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진

신규진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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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에서 국방부를 출입하고 있습니다.

newjin@donga.com

취재분야

2026-03-09~2026-04-08
대통령37%
정치일반32%
경제일반9%
국방6%
국제정세4%
미국/북미4%
국제일반2%
외교2%
사고2%
국회2%
  • 다중인격자-강철 몸-천재적 두뇌가 한자리에

    언뜻 봐선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의 어벤저스 시리즈 같다. 감독 M 나이트 시아말란은 17일 개봉한 영화 ‘글래스’에서 자신의 전작 ‘언브레이커블’(2000년), ‘23아이덴티티’(2016년)에 나온 캐릭터들을 한 세계관에 불러냈다. 비범한 능력을 가진 초인인가, 과대망상증에 빠진 정신병자인가. 영화는 정신병원에 갇히게 된 세 인물의 정체성에 관한 물음을 줄기차게 던진다. 131명이 숨진 열차 사고에서 상처 하나 입지 않은 데이비드 던(브루스 윌리스), 천재적인 두뇌를 가졌지만 사소한 충격에도 뼈가 부러지는 미스터 글래스(새뮤얼 잭슨), 유년 시절 어머니의 학대로 24개의 인격을 갖게 된 해리성 정체 장애인 케빈(제임스 매커보이). ‘언브레이커블’의 던과 글래스, ‘23아이덴티티’의 케빈은 모두 자신을 슈퍼 히어로라고 믿는 동시에 상처를 가진 존재들이다. 하지만 정신과 의사 엘리 스테이플(세라 폴슨)은 이들을 치료가 필요한 정신 질환자라고 규정한다. 화려한 그래픽과 선악이 극적으로 충돌하는 전형적인 히어로물을 상상하면 실망할 수 있다. 그만큼 스펙터클한 장면도 찾아보기 힘들다. 미스터 글래스는 필라델피아 최고층 타워 오픈 일에 맞춰 히어로들의 대립을 보여주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우지만, 현실에선 정신병원 앞에서 일반인보다 힘이 조금 세 보이는 케빈과 던의 지저분한 몸싸움이 펼쳐진다. 감독의 전작 ‘식스 센스’(1999년)급은 아니지만 나름의 반전(?) 결말도 흥미롭다. 아냐 테일러조이, 스펜서 트리트 클라크 등 전작에 출연했던 아역 배우들의 성장한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 과거를 회상하는 플래시백으로 ‘언브레이커블’과 ‘23아이덴티티’의 스토리를 설명하지만 감독의 심오한 메시지를 읽기엔 불충분한 게 사실이다. 오히려 서로 다른 두 세계관을 연결시키는 기나긴 과정에서 피로감마저 찾아온다. 미국 마블이나 DC의 히어로물에 싫증을 느끼거나, 초 단위로 다른 인물이 되는 제임스 매커보이의 신들린 연기력을 감상하고 싶은 이들에겐 괜찮은 선택일 듯하다. 15세 관람가. ★★★(★ 5개 만점)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9-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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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혐오를 전파하는 극단주의자의 탄생

    세상이 살기 좋아졌다지만 우리는 여전히 토막연쇄살인, 총기난사 등 극단적인 사건에 대한 뉴스를 접한다. 심리학자인 저자는 극단주의의 실태를 파헤치고 이런 행동을 저지르는 이들의 심리를 파악한다. 극단주의를 “광신에 사로잡혀 세상을 배타적으로 대하고 자신의 믿음을 타인들에게 강요하는 것”으로 새롭게 정의 내린다. 극단주의자의 탄생은 ‘안전에 대한 위협’으로부터 시작된다. 신체적, 경제적 위협뿐 아니라 정신적 위협도 포함된다. 개인은 가치 체계, 세계관이 무너지는 경험을 하며 무력감을 느끼지만 치유되지 않고 유사한 일을 반복해 겪을수록 혐오하는 대상이 넓어진다. 부모에 대한 혐오가 인간 혐오로 이어지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결코 남 일이 아닌 것이다. 저자는 차별을 통해 극단주의를 부추기거나 묵인하는 사회 지배층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9-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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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리스티안 로렌츠 쇼이러 “영감 얻는 최고의 방법은 많이 보는 것”

    돔 모양 고대 건축물은 역사를 증명하듯 군데군데 기둥이 잘려 있다. 이끼로 덮인 건물들 사이로 레이저를 쏘는 상어와 다리가 달린 해마가 대치하는, 비극의 도시 아틀란티스. 현란한 색채로 구현한 해저 도시의 디테일은 지난해 12월 개봉해 496만 명의 관객을 끌어 모은 영화 ‘아쿠아맨’의 볼거리 중 하나다. 서울 동대문구 콘텐츠인재캠퍼스에서 10일 만난 콘셉트 아티스트 크리스티안 로렌츠 쇼이러(52)는 영화 장면으로 재현된 이 해저도시의 초기 디자인을 맡았다. 그는 이날부터 이틀 동안 열린 ‘2018 콘텐츠원캠퍼스 구축운영 성과발표회’ 참석차 내한했다. 쇼이러는 “1년 6개월 동안 오로지 ‘아쿠아맨’ 일러스트에 매달렸다. 거대한 해파리들로 이뤄진 수직적인 해저도시를 구상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까지 32편의 영화에 참여한 내로라하는 콘셉트 아티스트다. ‘제5원소’(1997년), ‘타이타닉’(1997년), ‘매트릭스’(1999년), ‘맨 오브 스틸’(2013년) ‘300: 제국의 부활’(2014년),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2016년), ‘수어사이드 스쿼드’(2016년) 등 그가 참여한 작품들이 받은 아카데미상만 16개. 국내에는 다소 생소한 콘셉트 아티스트는 영화, 만화, 게임 등의 제작 단계에서 구현될 장면의 시각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직업이다. 영화로 따지자면 대본이나 감독의 상상을 디자인을 통해 구체화하는 역할이다. 그런 만큼 그는 “콘셉트 아티스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라고 강조한다. 영감을 얻는 방법은, 뻔하지만 “많이 보는 것”이 답이라고. ‘아쿠아맨’ 제작에 참여할 때도 바티칸, 피렌체, 베네치아 등을 여행하면서 눈에 담아둔 돔 형식의 건축물을 떠올렸다. 그는 “사원을 보러 꼭 쿠알라룸푸르에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신선한 콘셉트 아트를 내놓기 위해서는 인터넷 검색도 필수”라며 웃었다. 시놉시스만 보고 콘셉트 아트를 완성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아쿠아맨, 슈퍼맨처럼 원작에서 정형화된 캐릭터를 제외하고는 콘셉트 아티스트의 자율성이 높은 편이다. ‘맨 오브 스틸’에서는 직선 대신 곡선만으로 슈퍼맨의 고향 크립톤 행성을 구체화했고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는 고담 시티의 어두운 면을 부각하기 위해 조명 대비에 신경을 썼다. “수많은 아티스트가 협업을 통해 내놓은 콘셉트 아트를 영화에 차용하는 건 결국 감독입니다. 팀원들, 감독과의 호흡이 가장 중요한 이유죠.” 스위스 베른에서 태어난 그는 동물학자인 아버지와 아트스쿨에서 예술을 전공한 어머니 밑에서 일러스트레이터를 꿈꿨다. 1997년 포트폴리오를 들고 무작정 떠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제임스 캐머런이 만든 시각효과 업체 ‘디지털 도메인’에 입성하면서부터 영화 콘셉트 아티스트로서의 인생이 시작됐다. 그는 시나리오나 감독의 생각에 의존하는 한국 영화 제작 시스템에 대해 “뛰어난 대본과 감독이 있다면 문제없다”면서도 “SF 장르 등 기존 작품과 완전히 다른 세계관을 창조하려면 콘셉트 아티스트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국 영화를 보며 자극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영화 ‘설국열차’에 구현된 세계관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봉준호 감독과 언젠가 꼭 작업을 함께 해보고 싶어요.”(웃음)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9-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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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글]미드 ‘왕좌의 게임’, 채널 ‘스크린’서 본다

    미국 HBO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사진) 마지막 시즌이 올해 국내 안방극장을 찾는다. 영화 전문 케이블채널 ‘스크린’은 드라마 ‘왕좌의 게임’ 시즌8을 국내에 독점 방영한다고 14일 밝혔다. 미국에선 4월경 방영 예정이나 국내는 아직 미정이다. 조지 R R 마틴의 판타지 소설 ‘얼음과 불의 노래’가 원작인 이 드라마는 2011년부터 방영을 시작해 2017년 시즌7을 마무리한 뒤 지난해 8번째 시즌 제작을 마쳤다. 6개 에피소드로 구성될 시즌8은 회당 1500만 달러, 총제작비 9000만 달러(약 1018억 원)가 들어가 역대 드라마 사상 가장 많은 제작비를 투입했다. 특히 제작진이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여러 개의 결말을 촬영했다고 밝혀 팬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누리꾼들은 “간만에 시즌7까지 ‘정주행’해야겠다” “HBO 최고경영자(CEO)가 시즌8을 보고 경외감을 느꼈다는데 유종의 미 거두길” 등 기대감을 드러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9-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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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0만 관객 눈앞 ‘보헤미안 랩소디’ 그 이후… ‘듣는 영화’ 관심 폭발

    《떨어질 듯하다가도 다시 또 치고 올라온다. 1000만 관객을 목전에 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이제 불사신 같다. 14일 기준 978만 명을 돌파한 ‘보헤미안…’은 지난해 10월 31일 개봉한 이래 ‘박스오피스 순위’를 10회나 역주행했다. 그중 1위로 올라선 횟수만 네 번이다. 올해도 꾸준히 3위권을 유지하며 1000만 관객은 시간문제란 관측이 나온다. 》‘보헤미안…’의 저력은 관객 순위에서만 나타나는 게 아니다. 국내 영화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관객들은 지나간 음악영화를 찾아보며 ‘콘서트 대리만족’을 이어가고, 배급사는 대박을 꿈꾸며 또 다른 음악영화 찾기에 나섰다. 다큐멘터리 영화 ‘콜드플레이: 헤드 풀 오브 드림스’가 상영된 지난해 12월 29일. 서울 양천구의 한 영화관에서 관객들은 콜드플레이의 인기곡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 전주에 맞춰 박수를 쳤다. 싱어롱(노래를 따라 부르는 영화 감상)관도 아니었지만 일부 관객은 영어 가사를 흥얼거렸다. 이날 극장을 찾은 이준일 씨(31)는 “‘보헤미안…’을 본 뒤로 음악이 소재인 영화는 무조건 찾아보고 있다”며 “조용하게 앉아서 영화를 보는 문화가 바뀌는 것 같아 음악, 영화 팬으로서 뿌듯하다”고 했다. 사실 콜드플레이의 탄생부터 7집 앨범 투어까지를 담은 이 영화는 세계적으로 지난해 11월 14일 딱 하루만 상영했다. 하지만 국내에선 12월 28일부터 이틀간 개봉했다. 그런데 서울 8개관에서 좌석점유율이 80%를 넘어서며 ‘예매 전쟁’까지 벌어졌다. 결국 추가로 상영관이 편성되기도 했다. 배급사 관계자는 “‘보헤미안…’에 나온 1985년 ‘라이브 에이드’ 공연처럼 콘서트 실황을 극장에서 체험하려는 관객이 많았다”고 전했다. ‘퀸’ 특수를 노리는 움직임도 상당하다. 배급사 ‘엣나인필름’은 최근 팬들의 요청에 따라 ‘퀸 록 몬트리올’ 재개봉을 위해 일본 배급사와 협의를 하고 있다. 국내에서 2009년 개봉했던 이 영화는 1981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콘서트 실황을 담았다. 엣나인필름 관계자는 “당시엔 관객이 1만9000여 명에 그쳤지만 지금은 훨씬 더 많은 관객을 끌어모을 것”이라며 “‘싱어롱관’처럼 공연장을 대관해 상영하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선보였거나 개봉을 앞둔 음악영화들도 훈풍을 타고 기대감에 부풀었다. 3일 개봉한 ‘레토’는 러시아의 고려인 출신 록스타 ‘빅토르 최’의 젊은 시절을 다뤘다. “흥행이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을 깨고 4일 만에 관객 1만 명을 돌파했다. 5월에는 영국 가수 엘턴 존의 일대기를 그린 ‘로켓 맨’이 개봉한다. 이외에도 비틀스와 저니, 1980년대 LA메탈의 전성기를 열었던 머틀리 크루 등을 소재로 한 영화도 올해 관객들을 찾을 예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배급사들은 또 다른 대박 음악영화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커트 코베인, 마이클 잭슨 등 ‘영화화’가 유력한 아티스트 목록을 공유하고, 조그만 음악영화도 놓칠세라 국제영화제에 파견 직원을 늘리고 있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음악영화의 가치가 예전보다 올라 계약금도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객의 요청으로 ‘보헤미안…’ 싱어롱관이 기획된 만큼, 영화관도 ‘관객 참여형’ 영화 찾기에 고심이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관객들이 값비싼 콘서트의 대리만족을 위해 가성비가 높은 극장을 찾고 있다”면서 “‘보헤미안…’의 성공으로 ‘N차 관람’의 중요성이 부각된 만큼 관객이 함께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극장별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9-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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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값비싼 콘서트 대리만족…‘보헤미안 랩소디’ 이후 음악영화 바람

    떨어질 듯하다가도 다시 또 치고 올라온다. 1000만 관객을 목전에 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이제 불사신 같다. 14일 기준 978만 명을 돌파한 ‘보헤미안…’은 지난해 10월 31일 개봉한 이래 ‘박스오피스 순위’를 10회나 역주행 했다. 그 중 1위로 올라선 횟수만 네 번이다. 올해도 꾸준히 3위권을 유지하며 1000만 관객은 시간문제란 관측이다. ‘보헤미안…’의 저력은 관객 순위에서만 나타나는 게 아니다. 국내 영화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관객들은 지나간 음악영화를 찾아보며 ‘콘서트 대리만족’을 이어가고, 배급사는 대박을 꿈꾸며 또 다른 음악영화 찾기에 나섰다. 다큐멘터리 영화 ‘콜드플레이: 헤드 풀 오브 드림스’가 상영된 지난달 29일. 서울 양천구 한 영화관에서 관객들은 콜드플레이의 인기곡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 전주에 맞춰 박수를 쳤다. 싱어롱(노래를 따라 부르는 영화 감상)관도 아니었지만 일부 관객들은 영어 가사를 흥얼거렸다. 이날 극장을 찾은 이준일 씨(31)는 “‘보헤미안…’을 본 뒤로 음악이 소재인 영화는 무조건 찾아보고 있다”며 “조용하게 앉아서 영화를 보는 문화가 바뀌는 것 같아 음악, 영화 팬으로서 뿌듯하다”고 했다. 사실 콜드플레이 탄생부터 7집 앨범 투어까지를 담은 이 영화는 세계적으로 지난해 11월 14일 딱 하루만 상영했다. 하지만 국내에선 12월 28일부터 이틀 간 개봉했다. 그런데 서울 8개관에서 좌석점유율이 80%를 넘어서며 ‘예매 전쟁’까지 벌어졌다. 결국 추가로 상영관이 편성되기도 했다. 배급사 관계자는 “‘보헤미안…’에 나온 1985년 ‘라이브 에이드’ 공연처럼 콘서트 실황을 극장에서 체험하려는 관객이 많았다”고 전했다. ‘퀸’ 특수를 노리는 움직임도 상당하다. 배급사 ‘엣나인필름’은 최근 팬들의 요청에 따라 ‘퀸 록 몬트리올’ 재개봉을 위해 일본 배급사와 협의 중이다. 국내에서 2009년 개봉했던 이 영화는 1981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콘서트 실황을 담았다. ‘엣나인…’ 관계자는 “당시엔 관객이 1만9000여 명에 그쳤지만, 지금은 훨씬 더 많은 관객을 끌어 모을 것”이라며 “‘싱어롱관’처럼 공연장을 대관해 상영하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선보였거나 개봉을 앞둔 음악영화들도 훈풍을 타고 기대감에 부풀었다. 3일 개봉한 ‘레토’는 러시아의 고려인 출신 록스타 ‘빅토르 최’의 젊은 시절을 다뤘다. “흥행이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을 깨고 4일 만에 관객 1만 명을 돌파했다. 5월에는 영국 가수 엘튼 존의 일대기를 그린 ‘로켓 맨’이 개봉한다. 이외에도 비틀즈와 저니, 1980년대 LA메탈의 전성기를 열었던 머틀리 크루 등을 소재로 한 영화도 올해 관객들을 찾을 예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배급사들은 또 다른 대박 음악영화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커트 코베인, 마이클 잭슨 등 ‘영화화’가 유력한 아티스트 목록을 공유하고, 조그만 음악영화도 놓칠 새라 국제영화제에 파견 직원을 늘리고 있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음악영화의 가치가 예전보다 올라 계약금도 큰 폭으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객의 요청으로 ‘보헤미안…’ 싱어롱관이 기획된 만큼, 영화관도 ‘관객 참여형’ 영화 찾기에 고심이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관객들이 값비싼 콘서트 대리만족을 위해 가성비가 높은 극장을 찾고 있다”면서 “‘보헤미안…’의 성공으로 ‘N차 관람’의 중요성이 부각된 만큼 관객이 함께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극장별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9-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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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를 위한 세상은 어디에” 난민 소년의 절규

    예수는 회개하지 않는 가버나움 사람들에게 멸망을 예언했고 7세기 페르시아 제국의 침략을 받은 이 이스라엘 도시는 폐허가 됐다. 24일 개봉하는 영화 ‘가버나움’의 감독 나딘 라바키는 난민의 비참한 삶이 계속되는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폐허의 도시 가버나움을 떠올렸다. 영화는 소년 자인이 법정에 나오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한 남성을 칼로 찔러 수감된 소년은 부모를 고소하기 위해 다시 법정에 섰다. 고소 이유를 묻는 판사에게 “나를 태어나게 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부모에게 경멸에 찬 눈빛을 보내며 “배 속의 아이도 나처럼 될 것”이라고 저주한다. 영화는 ‘괴물’이 된 아이의 삶을 흔들리는 시선으로 추적해간다. 베이루트는 몰상식이 상식이 된 도시다. 부모들은 대부분 아이를 낳고 출생신고를 하지 않는다. 자인도 12세로 추정될 뿐이다. 남자아이들은 뒷골목에서 앵벌이를 하며 마약과 담배를 배우고 여자아이들은 생리를 시작하면 신부로 팔려간다. 학교에 갈 시간에 길거리에서 과일주스를 팔아 온 자인은 자기의 의지와 상관없이 너무 일찍 철이 들었다. 카메라는 일말의 희망도 남아있지 않은 자인의 생존투쟁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11세 여동생 사하르가 팔려가듯 시집을 가자 자인은 부모를 원망하며 집을 나선다. 엄마를 잃은 에티오피아 난민 아기 요나스를 위해 그는 우유를 훔치고 얼음에 설탕을 뿌려 먹인다. 자인을 향한 어른들의 시선은 연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난민 신분으로 타국으로의 탈출을 꿈꾸지만 아버지는 “서류 없는 삶을 인정하거나 창문으로 뛰어내려라”라고 말할 뿐이다. 영화와 현실의 경계가 모호한 점에서도 ‘가버나움’이 주는 충격은 적지 않다. 자인 역의 자인 알 라피아는 시리아에서 태어났지만 내전으로 베이루트에 정착하면서 라바키 감독을 우연히 만났다. 아기 요나스의 어머니 라힐로 출연한 요르다노스 시페라우는 불법 체류자로 체포되는 장면을 찍은 다음 날 실제 당국에 체포됐다. 촬영 기간 6개월 동안 난민의 ‘날것 그대로’의 삶을 담기 위해 감독은 “액션”이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본래 가버나움은 예수의 기적으로 가득한 축복의 도시였다. 영화 말미, 신분증을 만드는 자인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그는 그저 어른들에게 “존중받고 사랑받기”를 원했다. 태어나게 하는 것을 넘어 ‘살아갈 수 있게 하라’는 어른들을 향한 엄중한 경고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2018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 15세 관람가. ★★★★(★ 5개 만점)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9-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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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바다 위에서 펼쳐진 동아시아 문명교류사

    동아시아 바다를 통해 13세기부터 19세기까지의 아시아 문명교류사를 추적했다. 그간 동중국해, 남중국해 등 동아시아 바다는 정체돼 왔다는 편견과 달리 해적, 승려, 선교사 등이 활발히 경쟁하는 공존의 무대였다고 말한다. 한국사, 중국사, 일본사 등을 전공한 일본학자 28명이 3년간 토론을 거쳐 내놓은 결과다. 600년 역사를 ‘개방’ ‘경합’ ‘공생’의 시대로 분류했다. 13세기 등장한 몽골(원)은 동아시아 바다의 개방성을 확장했다. 마르코 폴로가 해상 길을 아시아로 확장했고 원은 고려와 연합해 일본과 동남아 자바섬을 공격했다. 16세기에는 바다로의 통행을 금지한 명의 해금정책과 조공체제가 흔들리면서 유럽세력이 개입하기 시작한다. 이 시기 에스파냐는 필리핀 마닐라시를 통해 태평양 항로를 개설했다. 18세기부터 중국에서는 청이, 일본에서는 에도 막부시대가 열려 강성한 육지 권력이 동아시아 바다를 지배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9-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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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오늘밤 김제동’ 김정은 찬양 확대재생산”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김정은 찬양’ 인터뷰를 내보내 논란이 일었던 KBS ‘오늘밤 김제동’에 대한 심의 의결을 보류했다. 방심위 위원들은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10일 열린 방송소위원회에 참석한 ‘오늘밤…’ 제작진을 질타했다. 박상수 위원은 “인물 검증이나 사상 검증은 남북 분단 상황에서 철저히 해야 하지 않겠느냐. 반대로 평양 시민이 문재인 대통령을 위인이라고 하면서 민주주의가 좋다고 외친다면 조선중앙방송에 보도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전광삼 상임위원도 “찬양고무죄로 처벌돼야 할 사람의 주장을 여과 없이 방송한 것은 소수의 주장을 방송을 통해 확대 재생산하려는 의도”라며 “김제동 씨에게 연봉 7억 원을 써가면서 논란을 만들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제작진으로 참석한 이지훈 KBS TV프로덕션3팀장은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이슈가 있었고 시사 프로그램에서 충분히 다룰 만하다고 생각했다”며 “(인터뷰 영상이 나간 후) 출연한 패널들도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18일 KBS 공영노동조합이 양승동 KBS 사장과 ‘오늘밤…’ 제작진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한 것과 관련해 전 위원과 박 위원은 법원의 판단이 나오면 최종적으로 심의를 하자는 의견을 냈다. 언론의 자유에 국가보안법을 적용할지 여부를 두고 전 위원이 심의 중간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 파행을 겪기도 했다. ‘오늘밤…’에 대한 심의는 향후 방심위 전체회의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4일 ‘오늘밤…’은 김수근 ‘김정은 위인맞이 환영단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찬양하는 내용의 인터뷰를 2분가량 내보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9-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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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역 모티브’등 판박이, 16부 대작… 멜로 강화

    《리메이크는 항상 위험이 따른다. 검증된 스토리가 있지만 그만큼 식상할 수 있기 때문. 게다가 원작이 두꺼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7일 공개된 tvN 드라마 ‘왕이 된 남자’는 2012년 12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안방극장으로 가져왔다. 16부작으로 아직 초반이지만 드라마 곳곳엔 영화의 향기가 배어 있다. 가장 큰 뼈대라 할 수 있는 ‘대역 모티브’도 그대로다.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의 ‘왕자와 거지’에서 따온 플롯이다. 》 다만 광해(이병헌)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영화와 달리 조선의 왕위를 둘러싼 권력 다툼에 난폭해진 이헌(여진구)은 광대 하선(여진구)을 앉혀놓고 스스로 궁을 벗어난다. 누더기 옷에서 곤룡포(왕의 집무복)로 갈아입은 광대가 왕 노릇을 하며 겪는 시행착오는 드라마의 쏠쏠한 재미 중 하나. 영화에선 이병헌이 궁녀들 앞에서 매화틀(임금의 변기)에 변을 보며 당황했다면, 드라마에서는 여진구가 코를 풀자 궁녀들이 “전하, 감축드리옵니다”라고 소리친다. 뭣보다 드라마에선 하선과 도승지의 조력 관계가 한층 가벼워졌다. 영화에서 허균(류승룡)이 정도를 지키는 묵직한 연기를 펼친 것과 달리 이규(김상경)는 코믹함을 살렸다. 영문도 모른 채 중전의 아버지 윤호준(이윤건)의 참수를 윤허한 하선에게 이규는 “여기가 광대 놀이판이냐”며 하이킥을 날린다. 임금 노릇을 하는 광대에게 궁 생활 ‘꿀팁’을 주는 조 내관은 두 작품 모두 배우 장광이 맡아 친숙함을 이어갔다. 연출을 맡은 김희원 PD는 “원작인 영화에서 이병헌과 류승룡이 주는 느낌이 비슷했다면, 드라마에선 소년의 에너지를 가진 하선과 이규라는 청년이 서로 부딪치면서 발생하는 시너지가 있다”고 했다. 호흡이 긴 드라마 특성상 멜로의 비중도 늘었다. 그만큼 배우들의 연령대도 낮아졌다. 영화에선 광대가 궁에 들어와 짧은 15일을 보내며 중전(한효주)과 ‘일장춘몽 로맨스’를 펼친다. 드라마에선 하선과 중전(이세영)에, 그의 사랑을 갈구하는 이헌까지 추가되며 삼각 로맨스가 형성될 조짐이다. 배우 이병헌과 여진구의 연기를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여진구의 첫 1인 2역 도전이기도 한 ‘왕이 된 남자’는 적장자가 아니라는 열등감에 사로잡힌 이헌의 극악무도함을 추가했다. 두 작품에 모두 등장하는 왕과 광대의 대면 장면이 압권. 조용히 미소를 지었던 이병헌과 달리 여진구는 광기 어린 웃음을 내뱉는다. 그는 “하선이 평소 성격과 맞아 정반대인 이헌을 연기할 때 시행착오가 많았다”고 했다. 드라마 결말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점도 흥미롭다. ‘광해’가 제목에서 빠진 데서 짐작할 수 있듯, 드라마 배경은 조선 중기 가상의 임금이다. 이름도 광해군 이혼이 아니라 이헌. 역사를 기반으로 해 결말이 예측 가능하다는 ‘역피셜’(역사와 오피셜의 합성어)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하선이 궁을 나서는 것으로 끝났던 영화의 찜찜한(?) 결말이 드라마에선 해피엔딩으로 바뀌길 원하는 시청자 의견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9-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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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애는 못해도 건강은 내가 전문가”

    《“피부가 푸석하네요. 잠을 충분히 주무셔야 할 듯해요.” 한의사 기질은 숨길 수 없나 보다. 지난해 채널A ‘하트시그널 시즌2’에 출연했던 김도균 씨(31)는 서울 송파구의 한의원에서 7일 기자를 보자마자 겨울철 피부 관리법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최근 채널A 건강정보 프로그램 ‘나는 몸신이다’(이하 ‘몸신’)의 고정 패널로 합류했다. 김 씨는 “연애는 못해도 이쪽 분야는 전문가”라며 웃었다. ‘몸신’ 출연 결정은 그에게도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스튜디오 촬영에서 중요한 특유의 ‘리액션’도 걱정이 됐다. 그래도 주치의들이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여러 치료법을 한의학의 관점에서 설명하는 것이 그의 역할. 어려운 용어를 시청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방송 전 한의학 서적을 들춰보는 게 습관이 됐다.》 “사람을 고치는 방법이 한 가지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 다른 주치의들의 노하우를 들으니 반성하게 되고 동기부여도 되더라고요.” 겨울이 되니 지난해 이맘때 ‘하트시그널’을 촬영했던 종로구 평창동 ‘시그널 하우스’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출연자 임현주 씨(27)와 김장미 씨(30) 사이에서 고민하며 마음 졸였던 그때도 이제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았다. 지금은 서로 안부를 묻는 친구 사이가 됐다. 방영 당시에는 본방 사수가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하트시그널’은 과묵한 저에게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라’는 교훈을 준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감정적으로 힘들었던 ‘하트시그널’보다 ‘몸신’ 촬영이 수월한 건 당연지사. ‘하트시그널’ 이후 그는 ‘스타 한의사’가 됐다. 진료비를 내고 ‘팬심’으로 그를 찾는 환자도 많았다. 김 씨의 진료실 책상 아래에는 팬들이 건넨 인형, 컵 등 선물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방송을 보고 중국에서 찾아온 팬도 있었다. 지난해 채널A ‘몸신’ ‘이제 만나러 갑니다’ 등 단발성 방송 출연으로 중장년층에게도 인지도가 생겼다. 한의사라는 이유로 최근 한 연예인과 애꿎은 열애설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그는 “전국에 한의사가 3만 명인데 제가 언급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몸신’ 출연에 대해 이야기하며 “한때 헛바람이 들었는데 이제 제자리로 돌아온 것 같다”고 했다. ‘하트시그널’에 함께 출연했던 동료들의 방송 활동을 보며 부러운 적도 많았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른 예능 출연에 대해서는 “제가 나오면 재미없을 것”이라며 웃었다. “각자의 위치에서 바쁘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기 좋더라고요. (‘하트시그널’ 출연자 중) 한가한 규빈이를 카페로 불러 수다 떠는 시간만 늘었어요.” 대학생 시절 춤 동아리 회장을 한 경험은 그의 자랑이자 ‘흑역사’다. 오후 8시까지 바쁜 진료 일정에도 틈틈이 파핀 학원을 다니며 취미 생활을 즐긴다. “너무 말랐다”는 지적에 출근 전 피트니스센터를 찾아 웨이트트레이닝도 시작했다. 부족할 것 없어 보이는 이 ‘엄친아’에게 올해 목표를 물었다. “명색이 연애하는 프로그램 출연자인데, 이제는 진짜 연애를 해보고 싶습니다.”(웃음)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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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털뉴스, 아웃링크 전환… 편집기준 공개를”

    학계, 시민단체, 언론계 대표 등 6명으로 구성된 ‘디지털저널리즘복원 특별위원회’는 온라인 뉴스 생태계의 정상화를 위한 7가지 방안이 담긴 보고서를 8일 공개했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디지털 저널리즘 복원을 위해 포털의 뉴스 서비스를 언론사 링크로 전환(아웃링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위원회는 “뉴스를 포털사이트를 통해 보여주고 댓글도 이 사이트 안에서 달게 하는 현재의 인링크 방식이 지속될 경우 미디어 산업이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포털은 뉴스 소비량을 늘렸지만 인링크 방식의 뉴스 공급은 뉴스의 연성화를 부추겨 저널리즘과 언론 산업에 부정적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또 △언론과 포털 공동 협력사업 모델 발굴 △포털의 뉴스 노출 및 편집 알고리즘 공개 △포털의 뉴스 서비스 운영 성과 및 뉴스 이용 행태 정기적으로 공개 △지역 거주자에게 해당 지역 언론사 기사를 우선 노출하는 위치 기반 지역 뉴스 서비스 도입 △언론과 포털 간 표준계약서 제정 △언론과 포털 간 적정 전재료 산정 기준 공동 조사 연구를 제안했다. 위원회는 이달 중으로 보고서를 국회, 정부, 신문사, 언론학계, 포털에 제출하고 각각의 제안에 대해 세부적인 실천방안을 수립할 것을 요청할 방침이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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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트시그널 2’ 훈남 한의사 김도균, 채널A ‘몸신’ 고정 패널로 합류

    “피부가 푸석하네요. 잠을 충분히 주무셔야 할 듯해요.” 한의사 기질은 숨길 수 없나보다. 지난해 채널A ‘하트시그널 시즌2’에 출연했던 김도균 씨(31)는 서울 송파구의 한의원에서 7일 기자를 보자마자 겨울철 피부 관리법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최근 채널A 건강정보 프로그램 ‘나는 몸신이다’(이하 ‘몸신’)의 고정 패널로 합류했다. 김 씨는 “연예는 못해도 이쪽 분야는 전문가”라며 웃었다. ‘몸신’ 출연 결정은 그에게도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스튜디오 촬영에서 중요한 특유의 ‘리액션’도 걱정이 됐다. 그래도 주치의들이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여러 치료법을 한의학의 관점에서 설명하는 것이 그의 역할. 어려운 용어를 시청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방송 전 한의학 서적을 들춰보는 게 습관이 됐다. “사람을 고치는 방법이 한 가지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 다른 주치의들의 노하우를 들으니 반성하게 되고 동기부여도 되더라고요.” 겨울이 되니 지난해 이맘때 ‘하트시그널’을 촬영했던 종로구 평창동 ‘시그널 하우스’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출연자 임현주 씨(27)와 김장미 씨(30) 사이에서 고민하며 마음 졸였던 그 때도 이제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았다. 방영 당시에는 본방 사수가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하트시그널’은 과묵한 저에게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라’는 교훈을 준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감정적으로 힘들었던 ‘하트시그널’보다 ‘몸신’ 촬영이 수월한 건 당연지사. ‘하트시그널’ 이후 그는 ‘스타 한의사’가 됐다. 진료비를 내고 ‘팬심’으로 그를 찾는 환자들도 많았다. 김 씨의 진료실 책상 아래에는 팬들이 건넨 인형, 컵 등 선물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방송을 보고 중국에서 찾아온 팬도 있었다. 지난해 채널A ‘몸신’, ‘이제 만나러 갑니다’ 등 단발성 방송 출연으로 중장년층에게도 인지도가 생겼다. 한의사라는 이유로 최근 한 연예인과 애꿎은 열애설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그는 “전국에 한의사가 3만 명인데 제가 언급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몸신’ 출연에 대해 이야기하며 “한 때 헛바람이 들었는데 이제 제 자리로 돌아온 것 같다”고 했다. ‘하트시그널’에 함께 출연했던 동료들의 방송 활동을 하는 것을 보며 부러운 적도 많았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른 예능 출연에 대해서는 “제가 나오면 재미없을 것”이라며 웃었다. “각자의 위치에서 바쁘게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더라고요. (‘하트시그널’ 출연자 중) 한가한 규빈이를 카페로 불러 수다 떠는 시간만 늘었어요.” 대학생 시절 춤 동아리 회장을 한 경험은 그의 자랑이자 ‘흑역사’다. 오후 8시까지 바쁜 진료일정에도 틈틈이 팝핀 학원을 다니며 취미 생활을 즐긴다. “너무 말랐다”는 지적에 출근 전 피트니스센터를 찾아 웨이트 트레이닝도 시작했다. 부족할 것 없어 보이는 이 ‘엄친아’에게 올해 목표를 물었다. “명색이 연애하는 프로그램 출연자인데, 이제는 진짜 연애를 해보고 싶습니다.”(웃음)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9-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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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연으로 얼룩진 전개… 과도한 PPL ‘눈살’

    수현(송혜교)은 호텔 사업차 떠난 쿠바에서 차량 사고를 겪는다. 하필 현지 가이드가 운전 부주의로 들이받은 것은 배낭여행을 온 진혁(박보검)이 앉아 있던 카페 테이블. 석양을 보러 갔다가 소매치기를 당한 수현은 또 우연히 진혁의 도움을 얻는다. 귀국길에 오르기 전 공항에서 둘은 다시 한 번 우연히 마주친다. 헐거운 이야기를 메우기 위한 무리수였을까. tvN 수목드라마 ‘남자친구’는 우연으로 얼룩져있다. 밑도 끝도 없는 우연한 만남이 줄을 잇는 이야기는 개연성을 잃은 지 오래다. 예상대로, 한국에 돌아온 진혁은 수현이 대표로 있는 동화호텔에 입사하며 우연을 이어간다. “추억까지 구입할 순 없잖아요.” “마법에 걸린 것으로 해두죠.” “나는 갑니다. 로마의 휴일 공주님.” 일부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의 ‘오글거리는’ 대사들을 모아 온라인에 게재하기도 했다. 남녀의 상황만 바뀌었을 뿐, 진부한 ‘신데렐라 스토리’에도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덩달아 시청률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송혜교와 박보검 조합으로 방영 전부터 큰 화제였지만, 2회에 최고 시청률 10.3%(닐슨코리아)를 기록한 뒤 최근 2일에 방영한 9회는 7.8%까지 하락세다. 이야기 맥락과 무관한 과도한 간접광고(PPL)도 몰입을 방해한다. 수현의 운전기사 명식(고창석)은 진혁을 불러내 “마시니까 몸이 가볍다”며 음료수를 건넨다. 진혁은 “모델 사진을 봤는데 대표님이 더 잘 어울릴 것 같다”며 수현에게 립스틱을 건넨다. 해당 브랜드의 실제 모델이 송혜교인 것은 함정이다. 그나마 드라마 초반 쿠바를 배경으로 두 남녀의 ‘썸’을 이국적이고 역동적인 색채감으로 그려낸 영상미는 볼거리. 그래서일까. 3일 10회에서 둘은 다시 쿠바를 찾았다. 16부작으로 반환점을 돈 ‘남자친구’가 “송혜교와 박보검의 미모로 모든 것을 ‘퉁’친다”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까. 숱한 우연을 그럴듯한 운명으로 설득력 있게 포장하는 일이 급선무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9-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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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V드라마 줄거리를 내 맘대로?

    넷플릭스의 관객 참여형 인터랙티브 콘텐츠 ‘블랙미러: 밴더스내치’가 최근 공개돼 화제다. 1984년이 배경인 ‘밴더스내치’는 주인공인 프로그래머가 동명 소설을 토대로 비디오게임을 만드는 과정을 그린다. 주인공은 정해진 시간 내에 비디오게임을 만들어 납품해야 하지만 여러 장애물을 만나고, 시청자의 선택에 따라 다른 결말을 맞는다. 영국 가디언은 “미래형 드라마가 등장했다”며 별점 4개를 줬고, 넷플릭스는 “스토리까지 마음대로 결정하도록 시청 선택권을 넓혔다”고 주장한다. 정말 이야기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지 따져봤다.● 내용보다 매력적인 형식 ‘밴더스내치’는 선택 방법을 알려주는 화면으로 시작된다. 영상 아래쪽 자막이 양쪽에 등장하고, 사용자는 두 선택지 중 하나를 10초 내에 선택해야 한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아침 식사를 위해 테이블에 앉으면 시리얼 ‘슈거 퍼프’와 ‘프로스티’ 가운데 선택하는 화면이 등장한다. 이 선택에 따라 다른 이야기가 전개된다. 초반에 나오는 시리얼 선택이나 버스에서 음악을 선택하는 장면은 큰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선택에 따라 주인공의 행동이 바뀌는 재미가 몰입감을 높인다. 만약 게임기와 연결해 콘텐츠를 감상한다면 컨트롤러에서 진동까지 전해진다. 극 중 주인공은 점점 누군가가 자신을 조종한다는 의심에 휩싸이고 “대체 누가 나를 조종하는 거야!”라고 소리치기도 한다. 직접 시청한 김유빈 씨(29·여)는 “육성시뮬레이션 게임의 대표작인 ‘프린세스메이커’를 하는 기분으로 결말까지 봤다”며 “형식이 신선해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했다.● 스토리 결정이라기엔 제한된 선택권 아쉽게도 선택의 재미는 오래가지 않는다. 정해진 선택을 하지 않으면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게임회사인 ‘터커소프트’로부터 사무실에서 일하라는 제안을 받는데, 제안을 받아들이면 다른 프로그래머가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말하고 이야기는 초반으로 돌아간다. 선택권이 주어져 있지만, 이야기가 짜인 대로 선택하지 않으면 다음 내용을 볼 수 없는 셈이다. 박상용 씨(30)는 “처음 보는 스타일이라 신선했지만, 특정 시점으로 돌아가길 3번 반복한 뒤엔 그냥 꺼버렸다”고 했다. 물론 결말이 하나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 제작진 공식 발표에 따르면 5가지 결말이 있다. 선택에 따라 러닝타임은 5시간까지 길어질 수 있다. 이 모든 게 할리우드의 영화 촬영이라는 ‘허망한’ 마무리도 있다. 게다가 내용의 재미를 떠나서 선택권 자체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보니 중간중간 긴장감이 끊기는 한계도 분명하다. 전문가들은 ‘밴더스내치’를 비롯해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가 영화나 드라마의 새로운 트렌드로 등장하는 현상 자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에서도 tvN ‘알함브라의 궁전’이나 영화 ‘PMC: 더 벙커’ 등의 콘텐츠는 체험과 몰입을 강조한 게임의 형태를 차용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아직 ‘대세 콘텐츠’로 보기는 어렵고, 일종의 테스트 성격이 강한 작품이 많다고 본다”며 “이번 작품에 대한 시청자 반응을 통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지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 kimmin@donga.com·신규진 기자}

    • 2019-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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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노년이여, 주름살보다 우정의 깊이에 집중하라

    누구나 이맘때쯤 그간 살아온 날들을 돌이켜보고, 살아갈 날들을 그려본다. 희망으로 풍족해지기도, 시름이 깊어지기도 하지만 모두에게 나이는 차곡차곡 쌓여만 간다. 마사 누스바움 미국 시카고대 법학·윤리학 석좌교수(72)와 솔 레브모어 전 시카고대 로스쿨 학장(66)이 철학과 문학, 법학을 넘나들며 노화에 대처하는 법을 논했다. 죽음에 관한 책은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고민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성찰했다. 이 모든 게 “나의 내면과 외면을 돌보면서 더 좋은 모습으로 나이 들기 위함”이다. “나이가 들면서 우정 자체가 깊어지는 것과 함께 세상에 대한 이해도 깊어진다는 것. 이것은 매우 귀중하며 다른 경로로는 쉽게 얻지 못하는 혜택입니다.” 두 저자는 로마의 정치가 키케로가 쓴 ‘나이듦에 대하여’, ‘우정에 관하여’를 참고해 노인에게 닥친 권태와 불안을 해소하는 데 우정이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역설했다. 레브모어는 키케로가 살던 당시 “우정은 불필요한 짐”이라는 스토아학파의 주장을 “새롭게 사귀는 친구 때문에 생기는 문제에만 주목해 이로 인해 생기는 기쁨을 평가절하했다”고 비판한다. “친구를 선택하고 우정에 투자하는 과정 자체가 여전히 우리가 독립적인 인간이라는 징표”라는 것이다. 사실 피부에 와닿는 건 정서적인 측면보다 깊어진 주름과 처지는 살일지도 모른다. 레브모어는 주름을 제거하기 위해 성형외과를 찾는 60대 미국인에게 “깊어지는 주름살에서 매력과 가치를 발견하기를 바란다”고 충고한다. 현대 사회가 노인의 몸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만들고자 노력하지만 이에 대한 혐오는 여전하지 않은가. 누스바움의 말대로 노인들이 “의학에 의한 외적 통제의 힘만이 아니라 자기혐오와 자기부정이라는 더 교활한 힘에 굴복”하는 셈이다.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은 우리에게 노년기를 대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레브모어는 “우리는 노년기에 돌봄을 필요로 하게 될 때 어떤 대접을 받을 것인가에 대한 징표를 찾으려 한다는 점에서 리어와 닮은꼴”이라고 했다. 딸들의 사랑 표현에 따라 재산을 분배한 리어왕은 공평한 재산 분배와 자녀와의 올바른 관계 형성에 실패했다. “새로운 일을 배우고 시도하는 사람들에게 행복이 찾아온다. 잃어버린 젊음을 한탄하기보다 ‘경험의 승리’를 추구할 때 더 재미있고 좋은 결과가 나온다. 리어는 존중을 얻기 위해 이 딸에게서 저 딸에게로 옮겨 다니기만 했을 뿐 자기가 할 일은 남겨두지 않았다.” ‘나이듦에 대하여’처럼 주제별로 노년에 접어드는 두 학자의 에세이를 겹쳐 놓았다. 철학자인 누스바움과 법, 경제 전문가인 레브모어의 시각차도 볼거리 중 하나. 서로의 주장에 동조하지만 모두 그런 것만은 아니다. 은퇴한 사람들이 모인 실버타운을 누스바움은 “순간의 쾌락을 탐닉하는 현재지상주의”라고 비판하지만, 레브모어는 “자기 주도권을 갖고 가치 있는 사람으로 대접받고 싶어 하는 노인의 심리”라며 받아들인다. 적절한 은퇴 시기, 중년 이후의 사랑뿐 아니라 노년의 경제적 불평등과 노인빈곤 등 사회적 문제를 들춰본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적지 않다. “노년기에만 맛볼 수 있는 기쁨과 즐거움이 있고 고통도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노년을 기회의 시기로 생각하지 않아서인지는 몰라도 노년의 수수께끼를 깊이 성찰하는 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래서 ‘힐링 에세이’라기보다는 나이듦에 대한 묵직한 울림을 주는 책이 아닌지.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9-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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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상의 대명사 황금돼지 해, 격동의 역사속에도 비교적 평온

    돼지가 길상(吉祥)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덕분인지 격동의 역사 속에서도 길상만큼은 평화로운 시기가 많았다. 조선의 운명이 위태로웠던 1899년도 무탈했다. 인천 제물포와 노량진을 잇는 국내 최초의 철도 경인선과 서울∼인천 시외전화가 개통되는 등 근대 문물이 유입됐다. 다만 최초의 민간 신문이었던 독립신문이 대한제국에 대한 비판 기사로 창간 4년 만에 폐간됐다. 큰 규모의 전쟁은 황금돼지해를 비켜 갔다. 1599년은 왜구가 조선을 침략해 1592년부터 임진왜란, 정유재란 등 6년 동안 전쟁이 끝난 다음 해였다. 그렇다고 아주 사건이 없진 않았다. 1839년은 천주교에 대한 박해가 극심했다. 서양인 신부 3명을 비롯해 천주교인 119명이 처형되거나 투옥되는 ‘기해박해’로 나라가 뒤숭숭했다. 세도가문이자 천주교에 관용적이었던 안동 김씨로부터 권력을 얻고자 한 풍양 조씨가 일으킨 사건으로 이후 조정의 권력은 풍양 조씨에게 넘어갔다. 1659년은 유명한 ‘예송(禮訟) 논쟁’이 벌어진 해다. 조선 효종이 승하한 뒤 조정은 그의 의붓어머니(인조의 계비) 자의대비 조씨가 상복을 몇 년간 입어야 할지를 둘러싸고 대립했다. 효종이 인조의 둘째 아들로 왕위에 올랐다는 사실을 고려해 조씨가 1년간 상복을 입어야 한다는 서인의 주장과, 맏아들이 아니더라도 왕실 종통(宗統)을 이었으면 당연히 적자(嫡子)로 인정됐으니 3년을 입어야 한다는 남인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1419년은 조선왕조 500년간 유일하게 타국을 침범해 전쟁을 벌인 해이기도 하다. 왜구의 간헐적 약탈에 시달리던 조선은 삼군도체찰사 이종무로 하여금 함선 227척과 수군 1만7000여 명을 이끌고 대마도를 공격하게 했다. 그는 대마도 앞바다에 함선을 정박하고 2주간 전투를 벌였고 대마도주 소 사다모리(宗貞盛)에게 항복을 받아내고 귀환했다. 향가 ‘처용가’의 주인공 처용이 신라에 나타난 해는 879년 기해년이다. 1899년에는 자유주의 경제학의 거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미국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 영화감독 앨프리드 히치콕 등이 태어났다. 스페인 축구클럽 ‘FC 바르셀로나’와 이탈리아 ‘AC 밀란’이 창단된 해이기도 하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9-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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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년 만에 찾아온 진짜 ‘황금돼지해’…재물과 복의 상징된 이유

    “극락(極樂)에는 삶은 돼지 머리와 해맑은 삼해주(三亥酒)가 있는가? 만일 그런 것들이 없다면 비록 극락이라 하더라도 나는 가지 않겠네.”(태평한화골계전·太平閑話滑稽傳) 조선 초기 문신 서거정(1420~1488)은 ‘돼지’를 극락세계의 첫 번째 조건으로 꼽았다. 조선시대에도 잔칫날이면 빠지지 않는 음식이 돼지고기였다. 돼지에 관한 즐거운 이야기는 음식에 그치지 않는다. 돼지꿈을 꿨다면 복권 당첨 같은 대길(大吉)을 바란다. 이처럼 돼지는 풍요와 다산(多産), 행운 등 긍정적 인식이 가득한 동물이다. 돼지해는 12년마다 돌아오지만 2019년 기해(己亥)년은 60년 만에 찾아온 ‘황금돼지해’다.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천간(天干)과 지지(地支)를 조합한 간지(干支)력을 사용하는데, 10개의 천간에서 ‘기(己)’는 노란색을 나타낸다. 2007년 정해년도 황금돼지해로 알려졌지만 사실 ‘정’의 색상은 적(赤)색이다. 12년 전 ‘붉은 돼지해’가 황금돼지해로 둔갑한 건 빨간색을 부(富)와 동일시하는 중국 문화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도 있다. ● 인간과 돼지의 2000년 동고동락 집을 뜻하는 한자 가(家)는 지붕‘宀’ 밑에 돼지‘豕’가 함께 사는 모습을 표현한 상형문자다. 지금도 전북 남원 지역과 제주도, 일본 오키나와, 중국 산둥(山東)성 등지에는 친환경적 돼지 변소인 ‘돗통시’가 남아 있다. 한반도에서 돼지를 집에서 키우기 시작한 것은 약 2000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삼국지’ 위지동이전 한조에는 “주호(州胡·제주도)에서는 소나 돼지 기르기를 좋아한다”는 기록이 나와 있어 철기시대 이후 돼지의 완전한 가축화가 이뤄진 것으로 학계에선 보고 있다. 우리나라 재래종 돼지는 조선 후기까지 사육했지만 이후 외래종이 들어오며 점차 사라졌다. 현재 국내에서 주로 사육하는 돼지는 랜드레이스종(덴마크)과 요크셔종(영국) 등 새끼를 많이 낳고 생장속도가 빠른 외국 품종이 대다수다. 최근까지 명맥을 유지하는 토종 돼지로는 경북 김천시의 지례돈(知禮豚)과 경남 사천시의 사천돈(泗川豚) 등이 있다. 곽승현 선진기술연구소 양돈기술개발팀장은 “우리나라 재래 돼지는 서양 돼지보다 몸집은 작지만 지방함량이 높아 고기 맛이 우수하다. 고급육 생산을 위한 주요 품종으로 최근 각광받고 있다”며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양돈장이 증가하는 등 동물복지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한국 양돈업계에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직접 돼지를 키우는 집은 줄어들었지만, ‘돼지 저금통’ 등 재물과 관련한 상징물로 돼지는 여전히 함께 한다. 돼지모양 저금통이 유래한 기원은 18세기 잉글랜드. 한 도공이 ‘pygg’라는 오렌지 색 점토를 ‘pig(돼지)’로 잘못 알아들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 돈(豚)-돈(金) 발음 같아, 복의 상징으로 신화와 설화 속 돼지는 중요한 장소를 알려주는 능력자 혹은 신의 제물로 등장한 경우가 많다. ‘삼국사기’에는 수도를 점지하는 돼지의 신성한 모습이 표현돼 있다. 이 책의 고구려 유리왕 편에는 제물로 바치기 위해 기르던 돼지가 달아나 이를 잡아오라고 지시하는 장면이 나온다. 한 관리가 국내성 위례암에서 겨우 잡았는데, 이곳의 산세와 지세가 뛰어나 왕에게 알려 수도를 옮겼다고 한다. 지금도 고사나 굿판을 지낼 때면 돼지 머리를 빼놓지 않는데 조선시대 기록인 ‘동국세시기’에도 12월 납향(한 해 동안 겪은 일을 고하는 제사)의 제물로 산돼지를 바쳤다는 내용이 전해진다. 천진기 국립전주박물관장은 “돼지가 재물과 복의 상징물로 여겨진 것은 돼지가 집안의 중요한 자산인 데다 ‘돼지 돈(豚)’과 ‘돈(金)’의 발음이 같은 이유도 있었다”며 “강한 번식력을 가진 돼지가 풍년이나 번창을 가져온다는 인식이 현재까지 전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우리나라 역사속 기해년에는 어떤 일이 있었나▼돼지가 길상(吉祥)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덕분인지 격동의 역사 속에서도 기해년만큼은 평화로운 시기가 많았다. 조선의 운명이 위태로웠던 1899년도 무탈했다. 인천 제물포와 노량진을 잇는 국내 최초의 철도 경인선과 서울~인천 간 시외전화가 개통되는 등 근대 문물이 유입됐다. 다만 최초의 민간 신문이었던 독립신문이 대한제국에 대한 비판 기사로 창간 4년 만에 폐간됐다. 큰 규모 전쟁은 황금돼지해를 비켜갔다. 1599년은 왜구가 조선을 침략해 1592년부터 임진왜란, 정유재란 등 6년 동안 전쟁이 끝난 다음해였다. 그렇다고 아주 사건이 없진 않았다. 1839년은 천주교에 대한 박해가 극심했다. 서양인 신부 3명을 비롯해 천주교인 119명이 처형되거나 투옥되는 등 ‘기해박해’로 나라가 뒤숭숭했다. 세도가문이자 천주교에 관용적이었던 안동 김씨로부터 권력을 얻고자 한 풍양 조씨가 일으킨 사건으로 이후 조정의 권력은 풍양 조씨에게 넘어갔다. 1659년은 유명한 ‘예송(禮訟) 논쟁’이 벌어진 해다. 조선 효종이 승하한 뒤 조정은 그의 의붓어머니(인조의 계비) 자의대비 조씨가 상복을 몇 년간 입어야 할지를 둘러싸고 대립했다. 효종이 인조의 둘째 아들로서 왕위에 올랐다는 사실을 고려해 조씨가 1년간 상복을 입어야 한다는 서인의 주장과, 맏아들이 아니더라도 왕실 종통(宗統)을 이었으면 당연히 적자(嫡子)로 인정됐으니 3년을 입어야 한다는 남인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1419년은 조선왕조 500년 간 유일하게 타국을 침범해 전쟁을 벌인 해이기도 하다. 왜구의 간헐적 약탈에 시달리던 조선은 삼군도제찰사 이종무로 하여금 227척의 함선과 1만7000여 명의 수군을 이끌고 대마도를 공격하게 했다. 그는 대마도 앞바다에 함선을 정박하고 2주간 전투를 벌였고 대마도주 소 사다모리(宗貞盛)에게 항복을 받아내고 귀환했다. 향가 ‘처용가’의 주인공 처용이 신라에 나타난 해는 879년 기해년이다. 1899년에는 자유주의 경제학의 거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미국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 영화감독 앨프리드 히치콕 등이 태어났다. 스페인 축구클럽 ‘FC 바르셀로나’와 이탈리아 ‘AC 밀란’이 창단된 해이기도 하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9-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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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21세기 新야만 잠재울 ‘관용의 정신’을 말하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났을 때 많은 사람이 ‘이제 두 번 다시는(Never Again)’이라고 굳게 맹세했다. 하지만 살육은 결코 멈출 줄 몰랐으며 전 세계에서 크고 작은 비극이 일어났다.” 강상중은 이상적으로 여겨졌던 국민국가, 자본주의 체제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곳곳에선 인류의 안위를 위협하는 테러가 벌어지고 시민들은 극우주의 정치 세력에 열광한다. 일본의 지성인인 그와 우치다 타츠루는 대담을 통해 “근대의 침몰을 막을 수 없다”고 단언하며 세계가 안전하게 다음 단계에 도달할 방법을 모색했다. 테러리즘은 이들이 보기에 근대의 ‘아이러니’다. 자유와 평등을 기반으로 건국된 미국과 프랑스는 주변국들의 모범이 됐지만 동시에 테러리즘의 목표물이 됐다. 냉전 이후 기준이 된 ‘근대 모델’에 따라 자유를 원리로 한 국가, 사회, 제도가 출현하면서 중동에는 ‘이슬람 부흥’을 기치로 내건 국가들이 출연했다. 미국은 중동의 질서를 바로잡는다는 명목으로 군사를 개입시켰다. 중동에서 벌어진 전쟁과 갈등은 수많은 사상자와 난민을 초래했고 희생자들에겐 분노와 복수의 감정만이 남았다. 그렇게 테러리즘은 서구 대도시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었다. 9·11테러와 같은 바깥으로부터의 위협은 프랑스 극장, 카페 테러 등 ‘홈그라운드 테러’로 확장됐다. 강상중은 “현재 우리는 의사(疑似) 전시체제를 살고 있다”고 했다. 우치다 타츠루는 한발 더 나아가 “전쟁을 근절시킬 순 없다. ‘어떻게 전쟁을 없앨까’라는 원리의 문제가 아니라 ‘전쟁을 없앨 수는 없지만 어떻게 하면 사망자 수를 줄일 수 있을지 궁리해보자’는 정도의 문제로 관점을 옮겨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놓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 프랑스 ‘국민전선’의 약진, 아베신조 일본 총리의 장기집권 등 세계적인 우경화 현상도 “21세기 새로운 야만의 징조”다. 17세기 이후 들어선 국민국가 체제는 자본주의와 불편한 동거(?)를 시작했다. 자본과 시장은 국가를 넘어 전 세계를 자유롭게 이동하길 원하지만 국가는 이를 국경 안에서 보호하며 운용하고자 했다. 20세기 말 결국 시장이 승리했고 자국의 국경에 높은 담장을 치자는 우경화가 대두됐다. 예컨대 둘의 말에 따르면 아베 총리가 원하는 일본은 시민의 자유가 허락되지 않은 북한과 경제적으로 국가의 목표가 성장에 매몰된 싱가포르를 합친 국가다. 우치다 타츠루는 “두 모델 사이에서 경제모델이 중요하고 극우 전체국가는 궁극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뻔할 수도 있지만, 두 지식인은 관용과 환대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은 전쟁 책임을 반성하며 다른 국가보다 인도적이고 윤리적인 책무에 집중했다. 윤리적 부채 의식은 헌법에 난민 수용 조항을 명문화하는 등의 관용 정책으로 이어졌다. 이슬람 공동체의 ‘자카트 문화’에도 주목한다. ‘기브 앤드 테이크’ 논리가 아니라 먼저 선행을 베풀어야 한다는 것. “어떤 경우라도 사막에서 천막을 발견했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 결과 황야에서 생존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언제나 타자와 공유한다는 도덕이 신체화되었습니다.” 근대의 종언을 단언한 비관론이 주를 이루지만 그래도 이 책이 희망적인 것은 상호부조를 바탕으로 한 작은 지역단위의 공동체가 미국 성장모델을 대체할 미래이기 때문. 그래서 ‘위험하지 않은 몰락’이라는 제목이 붙여진 건 아닐지.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8-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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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국무대로 떠난 ‘한국 대중음악의 자존심’

    “세상에서 가장 선한 친구이자 천생 ‘젠틀맨 드러머’였죠. 너무 일찍 떠난 건 아쉽지만 인생을 멋있게 살다 간 사람이에요.” 밴드 ‘봄여름가을겨울’의 드러머 전태관이 27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56세. 같은 밴드 멤버이자 오랜 친구 김종진(56)은 28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36년 지기 친구를 회상하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김 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태관 군은 6년간 신장암 투병을 이어왔습니다만 오랜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밤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숨을 거두었습니다”라고 전했다. 고인의 임종을 지켜본 김 씨는 “그의 이름 앞에 붙었던 수식어는 ‘한국 대중음악의 자존심’이었다”며 고인을 기렸다. 1962년생인 고인은 1986년 김현식이 결성한 ‘김현식의 봄여름가을겨울’로 데뷔했다. 2년 뒤 김 씨와 2인조로 개편해 ‘봄여름…’ 정규 1집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를 시작으로 ‘어떤 이의 꿈’ ‘내 품에 안기어’ ‘브라보, 마이 라이프(Bravo, My Life)!’ 등 히트곡을 내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2012년 한쪽 신장을 떼어내는 신장암 수술을 받았지만 2014년 암세포가 어깨뼈, 뇌, 두피 등으로 전이돼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1월 ‘제27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에서 심사위원특별상 수상자로 무대에 오른 것이 공식 석상에서의 마지막 모습. 4월에는 26년간 동고동락한 부인이 암으로 먼저 세상을 떠나는 시련도 겪었다. 동료 가수들과 팬들의 추모 물결도 이어졌다. 이날 가수 나얼, 김현철, 이적 등이 침통한 표정으로 빈소를 찾았다. 가수 현진영은 이날 SNS에 “교회에서 언제나 ‘진영아’ 하시며 반갑게 웃어주시던 형님이 떠오른다. 하나님 곁에서 형수님과 행복하길 기도하겠다”고 했다. 발인은 31일 오전 9시. 02-3010-2000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8-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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