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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 다리 길이가 2.5∼5mm씩 차이 나는 사람이 많아요. 약점을 찾고, 이를 보완하는 신발을 만드는 게 수제 운동화 장인의 역할입니다.” 마라톤 시즌을 맞아 최근 방한한 ‘엠랩’의 대표 미무라 히토시 씨(66)는 세계적인 수제 운동화 장인으로 꼽힌다. 구두 장인은 들어봐도 운동화 장인은 생소한 이가 많다. 그는 서울 명동8길 아디다스 매장에서 최근 기자와 만나 “다리 길이, 사이즈, 발 모양을 정밀히 분석해 오래 달려도 피곤하지 않는 운동화를 만들기 위해 48년째 연구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이봉주, 일본의 다카하시 나오코, 노구치 미즈키 선수 등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와 일본 출신 메이저리거 스즈키 이치로 선수의 운동화를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뉴욕타임스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그의 대표작품인 ‘쌀겨 운동화’(마찰력을 높이기 위해 쌀겨를 섞어 밑창을 만든 것)를 보도하기도 했다. 올해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여자마라톤에서 은메달을 딴 일본 기자키 료코의 운동화도 그의 작품이다. 오래전이지만 2002년 처음 이봉주 선수 운동화를 만들 때의 기억도 생생하다. 그는 “오래 달리면 발이 팽창하기 때문에 여유 있게 신는 게 좋다”며 “기존 255mm에서 5mm 더 크게 신도록 했던 게 기억난다”고 말했다. 이봉주 선수는 그해 부산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미무라 씨는 “마라톤 인구가 늘면서 일반인들도 수제화를 찾고 있다”며 “최근에는 3차원(3D) 사진 분석을 통해 더 정교하게 맞춘다”고 말했다. 고교 시절 육상선수였다가 운동화에 흥미가 생긴 미무라 씨는 1966년 아식스의 전신 오니츠카에 입사했다. 그는 “당시 운동화가 너무 빨리 닳아 한 달에 두 켤레씩 사야 하는 점이 경제적인 부담이었다”며 “더 잘 뛸 수 있고 내구성이 좋은 신발을 만들고 싶은 것이 꿈이었다”고 말했다. 따로 대학에서 공부하지 않았지만 장인을 우대해주는 일본의 분위기 속에서 꾸준히 운동화 제작에만 매달릴 수 있었다. 2009년 아식스에서 나와 현재의 회사를 차렸다. 일본에서 그의 이름은 ‘품질보증서’와 같은 역할을 했다. 2012년 미무라 씨가 아디다스와 손잡고 만든 ‘타쿠미센’ 라인은 190g 경량 운동화로 지금까지 일본 ‘스피드 러닝화’ 부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제품의 인기로 올해 한국 영국 등 글로벌 시장으로 판매지역을 늘리고 있다. 미무라 씨는 “완성품의 경지에 도달했다는 말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한계를 뛰어 넘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서양 명절인 ‘핼러윈 데이’(10월 31일) 파티가 한국에서도 대중화되면서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관련 용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호텔들은 핼러윈 파티를 열며 20, 30대 젊은 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이달 23일부터 31일까지 전국 주요 점포 완구매장에서 핼러윈 행사를 연다고 19일 밝혔다. 올해에는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여주인공 ‘엘사’의 의상을 따라 입을 수 있는 ‘엘사 디럭스 세트’를 4만7800원에 내놓았다. 이마트는 지난해보다 1주일 앞당긴 이달 6일부터 전국 80여 개 점포에서 핼러윈 전용 매장을 열었다. 김태영 이마트 파티용품 담당 바이어는 “고객 반응이 좋아 제품 물량을 지난해의 1.5배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올해에는 특히 어린이 핼러윈 파티 의상을 사는 50, 60대가 늘어난 점이 새로운 트렌드로 꼽힌다. G마켓에 따르면 이달 10∼16일 핼러윈 용품을 사는 50대 구매고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60대 고객은 55% 늘어났다. G마켓 측은 “영어유치원에서 유행하던 핼러윈 파티가 일반 유치원으로 번지면서 조부모들이 손자, 손녀를 위한 핼러윈 용품을 구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텔에서는 다양한 파티가 진행된다.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은 이달 24, 31일과 내달 3일에 이용할 수 있는 ‘JJ 핼러윈 파티 패키지’를 내놓았다. JW메리어트호텔 서울은 31일 ‘바 루즈’에서 ‘섹시 호러 핼러윈 파티’를 연다. 베스트 드레서 경연 등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일 예정이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천장과 벽에도 의미를 담았다. 이달 초 문을 연 서울 중구 소공로 신세계 본점 신관 6층의 ‘럭셔리 남성관’ 얘기다. 100여 개에 달하는 해외 럭셔리 남성 브랜드를 한데 모은 럭셔리 남성관의 인테리어는 미국 뉴욕 바니스백화점을 디자인한 제프리 허치슨이 맡았다. “벽면에는 남성 슈트의 소재를 연상케 하는 ‘직조 무늬’를 미세하게 넣었습니다. 천장을 보면 밝은 곳이 있고 어두운 곳이 있죠? 어두울수록 좀 더 트렌디한 매장이 몰려 있다고 보면 됩니다.” 박지강 신세계 남성의류팀 과장은 “천장, 벽, 바닥, 브랜드 배치가 모두 트렌디한 남성들의 취향을 고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랄프로렌, DKNY 등의 플래그십스토어(거점매장) 등 주로 명품 매장 인테리어를 맡아 온 허치슨은 신세계 럭셔리 남성관을 다른 층과 구별되는 일종의 단독 플래그십스토어 콘셉트로 디자인했다. 신세계 본점은 앞서 올 8월 신관 7층에 클래식, 컨템포러리 남성관을 먼저 선보였다. 여기에 럭셔리 남성관이 더해져 본점 신관 6, 7층이 남성패션 트렌드의 메카가 됐다. 과거 백화점의 한 층 정도만을 차지했던 남성패션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진 셈이다. 신세계가 이렇게 남성들을 위한 공간을 새롭게 선보이는 까닭은 여성 못지않은 패션감각과 자기 자신에 대한 투자를 우선시 하는 30∼50대 남성들이 백화점의 핵심 소비계층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남성들은 중저가 패션 잡화부터 해외 유명 브랜드 의류까지 쇼핑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서 2007년 23%에 머물던 남성 고객들의 매출 비중은 올해는 32%까지 치솟았다. 신세계는 경쟁사보다 일찍 남성패션의 시장 잠재력을 읽고 남성 브랜드 확충에 힘써왔다. 2011년에는 국내 최초의 남성 전문관을 서울 서초구 신반포로 강남점에 열어 화제가 됐다. 당시 남성과 여성 제품을 함께 팔던 명품 브랜드들이 강남점 남성관에서 처음으로 남성제품만을 따로 모아 팔아 화제가 됐다. ‘여성제품 없이 남성명품만 될까’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신세계 강남점의 남성 전문관은 남성만의 쇼핑공간을 원하던 전문직 남성들에게 환영을 받았다. 이후 백화점마다 남성 전문관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신세계도 강남점 성공에 힘입어 2013년 부산 해운대구 센텀남대로 센텀시터점에 남성관을 열었다. 올해 선보인 본점 남성 전문관은 강남점, 센텀시티점보다 훨씬 트렌디하게 꾸몄다는 게 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본점은 신세계의 상징인 만큼 트렌드가 무엇인가를 읽을 수 있는 매장이 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손영식 신세계백화점 상품본부장 부사장은 “본점 럭셔리 남성관은 트렌드를 리드하고 시대를 앞서가는 남성들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전 세계 유명 럭셔리 브랜드와 남성과 관련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상품들을 선보여 국내 최고의 남성 전문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16일 서울 잠실의 제2롯데월드 저층부에 들어선 ‘롯데월드몰’ 영업 현장을 찾았다. 롯데월드몰이 14일부터 순차 개장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이날 오후 1시 40분 롯데월드몰을 찾은 신 회장은 명품관 에비뉴엘을 시작으로 면세점과 쇼핑몰, 영화관, 아쿠아리움 등 개장한 모든 시설을 두 시간에 걸쳐 꼼꼼히 둘러봤다. 신 회장은 롯데월드몰 임직원들에게 “개장 초기인 만큼 고객과 인근 주민들의 불편함은 없는지 철저히 살펴야 한다”며 “롯데월드몰이 생활의 편리함과 문화적 감동을 선사하는 명소, 시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사랑받는 공간이 되도록 힘써 달라”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신세계가 상품기획력을 응집해 만든 본점의 럭셔리 남성관에는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브랜드,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 차세대 선두주자로 지목된 브랜드 등 10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84년 유통 명가의 안목으로 골라 구성했다는 게 백화점 측의 설명이다.최초 매장 모여라 남성관에서는 ‘브리오니’, ‘에르메네질도 제냐’, ‘벨루티’, ‘페라가모’, ‘꼬르넬리아니’ 등 클래식한 남성 브랜드와 ‘발렌티노’, ‘톰브라운’, ‘몽클레르’, ‘골든구스디럭스브랜드’, ‘분더샵’ 등 컨템포러리 감성의 럭셔리 브랜드가 대거 선을 보인다. 신세계는 본점 럭셔리 남성관에서만 볼 수 있는 ‘최초’ 매장들을 입점시키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최근 프리미엄 빈티지 스니커즈로 ‘직구족(해외 사이트에서 직접 구매하는 사람들)’의 쇼핑리스트에서 빠지지 않을 정도로 인기가 높은 이탈리아 브랜드 ‘골든구스디럭스브랜드’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의 남성 전용 매장은 전 세계에서 신세계가 유일하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재킷 브랜드 ‘볼리올리’도 들어왔다. 이 매장은 이탈리아 밀라노 현지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 아시아에서는 최초의 단독 매장이다. 볼리올리는 1900년대 초, 이탈리아 감바라 지방에서 스테파노 볼리올리와 피에르루이지 볼리올리 형제가 만든 개인 양복점에서 시작한 남성 브랜드다. 4대에 걸쳐 슈트를 만들며 이탈리아에서 생산된 높은 품질의 원단으로 완벽한 구조의 테일러링을 선보이면서 명성을 얻었다. 이탈리아 토즈 그룹의 계열 브랜드인 ‘페이’는 여성 제품도 함께 판매한다. 브랜드의 모토가 ‘더블 라이프’인 만큼 비즈니스와 캐주얼, 도시와 아웃도어 등 상반된 감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올 초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는 주인공 전지현이 어려보이겠다며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옷을 입은 적이 있다. 그 제품이 바로 페이의 발랄한 의류 라인 제품이다. 페이의 원래 시작은 남성복이었다. 미국 소방관이 입는 버튼이 4개 달린 코트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페이는 1980년대 4개의 메탈 훅(잠금 고리 장식)이 달린 남성용 재킷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 메탈 훅은 루테늄(불순물이 없는 백금 종류의 금속)으로 제작되는 페이의 시그니처 아이템으로 여성 라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최근 ‘락스터드’ 라인 등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발렌티노’, 프랑스 패딩브랜드 ‘몽클레르’도 신세계 본점에 국내 최초의 남성 매장을 열었다. 몽클레르의 트렌디한 라인인 ‘감므블루’, 톰 브라운의 클래식 슈트, 벨루티 컴포트화, 발렌티노 락스터드 스니커즈 등은 신세계 본점 럭셔리 남성관에서만 볼 수 있다는 게 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남성 액세서리 컬렉션 브랜드인 이탈리아의 ‘벨그라비아’와 아메리칸 패션의 대명사 ‘코치’도 눈에 띈다. 신세계 럭셔리 남성관은 남성용 프리미엄 패딩 제품들도 한데 모아 판매한다. ‘피레넥스’, ‘듀베티카’, ‘바크’, ‘몬테꼬레’ 등이 대표적이다.남성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옷만 있는 게 아니다. 남성들이 좋아할 만한 다양한 제품도 한데 모았다. 신세계 럭셔리 남성관은 안경, 오디오, 여행용 가방, 신발 케어서비스 등 남성 라이프스타일에 관련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6층으로 올라가면 일반 구두 수선점과는 다른 앤티크한 분위기의 신발 수선 공간이 눈에 띈다. 바로 ‘로크’, ‘알든’ 등 고급 수입 구두의 국내 공식 수선 업체인 ‘릿슈’의 임시매장(팝업스토어)이다. 일본 신발 수선 전문 브랜드인 릿슈는 국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웰트화(워커 부츠와 같은 통창 신발)의 전창갈이 서비스 등 어떠한 종류의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자랑한다. 오디오에 열광하는 남성들을 위한 공간도 있다. 오디오 시스템이면서 하나의 인테리어 소품이 되기도 하는 스위스 오디오 ‘제네바’와 프랑스 하이엔드 오디오 ‘포칼’ 제품을 만날 수 있다. 세계 각국의 개성 넘치는 인디 안경을 구입할 수 있는 편집매장 ‘옵티컬 W’도 눈에 띈다.}

김수경 이마트 침구 바이어는 올해 초 지난 3년 동안 거래하던 헝가리산 거위털 가공업체 대신 새로운 거래처를 찾아보기로 했다. 거위털 값이 너무 올라 지난해 30만 원이었던 구스다운 이불 가격이 50만 원을 넘어갈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김 씨는 “헝가리 농장 사람들이 ‘거위털 값이 계속 뛸 테니 빨리 사둬야 한다’고 했는데 그 말이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거위(또는 오리)의 솜털을 뜻하는 ‘다운’이 인기를 얻으면서 좋은 털을 싸게 선점하기 위한 ‘털의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거위털 수요가 늘어난 이유는 세계적인 이상저온 현상에 있다. 우모(羽毛·거위 및 오리털) 업계에 따르면 거위털 값은 10년 새 10배 이상 뛰었다. 특히 한국은 최근 3, 4년 동안 다운 의류의 폭발적인 인기로 세계 거위털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매년 약 7000t을 소비하는 미국에 이어 한국은 연간 5000t 규모의 오리 및 거위털을 소비하는 세계 2위 시장이다. 실제로 국내 우모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태평양물산은 세계 최대의 다운 공급업체로 통한다. 이 회사의 우모사업부문 매출은 2010년 733억 원에서 지난해 3001억 원으로 4배가 넘는 규모로 늘었다. 임영진 태평양물산 프라우덴사업부 전무는 “다운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대기업에 다운을 납품하는 태평양물산도 함께 성장했다”며 “한국 소비자들은 특히 고급 거위털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국내 거위털 소비의 95%는 의류에 집중돼 있지만 최근에는 침구 분야에서도 거위털 바람이 불고 있다. 백화점의 구스다운 이불은 한 채에 300만 원이 훌쩍 넘지만 신혼부부들이 가장 선호하는 혼수품 중 하나로 떠올랐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겨울철 구스다운 매출이 전년 대비 30% 오르는 등 구스다운 이불이 겨울철 주력 침구 상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김수경 바이어 등이 찾아낸 미국 업체에서 헝가리, 폴란드, 캐나다 거위의 솜털 90%, 깃털 10%를 섞어 만든 구스다운 이불 6000장을 들여와 이달 16일부터 전국 매장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소비자 반응이 좋아 올해는 물량을 지난해의 두 배인 6000장으로 늘렸다”며 “괜찮은 거래처를 찾아낸 덕에 솜털 비중을 지난해보다 높인 제품의 가격을 39만9000원(퀸 사이즈 기준)으로 맞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다운의 마케팅 경쟁이 과열될수록 소비자들은 꼼꼼히 확인해보고 제품을 살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상대적으로 값이 싼 오리털인데 거위털처럼 보이는 제품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 ‘캐나다 구스’ 같은 브랜드 제품에는 브랜드 이름과 달리 오리와 거위털이 섞여 있다. 임 전무는 “최고 수준의 품질을 가진 캐나다산 거위털은 일년 생산량이 8500kg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원산지를 꼼꼼히 따져 보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에는 품질 좋은 폴란드, 헝가리산에 루마니아산 등을 섞어 ‘유럽산’으로 표기해 파는 곳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털은 아이슬란드 등에 사는 ‘아이더 오리’의 다운이다. 이불 한 채 가격은 3000만 원 선이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18년 전 산 명함지갑을 아직도 쓰고 있습니다. 일종의 동반자(companion)죠.” 실방 코스토프 몽블랑코리아 대표는 자신의 명함지갑을 꺼내 보였다. 몽블랑과 전혀 무관한 일을 하던 시절 구입한 몽블랑 명함지갑이었다. 그러곤 자신의 명함지갑 옆에 시계와 펜을 나란히 놓아 보였다. 코스토프 대표는 “퇴근 후 집에 오면 책상 위에 명함지갑, 시계, 펜을 나란히 둔다”며 “이 세 가지는 남성의 일상에 빠지지 않는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그가 강조한 남성의 세 가지 ‘동반자’는 몽블랑의 3대 주력 사업 분야다. 1906년 독일에서 설립된 몽블랑은 브랜드의 ‘뿌리’인 필기구는 독일에서, 가죽 제품은 이탈 리아에서, 시계는 스위스에서 만든다. 코스토프 대표는 “가죽 하면 이탈리아 피렌체이고 시계 하면 스위스에 뛰어난 장인들이 모여 있다”며 “몽블랑은 각 분야의 최고 장인들이 최고의 장소에서 최고의 제품을 만들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한국 남자 변했다” 프랑스인인 코스토프 대표는 1995년 처음 한국에 왔던 때를 생각하면 놀랍다고 했다. 20여 년 동안 한국 남성들의 스타일이 상전벽해(桑田碧海)라고 할 만큼 빠른 속도로 변했기 때문이다. 외모에 전혀 관심 없던 한국 남자들은 이제 세계 화장품, 시계, 패션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코스토프 대표는 “한국 남자들의 스타일은 ‘강력한 진화(Strong Evolution)’ 과정을 겪었다”며 “앞으로 세련되고 개방적으로 변한 한국 남성들의 명품, 특히 시계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의 인연이 깊다. 방위산업체 탈레스와 렌터카업체 유로카인터내셔널을 거치며 한국시장을 담당했다. 그의 부인은 박원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전무다. 한국어를 하느냐는 질문에 “조금”이라고 한국어로 답을 했다. “남성명품 시장 잠재력 여전” 2009년부터 5년 동안 피아제 코리아의 대표를 맡았던 그는 시계를 아낀다. 7∼8개의 시계를 상자에 담아 보관한다. 현재 가장 갖고 싶은 시계는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헤리티지 퍼페추얼 캘린더’ 제품. 최고의 기술력이 집약된 컴플리케이션 시계 중 하나로 ‘퍼페추얼 캘린더’가 들어간 제품은 대개 3000만 원을 훌쩍 넘는다. 하지만 몽블랑의 퍼페추얼 캘린더 시계는 2000만 원대로 가격 대비 가치가 뛰어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퍼페추얼 캘린더 기능이 탑재된 시계에서는 날짜가 6월 30일에서 7월 1일로 자동으로 넘어간다. 31일보다 일수가 적은 달의 월말에 수동으로 날짜를 조정할 필요가 없다. “소중한 이에게 선물해주고 싶은 시계는 단연 몽블랑의 여성용 시계 라인인 보헴 컬렉션의 퍼페추얼 캘린더 제품이에요. 시그니처 라인은 평생을 갑니다.” 몽블랑은 지난 35년 동안 유로통상에서 수입·유통을 맡다 올해 4월 처음으로 한국지사를 설립했다. 한국 남성 명품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해 수입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진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코스토프 대표가 부임한 뒤 서울시내 주요 백화점의 몽블랑 매장은 고객들이 몽블랑의 다양한 라인을 경험할 수 있도록 새롭게 리뉴얼됐다. 필기구과 가죽 제품도 중요하지만, 코스토프 대표는 몽블랑 시계의 성장성에 거는 기대가 특히 크다. 몽블랑은 1997년 스위스에 공방을 만들면서 시계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사실상 고급 시계시장의 후발주자지만 2007년 스위스 150년 전통의 무브먼트 제조사 미네르바를 인수하면서 기술력이 집약된 컴플리케이션 시계를 내놓아 시장을 놀라게 했다. 코스토프 대표는 “명품 시계는 예물로 딱 하나 가지면 된다고 했던 한국 남성들 사이에서 이제는 가치 있는 시계를 하나둘 더 모으고 싶어 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그만큼 한국 명품 시장의 전망은 밝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주요 백화점들이 올가을 정기 세일의 마지막 3일(17∼19일) 동안 대대적인 겨울의류 할인행사를 연다. 쌀쌀해진 날씨에 겨울 상품을 앞세워 마지막 피치를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은 17∼19일 여성 남성 의류와 아웃도어 겨울상품 세일 물량을 늘려 할인행사를 연다고 16일 밝혔다.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은 19일까지 ‘아웃도어 박람회’를 열고 ‘코오롱스포츠’ ‘K2’ ‘블랙야크’의 다운재킷을 최대 70% 싸게 판다. 본점 2층에서는 젊은 여성들을 위한 겨울옷 할인전을 연다. 여성의류브랜드 ‘보브(VOV)’와 세계적인 패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테일러 토머시 힐이 함께 디자인한 의류 제품을 10% 할인해 판매한다. 이호설 롯데백화점 남성스포츠부문장은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지난 주말부터 재킷 점퍼 등의 외투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의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세일 마지막 3일 동안 10층 대행사장에서 ‘아디다스 패밀리 대전’을 열어 다운재킷, 의류, 신발 등을 60∼70% 할인 판매한다. 서울 양천구 목동동로 목동점은 같은 기간 ‘2014 마지막 카파 패밀리 세일’을 열고 카파 제품을 최대 80% 할인해 판다. 또 ‘여성 수입캐주얼 겨울 상품 특가전’을 통해 ‘비비안웨스트우드’ ‘마쥬’ ‘산드로’ ‘빈스’ 등 10여 개 수입 브랜드의 지난해 겨울 상품을 70% 싸게 판매한다. AK플라자 구로본점(서울 구로구 구로중앙로)도 17∼19일 지하1층에서 ‘오조크’ ‘라인’ ‘스위트숲’의 겨울 의류를 모아 판매한다. 모직코트는 5만 원부터, 밍크 재킷은 170만 원부터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이마트는 제조유통일괄형의류(SPA) 브랜드 ‘데이즈’의 스포츠웨어 전용라인인 ‘데이즈 스포츠’를 선보인다고 15일 밝혔다. 이마트는 이를 기념해 16일부터 전국 110개 점포에서 효성과 함께 전략상품으로 개발한 보온 스포츠웨어 ‘웜 스트레치’ 등 다양한 운동용으로 개발한 스포츠웨어를 판매할 예정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2010년 남·여성 의류 라인을 시작으로 아동, 골프 라인, 신생아 라인을 내놓은 데 이어 이번에 스포츠웨어를 새롭게 선보임으로써 토털 SPA 브랜드로 새롭게 탄생하게 됐다”고 밝혔다. 데이즈는 2010년 이마트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협업해 만든 신세계 그룹의 주력 SPA브랜드다. 앞으로 아웃도어, 남성 비즈니스 캐주얼 라인으로도 품목을 확대해 2023년까지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한편 현재 국내에서 1조 원을 넘은 의류 브랜드는 없다. 지난해 매출 7000억 원을 기록한 유니클로의 올해 목표 매출이 1조 원이다. 지난해 32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데이즈는 올해 매출액 4000억 원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유니클로에 이어 국내 SPA 시장 2위인 셈이다. 이마트는 유니클로를 따라잡기 위해 데이즈 의류의 가격을 유니클로 대비 20% 정도 싸게 책정할 계획이다. 이연주 이마트 패션담당 상무는 “데이즈를 신생아 제품에서 엄마아빠의 출근용 의류까지 모두 포괄하는 종합 의류 브랜드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서울 잠실의 제2롯데월드 저층부에 들어선 국내 최대 쇼핑몰 ‘롯데월드몰’이 14일 영업을 시작했다. 순차적으로 문을 여는 매장 중 이날은 1차로 명품관 에비뉴엘과 롯데마트, 롯데하이마트가 문을 열었다. 국내 최대 규모 쇼핑몰의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지는 고객도 있었지만, 개장 반대 시위와 주차 문제 등으로 혼란스러운 점도 눈에 띄었다. 명품관 에비뉴엘에서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매장을 둘러보는 고객들이 보였다. 이들은 곳곳에서 ‘첫날 방문 인증 셀카’를 찍었다. 쇼핑몰은 평일 백화점보다 조금 더 붐비는 정도였다. 방문객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친구와 함께 쇼핑 온 황승경 씨(40·여)는 “서울에 이렇게 큰 쇼핑몰이 어딨나. 다른 백화점에 없는 브랜드가 많아 좋다”며 “주차가 어려워 차를 집에 두고 오게 되더라도 다시 올 것”이라며 웃었다. 반면 인근 주민인 박경숙 씨(48·여)는 “하늘길이라도 열리지 않고서는 교통 혼잡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주민 이야기를 좀 더 듣고 열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려했던 주차 사전예약제와 유료 주차 문제는 현실이 됐다. 이날 미리 예약한 차량 수는 총 500대에 그쳤다. 주차장은 텅텅 비어 있었지만 사전 예약제를 모르고 차를 운전해 온 고객들은 주차장 입구에서 돌아가기 바빴다. 한 30대 남성 고객은 “미리 예약을 안 했다고 주차를 못하게 하니 그냥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길 건너 롯데백화점 잠실점으로 ‘우회 주차’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롯데 잠실점 매장은 사람이 없어 조용했지만 주차장에는 오전부터 ‘혼잡’ 팻말이 붙어 있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부터 송파 학부모연대 등 지역 시민단체 회원 250명이 롯데월드몰 앞으로 집결해 반대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안전을 지켜 달라’ 등의 문구가 쓰여 있는 흰 비닐우산을 쓰고 서울시와 롯데 측에 교통대책을 요구했다. 시위대는 약 40분 만에 해산해 큰 충돌이 빚어지지는 않았다. 롯데그룹은 의도한 대로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에서 첫날이 지나갔다고 평가하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롯데는 이날 에비뉴엘 매출 목표를 2억 원 수준으로 다른 점포에 비해 낮게 잡았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아직 루이뷔통, 에르메스, 샤넬 등 ‘명품 빅3’ 매장이 문을 열지 않았고, 주차시설 등을 시범 운영해보는 상황이라 마케팅 활동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성모 mo@donga.com·김현수 기자}

넓고 화려하고 웅장했다. 서울 송파구의 제2롯데월드 저층부(롯데월드몰)를 13일 둘러보고 느낀 점이다. 롯데월드몰은 3개동(에비뉴엘동, 쇼핑몰동, 엔터테인먼트동)으로 이뤄져 있다. 우선 눈에 띈 것은 기존의 백화점, 영화관, 쇼핑몰을 뛰어넘는 규모였다. 빠른 걸음으로 돌아봤는데도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 명품 전문 쇼핑몰인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은 롯데 본점 에비뉴엘의 3.1배 규모. 롯데월드몰의 연면적은 주차장을 제외하고도 축구장 47개 크기(33만9749m²·약 10만2800평)에 이른다. 롯데월드몰은 우여곡절 끝에 14일 고객에게 첫선을 보인다. 롯데그룹은 13일 롯데월드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장 일정을 발표했다. 14일에는 국내 최대 명품관인 에비뉴엘 월드타워점과 롯데마트, 롯데하이마트가 먼저 문을 연다. 15일에는 기네스북에 오른 세계 최대 스크린을 갖춘 롯데시네마가, 16일에는 자정까지 운영하는 이색 푸드코트를 갖춘 쇼핑몰과 42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한 면세점, 85m 수중터널을 자랑하는 아쿠아리움이 개장한다. 소진세 롯데그룹 대외협력단장은 “제2롯데월드 건설은 대한민국의 대표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추진됐다”며 “일자리 창출과 내수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커 500만 시대, 쇼핑의 메카로 롯데월드몰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500만 시대를 맞아 관광객의 동선을 고려해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이원우 롯데물산 대표는 “관광버스 107대를 동시에 세울 수 있는 주차장을 마련했다”며 “매장 앞이 버스로 혼잡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품 구성에서도 유커 등 방한 관광객들의 취향을 반영했다. 에비뉴엘동 7, 8층에 있는 롯데면세점에는 국산 화장품 브랜드 50여 개를 모은 ‘K뷰티 전문존’이 들어선다. 이 면세점은 2016년 초고층 월드타워가 완공되면 면적을 추가로 확장해 1만5868m²(약 4800평) 규모가 된다. 이는 면적 기준 세계 3위다. 엔터테인먼트동 지하 1, 2층의 롯데마트는 김치, 김 등 선물세트를 파는 ‘외국인 특화존’을 설치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마트 근처에 관광버스 주차장이 있어 외국인들이 버스에 오르기 전에 먹을거리 선물을 살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16일 개점하는 쇼핑몰에서는 다음 달 초까지 269개 브랜드가 순차적으로 문을 연다.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스웨덴 패션그룹 H&M의 ‘코스(COS)’ 매장은 30일에 오픈할 예정. 1만9835m²(약 6000평) 규모의 공원은 석촌호수가 내려다보이도록 설계해 국내외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공원은 14일부터 공개된다.○ 예약 안 하면 주차 못해 하지만 남은 숙제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주차 문제다. 롯데월드몰 주차장은 철저하게 예약제로 운영된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일반전화를 이용해 예약을 해야 차를 몰고 주차장으로 들어갈 수 있다. 최대 예약 시간은 3시간, 주차는 100% 유료다. 요금은 10분당 1000원이며 3시간 이후부터는 10분당 1500원으로 뛴다. 영화 보고 밥 먹고 쇼핑하느라 5시간을 주차하면 3만6000원을 주차료로 내야 한다. 이원우 대표는 “주차 유료화 및 사전예약제는 서울시의 임시승인 조건이라 원칙대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며 “사전 홍보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롯데백화점은 그동안 전 점포에서 발레파킹 서비스를 받아 온 에비뉴엘 우수 고객들의 주차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고 있다.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는 “어려움 끝에 개점하는 만큼 고객들이 환영하는 점포가 되도록 할 것”이라며 “최우수 고객에게는 회사 차로 교통편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도입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롯데백화점의 8개 해외 점포 가운데 올해 첫 ‘흑자 매장’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백화점은 12일 자사의 첫 해외 점포인 러시아 모스크바점이 올해 매출액 1000억 원을 달성해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연말 시즌이 포함된 4분기(10∼12월) 성수기 매출을 포함하면 모스크바점의 연매출이 1000억 원을 넘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온앤온’과 ‘코인코즈’ 등 그동안 러시아에 소개된 적 없는 한국 브랜드를 선보인 것이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롯데 모스크바점의 올 1∼9월 매출은 700억 원이다. 롯데백화점은 2007년 러시아 모스크바에 첫 점포를 낸 뒤 2011년과 2012년 중국 톈진에 2개 점포를 잇달아 냈다. 2013년에는 중국 웨이하이와 청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추가 출점했다. 올해는 중국 선양점과 베트남 하노이점을 각각 열어 총 4개국에 8개 점포를 운영 중이나 아직까지 손익분기점을 넘은 곳은 없었다. 롯데는 2018년까지 해외 전 점포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점의 경우 지난달 오픈 당일 매출액이 목표보다 두 배 높은 50억 원을 기록하는 등 출발이 좋다는 게 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그들이 ‘레드카펫’에 발을 디디면 사방에서 카메라 플래시라이트가 터진다. 가장 명망 있는 패션하우스와 전문가들의 손길로 만들어진 배우들의 레드카펫 패션은 당대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국내에서는 배우들의 패션 각축전을 볼 수 있는 최고의 이벤트로 단연 부산국제영화제가 꼽힌다. 한류 열풍으로 인해 국내 배우들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부산국제영화제는 해외에서 갓 공수한 새로운 드레스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한 명품 브랜드 관계자는 “요즘에는 인기 배우에게 선택되기 위해 최고의 브랜드들이 ‘경합’을 벌인다”며 “실제 행사 직전까지 그 배우가 어떤 드레스를 선택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귀띔했다. 2일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에서는 김희애, 엄정화, 탕웨이(湯唯), 유연석, 정우성 등의 배우들이 스타일을 뽐냈다. 올해는 세계적인 클래식 붐을 반영하듯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뽐내는 스타일이 주를 이뤘다. 한때 신인들의 노출 경쟁으로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던 부산국제영화제의 레드카펫은 올해에는 든든한 주연배우들의 클래식한 패션으로 품격이 높아졌다는 평을 받았다. 클래식의 우아함 우아함 그 자체였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어깨에서 발끝까지 흘러내리는 듯 심플한 라인의 드레스를 입은 배우 김희애는 클래식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스타일링으로 레드카펫을 빛냈다. 그녀가 입은 ‘제니 패컴’ 드레스는 배우 전지현의 기자회견용 웨딩드레스로도 유명한 영국 디자이너 브랜드의 제품이다. 머리스타일도 심플했다. 화려한 액세서리는 최대한 자제했지만 딱 한 가지. 클래식한 블랙 클러치만은 손에서 놓지 않았다. 김희애가 선택한 것은 화려한 럭셔리의 대명사인 프랑스 브랜드 ‘로저 비비에’의 필그림 클러치였다. 브랜드의 상징격인 사각 형태의 버클을 메탈 소재가 아닌, 크리스털로 장식한 ‘스트라스 버클’이 눈에 띄었다. 심플하면서도 화려함을 뽐내는 스트라스 버클은 로저 비비에 이브닝 라인의 클러치, 백, 슈즈 등을 수놓는 아이템으로 꼽힌다. 김희애가 선택한 필그림 클러치는 고급스러운 광택감을 주는 송아지 가죽 소재에 딥 블루 색깔이 더해져 한층 더 우아한 느낌이 든다는 평을 들었다. 클래식하면서 섹시한 여성의 대명사인 배우 엄정화도 로저 비비에의 클러치를 택했다. 좀 더 글래머러스한 스타일을 뽐내는 그녀는 블랙 벨벳 베이스에 골드 장식이 들어간 튜브 형태의 스트라스 버클 클러치를 손에 들었다. 1940년대 고전적인 할리우드 여배우를 떠올리게 하는 엄정화의 드레스는 ‘돌체 앤 가바나’ 제품. 그녀의 아름다운 몸매를 드러내주는 우아한 블랙 드레스였다. 엄정화는 반지, 귀걸이, 팔찌 등은 심플하게 매치해 고전미를 더욱 부각시켰다. ‘대륙의 여신’ 탕웨이는 ‘조르지오 아르마니’ 드레스를 통해 ‘부산의 여신’으로 거듭났다. 오간자 소재에 시퀸과 라인석이 전체적으로 수놓아진 드레스는 탕웨이의 순수하면서도 여신 같은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해줬다. 그녀느 드레스가 돋보이는 만큼 액세서리는 절제했다. 자연스러운 웨이브 헤어는 탕웨이의 자연미를 드러내줬다.심플한 슬림핏 슈트 그는 팔색조였다. 지난해 ‘응답하라 1994’에서 여주인공을 아낌없이 사랑하는 ‘칠봉이’가 올해 레드카펫에서는 정통 신사로 변신했다. 배우 유연석 얘기다. 그는 ‘버버리’ 테일러링 슈트의 진수를 보여주는 블랙 새틴 턱시도를 입었다. 몸에 잘 맞는 슬림핏의 턱시도는 입는 사람의 다리가 더욱 길어 보이게 한다. 유연석의 턱시도는 영국 정통 슈트의 느낌을 물씬 풍기게 해줬다. 버버리 관계자는 “클래식하고 심플한 스타일을 즐기는 배우 유연석과 버버리 브랜드의 이미지가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유연석은 2일 부산으로 가는 공항에서도 버버리 트렌치코트로 클래식한 취향을 뽐냈다. 버버리의 정통 헤리티지 트렌치코트 중 하나인 ‘윌트셔’에 스니커즈를 매치해 화제를 모았다. 영원한 한국 여성들의 우상 정우성은 ‘톰 포드’의 슈트로 화려한 남성 슈트의 진가를 보여줬다. 도시적이고 관능적인 톰 포드 스타일이 배어 있는 정우성의 재킷은 벨벳 소재의 꽃무늬가 수놓아져 더욱 화려함이 빛났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롯데백화점은 최근 영국의 종합미디어 회사인 탑라이트 그룹이 주관하는 ‘월드 리테일 어워즈(WRA)’에서 올해의 사회공헌활동(CSR) 기업상을 받았다고 9일 밝혔다. WRA는 매년 소매업체 1500여 개가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유통업 관련 시상식이다. 행사를 주관하는 탑라이트 그룹은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투자한 미디어 회사다. 롯데백화점은 친환경 상품 구매 고객에게 포인트를 제공하는 자사의 ‘그린카드 제도’와 몽골 사막화 방지 조림사업 참여 등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완신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은 “글로벌 유통기업에 걸맞은 다양한 사회적 책임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일본 엔화 약세(원화 강세)의 영향으로 폭락하던 국내 참치 값이 오름세로 돌아서고 있다. 9일 부산공동어시장 어종별 위탁판매(위판) 통계에 따르면, 흔히 참치로 불리는 다랑어류의 지난달 1kg당 가격은 987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802원에 비해 23.1% 오른 것이다. 올 상반기(1∼6월) 참치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이상 떨어졌었다. 엔저 현상으로 인해 대일본 참치 수출이 줄어들고 국내 시장에 재고 물량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일본은 우리 어선들이 잡은 횟감용 참치의 80% 이상을 소비하는 시장이다. 폭락하던 참치 값이 오름세로 바뀐 것은 국내 위판 물량이 줄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산공동어시장의 다랑어류 위판 물량은 올 1∼5월엔 세 배 이상 뛰었지만 6월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지난달에는 전년대비 62.4% 감소했다. 이는 남획으로 어획량 자체가 감소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영태 롯데마트 수산팀장은 “전반적인 어획량 감소에다 국가별 쿼터 도입 추진 등이 겹쳐 앞으로 참치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대형마트에서도 참치 할인행사를 여는 등 다양한 마케팅 행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신세계백화점이 서울 중구 충무로 본점에 ‘럭셔리 남성관’을 여는 것을 계기로 2017년 본점 연매출 1조 원 달성에 도전한다. 신세계백화점은 7일 남성용 고급 브랜드 100여 개를 모은 남성 전용관을 개장했다고 밝혔다. 이 백화점 관계자는 “본점 리뉴얼을 위해 지난해 여성 컨템퍼러리 전문관 ‘4N5’와 올 8월 식품관을 연 데 이어 이번에 럭셔리 남성관을 열게 됐다”며 “트렌드를 앞서 나가고 구매력이 높은 젊은 남성 고객을 공략해 ‘1조 원 클럽’에 가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 본점의 지난해 매출은 약 8000억 원이다. 지금까지 국내 80여 개 백화점 점포 가운데 연매출 1조 원을 달성한 곳은 신세계 강남점(서울 서초구 신반포로)과 롯데 본점(서울 중구 을지로), 잠실점(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등 3곳뿐이다.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서울 강남구 테헤란로)과 신세계 센텀시티점(부산 해운대구 센텀남대로)이 내년에 매출 1조 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는 럭셔리 남성관 개장을 본점 리뉴얼의 ‘정점’으로 만든다는 목표 아래 ‘국내 최초’로 불릴 수 있는 매장을 다수 선보인다. 이탈리아 브랜드 ‘골든구스 디럭스 브랜드’는 이번에 처음으로 남성 전용 매장을 냈고 이탈리아 재킷 브랜드 ‘볼리올리’는 밀라노 현지에 이은 세계 두 번째, 아시아 최초 단독 매장이다. 의류 외에 남성들의 취향을 반영한 아이디어 매장도 들어섰다. 영국 스코틀랜드의 싱글몰트 위스키 ‘발베니’와 일본의 유명 구두관리 브랜드 ‘릿슈’의 임시 매장이 대표적이다. 최근 백화점들은 이처럼 새로운 지역에 점포를 내기보다 주요 거점 점포를 리뉴얼해 매출을 올리는 데 열심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무역센터점을 전체적으로 리뉴얼했고 갤러리아백화점도 두 달여 공사를 마치고 올 3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명품관 서관을 완전히 바꿔 재개장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제2롯데월드 저층부 3개동(에비뉴엘동, 엔터테인먼트동, 쇼핑몰동)이 14∼16일에 걸쳐 차례로 문을 연다. 이는 2일 서울시가 제2롯데월드 저층부의 임시 사용을 승인한 데 따른 것이다. 롯데그룹은 “3개동이 한꺼번에 오픈하면 교통 혼란이 야기될 것으로 보고 평일에 순차적으로 문을 열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롯데는 이날 개장 계획 및 향후 일정 등을 신동빈 회장에게 보고했다. 가장 먼저 14일(화요일)에 문을 여는 곳은 에비뉴엘동 일부(명품관)와 엔터테인먼트동 일부(롯데마트, 롯데하이마트)다. 15일(수요일)에는 엔터테인먼트동의 롯데시네마가 개장한다. 마지막 날인 16일(목요일)에는 쇼핑몰동(롯데쇼핑몰, 아쿠아리움)과 에비뉴엘동의 롯데면세점이 문을 열 예정이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사소하거나 유치한 일이라도 칭찬하고 공유합시다.” 최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42·사진)은 경영전략회의에서 임원들에게 “따끔한 비판도 필요하지만 그만큼 적극적으로 칭찬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직문화 전도사’로 불리는 정 회장이 이번에는 칭찬을 통해 동기 부여를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조직문화 혁신에 대한 정 회장의 꾸준한 관심은 재계에서도 큰 화제가 돼 왔다. 지난달 현대백화점그룹이 선보인 기업문화지침서 ‘패셔니스타’와 관련해서는 유통업계뿐 아니라 타 업종의 주요 기업들로부터도 구매 문의가 쇄도했다. 1997년 경영관리팀 과장으로 현대백화점에 입사한 정 회장은 2003년 부회장 승진과 동시에 그룹 총괄경영을 시작했다. 이때부터 그는 소통을 앞세워 보수적인 회사 분위기를 바꾸는 데 공을 들였다. 2004년에는 ‘주니어보드’ 제도를 만들어 이후 매달 한 번씩 젊은 직원 40명씩을 만나 현장의 소리를 들어왔다. 회장 취임(2008년) 2년 뒤인 2010년, 정 회장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 등으로 2020년에 매출 20조 원, 경상이익 2조 원대 시대를 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른바 ‘열정 비전2020’이다.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정 회장이 내놓은 해법은 역시 ‘조직문화’였다. 당시 정 회장은 “열정적인 사람이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변화가 눈에 띄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롯데나 신세계에 비해 신사업 진출에 다소 보수적이던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 한섬, 지난해 리바트를 인수하며 M&A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올 5월에는 서울 금천구 디지털로에 ‘현대아울렛 가산점’을 내면서 처음으로 아웃렛 시장에 진출했다. 정 회장이 강조한 ‘칭찬’은 요즘 직원들 사이에서 화제의 대상이다. 현대백화점은 ‘땡큐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도입해 임직원들이 사내 인트라넷에 서로 칭찬해주는 코너를 만들었다. 현재 6000여 건의 칭찬 내용이 올라 있다. 백화점 임직원 수가 1649명임을 감안하면 1인당 평균 3.6건 이상의 칭찬을 한 셈이다. 가장 많은 칭찬 마일리지를 얻은 사람은 매달 상품권 등 소정의 상품을 받는다. 현대홈쇼핑은 팀 내에서 칭찬을 한 번하면 5도씩 ‘칭찬온도’가 올라가는 ‘칭찬온도계’ 제도를 운영 중이다. 매달 목표를 달성하면 해당 팀에 ‘칭찬 피자’를 준다. 현대백화점그룹관계자는 “홈쇼핑에서는 ‘칭찬 붐’이 불어 매달 1000건씩 칭찬이 나온다”며 “사소해 보여도 칭찬을 독려하니 효과가 있어 다른 계열사에 적용하려 한다”고 설명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청년들이 한국 중소기업 제품을 중국에 판다’는 취지로 설립한 ‘역(逆)직구’ 전용 쇼핑몰 ‘판다코리아닷컴’은 이달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6일 밝혔다. 외국 소비자들이 한국의 물건을 사는 것을 말하는 ‘역직구’는 한국 소비자들이 해외에서 물건을 사들이는 ‘직구(직접구매)’의 반대 개념이다. 판다코리아닷컴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년특별위원회 출신인 이종식 씨(37)와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둘째 딸 최민정 씨(23)가 의기투합해 올해 2월 설립한 회사다. 이 씨가 대표이사를 맡았고, 최 씨는 지난달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입영하기 전까지 상근 부사장으로 근무해왔다. 여기에 청년특위 출신인 윤상규 네오위즈게임즈 전 대표가 투자자로 참여했고, 손승원 전 위메프 상품기획팀장이 총괄이사로 영입됐다. 이 대표는 “청년특위 시절부터 만난 중소기업인들은 특별한 지원보다 중국에 상품을 팔 판로가 시급하다고 강조해왔다”며 “판로 개척이 절실한 중소기업과 중국 현지의 소비자들을 이어주자는 취지로 지난해부터 창업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판다코리아닷컴은 화장품, 패션 제품들을 파는 종합쇼핑몰로 판매하는 제품의 90% 이상이 한국 중소기업 제품이다. 100% 중국어로 상품을 소개하며 중국 소비자의 90% 이상이 사용하는 ‘알리페이’를 결제 시스템으로 도입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그런 차림으로는 호텔에 들어올 수 없습니다.” 1930년, 작업복 차림의 한 일본인이 경성의 ‘특급호텔’인 조선호텔에 들어갔다 쫓겨났다. 옷차림이 남루하다는 게 문전박대의 이유였다. 자존심이 상한 그는 호텔 밖으로 나오며 말했다. “조선호텔을 내려다보는, 더 높은 호텔을 지을 테다.” 이 일본인은 1927년 함경남도 흥남에서 질소비료공장을 운영해 큰돈을 번 노구치 시타가우(野口遵)라는 신흥재벌이었다. 그가 문전박대에 한을 품고 조선호텔 바로 옆에 지은 것이 바로 현 롯데호텔의 전신인 반도호텔이었다. 노구치는 1938년 당시 4층짜리 조선호텔보다 높은 8층의 웅장한 건물을 세워 한을 풀었다고 한다. 이 일화는 당시 호텔의 위상을 보여준다. 일제강점기의 호텔은 최상류층이나 외국인들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었다. 올해는 현존하는 국내 최고(最古) 호텔인 조선호텔이 100주년을 맞는 해다. 조선호텔은 1914년 10월 10일 문을 열었다. 이후 호텔은 한국 현대사와 맥을 같이해 왔다. 1960년대에는 경제개발계획의 상징이면서 달러 획득을 위한 무대였고, 1970년대에는 상당수 호텔이 민영화되면서 국내 주요 재벌그룹의 각축장이 됐다. 아시아경기와 올림픽이 연달아 열린 1980년대에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한강의 기적’을 홍보하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1990년대에 들어서는 신세대인 ‘X세대’의 놀이터로 변신했고, 방한 관광객이 1000만 명을 넘어선 최근에는 ‘한국 관광산업의 꽃’으로 떠올랐다.내국인은 못 마시던 와인이 있던 곳한국 최초의 서구식 호텔은 1888년 일본인이 인천 중구에 지은 ‘대불호텔’로 알려져 있다. 대불호텔은 우리나라 최초로 커피를 판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후 조선총독부 철도국이 1912년 부산 철도호텔을 시작으로 1914년 조선호텔과 신의주 철도호텔을 잇달아 지으며 ‘부유한 특수계층’을 위한 관광 산업이 시작됐다. 광복 직후 조선호텔은 미군정 주요 인물들의 거처로 탈바꿈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귀빈실이었던 201호에 묵은 최초의 한국인이었다. 201호의 그 다음 주인은 독립신문을 창간한 서재필 박사였다. 1948년 정부수립 후 호텔의 주인은 대한민국 정부로 바뀌었다. 서기관급 공무원이 호텔 총지배인이 됐다. 1961년 교통부 공무원으로 입사한 최훈 ‘와인리뷰’ 발행인(78)은 “박정희 전 대통령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세우면서 호텔 건설 등 관광산업 발전에 심혈을 기울였다”며 “관광산업은 수출할 상품이 없는 개발도상국이 빨리 외화벌이를 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였기 때문”이라고 회상했다. 한국 와인 아카데미 분야의 선구자로 불리는 최 발행인은 호텔을 감독하며 처음 와인을 접했다. “당시에는 내국인이 와인을 마시는 건 외화 낭비라는 이유로 불법이었어요. 업무상 외국인과 동행해 호텔 총지배인의 사인을 받아야만 와인을 조금 마실 수 있었습니다.” 1970년대 들어 정부는 보유 호텔들을 재벌에 매각하기 시작했다. 호텔 민영화가 관광산업 발전에 효과적이라고 판단해서다. 박 전 대통령은 1973년 롯데그룹에 반도호텔 매입을 권유했다. 같은 해 워커힐은 SK그룹으로, 1959년 이승만 전 대통령의 지시로 건설한 영빈관은 삼성그룹으로 넘어가 신라호텔이 됐다. 당시 신격호 롯데 회장은 인근 삼일빌딩(31층)보다 높은 45층 높이로 반도호텔을 재건축하길 원했지만 허가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롯데호텔은 지금의 37층 높이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호텔은 독특하게도 1970년 한국관광공사와 아메리칸 에어라인이 합작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이때 옛 건물을 철거하고 다시 지은 것이 현재의 모습이다. 조선호텔은 1995년 신세계그룹에 인수됐다.호텔 나이트·맞선 전성시대 “강남에선 에머랄드호텔(현 엘루이호텔) ‘줄리아나’가 가장 유명했죠. 밤새 놀고 싶은 청춘들은 24시간 문을 여는 이태원 해밀턴호텔 나이트로 모였습니다.” 1995년 대학생이던 박모 씨(40)는 속칭 ‘나이트 죽돌이’였다. 1990년대에는 중소형 호텔의 나이트들이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면서 자유분방한 X세대의 놀이터가 됐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사회가 변한 만큼 호텔도 확 변했다. 해외여행을 가본 젊은 고객도 늘어났고, 강남 지역에는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등 특급호텔들이 들어섰다. 현존하는 특급호텔 클럽 중 가장 오래된 그랜드하얏트서울의 ‘JJ마호니스’가 생긴 것도 이때다. 개장 때부터 JJ마호니스를 이끈 구유회 그랜드하얏트서울 식음료부장은 “1988년에 ‘핼러윈 테마파티’를 열었더니 ‘외국 귀신 명절을 왜 기념하느냐’는 언론의 질타를 받았다. 하지만 그때의 단골 고객이 지금도 찾아온다. 결혼식을 JJ에서 하고 싶다는 고객도 있다”고 말했다. 밀레니엄서울힐튼의 ‘파라오’와 리츠칼튼의 ‘닉스 앤 녹스’도 JJ와 쌍벽을 이뤘다. 1995년 문을 연 파라오가 인기를 끌자 당시 전국 각지에 파라오와 비슷한 인테리어의 ‘짝퉁’ 노래방과 나이트가 생겨나기도 했다. 호텔 커피숍은 맞선 장소로 유명했다. ‘마담뚜’들이 호텔에 상주하며 맞선 대상을 물색했고, 종(鍾)이 딸랑거리는 이름표를 들고 상대방을 찾는 풍습도 있었다. 인터컨티넨탈호텔 관계자는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로비라운지는 풍수지리학적으로 좋다고 소문나 맞선을 가장 많이 보는 곳으로 꼽혀왔다”고 귀띔했다. 와인이 호텔을 통해 국내에 소개됐듯 호텔은 새로운 음식문화의 전파 장소 역할을 하기도 했다. 조선호텔의 ‘나인스게이트그릴’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레스토랑으로 ‘스테이크의 정석’으로 통한다. 1924년 생긴 한국 최초의 프렌치 레스토랑 ‘팜코트’가 그 전신이다. 쉐라톤워커힐의 ‘피자힐’은 연인들의 필수 데이트 코스로 유명했다. 피자힐은 1963년 건축가 김수근이 파격적인 역피라미드 형태로 지은 한국 최초의 노출 콘크리트 양식 건물이다.호텔, 무한경쟁 궤도에 오르다 2000년대 들어서는 호텔들의 패키지 상품 경쟁이 본격화됐다. 고위층의 전유물에서 일반인들도 즐길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계절 패키지는 물론이고 로맨틱 패키지, 브라이들 샤워(신부파티), 베이비 샤워(임산부나 신생아를 축하하는 행사) 등 다양한 콘셉트의 패키지 상품이 유행했다. 이후 웰빙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스파 이용객이 급증했고, 유기농 침구류와 항균 객실 등을 제공하는 호텔도 늘었다. 예전과 비교해 최근 달라진 점은 연인들을 위한 패키지 상품이 부쩍 강화됐다는 것이다. 그랜드앰배서더서울호텔 관계자는 “예전에는 젊은이들이 호텔 객실 이용을 드러내기 꺼렸다. 하지만 요즘은 밸런타인데이나 크리스마스에 호텔 객실이 연인 패키지를 이용하는 청춘들로 만실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특급 호텔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2005년에는 파크하얏트호텔, W호텔 등 ‘6성급’ 호텔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무궁화 개수로 호텔 등급을 매기는 현행 등급제도에서 ‘6성’은 공식 용어가 아니지만, 호텔들은 최고급 프리미엄 서비스를 내세우면서 이 용어를 쓰고 있다. 6성급 호텔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쉐라톤, 웨스틴 등을 운영하는 스타우드그룹은 2016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럭셔리 컬렉션 호텔 서울’을 세운다. 서울 광화문 지역에서는 세계 최고급 호텔 브랜드인 포시즌스가 2015년 문을 열고, 서울 잠실의 제2롯데월드 고층부인 76∼101층에도 6성급 호텔이 들어선다. 2010년을 전후로 외국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호텔은 관광산업의 꽃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숙소를 선호하는 관광객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한 노력으로 비즈니스호텔이 잇달아 문을 열고 있기도 하다. 이에 따라 기존의 특1급 호텔들도 세컨드 브랜드로 신라스테이(신라호텔), 롯데시티호텔(롯데호텔), 나인트리호텔(파르나스호텔) 등 비즈니스호텔을 선보였다. 대형 국제행사를 유치할 수 있는 컨벤션센터에 투자해 마이스(MICE) 산업 경쟁력을 강화한 특1급 호텔도 늘어나는 추세다. 마이스는 기업회의(Meeting)·포상관광(Incentive Travel)·국제회의(Convention)·전시회(Exhibition)의 영문 머리글자를 딴 신조어다. 호텔 입장에서는 이 같은 국제 행사를 유치하면 객실과 식당 등 부대시설 매출도 오르는 등 큰 파급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앞으로는 숙박과 식당, 컨벤션 시설 등으로 덩치가 커진 특1급 호텔과 숙박기능만을 강조하는 중저가 호텔로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있다. 성연성 한국관광호텔업협회 사무국장은 “2010년 이후 대형 특급 호텔과 숙박기능에 충실한 중저가 호텔로 업계 구도가 집중되고 있다”며 “어정쩡한 몸집을 갖고 있는 호텔들은 결국 두 가지 중 하나를 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현수 kimhs@donga.com·최고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