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이상훈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구독 78

추천

동아일보 정책사회부장입니다.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sanghun@donga.com

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칼럼42%
일본23%
국제일반23%
미국/북미3%
경제일반3%
국제교류3%
인사일반3%
  • MS 오류에 ‘초연결 세계’ 멈췄다

    19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해 세계 주요국 정보기술(IT) 체계가 동시다발적으로 일부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각국 주요 항공사의 비행기 운항이 멈췄고 금융결제, 방송, 의료, 물류 등의 서비스도 차질을 빚었다. 26일 개막할 파리 올림픽의 운영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온라인에서는 전 세계 곳곳의 모니터에 ‘죽음의 블루 스크린(BSOD·Blue Screen Of Death)’이 뜬 사진이 쏟아지며 당혹감이 퍼지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 일본항공(JAL), 독일 루프트한자 등 각국 대표 항공사 소속 일부 비행기의 운항이 중단되거나 탑승 수속이 지연됐다.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등 국내 일부 저비용항공사(LCC)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해당 항공사 소속 일부 직원이 직접 비행기 티켓 위에 펜으로 항공편명, 좌석 번호 등을 수기(手記)로 작성했다. 전 세계에서 최소 14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됐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영국 방송사 ‘스카이뉴스’, 호주 ABC뉴스 등 각국 일부 방송사는 생방송에 차질이 생겼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진료 예약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했고, 런던증권거래소(LSE)의 데이터와 뉴스 서비스도 일부 중단됐다. 약 2200만 명이 사용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최대 은행 ‘캐피텍’의 주요 업무도 일제히 멈췄다. CNN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선 철도와 항만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했다. 또 많은 나라에서 신용카드와 온라인 결제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현금을 내고 물건을 사야 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26일 올림픽 개막을 앞둔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 역시 “일부 시스템에 영향이 있다”고 밝혔다. 사태의 원인으로 미국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프로그램 ‘팰컨 센서’가 거론된다. 보안 패치인 팰컨 센서를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MS의 ‘윈도’ 운영체제와 충돌이 빚어졌다는 것이다. 다만 해킹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 커츠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최고경영자(CEO)는 NBC에 “이번 사태로 영향을 받은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세계 경제가 특정 소프트웨어에 얼마나 취약하고 의존적인지 보여주는 충격적인 사례”라고 평했다. 美-日-유럽 등 항공 1400편 취소… “파리올림픽 시스템도 차질”[MS發 글로벌 IT 대란]MS 클라우드 장애에 전세계 혼란… 유럽 방송-병원 시스템도 먹통인도 증권거래소 일부 서비스 안돼… 전문가 “한곳 의존, 예견된 사고”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발(發) 클라우드 장애로 전 세계가 혼란에 빠졌다. 일부에서는 ‘역사상 최악의 정보기술(IT) 먹통 사태’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사태가 향후 IT 발전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일개 회사의 클라우드 문제가 전 세계를 멈추게 할 수 있다는 공포를 경험하게 됐기 때문이다. 세계가 하나의 클라우드로 연결될 수 있는 ‘초연결 세계’의 그림자다.● 전 세계 IT 대란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호주 유럽 등의 공항에서 최소 1400편 이상 항공편 운항이 중단됐고 일부 방송사들은 방송 송출도 멈췄다. 통신 의료 금융 등 산업 분야에서도 차질이 발생했다. 독일 베를린 공항에서 체크인이 지연됐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히폴 공항, 스페인 전역의 공항도 사이버 장애를 일으켰다. 일본과 홍콩 국제공항, 대만 타오위안 공항 등에서도 공항 운영에 차질이 생겼다. 이번 사태는 파리 올림픽 준비에도 영향을 미쳤다.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는 이날 “시스템 운영에 영향을 받았다. 현재 비상계획을 가동했다”고 밝혔다. 다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독일 슐레스비히홀슈타인 대학병원은 이날 예정된 수술을 취소하고 응급실도 폐쇄했다. 프랑스 방송사 TF1 진행자 크리스토프 보그랑게랭은 “생방송 스튜디오에 나와 있지만 컨트롤 룸 마비로 생방송을 못 한다”고 말했다. JR서일본에서는 홈페이지 서비스 장애로 열차 주행 위치를 확인하는 서비스가 중단됐다. 오사카 테마파크인 ‘유니버설 스튜디오 저팬(USJ)’에서는 결제 관리 체계 이상으로 일부 식당이 영업을 멈췄다. 인도 증시도 타격을 입었다. 현지 매체 힌두스탄타임스에 따르면 증권사 ‘5파이사(5paisa)’ 등은 시스템이 영향을 받아 증시 거래에 어려움을 겪었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공항, 항공사 운영, 은행 서비스는 거의 중단에 가까운 상황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세계 곳곳에서 ‘블루 스크린 오브 데스(BSOD)’라 불리는 치명적인 시스템 오류가 나타나기도 했다. 컴퓨터 화면이 파란색으로 바뀌며 부팅이 되지 않는 장애다. ‘죽음의 블루’라고도 불리는 BSOD는 컴퓨터가 안전하게 작동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한국도 항공업계 등에서 피해가 발생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MS,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과 국내 피해 상황 및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보안 업데이트와 충돌 원인 이번 대란은 사이버 공격이 아닌 보안 업데이트 사고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세계 1위 보안업체인 미국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보안 플랫폼인 ‘팰컨’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MS 윈도 시스템과 충돌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측도 이 점을 인정했다. MS는 “서비스 문제가 발생해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일부 고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 “빠른 문제 해결을 위해 복구 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MS 측은 크라우드스트라이크와 긴급 복구 패치 개발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가 초연결 세계의 취약성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시장 지배력이 높은 특정 클라우드 시스템에 대한 의존이 세계 경제를 마비시킬 수 있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영향과 파급력이 전례없는 규모의 피해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각국 주요 기관과 글로벌 기업들이 MS,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거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사고로 인한 피해 역시 전 세계적 규모로 번지게 되는 구조다. 영국의 국가사이버보안센터장을 지낸 키어런 마틴 옥스퍼드대 교수는 “세계 핵심 인터넷 인프라의 취약성을 매우 불편하게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국내 사이버 보안업체 고위 임원은 “이 같은 사고를 막으려면 배포되는 보안패치 업데이트 시 사전 검증 절차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믿었던 클라우드 업체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그 피해 역시 전 세계적 규모가 된다”며 “클라우드 업체 한 곳에 의존할 게 아니라 비용이 더 들더라도 2, 3개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그나마 할 수 있는 대응 방법”이라고 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4-07-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MS 클라우드 오류發’ 사이버대란…전세계 항공·방송·금융 등 시스템 먹통

    19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로 전세계가 혼란에 빠졌다. 일부에서는 ‘역사상 최악의 정보통신(IT) 먹통 사태’라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과 호주, 유럽 등 전 세계에서 사이버 대란이 벌어졌고, 항공사·언론사·은행·병원·통신사 등 시스템이 마비되기도 했다. ●전 세계 IT 대란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호주 유럽 등의 공항에서 항공편 운항이 중단되거나 일부 방송사들은 방송 송출도 멈췄다. 통신 의료 금융 등 산업분야에서도 차질이 발생했다. 미국에서는 아메리칸항공, 델타항공 등 주요 항공사의 이륙 중단과 체크인 지연이 발생했다. 호주에서도 항공편이 결항되고 주요 방송사와 이동통신사, 은행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다. 독일 베를린 공항에서 체크인이 지연된 것을 포함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키폴 공항, 스페인 전역의 공항도 ‘사이버 장애’를 일으켰다. 일본항공(JAL), 독일 루프트한자 등 각국 주요 항공사도 운항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홍콩 국제공항, 대만 타오위안 공항 등에서도 공항 운영에 차질이 생겼다. 글로벌 여행데이터 분석회사 ‘시리움’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10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됐다.이번 사태가 2024 파리올림픽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날 “시스템 운영에 영향을 받았다. 현재 비상계획을 가동했다”고 밝혔다. 다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영국 방송사 ‘스카이뉴스’는 이날 오전 생방송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 역시 이날 개장 직후 일부 서비스에서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다고 공개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도 영향을 받았다. 이로 인해 영국 내 일부 병원의 진료 예약 및 처방 체계, NHS 앱 이용 등에 문제가 발생했다. 전세계 항공 및 물류 체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JR서일본에서는 홈페이지 서비스 장애로 열차 주행 위치를 확인하는 서비스가 중단됐다. 오사카 테마파크인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USJ)’의 결제 관리 체계 이상으로 일부 식당이 영업을 멈췄다. 한국도 항공업계 등에서 피해가 발생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MS·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과 국내 피해 상황 및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보안 업데이트와 충돌 원인이번 대란은 사이버 공격이 아닌 보안 업데이트 사고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세계 1위 보안업체인 미국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보안 플랫폼인 ‘팰컨’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MS 윈도 시스템과 충돌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측도 이 점을 인정했다. MS는 “서비스상의 문제가 발생해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일부 고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 “빠른 문제 해결을 위해 복구 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공식입장을 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결함을 수정한 패치 파일이 필요하다. MS 측은 크라우드스트라이크와 긴급 패치 개발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대규모 윈도10 블루 스크린 오브 데스(BSOD) 문제는 새로운 센서 업데이트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며 “해결을 위해선 안전모드로 접속해 문제를 일으킨 파일을 삭제하거나 폴더 이름을 변경해야 한다”고 공지했다. 전문가들은 전세계가 극소수의 클라우드 서비스 의존하는 구조에서 예견된 사고라고 입을 모았다. 각국 주요 기관과 글로벌 기업들이 MS,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거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사고로 인한 피해 역시 전세계적 규모로 번지게 되는 구조다. 국내 사이버 보안업체 고위 임원은 “국내에는 크라우드스트라이크를 사용하는 곳이 많지 않지만, 글로벌 시장에선 1위 업체라 대부분의 글로벌 주요 기관과 기업들이 쓰고 있어 피해가 막대해진 것”이라며 “이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배포되는 보안패치 업데이트시 사전 검증 절차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믿었던 클라우드 업체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엔 그 피해 역시 전세계적 규모가 되는 것”이라며 “클라우드 업체 한 곳에 의존할게 아니라 2~3개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방법”이라고 덧붙였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4-07-19
    • 좋아요
    • 코멘트
  • 글로벌 반도체기업 떨게 만든 ‘트럼프의 입’

    ‘트럼프 트레이드’ 효과로 급등했던 미국 증시가 이번에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의 ‘대만 방위비 분담금’ 발언에 초토화됐다.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후보의 정책 기조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양상이다. 트럼프 후보가 집권하면 기존의 ‘칩4’ 반도체 동맹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 반도체株, ‘트럼프 공포’에 줄줄이 폭락 17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날 대비 2.77% 내린 17,996.92에 거래를 마쳤다. 2022년 12월 15일(3.23%) 이후 최대 낙폭이다. 나스닥지수는 13일 트럼프 후보의 피습 사건 이후 위험자산에 돈이 몰리는 트럼프 트레이드의 효과를 보면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전날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인터뷰에서 나온 트럼프 후보의 발언이 투자 심리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반도체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폭락했다. 트럼프 후보는 인터뷰에서 “대만은 미국 반도체 사업의 100%를 가져갔다”며 “대만은 미국에 방위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인 대만의 TSMC를 저격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과의 인공지능(AI) 기술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TSMC를 품어왔던 것과는 반대되는 입장이라 시장의 충격은 더 컸다. 여기에 바이든 행정부도 동맹국들에 중국 제재에 동참하라는 압박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시장은 더 출렁였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뉴욕증시에 상장된 TSMC는 전날 대비 7.98% 하락했다. 글로벌 반도체 대장주이자 TSMC 의존도가 높은 엔비디아도 6.62% 떨어졌다.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기업 ASML(―12.74%), SK하이닉스(―3.63%) 등이 크게 내렸고, 일본의 반도체 기업 도쿄일렉트론 주가도 8% 이상 떨어졌다. 다만 TSMC에 대한 압박에 반사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인텔(0.35%), 삼성전자(0.23%) 등의 주가는 올랐다. ● 트럼프 리스크, 대선까지 이어질 듯 트럼프 후보는 “대만이 미국에 새 반도체 공장을 짓도록 수십억 달러를 주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지원법’에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냈다. 기존 적성국인 중국 외에 한국, 일본, 대만 등 동맹국까지 미국의 과도한 지원을 받고 있다면서 공격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앞서 미 상무부는 자국 기업인 인텔(85억 달러)을 비롯해 TSMC(66억 달러), 삼성전자(64억 달러) 등이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지을 때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집권하면 한국 미국 일본 대만 등으로 이뤄진 이른바 칩4 동맹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방위비 등 단기적인 이익을 좇다가 미국의 AI 패권 전략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세론’이 굳어지면서 11월 미국 대선까지 트럼프 후보의 말 한마디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지속적으로 출렁거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존에 강조했던 정책 방향성이 급격하게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라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에 투자자들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7-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가 꺾은 ‘엔화 약세’… 한달만에 달러당 155엔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엔저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일본 엔화 가치가 상승세(엔화 환율 하락)로 돌아섰다. 강달러-엔저가 고착화된 글로벌 금융시장에 변수가 발생하면 원화 환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8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5.38엔까지 떨어지며 1개월 만에 155엔대로 내려앉았다. 이달 10일 달러당 161.68엔까지 올랐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일주일여 만에 6엔 넘게 떨어진 셈이다.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0.2원 오른 1381.7원으로 마감한 이날 서울 외환시장도 오전 한때 4.1원 내리는 등 달러 약세 및 아시아 통화 강세가 나타났다. 세계 금융시장은 트럼프 후보가 “우리는 큰 통화 문제를 안고 있다”며 강달러와 엔화, 위안화 약세를 비판하면서 요동치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후보는 엔저를 무기로 미국 시장에서 수출 경쟁력을 높여가는 일본을 좋게 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본에서도 현재의 지나친 엔저는 자국 경제에 득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자국 수출 경쟁력은 높여줄지 몰라도,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물가 인상을 부추겨 서민 물가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일본 재무성 측은 엔화 약세에 “수입 가격이 상승하면 기업과 소비자에게 부담”이라며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면 가계와 기업은 대응하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고노 다로 디지털상은 17일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환율은 일본의 문제이고 엔화는 너무 저렴하다”며 일본은행(BOJ)에 금리 인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7-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가 꺾은 엔화 약세…1달만에 달러당 155엔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엔저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일본 엔화 가치가 상승세(엔화 환율 하락)로 돌아섰다. 강달러-엔저가 고착화된 글로벌 금융시장에 변수가 발생하면 원화 환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8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5.38엔까지 떨어지며 1개월 만에 155엔대로 내려앉았다. 이달 10일 달러당 161.68엔까지 올랐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일주일여 만에 6엔 넘게 떨어진 셈이다.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0.2원 오른 1381.7원으로 마감한 이날 서울 외환시장도 오전 한때 4.1원 내리는 등 달러 약세 및 아시아 통화 강세가 나타났다. 세계 금융시장은 트럼프 후보가 “우리는 큰 통화 문제를 안고 있다”며 강달러와 엔화, 위안화 약세를 비판하면서 요동치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후보는 엔저를 무기로 미국 시장에서 수출 경쟁력을 높여가는 일본을 좋게 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본에서도 현재의 지나친 엔저는 자국 경제에 득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자국 수출 경쟁력은 높여줄지 몰라도,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물가 인상을 부추겨 서민 물가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일본 재무성 측은 엔화 약세에 “수입 가격이 상승하면 기업과 소비자에게 부담”이라며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면 가계와 기업은 대응하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고노 다로 디지털상은 17일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환율은 일본의 문제이고 엔화는 너무 저렴하다”며 일본은행(BOJ)에 금리 인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7-18
    • 좋아요
    • 코멘트
  • ‘트럼프 입’에 시장 출렁…벌벌 떠는 글로벌 반도체업계

    ‘트럼프 트레이드’ 효과로 급등했던 미국 증시가 이번에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의 ‘대만 방위비 분담금’ 발언에 초토화됐다.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후보의 정책 기조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양상이다. 트럼프 후보가 집권하면 기존의 ‘칩4’ 반도체 동맹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株, ‘트럼프 공포’에 줄줄이 폭락1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날 대비 2.77% 내린 17,996.92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22년 12월 15일(3.23%) 이후 최대 낙폭이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13일(현지시간) 트럼프 후보의 피습 사건 이후 위험자산에 돈이 몰리는 트럼프 트레이드의 효과를 보면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하지만 전날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인터뷰에서 나온 트럼프 후보의 발언이 투자 심리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반도체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폭락했다. 트럼프 후보는 인터뷰에서 “대만은 미국 반도체 사업의 100%를 가져갔다”며 “대만은 미국에 방위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인 대만의 TSMC를 저격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과의 인공지능(AI) 기술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TSMC를 품어왔던 것과는 반대되는 입장이라 시장의 충격은 더 컸다. 여기에 바이든 행정부도 동맹국들에게 중국 제재에 동참하라는 압박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시장은 더 출렁였다.반도체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뉴욕증시에 상장된 TSMC는 전날 대비 7.98% 하락했다. 글로벌 반도체 대장주이자 TSMC 의존도가 높은 엔비디아도 6.62% 떨어졌다.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기업 ASML(―12.74%), SK하이닉스(―3.63%) 등이 크게 내렸고, 일본의 반도체 기업 도쿄일렉트론 주가도 8% 이상 떨어졌다. 다만 TSMC에 대한 압박에 반사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인텔(0.35%), 삼성전자(0.23%) 등의 주가는 올랐다. ●트럼프 리스크, 대선까지 이어질 듯트럼프 후보는 “대만이 미국에 새 반도체 공장을 짓도록 수십억 달러를 주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지원법’에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냈다. 기존 적성국인 중국 외에 한국, 일본, 대만 등 동맹국까지 미국의 과도한 지원을 받고 있다면서 공격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자국 기업인 인텔(85억 달러)를 비롯해 TSMC(66억 달러), 삼성전자(64억 달러) 등이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지을 때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집권한다면 한국·미국·일본·대만 등으로 이뤄진 이른바 칩4 동맹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방위비 등 단기적인 이익을 좇다가 미국의 AI 패권 전략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세론’이 굳어지면서 오는 11월 미국 대선까지 트럼프 후보의 말 한 마디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지속적으로 출렁거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존에 강조했던 정책 방향성이 급격하게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라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에 투자자들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7-18
    • 좋아요
    • 코멘트
  • 장애인 강제 불임수술 피해자 만난 日기시다 “사죄”

    “헌법에 어긋난 법을 집행한 정부의 책임입니다.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정부를 대표해 사죄를 올립니다.”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7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장애인 강제 불임수술 피해자를 직접 만나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강제 불임수술을 시행한 일본 정부에 일본 대법원(최고재판소)가 배상 판결을 내린 뒤 행정수반인 총리가 직접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총리관저에는 소송을 제기한 강제 불임수술 피해자 등 130여 명이 왔다. 담당 장관이 피해자를 만나 사과를 하고 총리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감 표명을 해 왔지만, 총리가 피해자와 얼굴을 마주하며 사과를 한 건 처음이다. 총리와 피해자의 면담은 일본 대법원이 3일 제2차 세계대전 후 약 50년에 걸쳐 장애인을 대상으로 강제 불임수술을 강요한 옛 우생보호법이 위헌이라는 결정을 확정한 것을 계기로 이뤄졌다. 일본 대법원은 “개인 존엄과 인격 존중 정신에 현저히 어긋난다”며 권리 존속 기간 20년이 지나 배상 청구권이 소멸했다고 주장한 일본 정부 주장을 물리치고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일본 국회가 지난해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1948~1996년 이 법으로 유전성 질환자, 지적장애인 등 2만4993명이 불임 수술을 받았고 이 중 1만6475명은 강제로 수술을 당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면담에서 “과거 수술은 개인의 존엄을 짓밟은, 있어서는 안 될 인권의 침해로 여러분이 받은 엄청난 고통을 생각하면 해결은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면담에 참석한 장애인 피해자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이 많으니 그 사람들에게도 사과해 줬으면 한다. 다시는 우리와 같은 괴로운 일을 겪는 사람이 없도록 법을 만들어 달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불임수술을 당했고 후유증으로 20년간 누워 지냈다”며 “나라가 이상한 법을 만들어 지금까지도 차별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일본 국회는 최고재판소 판결에 따라 피해자에게 사죄하는 결의를 추진하고 보상을 위한 새 법률도 제정할 방침이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7-17
    • 좋아요
    • 코멘트
  • 김연자-추송웅 日공연 기획한 사노씨 별세

    초창기 한류를 일본에 소개하는 데 공헌한 문화기획자 사노 료이치(佐野良一·사진) 씨가 13일 일본 도쿄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4세. 1950년 일본 오사카 출신인 사노 씨는 서울대 어학연구소, 궁중음식연구원 등에서 한국 문화를 접하고 일본에서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일에 전념했다. 가수 김연자 콘서트, 배우 추송웅 모노드라마 ‘빨간 피터의 고백’을 일본에서 열며 성공을 거뒀다. 초창기 한일 합작 영화인 김수용 감독의 ‘사랑의 묵시록’(1995년), NHK TV 프로그램 ‘한식 대도감’ 등의 제작에도 참여했다. 2000년대 일본에서 한류 붐이 일어나면서 당시 일본에선 생소했던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책을 다수 썼다. ‘한류 시대극 베스트 셀렉트 100’ ‘매력 탐구! 한국 요리’ ‘조선왕조 운명을 가른 왕과 왕비들’ 등이 그의 저서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7-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소프트뱅크, 라인야후 지분 인수 문제 당분간 논의 안 해”

    일본 최대 메신저 라인야후 대주주인 소프트뱅크가 네이버와 라인야후 지분 인수 문제를 당분간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라인야후 모회사 A홀딩스 지분을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나눠 갖는 현 구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 관계자는 네이버와 관련 논의를 지속해 왔지만 “지금은 움직일 수 없다”고 밝혔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다만 라인야후를 향후 ‘일본 플랫폼’으로 만들기 위해 주식 매입을 중장기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라인야후는 지난해 11월 라인 메신저 이용자 정보 유출 문제로 일본 총무성으로부터 자본 관계 재검토하라는 행정지도를 2차례 받았다. 이후 소프트뱅크는 네이버가 보유한 A홀딩스 지분 일부를 매입하는 논의를 진행했으나 한일 외교 갈등 문제로 번지면서 현실적으로 논의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5일 마쓰모토 다케아키 일본 총무상은 라인야후가 지난 1일 제출한 행정지도 답변 보고서에 대해 “지도가 이뤄졌던 각 사항에서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대응 내용이 제시돼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밝혔다.당시 라인야후 측은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를 단기적으로는 추진하기 곤란하다고 보고했다. 이에 대해 마쓰모토 총무상은 “이용자 보호를 위한 보안 거버넌스 재검토를 부탁했으며, 자본 관계 재검토 자체가 (행정지도) 목적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7-16
    • 좋아요
    • 코멘트
  • ‘한류 전도사’ 사노 료이치씨 별세… 향년 74세

    초창기 한류를 일본에 소개하는 데 공헌한 문화 기획자 사노 료이치(佐野良一) 씨가 13일 일본 도쿄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4세. 1950년 일본 오사카 출신인 사노 씨는 서울대 어학연구소, 궁중음식연구원 등에서 한국 문화를 접하며 일본에서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일에 전념했다. 가수 김연자 콘서트, 배우 추송웅 모노드라마 ‘빨간 피터의 고백’을 일본에서 열며 성공을 거뒀다. 초창기 한일 합작 영화인 김수용 감독의 ‘사랑의 묵시록’(1995), NHK TV프로그램 ‘한식 대도감’ 등의 제작에도 참여했다. 2000년대 일본에서 한류 붐이 일어나면서 당시 일본에선 생소했던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책을 다수 썼다. ‘한류 시대극 베스트 셀렉트 100’ ‘매력 탐구! 한국 요리’ ‘조선왕조 운명을 가른 왕과 왕비들’ 등이 그의 저서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7-16
    • 좋아요
    • 코멘트
  • 2년전 아베 피살… 올해 5월엔 슬로바키아 총리 피격

    13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향한 암살 시도 사건이 벌어지자 최근 전 세계에서 잇따르고 있는 유력 정치인들을 노린 암살 시도 사건들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정치인 습격은 조직적인 배후 세력이 없는 자생적 테러리스트인 ‘외로운 늑대(lone wolf)’가 저지른 경우가 많다. 정치가 극단화되고 분열을 조장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잘못된 신념을 가진 개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발생한 가장 대표적인 유력 정치인 암살 사건으로는 2022년 일본에서 발생한 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전 일본 총리 암살을 꼽을 수 있다. 그해 7월 8일 오전 11시 반경 나라시에서 참의원(상원) 선거 유세 중이던 아베 전 총리는 전직 자위대원 야마가미 데쓰야(山上徹也·43)가 직접 제조한 사제 총에 맞아 숨졌다. 범인은 어머니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에 1억 엔(약 9억 원) 넘게 기부해 가정이 파탄 났다며 아베 전 총리가 통일교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 범인은 살인죄 등으로 기소돼 현재 1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도 지난해 4월 15일 와카야마현 보궐선거 유세 현장에서 폭발물 투척 사건을 당했다. 용의자 기무라 류지(木村隆二·25)는 사건 전 소셜미디어에 세습 정치, 선거 공탁금 제도 등을 강하게 비판해 범행 동기가 정치적 이유라는 해석이 나왔다.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도 올해 5월 15일 수도 브라티슬라바 인근에서 지지자와 인사하던 도중에 총탄 3발을 맞고 쓰러졌다. 응급수술을 받고 회복한 피초 총리는 7일 업무에 복귀했지만 여전히 지팡이를 짚고 다닌다. 2021년 7월에는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이 수도 포르토프랭스 사저에서 침입자들이 쏜 총탄에 살해됐다. 또 2022년 9월에는 아르헨티나에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을 겨냥한 암살 시도가 발생했다. 같은 해 11월 임란 칸 파키스탄 전 총리도 유세 중 다리에 총상을 입었다. 최근 유럽에서는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폭력 사건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지난달 7일 코펜하겐에서 한 남성에게 폭행을 당해 목 부상을 당했다. 같은 달 독일 동부 드레스덴에서는 사회민주당 후보 마티아스 에케가 10대들의 공격에 중상을 입었고, 프란치스카 기파이 베를린 경제장관은 머리를 다치기도 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7-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아베 이재명 트럼프… 정치테러, 이젠 유력자 목숨을 노린다

    13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향한 암살 시도 사건이 벌어지자 최근 전 세계에서 잇따르고 있는 유력 정치인들을 노린 암살 시도 사건들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정치인 습격은 조직적인 배후 세력이 없는 자생적 테러리스트인 ‘외로운 늑대(lone wolf)’가 저지른 경우가 많다. 정치가 극단화되고 분열을 조장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잘못된 신념을 가진 개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최근 발생한 가장 대표적인 유력 정치인 암살 사건으로는 2022년 일본에서 발생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 암살을 꼽을 수 있다. 그해 7월 8일 오전 11시 반경 나라시에서 참의원(상원) 선거 유세 중이던 아베 전 총리는 전직 자위대원 야마가미 데쓰야(山上徹也·43)가 직접 제조한 사제 총에 맞아 숨졌다. 범인은 어머니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에 1억 엔(약 9억 원) 넘게 기부해 가정이 파탄 났다며 아베 전 총리가 통일교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 현재 범인은 살인죄 등으로 기소돼 현재 1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도 지난해 4월 15일 와카야마현 보궐선거 유세 현장에서 폭발물 투척 사건을 당했다. 용의자 기무라 류지(木村隆二·25)는 사건 전 소셜미디어에 세습 정치, 선거 공탁금 제도 등을 강하게 비판해 범행 동기가 정치적 이유라는 해석이 나왔다. 로베르토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도 올해 5월 15일 수도 브라티슬라바 인근에서 지지자와 인사하던 도중에 총탄 3발을 맞고 쓰러졌다. 응급수술을 받고 회복한 피초 총리는 7일 업무에 복귀했지만 여전히 지팡이를 짚고 다닌다.2021년 7월에는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이 수도 포르토프랭스 사저에서 침입자들이 쏜 총탄에 살해됐다. 또 2022년 9월에는 아르헨티나에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을 겨냥한 암살 시도가 발생했다. 같은 해 11월 임란 칸 파키스탄 전 총리도 유세 중 다리에 총상을 입었다. 최근 유럽에서는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폭력 사건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지난달 7일 코펜하겐에서 한 남성에게 폭행을 당해 목 부상을 당했다. 같은 달 독일 동부 드레스덴에서는 사회민주당 후보 마티아스 에케가 10대들의 공격에 중상을 입었고, 프란치스카 기파이 베를린 경제장관은 머리를 다치기도 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7-14
    • 좋아요
    • 코멘트
  • 日기시다-獨숄츠 “북러 협력 강화에 한반도 긴장 고조 우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에 따른 한반도 긴장 고조를 우려하며 양국 또한 국방 및 경제안보의 협력을 강화해 이에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희토류 수출 규제 등으로 양국에 경제적 압박을 가하는 중국을 염두에 두고 중요 광물 공급망 구축, 반도체 협력 등 경제안보 연계도 강화하기로 했다.두 정상은 13일 베를린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한반도 긴장을 우려한다”며 “최근 몇 달간 관찰한 러시아와 북한의 협력 강화는 제재를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숄츠 총리는 “독일 해군이 인도·태평양 배치의 하나로 일본을 방문해 대북 제재 모니터링에 참여할 예정”이라며 양국 군수지원 협정도 이날 발효된다고 강조했다. 독일은 올 5월 호위함과 보급함을 인도·태평양 지역에 파견했다. 9∼11일 미 워싱턴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에서 유엔사령부 가입도 신청한다고 밝혔다.기시다 총리 또한 “러-북 군사 협력 심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중국의 움직임에 대응해 독일과 긴밀히 협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올여름 독일 공군과 해군 호위함이 일본을 방문하고 일본은 해상자위대 훈련 함대가 독일 함부르크에 기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7-14
    • 좋아요
    • 코멘트
  • 日 방위백서 20년째 “독도는 일본땅”… 韓엔 ‘협력 파트너’ 첫 지칭

    일본 정부가 올해 방위백서에서 독도를 자신들의 ‘고유 영토’라고 지칭하며 2005년 이후 20년째 억지 주장을 반복했다. 한국 정부는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억지 주장을 즉각 철회하라고 항의하며 주한 일본대사관 관계자들을 초치했다. 다만 일본은 백서에서 한국을 협력 파트너로 가리키며 안보 분야에서 양국 협력 의사를 강조했다. 현재 국제 정세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시련’으로 진단하며 중국의 군사력 확장을 강하게 우려했다. 북한, 러시아, 중국 등의 군사 위협에 맞서 한국을 비롯한 우호국과 협력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 독도 억지 주장 속 안보협력 강조 일본 정부는 12일 각의(국무회의)에서 채택한 2024년 방위백서에서 “일본의 고유 영토인 다케시마(竹島·일본이 독도를 가리키는 명칭), 북방영토(러시아가 실효 지배 중인 쿠릴열도 4개 섬의 일본식 표현)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존재한다”고 기재했다. 방위백서 지도에는 독도를 일본 영해 안에 넣어 표시하고 독도 위치에 ‘다케시마 영토 문제’라고 적었다. 일본 정부는 자국 외교 활동 내용을 담아 해마다 발간하는 외교청서와 초중고 교과서에서도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억지 주장을 해마다 되풀이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즉각 항의했다. 외교부는 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상훈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주한 일본대사관 미바에 다이스케(實生泰介) 총괄공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항의 의사를 전달했다. 이승범 국방부 국제정책관은 주한 일본 방위주재관 다케다 요헤이(武田洋平) 육상자위대 자위관을 국방부로 초치해 즉각적인 시정 및 향후 중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일본은 백서에서 올해 처음으로 한국을 ‘파트너’라고 지칭하며 한일, 한미일 협력 강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일본 정부는 방위백서에서 한국에 대해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에 대응하는 파트너로서 협력해야 하는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양국 안보협력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기술한 것보다 진전된 표현이다. 한국 관련 분량은 지난해 2쪽에서 올해 3.5쪽으로 늘어났다.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양국이 초계기-레이더 갈등 재발 방지를 위한 합의문을 작성한 사실도 상세히 소개했다. 일본 방위백서가 보통 발간 3∼4개월 전까지 일어난 일을 기술하는 걸 감안하면 중요한 내용으로 간주해 이례적으로 막판에 넣은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8월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 사진과 함께 “북한의 미사일 경계 데이터의 실시간 공유 등 진전을 확인했다”고도 적었다.● 中 군사 팽창 경계 일본은 방위백서에서 현 국제 정세에 대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같은 심각한 사태가 앞으로 인도태평양, 특히 동아시아에서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특히 중국에 대해 “보편적 가치에 근거한 체제를 공유하지 않는 국가”라며 “심각한 우려 사항이자 지금까지 없던 최대의 전략적 도전”이라고 경계감을 드러냈다. 북한에 대해선 이미 일본을 사정권 안에 두는 탄도미사일에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며 “한층 중대하고 절박한 위협”이라고 썼다. 중국 정부는 자국에 경계 의식을 드러낸 일본 방위백서에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일본은 중국 내정을 난폭하게 간섭하면서, 이른바 중국의 위협과 지역 정세를 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히려 일본이 최근 방위예산을 매년 증액하고 무기 수출 규제를 지속적으로 풀고 있다”며 일본의 군비 팽창에 우려를 표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24-07-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아날로그 감성 겨냥”…日펜탁스, 21년 만에 필름 카메라 출시

    ‘이 카메라로 촬영하려면 필름이 필요합니다.’ 중장년층 이상 세대라면 너무 당연하지만 MZ 세대라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할 문구다. ‘본 제품은 필름 카메라입니다. 디지털카메라가 아닙니다’라는 빨간색 주의 사항까지 읽고 나면 세월의 무상함마저 느끼게 한다. 필름을 넣어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가 일본에서 신제품으로 나왔다. 일본 카메라 브랜드 펜탁스에서 21년 만에 필름 카메라를 출시했다. 디지털카메라조차 스마트폰에 밀리는 시대이지만, 최근 젊은 층이 좋아하는 ‘아날로그 감수성’을 겨냥했다. 일본 광학기기 기업 리코가 12일부터 판매하는 새 필름 카메라 ‘펜탁스(PENTAX) 17’이다. 렌즈는 줌 기능이 없는 25mm 단초점이다. 필름은 1컷씩 수동으로 직접 감아야 한다. 가로 36mm, 세로 24mm 필름 1컷의 절반을 사용하는 ‘하프 사이즈’라 36매 필름 1통을 넣으면 72장을 찍을 수 있다. 초점은 다이얼을 돌려 손으로 맞춘다. 필름 카메라를 접해보지 않은 MZ세대는 이해조차 어려운 사양의 철저한 ‘아날로그’ 카메라다. 다만 예전 필름 카메라와 달리 카메라를 돌리지 않고도 세로로 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의식해 세로 사진 선호를 고려해서다. 측광 센터를 통한 자동 노출 제어 등 기능도 담았다. 리코는 2022년 12월 ‘펜탁스 필름 카메라 프로젝트’를 가동하며 새 필름 카메라 개발에 나섰다. 필름 카메라 개발 명맥이 20여 년 전에 끊겨 부품 조달조차 쉽지 않았지만 ‘아날로그’를 좋아하는 소비자가 있다고 판단해 시작했다. 리코 측은 “예전부터 필름을 즐겼던 분들, 앞으로 새롭게 필름 카메라를 갖고 싶어 할 젊은 세대를 향해 신제품 개발을 했다. 사후관리를 통한 안심감까지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펜탁스는 1919년 설립된 ‘아사히 광학’에서 선보인 카메라다. 캐논, 니콘과 함께 일본의 기술력을 상징하는 카메라 메이커로 세계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과거 카메라 사업을 하던 삼성테크윈과 기술 제휴를 맺기도 했다. 일본 판매 가격은 8만8000엔(약 75만 원)이다. 6월 중순부터 시작한 예약 주문이 쇄도해 지금은 주문받지 않는다. 회사 측은 공급 물량이 확보되는 대로 신규 예약을 재개할 예정이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7-11
    • 좋아요
    • 코멘트
  • 공급망 위기속 ‘반도체 부활’ 노리는 日, 5년간 43조원 쏟는다

    소니와 라피더스 등 일본 기업이 자국에서 향후 5년간 총 5조 엔(약 43조 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4조643억 엔의 보조금을 반도체 기업에 지원한 일본 정부는 앞으로도 투자액의 50%까지 지원하며 ‘반도체 부활’에 전력을 쏟기로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9일 일본 경제산업성 등을 인용해 “소니가 2026년까지 1조6000억 엔을 투자해 이미지 센서 생산을 늘린다”고 전했다. 이미지 센서는 카메라로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장치로 스마트폰, 자동차 등을 만들 때 필수 부품이다. 또 이미지 센서를 생산할 때는 반도체가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이미지 센서 생산이 늘수록 반도체 생산 역시 증가한다. 소니의 이미지 센서 세계 시장 점유율은 42%로 2위 삼성전자(19%)와 격차가 크다. 소니는 대만 TSMC의 구마모토현 공장에서 이미지 센서에 쓰이는 반도체를 공급받고 있다. TSMC 구마모토 공장 옆에 새로운 공장을 지어 이미지 센서 증산에 나설 예정이다. 도시바와 롬은 전력 반도체 생산에 3883억 엔을 투입한다. 전력 반도체는 전력 소비를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장치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전기자동차 등의 핵심 부품으로 꼽히며 최근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미쓰비시전기도 구마모토현에 1000억 엔을 들여 신공장을 건설하며, 전력 반도체 생산능력을 2026년에 2022년보다 5배로 늘린다. 홋카이도에 첨단 비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 일본 연합 반도체 기업인 라피더스는 2조 엔을 투자한다. 2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반도체 생산을 목표로 하는 라피더스는 내년 4월 시험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연구개발비를 포함해 2조 엔 중 9200억 엔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최근 3년간 4조 엔 이상을 보조금 등으로 지급한 경제산업성은 향후 5년간 1조500억 엔 이상을 보조한다. 일본 반도체는 1988년 세계 시장 점유율이 50%에 이르렀으나 한국과 대만에 밀리며 2017년 10% 밑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미중 대립 등으로 반도체가 경제 안보 면에서 중요한 전략 물자로 대두하자 일본 정부는 반도체 산업 재건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일본에 본사를 둔 반도체 기업의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8.68%로 2022년 대비 0.03%포인트가 증가했다. 아직 미미한 규모지만, 일본은 7년 만에 점유율이 상승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경제산업성 측은 “세계적 반도체 기업을 가진 한국과 미국, 대만에 가세해 독일도 인텔 공장을 유치하는 등 차세대 반도체 개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지금은 일본이 차세대 반도체 생산 대열에 들어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설명했다. 미국과의 제휴도 활발하다. 일본 반도체 소재 기업 레조낙은 미일 10개 기업 연합 ‘US조인트’를 미 실리콘밸리에 설립하기로 했다. 극자외선(EUV)용 감광제를 생산하는 도쿄오카공업, 미국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 KLA 등이 참여해 내년 시험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7-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도쿄도지사 선거 깜짝 2위’ 42세 흙수저 “다음엔 기시다에 도전”[지금, 이 사람]

    “(국회의원 출마는) 당연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지역구?” 7일 치러진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야권 거물 후보 렌호(蓮舫) 전 의원을 꺾고 2위에 오른 이시마루 신지(石丸伸二·42·사진) 후보의 말에 지지자들은 박수를 보냈다. 예상을 깬 선전에 일본 언론들은 ‘이시마루 쇼크’라며 3선에 성공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지사 못잖게 주목했다. 일본에서는 평소 정치에 관심이 없던 유권자를 끌어모은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늘 정권을 잡으며 비리를 저지르면서도 반성하지 않는 여당, 집권 의지가 제대로 안 보이는 무기력한 모습의 야당 등 기존 정치권에 실망한 젊은이들이 이시마루를 찍었다. 인구 1400만여 명의 도쿄에서 30만 표만 받아도 기적이라고 했지만, 개표 결과 165만 표(24.3%)를 얻었다. 세습 정치인, 재벌급 자산가가 즐비한 일본 정치권에서 이시마루는 누구도 주목하지 않던 ‘흙수저 정치인’이다. 1982년 히로시마현 출신으로 아버지는 버스 기사였다. 명문 국립대인 교토대 경제학부를 졸업한 뒤 일본 최대 금융사 미쓰비시UFJ은행에 입행했다. 2020년 은행을 그만둔 뒤 인구 2만4000여 명의 아키타카타(安芸高田)시장 선거에 무소속으로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전직 시장이 뇌물 수수로 사퇴하며 치러진 선거였다. 시골 지자체장인 이시마루가 전국 스타가 된 건 시의회와 싸우면서다. 자신이 출석한 시의회에서 시의원이 코를 골며 졸자 그는 “잠이 오지 않게 답변하겠다”고 쏘아붙였다. 의회가 반발하자 “(그런 변명은) 국어 시험이었다면 0점이었다. 부끄러운 줄 알라”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반박했고, 이게 전국적으로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4년 임기를 마무리 지으며 그는 도쿄도지사에 출사표를 던졌다. 시골 소도시 초선 시장의 당돌한 도전에 “선거는 장난이 아니다” “인터넷에서 유명해지려는 전략”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언론도 고이케 지사와 렌호 전 의원의 일대일 대결에 초점을 맞췄다. 이시마루 후보 스스로 “개미가 코끼리에 도전하는 선거”라고 말했다. 유세 기간이 시작되자 젊은이가 몰리는 아키하바라, 시부야 등에서 밑바닥 선거전에 돌입했다. SNS에 그의 유세 영상이 퍼지면서 주목도가 올라갔다. 유튜버들이 유세를 쫓아다니는, 일본에서는 보기 드문 장면도 연출됐다. 일본 최대 커피숍 체인 창업자인 도리바 히로미치(鳥羽博道·87) 명예회장은 그의 유세 영상을 보고 “장어가 헤엄치듯 정치를 바꿀 사람이 나타났다”며 후원회장으로 나섰다. 유튜브에 올라온 이시마루 후보 영상만 700편, 총시청 횟수는 1억2000만여 회에 달했다. 자원봉사자 모집에 5000명 이상이 신청할 정도로 인기가 높아졌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7-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北-러 조약, 미래 불투명한 동상이몽 혼인신고”

    “북한과 러시아가 맺은 새 조약의 본질은 종이(서명문) 밖에 있다. 러시아는 탄약을 제공받는 것 외에 북한에서 얻을 이익이 없어 실질적인 동맹이 되지 못할 것이다.” 일본의 러시아 군사 안보 전문가인 고이즈미 유(小泉悠·42·사진) 도쿄대 첨단과학기술연구센터 교수(국제관계학)는 4일 도쿄대 연구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북한-러시아가 체결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은 미래가 불투명한 ‘동상이몽’ 혼인신고라고 해석했다. 일본 외무성 전문분석원,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객원연구원 등을 거친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일본 언론과 학계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동맹을 결혼으로 보는 그는 “법적 혼인은 신고서 1장으로 성사되지만 좋은 부부가 될지, 싸움만 하다가 이혼할지는 앞으로 살아가면서 결정된다”고 비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과거 북-러 조약 체결 연도(1961년)조차 1962년이라며 마치 의도한 것처럼 틀리게 말하고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군사동맹을 만들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북한과 온도 차를 드러냈다. 애초 러시아의 의지가 약했던 게 아니냐고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고이즈미 교수는 “북-러 조약문에는 원칙적인 내용만 있다”며 “이를 어떻게 실천할지, 얼마나 자주 만나 비밀을 공유할지, 무기 공유와 군사 훈련을 어떻게 할지 등 앞으로 어떻게 채워갈지가 중요한데 북-러 관계가 미일 동맹, 한미 동맹처럼 격상되진 못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대북 관계 강화 의지가 약한데도 러시아가 이런 협정을 맺은 배경에 대해 그는 “북한에 당장 해줄 게 조약 체결뿐”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러시아에 지난해 500만 발 가까운 탄약을 공급하며 든든한 ‘보급 기지’ 역할을 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유엔 제재 등으로 석유 제공, 북한 근로자 도입 등 북한이 원하는 선물을 안겨 주기 어렵다. “기브 앤드 테이크(주고받기)를 해야 하는 러시아가 가장 쉽고 확실하게 제공할 수 있는 게 푸틴 대통령 서명이 담긴 조약 체결”이라는 게 그의 해석이다. 고이즈미 교수는 “(중국과 러시아의 잇따른 정상회담에 대해) 미국 중심 질서 해체라는 목표는 같지만 중-러, 북-중, 북-러 각각의 관계는 긴장과 엇갈림으로 엮여 있다”며 북-중-러 3국의 강한 군사 협력 구축 가능성을 낮게 봤다. 북-중-러 협력 확대에 맞서 그는 “미국의 확장억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일본과 한국이 협력하는 게 현실적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대북 억지가 중요한 한국, 중국 억지에 힘을 쏟는 일본이 서로의 이해관계를 조정한다면 미국으로서는 ‘최적화된 억지’가 될 것”이라는 게 그의 해석이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7-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고이케 도쿄도지사 3선 확실… 자민당 “휴∼”

    일본 수도 도쿄의 수장을 뽑는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72·사진) 현 지사의 3선이 확실하다고 공영 NHK방송 출구조사(7일 오후 8시 기준)에서 나타났다. 파벌 비자금 조성 논란 등 악재가 쌓이며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와 당의 동반 지지율 하락에 고전하던 집권 자민당은 모처럼 한숨 돌리게 됐다. 7일 진행된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자민당과 연립여당 공명당은 이번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고 고이케 지사를 지원했다. 고이케 지사에게 맞서 제1야당 입헌민주당 출신 렌호(蓮舫·57) 전 의원이 도전장을 던졌다. 고이케 지사는 자신이 도쿄에서 실시한 고교 수업료 무상화와 18세 이하 어린이 청소년 월 5000엔(약 4만3000원) 지원 등을 내세우며 유권자를 공략했다. 도쿄는 올 초 18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에게 1년 치 지원금 6만 엔(약 51만6000원)을 한꺼번에 지급하기도 했다. 육아 가정의 주택 임차료 경감과 무통분만 지원제 등 일본 중앙정부가 펴지 못하는 복지 정책을 공약으로 과감하게 내세운 게 큰 호응을 얻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회의원 시절 ‘자민당 저격수’로 이름을 알린 렌호 후보는 고이케 지사가 추진하는 도쿄 공원 재개발 사업을 재검토하겠다며 맞섰지만, 무소속 이시마루 신지(石丸伸二·42) 전 아키타카타시장에게도 밀려 3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역대 최다인 56명의 후보가 출마해 유권자 시선이 분산된 것도 ‘현역 프리미엄’이 강하게 작용하는 배경이 됐다. 고이케 지사는 제2 한국학교 건립을 백지화시키고 1923년 간토 대지진 조선인 학살 추도문 송부를 거부하는 등 혐한 성향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정치인으로 꼽힌다. 자민당은 고이케 지사의 승리가 침울했던 분위기를 반전할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자민당은 최근 주요 선거에서 연전연패한 뒤 공개적으로 ‘기시다 퇴진론’이 나올 만큼 상황이 좋지 않았다. 이에 일각에선 9월 하순 치러지는 자민당 총재(총리) 선거가 치열한 경쟁으로 유권자 관심을 끌면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 거란 기대도 나온다. 다만 3년 임기가 끝나는 기시다 총리의 재임은 여전히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7-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북러 조약은 ‘동상이몽’ 혼인신고서…러, 동맹 격상 안할 것”

    “북한과 러시아가 맺은 새 조약의 본질은 종이(서명문) 밖에 있다. 러시아는 탄약을 제공받는 것 외에 북한에서 얻을 이익이 없어 실질적인 동맹이 되지 못할 것이다.”일본의 러시아 군사 안보 전문가인 고이즈미 유(小泉悠·42) 도쿄대 첨단과학기술연구센터 교수(국제관계학)는 4일 도쿄대 연구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북한-러시아가 체결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은 미래가 불투명한 ‘동상이몽’ 혼인신고라고 해석했다. 일본 외무성 전문분석원,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객원연구원 등을 거친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일본 언론과 학계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동맹을 결혼으로 보는 그는 “법적 혼인은 신고서 1장으로 성사되지만, 좋은 부부가 될지 싸움만 하다가 이혼할지는 앞으로 살아가면서 결정된다”고 비유했다.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과거 북러 조약 체결 연도(1961년)조차 1962년이라며 마치 의도한 것처럼 틀리게 말하고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군사동맹을 만들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북한과 온도 차를 드러냈다. 애초 러시아의 의지가 약했던 게 아니냐고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고이즈미 교수는 “북러 조약문에는 원칙적인 내용만 있다”며 “이를 어떻게 실천할지, 얼마나 자주 만나 비밀을 공유할지, 무기 공유와 군사 훈련을 어떻게 할지 등 앞으로 어떻게 채워갈지가 중요한데 북러 관계가 미일 동맹, 한미 동맹처럼 격상되진 못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대북 관계 강화 의지가 약한데도 러시아가 이런 협정을 맺은 배경에 대해 그는 “북한에 당장 해줄 게 조약 체결뿐”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러시아에 지난해 500만 발 가까운 탄약을 공급하며 든든한 ‘보급 기지’ 역할을 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유엔 제재 등으로 석유 제공, 북한 근로자 도입 등 북한이 원하는 선물을 안겨 주기 어렵다. “기브 앤 테이크(주고 받기)를 해야 하는 러시아가 가장 쉽고 확실하게 제공할 수 있는 게 푸틴 대통령 서명이 담긴 조약 체결”이라는 게 그의 해석이다. 고이즈미 교수는 “(중국과 러시아의 잇따른 정상회담에 대해) 미국 중심 질서 해체라는 목표는 같지만 중러, 북중, 북러 각각의 관계는 긴장과 엇갈림으로 엮여 있다”며 북·중·러 3국의 강한 군사 협력 구축 가능성을 낮게 봤다. 북·중·러 협력 확대에 맞서 그는 “미국의 확장억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일본과 한국이 협력하는 게 현실적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대북 억지가 중요한 한국, 중국 억지에 힘을 쏟는 일본이 서로의 이해관계를 조정한다면 미국으로서는 ‘최적화된 억지’가 될 것”이라는 게 그의 해석이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7-07
    • 좋아요
    •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