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김상훈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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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상훈 기자입니다.

corekim@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건강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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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속 8km 성큼성큼… “당뇨도 요통도 따돌려요”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50·여)는 2008년 파워 워킹을 시작했다. 파워 워킹은 일반 걷기보다 빠르다. 시속 6∼8km나 된다. 열량 소모량이 크고 심폐 지구력 강화에 좋다. 김 교수는 환자 진료를 도울 목적으로 걷기를 시작했다. 당시 김 교수는 막 문을 연 치매클리닉을 맡았다.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환자가 꽤 있었다. 김 교수가 내린 처방은 ‘걷기’였다. 많이 걸으면 인지 기능이 좋아지고 보행 불안정도 개선된다. 근육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뇌신경을 보호한다. 치매가 악화되는 것을 늦출 수도 있다. 김 교수는 그런 환자들에게 운동을 권했다. 하지만 실천하지 않는 환자도 많았다. 그들에게 “한강 둔치에서 만나자”고 했다. 평일 밤 혹은 주말에 한강 둔치에 나가 환자들과 걸었다. 걷기의 운동 효과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주치의의 모습이 환자를 자극한다고 믿었다. 그렇게 해서 김 교수의 걷기 운동이 시작됐다. 이후 강도를 높여 파워 워킹으로 ‘업그레이드’했고 14년 동안 이어오고 있다. ○ 환자 진료 목적으로 파워 워킹 시작 김 교수는 운동을 싫어하지는 않았다. 고교 때까지는 태권도를 배웠고 공인2단 자격증도 땄다. 고2 때 대학입시 공부를 하느라 태권도를 중단했다. 이후 체중이 급격하게 불었다. 대학에 진학한 후 다시 운동을 했다. 그때 택한 종목은 수영이었다. 꽤 오래 했다. 출산 후에도 수영을 하면서 체중을 조절했다. 그러다가 개인적 이유로 수영을 중단하게 됐다. 2008년 환자들과 걷기 시작하면서 다시 운동을 시작한 셈이다. 주말과 휴일에는 오전에 한강 둔치로 나가 걸었다. 환자들을 만나는 날도 있었지만 혼자 걷는 날도 많았다. 평일에는 밀린 병원 업무, 늦은 진료, 약속 등의 이유로 오후에 운동할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지속적이고 규칙적으로 운동할 방법이 없을까, 이런 고민을 하다 운동 시간을 저녁에서 새벽으로 바꿨다. 이후 일주일에 최소한 4회 이상은 파워 워킹을 꾸준히 하고 있다. 장대비가 퍼붓거나 눈이 두툼하게 쌓인 날만 아니면 무조건 걷는다. 2015년 미국 뉴욕대에 교환교수로 갔을 때도 집과 학교 사이를 주로 걸어 다녔다. 운동 전후 스트레칭 시간을 빼면 걷는 시간은 1시간 반 정도다. 10∼12km를 걷는다. 시속 7∼8km 속도다.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측정해보니 평균 보폭은 93cm였다. 성큼성큼 걷는 수준이다. 김 교수는 “운동하며 걸을 때는 의도적으로 평소 보폭보다 크게 걸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집 근처 공원이 가장 좋은 운동장 김 교수는 따로 헬스클럽을 이용하지 않는다. 집에서 가까운 공원이 최적의 운동장이라 믿기 때문이다. 한강 둔치를 이용한 것도 집에서 가까웠기 때문이다. 2016년 귀국한 후에는 서울 광진구로 이사했다. 한강 둔치와는 멀어졌지만 그 대신 5분 거리에 어린이대공원이 있었다. 오전 4시에 일어나 어린이대공원 여러 코스를 돌며 파워 워킹을 했다. 새벽 시간인데도 어린이대공원 가로등은 환하게 켜져 있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과 함께 새벽 조명이 꺼졌다. 이후 새벽 공원에 인적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도 걸었다. 살짝 무서워 더 빨리 걸었다. 그러다 보니 10km의 거리를 1시간 10분 이내에 걸은 적도 있었다. 보폭이 1.1m에 시속은 7.8km였다. 거의 뛰다시피 걸었던 것이다.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운동 시간을 저녁 시간대로 다시 바꿨다. 코로나 사태 이후 저녁 회식과 모임이 크게 줄어들어 시간 내는 게 가능해졌다. 요즘에는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운동을 한다. 김 교수는 음악을 들으면서 걷는다. 그날그날 컨디션에 따라 음악 종류는 다르다. 외래 환자들이 많았던 날은 너무 피곤하니 조금 느린 음악이나 발라드를 듣는다. 그러면 걷는 속도도 조금은 느려진다. 컨디션이 좋으면 1980, 90년대의 댄스 음악을 들으며 걷는다. 이때는 걷는 속도가 빨라진다. 김 교수는 운동 후 스트레칭에도 꽤 신경을 쓴다. 걷기를 끝낸 후에는 대공원 야외에 설치돼 있는 운동기구에서 끝내기 운동을 한다. 허리 돌리기, 발 벌려 다리 찢기, 상체 숙이기 등을 15∼20분 정도 한다. 김 교수는 “파워 워킹을 하는 순간 근육은 긴장한다. 이 긴장 상태를 풀어주기 위해서는 운동 후 스트레칭을 꼭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진료팀 동료 모두가 함께 파워 워킹 14년째 파워 워킹을 하면서 건강 증진 효과를 실감했다고 한다. 만성적인 어깨와 허리 통증이 사라졌다. 식사한 후 혈당을 측정해도 정상일 정도로 당뇨병 걱정은 없다. 최근 5년 사이에 체중도 7, 8kg 줄었다. 혈압도 소폭 내려갔다. 그동안 크게 아픈 기억은 전혀 없다. 이뿐만 아니라 몸에 좋은 고밀도지단백(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했다. 대체로 나이가 들면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떨어진다. 약을 먹어도 좀처럼 수치가 오르지 않는다. 의학적으로는 운동을 꾸준히 할 때 이 수치가 오를 수 있다. 김 교수가 이 사실을 증명한 셈이다. 김 교수는 가족은 물론이고 같은 팀 동료들에게도 파워 워킹을 전도했다. 동료 간호사 4명과 함께 5월부터 약 70일 동안 파워 워킹을 이용한 다이어트에 도전했다. 5명이 각각 10만 원씩 50만 원을 내놓았고 체중 감량 비율이 가장 높은 동료가 상금으로 가져가기로 했다. 1명의 성과가 약간 저조했지만 나머지 4명은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 결국 50만 원의 주인을 찾을 수 없어 아동시설에 기부했다. 김 교수는 이들과 함께 곧바로 2차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감량한 체중을 10월까지 유지하거나 더 줄이는 게 목표다. 이번에도 모두 성적이 좋으면 성금을 다시 기부할 예정이다. 앞으로 이런 식의 기부를 종종 하게 될 것 같단다. 파워 워킹 요령은처음엔 느리게 걷다 서서히 속도 올려야… 팔꿈치는 L자 또는 V자로 굽혀 90도 유지파워 워킹에 도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일단 본인의 건강 상태부터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최근 3개월 동안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았거나 평소 걷는 시간이 적은 사람은 일단 일반적 걷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비만 환자, 무릎 관절염이나 요통,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주치의와 상담한 뒤 운동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다. 파워 워킹을 한다고 해서 처음부터 속도를 내서는 안 된다. 처음에는 속도보다는 걷기 자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처음에는 20분 정도로 제한해 파워 워킹을 한다. 이 시간을 채울 수 없다면 10분씩 나눠 두 번에 걸쳐 걷는다. 걷는 시간은 1, 2주 간격으로 5분씩 시간을 늘리도록 한다. 오르막길을 오를 때도 숨이 덜 차면 서서히 속도를 올리는 게 좋다. 일주일에 최소한 3회 이상 규칙적으로 걷는 게 좋다. 파워 워킹의 기본자세를 따르도록 한다. 우선 걸을 때 팔꿈치는 L자 또는 V자로 굽혀서 90도를 유지해야 한다. 팔을 앞뒤로 힘차게 흔들면서 걷되, 팔꿈치가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무릎은 곧게 편다는 느낌으로 조금만 구부린다. 양 무릎이 스치듯이 11자 모양으로 걷는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걸을 때 복부의 긴장감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식사를 했다면 최소한 1시간 후에 걸어야 한다. 걷기 전후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좋다. 혼자보다는 마음에 맞는 친구들과 함께 걷는 게 낫다. 가급적 워킹화를 신는 것을 권하지만 발이 너무 꽉 끼는 것은 피해야 한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21-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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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서 만나자” 환자 위해 걷기 시작한 의사…“당뇨병 걱정도 없어요”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50·여)는 2008년 파워 워킹을 시작했다. 파워 워킹은 일반 걷기보다 빠르다. 시속 6~8㎞나 된다. 열량 소모량이 크고 심폐 지구력 강화에 좋다. 김 교수는 환자 진료를 도울 목적으로 걷기를 시작했다. 당시 김 교수는 막 문을 연 치매클리닉을 맡았다.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환자가 꽤 있었다. 김 교수가 내린 처방은 ‘걷기’였다. 많이 걸으면 인지 기능이 좋아지고 보행 불안정도 개선된다. 근육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뇌신경을 보호한다. 치매가 악화되는 것을 늦출 수도 있다. 김 교수는 그런 환자들에게 운동을 권했다. 하지만 실천하지 않는 환자도 많았다. 그들에게 “한강 둔치에서 만나자”고 했다. 평일 밤 혹은 주말에 한강 둔치에 나가 환자들과 걸었다. 걷기의 운동 효과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주치의의 모습이 환자를 자극한다고 믿었다. 그렇게 해서 김 교수의 걷기 운동이 시작됐다. 이후 강도를 높여 파워 워킹으로 ‘업그레이드’했고 14년 동안 이어오고 있다. ●환자 진료 목적으로 파워 워킹 시작 김 교수는 운동을 싫어하지는 않았다. 고교 때까지는 태권도를 배웠고 공인2단 자격증도 땄다. 고2 때 대학입시 공부를 하느라 태권도를 중단했다. 이후 체중이 급격하게 불었다. 대학에 진학한 후 다시 운동을 했다. 그때 택한 종목은 수영이었다. 꽤 오래 했다. 출산 후에도 수영을 하면서 체중을 조절했다. 그러다가 개인적 이유로 수영을 중단하게 됐다. 2008년 환자들과 걷기 시작하면서 다시 운동을 시작한 셈이다. 주말과 휴일에는 오전에 한강 둔치로 나가 걸었다. 환자들을 만나는 날도 있었지만 혼자 걷는 날도 많았다. 평일에는 밀린 병원 업무, 늦은 진료, 약속 등의 이유로 오후에 운동할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지속적이고 규칙적으로 운동할 방법이 없을까, 이런 고민을 하다 운동 시간을 저녁에서 새벽으로 바꿨다. 이후 일주일에 최소한 4회 이상은 파워 워킹을 꾸준히 하고 있다. 장대비가 퍼붓거나 눈이 두툼하게 쌓인 날만 아니면 무조건 걷는다. 2015년 미국 뉴욕대에 교환교수로 갔을 때도 집과 학교 사이를 주로 걸어 다녔다. 운동 전후 스트레칭 시간을 빼면 걷는 시간은 1시간 반 정도다. 10~12㎞를 걷는다. 시속 7~8㎞ 속도다.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측정해보니 평균 보폭은 93㎝였다. 성큼성큼 걷는 수준이다. 김 교수는 “운동하며 걸을 때는 의도적으로 평소 보폭보다 크게 걸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집 근처 공원이 가장 좋은 운동장김 교수는 따로 헬스클럽을 이용하지 않는다. 집에서 가까운 공원이 최적의 운동장이라 믿기 때문이다. 한강 둔치를 이용한 것도 집에서 가까웠기 때문이다. 2016년 귀국한 후에는 서울 광진구로 이사했다. 한강 둔치와는 멀어졌지만 그 대신 5분 거리에 어린이대공원이 있었다. 오전 4시에 일어나 어린이대공원 여러 코스를 돌며 파워 워킹을 했다. 새벽 시간인데도 어린이대공원 가로등은 환하게 켜져 있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과 함께 새벽 조명이 꺼졌다. 이후 새벽 공원에 인적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도 걸었다. 살짝 무서워 더 빨리 걸었다. 그러다 보니 10㎞의 거리를 1시간 10분 이내에 걸은 적도 있었다. 보폭이 1.1m에 시속은 7.8㎞였다. 거의 뛰다시피 걸었던 것이다.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운동 시간을 저녁 시간대로 다시 바꿨다. 코로나 사태 이후 저녁 회식과 모임이 크게 줄어들어 시간 내는 게 가능해졌다. 요즘에는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운동을 한다. 김 교수는 음악을 들으면서 걷는다. 그날그날 컨디션에 따라 음악 종류는 다르다. 외래 환자들이 많았던 날은 너무 피곤하니 조금 느린 음악이나 발라드를 듣는다. 그러면 걷는 속도도 조금은 느려진다. 컨디션이 좋으면 1980, 90년대의 댄스 음악을 들으며 걷는다. 이때는 걷는 속도가 빨라진다. 김 교수는 운동 후 스트레칭에도 꽤 신경을 쓴다. 걷기를 끝낸 후에는 대공원 야외에 설치돼 있는 운동기구에서 끝내기 운동을 한다. 허리 돌리기, 발 벌려 다리 찢기, 상체 숙이기 등을 15~20분 정도 한다. 김 교수는 “파워 워킹을 하는 순간 근육은 긴장한다. 이 긴장 상태를 풀어주기 위해서는 운동 후 스트레칭을 꼭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진료팀 동료 모두가 함께 파워 워킹14년째 파워 워킹을 하면서 건강 증진 효과를 실감했다고 한다. 만성적인 어깨와 허리 통증이 사라졌다. 식사한 후 혈당을 측정해도 정상일 정도로 당뇨병 걱정은 없다. 최근 5년 사이에 체중도 7, 8㎏ 줄었다. 혈압도 소폭 내려갔다. 그동안 크게 아픈 기억은 전혀 없다. 이뿐만 아니라 몸에 좋은 고밀도지단백(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했다. 대체로 나이가 들면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떨어진다. 약을 먹어도 좀처럼 수치가 오르지 않는다. 의학적으로는 운동을 꾸준히 할 때 이 수치가 오를 수 있다. 김 교수가 이 사실을 증명한 셈이다. 김 교수는 가족은 물론이고 같은 팀 동료들에게도 파워 워킹을 전도했다. 동료 간호사 4명과 함께 5월부터 약 70일 동안 파워 워킹을 이용한 다이어트에 도전했다. 5명이 각각 10만 원씩 50만 원을 내놓았고 체중 감량 비율이 가장 높은 동료가 상금으로 가져가기로 했다. 1명의 성과가 약간 저조했지만 나머지 4명은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 결국 50만 원의 주인을 찾을 수 없어 아동시설에 기부했다. 김 교수는 이들과 함께 곧바로 2차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감량한 체중을 10월까지 유지하거나 더 줄이는 게 목표다. 이번에도 모두 성적이 좋으면 성금을 다시 기부할 예정이다. 앞으로 이런 식의 기부를 종종 하게 될 것 같단다. 파워 워킹에 도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일단 본인의 건강 상태부터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최근 3개월 동안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았거나 평소 걷는 시간이 적은 사람은 일단 일반적 걷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비만 환자, 무릎 관절염이나 요통,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주치의와 상담한 뒤 운동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다. 파워 워킹을 한다고 해서 처음부터 속도를 내서는 안 된다. 처음에는 속도보다는 걷기 자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처음에는 20분 정도로 제한해 파워 워킹을 한다. 이 시간을 채울 수 없다면 10분씩 나눠 두 번에 걸쳐 걷는다. 걷는 시간은 1, 2주 간격으로 5분씩 시간을 늘리도록 한다. 오르막길을 오를 때도 숨이 덜 차면 서서히 속도를 올리는 게 좋다. 일주일에 최소한 3회 이상 규칙적으로 걷는 게 좋다. 파워 워킹의 기본자세를 따르도록 한다. 우선 걸을 때 팔꿈치는 L자 또는 V자로 굽혀서 90도를 유지해야 한다. 팔을 앞뒤로 힘차게 흔들면서 걷되, 팔꿈치가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무릎은 곧게 편다는 느낌으로 조금만 구부린다. 양 무릎이 스치듯이 11자 모양으로 걷는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걸을 때 복부의 긴장감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의식적으로 배에 힘을 주고 걷자. 식사를 했다면 최소한 1시간 후에 걸어야 한다. 걷기 전후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좋다. 혼자보다는 마음에 맞는 친구들과 함께 걷는 게 낫다. 그래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가급적 워킹화를 신는 것을 권하지만 발이 너무 꽉 끼는 것은 피해야 한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21-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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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ood&Dining]이너뷰티와 장건강을 챙기세요… 셀렉스 추석선물세트 2종 출시

    매일유업의 고객 맞춤형 건강관리 브랜드 셀렉스가 추석을 맞아 건강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셀렉스 밀크세라마이드 콜라겐으로 구성된 ‘올인원 토털 이너뷰티 선물세트’와 셀렉스 썬화이버 프리바이오틱스와 셀렉스 면역 프로바이오틱스로 구성된 ‘장 건강 선물세트’ 2종이다. 셀렉스 밀크세라마이드 콜라겐은 최근 리뉴얼을 마쳤다. 한 포만으로 겉과 속을 한번에 관리할 수 있는 토털 이너뷰티 제품이다. 요거트 맛 분말스틱 형태로 물 없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 셀렉스 밀크세라마이드 콜라겐은 한 포에 콜라겐 1200mg과 밀크세라마이드 600mg, 프랑스산 비오틴 1000μg을 함유하고 있다. 셀렉스 토털 이너뷰티 선물세트는 2개월 분량의 셀렉스 밀크세라마이드 콜라겐 본품으로 구성돼 있다. 단품 정가에서 60% 할인된 3만6000원에 살 수 있다. 셀렉스 장 건강 선물세트는 셀렉스 면역 프로바이오틱스와 셀렉스 썬화이버 프리바이오틱스로 구성돼 있다.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과 유산균의 먹이(프리바이오틱스)를 함께 섭취해 장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구성이다. 셀렉스 면역 프로바이오틱스는 하루 1캡슐로 장 건강과 정상적인 면역 기능을 한번에 관리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이다. 셀렉스 썬화이버 프리바이오틱스의 원료는 구아콩의 영양분 저장소인 배유 부분만을 가수 분해한 ‘구아검가수분해물’이다. 식물성 프리바이오틱스 구아검가수분해물은 장내 유익균 증식과 배변 활동을 도울 뿐 아니라 혈중 콜레스테롤을 개선하고 식후 혈당 상승도 억제한다. 셀렉스 장 건강 선물세트는 1개월분 5만7000원, 2개월분 9만9000원이다. 정가보다 40% 이상 할인된 가격이다. 추석 선물세트는 셀렉스 전용 쇼핑몰 셀렉스몰과 네이버 매일유업 브랜드스토어에서 구매할 수 있다. 매일유업 셀렉스는 국내 단백질 성인 영양식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누적 매출 1000억 원을 넘어섰다. 과학에 근거한 고객 맞춤형 평생 건강관리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단백질 보충을 위한 셀렉스 코어프로틴, 장 건강과 혈당·콜레스테롤까지 개선하는 셀렉스 썬화이버 프리바이오틱스, 장 건강과 면역기능 관리를 위한 셀렉스 면역 프로바이오틱스 등을 판매한다. 전용 쇼핑몰 셀렉스몰이나 셀렉스 전용 주문번호로 구매할 수 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21-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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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동꽝’ 벗으려 근력운동… 몸 가뿐해지니 ‘운동광’으로

    출산한 후에 관절염 증세를 호소하는 여성들이 꽤 있다. 안수진 강동경희대치과병원 보철과 교수(47·여)도 그랬다. 둘째 아이를 낳고 3년이 지난 2008년, 왼쪽 무릎이 시큰거렸다. 당시 나이 34세. 퇴행성관절염이라기엔 이른 나이였다. 출산 후유증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정형외과 의사인 남편이 검사를 해 보자 했다. X레이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했다. 검사 결과 뼈나 인대에 문제는 없었다. 원인은 근력 부족.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아 생긴 증세였던 것. 돌이켜보니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싫어했다. 체육은 공포의 과목이었다. 뜀틀 앞에서 주저앉아 울기도 했었다. 성인이 된 후에도 ‘나는 운동을 못하는 사람’이란 생각이 항상 뇌리를 맴돌았다. 게다가 안 교수가 종전에 근무하던 병원엔 환자가 너무 많았다.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식사 시간만 빼고 내리 환자 진료를 할 때도 부지기수였다. 운동은 언감생심이었다. 그랬던 안 교수는 지금 운동에 빠져 산다. 그 변화는 남편이 이끌었다. 평소 운동을 좋아하는 남편이 안 교수를 집 근처 헬스클럽으로 이끌었다.○ 34세에 평생 처음으로 운동하다 남편은 안 교수를 헬스클럽 회원으로 등록시켰다. 운동이라곤 해 본 적 없으니 혼자 운동할 리도 없다. 남편은 안 교수에게 트레이너를 붙여 줬다. 무릎에 하중이 덜 가면서도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을 시작했다. 근무가 없을 때 혹은 주말에 헬스클럽에 갔다. 일주일에 2, 3회는 반드시 ‘출석’했다. 근력이 너무 약해 처음에는 운동 기구를 이용하지 못했다. 트레이너는 3개월 동안 스쾃이나 런지 같은 맨몸 근력 운동만 시켰다. 1시간 동안 트레이닝을 끝내면 40분 동안 자전거 타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을 시켰다. 운동에 적응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무거운 운동 기구를 드는 것도 아닌데 10분 만에 나가떨어졌다. “못 하겠다” “그만하면 안 되냐” “힘들다” 소리가 절로 나왔다. 팔짱을 낀 트레이너는 철벽이었다. “이러시면 안 됩니다”라며 운동을 재촉했다. 그래도 고통스러운 시간을 끝내고 샤워할 때는 상쾌했다. 안 교수는 “솔직히 미리 비용을 냈으니 안 하면 손해라는 생각도 컸다”며 웃었다. 3개월 정도까지는 운동한 다음 날 온몸이 쑤셨다. 이 근육통은 하루 종일 이어지다 그 다음 날에 대부분 사라졌다. 고통스러웠지만 한 달 정도를 견디자 운동이 재미있어졌다. 안 교수는 “트레이너와 운동 약속을 잡은 날을 나도 모르게 기다리고 있었다. 스스로도 놀랐던 적이 많다”고 말했다. 요즘도 근력 운동을 하면 약간의 근육통이 있다. 이에 대해 안 교수는 “운동한 후 근육통이 전혀 없다면 오히려 문제”라고 했다. 너무 중량을 낮췄기에 근육이 자극을 받지 못하고, 그 결과 근력 강화 효과가 없다는 것. ○14년째 근력 운동, 단계적 중량 올려 3개월 만에 운동 기구를 이용하는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이 단계까지 온 것만 해도 감개무량이었다. 운동 기구를 사용하니 비로소 근력 운동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처음에는 역기 봉을 드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그 봉의 무게만 20kg이었다. 역기 봉 양쪽에 부착하는 바벨 원판의 중량을 서서히 올렸다. 근력이 좀 생겼다고 해서 중량을 많이 올리는 건 금물. 부상의 위험이 커진다. 안 교수는 무릎 아래에서 역기를 들었다 내려놓는 ‘데드리프트’의 예를 들었다. “한 달 전에 60kg을 들었고 근력도 늘었다고 해서 바로 70kg으로 올려서는 안 된다. 단기간에 근육량이 크게 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오랜 시간에 걸쳐 중량을 늘렸고, 현재는 봉의 양쪽에 각각 20∼30kg의 바벨 원판을 달고 데드리프트를 한다. 중량을 늘리는 기준이 있단다. 보통 12∼15회를 한 세트로 잡는데, 이때 힘이 덜 든다면 중량을 올려도 된다. 하지만 5, 6회 만에 내려놓으면 중량을 내려야 한다. 일주일에 2회는 꼭 이런 방식으로 근력 운동을 한다. 하루는 상체 위주, 또 다른 하루는 하체 위주로 한다. 14년째 이어오고 있는 운동 습관이다. 운동 효과는 일상생활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우선 아침에 일어날 때 피곤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몸에 힘도 더 붙었다는 느낌이 든다. 아이들에게 짜증 내는 법도 없고, 환자 진료로 녹초가 돼도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이런 점 때문에 매주 2, 3회는 반드시 운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 ○달리기와 필라테스에도 도전 운동을 오래 하다 보니 새로운 종목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또한 신체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도하고 싶어졌다. 얼마 전부터 주말에 시간이 나면 집 근처에 있는 양재천변에 가서 달리기를 한다. 지방을 태우고 심폐 지구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헬스클럽에서 달리기를 하지만 야외에서 달리는 것은 처음. 재미가 붙었다. 매주 주말마다 1시간 동안 8km를 달린다. 운동 편식을 막기 위해 2019년부터는 필라테스를 시작했다. 유연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매주 1회 필라테스를 운동 일정에 포함시켰다. 그러니까 헬스클럽 2회, 필라테스 1회, 야외 달리기 1회 등 주 4회로 운동 횟수를 늘린 것. 필라테스를 하면서 관절의 운동성이 좋아진 것을 느낀단다. 안 교수는 “근력 운동은 큰 근육을 키우지만 필라테스는 뼈와 붙어 있는 안쪽 근육을 단련시켜 준다”고 말했다. 필라테스를 하면 근육통이 사라지는 것도 장점이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좀이 쑤실 정도라는 안 교수가 말했다. “이제 운동은 없어서는 안 될 생활의 일부가 됐어요. 마치 하루에 세 끼 밥을 먹는 것처럼 말이죠. 누구나 운동하다 보면 그렇게 될 겁니다.”골밀도 떨어지는 중년여성, 근력운동 필수… 단기효과 집착 말아야트레이너-전문가와 함께 운동하면 도움체성분 자주 측정 말고 고루 먹는게 중요안수진 강동경희대치과병원 보철과 교수는 14년째 근력 운동을 하면서 ‘몸치’에서 ‘운동 마니아’로 거듭났다. 안 교수가 말하는 근력운동을 할 때 꼭 알아야 할 팁을 정리한다. 첫째, 중년 여성이라면 반드시 근력 운동을 해야 한다. 갱년기 이후에 골밀도가 크게 떨어진다. 달리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도 좋지만 골밀도를 증가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근력 운동이다. 중년 여성이라면 근력 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둘째, 단기간에 성과를 내려고 해서는 안 된다. ‘3개월에 20kg 감량’과 같은 광고를 하는 헬스클럽엔 안 가는 게 낫다. 조급하게 운동하면 부상 위험이 커진다. 날씬한 몸매를 만들겠다며 무리하게 운동하는 것도 금물. 천천히 감량하며 건강을 챙기겠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셋째, 가급적 트레이너나 전문가와 함께 운동하는 게 좋다. 중량이 무거운 기구를 들 때는 도와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기구를 잘못 사용할 경우 부상 위험도 크다. 전문가가 없다면 따로 파트너를 구해 운동을 같이 하는 게 좋다. 넷째, 인바디 측정을 너무 자주 하지 않는 게 좋다. 운동을 하다 보면 자신의 몸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확인하고 싶어진다. 그럴 때마다 인바디 측정을 하면 수치에 연연하게 된다. 3개월 혹은 6개월마다 측정하는 게 좋다. 다섯째, 식단 관리가 필요하다. 음식을 일부러 안 먹는 것은 좋지 않다. 특히 몸에 좋다는 음식을 찾아 먹을 필요는 없다. 평소 골고루 먹는 게 중요하다. 다만 열량이 높은 케이크나 떡 같은 음식은 일주일에 1, 2회 정도로 제한하는 게 좋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21-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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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력 부족이 부른 출산 후 관절염 증세…34살에 처음 운동을 시작했다

    출산한 후에 관절염 증세를 호소하는 여성들이 꽤 있다. 안수진 강동경희대치과병원 보철과 교수(47·여)도 그랬다. 둘째 아이를 낳고 3년이 지난 2008년, 왼쪽 무릎이 시큰거렸다. 당시 나이 34세. 퇴행성관절염이라기엔 이른 나이였다. 출산 후유증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정형외과 의사인 남편이 검사를 해 보자 했다. X레이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했다. 검사 결과 뼈나 인대에 문제는 없었다. 원인은 근력 부족.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아 생긴 증세였던 것. 돌이켜보니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싫어했다. 체육은 공포의 과목이었다. 뜀틀 앞에서 주저앉아 울기도 했었다. 성인이 된 후에도 ‘나는 운동을 못하는 사람’이란 생각이 항상 뇌리를 맴돌았다. 게다가 안 교수가 종전에 근무하던 병원엔 환자가 너무 많았다.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식사 시간만 빼고 내리 환자 진료를 할 때도 부지기수였다. 운동은 언감생심이었다. 그랬던 안 교수는 지금 운동에 빠져 산다. 그 변화는 남편이 이끌었다. 평소 운동을 좋아하는 남편이 안 교수를 집 근처 헬스클럽으로 이끌었다. ● 34세에 평생 처음으로 운동하다남편은 안 교수를 헬스클럽 회원으로 등록시켰다. 운동이라곤 해 본 적 없으니 혼자 운동할 리도 없다. 남편은 안 교수에게 트레이너를 붙여 줬다. 무릎에 하중이 덜 가면서도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을 시작했다. 근무가 없을 때 혹은 주말에 헬스클럽에 갔다. 일주일에 2, 3회는 반드시 ‘출석’했다. 근력이 너무 약해 처음에는 운동 기구를 이용하지 못했다. 트레이너는 3개월 동안 스쾃이나 런지 같은 맨몸 근력 운동만 시켰다. 1시간 동안 트레이닝을 끝내면 40분 동안 자전거 타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을 시켰다. 운동에 적응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무거운 운동 기구를 드는 것도 아닌데 10분 만에 나가떨어졌다. “못 하겠다” “그만하면 안 되냐” “힘들다” 소리가 절로 나왔다. 팔짱을 낀 트레이너는 철벽이었다. “이러시면 안 됩니다”라며 운동을 재촉했다. 그래도 고통스러운 시간을 끝내고 샤워할 때는 상쾌했다. 안 교수는 “솔직히 미리 비용을 냈으니 안 하면 손해라는 생각도 컸다”며 웃었다. 3개월 정도까지는 운동한 다음 날 온몸이 쑤셨다. 이 근육통은 하루 종일 이어지다 그 다음 날에 대부분 사라졌다. 고통스러웠지만 한 달 정도를 견디자 운동이 재미있어졌다. 안 교수는 “트레이너와 운동 약속을 잡은 날을 나도 모르게 기다리고 있었다. 스스로도 놀랐던 적이 많다”고 말했다. 요즘도 근력 운동을 하면 약간의 근육통이 있다. 이에 대해 안 교수는 “운동한 후 근육통이 전혀 없다면 오히려 문제”라고 했다. 너무 중량을 낮췄기에 근육이 자극을 받지 못하고, 그 결과 근력 강화 효과가 없다는 것. ● 14년째 근력 운동, 단계적 중량 올려3개월 만에 운동 기구를 이용하는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이 단계까지 온 것만 해도 감개무량이었다. 운동 기구를 사용하니 비로소 근력 운동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처음에는 역기 봉을 드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그 봉의 무게만 20㎏이었다. 역기 봉 양쪽에 부착하는 바벨 원판의 중량을 서서히 올렸다. 근력이 좀 생겼다고 해서 중량을 많이 올리는 건 금물. 부상의 위험이 커진다. 안 교수는 무릎 아래에서 역기를 들었다 내려놓는 ‘데드리프트’의 예를 들었다. “한 달 전에 60㎏을 들었고 근력도 늘었다고 해서 바로 70㎏으로 올려서는 안 된다. 단기간에 근육량이 크게 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오랜 시간에 걸쳐 중량을 늘렸고, 현재는 봉의 양쪽에 각각 20~30㎏의 바벨 원판을 달고 데드리프트를 한다. 중량을 늘리는 기준이 있단다. 보통 12~15회를 한 세트로 잡는데, 이때 힘이 덜 든다면 중량을 올려도 된다. 하지만 5, 6회 만에 내려놓으면 중량을 내려야 한다. 일주일에 2회는 꼭 이런 방식으로 근력 운동을 한다. 하루는 상체 위주, 또 다른 하루는 하체 위주로 한다. 14년째 이어오고 있는 운동 습관이다. 운동 효과는 일상생활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우선 아침에 일어날 때 피곤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몸에 힘도 더 붙었다는 느낌이 든다. 아이들에게 짜증 내는 법도 없고, 환자 진료로 녹초가 돼도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이런 점 때문에 매주 2, 3회는 반드시 운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 ● 달리기와 필라테스에도 도전운동을 오래 하다 보니 새로운 종목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또한 신체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도하고 싶어졌다. 얼마 전부터 주말에 시간이 나면 집 근처에 있는 양재천변에 가서 달리기를 한다. 지방을 태우고 심폐 지구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헬스클럽에서 달리기를 하지만 야외에서 달리는 것은 처음. 재미가 붙었다. 매주 주말마다 1시간 동안 8㎞를 달린다. 운동 편식을 막기 위해 2019년부터는 필라테스를 시작했다. 유연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매주 1회 필라테스를 운동 일정에 포함시켰다. 그러니까 헬스클럽 2회, 필라테스 1회, 야외 달리기 1회 등 주 4회로 운동 횟수를 늘린 것. 필라테스를 하면서 관절의 운동성이 좋아진 것을 느낀단다. 안 교수는 “근력 운동은 큰 근육을 키우지만 필라테스는 뼈와 붙어 있는 안쪽 근육을 단련시켜 준다”고 말했다. 필라테스를 하면 근육통이 사라지는 것도 장점이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좀이 쑤실 정도라는 안 교수가 말했다. “이제 운동은 없어서는 안 될 생활의 일부가 됐어요. 마치 하루에 세 끼 밥을 먹는 것처럼 말이죠. 누구나 운동하다 보면 그렇게 될 겁니다.” 안수진 강동경희대치과병원 보철과 교수는 14년째 근력 운동을 하면서 ‘몸치’에서 ‘운동 마니아’로 거듭났다. 근력 운동을 할 때 반드시 알아둬야 할 점이 있단다. 안 교수가 말하는 팁을 정리한다. 첫째, 중년 여성이라면 반드시 근력 운동을 해야 한다. 갱년기 이후에 골밀도가 크게 떨어진다. 달리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도 좋지만 골밀도를 증가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근력 운동이다. 중년 여성이라면 근력 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둘째, 단기간에 성과를 내려고 해서는 안 된다. ‘3개월에 20kg 감량’과 같은 광고를 하는 헬스클럽엔 안 가는 게 낫다. 조급하게 운동하면 부상 위험이 커진다. 날씬한 몸매를 만들겠다며 무리하게 운동하는 것도 금물. 천천히 감량하며 건강을 챙기겠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셋째, 가급적 트레이너나 전문가와 함께 운동하는 게 좋다. 중량이 무거운 기구를 들 때는 도와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기구를 잘못 사용할 경우 부상 위험도 크다. 전문가가 없다면 따로 파트너를 구해 운동을 같이 하는 게 좋다. 넷째, 인바디 측정을 너무 자주 하지 않는 게 좋다. 운동을 하다 보면 자신의 몸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확인하고 싶어진다. 그럴 때마다 인바디 측정을 하면 수치에 연연하게 된다. 3개월 혹은 6개월마다 측정하는 게 좋다. 다섯째, 식단 관리가 필요하다. 음식을 일부러 안 먹는 것은 좋지 않다. 특히 몸에 좋다는 음식을 찾아 먹을 필요는 없다. 평소 골고루 먹는 게 중요하다. 다만 열량이 높은 케이크나 떡 같은 음식은 일주일에 1, 2회 정도로 제한하는 게 좋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21-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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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헬스, 대충 때우면 건강 못잡아… “환갑에 시작해도 꾸준하면 효과”

    조현(調絃)은 현악기의 줄을 고른다는 뜻이다. 제대로 조율하면 악기는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 뇌도 마찬가지다. 문제가 생겨도 잘 치료하면 정상 생활이 가능하다. 이 ‘정신의 부조화’를 일으키는 병이 조현병이다. 조현병의 원래 이름은 정신분열증이었다. 편견이 그대로 드러난 병명이다. 환자와 가족들은 병명에서부터 적지 않은 고통을 겪었다. 2011년 전문가들이 조현병으로 개명했다. 이를 주도한 의사가 당시 대한정신분열증학회 이사장이었던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62)다. 권 교수는 지금도 조현병과 강박증 분야에서 최고의 베스트 닥터로 손꼽힌다. 2018과 2019년에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도 지냈다. 권 교수는 늘 바쁘다. 환자 진료와 연구, 학회 활동, 개인 약속 등으로 일정표가 빽빽하다. 운동과는 담쌓고 살았다. 시도는 했다. 헬스클럽 회원권을 끊었다. 하지만 운동 횟수가 처음 ‘매주 1, 2회’에서 얼마 후 ‘2주에 한 번’으로 줄었다. 헬스클럽에 가더라도 대충 샤워하는 수준이다. 운동이 될 리가 없다. 사실 허리 상태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건강을 위해서라도 운동이 꼭 필요했다. 하지만 권 교수는 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귀찮았다. “나중에 하지 뭘, 아직 괜찮은데….” ○ 아픈 후 건강관리 필요성 깨달아 2016년 4월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다 그대로 고꾸라졌다. 허리에 힘을 줄 수 없었다. 구급차를 불러 응급실에 갔다. 척추 디스크가 터졌다고 했다. 수술을 놓고 고민했다. 테스트 결과 운동 기능에는 문제가 없어 재활치료를 하며 관찰하기로 했다. 허리 통증이 심해졌다. 발의 바깥 부위에는 마비 증세까지 나타났다. 결국 6월에 수술했다. 하지만 발 바깥 부위의 마비 증세는 사라지지 않았다. 게다가 어떤 부위는 예민해져 통증이 심해졌다. 8월에 재수술을 받았다. 권 교수는 두 번 수술을 받고 난 후에야 자신이 건강관리에 무심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수술을 ‘경고’로 받아들였다. 가족에게 걱정을 끼친 것 같아 미안했다. 운동을 결심한 이유다. 5년이 지난 지금, 허리 통증은 없다. 다만 발의 바깥 부위 상태는 지금도 썩 좋지는 않다. 어떤 부위는 마비된 상태고 어떤 부위는 과도하게 예민하다. 최근에는 욱신거리는 범위가 종아리를 타고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신경학적으로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증세다. 별 문제는 되지 않는다지만 그래도 신경 쓰인다. 권 교수는 “그동안 건강관리에 무심했기에 받는 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웃었다. ○환갑 나이에 ‘헬스’ 본격 시작 수술 부작용을 우려해 5, 6개월은 운동을 삼갔다. 이후 헬스클럽에 등록했지만 예전 버릇이 나왔다. 하다 그만두기를 반복하면서 시간만 흘려보냈다. 그러다 딸의 ‘잔소리’를 들었다. “아빠가 가장이에요. 가장이 건강을 잃으면 가정이 무너져요.” 정신이 번쩍 들었다. 2019년 5월 아파트에 딸려 있는 작은 헬스시설에 등록했다. 트레이너에게 허리를 강화할 수 있는 운동을 배웠다. 1주일에 두 번 다녔다. 허리 운동만 주로 하긴 했지만 어쨌든 처음으로 꾸준히 헬스클럽을 이용했다. 지난해 권 교수는 환갑을 맞았다. 체계적으로 해 보고 싶었다. 마침 병원 건물에 헬스클럽이 들어섰다. 곧바로 회원으로 가입했다. 트레이너에게 제대로 근력 운동을 배우기 시작했다. 유산소 운동도 병행했다. 헬스클럽을 이용한 지 어느덧 1년이 넘었다. 그사이에 권 교수는 운동에 푹 빠졌다. 평일에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헬스클럽을 찾는다. 2일은 근력 운동 50분에, 유산소 운동 30분을 이어 한다. 나머지 3일은 유산소 운동만 1시간 이상 한다. 걷기를 주로 하는데 시속 6∼7km의 속도를 유지한다. 권 교수는 최근 한강둔치와 가까운 아파트로 이사했다. 덕분에 주말 걷기가 가능해졌다. 약속이 없는 주말에는 한강둔치로 나가 1시간 20분 동안 8km를 걷는다. 걷지 않을 때는 아파트 무료 헬스시설에서 1시간가량 근력 운동을 한다. 이젠 운동하지 않고 주말을 보내면 월요일이 찌뿌드드하다. 또 월요일에 근력 운동을 하지 않으면 일주일이 무기력해진다. 월요일 오후에 꼭 근력 운동을 하는 이유다. 권 교수는 “이젠 운동하지 않으면 사는 재미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고혈압과 비만 모두 잡아 운동하기 전에는 수축기 혈압이 145∼150mmHg까지 올랐다. 다시 측정해도 같았다. 140mmHg을 넘으면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권 교수는 고혈압 약을 복용하고 있다. 운동을 꾸준히 한 덕분에 올해 검진에서는 수축기 혈압이 116mmHg으로 떨어졌다. 정상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일단 약의 용량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몸무게는 3kg 정도 줄었다. 하지만 체성분이 바뀌었다. 체지방은 확 줄어든 반면 근육량은 늘었다. 덕분에 체형이 완전히 달라졌다. 운동을 하기 전에는 의사 가운의 단추를 채우지 못할 정도로 심한 복부비만 체형이었다. 지금은 배가 홀쭉하다. 허리띠 구멍 2개가 줄었단다. 요즘엔 식사량도 줄이고 소금 섭취량을 제한하고 있다. 운동을 하다 보니 식단에까지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권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시간이 없어 운동하지 못한다지만 실제로는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거다”고 말했다. 정신의학적으로 볼 때 사람들은 당장 급해 보이는 것부터 하면서 정작 중요한 것은 미루는 경향이 있다. 운동과 관련된 고정관념이 그렇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일단 운동해 보면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코어근육 단련 근력운동 필수…의욕 북돋우고 쾌감 느끼게 해가끔 ‘멍때리기’ 뇌 휴식에 좋아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환갑을 넘겼다 해도 근력 운동은 꼭 할 것을 권했다. 특히 몸의 골격을 잡아주는 코어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이 좋다. 처음에는 힘들 수 있다. 보통 근력 운동은 한 종목에 3∼5세트를 한다. 힘든 종목과 덜 힘든 종목을 교대로 하면 수월하게 운동할 수 있다. 권 교수는 근력 운동이 단지 육체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근력 운동을 할 때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 물질과 코르티솔이란 호르몬이 분비된다. 도파민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의욕이 넘치거나 새로운 것에 도전할 때 주로 분비된다. 나이가 들면 의욕이 없고 떨어지는 게 도파민이 덜 나오기 때문이다. 이 도파민이 근력 운동을 하면 더 분비된다는 것이다. 근력 운동을 하다 보면 몸이 힘들다고 느낄 때가 있다. 이 경우 코르티솔이 분비된다. 코르티솔은 급한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온다. 코르티솔과 도파민이 동시에 분비되면 우리는 행복감을 가장 크게 느낀다. 그러니까 너무 낮지 않은 수준에서 강도를 유지하면서 근력 운동을 하면 코르티솔과 도파민이 동시에 분비돼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운동을 마치고 샤워할 때 묘한 쾌감을 느끼는 게 이 때문이다. 이와 함께 매주 3회, 매회 5분 정도 ‘멍 때리기’를 해 줄 것을 권 교수는 제안했다. 권 교수는 일요일에 TV 드라마를 틀어놓고 멍하게 있단다. 권 교수는 “멍 때리기는 명상과 비슷한 효과를 준다. 뇌를 쉬게 해 준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21-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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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갑에 시작한 ‘헬스’…“혈압도 정상수준으로 내려왔죠”

    조현(調絃)은 현악기의 줄을 고른다는 뜻이다. 제대로 조율하면 악기는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 뇌도 마찬가지다. 문제가 생겨도 잘 치료하면 정상 생활이 가능하다. 이 ‘정신의 부조화’를 일으키는 병이 조현병이다. 조현병의 원래 이름은 정신분열증이었다. 편견이 그대로 드러난 병명이다. 환자와 가족들은 병명에서부터 적지 않은 고통을 겪었다. 2011년 전문가들이 조현병으로 개명했다. 이를 주도한 의사가 당시 대한정신분열증학회 이사장이었던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62)다. 권 교수는 지금도 조현병과 강박증 분야에서 최고의 베스트 닥터로 손꼽힌다. 2018과 2019년에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도 지냈다. 권 교수는 늘 바쁘다. 환자 진료와 연구, 학회 활동, 개인 약속 등으로 일정표가 빽빽하다. 운동과는 담쌓고 살았다. 시도는 했다. 헬스클럽 회원권을 끊었다. 하지만 운동 횟수가 처음 ‘매주 1, 2회’에서 얼마 후 ‘2주에 한 번’으로 줄었다. 헬스클럽에 가더라도 대충 샤워하는 수준이다. 운동이 될 리가 없다. 사실 허리 상태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건강을 위해서라도 운동이 꼭 필요했다. 하지만 권 교수는 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귀찮았다. “나중에 하지 뭘, 아직 괜찮은데….” 아픈 후 건강관리 필요성 깨달아 2016년 4월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다 그대로 고꾸라졌다. 허리에 힘을 줄 수 없었다. 구급차를 불러 응급실에 갔다. 척추 디스크가 터졌다고 했다. 수술을 놓고 고민했다. 테스트 결과 운동 기능에는 문제가 없어 재활치료를 하며 관찰하기로 했다. 허리 통증이 심해졌다. 발의 바깥 부위에는 마비 증세까지 나타났다. 결국 6월에 수술했다. 하지만 발 바깥 부위의 마비 증세는 사라지지 않았다. 게다가 어떤 부위는 예민해져 통증이 심해졌다. 8월에 재수술을 받았다. 권 교수는 두 번 수술을 받고 난 후에야 자신이 건강관리에 무심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수술을 ‘경고’로 받아들였다. 가족에게 걱정을 끼친 것 같아 미안했다. 운동을 결심한 이유다. 5년이 지난 지금, 허리 통증은 없다. 다만 발의 바깥 부위 상태는 지금도 썩 좋지는 않다. 어떤 부위는 마비된 상태고 어떤 부위는 과도하게 예민하다. 최근에는 욱신거리는 범위가 종아리를 타고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신경학적으로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증세다. 별 문제는 되지 않는다지만 그래도 신경 쓰인다. 권 교수는 “그동안 건강관리에 무심했기에 받는 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웃었다. 환갑 나이에 ‘헬스’ 본격 시작수술 부작용을 우려해 5, 6개월은 운동을 삼갔다. 이후 헬스클럽에 등록했지만 예전 버릇이 나왔다. 하다 그만두기를 반복하면서 시간만 흘려보냈다. 그러다 딸의 ‘잔소리’를 들었다. “아빠가 가장이에요. 가장이 건강을 잃으면 가정이 무너져요.” 정신이 번쩍 들었다. 2019년 5월 아파트에 딸려 있는 작은 헬스시설에 등록했다. 트레이너에게 허리를 강화할 수 있는 운동을 배웠다. 1주일에 두 번 다녔다. 허리 운동만 주로 하긴 했지만 어쨌든 처음으로 꾸준히 헬스클럽을 이용했다. 지난해 권 교수는 환갑을 맞았다. 체계적으로 해 보고 싶었다. 마침 병원 건물에 헬스클럽이 들어섰다. 곧바로 회원으로 가입했다. 트레이너에게 제대로 근력 운동을 배우기 시작했다. 유산소 운동도 병행했다. 헬스클럽을 이용한 지 어느덧 1년이 넘었다. 그사이에 권 교수는 운동에 푹 빠졌다. 평일에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헬스클럽을 찾는다. 2일은 근력 운동 50분에, 유산소 운동 30분을 이어 한다. 나머지 3일은 유산소 운동만 1시간 이상 한다. 걷기를 주로 하는데 시속 6~7km의 속도를 유지한다. 권 교수는 최근 한강둔치와 가까운 아파트로 이사했다. 덕분에 주말 걷기가 가능해졌다. 약속이 없는 주말에는 한강둔치로 나가 1시간 20분 동안 8km를 걷는다. 걷지 않을 때는 아파트 무료 헬스시설에서 1시간가량 근력 운동을 한다. 이젠 운동하지 않고 주말을 보내면 월요일이 찌뿌드드하다. 또 월요일에 근력 운동을 하지 않으면 일주일이 무기력해진다. 월요일 오후에 꼭 근력 운동을 하는 이유다. 권 교수는 “이젠 운동하지 않으면 사는 재미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고혈압과 비만 모두 잡아운동하기 전에는 수축기 혈압이 145~150㎜Hg까지 올랐다. 다시 측정해도 같았다. 140㎜Hg을 넘으면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권 교수는 고혈압 약을 복용하고 있다. 운동을 꾸준히 한 덕분에 올해 검진에서는 수축기 혈압이 116㎜Hg으로 떨어졌다. 정상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일단 약의 용량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몸무게는 3kg 정도 줄었다. 하지만 체성분이 바뀌었다. 체지방은 확 줄어든 반면 근육량은 늘었다. 덕분에 체형이 완전히 달라졌다. 운동을 하기 전에는 의사 가운의 단추를 채우지 못할 정도로 심한 복부비만 체형이었다. 지금은 배가 홀쭉하다. 허리띠 구멍 2개가 줄었단다. 요즘엔 식사량도 줄이고 소금 섭취량을 제한하고 있다. 운동을 하다 보니 식단에까지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권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시간이 없어 운동하지 못한다지만 실제로는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거다”고 말했다. 정신의학적으로 볼 때 사람들은 당장 급해 보이는 것부터 하면서 정작 중요한 것은 미루는 경향이 있다. 운동과 관련된 고정관념이 그렇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일단 운동해 보면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근력운동의 정신의학 효과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환갑을 넘겼다 해도 근력 운동은 꼭 할 것을 권했다. 특히 몸의 골격을 잡아주는 코어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이 좋다. 처음에는 힘들 수 있다. 보통 근력 운동은 한 종목에 3~5세트를 한다. 힘든 종목과 덜 힘든 종목을 교대로 하면 수월하게 운동할 수 있다. 권 교수는 근력 운동이 단지 육체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근력 운동을 할 때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 물질과 코르티솔이란 호르몬이 분비된다. 도파민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의욕이 넘치거나 새로운 것에 도전할 때 주로 분비된다. 나이가 들면 의욕이 없고 떨어지는 게 도파민이 덜 나오기 때문이다. 이 도파민이 근력 운동을 하면 더 분비된다는 것이다. 근력 운동을 하다 보면 몸이 힘들다고 느낄 때가 있다. 이 경우 코르티솔이 분비된다. 코르티솔은 급한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온다. 코르티솔과 도파민이 동시에 분비되면 우리는 행복감을 가장 크게 느낀다. 그러니까 너무 낮지 않은 수준에서 강도를 유지하면서 근력 운동을 하면 코르티솔과 도파민이 동시에 분비돼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운동을 마치고 샤워할 때 묘한 쾌감을 느끼는 게 이 때문이다. 이와 함께 매주 3회, 매회 5분 정도 ‘멍 때리기’를 해 줄 것을 권 교수는 제안했다. 권 교수는 일요일에 TV 드라마를 틀어놓고 멍하게 있단다. 권 교수는 “멍 때리기는 명상과 비슷한 효과를 준다. 뇌를 쉬게 해 준다”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 2021-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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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변 라이딩 즐기다 내친김에 국토종주… 마음까지 쌩쌩

    손병호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55)는 운동을 꽤나 좋아했다. 축구든 테니스든, 팀이 꾸려지면 경기를 즐겼다. 골프도 좋아했고 탁구도 좋아했다.이런 행동들이 건강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한 종목을 지속적으로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가끔 테니스나 달리기를 하면 무릎이 시큰거릴 때도 있었다. 평소 관리하지 않아 부작용이 생긴 것.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싶었다. 하지만 여유가 없었다. 환자는 너무 많았다. 학회 일도 챙겨야 했고 연구할 게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실제로 손 교수는 환자 진료와 연구를 모든 일의 1순위로 뒀다. 그래서일까. 환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손 교수의 연구실 벽면은 환자와 보호자들이 보낸 감사 편지로 도배돼 있다.○ 2주마다 자전거 끌고 한강변으로 2014년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갑상샘(갑상선) 기능 항진증 진단을 받았다.약을 처방받아 먹기 시작했다. 사실 건강검진 결과도 썩 좋지 않았다. 당화혈색소가 위험한 수준까지 치솟았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정상 범위를 넘어섰다. 중성 지방이 크게 늘어나 있었다. 건강관리가 절실하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다. 자전거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다. 처음에는 초보자를 위한, 이른바 ‘입문용’ 자전거를 탔다. 자전거는 장만했지만 매주 탈 수도 없었다. 주말에도 밀린 일이 많아 시간이 나지 않았던 것. 평균 2주마다 자전거를 끌고 한강변으로 나갔다.사실 처음부터 운동 강도가 높지는 않았다. 서울 잠실에서 출발해 경기 남양주 팔당까지 약 25km의 거리를 가는 데 처음에는 약 2시간이 걸렸다. 평지야 문제없었지만 몇 단계로 오르막 경사가 있는 곳은 제대로 오를 수도 없었다. 숨이 턱턱 막히고 땀이 주체할 수 없이 흘렀다. 가다 쉬기를 반복하다 보니 1시간∼1시간 반 이내로 주파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 뜻이 맞는 의사들과 국토 종주 도전 자전거를 타다 보니 꿈이 생겼다. 국토 종주를 해 보고 싶었다. 그러다가 같은 뜻을 가지고 있는 의사 2명을 만났다. 2019년 초, 세 사람은 그해 10월에 국토 종주에 도전하기로 약속했다. 그때부터 실전을 염두에 두고 훈련을 시작했다. 우선 체력을 키워야 했다. 주행 거리를 늘렸다. 주말만 되면 자전거를 끌고 한강변으로 갔다. 그전에는 잠실에서 팔당까지 자전거를 타고 간 후 돌아올 때는 버스나 전철을 탔다. 이때부터는 돌아올 때도 자전거를 탔다. 이런 훈련 끝에 얼마 후에는 80km까지 거뜬히 달릴 수 있게 됐다. 국토 종주에 나서기 한 달 전, 리허설 용도로 충북 충주까지 가 보기로 했다. 낮 12시 서울을 출발했다. 충주에 도착하니 오후 9시 50분. 약 180km를 달렸더니 몸도 마음도 모두 지쳤다. 그래서였을까. 돌아오는 길에 동료 한 명이 부상을 당했다. 설상가상으로 나머지 동료 한 명도 얼마 후 체력 보강을 위해 달리던 중 다쳤다. 새로운 파트너가 필요했다. 어렵게 두 사람을 구했다. 이번엔 갑자기 태풍이 찾아왔다. 이후 서로 다른 일정이 있어서 국토 종주는 이듬해로 넘겨야 했다. 하지만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국토 종주의 꿈은 물거품이 되는 것 같았다. 계속 뇌리에 남았다. 반드시 성사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마침 올해 3월 안식월이 예정돼 있었다. 병원 업무와 환자 진료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파트너를 다시 구했다. 3월 17일 오전 7시경 인천 아라서해갑문을 출발했다. 충주, 상주, 구미, 합천, 창녕을 거쳐 낙동강하굿둑까지 총 633km의 거리. 3박 4일 만인 3월 20일 오후 5시에 도착했다. 마침내 국토 종주의 꿈을 이뤘다. ○‘코로나 사태’ 이후 자전거 출퇴근 국토 종주를 준비하면서 라이딩 강도를 높인 덕에 건강 지표가 대부분 개선됐다. 일단 근력과 심폐기능이 모두 좋아졌다. 요즘엔 잠실에서 팔당까지 50분 만에 간다. 초보 시절 2시간에서 1시간 이상을 단축한 것.허벅지 근력이 강해지니 자주 계단을 오른다. 연구실이 있는 10층까지 계단 오르기가 전혀 힘들지 않다. 전체적으로 체력도 좋아졌다. 덕분에 수술할 때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요즘 손 교수는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집에서 병원까지 대략 20∼30분이 소요된다. 그 출근 시간이 손 교수는 너무 즐겁다. 손 교수는 “한강변만큼 자전거를 타기 좋은 곳이 없다. 주변 풍광을 보고만 있어도 힐링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자전거 출퇴근은 코로나19가 확산하자 내린 선택이다. 모임과 회식이 확 줄었다. 그 시간을 건강관리에 활용하기 위해 자전거 출퇴근을 결심한 것. 사실 국토 종주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전거와 친숙해진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요즘에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주 주말 자전거를 탄다. 팔당을 넘어 더 먼 곳까지도 종종 간다. 손 교수는 아직도 혈당이 조금 높은 편이다. 당뇨병 환자는 아니지만 관리가 필요한 상황.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이후 혈당이 급격하게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개선되고 있단다. 손 교수는 “무리하지 않고 지금처럼 자전거 타기를 통해 몸 상태를 더 악화시키지 않고 유지하면서 조금씩 개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이어 “육체 건강 외에 마음 건강도 중요하다. 자전거를 타고 자연과 접하면 마음 건강이 좋아지는 걸 느낄 것이다”라며 웃었다.열정-동료-실력-훈련 4박자 갖춰야 자전거 국토종주 가능자전거 국토 종주를 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손병호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무엇보다 열정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3박 4일 이상 자전거를 타다 보면 힘이 들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생긴다는 것. 나약해질 때 열정이 있어야 자전거를 계속 탈 수 있다는 뜻이란다. 둘째, 서로 ‘잘 맞는’ 동료를 구해야 한다. 손 교수에 따르면 잘 맞는 동료는 마음만 통하는 동료를 뜻하는 게 아니다. 자전거 실력도 잘 맞아야 한다. 함께 종주하는 팀원 간의 레벨 차이가 많이 나면 한쪽은 처지고, 다른 한쪽은 멀찌감치 가서 기다리는 상황이 속출한다. 이러면 곤란하다는 것. 셋째,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의 실력은 갖춰야 한다. 손 교수는 20∼30km를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수준까지 실력을 갖출 것을 권했다. 인천 아라뱃길에서 부산까지 간다면 보통 20∼30km마다 인증센터가 있다. 그러니까 인증센터와 인증센터 사이에 쉬지 않고 단숨에 갈 수 있을 정도는 돼야 한다는 것. 넷째, 체력 훈련을 충분히 해야 한다. 보통 자전거로 종주를 한다면 하루에 평균 140∼150km를 달린다. 근력과 심폐지구력이 약하면 불가능하다. 따라서 평소 체력 훈련을 충분히 해야 하며 자전거로 평지에서 달릴 경우에도 시속 25km 이상으로 1시간 달리는 연습을 하는 게 좋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21-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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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갑상샘 항진증 진단에 자전거 입문… 이제는 국토종주도 거뜬”

    손병호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55)는 운동을 꽤나 좋아했다. 축구든 테니스든, 팀이 꾸려지면 경기를 즐겼다. 골프도 좋아했고 탁구도 좋아했다. 지나가다 실외 야구장이 보이면 들어가서 공을 치기도 했다. 이런 행동들이 건강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한 종목을 지속적으로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가끔 테니스나 달리기를 하면 무릎이 시큰거릴 때도 있었다. 평소 관리하지 않아 부작용이 생긴 것.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싶었다. 하지만 여유가 없었다. 환자는 너무 많았다. 학회 일도 챙겨야 했고 연구할 게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의사이니 으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손 교수는 환자 진료와 연구를 모든 일의 1순위로 뒀다. 그래서일까. 환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손 교수의 연구실 벽면은 환자와 보호자들이 보낸 감사 편지로 도배돼 있다. ● 자전거 입문 2014년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갑상샘(갑상선) 기능 항진증 진단을 받았다. 가슴이 벌렁거리고 목소리가 가늘어졌다. 손도 조금 떨렸다. 약을 처방받아 먹기 시작했다. 사실 건강검진 결과도 썩 좋지 않았다. 당화혈색소가 위험한 수준까지 치솟았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정상 범위를 넘어섰다. 중성 지방이 크게 늘어나 있었다. 건강관리가 절실하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다. 자전거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다. 처음에는 초보자를 위한, 이른바 ‘입문용’ 자전거를 탔다. 자전거는 장만했지만 매주 탈 수도 없었다. 주말에도 밀린 일이 많아 시간이 나지 않았던 것. 평균 2주마다 자전거를 끌고 한강변으로 나갔다. 동호회 회원들이 연락이 닿으면 함께 즐겼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혼자 자전거를 탔다. 그래도 좋았다. 사실 처음부터 운동 강도가 높지는 않았다. 서울 잠실에서 출발해 경기 남양주 팔당까지 약 25km의 거리를 가는 데 처음에는 약 2시간이 걸렸다. 평지야 문제없었지만 몇 단계로 오르막 경사가 있는 곳은 제대로 오를 수도 없었다. 숨이 턱턱 막히고 땀이 주체할 수 없이 흘렀다. 가다 쉬기를 반복하다 보니 1시간~1시간 반 이내로 주파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그나마 잠실에서 서쪽으로 한강변을 달릴 때는 똑같은 25km라도 평지여서 1시간 반이 걸리지 않았다. ● 국토 종주 도전 자전거를 타다 보니 꿈이 생겼다. 국토 종주를 해 보고 싶었다. 그러다가 같은 뜻을 가지고 있는 의사 2명을 만났다. 2019년 초, 세 사람은 그해 10월에 국토 종주에 도전하기로 약속했다. 그때부터 실전을 염두에 두고 훈련을 시작했다. 우선 체력을 키워야 했다. 주행 거리를 늘렸다. 주말만 되면 자전거를 끌고 한강변으로 갔다. 그 전에는 잠실에서 팔당까지 자전거를 타고 간 후 돌아올 때는 버스나 전철을 탔다. 이때부터는 돌아올 때도 자전거를 탔다. 주행 거리를 50km로 늘린 것. 이런 훈련 끝에 얼마 후에는 80km까지 거뜬히 달릴 수 있게 됐다. 국토 종주에 나서기 한 달 전, 리허설 용도로 충북 충주까지 가 보기로 했다. 낮 12시 서울을 출발했다. 충주에 도착하니 오후 9시 50분. 약 180km를 달렸더니 몸도 마음도 모두 지쳤다. 그래서였을까. 돌아오는 길에 동료 한 명이 부상을 당했다. 설상가상으로 나머지 동료 한 명도 얼마 후 체력 보강을 위해 달리던 중 다쳤다. 새로운 파트너가 필요했다. 어렵게 두 사람을 구했다. 이번엔 갑자기 태풍이 찾아왔다. 이후 서로 다른 일정이 있어서 국토 종주는 이듬해로 넘겨야 했다. 하지만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국토 종주의 꿈은 물거품이 되는 것 같았다. 계속 뇌리에 남았다. 반드시 성사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마침 올해 3월 안식월이 예정돼 있었다. 병원 업무와 환자 진료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파트너를 다시 구했다. 3월 17일 오전 7시경 인천 아라서해갑문을 출발했다. 충주, 상주, 구미, 합천, 창녕을 거쳐 낙동강하굿둑까지 총 633km의 거리. 3박 4일 만인 3월 20일 오후 5시에 도착했다. 마침내 국토 종주의 꿈을 이뤘다. ● ‘코로나 사태’ 이후 자전거 출퇴근 국토 종주를 준비하면서 라이딩 강도를 높인 덕에 건강 지표가 대부분 개선됐다. 일단 근력과 심폐기능이 모두 좋아졌다. 요즘엔 잠실에서 팔당까지 50분 만에 간다. 초보 시절 2시간에서 1시간 이상을 단축한 것. 도중에 쉬는 횟수도 2회에서 1회로 줄었다. 허벅지 근력이 강해지니 자주 계단을 오른다. 연구실이 있는 10층까지 계단 오르기가 전혀 힘들지 않다. 전체적으로 체력도 좋아졌다. 덕분에 수술할 때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하루 종일 수술을 한 날에도 피로감이 덜하다. 요즘 손 교수는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집에서 병원까지 대략 20~30분이 소요된다. 그 출근 시간이 손 교수는 너무 즐겁다. 손 교수는 “한강변만큼 자전거를 타기 좋은 곳이 없다. 주변 풍광을 보고만 있어도 힐링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자전거 출퇴근은 코로나19가 확산하자 내린 선택이다. 모임과 회식이 확 줄었다. 그 시간을 건강관리에 활용하기 위해 자전거 출퇴근을 결심한 것. 사실 국토 종주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전거와 친숙해진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요즘에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주 주말 자전거를 탄다. 팔당을 넘어 더 먼 곳까지도 종종 간다. 손 교수는 아직도 혈당이 조금 높은 편이다. 당뇨병 환자는 아니지만 관리가 필요한 상황.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이후 혈당이 급격하게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개선되고 있단다. 체중도 살짝 과체중이지만 약간 빠지기는 했다. 손 교수는 “무리하지 않고 지금처럼 자전거 타기를 통해 몸 상태를 더 악화시키지 않고 유지하면서 조금씩 개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이어 “육체 건강 외에 마음 건강도 중요하다. 자전거를 타고 자연과 접하면 마음 건강이 좋아지는 걸 느낄 것이다”라며 웃었다.자전거 국토 종주를 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손병호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무엇보다 열정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3박 4일 이상 자전거를 타다 보면 힘이 들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생긴다는 것. 나약해질 때 열정이 있어야 자전거를 계속 탈 수 있다는 뜻이란다. 둘째, 서로 ‘잘 맞는’ 동료를 구해야 한다. 손 교수에 따르면 잘 맞는 동료는 마음만 통하는 동료를 뜻하는 게 아니다. 자전거 실력도 잘 맞아야 한다. 함께 종주하는 팀원 간의 레벨 차이가 많이 나면 한쪽은 처지고, 다른 한쪽은 멀찌감치 가서 기다리는 상황이 속출한다. 이러면 곤란하다는 것. 셋째,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의 실력은 갖춰야 한다. 손 교수는 20~30km를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수준까지 실력을 갖출 것을 권했다. 인천 아라뱃길에서 부산까지 간다면 보통 20~30km마다 인증센터가 있다. 그러니까 인증센터와 인증센터 사이에 쉬지 않고 단숨에 갈 수 있을 정도는 돼야 한다는 것. 넷째, 체력 훈련을 충분히 해야 한다. 보통 자전거로 종주를 한다면 하루에 평균 140~150km를 달린다. 근력과 심폐지구력이 약하면 불가능하다. 따라서 평소 체력 훈련을 충분히 해야 하며 자전거로 평지에서 달릴 경우에도 시속 25km 이상으로 1시간 달리는 연습을 하는 게 좋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21-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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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 빠지고 허벅지 탄탄… “아이스하키, 지옥훈련 견디면 몸은 천국”

    아이스하키는 꽤 격한 운동이다. 가장 먼저 연상되는 이미지가 ‘보디 체크’다. 상대방을 향해 돌진해 몸을 부딪쳐 공격을 막는 몸싸움이다. 거친 만큼 부상이나 사고도 많을 것 같다. 신영수 이대목동병원 정형외과 교수(49)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중년의 건강관리로 아이스하키가 제격이라는 것이다. 그게 가능할까. 신 교수와의 인터뷰는 이런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신 교수는 난도가 특히 높은 무릎 인공관절 재수술 분야에서 이름이 높다.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공관절 수술은 이제 어렵지 않은 수술이 됐다. 하지만 감염이나 관리 부실로 인해 재수술하는 경우 성공률은 많이 떨어진다. 신 교수는 이 재수술 분야에서만 최근 4년 동안 국제적인 저널에 2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 아들 돌보다가 우연히 입문 신 교수는 어쩌다 아이스하키를 택한 걸까. 2018년 7월이었다. 초등학교 1학년이던 아들이 학교 방과후 수업으로 아이스하키를 배울 일이 생겼다. 성인용 아이스하키 장비는 10kg. 초등학생용도 6kg 내외로 무게가 만만찮다. 부모 도움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아이스링크에는 신 교수처럼 아이를 돕기 위해 대기하는 아빠들이 적잖았다. 몇몇 아빠는 아이들이 레슨 받을 때 한쪽에서 재미삼아 스케이트를 탔다. 처음에 심드렁하던 신 교수도 6개월 정도 지나자 은근히 도전해 보고 싶었다. 그래도 한때는 스케이트깨나 탔는데…. 현실은 냉정했다. 스케이트를 신고 채 10m도 못 가 꽈당 넘어졌다. 간신히 일어났다. 또 넘어졌다. 오기가 생겼다. 아이스하키까지 배우고 말리라. 신 교수의 아이스하키 도전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후 3개월 정도 레슨을 받지 않고 혼자 스케이팅 기본동작을 연습했다. 이후 정식으로 아이스하키 레슨을 받았다. 매주 금요일이면 병원 업무를 마치자마자 득달같이 아이스링크로 달려갔다. ○‘지옥 훈련’ 버티면 즐길 수 있어 신 교수는 4개월 동안 집중 레슨을 받았다. 스케이트를 신은 상태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도록 기본기를 충분히 배운 다음 스틱을 잡았다. 처음에는 상당히 힘들었다. 무거운 장비가 어깨를 짓눌렀다. 조금만 걸었는데 토할 것 같았다. 세상이 노랗게 변하며 빙글빙글 돌았다. 신 교수는 “내 체력이 얼마나 ‘저질’이었는지 그때 깨달았다”며 웃었다. 20m쯤 갔을 때부터 시야가 가릴 만큼 땀이 흘러내렸다. 50m도 못 가고 주저앉았다. 두 번째 날도 비슷했다. 셋째 날이 돼서야 50m 지점에 이를 수 있었다. 100m를 쉬지 않고 달릴 수 있기까지는 두 달이 걸렸다. 이 기간을 견디니 여유가 찾아왔다. 신 교수는 “따로 체력훈련을 하지는 않았다. 나중에 즐기려면 이 훈련을 견뎌야 한다는 심정으로 열심히 했는데 놀랍게도 그 다음부터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어느 정도 자신이 붙자 신 교수는 성인 아이스하키 동호회에 가입했다. 동호회는 매주 월요일 밤 모임을 가졌다. 초등학생 아이와 함께 주말 이틀, 금요일 밤 레슨에 이어 월요일 밤 아이스하키 동호회 활동까지 시작한 것이다. 일주일에 무려 4회를 아이스링크에서 보내는 셈이다. 경기를 가졌다. 아이스링크를 질주하는 기분이 상쾌했다. 스틱을 휘둘러 퍽을 쳐서 슈팅을 날리는 짜릿함이 몸에 각인되는 것 같았다. 월요일 오후가 되면 몸이 들썩였다. 신 교수는 요즘 속상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동호회 활동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동호회 활동을 재개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랄 뿐이다. ○“체중 안 빠질 수 없는 운동” 신 교수는 건강 증진 목적으로 아이스하키를 시작하지 않았다. 물론 체중 감량을 노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건강해졌다. 어떻게 달라졌을까. 아이스하키에 입문할 당시 신 교수 체중은 75∼76kg이었다. 배만 볼록하게 튀어나온 복부비만이었다. 지금 신 교수 체중은 64∼67kg이다. 그 사이에 10kg 가까이 줄어들었다. 사실 체중을 줄이기 위해 따로 운동한 적은 없다. 집중 레슨의 효과다. 신 교수는 “체중을 빼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다. 아이스하키만 하면 저절로 빠지게 돼 있다”며 웃었다. 레슨이 테크닉을 배우고 개선하기 위한 측면도 있지만 체력 증진 요소도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레슨 받을 때는 5분이 경과하기도 전에 헬멧에서 바닥으로 땀이 빗물처럼 주르륵 떨어진다. 훈련 강도가 너무 강해 15분 이상 지속하지 않는다. 이어 2, 3분 쉬고 충분히 수분을 섭취한 다음 훈련을 재개한다. 체중만 줄어든 게 아니다. 다른 건강지표도 뚜렷이 개선됐다. 사실 전에는 혈압이 꽤 높은 편이었다. 수축기 혈압 150mmHg, 이완기 혈압 95mmHg에 육박했다. 정상 혈압은 각각 120mmHg, 80mmHg 미만이어야 한다. 신 교수의 경우 사실상 1기 고혈압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아이스하키를 3년 남짓 하다 보니 혈압이 완벽하게 정상 수준으로 떨어졌다. 고혈압 환자에게 적당한 운동은 필수다. 신 교수 또한 “좋아하는 운동을 매주 2∼4회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건강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 허벅지가 튼튼해졌다. 아이스하키 경기를 할 때는 기마 자세로 스케이트를 타야 한다. 그러니 허벅지 근육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 교수는 그 전에는 3층 높이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갔다. 계단으로 오르면 숨이 턱 막혔다. 요즘은 3층 정도는 가볍게 계단으로 오른다. 아들과 아이스하키를 같이 하고 아내도 함께 스케이팅을 하다 보니 공통 관심사가 생겼다. 대화도 많아졌다. 신 교수가 꼽은 최고의 장점이 이것이다. “가족과의 유대감과 친밀도가 높아졌답니다.” 아이스하키 도전하려면운동전 발바닥 5분간 주무르고, 아킬레스건 강화 스트레칭을 최소 석달은 전문가에게 배워야아이스하키에 도전하는 데 조건이 있을까. 60대도 가능할까. 신영수 이대목동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나이는 상관없다”고 말했다. 부상도 크게 걱정할 게 없단다. 보호장비가 외부와의 충격을 완화해 주기 때문이다. 스스로 주의하면서 스케이팅을 즐기면 부상이나 사고는 별로 생기지 않는다. 신 교수에 따르면 부상이나 사고는 주로 마음이 앞설 때, 혹은 무모하게 도전할 때 발생한다. 이를테면 무리하게 터닝을 하거나 속도를 올렸다가 얼음판에 날이 깊이 박힐 때가 그렇다. 이 경우 발목 골절, 무릎 부상, 십자인대 파열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처음에는 정식으로 최소한 3개월은 전문가에게 스케이팅과 아이스하키 기술을 배우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스케이팅을 하면서 스틱을 제대로 다루는 데까지 3개월이 걸린다. 다만 체력이 좀 약하다 싶으면 기간을 조금 늘려 4, 5개월 정도 배우면서 기술을 연마하도록 한다. 운동하기 전에 충분히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먼저 발바닥을 최소한 5분 정도는 주물러 주는 게 좋다. 신 교수는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보여도 꽤 중요하다. 선수들도 실제로 이런 마사지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발목 아킬레스건을 튼튼하게 하는 스트레칭도 해야 한다. 선 채로 벽에 손을 짚는다. 이때 상체나 팔에 힘을 주면 안 된다. 가급적 힘을 빼고 모든 신경은 발목에 쏟는다. 이어 발목 뒤쪽이 팽팽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쭉 뻗어준다. 20초 동안 그 상태를 유지한 뒤 발을 번갈아가며 동작을 반복한다. 각각 3회 이상씩 해 준다. 평소에도 이 스트레칭을 자주 하면 아킬레스건이 튼튼해지고 발바닥에 통증이 생기는 족저근막염을 예방할 수 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21-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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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중도, 혈압도 정상으로 뚝…중년의 건강관리 ‘아이스하키’가 제격

    아이스하키는 꽤 격한 운동이다. 가장 먼저 연상되는 이미지가 ‘보디 체크’다. 상대방을 향해 돌진해 몸을 부딪쳐 공격을 막는 몸싸움이다. 거친 만큼 부상이나 사고도 많을 것 같다. 신영수 이대목동병원 정형외과 교수(49)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중년의 건강관리로 아이스하키가 제격이라는 것이다. 그게 가능할까. 신 교수와의 인터뷰는 이런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신 교수는 난도가 특히 높은 무릎 인공관절 재수술 분야에서 이름이 높다.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공관절 수술은 이제 어렵지 않은 수술이 됐다. 하지만 감염이나 관리 부실로 인해 재수술하는 경우 성공률은 많이 떨어진다. 신 교수는 이 재수술 분야에서만 최근 4년 동안 국제적인 저널에 2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 아들 돌보다가 우연히 입문 신 교수는 어쩌다 아이스하키를 택한 걸까. 2018년 7월이었다. 초등학교 1학년이던 아들이 학교 방과후 수업으로 아이스하키를 배울 일이 생겼다. 성인용 아이스하키 장비는 10㎏. 초등학생용도 6㎏ 내외로 무게가 만만찮다. 부모 도움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아이스링크에는 신 교수처럼 아이를 돕기 위해 대기하는 아빠들이 적잖았다. 몇몇 아빠는 아이들이 레슨 받을 때 한쪽에서 재미삼아 스케이트를 탔다. 처음에 심드렁하던 신 교수도 6개월 정도 지나자 은근히 도전해 보고 싶었다. 그래도 한때는 스케이트 꽤나 탔는데…. 현실은 냉정했다. 스케이트를 신고 채 10m도 못가 꽈당 넘어졌다. 간신히 일어났다. 또 넘어졌다. 오기가 생겼다. 아이스하키까지 배우고 말리라. 신 교수의 아이스하키 도전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후 3개월 정도 레슨을 받지 않고 혼자 스케이팅 기본동작을 연습했다. 이후 정식으로 아이스하키 레슨을 받았다. 매주 금요일이면 병원 업무를 마치자마자 득달같이 아이스링크로 달려갔다. ● ‘지옥 훈련’ 버티면 즐길 수 있어 신 교수는 4개월 동안 집중 레슨을 받았다. 스케이트를 신은 상태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도록 기본기를 충분히 배운 다음 스틱을 잡았다. 처음에는 상당히 힘들었다. 무거운 장비가 어깨를 짓눌렀다. 조금만 걸었는데 토할 것 같았다. 세상이 노랗게 변하며 빙글빙글 돌았다. 신 교수는 “내 체력이 얼마나 ‘저질’이었는지 그때 깨달았다”며 웃었다. 20m쯤 갔을 때부터 시야가 가릴 만큼 땀이 흘러내렸다. 50m도 못 가고 주저앉았다. 두 번째 날도 비슷했다. 셋째 날이 돼서야 50m 지점에 이를 수 있었다. 100m를 쉬지 않고 달릴 수 있기까지는 두 달이 걸렸다. 이 기간을 견디니 여유가 찾아왔다. 신 교수는 “따로 체력훈련을 하지는 않았다. 나중에 즐기려면 이 훈련을 견뎌야 한다는 심정으로 열심히 했는데 놀랍게도 그 다음부터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어느 정도 자신이 붙자 신 교수는 성인 아이스하키 동호회에 가입했다. 동호회는 매주 월요일 밤 모임을 가졌다. 초등학생 아이와 함께 주말 이틀, 금요일 밤 레슨에 이어 월요일 밤 아이스하키 동호회 활동까지 시작한 것이다. 일주일에 무려 4회를 아이스링크에서 보내는 셈이다. 경기를 가졌다. 아이스링크를 질주하는 기분이 상쾌했다. 스틱을 휘둘러 퍽을 쳐서 슈팅을 날리는 짜릿함이 몸에 각인되는 것 같았다. 월요일 오후가 되면 몸이 들썩였다. 신 교수는 요즘 속상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동호회 활동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동호회 활동을 재개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랄 뿐이다. ● “체중 안 빠질 수 없는 운동” 신 교수는 건강 증진 목적으로 아이스하키를 시작하지 않았다. 물론 체중 감량을 노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건강해졌다. 어떻게 달라졌을까. 아이스하키에 입문할 당시 신 교수 체중은 75~76㎏이었다. 배만 볼록하게 튀어나온 복부비만이었다. 지금 신 교수 체중은 64~67㎏이다. 그 사이에 10㎏ 가까이 줄어들었다. 사실 체중을 줄이기 위해 따로 운동한 적은 없다. 집중 레슨의 효과다. 신 교수는 “체중을 빼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다. 아이스하키만 하면 저절로 빠지게 돼 있다”며 웃었다. 레슨이 테크닉을 배우고 개선하기 위한 측면도 있지만 체력 증진 요소도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레슨 받을 때는 5분이 경과하기도 전에 헬멧에서 바닥으로 땀이 빗물처럼 주르륵 떨어진다. 훈련 강도가 너무 강해 15분 이상 지속하지 않는다. 이어 2, 3분 쉬고 충분히 수분을 섭취한 다음 훈련을 재개한다. 체중만 줄어든 게 아니다. 다른 건강지표도 뚜렷이 개선됐다. 사실 전에는 혈압이 꽤 높은 편이었다. 수축기 혈압 150mmHg, 이완기 혈압 95mmHg에 육박했다. 정상 혈압은 각각 120mmHg, 80mmHg 미만이어야 한다. 신 교수의 경우 사실상 1기 고혈압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아이스하키를 3년 남짓 하다 보니 혈압이 완벽하게 정상 수준으로 떨어졌다. 고혈압 환자에게 적당한 운동은 필수다. 신 교수 또한 “좋아하는 운동을 매주 2~4회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건강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 허벅지가 튼튼해졌다. 아이스하키 경기를 할 때는 기마 자세로 스케이트를 타야 한다. 그러니 허벅지 근육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 교수는 그 전에는 3층 높이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갔다. 계단으로 오르면 숨이 턱 막혔다. 요즘은 3층 정도는 가볍게 계단으로 오른다. 아들과 아이스하키를 같이 하고 아내도 함께 스케이팅을 하다 보니 공통 관심사가 생겼다. 대화도 많아졌다. 신 교수가 꼽은 최고의 장점이 이것이다. “가족과의 유대감과 친밀도가 높아졌답니다.” 아이스하키에 도전하는 데 조건이 있을까. 60대도 가능할까. 신영수 이대목동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나이는 상관없다”고 말했다. 부상도 크게 걱정할 게 없단다. 보호장비가 외부와의 충격을 완화해 주기 때문이다. 스스로 주의하면서 스케이팅을 즐기면 부상이나 사고는 별로 생기지 않는다. 신 교수에 따르면 부상이나 사고는 주로 마음이 앞설 때, 혹은 무모하게 도전할 때 발생한다. 이를테면 무리하게 터닝을 하거나 속도를 올렸다가 얼음판에 날이 깊이 박힐 때가 그렇다. 이 경우 발목 골절, 무릎 부상, 십자인대 파열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처음에는 정식으로 최소한 3개월은 전문가에게 스케이팅과 아이스하키 기술을 배우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스케이팅을 하면서 스틱을 제대로 다루는 데까지 3개월이 걸린다. 다만 체력이 좀 약하다 싶으면 기간을 조금 늘려 4, 5개월 정도 배우면서 기술을 연마하도록 한다. 운동하기 전에 충분히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먼저 발바닥을 최소한 5분 정도는 주물러 주는 게 좋다. 신 교수는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보여도 꽤 중요하다. 선수들도 실제로 이런 마사지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발목 아킬레스건을 튼튼하게 하는 스트레칭도 해야 한다. 선 채로 벽에 손을 짚는다. 이때 상체나 팔에 힘을 주면 안 된다. 가급적 힘을 빼고 모든 신경은 발목에 쏟는다. 이어 발목 뒤쪽이 팽팽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쭉 뻗어준다. 20초 동안 그 상태를 유지한 뒤 발을 번갈아가며 동작을 반복한다. 각각 3회 이상씩 해 준다. 평소에도 이 스트레칭을 자주 하면 아킬레스건이 튼튼해지고 발바닥에 통증이 생기는 족저근막염을 예방할 수 있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21-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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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파이크 한 방에 스트레스 끝”… 28년째 배구에 빠져 사는 의사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활약이 눈부시다. 8강을 넘어 4강에까지 오르자 누구보다 환호성을 내지른 의사가 있다. 정동섭 삼성서울병원 심장외과 교수(49)다. 정 교수는 ‘배구 예찬론자’다. 그는 의대 본과 1학년이었던 1993년 배구동아리에 가입한 이후 약 30년 동안 배구에 빠져 살고 있다. 어떤 점에 끌린 걸까. 정 교수는 “배구는 혼자 잘한다고 되는 운동이 아니다. 겸손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동하고 각자 맡은 역할을 이행할 때 최고의 성과가 나오는 점이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그의 아내도 배구 선수 출신이다. 대학 시절 배구동아리 경기에 참가했을 때다. 현역 대학선수들이 시범경기를 펼쳤는데 아내가 그 팀에 있었다. 한눈에 반했다고 한다. 1년 동안 아내를 쫓아다녀 연인이 됐고, 7년 연애 끝에 결혼했다. 정 교수는 부정맥 분야에서 외과적 수술과 내과적 시술을 병행한 ‘하이브리드’ 치료를 국내에 도입한 베스트 닥터다. 심한 부정맥을 수술하려면 가슴을 열고 심장을 멈춰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 때문에 내과적 치료만 할 경우 정상 박동을 회복하는 비율은 55∼70%였다. 정 교수는 하이브리드 치료를 통해 이 비율을 93%로 올렸다.○ “배구는 나의 운명” 정 교수는 요즘도 체력에서는 웬만한 사람에게 밀리지 않는다. 그 뿌리가 의대 배구동아리라고 했다. 당시 동아리에서는 주말마다 훈련했다. 브라질과 일본에서 배구를 했다는 교포 선배들이 훈련 프로그램을 짰다. 공 좀 치고 즐기는 수준이 아니었다. 달리기, 팔굽혀펴기와 같은 기초체력 훈련만 3시간 했다. 서브 리시브는 1000회 이상 받아내야 했다. 오후 2시에 시작한 훈련은 오후 8시가 돼서야 끝났다. 독한 훈련 결과 체력이 크게 개선됐다고 한다. 정 교수는 당시 사진을 보여주며 “저때는 온몸이 근육질이었다”며 웃었다. 힘든 데도 즐거웠다. 레지던트 과정을 밟을 때는 주말에 딱 하루만 쉬었다. 하루 사이에 밀린 빨래며 청소를 끝내고 휴식도 취해야 한다. 하루가 짧은데도 정 교수는 동아리로 향했다. 2, 3시간 동안 배구를 즐기고 나면 새로운 일주일을 보낼 에너지가 생기는 것 같았다. 전문의를 따고 난 후에는 사회인 배구동호회에 가입했다. 매주 일요일 오후 4시부터 3시간 동안 배구를 했다. 때로는 훈련을 하고 때로는 경기를 했다. 돌이켜보니 배구 경력이 어느덧 28년째다. ○ 탁구에도 심취, 이명 증세 개선 효과 정 교수는 탁구 실력도 수준급이다. 군의관으로 복무하던 1999년 탁구를 시작했으니 20년이 넘었다. 당시 주로 군 동료들과 탁구를 즐겼다. 유독 한 동료가 약을 살살 올렸는데, 그에게만은 이길 수가 없었다. 평소에는 승부욕이 없던 정 교수였지만 그 동료만큼은 이기고 싶었다. 2년 동안 퇴근한 뒤 전문 강사에게 레슨을 받았다. 가급적 ‘매일 20분 레슨, 40분 훈련’을 지켰다. 제대하기 얼마 전 정 교수는 마침내 그 동료를 꺾었다. 그 짜릿함이란 말할 수도 없었다. 이후 정 교수는 탁구동호회에 가입했다. 주말엔 배구, 주중엔 탁구를 즐겼다. 정 교수는 “그래도 내게 주력 종목은 영원히 배구”라며 웃었다. 그래도 탁구 덕을 본 적이 있다. 펠로 과정을 밟던 때였다. 갑자기 귀에서 소리가 맴돌았다. 이명(耳鳴)이었다. 소리가 워낙 커서 3일 동안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 정 교수는 몸을 피곤하게 만들면 잠이 올지도 모른다며 근처 탁구장에 들어갔다. 탁구장에 있던 ‘고수’들과 몇 게임 하고 나니 증세가 나아졌다. 사실 이명은 완치가 쉽지 않다. 민감도를 낮추고 증세를 완화하는 게 최선이다. 정 교수는 자신의 경험을 이명 환자 카페에 올리기도 했다. 이후 몇몇 카페 회원들이 정 교수를 따라 탁구를 통해 증세 개선 효과를 봤다는 글을 올렸다. 꽤 뿌듯했단다. ○ 요즘엔 걷고 뛰기로 체력단련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거리 두기가 시행됐다. 이후 배구동호회와 탁구동호회 모두 활동을 잠시 접었다. 배구는 1년 반, 탁구는 1년 정도 하지 못하고 있다. 운동을 하지 않으니 체력이 떨어졌다. 보통 수술 시간은 6시간 내외다. 예전에는 수술이 끝날 때까지 큰 문제가 없었다. 운동을 중단한 후로는 집중력이 크게 떨어졌다. 대안이 필요했다. 정 교수는 걷기를 선택했다. 지난해 9월 일이다. 그때부터 매주 3일은 반드시 걸어 출퇴근했다. 집이 있는 반포에서 병원까지는 대략 15km. 처음에는 2시간 반이 걸렸다. 어느 정도 능숙해지자 달리기를 추가했다. 걷기와 뛰기를 조합하니 시간은 1시간 50분까지로 줄었다. 왕복으로 계산하자면 일주일에 3회는 30km를 걷거나 뛰는 셈이다. 정 교수는 요즘에도 평일 중 하루, 주말엔 이틀을 이런 식으로 출퇴근한다. 주말 휴일까지 병원에 가는 이유가 있다. 수술이 대개 금요일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환자 상태를 체크하려면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병원에 가야 한다. 이 때문에 정 교수는 골프를 하지 않는다. 교외로 나갔다가 응급 환자 콜이 오면 대처하기 어렵다. 정 교수는 연구실에서도 몇몇 장비를 놓고 운동한다. 건강검진 결과로 보면 혈압, 당뇨 수치, 콜레스테롤 수치 모두 정상이다. 필요 이상으로 운동을 많이 하는 건 아닐까. 일단 체력 증진을 위해 필요하다는 게 정 교수의 생각이다. 또 한 가지 이유는 코로나 사태가 끝나고 다시 배구를 즐길 수 있는 날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꾸준히 체력을 키워놔야 더 잘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못 말리는 배구 사랑이다.하체 근력 강화 훈련정동섭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평소 하체 근력을 강조한다. 그래야 운동도 제대로 즐길 수 있고 체력 소모가 많은 일에도 끄떡없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세 가지 운동법을 추천했다.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 아킬레스건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데 효과가 좋다. ①의자 위로 점프하기의자 혹은 의자 높이 물건을 앞에 둔다. 의자를 사용할 경우 벽에 바짝 붙여야 미끄러짐을 방지할 수 있다. 이어 바닥에서 의자 위로 점프한다. 점프할 때는 무릎을 가급적 들어올리는 게 좋다. 엉덩이는 아래로 처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15회 3세트. ②옆으로 장애물 뛰어넘기장애물과 10cm 정도 거리를 두고 선다. 정면을 본 상태에서 높이 뛰어 장애물 건너편으로 이동한다. 높이 뛸수록 좋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높이가 낮은 장애물을 둬도 된다. 그것도 부담이 된다면 신문지 같은 것을 놓고 해도 된다. 20회 3세트. ③받침대 놓고 제자리 달리기20∼30cm 높이의 받침대를 앞에 놓고 제자리달리기 하듯 두 발을 번갈아 달린다. 양팔은 자연스럽게 허리춤에 놓으면 된다. 이때 발목이 흔들리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높이 뛸 필요는 없다. 100회 이상을 쉬지 않고 하는 게 좋다. 하루 3회 반복.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21-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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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주일 잘 보낼 에너지 생겨” 못 말리는 의사의 배구 사랑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활약이 눈부시다. 8강을 넘어 4강에까지 오르자 누구보다 환호성을 내지른 의사가 있다. 정동섭 삼성서울병원 심장외과 교수(49)다. 정 교수는 ‘배구 예찬론자’다. 그는 의대 본과 1학년이었던 1993년 배구동아리에 가입한 이후 30년 동안 배구에 빠져 살고 있다. 어떤 점에 끌린 걸까. 정 교수는 “배구는 혼자 잘 한다고 되는 운동이 아니다. 겸손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동하고 각자 맡은 역할을 이행할 때 최고의 성과가 나오는 점이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그의 아내도 배구 선수 출신이다. 대학 시절 배구동아리 경기에 참가했을 때다. 현역 대학선수들이 시범경기를 펼쳤는데 아내가 그 팀에 있었다. 한눈에 반했다고 한다. 1년 동안 아내를 쫓아다녀 연인이 됐고, 7년 연애 끝에 결혼했다. 정 교수는 부정맥 분야에서 외과적 수술과 내과적 시술을 병행한 ‘하이브리드’ 치료를 국내에 도입한 베스트 닥터다. 심한 부정맥을 수술하려면 가슴을 열고 심장을 멈춰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 때문에 내과적 치료만 할 경우 정상 박동을 회복하는 비율은 55~70%였다. 정 교수는 하이브리드 치료를 통해 이 비율을 93%로 올렸다. ● “배구는 나의 운명” 정 교수는 요즘도 체력에서는 웬만한 사람에 밀리지 않는다. 그 뿌리가 의대 배구동아리라고 했다. 당시 동아리에서는 주말마다 훈련했다. 브라질과 일본에서 배구를 했다는 교포 선배들이 훈련 프로그램을 짰다. 공 좀 치고 즐기는 수준이 아니었다. 달리기, 팔굽혀 펴기와 같은 기초체력 훈련만 3시간 했다. 서브 리시브는 1000회 이상 받아내야 했다. 오후 2시에 시작한 훈련은 오후 8시가 돼서야 끝났다. 독한 훈련 결과 체력이 크게 개선됐다고 한다. 정 교수는 당시 사진을 보여주며 “저때는 온몸이 근육질이었다”며 웃었다. 힘든 데도 즐거웠다. 레지던트 과정을 밟을 때는 주말에 딱 하루만 쉬었다. 하루 사이에 밀린 빨래며 청소를 끝내고 휴식도 취해야 한다. 하루가 짧은데도 정 교수는 동아리로 향했다. 2, 3시간 동안 배구를 즐기고 나면 새로운 일주일을 보낼 에너지가 생기는 것 같았다. 전문의를 따고 난 후에는 사회인 배구동호회에 가입했다. 매주 일요일 오후 4시부터 3시간 동안 배구를 했다. 때로는 훈련을 하고 때로는 경기를 했다. 돌이켜보니 배구 경력이 어느덧 28년째다. ● 탁구에도 심취, 이명 증세 개선 효과 정 교수는 탁구 실력도 수준급이다. 군의관으로 복무하던 1999년 탁구를 시작했으니 20년이 넘었다. 당시 주로 군 동료들과 탁구를 즐겼다. 유독 한 동료가 약을 살살 올렸는데, 그에게만은 이길 수가 없었다. 평소에는 승부욕이 없던 정 교수였지만 그 동료만큼은 이기고 싶었다. 2년 동안 퇴근한 뒤 전문 강사에게 레슨을 받았다. 가급적 ‘매일 20분 레슨, 40분 훈련’을 지켰다. 제대하기 얼마 전 정 교수는 마침내 그 동료를 꺾었다. 그 짜릿함이란 말할 수도 없었다. 이후 정 교수는 탁구동호회에 가입했다. 주말엔 배구, 주중엔 탁구를 즐겼다. 정 교수는 “그래도 내게 주력 종목은 영원히 배구”라며 웃었다. 그래도 탁구 덕을 본 적이 있다. 펠로 과정을 밟던 때였다. 갑자기 귀에서 소리가 맴돌았다. 이명(耳鳴)이었다. 소리가 워낙 커서 3일 동안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 정 교수는 몸을 피곤하게 만들면 잠이 올지도 모른다며 근처 탁구장에 들어갔다. 탁구장에 있던 ‘고수’들과 몇 게임 하고 나니 증세가 나아졌다. 사실 이명은 완치가 쉽지 않다. 민감도를 낮추고 증세를 완화하는 게 최선이다. 정 교수는 자신의 경험을 이명 환자 카페에 올리기도 했다. 이후 몇몇 카페 회원들이 정 교수를 따라 탁구를 통해 증세 개선 효과를 봤다는 글을 올렸다. 꽤 뿌듯했단다. ● 요즘엔 걷고 뛰기로 체력단련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거리 두기가 시행됐다. 이후 배구동호회와 탁구동호회 모두 활동을 잠시 접었다. 배구는 1년 반, 탁구는 1년 정도 하지 못하고 있다. 운동을 하지 않으니 체력이 떨어졌다. 보통 수술 시간은 6시간 내외다. 예전에는 수술이 끝날 때까지 큰 문제가 없었다. 운동을 중단한 후로는 집중력이 크게 떨어졌다. 대안이 필요했다. 정 교수는 걷기를 선택했다. 지난해 9월 일이다. 그때부터 매주 3일은 반드시 걸어 출퇴근했다. 집이 있는 반포에서 병원까지는 대략 15㎞. 처음에는 2시간 반이 걸렸다. 어느 정도 능숙해지자 달리기를 추가했다. 걷기와 뛰기를 조합하니 시간은 1시간 50분까지로 줄었다. 왕복으로 계산하자면 일주일에 3회는 30㎞를 걷거나 뛰는 셈이다. 정 교수는 요즘에도 평일 중 하루, 주말엔 이틀을 이런 식으로 출퇴근한다. 주말 휴일까지 병원에 가는 이유가 있다. 수술이 대개 금요일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환자 상태를 체크하려면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병원에 가야 한다. 이 때문에 정 교수는 골프를 하지 않는다. 교외로 나갔다가 응급 환자 콜이 오면 대처하기 어렵다. 정 교수는 연구실에서도 몇몇 장비를 놓고 운동한다. 건강검진 결과로 보면 혈압, 당뇨 수치, 콜레스테롤 수치 모두 정상이다. 필요 이상으로 운동을 많이 하는 건 아닐까. 일단 체력 증진을 위해 필요하다는 게 정 교수의 생각이다. 또 한 가지 이유는 코로나 사태가 끝나고 다시 배구를 즐길 수 있는 날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꾸준히 체력을 키워놔야 더 잘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못 말리는 배구 사랑이다. 정동섭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평소 하체 근력을 강조한다. 그래야 운동도 제대로 즐길 수 있고 체력 소모가 많은 일에도 끄떡없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세 가지 운동법을 추천했다.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 아킬레스건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데 효과가 좋다. ①의자 위로 점프하기 의자 혹은 의자 높이 물건을 앞에 둔다. 의자를 사용할 경우 벽에 바짝 붙여야 미끄러짐을 방지할 수 있다. 이어 바닥에서 의자 위로 점프한다. 점프할 때는 무릎을 가급적 들어올리는 게 좋다. 엉덩이는 아래로 처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15회 3세트. ②옆으로 장애물 뛰어넘기 장애물과 10㎝ 정도 거리를 두고 선다. 정면을 본 상태에서 높이 뛰어 장애물 건너편으로 이동한다. 높이 뛸수록 좋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높이가 낮은 장애물을 둬도 된다. 그것도 부담이 된다면 신문지 같은 것을 놓고 해도 된다. 20회 3세트. ③받침대 놓고 제자리 달리기 20~30㎝ 높이의 받침대를 앞에 놓고 제자리 달리기 하듯 두 발을 번갈아 달린다. 양팔은 자연스럽게 허리춤에 놓으면 된다. 이때 발목이 흔들리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높이 뛸 필요는 없다. 100회 이상을 쉬지 않고 하는 게 좋다. 하루 3회 반복.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21-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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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리 바빠도 무조건 걸어요… 평일 1시간, 주말 3시간”

    김영훈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63)은 부정맥 분야에서 최고 명의(名醫)로 꼽힌다. 사타구니 혈관으로 기구를 삽입해 심방세동을 치료하는 ‘전극도자절제술’을 1998년에 국내 처음 도입해 현재까지 5000회 이상 시술했다. 의무부총장과 의료원장을 맡고 있지만 환자 진료를 계속하고 있다. 전국에서 김 부총장을 찾아오는 환자를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외래진료뿐 아니라 시술까지도 직접 한다. 이러니 체력적 부담이 꽤나 크다. 그래도 김 부총장은 거뜬하단다. 나름대로의 비결이 있을 터다. 김 부총장은 “평일에는 매일 한 시간 이상, 주말에는 3, 4시간 걷는다”라고 말했다. 걷기가 비결인 것 같은데 원칙이 있다. 김 부총장은 “하루 24시간 중 한 시간은 반드시 걷는 데 쓴다. 일종의 ‘할당 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며 웃었다.○ 6년 동안 매일 200배(拜) 실천 사실 김 부총장이 처음부터 걷기에 매일 1시간을 할애한 것은 아니다. 2004년부터 5, 6년 동안은 독특한 건강법을 실천했다. 당시 평소 알고 지내던 기업가 지인에게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3000배(拜)를 했더니 허리 아픈 게 사라지고 잔병도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부총장은 불교 신도가 아니다. 그의 집안은 기독교에 더 가깝다. 그런데도 호기심이 생겼다. 곧바로 도전했다. 매일 108배를 했다. 얼마 후에는 200배로 늘렸다. 이마에서 땀이 뚝뚝 떨어졌다.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 같았다. 절한다는 게 그렇게 좋을 줄은 몰랐다. 빠져들었다. 해외학회에 가더라도 호텔에서 200배를 했다. 심지어 비행기 안에서도 한갓진 공간을 찾아 절을 했다. 매일 200배를 하면 무릎이 남아날까. 처음엔 무릎이 까지고 피가 났다. 방석 여러 개에 피를 묻힌 후에야 김 부총장은 요령을 터득했다. 그랬더니 오히려 무릎이 튼튼해졌다. 어떻게 절하면 되는 걸까. 절을 하려고 상체를 숙일 때 무릎이 아니라 손이 먼저 바닥에 닿도록 해야 한다. 손과 팔로 체중을 지탱하면서 무릎을 꿇는다. 이렇게 하면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오히려 코어 근육과 허벅지 근육이 강해진다. 김 부총장의 경우 악력과 팔의 힘도 좋아져 환자 진료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5년 동안 그렇게 매일 200배를 했다. 그러다 망막혈관 질환이 생겼다. 안압이 높아지면 증세가 악화한다. 일반적으로 상체를 숙이면 안압은 높아진다. 절하기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동작이다. 그만둬야 했다. 하지만 무시했다. 몇 차례 더 절을 하다 망막혈관이 터졌다. 그 지경이 되니 아쉽지만 접을 수밖에 없었다. 김 부총장은 “나처럼 특정 질환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절하기는 뱃살을 빼고, 코어 근육을 키우며, 마음도 편안케 하는 좋은 건강법”이라고 말했다.○“운동할 시간 없으면 모래주머니라도 차라” 절하기를 중단한 후 한동안은 다른 운동을 하지 않았다. 게다가 너무 바빴다. 체력적으로 많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뭔가 방법이 없을까. 김 부총장은 일단 시술하면 오래 서 있게 된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 시간을 이용하기로 했다. 모래주머니를 구했다. 시술할 때 모래주머니를 양 발목에 찼다. 그 상태로 움직이면 종아리 근육을 강화시킬 수 있다. 효과가 있을까. 김 부총장은 “주말 산행 때 꽤 도움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김 부총장은 매달 1회 정도 산행을 했다. 슬슬 산책하듯 산에 오른 게 아니다. 동료들이 따라가기 벅찰 정도로 속도를 올렸다. 김 부총장은 “평소 모래주머니로 종아리 근육을 강화했기 때문에 산행이 수월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산행을 하다 보니 산이 좋아졌다. 이때부터 김 부총장은 매달 한 번 이상 산행을 했다. 오후 진료를 하다 환자가 진료예약을 취소하는 바람에 시간이 생기면 북한산에 갔다. 매일 200배 이상 절하기를 한 것처럼 김 부총장은 ‘매달 1회 등산’ 원칙을 지켰다. 요즘도 이 원칙은 지키고 있다. 얼마 전에는 아들, 며느리까지 온 가족이 함께 한라산에 오르기도 했다.○1일 1시간 이상 무조건 걷기 ‘평일 한 시간 이상, 주말 3, 4시간 걷기’는 2015년부터 시작했다. 적당히 하면 이 ‘할당량’은 채울 수 없다. 김 부총장은 나름대로의 원칙을 만들고 실천했다. 김 부총장은 업무 때문에 평일 저녁 약속이 많은 편이다. 가급적 약속 장소를 서울 강북 지역으로 잡는다. 모임을 끝내면 자택이 있는 명동까지 걸어간다. 약속이 없는 날에는 전철 두세 역 전에서 내려 걸어간다. 병원에 있을 때도 틈틈이 걷는다. 처음에는 하루 걸음 수를 측정했다. 지금은 따로 측정하지 않는다. ‘이 정도면 1만 보가 되겠다’라는 감이 생겼단다. 주말에는 남산 주변을 주로 걷는다. 여러 코스를 조합해 걷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다. 남산에 오르지 않을 때는 청계광장까지 걸어와 물줄기를 따라 산책로를 걷는다. 청계4가까지 걷다가 퇴계로를 거쳐 명동으로 돌아간다. 이렇게 하면 3, 4시간이 걸린다. 주말에 산에 가면 10시간가량 걷는다. 가끔 골프도 즐긴다. 골프장에서도 카트를 타지 않는다. 18홀 내내 걷는다. 36홀을 걸은 적도 있다. 충분히 걷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집에 와서 다시 걷는다. 이렇게 하기를 6년. 걷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김 부총장은 “독감 한 번 걸리지 않았고 건강검진 결과는 최상이다”고 말했다. 어떤 건강법이든 거르지 않고 꾸준히 이어갈 때 비로소 효과를 본다. 김 부총장의 사례가 이를 입증하는 것 같다. “앉거나 서 있을때 까치발… 스트레칭 같이하면 금상첨화”종아리 근육 단련하려면김영훈 고려대 의무부총장은 부정맥 분야 명의다. 환자를 진료할 때 가장 먼저 종아리 상태를 체크한다. 종아리를 눌러보면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다. 종아리 근육이 튼튼하면 대체로 심장도 튼튼하단다. 종아리 근육이 탄탄하면 강력한 펌프 역할을 하면서 혈액을 심장까지 수월하게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부총장은 “종아리 근육은 심장 건강을 체크하는 간접 지표다. 종아리 근육은 제2의 심장이다”라고 말했다. 일상생활에서 종아리 근육을 키울 수 있는 쉬운 방법을 김 부총장이 소개했다. 첫째, 앉아 있든 서 있든 상관없이 까치발 상태를 3∼5초 유지한다. 처음에는 발이 저리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지만 익숙해지면 시원한 느낌만 남는다. 하루에 수십, 수백 번씩 해 보자. 둘째, 앉기보다는 서 있는 게 좋다. 앉을 때보다는 서 있을 때 종아리 근육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오래 서 있을 경우 하지정맥류가 우려될 수 있다. 김 부총장은 “혈관에 탄력이 없을 때 그런 질병이 생길 수 있다. 종아리 근육을 강화시키면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김 부총장은 1시간 앉아 있다면 최소한 10분은 서 있는 연습을 할 것을 권했다. 셋째, 서 있을 때 스트레칭을 같이 하면 좋다. 제자리걷기 동작을 취하되 무릎을 높이 든다. 이어 X자 형태로 손으로 반대편 무릎을 친다. 왼손으로는 오른쪽 무릎을 치고, 오른손으로는 왼쪽 무릎을 치는 식이다. 김 부총장은 집에서 TV를 보면서 이 동작을 200회 반복한다. 여유가 되면 하루에 세 번 이상 이 스트레칭을 할 것을 김 부총장은 권했다. 종아리 근육과 코어 근육 모두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21-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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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행기 한켠에서 200배… 시간 없으면 모래주머니 차고 시술”

    김영훈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63)은 부정맥 분야에서 최고 명의(名醫)로 꼽힌다. 사타구니 혈관으로 기구를 삽입해 심방세동을 치료하는 ‘전극도자절제술’을 98년에 국내 첫 도입해 현재까지 5000회 이상 시술했다. 의무부총장과 의료원장을 맡고 있지만 환자 진료를 계속하고 있다. 전국에서 김 부총장을 찾아오는 환자를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외래진료뿐 아니라 시술까지도 직접 한다. 이러니 체력적 부담이 꽤나 크다. 그래도 김 부총장은 거뜬하단다. 나름대로의 비결이 있을 터다. 김 부총장은 “평일에는 매일 한 시간 이상, 주말에는 3,4시간 걷는다”라고 말했다. 걷기가 비결인 것 같은데, 원칙이 있다. 김 부총장은 “하루 24시간 중 한 시간은 반드시 걷는데 쓴다. 일종의 ‘할당 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며 웃었다. ● 6년 동안 매일 200배(拜) 실천 사실 김 부총장이 처음부터 걷기에 매일 1시간을 할애한 것은 아니다. 2004년부터 5,6년 동안은 독특한 건강법을 실천했다. 당시 평소 알고 지내던 기업가 지인에게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3000배(拜)를 했더니 허리 아픈 게 사라지고 잔병도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부총장은 불교 신도가 아니다. 그의 집안은 기독교에 더 가깝다. 그런데도 호기심이 생겼다. 곧바로 도전했다. 매일 108배를 했다. 얼마 후에는 200배로 늘렸다. 이마에서 땀이 뚝뚝 떨어졌다.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 같았다. 절한다는 게 그렇게 좋을 줄은 몰랐다. 빠져들었다. 해외학회에 가더라도 호텔에서 200배를 했다. 심지어 비행기 안에서도 한갓진 공간을 찾아 절을 했다. 매일 200배를 하면 무릎이 남아날까. 처음엔 무릎이 까지고 피가 났다. 방석 여러 개에 피를 묻힌 후에야 김 부총장은 요령을 터득했다. 그랬더니 오히려 무릎이 튼튼해졌다. 어떻게 절하면 되는 걸까. 절을 하려고 상체를 숙일 때 무릎이 아니라 손이 먼저 바닥에 닿도록 해야 한다. 손과 팔로 체중을 지탱하면서 무릎을 꿇는다. 이렇게 하면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오히려 코어 근육과 허벅지 근육이 강해진다. 김 부총장의 경우 악력과 팔의 힘도 좋아져 환자 진료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5년 동안 그렇게 매일 200배를 했다. 그러다 망막혈관 질환이 생겼다. 안압이 높아지면 증세가 악화한다. 일반적으로 상체를 숙이면 안압은 높아진다. 절하기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동작이다. 그만둬야 했다. 하지만 무시했다. 몇 차례 더 절을 하다 망막혈관이 터졌다. 그 지경이 되니 아쉽지만 접을 수밖에 없었다. 김 부총장은 “나처럼 특정 질환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절하기는 뱃살을 빼고, 코어 근육을 키우며, 마음도 편안케 하는 좋은 건강법”이라고 말했다.● “운동할 시간 없으면 모래주머니라도 차라” 절하기를 중단한 후 한동안은 다른 운동을 하지 않았다. 게다가 너무 바빴다. 체력적으로 많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뭔가 방법이 없을까. 김 부총장은 일단 시술하면 오래 서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 시간을 이용하기로 했다. 모래주머니를 구했다. 시술할 때 모래주머니를 양 발목에 찼다. 그 상태로 움직이면 종아리 근육을 강화시킬 수 있다. 효과가 있을까. 김 부총장은 “주말 산행 때 꽤 도움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김 부총장은 매달 1회 정도 산행을 했다. 슬슬 산책하듯 산에 오른 게 아니다. 동료들이 따라가기 벅찰 정도로 속도를 올렸다. 김 부총장은 “평소 모래주머니로 종아리 근육을 강화했기 때문에 산행이 수월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산행을 하다 보니 산이 좋아졌다. 이때부터 김 부총장은 매달 한 번 이상 산행을 했다. 오후 진료를 하다 환자가 진료예약을 취소하는 바람에 시간이 생기면 북한산에 갔다. 매일 200배 이상 절하기를 한 것처럼 김 부총장은 ‘매달 1회 등산’ 원칙을 지켰다. 요즘도 이 원칙은 지키고 있다. 얼마 전에는 아들, 며느리까지 온 가족이 함께 한라산에 오르기도 했다. ● 1일 1시간 이상 무조건 걷기 ‘평일 한 시간 이상, 주말 3,4시간 걷기’는 2015년부터 시작했다. 적당히 하면 이 ‘할당량’은 채울 수 없다. 김 부총장은 나름대로의 원칙을 만들고 실천했다. 김 부총장은 업무 때문에 평일 저녁 약속이 많은 편이다. 가급적 약속 장소를 서울 강북 지역으로 잡는다. 모임을 끝내면 자택이 있는 명동까지 걸어간다. 약속이 없는 날에는 전철 두세 역 전에서 내려 걸어간다. 병원에 있을 때도 틈틈이 걷는다. 처음에는 하루 걸음 수를 측정했다. 지금은 따로 측정하지 않는다. ‘이 정도면 1만 보가 되겠다’라는 감이 생겼단다. 주말에는 남산 주변을 주로 걷는다. 여러 코스를 조합해 걷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다. 남산에 오르지 않을 때는 청계광장까지 걸어와 물줄기를 따라 산책로를 걷는다. 청계4가까지 걷다가 퇴계로를 거쳐 명동으로 돌아간다. 이렇게 하면 3,4시간이 걸린다. 주말에 산에 가면 10시간가량 걷는다. 가끔 골프도 즐긴다. 골프장에서도 카트를 타지 않는다. 18홀 내내 걷는다. 36홀을 걸은 적도 있다. 충분히 걷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집에 와서 다시 걷는다. 이렇게 하기를 6년. 걷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김 부총장은 “독감 한 번 걸리지 않았고 건강검진 결과는 최상이다”고 말했다. 어떤 건강법이든 거르지 않고 꾸준히 이어갈 때 비로소 효과를 본다. 김 부총장의 사례가 이를 입증하는 것 같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21-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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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ood&Dining]카페스노우, 홈카페형 아이스 디저트 11종

    SPC삼립 프리미엄 디저트 브랜드 ‘카페스노우’가 여름을 맞아 아이스 디저트 11종을 내놓았다. 회사 측은 이번 제품의 특징에 대해 “베이커리 전문점이나 카페에서 즐길 수 있는 디저트를 간편하게 슈퍼나 마트에서 구매해 집에서 맛볼 수 있는 홈 카페 콘셉트”라고 밝혔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다. ‘카페스노우’는 편의점과 할인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한 디저트 브랜드로 현재 50여 종의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이번에 선보인 카페스노우 아이스 디저트는 전국 이마트와 킴스클럽, 슈퍼 등에서 살 수 있다. SPC삼립은 이번 제품 개발 과정에서 프랑스 유명 삽화작가 마리 아세나와 협업했다. 감각적인 일러스트 패키지를 입힌 ‘진한 초코무스케이크(홀케익)’ ‘스노우롤(플레인, 초코, 딸기)’ ‘조각케이크(뉴욕치즈, 스위트고구마, 초코티라미수)’ 등이 이번에 선보인 제품이다. 210도의 고온에서 구워 윗면은 스모키하게 그을리고 속은 촉촉한 크림치즈를 느낄 수 있는 ‘바스크 치즈케이크’와 부드럽고 폭신한 카스텔라 빵 속에 달콤한 생크림을 넣은 ‘생크림 카스텔라’도 판매한다. ‘크래프트 크림치즈 슈’와 ‘크래프트 크림치즈 케이크’는 미국 치즈 브랜드 ‘크래프트’ 크림치즈를 사용해 진한 크림치즈의 풍미가 일품이다. SPC삼립 마케팅 관계자는 “최근 홈카페 디저트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커지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증샷 붐이 일어남에 따라 홈 디저트 콘셉트를 반영한 제품을 내놨다”며 “차별화된 아이스 디저트를 계속해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21-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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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리기로 병원 출퇴근… “운동 필요한 환자와 함께 달리고 싶어요”

    김희정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45) 인터뷰는 환자 수술을 끝낸 직후 시작됐다. 지칠 법도 한데 활기가 넘쳤다. 원래 체력이 좋은지 물었다. 예전에는 수술 후 몸 여기저기가 쑤셨다고 한다. 김 교수는 젊은 유방암 환자들을 많이 수술하는 편이다. 흉터를 최소화하려다 보니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특히 어깨와 손목이 많이 아팠다. 지금은 안 아프단다. 달리기 덕분이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까무잡잡한 피부가 유독 눈에 띄었다. 피부를 하얗게 보이려고 미백 화장품을 쓰는 사람들도 많은데…. 김 교수도 원래는 피부가 하얀 편이었다고 했다. 매일 달리다보니 까맣게 변했다는 건데, 조금도 개의치 않는 표정이다. 오히려 “건강해 보인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라며 웃었다. ○ 5년 전 해외유학 때 달리기 입문 과거에도 여러 운동을 시도했다. 특히 요가를 재미있게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체육관까지 왕복 시간을 포함해 2시간씩 걸리는 운동을 지속하기는 쉽지 않았다. 늘 시간이 부족했다. 결국 병원 내 헬스시설을 잠깐씩 이용하는 게 전부였다. 2017년 미국 보스턴의 하버드대 암센터로 유학을 갔다. 처음으로 여유가 생겼다. 현지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되자 집과 학교 사이, 약 5km를 달리기 시작했다. 40∼50분에 주파했으니 아주 빠른 속도는 아니었다. 노트북이 든 가방을 메고 천천히 달렸다. 얼마 후 이사했는데, 병원으로부터 11km 떨어진 곳이었다. 거리가 두 배로 늘어났지만 그래도 달렸다. 나중에는 자전거를 하나 사 달리기와 병행했다. 자전거를 타고 병원에 가면 돌아올 땐 달렸다. 다음 날에는 달려서 병원에 갔고, 돌아올 때 자전거를 탔다. 2018년 여름이었다. 현지에서 철인3종 경기가 열렸다. 누구나 참가할 수 있었다. 어렸을 때 수영을 오래 했고, 보스턴에 온 후 달리기와 자전거 타기를 매일 했으니 완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참가신청을 했다. 수영으로 750m, 자전거로 20km를 간 뒤 마지막으로 5km를 달렸다. 정확한 기록은 기억나지 않는다. 김 교수에게 그런 기록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완주했다는 것과 가족들이 함께 응원해줬다는 사실이 더 중요했다. ○귀국 후 달리기로 출퇴근 유학을 끝내고 귀국하자 다시 바빠졌다. 환자 치료에 연구까지 하느라 운동할 여유가 없었다. 달리기를 잊고 한 달을 살았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병원 앞 한강공원이 예쁘다. 그 길을 달리면 되지 않을까?’ 시간을 계산해 봤다. 자동차로 출퇴근하면 30분이 걸렸다. 한강공원에서 달린다면 1시간 정도가 걸릴 것 같았다. 2019년 3월, 김 교수는 ‘출퇴근 달리기’에 도전했다. 집에서 병원까지는 약 10km. 천둥 번개가 내리치거나 미세먼지가 극도로 심한 날을 빼고는 거르지 않고 달렸다. 비가 오거나 눈이 내려도 뛰었다. 날씨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1시간∼1시간 20분이 소요됐다. 병원에 도착하면 계단을 이용해 연구실이 있는 12층을 올랐다. 다시 달리기를 시작한 후 한 달은 힘들었다. 단지 한두 달을 안 달렸을 뿐인데, 그 사이에 몸이 녹슬었나 보다. 근육통이 점심시간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그 후로는 예전의 컨디션을 회복했다. 오랜 시간 수술해도 몸이 아프지 않게 된 게 이때부터였다. 김 교수는 “어느 정도 달리면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새소리도 들린다. 그게 그렇게 좋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달리고 나면 하루가 상쾌해진다. 육체뿐 아니라 정신건강까지 좋아지는 기분이다.○트레일 러닝과 암벽 등반에도 도전 지난해 시어머니를 따라 북한산에 간 적이 있다. 시어머니는 가정주부지만 히말라야도 세 번 갈 정도로 ‘산 마니아’다. 김 교수는 전에 산에 간 적이 별로 없다. 한 수 배우는 셈으로 시어머니를 따라갔는데 인상이 깊었다고 한다. 울창한 숲속에 있는 기분이 너무 좋았다. 이후 초등학생 막내딸을 데리고 산에 종종 갔다. 산행 중 사람들이 달리는 걸 목격했다. 퍼뜩 그 생각이 들었다. ‘산에서 달리면 더 좋지 않을까?’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등산로를 따라 달려봤다. 이른바 ‘트레일러닝’을 시작한 것이다. 경기 지역의 청계산에서 광교산까지 27km 구불구불한 산길을 달렸다. 오전 9시에 시작한 달리기는 오후 4시에야 끝났다. 신세계를 체험한 것 같았다. 트레일러닝에 빠져들었다. 이때부터 김 교수는 매주 주말 휴일 중 하루는 산에 오른다. 물론 트레일러닝을 하기 위해서다. 보통은 10∼15km의 거리를 달린다. 김 교수는 “주말에 1시간 여유가 생기면 집 근처를 달리고, 3시간 여유가 있으면 산에 가서 뛴다”고 말했다. 트레일러닝을 하다 보니 또 다른 욕심이 생겼다. 암벽 등반이었다. 뭐가 하고 싶으면 꼭 해야 하는 성미다. 김 교수는 트레일러닝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등산학교를 찾았다. 아직 초보 딱지를 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몇 차례 암벽 등반에 도전하기도 했다. 그에게는 꿈이 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젊은 여성 유방암 환자들과 함께 달리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환자 중 일부는 호르몬 치료로 인해 젊은 데도 갱년기 증세가 나타난다. 그런 환자들에게는 식단 조절도 중요하지만 운동이 꼭 필요하다. 김 교수는 “말로만 운동하라고 하는 게 아니라 함께 달리면서 환자를 치료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달리기로 건강 다지려면천천히 오래 달려야 효과… 보통사람은 10km 적당달리기의 매력은 뭘까. 김희정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해외 학회에 참가할 때도 운동화를 꼭 챙겼다”고 했다. 아무 장비 없이 운동화 하나만 있으면 어디서든 달릴 수 있고, 주변의 러너들과도 쉽게 어울릴 수 있는 것이 달리기의 큰 매력이다. 김 교수는 올해 4, 5월에 각각 42.195km 마라톤 풀코스를 달렸다. 풀코스 마라톤은 첫 도전이었다. 사실 못할 줄 알았다. 하지만 두 번 모두 완주하는 데 성공했다. 비대면 방식으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스스로 기록을 측정했다. 5시간 반 정도였다. 기록 자체만 보면 하위권이다. 김 교수는 기록에 별 미련을 두지 않는다. 달리고 싶어 달리는데 기록이 왜 중요하냐는 것이다. 달리기를 시작한다면 기록에 신경 쓰지 말 것을 권한다. 기록을 염두에 두면 무리하게 빨리 달리려 하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천천히 오래 달리기를 김 교수는 선호한다. 그래야 몸에 부담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달리는 건지, 빨리 걷는 건지 애매한 속도도 괜찮다. 이렇게 달리다 보면 체력이 좋아지고, 그때 가서 속도를 올리면 된다는 것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의 거리를 달릴 때 가장 좋을까. 김 교수는 개인적 차이가 있다는 전제 아래 10km를 추천했다. 처음에 2, 3km 구간에는 숨이 차고 옆구리가 아플 때도 있다. 이때 멈추지 않고 숨을 깊게 쉬면서 천천히 계속 달리면 3, 4km 구간부터 서서히 좋아진다. 대체로 5km 구간을 넘어서면 몸이 편안해진다. 이때부터 온갖 잡념이 사라지고 주변 풍경이 보이기 시작한단다. 김 교수는 “후반부 5km 구간은 행복한 달리기”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21-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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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퇴근길 10㎞를 달리는 의사…“환자와 달리며 치료하고파”

    김희정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45) 인터뷰는 환자 수술을 끝낸 직후 시작됐다. 지칠 법도 한데 활기가 넘쳤다. 원래 체력이 좋은지 물었다. 예전에는 수술 후 몸 여기저기가 쑤셨다고 한다. 김 교수는 젊은 유방암 환자들을 많이 수술하는 편이다. 흉터를 최소화하려다 보니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특히 어깨와 손목이 많이 아팠다. 지금은 안 아프단다. 달리기 덕분이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까무잡잡한 피부가 유독 눈에 띄었다. 피부를 하얗게 보이려고 미백 화장품을 쓰는 사람들도 많은데…. 김 교수도 원래는 피부가 하얀 편이었다고 했다. 매일 달리다보니 까맣게 변했다는 건데, 조금도 개의치 않는 표정이다. 오히려 “건강해 보인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라며 웃었다. ● 5년 전 해외유학 때 달리기 입문과거에도 여러 운동을 시도했다. 특히 요가를 재미있게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체육관까지 왕복 시간을 포함해 2시간씩 걸리는 운동을 지속하기는 쉽지 않았다. 늘 시간이 부족했다. 결국 병원 내 헬스시설을 잠깐씩 이용하는 게 전부였다. 2017년 미국 보스턴의 하버드대 암센터로 유학을 갔다. 처음으로 여유가 생겼다. 현지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되자 집과 학교 사이, 약 5㎞를 달리기 시작했다. 40~50분에 주파했으니 아주 빠른 속도는 아니었다. 노트북이 든 가방을 메고 천천히 달렸다. 얼마 후 이사했는데, 병원으로부터 11㎞ 떨어진 곳이었다. 거리가 두 배로 늘어났지만 그래도 달렸다. 나중에는 자전거를 하나 사 달리기와 병행했다. 자전거를 타고 병원에 가면 돌아올 땐 달렸다. 다음 날에는 달려서 병원에 갔고, 돌아올 때 자전거를 탔다. 2018년 여름이었다. 현지에서 철인3종 경기가 열렸다. 누구나 참가할 수 있었다. 어렸을 때 수영을 오래 했고, 보스턴에 온 후 달리기와 자전거 타기를 매일 했으니 완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참가신청을 했다. 수영으로 750m, 자전거로 20㎞를 간 뒤 마지막으로 5㎞를 달렸다. 정확한 기록은 기억나지 않는다. 김 교수에게 그런 기록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완주했다는 것과 가족들이 함께 응원해줬다는 사실이 더 중요했다. ● 귀국 후 달리기로 출퇴근유학을 끝내고 귀국하자 다시 바빠졌다. 환자 치료에 연구까지 하느라 운동할 여유가 없었다. 달리기를 잊고 한 달을 살았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병원 앞 한강공원이 예쁘다. 그 길을 달리면 되지 않을까?’ 시간을 계산해 봤다. 자동차로 출퇴근하면 30분이 걸렸다. 한강공원에서 달린다면 1시간 정도가 걸릴 것 같았다. 2019년 3월, 김 교수는 ‘출퇴근 달리기’에 도전했다. 집에서 병원까지는 약 10㎞. 천둥 번개가 내리치거나 미세먼지가 극도로 심한 날을 빼고는 거르지 않고 달렸다. 비가 오거나 눈이 내려도 뛰었다. 날씨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1시간~1시간 20분이 소요됐다. 병원에 도착하면 계단을 이용해 연구실이 있는 12층을 올랐다. 다시 달리기를 시작한 후 한 달은 힘들었다. 단지 한두 달을 안 달렸을 뿐인데, 그 사이에 몸이 녹슬었나 보다. 근육통이 점심시간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그 후로는 예전의 컨디션을 회복했다. 오랜 시간 수술해도 몸이 아프지 않게 된 게 이때부터였다. 김 교수는 “어느 정도 달리면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새소리도 들린다. 그게 그렇게 좋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달리고 나면 하루가 상쾌해진다. 육체뿐 아니라 정신건강까지 좋아지는 기분이다.● 트레일 러닝과 암벽 등반에도 도전지난해 시어머니를 따라 북한산에 간 적이 있다. 시어머니는 가정주부지만 히말라야도 세 번 갈 정도로 ‘산 마니아’다. 김 교수는 전에 산에 간 적이 별로 없다. 한 수 배우는 셈으로 시어머니를 따라갔는데 인상이 깊었다고 한다. 울창한 숲 속에 있는 기분이 너무 좋았다. 이후 초등학생 막내딸을 데리고 산에 종종 갔다. 산행 중 사람들이 달리는 걸 목격했다. 퍼뜩 그 생각이 들었다. ‘산에서 달리면 더 좋지 않을까?’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등산로를 따라 달려봤다. 이른바 ‘트레일러닝’을 시작한 것이다. 경기 지역의 청계산에서 광교산까지 27㎞ 구불구불한 산길을 달렸다. 오전 9시에 시작한 달리기는 오후 4시에야 끝났다. 신세계를 체험한 것 같았다. 트레일러닝에 빠져들었다. 이때부터 김 교수는 매주 주말 휴일 중 하루는 산에 오른다. 물론 트레일러닝을 하기 위해서다. 보통은 10~15㎞의 거리를 달린다. 김 교수는 “주말에 1시간 여유가 생기면 집 근처를 달리고, 3시간 여유가 있으면 산에 가서 뛴다”고 말했다. 트레일러닝을 하다 보니 또 다른 욕심이 생겼다. 암벽등반이었다. 뭐가 하고 싶으면 꼭 해야 하는 성미다. 김 교수는 트레일러닝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등산학교를 찾았다. 아직 초보 딱지를 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몇 차례 암벽등반에 도전하기도 했다. 그에게는 꿈이 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젊은 여성 유방암 환자들과 함께 달리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환자 중 일부는 호르몬 치료로 인해 젊은 데도 갱년기 증세가 나타난다. 그런 환자들에게는 식단 조절도 중요하지만 운동이 꼭 필요하다. 김 교수는 “말로만 운동하라고 하는 게 아니라 함께 달리면서 환자를 치료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기록 신경쓰지 말고, 천천히 오래 달려라 달리기의 매력은 뭘까. 김희정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해외 학회에 참가할 때도 운동화를 꼭 챙겼다”고 했다. 아무 장비 없이 운동화 하나만 있으면 어디서든 달릴 수 있고, 주변의 러너들과도 쉽게 어울릴 수 있는 것이 달리기의 큰 매력이다. 김 교수는 올해 4, 5월에 각각 42.195㎞ 마라톤 풀코스를 달렸다. 풀코스 마라톤은 첫 도전이었다. 사실 못할 줄 알았다. 하지만 두 번 모두 완주하는 데 성공했다. 비대면 방식으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스스로 기록을 측정했다. 5시간 반 정도였다. 기록 자체만 보면 하위권이다. 김 교수는 기록에 별 미련을 두지 않는다. 달리고 싶어 달리는데 기록이 왜 중요하냐는 것이다. 달리기를 시작한다면 기록에 신경 쓰지 말 것을 권한다. 기록을 염두에 두면 무리하게 빨리 달리려 하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천천히 오래 달리기를 김 교수는 선호한다. 그래야 몸에 부담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달리는 건지, 빨리 걷는 건지 애매한 속도도 괜찮다. 이렇게 달리다 보면 체력이 좋아지고, 그때 가서 속도를 올리면 된다는 것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의 거리를 달릴 때 가장 좋을까. 김 교수는 개인적 차이가 있다는 전제 아래 10㎞를 추천했다. 처음에 2, 3㎞ 구간에는 숨이 차고 옆구리가 아플 때도 있다. 이때 멈추지 않고 숨을 깊게 쉬면서 천천히 계속 달리면 3, 4㎞ 구간부터 서서히 좋아진다. 대체로 5㎞ 구간을 넘어서면 몸이 편안해진다. 이때부터 온갖 잡념이 사라지고 주변 풍경이 보이기 시작한단다. 김 교수는 “후반부 5㎞ 구간은 행복한 달리기”라고 말했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21-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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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구배트로 스트레스 한방에… “야구하는 날은 정신도 쌩쌩”

    초등학생 때부터 야구가 좋았다. 동네 친구들과 야구팀을 만들었고, 해가 질 때까지 뛰어다녔다. 야구장에서 경기를 볼 기회가 생겼다. 조명에 반짝이는 선수들의 헬멧이 인상적이었다. 순간 꿈이 생겼다. 야구 선수가 되고 싶었다. 노성원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49)는 유년 시절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중학교 3학년이 되면서 의대로 진로를 바꿨기 때문이다. 이후 야구와는 거리를 두고 살았다. 대학에 들어온 후 야구동아리에 가입할까도 생각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레지던트 1년 차였던 2000년 다시 야구를 시작했다. 선배의 추천으로 사회인 야구팀에 가입했다. 매주 일요일 경기장에 나갔다. 경기가 진행되는 2시간 반 동안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노 교수는 정신건강의학과 베스트 닥터가 됐다. 알코올, 담배, 마약, 도박, 인터넷 게임 등 다양한 분야의 중독 환자를 치료한다. 불면증이나 공황장애 분야도 다룬다. 노 교수는 여전히 일요일 경기를 기다리는 야구 마니아다.○ 20년째 사회인 야구 리그 활동 노 교수는 현재 2개의 사회인 야구팀에 참여하고 있다. 한 팀은 의사들, 또 다른 팀은 병원 동료들로 구성됐다. 각 팀은 서로 다른 리그에 속해 있다. 노 교수는 “프로야구처럼 사회인 야구도 10여 개 팀이 하나의 리그를 구성한다. 여러 개의 리그가 있다”고 말했다. 각각의 사회인 야구 리그는 매년 3월 시작해 10월에 끝난다. 경기는 일요일에 열린다. 오전 6시 반 첫 경기를 시작해 오후 7시에 마지막 경기가 끝난다. 나중에는 경기 전적을 집계해 상위 4개 팀이 플레이오프를 하며 최종 우승팀도 가린다. 우승 경력도 있다. 그가 속한 ‘대한의사야구회’ 팀이 2003년 창단 첫해 우승했다. 당시 노 교수는 4년 차 레지던트였다. 전문의 시험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때였다. 한겨울이라 운동장 구석에 불을 피워 놓고 몸을 녹이며 경기를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못 말리는 야구 사랑이다. 노 교수는 “본과 시절에도 수업을 ‘땡땡이’ 치고 야구하러 갔다가 교수님께 크게 혼난 적이 있다”며 웃었다. 심지어 미국 보스턴에서 유학 생활을 할 때도 현지 교민, 유학생, 주재원과 ‘한인베이스볼리그’에 참여했다. ○ 육체 건강보다 정신 건강에 더 효과 요즘도 매달 2, 3회 경기장에서 야구를 한다.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될까. 노 교수는 “사실 땀으로 흠뻑 젖거나 운동을 마쳤을 때의 개운한 맛은 없다”고 했다. 육체 건강에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 대신 정신적 만족감이 크다. 노 교수는 “사회인 야구의 가장 큰 장점은 ‘힐링’이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소통하고 경기를 하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업무 스트레스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경기가 예정된 1주일과, 그렇지 않은 1주일의 심리 상태가 다르다. 다가오는 일요일에 경기가 있으면 환자를 진료할 때도 의욕이 넘친다. 반대로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될 것 같으면 우울해진다. 계절적으로는 여름보다 겨울에 더 우울하다. 야구를 못 하니까 그렇다. 노 교수가 할 말이 더 있단다. “환자 중에 치매를 앓는 분이 있습니다. 평소 짜증을 많이 내는데, 야구 중계만 틀어주면 얼굴 표정이 환해집니다. 야구에 빠지면 다들 그렇지 않을까요?”○ 야구 잘하기 위해 체력운동 병행 야구를 하다가 두 차례 다쳤다. 한 번은 종아리 근육이 찢어졌고, 또 한 번은 허벅지 뒤쪽 햄스트링 근육이 찢어졌다. 재활의학과 동료 교수가 “나이 들면 근육이 약해지니 부상을 막기 위해 스트레칭을 많이 해야 한다”고 했다. 이후 스트레칭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노 교수는 어깨가 강한 편이 아니다. 공을 강하게 던지다가 어깨 파열이 올 수도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어깨와 무릎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훈련도 한다. 4년 전부터는 헬스클럽을 다니고 있다. 매주 3회 이상 30분 동안 걷기와 달리기를 섞어 유산소 운동을 한다. 추가로 30분 동안 근력 운동을 한다. 근력 운동을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1년 동안 트레이너에게 훈련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운동하는 이유가 흥미롭다. 노 교수는 “앞으로도 계속 야구를 하려면 기초체력이 있어야 한다. 운동을 꾸준히 하지 않으면 체력 유지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유야 어떻든 결과적으로는 건강증진 효과가 크다. 덕분에 건강검진을 할 때도 걱정을 하지 않는다. 실제로 당, 혈압, 콜레스테롤 등 대부분 수치가 정상 범위에 있다. 부상 예방 위한 스트레칭○목 정면을 보고 선 뒤 어깨에 힘을 뺀다. 턱 밑을 두 손으로 받치고 쭉 위로 올린다([1]). 다음에는 두 손을 깍지 낀 뒤 뒷목에 대고 아래로 지그시 누른다. 이어 머리를 45도 정도 오른쪽으로 튼 뒤 손으로 누른다.이때 왼팔은 등 뒤에 댄다([2]). ○어깨 정면을 보고 선 뒤 어깨에 힘을 뺀다. 상체를 고정한 상태에서 왼팔을 가슴에서 수평하게 오른쪽으로 쭉 뻗는다. 이때 오른팔로 왼팔을 눌러준다([3]). 이어 왼팔 팔꿈치가 머리에 닿도록 올린 뒤 머리 뒤쪽에서 오른팔로 왼 팔꿈치를 눌러준다. 마지막으로 양팔을 앞으로 쭉 뻗는데 이때 등을 최대한 펴줘야 한다([4]). ○ 하체 양발을 어깨보다 조금 넓게 벌려 선다. 이어 왼쪽 어깨부터 왼쪽 팔까지 쭉 앞으로 내밀며 허벅지를 누른다. 허벅지 뒤쪽 근육을 이완시키는 데 좋다([5]). 그 다음에는 선 채로 발목을 좌우로 풀어준다. ※모든 동작은 10∼15초씩 진행하며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가며 한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21-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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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인 야구팀’서 어릴적 못다한 꿈을… 업무 스트레스 날리죠”

    초등학생 때부터 야구가 좋았다. 동네 친구들과 야구팀을 만들었고, 해가 질 때까지 뛰어다녔다. 야구장에서 경기를 볼 기회가 생겼다. 조명에 반짝이는 선수들의 헬멧이 인상적이었다. 순간 꿈이 생겼다. 야구 선수가 되고 싶었다. 노성원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49)는 유년 시절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중학교 3학년이 되면서 의대로 진로를 바꿨기 때문이다. 이후 야구와는 거리를 두고 살았다. 대학에 들어온 후 야구동아리에 가입할까도 생각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레지던트 1년 차였던 2000년 다시 야구를 시작했다. 선배의 추천으로 사회인 야구팀에 가입했다. 매주 일요일 경기장에 나갔다. 경기가 진행되는 2시간 반 동안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노 교수는 정신건강의학과 베스트 닥터가 됐다. 알코올, 담배, 마약, 도박, 인터넷 게임 등 다양한 분야의 중독 환자를 치료한다. 불면증이나 공황장애 분야도 다룬다. 노 교수는 여전히 일요일 경기를 기다리는 야구 마니아다.● 20년째 사회인 야구 리그 활동노 교수는 현재 2개의 사회인 야구팀에 참여하고 있다. 한 팀은 의사들, 또 다른 팀은 병원 동료들로 구성됐다. 각 팀은 서로 다른 리그에 속해 있다. 노 교수는 “프로야구처럼 사회인 야구도 10여 개 팀이 하나의 리그를 구성한다. 여러 개의 리그가 있다”고 말했다. 각각의 사회인 야구 리그는 매년 3월 시작해 10월에 끝난다. 경기는 일요일에 열린다. 오전 6시 반 첫 경기를 시작해 오후 7시에 마지막 경기가 끝난다. 나중에는 경기 전적을 집계해 상위 4개 팀이 플레이오프를 하며 최종 우승팀도 가린다. 우승 경력도 있다. 그가 속한 ‘대한의사야구회’ 팀이 2003년 창단 첫해 우승했다. 당시 노 교수는 4년 차 레지던트였다. 전문의 시험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때였다. 한겨울이라 운동장 구석에 불을 피워 놓고 몸을 녹이며 경기를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못 말리는 야구 사랑이다. 노 교수는 “본과 시절에도 수업을 ‘땡땡이’ 치고 야구하러 갔다가 교수님께 크게 혼난 적이 있다”며 웃었다. 심지어 미국 보스턴에서 유학 생활을 할 때도 현지 교민, 유학생, 주재원과 ‘한인베이스볼리그’에 참여했다. ● 육체 건강보다 정신 건강에 더 효과요즘도 매달 2, 3회 경기장에서 야구를 한다.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될까. 노 교수는 “사실 땀으로 흠뻑 젖거나 운동을 마쳤을 때의 개운한 맛은 없다”고 했다. 육체 건강에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 대신 정신적 만족감이 크다. 노 교수는 “사회인 야구의 가장 큰 장점은 ‘힐링’이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소통하고 경기를 하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업무 스트레스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경기가 예정된 1주일과, 그렇지 않은 1주일의 심리 상태가 다르다. 다가오는 일요일에 경기가 있으면 환자를 진료할 때도 의욕이 넘친다. 반대로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될 것 같으면 우울해진다. 계절적으로는 여름보다 겨울에 더 우울하다. 야구를 못 하니까 그렇다. 노 교수가 할 말이 더 있단다. “환자 중에 치매를 앓는 분이 있습니다. 평소 짜증을 많이 내는데, 야구중계만 틀어주면 얼굴 표정이 환해집니다. 야구에 빠지면 다들 그렇지 않을까요?”● 야구 잘하기 위해 체력운동 병행야구를 하다가 두 차례 다쳤다. 한 번은 종아리 근육이 찢어졌고, 또 한 번은 허벅지 뒤쪽 햄스트링 근육이 찢어졌다. 재활의학과 동료 교수가 “나이 들면 근육이 약해지니 부상을 막기 위해 스트레칭을 많이 해야 한다”고 했다. 이후 스트레칭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노 교수는 어깨가 강한 편이 아니다. 공을 강하게 던지다가 어깨 파열이 올 수도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어깨와 무릎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훈련도 한다. 4년 전부터는 헬스클럽을 다니고 있다. 매주 3회 이상 30분 동안 걷기와 달리기를 섞어 유산소 운동을 한다. 추가로 30분 동안 근력 운동을 한다. 근력 운동을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1년 동안 트레이너에게 훈련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운동하는 이유가 흥미롭다. 노 교수는 “앞으로도 계속 야구를 하려면 기초체력이 있어야 한다. 운동을 꾸준히 하지 않으면 체력 유지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유야 어떻든 결과적으로는 건강증진 효과가 크다. 덕분에 건강검진을 할 때도 걱정을 하지 않는다. 실제로 당, 혈압, 콜레스테롤 등 대부분 수치가 정상 범위에 있다.스트레칭 요령노성원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부상을 막으려면 운동 전에 반드시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효과가 좋은 스트레칭 동작을 추렸다. 모든 동작은 10~15초씩 진행하며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가며 한다. ● 목 스트레칭 정면을 보고 선 뒤 어깨에 힘을 뺀다. 턱 밑을 두 손으로 받치고 쭉 위로 올린다(①). 다음에는 두 손을 깍지 낀 뒤 뒷목에 대고 아래로 지그시 누른다. 이어 머리를 45도 정도 오른쪽으로 튼 뒤 손으로 누른다. 이때 왼팔은 등 뒤에 댄다(②).● 어깨 스트레칭 정면을 보고 선 뒤 어깨에 힘을 뺀다. 상체를 고정한 상태에서 왼팔을 가슴에서 수평하게 오른쪽으로 쭉 뻗는다. 이때 오른팔로 왼팔을 눌러준다(③). 이어 왼팔 팔꿈치가 머리에 닿도록 올린 뒤 머리 뒤쪽에서 오른팔로 왼 팔꿈치를 눌러준다. 마지막으로 양팔을 앞으로 쭉 뻗는데 이때 등을 최대한 펴줘야 한다(④). ● 하체 스트레칭 양발을 어깨보다 조금 넓게 벌려 선다. 이어 왼쪽 어깨부터 왼쪽 팔까지 쭉 앞으로 내밀며 허벅지를 누른다. 허벅지 뒤쪽 근육을 이완시키는 데 좋다(⑤). 그 다음에는 선 채로 발목을 좌우로 풀어준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2021-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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