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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영화 ‘극한직업’에 나오는 이 맛깔나는 대사는 배세영 작가(44)의 배고픔에서 시작됐다. 2016년 10월 경기 수원시 작업실에서 시나리오를 쓰던 그는 동네에서 유명한 왕갈비를 먹고 싶다는 생각을 치킨과 엮었다. 개봉 18일 만에 1200만 명 관객을 돌파한 지금, 온라인에서 왕갈비통닭은 누리꾼들이 레시피를 공유하는 ‘핫’한 음식이다. 11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배 작가는 “작품이 잘돼서 왕갈비와 치킨을 실컷 먹고 싶었는데, 행복하다”며 웃었다. 심각한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대사로 허를 찌르는 게 그의 장기. 실적 부진으로 마약반 해체를 논하는 경찰서장 앞에서 “수원왕갈비 통닭입니다”라며 태연하게 전화를 받는 고 반장(류승룡)의 대사에 관객들은 무너졌다. 그는 “형사와 치킨집 사장의 경계를 넘나드는 설정이 핵심이었다”고 했다. “유치함과 기발함은 한 끗 차이라고 생각해요. 수위를 지키기 위한 완급 조절이 정말 중요합니다. 그래서 대사를 쓸 때마다 뻔함을 깨기 위한 고민을 해요.” 배 작가는 지난해 520만 명 관객을 동원한 ‘완벽한 타인’도 집필했다. 그의 말대로, 두 작품 모두 “‘말맛’에서 오는 재미를 살리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집과 치킨가게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캐릭터의 대사로 승부하는 점도 닮았다. ‘극한직업’에선 영화 말미 격투 장면의 반전을 위해 초반엔 형사 5인조의 ‘찌질함’을 부각했다. 그는 “사건보다 사람에게 끌리는 편”이라며 “형사들을 주·조연 없이 동등하게 놓고 ‘어벤져스’를 생각하며 썼다”고 했다. 그는 항상 일상에서 ‘있을 법한’ 소재들을 떠올린다. ‘극한직업’에선 정직을 당한 고 반장에게 바가지를 긁으며 “치킨집만 아니면 된다”는 아내 캐릭터를 추가했다. ‘완벽한 타인’에선 ‘앞뒤가 다른’ 특성을 지닌 캐릭터들의 서사를 만들어냈다. 배 작가는 코미디 특성상 셀프 연기를 하면서 시나리오를 쓴다고 한다. 그는 “직접 말했을 때 재미없는 대사들은 집필 과정에서 다 쳐내는 게 원칙”이라고 했다. 물론 감독과의 ‘케미’도 중요하다. “시나리오에서 고 반장은 그저 ‘버티기에 능한’ 캐릭터였어요. 이 지점에서 이병헌 감독님이 맞아도 버티는 ‘좀비’를 떠올리셨더라고요. 연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올해 13년차 작가인 그는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극한직업’ 집필을 위해 한 달 동안 집을 비웠던 그는 미안한 마음에 아이들 이름을 작품마다 넣고 있다. “tvN ‘SNL 코리아’에서 했던 ‘여의도 텔레토비’처럼 정치 풍자 코미디도 하고 싶다”고 했다. ‘극한직업’을 쓸 때 가졌던 “언젠간 코미디 영화의 시대가 돌아오지 않을까”라는 그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뭣보다 두 영화의 연이은 흥행으로 시나리오의 중요성이 부각된 점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시나리오가 영화의 부속품 정도로 여겨졌던 때도 있었죠. 요즘은 투자자들이 작가를 찾기 시작하는 등 업계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어요. 관객의 ‘보는 눈’이 달라졌다는 사실에 언제나 감사함을 느낍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지난달 한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ㅇㅈ(인정)’이란 자막을 두고 담당 PD들 간에 묘한 신경전이 일었다. “방송용으로 부적합하다”며 자막을 삭제한 선배 PD에게 “그 장면엔 ‘급식체’(급식 먹는 초중고교생들이 쓴다는 뜻의 인터넷 은어)가 최선”이라며 후배 PD가 반발했다. 한 지상파 PD는 “자막이 방송국 내 세대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 괴상한(?) 용어가 많아질 텐데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TV 예능이 ‘자막 전쟁터’가 됐다. 신조어와 급식체를 어느 수준까지 써야 하는지 논란이 일고 있다. 예능의 흥미를 높이는 데 자막은 갈수록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추세. 이 때문에 제작진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지만 명확한 기준이 없어 혼란이 커지고 있다. 시작은 2년 전이다. TV에 스며든 급식체 등 ‘한글 파괴’ 용어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제재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방심위는 지난달 3일에도 우리말을 훼손하는 자막을 썼다며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 행정제재인 ‘권고’를 내렸다. ‘핵인싸’, ‘득템’, ‘S땅해’, ‘만렙’ 등 제재 대상에 오른 자막 종류도 다양하다. 하지만 방송에선 급식체가 버젓이 제목이 된 프로그램이 생기는 게 현실. 지난해 12월 tvN 드라마 ‘좋맛탱’(급식체 ‘존맛탱’을 방송용으로 순화)은 제목의 적절성을 두고 누리꾼들이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앞서 온라인에 게재된 예능 클립 제목은 이미 급식체 사용이 일상화됐다. KBS ‘해피투게더4’, SBS ‘런닝맨’, tvN ‘국경없는 포차’ 등도 ‘광탈잼’, ‘추억돋네’, ‘갑분싸’ 등을 빈번하게 쓴다. 방심위 제재 이후 일부 제작진은 급식체를 자막으로 쓰지 않거나 ‘갑분싸’를 ‘갑자기 분위기 싸해짐’으로 바꾸는 등 부득이한 줄임말을 풀어 써주기도 한다. 하지만 주로 영상에 자막을 입히는 젊은 조연출들은 “혐오나 차별적 표현이 아니라면 트렌드를 반영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지상파 PD는 “자막 사용의 기준이 사실상 메인 PD의 성향에 따라 달라진다”며 “유튜브에선 일상화된 용어인데 왜 TV에만 까다로운지 모르겠다”고 했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방송언어는 표준어를 원칙으로 하되, 언어생활을 해치는 억양, 어조 및 비속어, 은어, 유행어, 조어 등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방심위 관계자는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과거 심의 사례 등을 참고해 유동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KBS 원로들이 현 KBS 방송 프로그램의 편향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식당에 8일 모인 KBS 원로 20여 명은 ‘방송은 자유민주 체제를 수호하는 도구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KBS ‘오늘밤 김제동’에 대해 ‘문제없음’이란 결과를 발표한 것을 두고 선배 방송인으로서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었다”며 “방송을 도구로 자유민주 체제를 해체하려는 현 정부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본부는 사내에 ‘진실과 미래 위원회’를 만들어 적폐 청산이라는 미명하에 사상 검증 등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회의에는 황규환 전 라디오본부장, 박용식 전 경영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전여옥, 안형환 전 국회의원도 자리를 함께 했다. 안 전 의원은 “정권과 이익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현 KBS는 역사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다”며 “적자도 수백억 원에 이르는 등 경영 상태도 엉망이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향후 수신료 거부와 공영방송 폐지 운동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20여 년간 묵혀 놓았던 덕분에 ‘최고의 명품 된장’이 된 걸까. 5일 개봉한 ‘알리타: 배틀 엔젤’은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숙원을 B급 영화 장인 로버트 로드리게스 감독이 완성했다. 그 결과물은 여러 의미에서 혁신으로 가득 찼다. 1990년대 말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추천을 받아 일본 SF만화 ‘총몽’을 접한 캐머런 감독은 영화화를 꿈꾸며 판권을 구입했다. ‘아바타’(2009년)의 흥행과 속편 제작 탓에 뒤로 밀린 ‘알리타…’를 결국 2005년 로드리게스 감독에게 맡겼다. 캐머런 감독에게서 600쪽 분량의 설명집을 받아 250쪽으로 압축시킨 그는 2016년에야 촬영에 들어갔다. 원작 만화가 지닌 독특한 설정 탓인지, 영화는 작품의 세계관을 설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한다. 배경은 2563년. 디스토피아적인 미래에 인간 뇌를 탑재한 생체 사이보그 알리타(로사 살라사르)가 사이보그 전문의 다이슨 이도(크리스토프 발츠)의 도움을 받아 여전사로서의 기억과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물론 ‘걸크러시’ 여전사가 적들을 때려 부수는 흐름은 흔하디흔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에일리언’(1979년) 리플리부터 ‘툼 레이더’(2001년) 라라 크로프트, ‘레지던트 이블’(2002년) 앨리스, ‘킬빌’(2003년) 블랙 맘바 등 강렬한 인상을 남긴 캐릭터가 적지 않다. 하지만 배우의 모션 캡처에 특수효과 전문회사 ‘웨타디지털’의 100% 컴퓨터그래픽(CG) 작업을 덧입혀 탄생한 알리타는 한 단계를 뛰어넘었다. 가상인 듯하면서도 현실적인 캐릭터는 머리카락과 얼굴 모공, 주근깨 등 정교한 질감에 실사 배우들과 한 프레임에 담겨도 이질감이 없다. 원작 만화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로드리게스 감독은 소녀의 모습을 한 알리타 눈을 의도적으로 키우기도 했다. ‘알리타…’는 선배의 실수도 잊지 않았다. 역시 일본 SF만화 원작으로 할리우드로 간 2017년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은 일본인 여전사 메이저를 스칼릿 조핸슨이 연기하며 ‘화이트 워싱’ 논란이 컸다. 알리타는 동양인은 아니지만 라틴계 배우 로사 살라사르가 맡으며 이를 살짝 비켜갔다. 로드리게스 감독이 “큰 스크린에서 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밝힌 것처럼, 영화는 총제작비 2억 달러(약 2247억 원) 값어치를 톡톡히 한다. 특권층의 공중도시 ‘자렘’에 대비되는 쓰레기들로 가득 찬 고철도시는 미국 텍사스 3000평 규모 세트장에서 촬영돼 파나마 건물과 풍경 데이터를 덧입혔다. 압권은 역시 액션이다. 자동차 경주와 아이스하키, 농구 등을 섞어 놓은 ‘모터 볼 경기’ 장면은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년)가 떠오를 정도다. 벌써부터 “3D를 위한 최고의 영화”라는 평이 쏟아진다. 빌런(악당)들이 로봇인지라 몸이 두 동강 나거나 목이 잘리는 장면도 허다해 12세 관람가라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 ‘씬시티’(2005년), ‘플래닛 테러’(2007년), ‘마셰티’(2010년) 등 신체 절단이 난무하는 로드리게스의 B급 연출은 확실히 캐머런 스타일과는 다르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배우 정우성(46)에게 13일 개봉하는 영화 ‘증인’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는 살인 용의자의 변론을 맡아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를 법정에 세우려 하는 대형 로펌 변호사 순호를 연기했다. ‘아수라’(2016년), ‘더 킹’(2017년), ‘인랑’(2018년) 등 남성적 향기를 진하게 풍기던 전작의 이미지를 완전히 버렸다.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그동안 남자들과 으르렁대다가 향기 씨를 만나니까 포근한 안식처에 온 느낌”이라며 웃었다. 첫 자폐 연기는 배우 김향기(19)에게도 쉽지 않았다. 촬영 전 KBS 다큐멘터리 ‘엄마와 클라리넷’, 영화 ‘템플 그랜딘’ 등 자폐스펙트럼장애(ASD)와 관련된 영상을 찾아봤다. 실제 자폐아들을 만나 그들을 관찰하기도 했다. 이날 만난 그는 “처음 연기할 땐 자폐 장애를 가진 친구들이 봤을 때 상처받지 않을까 부담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사실 ‘증인’은 속물 변호사가 순수한 영혼을 만나 정의를 외치며 초심을 찾는다는 뻔할 수 있는 이야기다.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 “당신은 나를 이용할 것입니까?” 등 지우가 순호에게 던지는 질문들도 다소 투박하다. 그럼에도 두 배우는 “자신과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만족한다”고 개의치 않았다. 극 중 순호와 지우처럼 둘도 천천히, 조금씩 친해졌다고 한다. 2003년 한 제과 브랜드 CF에서 처음 만났지만 둘 다 그때를 기억하지 못한다. ‘삼촌’이라는 말도 이제야 섞어 쓰기 시작했다. 촬영장에서 정우성 특유의 ‘아재 개그’에 김향기가 무너진 적도 많았다고. 정우성은 “향기 씨가 말이 적지만 그래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더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어느덧 중년에 접어든 정우성은 아직도 하고 싶은 게 많다. 사극액션 영화감독으로서의 데뷔도 앞두고 있다. 물론 결혼도 항상 인생 목표다. 유니세프 활동이나 난민 등 사회문제에 소신을 밝히는 것도 배우에 대한 선입견을 깨기 위한 노력의 하나였다. 그는 “고등학교 중퇴로 제도권 밖으로 빨리 튀어나왔기 때문에 그만큼 사회를 더 일찍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를 통해 ‘국민 동생’ 수식어를 얻은 김향기는 올해 고교를 졸업했다. 아역과 성인 배우의 갈림길에 서 있는 만큼 착한 이미지가 굳어질까 고민이다. 단, 걱정을 하진 않는다고. “억지로 큰 변화를 주는 게 오히려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할 수 있을 듯해요. 현재에 충실히 연기하면서 이 시기를 보내고 싶습니다. 성인 돼서도 교복, 입을 수 있지 않나요?”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중년이라면 추운 설 연휴 이 건강정보에 귀 기울여 보자. 매년 1만 건 이상 벌어지는 돌연사는 여름보다 겨울에 빈번하다. 낮은 기온으로 체내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상승하고 혈전이 생겨 혈관이 막힐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노년의 나이에도 팔팔한 혈관을 자랑하는 스타들의 건강 비결을 모았다. 2016년 뇌경색 진단을 받은 선우용여는 일상생활 중에도 발레, 발가락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김민정도 혈액 순환을 위해 까치발 스트레칭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음식 관리도 중요한데 10년 전 심근경색으로 어머니를 떠나보낸 가수 겸 배우 신신애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포도씨유, 카놀라유, 올리브유 등을 요리에 활용한다. 부정맥, 간암 등 중병을 이겨낸 배우 양택조는 매일 대추를 손질해 차로 끓이거나 우려낸 물로 만든 약밥을 먹는다. 방송인 이상벽은 연자육(연꽃의 씨앗을 건조한 약재)으로 체내 염증 관리에 힘쓴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명절 연휴에는 하루 평균 120만 명이 극장을 찾는다. 영화계에서는 올해 연휴에도 관객 수가 650만 명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개봉 영화 면면이 예년과는 다르다. 대목 때마다 극장을 메운 소위 ‘큰돈’ 들인 한국영화가 없고, ‘극한직업’ ‘뺑반’처럼 알짜배기 영화들 위주다. 주요 배급사들은 연휴 1, 2주 전으로 개봉을 앞당기고 개봉 날짜를 분산해 관객 선점에 나섰다. ‘명절용 영화’를 내걸고 연휴 직전 동시에 개봉했던 한국영화들이 공멸했던 지난해 설, 추석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영화 키워드 ‘가성비’ CJ엔터테인먼트는 ‘극한직업’, 쇼박스는 ‘뺑반’을 내놨다. NEW는 애니메이션 ‘극장판 헬로카봇: 옴파로스 섬의 비밀’을, 롯데엔터테인먼트는 9일 개봉한 ‘말모이’로 명절을 대체했다. ‘안시성’(NEW), ‘협상’(CJ엔터테인먼트), ‘물괴’(롯데엔터테인먼트) 등 총제작비 100억 원 이상 영화들로 채워졌던 지난해 추석과 비교하면 확실히 규모가 줄었다. 물론 대작이 사라진 만큼 손익분기점을 넘기에 수월하다. 23일 개봉한 코믹 수사물 영화 ‘극한직업’은 5일 만에 관객 수 300만 명을 넘겼다. 순제작비가 65억 원으로 손익분기점은 230만 명. 배급사는 설 연휴 흥행을 발판으로 5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할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개봉하는 ‘뺑반’은 액션에 코미디를 가미해 설 연휴 ‘극한직업’과 함께 쌍끌이 흥행을 노린다. 장르도 ‘7번방의 선물’(2013년), ‘수상한 그녀’(2014년) 등 과거 명절에 굳건하게 자리 잡았던 코미디물로 돌아갔다. ‘공조’ ‘더 킹’(2017년 설), ‘골든슬럼버’(지난해 설)처럼 남성적 향기를 진하게 풍기던 액션물도, ‘남한산성’(2017년 추석), ‘흥부’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지난해 설) 같은 사극도 자취를 감췄다. 배급사 관계자들은 “대목에 꼭 대작을 내놓을 필요가 없어졌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2014년 이후 최저인 50.9%. ‘마약왕’ ‘스윙키즈’ 등 대작 한국영화의 흥행 참패로 제기된 한국영화 위기설을 설 연휴를 계기로 극복하려는 모양새다. 황재현 CGV 홍보팀장은 “지난해와 다르게 한국영화 제작비 규모가 크지 않아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있다”고 했다.○ ‘블랙팬서’의 악몽 재연될까 변수는 역시 할리우드 대작 영화다. 지난해 설 연휴 마블 히어로 영화 ‘블랙팬서’가 박스오피스 1위를 싹쓸이했기 때문이다. 다음 달 5일에는 ‘타이타닉’ ‘아바타’의 감독 제임스 캐머런이 제작하고 ‘씬 시티’의 로버트 로드리게스 감독이 연출을 맡은 ‘알리타: 배틀엔젤’이 개봉된다. 26세기 고철 도시를 배경으로 인간의 두뇌와 기계의 몸을 가진 사이보그 소녀가 과거 기억을 되찾고 최강 전사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알리타…’는 순제작비만 약 1677억 원에 달한다. 2009년 관객 1300만 명 이상이 관람했던 ‘아바타’의 파급력과 맞먹는다는 관측도 나온다. 30일 개봉하는 ‘드래곤 길들이기3’는 바이킹 족장으로 거듭난 히컵과 용 투슬리스의 마지막 모험을 그렸다. 2010, 2014년 개봉한 1, 2편이 각각 259만 명, 299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은 바 있어 시리즈 마지막 작품에 대한 기대가 높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반듯한 외모에 조곤조곤한 말투, 배우 박보검(26)은 스크린, 브라운관에서 보던 모습 그대로였다. ‘멍뭉미’(강아지를 뜻하는 멍뭉이와 미(美)의 합성어), ‘국민 동생’ 수식어에 으쓱할 만도 하지만 그때마다 초심을 떠올린다. 29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첫 블라인드 오디션에 합격했던 순간이 여전히 생생하다. 변화는 하되, 변질되지 말자고 항상 다짐한다”고 했다. 그는 24일 종영한 tvN 드라마 ‘남자친구’에서 재벌가 며느리 차수현(송혜교)을 사랑하는 20대 청년 김진혁을 연기했다. 첫 현대극 로맨스 주연이었지만 김진혁의 감정을 온전히 이해해 지금까지 맡은 배역 중 가장 수월했다고 한다. 물론 우연으로 얼룩진 전개, 책 읽는 듯한 대사 등에 혹평도 쏟아졌다. 시청률도 기대와 달리 7∼8%에 머물렀다. 그는 “‘문학청년’ 김진혁의 아날로그적인 표현은 오히려 ‘남자친구’의 매력”이라며 개의치 않았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2015년), KBS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2016년)을 촬영했을 때보다 확실히 여유가 늘었다. 작품마다 함께 연기한 선배 배우들을 롤모델로 삼고 장점을 흡수하려 노력한다. 촬영장에서 애드리브도 하게 됐다. ‘메시지와 감동이 있어야 한다’는 나름의 작품 선정 기준도 세웠다. 그는 “나이에 맞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구르미…’ 이후 많은 작품 제의가 들어왔지만 대학 수업에 매진했다. 그는 “다른 배우들이 ‘학창 시절을 제대로 못 누렸다’는 후회를 하더라. 수련모임(MT) 등 대학 생활에서 누리고 싶은 건 다 해봤다”며 웃었다. 결국 휴학도 하지 않고 명지대 뮤지컬학과 1등 졸업장을 받았다. 더 나이가 들기 전 스쿠버다이빙 자격증도 딸 예정이다. 올해 안에 최대한 많은 영화나 드라마를 하고 싶단다. “20대 중반을 넘어서니 시간이 정말 빨리 가는 것 같아요. 다시는 못 올 소중한 시간이잖아요. 20대 때 보여줄 수 있는 모습들을 많은 화면에 담고 싶어요.” 그래서 조금씩 색다른 면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 ‘남자친구’ 종영 이후 열린 팬미팅에서 이틀 동안 연습한 춤과 노래를 선보였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쳐 음악과 익숙해서 그런지 어렵지 않았다”며 웃었다. 앞으로 뮤지컬에 출연하거나 음반을 내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한다. 바른 청년 이미지가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는 그는 어떤 배우를 꿈꾸고 있을까.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줄 아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아직 연기 경험이 부족해 못 해본 장르도 너무 많아요. 물론 공포물은 제가 무서워서 못 할 듯싶지만요.”(웃음)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명절 연휴에는 하루 평균 120만 명이 극장을 찾는다. 영화계에서는 올해 연휴에도 관객 수가 650만 명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개봉 영화 면면이 예년과는 다르다. 대목 때마다 극장을 메운 소위 ‘큰 돈’ 들인 한국영화가 없고, ‘극한직업’ ‘뺑반’처럼 알짜배기 영화들 위주다. 주요 배급사들은 연휴 1~2주 전으로 개봉을 앞당기고 개봉 날짜를 분산해 관객 선점에 나섰다. ‘명절용 영화’를 내걸고 연휴 직전 동시에 개봉했던 한국영화들이 공멸했던 지난해 설, 추석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판단에서다.●한국영화 키워드 ‘가성비’ CJ엔터테인먼트는 ‘극한직업’, 쇼박스는 ‘뺑반’을 내놨다. NEW는 애니메이션 ‘극장판 헬로카봇: 옴파로스 섬의 비밀’을, 롯데엔터테인먼트는 9일 개봉한 ‘말모이’로 명절을 대체했다. ‘안시성’(NEW), ‘협상’(CJ엔터테인먼트), ‘물괴’(롯데엔터테인먼트) 등 총제작비 100억 원 이상 영화들로 채워졌던 지난해 추석과 비교하면 확실히 규모가 줄었다. 물론 대작이 사라진 만큼 손익분기점을 넘기에 수월하다. 23일 개봉한 코믹 수사물 영화 ‘극한직업’은 5일 만에 관객 수 300만 명을 넘겼다. 순제작비가 65억 원으로 손익분기점은 230만 명. 배급사는 설 연휴 흥행을 발판으로 5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할 것으로 보고 있다.30일 개봉하는 ‘뺑반’은 액션에 코미디를 가미해 설 연휴 ‘극한직업’과 함께 쌍끌이 흥행을 노린다. 장르도 ‘7번방의 선물’(2013년), ‘수상한 그녀’(2014년) 등 과거 명절에 굳건하게 자리 잡았던 코미디물로 돌아갔다. ‘공조’, ‘더 킹’(2017년 설), ‘골든슬럼버’(지난해 설)처럼 남성적 향기를 진하게 풍기던 액션물도, ‘남한산성’(2017년 추석), ‘흥부’,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지난해 설) 같은 사극도 자취를 감췄다. 배급사 관계자들은 “대목에 꼭 대작을 내놓을 필요가 없어졌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2014년 이후 최저인 50.9%. ‘마약왕’, ‘스윙키즈’ 등 대작 한국영화의 흥행 참패로 제기된 한국영화 위기설을 설 연휴를 계기로 극복하려는 모양새다. 황재현 CGV 홍보팀장은 “지난해와 다르게 한국영화 제작비 규모가 크지 않아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있다”고 했다.●‘블랙팬서’의 악몽 재현될까 변수는 역시 할리우드 대작 영화다. 지난해 설 연휴 마블 히어로 영화 ‘블랙팬서’가 박스오피스 1위를 싹쓸이했기 때문이다. 다음달 5일에는 ‘타이타닉’, ‘아바타’의 감독 제임스 캐머런이 제작하고 ‘씬 시티’의 로버트 로드리게스 감독이 연출을 맡은 ‘알리타: 배틀엔젤’이 개봉한다. 26세기 고철 도시를 배경으로 인간의 두뇌와 기계의 몸을 가진 사이보그 소녀가 과거 기억을 되찾고 최강 전사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알리타…’는 순제작비만 약 1678억 원에 달한다. 2009년 관객 1300만 명 이상이 관람했던 ‘아바타’의 파급력과 맞먹는다는 관측도 나온다. 30일 개봉하는 ‘드래곤 길들이기3’은 바이킹 족장으로 거듭난 히컵과 용 투슬리스의 마지막 모험을 그렸다. 2010년, 2014년 개봉한 1, 2편이 각각 259만 명, 299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은 바 있어 시리즈 마지막 작품에 대한 기대가 높다. 신규진기자 newjin@donga.com}
MBC가 적폐청산을 목적으로 설립한 ‘정상화위원회’의 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서울서부지법은 28일 MBC 노동조합(3노조)이 지난해 10월 제출한 MBC 정상화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의 일부를 받아들여 정상화위원회의 징계 요구권 등 핵심 조항들의 효력을 정지했다. 최승호 사장 취임 후 지난해 1월 출범한 정상화위원회는 2008년 2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일어난 독립성 침해, 왜곡 보도 등을 조사해 왔다. 최근 활동 기한 1년이 만료되자 6개월 연장했다. 이날 법원의 결정에 따라 △위원회가 조사 대상에 대해 출석 또는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출석, 답변, 자료 제출 요구를 받은 조사 대상이 합리적 이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해야 하며 △조사 결과 회사에 조사 대상에 대한 징계를 요청하는 한편 △조사 과정에서 허위 진술을 한 조사 대상에게 징계를 요구하는 등 정상화위원회의 주요 운영규정의 효력이 정지됐다. 이로 인해 이번 사건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정상화위원회는 핵심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 법원은 “정상화위원회 운영규정은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취업규칙”으로 “MBC 소속 근로자에게 집단적이고 통일적으로 적용되는 준칙”이라고 해석했다. 정상화위원회가 이런 운영규정을 만들 때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1노조) 내부에서 공식적으로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없었고 MBC 공정방송노동조합(2노조), MBC 노동조합(3노조)과도 아무런 협의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MBC는 “정상화위원회는 MBC 장악의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활동 만료 시한까지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가처분 결정에 대해 이의 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가장 차가운 곳에서 가장 뜨거운 사랑이 피었다. 다음 달 7일 개봉하는 영화 ‘콜드 워’는 냉전이라는 시대적 공기 속에서 사랑을 이어가는 남녀를 흑백 화면에 담았다. 미장센이나 사랑의 서사, 시대적 배경 모두 고전적이다. 하지만 그래서 더 세련됐다. 1949년 가난을 탈출하고자 폴란드 민속음악단 ‘마주르카’에 입단한 줄라(요안나 쿨리크)는 그곳에서 음악을 가르치던 빅토르(토마시 코트)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공산권 선전 수단으로 이용된 ‘마주르카’에서 빅토르는 줄라가 음악단 입단 조건으로 그의 사상과 행적을 상부에 보고한다는 사실을 알고 프랑스 파리로 떠난다. 자칫 뻔할 수 있는 로맨스지만 폴란드 민속음악과 프랑스 재즈를 얹어 찬란하게 빛난다. 음악을 매개로 둘은 수차례 재회하며 사랑이라는 이상과 이데올로기 대립에 놓인 현실의 경계를 진동한다. 1954년 파리 재즈클럽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던 빅토르에게 줄라가 찾아온다. 폴란드에서 성공한 가수가 돼 결혼까지 한 줄라와 빅토르는 또다시 서로에게 본능적으로 이끌린다. 줄라가 빅토르를 처음 만난, 민속음악단 입단 면접에서 부른 ‘심장’은 재즈의 선율을 만나 전혀 다른 노래로 재탄생했다. 공산주의와 민주주의, 하나가 될 수 없는 운명 속에서 줄라가 내뱉는 ‘심장’의 가사 “두 사람이 함께할 수 없으니까”가 구슬프게 들려온다. 감독 파베우 파블리코프스키는 부모님의 40년 사랑 이야기로부터 둘의 사랑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둘을 바라보는 감상적 시선은 흑백의 화면 대비를 통해 힘을 얻는다. 제87회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이다’(2015년)에 이어 감독은 흑백 화면과 4:3 화면 비율을 고집했다. 프레임 중심에서 인물을 멀리 떨어뜨린 구도는 두 남녀의 공허함과 쓸쓸함을 담는다. 그는 “1950년대 폴란드는 전쟁으로 파괴됐다. 실제 삶을 선명하고 강렬한 색으로 보여주려 했다면 완전히 거짓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재즈로 편곡한 ‘심장’의 “시계추가 시간을 죽였네”라는 가사처럼, 둘의 사랑은 시공간을 초월한다. 파리에서 이별한 뒤, 빅토르가 10년 전 둘이 처음 만났던 폴란드로 찾아가면서 사랑이 완성된다. 차갑고 시린 얼음 위에 피어났기에 둘의 사랑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게 아닐까. 88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도 군더더기 없이 압축적이다. 제71회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이자 제91회 아카데미 감독상, 촬영상, 외국어영화상 부문 후보작. 15세 관람가. ★★★★(★ 5개 만점)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팝의 제왕’ 마이클 잭슨(1958∼2009·사진)의 성추행을 소재로 한 영화가 개봉해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성추행 혐의로 잭슨을 고소한 남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리빙 네버랜드’가 선댄스 영화제에서 개봉했다. 영화는 잭슨의 저택 ‘네버랜드’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두 남성의 사건 회고와 그 이후의 삶을 담았다. 영화제는 개봉 첫날 팬들의 상영 방해 시위에 대비해 이례적으로 경찰까지 배치됐다. ‘#StopLeavingNeverlandNOW’, ‘#MJInnocent’ 등 해시태그(#)를 달아 잭슨의 무죄를 주장하는 온라인 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조카 타지 잭슨은 ‘리빙…’을 반박하는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한 모금에 나섰다. 잭슨재단 측은 이달 초 ‘리빙…’ 개봉을 앞두고 “고소인들은 믿을 수 없는 주장만 펴고 있다. 이미 무죄를 받은 사건”이라고 항의했다. 잭슨은 아동 성추행 혐의에 대해 2005년 5월 법원으로부터 무죄 선고를 받았다. ‘리빙…’은 올봄 미국 케이블 채널 HBO에서도 방송될 예정.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팝의 제왕’ 마이클 잭슨(1958~2009·사진)의 성추행을 소재로 한 영화가 개봉해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성추행 혐의로 잭슨을 고소한 남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리빙 네버랜드’가 선댄스 영화제에서 개봉했다. 영화는 잭슨의 저택 ‘네버랜드’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두 남성의 사건 회고와 그 이후의 삶을 담았다. 영화제는 개봉 첫날 팬들의 상영 방해 시위에 대비해 이례적으로 경찰까지 배치됐다. ‘#StopLeavingNeverlandNOW’, ‘#MJInnocent’ 등 해시태그(#)를 달아 잭슨의 무죄를 주장하는 온라인 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조카 타지 잭슨은 ‘리빙…’을 반박하는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한 모금에 나섰다. 잭슨 재단 측은 이달 초 ‘리빙…’ 개봉을 앞두고 “고소인들은 믿을 수 없는 주장만 펴고 있다. 이미 무죄를 받은 사건”이라고 항의했다. 잭슨은 아동 성추행 혐의에 대해 2005년 5월 법원으로부터 무죄 선고를 받았다. ‘리빙…’은 올봄 미국 케이블 채널 HBO에서도 방송될 예정.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가장 차가운 곳에서 가장 뜨거운 사랑이 피었다. 다음달 7일 개봉하는 영화 ‘콜드 워’는 냉전이라는 시대적 공기 속에서 사랑을 이어가는 남녀를 흑백 화면에 담았다. 미장센이나 사랑의 서사, 시대적 배경 모두 고전적이다. 하지만 그래서 더 세련됐다. 1949년 가난을 탈출하고자 폴란드 민속 음악단 ‘마주르카’에 입단한 줄라(요안나 쿨릭)는 그곳에서 음악을 가르치던 빅토르(토마즈 코트)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공산권 선전 수단으로 이용된 ‘마주르카’에서 빅토르는 줄라가 음악단 입단 조건으로 그의 사상과 행적을 상부에 보고한다는 사실을 알고 프랑스 파리로 떠난다. 자칫 뻔할 수 있는 로맨스지만 폴란드 민속음악과 프랑스 재즈를 얹어 찬란하게 빛난다. 음악을 매개로 둘은 수차례 재회하며 사랑이라는 이상과 이데올로기 대립에 놓인 현실의 경계를 진동한다. 1954년 파리 재즈클럽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던 빅토르에게 줄라가 찾아온다. 폴란드에서 성공한 가수가 돼 결혼까지 한 줄라와 빅토르는 또다시 서로에게 본능적으로 이끌린다. 줄라가 빅토르를 처음 만난, 민속 음악단 입단 면접에서 부른 ‘심장’은 재즈의 선율을 만나 전혀 다른 노래로 재탄생했다. 공산주의와 민주주의, 하나가 될 수 없는 운명 속에서 줄라가 내뱉는 ‘심장’의 가사 “두 사람이 함께할 수 없으니까”가 구슬프게 들려온다. 감독 파벨 파블리코브스키는 부모님의 40년간 사랑 이야기로부터 둘의 사랑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둘을 바라보는 감상적 시선은 흑백의 화면 대비를 통해 힘을 얻는다. 제87회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이다’(2015년)에 이어 감독은 흑백화면과 4:3 화면 비율을 고집했다. 프레임 중심에서 인물을 멀리 떨어뜨린 구도는 두 남녀의 공허함과 쓸쓸함을 담는다. 그는 “1950년대 폴란드는 전쟁으로 파괴됐다. 실제 삶을 선명하고 강렬한 색으로 보여주려 했다면 완전히 거짓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재즈로 편곡한 ‘심장’의 “시계추가 시간을 죽였네”라는 가사처럼, 둘의 사랑은 시공간을 초월한다. 파리에서 이별을 한 뒤, 빅토르가 10년 전 둘이 처음 만났던 폴란드로 찾아가면서 사랑이 완성된다. 차갑고 시린 얼음 위에 피어났기에 둘의 사랑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게 아닐까. 88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도 군더더기 없이 압축적이다. 제71회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이자 제91회 아카데미 감독상, 촬영상, 외국어영화상 부문 후보작. 15세 관람가. ★★★★(★ 5개 만점)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파란 하늘 위로 훨훨 날아가겠죠. 어려서 꿈꾸었던 비행기 타고∼.” 이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누구라도 2006년 그룹 거북이의 ‘비행기’를 흥얼거릴 듯싶다. 채널A에서 26일부터 새로 선보이는 ‘비행기 타고 가요’는 연예인들의 승무원 체험기를 담았다. 제작발표회가 열린 18일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서 ‘비행기…’를 통해 승무원에 도전하는 신현준(51) 황제성(37) 정진운(28) 유라(27)를 만났다. 나이는 천차만별이지만 멤버 모두 승무원에 대한 로망을 품어 왔다. 아이돌그룹 출신으로 해외 공연차 비행기를 밥 먹듯이 타는 이들에게는 더 간절했다. 정진운은 공항에 갈 때마다 여럿이 함께 다니는 승무원들을 보며 ‘한 번쯤 저 옷을 입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유라는 비행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했다. 그는 “기내식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대변(?)은 어떻게 처리되는지, 그동안 승객으로서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다”며 웃었다. 멤버들은 “날로 먹는 예능이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예능이지만 교육과정은 ‘다큐’였다는 것. 촬영 두 달 전부터 승무원 교육을 받았다. 서비스, 안전 교육 등 훈련을 마치면 목이 쉬었다. SBS ‘정글의 법칙’, MBC ‘무한도전’ 조정 특집 등에 출연하며 체력을 뽐낸 정진운에게도 힘든 도전이었다. 그는 “눈치 보고 머리 쓰는 직업이라 촬영 후에도 혼난 부분을 훑어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신현준은 첫 비행 때 기내에서 장난을 치다가 딸(?) 같은 승무원 선배에게 혼쭐이 났다. 그는 “승무원은 승객 생명을 책임지기 때문에 안전훈련을 받을 때 특히 스트레스가 심했다. 비행기를 탈 때마다 웃음으로 대하는 승무원들의 노고를 직접 경험한 뒤 앞으로 친절한 손님이 돼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실전은 만만치 않았다. 유라는 “착륙 시 등받이를 세워 달라”는 요구에 귀찮아하며 인상을 쓰거나 못 들은 척하는 승객들에게 상처를 받았다. 일본어가 서툰 정진운은 휴대전화를 사용하던 일본인에게 “오프(off)시테 구다사이”라는 정체 모를(?) 언어를 내뱉기도 했다. 개그맨 황제성은 작은 키 때문에 가방을 짐칸에 올릴 때마다 재킷이 승객의 정수리를 덮어 난감해했다. 승무원 생활의 묘미는 기내에만 있는 건 아니다. 승무원들에게 ‘핫’한 현지 탐방지를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승무원이 꼽는 식당은 진짜 ‘맛집’이라고 한다. 멤버들은 일본 다카마쓰에서 50년 넘은 우동집을 최고로 꼽았다. 유라는 “저번 여행 때 몸무게가 2kg 불어 돌아왔다. 다음 ‘먹방’을 위해 열심히 닭가슴살을 먹고 있다”며 웃었다. 이 프로그램은 항공사 에어서울, 여행사 롯데JTB가 제작을 지원했다. 연출을 맡은 김형구 PD는 “겉으로는 화려해 보여도 힘들게 일하는 승무원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재미를 찾으려 했다. ‘비행기…’를 계기로 멋진 승객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날 멤버들은 시청률 2%를 넘기면 시청자들을 뽑아 다음 비행에 초대하겠다는 깜짝 공약을 했다. 과연 이들은 공약을 달성할 수 있을까. 첫 방송은 26일 오후 5시 50분.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공영방송이 공정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정치권과 노동조합에 예속된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디어연대,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24일 열린 ‘KBS의 방송 공정성과 수신료 징수’ 토론회에서 황근 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영방송에서 전 정부 사장 및 경영진을 반강압적으로 밀어내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정치권력과 공영방송이 유착된 ‘정치병행성’ ‘후견인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황 교수는 “KBS, MBC 등 현재 공영방송을 주도하는 노동조합은 정치투쟁을 하고 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의 대리인 성격이 강해 방송의 공정성과 다양성이 침해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공영방송이 별도 규제기구로 운영되는 영국의 ‘이원적 규제모델’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용준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시청률과 영향력이 급감한 공영방송이 광고재원에 기댐으로써 급기야 중간광고 도입이라는 최악의 수를 두게 됐다”며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수신료 인상과 대규모 구조조정 및 경영합리화 정책으로 영국 최대 포털 사이트의 하나로 성장했다”고 했다. 또 “정치집단은 수신료 인상에 나서지 않고 공영방송 내부는 구조조정을 피하고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광고에 의존하려 하며 국민은 수신료를 부담하지 않으려는 ‘부정적 연합’에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KBS 수신료 강제 부과 조항을 개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경환 변호사는 “인터넷TV 등 지상파 방송의 수많은 대체재로 인해 TV 수상기의 정의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수신료를 강제 부과하는 것은 국민의 납부선택권을 제한하는 구시대적 조항”이라고 진단했다. 황 교수는 “독일의 ‘수신료산정위원회(KEF)’처럼 국민이 수신료 산정, 징수, 분배, 사용을 감시할 수 있는 전문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가을에 괴질이 유행하여 서쪽에서부터 들어왔는데 열흘 사이에 도하에서 발생한 사망자의 수효가 수만 명에 달하였다.’ 2011년 김은희 작가는 조선 23대 임금 ‘순조실록’의 한 구절을 보고 백성들이 좀비로 변하는 장면을 떠올렸다. 3년 뒤 만화 ‘버닝헬(신의 나라)’에 이 이야기의 일부를 풀어낸 김 작가가 마침내 넷플릭스를 만났다.》 25일 세계 190여 개국 가입자 1억3900만 명에게 공개되는 6부작 드라마 ‘킹덤’은 15, 16세기 조선에서 권력에 밀린 세자가 역병의 비밀을 파헤치는 좀비물이다. 국내 최초로 넷플릭스에서 제작된 이 드라마는 방영 전부터 시즌2 제작이 확정돼 화제를 모았다. 조정의 실세인 영의정 조학주(류승룡)가 임금이 머무는 강녕전 출입을 금하자 세자 이창(주지훈)은 임금이 죽었다는 소문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호위무사 무영(김상호)과 함께 부산 동래로 길을 나선다. 임금의 병을 치료했던 의원을 찾아 동래의 지율헌에 당도하지만 마을에는 죽은 이들의 시신만 가득하다. ‘킹덤’은 시작부터 상반된 이미지의 충돌을 통해 충격을 극대화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답게 그로테스크한 연출도 볼거리. 좀비가 된 임금이 곤룡포를 입고 쇠사슬에 묶여 포효한다. 가을 단풍이 붉게 물든 고요한 연못 아래에는 나무에 묶인 시체들이 우글거린다. 지율헌에서 좀비 떼가 사람을 물어뜯기 위해 바리케이드를 쌓는 장면은 압권. 김 작가는 “이 드라마를 온전하게 구현할 수 있는 플랫폼은 넷플릭스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만큼 생생한 좀비 묘사에 심혈을 기울였다. 스산한 음향과 함께 흘러나오는 좀비의 기괴한 소리에 흠칫 놀랄 때가 많다. 미국을 제외한 국가의 드라마 중 가장 많은 제작비인 회당 20억 원을 투입해 좀비 특수분장과 컴퓨터그래픽(CG)에 공을 들였다. 온몸의 관절이 꺾이며 좀비로 변해 가는 배우들의 연기는 리얼함을 넘어 두려움을 준다. 김성훈 감독은 “가장 동양적인 이야기지만 외피는 서구에서 나온 좀비 장르다. 이 둘의 융합이 신선하게 다가갈 것”이라고 했다. 좀비물이기 이전에 ‘킹덤’은 굶주림에 관한 이야기다. 동래의 초가집 굴뚝에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지율헌의 의녀 서비(배두나)는 백성들이 임금에게 물려 시신으로 돌아온 아이를 삶아 먹었다는 사실을 알고 오열한다. 권력을 향한 욕망도 또 다른 배고픔 중 하나. 김 감독은 류승룡에게 “세자를 반역죄로 몰아 권력을 잡으려 하는 조학주를 연기할 때,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년)에서 자신의 대의를 위해 괴물로 변해 가는 허균을 열연했던 기억을 떠올려 달라”고 주문했다. 류승룡은 “배고픔, 권력에 대한 탐욕은 시공간적 제약을 벗어나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줄 것”이라고 했다. 대작 드라마답게 2017년 10월부터 6개월간 경기 포천시, 전북 고창군 등 전국을 누볐다. 실감나는 좀비들의 추격 장면을 찍기 위해 일주일 동안 1300여 명의 배우, 스태프들이 산속에서 횃불을 들고 촬영에 임했다. 배우 주지훈은 발목에 골절상을 입었고 김 감독은 카메라에 설경을 담다가 차를 폐차해야 할 정도로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 제작진의 노고(?)와는 별개로, 조선시대 상황을 설명하는 드라마의 초반 전개가 다소 장황하다. 좀비가 된 임금, 역병에 맞서는 세자 등 기본 설정은 지난해 개봉한 영화 ‘창궐’을 떠오르게 한다. 사전에 공개된 예고편만 보고도 “소재가 신선하지 않다”는 팬들의 반응이 잇따랐다. 공교롭게도, 감독도 동명이인. 그럼에도 영화 ‘끝까지 간다’(2014년), ‘터널’(2016년) 등 익숙한 이야기를 박진감 넘치게 풀어낸 김 감독의 첫 드라마 도전의 결말이 궁금해진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이 정도면 아무 사이 아니라도 기분이 묘할 듯.” 1982년생 동갑내기 배우 현빈과 손예진의 열애설이 수그러들 줄 모른다. 양쪽 모두 부정하고 나섰지만 누리꾼들은 온갖 추측을 쏟아내고 있다. 두 배우는 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미국에서 부모님과 함께 식사를 했다’는 목격담이 올라오며 국내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를 점령했다. 곧장 부인했지만 21일에는 두 배우가 마트에서 장을 보는 사진이 게재되며 난리가 났다. 양측 소속사는 여전히 “친한 지인들도 함께 있었다. 서로 친한 동료 사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두 배우는 지난해 9월 개봉한 영화 ‘협상’에서 호흡을 맞췄을 때부터 ‘잘 어울린다’는 평이 많았다. 이 때문에 사실 여부와 별개로 “결혼 적령기를 채운 두 배우가 차라리 연인이었으면 좋겠다”는 누리꾼들의 응원 아닌 응원 목소리가 크다. 인터넷에서는 수차례 열애설을 부인하다 2017년 결혼한 배우 송중기 송혜교 커플을 거론하며 “나중에 갑자기 결혼 발표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첫 시도치고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20일 종영한 tvN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기대보다는 우려가 컸다. 국내 최초로 드라마에 증강현실(AR)을 도입했지만, 스마트렌즈를 낀 배우 현빈(유진우)이 게임 속 장검(長劍)을 든 중세의 무사로 변신해 결투하는 설정을 받아들일 시청자가 얼마나 되겠느냐는 지적이 많았다. 마지막 회에서 유진우가 마침내 게임 속 버그인 차형석(박훈), 차병준(김의성), 서정훈(민진웅)의 가슴에 차례로 열쇠를 꽂아 버그를 삭제했고 게임은 초기화됐다. 죽었다고 여긴 유진우가 살아 있음을 암시하며 마무리되자 예상치 못한 결말이라는 반응과 초반에 던져 놓은 ‘떡밥’을 회수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엇갈렸다. 이런 논란에도 ‘알함브라…’는 종영 직전 9∼10%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 기묘한 드라마의 기원은 게임 ‘포켓몬 고’였다. 3년 전 송재정 작가(46)는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스마트폰으로 포켓몬을 잡으면서 AR 소재를 떠올렸다. 15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만난 그는 “영화 ‘아바타’, ‘레디 플레이어 원’처럼 가상현실 콘텐츠는 제작비가 많이 들지만, 증강현실은 기존 화면에 아이템만 컴퓨터그래픽(CG)으로 처리하면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tvN ‘인현왕후의 남자’(2012년), ‘나인’(2013년)에 이은 타임슬립(시간여행) 3부작 드라마 기획도 과감히 포기했다. 그는 전형적인 드라마 작가는 아니다. SBS ‘순풍산부인과’, MBC ‘거침없이 하이킥’ 등 시트콤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때의 옴니버스 작법 때문인지 16부작인 이번 드라마도 16개의 엔딩을 써놓고 집필을 시작했다. 그는 ‘대항해시대’, ‘문명’ 등 평소 하던 게임을 읊으며 “생소한 게임 소재였지만 ‘게임 마니아’라 따로 공부가 필요하지 않았다”고 했다. “처음 드라마를 쓸 땐 ‘이게 말이 돼?’, ‘판타지물의 기본을 모른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때마다 ‘판타지에 정해진 틀이 어디 있느냐’는 반발심이 들더라고요.” 아이디어는 다른 분야의 콘텐츠를 보며 건져 올린 경우가 많다.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자서전을 읽고 현실과 게임을 넘나들며 오류의 실체를 찾아 나선 게임회사 대표 유진우를 떠올렸다. 소재는 통통 튀지만 그의 작품들을 관통하는 주제는 ‘영웅 서사’라고 했다. 송 작가는 “내 작품들은 평범한 인물이 초현실적인 일을 겪으며 사랑을 찾고 진짜 영웅이 되어가는 과정”이라며 “‘알함브라…’ 속 유진우도 현대판 ‘오디세우스’와 다르지 않다”고 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찬양 인터뷰로 논란이 된 KBS ‘오늘밤 김제동’에 대해 문제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날 회의에서 야당추천 위원인 전광삼 상임위원과 이상로 위원은 표결 직전 퇴장했다. 21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북한 체제를 찬양하고자 하는 제작진의 고의성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9명의 위원 중 6명이 ‘문제없음’ 의견을 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12월 4일 김수근 ‘김정은 위인맞이 환영단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찬양하는 내용의 인터뷰를 2분가량 내보냈다. 이날 회의에서 징계 의견을 낸 이상로 상임위원은 “KBS는 북한 체제를 찬양, 고무할 목적으로 김 단장을 인용했다. 수신료를 받고 대한민국과 국민을 공격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전광삼 박상수 상임위원은 KBS 공영노동조합이 양승동 KBS 사장과 ‘오늘밤…’ 제작진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한 것과 관련해 법원의 판단이 나오면 최종적으로 심의를 하자는 의견을 고수했다. 반면 정부 추천 이소영 상임위원은 국가보안법을 두고 “막걸리 보안법”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