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현

이서현 차장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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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서현 차장입니다.

baltika7@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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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출판3%
  • 봉준호 감독 신작 ‘기생충’ 칸 경쟁부문 초청…한국영화 4년 연속 진출

    봉준호 감독(50)의 신작 ‘기생충’이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경쟁 부문에 진출한 작품들은 영화제의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두고 경쟁하게 된다. 칸 영화제 집행위원회는 18일 오후 6시(현지 시간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기생충’을 포함한 초청작 리스트를 발표했다. 기생충은 송강호, 이선균 주연으로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 집에 발을 들이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작품이다. 봉 감독은 2017년 ‘옥자’에 이어 두 번째로 칸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한국 영화는 2016년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2017년 홍상수 감독의 ‘그 후’와 봉 감독의 ‘옥자’, 2018년 이창동 감독의 ‘버닝’에 이어 4년 연속 칸 경쟁부문 진출이다. 이원태 감독의 ‘악인전’은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마동석, 김무열 주연인 악인전은 우연히 연쇄살인마의 표적이 되었다 살아난 조직의 보스와 범인 잡기에 혈안이 된 강력반 형사가 연쇄살인마를 잡기 위해 손을 잡는 이야기를 그렸다. 제72회 칸 영화제는 다음 달 14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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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벤져스: 엔드게임’ 배우-스태프, 24일 세계 첫 개봉 앞두고 방한

    “10년 동안 이 문화적인 현상을 직접 겪을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전 세계 최초 개봉(24일)을 앞둔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기자간담회가 열린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말했다.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 앞에서 춤을 추고 유쾌한 농담을 던지던 그는 대단원의 막을 앞둔 심경을 묻자 진지한 얼굴로 돌변했다. 2008년 개봉한 ‘아이언맨’은 ‘어벤져스’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중심 작품이었다. 그는 “10년 전에는 아무 근거 없는 자신감만 있었지만 그동안 마블의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호크아이’ 역의 제러미 레너는 “이번 영화의 결말을 열심히 추리하는 팬들의 예측이 창의적이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이번 내한에는 ‘캡틴 마블’ 역의 브리 라슨도 동행했다. 그는 마블 스튜디오의 첫 여성 솔로 히어로다. 라슨은 “저는 내성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통해 더 강해졌다. 여성 히어로의 스토리가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말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약 10년에 걸친 MCU의 완결편이다. 그동안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등 세계관을 공유한 21편의 영화가 나왔다. 지구의 절반이 사라지고 슈퍼 히어로의 절반이 실종된 전작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이어 살아남은 히어로들이 악당 타노스와 운명을 건 사투를 보여줄 예정이다. 케빈 파이기 마블 스튜디오 대표는 “이번 영화는 MCU 영화 스물두 편의 집대성이다. 지난 10년간 이 영화를 위해 달려왔다. 팬들이 만족할 만한 결론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의 상영 시간은 전작보다 30분 이상 길어진 3시간 2분이다. 연출을 맡은 앤서니 루소, 조 루소 감독은 “중요한 장면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영화를 보기 전 음료수를 너무 많이 마시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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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 이지은’ 4편 4색 카멜레온 매력

    아이유(이지은·26)는 영리하다. 가수 아이유로는 작사·작곡뿐 아니라 다양한 가수들과 협업하며 장르를 넘나들었고, 배우 이지은은 ‘드림하이’(2011년) 조연부터 ‘나의 아저씨’(2018년)까지 차곡차곡 경험을 쌓았다. 본격적인 주연으로 나선 영화를 옴니버스 형식의 단편 영화로, 그것도 두고두고 재생해 볼 수 있는 넷플릭스를 택한 것은 왠지 아이유답다. 넷플릭스가 11일 공개한 영화 ‘페르소나’의 시작과 끝은 아이유다. 각기 20분 안팎 분량 단편영화 4편으로 구성한 작품은 충무로 대표 감독인 이경미 임필성 전고운 김종관 등 4명이 ‘페르소나’ 아이유를 각기 다른 스타일로 해석해냈다. ‘러브세트’는 ‘비밀은 없다’(2016년) 등을 연출한 이 감독 작품. 아빠의 애인(배두나)과 자존심을 건 테니스 대결을 펼친다. ‘썩지 않게 아주 오래’는 ‘마담 뺑덕’(2014년)을 연출한 임 감독이 아이유를 묘한 매력을 가진 여자친구로 그렸다. 질투에 눈이 먼 남자친구는 배우 박해수가 연기했다. ‘소공녀’(2018년)를 연출했던 ‘키스가 죄’의 전 감독은 자신의 고교 시절을 떠올리며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목에 키스마크를 만들고 와 아빠에게 머리카락을 잘린 친구 해복(심달기)과 엉뚱한 복수극을 준비하는 내용. 마지막 ‘밤을 걷다’는 ‘최악의 하루’(2016년)를 연출한 김 감독 작품이다.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여자친구를 꿈속에서 만나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는 남성 이야기를 그렸다.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2013년)으로 본격적으로 주연배우로 자리매김한 뒤 꾸준히 연기 경력을 쌓아온 아이유는 네 편의 에피소드에서 각기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그리고 관객들에게 배우로서 보여줄 더 새로운 얼굴이 숨어있음을 증명해냈다. 아빠의 여자친구에게 질투를 느끼는 딸(러브세트)이나 엉뚱하고 좌충우돌인 여고생(키스가 죄)은 상대 배우 배두나, 심달기와 좋은 호흡으로 아이유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다만 정체를 알 수 없는 도발적인 여자(썩지 않게 아주 오래)나 남자친구의 꿈속에 나타난 아련하고 쓸쓸한 여자친구(밤을 걷다)의 모습은 신선하지만 어쩐지 다른 사람의 옷을 입은 듯 아쉬움도 남는다. 이번 작품이 배우 이지은의 새로운 시작이라면 다음 도전은 그 지점에서 시작될 것이다. 청소년관람불가.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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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N도 방송실수… 김정숙 여사를 ‘김정은 여사’ 표기

    종합편성채널 MBN이 뉴스 프로그램에서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를 ‘김정은 여사’로 잘못 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MBN이 오후 6시 10분 방송하는 뉴스 프로그램 ‘뉴스와이드’는 11일 ‘핵 언급 피한 北 김정은…文, 북미 물꼬 트려면?’이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한미 정상회담 전망을 분석하는 자료화면을 내보냈다. 자료화면 제목은 ‘문 대통령-김정숙 여사 워싱턴 도착…한미 정상회담 전망은?’이라고 맞게 썼지만 화면 내 설명 문구에 김 여사 이름을 ‘김정은’으로 잘못 표기했다. MBN 측은 12일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에서 “‘뉴스와이드’ 시간에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 소식을 전하면서 영부인 김정숙 여사의 이름을 잘못 기재한 참고 화면이 방송됐다”며 “참고 화면 제작 때 오타를 제대로 거르지 못한 제작진의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김정숙 여사를 비롯한 관계자분은 물론 시청자 여러분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연합뉴스TV는 10일 미국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 아래 북한 인공기를 그래픽으로 배치해 논란이 됐다. 연합뉴스TV는 관련 책임을 물어 11일 보도국장과 뉴스총괄부장을, 12일 보도본부장을 각각 보직 해임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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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세월호 참사 후 5년, 남은 사람들의 일상

    5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과연 무엇을 반성하고 무엇을 학습했을까. ‘금요일엔 돌아오렴’(2015년), ‘다시 봄이 올 거예요’(2016년)에 이어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과 생존 학생의 육성을 기록해온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의 세 번째 책이다. 이 책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생존 학생들, 그리고 그들의 가족이 5년의 시간을 살아내는 동안 참사가 그들과 우리 사회에 어떤 궤적을 남겼는지 기록했다. ‘유가족’이라는 말로 뭉뚱그린 시선에서 벗어나 친구를 잃은 사람, 자식을 떠나보낸 평범한 사람들이 털어놓은 일상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5년은 짧으면서도 긴 시간이다.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던 밥도 넘어가고, 사놓고 차마 켜지 못하던 에어컨도 켠다. 기존의 참사 관련 도서들이 압도적인 상실감을 그렸다면 이 책은 참사를 겪은 사람들의 그 후 일상을 담담하게 담았다. 그들이 겪은 고통이 사실은 우리가 언젠가 겪은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공감과 응답, 치유가 가능하다는 것에 주목했다. 참사의 비극적 기억에 머무르지 않고 남은 가족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거나(4장 가족의 재구성), 비슷한 아픔을 공유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공감하고 참사의 기억을 전달하는 자리에서 과하지 않은 농담으로 긴장을 풀기도 한다(5장 다시 만난 세계). 우리 사회는 보다 미래지향적으로 이 참사를 바라봐야 하는 큰 숙제를 안고 있고, 이러한 모습이 그 해답에 대한 실마리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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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영화의 아버지 어머니를 그리워합니다”… 신상옥-최은희 추모식 열려

    “우리 모두 영화의 아버지,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이장호 감독) 신상옥감독기념사업회는 서울 중구 필동문화예술공간 예술통에서 최은희 배우(1926∼2018)의 1주기 및 남편인 신상옥 감독(1926∼2006)의 13주기 추모식을 12일 열었다. 이날 추모식에는 신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이장호 감독, 성우 고은정 씨 등 원로 영화인들이 모여 고인들의 업적이 담긴 기념 영상을 상영했다. 이 감독은 추모사에서 “신 감독님이 현장에서 보여주신 열정과 투지가 그립다”며 “아무리 어려운 일이 많아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으셨던 선생님들이 부러웠다”고 말했다. 성우 고 씨는 최 씨에 대해 “화려한 연꽃이 진흙 속에 뿌리를 박듯 버둥거리는 삶을 소임으로 받으신 모양이지만 고생이 끝난 세상에서 누리실 자유를 축하드린다”며 추모했다. 원로 배우 신영균 씨는 “두 분은 우리 영화 발전에 큰 기둥 역할을 하신 분들”이라며 “이분들의 역사가 길이 남을 수 있도록 후배들이 잘 이끌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1950, 60년대 영화 130여 편에 출연하며 한국의 대표 배우로 자리매김한 최 씨는 지난해 4월 16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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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렇게 선 굵은 연기자가 이렇게 섬세한 연출을? 첫 감독 데뷔작 ‘미성년’의 김윤석

    이렇게나 섬세한 영화를 연출한 감독이 그 ‘배우 김윤석’(51)이란다. 배우로 ‘1987’, ‘암수살인’ 같은 선 굵은 영화를 찍는 동안 ‘감독 김윤석’으로는 완전히 다른 색깔의 영화를 준비하고 있었다. ‘미성년’은 부모의 불륜을 알게 된 두 10대 여고생이 어른보다 의연하게 대처해 나가는 이야기다. 우리 주변에 있음 직한 캐릭터들과 그들이 부딪히며 만들어 내는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했다. 김윤석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9일 만났다. “아직 미학적인 기교를 부릴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해 드라마와 인간의 이야기로 승부를 보고 싶었습니다.” 남편의 불륜을 알게 된 영주(염정아), 내연남의 아기를 조산한 미희(김소진)가 겪는 복잡한 감정의 소용돌이, 부모의 불륜을 마주한 여고생들의 혼란을 아침드라마식 불륜 같은 질척거림 없이 산뜻하게 그려냈다. 여자보다 여자들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한 것 같다고 하자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여성 작가와 함께 작업했고 대사에도 등장인물 간 내면의 전쟁이 드러나게끔 정성을 기울였습니다. 무엇보다 염정아 김소진 두 배우가 공간을 장악하는 연기를 보여줬어요.” 주리(김혜준)와 윤아(박세진) 역의 두 신인 배우를 발굴하는 데도 특별히 공을 쏟았다. 3차까지 남은 30여 명 모두 1시간씩 일대일 면담을 했을 정도. 김희원 이희준 염혜란 등 쟁쟁한 조연들도 그의 열정에 힘을 보탰다. 김윤석 본인은 모든 문제의 시발점, 지질하기 그지없는 불륜남 ‘대원’으로 출연한다. 대원이 가장 많이 반복하는 대사는 “미안하다”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어떻게든 상황을 현실적으로 수습하려 노력하는 두 여고생의 모습이 무책임한 대원과 끊임없이 대조된다. “‘성년’은 운전면허증 같은 자격증이 아니잖아요. 나이가 들어도 외부의 시선에 무뎌지지 않고 긴장감을 놓치지 말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결말은 다소 도전적이다. “작가랑 결말을 서른 번 고쳤습니다. 아이들을 기성세대가 만든 틀에 가두고 싶지 않았어요. 이 새로운 세대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기성세대에게는 충고할 자격조차 없다는 걸 말하고 싶었습니다.” 차기작에 대해 묻자 그는 “이번 작품이 은퇴작이 될까 걱정”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드라마와 캐릭터로 만든 영화들은 언제 꺼내 봐도 감탄스러워요. 다음 작품도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순간을 포착하고 싶어요. 극복의 순간이든, 존엄의 순간이든, 진정성을 가질 때 이야기가 가장 빛나니까요.”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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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곳 면접에 땀 뻘뻘, 과제 수행에 속 바싹… “공감 팍팍”

    이번에는 ‘신입 변호사’다. 채널A 예능 프로그램 ‘하트시그널’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 제작진이 신규 프로그램 ‘신입사원 탄생기―굿 피플’로 돌아왔다. 13일 오후 11시 첫 방송 예정인 ‘굿 피플’은 변호사를 꿈꾸는 로스쿨 학생 8명이 한 달 동안 로펌 인턴에 도전하는 과정을 담았다. 회사가 원하는 인재, 일명 ‘굿 피플(Good People)’이 되기 위한 사회 초년생들의 성장기이기도 하다. 지난달 28일 공개된 티저 영상에는 출연자들이 실제로 면접에 임하는 장면과 치열하게 과제를 수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면접관의 송곳 질문에 진땀을 흘리는 출연자들의 모습은 취업을 준비하는 이에게는 그 순간의 절박함을, 직장인이라면 신입사원 시절의 열정과 미숙함을 떠올리게 한다. 예비 변호사 8명은 매회 과제를 부여받고 이를 제출하면 다음 날 1등과 2등이 정해진다.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현장 답사를 마다하지 않는 출연자들의 열정이 티저 영상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하트 시그널’을 성공적으로 이끈 이진민 PD 등 제작진은 전작에서 남녀 간 ‘썸’을 타는 과정에서 느끼는 미묘한 감정 변화를 로맨스 소설처럼 담아냈다면 이번 작품에는 사회 초년생이 느끼는 긴장감과 초조함, 동료와의 경쟁, 일에 대한 열정 등 직장에서 누구나 한번쯤 겪어 봤음직한 감정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이 PD는 변호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데 대해 “로펌에서 배우는 것은 법리 이전에 사람이 살아가는 데 지켜야 할 복잡한 규칙을 기준으로 사건을 판단하는 일”이라며 “로펌 인턴들은 업무뿐 아니라 세상살이의 이해관계까지 인지해야 하기 때문에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많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몇 시간씩 앉아서 과제에 몰입하는 인턴들은 오디오도 없고 동작도 없다. 출연자가 미동도 하지 않는 화면, 사건 기록을 넘기는 소리와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만 들리는 사무실 장면을 몇 시간씩 촬영하고 있는 제작진 사이에서 ‘다큐멘터리 촬영보다 더 다큐멘터리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그 화면 속에서 출연자들은 취업에 대한 열정을 넘어 변호사라는 직업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이며 남다른 에너지로 제작진을 압도했다고 한다. 이 PD는 “이번 촬영을 하면서 ‘직장에서 좋은 사람이 된다는 것’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일과 그 속의 ‘관계’에 대해 시청자들도 공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굿 피플 응원단’으로 출연하는 스튜디오의 진행자와 패널들도 눈길을 끈다. ‘하트 시그널’에서는 청춘남녀의 심리 변화를 예측하는 패널들의 추리 대결이 방송을 보는 재미를 더했다. ‘굿 피플’에서는 강호동과 이수근이 투톱 MC로 스튜디오를 이끈다. 방송인 신아영, 연기자 이시원, 가수 전범선, 추리소설 작가로 유명한 판사 출신 도진기 변호사가 최종 합격생을 추리하는 과정도 흥미진진하다. 법적 지식과 가이드가 필요한 부분은 강호동 이수근이 질문하고 도 변호사가 남다른 말솜씨로 웃음과 활기를 준다는 후문이다. 진화심리학 석사 출신 배우 이시원, 하버드대 역사학과와 옥스퍼드대 대학원 역사학과를 각각 졸업한 신아영과 전범선도 변호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턴들의 일상을 바라보며 조언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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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인생 첫 출근…하트시그널팀, 신입 변호사와 ‘굿 피플’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신입 변호사’다. 채널A 예능 프로그램 ‘하트시그널’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 제작진이 신규 프로그램 ‘신입사원 탄생기-굿 피플’로 돌아왔다. 13일 오후 11시 첫 방송되는 ‘굿 피플’은 변호사를 꿈꾸는 로스쿨 학생 8명이 한 달 동안 로펌 인턴에 도전하는 과정을 담았다. 회사가 원하는 인재, 일명 ‘굿 피플(Good People)’이 되기 위한 사회 초년생들의 성장기이기도 하다. 지난달 28일 공개된 티저 영상에는 출연자들이 실제로 면접에 임하는 장면과 치열하게 과제를 수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면접관의 송곳 질문에 진땀을 흘리는 출연자들의 모습은 취업을 준비하는 이에게는 그 순간의 절박함을, 직장인이라면 신입사원 시절의 열정과 미숙함을 떠올리게 한다. 예비 변호사 8명은 매회 과제를 부여받고 이를 제출하면 다음 날 1등과 2등이 정해진다.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현장 답사를 마다하지 않는 출연자들의 열정이 티저 영상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하트 시그널’을 성공적으로 이끈 이진민 PD 등 제작진은 전작에서 남녀간 ‘썸’을 타는 과정에서 느끼는 미묘한 감정 변화를 로맨스 소설처럼 담아냈다면 이번 작품에는 사회초년생이 느끼는 긴장감과 초조함, 동료와의 경쟁, 일에 대한 열정 등 직장에서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음직한 감정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이 PD는 변호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데 대해 “로펌에서 배우는 것은 법리 이전에 사람이 살아가는데 지켜야 할 복잡한 규칙을 가르는 일”이라며 “로펌 인턴들은 업무 뿐 아니라 세상살이의 이해관계까지 인지해야 하기 때문에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많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몇 시간씩 앉아서 과제에 몰입하는 인턴들은 오디오도 없고 동작도 없다. 출연자가 미동도 하지 않는 화면, 사건 기록을 넘기는 소리와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만 들리는 사무실 장면을 몇 시간씩 촬영하고 있는 제작진들 사이에서 ‘다큐멘터리 촬영보다 더 다큐멘터리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그 화면 속에서 출연자들은 취업에 대한 열정을 넘어 변호사라는 직업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이며 남다른 에너지로 제작진을 압도했다고 한다. 이 PD는 “이번 촬영을 하면서 ‘직장에서 좋은 사람이 된다는 것’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일과 그 속의 ‘관계’에 대해 시청자들도 공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굿 피플 응원단’으로 출연하는 스튜디오의 진행자와 패널들도 눈길을 끈다. ‘하트 시그널’에서는 청춘남녀의 심리 변화를 예측하는 패널들의 추리 대결이 방송을 보는 재미를 더했다. ‘굿 피플’에서는 강호동과 이수근이 투톱 MC로 스튜디오를 이끈다. 방송인 신아영, 연기자 이시원, 가수 전범선, 추리소설 작가로 유명한 판사 출신 도진기 변호사가 최종 합격생을 추리하는 과정도 흥미진진하다. 법적 지식과 가이드가 필요한 부분은 강호동 이수근이 질문하고 도 변호사가 남다른 말솜씨로 웃음과 활기를 준다는 후문이다. 진화심리학 석사 출신 배우 이시원, 하버드대 역사학과와 옥스퍼드대 대학원 역사학과를 각각 졸업한 신아영과 전범선도 변호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턴들의 일상을 바라보며 조언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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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누구를 위한 것인가’… 마케팅의 근본을 찾아

    ‘마케팅의 구루’ 세스 고딘이 돌아왔다. 저자의 전작 ‘보랏빛 소가 온다’는 타성에 젖은 기업인들에게 일침을 가한 마케팅의 고전이다. 그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과 복잡해진 시장의 경쟁으로 마케팅은 점점 더 시끄럽고 자극적인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저자는 돈을 들여서 고객의 주의를 끄는 현재 마케팅 전략은 구시대의 유물일 뿐이라고 잘라 말한다. 그리고 이 혼란스러운 마케팅의 시대에 길을 잃은 기업인들에게 근본적인 두 가지 질문을 던진다. ‘누구를 위한 것인가?’ ‘무엇을 위한 것인가?’ 짧게 끊어지는 문장, 쉬운 표현으로 책을 따라가다 보면 행간에 생각할 거리가 넘친다. 이론과 실무경험을 모두 갖춘 뛰어난 MBA 교수의 강의실에 앉아 있는 느낌이 든다. 이 강의의 과제는 책장을 덮을 때 책 제목에서 생략된 주어를 찾는 것이다. 원제 ‘This is marketing’.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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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앵란 “신성일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 나”

    “노을만 지면 소리 없는 눈물이 나와요. 이 양반은 지금 뭐 하고 있을까. 55년을 살았는데 사랑이겠어요? 인간의 정이라는 게 가슴 깊게, 아직까지도 뿌리 깊게 남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배우 엄앵란 씨(83)가 젊은 모습의 배우 고(故) 신성일 씨 사진 앞에 섰다. 서울 마포구 한국영화박물관에서 4일 열린 기획전시 ‘청춘 신성일, 전설이 되다’ 행사장이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지난해 11월 81세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이 한국 영화에 남긴 발자취를 기리기 위해 1960년대 청춘영화를 중심으로, 그가 출연한 영화 포스터 35점을 모으고 영화 ‘맨발의 청춘’(1964년) 속 의상과 주인공 서두수의 방을 재현했다. 행사 내내 지팡이에 의지했지만 엄 씨는 청춘으로 돌아간 듯 밝은 표정이었다. “‘로맨스 빠빠’(1960년)에서 만났어요. 무를 숭숭 썰어놓은 것 같은 남자가 나타나서 ‘네가 뭘 하겠니’ 생각했는데 눈을 크게 뜨고 막 (연기를) 하는데 ‘이 남자는 되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웃음) 엄 씨는 전시장에서 패션디자이너 노라노의 원피스를 입은 사진 속 여성을 가리키면서 “이게 나”라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는 영화 ‘맨발의 청춘’ 개봉 당시 청춘의 패션 아이콘이 된 고인의 흰 가죽 재킷과 청바지, 엄 씨의 더블 단추 원피스가 복원됐다. 신 씨가 타계한 후 처음으로 공식적인 자리에 나왔다는 엄 씨는 먼저 떠나보낸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숨기지 않았다. 엄 씨는 “울면 가는 사람 마음이 안 좋아서 못 간다”면서도 “오는 길에 진달래와 벚꽃을 보니 ‘이 사람아, 여기 드라이브나 시켜주고 장어에 소주나 사줬으면 더 아름다운 추억을 가졌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이어 “일만 하다 떠난 그 사람 일생이 불쌍하다”며 눈가를 닦았다. 엄 씨는 이번 전시가 남편이자 영화적 동반자로서 고인을 기리는 의미 있는 행사라고 강조했다. “우리 시절에는 딴따라라고, 헤프게만 봤는데 영화학교 예술학교 학생들이 한 번씩 돌아봤으면 좋겠어요. 후배들도 하면 이렇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어요.” 전시는 6월 30일까지 열린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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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문 구독료도 도서구입비처럼 소득공제를”… 신문협회 ‘신문의 날’ 기념세미나

    신문은 문화·공공 콘텐츠인 만큼 도서구입비, 공연관람비와 함께 신문 구독료에도 소득공제가 적용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신문협회가 제63회 신문의 날을 맞아 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기념세미나에서 김위근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은 “신문 구독자 및 비구독자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문 구독료 소득공제 필요성에 대해 3.4점(5점 척도 기준)으로 ‘필요성이 있다’고 인식했다”고 밝혔다. 응답자들은 신문 구독료에 대한 공제가 필요한 이유로 △도서구입비, 공연 관람비에 대한 소득 공제와 형평성을 맞춰야 하고 △신문시장 활성화가 필요하며 △국민이 다양한 정보에 접근하고 건전한 여론을 형성하는 수단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구독자의 47.5%는 구독료 소득공제가 생길 경우 지인에게 신문 구독을 추천하겠다고 응답했다”고 덧붙였다. 구독료 소득공제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종이·인터넷 신문 판매기관 전수조사 △카드·현금 등 결제 수단별 결제 정보 시스템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신문 구독료에 소득공제를 적용할 경우 장기적으로 세수가 증가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지선 서울시립대 교수는 “신문구독료 지출액에 대해 연간 30만 원 한도로 2018년부터 5년간 소득공제를 할 경우 세수 감소는 153억7000만 원으로 추정되지만 신문 산업의 활성화로 유관 산업인 광고 산업, 인쇄업의 매출이 증가해 법인세 확대로 이어질 수 있고 고용증대 등 부수적 경제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병규 신문협회 회장은 “정부는 문화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도서·공연 관람 등의 지출분에 대해 소득공제를 시행하고 있으나 우리 국민의 삶과 문화생활의 기본이 되는 신문에 대한 구독료는 소득공제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신문 독자에 대한 역차별로 인식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제도와 정책의 변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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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일 개봉 ‘바이스’… 넘버1 같은 넘버2 딕 체니를 통해 본 미국 정치의 민낯

    “부통령은 허수아비야. 대통령이 죽기만을 기다리는 자리잖아.” 미국 전 부통령 딕 체니(크리스천 베일)의 부인 린 체니(에이미 애덤스)의 말처럼 우리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영화 ‘바이스’를 본다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바이스’는 대통령보다 강력한 권력을 가졌던 부통령 딕 체니의 일대기를 담았다. 애덤 매케이 감독은 전작 ‘빅쇼트’(2016년)에서 2008년 세계를 뒤흔든 금융 위기의 뒷얘기를 그리며 미국 경제의 허상을 폭로했다. ‘빅쇼트’가 미국 금융 산업이 실은 거대한 거품이라는 것을 한 편의 사기극을 보는 것처럼 표현했다면 ‘바이스’는 체니 개인의 일대기를 통해 미국 정치 심장부의 부끄러운 민낯을 그렸다. 세상이 혼란스러울 때 기회를 엿보는 유령 같은 인물로 묘사된 체니와 그의 권력에 붙은 실세들이 평범한 이들의 삶을 뒤바꿀 엄청난 결정들을 아무렇지 않게 내리는 과정이 한 편의 블랙코미디로 묘사됐다. 체니와 그의 측근들은 부자들의 세금을 줄이고, 석유 재벌들과 결탁할 뿐 아니라 헌법과 국제협약을 무시하고 9·11테러에 대한 보복 조치로 이라크 침공을 감행한다. 당시 국무장관 콜린 파월, 국방장관 도널드 럼즈펠드, 국가안보보좌관 콘돌리자 라이스같이 쟁쟁한 인물들도 ‘무언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체니의 낮고 단호한 목소리에 허수아비처럼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인상적이다. 풍자와 유머는 감독의 전작보다 훨씬 대담해졌다. 체니가 부통령직을 수락하며 조지 W 부시(샘 록웰)와 담판을 짓는 장면은 와이오밍에서 낚시를 즐기던 자연인 체니의 모습과 교차되며 체니가 던지는 미끼를 덥석 무는 부시를 더욱 바보처럼 보이게 만든다.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지만 ‘만약 딕 체니가 동성애자인 딸을 위해 정계를 은퇴했더라면’이란 질문에 대답하듯 영화 중간 평화로운 음악과 함께 엔딩 자막이 올라가기도 한다. 체니 역을 위해 20kg을 찌우고 5시간이 넘는 분장을 감내한 베일과 애덤스 간 연기 합이 일품이다. 11일 개봉. ★★★(별 5개 만점)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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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짜뉴스 가려낼 10가지 체크리스트

    《가짜뉴스와 진짜뉴스가 뒤섞이고 거짓이 진실을 가리는 ‘탈(脫)진실’의 시대가 왔다. 세계 곳곳에선 가짜뉴스가 사회적 혼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전통 미디어와 정부, 연구단체가 손잡고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동아일보는 창간 99주년을 맞아 연세대 바른ICT연구소와 함께 최근 국내에서 유통된 가짜뉴스 101건의 특징을 분석했다. 그 결과, 가짜뉴스는 △언론사명과 기자 이름이 부정확하고 △실체를 알 수 없는 전문가나 참고 자료가 인용되며 △상식에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되는 등의 특징이 나타났다. 동아일보와 바른ICT연구소는 이를 바탕으로 뉴스 소비자들이 올바른 ‘팩트 체커(fact checker)’가 될 수 있도록 돕는 ‘가짜뉴스 체크리스트’를 제작했다. 2016년 대통령선거 시기부터 가짜뉴스의 폐해를 본격적으로 경험한 미국과 유럽은 뉴욕타임스와 같이 팩트 체크 경험과 취재력을 보유한 전통 미디어기업을 중심으로 팩트 체크 전문팀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뉴스 소비자들이 가짜뉴스의 또 다른 유포자가 되지 않도록, 언론사들이 나서 소비자 스스로 가짜뉴스를 분별할 수 있는 다양한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매체 이해력)’ 교육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국내외 현장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10일 총 157명을 태운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가 이륙 6분 만에 추락했다. 사건 이후 유튜브에는 ‘에티오피아항공 추락 영상’이 공유되기 시작했다. 도로에서 달리던 차가 추락하는 비행기를 찍은 영상, 항공기 기내에서 충격에 빠진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는 영상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다. 그러나 곧 이 영상들은 ‘가짜뉴스’인 것으로 판명 났다. 추락하는 비행기 영상은 몇 년 전 미군 군용기가 추락한 영상으로 드러났다. 요즘 유튜브는 그야말로 전쟁터다. 최근 유튜브 댓글 창에는 “악성 가짜뉴스 신고해서 유튜브 수익을 끊읍시다”라는 글이 끊임없이 공유되고 있다. 보수와 진보 성향의 정치 콘텐츠를 담은 유튜브 방송 리스트가 공유되며 서로 상대 진영의 유튜브에 있는 ‘신고하기’ 버튼을 눌러 방송을 차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누리꾼들이 보수 성향의 유튜브 방송 댓글에 ‘가짜뉴스’라고 댓글을 달거나 반대로 진보 성향의 방송에 몰려가 ‘신고하기’ 버튼을 조직적으로 누른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가짜뉴스를 차단해 달라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의도를 담아 만든 가짜뉴스가 텍스트와 동영상으로 빠르게 공유되는 시대, 인공지능(AI)과 딥러닝, 로봇 저널리즘과 같은 첨단기술을 활용한 가짜뉴스는 무서울 정도로 교묘해지고 있다. 동아일보는 창간 99주년을 맞아 연세대 바른ICT연구소(소장 김범수 교수)와 함께 뉴스 소비자들이 참고할 만한 ‘가짜뉴스 체크리스트’를 제작했다. ○ 딥페이크의 시대 진화하는 가짜뉴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당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김아랑 선수가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4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을 담은 카드뉴스가 전달됐다. 중간계측 기록과 메달 현황이 담긴 뉴스는 마지막에 ‘김아랑 선수,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말로 끝을 맺는다. 이 기사를 작성한 기사는 ‘로봇’이었다. 즉,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이 팩트를 모아 작성한 기사다. 2015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이준환 교수 연구팀은 로봇이 작성하는 텍스트 형식의 스포츠 기사로 주목을 받았다. 약 4년이 흐른 지금 로봇 기자는 더 정교해졌다. 최근 미국의 비영리 AI 연구기관 ‘오픈AI’는 새로 개발한 글쓰기 AI 시스템 ‘GPT-2’가 쓴 가짜기사를 보고 기겁을 했다. ‘핵물질을 실은 기차가 미국 신시내티에서 도난당했다’는 기사가 너무나 논리적으로 완벽하게 쓰여 있기 때문이었다. 연구진은 가짜뉴스로 사회가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생각에 결국 고심 끝에 AI 글쓰기 시스템을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딥페이크’로 불리는 동영상 분야의 가짜뉴스 기술도 빠른 속도로 발전 중이다. 미국에서는 버락 오바마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표정과 말투를 본뜬 가짜영상이 등장했으며, 중국에서는 사람과 똑같은 AI 앵커가 등장해 언론 조작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작성자가 의도를 가지고 만들어내는 ‘가짜뉴스’가 최근 빠른 속도로 발전 중인 ‘로봇 저널리즘’을 만나면 더욱 혼란스러운 상황을 야기할 수 있다. 2017년 다우존스가 ‘구글이 애플을 90억 달러에 인수한다’는 오보를 내보낸 것이 단적인 예다. 분초를 다퉈 돌아가는 주식시장은 이 뉴스에 즉각 반응해 당시 애플의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다우존스는 즉각 ‘기술적 오류’라며 사과하고 해당 기사를 삭제했다. 서울대 이준환 교수는 “데이터의 오류는 바로잡을 수 있지만 의도를 가지고 만들어낸 가짜뉴스는 더 큰 문제를 만들 수 있다”며 “로봇이 만드는 뉴스는 기사의 양이나 확산되는 속도 면에서 파급력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뉴스 수용자가 스스로 팩트체커 돼야” 동아일보는 연세대 바른ICT연구소와 함께 국내외 가짜뉴스 유형을 분석해 10개의 ‘가짜뉴스 체크리스트’를 제작했다. 김범수 소장은 “가짜뉴스에 속지 않으려면 뉴스 소비자가 먼저 적극적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며 “SNS를 통해 무차별적으로 전파되는 가짜뉴스 중심에는 뉴스를 전달받은 사람 역시 무차별적 유포의 고리에 속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선 언론사명, 기자 이름, 작성일이 명확한지 확인해야 한다. 기사에 인용된 전문가가 실체를 알 수 있는 인물인지도 검증해야 한다. 2016년 11월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급속히 퍼진 ‘영국과 일본의 저명한 정치학자들, 비정상적인 탄핵운동 지적’이라는 기사는 마치 기사 내용을 옮겨온 듯한 제목과 글의 작성 시기가 나와 있었지만 합성된 가짜뉴스인 것으로 드러났다. 글 속에 등장하는 정치학자 이름은 실존 인물이 아니라 게임과 애니메이션 속 허구의 인물들이었다. 앱마켓에서는 이 같은 가짜트윗이나 가짜뉴스를 합성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손쉽게 내려받을 수 있다. 이 같은 허위정보를 걸러내기 위해서는 믿을 만한 언론사에서 제공된 기사인지 확인해야 한다. 실제로 존재하는 언론사인지 확인하고 한국ABC협회 등 신문과 잡지, 웹사이트의 매체량을 나타내는 공신력 있는 사이트를 통해 교차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유포된 루머는 △불확실하고 애매한 표현 △오타와 어색한 문장 △‘이유를 불문하고 공유해 주세요’라는 문구가 자주 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짜뉴스의 형태를 모방한 가짜뉴스는 어색한 레이아웃과 오타, 어색한 문장 등이 특징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같은 글은 메신저앱을 통해 자주 유통되는 ‘휴대전화 요금할인 20%’ 글이나 ‘오늘부터 시행되는 교통법규입니다’와 같이 주기적으로 반복 유통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특정 집단이 의도를 가지고 유통시키는 기사는 기사의 진위와 관계없이 출처가 불분명한데도 공유 수가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일반적인 상식에 어긋나는 기사인지도 살펴야 한다. 다우존스의 ‘구글, 애플 인수’ 기사의 경우 ‘90억 달러’라는 인수금액이 애플의 실제 시가총액(현재 기준 약 8000억 달러)에 비해 터무니없어 금세 오류로 드러난 사례다. 이 밖에도 △기사 제목이 자극적인지 △특정 집단의 입장만 편파적으로 옹호하는지 등을 살펴보면 가짜뉴스의 함정에 빠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조사를 진행한 바른ICT연구소 김보라 교수는 “내 생각과 일치하는 뉴스 기사만 보다 보면 자기 믿음을 확인시켜 주는 확증편향에 빠지기 쉽고 가짜뉴스에 취약한 뉴스 소비자가 되기 쉽다”며 “평소에 정보의 교차 검증을 통해 다양한 관점을 가진 정보를 습득하고 균형감각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커지는 전통 언론의 팩트체크 역할 가짜뉴스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취재 인력과 사실 검증 노하우를 보유한 전통 언론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팩트를 검증해 알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뉴스 수용자들은 사설 정보지, 오보, 칼럼까지 가짜뉴스로 인식하는 만큼 기존 언론이 사실과 거짓 정보를 정확히 바로잡아 주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등장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취재의 능력, 분석에 있어서 숙련된 기자들이 많은 기성 언론은 뉴미디어 시대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양승목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가짜뉴스로 인한 사회적 혼란을 막기 위해 저널리즘 훈련을 받은 기성 언론이 팩트체크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정은령 서울대 SNU팩트체크센터장은 “수용자들의 정보 접근권이 강화하는 현실에서 전통 언론이 나서서 정보를 공개하고 독자들과 투명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기자들이 적극적으로 기사에서 활용한 근거 자료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면 독자들과 더욱 잘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서현 baltika7@donga.com·신규진 기자}

    • 2019-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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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진실을 담은 사진은 우리를 변화시킨다”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에서 미국 국경수비대가 쏜 최루탄을 피하는 온두라스 여성. 그리고 그 여성의 양손에 이끌린 어린아이들의 손. 아이들은 기저귀 차림이었고 엄마인 이 여성은 아이러니하게 ‘겨울왕국’의 두 공주 엘사와 안나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있다. 이 사진 한 장으로 저자는 2019년 로이터통신 ‘올해의 사진’ 등 여러 보도사진상을 수상했다. 저자는 이 사진에서 ‘사진의 미래’를 찾았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싶어 한다는 것을. 그리고 진실한 이야기를 담은 사진은 사람들의 양심을 움직인다는 것을. 20년간 현장을 누빈 로이터통신 사진기자인 저자가 풀어내는 유명한 사진들의 뒷이야기를 읽는 맛이 쏠쏠하다. 사진의 역사를 나열했거나 이론적으로 설명한 책도 아니다. 그러나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사진이 왜 우리에게 필요한지, 사진에 담긴 이야기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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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 나는 코끼리 ‘덤보’ 컴백… 여전히 가슴 뭉클

    하늘을 나는 코끼리 ‘덤보’가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실제 코끼리가 연기하는 듯한 실사 영화다. 디즈니가 1941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코끼리 ‘덤보’ 이후 78년 만이다. 망해가는 서커스단에 손님을 끌어들일 유일한 희망 아기 코끼리가 태어났다. 큰 귀로 뒤뚱거리는 ‘덤보’는 실망만 안기고 서커스단의 천덕꾸러기가 됐다가 그 큰 귀로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다시 서커스단의 희망으로 떠오른다. 서커스단에서 팔아버린 엄마를 찾기 위해 친구 밀리, 조와 화려한 놀이동산 드림랜드로 향하지만 덤보와 친구들 앞에는 반데비어(마이클 키턴)가 이끄는 쇼 비즈니스 세계의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 ‘덤보’는 무언가 하나씩 결핍된 서커스단의 이야기다. 날개처럼 큰 귀를 가진 아기 코끼리 덤보, 전쟁에서 팔 하나를 잃은 왕년의 서커스 스타 홀트(콜린 패럴), 엄마를 잃은 밀리(니코 파커)와 조(핀리 호빈스), 몰락한 서커스단을 꾸역꾸역 운영해 가는 메디치(대니 드비토)가 좌충우돌 일으키는 사건을 따라가다 보면 부족한 사람들이 끈끈하게 뭉쳐 만들어내는 ‘가족’의 가치를 다시 확인할 수 있다. 팀 버턴 감독은 스스로 드림랜드의 반데비어가 된 듯 스크린 전체를 화려한 서커스장의 볼거리로 채웠다. 특유의 동심과 상상력을 극대화하고 그로테스크함은 줄여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덤보의 날갯짓으로 올해 개봉이 예정된 실사 버전 ‘라이온 킹’, ‘알라딘’에도 자연스레 기대가 모아진다. 라이온 킹의 아기 사자 심바를 기억하고 알라딘의 환상적인 주제곡을 따라 부르던 부모 세대가 아이 세대와 함께 이야기할 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덤보는 눈빛 하나로 약 80년이 지난 스토리에도 여전히 뭉클함이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한다. 온 세상 동물 중 오직 코끼리만이 가진 깊고 맑은 눈빛으로 대사 한마디 없이 엄마와 헤어지는 슬픔, 하늘을 나는 기쁨, 위험에 빠진 친구들을 위한 용기를 오롯이 표현해냈다. 27일 개봉. ★★★★(★5개 만점)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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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을 나는 아기 코끼리 ‘덤보’가 실사로? 여전히 뭉클한 스토리에…

    하늘을 나는 코끼리 ‘덤보’가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실제 코끼리가 연기하는 듯한 실사 영화다. 디즈니가 1941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코끼리 ‘덤보’ 이후 78년 만이다. 망해가는 서커스단에 손님을 끌어들일 유일한 희망 아기 코끼리가 태어났다. 큰 귀로 뒤뚱거리는 ‘덤보’는 실망만 안기고 서커스단의 천덕꾸러기가 됐다가 그 큰 귀로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다시 서커스단의 희망으로 떠오른다. 서커스단에서 팔아버린 엄마를 찾기 위해 친구 밀리, 조와 화려한 놀이동산 드림랜드로 향하지만 덤보와 친구들 앞에는 반데비어(마이클 키튼)가 이끄는 쇼 비즈니스 세계의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 ‘덤보’는 무언가 하나씩 결핍된 서커스단의 이야기다. 날개처럼 큰 귀를 가진 아기 코끼리 덤보, 전쟁에서 팔 하나를 잃은 왕년의 서커스 스타 홀트(콜린 파렐), 엄마를 잃은 밀리(니코 파커)와 조(핀리 호빈스), 몰락한 서커스단을 꾸역꾸역 운영해가는 메디치(대니 드비토)가 좌충우돌 일으키는 사건을 따라가다 보면 부족한 사람들이 끈끈하게 뭉쳐 만들어내는 ‘가족’의 가치를 다시 확인할 수 있다. 팀 버튼 감독은 스스로 드림랜드의 반데비어가 된 듯 스크린 전체를 화려한 서커스장의 볼거리로 채웠다. 특유의 동심과 상상력을 극대화하고 그로테스크함은 줄여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덤보의 날갯짓으로 올해 개봉이 예정된 실사 버전 ‘라이온 킹’, ‘알라딘’에도 자연스레 기대가 모아진다. 라이온 킹의 아기 사자 심바를 기억하고 알라딘의 환상적인 주제곡을 따라 부르던 부모세대가 아이세대와 함께 이야기 할 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덤보는 눈빛 하나로 약 80년이 지난 스토리에도 여전히 뭉클함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한다. 온 세상 동물 중 오직 코끼리만이 가진 깊고 맑은 눈빛으로 대사 한마디 없이 엄마와 헤어지는 슬픔, 하늘을 나는 기쁨, 위험에 빠진 친구들을 위한 용기를 오롯이 표현해냈다. 27일 개봉. ★★★★(★5개 만점) 이서현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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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나가는 ‘실버 콘텐츠’ 젊은층도 엄지 척… 덕화TV-주현미TV-수미네 반찬 등

    “우리 PD님, 작가님들도 머리숱이 그렇게 넉넉하지 않아!” 유튜버로 변신한 중견 배우 이덕화(67)가 자신이 광고모델을 하는 가발 업체에 들어섰다. 제작팀에 가발을 선택하는 노하우를 전수하며 ‘셀프 디스’를 하는 이 영상은 유튜브에 올라온 지 일주일 만에 조회수가 1만 건을 넘었다. 이덕화가 올해 1월부터 개설한 유튜브 ‘덕화TV’의 한 장면이다. 최근 이덕화의 ‘가발 언박싱(공개)’ 에피소드 예고로 ‘덕화TV’는 구독자가 5만 명을 넘어섰다. 이덕화, 가수 주현미(58) 등 중장년층이 만드는 ‘실버 콘텐츠’가 젊은층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중견 방송인들은 오랜 기간 쌓아온 연륜에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다른 신선한 이미지를 더해 기존 팬 층인 50, 60대뿐 아니라 유튜브의 주요 시청층인 10∼30대도 동영상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주현미는 지난해 말 유튜브에 ‘주현미TV’를 개설해 팬들이 요청하는 다양한 트로트를 들려주고 있다. ‘신사동 그 사람’ 같은 본인의 히트곡 외에도 ‘황성옛터’ ‘목포의 눈물’ 등 1920, 30년대 노래도 선보인다. 트로트를 홍보할 무대가 줄어서 방송을 시작했지만 보는 이들은 트로트의 주 소비층인 50∼70대를 넘어 젊은층까지 다양하다. ‘이 노래를 들으면 할머니랑 손잡고 시장 가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신사동 그 사람)거나 ‘친정아버지가 일기장에 가사를 적어 놓고 부르시던 노래’(울고 넘는 박달재)라는 댓글은 나이에 관계없이 노래를 통해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배우 김수미(70)가 반찬을 소개하는 tvN 예능 ‘수미네 반찬’은 지난해 6월 방송을 시작한 이후 꾸준히 화제성을 유지하고 있다. ‘쎈 언니’ 이미지를 가진 김수미가 집 반찬을 넉넉하고 인심 좋게 소개한다. 어머니가 만든 집밥에 대한 향수가 있는 1인 가구가 늘면서 호응을 얻고 있는 데다 주요 레시피가 동명의 책으로도 발간돼 베스트셀러 대열에 진입했다. 실버 콘텐츠의 대표 주자로는 구독자 수 79만 명을 보유하며 파워 유튜버로 자리 잡은 박막례 할머니(72)가 꼽힌다. 구수한 입담과 진솔한 매력에 연륜이 만든 여유가 더해지면서 손자 세대까지 아우르는 넓은 팬층이 형성됐다. 최근 KBS 전국노래자랑에서 가수 손담비의 ‘미쳤어’를 재해석해 화제가 된 ‘할담비’ 지병수 씨(77)의 동영상이 젊은 세대 사이에서 화제가 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런 트렌드는 복고에 새로운 감성을 더해 재해석한 ‘뉴트로(뉴레트로)’로 풀이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덕화나 김수미, 주현미의 과거 전성기를 기억하는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이나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신선한 재미를 준다”며 “여러 세대가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것이 실버 콘텐츠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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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덕화·주현미가 유튜브에 떴다?…성공하는 ‘실버 콘텐츠’ 비결은

    “우리 PD님, 작가님들도 머리숱이 그렇게 넉넉하지 않아!” 유튜버로 변신한 중견배우 이덕화(67)가 자신이 광고 모델을 하는 가발 업체에 들어섰다. 제작팀에게 가발을 선택하는 노하우를 전수하며 ‘셀프 디스’를 하는 이 영상은 유튜브에 올라온 지 일주일 만에 조회수가 1만 건을 넘었다. 중견배우 이덕화가 올해 1월부터 개설한 유튜브 ‘덕화TV’의 한 장면이다. 최근 이덕화의 ‘가발 언박싱(공개)’에피소드 예고로 ‘덕화TV’는 구독자가 5만 명을 넘어섰다. 배우 이덕화, 가수 주현미 등 중장년층이 만드는 ‘실버 콘텐츠’가 젊은층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중견 방송인들은 오랜 기간 쌓아온 연륜에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다른 신선한 이미지를 더해 기존 팬 층인 50, 60대 뿐 아니라 유튜브의 주요 시청층인 10~30대도 동영상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주현미(58)는 지난해 말 유튜브에 ‘주현미TV’를 개설해 팬들이 요청하는 다양한 트로트를 들려주고 있다. ‘신사동 그 사람’ 같은 본인의 히트곡 외에도 ‘황성옛터’, ‘목포의 눈물’ 등 1920~1930년대 노래도 선보인다. 트로트를 홍보할 무대가 줄어서 방송을 시작했지만 보는 이들은 트로트의 주 소비층인 50~70대를 넘어 젊은층까지 다양하다. ‘이 노래를 들으면 할머니랑 손잡고 시장 가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신사동 그 사람)거나 ‘친정아버지가 일기장에 가사를 적어놓고 부르시던 노래’(울고 넘는 박달재)라는 댓글은 나이에 관계없이 노래를 통해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배우 김수미(70)가 반찬을 소개하는 tvN 예능 ‘수미네 반찬’은 지난해 6월 방송을 시작한 이후 꾸준히 화제성을 유지하고 있다. ‘쎈 언니’ 이미지를 가진 김수미가 집 반찬을 넉넉하고 인심 좋게 소개한다. 어머니가 만든 집밥에 대한 향수가 있는 1인 가구들이 늘면서 호응을 얻고 있는데다 주요 레시피가 동명의 책으로도 발간돼 베스트셀러 대열에 진입했다. 실버 콘텐츠의 대표 주자로는 구독자수 79만 명을 보유하며 파워 유튜버로 자리 잡은 박막례 할머니(72)가 꼽힌다. 구수한 입담과 진솔한 매력에 연륜이 만든 여유가 더해지면서 손자 세대까지 아우르는 넓은 팬층이 형성됐다. 최근 KBS 전국노래자랑에서 가수 손담비의 ‘미쳤어’를 재해석해 화제가 된 ‘할담비’ 지병수 씨(77) 동영상이 젊은 세대 사이에서 화제가 된 것 같은 맥락이다. 이런 트렌드는 복고에 새로운 감성을 더해 재해석한 ‘뉴트로(뉴 레트로)’로 풀이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덕화나 김수미, 주현미의 과거 전성기를 기억하는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이나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신선한 재미를 준다”며 “여러 세대가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것이 실버 콘텐츠의 강점이다”고 말했다. 이서현기자 baltika7@donga.com}

    • 2019-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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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룹모임으로 이모티콘으로… 답답한 속마음 풀어줘요

    22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사무실. 주말의 시작을 알리는 시간이었지만 서로 얼굴을 모르는 30대 직장인 5명이 모였다. 어색한 침묵이 흐른 후 사회자가 정적을 깼다. “최근 여러분이 느낀 감정이 적힌 카드를 골라 볼까요.” ‘짜증나는’ ‘서운한’ ‘안도감’ ‘행복’ 등 50여 개의 감정이 표현돼 있는 다양한 카드를 저마다 꺼내들었다. 모임에 참여한 기자 역시 ‘답답한’ ‘화남’ ‘홀가분한’ 등의 카드를 선택했다. “도무지 맞지 않는 상사와의 갈등 끝에 회사를 그만뒀죠. 하지만 지금은 가족들만 더 힘들게 하는 건 아닌지 원망스럽고, 답답한 마음을 풀어낼 수가 없네요.” “‘망했어’라는 말이 언제부턴가 입에서 사라지질 않아요. 원래 꿈꿨던 목표가 계속 수정되고, 아이를 낳은 지금은 새로운 도전이 가능할까 걱정이 돼요.” 시간이 조금씩 흐르자 각자의 속마음을 내비치기 시작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 마음속 느껴지는 감정이 있지만 정작 어떻게 표현하고, 풀어내야 할지 모르고 있던 것. 한 참가자는 울컥하며 직장생활의 고충을 털어놨고, 다른 이들은 “나 역시 그랬다”며 위로와 공감의 말을 건넸다. 3시간여의 시간이 흘렀다. 기자를 포함한 참가자 5명은 홀가분한 얼굴로 문을 나섰다. 이 모임을 만든 이남희 스트레스 컴퍼니 대표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제대로 풀지 못해 늘 답답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2013년부터 감정 제어와 해소를 돕는 모임과 굿즈를 판매하는 회사를 설립했다”며 “특히 올해 들어 참가자들이 늘고 있는데, 스트레스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2030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최근 쉽사리 마음을 털어놓지 못하고, 감정 표현에 두려움을 느끼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화가 쌓이면 병이 나는 법. 응축된 감정을 대신 풀어주는 상품, 서비스, 대중문화 콘텐츠들 역시 덩달아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른바 ‘감정 대리 사회’다. 이 같은 현상은 ‘카카오톡’ 등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메신저 프로그램에서 말 대신 이모티콘으로 대화하는 모습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4일 카카오에 따르면 2012년 4억 건에 불과했던 월간 이모티콘 발송량은 2013년 12억 건, 2015년 20억 건으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무려 22억 건에 달했다.카카오 관계자는 “5, 6년 전만 하더라도 잘 그려진 이모티콘이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에는 정교하진 않지만 기쁨, 슬픔 등의 감정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이모티콘이 각광받고 있다”며 “이모티콘으로 감정을 대신 전달하는 경우가 증가하다 보니 메시지 전달력, 표현력 등이 주요 심사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대신 상사 욕해주는 페이지’ ‘대신 찌질한 페이지’ 등 감정 대행 사이트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연을 소개하거나 대표적인 스트레스 사례 등을 익살스럽게 표현하는 글을 게시하는 방식으로, 적게는 수천 명에서 많게는 수만 명의 구독자를 자랑한다. 출판계와 가요계에서는 감정 상태에 맞는 책과 음악을 소개해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김지호 경북대 심리학과 교수는 “자기감정의 적절한 발산법을 익혀 나가지 못한 현대인이 증가하면서 감정 대리 관련 산업 역시 인기를 끄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 같은 상품과 서비스 역시 근본적으로 감정 조절을 해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스스로 감정을 제어할 수 있는 훈련과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원모 onemore@donga.com·이서현 기자}

    • 2019-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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