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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200조 원 시대를 코앞에 두고 있다. 2023년 6월 100조 원을 넘긴 지 2년 만에 두 배로 성장한 것이다. 주식만큼 편한 거래와 펀드 대비 저렴한 보수, 미국 주식 투자 열풍 등에 힘입어 시장이 급격하게 불어났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3일 기준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195조6711억 원에 달한다. 2002년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 2종이 처음 상장됐고, 2023년 6월 29일 순자산 100조 원을 넘긴 것을 고려하면 성장세가 가파르다. ● 국내 ETF 200조 원 시대 코앞, 개인 비중 점차↑ETF는 분산 투자가 가능하지만 주식만큼 거래가 편리하다는 게 강점이다. 초과 성과를 노리지 않고 시장만큼의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패시브(수동적) ETF의 경우 공모 펀드 등과 비교했을 때 보수 측면에서 훨씬 저렴하다. 실제로 코스피200을 벤치마크로 삼는 공모 펀드들은 총보수가 0.6∼0.9% 수준인 반면에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들은 0.05∼0.15%에 그친다. 한국의 ETF 시장은 23일 기준 순자산총액 10조9000억 달러(약 1경4874조 원)에 달하는 미국 ETF 시장에 비하면 규모가 1% 남짓 수준으로,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연금저축이나 퇴직연금 등을 활용한 개인의 ETF 순매수가 어이지며 전체 ETF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진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기준 월간 ETF 시장 전체 거래대금 중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30.7%에 달할 정도로 개미들이 ETF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해외주식형 ETF가 성장 주도특히 해외주식형 ETF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2022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국내주식형 ETF의 순자산이 37조1525억 원으로 전체 ETF 순자산(78조5116억 원)의 47.3%를 차지했다. 해외주식형 ETF는 17조8894억 원(22.7%)에 그쳤다. 하지만 2024년 코스피와 코스닥이 부진할 때 나스닥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고공 행진을 하며 해외주식 ETF 순자산 규모가 빠르게 늘었다. 2023년 23조4261억 원에서 지난해 54조8138억 원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반면 국내주식형 ETF 순자산은 2023년 44조9772억 원에서 지난해 43조1326억 원으로 뒷걸음쳤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2022년 이후 박스권에 갇혀 있다 보니 장기 투자보다는 단기 매매에 투자자들이 익숙해진 면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가 반등한 영향으로 국내주식 ETF 순자산도 증가했지만 여전히 해외주식 ETF 비중이 더 크다. 양적 성장에 걸맞은 질적 성장을 위해 각종 규제 완화나 자산운용사별 강점을 살린 상품 확대가 필요하다는 점은 과제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단일 종목 혹은 10개 미만 소수 종목(한 종목 최대 비중 30%)만 담은 ETF는 국내에서 출시가 허용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주가 변동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인버스 ETF도 국내가 아닌 홍콩 증시에 상장됐다. 가상화폐 현물 ETF는 제도적 기반이 없어 출시가 요원한 상황이다. 아직 상품군도 다양하지 않아, 미국 자산운용사 뱅가드그룹이 운용하는 미국 상장기업 전체 ETF(VTI), 전 세계 증시 전체 ETF(VT) 같은 선택지는 국내 ETF에서는 찾을 수 없다. VTI는 미국 ETF 순자산 순위 4위에 해당한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이번 주 국내외 금융 시장에 영향을 미칠 이벤트를 미리 알아보는 동아일보 경제부의 D’s 위클리 픽입니다.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올해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잇따라 하향 조정한 가운데 29일 한국은행이 수정 경제 전망을 내놓고 기준금리를 결정합니다. 1분기(1~3월)에 한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했던 만큼 기준금리 인하에 무게가 실립니다.28일(현지 시간)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공개됩니다. 연방준비제도 위원들이 관세 부과 이후 경제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이날 엔비디아의 1분기 실적도 공개됩니다. 실적과 향후 전망을 통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분위기를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한은 금리 인하 유력29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통화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합니다. 시장에서는 0.25% 포인트 인하하는 것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기준금리는 현행 2.75%에서 2.50%로 낮아집니다. 미국 기준금리(4.25~4.50%)와의 격차도 2.0% 포인트(금리 상단 기준)로 더 벌어지게 됩니다. 한미간 금리차가 벌어지는데도 기준금리 인하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안정화된 측면도 있지만 경기 상황이 좋지 못하기 때문입니다.1분기 대형 산불, 일부 건설 현장의 공사 중단 등의 여파로 한국 경제 성장률은 ―0.2%로 역성장했습니다. 한은은 이 같은 영향을 반영해 올해 경제성장률에 대한 수정 전망치도 이날 내놓습니다. 2월 1.5% 성장 전망을 내놓은 바 있는데 큰 폭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앞서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앞다퉈 한국의 경제 성장 전망률을 낮춘 바 있습니다.● FOMC 회의록 공개-엔비디아 실적 발표28일(현지 시간)에는 이달 6~7일 진행했던 FOMC 회의록도 공개됩니다.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지만, 연준 위원들이 관세 부과 후 경기 상황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 올해 금리 인하 전망은 어떤지 등을 확인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날 뉴욕 증시 마감 후 엔비디아의 1분기 실적이 공개됩니다. 엔비디아는 2~4월이 회계연도 기준 1분기입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이 양호한 편이었지만,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중국 수출 제한 등이 엔비디아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했을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가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실적을 냈을 경우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원-달러 환율이 1360원대까지 하락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나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전으로 돌아간 셈이다. 미국의 재정 건전성 우려에 따른 글로벌 약(弱)달러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는 가운데 최근 원화 강세가 두드러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23일 원-달러 환율 야간거래 종가(이튿날 오전 2시 기준)는 1366.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오후 3시 30분 기준인 주간거래 종가보다 9.1원 떨어진 것이다. 또 지난해 10월 16일 야간거래 종가(1364.5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최근 일주일 동안 원화 가치는 주요 통화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6일과 23일 종가를 기준으로 달러 대비 가치를 비교했을 때 원화는 야간거래 기준 2.4% 강세를 보였다. 주간거래 기준으론 1.0% 강세였지만 23일 야간거래 하락 폭이 크게 작용했다.이는 같은 기간 달러 대비 주요 통화들의 상승 폭보다 크다. 엔화(+1.2%), 스웨덴 크로나(+1.0%), 영국 파운드(+0.9%), 유로(+0.9%), 스위스 프랑(+0.8%), 캐나다 달러(+0.8%) 등도 달러보다 강세였지만 그 폭이 원화보다는 작았다. 약달러의 영향으로 이들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인덱스는 같은 기간 100.95에서 99.01로 1.9% 하락했다. 달러 약세의 원인은 미국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의 장기신용등급을 ‘Aaa’에서 ‘Aa1’으로 강등한 것을 시작으로, 미국 장기채 20년물 입찰 부진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 법안 추진 등이 달러화 수요를 떨어뜨렸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져 온 미국 국채의 지위가 흔들리는 등 ‘셀 USA’(미국 자산 매도) 분위기가 확산된 것이다. 또 미국이 한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과의 환율 협상을 통해 통화 절상(환율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미국과 아시아 주요국 간 환율 협의는 통화가치가 시장에서 결정돼야 한다는 시장 논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에 대한 아시아 주요국의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는 관리돼야 한다는 게 미국의 핵심적 입장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향후 원-달러 환율이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은 약 10년 주기로 구조적 강달러와 약달러 국면이 반복됐는데, 약달러 국면은 ‘달러에 대한 신뢰 약화’ ‘환율 정책’ ‘미국 경기 둔화’ 등 세 가지 요인에 기반해 발현됐다”며 “현재 외환시장에는 이 세 가지 요인이 동시에 발생할 조짐이 있다. 아직 현실화된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약달러 초입 국면에 해당하는지 분석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의 감세법안 추진 상황, 7월 만료 예정인 미국의 상호 관세 유예 등 변수가 여전한 만큼 큰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법안이 공화당 내 이탈표로 찬성 215표 대 반대 214표로 가까스로 하원을 통과한 만큼 향후 상원을 무난히 통과할지도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원-달러 환율이 1360원대까지 하락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나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전으로 돌아간 셈이다. 미국 재정 건전성 우려에 따른 글로벌 약(弱)달러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는 가운데 최근 원화 강세가 두드러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23일 원-달러 환율 야간거래 종가(이튿날 오전 2시 기준)는 1366.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오후 3시 30분 기준인 주간거래 종가보다 9.1원 떨어진 것이다. 또 지난해 10월 16일 야간거래 종가(1364.5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최근 일주일 동안 원화 가치는 주요 통화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6일과 23일 종가를 기준으로 달러 대비 가치를 비교했을 때 원화는 야간거래 기준 2.4% 강세를 보였다. 주간거래 기준으론 1.0% 강세였지만 23일 야간거래 하락 폭이 크게 작용했다.이는 같은 기간 달러 대비 주요 통화들의 상승 폭보다 크다. 엔화(+1.2%), 스웨덴 크로나(+1.0%), 영국 파운드(+0.9%), 유로(+0.9%), 스위스 프랑(+0.8%), 캐나다 달러(+0.8%) 등도 달러보다 강세였지만 그 폭이 원화보다는 작았다. 약달러의 영향으로 이들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인덱스는 같은 기간 100.95에서 99.01로 1.9% 하락했다.달러 약세의 원인은 미국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의 장기신용등급을 ‘Aaa’에서 ‘Aa1’로 강등한 것을 시작으로, 미국 장기채 20년물 입찰 부진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 법안 추진 등이 달러화 수요를 떨어뜨렸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져 온 미국 국채의 지위가 흔들리는 등 ‘셀 USA(미국 자산 매도)’ 분위기가 확산된 것이다. 또 미국이 한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과 환율 협상을 통해 통화 절상(환율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미국과 아시아 주요국 간 환율 협의는 통화가치가 시장에서 결정돼야 한다는 시장 논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에 대한 아시아 주요국의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는 관리돼야 한다는 게 미국의 핵심적 입장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향후 원-달러 환율이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은 약 10년 주기로 구조적 강달러와 약달러 국면이 반복됐는데, 약달러 국면은 ‘달러에 대 신뢰 약화’, ‘환율 정책’, ‘미국 경기둔화’ 등 세 가지 요인에 기반해 발현됐다”며 “현재 외환시장에는 이 세 가지 요인이 동시에 발생할 조짐이 있다. 아직 현실화된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약달러 초입 국면에 해당하는지 분석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다만 미국의 감세법안 추진상황, 7월 만료 예정인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등 변수가 여전한 만큼 큰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법안이 공화당 내 이탈표로 찬성 215표 대 반대 214표로 가까스로 하원을 통과한 만큼 향후 상원을 무난히 통과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 분할로 급등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물산이 상승 폭을 일부 반납하고 하락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거래일보다 1.82% 하락한 109만 원, 삼성물산은 0.36% 하락한 13만85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에피스홀딩스를 분할 설립한다고 밝혔다.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자회사 관리 및 투자를 맡는 삼성에피스홀딩스로 나뉘는 것이다. 인적 분할이 이뤄지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은 두 회사의 지분 43.06%씩을 보유하게 된다. 전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 분할과 관련된 소문이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이라는 소문이 확산되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7.11%, 삼성물산은 11.74% 오른 바 있다. 이날도 장 초반 두 회사 모두 6∼7%대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삼성은 “사업 활성화와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목적이며 그룹의 지배구조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후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상승분을 반납하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삼성은 이번 인적 분할이 바이오 사업에만 집중돼 있음을 강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 사업에, 지주회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인수합병(M&A) 등을 맡아 성장 방향성을 명확히 한다는 취지다. 유승호 삼성바이오로직스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온라인 설명회에서 “이번 인적 분할은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이 없다”며 “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에피스가 서로 윈윈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되겠다는 비즈니스적인 목적과 배경으로 시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장기적으로 삼성물산이 보유한 지분가치가 재평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5.0%), 삼성바이오로직스(43.1%), 삼성생명(19.3%), 삼성에스디에스(17.1%), 삼성E&A(7.0%)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 지분가치를 합치면 삼성물산의 시가총액을 훌쩍 뛰어넘는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원-달러 환율이 반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과 미국의 환율 협상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과 글로벌 약(弱)달러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9원 내린 1381.3원으로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 기준)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1월 5일(1378.6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77원으로 개장해 낙폭을 키워 오전 중 1374원대로 하락하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소폭 반등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배경에는 현재 진행 중인 한미 2차 관세협상이 자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무역·재정 ‘쌍둥이 적자’의 원인이 달러 강세 때문이라고 보고 약달러론을 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나 일본 등을 대상으로 “달러 대비 자국 통화 절하 정책을 펴면 불이익을 줄 것”이라는 발언도 공공연히 내놓았다. 이 때문에 관세협상을 두고 미국이 한국에 원화 절상(환율 하락)을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21일 야간 거래에서는 환율이 1368.9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기획재정부는 “양국은 외환시장 운영 원칙 및 환율 정책에 대한 상호 간의 이해를 공유하고 다양한 협의 의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미국이 한국에 원화 절상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21일(현지 시간)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를 계기로 진행된 미국과 일본의 재무장관 회담에서는구체적인 환율 수준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대규모 감세 법안을 추진한 여파도 달러 수급에 영향을 주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재정 적자 악화와 정부 부채 증가를 이유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했는데 미 행정부가 추가로 대규모 감세에 나서면 재정적자가 커질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그 결과 미 국채에 대한 신뢰도가 흔들리면서 투자자들의 ‘셀 USA’ 심리를 자극해 미국채 금리가 급등(가격 하락)했고 뉴욕증시도 동반 하락했다. 상호관세 부과 이후로 달러자산에 대한 믿음과 선호도가 점차 약화되는 추세이기도 하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환율 협상에 대한 기대와 미국 달러 자산에 대한 신뢰 약화가 달러 약세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글로벌 약(弱)달러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반년 만에 1370원대에 진입했다. 한국과 미국이 환율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감세 추진으로 달러자산이 약세를 보인 영향이다.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주간거래 종가 대비 10.2원 내린 1377원으로 개장했다. 이후 낙폭을 키워 오전 중 1374원대로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4일 장중 저가 1368.6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이 1370원대로 내려온 것도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 만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과 환율 협상을 진행 중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는 “양국은 외환시장 운영 원칙 및 환율 정책에 대한 상호간의 이해를 공유하고 다양한 협의 의제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확보와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약달러를 강조해오고 있는 만큼 원화 절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달러 약세의 영향으로 엔화, 유로화 등 주요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인덱스도 100 이하로 하락했다. 달러인덱스가 100이하로 내려온 것은 이달 7일(99.61) 이후 처음이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에서 대규모 감세 법안을 추진한 데 따른 반대급부로 재정적자 확대 우려가 커지며 주식과 채권이 동반 부진한 것도 달러 수급에 영향을 주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1%대 하락하며 최근 한 달 중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미국채 30년물도 수익률이 5%를 넘는 등 가격이 떨어지며 증시 하락에도 영향을 줬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약화하는 달러자산 신뢰는 원화강세로 이어진다”며 “원화 강세 및 달러 약세 추세가 이어지면 원-달러 환율이 추가 하락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한동안 이어진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흐름과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에도 불구하고 미국 채권을 사들이는 투자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국채 금리가 크게 올라 이제 고점(가격 기준으로는 저점)을 형성했다는 기대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해외 채권의 경우 환율, 금리, 만기 등이 복합적으로 수익률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자산 배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9일 기준 개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국 채권은 172억5304만 달러(약 23조9247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113억166만 달러)과 비교하면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아 52.7%나 증가했다.미국 채권 가격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투자도 늘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를 667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전체 ETF 중 순매수 3위에 해당하는 규모다.‘서학개미’들은 뉴욕 증시에 상장된 미국 장기채 ETF도 사들이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서학개미들은 만기가 20년 이상 남은 장기채 ETF(TLT)를 7964만 달러 순매수했다. 해외주식 순매수 순위 8위에 해당한다. 공격적인 투자도 이어져 서학개미들은 만기 20년 이상 장기채 가격을 3배로 추종하는 ETF(TMF)는 8161만 달러나 순매수했다. 이는 순매수 순위 6위다. 최근 한 달 수익률은 TLT(―2.04%)와 TMF(―7.44%) 모두 마이너스다.미 국채 투자자는 원-달러 환율이 오르거나, 금리가 낮아져 기존 채권 가격이 오르는 경우 수익을 낼 수 있다. 미 국채, 그중에서도 장기 미 국채 투자가 확대된 것은 금리가 충분히 올랐다고 판단한 투자자가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하지만 미국 장기채 금리는 최근 큰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미 국채 30년물 금리는 지난 달 1일(현지 시간) 4.495%였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직후인 4일 4.631%로 치솟았다. 10일 4.875%까지 올랐던 금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의 관세를 90일 유예하기로 결정한 뒤 하락했다 급등하기를 반복했다.여기에 16일 무디스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108년 만에 ‘Aaa’에서 ‘Aa1’으로 강등하면서 변동성이 더 커졌다. 전문가들은 미 국채 금리의 변동성이 커진 요인은 복합적이라고 평가한다. 우선 미국과 중국이 상호관세 유예를 발표하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줄어들자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커지며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 수요가 줄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기준금리를 연속 동결한 데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여파로 금리 인하가 여의치 않다는 입장이다.박주한 삼성증권 채권상품팀장은 “금리와 환율의 향후 전망을 고려했을 때 현 시점이 투자하기 나쁜 상황은 아니지만 관세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채권 직접투자, ETF, 만기 등에 따른 영향을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79)이 비공식 일정으로 방한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이날 SNS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을 봤다는 목격담과 사진 등이 올라왔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임기 중 세 차례에 걸쳐 한국을 방문하긴 했지만, 이후 공식 방문은 없었다. 이번 방한도 클린턴 전 대통령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이나 클린턴재단 등 공식 채널을 통해 사전에 공지되지 않았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최근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크게 높아지며 달러 자산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중순 달러당 1450원을 상회하던 환율은 이달 초 연휴를 전후해 하락을 시작해 1360원 선까지 내려앉았다. 이후 큰 폭으로 반등해 1400원을 넘었다가 재차 하락하며 1400원 선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불과 한 달도 채 안 되는 기간에 거의 연간 환율 변동 폭에 해당하는 100원 이상의 환율이 움직인 것이다. 이 정도의 높은 환율 변동을 만들어낸 이유는 무엇일까.● 흔들리는 ‘미국 예외주의’와 달러 신뢰도 우선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나타났던 달러 초강세의 되돌림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모든 무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한 관세 부과가 예고되자 미국 이외의 국가에는 저성장을, 미국 경제에는 더 큰 부(富)를 안겨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믿음이 형성됐다. ‘미국 예외주의’는 독보적인 미국 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를 크게 증가시킨다. 미국 자산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달러의 매수가 진행되고, 그로 인해 달러 강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미국 예외주의가 보다 강해질 것이라는 믿음은 달러 강세로 선반영됐고 환율 급등을 이끌어냈다. 그렇지만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혼란스러운 관세 정책으로 인해 미국에 대한 신뢰가 크게 하락하며 최근에는 ‘미국 예외주의’라는 단어를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예외주의를 선반영하며 큰 폭으로 상승했던 달러 가치의 되돌림이 최근 환율의 대폭 변동을 설명하는 첫 번째 요인이다. 다음으로 미국 달러에 대한 신뢰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선언한 ‘해방의 날’ 이후 관세가 부여된 상대국들의 반발이 나타나면서 달러 자산에서 이탈 현상이 불거졌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주식 및 채권을 매도했고, 그렇게 받은 달러를 매각하고 기타 통화를 매입하며 달러 약세 기조를 심화시켰다. 특히 미국 국채 등에 대한 신뢰의 문제는 달러 자체에 대한 수요를 억제하는 요인으로, 달러 약세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관세 협상을 들 수 있다. 최근 직접적으로 원-달러 환율을 끌어내린 원인이라 할 수 있는데, 이달 초부터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전쟁이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아가는 분위기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미국은 대만 및 한국과 환율 및 무역에 관한 논의도 진행하기 시작했다. 과도한 무역 적자로 인해 미국은 달러 약세 및 상대국 통화 강세를 원하고 있는데 ‘무역 협정이 곧 달러 약세 용인’이라는 시장의 인식이 선반영되면서 위안화, 대만 달러, 원화 등 아시아권 통화 가치의 급등(환율의 급락)을 촉발한 계기가 되었다. ● 환율 변동성 높아질 가능성 염두에 둔 철저한 분산 투자 필요 이 같은 환율의 급격한 변동 국면은 어느 정도 이어질까.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의 환율 및 달러 인덱스 추이를 보면 어느 정도의 참고가 가능할 것이다. 2016년 11월 트럼프 당선 당시 1140원 수준에 머물러 있던 환율은 큰 폭으로 상승하며 이듬해 1월 1210원 선에 육박했다. 그러나 이후 환율이 빠르게 하락했고, 트럼프 행정부의 달러 약세 기조와 우리나라의 대북 정책 해빙 무드가 강화되었던 2018년 4월에는 달러당 1050원 선까지 환율이 주저앉게 된다. 그러나 이후 환율은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시작되며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후 달러 가치는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대규모 달러 공급이 이뤄진 2020년 3월을 정점으로 대폭 하락하게 된다. 실제로 트럼프 1기 행정부의 4년을 돌아보면 달러의 급격한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는 높은 변동성을 형성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달러 가치 하락 요인은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바가 크다. 문제는 그 기대만큼 실제 협상의 결과가 나오게 될지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는 점이다. 대미 무역 적자국인 영국과의 협상이 순조로웠다고 해도 다른 주요 국가들과의 관세 협상은 여전히 더딘 분위기다. 90일의 관세 유예 기간 이후의 환율 변동폭 역시 재차 높아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성급하게 환율의 방향성을 예단하며 그 방향으로 ‘올인(all in)’하는 형식의 투자를 고집하는 것보다는 환율의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철저한 시점 분산 통화 투자를 통해 달러의 매입 단가를 낮춰 가는 투자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한다.오건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정리=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미국 신용등급 강등의 여파로 코스피가 0.89%, 코스닥이 1.56% 하락했다. 코스피는 장중 2,600 선이 밀리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낙폭을 줄였다.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사전에 예고돼 왔기 때문에 과거 미국 신용등급 강등 때만큼의 충격은 나타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3.45포인트 하락한 2,603.42로 장을 마쳤다. 기관과 외국인이 1947억 원, 1138억 원씩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은 2985억 원 순매수했다. 장중 한때 2,593.44까지 밀렸으나 오후 들어 낙폭을 줄였다. 이날 주가 부진은 16일 무디스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강등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가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2011년 8월 5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3대 신용평가사 중 처음으로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 8월 8일 하루에만 코스피가 3.8% 하락했던 것보다는 낙폭이 작았다. 2023년 8월 1일 피치가 신용등급을 낮춘 뒤 이튿날 코스피가 1.9% 빠졌을 때보다도 선방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11.32포인트 하락한 713.75로 마감했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커지며 원-달러 환율도 상승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2원 오른 1397.8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연속 1300원대에 머물렀으나 14일 이후 이어진 연속 하락세는 멈췄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세계 최고의 투자자 중 한 명인 워런 버핏 미국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95)가 올해 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영혼의 단짝 고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 사후 2년 만이다. 버핏은 “90세가 넘어간 뒤 나이 듦을 체감하기 시작했다”고 은퇴 이유를 밝혔다.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버핏의 은퇴와 후계자에 대한 질문이 처음 나온 것은 2006년이다. 당시 76세였던 버핏은 “내가 떠나더라도 버크셔해서웨이의 기업문화는 여전히 건강할 것”이라고 답했고 이후 19년을 더 이끌었다. 버핏은 “CEO로서 쓸모가 있는 한 맡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그 기간이 이렇게 길어진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버핏은 1965년 직물회사였던 버크셔해서웨이를 인수해 이를 투자지주회사로 탈바꿈시킨 뒤 ‘가치투자’라는 전설을 만든 투자자로 꼽힌다. 버핏이 이룬 성과는 그의 공식 전기 제목인 ‘스노볼’(눈덩이)이 상징하는 것처럼 투자와 인생이라는 긴 언덕에서 작은 눈덩이를 굴려 거대한 눈바위를 만들어낸 ‘복리의 마법’ 덕분이다. 훌륭한 회사를 적정 가격에 사서 평생 들고 있어야 한다는 그의 지론은 지금도 많은 투자자들의 ‘바이블’로 자리 잡고 있다. ● “서른에 부자가 되지 못하면 뛰어내리겠다”던 소년버핏은 대공황의 위력이 계속되던 1930년 8월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주식중개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6세 때 여섯 병짜리 콜라 팩을 25센트에 사와 병당 5센트에 파는 사업수완을 보였던 그는 13세 때는 “서른이 될 때까지 부자가 되지 못하면 높은 빌딩에서 뛰어내리겠다”고 할 정도로 돈에 관심이 많았다. 전설적인 주식투자자의 첫 투자는 성공적이진 않았다. 11세에 시티서비스 주식을 주당 38달러에 샀는데 28달러까지 떨어져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고, 40달러로 회복되자마자 팔았다. 이 주식은 몇 년 뒤 200달러가 넘게 올랐다. 유년기에 이미 지역 도서관의 투자 서적을 모두 다 읽었다던 버핏이지만,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선 떨어졌다. 그 대신 진학한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에서 ‘가치투자의 아버지’ 벤저민 그레이엄과 만나며 그의 투자 재능이 꽃을 피웠다. 다만 그레이엄과 함께 일하던 초기 버핏의 투자는 저렴한 주식을 매수한 뒤 금방 매도하는 방식이었다. 마치 피우다가 만 담배꽁초를 주워 한두 모금 더 피운 뒤 버리는 방식이었다. 오마하로 돌아온 버핏은 친구와 가족 7명의 돈을 모아 투자조합을 시작했고 1959년부터 1969년까지 운영하며 연평균 30%의 수익률을 올렸다. 멍거와의 인연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버핏은 “멍거를 만난 뒤 ‘적당한 기업을 좋은 가격에 사는 것보다 좋은 기업을 적당한 가격에 사는 게 낫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버핏은 1962년 주당 7.51달러에 섬유회사 버크셔해서웨이의 주식 매수를 시작했다. 1964년 버핏이 보유한 지분을 11.5달러에 매수하겠다던 버크셔해서웨이 경영진이 약속을 어기고 11.375달러로 말을 바꾸자 버핏은 공격적인 지분 매입에 나섰다. 주당 0.125달러 차이에 불과했고, 11.375달러에 팔았더라도 50%가 넘는 수익을 거둘 수 있었지만 약속을 어겼다는 이유에서다. 버핏은 1965년 버크셔해서웨이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하지만 막대한 자본이 계속 들어가는 데다 시장은 계속 줄어드는 섬유사업은 버핏의 투자철학과 맞지 않았다. 버핏은 싸다는 이유로 사양산업인 섬유회사를 인수한 것을 ‘인생 최악의 투자 결정’으로 꼽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버크셔해서웨이는 투자 성공의 상징으로 남았다. 버크셔해서웨이를 투자로 지분을 소유하되 경영에는 간섭하지 않는 ‘투자지주회사’로 전환해 글로벌 식품, 철도, 정보기술(IT), 보험, 금융 등을 거느리고 있기 때문이다. ● ‘가치’에 눈뜬 투자 ‘시즈캔디’와 ‘코카콜라’버크셔해서웨이 인수 후 1972년 버핏이 사들인 시즈캔디는 그의 투자 인생에서 중요한 거래 중 하나로 꼽힌다. 당시 비상장기업인 시즈캔디를 순이익의 6배 수준인 2500만 달러에 인수했는데 비싸다고 생각했던 버핏을 멍거가 적극적으로 설득했다. 최고급 재료를 사용한 초콜릿 사탕을 파는 시즈캔디는 강력한 고객 충성도에 바탕을 둔 가격 결정력을 갖고 있었다. 버핏은 “밸런타인데이에 애인에게 ‘시즈캔디 대신 그냥 싼 거 샀어’라고 선물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시즈캔디가 가진 ‘경제적 해자’를 설명했다. 시즈캔디의 성공 경험은 코카콜라 투자로 이어진다. 버핏은 1988년 13억 달러에 코카콜라 지분 9%를 인수했다. 이는 현재 기준으로 약 270억 달러 규모다. 코카콜라는 63년 연속 배당을 늘려온 대표적인 ‘배당귀족’ 주식이다. 버크셔해서웨이는 투자 원금을 진작 배당으로 회수했다. 하루에 코카콜라를 다섯 캔씩 먹는 것으로 알려진 버핏은 “코카콜라는 소비자 독점력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가치가 절대적으로 높은 브랜드”라고 극찬했다. 버핏은 “훌륭한 기업을 인수해서 영원히 보유하는 방식을 좋아한다”고 표현하며 장기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코카콜라와 함께 버크셔의 오랜 투자 목록에 올라 있는 기업으로는 신용카드사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가 꼽힌다. 오래 투자해야 ‘복리의 마법’을 누릴 수 있고, 중개 수수료 손실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었다. 애플에 투자한 것은 버핏의 투자 철학을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버핏은 ‘능력범위’를 항상 강조했다. 아무리 훌륭한 경영자가 이끌더라도 5년 뒤 모습을 그릴 수 없다면 투자 대상에서 배제해왔다. 그래서 아마존과 구글(알파벳)에 투자할 기회를 놓쳤다. 버핏은 빌 게이츠와 절친한 사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에는 투자하지 않았다. 다만 MS, 아마존, 구글과 달리 애플은 버핏에게 있어 소비재 기업이었다. 버핏은 2020년에야 스마트폰을 처음 사용할 정도로 기술에는 문외한이었지만, 애플의 브랜드와 생태계를 찾는 소비자들의 행태는 이해할 수 있었다. 버핏은 2016년 투자를 시작해 애플에 총 400억 달러를 투자했다. 두 차례의 분할을 반영하면 주당 40달러도 안 되는 가격에 매입했다. 현재 애플의 주가는 200달러가 넘는다. 한때 애플은 버크셔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 중 절반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후 애플 주가가 급등하자 지분을 줄이긴 했으나 현재까지도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고평가된 시장에서는 현금 확보를, 시장 하락기에는 기회를 포착하라는 그의 투자 철학도 유명하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 기업 주식을 사라는 취지의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시장이 탐욕스러울 때 두려워하고, 시장이 두려워할 때 탐욕스러워하라”는 자신의 철학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파산 직전의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투자해 향후 막대한 이득을 얻었다. 반대로 지난해 현금을 쌓아두기 시작하고 인공지능(AI) 기업 투자에 보수적인 태도로 일관해 시장에선 “버핏도 나이가 들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초 기술주 조정기에 현금 보유량을 높였던 버핏의 전략이 빛을 발해 다시 주목을 받았다. 95세까지 투자를 계속해 온 버핏은 “탭댄스를 추면서 출근한다”고 할 정도로 일을 사랑했다. 그는 투자 성공의 비결로 끝없는 학습을 강조했는데, 매일 5∼6시간 동안 신문 5종과 보고서, 책을 읽으며 보냈다. 그는 집에서도 기업 보고서를 읽다가 가구에 부딪힐 정도로 무언가를 읽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멍거는 “버핏이 애플에 투자한 것은 끊임없이 배운다는 증거”라고 말하기도 했다. 버핏은 검소한 삶으로도 유명했다. 1958년 3만1500달러를 주고 산 집에서 60년 넘게 살고 있다. 버핏은 서른이 되기 전 부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달성했지만 그의 자산 중 90% 이상은 65세 이후 쌓은 자산이다. 그는 특별한 안목보다 일관된 원칙과 반복 가능한 시스템에서 성과를 내고자 했다. 지루한 습관을 통해 복리의 기적을 만들어낸 것이다.● 워런 버핏과 한국의 인연 버핏은 2004년 대한제분 등 20여 개 기업에 자신의 자산 1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한국 증시와 첫 인연을 맺었다. 2007년에 버크셔해서웨이 본사에서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생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한국 증권시장에 관해 이야기하다가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추후 버핏이 대한제분 외에도 기아, 신영증권, 현대제철 등에 투자한 것이 알려졌다. 버핏이 한국 기업에 관심을 가졌던 시기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후 국내 증시의 회복기로 다수의 우량한 기업들까지 저평가받고 있었다. 버핏은 국내 증시에 대해 ‘가치투자자의 천국’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버핏은 버크셔해서웨이를 통해 2006년 3분기(7∼9월) 무렵 포스코 주식 4%를 매입하기도 했다. 버핏은 포스코에 대해 “믿어지지 않는 놀라운 철강회사”라며 여러 차례 추켜세웠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첫 투자 이후 약 9년 뒤인 2015년 포스코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버핏이 투자한 회사로 밝혀지거나, 자금을 회수했다는 소식만으로 주가가 등락을 나타냈다. 2007년에 버핏이 기아에 투자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당일 기아 주식이 6년 만에 상한가를 달성했다. 포스코의 경우 버크셔해서웨이가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는 소식에 신저가를 기록했는데, 당시 포스코에서는 “버크셔해서웨이 측은 ‘아직 상당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 왔다”며 해명에 나서는 해프닝도 있었다. 버핏은 2007년에 버크셔해서웨이의 손자회사인 대구텍이라는 절삭 공구 전문업체를 방문하기 위해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당시 한국에 대해 “제조업 강국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면서 “한국 주식시장은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2011년에 두 번째 한국 방문에서는 “한국에 훌륭한 기업이 많다”며 “한국 기업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우리는 모두 워런 버핏의 제자들입니다. 투자자라면 가장 되고 싶은 존재고, 존경하는 인물입니다.” 국내 가치투자 1세대이자 ‘한국의 워런 버핏’이라고 불리는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이사회 의장은 버핏을 단순한 가치투자자로 여기는 것은 ‘오해’라고 지적했다. 이 의장은 “과거의 가치투자가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만 봤다면, 버핏은 프랜차이즈 밸류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면서 투자의 지평을 열었다”고 했다. ‘프랜차이즈 밸류’는 독점적이거나 독점에 준하는 시장 지배력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가치를 뜻한다. 코카콜라나 애플 등이 버핏이 투자한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밸류 기업으로 손꼽힌다. 이 의장은 “버핏 투자의 핵심은 가장 싸고, 가장 잘 알고, 가장 자신 있는 기업에만 집중적으로 한다는 것”이라며 “버핏이 빌 게이츠를 가장 존경한다고 말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을 한 번도 산 적이 없는 이유가 해당 사업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다른 국내 가치투자 1세대인 허남권 전 신영자산운용 사장도 “버핏은 투자의 정석을 몸소 실천해서 보여준 인물”이라고 평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2세대 가치투자자로 분류되는 김민국 최준철 VIP자산운용 공동대표도 버핏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VIP자산운용 사무실에 버핏과 그의 단짝인 고 찰리 멍거의 초상화가 걸려 있을 정도다. 최 대표는 “버핏에게서 배운 두 가지는 ‘좋은 기업과 좋은 주식을 보는 기준’과 ‘어려운 상황에서 대처하는 지혜’”라며 “금융위기 때 대규모 투자를 하거나, 1960년대 ‘니프티피프티 버블’ 때는 시장에서 한발 나와 있었던 것 등 몸소 보여준 행동에서도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VIP자산운용의 대표 투자 사례들도 버핏의 투자 방식을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VIP자산운용은 동서식품의 모회사 동서를 PER 4배에 매입해 2001년부터 2015년까지 16년 동안 장기 보유해 15배의 이익을 얻었다. 또 메리츠금융지주에는 2012년부터 현재까지 투자 중이다. 메리츠금융은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통해 주가가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최 대표가 버핏에게서 영향을 받은 것은 투자 방법만이 아니다. 최 대표는 “몇 시간에 걸쳐 주주총회에서 답변하는 버핏의 모습에서 주주,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를 대하는 태도도 배웠다”고 전했다. ‘워런 버핏 주주서한’ ‘워런 버핏 라이브’ ‘워런 버핏 바이블’ 등 버핏과 관련된 책을 다수 번역한 이건 투자전문 번역가는 “버핏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가치투자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며 “투자를 잘하는 법과 인생을 현명하게 살 수 있는 법을 모두 가르쳐줬다”고 말했다. 이 번역가는 “버핏은 매년 주주서한과 주주총회를 통해 투자, 경영, 산업뿐 아니라 학습과 삶을 대하는 태도까지 유머를 곁들여 친절한 태도로 전달해 왔다”며 “버핏이 은퇴한 뒤 그가 해온 역할을 완전히 대신할 수 있는 투자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마지막 날까지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진 ‘2025 서울헬스쇼’ 행사장에서는 건강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코너들의 인기도 높았다.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불고 있는 ‘즐거운 건강 관리’, 이른바 ‘헬시 플레저’ 열풍을 그대로 보여줬다. 15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진행된 서울헬스쇼 현장의 정식품 부스에서는 단백질 음료 ‘프로틴밀’을 맛보려는 관람객들의 줄이 20m 넘게 이어졌다. 정식품은 이벤트 참여 관람객을 대상으로 250mL 용량에 단백질이 20g 포함된 음료 ‘그린비아 프로틴밀 액티브’를 제공했다. 음료를 받은 조광성 씨(50)는 “최근 성인병 진단을 받아 건강식품에 관심이 많아졌다”며 “달지 않고 영양이 풍부한 음료라 챙겨 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점심시간에는 식후 커피를 즐기려는 시민들이 무설탕 단백질 커피믹스를 맛보기 위해 제누 부스 앞으로 몰려들었다. 이곳에서는 바리스타맛과 아몬드맛 커피를 시음해볼 수 있었다. 정해경 씨(52)는 “건강 문제로 예전만큼 편하게 커피믹스를 마시지 못했는데 설탕이 안 들었다니 부담 없이 마실 수 있겠다”고 말했다. 건강식품 기업 미베르의 부스에선 설탕과 합성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피넛버터(땅콩버터) 2종을 맛볼 수 있었다. 러시아에서 온 영어교사 줄리아 씨(20)는 “설탕이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맛이 좋고 식감이 부드럽다”며 “식단 관리를 할 때 도움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OX 퀴즈, 룰렛 돌리기 등 다양한 이벤트도 곳곳에서 진행됐다. 경동제약 부스에서는 룰렛을 돌려 경품으로 건강기능식품까지 받을 수 있어 재미와 건강을 동시에 챙기려는 참가자들이 몰렸다. 경동제약이 준비한 제품 3000개는 2시간 만에 동이 났다. 건강기능식품 ‘위아바임’을 받은 원종운 씨(35)는 “30대 중반이 되면서 몸이 예전 같지 않다”며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건강기능식품도 잘 챙겨 먹으려 한다”고 말했다. 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 구성 종목에 한화시스템과 삼양식품이 새로 편입됐다. 에코프로머티와 엔씨소프트는 제외됐다. 14일 글로벌 주가지수 산출업체 MSCI는 5월 정기 리뷰를 통해 한국 지수 구성 종목을 이같이 조정했다고 밝혔다. MSCI 한국 지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KB금융, 네이버, 현대자동차 등 81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삼성전자의 비중이 25%가 넘고 가장 크다. 이번 종목 변경에 따른 지수 리밸런싱(재조정)은 30일 장 마감 후 이뤄질 예정이다. MSCI 지수는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영향력 있는 지수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벤치마크(비교 기준) 역할을 한다. 종목이 지수에 편입되면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패시브(수동적) 투자 자금이 유입되고, 그 반대라면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한화시스템과 삼양식품은 실적 개선과 지수 편입 기대로 이미 주가가 크게 상승한 만큼 지수 편입 발표에 따른 주가 급등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MSCI는 매년 2월, 5월, 8월, 11월 네 차례에 걸쳐 정기 리뷰를 통해 전체 시가총액과 유동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지수 편입 종목을 조정한다. 2월에는 국내 증시 부진으로 편입 종목 없이 11개 종목이 편출된 바 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6·3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한 가운데 주요 후보들이 공약을 통해 증시 부양 의지를 드러내며 1400만 개인 투자자 표심 공략에 나섰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대선 10대 공약 중 정책순위 세 번째 공약 ‘가계·소상공인의 활력을 증진하고, 공정경제를 실현하겠습니다’에서 증시 부양 방안을 제시했다. 주주환원을 강화하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추진해 외국인 투자가의 유입 확대를 꾀하겠다는 약속이다. 또 지배주주의 사익편취나 시세조종 등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를 근절시켜 시장을 활성화한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는 지난달 페이스북에 “회복과 성장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 주가지수 5,000시대를 열겠다”며 “주주 이익 보호를 위한 상법 개정을 재추진하겠다”고도 밝힌 바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정책순위 다섯 번째 공약 ‘중산층 자산 증식, 기회의 나라’에서 자산 형성을 위한 세제 혜택을 내걸었다. 장기 투자자에 대한 세제혜택과 배당소득 분리 과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 지원 확대 등을 약속한 것이다. 김 후보는 정책순위 첫 번째 공약 ‘자유 주도 성장,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통해 대통령이 직접 해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기업설명회(IR)에 나서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에 대해서는 주요 후보들이 모두 찬성 의사를 밝히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1월 가상자산 현물 ETF를 허용했지만 국내에서는 선물 ETF 투자만 가능하다. 이재명 후보는 6일 페이스북에 “가상자산 현물 ETF를 도입하고 통합감시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썼다. 김문수 후보는 대선 10대 공약 중 일부로 가상자산 현물 ETF 허용을 포함시켰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최근 유튜브 채널 ‘김작가 TV’에서 “국가 차원에서 전략자산으로 비트코인을 ETF 형태로 보유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미국, 영국 등이 한발 앞서가고 있는 가상자산의 제도화가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는 것은 환영할 만하다”고 말했다. 상법 개정안 등에 대해선 입장 차이가 뚜렷했다. 이재명 후보는 기존에 국회 의결 후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했던 상법개정안보다 한발 더 나아가 감사위원 분리 선출의 단계적 확대, 집중투표제 활성화 등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자본시장법 개정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한국은행이 ‘양적완화 도입설’ 진화에 나섰다. 비(非)기축통화국인 한국이 양적완화에 나서면 통화가치 하락, 외환시장 변동성 및 자본 유출 증대 등에 직면할 수 있다며 선을 그었다. 13일 한은은 ‘공개시장운영’에 대해 다룬 블로그 게시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한국은) 주요국에 비해 국채 발행량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채권시장 왜곡 가능성이 높고, 신용 창출 과정에서 시장이 과열될 우려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양적완화는 경기 부양을 위해 중앙은행이 국채 등을 매입해 시장에 돈을 푸는 비전통적 통화정책 수단이다. 한은의 양적완화 도입 논란은 지난달 30일 한은과 한국금융학회가 공동 주최한 정책 심포지엄 환영사에서 시작됐다. 환영사를 맡은 이창용 한은 총재는 “한국도 선진국처럼 정책금리가 제로 하한 수준에 근접하게 되면 양적완화 같은 대차대조표 확대 정책을 도입할 수 있을지,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등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의 발언은 중장기적인 통화정책의 방향성에 대해 미리 고민해야 한다는 취지였지만, 일각에서는 한은이 진지하게 양적완화 도입을 준비 중인 것으로 받아들였고 발언이 알려진 당일 국고채 금리가 하락하기도 했다. 한은은 당일 “한은이 시중에 직접 돈을 푸는 양적완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총재도 “중장기적인 고민에 대한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무역 갈등을 빚어온 미국과 중국이 당분간 상호관세를 대폭 낮추기로 합의하자 자본시장도 일제히 반등했다. 뉴욕 증시 선물이 급등세를 나타내는가 하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도 오름세를 보였다. 구체적인 합의 내용이 발표되기 전 마감된 코스피도 46일 만에 2,600 선을 넘겼다. 12일 미국과 중국은 상대국에 부과했던 고율 관세를 115%포인트씩 인하하고 90일간 휴전하기로 합의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즉각 뉴욕 3대 지수 선물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12일 오전 4시(현지 시간) 기준 나스닥100 선물은 3%대, S&P500 선물은 2%대 강세를 보였다. 합의 발표 후 엔, 유로 등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1.26% 오른 101.6으로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도 오후 3시 30분 1402.4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친 뒤, 달러 강세 여파로 계속 상승해(원화 가치 하락) 오후 5시 30분 기준 1420원을 넘겼다. 발표 전 마감된 코스피도 관세 전쟁 완화 기대감에 전 거래일 대비 1.17% 오른 2,607.33으로 장을 마쳤다.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회복되며 비트코인도 10만4000달러 선을 지켰다. 일주일 전보다 10%, 한 달 전보다 25%가량 오른 가격대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올해 1분기(1∼3월) 역(逆)성장한 한국 경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도 성장률이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25%로 현재까지 성장률을 발표한 주요 19개 국가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회원국 중 성장률을 발표한 국가와 중국 등 총 19개 국가가 비교 대상이다. 19개 국가 중 1분기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한 국가는 한국, 미국(―0.07%), 헝가리(―0.15%) 등 3개 국가로 이 중 한국이 가장 크게 뒷걸음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경제 성장률이 미국은 물론 미국발 관세 전쟁의 최우선 타깃인 중국(1.2%)과도 차이가 커진 것이다. 독일(0.21%), 프랑스(0.13%) 등 유럽 선진국이나 인도네시아(1.12%), 멕시코(0.2%) 등 신흥개발국보다도 뒤진 것으로 집계됐다.내수 부진에 관세 겹쳐… 글로벌IB 줄줄이 ‘韓 0%대 성장’ 전망한국 1분기 역성장 ‘주요 19國중 꼴찌’정치적 혼란-산불에 성장 뒷걸음질… 美관세 본격 반영땐 수출마저 타격성장률 전망 평균 한달새 0.6%P↓… “저성장 장기화 우려, 새 동력 찾아야”한국 경제가 올해 1분기(1∼3월) 주요 19개국 중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미국발 관세 폭탄에 따른 혼란은 모든 나라가 동일하게 겪고 있지만 한국은 내수 부진에 정치적 혼란, 산불 확산 영향이 복잡해 성장이 뒷걸음친 것이다. 2분기(4∼6월) 관세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돼 수출마저 타격이 커지면 0%대 중반 성장률까지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11일 한국은행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 따르면 한국의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0.25%)은 OECD 회원국과 중국 등 성장률을 발표한 주요국 19곳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0.07%)은 물론 미국발 관세 전쟁의 최우선 타깃인 중국(1.2%)과도 성장률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독일(0.21%), 프랑스(0.13%) 등 유럽 선진국이나 인도네시아(1.12%), 멕시코(0.2%) 등 신흥개발국보다도 뒤진 것으로 집계됐다. 아직 성장률을 발표하지 않은 일본은 올해 1분기 ―0.1%로 역(逆)성장이 예상된다.1분기 한국 경제 성장률이 다른 국가보다 더 뒷걸음친 것은 국내외 악재가 오롯이 겹친 영향이다. 탄핵 정국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등 정치 불확실성이 장기화된 탓에 투자, 소비 수요가 위축됐다. 여기에 대형 산불이 전국을 덮쳤고, 일부 건설 현장에선 공사 차질이 생겼다. 특히 지난해 내수가 부진할 때 버텨줬던 수출도 뒷걸음질을 쳤다. 반도체 수출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이연되는 등 부정적인 영향도 작용한 영향이다.2분기부터 미국발 상호관세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다는 점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끌어내리는 요소로 작용한다. 실제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줄줄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낮춰 잡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IB 8곳의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3월 말 평균 1.4%에서 지난달 말 평균 0.8%로 낮아졌다. 한 달 새 0.6%포인트나 하향 조정한 것이다.3월 말까지 1.9%와 1.5%의 성장률을 전망했던 UBS와 노무라는 1%로 낮췄다. 이 두 곳을 제외한 6개 투자은행은 올해 한국이 1% 미만의 경제 성장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기존 1.5% 전망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0.7%로 하향 조정했고, JP모건은 0.9%에서 0.5%로 낮춰 잡았다.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에서 1%로 대폭 내렸고, 이달 수정 전망을 내놓을 예정인 한국은행도 2월에 내놓았던 성장률 전망치(1.5%)를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치고 “1분기 성장 부진을 감안하면 올해 연간 성장률은 2월 전망치를 하회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문제는 한국 경제가 성장동력을 잃고 저성장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인다는 점이다. 한국은 네 분기 연속으로 역성장 혹은 0.1% 성장에 그쳤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저출산과 안보 리스크를 안고 있는 대만이 인공지능(AI) 산업을 선점한 효과로 성장세를 유지하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만 정부는 최근 1분기 깜짝 성장에 힘입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14%에서 3.6% 로 상향 조정했다.내수 부진 장기화 속에 국가 재정 여력에도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IMF는 이날 올해 한국의 국가부채 비율이 54.5%로 IMF가 선진국으로 분류한 비(非)기축통화국 11개국 평균치(54.3%)를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IMF는 한국의 국가부채가 앞으로도 빠르게 늘어 5년 뒤에는 국내총생산(GDP)의 60%에 이를 것이라고도 내다봤다.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출산, 인구구조 등 구조적인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고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조선 등 국내 주력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 시급하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송혜미 기자 1am@donga.com}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4.25∼4.50%)으로 동결했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져 지난달 “어두운 터널에 들어온 것 같다”며 기준금리를 동결했던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 만큼 양국의 금리 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준은 7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고, 실업률과 물가 상승의 위험이 커졌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기준금리 동결 배경을 밝혔다. 연준은 올 1월과 3월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은 “최근 지표는 경제활동이 계속해서 견조한 속도로 확장해 왔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실업률은 최근 몇 개월간 낮은 수준으로 안정화됐고 노동시장 여건은 여전히 탄탄하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다소 높다”고 진단했다. 관세정책에 따른 침체 징후가 아직 거시경제 지표에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그럼에도 연준이 동결을 결정한 것은 커진 불확실성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발표된 대규모 관세 인상이 지속될 경우 인플레이션 상승, 경제 성장 둔화, 실업률 증가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는 “더 많은 데이터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데이터에 대한 올바른 대응이 무엇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에)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계속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파월 의장은 “FOMC의 업무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항상 경제 데이터, 전망, 위험 요소 균형, 그것만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연준의 금리 동결 결정에 대해 “독립성을 존중하지만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하지만 파월 의장과 정책에 대해 항상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연준이 관세에 대한 잘못된 경제 모델링을 한 것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연준이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며 한국(2.75%)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상단 기준으로 1.75%포인트를 유지했다. 올 2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벌어진 뒤 3개월 넘게 유지 중이다. 다만 이달 29일로 예정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 만에 기준금리 차가 2%까지 벌어질 수 있다. 시장에선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더 벌어지면 환율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지만 그보다는 경기침체 우려가 더 크기 때문이다. 1분기(1∼3월) 한국 경제가 역성장한 상황에서 미국의 관세 정책의 충격으로 수출과 내수 성장 동력 모두 위축됐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기자간담회에서 “금리는 성장률 발표에 따라 하방으로 내려가는 영향이 있으니 더 낮출 이유는 많은 상황”이라며 당초 전망보다 금리 인하 횟수가 늘어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예상을 뛰어넘는 관세 정책의 여파로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불가피해 보인다”며 “현 상황에선 통화정책뿐만 아니라 재정정책도 더해 효과의 극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