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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부터 이어진 전국 산불이 27일을 기점으로 피해 면적과 사망자 모두 ‘역대 최악의 산불’이 됐다. 경남을 시작으로 경북, 울산, 충북, 전북 등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이번 산불 영향 구역은 하루 만에 두 배 이상인 3만8665ha로 불어나 2000년 동해안 산불을 넘어섰다. 사망자는 총 28명으로 1989년(26명 사망) 산불 수치를 추월했다. 정부는 경북 안동, 청송, 영양, 영덕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추가 선포했다.2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경북 의성, 경남 산청 등 전국 5개 시도의 중대형 산불 영향 구역은 3만8665ha로 서울 전체 면적(6만6000ha)의 약 64%에 달한다. 전날보다 2만913ha가 급증한 가운데 이날 오후 6시 기준 진화율은 안동 62%, 의성 62%, 영덕 55%, 영양 60% 등에 머물렀다. 산불이 빠르게 번지는데 진화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산불 영향 구역이 갈수록 커지면서 피해 예상 면적도 이전 최대였던 2000년 동해안 산불의 2만3794ha를 넘어설 것이라고 산림당국은 밝혔다.산불 사망자는 2명이 추가돼 28명으로 늘었다. 이날 오전 11시 50분경 영덕에서 산불감시원 신모 씨(68)가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됐다. 신 씨는 이틀 전 다른 산불진화대원들과 현장 지원을 마치고 영덕문화센터 산불 대기실에서 해산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 청송에서 실종된 80대 여성도 이날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에 실종자 및 신원미상 시신 신고가 추가로 들어오는 상황이라 사망자 규모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21일 시작된 경남 산청 산불은 7일째 꺼지지 않고 있다. 지리산국립공원은 40ha가 이미 불탔고 천왕봉에서 4.5km 떨어진 지점까지 불길이 번졌다. 기상 악화와 연기 탓에 산림청 헬기는 오후 3시경 모두 철수했다. 이날 항공 지원에 나설 계획이었던 주한미군 시누크 헬기 1대와 블랙호크 3대도 사천공항에서 뜨지 못했다. 22일부터 6일째 이어진 울산 울주 산불은 이날 완전히 꺼졌다. 산림청은 울주 온양읍 운화리 산불이 발생 128시간 8분만에 진화됐다고 밝혔다. 영남이 불타는 사이 호남에서는 새로운 산불이 발생했다. 26일 오후 9시 21분경 전북 무주군 부남면 민가에서 불이 나 야산으로 번졌고, 산불 대응 2단계가 발령됐다. 불은 바람을 타고 번져 27일까지 계속되고 있다.기상청이 비가 온다고 예고한 이날 의성에는 한때 굵은 빗줄기가 쏟아졌지만 30분 만에 그쳤다. 한편 27일 행정안전부는 울산·경북·경남 산불 피해 주민을 위해 취득세·자동차세 면제, 지방세 납부기한 연장, 지방공공요금 감면 등 세제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안동=장영훈 기자 jang@donga.com의성=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무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25일 오후 8시 반 경북 영덕군 영덕읍 매정리. 산을 태우던 불길이 불과 15분 만에 중턱에 있는 요양원까지 내려왔다. 불길을 피해 즉시 떠나라는 대피령이 떨어졌다. 입소자 대부분이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라 차 없이는 대피가 불가능했다. 오후 9시경 정모 할머니(80) 등 입소자 4명과 요양원 여성 직원 2명이 탄 차가 요양원을 빠져나갈 때 주변은 이미 화마가 삼키고 있었다. 정 할머니 일행이 탄 차는 10분도 못 가 달려든 불길을 피하지 못했다. 불이 도로를 달군 탓에 타이어가 녹아 먼저 터졌고 이후 차가 폭발했다. 정 할머니 등 3명이 숨졌고 나머지 탑승자 3명은 중상을 입었다. 이들보다 앞서 요양원을 출발해 인근 교회로 필사적으로 대피해 목숨을 건진 입소자들은 정 할머니 일행의 죽음을 애통해했다.● “산불이 방사포처럼 마을로 쏟아져” 25, 26일 이틀간 21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북 북동부 산불 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25일 오후 6시 경북 영양군 석보면 화매2리 오원인 이장(57)은 마을 뒷산에서 밀려오는 화염을 보고 경악했다. 경북 의성에서 번진 불이 안동을 거쳐 영양까지 덮쳤다. 불길은 산과 바람을 타고 무서운 속도로 다가왔다. 불과 5분 전 “빨리 주민들을 대피시켜 달라”는 군청의 연락을 받은 오 이장은 다급하게 움직였고, 이내 주민들의 휴대전화에는 “즉시 대피하라”는 오 이장의 스마트 음성 메시지가 속속 도착했다. 한 주민은 “이장이 보낸 메시지를 받고 집을 뛰쳐나왔더니 마당에 불이 붙고 있었다”고 말했다. 50대 주민 김모 씨는 “불이 그냥 천천히 번지는 게 아니라 뉴스에서나 봤던 북한 방사포처럼 불꽃 수천 개가 미사일처럼 마을로 쏟아졌다”고 말했다. 이후 마을 전기와 통신망도 끊겼다.같은 시간 옆 마을 석보면 삼의리 권모 이장(64)도 아내 우모 씨(59)와 함께 다급하게 차에 올랐다. 마을 도로는 이미 여기저기 날리는 불씨와 검은 연기 탓에 앞을 거의 볼 수 없는 지경이었다. 도로 옆의 낙엽이 땔감 역할을 하며 타오르자 마치 도로는 용암이 흘러드는 것 같았다. 권 이장 부부는 인근에 사는 친척들과 연락이 두절됐다. 오후 8시경 권 이장의 동생이 형의 행방을 찾아 나섰을 때는 이미 늦었다. 권 이장의 차는 도로변 배수로에 고꾸라져 검게 탄 채 발견됐다. 차가 향하던 방향은 대피소가 아니라 삼의리 쪽이었다. 평소 권 이장과 친하게 지냈다는 오 이장은 “아마 다른 마을 주민들을 구하러 가다가 불길에 휩싸인 것으로 보인다”며 슬퍼했다.● 희생자 대부분 거동 어려운 노인이번 화마에 스러진 희생자 상당수는 거동이 어려운 노약자였다. 대부분 70, 80대로 집 안이나 마당, 도로 위 불탄 차 안에서 발견됐다. 영덕읍 매정리에서는 80대 노부부가 집 앞에서 불과 1분 거리의 내리막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불을 피해 집을 나섰지만 거동이 불편해 결국 불길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장손 이모 씨(30)는 “산불이 난 뒤 교통도 통제돼 동네가 무질서 그 자체였다”면서 “조금만 더 빨리 도착했다면 살릴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에 모두가 자책하고 있다”며 눈물을 훔쳤다. 안동시 임하면 신덕리 이덕마을에서는 지체장애인 안모 씨(75)가 집을 나서지 못하고 불길에 숨졌다. 그는 요양보호사 도움 없이는 밖에 한 발짝도 내딛지 못하는 처지였다. 연락을 받고 조카가 안 씨를 구하기 위해 황급히 찾아갔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 이웃 주민은 “대피 연락을 받았어도 움직일 수가 없어 갇혀 있었을 것”이라며 “그 고통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인접한 임하면 임하1리에서는 80대 권모 씨(85) 부부가 화재로 무너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권 씨의 시신이 먼저 발견됐고 아내 김모 씨(87)는 현장에서 찾을 수 없었다. 자녀들은 여러 병원을 찾아다니다가 굴착기를 동원해 집을 수색했다. 무너진 잔해에서 김 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영덕군 축산면 대곡리에서도 80대 남성이 산불로 무너진 자택에 매몰돼 숨졌다. 청송군 파천면과 진보면에서는 각각 80대 여성과 70대 남성이 집 안과 마당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북소방본부 관계자는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이 대피를 준비하거나 대피 중에 급속도로 번진 불길의 피해를 입으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산불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도 집 안이나 주변에서 숨진 채 뒤늦게 발견되는 희생자들이 늘어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의성=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영양=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영덕=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안동=조승연 기자 cho@donga.com}

경북 의성 산불 현장에서 불을 끄던 진화 헬기 한 대가 26일 추락해 조종사 1명이 숨졌다. 숨진 조종사 박모 씨(73)는 전날 오후부터 세 차례 산불 현장에 나갔다가 변을 당했다. 산불이 장기화되며 헬기 부족, 진화대원 피로도 문제가 가중되는 가운데 주한미군이 헬기를 동원한 진화 지원에 나섰다.● 전국 진화 헬기 일시 운항 중단산림청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51분경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야산에서 산불 진화 헬기 1대가 추락했다. 사고를 당한 기종은 S-76B 중형으로, 강원도 소속 임차 헬기다. 1995년 7월 미국에서 생산돼 30년가량 운영한 노후 기종으로, 물탱크 용량은 1200L다. 박 씨는 전날 오후 강원 인제에서 의성으로 넘어와 한 차례 진화 작업에 투입됐다. 이날 세 번째 작업을 위해 낮 12시 44분경 이륙한 뒤 7분 만에 추락했다. 박 씨는 40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으로, 임차 헬기 소속 항공사에는 2021년 입사했다. 산림당국은 헬기가 전선에 걸려 추락했다는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조종 실수나 기계적 결함 가능성 등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헬기 추락 직후 산림청은 오후 1시 반 전국 산불 현장에 투입된 헬기 운항을 중단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인명사고가 발생해 기장들이 동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연무(연기)가 심해서 추가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헬기가 운항을 중단한 동안 지상 진화대원들만으로 산불에 대응하면서 현장의 어려움이 가중됐다. 헬기가 공중에서 물을 뿌려주지 않으면 지상에서 진화하는 것은 물리적으로나 시간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산림청은 조종사 안전교육을 거쳐 2시간 뒤 사고 기종을 제외한 나머지 헬기를 순차적으로 다시 투입했다.● 헬기 태부족에 진화대원은 체력 고갈현재 산불 현장에는 대형 헬기 등 진화 장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림청이 보유한 산불 진화 헬기는 총 50대다. 이 중 담수량 8000L 대형 헬기인 S-64 기종은 7대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담수량 3000L의 KA-32(카모프) 29대, 2000L의 KUH-1(수리온) 3대, 담수량 600∼800L의 소형급 11대 등이다. 주력 기종인 러시아산 KA-32 헬기 중 8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부품 수급이 막히면서 운용 중단 상태다. 이 때문에 현재 투입할 수 있는 헬기는 42대뿐이다. 이마저도 정비가 필요해 전부 띄울 수는 없는 상황이다. 산림청은 “물탱크 용량이 1만 L에 달하는 대용량 미국산 CH-47 ‘치누크’ 도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일주일 가까이 이어진 진화 작업에 진화대원의 피로도도 극에 달하고 있다. 25일에는 소방관 1명이 탈진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같은 날 의성군 종합운동장에서 만난 한 소방대원은 “불덩이도 뜨거운데 날씨도 덥고 바람까지 불어 체력이 바닥났다”며 “진화 현장에서 순간 현기증이 났는데 비탈진 곳이라 정신을 잃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말했다. 의성 산불 현장에서 만난 산림청 헬기 기장 김모 씨(55)는 기자에게 “나흘째 매일 10시간 넘게 진화 작업을 하다 보니 온몸이 탈진 상태”라며 “일출부터 일몰까지 헬기를 띄우다 보면 안전사고 위험도 커진다”고 우려했다.● 주한미군 헬기 산불 진화 투입하기로 주한미군도 산불 진화 지원에 나섰다. 국방부는 “주한미군 소속 UH-60, CH-47 등 헬기 4대를 27일 경남 산청 산불 진화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블랙호크’로 불리는 UH-60은 2019년 강원 고성-속초 산불 때도 투입됐다. 치누크 역시 2022년 동해안 산불 당시 진화 작전을 수행했다. 전문가들은 대형 산불 진화 헬기 확충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병두 국립산림과학원 환경연구부장은 “산불 진화 헬기 조종사를 육성하고 드론(무인기) 등을 활용한 진화 능력도 끌어올려야 한다”고 했다.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의성=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25일 오후 8시 반 경북 영덕군 영덕읍 매정리. 산을 태우던 불길이 불과 15분 만에 중턱에 있는 요양원까지 내려왔다. ‘즉시 떠나라’는 대피령이 떨어졌다. 입소자 대부분이 거동 불편한 노인이라 걷거나 뛰어서 대피할 수 없었다. 한 명 씩 요양원 앞 차량에 모였고, 오후 9시경 정모 할머니(80) 등 입소자 4명과 요양원 여성 직원 2명을 태운 차가 요양원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주변은 이미 화마가 삼키고 있었다. 정 할머니 일행이 탄 차는 10분도 못 가 달려든 불길을 피하지 못했다. 불이 도로를 달군 탓에 타이어가 녹아 먼저 터졌다. 이후 차에 불이 붙어 폭발했다. 정 할머니 등 3명이 숨졌고 나머지 탑승자 3명은 중상을 입었다. 이들보다 앞서 요양원을 출발해 인근 교회로 필사적으로 대피해 목숨을 건진 입소자들은 정 할머니 일행의 죽음을 애통해했다. ● “산불이 방사포처럼 마을로 쏟아져”25, 26일 이틀간 20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북 북동부 산불 현장은 ‘아비규환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25일 오후 6시 경북 영양군 석보면 화매2리 오원인 이장(57)은 마을 뒷산에서 붉게 밀려오는 화염을 보고 경악했다. 의성에서 번진 불이 안동을 거쳐 영양까지 덮쳤다. 불길은 산과 바람을 타고 무서운 속도로 다가왔다. 불과 5분 전 “빨리 주민들을 대피시켜달라”는 군청의 연락을 받은 오 이장은 다급하게 움직였고, 이내 주민들의 휴대전화에는 “즉시 대피하라”는 오 이장의 스마트 음성 메시지가 속속 도착했다. 한 주민은 “이장이 보낸 메지를 받고 집을 뛰어나왔더니 마당에 불이 붙고 있었다”고 말했다. 화매2리 50대 주민 김모 씨는 “불이 그냥 천천히 번지는 게 아니라 뉴스에서나 봤던 북한 방사정포처럼 불꽃 수 천 개가 미사일처럼 마을로 쏟아졌다”고 말했다. 이후 마을 전기와 통신망도 끊겼다.같은 시간 옆 마을 삼의리 권모 이장(64)도 아내 우모 씨(59)와 함께 다급하게 차에 올랐다. 마을 도로는 이미 여기저기 날리는 불씨와 검은 연기 탓에 앞을 거의 볼 수 없는 지경이었다. 도로 옆의 낙엽이 땔감 역할을 하며 타오르자 마치 도로는 용암이 흘러드는 것 같았다. 권 이장 부부는 인근에 사는 친척들과 연락이 두절됐다. 오후 8시경 권 이장의 동생이 형님의 행방을 찾아 나섰을 때는 이미 늦었다. 권 이장의 차는 도로변 배수로에 고꾸라져 검게 탄 채 발견됐다. 차가 향하던 방향은 대피소가 아니라 삼의리 쪽이었다. 산불 연기 등으로 시야 확보가 안돼 방향을 잘못 잡은 것으로 보인다. 평소 권 이장과 친하게 지냈다는 오 이장은 “아마 다른 마을 주민들을 구하러 가다가 불길에 휩싸인 것으로 보인다”며 슬퍼했다.● 희생자 대부분 거동 어려운 노인이번 화마에 스러진 희생자 상당수는 거동이 어려운 노약자였다. 대부분 70, 80대로 집 안이나 마당, 도로에 불 탄 차 안에서 발견됐다. 영덕군 영덕읍 매정리에서는 80대 노부부가 집 앞 내리막길에서 숨졌다. 이들은 산불을 피해 집을 나섰지만 거동이 불편해 미처 불길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부부는 집에서 불과 도보로 1분 거리에 쓰러진 채 가족들에게 발견됐다. 장손 이모 씨(30)는 “산불이 난 뒤 교통도 통제돼 동네가 무질서 그 자체였다”며 “조금만 더 빨리 도착했다면 살릴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에 모두가 자책하고 있다”며 눈물을 훔쳤다.안동시 임하면 신덕리 이덕마을에서는 70대 여성 지적장애인이 집을 나서지 못하고 불길에 숨졌다. 그는 요양보호자 도움이 없이는 밖에 한 발자국도 내딛지 못하는 처지였다. 이웃 주민은 “대피 연락을 받았어도 움직일 수가 없어 갇혀있었을 것”이라며 “그 고통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영덕군 축산면 대곡리에서는 80대 남성이 산불로 무너진 자택에 매몰돼 숨졌다. 청손 파천면과 진보면에서는 80대 여성과 70대 남성이 집 안과 마당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경북소방본부 관계자는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이 대피를 준비하거나 대피중에 급속도로 번진 불길의 피해를 입으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산불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도 집안이나 주변에서 숨진 채 뒤늦게 발견되는 희생자들이 늘어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의성=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영양=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영양=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영덕=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영덕=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안동=조승연 기자 cho@donga.com}

경북 의성 산불 현장에서 불을 끄던 진화 헬기 한 대가 26일 추락해 조종사 1명이 숨졌다. 숨진 조종사 박모 씨(73)는 전날 오후부터 세 차례 산불 현장에 나갔다가 변을 당했다. 산불이 장기화되며 헬기 부족, 진화대원 피로도 문제가 가중되는 가운데 주한미군이 헬기를 동원한 진화 지원에 나섰다.● 헬기 조종사 숨져… 전국 진화 헬기 일시 운항 중단산림청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51분경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야산에서 산불 진화 헬기 1대가 추락했다. 사고를 당한 기종은 S-76B 중형으로, 강원도 소속 임차 헬기다. 1995년 7월 미국에서 생산돼 30년가량 운영한 노후 기종으로, 물탱크 용량은 1200L다. 박 씨는 전날 오후 강원 인제에서 의성으로 넘어와 한 차례 진화 작업에 투입됐다. 이날 세 번째 작업을 위해 낮 12시 44분경 이륙한 뒤 7분 만에 추락했다. 박 씨는 40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으로, 임차헬기 소속 항공사에는 2021년 입사했다. 산림당국은 헬기가 전선에 걸려 추락했다는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조종 실수나 기계적 결함 가능성 등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헬기 추락 직후 산림청은 오후 1시 반 전국 산불 현장에 투입된 헬기 운항을 중단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인명사고가 발생해 기장들이 동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연무(연기)가 심해서 추가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헬기가 운항을 중단한 동안 지상 진화대원들만으로 산불에 대응하면서 현장의 어려움이 가중됐다. 헬기가 공중에서 물을 뿌려주지 않으면 지상에서 진화하는 것은 물리적으로나 시간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산림청은 조종사 안전교육을 거쳐 2시간 뒤 사고 기종을 제외한 나머지 헬기를 순차적으로 다시 투입했다.● 헬기 태부족에 진화대원은 체력 고갈현재 산불 현장에는 대형 헬기 등 진화 장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림청이 보유한 산불 진화 헬기는 총 50대다. 이 중 담수량 8000L 대형 헬기인 S-64 기종은 7대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담수량 3000L의 KA-32(카모프) 29대, 2000L의 KUH-1(수리온) 3대, 담수량 600~800L의 소형급 11대 등이다. 주력 기종인 러시아산 KA-32 헬기 중 8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부품 수급이 막히면서 운용 중단 상태다. 이 때문에 현재 투입할 수 있는 헬기는 42대뿐이다. 이마저도 정비가 필요해 전부 띄울 수는 없는 상황이다. 산림청은 “물탱크 용량이 1만 L에 달하는 대용량 미국산 CH-47 ‘치누크’ 도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일주일 가까이 이어진 진화 작업에 진화대원의 피로도도 극에 달하고 있다. 25일에는 소방관 1명이 탈진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같은 날 의성군 종합운동장에서 만난 한 소방대원은 “불덩이도 뜨거운데 날씨도 덥고 바람까지 불어 체력이 바닥났다”며 “진화 현장에서 순간 현기증이 났는데 비탈진 곳이라 정신을 잃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말했다. 의성 산불 현장에서 만난 산림청 헬기 기장 김모 씨(55)는 기자에게 “나흘째 매일 10시간 넘게 진화 작업을 하다 보니 온몸이 탈진 상태”라며 “일출부터 일몰까지 헬기를 띄우다 보면 안전사고 위험도 커진다”고 우려했다.● 주한미군 헬기 산불 진화 투입하기로주한미군도 산불 진화 지원에 나섰다. 국방부는 “주한미군 소속 UH-60, CH-47 등 헬기 4대를 27일 경남 산청 산불 진화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블랙호크’로 불리는 UH-60은 2019년 강원 고성-속초 산불 때도 투입됐다. 치누크 역시 2022년 동해안 산불 당시 진화 작전을 수행했다. 국방부는 “장병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가용한 전력을 산불 진화 작업에 적극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대형 산불 진화 헬기 확충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병두 국립산림과학원 환경연구부장은 “산불 진화 헬기 조종사를 육성하고 드론(무인기) 등을 활용한 진화 능력도 끌어올려야 한다”고 했다.산청=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의성=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일단 문화재 위주로 옮겨야 하지 않겠습니까.” 25일 국가민속문화유산인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 화경당 고택 앞에서 안동시청 관계자가 류세호 씨(74)에게 말했다. 서애 류성룡의 후손인 류 씨는 1797년 지어진 이 고택을 9대째 지켜 왔다. 낙동강 너머 산에서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를 바라보며 류 씨는 착잡한 얼굴로 갓집, 함 같은 오랜 유물들을 차로 옮겨 실었다. 그는 “불길이 여기까지 올 줄 몰랐다”며 “갑자기 대피 지시를 받고 이웃들과 말도 못 나누고 떠나는 길”이라고 했다.● 청송에서 불에 탄 시신 발견돼이날 오후 7시경 하회마을 주민들은 이미 상당수가 마을을 빠져나간 상태였다. 골목엔 남은 주민 몇 명만 불안한 얼굴로 낙동강 너머 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안동소방서와 예천소방서 소방관 30여 명이 2시간째 전통가옥 지붕에 물을 뿌리는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안동시청 등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60여 명은 주민 대피를 돕느라 마을 곳곳을 뛰어다녔다. 하회마을 주민이자 119의용소방대에서 8년째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는 유모 씨(45)는 “여기는 건물들이 다 목조주택이라 불이 한 번 붙으면 살아남기 어려워 걱정이 크다”고 한숨을 쉬었다. 경북 청송군 파천면에서는 불에 탄 60대 여성의 시신을 가족이 발견해 신고했다. 경찰은 산불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무부 교정본부는 이날 오후 경북북부 제1∼3교도소(옛 청송교도소), 경북직업훈련교도소, 안동교도소 재소자 총 3500여 명을 대피시켰다.21일부터 닷새째 이어지고 있는 경남 산청 산불은 경남 하동·진주로 계속 확산하고 있다. 울산 울주군 언양읍에선 인근 대단지 앞까지 산불이 번지면서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주민들이 소화전에 호수를 연결해 직접 불을 끄는 긴박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전북 정읍시 소성면 금동마을에서도 산불이 나 주택 13개 동을 태웠고 주민 25명이 대피했다. 산불이 커지면서 일부 고속도로와 철도가 통제됐다. 코레일은 중앙선 및 동해선 일부 구간 열차 운행을 멈췄다고 밝혔다. 서산영덕고속도로 서의성 나들목∼영덕 나들목 구간과 중앙고속도로 의성 나들목∼서안동 나들목 구간, 포항∼영덕∼울진을 잇는 국도 7호선도 전면 차단됐다.● 계속 되살아나는 불… 진화대원들 한계 국가동원령까지 내린 진화 작전에도 불구하고 산불이 계속 확산되는 이유는 강풍에 건조한 공기, 고온까지 세 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꺼진 불이 되살아나기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의성과 산청, 울주를 삼킨 산불은 갈수록 진화율이 떨어지거나 정체 상태에 빠졌다. 산림청에 따르면 의성 산불은 24일 오전 진화율이 65%까지 올랐으나, 25일 오전 다시 54%로 떨어졌다. 산청 산불도 한때 진화율이 90%까지 올랐지만 이후 다시 불이 번졌다. 울주 산불도 25일 오전 98%까지 진화됐으나 오후 들어 불길이 다시 살아나며 진화율이 92%로 후퇴했다. 산불 진화 인력들의 피로도도 높아지고 있다. 24일 오후 2시경 상주소방서 소속 40대 소방관이 진화 작업 도중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국방부는 이날 병력 1500여 명, 군 헬기 45대를 투입해 산불 진화 및 의료 지원에 나섰다. 산불이 발생한 후 현재까지 진화 작업에 투입된 병력은 5000여 명, 군 헬기는 총 146대다. 비 소식은 27일에야 예정돼 있다. 하지만 화재 피해가 심각한 경북에는 최대 10mm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여 불길을 잡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기상청에 따르면 경상권에는 26일 밤부터 경남 남해안 5∼20mm, 부산 울산 경남내륙과 경북서부내륙 5∼10mm, 대구 경북에 5mm 미만의 비가 예보됐다. 경북과 경남 내륙은 27일 새벽 잠깐 소강 상태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의성=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의성=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안동=조승연 기자 cho@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대구교통공사는 신입 사원을 공개 채용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에 채용하는 인원은 일반직 66명과 공무직 20명, 청원경찰 2명 등 모두 88명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채용 전 과정에 직무와 무관한 성별, 나이, 학력 등 차별적 요소를 배제했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기반한 직무 중심의 채용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응시원서는 다음 달 7일부터 14일까지 접수한다. 대구교통공사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받는다. 다음 달 19일 필기시험 후 서류심사와 인성검사, 면접시험 등을 거쳐 5월 30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분야별 채용전형 등 채용과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공사 홈페이지 내 채용공고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 김기혁 대구교통공사 사장은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채용이 이뤄지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다. 시민 중심의 안전하고 편리한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는 혁신적인 대구교통공사를 위해 전국의 능력 있는 인재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경북 울진군 국립해양과학관은 최근 입장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고 25일 밝혔다. 2020년 7월 31일 개관 후 4년 8개월 만이다. 22일 나온 국립해양과학관의 100만 번째 입장객은 울진군에 사는 박수민 씨(36) 가족으로 기념선물과 꽃다발을 증정했다. 국립해양과학관은 국내 유일의 해양과학 전문 국립과학관이다. 연면적 1만2345m², 지상 3층 규모의 본관과 바닷속전망대, 파도소리놀이터 등을 갖췄다. 대형 전시 및 체험관으로 이뤄진 본관에서는 특히 생동감 넘치는 영상을 500인치 3면 투영화면을 통해 즐길 수 있는 3면 영상관의 인기가 높다. 가상현실(VR) 구역에서는 독도해역을 기점으로 인도양과 대서양, 남극해 등을 가상현실 세계에서 탐험할 수 있다. 해양과 관련된 퀴즈를 풀며 미로를 탈출하는 ‘오션메이즈’도 있다. 바닷속전망대는 수중 7m 깊이에서 살아있는 동해 바닷속을 생생히 관찰할 수 있는 시설이다. 바다 위 길이 393m의 데크 산책로 바다마중길393과 파도소리놀이터 등이 하나로 연결돼 가족단위 방문객들에게 큰 인기다. 김외철 국립해양과학관장은 “개관 5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서비스 제고 차원에서 카페를 설치할 계획이다. 또 부설 어린이해양과학관 건립의 기틀 마련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일단 문화재 위주로 옮겨야 하지 않겠습니까.”25일 국가민속문화유산인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 화경당 고택 앞에서 안동시청 관계자가 류세호 씨(74)에게 말했다. 서애 류성룡의 후손인 류 씨는 1797년 지어진 이 고택을 9대째 지켜 왔다. 낙동강 너머 산에서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를 바라보며 류 씨는 착잡한 얼굴로 갓집, 함 같은 오랜 유물들을 차로 옮겨 실었다. 그는 “불길이 여기까지 올 줄 몰랐다”며 “갑자기 대피 지시를 받고 이웃들과 말도 못 나누고 떠나는 길”이라고 했다.● 청송에서 불에 탄 시신 발견돼이날 오후 7시경 하회마을 주민들은 이미 상당수가 마을을 빠져나간 상태였다. 골목엔 남은 주민 몇 명만 불안한 얼굴로 낙동강 너머 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안동소방서와 예천소방서 소방관 30여 명이 2시간째 전통가옥 지붕에 물을 뿌리는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안동시청 등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60여 명은 주민 대피를 돕느라 마을 곳곳을 뛰어다녔다. 하회마을 주민이자 119의용소방대에서 8년째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는 유모 씨(45)는 “여기는 건물들이 다 목조주택이라 불이 한 번 붙으면 살아남기 어려워 걱정이 크다”고 한숨을 쉬었다.경북 청송군 파천면에서는 불에 탄 60대 여성의 시신을 가족이 발견해 신고했다. 경찰은 산불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무부 교정본부는 이날 오후 경북북부 제1~3교도소(옛 청송교도소), 경북직업훈련교도소, 안동교도소 재소자 총 3500여 명을 대피시켰다.21일부터 닷새째 이어지고 있는 경남 산청 산불은 경남 하동·진주로 계속 확산하고 있다. 울산 울주군 언양읍에선 인근 대단지 앞까지 산불이 번지면서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주민들이 소화전에 호수를 연결해 직접 불을 끄는 긴박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전북 정읍 소성면 금동마을에서도 산불이 나 주택 13개동을 태웠고 주민 25명이 대피했다. 산불이 커지면서 일부 고속도로와 철도가 통제됐다. 코레일은 중앙선 영주~경주역 간 열차 운행을 멈췄다고 밝혔다. 서산영덕고속도로 서의성나들목(IC)∼영덕나들목 구간과 중앙고속도로 의성나들목∼서안동나들목 구간, 포항~영덕~울진을 잇는 7번 국도도 전면 차단됐다.● 계속 되살아나는 불… 진화대원들 한계국가동원령까지 내린 진화 작전에도 불구하고 산불이 계속 확산되는 이유는 강풍에 건조한 공기, 고온까지 세 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꺼진 불이 되살아나기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의성과 경남, 울주를 삼킨 산불은 갈수록 진화율이 떨어지거나 정체 상태에 빠졌다. 산림청에 따르면 의성 산불은 24일 오전 진화율이 65%까지 올랐으나, 25일 오전 다시 54%로 떨어졌다. 산청 산불도 한때 진화율이 90%까지 올랐지만 이후 다시 불이 번졌다. 울주 산불도 25일 오전 98%까지 진화됐으나 오후 들어 불길이 다시 살아나며 진화율이 92%로 후퇴했다. 산불 진화 인력들의 피로도도 높아지고 있다. 24일 오후 2시경 상주소방서 소속 40대 소방관이 진화 작업 도중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국방부는 이날 병력 1500여 명, 군 헬기 45대를 투입해 산불 진화 및 의료 지원에 나섰다. 산불이 발생한 후 현재까지 진화 작업에 투입된 병력은 5000여 명, 군 헬기는 총 146대다.비 소식은 27일에야 예정돼 있다. 하지만 화재 피해가 심각한 경북에는 최대 10mm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여 불길을 잡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기상청에 따르면 경상권에는 26일 밤부터 경남 남해안 5~20mm, 부산 울산 경남내륙과 경북서부내륙 5~10mm, 대구 경북에 5mm 미만이 예보됐다. 경북과 경남 내륙은 27일 새벽 잠깐 소강 상태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의성=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안동=조승연 기자 cho@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22일 시작된 경북 의성 산불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을 위협하고 포항까지 무서운 속도로 번지고 있다. 경북 안동시와 청송군은 초유의 주민 전원 대피령을 발령했다. 경북 전 지역에 강풍특보와 건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이날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8km 앞까지 불길이 확산됐다. 소방당국은 고택 초가지붕에 물을 뿌리는 등 사수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산불로 가운루 등 국가유산 보물이 있는 천년고찰 고운사도 전소됐다. 문화유산청은 이날 국가유산 재난 국가위기 경보 ‘심각’ 단계를 발령했다. 의성 산불이 청송 주왕산 국립공원을 비롯해 영양, 영덕, 포항 등 경북 5개 시군으로 빠르게 번지면서 인근 지역 고속도로 차량 통행과 철도 운행도 중단됐다. 일부지역에선 전기와 통신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청송에서는 60대 여성이 불에 타 숨진채 발견됐다.소방청은 의성 산불의 비상 대응 단계를 기존 2단계에서 3단계로 상향했다.닷새째 이어진 경남 산청 산불은 지리산국립공원 경계선 500~600m 앞까지 접근했고, 경남 하동 진주 등으로 확산돼 이곳에도 주민 대피령이 떨어졌다. 울산 울주에서도 산불이 재확산돼 10개 마을 주민들이 대피했고, 전북 정읍에서도 산불로 주택과 시설이 탔다. 산림청은 “강풍, 고온, 건조한 공기까지 3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불은 꺼졌다 다시 붙기를 반복하고 있다”며 “진화 장비가 부족하고 진화대원들도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의성, 산청, 울주 등 3곳의 산불 피해 면적은 총 1만4693ha(헥타르)에 달했다. 서울 전체 면적(6만5200ha) 4분의 1에 가깝다. 의성 산불만 해도 피해 면적으로 역대 3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산청=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안동=조승연 기자 cho@donga.com의성=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대구교통공사는 신입 사원을 공개 채용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에 채용하는 인원은 일반직 66명과 공무직 20명, 청원경찰 2명 등 모두 88명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채용 전 과정에 직무와 무관한 성별, 나이, 학력 등 차별적 요소를 배제했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기반한 직무 중심의 채용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응시원서는 다음달 7일부터 14일까지 접수한다. 대구교통공사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받는다. 다음달 19일 필기시험 후 서류심사와 인성검사, 면접시험 등을 거쳐 5월 30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분야별 채용전형 등 채용과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공사 홈페이지 내 채용공고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 김기혁 대구교통공사 사장은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채용이 이뤄지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다. 시민 중심의 안전하고 편리한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는 혁신적인 대구교통공사를 위해 전국의 능력있는 인재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경북 울진군 국립해양과학관은 최근 입장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고 25일 밝혔다. 2020년 7월 31일 개관 후 4년 8개월 만이다. 22일 나온 국립해양과학관의 100만 번째 입장객은 울진군에 사는 박수민 씨(36) 가족으로 기념선물과 꽃다발을 증정했다.국립해양과학관은 국내 유일의 해양과학 전문 국립과학관이다. 연면적 1만2345㎡, 지상 3층 규모의 본관과 바닷속전망대, 파도소리놀이터 등을 갖췄다. 대형 전시 및 체험관으로 이뤄진 본관에서는 특히 생동감 넘치는 영상을 500인치 3면 투영화면을 통해 즐길 수 있는 3면 영상관의 인기가 높다. 가상현실(VR) 구역에서는 독도해역을 기점으로 인도양과 대서양, 남극해 등을 가상현실 세계에서 탐험할 수 있다. 해양과 관련된 퀴즈를 풀며 미로를 탈출하는 ‘오션메이즈’도 있다.바닷속전망대는 수중 7m 깊이에서 살아있는 동해 바닷속을 생생히 관찰할 수 있는 시설이다. 바다 위 길이 393m의 데크 산책로 바다마중길393과 파도소리놀이터 등이 하나로 연결돼 가족단위 방문객들에게 큰 인기다. 김외철 국립해양과학관장은 “개관 5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고객서비스 제고 차원에서 카페를 설치할 계획이다. 또 부설 어린이해양과학관 건립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주력할 것이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웃으며 귀촌했다가 울면서 귀도(도시로 돌아감)하게 생겼습니다.” 24일 오전 11시경 경북 의성군 안평면 신월리에서 만난 이상달 씨(69)는 검게 그을린 채 엿가락처럼 휘어진 농기구 창고를 바라보며 말했다. 창고에 있던 경운기, 트랙터는 물론 1t 트럭도 완전히 불탔다. 의성 산불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신월리 전체 78가구 중 이 씨를 포함한 19가구가 피해를 입었다. 7년 전 이 마을로 귀농한 이 씨는 “이제 겨우 적응해 농사가 제법 잘되고 있었는데 자식처럼 가꿔 온 마늘밭과 복숭아나무가 숯 더미가 됐다. 반려견도 까맣게 불타 죽었다”며 눈물을 훔쳤다. 의성체육관에 마련된 이재민 대피소에 머물고 있는 166명 중 62명은 지역 요양원에 머물고 있다가 산불 뒤 긴급 대피한 이들이다. 고령의 입소자들은 차가운 바닥에 이불을 깔고 누워 있기가 불편한 듯 수시로 자세를 고쳐 누웠다. 한 요양보호사는 “외부인들이 많이 오가는 대피소에서 장시간 머무르면 감염병에 취약한 어르신들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산불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경남 산청에서도 이재민들의 속이 타들어 갔다. 산청군 시천면 중태마을에서 만난 정종대 씨(70)는 “10년 전 정성을 다해 지은 집이 재만 남았다. 건축비가 많이 올라 새집을 짓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특산물인 곶감으로 유명한 시천면 점동마을 주민들은 불탄 감나무를 바라보며 망연자실했다. 배익선 이장은 “주민 90% 이상이 감 농사를 짓는데 전체 감나무 가운데 50%가량이 불에 타 올해 농사를 망쳤다. 산불이 꺼져도 생계가 막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남 창녕군 창녕국민체육관에 차려진 산청군 산불 희생자 합동 분향소에는 유족과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희생자 유가족들은 검은 상복과 흰 마스크를 쓰고 분향소에서 추모객들을 맞았다. 가장 먼저 헌화한 유족들은 지인들의 부축을 받으며 영정 앞에 서서 눈물을 닦았다. 창녕군민 안모 씨(65)는 “희생자분과 전혀 인연이 없지만 같은 군민으로서 가족 같은 기분에 분향소를 찾았다”며 “우리가 해야 하는 일까지 그분들이 대신 했다고 생각한다. 감사하고 죄송하고 미안하다”고 했다의성=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산청=조승연 기자 cho@donga.com산청=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창녕=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대구 수성구는 캐릭터 ‘뚜비’ 굿즈가 출시 10개월 만에 누적 매출액 1억 원을 돌파했다고 24일 밝혔다. 뚜비는 국내 최대 두꺼비 산란지인 수성구 욱수동 망월지에서 태어난 새끼 두꺼비를 형상화 한 캐릭터다. 수성구는 지난해 5월 뚜비가 그려진 볼펜과 인형, 키링, 스티커, 핀버튼, 에코백 등 다양한 굿즈를 선보였다. 수성못 관광안내소 모티에서 판매를 시작해 서울 용산 아이파크와 일본 린쿠 엑스포 등 국내외 팝업스토어를 통해 인지도를 높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뚜비를 활용한 영상을 선보이는 한편 이월드와 동성로 나그놀, 더현대 대구 등지에서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열어 판매 수익을 올리고 있다. 수성구는 누적 매출액 1억 원 달성 기념으로 뚜비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스페셜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으로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지역 제조 및 판매망을 구축해 뚜비를 활용한 지역 특화 굿즈 제작도 준비하고 있다. 일본, 대만 등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한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상품과 차별화된 콘텐츠로 캐릭터 브랜드 가치를 확장해 국내를 넘어 세계에 수성구를 알리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 수성구는 캐릭터 ‘뚜비’ 굿즈가 출시 10개월 만에 누적 매출액 1억 원을 돌파했다고 24일 밝혔다.뚜비는 국내 최대 두꺼비 산란지인 수성구 욱수동 망월지에서 태어난 새끼 두꺼비를 형상화 한 캐릭터다. 수성구는 지난해 5월 뚜비가 그려진 볼펜과 인형, 키링, 스티커, 핀버튼, 에코백 등 다양한 굿즈를 선보였다. 수성못 관광안내소 모티에서 판매를 시작해 서울 용산 아이파크와 일본 린쿠 엑스포 등 국내외 팝업스토어를 통해 인지도를 높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두비를 활용한 영상을 선보임은 물론 이월드와 동성로 나그놀, 더현대 대구 등지에서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열어 판매 수익을 올리고 있다. 수성구는 누적 매출액 1억 원 달성 기념으로 뚜비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스페셜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앞으로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지역 제조 및 판매망을 구축해 뚜비를 활용한 지역 특화 굿즈 제작도 준비하고 있다. 일본, 대만 등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한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상품과 차별화된 콘텐츠로 캐릭터 브랜드 가치를 확장해 국내를 넘어 세계에 수성구를 알리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고령대가야축제가 28∼30일 경북 고령군 대가야읍 일원에서 열린다. 고령군이 주최하고 고령군관광협의회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대왕의 나라’를 주제로 지산동고분군을 비롯해 대가야박물관,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등에서 펼쳐진다. 고령대가야축제는 지난해와 올해 최우수문화관광축제, 아시아 지역전통 예술축제 ‘유형유산’ 부문을 잇달아 수상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도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역사 전문가인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와 ‘1타 강사’ 최태성 강사가 참여하는 토크콘서트가 열린다.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1층 실내 공간에는 상설 주제관을 마련해 대왕토기와 금동관, 가야금 등 대가야 유물을 전시한다. 어린이와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핑크모래놀이터 포토존 ‘핑크월드’를 비롯해 대왕토기 발굴 체험 ‘대가야발굴탐험대’와 미로탈출게임,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 싱어롱쇼 등도 준비했다. 고령을 대표하는 악기인 가야금 100대를 동원한 협주 공연도 즐길 수 있다. 고령 특산물인 딸기를 체험할 수 있는 딸기퐁듀, 딸기타르트, 딸기캔들 만들기도 진행한다. 축제는 오후 10시까지 진행하며 화려한 야간조명이 켜진 지산동고분군을 한 밤에 거닐 수 있는 야간 트레킹 코스도 운영한다. 이남철 고령군수는 “가족과 이웃, 연인, 친구와 고령대가야축제에 참여해 대왕의 나라 고령에서 대가야의 숨결과 향기, 완연한 봄을 만끽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고령대가야축제가 28~30일 경북 고령군 대가야읍 일원에서 열린다. 고령군이 주최하고 고령군관광협의회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대왕의 나라’를 주제로 지산동고분군을 비롯해 대가야박물관,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등에서 펼쳐진다. 고령대가야축제는 지난해와 올해 최우수문화관광축제, 아시아 지역전통 예술축제 ‘유형유산’ 부문을 잇따라 수상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올해도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역사 전문가인 유홍준 명지대 석교수와 ‘1타 강사’ 최태성 강사가 참여하는 토크콘서트가 열린다.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1층 실내 공간에는 상설 주제관을 마련해 대왕토기와 금동관, 가야금 등 대가야 유물을 전시한다.어린이와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핑크모래놀이터 포토존 ‘핑크월드’를 비롯해 대왕토기 발굴 체험 ‘대가야발굴탐험대’와 미로탈출게임, 캐리와 장남감 친구들 싱어롱쇼 등도 준비했다. 고령을 대표하는 악기인 가야금 100대를 동원한 협주 공연도 즐길 수 있다. 고령 특산물인 딸기를 체험할 수 있는 딸기퐁듀, 딸기타르트, 딸기캔들 만들기도 진행한다. 축제는 오후 10시까지 진행하며 화려한 야간조명이 켜진 지산동고분군을 한 밤에 거닐수 있는 야간트레킹 코스도 운영한다. 이남철 고령군수는 “가족과 이웃, 연인, 친구와 고령대가야축제에 참여해 대왕의 나라 고령에서 대가야의 숨결과 향기, 완연한 봄을 만끽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 도심 군부대 5곳의 이전지가 최근 군위군으로 결정된 가운데 대구시가 후적지의 세부 개발 계획을 19일 공개했다. 후적지별 입지적 특성을 반영해 첨단 산업과 의료, 교육, 국제금융 등 고부가가치 미래산업 중심으로 미래 100년을 이끌어갈 미래 신성장 거점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대구시는 이날 이 같은 계획이 담긴 ‘국군부대 후적지 개발 구상’을 발표했다. 군부대 이전 사업을 통해 육군 제2작전사령부를 비롯해 제50사단사령부, 제5군수지원사령부, 공군 제1미사일방어여단·방공포병학교 등 5개 부대가 후적지로 남게 된다. 시는 2030년까지 군부대 통합 이전을 마친 뒤 2033년까지 후적지 기반 조성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수성구 만촌동 제2작전사령부 후적지는 1.27km2로 함께 이전할 5개 군부대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대구시는 이곳을 병원 중심의 종합의료클러스터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현재 중구에 있는 경북대병원, 경북대 의과·치과·간호대학을 이곳으로 옮기고 의료 분야 기업과 글로벌 연구기관 등을 유치해 산학연병원 종합의료클러스터를 조성할 방침이다. 정장수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궁극적으로 대구를 대한민국 의료 산업을 선도하는 거점도시로 키우면서 국제적인 의료관광 및 첨단 의료연구도시로 도약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수성구 가천동의 제5군수지원사령부 후적지(0.75km2)는 K-2 군공항 후적지 개발과 연계해 국제금융도시로 키워 나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K-2 군공항 후적지 개발 시 이뤄질 국내외 대규모 투자에 대응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정보통신기술 기업이 집적된 도심형 첨단 산업단지인 수성알파시티와 인접해 있어 협력 사업을 통해 최첨단 금융서비스 지원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국내외 금융기관 및 핀테크 기업을 유치하고 도심항공교통(UAM) 탑승장을 설치해 업무, 주거, 상업 기능이 결합한 도심복합타운도 조성한다. 수성구 이천동 방공포병학교 및 제1미사일여단 후적지(0.64km2)는 글로벌 에듀파크로 변신한다. 외국 교육기관 및 글로벌 명문대 캠퍼스를 유치해 세계적인 교육 허브로 발전시키고 다국적 기업과 연계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지역 인재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을 전국 단위 자율형 사립고 유치도 부가 목표로 설정했다. 북구 제50보병사단 후적지(1.05km2)에는 첨단 산업단지가 들어설 전망이다. 2030년 개항 예정인 대구경북통합신공항과 인접해 있는 만큼 항공물류, 드론제조 분야에 특화한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또 인접 칠곡경북대병원과 연계해 시니어타운과 헬스케어 산업단지도 개발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정 경제부시장을 단장으로 한 태스크포스(TF) 추진단을 구성한다. 각 부서 및 관계기관과 협업해 투자 유치, 국가재정사업 추진, 규제 완화 및 제도 개선 등 개발 구상 현실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시는 사업이 실현될 경우 경제적 파급효과 1조9529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8238억 원, 취업 유발효과 1만3407명을 전망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미래 100년을 이끌어갈 군부대 이전 사업을 통해 대구가 국제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 도심 군부대 5곳의 이전지가 최근 군위군으로 결정된 가운데 대구시가 후적지의 세부 개발 계획을 19일 공개했다. 후적지별 입지적 특성을 반영해 첨단산업과 의료, 교육, 국제금융 등 고부가가치 미래산업 중심으로 미래 100년을 이끌어갈 미래 신성장 거점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대구시는 이날 이 같은 계획이 담긴 ‘국군부대 후적지 개발구상’을 발표했다. 군부대 이전 사업을 통해 육군 제2작전사령부를 비롯해 제50사단사령부, 제5군수지원사령부, 공군 제1미사일방어여단·방공포병학교 등 5개 부대가 후적지로 남게 된다. 시는 2030년까지 군부대 통합이전을 마친 뒤 2033년까지 후적지 기반 조성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수성구 만촌동 제2작전사령부 후적지는 1.27㎢로 함께 이전할 5개 군부대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대구시는 이곳을 병원 중심의 종합의료클러스터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현재 중구에 있는 경북대병원, 경북대 의과·치과·간호대학을 이곳으로 옮기고 의료분야 기업과 글로벌 연구기관 등을 유치해 산학연병원 종합 의료클러스터를 조성할 방침이다. 정장수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궁극적으로 대구를 대한민국 의료산업을 선도하는 거점도시로 키우면서 국제적인 의료관광 및 첨단의료 연구도시로 도약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수성구 가천동의 제5군수지원사령부 후적지(0.75㎢)는 K-2 군공항 후적지 개발과 연계해 국제금융도시로 키워나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K-2 군공항 후적지 개발시 이뤄질 국내외 대규모 투자에 대응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정보통신기술 기업이 집적된 도심형 첨단산업단지인 수성알파시티와 인접해 있어 협력사업을 통해 최첨단 금융서비스 지원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국내외 금융기관 및 핀테크 기업을 유치하고 도심항공교통(UAM) 탑승장을 설치해 업무, 주거, 상업 기능이 결합한 도심복합타운도 조성한다.수성구 이천동 방공포병학교 및 제1미사일여단 후적지(0.64㎢)는 글로벌 에듀파크로 변신한다. 외국 교육기관 및 글로벌 명문대 캠퍼스를 유치해 세계적인 교육 허브로 발전시키고 다국적 기업과 연계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지역 인재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을 전국 단위 자율형 사립고 유치도 부가목표로 설정했다.북구 제50보병사단 후적지(1.05㎢)에는 첨단산업단지가 들어설 전망이다. 2030년 개항 예정인 대구경북통합신공항과 인접해 있는 만큼 항공물류, 드론제조 분야에 특화한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또 인접 칠곡경대병원과 연계해 시니어타운과 헬스케어 산업단지도 개발할 계획이다.대구시는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정 경제부시장을 단장으로 한 테스크포스(TF) 추진단을 구성한다. 각 부서 및 관계기관과 협업해 투자유치, 국가재정사업 추진, 규제완화 및 제도개선 등 개발구상 현실화에 주력할 방침이다.시는 사업이 실현될 경우 경제적 파급효과 1조9529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8238억 원, 취업 유발효과 1만3407명을 전망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미래 100년을 이끌어갈 군부대 이전 사업을 통해 대구가 국제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경북 지역 기초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선출하는 4·2 재보궐 선거의 막이 올랐다. 1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재보선이 치러지는 지역은 대구 ‘달서구6’ 시의원을 비롯해 경북 김천시장과 성주군 도의원, ‘고령군나’ 군의원 등 모두 4곳이다. 20일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하며 28, 29일 이틀 동안 사전투표를 진행한다. 이번 선거의 메인 이벤트는 단연 김천시장 선거다. 김충섭 전 시장이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명절에 선거구민에게 현금과 술 등을 제공한 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됨에 따라 시장직에서 쫓겨나 재선거를 치르게 됐다. 재선거는 전직 부시장과 시의원 등이 출사표를 내며 4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더불어민주당 황태성 중앙당 정책위 상임부의장(51)과 국민의힘 배낙호 전 김천시의회 의장(66), 무소속 이창재 전 김천시 부시장(61), 무소속 이선명 전 김천시의회 의원(62) 등이다. 황 후보는 김천에서 22대 총선에 민주당 공천을 받아 출마해 낙선한 바 있다. 당시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과 맞붙어 23.22%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선전을 펼쳤다. 황 후보는 이른 시일 내 시정 안정, 안전한 시민의 삶을 보장하기 위한 환경 문제 긴급 해결, 사업자 및 소상공인 긴급자금 지원으로 김천경제 긴급회복 등 지역 3대 긴급현안 해결을 약속했다. 황 후보는 “당 공천만 믿고 다니는 시장이 아닌 시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발로 뛰는 행동하는 일꾼이 되겠다”고 밝혔다. 배 후보는 3선 시의원, 제6, 7대 시의회 후반기 의장, 김천상무FC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뒤늦게 시장 재선거에 뛰어들었으나 박팔용 전 시장의 정무비서를 지내며 배운 추진력을 바탕으로 지지세를 넓히고 있다. 배 후보는 쿠팡, CJ 등 대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스마트 물류 허브 구축, 혁신도시와 원도심의 균형 있는 발전 도모, 아포택지지구 개발 신속 추진, 시장 직속의 저출산 특별부서 신설로 인구 소멸에 적극 대처, 6·25전쟁 참전 유공자, 호국보훈단체, 고령 어르신들에 대한 지원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경북도 감사관과 김천시 부시장을 역임한 이창재 후보는 제8대 지방선거에서 김천시장 선거에 도전했으나 낙선했다. 이후 3년 가까이 김천시 전역을 누비며 표밭을 다져와 탄탄한 지지층을 갖고 있다. 이 후보는 시장실 1층 이전과 개방, 인구 20만 김천 시대 위한 강소기업과 스타트업 육성, 김천 미래를 생각하는 명품 도시 조성, 어린이·여성이 행복한 건강한 김천, 소상공인 지원, 농축산 농가 지원, 청년이 살고 싶은 도시 김천 조성, 스포츠·관광·레저 100만 관광도시 김천, 김천시 예산 2조 원 시대 달성 등을 공약으로 삼았다. 이선명 후보는 4선 시의원 출신으로 제8대 지방선거에 도전했으나 낙선했다. 그는 김천시장 재선거 출마 전까지 지역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했던 이색 경력을 갖고 있다. 이창재 후보는 시의원 출마 당시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선거운동을 해 지역민들의 눈길을 끈 바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자전거를 타고 김천 시내를 누비며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 후보자 간 신경전도 커지고 있다. 배 후보는 14일 이창재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 후보가 자신의 명함 뒷면에 공약이나 약력 대신 특정 경쟁 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을 기재해 배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후보 측은 “치졸한 언론 플레이”라며 즉각 반발하고 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