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13일 인천 연수구의 15층 아파트 옥상에서 중학생 A 군(14)을 집단 폭행해 죽음으로 내몬 가해자들은 경찰 조사 결과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교문 밖을 맴돈 사실상의 ‘학교 밖 청소년’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상해치사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가해 학생 4명은 학교에 무단결석하는 일이 잦았고 일부는 강제전학 처분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부모의 관심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그중 1명은 자취방에서 홀로 생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학교와 가정의 관심과 관리를 받지 못한 채 친구 집이나 공원, PC방 등을 전전하며 폭력 성향을 키워왔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학교 밖 청소년’들, 무리 중 약자 폭행 22일 인천 연수경찰서 등에 따르면 B 군(14·구속) 등 가해자들은 올해 여름 무렵 이들 중 한 명의 초등학교 동창인 A 군을 알게 된 뒤 함께 어울렸다. 하지만 무리 안에서 A 군은 자주 폭행을 당하는 약자였다는 게 A 군 주변인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A 군의 러시아 국적 어머니(38)는 “가해자들이 집에 놀러와 아들 침대에서 자는 경우가 많았고 아들은 맨바닥에서 베개와 이불도 없이 잤다. 이들과 함께 있을 때 아들은 자주 겁에 질린 얼굴이었다”고 전했다. ‘학교 밖 폭력’ 피해자는 가해자들과 함께 어울렸던 무리의 일부인 경우가 많다. A 군 역시 가해 학생들과 어울리며 올해 무단결석 일수가 60일에 달해 유급이 확정된 상태였다. 이들은 무리 안에서 힘이 약하거나 불리한 배경을 가진 동료를 희생자로 특정하고 집중 공격하는 양상을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A 군의 가족과 지인들은 “A 군이 체구가 작고 러시아 혼혈로 외모가 달라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한 것 같다”고 전했다. A 군 어머니의 지인은 “가해자 중 한 명은 초등학교 때부터 A 군을 괴롭혔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범행 당일인 13일 새벽 이들의 연락을 받고 나간 A 군은 공원에서 무릎을 꿇은 채 얼굴이 피투성이가 될 때까지 폭행을 당했다. A 군이 “살려 달라”고 애원했지만 이들은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몇 시간 뒤 15층 옥상에서 떨어진 A 군은 참혹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가해자 중 한 명이 다닌 인천의 한 중학교 교사는 본보 기자에게 “학교에 자주 빠져 주변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아이였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교내 폭력 41% 줄 때 ‘학교 밖 폭력’ 2.5배 늘어 교내 폭력의 경우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 운영 등 제도적 장치가 확대되고 있지만 학교 울타리 밖에 있는 청소년들 사이에 벌어지는 폭력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있다. 이 때문에 교내에서 벌어지는 학교폭력은 2012년에서 2017년 사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반면 ‘학교 밖 폭력’은 2.5배가량 늘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 기간 교내 폭력으로 입건된 재학생은 2만3877명에서 1만4000명으로 41% 줄었다. 하지만 폭력 행위로 입건된 ‘학교 밖 청소년’은 2055명에서 4850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나 중학교 재학 시 3개월 이상 결석했거나, 고교에서 자퇴 또는 제적·퇴학 처분을 받은 경우 ‘학교 밖 청소년’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7월 발생한 ‘강릉 여고생 폭행사건’의 경우 가해 학생 6명 중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학교에 다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9월 ‘부산 여중생 집단폭행사건’의 가해자 3명 역시 학교에 적을 두고는 있었지만 절도, 상해 등의 혐의로 보호관찰 중이거나 소년원 위탁 상태로 학교의 관리·감독에서 벗어난 상태였다. 학교 밖 청소년들 사이의 폭력은 갈수록 잔혹해지고 있다. 사망이나 중상해 등 극심한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는 피해가 수면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 김승혜 본부장은 “학교 안 폭력은 학폭위 등의 장치를 통해 피해 징후가 비교적 빨리 드러나지만 학교 밖 폭력은 무풍지대”라며 “성인 수준의 범행이 이뤄져 경찰이 개입하기 전까지 통제가 안 되다 보니 가해 청소년들이 폭력성에 둔감해지고 갈수록 흉포화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홍석호 will@donga.com·이지훈 / 인천=황금천 기자}

13일 인천 연수구의 한 15층 아파트 옥상에서 중학생 A 군(14)을 집단 폭행해 죽음으로 내몬 가해자들은 경찰 조사 결과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교문 밖을 맴돈 사실상의 ‘학교 밖 청소년’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상해치사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가해학생 4명은 학교에 무단결석하는 일이 잦았고 일부는 강제전학 처분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이들 대부분 부모의 관심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그 중 1명은 자취방에서 홀로 생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학교와 가정의 관심과 관리를 받지 못한 채 친구 집이나 공원, PC방 등을 전전하며 폭력 성향을 키워왔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 ‘학교 밖 청소년’들, 무리 중 약자 폭행 22일 인천 연수경찰서 등에 따르면 B 군(14·구속) 등 가해자들은 올해 여름 무렵 이들 중 한 명의 초등학교 동창인 A 군을 알게 된 뒤 함께 어울렸다. 하지만 무리 안에서 A 군은 자주 폭행을 당하는 약자였다는 게 A 군 주변인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A 군의 러시아 국적 어머니(38·여)는 “가해자들이 집에 놀러와 아들 침대에서 자는 경우가 많았고 아들은 맨바닥에서 베개와 이불도 없이 잤다. 이들과 함께 있을 때 아들은 자주 겁에 질린 얼굴이었다”고 전했다. ‘학교 밖 폭력’ 피해자는 가해자들과 함께 어울렸던 무리의 일부인 경우가 많다. A 군 역시 가해학생들과 어울리며 올해 무단결석 일수가 60일에 달해 유급이 확정된 상태였다. 이들 청소년들은 무리 안에서 힘이 약하거나 불리한 배경을 가진 동료를 희생자로 특정하고 집중 공격하는 양상을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A 군의 가족과 지인들은 “A 군이 체구가 작고 러시아 혼혈로 외모가 달라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한 것 같다”고 전했다. A 군 어머니의 지인은 “가해자 중 한 명은 초등학교 때부터 A 군을 괴롭혔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범행 당일인 13일 새벽 이들의 연락을 받고 나간 A 군은 공원에서 무릎을 꿇은 채 얼굴이 피투성이가 될 때까지 폭행을 당했다. A 군이 “살려 달라”고 애원했지만 이들은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몇 시간 뒤 15층 옥상에서 떨어진 A 군은 참혹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가해자 중 한 명이 다닌 인천의 한 중학교 교사는 본보 기자에게 “학교에 자주 빠져 주변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아이였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교내폭력 41% 줄때 ‘학교 밖 폭력’ 2.5배 늘어 교내 폭력의 경우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 운영 등 제도적 장치가 확대되고 있지만 학교 울타리 밖에 있는 청소년들 사이에 벌어지는 폭력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있다. 이 때문에 교내에서 벌어지는 학교 폭력은 2012년에서 2017년 사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반면 ‘학교 밖 폭력’은 2.5배가량 늘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교내 폭력으로 입건된 재학생은 2만3877명에서 1만4000명으로 41% 줄었다. 하지만 폭력 행위로 입건된 ‘학교 밖 청소년’은 2055명에서 4850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나 중학교 재학시 3개월 이상 결석했거나, 고교에서 자퇴 또는 제적·퇴학 처분을 받은 경우 ‘학교 밖 청소년’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7월 발생한 ‘강릉 여고생 폭행사건’의 경우 가해학생 6명 중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학교에 다니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9월 ‘부산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의 가해자 3명 역시 학교에 적을 두고는 있었지만 절도, 상해 등의 혐의로 보호관찰 중이거나 소년원 위탁 상태로 학교의 관리·감독을 벗어난 상태였다. 학교 밖 청소년들 사이의 폭력은 갈수록 잔혹해지고 있다. 사망이나 중상해 등 극심한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는 피해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 김승혜 본부장은 “학교 안 폭력은 학폭위 등의 장치를 통해 피해 징후가 비교적 빨리 드러나지만 학교 밖 폭력은 무풍지대”라며 “성인 수준의 범행이 이뤄져 경찰이 개입하기 전까지 통제가 안 되다보니 가해 청소년들이 폭력성에 둔감해지고 갈수록 흉포화 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 “이름 대신 ‘외국인’ 부르며 따돌려” 동요하는 러시아인 커뮤니티 ▼러시아인 어머니가 홀로 인천 중학생 집단폭행 사건의 피해자 A 군(14)을 키웠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재한 러시아인 사회가 술렁였다. A 군이 다문화가정에서 자란 혼혈이란 이유로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했다는 주변인들의 증언이 나오자 ‘남 이야기가 아니다’란 러시아인들의 호소가 이어졌다. 22일 프리마코바 타티아나 러시안커뮤니티협회 회장(39·여)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다른 러시아인들도 아이가 학교에서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당했다는 호소가 많다”고 전했다.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피해 사례를 공유하고 있는데, 주로 피부색이나 외모가 다르다는 이유로 놀리는 괴롭힘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름을 부르지 않고 ‘외국인’이라고 부르며 따돌리는 식”이라고 말했다. 따돌림이 폭행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했다. ‘외국인 학부모’라는 이유로 무시당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초등학생인 아들이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했다는 러시아인 B 씨는 “아이에게서 ‘따돌림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담임선생님에게 상담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국인 남편이 다시 전화를 걸어 화를 낸 뒤에야 만나서 상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아이는 한국말도 잘하고, 김치도 잘 먹는다”며 “겉모습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따돌림을 당한 것”이라고 강조했다.러시안커뮤니티협회 등은 26일 간담회를 갖고 피해 사례와 대응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9월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한국계 러시아인은 2만2781명이다. 한국계 중국인(32만5643명)과 미국인(4만3929명) 다음으로 많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아들의 얼굴을 아무리 확인해도 아직 못 믿겠어요. 아들이 (저를) 계속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서 아직 보내지 못하겠어요.” 13일 인천 연수구의 15층 아파트 옥상에서 또래에게 폭행당하던 도중 아래로 떨어져 숨진 A 군(14)의 어머니 B 씨(38)는 엿새가 지나도록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B 씨는 러시아 국적이지만 19일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말로 또박또박 말을 이어갔다. 그는 A 군을 ‘세상에서 가장 착한 아들’로 기억했다. B 씨는 “아들이 나와 함께 있다가 친구들과 만나면 저와 잡고 있던 손을 들어올리며 ‘봐, 우리 엄마야. 예쁘지’라고 말하면서 나를 미소 짓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구속된 동창의 소개로 가해자들 알게 돼 A 군은 힘든 내색 없이 학교생활을 잘했다고 한다. 올여름부터 아들이 달라졌다고 B 씨는 전했다. 이때쯤 초등학교 동창인 C 군(14·구속)의 소개로 가해자들을 알게 됐다. 이들은 A 군과 다른 중학교를 다니는 친구들이었는데 종종 A 군의 집에 놀러오기도 했다. B 씨는 이들에게 음식을 사주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피자를 사주고 보니 애들은 다 먹는데 아들만 한 조각도 안 먹기에 ‘왜 안 먹느냐’고 물었더니 ‘원래 피자 안 좋아해요’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피자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건 사실이 아니었다. 하루는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아들 방을 보니 친구들만 침대에서 자고 있고, 아들은 베개도, 이불도 없이 바닥에서 자고 있었다고 한다. 아들에게 “친구가 맞느냐? 차별하는 것 아니야?”라고 묻자 “아니에요, 엄마. 제 친구들이에요. 요즘 애들은 다 그래”라고 답했다고 한다. 엄마는 A 군이 겁에 질린 것처럼 보였다고 기억했다. 다른 징후도 있었다. A 군은 평소 샤워를 1시간 넘게 해 엄마가 ‘인어공주도 아니고 왜 이렇게 오래 씻느냐’고 타박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렇게 씻는 것을 좋아하던 아들이 가해자들에게서 연락이 오면 씻지도 않고, 양치도 하지 않은 채 밖으로 달려 나갔다고 한다. 이들은 거의 매일 연락했다. 때로는 B 씨가 출근한 직후에 시간을 맞춰 비어 있는 A 군의 집으로 찾아오기도 했다. ○ 경찰, 상습적인 폭행 여부도 조사 19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A 군이 C 군과 대화 중 D 군 아버지의 외모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것을 C 군이 D 군에게 알렸다. 이들은 13일 오전 2시경 연수구의 한 PC방에서 인터넷게임을 하던 A 군을 인근 공원으로 불러내 2시간 동안 욕설을 하며 주먹과 발로 마구 때렸다. 무릎을 꿇은 채 얻어맞던 A 군이 “살려 달라”고 애원했지만 얼굴에서 피가 흐를 때까지 때리고 전자담배도 빼앗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자 가해자 4명은 이날 오후 5시 20분경 ‘전자담배를 돌려주겠다’며 A 군을 다시 불러내 아파트 옥상으로 끌고 가 마구 때렸다. 경찰은 A 군이 다닌 중학교 동급생을 대상으로 가해자들의 상습적인 폭행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이 A 군의 베이지색 점퍼를 D 군이 입고 있었던 이유를 조사한 결과, 가해자들은 집단 폭행 전인 11일 오후 서로 바꿔 입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A 군은 자신이 입고 있던 점퍼 대신 D 군의 흰색 점퍼를 이날부터 입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경찰은 D 군이 A 군의 점퍼를 강제로 빼앗았을 가능성을 계속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D 군이 입고 있던 A 군의 점퍼를 압수해 A 군 어머니에게 돌려줬다. 또 경찰은 이날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된 가해자들에게 A 군의 전자담배 등을 빼앗고 때린 혐의(공동 공갈 및 상해)를 추가로 적용했다.인천=홍석호 will@donga.com·황금천 기자 / 정다은 채널A 기자}

“아들의 얼굴을 아무리 확인해도 아직 못 믿겠어요. 아들이 (저를) 계속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서 아직 보내지 못하겠어요.” 13일 인천 연수구의 15층 아파트 옥상에서 또래에게 폭행당하던 도중 아래로 떨어져 숨진 A 군(14)의 어머니 B 씨(38·여)는 엿새가 지나도록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B 씨는 러시아 국적이지만 19일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말로 또박또박 말을 이었다. 그는 A 군을 ‘세상에서 가장 착한 아들’로 기억했다. B 씨는 “아들이 나와 함께 있다가 친구들과 만나면 저와 잡고 있던 손을 들어올리며 ‘봐, 우리 엄마야. 예쁘지’라고 말하면서 나를 미소 짓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착하던 아들 올 여름부터 달라져” A 군은 학교생활을 잘하며 힘든 내색을 하지 않던 아들이었다고 한다. 올 여름부터 아들이 달라졌다고 B 씨는 전했다. 이때 쯤 초등학교 동창인 C 군(14·구속)의 소개로 가해자들을 알게 됐다. 이들은 A 군과 다른 중학교를 다니는 친구들이었는데 종종 A 군의 집에 놀러오기도 했다. B 씨는 이들에게 음식을 사주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피자를 사주고 보니 애들은 다 먹는데 아들만 한 조각도 안 먹기에 ‘왜 안 먹느냐’고 물었더니 ‘원래 피자 안 좋아해요’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피자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건 사실이 아니었다. 하루는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아들 방을 보니 친구들만 침대에서 자고 있고, 아들은 베개도, 이불도 없이 바닥에서 자고 있었다고 한다. 아들에게 “친구가 맞느냐? 차별하는 것 아니야?”라고 묻자 “아니에요 엄마. 제 친구들이에요. 요즘 애들은 다 그래”라고 답했다고 한다. 엄마는 A 군이 겁에 질린 것처럼 보였다고 기억했다. 다른 징후도 있었다. A 군은 평소 샤워를 1시간 넘게 해 엄마가 ‘인어공주도 아니고 왜 이렇게 오래 씻느냐’고 타박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렇게 씻는 것을 좋아하던 아들이 가해자들에게서 연락이 오면 씻지도 않고, 양치도 하지 않은 채 밖으로 달려 나갔다고 한다. 이들은 거의 매일 연락했다. 때로는 B 씨가 출근한 직후에 시간을 맞춰 비어있는 A 군의 집으로 찾아오기도 했다. ● 공동 공갈 및 상해 혐의 추가 적용 19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A 군이 C 군과 대화 중 D 군 아버지의 외모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것을 C 군이 D 군에게 알렸다. 이들은 13일 오전 2시경 연수구의 한 PC방에서 인터넷게임을 하던 A 군을 인근 공원으로 불러 내 2시간 동안 욕설과 함께 주먹과 발로 마구 때렸다. 무릎을 꿇은 채 얻어맞던 A 군이 “살려 달라”고 애원했지만 얼굴에서 피가 흐를 때까지 때리고 전자담배도 빼앗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자 가해자 4명은 이날 오후 5시 20분경 ‘전자담배를 돌려주겠다’며 A 군을 다시 불러내 아파트 옥상으로 끌고 가 마구 때렸다. 경찰은 가해자들이 과거에도 A 군을 놀리거나 때리는 등 상습적으로 괴롭혔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A 군이 다닌 중학교 동급생을 대상으로 가해자들의 상습적인 폭행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이 A 군의 갈색 점퍼를 D 군이 입고 있었던 이유를 조사한 결과, 가해자들은 집단 폭행 전인 11일 오후 서로 바꿔 입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A 군은 자신이 입고 있던 점퍼 대신 D 군의 흰색 점퍼를 이날부터 입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경찰은 D 군이 A 군의 점퍼를 강제로 빼앗았을 가능성을 계속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D 군이 입고 있던 A 군의 점퍼를 압수해 A 군 어머니에게 돌려줬다. 또 경찰은 이날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된 가해자들에게 A 군의 전자담배 등을 빼앗고 때린 혐의(공동 공갈 및 상해)를 추가로 적용했다. 홍석호기자 will@donga.com인천=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13일 인천 연수구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친구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뒤 추락해 숨진 중학생 A 군(14)의 점퍼를 가해자 중 한 명이 입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가해자들은 사건 당일 새벽에도 A 군을 때렸다는 진술이 나와 경찰이 상습 폭행 여부를 수사 중이다. 러시아 국적인 A 군의 어머니(38)는 16일 B 군(14·구속) 등 가해자 4명이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찰서를 나서는 장면이 촬영된 사진을 한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면서 러시아어로 “우리 아들을 죽였다. 저 패딩(점퍼)도 우리 아들 것이다”라고 썼다. 점퍼는 1년 전 A 군 어머니가 20여만 원을 주고 A 군에게 사준 것이었다. A 군 어머니는 경찰에 “가해자 중 한 명이 (아무 거리낌도 없이) 아들의 점퍼를 입은 사진을 보고 사실 그대로 글을 올렸다”고 말했다. 이 글은 순식간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지면서 공분을 샀다. ‘아이 엄마가 따뜻하게 지내라고 사줬을 텐데. 처벌 제대로 하세요’ 등 가해자 엄벌을 요구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다문화 가정 학생인 A 군이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는 제보와 함께 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청원 20여 건이 올라왔다. 자신을 A 군과 같은 교회에 다닌다고 소개한 청원인은 글에서 “(A 군은) 초등학교 때부터 괴롭힘으로 힘들어했으며 지금 가해자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있었던 또래라고 알고 있다. 다문화 가정에서 힘들고 외롭게 살던 아이”라며 강력한 처벌을 호소했다. 이 청원에는 18일 현재 4000여 명이 동의했다. 하지만 가해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11일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A 군과 만나 서로 입고 있던 점퍼를 바꿔 입었다”며 점퍼를 빼앗은 사실을 부인했다. B 군과 함께 구속된 나머지 가해자 3명은 경찰에서 처음에는 “B 군이 A 군에게 점퍼를 벗으라고 한 뒤 빼앗아 입었다”고 진술했다가 나중에는 “점퍼와 관련된 부분은 19일 변호사가 동석한 상태에서 받겠다”며 조사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A 군의 점퍼나 돈을 강제로 빼앗은 혐의가 드러나면 추가로 처벌할 방침이다. A 군 어머니의 한 지인은 18일 본보에 “A 군 어머니가 ‘13일 오전 4시경에도 A 군이 공원에서 가해자들에게 무릎을 꿇은 채 맞다가 살려달라고 애원했는데도 피를 흘릴 정도로 맞고 들어왔다. 하얀색 티셔츠에 피가 묻자 가해자들이 그것을 벗겨 불에 태웠다고 나중에 공원을 찾은 친구들이 말하더라. 그 전에도 몇 차례 더 폭행이 있었다’며 하소연했다”고 밝혔다. 앞서 가해자들은 13일 오후 2시경 인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A 군의 전자담배를 빼앗은 뒤 이를 돌려주겠다며 불러내 오후 5시 20분경 인근 아파트 15층 옥상으로 A 군을 끌고 갔다. 이들은 A 군이 얼마 전 초등학교 동창생과 휴대전화로 통화하면서 ‘네 아버지의 얼굴이 못생긴 인터넷 방송 진행자를 닮았다’고 놀렸다는 이유로 주먹과 발로 마구 때렸다. 1시간여 동안 폭행을 당한 A 군은 오후 6시 40분경 옥상에서 떨어져 숨졌다. 폭행 현장인 아파트 옥상 바닥에서는 A 군의 혈흔이 발견됐다. 인천시는 A 군 어머니에게 장례비를 지원하고, 6개월 동안 매달 생활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심리상담 치료와 사회 복귀도 돕기로 했다.인천=황금천 kchwang@donga.com / 홍석호 기자}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 327호에 살던 이춘산 씨(63)는 9일 오전 5시경 웅성웅성하는 소리에 놀라 방문을 열었다. 복도와 벽에서 불길이 솟구치고 있었고 열기가 얼굴을 덮쳤다. 방 안의 소화기를 들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러다 죽겠구나’라고 생각한 그는 창문을 열어 방충망을 뜯은 뒤 외벽의 배관을 타고 1층으로 탈출했다. 그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지만 숨진 7명은 모두 3층에서 발견됐다.○ 서울시 “건물주, 스프링클러 설치에 반대” 이날 화재는 301호 전기난로에서 시작됐다. 스프링클러가 있었다면 화재 초기에 진압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고시원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국일고시원은 2015년 4월 서울시가 진행하는 고시원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 지원 사업에 신청했다. 서울시가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주는 대신 5년간 고시원 임대료를 동결하고 고시원 업종을 유지해야 한다는 게 이 사업의 조건이었다. 고시원 운영자는 이를 받아들였고 같은 해 6월 사업 대상에 선정됐다. 그런데 건물주가 동의하지 않아 신청이 철회됐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모 업체 대표 A 씨와 동생 B 씨가 공동 건물주다. 이에 대해 해당 업체 관계자는 “5년여 전부터 B 씨가 건물 운영을 맡고 있어 A 씨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면서도 “스프링클러 설치를 못 하게 할 분들이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B 씨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탈출하려는 사람 몰려 아비규환” 화재 당시 TV를 보고 있던 321호 거주자 이모 씨(64)는 “불이야”라는 소리를 듣자마자 속옷 차림으로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하지만 순식간에 불길이 번지고 연기가 복도에 가득 차는 바람에 자고 있던 주민들은 탈출하기 어려웠다. 익선동 주민센터로 대피한 3층 거주자 김모 씨(59)는 “방문이 벌겋게 달아올라 잡고 나갈 엄두가 안 났다. 창문으로 탈출하는 과정에서 달궈진 창틀을 잡아 손에 화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완강기도 무용지물이었다. 불길이 거세고 연기가 짙어 방문을 열고 완강기까지 갈 수 없었다. 2층에선 사상자가 없었지만 상황은 급박했다. 정모 씨(40)는 “좁은 복도에 탈출하려는 사람들이 몰려 아비규환이었다. 건물 밖으로 나오자 솟구치는 붉은 화염 속에 3층 주민들이 창틀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게 보였다”고 전했다.○ 소방조사에서는 ‘이상 무’ 국일고시원은 올해 5월 종로소방서에서 소방특별조사를 받았다. 지역 내 다중이용시설 점검 차원이었다. 소방서는 비상벨과 완강기, 화재경보기 등이 작동한 것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고시원 거주자들은 “화재 당시 경보기가 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고시원은 지난해 12월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 올 1월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 화재를 계기로 올 초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가 실시한 국가안전대진단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대진단에서는 전통시장, 다중이용시설 등 화재 취약시설의 안전실태 조사가 이뤄졌다. 하지만 1983년 지어진 국일고시원 건물은 건축물 대장에 ‘기타 사무소’로 등록돼 있어 서류상으로는 고시원이라는 것을 알 수 없었다. 홍석호 will@donga.com·서형석·권기범 기자}

#1. 서울의 정보기술(IT) 업체에서 일하는 이모 씨(30)는 결혼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에서 집을 마련하려면 10년은 더 걸릴 것이라는 암울한 생각이 들 때마다 결혼 계획을 머리에서 지운다. 그는 “결혼은 사회적 지위와 안정된 직장을 가진 이른바 ‘상류층’의 전유물 같다”고 자조했다. #2. 법무법인에 다니는 변호사 최모 씨(34·여)는 결혼을 포기한 건 아니다. 좋은 사람과 가정을 꾸려 사는 게 안정적인 삶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두려운 건 경력단절이다. 지금의 직업을 얻기 위해 오랜 기간 공부하고 노력했는데 결혼과 출산, 육아로 동료들보다 뒤처질까 봐 결혼을 미루고 있다. 6일 통계청의 사회조사 결과 외환위기 이후 20년 동안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이 절반 이하로 추락한 것은 내 집 마련 같은 경제적 부담이나 경력단절을 우려하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결혼은 축복이었지만 일자리, 육아, 출산 등 우리 사회가 신혼부부를 지원하는 인프라를 충분히 갖추지 못하면서 결혼을 선택과 회피의 영역으로 밀어낸 셈이다.○ ‘결혼? 싫은 게 아니라 못하는 것’ 통계청이 1998년부터 2년 주기로 실시하는 사회조사에서 결혼이 필요하다고 보는 비율은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다. 1998년만 해도 이 비율이 73.5%에 이르렀지만 2008년 68.0%로 떨어진 뒤 2018년에는 48.1%로 곤두박질쳤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외환위기, 금융위기 때보다 결혼이 더 높은 장벽이 된 셈이다. 이에 대해 신윤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젊은 세대에게 결혼을 위한 전제조건이 된 직업과 주거안정성 측면에서 과거 경제위기 때보다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결혼식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예비 신랑신부에게 높은 스펙을 요구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결혼을 꺼리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보는 사람이 줄긴 했지만 결혼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소수에 그쳤다. 결혼을 반드시 또는 가급적으로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1998년 1.3%, 2008년 2.9%, 2018년 3.0%로 큰 변화가 없다. 그 대신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는 응답률은 1998년 23.8%에서 2018년 46.6%로 크게 늘었다. 결혼을 기피의 대상이 아닌 선택으로 보는 셈이다. 이는 정부가 출산 장려 제도를 효율적으로 개선하면 사회적으로 결혼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의미다. 젊은이들이 결혼을 완전 단념한 것은 아니어서 저출산 탈출에 희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본다. 젊은이들은 다양한 이유로 결혼에 미온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경제적인 이유다. 직장인 윤모 씨(27·여)는 “3년간 직장생활을 하며 돈을 모아 봤지만 고생해서 집을 사고 자녀 키우며 사는 것보다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자기 계발하는 삶이 더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허모 씨(31)는 “현재 수입으로 누리는 것들을 결혼하거나 아이를 낳으면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결혼을 선망하는 젊은이가 많다. 서울에서 디자인회사에 다니는 이모 씨(32)는 “당장은 일자리도 안정적이지 않고 결혼 비용도 없어 결혼을 계획하지는 못하지만 좋은 사람과 가정을 꾸리는 꿈을 버린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이렇게 3, 4년의 시간이 더 지나면 완전히 포기할 것 같다”고 말했다. ○ 20대 74% “혼전 동거할 수 있다” 결혼이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가운데 동거와 출산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다. 사회조사 결과 올해 기준 ‘남녀가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응답한 20대의 비율은 74.4%에 달한다. 이런 인식 변화에 맞춰 정부도 동거 부부가 법적인 부부에 비해 받고 있는 차별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저출산 대책의 일환이다. 대학원생 이모 씨(28)는 “커플이 서로의 생활을 맞춰 가고 이해하는 차원에서 동거를 권장해야 한다”며 “동거하다가 서로 맞지 않아 헤어지는 것이 결혼 생활에 실패하는 것보다 낫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젊은 세대는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낳는 ‘비혼 출산’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 조사 결과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0대의 경우 36.7%이고 30대의 경우 38.3%였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7개국의 2014년 평균 비혼출산율 40.5%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대학원생 이 씨는 “비혼 부모에게도 자녀 교육 및 양육과 관련한 정부의 지원이 있다면 출산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준일 jikim@donga.com / 홍석호·고도예 기자}

한국의 인재개발 경쟁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6개국 가운데 중하위권인 2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 투자나 고등교육 이수 인구 비율 등은 최상위권이었지만 출산율, 개인건강 인식도, 성별 임금 격차, 사회적 네트워크 지원 분야에선 각각 꼴찌를 면치 못했다. 한국인적자원연구센터 소장을 맡고 있는 오헌석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글로벌 인재개발 인덱스’를 통해 OECD 36개국의 인재개발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를 5일 밝혔다. 인재개발 경쟁력을 보여주는 44개의 세부지표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1위는 미국이 차지했고, 이어 스위스 영국 스웨덴 노르웨이 순이었다. 최하위는 터키였다. 한국의 인재개발 경쟁력은 21위로, 이 인덱스를 통해 처음 분석했던 2011년(23위)보다 2계단 상승했지만 여전히 일본보다 낮았다. 일본은 2011년 22위에서 올해는 19위로 3계단 올라갔다. 세부 지표별로 살펴봤을 때 선진국들은 여러 지표에서 고른 순위를 기록한 반면에 한국은 지표별 편차가 크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한국이 높은 순위를 기록한 지표들은 인재 공급, 투자 분야에 몰려 있다. 생산가능인구 비율과 정부·민간의 연구개발 투자는 OECD 회원국 중 최고였다. 고등교육 이수 인구 비율(4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점수(5위)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장기적인 경쟁력의 기반이 될 출산율은 OECD 중 가장 낮았다.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와 개인이 인식하고 있는 육체·정신적 건강 상태도 최하위로 집계됐다. 사회적 네트워크도 꼴찌였다. 사회적 네트워크는 15세 이상 개인에게 ‘곤경에 처했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친구나 친척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 긍정적으로 대답한 비율로 평가했다. 한국은 76%만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미국(93%), 일본(90%) 등에 크게 못 미쳤다. 오 교수는 “인재개발을 촉진하는 제도와 환경 경쟁력이 여전히 최하위권”이라면서 “국가경쟁력을 향상시키려면 인재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하며, 지속적인 시스템 개선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수협이 5일 옛 노량진수산시장 전역에 전기와 수돗물 공급을 중단했다. 옛 시장에서 떠나라는 최후통첩이다. 상인들은 수협 사무실 진입을 시도하고, 새 시장 주차장 입구에 드러누우며 강하게 반발했다. 수협은 지난달 30일 서울 동작구 옛 노량진수산시장 상인들에게 공고문과 내용증명을 보내 사전공지한 뒤 5일 오전 9시부터 단전·단수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수협 관계자는 “대법원 최종 승소 판결에 따라 4차례에 걸쳐 명도집행을 실시했으나 상인 등의 반대로 무산됐다”며 “법원의 명도집행으로는 노량진수산시장을 정상화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법원은 8월 수협이 낸 건물 인도 및 부당이득금 청구소송에서 수협의 손을 들어줬다. 옛 시장에는 여전히 상인 260여 명이 남아 있다. 상인들은 새 시장의 매장이 좁고 임차료가 비싸다며 이전을 거부하고 있다. 단전·단수는 수협이 꺼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다. 수산물의 신선도에 바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발전기를 돌리거나 산소통을 실어 나르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상인 이모 씨(56·여)는 “발전기를 빌리는 데 하루 10만 원이 든다”며 “수산시장에 물과 전기를 끊는 건 죽으라는 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상인은 어두운 시장에서 촛불을 켠 채 장사를 계속했고, 죽은 물고기가 담긴 대야도 여러 개 눈에 띄었다. 옛 시장 상인 등 150여 명은 새 시장 주차장 앞에서 밤늦게까지 집회를 열고 항의했다. 일부 상인이 단전·단수 직후 항의하기 위해 새 시장 건물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수협 직원과 충돌이 있었다. 상인 10여 명은 새 시장 주차장 입구에 펜스를 설치하고 드러누워 차량 진입을 막기도 했다. 수협 측이 펜스를 철거하는 과정에서도 양측이 부딪쳤다. 부상자는 없었지만 욕설과 고성이 오갔다. 수협 관계자는 “9일까지 새 시장에 입주할 마지막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윤헌주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비상대책총연합회 위원장은 “서울시에 민원을 넣었고 경찰에 형사고발했다”며 “법원에도 가처분 금지 신청을 넣고 추후 손해배상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쌍둥이 딸에게 시험 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A 씨가 시험 직전에 답안지가 있는 교무실에서 혼자 야근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A 씨가 올해 2학년 1학기 중간고사를 앞두고 홀로 교무실에서 40분가량 야근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A 씨가 야근한 날은 중간고사 답안지를 교무실 금고에 보관하기 시작한 날인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혼자 야근한 것은 맞지만 답안지가 들어 있는 금고의 비밀번호는 알지 못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은 8월 시험 문제 유출 의혹이 불거지자 A 씨가 자신의 집 컴퓨터를 교체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은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인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컴퓨터를 바꾼 것은 맞지만 이번 사건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숙명여고는 2일 학교 홈페이지에 ‘숙명여고 학생 및 학부모님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시험지 유출 의혹 문제로 학생과 학부모님께 많은 상처와 고통을 끼쳐 드린 점 다시 한 번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숙명여고 학부모와 졸업생으로 구성된 ‘숙명여고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4일 수서경찰서 앞에서 ‘내신비리 사건 공정 수사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A 씨와 쌍둥이 자매의 조속한 징계를 요구했다. 비대위는 숙명여고 내신 비리 관련자 강력 처벌 촉구에 동참을 요구하며 서명 운동도 시작했다. 비대위는 “학칙에 의해 (징계를) 처리할 수 있음에도 시험 부정 행위자들에 대한 징계와 성적 처리에 착수하지 않고, 사법 절차와 연계해 시간 끌기로 버티는 학교로 인해 2학년 학생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경찰청은 7월 16일부터 100일 간 외국인의 강력·폭력범죄 등을 집중 단속해 402건을 적발해 886명(89명 구속)을 검거했다고 4일 밝혔다. 집단폭력과 조직범죄로 검거된 사람이 287명(23명 구속)으로 가장 많았다. 주로 같은 국적이나 직장 소속끼리 무리지어 다니며 싸우거나 술에 취해 시설물을 부수는 사례가 많았지만, 일부는 외국인만 출입 가능한 카지노를 중심으로 대부업을 하거나 ‘해결사’ 노릇을 하는 등 조직화하기도 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고리(高利)의 도박자금을 빌려준 뒤 갚지 않은 이들을 호텔방에 가두고 폭행·협박한 외국인 9명을 붙잡았다. 마약 범죄도 심각했다. 중국·태국·베트남 등지에서 국제우편과 소포 등 ‘무인배송’으로 마약을 들여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유통하는 방식이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지난달 중국에서 밀반입한 필로폰을 화물특송 등의 방법으로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거주하는 중국동포에게 유통한 중국인 알선책 등 23명을 체포했다. 공장·건설 현장의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는 외국인들이 원룸이나 비닐하우스, 노래방 등에서 마약을 몰래 투약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검거된 마약사범은 총 152명(43명 구속)이었다. 사이버도박장을 운영한 필리핀인 5명도 붙잡혀 이 중 4명이 구속됐다. ‘나눔로또’ 방송을 중계하며 끝자리 번호를 맞추는 사람에게 돈을 몰아주는 방식의 사설도박장을 운영한 혐의다. 또 추적이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대포통장을 사이버도박이나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팔거나 폐차의 차대번호를 다른 차량에 부착해 대포차량으로 만들어 해외로 빼돌린 사례도 적발됐다. 도박과 대포물건 유통으로 각각 142명(4명 구속), 128명(8명 구속)이 붙잡혔다. 경찰청은 외국인 범죄가 전년대비 5.3% 감소했고, 살인과 강도, 폭력 등 강력범죄는 22.7%, 31.9%, 4.8%씩 줄었다고 밝혔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10월 29일 오후 6시 서울대 근대법학교육백주년기념관 주산홀. 학생들이 초청해 열린 서울대 총장예비후보자 정책간담회에서 5명의 예비후보자는 서울대가 직면한 현안과 미래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하지만 200여 명이 앉을 수 있는 이 강당은 텅텅 비어있었다. 학생회와 학내언론 관계자를 제외하면 참관 학생은 10명 남짓에 불과했다. 서울대는 이번 27대 총장 선거부터 학생들의 의사를 반영한다. 최종후보 3명을 추리는 평가는 정책평가단(75%)과 총장추천위원회(25%)가 결정하는데, 정책평가단 몫 가운데 9.5%는 5월 총장 선거 때처럼 학생 투표 결과를 반영한다. 때문에 학생 투표가 총장 선출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5월 총장 선거 당시 참여한 학생은 15%도 되지 않았다. 당시 총장 후보로 선출됐던 강대희 교수가 성추행 의혹으로 사퇴하면서 11월 9일 다시 투표를 실시하는데 이번에도 학생들의 관심은 낮다. 서울대 3학년 김모 씨(25)는 “지난 투표에도 참여하지 않았고, 이번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누가 총장이 되든 내 삶과는 상관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9일 간담회에 참석했던 A 씨는 “이런 자리가 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취업이나 공부에 바쁜 다른 학생들이 무관심한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학내 사안에 무관심한 것은 다른 대학도 마찬가지다. 연세대, 한양대, 한국외대 등은 투표율 미달 또는 후보자가 없어 총학생회를 구성하지 못했다. 연세대 3학년 B 씨는 “취업 준비로 바쁜 측면도 있지만, 학생 복지보다 학교 밖의 사안에 목소리를 내는 ‘운동권 학생회’에 정이 떨어진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홍석호기자 will@donga.com}

초대형 태풍 ‘위투’가 할퀴고 간 사이판에 고립됐던 한국인 관광객 1800여 명 가운데 28일까지 약 600명이 괌으로 이동하거나 한국으로 귀국했다. 하지만 여전히 1200명 안팎의 관광객은 전기가 끊기고 음식조차 구하기 어려운 사이판에 남아 있다. 정부는 29일까지 전원 귀국시킨다는 방침이지만 관광객들의 혼란과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 정전에 음식 재료까지 동나 군 수송기를 이용해 사이판에서 괌으로 이동한 뒤 귀국한 관광객들은 정부의 신속한 조치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28일 새벽 귀국한 임신부 박모 씨(26)는 “사이판에서 군 수송기에 탈 때 군인들이 귀마개를 나눠주며 친절하게 안내해 어려움이 없었다”며 “나는 빠져나왔지만 남은 관광객들은 어떻게 지낼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황모 씨(34·여)는 “괌으로 빠져나왔을 때부터 군 수송기에 탄 사람들은 안도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28일 아시아나 항공기 편으로 사이판에서 귀국한 이모 씨(39)는 “아이들이 아직 어리고 어머니 심장약을 충분히 챙겨가지 않아서 귀국이 늦어지면 위급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여전히 사이판에 고립돼 있는 한국인 관광객들은 음식을 구하기 어려운 게 가장 고통스럽다고 하소연했다. 영업을 하지 않는 식당이 많아 문 연 가게를 찾아 길거리를 헤매는 일이 끼니때마다 반복됐다. 일부 호텔은 음식 재료가 떨어져 예약을 받지 않고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고객을 받고 있다. 밥값이 부담스러워 끼니를 거르는 관광객도 있었다. 외교부 주(駐)하갓냐 출장소 등에서는 군 수송기를 통해 구호물품을 사이판으로 옮긴 뒤 고립된 관광객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하지만 관광객 성모 씨(27)는 28일 “전날에는 즉석밥이나 통조림, 과자 등을 1인당 2개씩 받았지만 이날은 1인당 1개로 줄었다”며 구호물품 부족을 호소했다. 관광객들은 언제까지 사이판에 머물러야 할지, 호텔 숙박은 계속 연장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아 불안하다고 입을 모았다. 관광객 김모 씨(28·여)는 “26일 리조트에서 갑자기 ‘내일 체크아웃을 해야 한다’고 해 밤중에 다른 숙소 4, 5곳을 돌았지만 빈 방을 찾지 못했다. 리조트 쪽에 사정한 끝에 간신히 숙박을 연장했다”고 토로했다. 숙소를 구하지 못해 호텔 로비에서 밤을 지새운 관광객도 있다. 전기 복구가 늦어지면서 더운 날씨에 불편이 커지고 있다. 친구들과 함께 여행 온 전모 씨(20·여)는 “밤에도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데 전기가 끊겨 엘리베이터와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아 힘들다”고 말했다. 최모 씨(39)는 “리조트에 에어컨이 나오지 않아 8세, 3세 아이들의 몸에 두드러기와 발진이 생겼다. 온수도 끊겨 커피포트에 물을 끓여서 아이들을 씻겼다”고 전했다. 도로 사정이 열악하고 휘발유가 부족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도 쉽지 않다. 태풍이 물러간 뒤 도로 정비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일부 도로는 쓰러진 야자나무 등으로 통행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관광객 A 씨는 “주유소 앞에 기름을 넣기 위한 차량이 길게 줄을 서고 있어 택시운전사들도 ‘4∼5시간씩 줄을 서야 기름을 넣을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군 수송기 탑승 놓고 갈등도 정부가 파견한 군 수송기 탑승 기준을 놓고 현지 체류 중인 일부 한국인들 사이에서 갈등이 빚어졌다. 한 체류자는 ‘못에 긁혀 파상풍 주사를 맞았다’며 우선 탑승을 시켜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임신부나 환자·부상자, 고령자는 본인만 탑승 가능하며, 영유아 보호자는 한 사람만 탑승할 수 있다는 기준 때문에 탑승을 포기한 사람도 있었다. 사이판 시내 호텔에 체류 중인 양모 씨(37)는 태풍으로 호텔 유리창이 깨지며 파편에 다리를 베였고 병원에서 치료도 받았다. 부상으로 우선 탑승 대상자가 됐지만 함께 온 6명의 가족을 두고 홀로 귀국할 수 없어 우선 탑승을 포기했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확산되며 혼란을 키우기도 했다. 사이판 체류 한국인들이 항공기 운항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오픈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여행사를 통해서 온 사람은 군 수송기 탑승 대상에서 빠진다”는 등의 내용이 퍼졌다. 정부가 투입한 군 수송기를 통해 27일 161명의 고립 관광객을 괌으로 옮겼고, 이들은 28일까지 모두 귀국했다. 28일에는 군 수송기가 4차례에 걸쳐 330명을 사이판에서 괌으로 이송했고, 이들도 대부분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아시아나 항공기 편으로 사이판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258명 중에는 93명이 한국인이었다. 외교부는 “현지 공항 발권 시스템 미비로 현장 판매가 안 됐다. 기존 예약자 중 빠른 일자부터 발권을 진행하다 보니 중국인 탑승객이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9일 4편의 국적기가 사이판에서 인천공항으로 운항하고, 군 수송기도 계속 운항할 예정이다. 정부는 괌으로 이동했다가 귀국하는 인원 등을 합치면 29일까지는 사이판 체류 관광객들이 전원 한국에 도착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현지 기상과 공항 사정 등 변수는 남아있다.홍석호 will@donga.com·김은지·신나리 기자}

초대형 태풍 ‘위투’가 할퀴고 간 사이판에 고립됐던 한국인 관광객 1800여 명 가운데 28일까지 약 600명이 괌으로 이동하거나 한국으로 귀국했다. 하지만 여전히 1200명 안팎의 관광객은 전기가 끊기고 음식조차 구하기 어려운 사이판에 남아 있다. 정부는 29일까지 전원 귀국시킨다는 방침이지만 관광객들의 혼란과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 정전에 음식 재료까지 동나 군 수송기를 이용해 사이판에서 괌으로 이동한 뒤 귀국한 관광객들은 정부의 신속한 조치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28일 새벽 귀국한 임신부 박모 씨(26·여)는 “사이판에서 군 수송기에 탈 때 군인들이 귀마개를 나눠주며 친절하게 안내해 어려움이 없었다”며 “나는 빠져나왔지만 남은 관광객들은 어떻게 지낼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황모 씨(34·여)는 “괌으로 빠져 나왔을 때부터 군 수송기에 탄 사람들은 안도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28일 아시아나 항공기 편으로 사이판에서 귀국한 이모 씨(39)는 “아이들이 아직 어리고 어머니 심장약을 충분히 챙겨가지 않아서 귀국이 늦어지면 위급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여전히 사이판에 고립돼 있는 한국인 관광객들은 음식을 구하기 어려운 게 가장 고통스럽다고 하소연했다. 영업을 하지 않는 식당이 많아 문 연 가게를 찾아 길거리를 헤매는 일이 끼니때마다 반복됐다. 일부 호텔은 음식 재료가 떨어져 예약을 받지 않고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고객을 받고 있다. 밥값이 부담스러워 끼니를 거르는 관광객도 있었다. 외교부 주(駐)하갓냐 출장소 등에서는 군 수송기를 통해 구호물품을 사이판으로 옮긴 뒤 고립된 관광객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하지만 관광객 성모 씨(27)는 28일 “전날에는 즉석밥이나 통조림, 과자 등을 1인당 2개씩 받았지만 이날은 1인 당 1개로 줄었다”며 구호물품 부족을 호소했다. 관광객들은 언제까지 사이판에 머물러야 할지, 호텔 숙박은 계속 연장할 수 있는 것인지 확실하지 않아 불안하다고 입을 모았다. 관광객 김모 씨(28·여)는 “26일 리조트에서 갑자기 ‘내일 체크아웃을 해야 한다’고 해 밤중에 다른 숙소 4, 5곳을 돌았지만 빈 방을 찾지 못했다. 리조트 쪽에 사정한 끝에 간신히 숙박을 연장했다”고 토로했다. 숙소를 구하지 못해 호텔 로비에서 밤을 지새운 관광객도 있다. 전기 복구가 늦어지면서 더운 날씨에 불편이 커지고 있다. 친구들과 함께 여행 온 전모 씨(20·여)는 “밤에도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데 전기가 끊겨 엘리베이터와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아 힘들다”고 말했다. 최모 씨(39)는 “리조트에 에어컨이 나오지 않아 9세, 3세 아이들의 몸에 두드러기와 발진이 생겼다. 온수도 끊겨 커피포트에 물을 끓여서 아이들을 씻겼다”고 전했다. 도로 사정이 열악하고 휘발유가 부족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도 쉽지 않다. 태풍이 물러간 뒤 도로 정비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일부 도로는 쓰러진 야자나무 등으로 통행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관광객 A 씨는 “주유소 앞에 기름을 넣기 위한 차량이 길게 줄을 서고 있어 택시운전사들도 ‘4~5시간씩 줄을 서야 기름을 넣을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군 수송기 탑승 놓고 갈등도 정부가 파견한 군 수송기 탑승 기준을 놓고 현지 체류 중인 일부 한국인들 사이에서 갈등이 빚어졌다. 한 체류자는 ‘못에 긁혀 파상풍 주사를 맞았다’며 우선 탑승을 시켜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임신부나 환자·부상자, 고령자는 본인만 탑승 가능하며, 영유아 보호자는 한 사람만 탑승할 수 있다는 기준 때문에 탑승을 포기한 사람도 있었다. 사이판 시내 호텔에 체류 중인 양모 씨(37)는 태풍으로 호텔 유리창이 부서지며 파편에 다리를 베였고 병원에서 치료도 받았다. 부상으로 우선 탑승 대상자가 됐지만 함께 온 6명의 가족을 두고 홀로 귀국할 수 없어 우선 탑승을 포기했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확산되며 혼란을 키우기도 했다. 사이판 체류 한국인들이 항공기 운항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오픈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여행사를 통해서 온 사람은 군 수송기 탑승 대상에서 빠진다”는 등의 내용이 퍼졌다. 정부가 투입한 군 수송기를 통해 27일 161명의 고립 관광객을 괌으로 옮겼고, 이들은 28일까지 모두 귀국했다. 28일에는 군 수송기가 4차례에 걸쳐 330명을 사이판에서 괌으로 이송했고, 이들도 대부분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아시아나항공 편으로 사이판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258명 중에는 93명이 한국인이었다. 외교부는 “현지 공항 발권시스템 미비로 현장 판매가 안 됐다. 기존 예약자 중 빠른 일자부터 발권을 진행하다보니 중국인 탑승객이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9일 4편의 국적기가 사이판에서 인천공항으로 운항하고, 군 수송기도 계속 운항할 예정이다. 정부는 괌으로 이동했다가 귀국하는 인원 등을 합치면 29일까지는 사이판 체류 관광객들이 전원 한국에 도착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현지 기상과 공항 사정 등 변수는 남아있다.홍석호기자 will@donga.com김은지기자 eunji@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여성의 삶과 인격을 파괴하는 범죄들을 철저히 예방하고, 발생한 범죄는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워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임시정부 초대 경무국장을 지낸 백범 김구 선생을 “경찰 정신의 뿌리”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백범 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73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치사를 통해 “사회적 약자의 고통과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주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경찰은) 사이버 성폭력 특별단속을 실시해 불법 촬영자와 유포자 1000여 명을 검거하고 해외 서버 음란사이트 50여 곳을 단속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그러나 아직 여성들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불안과 공포가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또 경찰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대공수사권을 이관받는 것과 관련해선 “안보 수사의 전 과정에서 인권 보호 장치를 마련해 달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안보 수사를 통해 평화를 지키는 일과 국민의 기본권을 수호하는 일은 하나라는 것을 끊임없이 되새겨 주길 바란다”고 했다. 경찰의 날 행사가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날 행사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민갑룡 경찰청장과 함께 임시정부 경찰 후손인 최재황 씨와 독립유공자 후손 박연호 씨 등 740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99년 전인 1919년 8월 12일 김구 선생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경무국장에 취임했다”며 “임시정부의 문지기가 되겠다는 각오로 대한민국 경찰의 출범을 알렸다”고 했다. 대통령이 직접 경찰의 뿌리를 임시정부로 규정한 것은 처음이다. 경찰청은 최근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사업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고 임시정부 경찰 역사 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경찰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이날 언급이 경찰의 날 변경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문병기 weappon@donga.com·홍석호 기자}

“보드카 한 병이 25만 원이니까 10명이 2만5000원씩 내면 되겠다.” “칵테일도 비싸니까 1만6000원짜리 큰 잔을 시켜서 나눠 먹자.” 12일 밤 서울 강남의 한 대형 클럽 바 앞에 서울대와 한양대 마크가 크게 새겨진 ‘과잠(학과 점퍼)’을 입은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주문을 하기 시작했다. 대부분 과잠, 반바지, 운동화 등 클럽에서 쉽게 보기 힘든 차림새였다. 이날 이 클럽에선 서울대와 한양대의 교류전인 ‘수도전’ 뒤풀이 행사가 열렸다. 서울과 한양이라는 ‘수도(首都)’ 이름을 공유하는 두 학교의 교류전인 수도전은 올해 처음 열렸다. 9일 사전행사를 시작으로 12일까지 스포츠·학술·공연 등을 교류했고, 11일과 12일 이 클럽에서 뒤풀이 행사를 가졌다. 본보 취재진이 클럽을 찾은 12일 오후 11시 반경 클럽에 있던 인원(600여 명) 가운데 절반가량은 옷차림 등으로 미뤄 서울대와 한양대 학생으로 보였다. 클럽 측은 이날 두 학교 학생들에게 3만 원인 입장료를 면제해줬다. 하지만 짐 보관비용(5000원)을 아끼려고 2, 3명씩 가방을 한곳으로 모으거나, 메뉴판을 바라보다 예상외로 비싼 술값에 당황한 표정을 짓는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일부 학생은 클럽 측의 ‘입장 제한’을 우려했지만 그런 일이 생기진 않았다. 클럽 입구에서 입장을 통제하던 클럽 관계자는 “트레이닝복을 입고 온 정도가 아니면 입장을 제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미성년자 출입을 막기 위한 신분증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경우는 있었다. 클럽에서 만난 한양대 학생 김모 씨(20)는 “젊은 학생들의 취향을 저격한 행사”라며 “학교 내부에서 주점을 하거나 근처 술집이 아니라 강남의 클럽에서 학교 행사를 한 것이 참신하다”고 말했다. 13일 오전 1시가 지날 때까지 클럽 밖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줄은 줄어들지 않았다. 학교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사전에 학생들의 의견을 묻지 않고 주최 측(양교 동아리연합회)이 클럽에서 뒤풀이를 진행한 것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일부 있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보드카 한 병이 25만 원이니까 10명이 2만5000원씩 내면 되겠다.” “칵테일도 비싸니까 1만6000원 짜리 큰 잔을 시켜서 나눠먹자.” 12일 밤 서울 강남의 한 대형클럽의 바 앞에 서울대와 한양대 마크가 크게 새겨진 ‘과잠(학과 점퍼)’을 입은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주문을 하기 시작했다. 대부분 학과 점퍼, 반바지, 운동화 등 클럽에서 쉽게 보기 힘든 차림새였다. 이날 이 클럽에선 서울대와 한양대의 교류전인 ‘수도전’의 뒤풀이 행사가 열렸다. 서울과 한양이라는 ‘수도(首都)’ 이름을 공유하는 두 학교의 교류전인 수도전은 올해 처음 열렸다. 9일 사전행사를 시작으로 12일까지 스포츠·학술·공연 등을 교류했고, 11일과 12일 이 클럽에서 뒤풀이 행사를 가졌다. 본보 취재진이 클럽을 찾은 12일 오후 11시 반경 클럽에 있던 인원(600여 명) 가운데 절반가량은 옷차림 등으로 볼 때 서울대와 한양대 학생으로 보였다. 클럽 측은 이날 두 학교 학생들에게 3만 원인 입장료를 면제해줬다. 하지만 짐 보관비용(5000원)을 아끼려고 2, 3명씩 가방을 한 곳으로 모으거나, 메뉴판을 바라보다 예상보다 비싼 술값에 당황한 표정을 짓는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일부 학생은 처음에는 벽이나 난간에 기대 구경만 하다가 익숙한 노래가 나오자 금세 흥얼거리며 몸을 흔들었다. 가방을 메거나 학과 점퍼를 벗어 손에 들고 춤을 추는 학생들도 있었다. 일부 학생들은 클럽 측의 ‘입장 제한’을 우려했지만 그런 일이 생기진 않았다. 클럽 입구에서 입장을 통제하던 클럽 관계자는 “트레이닝복을 입고 온 정도가 아니면 입장을 제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미성년자 출입을 막기 위한 신분증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경우는 있었다. 서울대 2학년 김모 씨(19)는 “주민등록증을 잃어버려 구청에서 발급해준 임시 신분증 발급 문서와 학생증을 제시했는데도 들어가지 못했다”며 발길을 돌렸다. 클럽에서 만난 한양대 학생 김모 씨(20)는 “젊은 학생들의 취향을 저격한 행사”라며 “학교 내부에서 주점을 하거나 근처 술집이 아니라 강남의 클럽에서 학교 행사를 한 것이 참신하다”고 말했다. 13일 새벽 1시가 지날 때까지 클럽 밖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줄은 줄어들지 않았다. 다만 학교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사전에 학생들의 의견을 묻지 않고 주최 측(양교 동아리연합회)이 클럽에서 뒤풀이를 진행한 것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일부 있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서울대 경제학부 학생과 대학원생 1452명 중 437명(30.0%)은 여성이지만 교수 중 여성은 단 한 명도 없다. 36명의 교수 중 외국인이 4명, 국내 다른 학교 출신은 3명 있지만 모두 남성이다. 이는 경제학부만의 상황이 아니다. 본보가 11일 서울대 다양성위원회의 ‘2017 다양성보고서’를 입수해 확인한 결과 지난해 10월 기준 서울대 전임교원 2104명 가운데 여성은 326명(15.5%)뿐이었다. 2006년 10.6%보다 4.9%포인트 높아지기는 했지만 전체 학부생 중 여성 비율(35.8%)이나 대학원생 중 여성 비율(44.5%)보다 훨씬 낮다. 서울대 여교수 비율은 국내 사립대 평균(25.5%)에 못 미치고, 하버드(30.0%)나 펜실베이니아(32.7%), 브라운(33.6%), 컬럼비아(27.0%) 등 미국 주요 대학은 교수 중 30% 안팎이 여성인 것과도 대비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대 학과·학부·교실 148개 가운데 43개(29%)에 여성 전임교원이 한 명도 없다. 경제학부에서 지난달 여교수를 채용했지만 올해 2학기까진 임용 유예 상태고, 전기정보공학부에서 올해 안에 2명을 뽑을 예정이지만 여학생 비중(경제학부 28.2%, 전기정보공학부 10.2%)에 비하면 여전히 부족하다. 간호대학과 생활과학대학을 제외한 모든 단과대가 여학생 비율보다 여교수 비율이 낮다. 또 대학의 주요 보직에서 여교수 약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10월 기준 대학본부의 부총장, 처장·부처장이나 단과대 학장·부학장 등 주요 보직 107자리 가운데 여성은 10명(9.3%), 서울대의 주요 심의기구인 평의원회 의원(교수) 45명 가운데 여성은 5명(11.1%)뿐이었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여교수의 목소리가 작게 반영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대에 여교수 비율이 낮은 것은 ‘유리천장’(여성이 일정 수준의 직위로 오르는 것을 막는 사회적 장애물)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대 다양성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기선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뽑자는 것이 아니라 여성이라는 이유로 뽑히지 않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수들이 최종 학위를 받은 대학을 살펴봐도 다양성 측면에서 미흡했다. 서울대의 내국인 전임교원 1994명 가운데 714명(47.2%)이 미국에서 최종 학위를 받았다. 국내 대학 출신(42.4%)보다 많았고, 독일(2.9%) 영국(2.2%) 일본(2.1%) 대학 출신보다 압도적으로 많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과거에 연인 관계였는지를 놓고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배우 김부선 씨가 소설가 공지영 씨와 나눈 대화의 음성파일과 녹취록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음성파일에는 대화를 한 사람이 누구인지 명확히 나타나지는 않지만, 음성파일이 유포된 뒤 공 씨가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공 씨와 김 씨 간의 대화였다는 점이 사실상 확인됐다… 4일부터 확산되기 시작한 2분가량의 음성파일에서 김 씨는 “이 지사의 신체 한 곳에 큰 점이 있다”며 “법정에서 최악의 경우 꺼내려 했다”고 밝혔다. 이 말을 들은 공 씨는 “대박”이라며 “성추행·성폭행 사건에서 여자가 승소할 때 상대 남성의 신체 특징을 밝힐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TV에 나가 ‘제(김 씨)가 (이 지사의) 점 얘기까지 해야 하냐’고 말하면 게임 끝”이라고 조언했다. 현재 음성파일을 공개했던 게시글은 삭제됐지만 관련 내용은 유튜브를 통해 음성을 들을 수 있고, 녹취록은 SNS를 통해 계속 퍼지고 있다. 공 씨는 5일 자신의 SNS에 “어이없다”며 “한 시간 넘는 통화에서 이 부분만 발췌됐다”고 밝혔다. 이어 “김 씨와 이 지사의 관계를 밝힐 증거 제공자에게 현상금 500만 원을 걸었던 시인 이모 씨와 (음성파일을) 공유했고, 선임 물망에 오른 변호인들에게 공유된 것으로 안다”고 적었다. 김 씨는 음성파일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용 경기도 대변인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음성파일에 대한 이 지사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일말의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홍석호 will@donga.com / 수원=이경진 기자}

119특수구조대에서 활약 중인 인명구조견 ‘왕건’이가 실종된 90대 치매노인을 야산에서 발견해 생명을 구했다. 7일 중앙119구조본부에 따르면 구조본부는 2일 오후 1시 반경 충북 충주시의 한 요양원에서 A 씨(93·여)가 나간 뒤 귀가하지 않는다는 수색지원 요청을 접수했다. 수도권119특수구조대는 왕건이와 함께 다음날 오전 8시 44분부터 수색을 시작했고, 오후 4시경 요양원에서 약 4㎞ 떨어진 인근 야산에서 왕건이가 A 씨를 찾았다. 발견 당시 A 씨는 저체온증과 호흡곤란을 호소해 거동이 힘든 상황이었다. 구조대는 헬기를 이용해 A 씨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왕건이는 올해 4살인 수컷으로 셰퍼드의 한 종류인 벨지안 말리노이즈 종이다. 왕건이는 지난해 11월 산악구조견 자격을 얻었고 올 9월에는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세계인명구조견 경진대회에서 합동훈련에 투입되며 경험을 쌓았다. 현재 전국에는 29마리의 인명구조견이 배치돼 있다. 인명구조견들은 2016년부터 올 6월까지 1626회 출동해 40명을 구했다. 중앙119구조본부 관계자는 “치매 실종자는 목격자, 실종위치 정보 등이 부족하고 수색 범위가 넓어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왕건이의 활약으로 A 씨를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