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동준

허동준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구독 116

추천

정치부 허동준입니다.

hungry@donga.com

취재분야

2026-05-18~2026-06-17
선거58%
정당12%
대통령9%
정치일반9%
인물6%
국회6%
  • [단독]우병우, 청와대 요구 안따르는 공직자 ‘찍어내기 감찰’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를 마무리 지은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0·사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수본은 특히 우 전 수석이 민정수석실의 ‘찍어내기’ 감찰을 통해 공무원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직권남용)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김재중 전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장(56·현 한국소비자원 부원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우 전 수석의 인사 전횡에 대해 조사했다.○ 청와대 지시 따르지 않자 ‘찍어내기’ 특수본은 우 전 수석의 불법적인 인사 개입 행태가 김 전 국장이 공정위를 떠나게 된 과정에서 전형적으로 드러났다고 보고 있다. 공정위 시장감시국은 2014년 3월 CJ E&M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조사했다. 박 전 대통령이 주재한 제1차 규제개혁위원회에서 대기업의 영화산업 독점을 규제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 직후였다. 김 전 국장은 검찰에서 “청와대가 ‘CJ E&M을 조사한 뒤 고발조치하라’고 요구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공정위 내부에서는 CJ E&M 조사가 명목상으로는 대기업 독점 규제 해소지만, 실제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다룬 영화 ‘변호인’에 CJ가 일부 투자한 데 대한 복수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공정위는 같은 해 12월 청와대의 요구와 달리 롯데시네마와 CJ CGV에 대해서만 검찰에 고발하고 CJ E&M에 대해서는 시정명령만 했다. 공정위의 이 같은 조치는 청와대의 분노를 샀다. 김 전 국장은 1급 승진에서 탈락했고 2015년 1월 상대적으로 한직(閑職)으로 여겨지는 공정위 서울사무소장으로 좌천됐다. 청와대의 ‘복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민정수석실은 서울사무소로 자리를 옮긴 김 전 국장을 집중적으로 뒤졌다. 공정위 지방사무소를 대통령민정수석실이 직접 감찰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민정수석실 지시를 받은 공정위 감사담당관실은 서울사무소 직원들의 근태까지 조사했다. 직원 60여 명의 3년간 근태 자료를 분석한 끝에 감사담당관실은 “당뇨병으로 치료를 받던 A 사무관이 사전 신고 없이 병가를 낸 날이 많다”며 김 전 국장의 감독 책임을 문제 삼았다. 김학현 당시 공정위 부위원장(60)은 김 전 국장을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 “청와대가 ‘서울사무소 기강이 말이 아니다’라고 한다”며 “A 사무관은 물론 상급자인 당신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다그쳤다. 김 부위원장은 “국장 재교육을 받든지 사표를 내라”고 요구했다. 김 전 국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억울하니) 차라리 징계위에 회부해 달라고 했지만 (김 부위원장이) ‘징계거리는 아닌데 청와대가 저러니 어쩔 수 없다’고 했다”며 사표를 낸 이유를 밝혔다.○ 수사 시작되자 회유 김 부위원장과 신영선 당시 공정위 사무처장(56·현 부위원장)이 국정 농단 사건이 터진 후 김 전 국장을 회유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두 사람은 김 전 국장이 올해 초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소환 통보를 받은 날 연달아 그에게 전화를 걸어 15분씩 통화했다. 김 전 국장은 이 같은 사실을 검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신 사무처장은 “당시 청와대가 개입한 게 아니다. 오해를 한 것 같다”며 김 전 국장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뒤이어 전화를 건 김 부위원장도 “청와대가 그런 것(사표 제출을 요구한 것)처럼 들렸다면 오해”라며 김 전 국장을 재차 설득하려 했다고 한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 2017-03-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최순실 “대통령님과 구치소서 만나면 어쩌나”

    “대통령님이 구속될까요?”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사진)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24일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해 21시간 넘게 조사를 받고 귀가한 22일 최 씨는 서울구치소에서 접견한 변호인에게 “대통령님이 구속되는 거냐”고 물었다. 변호인은 “구속영장 청구 여부는 검찰총장이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는데 최 씨는 불안한 듯 같은 질문을 수차례 반복했다. 최 씨는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될 경우 구치소 안에서 마주칠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한다. 최 씨의 한 측근은 “최 씨가 자신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이 파면당한 것으로 모자라 구속까지 될 수 있다는 데 큰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헌법재판소가 박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을 한 후로 최 씨가 ‘죽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고 전했다. 최 씨는 헌재의 박 전 대통령 탄핵 선고가 있던 1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던 중 파면 소식을 접하고 휴정 시간에 대성통곡을 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가 타당하다는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김수남 검찰총장에게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은 특수본의 보고와 검찰 안팎의 의견 취합 결과 등을 놓고 고심하고 있으며 27일경 최종 결정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수본은 보고서에 “사안의 중대성과 이미 구속 기소된 최 씨 등 공범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내부에서는 김 총장이 구속영장 청구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9시 반경 김모 씨(39)가 박 전 대통령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접근해 달걀 5개를 던졌다. 달걀 일부는 사저 2층 난간에 부딪혔다. 경찰은 김 씨를 재물손괴 혐의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 그랬다”고 주장했다. 돌발 상황이 발생했지만 검찰 조사 후 삼성동 자택 주변은 조금씩 평온을 되찾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한 21일만 해도 지지자 수백 명이 모였지만 24일에는 30명가량으로 크게 줄었다. 전속 미용사 정송주 씨와 가사도우미 외에는 별다른 방문객이 없었다.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도 검찰 조사 이후로는 방문 횟수가 줄었다. 경찰은 사저 인근에 배치했던 경찰 210여 명을 23일부터 140여 명으로 줄였다. 김민 kimmin@donga.com·허동준·최지선 기자}

    • 2017-03-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구속만은 피하려는 朴, 조서 밑줄 그어가며 수정 요구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박근혜 전 대통령 조사 종료를 취재진에 알린 시점은 21일 오후 11시 40분. 조사를 시작한 지 14시간 5분 만이었다. 그런데 박 전 대통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가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선 건 22일 오전 6시 54분이었다. 자신의 피의자 신문조서를 읽고 수정한 뒤 조서 내용에 동의한다는 서명·날인을 하기까지 7시간 이상이 걸린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에 대비해 조서를 꼼꼼하게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 내부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구속만은 반드시 피하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조서 문구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뜯어보지 않았겠느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영장 청구에 대비”…조서 7시간 14분 수정 검찰이 일반적으로 피의자 신문 조서를 작성할 때 A4용지 조서 한 쪽에 검사의 질문과 피의자의 답변으로 이어지는 문답이 3, 4개가량 담긴다. 박 전 대통령은 혐의가 13가지나 되기 때문에 피의자 신문조서 분량이 수백 쪽에 달했다. 박 전 대통령은 피의자 신문 조서를 검찰 조사에 입회한 유영하 변호사(55), 정장현 변호사(56)와 함께 보면서 수정, 보완할 부분을 찾았다. 21일 오후 11시 40분 조사가 끝난 직후 박 전 대통령은 조사실 옆 휴게실에서 잠시 쉬었고, 그동안 두 변호사가 먼저 조서를 읽었다. 유 변호사와 정 변호사는 2시간 넘게 꼼꼼히 조서를 검토하면서 박 전 대통령이 대답한 내용과 차이가 있거나, 나중에 재판에서 문제가 될 만한 부분들을 추려냈다. 특히 구속영장이 청구될 경우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서 판사가 구속 사유로 인정할 만한 대목은 없는지 판단하는 데 많은 시간을 썼다. 박 전 대통령은 두 변호사가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목한 내용을 중심으로 조서를 꼼꼼하게 읽었다.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에 줄을 그어가며 검토했고, 두 변호사와 상의해 문구를 다듬었다. 특수본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성격이 아주 신중하고 꼼꼼하신 분인 것 같다”며 “문답을 아주 세세하게 봤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렇게 수정한 조서를 다시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며 완성된 조서에 서명·날인을 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정확하게 7시간 14분이었다.○ 김수남 검찰총장, 영장 여부 신속 결정 김수남 검찰총장은 21일 밤늦게까지 대검찰청 청사에 남아 있다가 박 전 대통령 조사가 마무리됐다는 보고를 받은 뒤에야 퇴근했다. 김 총장은 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 여부 결정을 신속하게 할 방침이다. 여기엔 2009년 4월 대검 중앙수사부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조사 이후 상황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당시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을 소환 조사한 뒤 3주 넘게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시간을 끌었다. 같은 해 5월 23일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검찰 안팎에서 “검찰 수뇌부의 노 전 대통령 신병 처리 결정이 늦는 바람에 비극을 불렀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 총장은 이를 감안해 구속영장 청구든, 불구속 수사든 빨리 결단을 내리기로 했다. 이를 의식한 듯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 손범규 변호사는 22일 오전 1시쯤 취재진에게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쓰신 검사님들과 검찰 가족에게 경의를 표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를 막기 위해 언론 플레이를 한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일부 판사 출신 변호사들과 함께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김준일 jikim@donga.com·허동준 기자}

    • 2017-03-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박근혜 前대통령, 검찰 포토라인서 8초 29字 메시지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21일 오전 9시 23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 포토라인에 선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는 단 29자였다. 두 문장을 말하는 데 걸린 시간은 8초. 청사 앞에 정차한 차량에서 내린 박 전 대통령은 25걸음 떨어진 포토라인 근처에 다가갔다. 뒤쪽에 서 있던 서울중앙지검 임원주 사무국장이 “한 말씀 안하시겠습니까”라고 하자 박 전 대통령은 임 사무국장을 쳐다보며 왼손으로 포토라인을 가리켰다. 임 사무국장이 고개를 끄덕이자 왼쪽으로 한 걸음 뗀 뒤 취재진의 “검찰 수사가 불공정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국민 메시지를 밝혔다. 이 메시지는 지난해 국정 농단 사건이 불거진 뒤 청와대 춘추관에서 밝힌 3차례의 대국민 사과에 비해 부실하다는 평가가 많다.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 태블릿PC’ 보도가 나온 다음 날인 지난해 10월 25일 첫 대국민 사과에서 “꼼꼼하게 챙겨보자고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인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같은 해 11월 4일 2차 대국민 사과에선 “최순실 씨 관련 사건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실망과 염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언급했다. 같은 달 29일 3차 대국민 사과에서는 “저의 불찰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깊이 사죄드린다”고 표현했다. 이렇게 3차례 대국민 사과에서는 사과의 이유나 배경을 설명했는데 이번 포토라인 대국민 메시지에는 그게 없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의 이번 메시지는 앞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전직 대통령들의 포토라인 발언과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다. 전직 대통령으로 처음 검찰에 소환됐던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5년 11월 1일 대검찰청 청사 앞 포토라인에서 “국민들에게 죄송합니다”라는 단 10자를 말하고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2009년 4월 30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소환됐다. 노 전 대통령은 대검찰청 청사 앞에서 “(봉하마을에서 출발할 때) 왜 국민께 면목 없다고 말했습니까”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면목 없는 일이지요”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 심경을 묻는 질문에 “다음에 합시다”라고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 2017-03-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檢, 조사실 집기 바꾸고 침대도 마련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박근혜 전 대통령 소환 조사를 하루 앞둔 20일 조사 준비로 내내 분주했다. 노승권 1차장검사와 이정회 2차장검사는 이날 오후 청사에서 박 전 대통령의 청사 안팎 동선을 사전 답사했다. 박 전 대통령은 21일 오전 9시 반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 도착한 뒤 평소 잠겨 있는 청사 중앙출입문으로 들어가 1층 로비를 거쳐 직원 전용인 은색 8번 엘리베이터에 탑승할 예정이다. 이 엘리베이터는 청사 출입문에서 20여 걸음 떨어진 가장 가까운 엘리베이터다. 박 전 대통령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 지검장과 노 1차장검사 사무실이 있는 13층으로 이동해 차 대접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후 다시 8번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층 영상녹화조사실로 내려갈 예정이다. 특수본은 최근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할 청사 10층 동쪽 끝 1001호, 1002호 사무실의 집기를 교체했다. 책상과 의자를 비롯해 소파, 탁자, 침대 등을 새로 비치했다. 한 곳은 영상녹화조사실, 다른 한 곳은 휴게실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20일 내내 서울중앙지검 내부 스피커를 통해 직원들의 근무수칙 안내 방송을 했다. 20일 퇴근 시간 이후 청사 주차장에서 차량을 빼야 하고 21일 출근한 뒤 일과 시간에는 청사 밖으로 나가는 것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또 1500여 명에 달하는 모든 직원은 3개조로 나뉘어 오전 11시 반부터 오후 1시까지 30분 간격으로 구내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해야 한다. 식사는 정해진 시간 내에 마쳐야 한다. 또 청사 인근 경비를 담당할 직원들은 비상근무 교육을 받았다. 21일 오전 10시부터 미리 배정받은 구역에서 사복 경찰관 등과 함께 2시간 단위로 교대 근무를 하게 된다. 서울중앙지검 청사는 이날 외부인 출입이 전면 통제된다. 각 검사실은 피의자나 참고인 등 외부인을 일절 소환하지 않기로 했다. 단, 구치소에 수감된 일부 피의자는 철저한 통제를 받으며 소환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전주영 aimhigh@donga.com·허동준 기자}

    • 2017-03-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금색 승강기 타고 10층 내려… 보안키 철문 지나 영상녹화실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을 닷새 앞둔 1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청와대 경호실 관계자들이 분주히 드나들었다. 소환 조사 날짜가 결정된 지 하루 만에 경호 준비에 돌입한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청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 3번째 전직 대통령이 된다. 그런데 대검찰청이 아닌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어서 검찰과 청와대 경호실은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조사 전 검찰 간부가 차 대접 박 전 대통령은 21일 오전 9시경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서 경호차량에 탑승할 것으로 보인다. 자택에서 서울중앙지검까지는 약 5.5km, 차로 20분 거리다. 경호차량이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 도착하면 박 전 대통령은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를 받으며, 현관 앞바닥에 노란 테이프로 표시된 삼각형 모양의 포토라인에 서게 된다. 헌법재판소가 박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린 10일 저녁부터 각 언론사는 자리싸움을 벌이며 박 전 대통령의 출두에 대비해 포토라인을 설치했다. 박 전 대통령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한 뒤 검찰 수사관의 안내를 받아 청사로 들어가게 된다. 박 전 대통령은 경호 문제를 감안해 민원인들이 이용하는 일반 엘리베이터 대신 검찰 간부들이 주로 타는 금색 엘리베이터를 탈 것으로 보인다. 내부 넓이가 3.3m²(약 1평)가 채 안 되는 20인용 엘리베이터다.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가 TV로 생중계되는 장면은 여기까지다. 박 전 대통령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13층으로 올라가게 된다. 특수본 간부와 티타임을 갖기 위해서다. 검찰이 주요 인사를 소환할 때 조사 전 차 대접을 하는 역할은 담당 검사 바로 윗선 간부가 맡는 것이 관행이다. 박 전 대통령 사건 주임검사가 부장검사인 점을 감안하면, 차 대접은 노승권 1차장검사(검사장급)가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전직 대통령 예우 차원에서 특수본 본부장인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이 박 전 대통령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 조사 장소는 7층 아닌 10층 특수1부 티타임을 가진 뒤 박 전 대통령은 곧바로 조사실로 향하게 된다. 서울중앙지검에는 과거 대검 중수부의 특별조사실처럼 넓은 조사 공간이 없다. 화장실은 조사실 내부에 없고 각층 복도에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당초 최순실 씨(61·구속 기소)가 지난해 말 조사를 받았던 7층 형사8부 또는 여성아동범죄조사부의 영상녹화조사실에서 조사를 받을 것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특수본은 박 전 대통령 조사 장소로 특수1부 검사실이 있는 10층 영상녹화조사실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사실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카드키가 있어야 통과할 수 있는 자동문을 거쳐 보안키가 설치된 철문을 지나야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드나들 때 민원인과 마주칠 가능성이 가장 낮은 곳으로 같은 층을 쓰는 첨단범죄수사2부와도 통로가 막혀 있다. 검찰 관계자 중에도 이 조사실에 가본 사람은 드물다. 소환 당일 서울중앙지검은 모든 검사실의 소환 일정을 조정해 피의자나 민원인 방문을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대통령 조사는 주임검사인 한웅재 형사8부장(47)이 맡는다. 조사실에는 한 부장 외에 1, 2명의 검사가 배석할 수 있다. 통상 변호인은 한 명만 입회하지만 박 전 대통령 측 요청에 따라 2명 이상이 참여할 수 있다. 변호인은 박 전 대통령 옆이나 뒤편에 앉아 조언을 하게 된다. 영상녹화조사실 옆방은 조사실 안쪽을 유리를 통해 들여다볼 수 있는 모니터링 룸이다. 이 지검장이나 노 1차장검사 등 특수본 간부들은 이 모니터링 룸이나 제3의 장소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통해 조사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게 된다. 조사 과정에서 검사가 부르는 박 전 대통령의 호칭은 ‘대통령’ 또는 ‘대통령님’이 될 가능성이 크다. 조사는 최소 10시간 이상이 걸려 출석 다음 날인 22일 새벽이 되어야 끝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전 대통령의 혐의가 13가지에 달해 조사할 분량이 많기 때문이다. 전주영 aimhigh@donga.com·허동준 기자}

    • 2017-03-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우병우 가족회사에 투자자문사서 억대 송금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0·사진)의 가족회사 정강의 법인 계좌에 거액을 송금한 투자자문사 M사 대표 서모 씨(53)를 소환 조사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서 씨는 우 전 수석이 변호사 시절 변론을 맡았던 한일이화(현 서연)의 사외이사를 지냈다. 특수본은 M사가 정강에 돈을 보낸 구체적인 경위를 확인 중이다. 특수본에 따르면 M사는 우 전 수석이 민정비서관으로 청와대에 들어간 2014년 5월 13일 이후 수차례에 걸쳐 정강에 억대 뭉칫돈을 보냈다. 특수본은 14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M사를 압수수색했다. M사 대표인 서 씨는 우 전 수석이 민정비서관이 된 직후인 2014년 7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한일이화의 사외이사를 지냈다. 앞서 한일이화 유모 회장(58)은 2013년 3월 1700억 원대 배임과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는데, 2014년 1월 유 회장의 변론을 맡은 변호사가 바로 우 전 수석이었다. 그리고 우 전 수석은 2014년 5월 13일 민정비서관으로 발탁됐고, 그 직전인 같은 달 8일 변호사 사임계를 제출했다. 유 회장은 2015년 1월 1심에서 징역 5년과 벌금 500억 원을 선고받았는데, 2016년 2월 항소심에선 배임 등 주요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분식회계 혐의(자본시장법 위반)에 대해서만 벌금 4000만 원을 선고받았고 지난해 10월 상고심에서 형이 확정됐다. 당시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의 공소 유지(재판 진행)가 부실해 이런 결과가 나온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또 우 전 수석이 변론을 할 당시 검찰에 공소장 변경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일이 있고, 우 전 수석이 청와대에 들어간 뒤 수사 검사들이 한직으로 밀려났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특수본은 M사가 정강에 거액을 송금한 사실이 우 전 수석의 한일이화 변론과 관련이 있는지 확인 중이다. 이에 우 전 수석 측은 “지인의 권유로 M사에 정강의 회삿돈으로 부동산 투자를 맡겼고, 투자 수익 중 일부를 돌려받은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M사는 정강에 돈을 보낸 무렵인 2014년 6월 사업 목적에 부동산임대업, 건물 유지·관리업을 추가했다. 특수본은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 일정과 별개로 우 전 수석 수사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할 방침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달 우 전 수석에 대해 자신의 비위 의혹을 감찰한 특별감찰관실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특별감찰관법 위반)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공무원 인사에 개입한 혐의(직권남용)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당했다. 특검은 우 전 수석을 기소하지 않고 사건 기록을 모두 특수본으로 넘겼다.김준일 jikim@donga.com·허동준 기자}

    • 2017-03-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檢 ‘피의자 박근혜’ 17일 소환 방침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5일 박근혜 전 대통령 소환조사 일정을 확정해 박 전 대통령에게 통보할 방침이다. 특수본은 박 전 대통령에게 17일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라고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 측의 조사 준비를 감안해 17일과 20일 중 하루를 선택하도록 할 가능성도 있다. 특수본 관계자는 14일 “박 전 대통령에게 소환 날짜를 정해서 15일 통보하겠다”며 “박 전 대통령 측과 일정 조율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될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와 공모해 대기업들에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을 강요한 혐의(직권남용) 등 13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특수본은 전직 대통령 소환 조사 전례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을 공개 소환하고 검찰청사 앞 포토라인에 세울 방침이다. 앞서 노태우 전 대통령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각각 1995년 11월과 2009년 4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출석할 당시 대검 청사 앞 포토라인에 섰다. 특수본은 박 전 대통령이 17일 소환에 불응할 경우 한 차례 더 소환 통보를 한 뒤 다시 불응하면 체포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본은 박 전 대통령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 앞 친박(친박근혜) 시위대가 체포영장 집행을 가로막을 가능성에 대비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수본은 박 전 대통령 조사 준비를 위해 최 씨를 15일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김준일 jikim@donga.com·허동준 기자}

    • 2017-03-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검찰, 박근혜 공개소환… 포토라인 세우고 조사과정 영상녹화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린 10일 이후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있는 서울중앙지검 청사 현관에는 방송카메라 거치대와 사진기자용 소형 사다리가 줄줄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유력 인사들이 검찰에 출두할 때 카메라 플래시 세례와 질문을 받으며 걷는 길, ‘포토라인’이 생긴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이 17일 검찰의 출석 요구에 응할 경우 이 포토라인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복귀한 뒤 검찰 수사에 대비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와 공모해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국민 앞에 서게 되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노태우, 전두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검찰 조사를 받는 4번째 전직 대통령이며,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는 첫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 검찰청 포토라인에 서는 3번째 대통령 검찰 관계자는 14일 “과거 전직 대통령의 사례를 참조해 박 전 대통령 소환 방식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소환에 응했던 노태우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이 모두 포토라인에 섰던 전례를 감안하면 박 전 대통령 역시 TV 생중계로 국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검찰에 출두할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9년 4월 30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사저에서 청와대 경호처가 제공한 42인승 리무진 버스를 타고 대검찰청으로 이동했다. 버스에서 내려 포토라인에 선 노 전 대통령은 바싹 마른 얼굴에 착잡한 표정이었다. 그는 ‘(사저에서 출발할 때) 왜 국민들에게 면목 없다고 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면목 없는 일이지요”라고 짧게 답한 뒤 대검 중앙수사부 조사실로 올라갔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5년 11월 1일 대검찰청에 출석하며 포토라인 주변을 둘러싼 취재진을 향해 “국민들에게 죄송합니다”라고 짤막하게 사과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조사 당일과 전날 이틀 동안 탐색견을 동원해 대검찰청사 내부를 샅샅이 수색했다. 만에 하나 전직 대통령 경호에 문제가 발생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반면 전두환 전 대통령은 검찰이 출석을 요구한 1995년 12월 2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사저 앞 골목에서 검찰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내려갔다가 이튿날 새벽 강제 연행돼 안양교도소로 압송됐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이 출석을 거부하자 그날 밤 법원에서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즉각 집행했다.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대면조사를 거부해온 박 전 대통령은 파면과 동시에 형사 불소추 특권이 사라져 더 이상 검찰의 소환 요구에 불응할 근거가 없다. 자연인 신분이 됐기 때문에 검찰청사 이외의 장소에서 조사를 받을 수 없고 다른 전직 대통령들처럼 검찰청사로 출두하게 됐다. ○ 영상녹화실에서 부장검사가 조사 박 전 대통령은 특수본이 있는 서울중앙지검 7층의 영상녹화조사실에서 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 씨가 지난해 10, 11월 조사를 받았던 곳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았던 대검 중수부 특별조사실은 51m²(약 15평) 면적에 화장실과 샤워시설, 소파 등이 있지만 서울중앙지검 영상녹화조사실에는 이런 편의시설이 없다. 따라서 검찰이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조사 도중 화장실을 이용할 때 청사 복도에서 검찰 관계자나 민원인들과 마주칠 수 있다. 박 전 대통령 조사는 유영하 변호사(55) 등 변호인이 동석한 가운데 박 전 대통령 사건 주임검사인 서울중앙지검 한웅재 형사8부장(47)이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한 부장은 지난해 10월 국정 농단 사건 수사가 시작될 때부터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경위 등 박 전 대통령의 주요 혐의와 관련된 사안들을 수사해왔다. 박 전 대통령의 혐의가 13가지에 이르는 만큼 한 부장 외에 개별 혐의를 수사한 담당검사가 조사실에 동석할 가능성이 있다. 특수본 본부장인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조사실 밖에서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조사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등을 감안해 박 전 대통령 조사를 가급적 한 차례로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2차례에 걸쳐 27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1차례 10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박 전 대통령 조사는 최소 10시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신광영 neo@donga.com·허동준 기자}

    • 2017-03-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정미 “법의 도리는 고통 따르지만, 오래도록 이롭다”

    “폭풍우 치는 바다의 한가운데였습니다.”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55·사법연수원 16기)은 13일 오전 11시 퇴임사를 통해 헌법재판관의 자리를 이렇게 나타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고뇌와 갈등이 응축된 표현이었다. 이 권한대행은 이어 “우리 헌법재판소는 바로 엊그제 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을 했다”며 “헌법의 정신을 구현해내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헌재를 압박하는 탄핵 찬반의 소용돌이 속에서 헌법과 법치의 기준으로만 탄핵심판을 했다는 의미였다. 또 그는 퇴임사에서 “법의 도리는 처음에는 고통이 따르지만 나중에는 오래도록 이롭다(法之爲道前苦而長利·법지위도전고이장리)”는 중국 전국시대 법가(法家) 사상가인 한비자의 말을 인용했다. 그는 “비록 오늘은 이 진통의 아픔이 클지라도 우리는 헌법과 법치를 통해 더 성숙한 민주국가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재판관 8명의 ‘전원 일치’ 결론이 내려지기까지 이 권한대행의 공이 컸다고 한다. 주말에도 쉬지 않고 출근해 동료 재판관들과 식사를 같이하며 견해차를 좁히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탄핵심판 선고 바로 전날 점심과 선고 당일 아침도 다른 재판관들과 함께하며 재판부 전체의 의견이 하나로 모아지도록 애썼다는 것이다. 특히 성향 차이가 있는 한 재판관과는 2014년 12월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심판 사건에서 뜻을 같이한 뒤 지속적으로 중요한 결정을 할 때마다 서로 다른 관점에서 논의를 전개하며 호흡을 맞춰 왔다. 이 권한대행이 퇴임사에서 “우리가 사랑하는 민주주의의 요체는 자신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는 데 있다”고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권한대행은 사법연수원 교수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거쳐 대전고법 부장판사 시절인 2011년 3월 14일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의 지명으로 헌법재판관이 됐다. 여성으로서는 두 번째였다. 통진당 사건의 주심 재판관을 맡았고, 청탁금지법 헌법소원과 국회선진화법 권한쟁의심판 등 주요 사건에서 대체로 다수 의견을 냈다. 이 권한대행의 퇴임식에는 탄핵심판 사건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 등 7명의 재판관을 비롯해 헌재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송두환 전 헌법재판관을 제외하면 외부 인사는 거의 없었다. 남편인 신혁승 숙명여대 교수(56)와 자녀 등 가족은 참석하지 않았다. 헌재 관계자는 “이 권한대행이 조촐한 퇴임식을 원해 가족들도 초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퇴임식을 마친 이 권한대행은 7명의 재판관 등과 헌재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한 뒤 오후 2시 반경 헌재 관계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헌재를 떠났다. 이 권한대행이 탄 차량이 헌재를 빠져나갈 때 탄핵에 찬성한 시위대는 “재판관님 파이팅”이라고 격려했고, 반대한 측은 비난 구호를 외쳤다. 이날 오전 일찍 헌재 정문 맞은편 가로수 아래에 꽃다발과 손편지를 놓고 간 60대 여성도 있었다. 헌재 정문 앞에서 이 권한대행의 차량이 빠르게 지나가는 모습을 지켜본 일부 시민들은 “4시간 넘게 기다렸는데…”라며 아쉬워했다. 이 권한대행은 당분간 특별한 일정이나 계획 없이 자택에 머물며 휴식을 취할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권한대행의 퇴임 후에도 최고 수준의 경호를 유지하기로 했다.허동준 hungry@donga.com·배석준·정지영 기자}

    • 2017-03-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헤어롤 2개 뒷머리에 매단채… 평소보다 1시간 빨리 출근

    헌법재판소 안팎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10일, 평소보다 1시간가량 빠른 오전 7시 50분경 출근한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55·사법연수원 16기)이 청사 현관 앞에 도착한 차에서 내렸다. 걸음을 재촉하는 그의 뒷머리에 매달린 분홍빛 물체가 취재진의 눈에 들어왔다. 급히 출근하느라 머리 뒤쪽 헤어 롤 2개를 떼어내는 걸 깜빡한 것이다. 이 모습을 다룬 기사에 일부 누리꾼은 “바빠서 머리 만질 시간도 없는 재판관이 ‘올림머리’를 즐겨 한 대통령을 심판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헤어 롤 2개의 둥근 모양은 탄핵 ‘인용’의 ‘ㅇ’ 2개를 의미한다”는 추측도 나왔다. 그러나 91일간 탄핵심판 전 과정을 곁에서 지켜본 한 헌재 관계자는 “그동안 얼마나 바쁘고 힘드셨을까 싶어 눈물이 났다”고 안타까워했다.○ ‘헤어 롤’ 2개 매단 채 출근 이 권한대행이 오전 11시 법복 차림으로 대심판정에 들어섰다. 온 국민이 숨죽여 이 권한대행의 입을 바라본 21분 동안, 그는 선고 요지를 침착하게 또박또박 읽어 내려갔다. 재판관 임기 6년의 대미를 장식하는 순간이었다. 헌정 사상 첫 현직 대통령 파면 결정 주문을 낭독한 이 권한대행은 박한철 전 소장(64·13기)이 퇴임한 1월 31일 이후 그의 빈자리를 38일 동안 대신했다. 탄핵 심판이 시작된 지난해 12월 9일부터 이 권한대행은 개인 약속이나 일정을 일절 잡지 않고 재판 업무에만 매달렸다. 주말을 포함해 하루도 빠짐없이 헌재에 나와 기록을 검토하고 정리했다. 엄마로서, 아내로서 가족들에게 소홀할 수밖에 없는 격무였지만, 이 권한대행은 함께 일하는 헌재 관계자들 앞에서 단 한 번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달 22일 박 전 대통령 대리인단 김평우 변호사(72)가 심판정에서 막말을 쏟아내자 이 권한대행은 심리 내내 뒷목을 움켜잡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끝까지 평정심을 유지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이 권한대행 남편 신혁승 숙명여대 교수는 통합진보당원’이라는 ‘가짜 뉴스’가 돌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살해 위협에도 이 권한대행은 꿋꿋하게 사무실에 매일 나와 기록을 검토하고 결정문을 가다듬었다. ○ ‘겸손한 리더십’ 정평 이 권한대행은 2011년 3월 만 49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헌재 재판관이 됐다.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이 “비(非)서울대 출신, 여성 재판관을 임명해 헌재 재판부 구성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여론을 존중해 이 권한대행을 지명했다. 13일 퇴임하는 이 권한대행은 지금도 8인 재판관 중에 가장 나이가 적다. 울산 변두리 농촌에서 6남매의 막내딸로 나고 자란 이 권한대행은 고려대 출신 첫 여성 사법시험 합격자로 유명하다. 이 권한대행은 아버지가 “가정 형편이 어려워 서울에 있는 대학에 보내줄 수 없다”며 딸의 서울 유학을 반대했지만 고려대에서 4년 전액 장학금을 받아 무사히 학업을 마치고 법조계에 발을 들일 수 있었다. 이 권한대행은 헌재에서 ‘부드러운 카리스마’로도 정평이 나 있다. 특히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한 뒤 핵심을 추리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얘기를 듣는다. 또 항상 자신의 사무실에 보고를 하러 온 연구관들을 방문 앞까지 나가 배웅한다. 이 권한대행이 퇴임 후 변호사 개업을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2011년 당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 권한대행은 ‘퇴임 후 변호사 개업을 하지 말고 후배 법조인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는 게 어떠냐’는 질문에 “깊이 받아들이고 그렇게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허동준 기자}

    • 2017-03-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서석구 변호사 “촛불집회 날개 달아줘 대한민국 어떻게 될지…”

    “촛불집회에 날개를 달아줘 대한민국이 어떻게 될지 참담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측 대리인단 서석구 변호사(73)는 10일 오전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올바른 재판에 대해 강력히 유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불과 한 시간 전, 헌재에 출석하면서 미소와 함께 준비해 온 태극기를 펼쳐 들던 때와 달리 격앙된 모습이었다. 서 변호사는 “내 발언은 박 (전) 대통령 대리인단 전체 견해는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50분 가까이 헌재 결정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서 변호사는 “증인 신청을 무더기로 기각하면 대리인단이 ‘중대한 결심’을 할 수 있다고 했는데도,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이 기각했다”며 “이미 그 당시에 ‘8 대 0’의 결론이 나와 있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이른바 ‘고영태 녹음파일’이 추가 증거로 채택되지 않은 데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고 씨 일당은 장기간 치밀하게 재단을 장악하려 했고, 기금을 탈취하려 했다”며 “녹음파일이 ‘탄핵 사유와 무관하다’며 증거로 채택되지 않은 점이 가장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서 변호사는 ‘재심을 청구할지’에 대해서는 “나중에 밝히겠다”고 답했다. 그는 낮 12시 10분경 말을 마친 뒤 연신 한숨을 쉬면서 탄핵 반대집회가 열리는 서울 경운동 수운회관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반면 서 변호사와 함께 박 전 대통령 대리인단으로 활동했던 헌법재판관 출신 이동흡 변호사(66)는 ‘결과에 승복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망설임 없이 “승복해야죠”라고 답했다. 이중환 변호사(58)는 선고 직후 별다른 발언 없이 헌재를 빠져나갔다. ‘막말 변론’으로 물의를 빚은 김평우 변호사(72)는 이날 헌재 심판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한편 박 전 대통령 측은 헌재가 이날 뇌물수수 혐의 등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은 만큼, 향후 법원 재판에서 무죄 선고를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대리인단 소속 변호사 중 일부는 형사재판에도 참여하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허동준 hungry@donga.com·황하람 기자}

    • 2017-03-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정미, 결정이유 밝힌후 결론 발표… 끝까지 들어봐야 안다

    2004년 5월 14일 오전 10시,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9명의 재판관이 들어서자 장내는 무거운 침묵에 잠겼다. 오전 10시 3분, 윤영철 당시 헌재 소장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시작한다”고 선언한 뒤 결정문을 읽었다. “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해 선거에 압력을 행사했고 … 선관위의 위법 결정을 폄하해 헌법 수호의 의무를 저버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 대리인단에서 한숨이 터져 나왔다. 윤 소장이 20분간 탄핵 사유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을 낭독하는 동안 심판정의 긴장은 고조됐다. 윤 소장이 “이제 대통령 파면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히자 주선회 당시 주심 재판관은 목이 타는 듯 물을 마셨다. 이때가 오전 10시 23분. “파면에 필요한 재판관 수(6명)의 찬성을 얻지 못해 청구를 기각한다.” 63일간 정지됐던 노 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 권한을 회복한 순간이었다. 9명의 재판관이 대심판정을 빠져나간 시각은 오전 10시 28분이었다.○ 심판정 소란 우려…마지막에 결론 밝혀 13년의 시차를 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오전 11시 헌재의 결정 앞에 선다. 노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 사유는 3개였던 반면 박 대통령의 경우 13개에 달한다. 국회 탄핵소추위원단이 제기한 노 전 대통령의 문제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비교적 단순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뇌물수수, 직권남용, 직무유기 혐의 등 국정 농단 사건 전반에 걸쳐 있다. 이정미 소장 권한대행의 선고문 낭독 시간이 2004년 탄핵심판 때보다 3배가량 더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재판관들은 이날 선고 직전 최종 평의를 열고 박 대통령 파면 여부에 대한 최종 표결을 할 것으로 보인다. 탄핵 찬반 ‘몇 대 몇’의 결론이 내려지는 것이다. 반면 2004년 노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재판관들은 선고 전날 평의를 열어 최종 표결을 했다. 결정 이유를 모두 읽은 뒤 마지막에 탄핵 인용 또는 기각을 밝히는 주문을 낭독하기로 한 것도 이 자리에서 정해졌다. 통상 다른 사건 심판에서 주문을 먼저 공개한 뒤 그 이유를 밝히는 순서를 뒤바꾼 것이다. 결론을 먼저 밝히면 심판정 안팎이 소란스러워져 결정 이유를 제대로 전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박 대통령 탄핵심판 재판부도 2004년 때와 같이 최종 결론을 후반에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2004년 당시 재판부는 소수 의견 공개 여부를 놓고 선고 전날까지 논의를 한 끝에 비공개를 결정했다. 주선회 주심 재판관은 선고 뒤 ‘찬반 숫자를 알려 달라’는 질문에 “죽을 때까지 공개하지 않기로 재판관들끼리 약속했다”고 말했다. 당시 재판관들 의견이 ‘6(기각) 대 3(인용)’으로 갈렸다는 추측은 제기됐지만 실제 표결 결과가 공식 확인된 적은 없다. 하지만 2005년 헌재법 개정으로 재판관들이 각자 의견을 결정문에 표시하게 돼 10일 선고에서는 이정미 권한대행이 각 재판관의 의견을 일일이 밝히게 된다.○ 박 대통령 2004년 기각에 “국민 여러분께 죄송” 헌재의 결정에 정치적 명운이 달린 박 대통령은 아이러니하게도 2004년 당시 노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한나라당의 대표였다. 박 대통령은 헌재의 기각 결정이 나온 뒤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대통령 탄핵 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불안을 드리고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신광영 neo@donga.com·허동준 기자}

    • 2017-03-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김평우 “공포 검찰” 게슈타포 비유해 특검 비난

    “박영수 특검은 온 국민을 90일간 공포에 떨게 만드는 공포 검찰을 연출했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7일 김평우 변호사(72) 등 박 대통령 측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 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또 김 변호사는 “촛불을 거스르면 모두 반역자가 된다”며 현 상황이 ‘세기말 아포칼립스(apocalypse·파멸)’라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이날 오후 2시 박 대통령 대리인단 조원룡(56), 도태우 변호사(48)와 함께 연 기자회견에서 특검과 특수본을 비하하며 “‘특’자가 붙으면 ‘견(犬)찰’”이라고 말했다. 또 “특검과 검찰의 횡포를 낱낱이 조사하고 범죄 사실을 밝혀내 처단해야 한다”고 막말을 쏟아냈다. 특검과 검찰을 ‘나치스 게슈타포’, ‘중국의 홍위병’에 비유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 대통령 측 참석자 300여 명 중 일부는 김 변호사를 향해 “난세의 영웅”, “구국의 영웅”이라고 소리쳤다. 같은 시간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헌재에 특검 수사 결과를 반박하는 내용의 서면을 제출했다. 6일 국회 소추위원단이 특검 수사 결과와 국정 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사람들의 공소장을 헌재에 참고 자료로 제출한 데 대응하기 위해서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헌재에 제출한 서면에서 “특검 수사 결과 발표는 기자, 국민을 상대로 ‘수사 결과’라는 이름을 빌려 자신들의 의견을 적은 비공식 문서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68)는 “특검은 여당의 의견이 애초에 배제된 특검”이라며 특검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특검 후보자 추천 기회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에만 주어졌던 것을 뒤늦게 문제 삼은 것이다. 또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 등 친박 성향 현역 의원 56명은 이날 탄핵심판 각하 또는 기각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헌재에 전달했다. 이에 국회 소추위원단은 “탄핵소추는 국회 차원에서 의결한 사항”이라며 “개별 국회의원이 생각이 다르다고 헌재를 향해 ‘판단을 하지 말라’는 식으로 압박하는 것은 국회의 존재 의미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기자회견에 대해 “헌재가 그런 압박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전주영 aimhigh@donga.com·허동준·권오혁 기자}

    • 2017-03-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특검 “최순실-모친이 朴대통령 삼성동 집 사줘”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지난달 28일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한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공소장은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 공소장이었다. 범죄 일람표를 포함해 A4용지 51쪽 분량인 최 씨의 공소장에는 ‘박 대통령과 최 씨가 범죄에 공모했다’는 표현이 여러 차례 나온다. 특검은 공소장에서 “(최 씨가) 대통령의 공적 업무와 사적 영역에 깊이 관여하면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밝혔다. 또 최 씨가 각종 이권에 개입하며 받은 대가를 박 대통령과 공유한 것으로 판단했다. ○ “박 대통령-최순실, 재단 공동 운영” 최 씨의 공소장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최 씨와 함께 미르·K스포츠재단을 ‘공동 운영’했다. 최 씨는 2015년 두 재단을 설립하면서 재단 이사 진용을 직접 짰으며 재단의 운영 방향, 사업 내용을 실질적으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재단 관계자들이 최 씨를 ‘회장님’이라고 부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두 재단은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에 맞춰 각종 사업을 짰고, 박 대통령은 두 재단 운영에 개입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할 때 미르재단 관계자가 동행해 이란에 한류를 확산시키는 ‘K타워(K-Tower) 프로젝트’ 사업자로 선정된 것이나, 박 대통령이 아프리카 3개국 순방 당시 발표한 식품 원조사업 ‘K밀(K-Meal)’ 사업을 미르재단이 맡은 게 대표적인 사례다. 특검은 공소장에서 두 재단 설립이 최 씨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고 밝혔다. 최 씨가 2015년 5월경 박 대통령에게 “대기업 돈을 걷어 재단을 만들자”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반면 지난해 11월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최 씨의 공소장에서 “두 재단 설립은 2015년 7월 박 대통령의 4대 국정기조 중 하나인 ‘문화융성’에 맞춰 추진됐다”고 밝혔다.○ “집값 옷값 대납” vs “직접 냈다” 특검은 공소장에서 박 대통령과 최 씨가 경제적으로 얽힌 관계로 규정했다. 특검은 “최 씨가 1990년경 어머니 임선이 씨와 함께 박 대통령을 대신해 서울 삼성동 사저 매매계약을 했고 집값도 치렀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살았던 이 사저의 가격은 2016년 공직자 재산공개에 따르면 25억3000만 원이다. 또 최 씨는 박 대통령이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된 1998년경부터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직원에게 박 대통령 사저의 관리를 돕도록 했으며, 박 대통령 취임 후 청와대 관저 및 안가의 인테리어 공사를 담당했다는 게 특검 조사 결과다. 특검에 따르면 최 씨는 1998년부터 박 대통령의 의상 제작 비용을 대납했다. 박 대통령 취임 이후인 2013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대납한 옷값과 의상실 운영비는 약 3억8000만 원이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박 대통령의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는 “최 씨가 삼성동 사저를 대신 구입해줬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박 대통령은 (그 전에 살았던) 서울 장충동 집을 매각한 돈으로 사저를 구입했다”고 해명했다. 또 “옷값 및 의상실 운영비를 최 씨가 대납했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며, 박 대통령은 관련 비용을 모두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 최 씨 지인의 과외교사, 정유라 대리수강 최 씨의 공소장엔 하정희 순천향대 교수(40)의 혐의가 포함돼 있다. 최 씨의 딸 정유라 씨(21)의 이화여대 학사 비리에 개입한 혐의(업무방해)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 교수는 최 씨와 초등학교 학부모 모임에서 처음 만난 사이로 최 씨에게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56·구속 기소)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에 따르면 최 씨는 2015년 3, 4월경 하 교수에게 “이화여대 인터넷 강의를 대리수강해 줄 사람을 구해 달라”고 부탁했다. 하 씨는 자신의 아들 과외 교사인 안모 씨에게 부탁을 했고, 안 씨는 정 씨의 인터넷 계정을 전달받아 이화여대 류철균 교수(51·구속 기소)의 강의를 대리수강하고 대리시험을 치렀다. 안 씨는 그 대가로 50만 원을 받았다. 박영수 특검은 6일 오후 2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국정 농단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 박 특검은 휴일인 5일 서울 대치동 사무실에 출근해 4명의 특검보와 함께 발표문을 다듬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허동준 기자}

    • 2017-03-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박영수 특검 “우병우 데리고 수사했는데 일은 참 잘해, 일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국정 농단 사건 수사로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78·구속 기소) 등 박근혜 정부 핵심 실세들을 줄줄이 포토라인에 세웠다. 수사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총 90일 동안 특검은 많은 국민의 관심 속에 숱한 화제와 뒷이야기를 남겼다. 박수도 받고 비난도 받으며 검찰에 수사 바통을 넘기는 특검 수사 70일을 되돌아봤다. ○ 5시간 동안 조서 외운 우병우 만 20세에 사법시험 차석으로 ‘소년등과’를 한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0). 그의 두뇌는 특검 수사를 받으면서도 빛을 발했다. 우 전 수석은 지난달 18일 오전 10시 특검에 출석해 같은 날 오후 11시 40분까지 13시간 40분 동안 조사를 받았다. 그런데 우 전 수석이 특검 사무실을 나선 것은 이튿날 오전 4시 45분. 조사를 마친 뒤 바로 귀가하지 않고 5시간여 동안 자신의 조서를 꼼꼼하게 읽고 또 읽느라 시간을 보낸 것이다. 조서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달달 외운 우 전 수석은 곧바로 자신과 함께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검사, 검찰 수사관들을 찾아가 ‘자필 진술서’를 받았다. 특검이 조서를 바탕으로 자신의 구속영장에 담을 혐의 사실을 반박하기 위한 제3자의 진술서를 준비한 것. 과거 검사 시절 치밀하고 집요한 수사로 정평이 났던 그는 같은 자세로 변론 준비를 했다. 결국 그는 법원에서 구속영장 기각 결정을 받아냈다. 박 특검은 3일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우 전 수석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면 100% 발부될 것”이라고 말한 뒤 “우병우, 내가 부장검사 때 30명 가까이 사망한 방화 사건을 맡아서 우병우 검사를 데리고 수사했는데 일은 참 잘해, 일은…”이라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이 어떤 변호인을 선택할지도 검찰과 특검 안팎의 관심이었다. 자신처럼 검찰 ‘특별수사통’ 출신을 선임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지만 그는 검찰 출신이 아닌 법원 영장전담판사 출신 변호사 2명을 선임했다. 특검을 직접 상대하는 것은 자신이 맡고, 법원의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법리 논쟁을 벌이는 데 변호사들을 투입한 것이다.○ 영장 스트레스 술로 푼 검사들 특검에 파견된 검사 20명은 수사가 이어진 70일 내내 주말, 명절도 없이 사무실로 출근했다. 현직 대통령 비리 수사라는 부담 때문에 검찰 내 대표적 주당(酒黨)인 윤석열 수석파견검사(57)를 비롯한 대부분의 검사들은 수사를 하는 동안 거의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 하지만 잠시 금주령을 푸는 때가 있었다. 검사 자신이 담당했던 피의자의 구속영장실질심사가 끝난 뒤 영장 발부 여부가 가려질 때까지 술잔을 기울이며 시간을 보냈던 것. 온 국민이 초미의 관심을 기울이는 가운데 수사 성적표를 받아야 하는 스트레스를 견디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특검팀은 수사를 공식 종료한 지 이틀이 지난 2일 저녁 처음이자 마지막 전체 회식을 했다.○ ‘패셔니스타’ 특검보…말수 줄인 박영수 특검 다양한 컬러의 겨울 코트를 바꿔 입어가며 머플러를 세련되게 소화해 ‘코트의 요정’이라는 별명을 얻은 이규철 특검보. 패션잡지와 연예 매체에서까지 주목한 이 특검보의 패션은 그의 아내 작품이다. 이 특검보는 ‘옷을 잘 입는 비결이 뭐냐’는 질문에 “난 옷걸이다. 그냥 아내가 걸어주는 대로 입고 온다”고 답했다. 특검 출범 직후 언론에 많은 말을 쏟아냈던 박영수 특검은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언론 접촉을 극도로 자제했다. 박 대통령 탄핵심판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는 수사였기 때문에 불필요한 잡음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였다. 특검 수사가 종료된 지난달 28일 밤 동아일보 기자는 박 특검의 집 앞에 찾아가 수사를 마친 소회를 물었다. 그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염병하네’ 스타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이 있는 빌딩의 청소근로자 임순애 씨(65)의 ‘염병하네’ 발언은 인터넷에서 큰 화제가 됐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채 여섯 차례나 특검의 출석 요구를 거부했던 최순실 씨는 1월 25일 체포영장 집행으로 특검 사무실에 끌려왔다. 호송차에서 내린 최 씨가 언론사 취재진 앞에서 갑자기 “자유민주주의 특검이 아닙니다. 너무 억울해요”라고 소리쳤다. 최 씨를 향해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던 순간, 기자들 뒤편에 서 있던 임 씨가 “염병하네”를 외쳤다. 그것도 세 번씩이나. 임 씨의 목소리가 방송에 그대로 나갔고 인터넷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목소리의 주인공에게 쏠렸다. 임 씨의 “염병하네” 발언을 못마땅하게 여긴 쪽에서는 임 씨가 특정 정당 당원이라는 가짜 뉴스를 퍼뜨렸다. 또 ‘임 씨가 해고당할 위기에 처했다’는 찌라시가 돌았다. 임 씨의 발언을 지지하는 쪽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찌라시였다. 정작 임 씨의 반응은 담담했다. “아휴, 저는 평범한 일반 국민이에요. 열심히 일하시는 특검팀을 위해 일할 수 있었던 게 감사할 뿐입니다.” ○ ‘특검 도우미’ 장시호 국정 농단 사건의 실체가 드러난 데에는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37·구속 기소)의 수사 협조가 결정적이었다. 장 씨는 특검에 최 씨의 태블릿PC를 제출했고, 최 씨와 박 대통령이 연락할 때 사용한 차명 휴대전화 번호도 제보했다. 장 씨는 수사가 끝난 뒤 검사들에게 “두 달 동안 마음 써 주셔서 감사하다”는 내용의 손편지를 써서 보내기도 했다. 반면 최 씨는 특검에서 ‘진상 손님’으로 통했다. 출석 거부는 기본이고 간혹 조사를 받으러 특검 사무실에 와도 진술은 하지 않고 특검의 수사 상황을 정탐하기만 했다고 한다. 특히 조카 장 씨가 최 씨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거나 증거를 제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마다 “내게 덤터기를 씌우다니, 가만두지 않겠다”며 치를 떨었다고 한다. 허동준 hungry@donga.com·김준일 기자}

    • 2017-03-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수사 넘겨받는 檢 “어디서 맡아야 하나”

    검찰은 3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으로부터 국정 농단 사건 수사를 넘겨받게 된다. 사건 기록은 일단 서울중앙지검이 넘겨받지만 수사를 검찰 내 어떤 조직이 맡게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당초 대검 수뇌부는 지난해 말 이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다시 이 사건을 맡는 방침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0)이 지난해 10월 25일 민정수석 재직 중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59)과 통화를 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에 특수본에 사건을 맡기는 방안을 전면 재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통화 이틀 후 특수본이 출범했는데 특수본부장이 바로 이 지검장이었기 때문이다. 특검은 당시 통화에서 우 전 수석이 이 지검장으로부터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태블릿PC에 대한 수사 상황을 전해 들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우 전 수석과 이 지검장 간 추가 통화 기록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우 전 수석이 자신이나 박근혜 대통령과 얽힌 국정 농단 수사 관련 정보를 특수본에서 확보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여기에 이 사건 수사 담당을 결정해야 하는 김수남 검찰총장(58)과 김주현 대검 차장검사(56)까지 우 전 수석과 통화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검찰 전체적으로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 때문에 검찰 안팎에서는 특수본에 다시 수사를 맡기는 것보다 새로운 수사팀을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온다. 일부 검사들은 “민정수석은 관례적으로 법무부와 검찰 수뇌부와 수시로 연락해 업무를 상의해 왔다”고 말하고 있다. 우 전 수석이 지난해 검찰 간부들과 통화한 것을 일일이 문제 삼는 게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특검 수사를 넘겨받아 마무리 지어야 하는 검찰이 또다시 의혹의 대상이 되지 않으려면 수사 출발 단계에서부터 문제의 소지를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 더 많이 제기되고 있다. 또 정치권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신설해 검찰의 수사권 일부를 맡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점도 검찰로서는 이번 수사를 가볍게 다룰 수 없는 배경이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허동준 기자}

    • 2017-03-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朴대통령, 세월호 한달뒤부터 2년 동안 보톡스 5차례 시술”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8일 수사를 종료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재임 중 보톡스와 필러 등 미용 성형 시술을 여러 차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2013년 3월부터 8월까지 3차례에 걸쳐 자문의 정기양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로부터 얼굴 주름을 펴는 필러 등의 성형 시술을 받았다. 또 정 교수에게서 ‘뉴 영스 리프트’ 시술을 받을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정 교수는 지난해 12월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이를 부인하는 증언을 해 위증 혐의로 이날 불구속 기소됐다. 특검은 정 교수가 박 대통령 필러 시술에 필요한 의료용 실을 구하기 위해 당시 박 대통령 주치의 이병석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장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대통령은 2014년 5월부터 2016년 7월까지 5차례에 걸쳐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단골 성형외과 김영재 원장으로부터 보톡스 시술을 받았다. 김 원장은 국회 청문회 위증과 프로포폴에 대한 향정신성의약품 관리대장 부실 기재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특검은 김 원장 자택과 건강보험공단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증거 자료를 토대로 김 원장을 조사해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에게 보톡스 등의 시술을 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 2017-03-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국회측 4명이 1시간 14분… 대통령측은 15명 4시간 51분

    27일 오후 2시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에서 박 대통령 측은 오후 3시 26분부터 변호사 15명이 4시간 51분 동안 연이어 탄핵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심판정에 출석한 변호사 18명 중 3명을 뺀 나머지 전부가 발언을 한 것이다. 반면 국회 탄핵소추위원단은 이보다 앞서 오후 2시 8분부터 변호사 4명이 1시간 14분 만에 변론을 끝냈다. 박 대통령 변호인단은 재판부를 직접 압박하는 전략을 썼다. 듣기에 따라서는 ‘협박’으로 받아들여질 정도로 수위가 높았다. 손범규 변호사는 “(재판관들이) 속단해 심판을 강행한다면 훗날 재심을 불러오게 될 것이다. 모든 법조인은 법을 알고도 묵살한 사람으로 기록되고, 역사의 죄인이 되어 후손들에게 고개를 들 수 없을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부를 직접 압박하는 전략을 썼다. 또 헌법재판관 출신인 이동흡 변호사는 “공범들의 유죄 판결도 확정되지 않은 시점에서 굳이 서둘러 대통령을 파면하는 것은 성급하고 무리한 처사”라며 “파면 이후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등에게 무죄가 선고되면, 헌재는 헌정질서의 파괴를 조장하였다는 엄청난 비난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공격의 초점을 촛불집회에 맞췄다. “이번 탄핵사건은 과장·왜곡된 언론보도가 시민들의 도덕적 감정을 자극했고, 분노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면서 시작됐다”며 “촛불 민심에는 순수한 시민적 공분도 있지만 특정 정치세력의 불순한 정략도 뒤엉켜 있다”고 말했다. 또 박 대통령 대리인단 채명성 변호사는 “여론이 나쁘다고 대통령을 탄핵한다면 여론재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압박을 이어나갔다. 지난주 ‘막말 변론’ 논란을 일으켰던 김평우 변호사는 이날도 아슬아슬한 발언으로 재판부의 지적을 받았다. 김 변호사가 변론을 하는 동안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발언 내용을 꼼꼼히 따져가며 간혹 부적절한 단어 선택이나 표현에 문제를 제기했다. 김 변호사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국회의 (탄핵) 소추장을 보고 국어 공부를 하면 큰일 난다”며 “비선 실세가 무슨 뜻인지는 아나? 남을 때려잡으려면 정확한 용어를 써야 한다. 뜻도 모르는 말로 대통령을 잡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권한대행이 끼어들어 “용어 선택을 신중히 해 달라”고 지적하자, 김 변호사는 “용어 선택이 부적절했다. 쉽게 전달하려고 그랬다”며 사과했다.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은 김 변호사를 바라보는 것이 불편한지 눈을 감은 모습이었다. 김 변호사는 또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박 대통령의 대응이 적절했는지에 대해 “세월호 피해자를 구호해야 하는 정치적인 책임은 조선시대 왕에겐 있겠지만 21세기 국가에서 이런 논리를 내세운다면 외국 사람들이 웃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변호사는 계속 탄핵소추위원단 측을 바라보며 변론을 하다 이 권한대행에게서 “재판관을 보고 (변론) 하라”는 지적을 받았다. 김 변호사가 “그렇네요”라며 곧바로 몸을 돌리자 탄핵소추위원단과 방청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권성동 소추위원단장은 박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국민이 맡긴 권력이 피청구인(박 대통령)과 비선 실세라는 사람들의 노리개가 됐다”며 “지난 몇 달 동안 국민은 비정상적 사건들을 매일 접하며 분노와 수치, 그리고 좌절을 경험했다”고 비판했다. 권 단장은 변론 중 “(우리 국민은) 자유와 정의 수호의 대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해왔습니다”고 말할 때는 잠시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또 소추위원인 황정근 변호사는 박 대통령 소추 사유 17개를 일일이 나열한 뒤 재판부에 “대통령은 결코 법 위에 있지 않다는 법치의 대원칙을 분명하게 선언해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허동준 hungry@donga.com·전주영 기자}

    • 2017-02-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법정 갈때 입으려… 조윤선 ‘외출복’ 11벌 반입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운용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한 6차례 모두 수의 대신 검은색 코트 등 정장을 입었다. 조 전 장관은 지난달 20일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에 갇힌 뒤 4주 동안 특검이나 법원에 나갈 때 입는 출정용 사복 11벌을 구치소에 반입했다. 또 세탁이 필요하거나 계절이 지난 옷 6벌은 집으로 보냈다. 조 전 장관은 같은 기간 책 33권을 구치소에 반입했다. 26일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실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서울구치소 반입물품 내역 자료’ 등에 따르면 조 전 장관은 6일 특검의 접견 및 서신 제한조치가 풀린 뒤 16일까지 가족과 지인 등으로부터 편지 62통을 받았다. 또 식료품과 생활용품 등을 구입하는 데 영치금 113만 원을 썼다. 6.56m²(약 1.98평) 크기의 독방에 갇힌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8·구속 기소)은 26일 현재 서울구치소의 최고령 수감자다. 지난달 7일 국회 청문회에서 “심장에 스텐트(혈관을 넓혀주는 그물망 모양 튜브) 7개를 박았다”고 밝힌 김 전 실장은 최근 구치소 내 의무동 독방에서 생활하고 있다. 김 전 실장은 지난달 21일 입감 이후 독방에서 틈날 때마다 제자리걸음을 하며 방 안을 맴돈다고 한다. ‘혈액 순환을 위해 가급적 운동을 많이 하라’는 주치의의 당부를 따르고 있는 것이다. 구치소 독방 수감자는 규칙상 일과시간 중 최장 한 시간 동안만 감방 밖 외부에서 운동을 할 수 있다. 김 전 실장의 측근은 “심장 등 순환기 질환이 있는 환자는 겉보기에는 멀쩡해도 한번 문제가 생기면 응급처치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김 전 실장은 ‘내 골든타임은 40분이다. 옥사(獄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조 전 장관과 김 전 실장은 구치소 접견실에서 변호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특검 수사와 재판에 대비한 전략을 짜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법조인 출신인 두 사람은 직접 변호인들에게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조 전 장관은 16일까지 22차례, 김 전 실장은 35차례 변호인을 접견했다. 김 전 실장은 23일 추가 선임한 경남고 동창 김기수 전 검찰총장(77)을 비롯해 11명 규모의 변호인단을 꾸린 상태다. 조 전 장관과 김 전 실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이 28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 심리로 열릴 예정이다. 공판준비기일은 본재판과 달리 출석 의무가 없기 때문에 두 사람은 출석하지 않을 수 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허동준 기자}

    • 2017-02-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