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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나와서 제가 다치면 실장님이 책임지시겠습니까.” 지난 정부에서 100차례 이상 규제조정회의를 주재했던 강영철 한양대 특임교수가 회의에 참석한 공무원들에게 자주 들었던 말이다. 강 교수는 민간기업에 있다가 2014년부터 2년간 규제개혁 업무를 총괄하는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으로 있었다. 그가 규제 개선을 추진할 때 최대 걸림돌은 규제 자체가 아니라 공무원들의 ‘감사 공포증’이었다. 규제조정실에서 규제를 전향적으로 풀자는 의견을 내면 규제 권한을 가진 해당 공무원들은 대번에 “감사 때문에 내가 곤란해질 것”이라고 반응했다. 그러면 다시 강 교수는 “규제조정실장이 지시했다고 문서로 남겨라”란 말로 회의를 이어 나가야 했다. 공직사회가 감사 공포증을 앓고 있다. 적극적으로 일했다가 감사원에서 지적을 당해 징계를 당할까 봐 적극행정은커녕 ‘면책권’ 자체를 믿지 않는 것이다. 공무원들은 시민단체나 이해관계자의 감사청구권에 노출돼 있을 뿐 아니라 정권 교체기마다 벌어지는 정책감사를 특히 두려워한다. 과거 정권에서 했던 정책적 선택이 자체 감사, 감사원 감사에 이어 최악의 경우 검찰 통보에 이르는 선례가 굳어지고 있어서다. ▼ “정권 바뀌면 감사표적 될 수도…” 몸사리기 선택 ▼실제로 특정 업무나 사업을 지정해 감사를 벌이는 특정감사는 2016년 136건에서 2018년 179건으로 31% 늘었다. 이 때문에 공무원들은 법령에서 ‘가능’과 ‘불가능’ 두 가지 해석이 모두 가능하다 싶으면 가급적 불가능을 택하려고 한다. 이는 공직생활에서 오래도록 체득한 ‘보신(保身)’의 방편이다. ‘가능’을 택했다가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나중에 감사에서 빠져나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직사회에 적극행정이 좀처럼 뿌리내리지 못하는 이유다. 감사원이 지난해 10월 내놓은 ‘적극행정 활성화 장애요인 분석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전문가들이 지적한 적극행정을 가로막는 요인 1위(27%)는 ‘처벌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중앙부처 국장급 공무원 A 씨는 “조직 내에서도 적극행정을 권하고, 나 역시 ‘되는 방향’으로 일을 하려 한다”며 “하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고, 정권이 바뀌면 혹시라도 감사를 받게 되진 않을까 하는 우려를 떨쳐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지금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여서 수평적, 창의적으로 일해야 하는데 감사원은 도전을 용인하는 감사가 아니라 도전을 원천적으로 막는 감사를 하고 있어 문제가 누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공직사회에 ‘감사원 감사는 곧 징계’라는 도식이 자리 잡고 있다”고 했다. 고도예 yea@donga.com·김준일 기자}

2015년 5월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경기 안산시 반월국가산업단지에 있는 서울반도체 1, 2공장의 연결통로 공사 계획을 승인했다. 두 공장 간 직선거리는 180m에 불과했지만 각종 규제로 연결통로를 둘 수 없어 1.2km를 돌아가야 했다. 회사 대표가 2014년 3월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규제 개선을 건의하는 등 노력을 계속한 끝에 5년 만에 해묵은 규제가 풀렸다. 이 과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장기간 규제 해소에 어려움을 겪은 근본적인 이유로 공무원들의 감사에 대한 공포를 들었다. 담당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규정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음에도 특정 기업의 애로사항을 풀어주면 ‘기업과 유착한 것 아니냐’는 시선이 생기고, 이어 감사까지 받게 될까 봐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것. 이 관계자는 “공무원들은 감사원 감사를 ‘걸면 걸린다’라고 인식하고 있다. 이 인식은 경험을 통해 생긴 것”이라고 했다. 감사원 감사는 예산 낭비와 공직기강 해이를 막아주는 반드시 필요한 기능이다. 최상위법인 헌법에서도 감사원 감사 기능을 보장한다. 그러나 현재의 감사 시스템은 공직 사회에 감사 공포증을 심어주고 적극 행정을 가로막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 “정해진 것 외엔 하지 말라” 체득된 공포 적극적으로 일했다가 화를 부를 수 있다는 인식은 공직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쌓이기 시작한다. 중앙부처 고위공무원 A 씨는 사무관 시절 연구개발(R&D) 사업 평가 업무를 맡았다. 주어진 인력은 없고 동시에 여러 일이 몰아치는 가운데 마감시한도 촉박했다. 그는 일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총 6단계의 업무 중 4, 5단계 업무를 동시에 처리했고 일을 기한 내에 끝낼 수 있었다. 그러나 감사원 직원들은 “업무 처리 순서를 지키지 않았다”고 문제 삼았다. 서류에 ‘사인이 있니, 없니’로 며칠 동안 괴롭힘을 당했다는 게 그의 기억이다. A 씨는 “수많은 공무원들이 감사원 징계 위험을 겪어 봤기 때문에 ‘정해진 것 외에는 하지 말라’는 분위기가 공직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공무원들의 인식은 대통령도, 감사원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공직자가 공익을 위해 업무를 적극적으로 처리했을 경우 고의나 중과실, 절차적 하자가 없으면 징계를 하지 않는 ‘적극 행정 면책제도’를 법제화했다. 또 제도나 규정이 불분명해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감사원이 검토해 의견을 제시하고, 컨설팅 내용대로 업무를 처리하면 향후 감사 과정에서 책임을 면제해 주는 ‘사전 컨설팅’ 제도도 만들었다. 그럼에도 공무원들은 제도가 취지대로 운영될 가능성에 회의적이다. 감사원이 옳고 그름을 쉽게 결론내기 어려운 정책적인 판단에 ‘사후 평가 잣대’를 대왔기 때문이다. 감사원이 본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에서는 좋은 사업이었지만 박근혜 정부에서는 나쁜 사업이 됐다. 해외 자원개발도 마찬가지다. 경제부처의 한 과장은 “지금의 대통령과 감사원은 믿는다. 그런데 정권 교체 이후 감사원은 못 믿는다”고 했다.○ 정책 성과보다 특정감사 비중 높아 공무원들은 특히 감사원의 정책 감사에 불만이 많다. 중앙부처 출신 B 씨는 “정부 사업의 예산 사이클은 2년 정도인데 정책을 둘러싼 환경은 너무나 빠르게 변한다. 그러면 감사원에서 ‘환경이 바뀌었는데 잘못된 정책을 폈다’며 감사를 한다”고 했다. 경제부처 공무원 C 씨는 “공무원들은 보통 모든 경우의 수를 따진 뒤 정책을 추진한다”며 “그런데 갑자기 감사원 직원이 나와 무조건 정책이 잘못됐다고 윽박지르면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 감사원이 정책 성과를 분석하는 ‘성과감사’보다는 ‘특정감사’라는 이름으로 법령 해석, 절차 준수 여부 등의 감사를 하다 보니 공무원들은 정책 달성 여부보다는 문서와 형식에 집착하게 된다. 실제로 2017, 2018년 성과감사는 각각 9건, 13건에 불과했지만 특정감사는 101건, 123건에 달했다. 오스트리아(94%), 스웨덴(90%), 미국(80%) 등 선진국은 성과감사 비중이 높다. 정광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정책 자체에 대한 감사는 국회에서 하도록 하고 감사원은 회계감사나 직무에 관련된 비위, 사생활 문제 감찰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우리는 정책 자체가 정당한지 아닌지를 보는 게 아니라 절차나 법령을 지켰는지 보는 것”이라며 “감사의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내부 교육도 하고 외부 전문가 의견도 구하고 있다”고 했다.김준일 jikim@donga.com·고도예·임보미 기자}
지난해 4월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싼 몸싸움에 관여한 혐의로 벌금형으로 약식 기소된 국회의원 11명을 법원이 직권으로 정식 재판에 넘겼다. 서울남부지법 약식3단독 설민수 부장판사는 국회법 위반 혐의로 약식 기소된 자유한국당 장제원 홍철호 의원 등 10명과 공동폭행 혐의로 약식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을 14일 정식 재판에 넘겼다고 16일 밝혔다. 서울남부지법 관계자는 “재판장이 서류만 검토해 처리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정식 재판에 회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식 기소된 한국당 의원 일부에게는 2013년 8월 도입한 국회법상 국회회의방해 혐의가 적용됐다. 이 같은 혐의로 현역 의원이 재판에 넘겨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식 재판에 넘겨진 국회의원 11명은 직접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검찰이 피고인을 약식 기소하면 법원은 통상적으로 서류만 검토해 벌금형을 선고한다. 하지만 정식 재판이 열리면 재판부는 피고인을 법정에 출석시킨 상태에서 유무죄를 가려야 한다. 정식 재판에 넘겨진 국회의원 11명에게 재판부는 유무죄와 형량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법원은 정식 재판에 넘겨진 한국당 의원 10명의 사건을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이환승)에 맡겼다. 이 재판부는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이달 2일 불구속 기소된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의원 등의 사건을 맡아 심리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당직자 등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같은 당 박범계 이종걸 표창원 김병욱 의원과 함께 재판을 받게 됐다. 이 사건은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신혁재)에 맡겨졌다.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에 대한 재판은 다음 달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공동폭행 혐의를 받는 민주당 의원 5명에 대한 첫 재판은 2월 12일 열릴 예정이다. 나경원 의원 등 한국당 의원 13명과 황교안 대표는 같은 달 17일 첫 재판을 받는다. 앞서 검찰은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에 관여한 혐의로 여야 의원 28명과 한국당 황교안 대표, 보좌진 8명 등 37명을 이달 2일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때 한국당 의원 10명과 박주민 의원에 대해서는 벌금형을 선고해 달라며 약식 기소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자유한국당 원유철 의원(57·사진)이 청탁을 받고 은행 대출을 알선한 뒤 대가를 받은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판결이 확정되면 원 의원은 의원직을 잃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이환승)는 1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정치자금 부정지출 혐의로 원 의원에게 징역 10개월과 추징금 2500만 원을 선고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벌금 90만 원을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원 의원이 현직 의원이란 점을 감안해 법정구속하진 않았다. 재판부는 원 의원이 2012년 한 지역구 사업가에게 “대출을 받게 도와 달라”고 청탁받고, 이를 강만수 당시 KDB산업은행장에게 전달했다고 판단했다. 이듬해 그 대가로 사업가에게서 3000만 원도 받은 것으로 봤다. 또 타인의 명의를 이용해 정치 후원금 2500만 원을 챙긴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국회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형사 사건은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직을 잃는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일이 거의 없는 1층 입주민한테 고층 입주민과 똑같은 액수의 엘리베이터 교체 비용을 부담토록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민사17단독 이광열 판사는 서울 양천구의 한 아파트 1층에 살고 있는 조모 씨가 “모든 가구에 똑같은 액수의 엘리베이터 교체 비용을 부과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과 관리사무소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조 씨에게 승소 판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판결은 피고 측이 항소하지 않아 이달 4일 확정됐다. 이 판사는 “조 씨의 아파트에는 지하 주차장도 없어 1층 입주자가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일이 거의 없다”며 “입주자 대표회의는 1, 2층 입주자들의 입장과 다른 아파트 사례를 모든 가구에 충분히 알린 뒤 엘리베이터 교체 비용을 가구별로 얼마나 부담할지를 결정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1층 주민이 고층 주민보다 엘리베이터를 적게 이용하는 만큼 이런 사정을 감안해서 가구별 교체 비용을 정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전례가 없어요. 전례가.” 충북 청주시의 한 마을 주민들은 지난해 6월부터 주민센터와 구청, 시청에 중증 치매를 앓는 A 씨(90) 부부를 도와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부부는 부동산과 현금 자산이 5억 원이 넘어 ‘알부자 농사꾼’으로 불렸다. 하지만 부부가 둘 다 치매에 걸린 뒤부터는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상태다. 올해 초엔 오물 범벅에 뼈만 앙상하게 남은 채 이웃에게 발견됐다. 요양시설에서 여생을 보낼 재산은 있지만 재산 처분이나 시설 입소를 결정할 자녀 등 보호자가 없는 게 문제다. 이런 상황에도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은 “우리가 도울 의무가 있는지 검토해 봐야 한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지자체는 성년후견제를 활용하면 자산이 있는 치매 노인에게도 후견인을 붙여 줄 수 있다. 그럼에도 지자체에선 “극빈층도 아닌데 우리가 나서서 돕게 되면 나중에 괜한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손을 놓고 있다. 지자체 산하 치매안심센터 관계자 역시 “지금까지 센터가 자산이 있는 노인을 도운 전례가 없다”며 “마음대로 후견 신청을 했다가 나중에 (상급기관 등이) 문제 삼으면 기자가 책임질 것이냐”고 반문했다. ○ “전례 없다” 복지부동… ‘동네규제’만 양산 공직사회에서 지자체 일선 공무원은 ‘가두(街頭·street-level) 관료’라고 불린다. 행정 최일선에서 정부 정책을 집행하고 직접 공공서비스를 전달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인허가 권한의 상당수가 지자체로 위임돼 있다. 복지·행정 서비스가 실제로 굴러 가려면 지자체 공무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민 서비스의 최전선에서 각종 고충을 겪는 측면도 있지만 이들을 향한 국민의 시각이 곱지만은 않다. 각종 핑계로 안 되는 이유부터 찾는 모습 때문이다. 실제로 지역 공직사회에는 주민 민원, 전례, 사후 감사 등을 핑계 삼아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복지부동(伏地不動) 문화가 뿌리 깊게 박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B 씨(60)는 2017년 5월 부산 북구에서 의원을 개설하기 위해 건물주와 계약을 맺은 뒤 내부 리모델링, 간호사 채용 등 개원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구청은 그가 제출한 의료기관 개설 신고를 수리하지 않았다. 의료법에 따르면 의원(30병상 미만)을 개설하려면 근무 의료인 수 등 법적 요건을 갖춰 관할 지자체장에게 신고만 하면 된다. 하지만 구청은 의원 개설을 반대했다. 해당 건물에 학원이 많아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이 들어서는 걸 반대하는 민원이 많았다는 이유에서다. B 씨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최종심까지 모두 B 씨 손을 들어줬지만 구청은 여전히 설립 허가를 미루고 있다. 반대 민원을 알아서 해결해 오라고 떠밀기도 한다. 대구에 반려동물 화장장을 지으려던 C 씨는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화장장을 지으려면 구청 앞에 붙은 반대 플래카드를 모두 떼어 오라”는 주문을 받았다. 그는 2016년 화장장 터를 매입한 뒤 구청에 지상 2층 규모의 동물 화장장을 지을 수 있는지 질의했다. 당시 담당 공무원은 유권해석 결과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반대하는 주민이 생기자 “환경에 문제는 없느냐” “도로 폭은 충분히 확보했느냐”는 질문을 쏟아냈다. 대법원이 건축허가신청 반려처분 취소소송에서 C 씨 손을 들어줬음에도 담당 공무원은 요지부동이었다. ‘특정업체 편의를 봐줬다’는 얘기를 들을까 봐 법보다 무서운 ‘동네규제’를 양산하기도 한다. 지방의 한 2년 차 공무원은 민원인 질의가 들어오면 법이나 조례에서 “허용하면 안 된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부터 찾는다고 털어놨다. 특정 민원인의 편의를 봐줬다는 의심을 사기 싫어서다. 이런 이유로 지자체에서 다룰 수 있는 문제를 상급기관으로 떠넘기는 경우가 많다. 지난 정부의 범부처 규제개혁회의에서 해결한 안건의 80%는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규제였다.○ 민원인 직접 상대, 소송·징계 위험 노출 지방공무원들도 할 말은 있다. 강원 지역의 한 주무관은 “자칫 잘못 대응하면 민원인한테 소송을 당할 수 있어 적극적으로 일을 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18년 공무원이 피의자인 범죄 접수 건수는 3만6872건으로 이 중 소송 대상이 되지 않거나 요건을 갖추지 못해 각하된 건은 1만6281건으로 전체의 절반에 가깝다. 공무원에 대한 고소 고발이 남발되고 있다는 뜻이다. 지방공무원은 특히 민원인을 직접 상대하기 때문에 고소 고발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적극적으로 일하다가 징계를 받을 때도 많다. 공무원 D 씨는 태풍 피해를 빠르게 복구하기 위해, 차량을 실어 나를 수 있는 선박의 접안시설 마련 사업에 예산 1억6900만 원을 사용했다. 태풍 때문에 접안시설이 유실돼 섬 주민 51명의 발이 묶여 있는 상황을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사업이 기존에 예산이 편성되지 않은 사업이었다는 점이다. D 씨는 절차 위반으로 경징계를 당했다. 적극행정을 해도 돌아온 것은 징계 처분이었던 셈이다. 이후 사정을 알게 된 행정안전부는 D 씨를 면책했다. 지방공무원을 감시할 세력이 없는 것도 큰 문제다. 지방의회는 견제 능력이 떨어진다. 지방의회 의원들은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건설업, 자영업 등을 겸직하는 경우가 많아 적극적으로 행정 권력을 감시하기 어렵다. 중앙정부와 달리 감사원의 감사도 상대적으로 소홀하다. 가급적 일을 벌이지 않는 게 공무원들에게 유리한 현실이다. 공무원의 가장 큰 보상인 인사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는 점도 문제다. 지방공무원들은 “우리는 성과인사가 아닌 ‘안면인사’를 한다”고들 한다. 한 지역에서 계속 근무하기 때문에 연공서열이나 인사권자와의 친소 관계에 따른 인사를 한다는 것이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방공무원 개인 탓으로만 돌릴 순 없다.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일을 할 만한 성취동기를 키워줘야 한다”고 지적했다.김준일 jikim@donga.com·고도예 / 부산=강성명 기자}
“30여 년 전 졸업한 고등학교로 다시 돌아간 기분이더군요. 한 교실에 70명 가까이 모여 앉아 토론은 전혀 없이 강사가 하는 말을 받아 적고 있으니 말이에요.” 몇 해 전 1년 과정의 고위공무원 고위정책과정 훈련을 다녀온 중앙부처의 국장급 A 씨. 그가 체험한 공무원 재교육 현장은 지금은 일선 중고교에서도 이미 사라진 1970년대 개발 경제 시대의 주입식 교육과 유사했다. A 씨가 참여한 것은 고위공무원 재교육을 위한 국내 장기 훈련 프로그램. 중점 교육 내용은 ‘공직가치의 능동적 해석’ ‘직무전문성 강화’ 등이다. 실제 교육은 하루 종일 교실에 틀어박혀 수업을 듣는 입시생 일과와 비슷했다.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시간표에 맞춰 정해진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오전 8시부터 9시까지는 체력단련을 했고 이어 9시부터 1시간 동안 외국어 수업을 들었다. 이어지는 시간에는 강의와 점심시간, 또 강의가 지루하게 반복됐다. 서로 다른 부처에서 핵심 자리에 있다가 온 인력들이기 때문에 실제 정책에서 이견이 있는 주제를 놓고 소규모 토론이라도 해보고 싶었지만 그런 기회는 거의 주어지지 않았다. 일주일간의 합숙으로 시작한 교육 훈련은 그렇게 10개월 동안 단체수업만 듣다가 끝났다. ▼ 공무원들 “부실한 교육훈련, 전문성 떨어뜨려” ▼고위공무원 재교육정부는 공직사회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공무원 인재개발법’이라는 법률까지 만들어 공무원 재교육에 나서고 있다. 공무원들 역시 교육 훈련이 필요하다고 아우성이다. 한국행정연구원의 2018년 공직생활 실태 조사에 따르면 공무원 전문성 저해 요인 2위는 ‘교육 훈련 및 자기 계발 시간 부족’이었다. 하지만 교육 훈련에 참여해본 공무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실제 교육은 공급자 중심으로 이뤄진다. 이론에 치우친 내용이 많다. 체력단련과 합숙처럼 직무 관련성이 없거나 낡은 형태의 교육 방식도 쓰이고 있다. 물론 훈련 기간을 안식년 정도로 취급하며 대충 시간만 보내고 오는 공무원들의 잘못도 있다. 해마다 나랏돈 수백억 원을 들여 수개월에서 최장 2년간 해외연수를 보내주는 ‘국외 장·단기 훈련’도 마찬가지다. 해외 각국에 나가 직접 선진 정책을 배워 온다는 본래 취지에 맞지 않게 ‘국가가 일 잘한 공무원에게 주는 보상’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시설 안전 관리와 관련된 업무를 하는 공무원 B 씨는 얼마 전 유럽의 한 대학에서 저출산 정책을 연구하고 돌아왔다. 그는 자신의 업무와 전혀 상관없는 주제를 공부한 것에 대해 “아이가 둘이라 개인적으로 출산 정책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수를 마치고 정부에 제출한 보고서는 참고문헌도 없이 기존 국내 연구보고서를 짜깁기한 것이었다. 김준일 jikim@donga.com·고도예 기자}

“밖에 다 들리겠어요. 목소리 좀 낮추세요.” 지난해 6월 26일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 회의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스마트공장 정책의 주도권을 놓고 언쟁을 벌이자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말리고 나섰다. 박 장관은 이날 산업부가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섬유패션산업과 관련한 제조공정을 혁신하는 정책을 발표하자 중기부 영역을 침범했다며 항의했다. 스마트공장 보급과 섬유패션 같은 영세 산업의 진흥은 중기부 담당이라는 것이다. 박 장관은 “아직도 중기부가 산업부의 ‘작은집’인 줄 아느냐”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 장관이 “이미 실무진에서 협의했다. 중기부와 겹치지 않는 정책”이라고 반박하자 박 장관은 “협의 사실을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맞섰다. 회의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언쟁이 심상치 않아 참석한 장차관들이 순간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며 “산업부와 중기부의 영역 다툼이 커지는 듯했다”고 전했다. 이날 두 부처 장관이 충돌한 것은 정책 주도권을 쥐는 것이 부처 예산 규모나 규제 권한 등 영향력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물론 공무원이 일을 적극적으로 하려는 것으로 평가할 수도 있지만 막상 빛이 안 나고 위험이 따르는 업무는 서로 맡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부처 간의 고질적인 영역 다툼 때문에 정작 시급한 정책과 규제 문제는 우선순위가 뒤로 밀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 “부처 몫 잘 지켜야 일 잘하는 공무원” 2015년 말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은 농축산물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해썹) 통합 작업을 진행했다. 축산물 해썹 인증은 농림축산식품부가, 그 외 다른 품목 인증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해왔지만 앞으로는 모든 인증을 식약처로 일원화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인증 기관의 통합이 필요했던 것은 식품가공 기업들의 불편함 때문이었다. 육가공 식품만 팔다가 제품에 감자와 삶은 채소도 곁들이게 된 한 업체는 두 부처에서 해썹 인증을 받아야 해 비용과 시간이 2배로 든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규제조정실은 미국처럼 인증 일원화를 추진했지만 농식품부는 “가공 전 축산물 위생 점검이 필요하니 해썹 인증도 계속 우리가 해야 한다” 등의 논리를 들어 반대했다. 심지어 “그 기업은 고기만 팔면 되지 왜 채소까지 파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회의는 5차례나 이어졌고, 결국 설득 끝에 식약처 소관으로 정리됐다. 2017년에 경제부처에서 국장급으로 퇴직한 A 씨는 “‘내 것(우리 부처 일)’ 잘 지키는 공무원이 일 잘하는 공무원이라는 인식은 반드시 손봐야 할 문제”라고 했다. 그는 “예산과 인력이 동반된 사업이 나오면 각 부처는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쟁탈전을 벌인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 정부가 예산을 집중 투입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업무는 부처 간 영역 다툼이 가장 격하게 벌어지는 분야다. 산업 정책 발표 때는 ‘관계부처 합동’임을 강조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핵심 사업을 따오기 위한 암투가 진행된다. 가령 자율주행차는 국토교통부와 산업부, 가상·증강현실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산업부 등이 샅바 싸움을 하고 있다. ○ 부처 간 칸막이의 그림자 반대로 사고가 잦아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는 업무, 빛이 나지 않는 업무는 부처 간 ‘핑퐁게임’이 벌어진다. 2013년 4월 첫 사망사고가 발생한 키즈카페는 통합 안전지침이 마련되기까지 5년 8개월이 걸렸다. “우리 부처의 일”이라며 먼저 나서는 부처가 없어서 벌어진 일이다. 키즈카페의 안전관리 업무는 무려 6개 기관이 쪼개서 맡고 있다. 예를 들어 미끄럼틀, 그네 같은 무동력 놀이기구 안전기준 마련은 행정안전부, 설치 전 안전 인증은 산업부, 미니열차나 바이킹과 같은 동력으로 움직이는 기구의 안전 검사는 문체부, 마감재 유해물질 관리는 환경부, 음식물은 식약처, 소방시설은 소방청이 관리·감독하는 식이다. 소관 기관이 여러 곳이다 보니 키즈카페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해도 각 부처는 “그건 남의 책임”이라며 떠넘기기 일쑤다. 각종 산업 진흥 업무는 예산이나 인력을 추가 확보할 수 있는 데 반해, 안전사고 관리는 책임질 일만 많아 정부 내에선 대표적인 기피 업무로 꼽힌다. 34년간 공직생활을 하고 법제처장을 지낸 제정부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는 “부처가 자기들의 이해관계에 따라서만 움직이고, 권한이 축소되는 방향으로는 움직이지 않는 면이 있다”며 “정책을 볼 때 부처의 시각이 아닌 국민의 입장에서 봐야 한다”고 했다. 김준일 jikim@donga.com·고도예 기자}
지난해 4월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으로 약식 기소된 자유한국당 의원 10명 중 2명에 대해 5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해 달라고 검찰이 법원에 청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공공수사부(부장검사 조광환)는 국회법상 회의방해 혐의로 한국당 장제원 홍철호 의원을 약식 기소하면서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해 달라고 공소장에 적었다. 현직 의원이 국회법상 회의방해죄로 5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확정 받으면 의원직을 잃고 5년간 선거에도 나갈 수 없다. 검찰은 곽상도 김선동 김성태 김태흠 박성중 윤상직 이장우 이철규 등 8명에 대해서는 100만∼3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다만 비례대표 김성태 의원은 국회법 위반이 아닌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됐기 때문에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야 의원직을 잃고,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약식 기소된 의원들의 담당 재판부는 벌금형을 선고할 수 있다. 하지만 재판부 직권이나 의원들의 불복으로 정식 재판이 청구되면 징역형 또는 무죄 선고가 가능하다. 약식 기소와는 별도로 한국당 나경원 의원을 포함한 의원 13명과 황교안 대표 등 모두 14명은 국회법상 회의방해죄로 불구속 기소됐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검찰이 프리랜서 기자 김모 씨(49)를 폭행한 혐의로 손석희 JTBC 사장(64·사진)을 약식기소했다. 경찰이 지난해 5월 22일 사건을 검찰에 넘긴 지 226일 만이다. 검찰은 손 사장이 폭행 사건을 알리지 않는 대가로 김 씨에게 일자리와 회삿돈으로 2억 원짜리 용역계약을 주려 했다는 혐의(업무상 배임)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강종헌)는 손 사장을 폭행 혐의로 약식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검찰의 약식기소로 법원은 서류만 검토해 벌금형을 선고하게 된다. 손 사장은 지난해 1월 10일 서울 마포구의 한 일식집에서 김 씨와 말다툼을 하다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증거자료를 종합해보니 손 사장이 김 씨를 폭행한 사실은 인정된다”며 “손 사장이 김 씨에게 실제로 용역계약을 주거나 일자리를 마련해주려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손 사장은 지난해 9월 JTBC ‘뉴스룸’에서 아동학대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의 이름과 모자이크 처리하지 않은 얼굴 사진을 방송한 혐의(아동학대처벌법상 보도금지 의무위반)로도 약식기소됐다. 검찰은 김 씨를 공갈미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 씨는 손 사장의 차량 뺑소니 사고 의혹을 보도할 것처럼 하면서 JTBC에 채용되게 해달라고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채은 chan2@donga.com·고도예 기자}

검찰이 1급 발암물질 라돈이 검출된 침대 매트리스를 2005년부터 13년간 판매해 소비자들이 폐암 등을 앓게 한 혐의로 고발된 대진침대 대표 A 씨와 납품업체 관계자 2명을 3일 무혐의 처분했다.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부장검사 이동수)는 폐암 발병과 라돈 검출 침대의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분명치 않아 A 씨 등을 업무상과실치상과 상해 혐의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라돈은 폐암 유발 물질로 알려졌지만 소비자가 폐암에 걸렸다고 해서 라돈 때문이라 단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검찰은 라돈 침대 유통을 방치한 혐의(직무유기)로 고발된 전 원자력안전위원장 B 씨도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검찰이 지난해 4월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에 관여한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을 포함한 여야 의원 28명, 한국당 황교안 대표, 보좌진 8명 등 모두 37명을 기소했다. 특히 한국당의 황 대표와 의원 22명은 500만 원 이상의 벌금형만으로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되고, 의원직을 잃게 되는 국회법상 회의방해죄로 기소됐다. 재판 결과가 올 4월 국회의원 총선거와 2022년 대통령 선거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회 내 회의 진행을 몸싸움으로 방해하는 이른바 ‘동물국회’를 막기 위해 2013년 8월부터 시행된 국회법상 회의방해죄로 현역 의원이 재판에 넘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남부지검 공공수사부(부장검사 조광환)는 2일 국회 충돌 사건의 가담 정도가 높은 한국당의 나경원 강효상 김명연 김정재 민경욱 송언석 윤한홍 이만희 이은재 정갑윤 정양석 정용기 정태옥 등 의원 13명과 황 대표 등 1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한국당 곽상도 김선동 장제원 의원 등 10명은 벌금형으로 약식 기소됐다. 황 대표와 나 의원 등은 지난해 4월 25, 26일 민주당의 공직선거법과 검찰개혁 법안 패스트트랙 지정을 저지하기 위해 안건 접수를 막고, 사법개혁특별위원회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을 점거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민주당의 이종걸 박범계 표창원 김병욱 의원 등 4명은 국회 대치 당시 회의실 앞을 가로막는 한국당 당직자의 목을 조르거나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같은 혐의로 약식 기소됐다. 검찰은 여야 의원 65명과 보좌진 18명에 대해선 가담 정도가 약하다고 판단해 기소유예 처분했다. 충돌 과정에서 한국당 임이자 의원의 얼굴을 양손으로 만져 강제추행 혐의로 고발된 문희상 국회의장에 대해 검찰은 “성추행하려는 의도였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한국당은 “여당 무죄 야당 유죄”라며 반발했다. 황 대표는 “불법에 대한 저항은 무죄”라며 “기소된 내용에 대해 무죄를 주장할 것이고 정의는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기초적 법리에도 맞지 않는 억지 기소이며 헌법상 삼권분립 정신을 정면으로 위반한 위험한 기소”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도 “민주당 의원과 당직자를 8명이나 기소한 건 기계적 균형을 맞추려는 검찰의 작위적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고도예 yea@donga.com·장관석·조동주 기자}

“충돌 현장을 지휘했던 의원들, (국회 내) 여러 현장에서 몸싸움을 벌였던 의원들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남부지검 공공수사부(부장검사 조광환)는 이른바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고소고발당한 여야 의원 109명 중 28명(자유한국당 23명, 더불어민주당 5명)을 2일 재판에 넘기면서 이렇게 밝혔다. 지난해 9월 10일 이 사건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지 114일 만이다. 검찰은 “출석하지 않는 한국당 의원들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며 “더 늦어지면 자칫 검찰이 4월로 예정된 총선이나 공천에 개입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회 회의방해죄’로 현역 의원 첫 기소 검찰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같은 당 의원 22명을 일명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리는 국회법상 국회회의방해죄로 기소했다. 지난해 4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과 선거법 개정안 등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는 데 반발해 국회 회의를 방해한 혐의다. 국회회의방해죄는 이른바 ‘동물 국회’를 막기 위해 2012년 5월 만들어졌는데 현직 의원이 이 혐의로 기소된 건 처음이다. 검찰은 회의장 앞을 막아섰다가 고소고발당한 황 대표와 한국당 의원 60명 전원에게 국회회의방해 혐의가 있다고 봤다. 하지만 범행 가담 정도가 약한 24명은 기소를 유예하고 24명만 재판에 넘겼다. 황 대표와 원내대표를 지낸 나경원 의원, 원내 부대표단과 당 대변인 등 지도부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전부 정식 재판에 부쳐졌다. 검찰은 국회 안에서 몸싸움을 벌인 한국당 의원 10명에 대해서는 벌금형을 선고하는 약식재판을 열어 달라고 법원에 청구했다.○ 법안 접수 방해와 채이배 의원 감금죄도 인정 당초 민주당은 의안과 앞에서 몸싸움을 벌인 한국당 의원들을 국회회의방해죄로 고발했었다. 하지만 검찰은 법안을 접수하는 국회 의안과 앞을 막아서고 몸싸움을 벌인 한국당 의원들에 대해서는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국회회의방해죄는 회의장이나 ‘부근’에서 회의를 방해했을 때 성립하는 범죄인데 의안과는 회의장(본관 4층과 2층)과 멀리 떨어진 7층에 있어 ‘회의장 부근’으로 볼 수 없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인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의 회의 참석을 막기 위해 채 의원을 의원실에 감금한 한국당 의원 13명에 대해서도 검찰은 특수감금 혐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하지만 검찰은 이들 중 감금에 직접 가담한 7명만 기소했다. 검찰은 지난해 4월 충돌 현장에서 한국당 보좌진과 의원 등을 폭행한 혐의로 고소고발된 더불어민주당 의원 42명 가운데 폭행 정도가 심하다고 판단된 5명도 재판에 넘겼다. 한국당은 당시 민주당 의원들을 고발하면서 국회회의방해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았다. 국회회의방해죄가 성립하려면 회의를 방해할 의도가 있어야 하는데, 민주당 의원들은 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사·보임은 적법… 검찰, 한국당 지도부 처벌 한국당 의원들은 “국회 회의장을 막아선 건 정당한 저항이었다”고 주장해왔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당시 원내대표와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해 4월 사개특위 위원을 직권으로 교체한 결정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회의 방해를 문제 삼으면 안 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검찰의 판단은 달랐다. 검찰은 김 당시 원내대표와 문 의장의 결정이 적법했다고 결론을 냈다. 검찰 관계자는 “‘임시 회기 중에 위원을 교체할 수 없다’는 국회법 48조는 2003년 새로 만들어졌는데 이 조항이 신설될 당시 자료를 찾아보니 ‘위원이 선임된 같은 회기에 위원을 바꿀 수 없다’는 게 본래 입법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직권 교체된 바른미래당 오신환 권은희 의원은 2018년 10월 제364회 정기회에서 사개특위 위원으로 선임됐고 지난해 4월 제386회 임시회에서 교체됐다.▼ 2022년 대선前 최종판결 예상… 황교안 출마 못할수도 ▼벌금 500만원 이상 피선거권 박탈… ‘폭행’ 與의원은 금고刑 이상때 박탈2일 여야 국회의원 28명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기소된 혐의에 따라 향후 처지는 완전히 달라진다.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국회에서 물리적 충돌을 없앤다는 명분으로 2012년 국회법을 개정해 회의방해죄에 대해 엄격한 형사 책임을 묻게 했다. 국회 회의장이나 부근에서 폭력이나 감금으로 회의를 방해한 경우 최대 7년 이하 징역형이나 2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공직선거법과도 연계돼 있어 회의방해죄로 법원에서 5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게 되고, 5년 동안 선거에 출마할 수도 없다.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10년 동안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2013년 8월부터 시행된 이 조항으로 재판에 넘겨진 국회의원의 선례는 없었다. 판례도 없다. 하지만 현역 의원이 처음 기소되면서 법원이 국회가 스스로 만든 관련 규정에 대해 어느 정도의 형량을 선고할지도 주목된다. 일반 형사 재판이어서 해당 재판의 결과는 심급별로 통상 6개월 안팎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1심 재판은 올 국회의원 총선거 뒤, 3심 재판은 2022년 5월 대선 전에 결론날 수 있다. 63세인 황 대표는 최악의 경우 대선 출마를 못 하게 될 수도 있다. 반면 형법상 폭행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지 않으면 의원직 상실이나 피선거권 박탈이 되지 않는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지난해 4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과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을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여야간 폭행 대치 사태와 관련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원외)와 여야 의원 28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국회 회의를 방해하려고 폭력을 사용하는 동물국회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이른바 ‘국회선진화법(국회법상의 국회회의 방해죄)’을 위반한 혐의가 현역 의원에 적용돼 기소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사건으로 여야 보좌진을 포함해 모두 37명이 기소됐다.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을 수사해 온 서울남부지검 공공수사부(부장검사 조광환)는 2일 브리핑을 열고 황 대표와 나경원 당시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 13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곽상도 김선동 장제원 의원 등 의원 10명은 벌금형 약식명령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황 대표 등은 지난해 4월 국회 의안과,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을 점거하고 스크럼을 짜는 방식으로 법안 접수와 회의 개최를 방해한 혐의(국회법 ·특수공무집행방해)다. 이종걸 박범계 표창원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4명도 지난해 4월 국회 대치 과정에서 한국당 당직자에 다가가 목을 조르거나 폭행한 혐의(공동폭행)로 불구속 기소됐다. 박주민 의원은 범행에 단순 가담한 점이 참작돼 벌금형 약식 명령이 청구됐다. 검찰은 가담 정도가 경미한 여야 의원 65명, 여야 보좌진 18명에 대해선 기소유예 처분했다. 국회 사개특위 위원 사보임 여부를 둘러싼 대치 국면에서 임이자 한국당 의원의 얼굴을 양손으로 만진 혐의(강제추행·모욕)로 고발된 문희상 국회의장에 대해선 “국회 사보임 여부에 대한 격렬한 논쟁 중에 후배 의원을 성추행하려는 의도였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이중 민주당 의원과 달리 한국당 의원들에겐 국회 회의 방해 목적으로 회의장이나 그 부근에서 폭행이나 감금 등 폭력행위를 한 사람을 처벌하는 국회 회의방해죄가 적용됐다. 공직선거법상 국회회의 방해죄로 기소돼 500만 원이 넘는 벌금형이 선고되면 최대 5년간 선거에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향후 재판 과정에 따라 내년 총선을 앞둔 여야 의원의 공천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당은 “여당무죄 야당유죄”라며 반발했다. 황 대표는 2일 포항 지진 현장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불법에 대한 저항은 무죄”라며 “기소된 내용에 대해 무죄를 주장할 것이고 정의는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기초적 법리에도 맞지 않는 억지 기소이며 헌법상 삼권분립 정신을 정면으로 위반한 위험한 기소”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민주당 의원과 당직자를 8명이나 기소한 건 기계적 균형을 맞추려는 검찰의 작위적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고도예기자 yea@donga.com장관석기자 jks@donga.com조동주기자 djc@donga.com}
“저기… 저 좀 도와주세요.” 지난해 12월 14일 인천 서구 공항철도 검암역을 지나던 A 씨(22·여)에게 한 남성이 말을 걸었다. 미국 뉴욕에 사는 교포인데 여행을 하다 지갑을 잃어버려 공항에 갈 수 없다고 호소했다. 남성은 캐리어를 쥔 두 손을 덜덜 떨기까지 했다. 안타까웠던 A 씨는 지갑에서 현금 10만 원을 꺼내 줬다. 남성은 e메일 주소를 알려주며 “꼭 돈을 갚을 테니 계좌번호를 보내 달라”고 했다. 하지만 A 씨는 끝내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 남성은 첫 e메일에 “내일 보내겠다”고 답한 뒤 연락을 끊었다. 그런데 A 씨는 포털사이트에 그의 e메일 주소를 검색해 보고 아연실색했다. 똑같은 주소를 받고 차비를 빌려줬다가 받지 못했다는 글이 수십 건이나 올라와 있었다. 모두 20대 여성인 피해자 18명은 지난해 12월 23일 경찰에 이러한 사실을 신고했다. 피해자들이 지난해 6월부터 서울과 인천 지하철역에서 빌려준 돈은 모두 187만 원에 이른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은 큰 액수가 아니다 보니 피해자들이 피해를 보고도 신고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며 “동일한 인물의 범행인지 수사하겠다”고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8명이 다친 제주 게스트하우스 가스 폭발사고 현장을 감식한 경찰이 게스트하우스 내 가스레인지와 연결된 배관에서 벌어진 틈을 발견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경찰은 이 틈으로 새어나온 가스가 가스레인지 불꽃과 만나 폭발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제주 서귀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29일 오후 6시 11분경 서귀포시 남원읍의 한 게스트하우스 투숙객 A 씨는 1층 주방에서 가스레인지를 켜기 위해 가스 밸브를 열었는데 이 순간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폭발이 일어났다. 폭발로 게스트하우스 안에 있던 12명 중 8명이 다쳤다. 이 중 B 군(11)은 머리를 다쳐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나머지 7명은 화상이나 타박상을 입었다. 건물은 반쯤 부서졌다. 사고 현장을 둘러본 경찰과 소방은 가스레인지와 연결된 가스 배관의 마감 처리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현행법상 배관의 끝은 가스가 새지 않도록 ‘플러그’나 ‘캡’ 등의 나사로 막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사고가 난 게스트하우스 가스 배관엔 이런 나사가 없었다. 가스 설비를 점검할 시스템도 갖춰져 있지 않았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2013년 6월 준공 당시 이 건물을 점검해 시설에 문제가 없다는 ‘적합’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후로는 이 건물을 점검하지 않았다. 이 게스트하우스는 숙박업소가 아닌 단독주택으로 시에 신고하고 영업해왔기 때문이다. 가스안전공사는 호텔이나 모텔 등 숙박업소의 가스 설비는 1년에 한 번씩 점검하지만 단독주택 설비는 점검 대상에서 빠져 있다. 단독주택의 가스 설비 점검은 민간 가스공급업자들에게 맡겨져 있다.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가스공급업자를 감독해야 하지만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사고가 난 게스트하우스의 가스 설비를 가스공급업자가 언제 마지막으로 점검했는지는 모른다”며 “지금은 업자들을 불러 가스 설비 점검을 제대로 하라고 교육하는 정도”라고 했다. 관할 자치단체들은 단독주택으로 신고하고 실제로는 숙박시설로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조차 못 하고 있다. 농어촌지역 주택을 숙박업소로 사용하겠다고 신고한 전국의 ‘농어촌 민박’은 2017년 말 기준으로 전국에 2만6578곳에 이른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학생의 아버지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경기 화성서부경찰서에 따르면 27일 오전 9시 45분경 화성시 향남읍의 한 주차장에 세워진 승용차 안에서 A 씨가 숨져 있는 것을 한 화물차 운전사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이 주차장은 화물차 운전사들이 이용하는 곳인데 평소와 달리 이날 승용차가 세워져 있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여긴 화물차 운전사가 차량 안을 살펴보다 A 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A 씨가 운영하던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있는 업무용 컴퓨터에서 A 씨가 직접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1분이 채 안 되는 동영상을 확인했다. 동영상에는 A 씨가 아내와 남은 자녀들에게 “미안하다. 이제 갈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세월호 사고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 직장을 그만둔 A 씨는 지난해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화성시에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차린 것으로 알려졌다. 장훈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진도 팽목항에서 지냈고 세월호 관련 농성장을 오가던 A 씨는 지난해 새롭게 사무실을 차렸다”며 “그런데 최근 들어 불면증에 시달리는 등 힘들어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A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A 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디지털 저장매체 복원 및 분석)할 계획이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검찰이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 의원은 이석채 당시 KT 회장(74)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도록 돕는 대가로 KT에 딸을 부정 채용시킨 혐의(뇌물수수)로 올 7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20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 심리로 열린 김 의원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뇌물 1억 원과 딸을 대기업에 채용시켜 준다는 선택지 가운데 받는 사람은 무엇을 선택할까”라며 “KT 부정 채용의 대가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김 의원과 KT는) 한번에 뇌물을 주고받은 게 아니라 채용을 미끼로 교묘하게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했다. 검찰은 “이 전 회장 비서실에서 공개채용 전후 작성한 VIP 명단에는 김 의원 딸 이름이 분명히 적혀 있다”며 “딸이 공개채용에 지원했는지 몰랐다는 김 의원의 주장은 비상식적”이라고도 했다. 김 의원은 재판이 끝날 무렵 발언 기회를 얻어 “KT가 왜 제 딸을 채용하기로 했는지 알고 싶고 답답하다”며 “딸 주변을 살피지 못한 무심한 아버지로서 스스로를 책망할 따름이다”고 혐의를 부인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국내 패션 주얼리 브랜드 ‘제이에스티나’ 대표이사 김기석 씨(58)가 악재성 공시를 앞두고 있던 회사의 미공개 내부 정보를 이용해 회사 주식을 내다 팔아 손실을 피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구속됐다. 김 씨는 이 회사 공동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의 동생이다. 서울남부지법 김선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를 없애고 도망칠 우려가 있다”며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18일 발부했다. 김 씨가 주식을 처분하는 데 관여한 이 회사 공시 책임자인 상무이사 이모 씨도 함께 구속됐다. 검찰 등에 따르면 김 씨를 비롯한 이 회사 사주 일가 5명은 보유하고 있던 약 50억 원 상당의 회사 주식 54만9633주를 올 1월 29일부터 2월 12일까지 팔았다. 회사도 2월 12일 자사주 80만 주를 매도했다. 그런데 이 회사는 2월 12일 자사주 매도 사실을 알리면서 영업적자가 2017년 5000만 원에서 2018년 8억6000만 원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런 발표가 있기 직전 이 회사 주가는 주당 9250원이었는데 한 달 뒤인 3월 12일엔 6070원까지 떨어졌다. 올 6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주식을 처분한 김 씨 등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의뢰한 바 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은수미 경기 성남시장(56)이 자신이 조직폭력배 출신 사업가로부터 차량과 운전기사를 지원받았다는 이른바 ‘조폭 유착설’을 보도한 방송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15부(부장판사 김국현)는 은 시장이 SBS와 프로듀서 이모 씨 등을 상대로 “5억5000만 원을 배상하라”며 낸 소송에서 19일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정정보도를 해달라”는 은 시장의 청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해 7월 21일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은 시장이 2016년 경기 성남 지역의 조직폭력배인 국제마피아파 출신 사업가 이모 씨한테서 차량과 운전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다고 보도했다. 은 시장은 같은 해 8월 “당시 지역의 여러 분들이 자원봉사로 운전을 해줬는데 (운전기사가 이 씨가 운영하는) 회사와 관계있다는 걸 전혀 알지 못했다”며 SBS와 제작진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은 시장은 이 씨에게서 2016년 6월부터 1년 동안 운전기사와 차량을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져 올 9월 1심에서 벌금 90만 원을 선고받았다. 검찰과 은 시장 모두 1심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소해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