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진

이경진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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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경진 기자입니다.

lk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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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5~202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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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 특색 반영한 ‘경기형 과학고’ 신규 지정… 2027년 개교 목표”

    “지역 특색을 반영한 ‘경기형 과학고’를 새로 지정할 예정입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2년 전 보수 진영에서는 처음으로 선거를 통해 당선된 경기도교육감이다. 지난달 20일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수원 광교)에서 진행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기지역 과학고 경쟁률이 10 대 1에 달하고 학생 수가 전국의 3분의 1이나 된다”라며 “적어도 3, 4개 정도는 새로 지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로 지정되는 과학고는 학교별로 특성화해야 한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일부 엘리트 학생만을 위한 특권교육을 조장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는 ‘지역 특화’ ‘이공계 인재 양성’이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평소 지역 교육자원을 활용한 미래교육을 강조해 온 임 교육감의 교육철학과도 통한다. 경기도교육청은 다음 달, 20년 만에 과학고 신규 지정을 앞두고 있다. 현재 경기도에 과학 인재를 양성하는 과학고는 의정부에 있는 경기북과학고가 유일하다. 수원에 경기과학고가 있지만 수학·과학 중심 교육에 초점을 맞춘 영재고다. 올해 상반기(1∼6월) 기준으로 경기도 인구는 약 1363만 명. 경기도보다 인구가 적은 △서울(938만 명) △부산(328만 명) △인천(300만 명) △경북(254만 명) △경남(324만 명)에도 과학고는 2곳씩 있다. 과학고 진학을 희망하는 경기지역 학생은 교육 혜택과 진학 선택에 있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토로한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2년이 지났다. 평가와 계획은…. “경기교육의 기본은 학교다. 학교 교육에서 ‘학력 향상’과 ‘기본 인성 함양’의 중요성을 되살리는 시간이었다. 교원 역량 강화와 교육행정 체제도 구축했다. 2년 전 선거 때 ‘경기교육을 바꾸고 새롭게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교육은 기본을 지켜야 하지만, 트렌드에 맞는 교육을 해야 한다. 경기교육을 미래지향적으로 바꿀 생각이다.” ―‘공유학교’ ‘하이러닝’을 추진 중이다. “경기교육의 핵심은 ‘공유학교’ ‘하이러닝’의 두 축이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는데 학교가, 교사들이 모든 걸 다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학교는 기본 인성과 수리·독해·글쓰기·체육 같은 기초 역량에 집중해야 한다. 나머지 필요한 전문성은 학교 밖에서 지역사회와 함께한다. 그것이 공유학교다. 하이러닝은 학습을 도와주는 인공지능(AI) 교수학습 플랫폼이다. AI 학습진단과 개인 맞춤형 콘텐츠 추천도 가능하다. 현재 97%인 2418개 학교가 활용하고 있다.” ―교권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는데…. “수업에 대해서만큼은 교사들에게 절대 권한을 주는 게 맞다. 정당한 교육활동 중에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핫라인과 법률지원단을 통해 기관 차원에서 대응한다. 학교 안 갈등을 해결하는 화해중재단을 운영했는데, 올해 안으로 법제화도 추진한다.” ―과학고 추가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새로 지정되는 과학고는 (기존 과학고와) 똑같은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면 서열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마련한 대안이 지역 특색을 반영한 ‘경기형 과학고’다. 시설과 인력, 기업, 연구소, 대학 등 지역 자원을 활용해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여러 과학 분야를 골고루 잘하는 것도 좋지만 한 분야에 집중하는 특화된 과학고 설립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다. 기존 학교를 과학고로 전환하면 2027년 3월, 신설 과학고는 2030년 개교가 목표다. 학생 선발은 시험이 아닌 학교 추천을 받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 ―대학입시 개혁을 강조했다. “누구나 알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일이다. 지금의 대학입시는 지식, 암기 테스트다. 사고력이나 문제 해결력, 논리력을 테스트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 세상일은 정답이 없는데, 교육은 정답 맞히는 일만 한다. 명문대를 나와도 정답 맞히는 것만 잘하고 상상력을 키우는 토론은 잘 못한다. 대학입시의 중장기 개편을 말하면서도 미세조정만 해왔다. 경기도교육청은 입시 개혁 전담 기구를 만들어 대입제도 개선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현재 ‘수시’를 줄이고 ‘정시’를 늘리는데, 이것은 잘못됐다. 대학에 선발 자율권을 줘야 한다.” ―정부의 의료 개혁으로 현장에선 혼란스러운데…. “중고등학교는 의대 열풍이 더 과열됐다. 2025년 의대 수시 전형에 지난해보다 2배가 넘는 수험생들이 몰렸다고 한다. 정부의 의료체계에 대한 개선이 시급한 시기는 맞다. 의대를 늘리는 것은 우리나라 의료체계 개선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실제 현장에서 개선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게 문제다. 의대 정원 숫자만 늘렸지 뚜렷한 발표도 없다. 정부의 의료개혁도 현장과 충분히 논의하며 속도와 균형을 맞춰야 한다. 장기적 목표가 필요하다. 현재 시점에 맞게 재량권을 주고 장을 열어주면 해결된다.” ―학령인구 감소로 교육 위축에 대한 우려도 있는데….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육재정을 축소하고 교원을 감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학생 수가 줄지만, 과거처럼 양적 교육의 방식, 대량으로 교육하는 과정이 아닌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맞춤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12월 수원에서 유네스코 국제포럼이 열린다. “유네스코는 세계 교육의 미래에 대해 여러 담론을 국제사회와 공유한다. AI 기술이 주도하는 시대의 교육은 어떻게 돼야 하는지, 지역사회 협력 측면에서 교육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지구 환경을 위해 교육이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지 등이다. 경기도교육청도 이 부분을 고민하고 있어 유네스코와 함께 포럼을 마련했다. 올해는 ‘미래를 위한 교육 변혁’이 주제다. 경기교육의 성장과 변화, 현장의 다양한 실천 모습을 유네스코 회원국 교육전문가 1000여 명에게 소개하고, 평가받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이경진 기자 lkj@donga.com}

    • 2024-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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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 경기 스타트업 서밋’에 1만2000명 방문

    인공지능(AI)과 딥테크 스타트업 박람회인 ‘2024 경기 스타트업 서밋’이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27일 막을 내렸다.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과 스페인 사우스서밋이 공동 주관했다. 사우스서밋은 2012년부터 누적 투자액 13조 원에 7개 유니콘기업을 배출한 남부 유럽 지역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박람회다. 이번 행사는 스페인과 인도 등 10개국 253개 스타트업이 참여했고 1만2000여 명이 방문했다. 엔비디아와 아마존웹서비스(AWS),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네이버클라우드 등 글로벌 빅테크가 스타트업과 함께 공동관을 구성하고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해 눈길을 끌었다. 70여 명의 국내외 벤처캐피털(VC)이 현장에서 스타트업들과의 일대일 상담을 통해 530억 원 규모의 상담 성과를 냈다. 또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의 데니스 홍 교수와 엔비디아 수전 마셜 디렉터 등 국내외 83명의 업계 리더가 참여해 54개의 주제 강연과 AI 콘서트를 진행했다. 강성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장은 “앞으로도 경기도는 AI와 로보틱스 등 혁신 기술 분야 스타트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글로벌 진출을 위한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경진 기자 lkj@donga.com}

    • 202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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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체험학습은 어디로?”… 스웨덴 자연 누비는 ‘버스 유치원’

    지난달 22일 오전 9시(현지 시간) 스웨덴 남부 항구도시 말뫼시의 펠루글란 유치원 정문 앞. 특수 제작한 20인용 빨간색 ‘이동식 버스 유치원’ 안에서 5세 어린이 20여 명이 선생님이 읽어주는 책 내용에 귀를 기울였다. “모기가 곤충일까요, 거미가 곤충일까요.” 학생들은 “잘 모르겠어요”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말뫼시에서 운영 중인 버스 유치원은 보육시설을 옮긴 듯 작은 책상과 의자, 서랍과 수납공간, 화장실 등이 마련돼 있다. 주로 숲이나 해변, 박물관 등으로 이동하는 등 체험활동에 이용된다. 펠루글란 유치원에 다니는 자녀를 둔 엘린 씨(43)는 “버스를 통해 도심 여러 공간을 교육적 목적으로 활용하고 모든 아이가 공평하게 좋은 프로그램의 교육을 받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다양한 공간에서 체험하는 현장학습 말뫼시가 버스 유치원을 처음 도입한 건 2018년이다. 말뫼시 195곳의 시립 유치원을 4대의 버스가 1년 내내 돌면서 모든 지역의 아이들이 공평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한다. 보육 교육을 받은 운전사와 3, 4명의 교사가 버스에 함께 탄다. 모하메드 야신 말뫼시 유아교육위원회 의장은 “말뫼는 인구 밀도가 높고 도시화 된 지역”이라며 “자연을 체험하고 환경에 대한 감각을 키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추진했다”고 설명했다.이동식 버스 유치원은 공원과 해변, 박물관, 테마파크 등으로 이동하며 다양한 공간에서 아이들이 여러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예를 들어 공원에서는 곤충, 식물 등의 관찰과 생태학습 등을 진행한다. 해변에서는 모래놀이, 물놀이를 하고 해양 생물들에 대해 배운다. 눈이 올 때는 숲으로 가서 신나게 썰매를 타고 눈싸움도 한다. 린다 알홀름 펠루글란 유치원 원장은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의 확보가 아니라 그 공간을 활용해 아이들이 자유롭게 탐구하고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자연 중심 교육은 아이들의 창의력과 문제 해결 능력, 협동심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준다”고 했다. 학부모들도 시가 운영하는 돌봄 시설에 대한 믿음이 크다. 5세 자녀를 둔 요한 씨는 “아이가 버스를 타기 며칠 전부터 기대를 많이 한다”며 “도시 속에서도 자연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해 신체적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다문화 어린이에게 공평한 교육 기회 제공 말뫼시는 이 프로젝트로 공동체의 복지 증진을 기대한다. 어려운 지역의 아이들에게도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산업도시였던 말뫼시는 2010년 난민과 이민자가 증가해 현재 174개국 출신이 거주하는 다문화 도시로 변모했다. 말뫼시 관계자는 “특정 지역에 거주하는 아이들만이 아닌 모든 지역의 아이들에게 다양한 공간들을 교육 장소로 활용해 양질의 교육을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말뫼시는 모든 시립 유치원이 언어와 다문화 교육을 최우선으로 진행하도록 지침을 두고 있다. 유치원 교사 카린 씨는 “우리 기관에만 시리아 등 20여 개 나라에서 온 아이들이 함께 다니고 있기 때문에 언어와 다문화 교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유치원에서도 프랑스 에펠탑, 미국 자유의 여신상, 이탈리아 피사의 사탑 사진을 보며 각 나라의 문화에 대해 배우고 있었다. 버스 유치원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말뫼시는 버스의 수를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말뫼시 관계자는 “돌봄과 교육의 질을 높이려고 버스 수를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말뫼시는 아이들 안전 문제가 향후 프로젝트 확대의 관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운영 중이던 유치원 버스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놀이 과정에서 아이들이 다치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말뫼시 관계자는 “버스 정비 상태와 운전사의 자격 조건 등을 계속 체크하고 있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교육받을 수 있도록 유치원과 항상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린다 알홀름 펠루글란 유치원 원장 인터뷰…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스스로 탐구하는 기회 제공”“말뫼시는 ‘이동식 버스 유치원’을 통해 다양한 교육의 비전을 보여줬다.”지난달 22일(현지 시간) 스웨덴 말뫼시 펠루글란 유치원에서 만난 린다 알홀름 원장(사진)은 “스웨덴에서 야외 수업의 의미는 공간 활용을 통해 도시 공공 교육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이 프로젝트는 스웨덴의 자율성과 야외 활동을 중시하는 교육 철학에서 시작됐다. 스웨덴 유치원은 각각 커리큘럼을 짤 수 있는데 야외 활동을 하루 한 번 이상 꼭 넣는다고 한다. 알홀름 원장은 “버스 유치원의 기본 원칙은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학습하고 놀이를 통해 스스로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정서적 신체적 발달을 돕는 것”이라며 “숲과 공원, 정원 등의 공간에서 확대경 관찰과 채집 등을 통해 다양한 생명체와 자연 현상을 탐구하고 학습하는 데 중점을 둔다”고 설명했다.다문화 도시인 말뫼시는 소통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야외 수업을 통해 자연스럽게 간극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 알홀름 원장은 “주입식 교육이 아닌 놀이를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협업하면서 여러 감정을 공유하고 언어 장벽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웨덴의 다른 지역에서도 버스 유치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아이들의 자율성과 공동체 의식을 높이기 위해 이동식 버스 유치원 도입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말뫼=이경진 기자 lkj@donga.com}

    • 2024-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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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부 “年 506억 원 경제적 효과”… 일부 환경오염 주장도

    환경부는 댐 건설의 이유로 홍수 피해 예방, 관광 활성화, 생태계 재건 등을 들고 있다. 지역 주민들이 댐 건설에 강하게 반대한 지역 중 상당수가 건설 후 이 같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환경단체들을 중심으로 댐 건설로 인해 녹조 피해가 늘어나는 등 환경오염 문제가 심화됐다는 지적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 두루미도 다시 찾아 환경부에 따르면 2019년부터 운영된 임진강 유역 한탄강댐은 매년 506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홍수조절 등 자연재해 예방에 따른 편익은 물론이고 관광, 시설투자 등 지역에 끼치는 경제적 효과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한탄강댐의 경우 홍수조절 능력도 입증했다. 집중호우 등으로 댐에 역대 최대의 물(1초에 4796m³)이 유입됐던 2020년 8월 들어온 물의 27%만 방류하며 강 하류 수위를 2.2m가량 낮췄다. 댐 건설 과정에서 설치한 오토캠핑장에 지난해에만 약 11만 명이 찾는 등 관광객 유인 효과도 있다. 경기 연천군 인근 군남댐의 경우 임진강 수위를 관리하기 위해 2011년 완공됐다. 건설 과정에서 천연기념물인 두루미의 서식지가 파괴될 것이란 비판이 제기되자 정부는 댐 건설 계획수립 단계부터 환경영향평가 등을 진행하고 대체 서식지 조성 등 두루미 보호 대책을 실시했다. 그 결과 월동을 위해 군남댐을 찾은 두루미 개체 수가 댐 건설 전의 6배가량이 됐다. 2011년 309마리에 불과했던 두루미가 지난해 1870마리까지 늘어난 것이다. 2016년 완공된 경북 김천부항댐은 관광객 유입에 일조하고 있다. 정부는 총사업비 5561억 원 중 502억 원을 지역개발비로 책정하는 등 댐 건설 단계부터 지역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췄다. 정비사업비로 추진된 국내 최고 높이(93m)의 집와이어, 개방형 스카이워크, 국내 최대 규모의 출렁다리(256m)는 주말 평균 4000여 명을 끌어모으며 지역경제에 기여하고 있다.● “녹조 발생” vs “댐 건설 때문 아냐”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댐 건설 지역에 녹조 등 환경오염 문제 등이 발생하고 있다는 반론을 펴고 있다. 녹조는 유해 남조류가 대량 증식하며 물 색깔을 녹색으로 변화시키는 현상이다. 주로 고여 있거나 유속이 느린 물에서 발생하다 보니 댐 건설 피해 주장의 근거로 활용된다. 환경단체들은 “물이 흐르도록 강의 자연성을 회복시키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올해 9월에도 열대야가 발생하는 등 기록적 폭염이 이어지면서 녹조가 발생하는 댐도 증가하고 있다. 녹조를 감시할 수 있는 전국 13개 댐을 관리 중인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9월 첫째 주 기준으로 평년 3, 4개에 불과했던 녹조 발생 댐은 올해 7곳으로 늘었다. 지난달 22일에는 수도권 식수원인 한강 팔당호에 2018년 이후 6년 만에 ‘관심’ 단계 조류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조류경보는 녹조를 일으키는 유해 남조류 세포 수가 물 1mL당 1000개 이상일 때 내려진다. 다만 전문가 중 상당수는 녹조의 직접적 원인이 오폐수 등 오염원의 유입이라고 설명한다. 최근 녹조가 확산된 것도 폭우와 폭염 등 녹조 발생에 더 유리한 조건이 갖춰졌기 때문이란 것이다. 최지용 서울대 그린바이오과학기술원 교수는 “녹조 관리에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유역에서 인과 질소량을 줄이는 것”이라며 “하수처리장의 인 방류 기준을 강화하고 축산·농경지 등 오염원 관리를 하면 녹조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범철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명예교수도 “댐 상류 오염물질 유입을 줄여 인 발생량을 줄이면 녹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연천=이경진 기자 lkj@donga.com김천=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4-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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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성 화재 참사’ 재발 방지…경기도, 안전교육 강화한다

    경기도가 소규모 사업장의 이주노동자 불법 파견 방지 등 안전교육 권고에 나선다. 올해 6월 근로자 23명이 숨지는 등 3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화성시 공장 화재의 재발을 막으려는 조치다.경기도는 “이달 27일까지 전국에서 유해화학물질 취급 업체가 가장 많은 화성시 사업장 676곳 중 영세사업장 587곳을 대상으로 불법 파견 방지와 이주노동자 안전교육 실시를 권고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현행 ‘파견법’에 따르면 제조업의 직접 생산 공정 업무에 대해서는 근로자 파견을 금지하고 있다.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근로자에게 정기적으로 안전교육을 해야 한다. 해당 교육은 근로자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정기교육은 신규 근로자를 채용할 때와 작업 내용을 변경할 때도 받아야 한다.경기도는 파견법에 따른 근로자파견 금지 준수 여부 안내 △이주노동자를 포함한 정기적인 안전교육 실시 준수(정기교육, 작업 내용 변경 시 등) △이주노동자를 위한 외국어 위험표시 및 안내 표지판 설치 협조 △작업절차 교육 및 각종 보호장비 사용법에 대한 교육 △작업장 내 유해 위험 요인 파악, 유해화학물질 유출 등에 따른 긴급 상황 대처 방법 교육 등을 권고할 예정이다.이종돈 경기도 안전관리실장은 “리튬공장 등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업체에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이주노동자의 언어 소통 문제 등으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한 일터 조성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이경진 기자 lkj@donga.com}

    • 2024-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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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도 ‘제3판교테크노밸리 선도기업’ 30일부터 모집

    경기 성남시 제3판교테크노밸리가 첨단산업 분야의 새로운 기술 혁신 거점으로 조성된다. 경기도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제3판교테크노밸리에 첨단산업 분야 선도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30일 모집 공고를 낸다고 11일 밝혔다. 공모 대상 자족시설용지는 △6168㎡(약1869평) △5696㎡(약1726평) 등 2필지로 첨단산업 관련 선도기업이 신청할 수 있다. 공모는 사업계획서를 평가해 우수한 기업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평가항목은 △시장점유율 △재무 능력 △재원 조달 능력 △공공 기여 방안 등이 포함된다. 공급가격(감정가격)은 ㎡당 910만 원 내외다.도는 부동산 시세차익을 차단하기 위해 건축물 소유권 보존등기일로부터 5년 내외의 지정용도 사용 의무 기간과 전매와 제3자 양도 금지 기간을 설정하고 주용도 사용면적의 50% 이상을 5년간 직접(자가) 사용하도록 했다.기업들의 반응은 뜨겁다. 이날 판교 글로벌비즈센터에서 열린 자족시설용지 공급 설명회에는 LG이노텍과 DB글로벌칩, HD현대, LX세미콘, 대덕, 삼양사, KG모빌리티, 현대위아 등 114개 기업이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제3판교테크노밸리는 성남금토공공주택지구 내 7만3000㎡(약2만2121평) 부지에 사업비 1조7000억 원을 들여 연면적 50만㎡ 규모의 민관 통합 지식산업센터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2025년 말 착공할 예정이다.제1·2 판교 테크노밸리는 연 매출액이 168조 원(2022년 말 기준)으로 부산과 인천의 지역내총생산(GRDP) 104조 원을 능가하는 글로벌 연구개발(R&D) 특구다. 김동연 지사는 올해 1월 제3판교테크노밸리 청사진을 사는 곳에서 일하고 즐기고 배울 수 있는(직주락학·職住樂學) ‘스타트업 천국’으로 제시하며 글로벌 선도기업과 대학교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박현석 경기도 도시정책과장은 “제3판교테크노밸리는 시스템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글로벌 리더 기업들과 대학, 연구소들이 함께하는 혁신 클러스터로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이경진 기자 lkj@donga.com}

    • 2024-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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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권재 경기 오산시장 美서 ‘투자유치 세일즈’

    “오산시는 경기 남부 반도체 클러스터의 중심에 있습니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특화 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이권재 경기 오산시장은 9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 있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 투자설명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AMAT는 세계 1위 미국 반도체 장비 기업이다.이 시장은 세교3지구 공공주택지구 예정지 인근에 구상 중인 100만㎡(약 30만3030평) 규모의 첨단테크노밸리 조성에 관해 설명했다.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와 인접해 있고, 인근 가장1·2·세마산단 등에는 램리서치매뉴팩처링과 엘오티베큠, 필옵틱스 등 60여개 반도체 기업이 입주해 있다.이 시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 등 주요 반도체 기업 접근성과 4차산업 관련 연구 인력 확보를 위한 대학과의 연계성도 설명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조 폰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대외협력최고책임자는 “오산시가 반도체 산업 기업들에 제공할 흥미로운 기회를 소개해 줬다”고 화답했다.이경진 기자 lkj@donga.com}

    • 2024-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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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받고 성매매 후기 올린 ‘검은 부엉이’ 검거… 영상 1929개 압수

    성매매 업주로부터 의뢰를 받아 성매매 장면을 촬영한 뒤 후기를 올려 업계에선 ‘작가’라고 불리는 이른바 ‘검은 부엉이’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성매매 알선 등 처벌법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위반 혐의로 30대 A 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A 씨는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 강남 등 수도권 업소 수백 곳에서 성매매한 뒤 해당 장면을 촬영해 성매매 광고 사이트에 후기 형식으로 올리는 대가로 업주들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업주들은 마치 인플루언서에게 제품 리뷰를 부탁하는 것처럼 A 씨에게 건당 10만∼40만 원을 주고 업소와 성매매 여성에 대한 후기를 부탁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경찰은 성매매 여성의 사진 등 프로필을 제작·편집한 전문 광고대행업자 7명과 성매매 업주 8명, 성매매를 한 여성 4명도 입건해 이 가운데 5명을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A 씨가 수천만 원에 달하는 카메라 렌즈와 전문가용 카메라 27대, 조명 등을 이용해 성매매 영상을 직접 촬영한 것으로 파악했다. 그는 카메라 관련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렌즈 개발업체의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압수수색 당시 A 씨 컴퓨터에서 5TB(테라바이트)에 달하는 1929개 성관계 영상이 발견됐다고 한다. A 씨는 자신과 상대 여성의 얼굴을 모자이크해 성매매 사이트에 후기와 함께 ‘움짤’(움직이는 짧은 영상) 형태로 게재했다. 성매매 여성들 역시 이 같은 내용을 미리 전달받고 촬영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올해 초 성매매 업소 단속 도중 업주로부터 “성매매 후기 전문 작가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검은 부엉이를 피의자로 특정해 붙잡았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비를 벌기 위해 범행했다”며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 등이 거둬들인 범죄이익 12억5000여만 원에 대해서도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 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성관계 동영상 원본도 모두 압수해 자칫 영상이 유포돼 피해자가 양산될 위험을 사전에 차단했다”고 말했다.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 2024-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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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혜경, ‘법카 유용 의혹’ 檢 진술 거부… 2시간만에 귀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부인 김혜경 씨(사진)가 5일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검사 허훈)는 5일 오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김 씨를 불러 조사했다. 김 씨는 비공개로 출석할 예정이었지만, 민주당이 조사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김 씨는 취재진 질문에 답을 하지 않은 채 청사로 들어갔다. 검찰 조사에서 김 씨는 진술을 거부했고, 약 2시간 만에 귀가했다. 김 씨의 변호인인 김칠준 변호사(법무법인 다산)는 “(미리) 결론을 정해놓고 하는 형식적인 수사라고 생각해 전면적으로 진술을 거부했다”고 했다. 김 씨는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이던 시절 수행비서였던 배모 씨가 초밥, 샌드위치, 과일 등 개인 음식값 등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검찰은 법인카드 사용 내역 가운데 2021년 8월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민주당 관계자 등 6명의 식사비 10만4000원을 결제한 것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배 씨를 재판에 넘겼고, 김 씨도 2022년 9월 7일 비공개로 조사한 뒤 올해 2월 공범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공직선거법상 금지된 ‘기부 행위’를 했다고 본 것. 배 씨는 항소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다. 김 씨의 1심 선고는 지난달 13일 예정됐다가 변론 재개로 연기됐다. 이후 검찰은 이 대표 부부의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도 계속 수사해왔고, 올 7월 4일 부부에게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민주당 관계자 등과의 식사비 10만4000원 외에 경기도 예산을 사적으로 쓴 다른 부분을 조사하기 위해서다. 이 대표 측은 지난달 23일 “민주당 전당대회(8월 18일)가 끝나고 출석하겠다”는 의견서를 검찰에 냈지만, 이후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야당 대표로 모자라 배우자까지 추석 밥상머리에 제물로 올리려는 정치검찰의 막장 행태”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살아있는 권력 김건희 여사의 범죄 혐의는 터럭 하나 건드리지 않으면서 ‘방문 조사’ 나가 휴대전화까지 제출한 검찰”이라며 “야당 대표는 물론이고 배우자까지 먼지 한 올마저 털어댈 기세이니 ‘정치 검찰’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사실과 다른 허위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수원지검은 “7월 4일부터 8월 2일까지 3회에 걸쳐 김 씨에게 출석을 요청하는 한편, 김 씨의 변호인과 조사 일정을 협의했으나 최초 출석 요청일로부터 50일 이상 경과하기까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사가 지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8월 26일 서면조사로 대체하겠다는 의사를 김 씨의 변호인에게 통보했으나 변호인은 이를 거부하고 ‘9월 5일 출석해 조사를 받겠다’는 의사를 밝혀 출석 일자를 직접 선택했다”고 반박했다. 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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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9 이송, 절반밖에 못받아… 중증외상환자는 수용 불가”

    “응급환자 수용이 혹시 가능한가요?” 2일 오후 9시 서울 성동구 한양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권역센터). 이날 야간 당직인 응급의학과 고벽성 교수의 휴대전화는 5, 10분마다 울렸다. 응급환자를 받을 수 있는지 묻는 다른 병원 관계자와 119 구급대원의 전화였다. 고 교수는 다른 병원 관계자 전화에는 미안한 말투로 “병원 간 전원은 어렵다”며 예외없이 거절했다. 119 구급대원 전화에도 상태가 중증인 절반 정도만 “환자를 보내라”고 했다.한양대병원은 서울 동남권 권역센터다. 권역 내 응급환자의 최종 치료를 담당한다는 명칭이 무색하게 이날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는 ‘응급실 인력 부족으로 중증외상환자 수용 불가’, ‘전원의 경우 기존 환자 외 모든 환자 수용 불가’ 등 각종 제한 메시지가 가득했다. 이 같은 진료 제한은 올 2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8명이 병원을 떠나며 시작됐다. 연수까지 겹치며 20명이던 의사가 11명으로 반토막 났고 결국 5, 6명이 서던 당직을 2명이 서야 하는 상황이 됐다. 7월부터 진료지원(PA) 간호사를 투입하긴 했지만 의사가 부족하다 보니 병상도 33개에서 20개로 줄였다. 환자를 받기 어려운 이유 중에는 응급 처치 후 진료를 담당할 배후 필수과 의료진이 부족하다는 것도 있다. 고 교수는 “예전에는 신경외과나 흉부외과 당직 의사가 마취과의 도움을 받아 응급수술을 했다. 지금은 어디나 의사가 없어 수술이 어렵다 보니 무턱대고 환자를 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병원의 경우 최근 호흡기내과, 췌장담도암센터 교수 등 필수과 의사들이 잇따라 사직한 탓에 기존 입원 및 외래 환자 진료 외에는 응급환자를 수용할 여력이 거의 없는 상황이 됐다. 정부는 3일에도 “전체 응급실 409곳 중 99%인 406곳이 24시간 운영을 하고 있다”며 “응급의료 붕괴에 이르는 상황까지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의사들은 한양대병원처럼 문을 닫진 않았지만 응급환자 진료를 제대로 할 수 없는 병원이 상당수라고 지적한다. 역시 권역센터인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의 경우 3일 응급실 문 앞에 ‘한시적 축소 운영’ 안내문을 붙였다. ‘5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전 7시∼금요일 오전 7시에는 심정지 환자만 수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병원은 이미 매주 수, 토요일 오전 7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소아응급 환자를 받지 않고 있다. 이날 오후 2시경 아주대병원 응급실 앞에서 만난 이모 씨(38)는 “맹장이 터져서 잘 걷지도 못하는 상태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를 병원이 중증이 아니라며 돌려보내는 모습을 봤다. 정말 심각하다”고 말했다. 아주대병원 응급실에는 당초 14명의 전문의가 근무했으나 이 중 3명이 병원을 떠났고 4명이 추가로 사직 의사를 밝힌 상태다.진료 중단을 선언하는 병원도 늘고 있다. 건국대 충주병원과 강원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이 주말 또는 야간 응급실 운영을 중단한 데 이어 이대목동병원도 매주 수요일 야간 응급실 신규 환자 진료를 중단하기로 했다. 뇌경색-가스중독 환자 밀려오는데…“심정지만 수용” “신규 안받아”‘최후 보루’ 권역응급센터도 한계응급실 문은 열었지만 진료 제한… 중증 환자들 골든타임 놓칠 우려의사들 “응급환자 대형병원 몰려와… 언제까지 버틸수 있을지 모르겠다”정부에 따르면 3일 현재 제한적으로 운영되는 병원은 주말 또는 야간 진료를 중단한 강원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건국대 충주병원과 매주 수요일 신규 환자 야간진료를 중단한 이대목동병원 등 4곳이다. 하지만 의료계와 구급대원 사이에선 “대형병원 응급실 상당수가 문은 열었지만 진료를 대폭 축소해 응급환자가 갈 곳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일보 기자는 대형병원 응급실의 현재 상황을 전달하기 위해 병원 측에 허락을 얻어 2일 오후 8시부터 3일 오전 2시 반까지 서울 성동구 한양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권역센터) 야간 진료 상황을 취재했다.● 권역센터로 몰려드는 응급환자들 일반 병원들이 문을 닫은 2일 오후 8시경 한양대병원 권역센터에는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쓰러진 20대 여성이 구급차에 실려 왔다. 환자를 이송한 구급대원은 응급의학과 고벽성 교수에게 “발견 당시 혈중 일산화탄소 헤모글로빈 수치가 42%까지 올랐다”고 했다. 이 수치는 5% 이하가 일반적이며 50% 이상이면 혼수 및 치사 상태가 된다. 고 교수는 여성이 노출된 가스 종류 등을 확인한 뒤 “고압산소 치료를 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현재 서울에서 야간에 일산화탄소 중독 환자를 고압산소 치료할 수 있는 곳은 한양대병원 1곳뿐이다. 의료공백 전에는 다른 병원 응급실 2곳에서도 가능했지만 의료진 부족으로 최근 어려워졌다고 했다. 이날도 가스 중독이나 뇌경색 등 꼭 수용해야만 하는 환자를 우선 받다 보니 상당수의 이송 요청은 거절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었다. 고 교수는 “그나마 우리 병원은 당직 의사가 2명이라 한 명이 중증환자를 돌보는 동안 다른 환자를 맡을 수 있는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솔직히 모르겠다”고 했다. 응급실을 제한적으로 운영하는 병원이 늘면서 ‘최후의 보루’인 권역센터 문을 두드리는 환자는 갈수록 늘고 있다. 이날 오후 11시경에는 용산소방서 구급대가 “계단에서 떨어져 머리를 다친 20대 환자를 받아 주는 병원이 없다”며 이송을 요청했다. 고 교수가 “받겠다”고 하자마자 이번에는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70대 환자가 광진소방서 구급차에 실려 왔다. 구급대 중에는 “전화로는 안 받아 준다”며 일단 밀고 들어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고 교수는 “2차 병원 응급실에서 진료가 가능한 환자들이 ‘받아 주는 곳이 없다’며 3차 병원(상급종합병원) 응급실로 밀려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중증환자 처치가 어려워진다”며 발을 굴렀다.● 진료 제한 늘어나는 권역센터 의료계에선 한양대병원 같은 권역센터에서 진료 제한이 늘어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양대병원의 경우 3일 오후 7시 기준으로 중증외상환자 수용 불가, 정신과·안과·정형외과 진료 필요 환자 수용 불가 등 9개의 제한 메시지를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올려 놓은 상태다. 전국에 44곳뿐인 권역센터는 해당 권역 내 최종 치료기관인 만큼 여기서 수용이 거절된 중증환자는 ‘골든타임’을 놓칠 가능성이 커진다. 역시 권역센터로 서울 서남권을 책임진 이대목동병원 응급실은 이달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 반까지 신규 환자를 안 받기로 했다. 권역센터인 아주대병원 응급실도 매주 목요일 오전 7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는 “심정지 환자만 받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군의관, 공중보건의사(공보의), 진료지원(PA) 간호사를 투입해 공백을 메우고 고비를 넘기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권역센터에 투입된 한 PA 간호사는 “동맥혈 채혈, 비위관(콧줄) 삽입 등 전공의들이 하던 업무를 맡고 있지만 갈수록 먼 지역에서 환자들이 몰려오고 있다. 의료진 모두 한계를 느낀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 2024-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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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후화된 소각장이 친환경 스키장으로

    15일(현지 시간)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시청에서 남동쪽으로 3km 떨어진 아마게르 지역. 국토 대부분이 평지인 코펜하겐에 우뚝 솟은 굴뚝이 눈에 띄었다. 언뜻 새로 지은 공장 같아 보였지만 가까이 다가가자 슬로프와 산책 코스, 클라이밍 벽 등이 있는 종합 레저스포츠 시설에 온 것 같았다. 연간 방문객만 5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 건물은 자원회수시설(폐기물 소각장 겸 열병합발전소) ‘아마게르 바케’다. 거대한 미끄럼틀을 닮은 언덕 모양 때문에 일명 ‘코펜힐’(코펜하겐의 언덕)로 불린다. 야코브 시몬센 아마게르 바케 운영사(ARC) 대표는 “아마게르 바케는 친환경 폐기물 소각 발전소의 역할뿐만 아니라 다양한 레저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됐다”고 말했다.● 소각장에 스키장, 암벽장, 카페 조성 코펜하겐시는 2017년 폐기물 관리와 에너지 생산,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연면적 4만1000㎡(약 1만2400평) 규모의 아마게르 바케를 조성했다. 준공 40년이 지나 노후화된 소각장을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인 다목적 시설로 재편한 것이다. 코펜하겐시 관계자는 “악취와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낡은 소각장을 대체해야 한다는 주민들의 의견이 많았다”며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소각장을 첨단시설로 만들고 외부는 시민들이 많이 찾는 레저시설로 꾸며 지역의 랜드마크가 됐다”고 설명했다. 아마게르 바케의 건물 높이는 85m로 스키장의 총 길이는 450m다. 최고 경사도(45%)를 포함해 4개의 슬로프 코스가 있는데 초급자부터 상급자까지 실력에 맞춰 스키를 즐길 수 있다. 이날도 수십 명의 시민들이 스키를 타며 즐거운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인근 주민 루카스 씨는 “스키를 한 번 타려면 스웨덴까지 3시간을 이동해야 했다”며 “아마게르 바케 덕분에 눈과 상관없이 사계절 내내 무료로 스키를 탈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스키 슬로프 옆 건물 꼭대기 공원과 지상을 연결하는 산책로를 뛰거나 걷는 주민들도 적지 않았다. 이 건물 벽면에는 높이 85m, 너비 10m의 세계 최대 규모 인공 암벽장을 만들어 클라이밍을 즐길 수도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2층 정상에 가면 전망대와 커피숍이 있는데 코펜하겐시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코펜하겐에 사는 이다 씨는 “날씨가 좋은 날에는 코펜하겐은 물론이고 스웨덴 말뫼까지 구경할 수 있다”며 “답답하고 머리를 식히기 위해 자주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첨단시설로 오염물질 배출 ‘제로’ 아마게르 바케는 덴마크의 세계적 건축가 뱌르케 잉엘스가 설계했다. 아마게르자원센터가 2010년 흉물스러워진 기존의 발전소를 대신할 새 건물 디자인을 공모할 당시 전 세계에서 36개 설계사가 참여했다. 뱌르케잉엘스그룹(BIG)은 발전소 여러 동을 키 순서로 이어 붙이고 그 위에 스키 슬로프를 얹어 시민들에게 공간을 개방하겠다는 설계안을 제시해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아마게르 바케는 2021년 세계건축축제(WAF)에서 선정한 ‘올해의 세계 건축물’에 선정되기도 했다. BIG의 파트너 건축가 브라이언 양 씨는 “국토 대부분이 평지인 덴마크의 지리적 특성을 역으로 착안해 코펜하겐에 산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지속가능성에 중점을 뒀다”며 “소각장이란 기피 시설을 사람들이 가고 싶고, 찾고 싶은 활동적인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이 통했다”고 설명했다. 오염물질 관리 시스템도 우수 사례로 꼽힌다. 소각 과정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의 경우 평균 배출량이 ㎥당 14.65mg에 불과하다. 이는 유럽연합(EU)의 최대 허용치인 400mg의 약 3.66% 수준이다. 시몬센 대표는 “이곳은 지리적으로 덴마크 왕족이 사는 아말리엔보르 성에서 2km 거리로 가까운 데다 인근에 458가구가 살고 있어 오염 문제가 발생하면 안 된다”며 “코펜하겐시가 2025년까지 세계 최초로 ‘탄소 제로 도시’가 되겠다는 목표를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게르 바케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하루 평균 5∼25t 트럭 250∼300대가 소각장을 오가며 1500t 정도의 폐기물을 배출한다. ARC 관계자는 “연평균 63만 t의 폐기물로 15만여 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을 만들고, 8만여 가구에 지역 난방열을 공급한다”고 말했다. 아마게르 바케는 소각 과정에서 생산된 열과 전력을 인근 지역에 판매해 연간 300억 원 규모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다만 일부 시민단체들은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발암물질인 다이옥신 등이 장기적으로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ARC 관계자는 “시민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제기되는 문제의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코펜하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 2024-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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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주 토요일, 경기평화광장서 공연 즐기세요”

    경기도가 의정부 북부청사 경기평화광장에서 문화예술 공연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도는 31일부터 10월 26일까지 8회에 걸쳐 ‘경기도 문화예술 공연 평화오아시스’를 진행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공연은 도민에게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예술인들의 활동을 돕기 위해 마련했다. 경기 북부 시군별 대표 예술인 24팀이 참여할 예정으로 △어쿠스틱 밴드 공연 △재즈 사운드 △오케스트라 연주 △현대무용 △국악 비보잉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공연은 매주 토요일(추석 연휴 제외) 오후 4시부터 6시까지다. 사전 예약 없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평화광장에서는 야외영화상영과 도민마켓 등 다양한 행사도 진행한다. 변상기 경기도 행정관리담당관은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예술인과 도민 간의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경기평화광장 누리집(www.gg.go.kr/mn/peaceplaza)을 확인하면 된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 2024-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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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성 아파트단지 물놀이장서 8세 여아 의식불명

    경기 화성시의 한 아파트단지 물놀이장에서 여덟 살 어린이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물놀이장엔 4명의 안전요원이 배치됐지만 사고를 막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46분경 화성시 목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 설치된 물놀이 시설에서 A 양이 의식을 잃은 채 물 위에 떠 있는 것을 주민이 목격해 신고했다. A 양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A 양은 병원에서 심장이 다시 뛰어 혈액이 도는 ‘자발적순환회복(ROSC)’ 상태가 됐지만 여전히 의식이 없고 혈압이 낮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날 보호자와 함께 아파트 물놀이 시설에 간 A 양은 수심 40∼50cm 높이의 풀에서 수십 명의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를 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목격자는 “아이가 물놀이시설 미끄럼틀을 타다가 시멘트 바닥으로 잘못 떨어져 사고가 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물놀이 시설은 아파트 관리사무소 주관으로 외부 업체를 통해 24, 25일 이틀간 오전 9시 반부터 오후 4시 반까지 설치해 운영했다. 현장에는 안전요원 4명도 있었다. 경찰은 물놀이시설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물놀이 시설 운영 주체와 안전요원을 대상으로 안전조치를 제대로 했는지 등을 살펴볼 것”이라며 “업체의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 적용 여부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화성=이경진 기자 lkj@donga.com}

    • 202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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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도, 추석 앞두고 中企에 200억 저리 지원

    경기도가 추석 명절을 앞두고 기업의 경영 안정을 위해 총 200억 원을 지원한다. 경기도는 ‘2024년도 추석절 특별경영자금’을 운영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지원은 추석 전후로 발생하는 기업의 일시적 자금난 해소를 통해 일자리 안정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마련했다. 지원 대상은 ‘중소기업기본법 제2조’에 따른 도내 중소기업이다. 도는 기업 1곳당 최대 5억 원을 지원한다. 대출 금리도 경기도 이차(利差) 보전 지원을 통해 은행 금리보다 2%포인트 낮게 이용할 수 있다. 기존 운전자금 지원 여부와 상관없이 별도로 지원한다. 운영 기간은 26일부터 다음 달 말까지다. 다만 200억 원이 소진되면 지원이 조기 종료될 수 있다. 지원을 희망하는 도내 중소기업은 경기신용보증재단 26개 지점과 4개 출장소를 방문하거나 지머니 시스템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허승범 경기도 경제실장은 “내수 부진과 고금리 기조의 영향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도내 중소기업들이 추석을 앞두고 자금난이 더욱 악화되지 않도록 유동성 위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 202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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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성 아파트단지 물놀이장서 8세 어린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

    경기 화성시의 한 아파트단지 물놀이장에서 여덟 살 어린이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물놀이장엔 4명의 안전요원이 배치됐지만 사고를 막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25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46분경 화성시 목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 설치된 물놀이 시설에서 A 양이 의식을 잃은 채 물 위에 떠 있는 것을 주민이 목격해 신고했다. A 양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A 양은 병원에서 심장이 다시 뛰어 혈액이 도는 ‘자발적순환회복’(ROSC) 상태가 됐지만 여전히 의식이 없고 혈압이 낮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경찰 조사 결과 이날 보호자와 함께 아파트 물놀이 시설에 간 A 양은 수심 40~50㎝ 높이의 풀에서 수십 명의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목격자는 “아이가 물놀이시설 미끄럼틀을 타다가 시멘트 바닥으로 잘못 떨어져 사고가 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이 물놀이 시설은 아파트 관리사무소 주관으로 외부 업체를 통해 24, 25일 이틀간 오전 9시 반부터 오후 4시반까지 설치해 운영했다. 현장에는 안전요원 4명도 있었다. 경찰은 물놀이시설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물놀이 시설 운영 주체와 안전요원을 대상으로 안전조치를 제대로 했는지 등을 살펴볼 것“이라며 ”업체의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 적용 여부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화성=이경진 기자 lkj@donga.com}

    • 2024-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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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페가 경로당-독서실 역할… 복지 공간 절실”

    “주민 중심의 생활 환경을 조성하는 공간 복지가 실현돼야 합니다.” 김세용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은 22일 경기 수원시 GH 본사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공간 불평등을 넘어 공공 공간에서 다양한 혜택을 누리며 삶의 질을 높이는 게 진정한 의미의 공간복지”라며 이같이 말했다. 공간복지란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도서관, 경로당, 체육관 등 생활 편의시설을 갖춰 주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공간복지가 더 중요해진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나라 국민 1명당 커피 소비량은 연간 500잔을 넘어선 지 오래다. 인구당 스타벅스 매장 수도 세계 최상위권이다. 그러나 커피숍이 많은 이유가 커피 사랑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낮에 커피숍에 있는 청년 중 절반은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이란 보도도 있다. 어르신 중에서도 커피숍에서 시간을 보내는 분이 적지 않다. 커피숍이 독서실, 경로당 역할까지 하는 것이다. 특히 낡은 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이 몰려 있는 ‘빌라촌’은 공용 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주거복지의 사각지대나 다름없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방치된 유휴 공간을 활용해야 한다.” ―공간복지를 핵심 비전으로 제시했다. 임기 절반이 지났는데 성과는…. “GH의 공간복지 1호 사업인 ‘동두천 아동 돌봄센터’가 다음 달 완공된다. 방치된 빈집을 주거복지 사각지대 아동을 위한 돌봄 공간과 북카페 등으로 활용한다. 또 450채의 임대주택을 사들이거나 리모델링해서 주민에게 필요한 공간복지 시설로 전환하는 ‘마을형 공간복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남교산과 고양창릉 등 3기 신도시에 공간복지시설 계획 기준을 만들어 적극 반영할 예정이다.” ―더 나은 공간복지를 구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동안 지방자치단체에서 공공시설을 조성할 때 큰 시설을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이제 달라졌다. 생활 밀착형 공간복지에 대한 인식을 확대해야 한다. 지자체부터 경로당과 독서실, 보육시설 등 기본적 생활 인프라 공간을 조성할 때 설계 단계부터 이용자들이 실용성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세대와 계층이 공간복지를 지역사회 기반으로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하는 내용의 ‘공간복지기본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의 참여도 중요할 것 같은데…. “시민 참여와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우선 임대주택 내 낡고 오래되고 이용이 적은 관리 공간을 새롭게 꾸미는 공간복지 환경개선 사업을 추진할 생각이다. GH가 지은 임대주택 중 10년 차 이상 3개 단지(2333가구)와 10년 차 미만 7개 단지(9103가구)가 대상인데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할 예정이다. 또 단순히 집을 짓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사후 관리까지도 책임지기 위해 ‘타운 매니저’를 아파트 단지에 투입해 계속 주민들과 소통할 것이다. 올해 ‘공간복지 청년 설계공모전’을 통해 청년들과 공간복지에 대해 함께 고민하면서 새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끌어냈다.” ―공간복지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공간 복합화 전략을 쓰려고 한다. 예를 들어 의정부3동 우체국 부지를 활용해서 저층부는 우체국, 상층부는 공공임대주택으로 개발하는 방식으로 공간 복합화를 추진해 시설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1인 가구 등 가구별 주거 공간에 대한 수요가 다르기 때문에 탄력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베이비붐 세대를 위해 주거·의료·일자리·여가가 공존하는 공간을 만들고,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맞는 교육·여가·청년 지원시설 공유 공간을 조성하는 등 맞춤형 공간복지를 시도하겠다.” ―민간 기업과 공간복지 가치를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 “공간복지가 사회 전체적으로 확대되기를 바라고 있다. 공간복지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누구와도 함께 추진하고 싶다. 대기업과 건설업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문화 콘텐츠 기업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공간복지 조성에 협업할 수 있다. 공간복지의 개념과 관련해 이론적으로도 더 공고히 할 필요성도 느낀다. 개념을 정립하고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 힘쓰겠다.” 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 2024-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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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도, 버스기사 운행습관 앱으로 기록한다

    경기도는 시민들의 더 빠르고 편리한 버스 이용을 위해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종합관리 방안’을 마련했다고 11일 밝혔다. 도는 1월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도입 이후 승객 이용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안전 △친절 △편리 △쾌적 등 4가지에 중점을 뒀다. 도는 우선 안전한 버스 운행을 위해 운수종사자를 대상으로 위험 운전 행동 측정과 피드백 기능이 있는 ‘버스 안전 운행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다. 운전자의 운전 습관을 기록할 수 있는 앱으로 운전 습관 관리와 우수 운수 종사자 인센티브 지급 등을 통해 교통사고와 보험료를 줄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노선별 버스 안전관리 실태를 체계적으로 평가해 등급과 점수를 시민에게 공개하는 ‘서비스 안전 등급 공시제도’도 도입한다. 친절 기사 인증제를 통한 우수 업체·종사자 인센티브 지급 등을 통해 무정차와 불친절, 난폭운전, 배차간격 민원 등 시내버스 4대 핵심 민원 근절에 힘쓰겠다는 것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과 철도 연장 등 변화하는 교통 여건에 따라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등 체계적 노선 개편을 정기화해 버스 운행의 정시성과 신뢰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도와 경기교통공사 합동 청결 검사를 해 버스 냉방장치 등 주요 악취 발생시설 소독 강화, 친환경 버스 보급 확대 등 버스 기반 시설을 개선한다. 남상은 경기도 교통국장은 “시내버스 공공관리제는 기존 준공영제의 단점을 보완해 재정 부담은 최소화하고 버스 서비스 질을 개선하는 도의 핵심 교통정책”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는 올해 시내버스 1200대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경기도 전체 시내버스 6000대를 공공관리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 2024-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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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쯔양’ 협박-돈 갈취 방조 혐의… 카라큘라-前남친 변호사 영장

    수원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천대원)는 30일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을 공갈한 혐의 등으로 유튜버 카라큘라(본명 이세욱)와 변호사 최모 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카라큘라는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이 쯔양의 과거사를 빌미로 협박하고 금전을 요구한 범죄 행위를 방조한 혐의를 받는다. 또 구제역과 공모해 ‘아프리카TV 코인게이트’ 핵심 관계자에게 ‘특정 방송사 보도를 해결해 주겠다’며 돈을 갈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쯔양 전 연인의 법률대리인이었던 최 씨는 쯔양을 협박해 2300만 원을 갈취하고, 구제역에게 쯔양의 사생활 정보를 넘겨 돈을 받아내는 행위를 방조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앞서 쯔양은 “(자신의 과거를 알고 있는) 최 변호사의 보복이 두려워 고문 계약을 체결하고 2300만 원을 지급했다”고 주장한 뒤 최 변호사를 검찰에 고소했다. 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 2024-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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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카로 10만원 식사제공’ 김혜경 내달 13일 1심 선고

    검찰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부인 김혜경 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구형했다. 1심 선고 공판은 8월 13일이다. 25일 수원지법 형사13부(재판장 박정호) 심리로 열린 김 씨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이 배우자인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를 대선 후보로 당선되게 하기 위해 전현직 국회의원의 배우자들을 매수하려 한 사건”이라며 “죄질이 중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에 김 씨는 “남편이 압수수색도 당했고 구속되는 일도 있었다”며 “‘꼬투리 잡히지 말아야지’ ‘다른 사람은 돼도 우리는 안 된다’는 말을 남편과도 했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김 씨는 이 전 대표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한 후인 2021년 8월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경기도 법인카드로 민주당 전현직 의원 배우자 3명과 자신의 운전기사, 수행원 등 3명에게 10만4000원 상당의 음식을 제공한 혐의(기부 행위)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 202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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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도지사 직속 ‘미래위원회’ 위원 모집

    경기도가 혁신적 미래 설계를 위한 도지사 직속 위원회를 만든다. 경기도는 사회 각 분야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굴해 정책으로 실현할 수 있는 ‘미래위원회’를 구성한다고 24일 밝혔다. 미래위원회는 도의 미래 모습을 상상하며 정책을 설계하고, 기획한 내용을 실무부서와 협력해 실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일부 시범사업 성격을 가진 실험적 프로젝트도 기획한다. 미래위원회는 월 2회 정도 정기 회의를 갖고 브레인스토밍 방식으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며 창의적 정책을 발굴할 예정이다. 김동연 경기지사도 월 1회 직접 회의에 참석한다. 나이와 성별, 직업, 거주지 제한은 없으며 마음과 생각이 젊은 사람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도는 지원 신청서 등 서류심사를 통해 25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접수 기간은 다음 달 13일까지다. 자세한 공모 사항은 경기도 누리집(www.gg.go.kr)과 경기도의 소리(www.vog.gg.go.kr)에서 확인하면 된다. 김성원 경기도 기회전략담당관은 “도가 위원을 지정해 참여에 제한이 있었던 기존 위원회와 달리 공개모집을 통해 혁신적 아이디어를 가진 분들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넓혔다”고 말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 202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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