정했는데 이렇게 만나게 됐다. 허 감독과는 현역 시절 잘 알던 사이”라고 말했다. 이날 드래프트는 참가자 41명 중 19명이 1군 지명을 받아 46.3%의 지명률로 2009년(17명 선발·지명률 42.5%)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팀마다 전역자가 대거 복귀하는 데다 5월 혼혈 선수 드래프트, 10월 신인 드래프트 등으로 취업난을 부추겼다. 2군 드래프트에서는 8명이 지명됐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백지수 인턴기자 고려대 일어일문학과 4학년}

    • 2012-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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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핀 포인트]이상범 감독, 3년 연속 ‘1순위’ 낚으려나…

    프로농구 인삼공사 이상범 감독(사진)은 ‘신의 손’으로 불린다. 최근 신인 드래프트에서 2년 연속 1순위 유망주를 뽑았기 때문이다. 2010년 1순위 박찬희와 2순위 이정현을 모두 데려갔고 지난해 최대어 오세근을 낚은 뒤 만세까지 불렀다. 올해는 과연 어떨까. 신인 드래프트가 31일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다. 지난 정규시즌 성적에 따라 이 감독을 비롯해 모비스 유재학,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과 SK 문경은 감독대행이 나란히 23.5%의 확률로 1순위를 뽑을 가능성이 있다. 나머지는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KCC와 동부를 제외한 KT, 전자랜드, LG, 삼성이 각각 1.5%의 확률에 불과해 ‘로또’나 마찬가지다. 이 감독은 “3년 연속 1순위 지명은 한번도 없었다는데 이번에 나왔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추 감독은 “KTF 사령탑 시절 숙소 근처의 절에서 오전 오후로 불공을 드린 덕분에 1순위가 나와 방성윤을 뽑은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 드래프트 1순위와는 인연이 없는 유 감독은 지난해 생애 첫 홀인원의 약효가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처음으로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문 감독대행은 “오늘 밤 드래프트 현장인 호텔에 투숙할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인삼공사, 오리온스, SK는 1순위가 나오면 건국대 포워드 최부경(200cm)을 지목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비스는 명지대 가드 김시래(178cm)를 낙점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팀마다 전역하는 선수가 많고 제도 변경으로 10월에 다시 신인 드래프트가 열릴 것으로 보여 역대 가장 낮은 취업률이 나올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 드래프트 참가자는 41명인데 1명 선발에 그치는 팀까지 있을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오고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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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주오픈테니스 男단식 결승 5시간 53분 명승부… 프로스포츠 최장 시간 경기들

    “트로피가 두 개라면 좋겠지만 불행하게도 그렇지 못해 아쉽다.”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는 6시간 가까이 네트를 마주하고 사투를 벌인 라파엘 나달(스페인)에게 찬사를 보냈다. 세계 1위 조코비치는 30일(현지 시간) 새벽 호주 멜버른에서 끝난 호주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2위 나달을 3-2로 꺾고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경기 시간은 역대 메이저 대회 결승 최장 기록인 5시간 53분이었다. 이 부문 종전 기록인 1988년 US오픈 결승에서 마츠 빌란데르가 이반 렌들을 누를 때의 4시간 54분보다 59분이 더 걸렸을 만큼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했다. 조코비치가 승리의 환호에 땀에 흠뻑 젖은 티셔츠를 찢을 무렵 코트의 시계는 오전 1시 40분을 넘기고 있었다. 초인으로 불릴 만한 이들의 대결은 역사에 남을 명승부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조코비치와 나달은 코트의 최대 라이벌이다. 하지만 번번이 승리는 조코비치의 몫이었다. 조코비치는 나달과의 최근 상대전적에서 결승에서만 7연승을 달리며 나달에게 사상 첫 메이저 대회 3연속 준우승이라는 수모까지 안겼다. 최고의 경기력에는 기술, 체력, 정신력, 운 등 네 가지 요소가 따라야 한다. 박태환 등을 담당한 조수경 스포츠심리학 박사는 “조코비치와 나달의 기량은 백지 한 장 차이다. 위기 극복 능력에서 조코비치가 앞섰다”고 분석했다. 나달은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제스처와 강한 액션으로 상대를 압도하려고 했다. 하지만 감정을 자제한 조코비치는 자신의 페이스를 지키며 나달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나달에 대한 조코비치의 자신감도 컸다. 나달은 5세트 4-2까지 앞서다 4-4로 동점을 허용한 뒤 샷이 짧아지면서 크게 흔들렸다. 스포츠 현장에는 진땀 나는 마라톤 승부가 남다른 묘미를 전하고 있다. 2010년 윔블던 테니스에서 존 이즈너(미국)는 니콜라 마위(프랑스)와의 1회전에서 일몰로 사흘 동안 11시간 5분의 혈전 끝에 3-2로 이겼다. 타이 브레이크가 없는 5세트의 게임 스코어는 무려 70-68이었다. 5세트 소요 시간만도 8시간 11분이나 됐다. 국내 프로골프 최다 연장전 기록은 1997년 8월 서아람이 동일레나운클래식에서 11번째 연장 끝에 강수연을 꺾고 우승할 때 나왔다. 서아람은 “중계 방송사 테이프가 동이 날 정도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2009년 유소연은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에서 동갑내기 최혜용과 9차 연장 끝에 트로피를 안았다. 2009년 국내 프로농구 동부는 삼성과 3시간 17분 58초 동안 5차 연장을 치른 끝에 이겼다. 당시 삼성 감독이던 안준호 한국농구연맹 이사는 “나중엔 몇 차 연장전인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극한의 상황을 극복하고 승리를 쟁취하기 위한 조건은 무얼까. 조 박사는 “에너지가 고갈되고 정신력이 떨어지는 순간에는 습관이 나온다. 평소 그런 위기 상황을 가상으로 설정해 반복 훈련하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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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시간 53분 혈투, 조코비치 웃었다… 호주오픈서 나달 꺾고 우승

    현지 시간 오전 1시 30분이 넘어서도 트로피의 주인공은 가려지지 않았다. 역대 메이저대회 결승 사상 최장 기록인 5시간 53분이나 걸린 마라톤 승부에서 최후의 승자는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였다.29일 호주 멜버른에서 막을 내린 호주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세계 1위 조코비치는 세계 2위 라파엘 나달(스페인)을 3-2(5-7, 6-4, 6-2, 6-7, 7-5)로 꺾었다. 대회 2연패에 성공한 조코비치는 지난해 윔블던과 US오픈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결승에서만 내리 3번 나달을 누르고 3연속 메이저 타이틀을 안았다. 메이저 통산 5번째 우승.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3위 빅토리아 아자렌카(벨라루스)는 세계 4위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에게 2-0(6-3, 6-0)으로 예상 밖의 완승을 거뒀다. 아자렌카는 11개월 전만 해도 라켓을 놓을지 고민했다. 지난해 2월 1회전 탈락의 수모를 안은 뒤 테니스에 대한 열정이 식은 것 같았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은 끝에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트로피에 입을 맞추며 세계 랭킹 1위까지 오르는 최고의 순간을 맞았다. 우승 상금은 230만 호주달러(약 27억5000만 원). 이 대회 주니어 단식 챔피언 출신인 그는 벨라루스 출신으로 첫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 정상에 섰다. 14세 때 스페인 마벨라로 테니스 유학을 떠났다가 적응에 실패해 고향 민스크에 돌아온 아자렌카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 골리 출신인 니콜라이 카비불린의 도움으로 미국에서 실력을 키웠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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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지원, 코트서 펄펄 난 까닭은

    “현역에 복귀해도 되겠는데….” 시간을 거꾸로 돌린 듯했다. 코트를 주름잡던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28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왕년의 프로농구 스타들이 총출동한 레전드 올스타전에 출전한 우지원(39) 얘기였다. 우지원은 폭발적인 3점슛과 골밑 돌파로 양 팀 최다인 23득점에 8리바운드로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3점슛 콘테스트에서는 40초 동안 13개를 적중시켰다. 이날 우지원은 1990년대 ‘오빠부대’의 우상으로 이름을 날렸던 연세대 시절 선배 이상민, 문경은과 아마추어 기아 최강 멤버였던 ‘허동택 트리오’ 허재 강동희 김유택과의 3 대 3 이벤트 대결에도 막내로 출전해 공격을 주도했다. 허재 KCC 감독은 무득점의 수모 속에 경기 도중 체력 저하를 드러내다 벤치로 물러난 뒤 “아유 죽겠네”를 연발하며 물을 들이켰다. 2010년 은퇴한 우지원은 채널A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불멸의 국가대표’의 고정 멤버로 꾸준히 체력 관리를 하고 있다. 최근 여자프로농구 최강 신한은행과의 대결 녹화를 위해 남다른 훈련을 했던 것도 다득점의 비결로 꼽았다. 자신의 이름을 적은 플래카드를 들고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에 우지원은 “모처럼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 기쁘다”며 웃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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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간 444연승… ‘휠체어 퀸’은 오늘도 달린다

    불편해 보이는 휠체어에 몸을 실은 그에게 사각의 테니스 코트는 편하기만한 무적의 무대다. 지난 10년 동안 져 본 일이 없다. 모든 스포츠 종목을 통틀어 최강의 지배자로 불릴 만하다. 29일 호주 멜버른에서 끝난 호주오픈테니스 휠체어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에스더 베르기어(31·네덜란드). 베르기어는 결승에서 아니크 판쿠트(네덜란드)를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으며 2-0(6-0, 6-0)으로 이겼다. 이로써 그는 2003년 1월 30일 시드니 인터내셔널 대회에서 다니엘라 디 토로(호주)에게 패한 이후 444연승을 질주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 기록은 1980년대 스쿼시에서 자한기르 칸(파키스탄)이 세운 555연승 이후 스포츠 최다 연승 기록 2위에 해당한다. 2004년 8월부터 2006년 10월까지는 250세트 연속 승리의 대기록도 세웠다. 메이저 대회에서 20회 연속 우승을 달성한 그는 8월 런던 패럴림픽에서 4회 연속 단식 금메달을 노린다. 복식을 합하면 역대 패럴림픽에서 금메달 5개와 은메달 1개를 목에 걸었다. 1999년부터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는 그의 통산 승률은 96%를 넘는다. 베르기어는 5월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도 출전할 계획이라 국내에도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선수권에서도 11회 연속 정상에 섰다. 테니스 같은 공놀이를 즐겼던 베르기어는 7세 때 수영을 하다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에 정신을 잃었다. 척추 주위의 혈관이 약해 뇌까지 이르는 혈액 공급에 문제가 있다는 진단 속에 생명까지 위태로웠다. 3차례 대수술을 받아 목숨은 건졌지만 대신 9세이던 1990년부터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됐다. 재활을 위해 농구, 배구, 테니스를 배우다 휠체어 농구 대표팀에 발탁돼 1997년 유럽 선수권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1998년 단체 운동보다는 개인 종목으로 승부를 걸겠다며 테니스에 집중한 그는 타고난 운동신경에 장애를 극복하겠다는 집념으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장애인 누구가 아닌 에스더라는 이름으로 당당히 세상에 이름을 알리고 싶었어요. 나는 적극적인 태도를 갖고 있으므로 어떤 난관도 허물 수 있어요.” 베르기어는 2010년 장애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어 휠체어에 앉은 누드 사진을 찍어 ESPN 매거진 표지 모델로 나섰다. 자선재단을 만들어 장애인 돕기와 재활에도 앞장서고 있다. 2002년과 2008년에는 올해의 장애인 선수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골프와 스키가 취미인 베르기어는 “장애가 있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아직 이런 사실을 모르는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 스포츠는 내게 그런 위대한 인생을 줬다”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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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농구]이상민 “동근이는 땀의 결실”… 양동근 “형은 나의 우상”

    이번 주말인 28일과 29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열린다. 그동안 올스타전 ‘베스트5’를 선정하는 인기투표가 11차례 치러졌다. 이 중 1위의 영광을 차지한 주인공은 두 명에 불과하다. 9시즌 연속 최다 득표를 기록한 이상민(40)이 2010년 은퇴한 뒤 양동근(31)이 2시즌 연속 바통을 이어 받았다.어제와 오늘의 코트 최고 인기스타인 이상민과 양동근을 2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국농구연맹(KBL)센터에서 본보와 채널A가 공동으로 만났다. 2년 전 미국 뉴욕 근처로 어학연수를 떠난 이상민은 이번에 레전드 올스타로 뽑혀 전날 귀국했다. 올스타전 때 뭔가를 보여주려고 일주일 전부터 헬스클럽에서 몸을 만들었다는 이상민은 밝은 표정으로 양동근을 맞았다.○ 인기 비결양동근은 농구를 시작한 초등학교 5학년 때 당시 연세대에 다니던 이상민의 플레이에 매료됐다. “머리를 빡빡 깎고 코트를 휘젓던 모습이 생생해요. 농구대잔치에서 우승까지 했잖아요.” 양동근은 “상민 형님은 남자도 좋아하는 매력을 지녔다. 선수들끼리도 유니폼 입은 게 무척 예쁘다고 할 정도다. 난 팬들에게 동정표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양동근은 또 “시야가 넓고 미리 상황을 읽고 판단하는 능력과 속공이 인상적”이라고 덧붙였다. 9년 후배의 칭찬에 이상민은 “동근이는 땀의 결실이다. 그렇다고 운동 감각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김승현은 뛰어난 재능을 못 살린 것 같아 안타깝다”고 평가했다.○ 잊을 수 없는 은사이들은 세대와 학교 등이 달라 한솥밥을 먹은 적이 없다. 그래도 똑같이 모비스 유재학 감독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상민은 연세대 시절 코치였던 유 감독 밑에서 3년 동안 배웠다. 양동근이 국내 최고의 가드로 발돋움한 데는 유 감독의 역할이 컸다. 이상민은 “중학교 1학년 때 연세대와 고려대의 정기전을 보러 갔는데, 그때 유 감독님의 플레이에 반해 연세대 진학을 꿈꿨다”고 떠올렸다. 양동근은 “패스, 드리블, 수비, 경기 조율 등을 일일이 잡아주셨다. 아직도 갈 길이 멀고 아직도 많이 혼난다”며 고마워했다.○ 가족 그리고 현실이상민과 양동근은 둘 다 1남 1녀를 둔 가장. 이상민은 “나, 아내, 애들이 겨울에 태어났는데 시즌이랑 겹쳐 선수 때 생일파티 한 번 한 적이 없다. 미국에 있는 동안 원없이 같이 지내고 있다”고 흐뭇해했다. 이상민은 “아이들이 검도, 축구, 농구, 야구를 마음껏 하며 뛰어노는 걸 보면 행복하다. 한국에선 놀 곳도 없고 학원 다니느라 바빴다. 아들이 농구선수를 하겠다고 해서 귀국하면 농구부가 있는 초등학교로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27개월과 10개월 된 아이를 둔 양동근은 “형처럼 은퇴 후 미국으로 공부하러 가고 싶다”며 조언을 구했다. 올여름 돌아와 지도자로 변신할 계획인 이상민은 “너도 이제 고참인데 틈틈이 영어 좀 배워둬라. 가고 나면 애들 돌보고 하루에 몇 시간씩 운전하느라 제대로 공부하기도 힘들다”며 웃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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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샤라포바 vs 아자렌카 결승 격돌… 괴성대결 누가 이길까?

    누구의 괴성이 더 클까. 시즌 첫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호주오픈 여자 단식 결승이 열리는 28일 호주 멜버른의 코트가 그 어느 때보다 시끄럽게 됐다. 요란한 소리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와 빅토리아 아자렌카(벨라루스)가 맞붙게 됐기 때문이다.세계 4위 샤라포바는 26일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지난해 윔블던 결승에서 뼈아픈 패배를 안긴 세계 2위 페트라 크비토바(체코)를 2-1(6-2, 3-6, 6-4)로 눌렀다.세계 3위 아자렌카는 지난해 우승자 킴 클레이스터르스(벨기에)를 2-1(6-4, 1-6, 6-3)로 꺾었다.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결승에 오른 아자렌카는 “손 무게가 200kg이고 몸은 1000kg 정도로 느껴질 만큼 힘들었지만 이겼다는 사실이 믿을 수 없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아자렌카는 10대 때 고국을 떠나 스페인, 미국 등을 전전하며 테니스 스타의 꿈을 키웠다.샤라포바는 이번 대회 16강전에서 최고 96.9dB(데시벨)에 이르는 고성을 질렀다. 소형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 소음이 100dB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귀마개가 필요한 수준이다. 아자렌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아자렌카는 지난해 윔블던에서 공을 칠 때 95dB의 소리를 냈는데 당시 영국 언론은 그의 괴성이 저음으로 시작해 한 옥타브 정도 올라간 뒤 흐느끼며 마무리됐다고 묘사했다. 이번 대회 8강전에서 아자렌카에게 역전패를 당한 아그니에슈카 라드반스카(폴란드)는 “지나친 소음으로 경기에 집중하는 데 방해를 받는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상대 전적에서 3승 3패로 팽팽히 맞선 이들의 대결은 역대 가장 시끄러운 결승이 될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승자는 트로피와 함께 세계 랭킹 1위 자리에도 오른다. 괴성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한편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세계 2위 라파엘 나달(스페인)은 3위 로저 페데러(스위스)에게 3-1(6-7, 6-2, 7-6, 6-4)로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먼저 올랐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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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구 황제’ 대결… 한발 앞서간 매킬로이

    2006년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 17세 소년이 아마추어 초청 선수로 출전했다. 당시 그는 2라운드를 마친 뒤 예선 탈락했지만 자신의 우상으로 당대 최고의 골퍼였던 타이거 우즈(37·미국)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뛰었다. “우즈의 플레이를 좀 더 가까이에서 보려고 미디어 텐트에서 사진기자의 카메라를 슬쩍해 통제 로프 안쪽까지 들어갔었다.”6년이 흘러 그 소년은 우즈와 당당히 맞대결을 펼쳤다. 차세대 골프 영웅으로 꼽히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였다.26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GC(파72)에서 개막한 유럽투어 아부다비 HSBC챔피언십 1라운드. 신구 골프 황제로 불리는 매킬로이와 우즈, 여기에 세계 랭킹 1위로 지난해 유럽과 미국 투어 상금왕을 휩쓴 루크 도널드(잉글랜드)까지 같은 조로 편성돼 비상한 관심이 몰렸다.우즈와 공식 대회에서 처음 동반자가 된 매킬로이는 버디 7개와 보기 2개로 5언더파 67타를 쳐 로베르트 칼손(스웨덴)과 공동 선두를 이뤘다. 10번 홀에서 출발해 11∼13번 홀에서 3연속 버디로 기세를 올린 매킬로이가 특유의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면 우즈는 안정된 경기 운영으로 보기 없이 버디만 2개를 낚아 공동 9위(2언더파 70타)로 1라운드를 마쳤다.매킬로이의 드라이버 비거리는 301.5야드를 기록했고 우즈는 300야드였다. 매킬로이의 티샷은 8차례나 페어웨이를 놓친 반면에 25개의 퍼트 수로 타수를 줄였다. 우즈는 날카로운 아이언샷으로 첫 홀이던 10번 홀을 제외한 모든 홀에서 레귤러온을 했으나 35개까지 치솟은 퍼트 수에 발목이 잡혔다. 우즈는 “그린이 우둘투둘해 라인을 읽는 데 애를 먹었다. 샷 감각은 지난해 말처럼 흠잡을 데가 없었다”고 설명했다.장타자의 틈바구니에 낀 대표적인 단타자 도널드는 드라이버 비거리가 270야드에 머물렀지만 정교한 쇼트 게임 능력으로 버텼다. 레귤러온에 실패한 5개 홀 가운데 4개 홀을 파(또는 버디)로 막았다. 도널드는 버디 2개와 보기 1개로 1언더파 71타를 쳐 최경주(SK텔레콤) 등과 공동 20위에 머물렀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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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샤라포바 “크비토바, 복수할테야”

    미녀 스타 마리야 샤라포바(25·러시아)는 지난해 윔블던 결승에서 21세의 신예 페트라 크비토바(체코)와 맞붙어 0-2(3-6, 4-6)로 완패했다. 샤라포바는 2004년 이 대회에서 17세 소녀로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안았기에 패배의 충격은 컸다. 반면 크비토바는 자신과 같은 체코 출신에 왼손잡이인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를 연상시키며 ‘제2의 철녀’로 주목받았다. 윔블던 우승에 힘입어 크비토바는 지난해 상금왕까지 거머쥐었다. 명암이 엇갈린 샤라포바와 크비토바가 올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결승 티켓을 놓고 다투게 됐다. 세계 4위 샤라포바는 25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세계 56위 예카테리나 마카로바(러시아)를 2-0(6-2, 6-3)으로 완파했다. 2008년 이 대회 우승 이후 메이저 대회 정상에 서지 못했던 샤라포바는 4년 만의 메이저 트로피 꿈을 이루기 위해 크비토바에게 설욕부터 해야 할 처지가 됐다. 세계 2위 크비토바는 세계 48위 사라 에라니(이탈리아)를 1시간 51분의 접전 끝에 2-0(6-4, 6-4)으로 제치고 체코 여자 선수로는 1991년 야나 노보트나 이후 21년 만에 이 대회 4강에 합류했다. 크비토바는 샤라포바와의 상대 전적에서 최근 2연승을 기록하며 2승 1패로 앞섰다. 남자 단식에서 일본 남자 선수론 80년 만에 이 대회 8강에 오른 니시코리 게이(26위·일본)가 세계 4위 앤디 머리(영국)에게 0-3(3-6, 3-6, 1-6)으로 완패해 탈락했다. 니시코리의 돌풍을 잠재운 머리는 지난해 호주오픈부터 메이저 대회 5회 연속 4강에 올랐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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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텃밭 놔두고 왜 아부다비 날아갔냐고? 돈 많이 주니까”

    비밀스러운 사생활로 유명했던 타이거 우즈(미국)가 모처럼 솔직한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 자신의 첫 대회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대회가 아닌 유럽투어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설명할 때였다. 그는 지난해 시즌 데뷔전이었던 이번 주 PGA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을 대신해 26일 개막하는 유럽투어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의 총상금은 600만 달러이며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은 그 절반 수준인 270만 달러.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이 열리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토리파인 골프장에서 우즈는 7차례나 우승했다. 하지만 우즈는 텃밭을 버리고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로 향하면서 200만 달러(약 22억5000만 원)가 넘는 초청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우즈는 25일 아부다비 챔피언십 공식 기자회견에서 “PGA투어와 달리 유럽투어에선 뭔가(돈)를 보장받는다. 많은 선수가 유럽을 선택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나도 그렇다”고 말했다.세계 랭킹 25위인 우즈와 함께 세계 랭킹 1∼4위인 루크 도널드, 리 웨스트우드(이상 잉글랜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마르틴 카이머(독일)도 동반 출전해 별들의 잔치가 됐다. 최경주(SK텔레콤)도 초청을 받았다. 우즈는 1, 2라운드를 도널드, 매킬로이와 같은 조에서 맞붙는다.지난해 말 셰브런 월드 챌린지에서 2년여 만에 트로피를 안은 우즈는 “그 어느 때보다 컨디션이 좋다. 올해는 부상 없이 보내고 싶다. 공을 마음대로 컨트롤할 수 있게 됐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우즈는 오랜 인연을 맺었다 결별한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와 코치 행크 헤이니가 자신을 향해 날선 감정을 드러낸 데 대해 “프로답지 않은 행동이다. 실망스럽고 좌절감을 느끼지만 언젠가는 끝날 일”이라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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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상문 PGA무대 ‘온 그린’

    역시 준비된 신인이었다.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데뷔한 배상문(26·캘러웨이) 얘기다. 배상문은 2주 연속 한국인 선수로는 최고 성적을 내며 투어에 안정적으로 적응했다. 한국과 일본 투어 상금왕 출신답게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도 얼마든지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배상문은 23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팜스프링스의 PGA웨스트골프장 파머코스(파72)에서 끝난 휴매너 챌린지에서 공동 14위(17언더파)를 차지했다.시즌 데뷔전이던 지난주 하와이 소니오픈에서 공동 29위에 오른 데 이어 상승세를 유지했다. 2개 대회에서 8라운드를 도는 동안 더블 보기가 없었고 6차례나 60타대 스코어를 적었다. 평균 타수는 69.31타(14위)였다. 두 대회에서 벌어들인 상금은 12만7956달러(약 1억4500만 원)로 37위다. 올해 26명의 신인 가운데 브렌던 토드(33위)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최경주에게 직접 전수받은 벙커샷 덕분인지 샌드 세이브가 60%(38위)로 높은 편이며 레귤러온을 못해도 파(또는 버디)를 할 확률인 스크램블링은 69.57%로 20위. 쇼트게임 능력 역시 수준급이었던 셈이다.배상문은 26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 인근 토리파인스골프장에서 열리는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에 3주 연속 출전한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2-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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