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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6~2025-12-06
칼럼100%
  • 美中日 초대형 부양책에도… 실물-금융 복합위기 대응 역부족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일요일인 15일 오후(미국 동부 시간 기준)에 전격적으로 ‘제로 금리’ 발표를 단행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심각하다는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이다. 중국 일본 등도 즉각 부양책을 꺼내며 화답했다. 하지만 세계 경제의 50%가량을 차지하는 미중일 세 국가의 공조 신호탄에도 불구하고 생산과 소비가 마비된 세계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기엔 쉽지 않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연준 ‘제로 금리’ 초강수… 중일도 돈은 풀지만 15일(현지 시간)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1.00∼1.25%에서 0.00∼0.25%로 1%포인트 전격 인하하며 금리를 2015년 이후 5년 만에 ‘제로 금리’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이달 3일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연준이 한 달도 안 돼 기준금리를 1%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두 번이나 단행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연준은 코로나19 위기가 금융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금리 인하와 함께 시장에 돈을 푸는 양적확대 처방전을 동시에 꺼냈다. 16일부터 5000억 달러 규모의 국채와 2000억 달러 규모의 주택저당증권(MBS)을 각각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우리는 금리뿐만 아니라 유동성 조치로 매우 강하게 대응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 타격이 심각해지자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16일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등을 지원하는 은행들의 지급준비율을 0.5∼1%포인트 내려 5500억 위안(약 95조 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일본은행도 당초 18, 19일 열 예정이던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당겨 16일 열고 3년 만에 추가 금융완화 조치를 결정했다. 일본은행이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당겨 개최한 것은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 2011년 3월 이후 9년 만이다. 일본은행은 현재 연간 6조 엔(약 69조 원) 규모인 상장지수펀드(ETF) 매입액을 두 배인 12조 엔으로 늘렸다. 기업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이 발행하는 기업어음(CP) 및 회사채도 2조 엔을 추가로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0.1%인 기준금리는 추가로 더 내리지 않기로 했다.○ “서너 배 더 큰 뭔가가 필요하다” 각국이 경제 붕괴를 막기 위해 금융위기 때에 버금가는 부양책을 내놨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이후 16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2∼4% 하락했고, 이어 프랑스 증시가 장중 10% 넘게 하락하는 등 유럽 증시도 동반 폭락세를 보였다. 이어 열린 뉴욕 증시도 폭락 출발해 지난주에 이어 또 서킷브레이커(거래 일시 중단)가 발동됐다. 각국이 긴급 처방을 내놓아야 할 만큼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하다는 인식과 함께, 과거와 같은 양적완화 정도로는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복합 위기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됐다. 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연준의 조치가 도움이 되겠지만 이것(코로나19 위기)은 ‘쓰나미’다. 서너 배 더 큰 뭔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기의 본질인 실물경제 침체의 골은 앞으로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2분기(4∼6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전기 대비 0.7%에서 ―5%로 하향 조정했다. 하반기에 회복된다고 해도 올해 성장률이 당초 예상(1.2%)에 크게 못 미치는 0.4%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역시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월가를 중심으로는 통화정책을 넘어 각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재정정책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코로나19 검진 및 차단 방지 능력과 함께 중앙은행의 유동성 유지 노력, 수요 확대를 위한 재정 부양 등 입체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 의회가 500억 달러(약 61조 원) 규모의 초당적 패키지 지원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피해를 본 기업,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 등을 지원하는 추가 대책이 따라야 효과를 볼 것이라는 취지다. 파월 의장은 “마이너스 정책 금리가 적절한 정책 대응이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재정정책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김동혁 기자 hack@donga.com / 뉴욕=박용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20-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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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닉에 빠진 美… 뉴욕-LA 음식점 폐쇄, 마트엔 사재기 행렬

    미국 전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이른바 사회적 ‘셧다운’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대도시의 주점과 음식점이 문을 닫고, 50명 이상의 모임도 사실상 금지됐다. 미 폭스뉴스는 “미국이 봉쇄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 정부가 전국 봉쇄령을 내릴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백악관이 “가짜뉴스”라고 해명을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 뉴욕·로스앤젤레스 음식점 ‘셧다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5일(현지 시간) 앞으로 8주간 50명 이상 모이는 행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라고 권고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한 이 권고는 역대 CDC의 조치 중 가장 전면적으로 시행되는 것으로, 향후 두 달간 대중의 일상을 상당히 단절시킬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학교와 일부 비즈니스 업무는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회의와 콘서트, 운동경기, 결혼식, 축제 등은 대부분 중단될 수밖에 없다. 미국 도시 가운데 인구 1, 2위인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는 모든 주점과 음식점 등을 당분간 폐쇄하기로 했다. 식품점 약국 은행 등 필수 시설은 문을 연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성명에서 “우리의 삶이 일주일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송두리째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 달 20일까지 뉴욕시 공립학교들도 폐쇄돼 110만 명의 학생이 영향을 받게 됐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코로나19 사태가 국가 의료시스템을 붕괴시킬 것”이라며 육군 공병대를 동원해 기존 군 기지나 대학 기숙사 등을 코로나19 환자 의료시설로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보스턴시는 이날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모든 식당과 바의 손님 수를 50% 줄이고, 오후 11시까지 문을 닫도록 했다. 벨라지오, MGM 등 라스베이거스의 대형 호텔들도 카지노 시설을 포함해 당분간 휴업하기로 했다. 뉴저지주 호보컨시는 16일부터 야간 통행 금지를 주 최초로 시행한다. 모든 호보컨시 시민들은 긴급 상황이나 업무를 제외하고는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시행되는 ‘통금’을 지켜야 한다. 필 머피 뉴저지주지사는 “주 전체를 대상으로 한 통금 시행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버지니아, 일리노이 등 30개 주는 공립학교 휴교령을 내렸고, 세계은행을 비롯한 국제기구와 연구기관, 기업들은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코로나19가 확산될 경우에 대비해 객장을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 사재기 열풍에 트럼프 “진정하라” 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조치 중 일부는 준비 부족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의 주요 공항에는 유럽발 입국 금지 조치 이후 서둘러 귀국길에 오른 미국인들이 일시에 몰리면서 공항을 빠져나오는 데 5∼10시간이 걸렸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입국자들은 입국 수속에 2∼4시간, 짐을 찾는 데에는 최대 6시간이 걸렸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불안감을 느끼는 미국인이 많아지면서 생필품 사재기도 줄지 않고 있다. 현재 미국 곳곳의 대형마트에서는 생수와 화장지, 상비약 등 비상식품이 동나서 진열대가 텅텅 비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화들짝 놀란 백악관이 직접적인 대응에 나섰을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통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전화회의를 갖고 생필품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월마트와 홀푸드 등 주요 유통회사 CEO 및 관계자 30여 명이 참여했다. 그는 백악관 브리핑에서 “너무 많이 사놓을 필요 없다”며 “진정하라(relax). 우리는 훌륭하게 대응하고 있고 이 상황은 지나갈 것”이라고 호소했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2020-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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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주간 50인 이상 모임도 사실상 금지…美 ‘셧다운’ 현상 가속화

    미국 전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이른바 사회적 ‘셧다운’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등 대도시의 주점과 음식점이 문을 닫고, 50인 이상의 모임도 사실상 금지됐다. 미 폭스뉴스는 “미국이 봉쇄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 정부가 전국 봉쇄령을 내릴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백악관이 “가짜뉴스”라고 해명을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 뉴욕·LA 음식점 ‘셧다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5일(현지 시간) 앞으로 8주간 50명 이상 모이는 행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라고 권고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한 이 권고는 역대 CDC의 조치 중 가장 전면적으로 시행되는 것으로, 향후 두 달 간 대중의 일상을 상당히 단절시킬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학교와 일부 비즈니스 업무는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회의와 콘서트, 운동경기, 결혼식, 축제 등은 대부분 중단될 수밖에 없다. 미국 도시 가운데 인구 1, 2위인 뉴욕과 LA는 모든 주점과 음식점 등을 당분간 폐쇄하기로 했다. 식품점 약국 은행 등 필수시설은 문을 연다. 더 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성명에서 “우리의 삶이 1주일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송두리째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달 20일까지 뉴욕시 공립학교들도 폐쇄돼 110만 명의 학생들이 영향을 받게 됐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코로나19 사태가 국가 의료시스템을 붕괴시킬 것”이라며 육군 공병대를 동원해 기존 군기지나 대학 기숙사 등을 코로나19 환자 의료시설로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보스턴시는 이날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모든 식당과 바의 손님 수를 50% 줄이고, 11시까지 문을 닫도록 했다. 벨라지오, MGM 등 라스베이거스의 대형 호텔들도 카지노 시설을 포함해 당분간 휴업하기로 했다. 뉴저지주 호보컨시는 16일부터 야간 통행금지를 시행한다. 모든 호보컨시 시민들은 긴급상황이나 업무를 제외하고는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시행되는 ‘통금’을 지켜야 한다. 필 머피 뉴저지주지사는 ”주 전체를 대상으로 한 통금 시행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버지니아, 일리노이 등 30개 주는 공립학교 휴교령을 내렸고, 세계은행을 비롯한 국제기구와 연구기관, 기업들은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코로나19가 확산될 경우에 대비해 객장을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 사재기 열풍에 트럼프 ”진정하라“ 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조치 중 일부는 준비 부족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의 주요 공항에는 유럽발 입국금지 조치 이후 서둘러 귀국길에 오른 미국인들이 일시에 몰리면서 공항을 빠져나오는 데 5~10시간이 걸렸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입국자들은 입국 수속에 2~4시간, 짐을 찾는 데에는 최대 6시간이 걸렸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불안감을 느끼는 미국인들이 많아지면서 생필품 사재기도 줄지 않고 있다. 현재 미국 곳곳의 대형 마트에서는 생수와 화장지, 상비약 등 비상식품이 동나서 진열대가 텅텅 비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화들짝 놀란 백악관이 직접적인 대응에 나섰을 정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통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의 전화회의를 갖고 생필품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월마트와 홀푸드 등 주요 유통회사 CEO 및 관계자 30여 명이 참여했다. 그는 백악관 브리핑에서 ”너무 많이 사놓을 필요 없다“며 ”진정하라(relax). 우리는 훌륭하게 대응하고 있고 이 상황은 지나갈 것“이라고 호소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 2020-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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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연준 기준금리 ‘제로 금리’로 전격 인하…850조 양적완화 재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부터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15일(현지시간) 기준 금리를 1%포인트 전격 인하하며 제로금리로 떨어뜨렸다. 16일부터 7000억 달러(약 850조 원) 규모의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재개하고 세계 주요은행과 통화스와프 등을 통한 공조도 시작했다. 연준은 이날 이날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0.00%~0.25%로 1%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이 지역사회에 피해를 주고 있으며 미국 등 많은 국가의 경제 활동에 지장을 주고 있다”며 설명했다. 은행들에 대한 비상대출 금리를 1.25%포인트 인하한 0.25%로 낮추고 대출 기간도 90일로 연장했다. 연준은 또한 수천 개 은행들의 지급준비율도 0%로 낮췄다. 연준은 뱅크오브캐나다, 영란은행, 일본은행, 유럽중앙은행(ECB), 스위스중앙은행(SNB) 등과 기존 달러 통화스와프 협정을 통해 세계에 달러 유동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경제가 최근 사건을 헤쳐나가고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하는 궤도에 올랐다는 확신이 있을 때까지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3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금리를 내리고 금융시장에 하루짜리 환매조건부 채권(RP) 거래한도를 1조5000억 달러로 확대했다.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 2020-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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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61조원 들여 무료진단-유급 병가 지원

    미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투입할 연방 자금 500억 달러(약 61조 원)를 확보했다. 정부가 13일(현지 시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자 미 의회는 14일 무료 진단과 유급 병가 등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패키지 지원법안을 마련해 행정부에 힘을 보탰다. 미 대통령은 재난 복구에 연방 기금을 동원할 수 있도록 하는 스태퍼드법과 비상사태 극복을 위해 예외적 권한을 부여하는 국가비상법(NEA)을 근거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 1988년 통과된 스태퍼드법에 근거해 비상사태를 선포했기 때문에 연방 기금을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질병을 이유로 선포된 국가비상사태는 2000년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사태가 유일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2월 15일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 때는 NEA를 근거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지원법안은 국가비상사태 선포 이후인 14일 새벽 미 하원에서 찬성 363 대 반대 40으로 통과됐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막판 협상으로 합의안을 이끌어냈다. 앞서 미 의회는 이달 초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법 개발과 확산 방지를 위한 83억 달러의 긴급 예산을 초당적으로 통과시킨 바 있다. 지원법안에는 코로나19 무료 진단 및 감염 근로자의 2주간 유급 의료휴가(병가) 보장 등이 포함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양육 문제로 최대 3개월간 가족 유급 병가를 내면 임금의 최소 3분의 2가 지급된다. 고용주는 나중에 세금 환급으로 비용을 돌려받게 된다. 자금 사정이 어려운 기업들은 국세청에서 미리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무상급식을 받는 저소득층 학생 및 푸드뱅크 지원 등에는 4억 달러가 배정됐다. 저소득 임신 여성과 어린 자녀를 둔 실직 여성 등도 지원한다. 주정부의 실업수당에 최소 10억 달러의 보조금도 마련됐다. 이 법안은 다음 주 상원을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항공업계 등을 지원하기 위한 3번째 구제 법안을 마련하겠다는 뜻도 시사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2020-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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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비상사태 선포한 트럼프, 영국發 입국도 막았다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최대 동맹국인 영국에까지 빗장을 걸었다. 유럽에서는 이탈리아에 이어 스페인까지 전국 봉쇄에 나섰고, 국경을 차단하는 국가가 잇따르면서 ‘하나의 유럽’도 허물어졌다. 계속되는 ‘셧다운’ 속에서 시민들의 평범한 일상은 사라졌고 세계는 멈춰 섰다. 주요 외신은 이런 전 지구적 상황을 혼돈(chaos), 위험(risk), 침몰(sink) 등의 단어로 묘사했다.○ 생필품 사재기 벌어진 美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14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에서 17일부터 미국 입국 금지 대상에 영국, 아일랜드를 추가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11일 유럽발 여행자의 입국 금지 조치를 발표하면서 두 국가는 예외로 했었다. 미 국방부는 16일부터 5월 11일까지 장병과 가족의 미국 내 이동을 제한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미국은 사태가 심각해질 때를 대비해 미국 내 여행 제한 조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주요 공항은 유럽에서 돌아온 시민들이 몰린 데다 검역이 강화되면서 입국장에 길게 줄이 늘어서 북새통을 이뤘다. 미 언론들은 “코로나19가 퍼지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비판했다. 미국인의 주말 생활은 사실상 정지됐다. 대형 교회들은 예배를 중단했고 미국 3대 프로스포츠로 꼽히는 프로야구 프로농구 프로아이스하키 경기가 열리지 않았다. 미국 내 17개 주에서 휴교령이 내려져 학생 2600만 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상점 폐점 등에 대한 불안감으로 대형 매장과 상점에서는 생수, 휴지를 비롯한 생필품이 동났다. 아이폰을 생산하는 애플은 14일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중국 이외 지역의 모든 매장을 27일까지 2주간 폐쇄한다고 밝혔다. 반면 폐쇄했던 중국 내 매장은 13일 문을 열었다. 미 언론들은 “코로나19의 발병지가 유럽과 미국으로 옮겨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전시(戰時) 방불케 하는 유럽 이탈리아에 이어 유럽 내 감염자 규모 2위인 스페인(7753명)은 14일 국가비상사태 선포와 함께 전국 봉쇄에 돌입했다. 모든 스페인 국민이 식품이나 의약품 구매, 출퇴근 목적을 제외하고는 자택에서 격리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시민 이동을 통제하기 위해 군대를 투입할 방침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페드로 산체스 총리의 부인인 마리아 페르난데스 여사가 감염돼 총리와 부인 모두 격리 조치됐다. 프랑스는 15일부터 슈퍼마켓, 약국을 제외한 모든 상점을 폐쇄하기로 해 식당, 카페, 영화관 등 모든 상점은 문을 닫게 됐다. 루브르박물관, 베르사유 궁전, 에펠탑도 무기한 폐쇄되면서 주말 내내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영국은 5월 7일로 예정된 지방선거를 1년 연기했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다음 주 지역 방문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영국 정부가 코로나19 취약 계층인 70세 이상을 수개월간 격리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탈리아는 누적 확진자가 2만1157명으로 전날보다 무려 3497명 증가했다. 교황청은 사상 처음으로 다음 달 12일 부활절 기념 미사를 신도 없이 온라인 중계로 진행하기로 했다. 확진자가 5142명에 달하는 독일은 다음 달 25일 실시할 예정이던 집권 여당 기독민주당의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를 연기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유럽이 코로나19의 진원지(epicentre)가 됐다”고 평가했다. 유럽은 국경을 닫고 있다. 덴마크는 14일부터 한 달 동안 국경을 봉쇄했다. 폴란드는 15일부터, 노르웨이는 16일부터 외국인 입국을 금지한다. 체코, 슬로바키아도 비거주자나 무연고자에게 국경을 봉쇄했다. 러시아는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및 스위스, 노르웨이와의 항공 운항을 제한하기로 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16일 원격 화상 정상회의를 갖고 코로나19 대책 공조를 논의한다.파리=김윤종 zozo@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2020-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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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 생필점 외 상점 문닫고 英은 지방선거 1년 연기…멈춰선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유럽 각국은 하루가 멀다 하고 상점 폐쇄, 모임 금지, 비상사태 등의 강력한 조치를 쏟아내고 있다. 미국 정부가 영국발 승객들의 입국까지 금지하면서 미국-유럽 간 대서양은 완전 단절됐다.> 계속되는 ‘셧다운’ 속에서 시민들의 평범한 일상은 사라졌고 세계는 멈춰 섰다. CNN, BBC 등 주요 외신들은 이런 전 지구적 상황을 혼돈(chaos), 위험(risk), 침몰(sink) 등의 단어로 묘사했다.● 일상이 사라진 유럽 14일 저녁(현지 시간) 프랑스 정부는 “15일부터 국가 운용에 필수적이지 않은 다중시설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프랑스에서 확진자 4469명, 사망자 91명으로 늘자 내린 극약처방이다. 생필품을 파는 슈퍼마켓이나 약국을 제외한 식당, 카페, 영화관 등 모든 상점은 문을 닫게 됐다. 루브르박물관, 베르사유 궁전, 에펠탑도 무기한 폐쇄되면서 주말 내내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스페인은 이날부터 15일간 ‘국가비상사태’에 들어갔다. 모든 스페인 국민이 식품이나 의약품 구매, 출퇴근 목적을 제외하고는 자택에서 격리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시민 이동을 통제하기 위해 군대를 투입할 방침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페드로 산체스 총리의 부인인 마리아 페르난데스 여사가 감염돼 총리와 부인 모두 격리 조치됐다. 이탈리아는 누적 확진자가 2만1157명으로, 전날보다 무려 3497명 증가했다. 교황청은 사상 처음으로 다음달 12일 부활절 기념 미사를 신도 없이 온라인 중계로 진행하기로 했다. 영국은 5월 예정된 지방선거가 1년 연기됐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다음 주 지역 방문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영국 정부가 코로나19 취약 계층인 70세 이상을 수개월 간 격리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확진자가 4599명에 달하는 독일은 다음 달 25일 실시할 예정이던 집권 여당 기독민주당의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를 연기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유럽이 코로나19의 진원지(epicentre)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러시아는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및 스위스, 노르웨이와의 항공운항을 제한하기로 했다. 호주도 16일부터 모든 입국자를 14일 간 격리한다.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16일 원격 화상 정상회의를 갖고 코로나19 대책 공조를 논의한다.● 생필품 사재기 벌어진 美 아이폰을 생산하는 애플은 14일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중국 이외 지역의 모든 매장을 27일까지 2주간 폐쇄한다고 밝혔다. 반면 폐쇄했던 중국 내 매장은 13일 문을 열었다. 미 언론들은 “코로나19의 발병지가 유럽과 미국으로 옮겨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13일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된 이후 미국인의 첫 주말은 사실상 정지됐다. 대형 교회들은 예배를 중단했고, 미국 3대 프로 스포츠로 꼽히는 프로야구 프로농구 프로아이스하키 경기가 열리지 않았다. 뮤지컬 극장이 밀집한 타임스스퀘어 광장에는 관광객들은 평소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로스앤젤레스 통합교육구가 학교를 닫기로 결정하는 등 미국 내 17개 주에서 휴교령이 내려졌다. 미국 내 학생 2600만 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상점 폐점 등에 대한 불안감으로 대형 매장과 상점에서는 생수, 휴지가 동이 났다. 미국은 14일 최대동맹인 영국마저 감염자가 늘자 입국금지 대상에 포함시켰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모든 보건 전문가의 일치된 권고”라고 설명했다. 미국 주요 공항들은 유럽에서 돌아온 시민들이 몰린데다 검역이 강화되면서 입국장에 길게 줄이 늘어서 북새통을 이뤘다. 미 언론들은 “코로나19가 퍼지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사태가 심각해질 때를 대비해 미국 내 여행 제한 조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 2020-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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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비상사태 선포 美, 최대 동맹국 英·아일랜드까지 ‘빗장’

    미국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최대 동맹국인 영국에까지 빗장을 걸었다. 유럽에서는 이탈리아에 이어 스페인까지 전국 봉쇄에 나섰고, 국경을 차단하는 국가가 잇따르면서 ‘하나의 유럽’도 허물어졌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1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17일부터 미국 입국 금지 대상에 영국·아일랜드를 추가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11일 유럽 26개 국가에서 오는 여행자의 입국을 막으면서도 두 국가는 예외로 했었다. 미 국방부는 16일부터 5월 11일까지 장병과 가족의 미국 내 이동을 제한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유럽 국가들도 상점 폐쇄, 이동 제한, 국가비상사태 선포 등 전시(戰時)에나 나올 법한 강력한 대책을 속속 발표했다. 이탈리아에 이어 유럽 내 감염자 규모 2위인 스페인(6391명)은 14일 국가비상사태 선포와 함께 전국 봉쇄에 돌입했다. 프랑스는 15일부터 슈퍼마켓, 약국을 제외한 모든 상점을 폐쇄하기로 했다. 영국은 5월 7일로 예정된 지방선거를 1년 연기한다. 또 덴마크는 14일부터 한 달 동안 국경을 봉쇄했다. 폴란드는 15일부터, 노르웨이는 16일부터 외국인 입국을 금지한다. 체코, 슬로바키아도 비거주자나 무연고자에게 국경을 봉쇄했다.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 2020-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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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셰일업계 대규모 해고 초읽기… 中 2월 車판매 전년比 79% 급감

    ‘팬데믹(대유행)’ 단계에 들어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주요국 실물경제가 타격을 입으면서 경기침체(recession)의 위협이 높아지고 있다. 실적 악화에 직면한 주요 기업도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 美 기업들 비상경영 돌입 JP모건체이스는 12일(현지 시간) 2009년 이후 11년간 호황을 이어온 미 경제가 올해 1,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인 경기침체에 진입한다는 의미다. 이날 모건스탠리도 신차 수요 감소로 올해 미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9%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1월 전망치(1∼2% 하락)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지난달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역시 1월 산업생산이 한 달 전보다 0.3%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코로나19 타격이 심한 항공, 우주, 기타 운송장비 생산이 7.4% 줄었다. 경제 피해가 본격화한 2월 수치는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미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부진 우려도 크다. 8일 블룸버그통신은 3월 첫째 주 소비자심리지수가 한 주 전(63.5)보다 낮은 63.0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불과 두 달 전인 1월 12일 66.0으로 2000년 10월 이후 19년 최고치였지만 소비 심리가 급격히 꺾이고 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델타, 보잉, 스타벅스 등 ‘주식회사 미국’을 상징하는 간판 기업도 속속 실적 악화를 예고했다. 세계 최대 항공사인 델타는 항공편 운항을 15% 줄이는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세계여행관광협의회(WTTC)는 최대 5000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통업계 대표 주자 메이시백화점의 채권은 정크본드(투자위험 채권)로 강등됐다. 스포츠 경기와 공연 등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컨설팅사 IHS마킷에 따르면 2월 미 서비스업 활동은 2013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증산 경쟁으로 미 셰일가스 업계도 초비상이다. 아파치, 매터도어리소스 등 간판 기업은 12일 주요 지역 시추를 중단했다. 시추 중단은 대규모 해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들에게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주요 금융사까지 타격을 입는 ‘뱅크런’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은행 대출로 연명해온 셰일가스 기업의 줄도산이 예상된다는 의미다.○ 中·日도 침체 비상벨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 역시 생산과 소비의 동시 위축에 직면했다. 2월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31만 대로 한 해 전보다 79.1% 급감했다. 2월 중국 내 휴대전화 출하량도 전년 대비 56% 줄었다. 1, 2월 거의 모든 부동산 거래 및 건설이 중단됐고 이미 105곳의 중소 건설업체가 파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는 올해 중국의 1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6.3%로 제시했다. 제조업 동향을 나타내는 2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35.7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 달 전 50.0에 비해서도 급감했다. PMI 50 이하는 경기 위축을 뜻한다. 혼다, 닛산, 도요타 등 일본 간판 자동차 기업의 2월 실적도 급감했다. 각각 지난해 2월보다 85.1%, 80.3%, 70.2% 줄었다. 2월 일본의 공작기계 수주액 역시 한 해 전보다 30% 감소한 767억 엔이다. 2013년 이후 7년 만의 최저치이며 중국으로부터 공작기계 주문이 크게 줄었다. 관광업과 소매업의 부진도 심각하다. 관광업이 중심인 홋카이도는 6일 상반기(1∼6월) 숙박객이 작년 동기보다 600만 명이 줄고, 관광 수입이 2000억 엔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NHK는 이달 13∼19일 일본항공(JAL)과 전일본공수(ANA)의 국제선 운향이 약 4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마쓰자카야, 미쓰코시 등 주요 백화점 2월 매출이 급감했다. 프랑스와 독일의 1월 자동차 등록대수도 대폭 줄었다. 뉴욕=박용 parky@donga.com / 베이징=윤완준 / 도쿄=박형준 특파원}

    • 2020-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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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년간 호황 이어온 美, 비상경영 돌입…셰일가스 업계도 초비상

    ‘펜데믹(대유행)’ 단계에 들어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주요국 실물 경제가 타격을 받으면서 경기침체(recession)의 위협이 높아지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실적 악화가 예상되면서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美 기업들 비상경영 돌입 JP모건체이스는 12일(현지 시간) 2009년 이후 11년간 호황을 이어온 미 경제가 올해 1,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뜻하는 경기침체에 진입한다는 의미다. 이날 모건스탠리도 신차 수요 감소로 올해 미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9% 줄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1월 전망치(1~2% 하락)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지난달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역시 1월 산업생산이 한 달 전보다 0.3%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코로나19 타격이 심한 항공, 우주, 기타 운송장비 생산이 7.4% 줄었다. 경제 피해가 본격화한 2월 수치는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미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부진 우려도 크다. 8일 블룸버그통신은 3월 첫째주 소비자심리지수가 한 주 전 63.5보다 낮은 63.0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불과 두 달 전인 1월 12일 66.0으로 2000년 10월 이후 19년 최고치였지만 소비 심리가 급격히 꺾이고 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델타, 보잉, 스타벅스 등 ‘주식회사 미국’을 상징하는 간판 기업도 속속 실적 악화를 예고했다. 세계 최대 항공사인 델타는 항공편 운항을 15% 줄이는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유통업계 대표주자 메이시백화점의 채권은 정크본드(투자위험 채권)로 강등됐다. 스포츠나 공연 등도 줄줄이 취소돼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비상이다. 컨설팅사 IHS마킷에 따르면 2월 미 서비스업 활동은 2013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증산 경쟁의 직격탄을 맞은 미 셰일가스 업계도 초비상이다. 아파치, 매타도어리소스 등 간판 셰일기업은 12일 주요 지역 시추공을 중단하고 비용 절감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시추 중단은 대규모 해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들에게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주요 금융사까지 타격을 입는 ‘뱅크런’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은행 대출에 연명해온 셰일가스 기업의 줄도산이 예상된다는 의미다. ● 中·日·유럽도 침체 비상벨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 역시 생산과 소비의 동시 위축에 직면했다. 2월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31만 대로 한 해 전보다 79.1% 급감했다. 2월 중국 내 휴대전화기 출하량도 전년비 56% 줄었다. 1, 2월 거의 모든 부동산 거래 및 건설이 중단됐고 이미 105곳의 중소 건설업체가 파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는 올해 중국의 1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6.3%으로 제시했다. 제조업 동향을 나타내는 2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35.7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 달 전 50.0에 비해서도 급감했다. PMI 50 이하는 경기 위축을 뜻한다. 혼다, 닛산, 도요타 등 일본 간판 자동차기업의 2월 실적도 급감했다. 각각 지난해 2월보다 85.1%, 80.3%, 70.2%씩 줄었다. 2월 일본의 공작기계 수주액 역시 한 해 전보다 30% 감소한 767억 엔에 그쳤다. 액수 자체도 2013년 1년 이후 7년 만의 최저치다. 특히 중국으로부터 공작기계 주문이 크게 줄었다. 항공, 숙박 등 관광업과 소매업의 부진도 심각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135%로 유럽 최고인 이탈리아의 산업생산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4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4분기(-0.3%)에 이어 이탈리아의 올해 1, 2분기 성장률 역시 각각 -1.5%씩 감소해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프랑스와 독일의 2월 자동차 등록대수도 대폭 줄었다.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베이징=윤완준 특파원zeitung@donga.com}

    • 2020-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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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확진자 1300명 넘어… 워싱턴DC도 비상사태 선포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면서 1300명을 넘어섰다. 미 정부는 정치·경제의 심장부인 워싱턴과 뉴욕에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역 조치를 강화했고, 정치권에선 전국적인 비상사태를 선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수도 워싱턴과 뉴멕시코, 루이지애나, 아칸소주 등이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12일 현재 비상사태를 선포한 지역은 워싱턴과 24개 주로 늘었다. 미국 전체 50개 주 가운데 44곳에서 확진자가 발생했고 총 확진자는 1336명, 사망자는 38명이다. 각 지역은 코로나19 확산 예방에 사활을 걸고 있다. 워싱턴에 자리한 기관들은 공무원 재택근무 등의 조치를 도입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12일부터 직원들을 3개 그룹으로 나눠 부분 재택근무에 들어간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워싱턴 본부에서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나오자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코로나19가 확산된 국가에 출장을 다녀온 지 14일이 안 된 외교관 및 당국자들은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벚꽃 축제도 취소됐다. CNN에 따르면 백악관은 12일로 예정된 ‘성 패트릭의 날’ 리셉션 참석 예정자들에게 e메일을 보내 ‘코로나19로 인해 리셉션을 취소한다’고 11일 통보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성명에서 “주최 측과 여러 차례 논의한 끝에 성 패트릭의 날 퍼레이드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뉴욕도 비상이다. 뉴욕주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트레이더와 일반 직원 간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출입문과 식사 장소 등을 분리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은 다음 달 17∼19일 워싱턴에서 여는 회의를 화상회의로 대체하기로 했다. 다음 달로 예정된 뉴욕 오토쇼도 8월로 연기됐다. 이달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화장품 전시회, 안경 전시회 등도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24, 25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개최되는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도 화상회의로 대체됐다. 야당 민주당은 전국적인 비상사태 선포를 요구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전국적 비상사태 선포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400억 달러(약 48조 원)의 재해구호기금을 주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투입할 수 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2020-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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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서양에 봉쇄선 그은 美… 글로벌 경제-외교안보 대형 악재

    미국 정부가 영국을 제외한 유럽 전체를 대상으로 한 달간 미국 입국을 금지한 것은 대서양 전체를 사실상 봉쇄선으로 긋는 이례적인 강경 대책이다. 중국과 달리 유럽연합(EU)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으로 묶여 있는 지역이고, EU는 세계 최대의 경제협력체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경제, 외교안보 분야에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파장 확산 우려 솅겐조약이 적용돼 국가 간 이동이 자유로운 유럽 국가는 영국과 아일랜드, 일부 동유럽 국가를 제외한 26개국이다. 특정 국가에 대해서만 입국을 제한한다고 해도 유럽 전체를 막지 않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차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미국 정부는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입국금지 대상에서 제외된 영국은 올 1월 EU에서 탈퇴했고 솅겐조약 가입국도 아니다. 이달 초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미국 내 입국 제한 조치 논의가 불거졌을 때에도 “EU 전체를 막기에는 너무 광범위해서 사실상 제한이 불가능하고 실효성도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로 미국 증시가 연일 폭락한 데 이어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해 대유행(팬데믹)을 선언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결국 이 카드를 꺼내든 것. 미 교통부에 따르면 2018년 7월∼2019년 6월 1년간 미국을 방문한 유럽인은 7240만 명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발 입국을 막을 경우 먼저 관광산업과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 관계자들의 긴밀한 대면 협의와 투자 협상, 현지 시찰도 한층 어려워져 각종 산업 분야에 악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또 EU는 인구 5억1000만 명에 연간 무역 규모가 7000억 달러가 넘는 미국의 최대 교역 상대다. 지난해 디지털세 등을 놓고 양측의 무역 갈등이 불거졌을 당시 세계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파장이 작지 않다. 독일과 이탈리아 등에는 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이 기지들은 미군을 중심으로 중동에 파견된 나토군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한 달간 병력 이동이 제한되는 데다 유선으로는 교환하기 어려운 기밀 정보의 공유나 협의도 당분간 중단될 수밖에 없다.○ 유럽 “예상 못 했다” 당혹 유럽은 미국의 조치에 크게 반발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2일 공동성명서를 내고 “코로나19는 세계적인 위기로 어떠한 대륙에 국한되지 않는다”며 “일방적인 조치보다는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EU는 바이러스 확산을 제한하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CNN방송은 “워싱턴 주재 유럽국 대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뒤에야 국무부에서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담화에서 인적 교류는 물론이고 화물과 교역 물품까지 모두 조치 대상에 포함되는 것처럼 말해 한때 혼란이 일었지만 백악관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포고령 전문에서 금지 대상을 ‘사람들(persons)’로 적시하면서 정리됐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내 경제를 살리기 위한 경기부양책도 제시했다. 여기에는 △중소기업 대출 지원 및 이를 위한 예산 500억 달러 요청 △피해 기업과 개인들에 대한 납세 연장 △급여세 면제에 대한 의회의 동의 요청 등이 포함됐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파리=김윤종 / 뉴욕=박용 특파원}

    • 2020-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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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증시 도미노 폭락… “코로나로 세계 GDP 10% 날아갈수도”

    미국 뉴욕 증시가 일주일에 2번이나 거래 정지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코로나 공포’가 증폭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촉발된 실물경제 위축 우려에 미국의 유럽발 입국 차단이 겹치면서 세계 경제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시계 제로 상태에 빠졌다. 여기에 각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교역 감소와 기업 실적 악화, 최근 국제유가의 급락까지 더해지며 충격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외신들은 “2020년 3월은 인류 역사에 경기 후퇴의 시발점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도 증시가 기록적인 급락을 보인 뒤 소폭 반등했다가 다시 깊게 추락하는 전형적인 경제위기형 패턴을 보이고 있다. 11일 미국 증시가 6% 가까이 폭락한 것이 12일에는 아시아, 유럽 증시로 급락세가 전이됐고 12일에 다시 미국 증시가 폭락 개장하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각국의 시장 불안이 도미노처럼 퍼지면서 연쇄 폭락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전염병의 확산에 따라 물리적인 이동 제한이 걸리고 경제 활동이 올스톱하면서 세계 경제가 사실상 ‘동시 셧다운’ 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위기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혹은 그 이상의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는 이유다. 세계 주요 연구기관들은 이제 코로나19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신종인플루엔자 사태를 넘어 20세기 최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었던 1918년 스페인 독감과 비교하고 있다. 미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는 최악의 경우 올해 세계 국내총생산(GDP)은 코로나19로 인해 최대 9조 달러(약 1경800조 원)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19년 세계 GDP가 88조 달러로 추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GDP의 약 10%가 날아가는 셈이다. 문제는 코로나19의 종식 시점을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미 금융사 퍼스트 아메리칸 트러스트의 제리 브랙먼 최고투자책임자는 “많은 사람이 증시의 바닥을 묻는데, 난 이제 겨우 절반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리만 베흐라베시 IHS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상황이 나아지더라도 사람들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걸 매우 조심스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 효과도 제대로 먹혀들지 않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낮추는 ‘빅 컷’을 단행했지만 위기 진화에는 실패했다. 유럽도 이미 제로금리라서 추가 인하 여력이 크지 않다. 그 대신 유럽중앙은행(ECB)은 12일 저금리로 은행들에 대출을 해주는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도입하고 순자산 매입 규모를 1200억 유로 더 늘리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의 충격을 먼저 받은 한국의 상황은 다른 국가보다 훨씬 심각하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11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0%로 낮췄다. 각 기관이 속속 한국의 성장률을 1% 안팎으로 하향 조정함에 따라 올해 0%대 성장률도 각오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 심리도 꽁꽁 얼어붙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소비자신뢰지수(CCI)는 1월(100.0)보다 0.4 하락한 99.6으로, 자료 집계가 완료된 25개국 중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정부는 추락하는 증시를 떠받치기 위해 시장 안정화 대책을 조만간 내놓을 방침이다. 장기주식펀드에 가입하면 소득공제 등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 유관기관들이 공동펀드를 조성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세종=최혜령 기자}

    • 2020-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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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에 경제도 ‘생존 모드’…“세계 GDP 10% 날아갈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세계 경제를 ‘생존 모드’로 몰아넣었다. 완만한 반등을 예고했던 2020년 시나리오는 사라졌다.” 12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진단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 감소→생산 감소→경기 위축으로 이어지는 기존 경로에 ‘인적 이동 제한’이라는 미증유의 사태가 더해지면서 세계 경제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시계 제로 상태에 빠졌다. ‘코로나 장벽’에 갇힌 세계 경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혹은 그 이상의 경기 침체(Recession)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12일 미국이 유럽발 입국을 사실상 금지하는 등 세계가 방역 빗장을 걸고 잠그고 있지만 공포는 장벽을 뛰어넘고 있다. 11일(현지 시간) 다우존스마켓데이터에 따르면 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최근 19거래일 동안 20.3% 떨어지며 약세장에 돌입했다. 11일 미국 증시가 6% 가까이 폭락한 데 이어 12일에는 아시아, 유럽 증시로 급락세가 전이됐다. 잠시 반등했다가도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급락하는 전형적인 위기 패턴을 보이고 있다. 세계 주요 연구기관들은 이제 코로나19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신종 인플루엔자 사태 대신 최악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었던 1918년 스페인 독감과 비교하고 있다. 미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코로나19의 글로벌 거시경제 영향’에 따르면 최악의 경우 올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은 최대 9조 달러(1경800조 원)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19년 세계 GDP가 88조 달러로 추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GDP의 약 10%가 날아가는 셈이다. 문제는 코로나19의 종식 시점을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미 금융사 퍼스트 아메리칸 트러스트의 제리 브랙먼 최고투자책임자는 “많은 사람이 증시의 바닥을 묻는데, 난 아직 이제 겨우 절반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각종 정책 효과도 제대로 먹혀들지 않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낮추는 ‘빅 컷’을 단행했지만 위기 진화에는 실패했다. 나리만 베흐라베시 IHS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상황이 나아지더라도 사람들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걸 매우 조심스러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충격을 선제적으로 받은 한국의 상황은 다른 국가보다 훨씬 심각하다. 12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는 “사스, 메르스 등 과거 감염병 확산 시에는 주가와 금리가 13거래일 이내에 직전 수준을 회복했으나 코로나19는 (13거래일이 넘은) 3월 들어서도 직전 수준보다 낮다”며 “코로나19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추락하는 증시를 떠받치기 위해 시장 안정화 대책을 조만간 내놓을 방침이다. 장기주식펀드에 가입하면 소득공제 등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 유관기관들이 공동펀드를 조성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 심리도 꽁꽁 얼어붙고 있다. 12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소비자신뢰지수(CCI)는 1월(100.0)보다 0.4 하락한 99.6으로, 자료 집계가 완료된 25개국 중 하락 폭이 가장 컸다.이건혁기자 gun@donga.com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 202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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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15개州 비상사태 선포… 뉴욕 인근 집단감염지에 軍 전격 투입

    미국 최대 도시 뉴욕 외곽의 유대교 신자 밀집지인 뉴로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집중적으로 발생해 이 지역이 ‘차단 지역’으로 선포됐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주 방위군까지 투입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10일(현지 시간) “뉴로셸을 12∼25일 차단 지역으로 지정한다”며 “이는 죽고 사는 문제이며 이곳을 위한 특별한 공중 보건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환자가 다수 발생한 뉴로셸의 유대교 예배당 ‘영 이스라엘 오브 뉴로셸’ 반경 약 1.6km 내의 학교와 종교시설 등이 모두 문을 닫는다. 주 방위군은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음식 전달 및 방역 작업 등에 투입된다. 8만여 명의 주민에 대한 이동 제한이나 거리 폐쇄 명령은 내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거리에 군복을 입은 주 방위군이 등장하게 되면 긴장이 높아지고 주민들이 동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로셸은 17세기 종교 박해를 피해 프랑스 라로셸 지역에서 온 신교도들이 건설했다. 현재 유대계 주민은 약 17%이다. 3일 뉴욕 맨해튼에서 일하는 뉴로셸 거주 50대 남성 변호사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광범위한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됐다. 이튿날 이 변호사의 아내, 두 자녀, 그를 차에 태우고 병원으로 간 이웃 등 9명이 감염됐다. 변호사가 다닌 ‘영 이스라엘’ 유대교 예배당의 랍비도 양성 반응을 보였다. 유대교 성인식 ‘바트 미츠바’와 유대교 안식일 예배에 참석한 교인들에게 14일간 자가 격리 조치가 내려졌지만 지역사회 확산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뉴욕주 전체에서도 코로나19 감염자가 전날보다 31명 증가한 173명으로 늘었다. 뉴욕시에서 36명, 뉴로셸이 있는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에서 108명이 발생했다. 뉴로셸은 맨해튼의 교통 거점인 그랜드센트럴역에서 약 27km 떨어져 있고, 맨해튼 통근자들이 상당수 거주한다. 이 때문에 ‘통근 열차’를 타고 맨해튼을 오가는 주민들에 의해 뉴욕 전체에 코로나19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웨스트체스터 카운티 주민 A 씨는 “열차를 타고 맨해튼으로 출퇴근하는 것이 불안하다. 재택근무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맨해튼에 있는 유엔본부는 일반인 방문을 금지하기로 했다. 미국 전체의 코로나19 확산 속도도 빠르다. 미국 내 코로나19 환자는 전날보다 283명 늘어 1015명으로 집계됐고, 사망자는 5명 늘어 31명이 됐다. 지역사회 확산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콜로라도, 노스캐롤라이나주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미국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비상령을 내린 주는 모두 15곳으로 늘었다. 지역별로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대책이 이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확진자가 가장 많은 워싱턴주의 제이 인즐리 주지사는 11일 시애틀 지역에서 250명 이상이 모이는 종교 및 연예 행사 등의 금지를 발표하기로 했다.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카운티도 1000명 이상 모이는 대규모 행사를 금지했다. CNN은 4월에 열릴 예정인 대표 음악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 아트페스티벌’은 10월로 연기될 것이라고 전했다. 요양시설에서 감염자가 다수 발생한 워싱턴주는 요양시설 방문자를 제한하고 모든 직원을 검사하기로 했다. 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 구글은 10만 명에 달하는 북미 지역 전 직원에게 한 달간 재택근무를 권고하는 강도 높은 조치를 내놨다. NYT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경기 부양을 위해 연말까지 급여세(근로소득세)를 완전히 면제해주는 최대 8000억 달러(약 950조 원)의 감세안을 제시했지만 의회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집권 공화당은 광범위한 감세로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사람과 기업까지 혜택을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세금 납부 연기 등을 대안으로 거론한다. 야당 민주당은 노동자와 환자를 위한 실직 수당, 유급 병가, 환자 진단 및 치료비 지원 등을 선호하고 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202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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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 외곽 유대교 밀집지서도 코로나19 집단감염…‘차단 지역’ 지정 軍 투입

    미국 최대 도시 뉴욕 외곽의 유대교 신자 밀집지인 뉴로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집중적으로 발생해 이 지역이 ‘차단 지역’으로 선포됐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주 방위군까지 투입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10일(현지 시간) “뉴로셸을 12~25일 차단 지역으로 지정한다”며 “이는 죽고 사는 문제이며 이곳을 위한 특별한 공중 보건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환자가 다수 발생한 뉴로셸의 유대교 예배당 ‘영 이스라엘 오브 뉴로셸’ 반경 1마일(약 1.6km) 내의 학교와 종교시설 등이 모두 문을 닫는다. 주 방위군은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음식 전달 및 방역 작업 등에 투입된다. 8만여 명의 주민에 대한 이동 제한이나 거리 폐쇄 명령은 내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거리에 군복을 입은 주 방위군이 등장하게 되면 긴장이 높아지고 주민들이 동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로셸은 17세기 종교 박해를 피해 프랑스 라로셸 지역에서 온 신교도들이 건설했다. 현재 유대계 주민은 약 17%이다. 3일 뉴욕 맨해튼에서 일하는 뉴로셸 거주 50대 남성 변호사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광범위한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됐다. 이튿날 이 변호사의 아내, 두 자녀, 그를 차에 태우고 병원으로 간 이웃 등 9명이 감염됐다. 변호사가 다닌 ‘영 이스라엘’ 유대교 예배당의 랍비도 양성 반응을 보였다. 유대교 성인식 ‘바트 미츠바’와 유대교 안식일 예배에 참석한 교인들에게 14일간 자가 격리 조치가 내려졌지만 지역사회 확산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뉴욕주 전체에서도 코로나19 감염자가 전날보다 31명 증가한 173명으로 늘었다. 뉴욕시에서 36명, 뉴로셸이 있는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에서 108명이 발생했다. 뉴로셸은 맨해튼의 교통 거점인 그랜드센트럴역에서 약 27km 떨어져 있고, 맨해튼 통근자들이 상당수 거주한다. 이 때문에 ‘통근 열차’를 타고 맨해튼을 오가는 주민들에 의해 뉴욕 전체에 코로나19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웨스트체스터 카운티 주민 A 씨는 “열차를 타고 맨해튼으로 출퇴근하는 것이 불안하다. 재택근무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맨해튼에 있는 유엔본부는 일반인 방문을 금지하기로 했다. 미국 전체의 코로나19 확산 속도도 빠르다. 미국 내 코로나19 환자는 전날보다 278명 늘어 1010명으로 집계됐고, 사망자는 5명 늘어 31명이 됐다. 지역사회 확산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콜로라도, 노스캐롤라이나주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미국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비상령을 내린 주는 모두 15곳으로 늘었다. 지역별로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대책이 이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확진자가 가장 많은 워싱턴주의 제이 인즐리 주지사는 11일 시애틀 지역에서 250명 이상이 모이는 종교 및 연예 행사 등의 금지를 발표하기로 했다.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카운티도 1000명 이상 모이는 대규모 행사를 금지했다. CNN은 4월로 예정인 대표 음악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아트페스티벌’은 10월로 연기될 것이라고 전했다. 요양시설에서 감염자가 다수 발생한 워싱턴주는 요양시설 방문자를 제한하고 모든 직원을 검사하기로 했다. 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 구글은 10만 명에 달하는 북미 지역 전 직원에게 한 달간 재택근무를 권고하는 강도 높은 조치를 내놨다. NYT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경기 부양을 위해 연말까지 급여세(근로소득세)를 완전히 면제해주는 최대 8000억 달러(약 950조 원)의 감세안을 제시했지만 의회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집권 공화당은 광범위한 감세로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사람과 기업까지 혜택을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세금 납부 연기 등을 대안으로 거론한다. 야당 민주당은 노동자와 환자를 위한 실직 수당, 유급 병가, 환자 진단 및 치료비 지원 등을 선호하고 있다. 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 202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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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위기보다 심각한 복합위기” 각국 부양카드 총동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시작된 글로벌 경제의 이상 징후가 ‘퍼펙트 스톰’(여러 악재가 겹친 초대형 경제위기)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징후가 잇따르고 있다. 생산, 소비, 금융의 동시다발적 복합 위기에 화들짝 놀란 세계 각국은 잇따라 경기 부양책을 내놓으며 방어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간)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기자회견에서 경제에 미칠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급여세(근로소득세) 인하, 중소기업 대출, 시급 노동자 지원 등의 조치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10일 중소기업 등에 4300억 엔(약 4조9000억 원)을 지원하는 긴급 대응책을 내놓았다. 중국도 ‘신(新)인프라’ 투자 확대 가속화 등 대대적인 경기 부양에 나섰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유럽에서는 독일이 124억 유로(약 16조9000억 원) 규모의 공공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탈리아도 추가경정예산으로 75억 유로를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세계 각국이 긴급 대응에 나선 것은 코로나19 확산이 글로벌 경제위기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현실화하고 있어서다. 특히 이번 위기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실물경제 위축, 국가 간 교역 축소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연결되고, 그 결과 실물경제가 다시 위축되는 악순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그럼에도 초저금리와 양적 완화, 중국의 성장으로 위기를 돌파했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달리 대응 카드가 마땅치 않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금융위기는 돈 풀기로 극복이 가능했지만 코로나19 사태는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점에서 금융위기보다 더 심각한 위기로 번져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김동혁 기자}

    • 202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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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피해 기업 대출지원-저소득층 유급병가 거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달리 금융 시장보다 생산과 소비 등 실물경제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정부의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9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 경제참모들은 지난 주말 12∼15개의 조치를 담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경기부양 패키지를 준비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3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했지만 공급망 차질에 따른 기업 부담과 소비 부진을 직접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보고 정부가 재정을 동원한 경제 살리기에 팔을 걷고 나선 것이다. 백악관이 10일 의회와 협의를 거쳐 내놓을 경기 부양책은 중소기업에 대한 유동성 공급과 저소득층 소득 지원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기업들을 위한 감세와 대출 지원, 저소득층 노동자의 유급 병가(病暇) 지원 등이 거론된다. 무보험 저소득층 환자를 위한 진단비와 치료비 지원도 있다. 코로나19로 관광산업이 타격을 받은 일본 이탈리아와 제조업 강국인 독일은 기업 부실이 금융 부문으로 전이될 것을 우려해 기업 지원책을 내놨다. 프랑스는 유럽연합(EU) 차원의 공동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에 직면하자 인프라 투자를 통한 경비 부양책을 다시 꺼냈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다음 달까지 기준금리를 2015년의 ‘제로(0) 금리’ 수준으로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뉴욕=박용 parky@donga.com / 파리=김윤종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2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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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9개州 코로나 비상사태 선포… 국책硏 “지역봉쇄 배제 못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미국 50개 주 중 9개 주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국무부도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크루즈선 여행 금지를 경고해 미국 내 코로나 대유행(팬데믹)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8일 기준 비상사태를 선포한 주는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3950만 명)를 비롯해 플로리다(2150만 명·3위), 뉴욕(1950만 명·4위), 워싱턴, 켄터키, 메릴랜드, 유타, 오리건, 인디애나이다. 캘리포니아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와 2위 텍사스(2830만 명)의 주도(州都) 오스틴은 지역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펜실베이니아(1280만 명·5위)는 재난을 선포했다. CNN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를 기준으로 9일 오전 2시 기준 미국인 환자가 564명이라고 전했다. 사망자는 워싱턴(19명), 플로리다(2명), 캘리포니아(1명) 등 3개 주에서 22명이 확인됐다. 수도 워싱턴에서는 유명 성공회 목사인 티머시 콜이 확진 판정을 받아 해당 교회가 150년 만에 8일 일요 예배를 중단했다. 이 교회는 백악관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에 위치한 데다 정부 고위직 등 워싱턴 상류층이 대거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이탈리아의 북부지역 봉쇄 같은 조치를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바이러스가 확산된다면 어떤 일도 가능하다”고 했다. 크루즈선 집단 감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항구 인근 해안에 정박 중인 ‘그랜드 프린세스’호는 9일 오클랜드항에 이동했다. 탑승객들은 군 기지 등으로 옮겨져 14일간 격리된다. 이 배에 탑승했던 선원이 옮겨 탄 ‘로열 프린세스’호와 ‘리걸 프린세스’호 역시 이들의 검진 결과가 나올 때까지 운항이 중지됐다. 국무부는 트위터에 “미국 시민, 특히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크루즈선 여행을 해선 안 된다. 정부가 최근 몇 주간 전세기를 동원해 일부 크루즈선 승객들을 대피시켰지만 항상 그럴 수는 없다”고 밝혔다. 11월 대선을 앞둔 미 정치권에도 비상이 걸렸다. 수많은 지지자들이 몰리고 악수 등 신체 접촉이 불가피한 유세 현장의 특성상 이곳이 코로나19 확산의 온상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미 지난달 말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참석자 중 양성 환자가 등장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74),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9), 조 바이든 전 부통령(78) 등 양당의 주요 주자가 모두 고령이어서 코로나19 위협에 취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후보 추대가 확정적인 집권 공화당과 달리 흥행몰이가 중요한 야당 민주당이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후보와 샌더스 후보의 양자대결 구도를 7월 전당대회 전까지 끌고 가 유권자와 언론의 관심을 극대화하려고 했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의미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7월 13∼16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예정된 전당대회의 연기를 거론하는 말까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트위터에 “일찌감치 세계 특정 지역으로의 여행을 금지시키는 등 선제적 조치를 취해 수많은 생명을 살렸다. 미국의 대응은 세계에서 가장 강경한데도 수많은 가짜뉴스가 난무하고 있다”며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는 주류 언론을 공격했다.뉴욕=박용 parky@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202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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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확진자 급증에 9개주 ‘비상사태’ 선포…크루즈선 집단감염 우려 고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미국 50개주 중 9개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국무부도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크루즈선 여행 금지를 경고해 미국 내 코로나 대유행(팬데믹·Pandemic)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8일 기준 비상사태를 선포한 주는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3950만 명)를 비롯해 플로리다(2150만 명·3위), 뉴욕(1950만 명·4위), 워싱턴, 켄터키, 메릴랜드, 유타, 오리건, 인디애나다. 캘리포니아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와 2위 텍사스(2830만 명)의 주도(州都) 오스틴은 지역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펜실베이니아(1280만 명·5위)는 재난을 선포했다. CNN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를 기준으로 9일 오전 2시 기준 미국인 환자가 564명이라고 전했다. 사망자는 워싱턴(18명), 플로리다(2명), 캘리포니아(1명) 등 3개 주에서 21명이 확인됐다. 수도 워싱턴에서는 유명 성공회 목사인 티머시 콜이 확진 판정을 받아 해당 교회가 150년 만에 8일 일요 예배를 중단했다.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이탈리아의 북부지역 봉쇄 같은 조치를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바이러스가 확산된다면 어떤 일도 가능하다. 누구도 들어오거나 나가지 못하는 것이 가혹한 조치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했다. 크루즈선 집단 감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항구 인근 해안에 정박 중인 ‘그랜드 프린세스’호는 9일 오클랜드항에 정박했다. 탑승객들은 군 기지 등으로 옮겨져 14일간 격리된다. 이 배에 탑승했던 선원이 옮겨 탄 ‘로열 프린세스’호와 ‘리걸 프린세스’호 역시 이들의 검진 결과가 나올 때까지 운항이 중지됐다. 국무부는 트위터에 “미국 시민, 특히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크루즈선 여행을 해선 안 된다. 정부가 최근 몇 주 간 전세기를 동원해 일부 크루즈선 승객들을 대피시켰지만 항상 그럴 수는 없다”고 밝혔다. 11월 대선을 앞둔 미 정치권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말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참석자 중 양성 환자가 나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74),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9), 조 바이든 전 부통령(78) 등 양당의 주요 주자가 모두 70대 고령이어서 코로나19 위협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후보 추대가 확정적인 집권 공화당과 달리 흥행 몰이가 중요한 야당 민주당이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후보와 샌더스 후보의 양자대결 구도를 7월 전당대회 전까지 끌고 가 유권자와 언론의 관심을 극대화하려고 했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의미다. 이미 12일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노동단체 주최 행사가 전격 취소됐다. 이 자리에는 샌더스와 바이든 후보 모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었다. 인터넷매체 데일리비스트는 민주당 일각에서 7월 13~16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예정된 전당대회의 연기를 거론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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