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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부진, 불매운동 확산 등으로 서학 개미들에게 가장 사랑받던 테슬라 주가가 지난해 미국 대선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통상정책 관련 불확실성으로 인해 테슬라를 포함한 미국 기술주들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서학개미들의 수익률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테슬라로 15억5919만 달러(약 2조2605억 원)에 달한다.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테슬라 레버리지 ETF(TSLL)로 일평균 테슬라 주가 등락을 두 배로 추종하는 ETF다. 국내 투자자들은 해당 종목도 13억1198만 달러나 순매수했다.문제는 판매 부진의 영향으로 테슬라 주가가 하락세라는 점이다. 테슬라는 올해 유럽, 중국 등에서 판매가 급감했다.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정치적 발언에 대한 반발로 미국과 유럽에서 테슬라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어 전망도 좋지 않다. 그 결과 7일(현지 시간) 테슬라 주가는 전일 대비 0.3% 내린 262.67달러로 마감했는데 이는 지난해 11월 5일(251.44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로 오른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한 셈이다. 테슬라 주가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던 지난해 12월 17일 종가(479.86달러)와 비교하면 두 달여 만에 45.3%나 하락했다. 이 때문에 테슬라의 일일 주가 변동을 2배로 추종하는 TSLL은 같은 기간 40.09달러에서 10.66달러로 73.4%나 폭락했다. 서학개미들은 엔비디아와 가상화폐 이더리움을 2배 추종하는 ETF 등도 대거 사들였다. 올해 들어 이더리움 선물을 2배 추종하는 ETF(ETHU)는 2억4582만 달러, 인공지능(AI) 반도체 1위 엔비디아 주가를 2배 추종하는 ETF(NVDL)는 2억3041만 달러 순매수했다. 두 배로는 만족 못 한 서학개미들은 미국 30대 반도체 기업의 주가 움직임을 3배 추종하는 ETF(SOXL)를 1억7271만 달러어치 순매수하기도 했다. 이렇듯 서학개미들이 2, 3배 움직임을 추종하는 ETF를 매수하는 이유는 현재가 저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투자 심리가 얼어붙어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했거나, ‘딥시크 충격’으로 엔비디아 등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급락했을 때 레버리지 ETF 매수세가 더 늘었다. 문제는 지수의 움직임을 두 배 이상으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의 경우 하락 국면에서는 더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ETHU는 올 1월 2일(8.33달러) 대비 이달 7일(2.72달러) 67.3%, NVDL은 같은 기간 70.3달러에서 41.18달러로 41.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34.3%)과 엔비디아(―18.5%)의 낙폭보다 훨씬 크게 하락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공포에 사고 탐욕에 팔라’는 격언처럼 주가 하락 후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강하게 지속되고 있다”며 “변동성이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투자가 증가하는 것은 리스크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테슬라 주가가 7주 연속 하락하며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락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서학개미’들은 테슬라와 테슬라 주가 상승률을 2배로 따르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FT)를 순매수했다.9일 나스닥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7일(현지 시간) 테슬라 주가는 전일보다 0.3% 하락한 262.67달러로 장을 마쳤다. 미국 대선이 치러진 지난해 11월 5일(251.44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테슬라 주가가 고점을 찍었던 지난해 12월 17일 종가(479.86달러)와 비교했을 땐 45.3%나 떨어졌다.테슬라 주가는 주간 기준으로 7주 연속 하락했다. 2010년 6월 나스닥에 테슬라가 상장한 뒤 주간 단위 하락으로는 가장 긴 하락세다. 테슬라의 주간 하락이 시작된 올 1월 20일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기 시작한 때와 맞물린다.최근 주가 하락은 테슬라의 차량 판매 부진에 따른 것이지만 대통령의 ‘퍼스트 버디(1호 친구)’인 머스크 CEO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한 반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테슬라는 유럽에서 판매가 급감했는데, 올 1월 영국 시장에선 경쟁자인 중국 BYD에 처음으로 판매가 밀릴 정도였다. 지난달 중국 시장에서 3만 대를 파는데 그쳐 전년보다 49%나 감소하기도 했다. 여기에 머스크 CEO의 정치적 발언에 대한 반발로 미국과 유럽에서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점도 리스크로 꼽힌다.테슬라의 주가 부진에도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들은 테슬라의 반등 가능성을 높게 보고 투자에 나섰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3개월 연속 서학개미가 순매수 한 종목 1위는 테슬라였다. 이달 들어선 3위로 밀렸지만 대신 테슬라의 주가 움직임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TSLL)이 순매수 순위 2위를 차지했다. 이달 들어 일주일 동안 서학개미들이 순매수한 TSLL 규모는 2억2684만 달러(약 3288억 원)에 달한다.다만 현재까지는 주가 부진의 영향으로 손실이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TSLL의 7일 종가는 10.66달러로 지난달 28일 종가(13.45달러)보다 20.7% 하락했다. 1월 말 종가(26.7달러)와 비교했을 때는 60%가량 떨어졌다. 지수를 두 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는 상승할 때 두 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하락할 때는 두 배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한편 올해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테슬라, 이더리움, 엔비디아 등의 상승률을 2배로 추종하는 ETF가 올랐으나 기초자산이 부진한 탓에 수익률이 좋지 않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뒤 달러화의 실질 가치가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킹 달러’의 위력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6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미국의 ‘실질실효환율’(Real effective exchange rate) 지수는 1월 말 기준 115.1로 전월 대비 1.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BIS가 제공하는 1994년 이후 관련 통계 중 최고치다. 실질실효환율은 한 나라의 화폐가 상대국 화폐보다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구매력을 가졌는지 나타내는 환율이다. BIS는 기준 시점(2020년=100)과 현 시점 간의 상대적 환율 수준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통계를 산출하는데 100보다 크면 화폐가 고평가, 100보다 낮으면 저평가돼 있다는 얘기다. 미국의 실질실효환율은 지난해 9월(108.8) 이후 넉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뒤인 지난해 12월(113.4)부터는 전고점을 깨더니, 이번 달에도 115를 돌파하는 등 두 달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내고 있는 교역 상대국에 ‘관세 전쟁’을 펼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한국의 실질실효환율은 91.3으로 전월보다 0.3포인트 상승하긴 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한국의 실질실효환율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였던 1998년 1월 68.06,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2월 78.7까지 하락한 바 있다. 2020년 10월부터 2021년 7월까지는 100을 웃돌았으나 2021년 8월(99.0) 이후 기준선(100)을 하회하고 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의 주식평가액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CXO연구소는 6일 종가 기준 조 회장이 보유한 주식 가치가 12조4334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메리츠금융지주 9774만7034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날 메리츠금융지주의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4700원(3.84%) 오른 12만72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조 회장의 보유 가치는 이 회장이 보유한 주식 가치 합계(12조1666억 원)보다 2668억 원 많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삼성전자우선주,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S, 삼성E&A, 삼성화재 등의 주식을 보유 중이다. 지난해 3월 말 기준 이 회장의 주식 재산 보유액은 16조5864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29일 8만2400원이었던 삼성전자 주가가 이달 6일 5만4300원으로 하락하는 등 주가가 부진한 영향으로 이 회장의 주식 가치 합계도 감소했다. 반면 메리츠금융지주 주가는 지난해 1월 2일 5만8800원에서 이달 6일 12만7200원으로 2.2배로 뛰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23년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실적 개선에 더해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 친화 정책을 이어가며 주가가 우상향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또 내려잡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포문을 연 글로벌 관세전쟁으로 인해 수출 등의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다. 6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IB 8곳이 제시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월에 이어 2월 말에도 평균 1.6%로 집계됐다. 하지만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계산하면 1월 말 1.64%에서 지난달 말 1.55%로 0.09%포인트 하락했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 1.5%에 더 가까워진 셈이다. IB 8곳 중 3곳이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영향이다. 한 달 새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8%에서 1.5%로, 노무라는 1.7%에서 1.5%로, 씨티는 1.4%에서 1.2%로 낮췄다. 가장 높은 1.9%를 전망한 UBS, 씨티와 함께 가장 낮은 1.2%를 제시했던 JP모건은 1월 전망치를 유지했다. 골드만삭스(1.8%), HSBC(1.7%), 바클리(1.6%)도 기존 전망을 고수했다. 국내외 기관의 성장률 전망치 중 가장 비관적인 수치는 영국 연구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CE)의 1.0%다. CE는 지난달 전망치를 1.1%에서 1.0%로 낮췄다. 한편 글로벌 IB들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1월 말 평균 1.86%에서 2월 말 평균 1.90%로 상향 조정됐다. 한은이 발표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1.9%)와 같다. 씨티가 1.9%에서 2.0%로, 노무라가 1.8%에서 2.0%로 상향 조정한 결과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원화 약세의 영향으로 1.2% 느는 데 그쳤다. 2년 연속 일본과 대만을 제쳤지만 11년째 3만 달러대에 머무르고 있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4분기(10∼12월)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인당 GNI는 3만6624달러로 전년(3만6194달러)보다 1.2% 늘어났다. 원화 기준으로는 4996만 원으로 2023년 4725만 원보다 5.7% 증가했다. 1인당 GNI는 한 나라의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총인구로 나눈 값으로, 국민의 구매력 등 실질적인 생활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한국의 1인당 GNI 수준(3만6624달러)은 인구 5000만 명 이상으로 어느 정도 경제 규모를 갖춘 주요국 중에서 6위 수준이다. 주요국 중 1인당 GNI가 이보다 많은 국가는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뿐인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산업 구조가 비슷한 일본, 대만을 2년 연속 앞질렀다. 한은이 환율과 인구수로 추산한 일본의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4500달러를 소폭 상회하고, 대만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5188달러다. 일본은 엔저의 영향으로 지난해 달러 환산 1인당 GNI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에 따르면 한국, 일본, 대만 3국 통화(원·엔·대만달러)의 지난해 가치 절하율(하락률)은 각각 4.3%, 7.4%, 3.0%로 나타났다.이웃 국가들은 제쳤지만 과거의 GNI 성장세는 한풀 꺾인 흐름이다. 한은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GNI는 1994년 처음 1만 달러를 넘긴 뒤 2005년 2만 달러를 넘겼고, 2014년에는 3만 달러까지 돌파했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역성장하는 위기도 있었지만 높은 성장세를 이어 왔다. 하지만 2014년 이후에는 11년째 3만 달러대 박스권에 갇혀 있다. 2021년(3만7898달러)의 고점도 넘기지 못하고 있다. 한은은 1인당 GNI 4만 달러 돌파 시점에 대해 ‘수년 내 가능할 것’이라고 봤지만 환율 변동성이 변수다. 강창구 한은 국민소득부장은 “지난해 IMF가 2027년 4만1000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라면서도 “환율 변동성이 커진 점을 고려해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1364.38원으로 1998년(1394.97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의 영향으로 2013년 이후로 원화 기준 1인당 GNI는 매년 성장해 왔으나, 달러 기준으로는 4차례 역성장하기도 했다. 지난해 GDP디플레이터는 2023년보다 4.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4.5%)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GDP디플레이터는 명목GDP를 실질GDP로 나눈 값이다. 이 값의 상승은 수출입을 포함한 경제 전반의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올라갔다는 의미다. 다만 지난해의 경우 가계가 체감하는 물가보다는 첨단 반도체 등 수출 물가가 반영된 영향이 컸다. 강 부장은 “내수 디플레이터 등락률은 안정됐는데, 교역 조건 측면에서 반도체 등 수출 가격이 많이 올라 전체 디플레이터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은이 이날 발표한 지난해 실질GDP 성장률 잠정치는 2.0%로 1월에 발표했던 속보치와 같았다. 지난해 4분기(10∼12월) 성장률도 0.1%로 동일했다. 다만 속보치에는 반영되지 못한 지난해 12월 경제 통계가 반영되면서 세부적으로는 수출, 정부 소비, 수입 등이 상향 수정됐고,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하향 수정됐다. 지난해 GDP 성장률 중 대부분(1.9%포인트)은 순수출이 기여했다. 내수 기여도는 0.1%포인트에 그쳤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2% 성장은 기대 이상의 선방이지만 잠재성장률(2%)에 턱걸이한 만큼 호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지난해 성장을 견인한 수출이 올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등으로 어려운 만큼 전반적인 올해 한국 경제는 지난해보다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전년대비 1.2% 증가하며 3만6624달러로 늘었다. 2년 연속 증가하며 주요국 중 6위를 차지했고 일본과의 격차도 벌렸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4분기(10~12월)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인당 GNI가 3만6624달러로 2023년(3만6194달러) 보다 1.2% 늘었다. 1인당 GNI는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총인구로 나눈 수치다. 원화 기준 1인당 GNI는 5000만 원에 근접한 4995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5.7% 증가해 증가 폭으로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 원화 약세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영향이다. 한국의 달러 기준 1인당 GNI는 2014년(3만789달러) 처음 3만 달러대에 진입했다.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로 2019년, 2020년 연속 뒷걸음질 치긴 했으나 2021년 3만7898달러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2022년 7.0% 하락했고, 2023년과 지난해 2년 연속 상승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본, 대만보다 높은 1인당 GNI를 유지했다. 강창구 한은 국민소득부장은 “대만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 1인당 GNI는 3만5188달러이고, 일본은 공개된 전체 GNI에 한은이 환율과 인구수를 넣어 계산하니 3만4500달러를 조금 상회한 것 같다”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1인당 GNI가 일본, 대만보다 많은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인구 5000만 명 이상 주요국가 중 1인당 GNI가 한국보다 큰 국가는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5개 국가뿐이다. 강 부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1인당 GNI는 3만8500달러 부근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1인당 GNI가 4만 달러에 진입할 수 있는 시점에 대해선 변동성이 커졌다. 지난해 IMF가 2027년 한국의 1인당 GNI가 4만1000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 이후 환율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잠정치는 2.0% 증가하며 올 1월 발표된 속보치와 같았다. 연간 GDP 성장률은 2019년 2.3% 이후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로 2020년 0.7% 하락했다가 2021년과 2022년 4.6%, 2.7% 성장했다. 2023년에는 건설투자 감소가 두드러지며 1.4% 성장하는 등 1%대로 하락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일본이 자국 통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고 비판하자 일본 정부가 즉각 “일본은 통화 약세 정책을 쓰지 않고 있다”며 반박에 나섰다. 관세 전쟁의 전장이 환율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3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위안화든 일본 엔화든 이들이 자국 통화를 평가절하하면 미국에 매우 불공정하고 불리한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상대로 통화 가치 하락 정책을 펴는 국가에 대해서는 ‘추가 관세’를 매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교역 흑자국들이 통화 약세를 통해 자국 기업의 물건 가격을 떨어뜨려 흑자를 봐 왔고, 향후 관세 무력화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면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서명한 ‘상호무역과 관세’ 메모랜덤(각서)에도 환율 정책에 대한 내용을 별도로 명시했다. 앞서 스티븐 미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 지명자도 지난해 11월 허드슨베이캐피털 소속으로 작성한 보고서에서 “달러의 지속적인 고평가가 무역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며 “관세 부과에 이어 환율 조정으로 물가 상승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국이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된 한국에 대해서도 환율을 문제 삼을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관세 부과를 우회하기 위해 통화 약세를 유도하지 말라는 경고로 보인다”며 “이번 언급 대상에선 빠졌지만 한국과의 협상에서 환율을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과거 경험한 물가 상승이 부동산에 대한 수요를 키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4일 ‘인플레이션 경험이 주택 수요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세대별로 보면 가구주 연령이 30대 이하인 경우 근원 경험 인플레이션(일생 동안 체감한 근원 인플레이션의 지표)이 1%포인트 상승하면 주택 소유 확률이 7.4%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남성인 경우 8.0%포인트, 기혼인 경우 9.0%포인트 주택 소유 확률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족 규모별로는 4인 이상일 경우 주택 소유 확률이 증가했고, 총자산이 작아 고가의 주택을 구입하기 쉽지 않은 가계일수록 부동산으로 인플레이션을 헤지(방어)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화폐 가치는 떨어지고 주택 등 실물자산의 가치는 오른다는 경험이 주택 수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최 연구위원은 “30대 이하에서 소위 ‘영끌’ 현상이 나타난 데는 부동산 정책 기조 등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과거의 인플레이션 경험도 작용했다”며 “주택 수요 증가를 방지하려면 정책 당국이 수요 측면의 근원 인플레이션(농산물, 원자재 등을 뺀 물가상승률)에 초점을 두고 물가 안정에 힘써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삼성금융네트웍스(삼성금융)는 삼성벤처투자와 공동으로 ‘2025 삼성금융 C랩 아웃사이드’를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삼성금융은 4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C랩 아웃사이드 참여 스타트업을 모집하고, 심사를 거쳐 5월 중순 본선 진출 스타트업을 선정한다. 본선 진출이 결정된 스타트업은 5개월에 걸쳐 삼성금융과 협력해 솔루션 공동 개발 및 사업모델 검증을 진행한다. 이후 금융사별 최우수 스타트업 1개사를 선발해 10월 최종 발표회에서 시상한다. 본선 진출 스타트업에는 3000만 원의 지원금과 삼성 금융사와의 사업 협력 기회 및 삼성벤처투자의 지분 투자 검토가 이뤄진다. 최우수사로 선정된 스타트업에는 추가 시상금 1000만 원이 각각 지급된다. 모집 분야는 삼성금융의 플랫폼 ‘모니모’에 구현 가능한 서비스 및 기술을 제안하는 공통 과제, 각 금융사에서 제시하는 개별과제(인공지능, 헬스케어, 인슈어테크, 핀테크, 모빌리티),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 등을 제안하는 자유주제로 구분된다. 삼성금융 C랩 아웃사이드는 혁신 아이디어와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과 협력해 혁신금융을 위한 솔루션을 개발한다는 취지에서 2019년 시작됐다. 지난해 387개 스타트업이 지원하는 등 누적 참가 기업 수가 1600개를 넘겼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3월 통상전쟁 전운에 아시아 증시가 줄줄이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최대 연례 정치 행사 양회(兩會)가 시작되는 4일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통상전쟁 양상이 격화되자 세계 각국 투자 심리가 무너진 것이다. 28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3.39% 떨어지며 2600 선이 무너진 2532.78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2600 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10거래일 만이다. 이날 하락률은 지난해 8월 5일(―8.77%) ‘블랙 먼데이’ 이후 최대치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3.49% 하락한 743.96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1조8468억 원, 7416억 원씩 팔았다. 안전자산인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원-달러 환율도 20.4원이나 폭등한 1463.4원으로 뛰어올랐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중국, 홍콩 등 아시아 주요 시장들도 줄줄이 ‘검은 금요일’을 보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2.88%),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98%), 홍콩 항셍지수(―3.28%) 등이 모두 하락했다. 앞서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도 모두 내려갔다. 밤새 트럼프 미 대통령이 “마약 유입이 계속되고 있다”며 4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유예했던 25%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는 지난달부터 시작한 10% 관세에 또 10%를 얹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40여 일 동안 쉴 틈 없이 관세 예고가 이어져 이미 미 증시는 피로감에 휘청이던 상태였다. 여기에 미국 실물경제 약화 징후, 엔비디아를 위시한 인공지능(AI) 성장에 대한 우려가 더해져 글로벌 증시 투매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중국은 미국에 반격을 예고했다. 28일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끝까지 (관세를) 밀어붙인다면 필요한 모든 반격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도 트럼프 대통령이 마약을 문제 삼은 것에 대해 “펜타닐은 미국의 문제지만 중국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미국을 지원해 왔다”며 “은혜를 원수로 갚는 행위(恩將仇報)”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의 최고 정책자문 기구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정기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등 양회는 각각 4, 5일 열린다. 시장은 5% 경제성장률을 사수해야 하는 중국이 미국에 대한 보복 조치나 자국 산업 보호 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당겨진 통상전쟁 시계에 투심 ‘얼음’… 코스피 2600선 다시 붕괴[트럼프發 통상전쟁]亞증시 ‘검은 금요일’ 쇼크엔비디아 시총 하루새 400조 증발… 韓 반도체 삼성전자-하이닉스 급락“통상전쟁 불확실성 회피심리 작동”… 비트코인도 장중 8만달러선 깨져2월 마지막 날 아시아 증시는 통상전쟁 현실화에 대한 우려와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세에 대한 의구심이라는 겹악재 탓에 도미노처럼 쓰러졌다. AI 산업을 주도해 온 엔비디아는 성장성 둔화 우려에 하루에만 8.48% 하락하며 시가총액 400조 원이 증발했다. ● 관세-AI 성장 둔화 겹악재로 3%대 하락 28일 한국 증시는 외국인과 기관이 ‘팔자’에 나선 가운데 개인이 순매수에 나섰지만 역부족으로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9% 떨어져 2600선이 무너졌고, 코스닥지수는 3.49% 하락해 장을 마쳤다.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바이오, 방산, 정보기술(IT), 금융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시총 상위 종목 대부분이 하락했다. 특히 엔비디아 등 미국 반도체 주가 하락의 여파로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3.2%), SK하이닉스(―4.52%)가 크게 하락했다. 로봇, 전력기기 등 최근 크게 상승했던 테마도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급락했다. 주가 급락은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예고돼 온 통상전쟁 시계가 당초 예고한 4월에서 한 달가량 앞당겨졌기 때문이다. 당장 다음 주부터 중국과 캐나다, 맥시코에 관세 부과가 시작되면 자유무역에 기반했던 글로벌 기업의 공급망이 준비 없이 꼬이게 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예고된 관세지만 부과 시기가 한순간에 앞당겨지며 관세전쟁에 대한 우려가 급격히 확산됐다”며 “관세 부과 전 협상 타결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나 당장 불확실성을 피하고 싶은 심리가 우세하게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기업과 동맹국도 숨을 수 없는 관세 통상전쟁 현실화 우려는 먼저 뉴욕증시에 영향을 줬다.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미국 대형주 위주의 벤치마크 지수인 S&P500지수는 1.59% 하락하며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나스닥지수는 2.78%나 빠져 지난해 11월 5일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여기에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진 엔비디아 등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2018년 11월 이후 최대 폭인 8.48%가 급락한 엔비디아는 하루 만에 2740억 달러(약 400조 원)의 시총이 증발했다. 전날 양호한 실적을 공개했지만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브로드컴(―7.11%), AMD(―4.99%) 등의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테크 기업은 중국 매출 비중이 높아 미중 통상 전쟁이 격화되면 직격탄을 맞을 부문으로도 꼽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6일 자체 회계 4분기(지난해 11월∼올해 1월)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4분기 중국 매출이 직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무역 규제가 시행되기 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했다. 아울러 중국발 AI 생태계 자립 움직임은 엔비디아 및 한국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코스피 하락 폭이 3%대로 아시아 증시에서도 유독 컸던 이유다. 관세는 다른 미국 기업에도 큰 부담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대표 기업인 S&P500 기업들의 올해 실적 발표에서 ‘관세’가 약 700회 언급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1기 행정부였던 2018년 4분기 680회보다도 많다. 그만큼 불확실성에 대한 미 기업들의 경계가 커졌다는 의미다. 이에 위험자산으로 꼽히는 비트코인은 이날 7만9000달러에 거래되며 장중 8만 달러 선도 깨졌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달러나 엔을 찾는 수요는 커졌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0.4원이나 폭등한 1463.4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원-엔 환율도 975.44원으로 2023년 5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대로 치솟았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4일부터 하루 12시간 주식거래 한다4일 국내 첫 주식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가 출범한다. 70년 동안 이어진 한국거래소 독점 체제가 깨지고 본격적인 거래소 경쟁 시대가 시작되는 것이다. 거래 시간도 기존 6시간 30분에서 12시간으로 길어진다.》직장인 원모 씨(37)는 여유 자금의 약 80%를 국내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변화에 예민한 데다 밤사이 미국 증시를 챙길 여유가 없어 국내 증시를 선호하는 편이다. 하지만 업무시간에는 거래에 신경 쓸 수 없다 보니 매매 타이밍을 놓칠 때가 종종 있었다. 원 씨는 “대체거래소(ATS)가 도입되면 출퇴근 시간에도 주식을 살 수 있어 기대가 크다”며 “가급적 많은 종목들을 ATS를 통해 거래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 씨와 같은 국내 주식 투자자들은 이달 4일 오전 10시부터 두 개의 거래소를 통해 주식을 사고팔 수 있게 된다. 약 70년 동안 한국거래소가 독점해 왔던 주식 거래 시장에 ‘넥스트레이드’라는 신규 참여자가 등장한 것이다. 거래 시간이 종전 6시간 30분에서 12시간으로 늘어나는 점이 가장 큰 변화다. 이에 따라 미국, 유럽 등 해외 상황을 고려해 투자하는 게 한결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ATS 도입이 개인 투자자들에게 어떤 변화와 기회를 주는지 문답 형태로 정리해 봤다.대체거래소를 왜 도입하는 것인가. 선진국 금융시장에서는 여러 개의 거래소를 둔 지 오래됐다. 미국에서는 24개의 정규 거래소와 30개 이상의 ATS가 경쟁 중이며 일본과 영국 런던 증시 역시 각각 3개의 ATS를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거래소 간의 ‘경쟁 체제’는 보편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주식 시장이 출범한 이래 70년 가까이 한국거래소 하나만 있는 단일 거래소 체제를 유지해 왔다. 국내 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0조 원, 상장사 시가총액 합계는 2600조 원 정도로 전 세계 10위권 수준이다. 이에 정부가 주식 거래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고 투자자 편의를 높이기 위해 복수 거래소 체제를 도입하게 됐다.가장 크게 바뀌는 것은….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총 12시간 동안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규장이 시작하기 전인 오전 8시∼8시 50분 ‘프리마켓’, 종료 후인 오후 3시 30분∼8시 ‘애프터마켓’이 각각 열린다. ‘메인마켓’은 오전 9시∼오후 3시 20분으로 한국거래소의 기존 정규장(오전 9시∼오후 3시 30분)과 비슷하게 운영된다. 다만 ATS는 메인마켓 전후인 오전 8시 50분∼9시, 오후 3시 20∼30분에 10분씩 두 번 거래가 중단된다. 시세 조종 위험을 방지하고 한국거래소가 시가, 종가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거래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직장인들의 주식 투자가 훨씬 편리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시간 기준 오후 5시 30분까지 열리는 홍콩 증시, 오후 5시에 시작되는 미국 증시 프리마켓 등 전 세계 증시 상황을 고려해 투자할 수 있게 되는 것도 장점이다.대체거래소 이용을 위해서는 앱(애플리케이션)을 새로 설치해야 하나. 그럴 필요 없다. 현재 이용 중인 모바일거래시스템(MTS) 앱에서 ATS가 구현되기 때문이다. MTS를 관리, 운영하는 증권사들이 기존 앱에 ATS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다만 증권사마다 ATS 참여 시점이 조금씩 다른 점은 유의해야 한다. 14개 증권사(교보, 대신, 미래에셋, 삼성, NH, LS, 유안타, KB, 키움, 토스, 하나, 한국, 한화, 현대차)들은 ATS 출범일에 맞춰 모든 시장 거래에 참여한다. 나머지 14곳(다올, 메리츠, 부국, 신영, 신한, 유진, 카카오페이, 케이프, 한양, BNK, DB, IBK, iM, SK)은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에 먼저 참여한 후 추후 메인마켓에 참여할 계획이다.투자자가 두 개 거래소 중 직접 선택해야 하나. 그러지 않아도 된다. 증권사들이 고객이 주식을 거래할 때 호가(팔거나 사기 위해 가격을 써내는 것), 거래량 등을 고려해 최적의 거래소를 찾아준다. MTS 앱에서 매수, 매도 버튼만 누르면 증권사가 알아서 처리해 준다는 얘기다. 물론 투자자가 두 거래소의 호가 창을 동시에 띄우고 비교해 본 뒤, 특정 거래소를 직접 결정할 수도 있다.거래 방식은 어떻게 다른가.한국거래소에서는 호가를 시장가와 네 가지 지정가(일반, 최우선, 최유리, 조건부)로 써낼 수 있다. ATS는 조건부 지정가를 빼고 ‘중간가 호가’와 ‘스톱 지정가 호가’ 방식을 추가한다. 중간가 호가란 최우선 매도 호가와 최우선 매수 호가의 평균 가격으로 주문을 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매수 호가가 1만 원이고 매도 호가가 1만2000원이면 중간 가격(1만1000원)으로 주문이 들어간다.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 가격인 만큼 거래가 체결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시장 변동성을 최소화하려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거래 전략이다. 스톱 지정가 호가는 현재 주가가 특정 가격(스톱 가격)에 도달한 경우 지정가 주문을 내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매도 스톱 지정가 주문을 스톱 가격 2만6000원, 수량 10주, 지정가 2만5000원으로 설정해 뒀다고 하자. 이런 경우 시세가 2만6000원이 됐을 때 지정가(2만5000원)에 10주를 매도 주문하게 된다. 주가 방향에 따라 보다 세분화된 매매 전략을 염두에 둔 투자자들에게 유용한 방법이다. 앞의 예시는 주가 하락 국면에서 ‘손절’(손실을 보고 주식을 정리하는 것) 시나리오를 대비한 것이라 볼 수 있다.거래 가능한 종목은….개설되는 첫 주에는 10개 종목만 거래할 수 있다. 코스피 종목은 롯데쇼핑, 제일기획, 코오롱인더, LG유플러스, 에쓰오일 등 5개다. 코스닥에서는 골프존, 동국제약, 에스에프에이,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컴투스 등 5개가 포함됐다. 넥스트레이드는 4월 초까지 거래 대상 종목을 800여 개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약 800개의 종목은 주요 주가지수 편입 여부, 유동성, 주가 안정성 등을 고려해 선정한다. 모든 종목이 아닌 800여 개만 선별하는 것은 ATS가 감당 가능한 수준이 있기 때문이다. ATS는 시장 전체 거래량의 15%, 종목별 30%로 제한돼 있다. 매일 장이 끝난 이후에 국내 증시의 전체 일평균 거래량(6개월 기준)을 기준으로 ATS의 한도를 넘을 경우, 다음 날 ATS 거래가 제한될 수 있다.거래 수수료는 차이가 없는가.당장 개인 투자자들이 체감할 차이점은 없다. 다만 ATS가 증권사에서 받는 수수료가 한국거래소 대비 30%가량 낮아 추후 개인 고객 수수료가 낮아질 가능성은 있다. 금융당국 역시 증권사들이 투자자에게 받는 수수료를 낮출 것이라 기대하는 눈치다.두 거래소에서의 가격이 상이한가. 애프터마켓에서의 종가와 상관없이, ATS 프리마켓 기준가는 전날 한국거래소의 종가(오후 3시 30분 가격)로 시작한다.그 외에 또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까. 전자공시 시간은 오전 7시 30분∼오후 6시로 변함이 없다. 공시, 뉴스 등으로 인해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에서 특정 종목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이다. 넥스트레이드는 이런 점을 고려해 가격 변동 폭을 전날 한국거래소 종가를 기준으로 ±30%로 막아뒀다. 한국거래소처럼 거래정지, 변동성 완화장치(VI), 서킷브레이커, 사이드카 등의 기능도 탑재했다. 시세 조종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ATS도 공매도에 대한 관리 감독을 받는다. 프리·애프터마켓에서는 공매도가 금지되며 정규시간(오전 9시∼오후 3시 20분) 중에만 공매도 주문이 가능하다. 한국거래소의 공매도 주문 표시 및 과열종목 지정 제도 등도 ATS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또 한국거래소의 시간 외 단일가 시장(오후 4∼6시)에서 ATS에서 거래 가능한 종목은 매매할 수 없게 된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앞으론 직장에서 눈치 보며 쫓기듯 투자하지 않아도 됩니다.”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는 출범을 앞둔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로 달라지는 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넥스트레이드는 4일 본격적으로 출범한다. 김 대표는 2022년 11월 법인 설립 당시부터 대표를 맡아 넥스트레이드 출범을 준비해왔다. 지난해 11월부터 증권사,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등 관련 기관과 함께 진행한 매매체결 시스템 점검도 무사히 마쳤다. 김 대표는 “투자자 중 회사나 학교에서 본업에 충실하다 보니 정규 거래시간을 놓친 경험이 있는 경우가 60%가 넘는다”며 “넥스트레이드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12시간 동안 거래를 제공하면 출퇴근길에 거래하는 등 자신의 생활패턴에 맞는 투자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2월 한국갤럽이 투자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증권거래소의 거래시장이 연장되면 거래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는 82.1%에 달했다. 이들은 ‘근무·학업으로 낮 시간 거래가 어렵다’(53.6%)거나 ‘야간 국내외 뉴스를 확인하며 거래하고 싶다’(23.0%)를 이유로 꼽았다. 한국거래소와 차별화되는 강점으로 김 대표는 수수료와 다양한 주문유형을 꼽았다. 김 대표는 “한국거래소 대비 신규 물량 조성 주문은 40%, 기존 물량 체결 주문은 20% 저렴한 수수료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거래소에 내는 수수료가 낮아지면 증권사들이 고객에게 받는 수수료도 연쇄적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용에 민감한 투자자들에겐 유의미한 차이가 될 수 있고, 시장 전체로 보면 큰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 규모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미국 등 선진 시장에서 활용하는 다양한 주문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라며 “우선 중간가 호가와 스톱 지정가 호가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중간가 호가는 호가 단위를 세분화하고, 스톱 지정가는 체결되는 가격의 범위를 정할 수 있어서 투자자들이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넥스트레이드의 출범을 준비하며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김 대표는 ‘신뢰 확보’를 꼽았다. 김 대표는 “70년간 이어져 온 단일 시장 체제에 맞춰진 제도와 인프라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증권사들에는 만만치 않은 전환비용같이 눈에 보이는 요소뿐만 아니라 복수 시장에 대한 막연한 우려, 경쟁에 대한 부담, 고객 민원에 대한 우려도 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김 대표는 “우선 안정적인 매매체결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확보하고 인지도를 넓히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3년 내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하는 것을 중장기 목표로 하고 있다”며 “어렵게 보일 수도 있지만 합리적인 가정을 전제로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목표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넥스트레이드의 시장점유율은 개별 종목 30%, 시장 전체 15%로 제한된다. 김 대표는 “또 다른 중장기 목표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거래할 수 있는 대상을 늘리면서 서비스 차별화를 이뤄내는 것”이라며 “올해 안에 가시적인 추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왜 자본시장에 경쟁 체제를 도입해야 했는지 그 필요성과 비전을 투자자들에게 보여주며 대체거래소의 효용을 입증하겠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지난해 한국의 순대외금융자산이 사상 처음 1조 달러를 넘겼다. ‘서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와 연기금, 기관투자가들이 미국 등 해외증시 투자를 늘린 영향이다. 다만 올해 들어선 미국 증시가 영 부진한 양상을 띠어 서학개미들의 표정이 밝지 못한 형편이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한국의 순대외금융자산은 1조1023억 달러(약 1590조6189억 원)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920억 달러 늘며 4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거주자의 해외 투자(대외금융자산)에서 외국인의 국내 투자(대외금융부채)를 뺀 ‘순대외금융자산’은 국가의 대외 지급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통한다. 특히 한국의 순대외금융자산은 2014년(809억 달러) ‘플러스’로 전환한 지 10년 만에 13.6배나 증가했다. 대외금융자산(해외 투자)은 2조4980억 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다. 미국 등 해외주식 투자 규모가 늘었고, 나스닥지수가 28.6%나 상승하며 평가 잔액도 증가했다. 또 배터리 기업을 중심으로 해외 투자가 이어지며 직접투자도 231억 달러 증가했다. 반면 대외금융부채(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1257억 달러 감소한 1조3958억 달러로 집계됐다. 증권 투자가 1180억 달러나 줄었는데 감소 폭이 역대 3번째로 크다. 원화가치 약세 및 국내 주가가 하락하는 등 비거래 요인이 영향을 끼쳤다. 그 결과 한국인의 해외증권 투자(9943억 달러)가 외국인의 국내증권 투자(8378억 달러)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박성곤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서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 국민연금 등 연기금, 자산운용사와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까지 모든 투자 주체의 해외 투자가 고르게 늘었다”며 “개인의 해외증권 투자 규모가 특히 2019년 이후 급격하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들어선 국내 증시와 미국 증시의 상황이 달라졌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은 27일 기준 각 9.2%, 13.6% 성장했다. 반면 26일 기준(현지 시간) 미국 S&P500지수는 1.27% 성장하는 데 그쳤고 나스닥지수는 오히려 1.22% 내렸다. 서학개미들이 보유한 미국 주식 규모도 지난해 말 1121억181만 달러에서 이달 25일 1048억3204만 달러로 6.5%가량 감소했다. 특히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상승 기대를 타고 시장에 뛰어든 서학개미들은 최근의 부진에 곤혹스러운 상태다. 지난해 11월 미 대선 이후 테슬라 비중을 두 배로 높였다는 김모 씨(69)는 “아침에 눈뜨기 무섭다. 자고 일어나면 밤새 하락세만 확인하고 있다”고 털어놨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수혜가 기대됐던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수혜자산 투자)의 약발이 떨어지고 있다. ‘크립토 대통령’에 대한 기대로 11만 달러(약 1억5800만 원) 가깝게 치솟았던 비트코인은 9만 달러 선이 무너졌다. ‘퍼스트 버디(친구)’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 주가도 지난해 12월 고점 대비 37%가 증발했다. 26일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3시 8만8500달러에 거래 중이다. 이날 오전 한때 8만6000달러 초반까지 하락했다가 소폭 반등했다. 비트코인은 이달 들어 10만 달러 선에 이어 9만 달러 선까지 깨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후 비트코인 가격은 고공 행진했다. 지난해 11월 6일 7만5637달러였던 비트코인은 한 달 만에 10만 달러를 넘겼다. 올해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을 하루 앞두고는 사상 최고가(10만9114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의 전략자산화’, ‘가상화폐 관련 규제 철폐’, ‘대통령 직속 가상자산 자문위원회 신설’ 등 가상화폐 친화적인 공약을 내세웠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과 이후 백악관 가상화폐 정책 책임자 데이비드 색스의 기자회견 등에서 거론된 가상화폐 정책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강력하게 추진 중인 관세 정책은 물가를 자극함으로써 금리 인하에 제동을 걸어 가상화폐 투자 심리에 부정적이다. 최근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비트에서 역대 최대 규모(14억6000만 달러)의 가상화폐가 해킹으로 탈취된 것도 불안을 키웠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직후 규제 완화 등 산업 전반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급격하게 오른 탓에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보편관세 등에 비해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면도 투자 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 이어지자 비트코인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 고점 대비 23% 하락했다. 이더리움, 리플 등 주요 가상화폐도 고점 대비 30% 넘게 하락했다. 한편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도 유럽 판매가 급감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25일(현지 시간) 8.39% 하락해 시총 1조 달러 선이 깨졌다. 지난달 유럽 전기차 판매가 증가하는 가운데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45% 줄었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주요국에서 모두 부진했다. 테슬라 시총이 1조 달러 밑으로 내려온 건 지난해 11월 7일 이후 처음인데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대한 기대로 올랐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셈이다.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부상함에 따라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11월 6일 288.53달러에서 12월 17일 479.86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이달 25일까지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주식이 테슬라(22억2955만 달러)와 테슬라를 2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10억3670만 달러)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BC카드가 국내외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빛으로 표현한 ‘빛의 시어터’와 ‘빛의 벙커’ 전시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지하 1층에 마련된 빛의 시어터는 요하네스 베르메르, 반 고흐 등 네덜란드 거장들의 작품에 빛과 음악을 더한 몰입형 예술로 재탄생시킨 전시를 운영한다. 일상화, 인물화, 정물화뿐만 아니라 고흐의 대표작 별이 빛나는 밤 등 다양한 작품을 체험해볼 수 있다.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에 위치한 빛의 벙커에서는 ‘샤갈, 파리에서 뉴욕까지’ ‘칸딘스키, 추상 회화의 오디세이’ 등의 전시가 이어진다. 전시 공간에서는 빔 프로젝터와 스피커를 활용해 거장들의 작품을 생생하게 표현한다. 각 전시회 현장 매표소에서 BC 개인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결제할 경우 빛의 시어터는 30%, 빛의 벙커는 2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BC카드 제휴 할인은 10월 31일까지 제공하며 본인 및 동반 1인 등 최대 2매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법인카드, 선불카드, 기프트카드 등과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를 사용할 경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BC카드는 4월 20일까지 현장매표소 결제 고객을 대상으로 에코백(200명)과 북마커 세트(200명)를 제공하는 경품 증정 이벤트도 진행한다. 정철 BC카드 상무는 “디지털 아트로 재탄생한 거장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문화 전시회에 BC카드 고객을 초청하고 혜택을 줄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 이벤트를 마련해 전 연령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미국 경제 지표가 예상치를 하회하는 등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면서 증시를 주도해 온 미국 기술기업의 주가가 휘청이고 있다. 지난해 미국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매그니피센트7(M7)’이 영 부진한 가운데 ‘서학개미’들이 차세대 엔비디아가 될 것이라 기대하며 집중 매수한 기업들의 주가도 내림세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서학개미들이 순매수한 종목 상위 목록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테크 기업이 가득하다. 테슬라(1위), 엔비디아(4위), 브로드컴(5위) 등 빅테크 및 반도체 기업의 뒤를 템퍼스AI(6위)가 바짝 쫓고 있다. 지난해 6월 나스닥에 상장한 템퍼스AI는 막대한 의료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솔루션을 제공한다. 엔비디아 등 하드웨어(HW) 중심인 AI 투자처를 소프트웨어(SW)로 확장하려는 투자자들이 템퍼스AI에 몰린 가운데, 서학개미들도 올해 1억9156만 달러(약 2733억 원)어치 템퍼스AI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에 올해 첫 거래가 33.89달러였던 템퍼스AI의 주가는 무섭게 상승해 89.44달러(이달 14일)까지 치솟았다. 다만 빠르게 성장한 만큼 하락 폭도 커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가 불거진 지 4거래일(18∼21일) 만에 고점 대비 23.87%나 하락했다. 서학개미가 올해 1억3717만 달러 순매수한 AI 방산기업 팔란티어의 주가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일 76.2달러로 거래를 시작한 팔란티어 주가는 이달 18일(현지 시간) 124.62달러까지 올랐지만, 미 행정부가 향후 5년간 국방비를 축소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진 뒤 사흘 연속 하락해 시총의 18.67%가 증발했다. 지난해 미국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기술주 대표 주자 매그니피센트7(M7)도 올해 들어선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애플(―1.36%), 엔비디아(―1.15%), 마이크로소프트(―4.07%), 테슬라(―13.4%), 알파벳(―5.76%), 아마존(―2.45%) 등은 올해 모두 주가가 하락했다. 20일 연속 상승하며 나스닥 사상 최장 상승 신기록을 세운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 역시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이달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미국 증시가 이제 고점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해 말 기준 474억4000만 달러의 현금을 보유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사상 최대 규모다. 버핏이 투자할 만큼 저평가된 기업이 없다는 것이라며 고평가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AI, 헬스케어 등 미국 테크 기업들이 중장기적으로 유망한 것은 분명하지만 미국 경제 지표나 금리 등의 변수로 인한 조정과 가치평가 수준을 염두에 두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국내 투자자 2명 중 1명은 한국보다 미국 증시를 더 선호하며, 그 이유는 미국 기업들의 혁신성과 그에 따른 높은 수익성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 증시가 저평가받는 가장 큰 이유는 떨어지는 성장동력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주 환원이나 지배구조 개선 중심인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2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온라인 플랫폼 ‘소플’을 통해 국민 1505명을 대상으로 한국과 미국 자본시장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4.5%가 미국 시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시장을 선호하는 응답자는 23.1%에 그쳤다. 21일 기준 한국예탁결제원이 보관 중인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주식은 1154억 달러(약 166조 원)에 달한다.미국 투자를 선호하는 이유는 ‘기업의 혁신성·수익성’(27.2%)이 꼽혔다. ‘활발한 주주 환원’(21.3%), ‘국내 증시 침체’(17.5%), ‘미국 경제 호황’(15.4%), ‘투명한 기업 지배구조’(14.8%) 등이 뒤를 이었다.향후 미국 시장에 투자를 ‘확대할 의향’이 있는 응답자는 79.0%인 반면, 국내 시장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응답률은 54.3%에 그쳤다. 국내 시장 투자를 축소하겠다는 응답률은 19.1%였는데 미국 투자를 줄이겠다는 응답률은 5.7%였다. 국내 자본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꼽은 이유는 ‘국내 기업의 혁신성 정체’(34.6%)다. ‘지배구조와 주주 환원 미흡’(15.4%)은 ‘규제 중심 기업·금융정책’(23.6%), ‘단기적 투자 문화’(17.5%)보다 뒤로 밀렸다. 최근 전문가들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진짜 원인으로 성장동력의 부족을 꼽았다. 양철원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 왕수봉 아주대 경영학부 교수, 최재원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주 환원, 지배구조, 성장동력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무엇이 과연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설명하는가’ 논문을 통해 공개했다.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눈 PBR이 1보다 낮으면, 기업이 보유한 순자산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저평가 상태임을 의미한다. 지난해부터 금융 당국은 PBR이 낮은 기업들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밸류업 정책’을 펼치며 주주 환원 등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연구 결과 PBR과 가장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은 성장동력 관련 변수로 나타났다. 연구개발(R&D) 및 투자 비중이 높거나, 유형자산보다 무형자산의 비중이 높은 기업이 PBR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든 기업의 PBR은 낮았다.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액이 많을수록 PBR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한국ESG구조원의 기업 지배구조 관련 점수와 PBR은 유의미한 관계가 없었다. 주주 환원을 늘리고,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데 방점이 찍힌 밸류업 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 교수는 “업력이 오래되고 전통적인 자본지출 투자가 많은 기업이 많아 가치평가에서 소외된 것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이라며 “국가 차원에서 산업구조 개선을 통해 성장률이 높은 유망 기업을 많이 발굴하는 방향으로 정부 정책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딸기 등 제철 과일을 중심으로 생산자물가지수가 1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휘발유와 경유 가격도 크게 올랐다.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한국은행은 20일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가 120.18로 지난해 12월(119.52) 대비 0.6% 상승했다고 밝혔다. 상승 폭이 전월(0.4%)보다 커졌다. 2023년 8월(0.8%)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품목별로 보면 농림수산물 가격이 전월 대비 4.0%나 증가했다. 딸기가 전월 대비 57.7%, 감귤이 26.5% 치솟는 등 농산물 가격이 7.9% 오른 영향이다. 이상기후로 생육이 늦어지고 출하량에 차질이 생기며 가격이 급등하는 일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공산품도 0.6% 상승하며 생산자물가를 끌어올렸다. 국제 유가 상승의 여파로 석탄 및 석유제품 가격이 4.0%나 올랐다. 경유가 7.7%, 휘발유 가격이 5.6% 뛰었다. 서비스는 0.4% 올랐는데, 정보통신 및 방송서비스(0.7%), 사업지원서비스(1.1%) 등이 상승했다. 생산자물가에 수입품 물가까지 결합해 산출한 2월 국내 공급 물가는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넉 달 연속 상승이다. 원재료(0.7%), 중간재(0.5%), 최종재(0.6%) 가격이 모두 올랐다. 소비자물가도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이문희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장은 “이달 들어 국제 유가와 환율이 전월 평균보다 내렸지만 월말까지 불확실성이 있어 지켜봐야 한다”며 “국내외 경기 동향, 공공요금 조정 여부 등도 물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크게 악화됐던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두 달 연속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에 따른 것이지만, 여전히 부정 전망이 크고 미국 관세전쟁 등의 변수가 부담으로 지목된다. 한국은행은 20일 이달 CCSI가 95.2로 전월대비 4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4포인트 상승은 2021년 6월(5.4포인트 상승) 이후 3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또 3포인트 상승한 올 1월(91.2)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여전히 기준점(100)을 밑돌았다. CC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소비자의 기대 심리가 장기평균(2003~2024년)보다 낙관적이고, 낮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또 비상계엄 사태 이전인 지난해 11월(100.7)에도 아직 못 미친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거란 기대감이 커지며 생활형편전망(93)이 4포인트, 향후경기전망(73)이 8포인트 올랐다. 여행, 교양·오락·문화 등의 소비심리가 회복돼 소비지출전망(106)도 3포인트 상승했다. 가계수입전망(1포인트 상승), 현재경기판단(4포인트 상승)도 개선됐다. 다만 현재생활형편(87)에 대해서는 지난달과 같은 수준으로 봤다.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며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해 3월(95) 이후 가장 낮은 99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119까치 치솟으며 2년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었던 주택가격전망지수가 매수 심리가 침체된 여파로 다섯 달 연속 하락했다. 특히 기준점(100) 이하로 내려가며 주택가격 하강 전망이 더 우세해졌다. CCSI가 두 달 연속 개선되긴 했으나 이같은 심리 회복이 실제 소비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지난해 12월 워낙 크게 떨어진 뒤 1, 2월에 걸쳐 하락분 일부를 회복한 것”이라며 “미국 통상정책의 불확실성이 크고 국내 정치 상황도 진행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