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봄을 맞은 한국에서는 여성스러우면서도 심플한 굽 낮은 신발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겨울 동안 지겹게 신었던 부츠를 신을 때 느끼지 못했던 땅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슈즈들이다. ▽발레리나=플랫 슈즈에서 발레리나 스타일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애초에 발레리나 슈즈에서 영감을 받은 앞코가 동그란 모양의 신발이 플랫 슈즈의 대명사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레페토①’의 봄여름 컬렉션은 1980년대 모던댄스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파스텔 톤과 강렬한 여름 색깔이 주를 이룬다. 소재도 다양해졌다. 올록볼록한 캐비아 효과가 가미된 송아지 가죽에서부터 스웨이드 재질의 점자 문양 램 스킨, 리본 디자인의 염소 가죽 스웨이드, 데님 소재 등이 그것. 표범무늬 프린트, 스트라이프 프린트 등 소재의 패턴도 다양해졌다. ‘핏플랍’이 최근 선보인 플랫 슈즈 ‘듀에②’는 발레리나 슈즈를 연상시키는 여성스러운 라인에 4cm 굽이 숨어 있는 독특한 신발이다. 안쪽에 쿠션을 넣은 듯한 편안한 느낌이 특징이다. 숨어 있는 굽 덕분에 다리가 길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천과 가죽 소재에 노란색, 빨간색 등 선명한 색깔을 적용해 활동적으로 보인다. ▽로퍼=발레리나 스타일의 플랫 슈즈가 클래식이라면 로퍼는 가장 뜨거운 ‘아이돌 가수’가 아닐까. 지난해 해외 유명 브랜드에서 예술적인 디자인의 로퍼를 내놓으면서 발등에 각종 장식이 수놓아진 로퍼가 가장 트렌디한 아이템으로 뜨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신고 벗기 쉬워 ‘게으른 사람’이라는 속뜻을 담고 있는 로퍼는 안 꾸민 듯 시크한 스타일을 완성하기에 좋은 아이템이다. 바지 밑단을 살짝 접어 발등과 가는 발목을 보여주면 섹시해 보이기도 한다. ‘에스콰이아’는 트렌디한 데님 로퍼③를 제안했다. 데님 소재를 슈즈에 적용해 독특할 뿐 아니라 1cm 두께의 패드가 들어 있어 키가 작아 보일 수 있는 단화의 단점을 자연스럽게 보완했다. 구두 편집매장 ‘라꼴렉시옹’에서 선보이는 스페인 고급 브랜드 ‘페드로 가르시아’는 특유의 부드러운 카스토로 소재의 기본 스타일 로퍼를 선보였다. 봉제선이 없이 부드럽게 발을 감싸는 페드로 가르시아의 로퍼는 갈색, 파란색 등으로 나와 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10일(현지 시간) 중국 상하이는 패션의 도시로 탈바꿈했다. 두 가지 주요 행사가 열렸기 때문이다. 10∼17일 열린 상하이 패션위크와 9∼11일 열린 상하이 구두박람회(미캄) 덕분이다. 특히 올해 첫 회를 맞은 상하이 미캄은 여러모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미캄은 원래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일 년에 두 번 열리는 세계 최대의 국제 구두박람회다. 이탈리아 신발제조협회(ANCI) 등이 주최가 돼 열리는 미캄은 신발 유통업체라면 반드시 참여해야 할 ‘성지’로 꼽힌다. 밀라노 패션위크 시즌마다 30여 개국 160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하기 때문이다. 미캄은 대대로 이어지는 이탈리아 구두 명가들이 주축이 되는 축제라 언제나 콧대가 높았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이나 중국 바이어들이 사진이라도 찍으려고 하면 “카피하려는 거냐”며 내쫓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그런 미캄이 무시하던 아시아 시장에 먼저 다가가기 위해 상하이에 미캄을 론칭했으니 화제를 불러일으킬 만했다. 10일 찾은 상하이 전시센터에는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고 싶어 하는 ‘숨은’ 이탈리아, 스페인, 브라질 등의 브랜드 250여 개가 바이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규모는 작았지만 참여 업체들의 기대는 컸다. 중국의 잠재적인 중산층 소비자는 3억 명에 달하며 2011년 유럽연합(EU)은 중국에 신발 690만 켤레를 팔았다. 이는 전년 대비 40.4% 늘어난 수치다. 판매금액으로 따지면 52.3% 늘었다. 기미 발디나니 ANCI 부회장은 지난해 상하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캄을 세계 시장에 론칭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떠올린 장소는 상하이였다”며 “최초로 열리는 미캄 상하이가 신발 업체들이 (아시아에서) 성공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A style은 최초로 열리는 미캄 상하이 현지에서 올 가을겨울 신발 트렌드를 감지해봤다. 컴포트화 운도남녀(운동화를 신고 출근하는 도시 남녀) 트렌드가 세계를 지배하는 듯했다. 그만큼 편하게 신을 수 있는 컴포트화 브랜드들이 눈에 띄었다. 대표적인 곳이 바이네르. 이탈리아 브랜드지만 유럽 이외의 시장에서는 한국회사인 ‘안토니’가 운영하는 대표적인 컴포트화 브랜드다. 이번 상하이 미캄에 유일하게 참여한 한국 업체였다. 한국에서는 발이 편한 특징 때문에 중장년층을 위한 신발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20, 30대를 위한 다양한 디자인이 많았다. 젊은층도 중장년층 못지않게 편한 신발을 찾기 때문이다. 현지 바이어들도 뒤축에 크리스털이 박힌 부드러운 가죽 소재의 워커, 편안한 웨지 힐 등에 관심을 보였다. 빨간색 메리제인슈즈 스타일의 귀여운 디자인도 눈에 띄었다. 올겨울도 한파를 예상한 듯 털이 들어간 패딩 부츠도 여럿 선을 보였다. 남성 신발은 ‘보트 슈즈’처럼 디자인과 편안함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제품이 나와 있었다. 가을겨울 시즌이지만 색깔이 화려해진 것도 특징. 노란색과 파란색이 대조를 이루는 남성 신발도 눈에 띄었다. 김원길 안토니 대표는 “상하이 미캄은 바이네르의 중국 진출을 위한 첫걸음”이라며 “당장 중국 백화점에 파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함께할 파트너를 찾아 중국 소비자들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섹시한 슈즈의 대명사 ‘체사레 파초티’의 스포티 라인인 ‘4US 체사레 파초티’도 바이어들의 주목을 받았다. 요즘 유행에 따라 하이탑(목까지 올라오는 신발) 스니커즈에 주얼리를 박은 화려한 장식의 제품이 주를 이뤘다. 클래식 이탈리아가 주축이 된 구두 박람회인 만큼 클래식 수제화 브랜드들도 아시아 바이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100여 년 역사의 ‘프란체스케티’는 글로벌 유명 브랜드는 아니었지만 신발을 아는 사람들은 단번에 ‘잘 만든 구두’라고 못을 박았다. 반들반들하게 가공한 소가죽을 겹겹이 손으로 스티치 작업한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클래식 구두였다. 40년 구두 ‘달인’인 김원길 안토니 대표도 “이런 구두는 한국에서 잘 못 만든다. 굉장히 잘 만든 구두”라고 말했다. 프란체스케티 관계자는 “단독매장은 없지만 주요 편집매장에서 팔고 있다”며 “독일과 러시아 등지에서 클래식 구두가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트렌디한 이탈리아 고급 브랜드 ‘발디니니’는 트렌드와 클래식을 모두 엿볼 수 있는 제품을 선보였다. 불황 탓에 오래 신을 수 있는 클래식 열풍이 구두에도 불고 있는 셈이다. 전체적으로 클래식하되 구두 굽에 보석이나 색다른 디자인을 입히는 트렌드도 올 가을겨울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하이=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글로벌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 유니클로가 SK네트웍스의 여성복 브랜드 오즈세컨과 함께 만든 옷을 세계 시장에서 판매한다고 16일 밝혔다. 유니클로는 그동안 언더커버와 질샌더, 띠어리 등 글로벌 유명 브랜드와 손을 잡아왔지만, 국내 브랜드와 협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즈세컨은 디자인을, 유니클로는 생산과 판매를 담당할 예정이다. 협업 상품의 판매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13개국의 1000개 매장에서 이뤄진다. 협업라인의 첫 제품은 12종의 원피스다. 이 제품들은 벨트를 매는 위치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리틀 밴드 드레스’ 스타일이다. 한국에서 22일 출시되며 이후 해외에서 국가별로 시판된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유니클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니콜라 포미체티 씨가 미국 뉴욕에 진출해 있는 오즈세컨 제품을 보고 협업을 타진해 왔다”며 “이번 협업은 오즈세컨을 해외 시장에 잘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최근 식품업계에서는 이른바 ‘씨스타’가 화제다. 걸그룹 이름이 아니다. 캠핑이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캠핑용 식품으로 인기를 끌었다는 뜻의 ‘C(Camping·캠핑) 스타’를 말한다. 15년 이상 별 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던 제품이 캠핑과 만나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기도 한다. 대표적인 제품이 찌개양념인 CJ제일제당의 ‘백설 다담’ 시리즈다. 지난해 캠핑 열풍에 발맞춰 다양한 이벤트를 펼친 결과 2011년 매출 180억 원 수준에서 지난해 250억 원으로 훌쩍 뛰었다. 백설 다담은 CJ제일제당이 1997년 시장에 선보인 제품. 간편하게 찌개를 끓여 먹을 수 있어 혁신적인 제품으로 주목 받았지만 당시만 해도 주부들이 가공식품을 구매해 찌개를 끓여 먹질 않아 매출은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15년 동안 빛을 못 보던 백설 다담을 살린 것은 캠핑이었다. 캠핑과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백설 다담이 야외에서 간편하게 찌개를 끓여 먹기 위한 필수품이 된 것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4월부터 연말까지 전국의 캠핑장을 돌며 약 2억 원 상당의 게릴라 샘플링 행사를 진행했다. 단순히 제품을 제공한다는 차원을 넘어 매주 주말 소비자들과 만나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반영하는 데 주력했다. 실제로 현장에서 ‘캠핑장에서 끓여 먹을 수 있는 된장찌개가 없다’는 말을 들은 직원들은 곧바로 제품 개발에 착수해 ‘백설 다담 정통된장찌개’ 신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백설 다담은 현재 정통된장찌개와 부대찌개, 바지락 순두부, 냉이된장, 뚝배기 청국장, 쇠고기우렁 강된장, 얼큰 매운탕 등 총 7종의 양념을 팔고 있다. CJ제일제당 백설 다담 담당 박현웅 부장은 “지난해 캠핑 시즌 동안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캠핑장에서만 100일 이상 지내며 백설 다담 알리기에 노력했다”며 “회사 업무시간 외에는 캠핑장에서 살다시피 하니 가족들이 힘들어하기도 했지만 다담을 국내 대표 캠핑식품으로 자리매김해 기쁘다”고 밝혔다. 캠핑시장은 지난해 4000억 원 수준에서 올해 8000억 원까지 커지고, 올해 캠핑 인구도 250만 명 이상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CJ제일제당은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기 위해 지난달 30, 31일 이틀 동안 경기 가평 ‘휴림 캠핑장’에서 ‘Thank 休(휴) 캠핑행사’를 열었다. 식품 브랜드가 캠핑행사를 주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순히 캠핑족들에게 장소를 제공한다는 의미보다는 편안한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고, ‘백설 다담’을 활용한 다양한 캠핑음식을 즐길 수 있는 행사로 준비했다. 국가대표 셰프들이 다양한 캠핑요리를 시연하고, 캠핑족들도 본인만의 캠핑요리를 선보여 다같이 어울리는 다담 요리축제의 장으로 메인 이벤트를 구성했다. 또 살림장만 퀴즈대회, 룰렛게임, 가족사진 촬영, 가족체조 프로그램 등 이색적인 프로그램이 가족들의 인기를 끌었다. 단독 캠핑행사를 시작으로 ‘백설 다담’은 이달 중순부터 연말까지 이동식 밥차(일명 ‘다담카’)를 운영해 전국 캠핑장을 돌며 제품 샘플링과 시식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 부장은 “올해는 좀더 다양한 소비층 확대를 위한 이색적인 마케팅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소비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하며 그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과 레시피 개발에 힘쓰겠다”고 밝혔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퇴근 안 해요? 아가씨 때문에 빌딩 불도 못 끄고 이게 뭡니까?” 가느다란 실만 보고도 어떤 모양의 니트를 만들 수 있을지 머릿속에서 그려졌다. 혼자 남아 야근하면 ‘빨리 퇴근하라’고 짜증내는 경비실 아저씨와 싸우고, 택시비로 월급의 반을 날려도 옷을 만드는 게 좋았다. 서른 살 무렵 여성복 업계의 ‘삼성’으로 불리는 한섬의 니트디자인팀장으로 일하던 정수미 씨(45)는 자신만만했다. 인기 영캐주얼 브랜드인 ‘시스템’ 매출의 절반이 그녀가 만든 니트에서 나왔다. 회사에서 절대적인 신임을 받았지만 32세이던 2000년 사표를 냈다. 유학파와 명문대 출신이 즐비한 한섬에서 지방대 출신으로 승승장구했지만 자기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꿈이 컸다. 정 씨는 니트 브랜드 ‘수미수미’로 이달 초 롯데백화점 서울 본점 ‘더 웨이브’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를 냈다. 니트 하면 할머니 옷이 떠오르기 마련인데 수미수미는 다양한 색깔과 신선한 디자인이 돋보여 젊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다른 매장보다 세 배 이상 많다. 한섬에 사표를 낸 지 13년 만이었다. 정 씨는 “혼자 사업을 하다 빚더미에도 앉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다 도움이 되는 실패였다”고 말했다. 2000년 당시 회사를 그만두고 니트 프로모션(일종의 디자인 제조) 사업을 시작하자 주문서가 밀려들었다. 한섬 출신 니트 디자이너가 사업을 한다니 주요 여성복 브랜드들이 디자인과 제조를 의뢰해왔다. 동대문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지인을 도울 때는 장사가 너무 잘돼 바구니로 돈을 쓸어 담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 지인이 뒤통수를 쳤다. 정 씨는 “지인에게서 투자를 받아 매장을 냈는데 투자 계약서에 매일 일정액을 줘야 하는 등 말도 안 되는 조항이 들어 있었다”며 “장사가 잘돼도 밑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 1년도 안 돼 빚잔치를 했다”고 말했다. 아파트를 팔아야 했다. 단추회사 등 거래처 사업자들이 그녀를 돈 떼어먹은 사기꾼으로 몰아붙이기도 했다. 실패는 아팠다. 우울증에 걸려 밖으로 나가지 않고 집안에만 머물렀다. 그때 그녀를 바깥세상으로 이끈 사람은 친정엄마 같았던 한섬의 문미숙 감사와 초등학교 동창인 남편이었다. 매일 마지막까지 사무실에 남아있던 그녀를 아낀 한섬에서 회사로 다시 돌아오라고 권한 것이다. 2003년 ‘마인’ 니트팀장으로 한섬에 돌아왔지만 꿈은 여전히 마음속에 있었다. 2005년 남편과 함께 ‘짜임’이라는 니트 프로모션 회사를 세우고 철저하게 준비해 지난해 ‘수미수미’를 론칭했다. 그녀는 롯데백화점 니트 브랜드 매장인 ‘니트앤노트’에서 매출 1등 상품을 만들고 캐시미어 스웨터 1만 장 ‘완판’ 신화를 일으킨 실력파라 롯데 측에서 적극적으로 팝업스토어 개설을 제안했다. 롯데는 하반기 수미수미의 단독 매장 입점을 검토하고 있다. 정 씨가 목표로 삼고 있는 시장은 해외다. 지난해부터 프랑스 파리 패션박람회 ‘후즈 넥스트’, 미국 컨템퍼러리 박람회 등에 나가 수미수미 옷을 10만 달러어치 이상 팔았다. 그는 “그림의 떡 같은 ‘작품’보다 많은 사람이 즐겨 입는 ‘상품’을 만드는 게 꿈”이라며 “나이와 관계없이 꾸준히 해외 시장을 두드리고 세계 최고의 니트 브랜드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공매도 세력에 질린 울분인가, 계획된 시나리오인가. 국내 ‘샐러리맨 신화’를 대표하는 인물로 꼽히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56)이 보유 주식 전량을 다국적 제약회사에 매각하겠다는 극약 처방을 내린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 회장은 “지쳤다.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밝히면서도 투기 세력과 이를 묵인한 금융 당국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증권가와 바이오 업계는 향후 어떤 파장이 미칠지 관심을 보이면서 매각 결정의 이면에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닌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2년간 온갖 악성 루머 시달려” 셀트리온 측은 투기적 공매도 세력이 온갖 허위 사실과 루머를 유포한 것이 서 회장의 결정에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공신력 있는 다국적 제약회사에 경영권을 넘겨주면 공매도 세력의 루머에 휘둘리지 않고 회사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회사 측이 공개한 악성 루머는 다양했다. 신약 개발과 관련해 임상시험에 착수조차 하지 않았는데도 ‘환자 사망설’이 유포됐다. 임상시험이 성공하면 ‘허가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소문도 퍼졌다. 서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투기적 공매도는 악(惡)”이라며 “나로 인해, 나의 결정으로 인해 공매도 세력이 발붙이지 못하게 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서 회장 개인에 대한 음해도 컸다고 했다. 미국 도주설, 건강 악화설이 연이어 나왔다. 최근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의 돈이 투자자금으로 쓰였다는 소문까지 돌았다고 서 회장은 털어놓았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최근 2년간 하루 거래량 대비 공매도 체결 비율이 3% 이상인 날은 189일(43.8%), 5% 이상인 날은 145일(33.6%), 10% 이상은 62일(14.3%)이었다. 이와 함께 주가도 하락세를 보였다. 셀트리온은 주가 안정을 위해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총 150만 주(750억 원어치)의 자사주를 취득하겠다고 공시했지만 주가 하락을 막을 수는 없었다. 파장도 적지 않았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고용노동부가 ‘창조경제 일자리 창출’의 대표로 손꼽았던 기업이다. 하지만 서 회장은 “조국은 해준 것도 없이 바라는 것만 많았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는 “돌이켜보면 창조적인 일은 모두 해외에서 진행했다”며 “국내에서 한 일은 의혹을 해명하는 게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최후의 카드로 경영권을 내려놓으며 한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제약회사를 만들겠다는 꿈을 접고 금융당국에 공매도 세력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동시에 찾아왔다”며 그동안의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1년 전인 지난해 3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고난을 극복한 한국의 바이오테크 성공 기업인’으로 거론한 서 회장은 예상치 못한 충격을 안기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그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대우자동차에서 명예퇴직을 당했지만 당시에는 이름도 생소한 바이오의약품 시장에 뛰어들어 셀트리온을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키웠다.○ “고심했다” vs “진정성에 갸우뚱” 서 회장은 어느 누구에게도 미리 알리지 않고 이날 회견을 자청했다. 아내에게도, 가족에게도 말하지 않았다고 했다. 셀트리온 직원들에게는 이날 아침에야 알렸고 2대 주주와 사전에 협의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15일 오후 10시 기자회견 준비를 지시했지만 오래전부터 생각해온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서 회장의 발표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공매도가 셀트리온만의 문제가 아닌 데다 6월로 예정된 관절염 치료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인 ‘램시마’에 대한 임상 결과 발표를 불과 며칠 전에도 홍보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회사를 키우는 과정에서 실제보다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는 얘기도 있었다”며 “증시에서 돌던 루머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서 회장이 다국적 제약회사에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정부에 따르면 셀트리온이 보유한 ‘항체 대규모 발효 정제기술’은 2010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돼 관련법에 따라 해외 인수합병(M&A)을 할 때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미리 신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서 회장은 “실무진과 법 규정을 검토해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 분야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바이오시밀러 산업 육성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장관석·김현수·김철중 기자 jks@donga.com▼ 주식 빌려와 판뒤 나중에 해당 주식 사서 되갚는 매매 ▼■ 주식 공매도란공매도는 다른 투자자에게서 주식을 빌려와 판 뒤 나중에 해당 주식을 사서 되갚는 매매 방식이다. 해외에서는 주식이 없어도 팔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반드시 주식을 빌려 와야 한다. 빌릴 때보다 나중에 살 때 주가가 떨어져 있어야 차익을 본다. 예를 들어 A 종목 주가가 1만 원일 때 주식을 빌려 와 팔았는데(공매도 매도 주문) 실제 결제일에 8000원으로 떨어지면 투자자는 그때 사서 갚고 2000원을 버는 식이다. 대부분은 파생상품을 거래하면서 혹시 손해가 생겼을 때 이를 보전하려고 이용한다. 공매도에 나선 투자자들은 주가를 떨어뜨리기 위해 해당 기업에 대한 악성 루머를 퍼뜨리기도 한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도 이 점을 호소했다. 하지만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셀트리온의 문제 제기로 해당 종목의 공매도를 들여다봤지만 공정한 가격 형성을 저해했다고 볼 만한 점은 없었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공매도 부작용을 막으려고 직전 거래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매도 주문을 내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개별 종목의 공매도가 주식 거래량의 3∼5%를 20일 이상 초과하면 공매도를 금지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는 공매도 물량이 발행주식의 0.01%를 초과하면 의무적으로 보고하는 제도도 도입했다.정임수·황형준 기자 imsoo@donga.com}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키엘’을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이선주 로레알코리아 상무(43·사진)가 미국 키엘 본사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로레알 코리아는 이 상무가 키엘 브랜드 본사의 국제사업개발담당 수석부사장에 임명됐다고 14일 밝혔다.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의 국내 브랜드 매니저가 전 세계 마케팅을 지휘하는 본사 부사장으로 발탁되는 사례는 드물다. 키엘 본사가 이 상무의 뛰어난 시장 개척 능력을 보고 발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무는 “키엘을 한국 시장에 들여오고 키우면서 작은 시장과 큰 시장을 모두 겪어봤다”며 “이 같은 시장 경험을 바탕으로 각기 다른 해외 시장 소비자들에게 맞게 브랜드의 진정성을 알리며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1995년 로레알코리아에 입사한 이 상무는 10여 년 동안 홍보 전문가로 활동하다 2006년 키엘의 한국 론칭과 함께 브랜드 마케팅에 뛰어들어 뛰어난 성과를 내왔다. 키엘 매출을 7년 동안 100배 이상 끌어 올리며 설화수와 SK-II에 이은 국내 백화점 브랜드 3위에 안착시켰다. 한국 시장은 키엘의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상무는 지난해에는 ‘이브생로랑’ 뷰티를 론칭해 불황 속에서도 돌풍을 일으켰다. 그는 “한국 소비자들이 워낙 똑똑해서 진정성과 기능성 있는 브랜드를 잘 알아준 것 같다”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괌 공항 면세점 운영권을 따낸 롯데면세점이 ‘2015년까지 면세점 시장 글로벌 톱2’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2010년 수립한 ‘2018년 톱3 진입’ 목표를 상향조정한 것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상품 기획력과 매장 운영 능력은 세계 어느 회사에도 뒤지지 않지만 해외 공항 면세점 운영 경험이 적은 것 때문에 홍콩,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 면세사업 입찰 등에서 고전했다”며 “이번에 괌 공항 면세점 운영권을 따내면서 ‘경험 점수’가 올라가 향후 해외 사업에 가속도가 붙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앞서 12일 롯데면세점은 기존 괌 공항 면세점을 30여 년 이상 운영해 온 세계 면세점 시장 1위 ‘DFS’를 제치고 괌 공항 면세점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일주일 이내에 괌 공항 면세점 운영권 획득을 확정짓는 최종 계약을 하게 된다. 한국 업체가 해외 공항에 매장으로 입점한 적은 있었지만 공항 전체 면세 사업 운영권을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괌 공항 면세점의 면적은 총 2250m²(약 680평)로 향후 10년 동안 예상 매출액은 1조 원이다. 롯데면세점은 향후 DFS 갤러리아가 독점 운영하는 괌의 시내 면세점에도 진출해 올해 말 문을 여는 롯데호텔 괌 리조트와 함께 괌에서 다양한 쇼핑 관광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롯데면세점은 또 괌 공항 면세점 사업을 계기로 해외 면세점 사업에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이달 중순 발표 예정인 발리 공항 면세점 입찰에 참여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발리공항 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380억 원이다. 올 상반기에 예고돼 있는 대규모 공항인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운영권 입찰도 준비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이미 지난해부터 싱가포르에 패션잡화와 토산품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교두보 삼아 공항 이용객을 면밀하게 분석해 맞춤 브랜드와 마케팅으로 접근한다는 계획이다. 이원준 롯데면세점 대표는 “롯데면세점만의 차별화된 서비스와 한류 스타 마케팅으로 괌 공항 면세점을 성공적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국내 중소기업들의 판로 개척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매달 바뀝니다.” 부산의 레스토랑 ‘엘 올리브’는 매달 새로운 메뉴로 바뀐다. 부산과 남해 일대에서 나오는 제철 재료로만 요리하기 때문에 연중 한 가지 요리를 고집할 수 없기 때문이란다. 서울 이태원동의 해산물 레스토랑 ‘고사소요(高士逍遙)’의 대표 메뉴는 ‘제철 생선회와 샐러드’다. 어떤 생선회가 나올지는 직접 가 봐야 안다. 매달 바뀌는 것은 백화점의 식품 코너도 마찬가지다. 생선, 농산물 코너 할 것 없이 대표상품이 교체되는 시기가 빨라졌다. 또 다른 변화는 레스토랑에서도 백화점에서도 식재료에 대한 설명이 구구절절 길어졌다는 것이다. 단순히 ‘국내산’이란 말은 안 통한다. 어느 지역에서, 어떤 퇴비를 먹고, 어떤 바람을 맞고 자랐는지까지 들어야 소비자는 관심을 보인다. 이 같은 변화를 관통하는 단어는 ‘로컬푸드(Local Food)’ 운동이다. 미국과 영국 등지에서 시작된 로컬푸드 운동은 환경과 건강을 모두 살리기 위해 가까운 지역에서 생산된 먹을거리를 그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취지로 생겨난 캠페인이다. 운송 거리를 줄이면 그만큼 이산화탄소를 아낄 수 있고, 가까운 곳에서 난 재료이니 신선함도 보장된다는 얘기다. 해외에서는 반경 50km 이내에서 생산된 농수산물을 지칭하지만 영토가 좁은 우리나라에서는 우리 땅에서 나는 농수산물로 범위를 넓혀 해석하기도 한다. 이렇게 보면 예전부터 신토불이(身土不二)를 주장했던 우리 조상들이 로컬푸드의 원조인 것 같다. A style은 봄을 맞아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제철 음식, 로컬푸드를 찾아봤다. 좋은 재료에 관심을 갖게 되면 그 재료를 만드는 사람들이 보인다. 사람들의 정성으로 만들어진 음식이니 몸에 좋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달마다 바뀌는 메뉴… 요즘 벚굴, 임금님 대접 받아요 ▼재료 예쁘지 않다. 잘못 만지면 손을 베인다. 언뜻 보면 덕지덕지 조개껍데기가 붙은 어른 손바닥만 한 돌덩이 같다. 이건 석화일까? “원래 굴은 바다에서 나는데…. 이건 민물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에서 나오는 ‘벚굴’이에요.” 박재수 갤러리아백화점 수산물 바이어가 말했다. 그는 지난달 전남 광양에서 갓 캐낸 벚굴을 한가득 가져왔다. 벚꽃이 필 무렵 섬진강과 광양 바다가 만나는 물속에 들어가면 굴이 먹이를 먹기 위해 입을 벌리고 있는데 그 모습이 벚꽃이 핀 것처럼 하얗고 아름답다고 해서 벚굴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일반 굴보다 5∼10배 크며 달콤한 고단백 상품으로 미식가들 사이에서 오직 3월과 4월 초에 산지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제철 음식으로 통한다. 못생겼고 굴끼리 서로 얽혀서 한 덩이가 됐지만 스토리가 있는 귀한 벚굴이란 말에 인기가 많은 편이다. 일주일 정도 지나면 ‘완판’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백화점은 ‘꾸러미 농산물’과 ‘서브스크립션(정기구독) 서비스’를 합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년 회원에게 계절마다 가장 싱싱한 재료를 직접 배송해 주는 서비스다. 이달에는 제주 건고사리, 성원 연잎가루, 제주 어린잎미역, 제주 김민수 된장, 국령애 양파장아찌를 담아 고객들에게 보냈다. 롯데마트는 판매지에서 9∼20km 이내에서 수확한 진짜 로컬푸드 농산물 3가지를 이달부터 팔기로 했다. 경기 남양주 소재 전용 하우스에서 기른 시금치, 열무, 얼갈이 세 가지를 경기 구리, 서울 잠실, 송파, 강변점 등 4개 점포에서만 판다. 퓨전 서울 이태원 뒷골목에 자리한 ‘고사소요’는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곳이다. 1960년대 낡은 주택, ‘뜻 높은 선비가 거닐다’라는 뜻의 레스토랑 이름, 이탈리안 같기도 하고, 일식 같기도 한 ‘같기도’풍 음식. “해산물 식당이라고 봐주세요. 회를 먹으려면 횟집이나 이자카야에 가야 하는데, 그런 거 말고 신선한 과일과 해산물을 함께 요리하고 먹고 싶어서 만든 식당이에요. 절대 냉동 재료는 안 쓰고, 그날그날 새벽에 노량진시장에서 사온 것만 씁니다.” 김혜림 대표는 원래 액세서리 디자이너라고 한다. 지난해 이태원의 옛 주택을 보고 마음을 빼앗긴 김 대표가 서울 마포구 상수동 캘리포니아 퀴진 ‘델마’의 김미영 셰프와 의기투합해 고사소요를 만들었다. 김 대표는 “이제 음식을 국적으로 나누는 시대는 갔다. 가장 좋은 것은 그때 나는, 그 주변에서 오래 여행하지 않은 재료를 잘 요리하는 것”이라며 “제철 재료의 신선함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파스타도, 버거도 만든다. 엄마가 차려주는 밥상이 그런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고사소요의 봄 메뉴는 제철 생선회와 샐러드(2만1000원·2), 돌문어와 병아리콩 샐러드(1만9000원) 등이다. 계절마다 바뀌는 제철 생선회는 인기 메뉴. 요즘 가면 숭어회를 준다.양식 “서울도 하루 생활권인데 굳이 서울 갈 필요 있나요. 싱싱한 재료가 가까이 있는 부산이 좋죠.” 부산의 ‘엘 올리브’ 레스토랑 양경숙 대표가 “서울에서도 먹으러 온다”며 이같이 말했다. 엘 올리브는 건축 디자인 기업을 운영하는 고성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부산과 인근 지역의 재료를 이용한 싱싱한 로컬푸드를 선보이고, 새로운 문화공간을 키우고 싶어 2009년 만든 레스토랑이다. 부산 수영강변에 파인 다이닝 ‘엘 올리브 가든’과 캐주얼 다이닝 ‘엘 올리브’ 두 곳을 운영한다. 어차피 부산의 자갈치시장에 가면 로컬푸드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것 아닐까. 양 대표는 “일반 횟집이나 요릿집 모두 오랫동안 잘하고 계신 곳이 정말 많다. 우리는 식사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공연과 파티에 어울리는 양식을 부산 재료로 만들어 보려 했다”고 말했다. 이달에 선보이는 시즌 메뉴도 독특하다. ‘감자 비스킷, 렌틸콩, 대파 크림폼을 곁들인 남해 아귀’(코스 전체 가격 7만 원)는 부산 인근의 철마산 대파를 이용해 크림폼을 만들고, 깊은 남해 바다에 사는 아귀로 애피타이저를 만들었다. ‘각종 야채와 대저 토마토를 곁들인 미네스트로네 수프’(코스 전체 가격 7만 원)에는 부산 대저 지역의 토마토가 들어갔다. 기장 생멸치를 곁들인 스파게티니(2만2000원·3)에는 수입산 이탈리아 엔초비 대신 기장 지역의 싱싱한 생멸치가 들어 있어 인기 만점이다. 기장 지역 미역으로 만든 미역 피자 등도 인기를 얻은 바 있다. 호텔 양식당에도 로컬푸드 바람이 불고 있다.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베로나’에는 전남 장흥에서 직배송한 매생이를 담뿍 넣은 이색 크림 파스타 ‘매생이 크림파스타(4)’가 있다. ‘바다의 솜사탕’이라 불리는 매생이를 마늘, 양파 등 각종 야채와 함께 올리브 오일에 볶아내 비린내 없이 고소하면서도 은은한 바다 향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 매생이는 인체에 필요한 필수 5대 영양소를 골고루 갖추고 있으며, 원기 회복과 피부미용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어 맛뿐 아니라 건강까지 함께 챙길 수 있다. 가격은 2만2000원. 뷔페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뷔페 레스토랑 ‘아리아’에서는 봄나물 비빔밥(5)을 선보이고 있다. 울릉도에서 재배한 명이나물도 맛볼 수 있다. 디너 기준 9만2000원. 제주 신라호텔의 뷔페 레스토랑 ‘파크뷰’의 자랑거리 중 하나는 제주도에서 난 싱싱한 특산물로만 구성된 보양식 ‘불로탕(8)’이다. 모든 육해공 재료가 제주도에서 난 로컬 재료들로 구성돼 있다. 한라산 중턱 소나무 밑에서 재배한 표고버섯, 성산읍에서 채취한 전복, 제주산 토종 흑돼지와 닭, 한우 등을 스팀으로 고아주면서 정성껏 쪄낸다. ‘불로탕’ 외에도 제주 강정, 무릉에서 재배한 친환경 채소, 마라도 인근과 모슬포항에서 당일 제공받는 활어회 등 신선한 로컬푸드를 가공한 요리들을 내놓고 있다. 디너뷔페 가격은 어른 8만5000원. 한식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의 아시안 요리 전문점 ‘아시안 라이브’는 대관령에서 공수해온 한우만 사용하는 육회 비빔밥을 선보이고 있다. 대관령은 청정한 산과 깨끗한 물이 풍부한 데다 일교차가 적당해 최상품 한우를 생산하기 좋은 장소로 손꼽히는 곳. 배한철 총주방장은 “셰프들이 직접 식재료를 찾아 신안, 목포, 횡성 등 전국을 여행하고 다닌다”며 “대관령 한우 역시 청정지역을 직접 방문해 찾아낸 것”이라고 말한다. 7만3000원. 쉐라톤그랜드워커힐의 한식당 ‘온달’은 남해 현지에서 갓 잡은 싱싱한 제철 해산물로만 메뉴를 구성한다. 30일까지 런치메뉴로 진행되는 ‘남해미각 여행’ 프로모션에서는 경상도 남해안 특산물인 신선한 멍게, 건대구, 조피볼락, 기장미역 등을 직접 공수해와 선보인다. 반상 코스에서는 효소 소스를 사용한 봄나물 냉채와 가자미 소금구이, 멍게유곽 비빔밥, 건대구 미역국, 남해 특산 젓갈을, 정찬 코스에서는 봄나물 냉채와 모둠숙회, 해물지짐이, 조피볼락 양념구이, 조방불고기 낙지볶음, 건대구탕 등을 맛볼 수 있다. 가격은 각각 5만 원, 8만 원. 5월부터는 서해안 꽃게 프로모션을 계획하고 있다. 일식 플라자호텔의 일식당 ‘무라사키’에서는 남해안 해삼알과 섬진강 하구의 굴, 충남의 새조개 등 제철 국내산 식재료를 메인으로 한 ‘에도마에 코스(6)’를 선보이고 있다. 산란기에만 제한적으로 채취할 수 있어 해삼내장(고노와다)보다 더 귀한 고급 식재료로 손꼽히는 해삼알(고노코)은 남해에서 직배송받아 장시간 건조한 뒤 쥐포 형태로 김, 새조개와 함께 제공한다. 섬진강 하구의 ‘벚굴’은 튀김 요리로 내놓는다. 충남 홍성 지역의 특산물로 유명한 새조개는 다른 조개류와 함께 냄비 요리로 제공한다. 점심 15만 원, 저녁 19만 원. 중식 그랜드하얏트 서울의 중식당 ‘더 차이니스’는 국내산 오리로 정통 베이징식 오리 요리(7)를 선보인다. 최소 2, 3일 전에는 예약을 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이 메뉴는 충북 음성 진천과 경기 안성에 위치한 농장에서 직접 기른 국내산 오리로 만든 요리만 제공한다. 부드러운 밀전병에 베이징 오리 한 점과 파, 오이채를 넣고 호이신 소스를 곁들이면 재료 본연의 향과 맛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전극인 주방장이 특유의 비법으로 만든 홈메이드 호이신 소스를 함께 제공한다. 가격은 2, 3인 기준 9만6800원.김현수·박선희 기자 kimhs@donga.com}

코오롱그룹 이웅열 회장(사진)은 5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2013 코오롱 혁신 페스티벌’에 참석해 “코오롱 변화의 지향점은 어떠한 외부 환경이 주어지더라도 성공할 수밖에 없도록 체질을 개선하고 사고를 전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오롱 혁신 페스티벌은 전 임직원이 그룹 내 우수 혁신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로 2006년 처음 시작됐다. 올해 행사에는 마케팅·영업·지원·연구개발(R&D) 부문에서 올라온 13건의 혁신 사례가 경합을 벌였다. 대상 수상팀에는 1억 원의 포상금과 해외연수의 특전이 주어진다. 이 회장은 “혁신 페스티벌은 성공에서 얻은 교훈을 임직원 모두가 공유하는 소통의 장이며 코오롱의 전통”이라며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뤄낸 혁신 사례야말로 코오롱의 지향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성공을 위한 절실한 고민, 공유와 토론을 통해 얻은 새로운 아이디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철저한 실천, 실천으로 얻은 교훈의 공유와 소통, 이런 모든 과정의 선순환이 어떤 상황에서도 성공하는 코오롱을 만든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고 달인’을 뽑는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었지만 코오롱 글로벌이 운영하는 스포츠 센터의 인기 수영강사로 활약하는 이환경 씨 등 4명이 최고의 달인으로 뽑혀 백금으로 만든 성공퍼즐 배지를 받았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직장인 김종국 씨(32)는 친구들과 5일 오후 충남 태안군 안면도로 떠날 계획이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지만 별로 신경을 안 쓴다. 그들의 여행 목적은 오직 ‘주꾸미 맛보기’이기 때문이다. 김 씨는 “제철 산지 요리의 싱싱함은 서울의 유명 식당도 따라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씨처럼 제철 음식을 산지에서 맛보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얼리 테이스터’가 최근 늘어나고 있다. 얼리 테이스터는 최신 디지털 기기를 남보다 빨리 사용하려는 ‘얼리 어답터’처럼 제철 음식을 남보다 빨리 맛보려는 사람들을 뜻한다. 맛집에 대한 관심이 식재료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발전한 셈이다. 임희윤 갤러리아백화점 농수산물 바이어는 “1세대 미식 트렌드가 ‘맛집’ 순례였다면 요즘은 스토리가 있는 제철 음식을 찾는 2세대 미식 트렌드가 뜨고 있다”며 “젊은 농가들도 고구마를 땅속 토굴에 저장하거나 파프리카에 해풍을 쏘이는 등 얼리 테이스터를 타깃으로 한 스토리 발굴에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자전거·모터사이클 동호회들은 주로 산지 음식을 맛보는 쪽으로 여행 코스를 짠다. 그래야 회원들의 참여도가 높기 때문이다. 모터사이클동호회 회원인 혼다코리아의 신범준 팀장은 “이달 26일 주꾸미 여행을 갈 예정”이라며 “여름에는 홍천 냉막국수, 가을에는 속초에 양미리를 먹으러 간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명 제철 먹거리 산지는 관광객으로 붐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열린 ‘영덕 대게 축제’에는 관광객 52만 명이 몰려들었다. 이달에만 전국 각지에서 딸기, 미더덕, 소라, 주꾸미 축제 등이 예정돼 있다. 얼리 테이스터 열풍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산지 음식에 대한 정보가 빨리 공유되고, 지방자치단체와 농어민들도 스토리를 덧붙인 고급스러운 농수산물 생산에 힘쓰면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010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해외에서 시작된 ‘로컬푸드 운동(지역에서 난 음식을 먹자는 캠페인)’이 국내에 전파된 것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주요 백화점과 호텔의 고급 레스토랑들도 얼리 테이스터를 잡기 위해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고급 식품관인 갤러리아 명품관의 ‘고메이494’는 최근 산지직송 코너를 따로 만들어 얼리 테이스터를 위한 제철 음식을 매장에서 팔고 있다. 요즘은 바다와 민물이 만나는 섬진강 하류에서 캐낸 벚굴(바닷속에서 벚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우유와 고등어를 섞어 발효시킨 퇴비로 키운 제주도 천혜향, 경남 통영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 해풍 파프리카가 인기다. 통영 ‘빨간 뿌리 시금치’는 지난달 초 매장에 나오자마자 금세 다 팔렸다. 갤러리아는 고객이 요청하면 바이어가 산지에서 제철 농산물을 사다가 전달해 주는 ‘구매 대행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웨스틴조선호텔 구매팀도 전국을 돌며 제주 흑우, 지리산 산나물과 들기름, 양양 송이, 영덕 박달대게, 통영 자리돔 등을 구해 일식, 중식, 양식당의 식재료로 쓴다. 웨스틴조선호텔 관계자는 “3, 4년 전만 해도 ‘프랑스에서 공수한 재료’라고 써 있는 레스토랑이 인기였지만 최근에는 국내 특정 지역에서 가져온 제철 식재료라는 점을 강조해야 고객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롯데쇼핑과 세계 최대 가구업체인 이케아가 손잡고 경기 광명시 역세권 용지에 복합쇼핑몰을 만든다. 롯데쇼핑은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와 광명 역세권 대지를 공동 개발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2월에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이케아는 2011년 말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경기 광명시 일직동에 있는 대지 7만8198m²(약 2만3655평)를 사들였다. 롯데쇼핑은 이케아의 한국 1호 매장과 코스트코가 들어서고 남는 땅을 임대해 복합쇼핑몰로 개발할 계획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구체적인 임차 기간과 임차료는 협의하고 있다”며 “백화점보다는 아울렛, 영화관, 푸드코트 등이 들어가는 복합쇼핑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이케아, 코스트코, 롯데 아울렛 등이 한꺼번에 들어서면 서울 소비자들이 몰려 광명시 상권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이케아의 한국 진출에 대해 국내 가구업계와 지역 사회 일부가 반발하고 있어 언제 복합쇼핑몰이 문을 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케아는 당초 지난해 10월 건축 인허가 받는 것을 끝내고 2014년 개장할 계획이었지만 국내 가구업체와 광명시 상인들의 반발로 광명시로부터 아직 건축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MLB’와 협업한 모자를 쓰고 ‘브라스파티’와 협업한 백팩을 메고 등장했다. 선글라스를 낀 디자이너 고태용 씨(32)는 얼핏 보면 그 자신이 모델 같다. 최근 가장 ‘핫’한 디자이너 중 하나로 꼽히는 그를 지난달 27일 서울패션위크 현장에서 만났다. 그는 최근 ‘디자이너의 셀러브리티화’ 흐름을 잇는 디자이너다. 요즘은 국내 디자이너들도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며 언론을 통해 일반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MLB나 브라스파티 같은 브랜드들이 고태용에게 디자인 협업을 제의하는 이유다. 고태용은 그의 브랜드 ‘비욘드 클로젯’의 가을겨울 서울패션위크 컬렉션에서 퍼포먼스가 강한 무대를 선보였다. 무대 위의 모델들은 테이블에 앉아 신문을 보기도 하고, 대화도 나눴다. 그는 “카페에서 이리저리 생각하다 우리가 많은 시간을 보내는 카페나 레스토랑 같은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백팩을 멘 모델이 자전거를 끌고 햄버거 가게의 문을 여는 오프닝이 눈길을 끌었다. 바이어나 프레스뿐 아니라 일반 관객이 몰려 쇼장 안팎이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그는 “패션위크는 바이어와 프레스를 위해 일반인 관람객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온다. 하지만 나 자신이 학생 때 서울패션위크를 보고 꿈을 키웠기에 꼭 일반인, 특히 학생들을 초청하고 싶다”며 “좀더 힘을 키워 나만의 넓은 장소를 찾고 싶은 바람이 있다”면서 웃었다. 고태용은 서울패션위크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 2008년 27세의 나이로 서울패션위크에서 데뷔했다. 유학파도 아니었고,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들과 특별한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대학교 4학년 때 구경하러 간 서울패션위크에서 얻은 ‘컬렉션 디자이너’의 꿈만 가득했다. 그는 “3학년 때 의상학과로 편입한 늦깎이 학생이었다. 주변 교수님들이 ‘일단 패션회사에 취업해야지 컬렉션 디자이너는 아무나 되는 줄 아느냐’며 만류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꿈이 있는 그를 말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일단 한국패션디자이너협회에 지원을 하자마자 컬렉션에 선보일 옷을 만들기 시작했다. 아직 ‘합격’ 통지서를 받기 한참 전이었다. 발표는 패션위크 기간 한 달 전에나 나기 때문에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 멋진 작품을 선보일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친구들이 이론을 공부할 때 직접 원단을 떼다 팔던 자신의 인터넷 쇼핑몰에서 번 돈을 탈탈 털었다. 컬렉션 의상을 만들고 모델을 기용하려면 3000만 원 이상 비용이 든다. 다행히 합격 통지서를 받아들고 최연소 디자이너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완성도 높은 의상 때문에 더 큰 화제를 모았다. 그는 “첫 컬렉션 의상들을 그냥 사장시키지 않고, 인터넷 카페와 쇼핑몰에서 팔았다”면서 “그 돈으로 다음 컬렉션 의상을 바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컬렉션 의상은 프레피룩 스타일. 그에게 명성을 안겨 준 스타일이다. 그로 인해 2009년 인기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의상협찬을 맡게 된 것이다. “서울패션위크 덕분에 꿈을 키웠고, 대중과 소통하는 디자이너가 될 수 있었어요. 서울시가 지원을 줄이고, 개최 장소가 분산되면서 서울패션위크에 대한 비판이 많아 아쉽습니다. 뉴욕이나 파리 패션위크에서는 아예 정부 지원이 없어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디자이너가 자비를 들여 멋진 장소를 빌리며, 그 기간에 백화점에서는 세일을 하는 등 도시 전체가 패션 축제의 장이 되죠. 힘들지만 우리도 앞으로 그렇게 됐으면 합니다.” 고태용은 최근 해외 진출에 적극적이다. 친정 같은 서울패션위크를 발판 삼아 9월에 열리는 2014년 봄여름 뉴욕패션위크에 진출하는 것이다. 이미 미국 편집매장에서 옷을 팔아 왔지만 본격적으로 데뷔를 마음먹었다. 국내 안경 편집매장 ‘옵티컬W’와 협업한 것을 계기로 호주 안경 브랜드 ‘르 스펙스’와 함께 디자인한 제품은 ‘탑샵’과 ‘어반아웃피터스’ 글로벌 매장에서 팔릴 예정이다. 그는 “이제 다시 2014년 봄여름 의상을 준비해야 한다”며 “꼭 뉴욕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이렇게 포즈를 취하면 될까요?” 꽃샘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지난달 21일 ‘핏플랍’의 창업자 마샤 킬고어 씨(43)가 웃으며 말했다. 핏플랍은 ‘걸을 때 다리근육에 자극을 줘 다리 모양이 아름다워진다’는 개념의 신발 브랜드로 킬고어 씨가 2007년 만든 브랜드다. 얇은 블랙 셔츠에 레드 슈즈를 신은 킬고어 씨는 마흔이 넘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 ‘동안(童顔)’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킬고어 씨는 글로벌 뷰티업계의 건강 아이콘으로 통한다. 미국 뉴욕에서 퍼스널 트레이너로 일을 시작해 뉴욕의 고급 스파 ‘블리스’를 만들고 이어 스파 화장품 ‘블리스’를 론칭해 글로벌 브랜드로 키웠다. 이후 1999년 블리스의 지분 70%를 프랑스의 LVMH사에 판 뒤 영국에서 화장품 ‘소프 앤드 글로리’를 창업해 또다시 히트 브랜드로 키워낸 주인공이다. 킬고어 씨가 뷰티업계에서 신발로 눈을 돌린 것은 순전히 개인적인 관심사 때문이었다. “‘소프 앤드 글로리’가 예상 밖으로 크게 성공해 쉴 시간이 없었어요. 일과 육아에 시간을 쏟느라 운동할 시간이 없는 게 너무 힘들었죠. 그래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걷는 것만으로 운동 효과를 높여줄 수 있는 신발은 없을까?’” 언제나 쓰고 싶은 제품을 만들어 온 킬고어 씨는 이번에도 직접 나서서 만들어 보기로 했다. 생체역학을 연구하는 교수진을 일단 찾아 다녔다. 우연히 영국 런던 사우스뱅크대의 석좌교수이자 생체역학자 데이비드 쿡 교수를 만났다. 킬고어 씨는 “1000파운드를 들여 한 켤레를 시제품으로 만들기로 했는데 못생기고 커다란 검정 덩어리가 와서 깜짝 놀랐다”며 “좋은 기능에 디자인을 입히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2년 동안 연구 끝에 숨겨져 있는 중간 솔(미드솔)인 ‘마이크로워블보드’를 개발했다. 발 건강의 최적의 높이인 4cm의 특수 미드솔로 오랫동안 걸어도 맨발로 걷는 듯한 편안함을 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2007년 론칭 후 핏플랍은 세계 54개국에 곧바로 수출되기 시작했다. 올해 1월까지 1800만 켤레가 팔렸다. 2009년 국내에 들어온 핏플랍은 지난해 33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킬고어 씨는 “우연히 주간지에 소개기사가 나간 뒤 홈페이지에 하루 3만5000명이 들어오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며 “소비자들은 복잡한 기능보다 ‘편한 신발을 신으면 일상이 행복해진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좋건 나쁘건 모든 경험이 새로운 도전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고교 졸업 직후 300달러를 들고 고향인 캐나다를 떠나 미국 뉴욕 맨해튼에 ‘상경’했다. 컬럼비아대 학부에 붙었지만 장학금 플랜에 문제가 생겨 결국 돈 때문에 등록하지 못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 보디빌더 훈련을 받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곧바로 ‘퍼스널 트레이너’로 일했다. 킬고어 씨는 “퍼스널 트레이너라는 개념이 없을 때였는데 피트니스클럽에서 일하다가 손님들을 도와주고, 내 운동 노하우를 알려주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직업을 갖게 됐다”고 회상했다. “퍼스널 트레이너를 하다 셀러브리티들과 알게 됐고, 그녀들과 뷰티 노하우를 나누다가 블리스를 창업하게 됐어요. LVMH와 일하다 보니 블리스의 가격대가 높아졌고, 모두를 위한 뷰티 제품을 만들고 싶은 욕심에 영국에서 ‘소프 앤드 글로리’를 창업한 거죠. 그리고 지금의 핏플랍까지, 하고 싶은 것을 향해 도전하다 보니 모든 경험이 다 도움이 된다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지난달 25∼30일, 국내 패션계의 눈은 서울 여의도와 한남동에 집중됐다. 2013 가을·겨울 시즌을 겨냥한 ‘서울패션위크’가 여의도 IFC서울과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서울시 지원을 받은 IFC서울쇼와 지난해 출범한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가 주관하는 이른바 ‘서울컬렉션 오프(OFF)쇼’로 이원화됐다.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상봉 디자이너는 컬렉션을 앞두고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한정된 서울시 지원 혜택을 신진 디자이너들이 더 많이 받게 하기 위해 쇼를 이원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보고 싶은 쇼의 시간대가 두 장소에서 겹치는 바람에 하나를 포기해야 할 때, 적잖게 속이 쓰렸다. 매년 바람 잘 날 없어 보이는 서울패션위크지만, 패션쇼를 준비하는 디자이너들의 손끝은 세계 주요 패션쇼의 그것 못지않게 여물었다. 캣워크를 누비는 모델들의 어깨, 몸, 무릎 끝에선 올 가을·겨울을 재촉하는 최신 트렌드가 주렁주렁 열렸다. 서울패션위크의 큰 수확 중 하나는 국내 디자이너들의 자신감이 좀 더 커졌다는 사실일 듯했다. 이들은 해외 오트쿠튀르 쇼에서나 볼 수 있던 과감한 실루엣과 동시대 트렌드에 뒤지지 않는 소재 선정 등으로 점점 진화하는 ‘K-패션(한국 패션)’을 보여줬다. A style 취재팀은 유독 자신감과 자부심이 커 보였던 9개의 쇼를 통해 한국 패션의 현 주소를 들여다봤다.■ A style 취재 기자들이 ‘Editor′s Pick’으로 꼽은 각 쇼의 대표 룩.○ 쟈뎅 드 슈에뜨 지난달 29일 금요일. ‘불금(불타는 금요일)’을 장식한 디자이너 김재현의 ‘쟈뎅 드 슈에뜨’는 스케일이 남달랐다. 국내 톱 모델이 총출동했고, 얼굴이 잘 알려진 스타일리스트, 사진작가들이 모두 그녀의 컬렉션을 보러 몰려들었다. 김재현은 재즈 뮤직 ‘베이비, 이츠 콜드 아웃사이드(Baby, It’s Cold Outside)’ 노랫말에서 이번 컬렉션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이 노래는 밖이 춥다며 함께 있자고 유혹하는 남자와, 그 제안을 받아들일 듯 말 듯한 여자의 대화로 이뤄졌다. 막 연애를 시작하는 여자의 설렘을 담은 듯한 경쾌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여성 모델들은 남자친구 것을 빌려 입은 듯한 헐렁한 코트에 여성스러운 시폰 드레스 등 상반된 이미지를 어울리게 연출했다. 멜빵에 달린 리본 장식, 털모자, 고혹적인 버건디 입술, 벨트 장식의 부츠 등은 고급스러운 ‘그런지 룩’(낡은 듯 편안하면서 자유로운 스타일)을 만들어 냈다. 잘 재단된 보라색 테일러드 코트(①). 그리고 풍성한 가짜 양털 풀오버와 잔잔한 꽃무늬가 빛나는 스커트. ○ 미스지컬렉션 지춘희 디자이너는 ‘여성의 옷은 여성스러울 때 가장 아름답다’는 패션 철학을 당장 입을 수 있는 옷 속에 녹이는 특별한 재주가 있다. 이번 컬렉션의 주제는 ‘아틀리에 앤티크’. 급변하는 패션계의 흐름을 따르지 않고 패션의 본질에 충실한 명장의 작업실로 돌아갔다는 설명이다. 캣워크 가운데에 세워진 마네킹과 디자이너들이 즐겨 쓰는 줄자와 침봉을 직접적인 디자인 모티브로 사용한 의상들이 이런 주제 의식을 뒷받침하고 있었다. 특히 디자이너들이 핀으로 옷의 라인을 잡을 때 사용하는 침봉은 목걸이, 클러치 등 새로운 액세서리로 재탄생해 눈길을 끌었다. 블랙 그레이 핑크베이지 등 기본적인 색상에 골드 등 미래적인 느낌의 포인트 컬러를 과감하게 매치한 감각도 눈에 띄었다.슈트 하나에도 ‘지춘희표 여성스러움’이 물씬 담겼다. 어깨를 각지게 살린 재킷과 통이 넓은 팬츠를 조합한 블랙 슈트(②).○ 맥앤로건 강나영, 강민조 디자이너가 함께 선보이는 맥앤로건은 최근 한국판 컨템퍼러리 브랜드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명성에 걸맞게 패션쇼 무대 역시 창의적이고, 현대적이며, 동시에 완성도가 높았다. 1928년, 세계 최초의 여성 파일럿이 된 어밀리어 메리 에어하트에게서 영감 받은 ‘철의 여인’이 테마로, 자신감 있고 진취적인 분위기의 의상들이 착착 무대 위에 등장했다. 뮤즈에 맞게 에이비에이터 재킷으로 시작된 쇼는 어딘가 모르게 섹시함이 깃든 밀리터리룩이 주를 이뤘다. 화룡점정은 마지막 의상으로 등장한 크리스털 장식의 보디슈트와 케이프. 두 디자이너는 원더우먼이 환생한 듯한 파워우먼의 이미지를 통해 컨템퍼러리 패션과 오트쿠튀르 정신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작심하고 보여주려는 듯했다. 하나만 고르기가 정말 쉽지 않다. 부드러운 질감의 A라인 스커트에 팔 부분에만 광택이 나게 디자인한 재킷을 곁들인 룩(③), 팔 부분에 크로커다일 장식이 된 차이나칼라의 밀리터리풍 코트를 어렵사리 두 개의 ‘잇(it) 아이템’으로 선정.○ 카이 한 케이블TV의 신인 디자이너 발굴 프로그램인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출신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원하는 5명의 ‘컨셉 코리아’ 참여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꼽힌 계한희 씨는 최근 눈부시게 부상하는 신인 디자이너다. 독립 브랜드를 운영한 지 5년 미만인 신인 디자이너들이 꾸미는 ‘제너레이션 넥스트’ 무대에 선 그는 신세대답게 요즘 20대 젊은이들의 고민을 컬렉션을 통해 풀어냈다. 주제 의식은 청년 실업과 홈리스. 그라피티 패턴을 상하의에 대담하게 풀어낸 오버사이즈룩, 실제 사진을 디지털 프린트 방식으로 표현한 기법 등이 눈길을 끌었다. 오버사이즈 바이커 재킷은 이제 계 씨가 이끄는 ‘카이’ 컬렉션의 핵심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듯. 계한희 디자이너의 ‘절친’이라는 ‘빅뱅’의 지드래곤, ‘2NE1’의 씨엘이 나란히 패션쇼장의 맨 앞줄을 차지하고 앉은 모습도 반항적인 스트리트룩을 지향한 전체 컬렉션의 기조와 썩 잘 어울렸다.그라피티룩과 매치한 클러치형 가방(④). 클러치처럼 손목에 끼는 형태로 움켜잡을 수 있는 디자인으로, 실용적이면서도 감각적인 느낌.○ 곽현주 금발 단발머리를 한 모델이 앞치마에 쟁반을 들고 나타났다. 첫 번째 모델의 쟁반은 향후 이어질 프린트 향연의 예고편이었다. 네온 컬러에 쟁반과 포크, 나이프 모양이 빽빽이 들어선 프린트를 보니 디즈니 만화 영화 ‘미녀와 야수’ 중 주방의 식기들이 공연을 펼치는 ‘비 마이 게스트(Be My Guest)’가 떠올랐다. 뒤로 갈수록 패턴의 실험은 계속됐다. 다양한 색상과 크고 작은 무늬로 잔상 효과를 주기도 했고, 왜곡된 평면에 움직임이 느껴지는 듯 입체감을 주기도 했다. 군복의 카무플라주 무늬가 칼라와 허리띠를 장식한 청록빛 코트(⑤).○ 이상봉 이상봉 디자이너의 2013년 가을·겨울 컬렉션은 한옥의 창틀에서 영감을 받은 고유의 독창적인 문창살 프린트가 돋보였다. 문창살 무늬가 고전적인 아름다움에 그치지 않고, 1960년대 레트로 이미지로 재해석된 것. 격자무늬의 스웨터와 블랙&화이트로 표현된 격자무늬 바지, 건축적인 재킷이 눈에 띄었다. 컬렉션의 마지막 부문에서는 독특한 퍼포먼스가 시선을 잡았다. 불이 꺼지고 어둠 속에서 빛을 내는 모자를 쓰고 드레스를 입은 모델들이 나타난 것. 특히 피날레에서는 빛이 창호지를 뚫고 밖으로 새어나오는 듯한 창문을 형상화한 드레스를 선보여 해외 바이어들의 주목을 받았다. 핫핑크, 레드, 블루, 블랙, 화이트 색상이 문창살의 격자무늬처럼 얼기설기 엮인 스웨터와 ‘운도남녀(운동화를 신고 출근하는 도시남녀)’를 자극하는 스니커즈(⑥).○ 제인 송 디자이너 송자인의 2013 가을·겨울 컬렉션은 가을을 절로 재촉하게 했다. 매니시함과 여성스러움 사이를 오가며 ‘밀당(밀고 당기기)’하는 듯한 컬렉션은 한국 여성들의 마음을 잘 아는 송자인의 특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레이스는 과하지 않은 여성스러움으로, 패딩은 오버사이즈지만 적당한 캐주얼함으로 풀어냈다. 쇼 중반부터는 여우의 얼굴이 전면으로 프린트된 셔츠와 스포티한 소재의 롱 드레스가 눈에 띄었다. 일자의 보라색 롱 드레스는 캐주얼하면서도 여성스럽고, 동시에 라인 때문에 중성적인 매력이 느껴졌다.블랙과 보라색 계열의 레이스. 레이스를 활용한 소매가 독특한 원피스(⑦)와 푸른색 레이스 재킷(레이스인데 실루엣은 캐주얼하다)을 쇼핑 리스트에 담아뒀다. ○ 크레스에딤 역시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출신에 ‘콘셉트 코리아’ 디자이너 5인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린 김홍범 디자이너는 최근 주목받는 신인 중 한 명이다. 그의 브랜드 ‘크레스에딤’ 패션쇼는 이른 시간(오전 10시)에 열렸음에도 사람들이 몰렸다. ‘두 번째 자연’이라는 패션쇼 주제답게 다소 난해한 의상들이 나타났다. 활동성 강한 검은색 재킷과 발까지 내려오는 긴 주름치마, 앞뒤 길이가 다른 상의 등 부조화의 조화가 의상 곳곳에서 느껴졌다. 또 기하학적 모양 무늬나 소품을 사용한 것이 돋보였다. 전체적으로 무채색 계통이었던 의상과 달리 광택 있는 소재와 소품으로 포인트를 뒀다. 에너지 넘치는 여성을 연상케하는 점프슈트 같은 느낌의 롱드레스(⑧).○ 조니 헤이츠 재즈 최지형 디자이너의 브랜드 ‘조니 헤이츠 재즈’ 패션쇼는 일단 톱 모델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혜박, 한혜진, 강승현 등 세계에서 인정받는 우리나라 여성 모델들이 동시에 런웨이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컬렉션은 회색을 주제로, 흰색과 검은색을 접목한 무채색 계통이 주요 테마를 이뤘다. 캐시미어 소재의 회색 스커트 코트, 미니 원피스와 흰색 셔츠 등이 조화를 이루며 등장했다. 캐시미어 소재에서 느껴지는 포근함과 세련된 디자인 덕분인지 밝은 색을 거의 쓰지 않았는데도 전체적인 컬렉션이 ‘컬러풀’하게 느껴졌다. 흔히 일부 디자이너들이 튀려다 실수하는 치기 어린 디자인이나 과감한 색 조합 대신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옷들에 주목했다. 최지형은 이를 “차갑지만 우아한 ‘도시 사냥꾼’의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흰색 셔츠에 덧입은 회색 캐시미어 소재의 조끼. 그리고 조끼보다 더 진한 회색 캐시미어 치마. 무채색의 정갈함이 얼마나 섹시한지 보여줬다(⑨).김현진·김현수·김범석 기자 bright@donga.com}

휠라코리아는 올봄부터 자사가 운영하고 있는 아웃도어 브랜드 이름을 기존 ‘휠라스포트(FILA SPORT)’에서 ‘휠라아웃도어(FILA OUTDOOR)’로 바꿨다. 새 브랜드명인 ‘휠라아웃도어’는 1970년대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무산소 등정에 성공한 산악계의 전설 라인홀트 메스너를 후원해 온 휠라의 아웃도어 철학을 계승해 전문가용 수준 이상의 고기능성과 스타일을 모두 잡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실제 휠라아웃도어는 미국의 암벽 등반가 알렉스 푸치오, 이탈리아 탐험가 엔리코 로소 등 해외 아웃도어 전문가뿐 아니라 북한산 경찰구조대, 서울산악연맹 등 국내 전문가들을 후원하며 제품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올봄 휠라아웃도어는 극도의 한계를 스타일리시하게 즐긴다는 콘셉트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제품군을 ‘익스트림’과 ‘트레킹’의 두 가지 라인으로 구분해 전문성을 극대화한 제품을 시판했다. 남성용 ‘트레킹 방수재킷’은 자체 개발한 고기능성 ‘옵티맥스 테크’ 2.5L 소재를 사용해 최상의 방수, 투습, 방풍 기능을 가진 전문가용 고기능성 재킷이다. 입체 패턴을 적용해 활동성이 뛰어나고, 방수 지퍼를 사용해 땀을 많이 흘리거나 비를 맞아도 쾌적함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가격은 29만8000원. 트레일 워킹화인 ‘베어프리 미드’는 인체 공학적인 설계로 맨발로 걷는 듯한 효과를 줄 수 있도록 베어 풋 기술과 등산화를 접목한 신개념 트레일 워킹화다. 3중 구조의 각기 다른 경도로 제작된 중창이 걸을 때 생기는 압력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킨다. 인체의 발바닥과 가장 근접한 굴곡을 가진 ‘입체 라스트’ 설계로 맨발로 걷는 듯 자연스럽고 편안한 착용감을 높였다. 가격은 17만9000원. 백팩 ‘혼 30’은 등과 가방이 직접 닿지 않아 오랜 산행에도 등에 땀이 차는 것을 방지하여 쾌적함을 유지시켜 주는 ‘옵티 컴포트(OPTI-COMFORT) 시스템’을 적용했다. 당일 산행에 적당한 30L 용량으로 짐 수납이 편리하다. 이 외에도 호루라기 가슴버클, 내장 레인커버, 힙 벨트 포켓 등도 갖추었다. 가격은 14만9000원.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한국전기안전공사는 2011년 6월 박철곤 사장 취임 이후 공기업 특유의 정체되고 경직된 기업문화를 보다 진취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로 바꾸려 노력하고 있다. 박 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직원들 모두에게 “제2의 창사를 한다는 심정으로 하나가 되어 새롭게 거듭날 것”을 주문하고 격려해 왔다. 이에 한국전기안전공사는 공사가 지향해야 할 새 비전이 ‘전기안전 선도기업, 행복한 고객, 신명나는 일터’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변화의 성패를 가늠할 인사 제도와 조직 정비부터 착수했다. 먼저 우수인력을 양성하고 신기술을 개발하며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관련 부서의 기능을 강화했다. 특히 남보다 열심히 일한 사람이 평가받고 보상받는 인사 시스템을 구축했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또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기술 혁신에 힘쓰고 있다. 반도체와 석유화학, 철강산업 등 국가 주요 산업시설은 단 0.1초의 순간 정전도 허용치 않는 산업 환경으로 변화되고 있다. 이러한 시설은 24시간 공장이 가동되고 있기 때문에 정전상태에서 진행하는 검사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일정 부분 경제적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를 위한 해법이 바로 무정전 검사(POI·Power On Inspection)로 운전 중인 전기설비에 대해 전력을 차단하지 않은 상태에서 검사를 실시하는 것이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2004년부터 관련 검사기법을 연구해 2011년 7월 세계 최초로 이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앞으로 반도체와 철강, 석유화학 등 국가 주요 산업 시설을 대상으로 무정전 검사가 본격 적용되면 연간 수천억 원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기술적인 안전성만 보완해낸다면 해외시장 개척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미래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해외사업 성장 기반도 구축하고 있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지난해 해외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관련 인프라를 보강했다. 두바이에 중동 사무소를 열고, 해외 사업 인력도 충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회공헌 활동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지난해 사회 소외계층을 위해 전기안전 서비스를 확대했다. ‘전기안전 보안관 제도’를 시행해 도서 및 산간 오지 지역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쪽방촌과 국가 보훈가족의 노후 전기설비 개선 사업을 추진했다. 고졸 학력의 신입직원을 채용하는 등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정부 시책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다양한 정책도 내놓고 있다. 지난해 고졸출신 채용할당 제도를 도입해 우수인재 338명(인턴 227명 포함)을 채용했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40여 년을 이어온 ‘서울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전북 시대’를 열기 위해 준비 중이다. 지난해 11월 전북 완주군 이서면에서 착공한 신사옥이 내년 4월이면 완공돼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전북 혁신도시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건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대체 휴일제’ 시행 여부가 직장인들 사이에서 뜨거운 화제다. 박근혜 정부가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로 대체 휴일제 도입하기로 했고,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대체 휴일제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체부는 지난달 말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대체 휴일제와 방학 분산제 등을 관광산업 육성 방안에 포함시켰다.정부는 대체 휴일제로 단기 휴가가 늘어나면 국내 여행산업이 활성화되면서 내수 경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1998년부터 4개 공휴일을 아예 월요일로 옮기는 ‘해피 먼데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장후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년에 3일의 대체 휴일이 발생하면 2조3000억 원의 추가 여행경비가 지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단기 휴가를 통해 휴식을 취하면서 1인당 생산성을 높이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똑똑하게 일하기 준비됐다”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이미 ‘삶과 일의 균형’을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보고 ‘워크 스마트’ 제도를 도입하는 등 조직 운영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따라서 당장 대체 휴일제가 시행돼도 큰 문제는 없다고 말한다. 삼성그룹 측은 “서비스, 금융, 반도체 등 계열사별로 사업 분야가 다양하기 때문에 그룹 차원에서 대체 휴일제와 관련해 일괄적인 정책을 시행하기는 어렵지만 계열사별로 특성을 살려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LG그룹도 쉬는 시간을 갖는 게 직원들의 창의성에 도움이 된다는 쪽으로 생각을 바꾸고 있다. 당장 올해부터 창립기념일 휴무를 실제 창립기념일인 3월 27일 대신 4월 둘째 금요일로 옮겨 쉬기로 했다. 임직원에게 3일간의 단기 휴가를 줘 재충전의 시간을 갖게 한다는 취지다. 현대자동차는 10년 전부터 설, 추석 연휴와 삼일절, 광복절 등 국경일이 주말과 겹칠 경우 대체 휴일제를 실시하고 있다.보수적인 기업문화를 가진 유통 기업들도 최근에는 휴가를 독려하는 분위기다. 현대백화점은 주5일 근무에 이어 주5일 수업에 대체 휴일제까지 시행되면 가족 단위 여행을 떠나려는 직원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고 지난해부터 매년 100가족을 선정해 단기 휴가 여행비를 지원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장근혁 인재개발팀장은 “휴무를 가족과 즐겁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직원이 직장 생활에서도 적극적이고 창의적으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들은 당장의 비용 부담을 걱정하고 있다. 대기업 중에서도 365일 조업해야 하는 포스코 등은 대체 휴일제 실시로 인한 인건비 부담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공휴일 수는 선진국과 비교할 때 적지 않다”며 “당장 3, 4일 더 쉬게 되면 중소기업은 조업일수가 줄어들어 생산성에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5일제 버금가는 효과 기대유통업체들은 대체 휴일제가 시행되면 주5일제 시행에 버금가는 매출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체 휴일이 2, 3일 발생하면 연간 두세 번의 토∼월요일 단기 휴가가 생기는 셈이어서 가족 중심의 레저 문화가 더욱 발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011년 현대경제연구원이 성인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70%가 대체 휴일제로 발생하는 연휴에 여행을 떠나겠다고 답한 바 있다.현대백화점은 최근 자사가 운영하는 가족농장을 6개에서 8개로 확대했다. 가족 단위 여행객들을 끌기 위해서다. 백화점들도 캠핑 매장 확대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인천점에 캠핑용품 편집매장 ‘웍&톡’을 열었다. 현대백화점 울산점도 지난달 캠핑용품 편집매장을 내고, 캠핑용품 고르는 법을 알려주는 마케팅으로 가족 고객을 끌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대체 휴일제 ::공휴일이 주말과 겹칠 경우 대신 평일에 쉬는 제도다. 대체 휴일제가 시행되면 일요일인 올해 어린이날(5월 5일) 같은 경우 월요일인 6일에 대신 쉴 수 있게 된다. 직장인들에게 ‘토∼월요일’ 3일간 단기 휴가가 생기는 셈이다.김현수·김지현 기자 kimhs@donga.com}

제일모직은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소재 사업을 강화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6조 원을 돌파했다. 매출 6조99억 원, 영업이익 3217억 원, 순이익 2088억 원으로 견고한 실적을 냈다. 1954년 설립된 제일모직은 국내 산업발전의 패러다임과 맥을 같이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섬유사업을 통해 한국 경제사에서 본격적인 산업시대를 열었고 1980년대 패션사업을 시작해 한국의 패션 디자인 브랜드 시대를 이끌었다. 1990년대 진출한 케미컬 합성수지 사업은 당시 국가 전략사업이었던 석유화학산업 발전의 한 축을 담당했다. 그리고 2000년대 이후 추진한 전자재료 사업은 최근 세계 시장점유율 1, 2위를 다투는 휴대전화, 디지털TV, 반도체 등 핵심소재의 씨앗이 돼 디지털 강국의 위상에 일조하고 있다. 제일모직의 케미컬과 전자재료 소재사업은 진출 초기부터 지속적인 연구개발(R&D)과 투자로 고부가 차별화 제품을 만들어내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제일모직 케미컬사업부는 2011년 유럽 헝가리에 고부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공장을 준공해 미주와 중국에 이어 새로운 글로벌 생산거점을 확대했다. 사업 고도화를 위해 1994년부터 추진한 전자재료 사업은 2002년 경북 구미에 정보기술(IT)생산단지를 준공하면서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고, 2003년부터는 반도체 소재에서 디스플레이 소재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제일모직은 올해 ‘스피드와 고부가 중심의 글로벌 소재기업’의 경영목표를 이루기 위해 사업부별로 특화된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케미컬사업부는 고부가 전략제품의 글로벌 현지 완결형 영업시스템을 강화하고, 자동차 내외장용 소재사업의 성장전략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공급사슬관리(SCM) 체제 구축을 강화해 글로벌 사업 역량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전자재료사업부는 R&D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 차세대 제품과 핵심기술 개발을 통해 편광필름 사업을 일류로 만들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차세대 공정 소재를 통해 시장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