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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가버리는 게 어딨어, 아빠.” 25일 세종포천고속도로 건설 현장 붕괴로 근로자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친 가운데 희생자 빈소에서는 유족들이 오열했다. 갑자기 남편, 아버지, 동생 등 가족을 잃은 이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사망자 중 2명은 중국인인데 유족이 한국에 들어오기까지 시간이 걸려 빈소 마련도 지체됐다. 유족들은 철저한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가족과 가까이 지내려 일터 옮겼다가 참변” 이날 오후 3시 반경 경기 안성시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 장례식장에 다급히 뛰어 들어온 한 중년 여성과 그의 두 딸은 의자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붕괴 사망자의 유족인 이들은 “이렇게 가버리는 게 어딨어”라고 외치며 바닥을 내리쳤다. 유족은 “불과 이틀 전 딸에게 야구장을 함께 갔던 사진을 보내주며 다시 (야구장에) 가자고 한 아버지”라며 “도로 공사를 한다고만 들었지 다리 공사인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50대 가장인 사망자는 4개월 된 손녀를 애지중지했다고 한다. 그는 해당 현장에서 일을 시작한 지 불과 열흘 만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원래 안성보다 훨씬 먼 경북 건설 현장에서 일을 하다가 가족들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최근 안성으로 옮겨왔는데 사고를 당한 것”이라며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멀리서 일을 하는 게 나았을 것”이라고 애통해했다. 50대 중국인 사망자의 시신도 이 병원이 안치됐다. 유족에 따르면 그는 약 30년 전 중국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건설 일을 계속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장례를 치러야 하는 직계 유족은 아직 중국에 머물고 있어 빈소 마련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안성시 관계자는 “유족들이 도착하는 대로 빈소 위치를 논의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용직부터 하도급 건설사 부장까지 변 사상자 중에는 하도급사인 장헌산업, 강산개발 등의 근로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강산개발 소속 한 부장급 직원도 이날 사고로 숨졌다. 강산개발 관계자는 “우리가 맡은 건 교량 아래 작업”이라며 “작업 중이던 부장이 매몰돼 현장에서 숨졌다는 사실을 오전에 접했다”고 전했다. 사상자 일부는 일용직 근로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중 당초 유일하게 의식이 있는 상태로 발견됐던 중국인도 병원 이송 뒤 결국 숨졌다. 이 60대 중국인 근로자는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경기 평택시 굿모닝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 중상자로 분류됐다가 병원에서 심장이 멎은 것이다. 사상자 10명 중 유일한 경상자인 또 다른 60대 중국인 근로자는 경기 화성시 한림대병원에서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사상자들이 발견된 위치는 모두 사고가 난 교각 인근이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세종 방향에 2명, 포천시 방향에 8명이 있었다”며 “사망자들이 어느 방면에 더 많았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현장에 지난해부터 인부들을 파견해 오고 있는 충남 천안시 서북구의 한 인력사무소 관계자는 “해당 현장에 근무한 적이 있는 인부들 사이에서는 안전과 관련해선 오히려 너무 까다로워서 불만의 말이 나올 정도였다”고 전했다. 이어 “혈압도 매일 재서 전날 술 마신 사람들을 다 체크했다”며 “안전교육도 까다로웠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로 교량 위에서 작업 중이던 남성 근로자 10명이 추락해 4명이 숨지고 5명은 중상, 1명이 경상을 입었다. 사망자 4명 중 2명은 한국인, 2명은 중국인이다. 왼쪽 볼과 이마 등을 다친 경상자 1명은 추락 현장에서 스스로 걸어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자 4명 중 3명의 시신은 안성병원으로 옮겨졌다. 소방 당국이 이날 오후 2시 22분경 가장 마지막에 발견한 내국인 작업자도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소방 당국은 오후 2시 40분경 더 이상의 매몰 인원은 없다고 파악하고 수색 작업 종료를 발표했다.안성=조승연 기자 cho@donga.com안성=최원영 기자 o0@donga.com안성=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살다 재심에서 무죄를 받고 지난달 6일 25년 만에 출소한 김신혜 씨(48). 억울한 옥살이를 마친 그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가”라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그런 김 씨가 보름 뒤인 21일 고향인 전남 완도에서 약 350km 떨어진 서울 강남구 삼성역 근처에서 발견됐다. 출소 후 심한 불안과 망상을 앓았기 때문이다. 가족의 실종신고로 약 하루 만에 발견된 김 씨는 관할 파출소에서 ‘나는 북한에 가야 한다’는 말을 반복했다고 한다. 망상 증세가 심각해지자 김 씨의 남동생과 담당 변호사는 김 씨를 국립 정신의료기관에 보호입원시키려 했지만 거절당했다. ‘보호자-환자 3개월 이상 동일 주소 거주’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환자 못 받는다”, 거절 사례 빈번 김 씨처럼 정신질환자에게 주민등록상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와 오래 떨어져 살았던 경우 보호입원이 어려워 당사자와 가족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신건강증진법상 정신질환자의 보호의무자는 환자의 직계혈족이나 배우자, 그 외 형제자매나 친인척 등이 될 수 있다. 다만, 직계혈족과 배우자를 제외한 나머지는 최근 3개월 이상 환자와 같은 주소에 거주해야만 보호의무자가 될 수 있다. 10일 동아일보가 전국 정신의료기관 20곳을 취재한 결과 ‘3개월 이상 동일 거주지 요건’을 못 채워 보호입원을 거절당한 사례가 16곳에서 나왔다. 조현병을 앓고 있는 한 중년 남성은 최근 경기 부천의 한 정신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으려 했다. 그의 형과 누나가 이 병원을 방문했지만 두 사람 모두 3개월 동일 주소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입원하지 못했다. 조현병 환자 가족 모임 ‘가족은 바꿀 수 없다’ 운영자는 “환자의 형제자매가 부양 요건을 갖춰서 보호입원을 신청했는데 ‘이미 이혼해서 소식도 모르는 아버지나 어머니가 직접 와서 신청해야 한다’며 입원이 거절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보호입원을 거절당한 보호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정신질환자가 본인이나 남을 해치는 극단적인 상황이다. 한 정신의료기관 관계자는 “심한 망상으로 타인에게 폭력을 가할 우려가 큰 환자가 있어도, 아직 행위를 저지른 것은 아니라서 응급입원도 못 시키는 경우가 한 달에 한두 번꼴로 발생한다”고 말했다. 2019년 경남 진주시 아파트에서 흉기를 휘두르고 불을 질러 5명을 숨지게 하고 17명을 다치게 한 안인득은 사건 발생 2주 전부터 형제들이 정신의료기관에 입원시키려 했으나 요건을 채우지 못해 입원이 무산됐다.● “기준 개선 필요, 사법입원제도 검토할 만”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보호입원 거절 통계는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 국립정신건강센터에 따르면 신고 이전에 입원 요건 미충족 등을 사유로 입원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별도로 집계하지 않는다. 의사나 경찰관의 동의를 받아 최장 3일까지 정신의료기관에 환자를 강제 입원시킬 수 있는 ‘응급입원’도 해마다 입원을 거절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찰청이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응급입원 반려 건수는 2020년 385건에서 2023년엔 1050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도 837건이 반려됐다.전문가들은 재산을 노리고 가족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는 사례가 많았던 탓에 ‘3개월 이상 동일 거주지 요건’이 생겼기 때문에 이를 일률적으로 없애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환자나 보호자마다 처지가 다른데 하나의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현실적 어려움이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유럽 등에서 법원이 정신질환자의 상태를 검토해 입원 여부를 판단하는 ‘사법입원제’를 시행 중인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조성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환자와 가족마다 상황이 제각각인데 3개월 같은 주소지라는 일관된 기준을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사법입원제 같은 시스템으로 환자를 돌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정당하지 않은 사유로 보호입원을 거절당하는 경우가 없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10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방어권을 보장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의 권고 의견은 헌법재판소 등에 전달될 예정이다. 윤 대통령 지지자 100여 명은 이날 회의 시작 전부터 인권위에 난입해 점거하고 출입하는 사람들에 대해 ‘사상 검증’을 하는 등 소동을 벌였다. 인권위는 10일 오후 제2차 전원위원회에서 윤 대통령의 방어권 보장 등을 골자로 하는 권고 안건을 찬성 6명, 반대 4명으로 수정 가결했다. 김용원 상임위원 등 해당 안건을 발의한 찬성 측은 “계엄 자체를 정당화하려는 게 아니라 국민의 한 사람인 대통령의 인권을 보호하려는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반대 측은 “헌재와 법원의 독립성마저 무시하는 것에 해당하며 이는 인권위의 최대 위기”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임명한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국민이 헌재를 믿지 못한다는 여론조사도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방어권 보장 안건에 대해선 “신분을 이유로 인권 보호를 소홀히 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안 위원장은 찬성표를 던졌다. 이날 전원위에서 ‘대통령의 헌정 질서 파괴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인권위 직권조사 및 의견 표명의 건’은 부결됐다. 이날 오전 8시 반경부터 서울 중구 인권위에 몰려온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 등을 들고 전원위원회 회의장으로 가는 14층 길목을 점거했다. 오전 10시 반경 20, 30대 지지자 30여 명이 14층에 모여 엘리베이터 3개를 막아섰다. 미국 영화 ‘캡틴 아메리카’의 주인공 복장을 한 남성은 한 손에 방패까지 들고 있었다. 이들은 14층에 내리려는 사람들을 막아서며 “무슨 일로 왔냐”, “지금은 들어올 수 없다”고 말했다. 일부 지지자는 14층에 온 사람들에게 “시진핑 개XX, 김일성 개XX라고 말해 봐라”, “이재명 욕을 해 봐라”고 요구하면서 특정 언론사의 출입을 막았다. 출입하는 인물이 대통령을 지지하는지 검사한 뒤 길을 열어 주던 이들은 “진보 단체는 막아야 한다”며 엘리베이터 앞에서 스크럼을 짜기도 했다. 일부는 인권위 직원들을 향해 “이재명 구속”을 외치거나 취재진에게 욕설을 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들어올 땐 환호하다가,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이 올 땐 욕설을 했다. 건물 내부 시위대는 오후 2시경 경찰에 의해 해산됐다. 인권위 밖에서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집회를 열었다. 오전 11시 반경 ‘자유인권실천국민행동’ 등 보수단체 회원 140여 명이 모여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방어권 보장 안건 통과를 촉구했다. 오후 3시 반에는 탄핵에 찬성하는 집회도 같은 장소에서 열렸으나 경찰 통제로 다행히 충돌은 없었다. 안건 가결 소식이 들리자 인권위 1층에 모인 대통령 지지자 200여 명은 환호성을 질렀다. 이날 민주당은 김 상임위원에 대한 사퇴를 촉구했다. 박창진 민주당 부대변인은 10일 논평을 통해 “김용원은 내란 선동에 앞장서려거든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에서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10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방어권을 보장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의 권고 의견은 헌법재판소 등에 전달될 예정이다. 윤 대통령 지지자 100여 명은 이날 회의 시작 전부터 인권위에 난입해 점거하고 출입하는 사람들을 ‘사상 검증’을 하는 등 소동을 벌였다.인권위는 10일 오후 제2차 전원위원회에서 윤 대통령의 방어권 보장 등을 골자로 하는 권고 안건을 찬성 6명, 반대 4명으로 수정가결했다. 김용원 상임위원 등 해당 안건을 발의한 등 찬성 측은 “계엄 자체를 정당화하려는 게 아니라 국민의 한 사람인 대통령의 인권을 보호하려는 목적”이라는 주장했다. 반대 측은 “헌재와 법원의 독립성마저 무시하는 것에 해당하며 이는 인권위의 최대 위기”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임명한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국민이 헌재를 믿지 못한다는 여론조사도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방어권 보장 안건에 대해선 “신분을 이유로 인권 보호를 소홀히 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안 위원장은 찬성표를 던졌다. 이날 전원위에서 ‘대통령의 헌정 질서 파괴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인권위 직권조사 및 의견 표명의 건’은 부결됐다.이날 오전 8시 반경부터 서울 중구 인권위에 몰려온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 등을 들고 전원위원회 회의장으로 가는 14층 길목을 점거했다. 오전 10시 반경 20, 30대 지지자 30여 명이 14층에 모여 엘리베이터 3개를 막아섰다. 미국 영화 ‘캡틴 아메리카’의 주인공 복장을 한 남성은 한 손에 방패까지 들고 있었다. 이들은 14층에 내리려는 사람들을 막아서며 “무슨 일로 왔냐”, “지금은 들어올 수 없다”고 말했다. 일부 지지자는 14층에 온 사람들에게 “시진핑 개XX, 김일성 개XX라고 말해봐라”, “이재명 욕을 해봐라”고 요구하면서 특정 언론사의 출입을 막았다. 출입하는 인물이 대통령을 지지하는지 검사한 뒤 길을 열어주던 이들은 “진보 단체는 막아야 한다”며 엘레베이터 앞에서 스크럼을 짜기도 했다. 일부는 인권위 직원들을 향해 “이재명 구속”을 외치거나 취재진에게 욕설을 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들어올 땐 환호하다가,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이 올 땐 욕설을 했다. 건물 내부 시위대는 오후 2시경 경찰에 의해 해산됐다.인권위 밖에서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집회를 열었다. 오전 11시 반경 ‘자유인권실천국민행동’ 등 보수단체 회원 140여 명이 모여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방어권 보장 안건 통과를 촉구했다. 오후 3시 반에는 탄핵에 찬성하는 집회도 같은 장소에서 열렸으나 경찰 통제로 다행히 충돌은 없었다. 안건 가결 소식이 들리자 인권위 1층에 모인 대통령 지지자 200여 명은 환호성을 질렀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김 상임위원에 대한 사퇴를 촉구했다. 박창진 민주당 부대변인은 10일 논평을 통해 “김용원은 내란 선동에 앞장서려거든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에서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

무안 제주항공 참사가 벌어지기 열흘 전에 열렸던 무안국제공항 조류충돌예방위원회에서 이미 새 떼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문제에 대한 경고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의에서 작년보다 새 떼 충돌 건수는 늘었는데 대응할 인력과 장비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제주항공 측도 회의 참석 대상이었지만 불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에 제기된 우려에 귀를 기울였다면 막을 수 있었던 인재(人災)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1일 동아일보가 확보한 ‘2024년도 하반기 무안공항 조류충돌예방위원회 개최 결과’ 문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9일 조류 충돌 우려를 논의하는 위원회가 전남 무안국제공항 내 사무실에서 열렸다. 한 참석자는 “조류가 종종 출몰하는데 어느 정도까지 조류 퇴치가 가능하냐”며 우려를 나타냈다. 조류 퇴치 업무 담당인 한국공항공사 자회사 측 참석자는 “최대한 퇴치 활동을 위해 노력하지만, 공항 내·외부 전체를 이동하기에는 인력과 차량이 부족하고 해변 등 원거리까지 확성기 소리가 미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조류 퇴치 처리 실적이 작년보다 크게 줄어서 걱정된다는 문제 제기도 나왔다. 한 참석자는 “조류 포획 및 분산 실적이 작년 9335마리에서 올해 7991마리로 작년 동기 대비 약 14.4%(1344마리)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대응할 인력과 차량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공항은 취항사 등과 연 2차례 위원회를 여는데 제주항공은 지난해 2차례 모두 불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무안공항 복행때 새떼 충돌 위험… 확성기 성능 낮아 퇴치 한계”[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참사 열흘전 예방委 경고 쏟아져조류 퇴치 전년보다 14% 감소… “폭음탄 소리 가을부터 많이 줄어”제주항공, 7월-12월 회의도 불참… 전문가 “위험 알면서도 조치 안해”“복행 시 해변 쪽에서 조류 출몰이 종종 발생하는데 어느 정도까지 조류 퇴치가 가능한가.”“공항 내·외부 전체를 이동하기에는 인력과 차량이 부족하고 해변까지 확성기 소리가 미치기에는 한계가 있다.”지난해 12월 1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린 ‘2024년도 하반기(7∼12월) 무안공항 조류충돌예방위원회’에서 참석자들은 공항 주변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를 둘러싼 우려를 쏟아냈다. 이미 작년보다 관련 사례가 늘었고, 반면 대응 여건은 부족하다는 판단도 내놨다. 조류 포획 등 처리 실적이 1년 전보다 1344마리나 줄었다는 구체적인 숫자까지 나왔다. 참여 대상 위원이었던 제주항공 측 관계자는 불참했다.그로부터 10일 뒤 12월 29일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방콕발 7C2216편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숨졌다. 사고 발단은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한 오른쪽 엔진 고장이었다.● 참사 열흘 전 ‘복행 과정서 새 떼 충돌’ 우려 나와1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해당 회의 문건에 따르면, 당시 한 회의 참석자는 항공기가 무안공항 상공에서 ‘고어라운드(복행)’하며 새 떼와 마주치는 상황이 여러 번 발생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열흘 뒤 사고 당일 벌어진 상황을 예견한 듯한 문제 제기였다. 해당 참석자는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사전에 조류 퇴치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어느 정도까지 퇴치가 가능한지” 등을 물었다.이에 조류 퇴치 업무 담당인 한국공항공사 자회사 남부공항서비스(SAS) 측 참석자는 대응 인력 및 장비 부족 문제를 설명했다. 조류 퇴치 활동에 투입할 사람이 부족한 실정이고, 공항 안팎 이동에 쓸 차량도 여의치 않다는 하소연이었다. 시끄러운 소리를 통해 새 떼를 쫓는 확성기의 경우 소리 도달 거리가 짧아 충분치 않다는 문제도 지적했다.● 폭음경보기 설정 왜 바뀌었나조류 처리 실적이 2023년보다 크게 줄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류 충돌 방지 추진사항’ 관련 안건을 논의할 때 한 참석자는 “폭음경보기 작동 시간 설정 변경으로 인해 포획 및 분산 실적이 9335마리에서 7991마리로 작년(2023년) 동기 대비 약 14.4%(1344마리)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다만 폭음경보기 작동 시간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왜 바뀌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지난해 12월 진행된 국립생태원 조사에 따르면, 무안공항 인근에서 1만8886마리(무안 저수지 1792마리, 무안·목포 해안 4315마리, 현경면·운남면 1만2779마리)의 철새가 관찰됐다. 무안공항에 사무실을 둔 한 비행교육 회사 관계자는 “원래 새를 쫓는 폭음탄 소리가 ‘펑펑’ 자주 들려야 하는데 지난해 가을 이후 확연히 소리 빈도가 줄었다”고 전했다.제주항공 측 위원은 이날 회의는 물론 지난해 7월 회의에도 모두 불참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항공 측은 회의 개최 결과 문건만 공문으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제주항공이 무안공항에서 17년 만에 부활한 정기 국제선 노선의 취항사인데, 버드 스트라이크 대책 회의에 불참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문가 “위험 알고도 조치 안 해”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예견된 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휘영 인하공전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공항이 조류 충돌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며 “바로 선제적 조치가 있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황호원 한국항공대 항공교통물류학부 교수는 “위원회까지 열어놓고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실행력의 문제”라며 “(제주항공이) 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무안=최원영 기자 o0@donga.com무안=조승연 기자 cho@donga.com무안=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무안=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무안 제주항공 참사 발생 10일 전에 열렸던 무안국제공항 조류충돌예방위원회에서 이미 새 떼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문제에 대한 우려와 경고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의에서는 작년보다 새 떼 충돌 건수는 늘었는데 대응할 인력과 장비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주항공 측도 이 위원회 참석 대상이었지만 불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에 제기된 우려에 귀를 기울였다면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참사 열흘 전 회의에서 버드 스트라이크 우려 쏟아져1일 동아일보가 확보한 ‘2024년도 하반기 무안공항 조류충돌예방위원회 개최 결과’ 문건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조류 충돌 우려를 논의하는 위원회가 공항 내 사무실에서 열렸다. 여기서 한 참석자는 “조류 출몰이 종종 발생하는데 어느 정도까지 조류 퇴치가 가능하냐”며 우려를 나타냈다. 조류 퇴치 업무 담당인 한국공항공사 자회사 측 참석자는 “최대한 퇴치 활동을 위해 노력하지만, 공항 내·외부 전체를 이동하기에는 인력과 차량이 부족하고 해변 등 원거리까지 확성기 소리가 미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조류 처리 실적이 작년보다 크게 줄어서 걱정된다는 문제 제기도 회의에서 나왔다. 한 참석자는 “조류 포획 및 분산 실적이 작년 9335마리에서 올해 7991마리로 작년 동기 대비 약 14.4%(1344마리)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이와 관련해 대응할 인력과 차량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무안공항은 인근에 철새도래지 6곳이 있어 버드 스트라이크 위험이 큰 곳이다. 위원회는 조류 등 야생동물과 항공기 간 충돌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해당 업무 전문가 및 취항사 등 관련 기관 종사자로 구성됐다. 공항은 위원인 취항사 등과 연 2차례 위원회를 여는데 제주항공은 지난해 2차례 모두 불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고어라운드 하며 새 떼 여러번 마주쳐’ 지적… 그대로 사고 현실화“복행 시 해변 쪽에서 조류 출몰이 종종 발생하는데 어느 정도까지 조류 퇴치가 가능하냐.”“공항 내·외부 전체를 이동하기에는 인력과 차량이 부족하고 해변까지 확성기 소리가 미치기에는 한계가 있다.”지난달 12월 1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린 ‘2024년도 하반기(7~12월) 무안공항 조류충돌예방위원회’에서 참석자들은 공항 주변 ‘버드 스트라이크(새떼 충돌)’를 둘러싼 우려를 쏟아냈다. 이들은 이미 작년보다 관련 사례가 늘었고, 반면 대응 여건은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놨다. 조류 포획 등 처리 실적이 1년 전보다 1344마리나 줄었다는 구체적인 숫자까지 나왔다. 참여 대상 위원이었던 제주항공 측 관계자는 불참했다.그로부터 10일 뒤 12월 29일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방콕발 7C2216편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숨졌다. 사고 발단은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한 오른쪽 엔진 고장이었다.1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해당 회의 문건에 따르면, 당시 한 회의 참석자는 항공기가 무안공항 상공에서 ‘고어라운드(복행)’하며 새 떼와 마주치는 상황이 여러 번 발생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열흘 뒤 사고 당일 벌어진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 해당 참석자는 이를 막기 위해서는 사전에 조류 퇴치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어느 정도까지 퇴치가 가능한지” 물었다.이에 조류 퇴치 업무 담당인 한국공항공사 자회사 남부공항서비스(SAS) 측 참석자는 대응 인력 및 장비 부족 문제를 들었다. 조류 퇴치 활동에 투입될 사람이 부족한 실정이고, 또 공항 안팎을 이동한 차량도 여의찮다는 하소연이었다. 게다가 시끄러운 소리를 통해 새 떼를 쫓는 확성기의 경우, 소리가 도달하는 거리가 짧아 충분치 않다는 문제도 지적했다.● 폭음경보기 설정 왜 바꼈나조류 처리 실적이 2023년보다 크게 줄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류 충돌 방지 추진사항’ 관련 안건을 논의할 때 한 참석자는 “폭음경보기 작동시간 설정 변경으로 인해 포획 및 분산 실적이 9335마리에서 7991마리로 작년(2023년) 동기 대비 약 14.4%(1344마리)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다만 폭음경보기 작동 시간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왜 바뀌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지난달 진행된 국립생태원 조사에 따르면, 무안공항 인근에서 1만8886마리(무안 저수지 1792마리, 무안·목포 해안 4315마리, 현경면·운남면 1만2779마리)의 철새가 관찰됐다. 무안공항에 사무실을 둔 한 비행교육 회사 관계자는 “원래 새를 쫓는 폭음탄 소리가 ‘펑펑’ 자주 들려야 하는데 지난해 가을 이후 확연히 빈도가 줄었다”고 전했다.제주항공 측 위원은 이날 회의는 물론 지난해 7월 회의에도 모두 불참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항공 측은 회의 개최 결과 문건만 공문으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제주항공이 무안공항에서 17년 만에 부활한 정기 국제선 노선의 항공사인데 버드 스트라이크 대책 회의에 불참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문가 “위험 알고도 조치 안 해”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예견된 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휘영 인하공전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공항이 조류 충돌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며 “바로 선제적 조치가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황호원 한국항공대 항공교통물류학부 교수는 “위원회까지 열어놓고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실행력의 문제”라며 “(제주항공이) 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도 지적했다.무안공항의 인력 부족 문제는 이전에도 제기된 바 있다. 정부 중앙사고수습대책본부에 따르면 공항별 조류 퇴치 인력은 김포 23명, 김해 16명, 제주 20명, 대구 8명, 광주 4명, 무안 4명, 사천·원주 2명 등이다. 국토교통부는 무안공항에 사고 당일 조류 인력이 2명이 있었다고 발표했지만 그중 1명은 현장이 아닌 사무실에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무안=최원영 기자 o0@donga.com무안=조승연 기자 cho@donga.com무안=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무안=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이 장관이 말하길, 계엄 국무회의 때 윤석열 대통령 얼굴이 이미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더라. ‘저 정도로 격한 상태면 (비상계엄을) 아무도 못 막는다’ 생각했다고 한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최근 오랜 지인인 법조인 A 씨를 만나 12·3 비상계엄 심의 국무회의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11일 동아일보 기자에게 최근 이 전 장관과 나눈 대화를 털어놨다. ―이 전 장관이 국무회의 당시 있었던 일에 대해 말한 게 있다면. “3일 밤에 용산 대통령실에 도착하니까 한덕수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 4, 5명이 이미 와있는 상태였다고 한다. 가서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니 ‘아이고 잘 왔어. 빨리 설득해 봐. (대통령이) 계엄을 한대’라고들 했다고 하더라.”―그 자리에 모였던 국무위원들은 뭘하고 있었다고 하나? “국무위원들이 한두 어명씩 모여서 대통령한테 가서 설득을 하며 시간을 끌었다고 한다. 대통령은 원래 비상계엄 선포를 10시에 발표 예정이었어서 장관들이 안 오면 안 오는 대로 하려고 하니까 의사정족수(11명)를 못 채우면 안 된다고 설득을 하며 시간을 끌었다더라. 이 장관 얘기로는 평상시에도 국무회의하면서 대통령 앞에 있는 장관들이 고양이 앞에 있는 쥐래. 단 한 사람도 대통령이 있는 자리에서 찬성한다, 반대한다 이런 얘기를 못 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계엄 당일에도) 소수의 인원만 대통령 방에 가서 얘기하고 그런 식으로.“―이 전 장관이 기억하는 대통령의 당시 모습은 어땠나“이 장관은 본인 생각엔 대통령이 얼굴이 달아올라 있더래. 그래서 본인은 안 거지 감정적으로 격해 있으니 저 정도면 아무도 못 막는다. 그래서 이 전 장관은 국무위원들이 차라리 좀 안 왔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고 하더라.”―이 전 장관은 뭐라고 말하며 대통령을 설득했다고 하나“이 장관은 이 시기가 적절하지 않고, 계엄을 선포할 만한 적정한 시기가 아니고 요건이 안 됐다고 얘기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국민들이 계엄을 납득하겠냐고 말을 했다더라.”―국무회의 자체는 어떻게 진행됐다고 하는지“대통령이 11명이 됐는지 숫자를 딱 셌대. 그러고 나서 실제로 전체가 모여서 회의한 건 10~20분도 안 된다고 하더라. 그 자리에서 대통령이 ‘국무위원은 (계엄에 대해) 입장이 그럴 수 있지만 대통령은 최후의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국무위원하고 보는 관점이나 책임감이 다를 수 있다. 나는 하겠다’고 말했다고 알려주더라.”―이번에 국회에 경찰 인력이 바로 배치가 됐는데 경찰청의 상급기관인 행정안전부는 관여를 안했다고 하는가“이 장관이 궁금해서 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었대. 2분인가 통화를 했는데 통화를 받아놓고 딴 소리를 자꾸 하더래. 아마 현장에서 지시를 하는 중이었나봐. 통화하고 전혀 상관없는 내용이 나오니까 그래서 전화를 끊었대.”―그럼 전화 끊고 나서 이 전 장관이 또 다른 조치를 뭔가 한 게 있는지“국무위원들의 임무는 거기서 끝난 것 같아. 계엄을 발표함으로써. 그 다음은 계엄사로 가버렸고 경찰로 전파가 됐으니.”이 전 장관은 현재 변호인단을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