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감독님이 아직 첫 승을 못 거뒀다. 선수들도 (이번 경기가)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 잘 알고 있다.” 손흥민(토트넘)이 엘살바도르와의 평가전을 하루 앞둔 19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올해 3월 한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아직 A매치(국가대항전) 3경기째 승리를 신고하지 못했다. 사령탑 데뷔전이었던 3월 24일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 2-2로 비겼고, 같은 달 28일 우루과이에는 1-2로 패했다. 16일 페루전에서도 0-1로 졌다. 전임자인 파울루 벤투 감독과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모두 부임 후 첫 경기에서 승리를 신고했다. 클린스만 감독도 더 이상 첫 승리를 미룰 수 없다. 한국이 A매치에서 승리한 것은 지난해 12월 3일 열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포르투갈과의 최종 3차전이 마지막이다.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은 “대표팀 선수들이 승리에 굶주려 있다”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도 “지난 경기에서 이기지 못했는데, 팬들에게 꼭 이기는 경기를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엘살바도르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5위로 한국(27위)보다 낮다. 한국과의 A매치는 이번이 처음이다. 엘살바도르는 월드컵 본선에 2차례 진출했는데 1982년 스페인 대회가 마지막이다. 엘살바도르는 15일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3분 만에 한 명이 퇴장당한 끝에 0-6으로 졌다. 올해 3차례 A매치에서 3연패를 했다. 승리를 위해 손흥민의 역할이 중요하다. 스포츠 탈장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손흥민은 페루전에서 벤치를 지켰다. 선수 보호 차원에서 손흥민을 쉬게 한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은 엘살바도르전에서 90분 동안 뛰는 것은 어렵겠지만 후반에 교체 투입할 수 있다”며 “경기장 안의 득점 능력뿐만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도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페루전이 열린) 부산에서 뛰지 못해 아쉬웠다. 이제 잘 회복했고, 재미있는 경기로 승리를 드리고 싶다”며 “9월 유럽에서 치르는 평가전을 앞두고 좋은 분위기 속에서 원정을 떠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과 엘살바도르의 평가전은 20일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이제 축구에서 90분 경기는 없다. 길게는 100분도 넘게 하는데 그 이상을 꾸준히 뛸 수 있는 선수들이 필요하다.” 호주·뉴질랜드가 공동 개최하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개막이 31일 남은 가운데 콜린 벨 여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최종 엔트리 발탁 기준을 제시했다. 대표팀은 18일 경기 파주 축구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월드컵 참가 전 마지막 소집 훈련을 시작했다. 이번 대표팀에는 31명이 소집됐다. 이 가운데 23명만이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이날 28명의 선수가 NFC에 모였다. 조소현(토트넘), 이금민(브라이턴), 윤영글(BK헤켄) 등 해외파 3명은 23일 합류한다. 이번 대표팀에는 케이시 유진 페어(PDA), 원주은, 권다은(이상 울산현대고) 등 16세 이하 여자대표팀 선수 3명이 포함됐다. 벨 감독은 “에너지, 갈망(배고픔), 새로운 활력소 역할 등 3가지 측면에서 (이들을) 발탁했다”며 “이전까지 명단에 들었던 선수들을 자극하고자 한다. 이들이 좋은 인상을 남긴다면 최종 엔트리에 충분히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대표팀 주장 김혜리(인천현대제철)는 “선수들이 지금까지 다들 잘해왔지만 지금부터가 제일 중요하다”며 “여기서 좋은 컨디션을 보여야 월드컵에 갈 수 있다. 이를 위해 선수들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다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H조에 속한 한국은 다음 달 25일 콜롬비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을 시작으로 7월 30일 모로코와 조별리그 2차전, 8월 3일 독일과 조별리그 최종 3차전을 치른다. 독일이 FIFA 여자축구 랭킹 2위로 H조에서 가장 높고 그 뒤로 한국(17위), 콜롬비아(25위), 모로코(72위) 순이다. 벨 감독은 “콜롬비아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피지컬적으로 우리보다 훨씬 강한 콜롬비아를 상대로 조직적으로 빠르게 플레이해야 한다”며 “선수들이 빠른 판단과 영리한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집중력을 경기 내내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한국의 여자 월드컵 최고 성적은 2015년 캐나다 대회의 16강이다. 직전 대회인 2019년 프랑스 대회에서는 3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대표팀은 다음 달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이티와 월드컵 출정식을 겸한 평가전을 치른다. 이후 23명의 최종 명단을 발표한 뒤 다음 달 10일 호주로 출국한다.파주=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진출에 기여한 중앙 수비수 김지수(19·성남)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브렌트퍼드 이적을 앞뒀다. 프로축구 K리그2(2부 리그) 성남 구단주인 신상진 성남시장은 1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김지수와 시장실에서 만난 사진을 올리며 “김지수가 다음 주에 브렌트퍼드 이적을 위해 출국한다”고 전했다. 브렌트퍼드는 지난달 김지수의 바이아웃(소속팀 동의 없이 팀을 옮길 수 있는 최소 이적료) 70만 달러(약 9억 원)를 충족하는 이적료와 셀온 조항을 포함한 공식 제안서를 성남에 보냈다. 셀온 조항은 김지수가 나중에 브렌트퍼드에서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때 발생하는 이적료 일부를 성남에 분배하는 내용이다. 성남은 현재 브렌트퍼드와 세부사항을 협의하고 있다. 김지수는 영국으로 건너가 연봉 등 개인 협상을 진행한 뒤 메디컬테스트를 받을 예정이다. 성남 관계자는 “늦어도 다음 달 초에는 김지수의 브렌트퍼드 입단이 공식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수의 EPL 이적에 걸림돌로 예상됐던 워크퍼밋(취업허가) 문제도 해결됐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해외 선수들에게 잉글랜드 진출의 문호를 넓혀주기 위해 워크퍼밋에 관한 새 규정을 14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새 규정에 따라 워크퍼밋 대상이 아닌 선수라도 EPL과 챔피언십(2부 리그) 구단들은 4명, 리그1(3부 리그)과 리그2(4부 리그) 구단은 2명까지 영입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잉글랜드 진출은 워크퍼밋 문제로 다른 나라의 리그보다 문턱이 높았다. 워크퍼밋을 받으려면 최근 2년간 A매치(국가대항전) 출전 비율, 소속 리그의 등급, 소속팀에서의 리그 출전 비율, 소속팀의 지난 시즌 성적 등 여러 가지 기준을 충족시켜야 했다. 아직 성인 국가대표팀에 소집된 적이 없는 김지수는 FA의 규정 완화로 수월하게 워크퍼밋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92cm의 장신인 김지수는 12일 아르헨티나에서 끝난 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7경기에 모두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제2의 김민재’로 불리는 김지수는 지난해 준프로 신분으로 K리그1(1부 리그)에 데뷔해 19경기를 뛰었다. 올 시즌 정식 프로 계약을 맺고 1경기에 나섰다. 김지수가 브렌트퍼드로 이적하면 한국 10대 선수 최초로 EPL에 진출한다. 또 K리그2에서 EPL로 직행하는 첫 사례가 된다. 영국 런던을 연고지로 하는 브렌트퍼드는 2022∼2023시즌 리그 9위를 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이강인(22·마요르카)의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 이적이 임박했다는 현지 매체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적료와 계약 기간, 연봉 등 구체적인 조건들도 공개되고 있다. 프랑스 스포츠 매체 ‘레키프’는 13일 “이강인이 국가대표팀 소집에서 복귀하면 PSG와 계약서에 서명할 예정”이라며 “프랑스 파리에서 이미 메디컬 테스트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도 이날 “PSG가 이강인 영입을 위해 마요르카에 이적료 2200만 유로(약 302억 원)를 제안했다. 두 구단은 마지막 세부사항을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마르카에 따르면 PSG는 이강인 측에 정규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보장했다. 현지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이강인의 계약 기간은 3∼5년, 연봉은 약 400만 유로(약 55억 원)다. 2018년 발렌시아(스페인)에서 프로 데뷔를 한 이강인은 2021년 마요르카(스페인)로 팀을 옮겼다. 2022∼2023시즌 스페인 라리가 36경기에서 6골 6도움을 기록하며 애스턴 빌라(잉글랜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등의 관심을 받았다. PSG는 프랑스 리그1 통산 최다인 11차례 우승한 팀이다. 지난 두 시즌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 킬리안 음바페 등 세계 최고의 선수들로 공격진을 구성했다. 하지만 올해 PSG와 계약이 끝난 메시는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 인터 마이애미로의 이적을 확정했다. 2025년까지 PSG와 계약한 네이마르도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의 러브콜을 받고 있어 팀을 떠날 가능성이 있다. 음바페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음 시즌에도 PSG에서 뛸 것”이라고 밝혔다. 이강인이 PSG로 이적하면 같은 팀에서 음바페와 호흡을 맞출 수 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덴버가 창단 후 56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 우승을 차지했다. 덴버는 13일 마이애미와의 2022∼2023시즌 NBA 파이널(7전 4승제) 5차전 안방경기에서 94-89로 이겼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만든 덴버는 창단 후 처음 진출한 파이널에서 ‘래리 오브라이언 트로피’(NBA 파이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동안 덴버는 LA 클리퍼스와 함께 1980년 이전에 창단한 구단 중 파이널 우승이 없던 ‘유이한’ 팀이었다. 1967년 창단한 덴버는 아메리칸농구협회(ABA) 프로리그에 참여하다가 1976년 NBA 팀이 됐다. 덴버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서부 콘퍼런스 1위를 차지했고 플레이오프(PO) 1, 2라운드에서는 미네소타와 피닉스를 차례로 꺾었다. 콘퍼런스 결승에선 LA 레이커스를 누르고 파이널에 올랐다. 덴버의 ‘세르비아 특급’ 니콜라 요키치는 파이널 최우수선수(MVP)로 뽑혀 ‘빌 러셀 트로피’를 수상했다. MVP 투표에 참여한 11명 모두 요키치에게 표를 던졌다. 이번 시즌 조엘 엠비드(필라델피아)에게 밀려 세 시즌 연속 정규리그 MVP 수상이 불발됐던 요키치는 이날 파이널 MVP가 되면서 더 높이 날아올랐다. 요키치는 이날 28점, 16리바운드, 4도움을 포함해 파이널 5경기에서 평균 30.2점, 14리바운드, 7.2도움을 기록하는 ‘올 라운더(all-rounder)’ 활약으로 팀의 창단 후 첫 우승을 앞장서 이끌었다. 2014년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41순위로 덴버의 지명을 받았던 요키치는 파이널 MVP 수상자 가운데 지명 순서가 가장 늦은 선수로도 이름을 남겼다. 종전 기록은 1979년 파이널 MVP였던 데니스 존슨의 29순위다. 요키치는 LA 레이커스와 맞붙었던 콘퍼런스 결승에서도 MVP로 선정돼 ‘매직 존슨 트로피’를 품에 안은 바 있다. 요키치는 이번 시즌 PO 20경기에서 600점, 269리바운드, 190도움을 작성했는데 세 부문 모두 단일 시즌 PO 최다 기록이다. 특히 도움은 덴버의 주전 가드인 저말 머리(20경기 142개)보다도 더 많았다. 포지션이 센터인 요키치가 일명 ‘포인트 센터’로 불리는 이유다. 독보적인 경기력으로 팀에 우승을 안긴 요키치는 “농구는 팀이 하는 스포츠다. 동료들의 활약이 없었더라면 우승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공을 돌렸다. 또 우승 소감을 묻자 “해야 할 일을 다 끝냈다. 이제 집에 갈 수 있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NBA 역사상 8번 시드 팀 최초의 파이널 우승을 노렸던 마이애미는 통산 4번째 정상 등극을 다음으로 미뤘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동부 콘퍼런스 7위를 한 마이애미는 ‘플레이 인 토너먼트’를 거쳐 8번 시드로 PO행 막차를 탔다. PO 1라운드에서 정규리그 최고 승률(0.707) 팀 밀워키를 꺾는 이변을 시작으로 돌풍을 이어가며 파이널까지 올랐지만 요키치가 버티고 있는 덴버를 무너뜨리는 데는 실패했다. 2012∼2013시즌 이후 10년 만의 파이널 정상에 도전했던 마이애미는 올해까지 최근 3번의 파이널에서 모두 패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선수들이 얼마나 카타르에 가고 싶은지 증명했으면 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사진)은 12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대표팀 소집 훈련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 열린다. 선수들이 아시안컵 대표팀에 뽑힐 만한 실력을 경기장에서 보여 달라는 의미다. 대표팀은 경기 파주 축구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대신 부산에서 이날부터 담금질을 시작했다. 16일 페루, 20일 엘살바도르와의 평가전이 각각 부산과 대전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다시 부산에 와 기쁘다”며 “1988년 서울 올림픽 때가 기억난다. 당시 서독 대표팀 선수로 부산에서 경기를 치렀고, 좋은 성적(동메달)을 거뒀다”고 했다. 당시 서독은 조별리그 1, 2차전을 구덕운동장에서 치렀다. 클린스만 감독은 2004년에도 독일 대표팀 감독으로 부산에서 한국 대표팀과 맞붙었다. 클린스만 감독에게 6월 A매치 2연전은 큰 의미가 있다. 부임 후 3월 A매치 2연전 때 대표팀은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멤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번 대표팀은 클린스만 감독이 직접 눈으로 확인한 선수들로 구성했다. 중앙 수비수 박지수(포르티모넨스)와 김주성(서울), 미드필더에 홍현석(겐트)과 박용우(울산) 등이 새 얼굴로 뽑혔다. 중앙수비수 김민재(나폴리)와 김영권(울산)은 각각 기초군사훈련과 부상으로 빠졌다. 첫 승리도 절실하다. 대표팀은 3월 콜롬비아,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는 각각 2-2, 1-2로 승리를 신고하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은 자신의 실력을 이번에 모두 보여줘야 한다”며 “카타르 아시안컵에 가고 싶은 열정을 경기장에서 나타내야 한다”고 말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11일 맨체스터시티(맨시티·잉글랜드)와 인터밀란(이탈리아)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린 튀르키예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스타디움엔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맨시티 구단주도 모습을 드러냈다. 2008년 맨시티 구단을 사들인 그가 경기장을 찾아 ‘직관’한 건 13년 만이다. 2010년 영국 런던에 있는 맨시티의 안방 에티하드 스타디움을 찾아 리버풀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를 관전한 적이 있다. 만수르 구단주는 맨시티가 그동안 EPL과 리그 컵,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등에서 우승 트로피를 여러 차례 들어 올릴 때도 좀처럼 경기장을 찾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은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함께 경기장을 찾아 맨시티가 창단 후 처음 챔스리그 정상에 오르는 장면을 지켜봤다. 이들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등과 함께 VIP석에서 경기를 관전했다. 만수르 구단주는 맨시티를 상징하는 파란색 줄무늬 스카프를 목에 두른 채 경기를 봤다. 결승전이 끝난 뒤 만수르 구단주는 자신의 트위터에 “맨시티 팬과 경영진, 코칭스태프, 선수들을 포함한 클럽의 모든 구성원에게 축하와 감사를 전한다. 우리는 앞으로도 성공을 이어가며 축하할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맨체스터시티(맨시티·잉글랜드)가 창단 후 처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트레블(3관왕)’을 완성했다. 맨시티는 11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인터밀란(이탈리아)과의 2022∼2023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1-0 승리를 거두고 ‘빅이어(big ear·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맨시티는 후반 23분에 터진 로드리의 선제 결승골을 끝까지 잘 지켰다. 맨시티는 경기 막판 인터밀란의 거센 공세에 밀려 실점 위기를 몇 차례 맞았지만 골키퍼 에데르송이 선방으로 골문을 걸어 잠갔다. 1880년 창단한 맨시티는 이날 승리로 챔스리그 참가 13번째 만에 처음 정상을 밟았다. 맨시티는 이번 시즌까지 3연패를 포함해 잉글랜드 프로축구 1부 리그에서 9차례 정상에 올랐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우승 트로피도 7번 들어 올렸다. 하지만 챔스리그 우승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종전까지 2020∼2021시즌의 준우승이 챔스리그 최고 성적이었다. 2008년 맨시티를 인수한 아랍에미리트(UAE) 투자개발그룹이 이른바 ‘오일 머니’를 앞세워 전력 강화를 위한 선수 영입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지만 빅이어는 품지 못했었다.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FA컵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맨시티는 역시 구단 최초로 트레블을 달성했다. 잉글랜드 팀의 트레블은 1998∼1999시즌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 이어 두 번째다. 맨유의 트레블 달성 당시 사령탑이던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은 이날 결승전을 앞두고 페프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에게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두 팀이 트레블을 달성한 시즌 승률을 보면 맨시티가 크게 앞선다. BBC에 따르면 맨시티는 이번 시즌 60경기에서 44승 10무 6패로 승률 73.3%를 기록했다. 맨유는 1998∼1999시즌 62경기에서 36승 22무 4패로 승률 58.1%였다. 득점에서도 두 경기를 덜 치른 맨시티가 149골로 맨유(128골)에 20골 이상 앞선다. 맨시티는 유럽 리그 전체를 통틀어 8번째로 트레블을 달성한 팀이다. 맨시티가 창단 후 처음으로 챔스리그 우승을 차지하기까지는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입단한 ‘스코어링 머신’ 엘링 홀란의 역할이 컸다. 홀란은 이날 결승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하지는 못했지만 대회 12골을 기록하며 챔스리그 개인 두 번째 득점왕에 올랐다.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에서 뛰던 2020∼2021시즌 10골을 넣고 챔스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 이번 시즌 EPL에서 한 시즌 역대 최다인 36골을 터뜨리며 득점 1위에 오른 홀란은 EPL과 챔스리그 득점왕을 동시에 차지한 역대 4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홀란은 이번 시즌 공식전 52경기에서 52골을 넣었다. 2009∼2010시즌 이후 13년 만이자 통산 4번째 챔스리그 우승을 노렸던 인터밀란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3위를 한 인터밀란은 4강에서 챔스리그 통산 7회 우승 팀인 AC밀란(이탈리아)을 꺾고 결승까지 올랐지만 ‘EPL 거함’ 맨시티를 넘지 못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리오넬 메시(36)의 선택은 미국이었다. 메시는 8일 스페인 일간지 ‘문도 데포르티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인터 마이애미로 가기로 했다. 이적 과정을 100% 마친 것은 아니지만 합의는 끝냈다”고 말했다. 2018년 창단된 인터 마이애미는 잉글랜드 축구 레전드 데이비드 베컴이 공동 구단주 겸 회장을 맡고 있다. MLS도 이날 “메시가 올여름 마이애미 합류 의사를 밝힌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을 MLS에서 환영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2004년 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 프로 데뷔를 한 메시는 2021년까지 바르셀로나에서 뛰었다. 바르셀로나가 재정난으로 2021년 8월 결별을 선언하자 메시는 그해 파리 생제르맹(프랑스)과 2년 계약을 맺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가 된 메시의 다음 행선지를 두고 바르셀로나 복귀,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진출 등이 거론됐다. 사우디 알힐랄은 메시에게 4억 유로(약 5595억 원)의 연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해 1월 사우디 알나스르로 이적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연봉의 2배 수준이다. 메시는 “내가 돈을 생각했다면 사우디나 다른 곳으로 갔을 것”이라며 “내 결정은 돈과는 크게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메시의 아버지 호르헤 메시가 6일 호안 라포르타 바르셀로나 회장 집에 들어가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메시의 바르셀로나행에 힘이 실렸다. 당시 호르헤 메시는 “아들이 바르셀로나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의 재정은 메시를 영입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메시는 “나에게 유럽 팀은 바르셀로나뿐이다. 정말 바르셀로나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하지만 (나를 영입하려면) 다른 선수들을 내보내고 그들의 연봉을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그런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다시 바르셀로나로 돌아가서 팀에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2년 전 바르셀로나를 떠나며 눈물의 기자회견을 했던 메시는 “누군가에게 떠밀려 그때와 같은 상황을 다시 만들고 싶지 않았다. 다른 사람의 선택을 기다리기보다 내 미래를 내가 직접 결정하고 싶었다”며 “지금이 미국으로 가서 또 다른 방법으로 축구를 즐기며 지낼 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새로운 무대로 가는 메시의 행운을 빈다”고 전했다. 마이애미는 메시에게 5000만 유로(약 700억 원)의 연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힐랄이 제시한 연봉의 8분의 1 수준이다. 스포츠 매체 ‘디애슬래틱’ 등에 따르면 메시는 연봉 외에도 MLS 스폰서인 애플과 아디다스 등 글로벌 기업의 지원에 매력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애플TV+를 통해 올 시즌부터 10년간 MLS 경기들을 중계하는데, 메시는 중계 수익 일부를 받을 예정이다. 2017년부터 메시를 평생 후원하기로 한 아디다스도 MLS를 통해 나온 수익을 메시와 공유하겠다고 제안했다. 메시의 미국행에 MLS 팬들의 반응은 뜨겁다. 미국 매체 ‘포브스’는 이날 “마이애미 경기의 티켓 가격이 폭등했다. 메시가 MLS에 처음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 티켓 가격은 중고거래 시장에서 최대 1000% 올랐다”고 보도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대회가 열리기 전부터 우리 목표는 우승이었다.”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별리그 두 경기에 출전한 박승호(인천)는 한국과 이탈리아의 대회 4강전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박승호는 지난달 26일 온두라스와의 조별리그 F조 2차전 후반 17분 2-2를 만드는 동점골을 넣었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 발목을 크게 다쳤고 수술을 받기 위해 대회 도중인 1일 귀국했다. 박승호는 “선수들이 자신감으로 가득 찬 상태다. 동료들이 결승전을 보러 다시 아르헨티나로 오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한국은 9일 오전 6시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이탈리아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이탈리아는 이번 대회까지 3회 연속 4강에 올랐다. 대회 역대 최고 성적은 3위(2017년)다. 2019년 대회에서는 4위를 했다. 이번 대회에서 이탈리아는 조별리그 D조 2위(2승 1패)로 16강에 진출했다. 잉글랜드와의 16강전에서 2-1, 콜롬비아와의 8강전에서 3-1로 이기며 준결승에 올랐다. 5경기에서 11골을 넣고 6실점했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는 이번 대회 6골(2도움)로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미드필더 체사레 카사데이(레딩)다. 8강전까지 5경기를 치르는 동안 슈팅 수(20개), 뛴 거리(71.72km), 스프린트(362회) 등에서 모두 팀 내 1위다. 카사데이는 큰 키(186cm)를 이용한 헤더와 드리블, 패스 등이 모두 뛰어나다.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6골 중 3골을 머리로 넣었다. 지난해 8월 첼시(잉글랜드)와 6년 계약을 맺은 카사데이는 올해 1월 레딩(잉글랜드)으로 임대된 뒤 15경기에 나서 1골을 기록했다. 김은중 한국 대표팀 감독은 “카사데이는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나고 득점력도 좋다. 첼시가 영입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2019년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4강에 오른 한국은 이탈리아와의 U-20 월드컵 상대 전적에서 2전 2승으로 앞서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 4강 진출 팀 가운데 유일한 무패(3승 2무) 팀이다. 한국은 5경기에서 8골을 넣고 5골을 허용했다. 한국 대표팀은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빠른 공수 전환과 역습, 세트 플레이가 강점이다. 한국의 8골 중 4골이 세트피스 공격에서 나왔는데 모두 결승골이나 동점골이었다. 한국은 지난달 7일부터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진행한 10일간의 전지훈련을 통해 세트피스 공격을 집중적으로 다듬었다. 세트피스의 출발점은 주장 이승원(강원)의 오른발이다. 이승원은 프리킥, 코너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서 4도움(1득점)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 도움 1위다. FIFA는 한국과 이탈리아의 준결승전을 앞두고 양 팀 키플레이어를 꼽았는데 한국은 김지수(성남), 이탈리아는 카사데이였다. 중앙 수비수인 김지수는 이번 대회 5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전해 한국의 수비라인을 이끌었다. 한국은 이탈리아보다 하루 뒤인 5일 8강전을 치렀다. 이탈리아는 콜롬비아와의 8강전에서 전후반 90분(정규시간)을 뛰었지만 한국은 나이지리아와의 8강전에서 연장전까지 120분을 뛰었다.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그동안 선수 생활을 하면서 이번처럼 단시간에 많은 경기를 소화한 적이 없었을 것”이라며 “회복이 쉽지가 않다. 아마 선수들도 그라운드 안에서 모든 것을 매 경기 쏟아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축구 국가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는 한국과 이탈리아의 4강전이 열리는 9일 오전 6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거리 응원을 하기로 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오현규를 셀틱으로 데려갔던 앙게 포스테코글루 감독(58)이 손흥민의 소속 팀인 토트넘(잉글랜드) 지휘봉을 잡는다. 국내 프로축구 K리그1 수원에서 뛰던 오현규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올 1월 셀틱 유니폼을 입었다. 토트넘 구단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영입했다고 6일 발표했다. 7월 1일 팀에 합류할 예정인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계약기간은 4년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팀 사령탑에 오른 최초의 호주인으로 이름을 남겼다. 그리스에서 태어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부모를 따라 이민한 호주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선수 시절엔 크게 빛을 보지 못했지만 지도자가 된 뒤로 여러 팀을 정상에 올려놨다. 2022∼2023시즌 그가 지휘한 셀틱은 스코틀랜드리그, 리그컵에서 각각 2연패와 함께 스코틀랜드축구협회(FA)컵 정상까지 차지하면서 트레블(3관왕)을 달성했다. 브리즈번 감독을 맡고 있던 2010∼2011, 2011∼2012시즌엔 호주 프로축구 1부 리그 최초로 두 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일본 프로축구 J리그에서도 감독 생활을 했다. 2018∼2021년 요코하마 마리노스를 지휘했다. 2019년 이 팀에 15년 만의 J1리그 우승 트로피를 안기기도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호주 국가대표팀을 이끈 경험도 있다. 호주는 2015년 자국에서 열린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한국을 2-1로 누르고 우승했는데 당시 호주 사령탑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이었다. 결승전에서 한국이 넣은 득점은 손흥민이 기록한 골이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선두 울산이 주민규(33·사진)의 결승골을 앞세워 3경기 만에 승리했다. 울산은 6일 열린 수원 FC와의 프로축구 K리그1 방문경기에서 3-1 역전승을 거뒀다. 주민규는 1-1로 맞서던 후반 42분 코너킥 상황에서 수원 FC 윤빛가람이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공을 오른발로 차 넣으며 승부를 갈랐다. 주민규는 9호 골로 득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주민규로서는 한국축구대표팀 명단에 들지 못한 설움을 날리는 골이기도 했다. 제주에서 뛰던 2021시즌과 2022시즌, 주민규는 K리그1 선수 중 가장 많은 골(39골)을 넣었지만 파울루 벤투 전 축구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울산으로 팀을 옮긴 주민규는 여전히 득점왕 경쟁을 펼쳐 첫 대표팀 승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3월 한국 사령탑으로 부임한 독일대표팀 공격수 출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5일 발표한 국가대표 23명의 명단에도 주민규는 없었다. 주민규는 경기 후 “솔직히 기대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며 “기대한 만큼 실망감도 컸지만 실망감에 취해 있을 시간이 없었고 당장 오늘 경기가 있어 마음을 잡고 준비했다”고 말했다. 주민규는 “울산에 온 이유는 하나다. 더 많은 우승컵을 들고 싶어서다. 대표팀은 보너스다”라고 덧붙였다. 울산은 주민규의 결승골이 터지고 5분 뒤인 후반 추가시간, 바코의 쐐기골로 승리를 확정했다. 최근 1무 1패를 기록했던 울산은 이날 승리로 승점 3을 추가해 12구단 중 가장 먼저 승점 ‘40(승점 41) 고지’에 올랐다. 수원 FC 박주호(36)는 이날 은퇴식을 치렀다. 박주호는 선발로 출전해 전후반 91분을 뛰고 홈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교체됐다. 박주호는 2008년부터 일본, 스위스, 독일, 한국에서 프로 선수로 뛰었고 대표팀 수비수로도 활약했다. 포항은 안방에서 8경기 무패(6승 2무)를 달리던 제주의 상승세를 꺾었다. 포항은 1-1로 맞서던 후반 추가시간 박승욱의 결승 헤더골 덕택에 2-1 승리를 거두며 승점 30으로 2위로 올라섰다. 2위 제주(승점 28)는 3위로 한 계단 떨어졌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한국 남자 태권도가 세계 최강임을 다시 확인했다. 한국 남자팀은 5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끝난 2023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4연속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대회 첫날인 지난달 30일 남자 68kg급 진호준(21·수원시청)의 은메달로 메달 사냥을 시작했다. 지난달 31일 남자 58kg급 배준서(23·강화군청)가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긴 이후 남자 87kg급의 강상현(21·한국체육대), 남자 54kg급의 박태준(19·경희대·사진)이 연이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남자팀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로 총점 410점을 얻어 2017년 무주 대회 이후 4연속 종합 1위에 올랐다. 남자팀은 1973년 대회 창설 이후 2번을 제외하고 총 24번 종합우승을 했다. 세계선수권대회 데뷔전에서 화끈한 타격전을 선보였던 박태준은 대회 남자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대표팀 지도자로 이번 대회에 합류해 한국의 종합우승을 이끈 안홍엽 수원시청 코치는 최우수지도자상을 받았다. 반면 한국 여자팀은 8개 체급에서 단 하나의 메달도 따지 못했다. 한국 여자팀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개의 메달도 획득하지 못한 건 1987년 바르셀로나에서 여자부 대회가 시작된 이후 36년 만에 처음이다. 여자부 종합우승을 놓친 것도 2009년 코펜하겐 대회(우승팀 중국), 지난해 과달라하라 대회(우승팀 멕시코)에 이어 세 번째다. 한국 여자팀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역대 16차례 종합우승을 했다. 내년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전초전 성격으로 치러진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세대교체’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남녀 각 8체급에서 총 64명의 메달리스트(동메달은 2명)가 나왔는데, 이 중 절반이 넘는 35명(54%)이 개인 첫 메달을 획득했다. 금메달리스트 16명 중 9명도 개인 첫 금메달이었다. 한국 남자팀의 배준서, 강상현, 박태준도 모두 세계선수권대회 개인 첫 금메달을 획득했는데 이들의 평균 연령은 21세밖에 되지 않는다. 다음 세계선수권대회는 2025년 중국 우시에서 열린다.바쿠=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전 세계인의 스포츠로 성장하고 있는 ‘국기’ 태권도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이 있다. 이대훈(31). 아시아경기에서 태권도선수 최초의 3연패를 기록했고 올림픽 다음 레벨로 평가받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금메달 3개를 목에 걸었다. 올림픽 금메달이 없는 게 아쉽다면 아쉽지만 올림픽에서 ‘아름다운 패자’를 이야기할 때 이대훈이 보여준 스포츠맨십은 지금도 회자된다. 2016년 리우 올림픽, 2021년 도쿄 올림픽 당시 이대훈은 경기에서 진 뒤 승자의 손을 번쩍 들어주거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모습으로 박수를 받았다. 리우 올림픽 당시 이대훈은 “내가 이길 때 상대가 인정 못하고 표정이 안 좋으면 기분이 좋지 않았다. 승자의 기쁨을 극대화하는 게 선수로서의 도리이자 예의”라고 말하기도 했다. 기량, 인성과 더불어 외모까지 완벽한 이대훈 앞에 ‘태권도 월드스타’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리고 이대훈이 선수에서 은퇴할 때까지 경기준비만큼 바쁜 일 중 하나는 국제대회에 참가했을 때 다른 선수들과 사진을 찍는 일이었다. 국적을 불문하고 선수들이 이대훈에게 다가가 사진을 찍자고 요청하고 함께 찍는 모습을 보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2021년 7월 열린 도쿄 올림픽 이후 현역 은퇴를 선언하고 한동안 ‘8각 링’(태권도 경기장)을 떠나 있던 이대훈은 약 2년 만인 5월 26일부터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치러진 세계태권도연맹(WT) 50주년 행사, 2023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올 3월 대전광역시청 태권도 팀 코치로 선임된 이대훈은 국가대표팀 코치로 이곳에 왔다. 그리고 다른 꿈도 갖고 있다고 했다. 스포츠 행정가로서의 꿈이다.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던 이대훈은 그 첫 걸음으로 WT 선수위원 선거에 출마했다. 지도자뿐만 아니라 행정가로도 시험 무대에 올랐다. 바쿠에서 만난 이대훈은 “태권도를 떠나 있던 건 아니다. 그동안 공부를 열심히 했고 한국으로 돌아가면 9일 학위논문 심사도 앞두고 있다. 오랜만에 현장에 왔는데 반가운 얼굴들도 많고 좋은 말도 많이 해줬다. 역시 현장에 있어야 한다”며 웃었다. 이대훈이 현역시절과 달라진 점이 있었다면 ‘외향적’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일단 선수위원이 되려면 투표권을 가진 대회 참가 선수들의 마음을 사야했다. WT 50주년 관련 각종 기념행사가 열리던 곳에서 이대훈은 먼저 각국 협회 임원, 지도자들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하며 자신을 어필했다. 2019년까지 대표팀에서 이대훈을 지도했고 호주 태권도 팀 지도자로 바쿠를 찾은 이석훈 감독(44)이 유창한 영어로 이대훈을 지원사격하기도 했다. 월드스타가 먼저 다가와 인사하자 반가운 마음을 금치 못한 각국 관계자들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눴고 항상 ‘사진촬영’으로 마무리했다. 이대훈은 “현역 때만 해도 먼저 다가가는 편은 아니었다. 이번에 와서 선수 때 못해 봤던 일을 하고 있다. 지도자,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니 비록 내 영어가 유창하지 않아도 정말 반갑게 맞아주고 좋은 말을 많이 해줬다. 진즉에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도 있다”며 웃었다. 세계선수권대회가 끝난 뒤, 이대훈은 적어도 자신이 목표로 삼은 것들을 모두 달성했다. 먼저 지도자로 5월 31일 남자 58㎏급에 출전한 배준서(23·강화군청)의 ‘세컨드석(지도자 자리)’에 앉은 이대훈은 배준서와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을 합작했다. 대회 첫날인 5월 30일 남자 68㎏급에 출전한 ‘간판’ 진호준(21·수원시청)이 은메달에 그쳤지만 이튿날 배준서가 금 물꼬를 트자마자 6월 1일 강상현(20·한국체대)이 남자 87㎏급에서, 3일 박태준(19·경희대)이 남자 54㎏급에서 깜짝 금메달을 획득하며 선수단의 사기를 올렸다. 태권도 남자팀은 2017년 무주 대회 이후 4연속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세계선수권대회 폐막을 하루 앞둔 6월 3일, 이대훈은 자신이 바랐던 WT 선수위원에 당선됐다. 남자 후보 6명이 출마해 2명을 뽑아 경쟁이 치열했지만 WT 관계자에 따르면 이대훈의 득표율은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이 압도적이었다. 지도자, 선수위원 도전 등의 활동이 모두 처음이었지만 이대훈은 능숙하게 잘 했다. 시합이 있을 때마다 대표팀 동생들과 함께 대기실에 누워 태권도 동영상을 보며 다독이고 격려했다. 선수들이 계체를 하고 투표하는 시간에는 그 길목에 서서 조용히 목례를 하며 선거운동을 했다. 이대훈은 “계체를 하고 경기에 들어가기까지의 시간이 선수들이 가장 민감해할 때다. 선수시절에 선거운동을 요란하게 하는 걸 싫어한다는 얘기를 동료들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 나만 해도 (선수 시절에) 유인물을 나눠주는 등 요란했던 후보에게 반감을 갖고 안 찍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유권자들과 ‘아이 콘택트’를 하며 인사하다 사진을 찍자며 다가오면 사진을 찍고 ‘선물’을 쥐어줬다. 한국에서 직접 제작해 가져온 ‘이대훈 배지’다. 이대훈은 “올림픽 때 보면 선수들이 핀을 수집하고 서로 마음에 드는 건 맞교환을 하기도 했다. 그런 소소한 재미를 느꼈던 걸 생각하고 배지를 만들어 와서 나눠줬다”고 말했다. 선수시절 선수들의 선망 대상이었던 이대훈이 ‘전지적 선수시점’으로 선수들에게 젖어드는데 투표에서 압도적 득표율이 안 나올 이유가 없었다. 당선이 확정되고 이대훈은 “선수들을 위해”라는 말을 강조했다. 그는 “예를 들면 계체를 할 때 그간 힘들게 감량을 하느라 지친 선수들이 맨 바닥에 주저앉아 차례를 기다린다. 이런 작은 불편함이라도 없애기 위해 의자를 많이 갖다 놔달라고 건의하는 등 선수들이 대회장에서 경기를 하는 데 있어 불편함이 없게끔 힘쓰고 싶다”고 했다. WT 창립 50주년을 맞아 치러진 이번 대회에서 이대훈의 대회 ‘전과 후’는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짧은 기간 동안 영어 등 각종 외국어 실력이 많이 늘었다. 항상 뭔가를 배우면 메모장에 메모를 하며 익혔다. 현역 시절에는 관심을 두지 않아 몰랐다던 세계 각국 태권도계 인사들의 얼굴을 익히고 나면 다음에는 먼저 다가가 반갑게 인사했다. 앞으로 태권도계 뿐만 아니라 ‘세계 스포츠계’로 보폭이 넓어진다면 더 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일상처럼 해야 할 일들이다. ‘불의 나라’ 아제르바이잔에서 인생 2막을 점화하기 시작한 이대훈의 첫 발걸음은 성공적이었다.바쿠=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이대훈 한국 태권도 국가대표팀 코치(31)가 세계태권도연맹(WT) 선수위원에 당선됐다. WT는 3일 2023 세계태권도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아제르바이잔 바쿠 크리스털홀에서 WT 선수위원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남자 선수로 이대훈과 셰이크 시세(30·코트디부아르), 여자 선수로 우징위(36·중국)와 케서린 알바라도(35·코스타리카) 등 4명이 임기 4년의 선수위원에 당선됐다. 이번 대회에서 지난달 28일부터 남녀 각 8체급에 참가한 940여 명의 선수들이 시합 하루 전 계체를 할 때 선수위원 투표를 했다. 대회 폐막을 하루 앞둔 이날 투표 결과가 나왔다. 이번 WT 선수위원 후보로 남자 6명, 여자 3명이 출마했고 후보자들은 투표가 끝날 때까지 선거운동을 했다. 후보가 많았던 남자 선수위원 간 선거운동은 치열했다. 후보로 나선 이란의 사자드 마르다니(35)는 자기소개, 공약 등을 담은 팸플릿을 선수들에게 돌리며 자신을 홍보했다. 이대훈은 선수들이 계체를 하러 가는 길목에서 이들에게 조용히 목례하며 눈도장을 받는 전략으로 이번 선거에 임했다고 했다. 웃으며 다가오는 선수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직접 제작한 ‘이대훈 핀’을 나눠줬다. 이대훈은 “계체하고 시합에 들어갈 때까지의 순간이 선수들이 가장 민감해할 때다. 최대한 요란스럽지 않게 (선거운동을) 하려 했다. 선수들이 경기에 나설 때 사소한 부분이라도 편하게 임할 수 있도록 선수 입장에 서겠다”고 말했다. 3월부터 대전광역시청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이대훈은 최근 대표팀 코치로 합류해 남자 58㎏급에서 배준서(23·강화군청)의 이번 대회 우승을 이끌었다. 앞서 이대훈은 WT 선수위원 출마를 밝힐 때 WT 선수위원 당선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라는 목표를 향한 첫 걸음이라고 언급했다. 같은 날 남자 74㎏급에 출전한 강재권(23·삼성에스원), 여자 62㎏급에 출전한 남민서(21·한국체육대)는 각각 16강, 8강에서 탈락했다. 2일에는 남자 54㎏급의 박태준(19·경희대)이 우승하며 한국 선수단의 3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한국은 3일까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를 기록했다.바쿠=김배중기자 wanted@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63)이 프로핸드볼 첫 수장을 맡는다. 최 회장은 2008년부터 대한핸드볼협회장을 맡고 있다. 핸드볼협회는 “2023~2024시즌 출범 예정인 프로핸드볼 ‘H리그’ 전담 자회사 한국핸드볼연맹(KOHA)을 설립했다”며 “최 회장이 KOHA 초대 총재를 겸임하게 된다”고 2일 발표했다.핸드볼협회는 이와 함께 KOHA에서 일할 경력직 사원을 모집한다고 발표했다. 모집분야는 전략기획, 경영지원, 홍보 부문으로 16일까지 서류를 받는다.김배중기자 wanted@donga.com}

강상현(21·한국체대)이 처음 출전한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강상현은 1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의 크리스털홀에서 열린 2023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남자 87kg급 결승에서 이반 사피나(24·크로아티아)를 라운드 점수 2-0으로 꺾고 우승했다. 한국이 이 체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2005년 마드리드 대회 오선택 이후 18년 만이다. 한국은 남자 58kg급 배준서(23·강화군청)에 이어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획득했다. 강상현은 이날 1라운드 시작 12초 만에 주먹 공격으로 1점을 내줬다. 하지만 몸통 공격을 두 차례 성공시키며 6-5로 라운드를 가져왔다. 2라운드에서도 16초 만에 머리 공격 허용으로 3점을 내줬지만 1-6으로 뒤지던 경기 종료 48초 전부터 4차례 몸통 공격에 성공하며 9-7로 뒤집었다.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리자 강상현은 마우스피스를 높이 던지며 기쁨을 나타냈다. 제주 출신인 강상현은 한국체대 진학 뒤 올해 2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태극마크를 처음 달았다. 제주 출신 선수가 태권도 국가대표로 뽑힌 건 2002년 고대휴 제주도청 감독 이후 21년 만이다. 강상현은 자신의 첫 국제 대회인 2월 캐나다오픈 우승에 이어 3월 US오픈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랭킹 29위 강상현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16강에서 랭킹 1위 이카루 미게우 소아리스(28·브라질), 8강에서 랭킹 7위 아흐마드 라위(23·이집트), 결승에서 랭킹 2위 사피나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차례로 제압했다. 준결승에서는 이란의 아리안 살리미(20·39위)를 상대로 3라운드까지 60점을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라운드 점수 2-1로 이기고 결승에 올랐다. 살리미는 4월 중국 우시 월드그랜드슬램 준결승에서 강상현을 꺾었던 선수다. 강상현은 “올해 초 국가대표를 꿈꿨고, 국가대표가 된 뒤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꿈꿨는데 이뤄냈다. 이제 내년 파리 올림픽에서 후회 없는 도전을 목표로 달리겠다”고 말했다. 국제 대회 경험이 많지 않음에도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상대로 선전하는 비결에 대해 강상현은 “국내 대회가 더 어렵고 힘들다고 생각한다. 국내 대회 1등을 했으니 세계 대회도 잘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뛰었다”고 했다. 같은 날 열린 남자 80kg급 박우혁(23·삼성에스원)과 여자 49kg급 강보라(23·영천시청)는 각각 8강과 16강에서 탈락했다.바쿠=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배준서(23·강화군청)가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4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배준서는 31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의 크리스털홀에서 열린 2023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남자 58kg급 결승에서 러시아 출신의 개인중립 자격 선수인 게오르기 구르치예프(23)를 라운드 점수 2-0으로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9년 맨체스터대회 남자 54kg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배준서는 이번엔 올림픽 체급인 58kg급으로 바꿔 다시 세계를 제패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한국 선수 중 첫 금메달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남녀 각 8체급에 모두 선수를 출전시켰다. 배준서는 경기 시작 22초 만에 주먹으로 먼저 1점을 낸 뒤 두 차례 몸통 공격과 한 차례 머리 공격으로 점수 차를 벌리며 10-2로 1라운드를 끝냈다. 배준서는 2라운드에서도 몸통 공격을 다섯 번이나 성공하는 등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며 15-5로 승리했다. 2016 캐나다 버너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며 기대주로 떠오른 배준서는 2019년 성인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뒤 곧바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한국 태권도의 간판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과달라하라 대회에서 남자 54kg급 동메달을 딴 배준서는 체급을 58kg급으로 바꾼 뒤 올 2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한국 대표팀의 간판이자 당시 남자 58㎏급 올림픽 랭킹 1위인 장준(23·한국가스공사)을 두 차례 제압하는 이변을 일으키며 태극마크를 달았다. 배준서는 “지난 4년 동안 힘든 일도 있었고 부상도 많았다. 포기하지 않고 훈련하다 보니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 남은 기간 내년 파리 올림픽을 위해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태권 스타’ 출신 이대훈 코치(31)는 배준서의 지도자석에 앉아 대표팀 지도자 데뷔전을 치렀다. 이 코치는 현역 시절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3개를 목에 걸고, 아시아경기 3연패를 기록했다. 이 코치는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이 끝난 뒤 은퇴했다. 여자 67kg급의 홍효림(18·강원체육고)과 여자 73kg급의 이다빈(27·서울시청)은 각각 8강, 16강에서 탈락했다.바쿠=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은퇴한 태권도 스타 이대훈(31)의 후계자로 꼽히는 진호준(21·수원시청)이 세계선수권대회 데뷔전에서 은메달을 땄다.진호준은 29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의 크리스털홀에서 열린 2023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첫날 남자 68kg급 결승에서 브래들리 신든(25·영국)에게 라운드 점수 0-2로 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한국선수단 첫 메달이자 진호준의 개인 첫 세계선수권 메달이다.세계태권도연맹(WT) 세계랭킹 6위인 진호준은 8강에서 자이드 카림(22·요르단·2위), 준결승에서 울루그벡 라쉬토프(21·우즈베키스탄·3위) 등 세계랭킹 상위권 선수를 연이어 꺾고 결승까지 올랐지만 1위 신든의 벽을 못 넘었다. 진호준은 1라운드 내내 신중하게 탐색전을 펼쳤지만 종료 39초를 남기고 신든에게 머리공격(3점)을 허용했다. 감점으로 2점을 벌었지만 승부를 뒤집는 한 방 없이 1라운드를 2-3으로 마쳤다.2라운드에서도 진호준은 판을 뒤집지 못했다. 라운드 시작 4초 만에 몸통공격으로 2점을 내준 진호준은 주먹(1점), 몸통(2점) 공격을 성공했지만 그때마다 동시에 신든의 공격이 성공해 점수 차가 벌어졌다. 종료 1분여를 남기고 점수 차가 7점(5-12)까지 벌어졌고, 이 점수 차는 라운드 끝(9-16)까지 유지됐다. 경기 후 진호준은 “큰 대회에서 메달을 딸 수 있어서 너무 영광이다. 최선을 다해 준비한 만큼 1등을 하길 바랐는데, 메달 색이 아쉽다. 더 열심히 준비해서 다음에는 꼭 금메달을 따보겠다”고 말했다.진호준은 이대훈 대표팀 코치가 2021년 도쿄 올림픽이 끝나고 은퇴한 이후 남자 68kg급을 책임질 선수로 기대를 받았다. 지난해 10월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월드 태권도 그랑프리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지난해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태권도 세계유소년선수권대회 여자 59kg급에서 우승한 신성 이한나(18·대전체육고)는 같은 날 여자 57kg급에 출전해 성인 세계선수권 첫 메달을 노렸지만 8강에서 헝가리의 루아나 마르통(17)에게 라운드 점수 1-2로 져 탈락했다. 3라운드까지 9-9로 치열한 접전을 펼쳤지만 큰 공격 횟수가 많았던 마르통이 4강에 올랐다. 마르통은 결승에서도 승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후 이한나는 “세계선수권 출전이 처음이라 결정적인 순간에 발이 안 나가는 등 긴장했다. 부족한 점을 보완해 앞으로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세계선수권 개막일인 이날 남자 68kg급, 여자 57kg급 8강전까지 치러진 뒤 대회 개막식이 열렸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세르미앙 응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 조정원 WT 총재 등이 참석한 가운데 WT 태권도 시범단이 BTS 음악 등에 맞춰 각종 태권도 동작 및 격파시범을 선보였다. 이날 크리스털홀에는 이날 143개국에서 모인 선수 950명을 비롯해 8000명의 관중이 모였다.바쿠=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울산, 전북 두 팀은 우승을 향해 가는 팀이다.” 프로축구 K리그1 개막(2월 25일)을 5일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남기일 제주 감독은 “4강에 들 만한 팀을 꼽아 달라”는 사회자 질문에 울산, 전북 두 팀을 우승 후보로 꼽았다. 안익수 서울 감독도 “두 팀이 선두에 있는 부분은 명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만 해도 지난 시즌 17년 만에 K리그1에서 우승한 울산과 2년 전까지 리그 5연패를 달성했던 전북이 치열하게 선두 다툼을 할 거라는 전망이 많았고 2023시즌 K리그1의 주요 관전포인트 중 하나였다. 시즌 개막 후 울산은 6연승을 달리는 등 2연패를 향한 순항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전북은 5연패를 했던 위용을 좀처럼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전북답지 못한’ 경기를 거듭한 끝에 김상식 전북 감독이 자진사퇴를 하는 등 내홍을 겪었다. 선두다툼은 예상과 달리 싱거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즌 K리그1은 “재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90경기가 치러진 30일 현재 경기장을 찾은 평균 관중은 1만323명으로 승강제 도입(2013년) 이후 첫 ‘평균관중 1만 명’이 아직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리그 초반 대전, 광주 등 승격 팀의 약진이 리그 흥행을 이끌었다면 최근에는 치열한 2위 경쟁이 바통을 이어받은 모양새다. 전북, 울산 두 팀의 선두 경쟁이 벌어졌던 상황에서 지난 시즌 3위였던 포항은 전북이 비운 자리를 차지하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전북, 울산이 우승경쟁을 할 거다”라고 감독들이 입을 모았던 서울, 제주가 마치 립서비스였다는 듯 나란히 2위권 경쟁에 가담했다. 현재 승점 27로 같은 서울, 제주, 포항 세 팀은 다득점 순에 따라 2~4위에 자리하고 있다. 세 팀 각자의 개성은 또렷하다. 서울은 안익수 감독 특유의 빌드업 축구에 더해 이번 시즌 공격까지 불을 뿜으며 재미를 보고 있다. 지난시즌 리그 12개 팀 가운데 두 번째로 적은 골(43)을 넣은 서울은 이번 시즌 29골로 두 번째로 많은 골을 넣는 팀이 됐다. K리그2 득점왕 출신 나상호(27)가 리그 최다 공격포인트(10개)로 서울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반대로 주민규(33) 등 주득점원의 이탈로 지난해보다 살짝 창끝이 무뎌진 제주는 전북과 함께 리그에서 가장 적은 실점으로 핸디캡을 극복하고 있다. 포항은 아예 울산(1) 다음으로 적은 패(2)를 기록하는 등 매 경기 승점 1 이라도 챙기는 ‘실속축구’를 하고 있다. 한 경기에 여차하면 순위가 2계단이나 바뀔지 모를 상황에 감독들은 속이 탄다. 김기동 포항 감독은 치열한 순위싸움이 벌어지는 상황을 “죽을 맛”이라고 표현했고, 독서광인 안익수 서울 감독도 “읽던 책의 페이지를 빨리 못 넘기고 있다”고 에둘러 속마음을 표현했다. 하지만 고통의 상황이 승부사들에게 자극제도 된다. 김기동 감독은 “감독이 되고 3위도 하고 4위도 했다. 그래서 ‘2위가 목표’라 하는 것도 이상하다. 우승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남기일 제주 감독도 “좋은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균형이 잘 잡혔을 때 ‘삼족정립(三足鼎立)’이라는 표현을 쓴다. 우승을 노리는 2위권 3팀의 치열한 경쟁이 40주년을 맞은 K리그 흥행을 든든히 떠받치고 있다.김배중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