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원

고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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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고재원 기자입니다.

jawon1212@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과학일반57%
산업23%
우주/천체7%
경제일반7%
동식물3%
인물/CEO3%
  • 현금 두둑한 지갑 주웠다면… 당신은 어떻게?

    누구나 한 번쯤 잃어버린 지갑을 주워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지갑을 돌려주기 위해 경찰서를 찾을 수도 있지만, 지갑 속 현금을 보고 나쁜 유혹에 빠질 수도 있다. 선택의 갈림길은 지갑 안에 든 돈의 액수에 따라 달라질까? 지금까지는 현금이 많을수록 지갑을 돌려주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설로 통했다. 지갑을 돌려줬을 때보다 돌려주지 않았을 때 편익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이를 뒤집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금이 많이 들어있는 지갑일수록 오히려 주인에게 되돌아갈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 미시간대 앨런 콘 교수 연구팀은 지갑에 돈이 많이 들어 있을수록 지갑이 주인에게 반환될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20일자에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정직성이 종종 욕망과 충돌한다고 보고 있다. 길에서 주운 지갑만 해도 들어있던 현금을 훔쳐 개인의 편익을 취할지 아니면 주인에게 돌려줘서 정직함을 지킬지 내적 갈등에 휩싸인다. 이런 개인들의 정직성은 사회 정의의 척도로 활용되기도 한다. 연구팀은 세계 40개 국가, 355개 도시에서 사회의 정직성을 평가하는 실험을 2013년 7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진행했다. 모두 1만7303개의 지갑을 준비한 다음 이들 도시의 은행과 영화관, 박물관, 우체국, 호텔, 경찰서 등에서 지갑을 주운 척한 뒤 지나가는 행인에게 주인을 찾아달라고 요청하는 시험을 진행했다. 각각의 지갑에는 현금과 지갑 주인의 e메일 주소가 적힌 명함을 넣어뒀다. 아예 현금을 넣지 않은 지갑부터 13.45달러(약 1만5600원), 94.15달러(약 10만 원)를 넣은 지갑을 준비했다. 시장 환경과 경제력에 따라 국가마다 금액을 일부 다르게 했다. 그런 다음 행인이 반환 의사를 담은 e메일을 보내는지 기다렸다. 100일 후 집계한 결과에서 40개국 중 38개국에서 지갑 속에 현금이 많이 들어 있을수록 반환 의사를 밝히는 e메일을 많이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멕시코와 페루에서는 돈이 많을수록 반환 의사를 밝혀온 e메일이 적게 도착했다. 40개국의 회수율을 취합한 결과 돈이 들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40%, 돈이 들어 있지만 적은 경우 51%, 돈이 많은 경우 72%가 e메일을 보내왔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대체로 유럽 국가들이 아시아, 남미 지역보다 액수에 상관없이 지갑을 돌려주겠다고 메일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지갑에 돈이 없는 경우에는 스위스(73%)와 노르웨이(70%), 덴마크·네덜란드(68%) 순으로 반환 의사를 보낸 메일이 많았다. 돈이 있는 경우에는 덴마크에서 82%가 반환 메일을 보냈고, 스웨덴 81%, 스위스 79%, 체코 78%가 반환 의사를 표시했다. 중국은 돈이 없는 경우 7%만이 메일을 보내 꼴찌를 기록했다. 돈이 들어 있는 지갑을 습득한 경우에도 21%만이 반환 메일을 보내와 페루(13%), 멕시코(18%) 다음으로 정직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실험에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콘 교수는 “일반화할 순 없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남을 생각한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도둑질에 대한 편익 욕구보다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또 도둑으로 보이고 싶지 않은 심리적 압박과 자신의 이미지에 대한 걱정이 경제적인 요소보다 더 크게 작용해 사회 정직성을 높이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 2019-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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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형 혈액을 O형으로 바꾸는 기술 나왔다

    효소를 이용해 A형 혈액을 모두에게 수혈 가능한 O형 혈액으로 바꾸는 기술이 개발됐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수혈용 혈액 부족 문제를 완화해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티븐 위더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화학과 교수팀은 효소를 활용해 A형 혈액의 항원 단백질을 O형 혈액으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해 그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미생물학’ 10일자에 발표했다. 외상이나 수술로 인한 혈액 부족, 혈액의 성분을 파괴하는 용혈성 질환, 혈액 내 필요 성분을 만들지 못하는 백혈병이나 혈우병의 경우 다른 사람의 혈액을 받아 치료하는 시술이 필요하다. 혈액은 적혈구 표면에 있는 항원 단백질의 유무 또는 조합에 따라 A형, B형, AB형, O형으로 분류되는데 같은 혈액형끼리 수혈이 가능하다. O형 혈액만이 A형, B형, AB형 환자에게 수혈할 수 있다. O형 혈액이 세포 표면에 항원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혈액형의 혈액이 합쳐질 경우 적혈구는 파괴되고 혈액은 굳어버린다. 항원항체결합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항원항체결합반응은 항원과 항체 사이에 일어나는 특이 반응 및 현상을 뜻한다. A형 혈액은 A형 항원과 B형 항체를 갖고 있고 B형 혈액은 반대로 B형 항원과 A형 항체를 갖고 있다. 만약 A형 혈액과 B형 혈액이 합쳐지면 항원항체결합반응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모두에게 수혈 가능한 O형 혈액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4년 동안 A형 혈액의 항원을 제거하는 효소를 연구했다. 4가지 혈액 중 A형 혈액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것은 A형 혈액이 수혈용 혈액의 약 3분의 1로 비교적 많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일부 장내 미생물이 소화기관 벽에 붙어있는 ‘뮤신’을 분해해 섭취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뮤신은 점막에서 분비되는 점액물질로 적혈구의 항원과 유사하다. 연구팀은 대변 샘플에서 장내미생물을 수집해 뮤신을 분해하는 효소 2종류를 찾아냈다. A형 혈액에 효소를 투입한 결과, A형 항원이 제거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위더스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혈액의 공급량을 늘려 혈액 부족 사태를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효소가 A형 항원을 완벽히 제거하는지 혹은 다른 부분에 영향을 주진 않는지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 2019-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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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 역대 최고치… 지구 온난화 가속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인류 역사상 최고점을 기록했다. 지구 온난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CNN 등 주요 외신은 미국 하와이 마우나로아 관측소가 11일(현지 시간) 측정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415.26ppm(1ppm은 100만분의 1)으로 1958년 관측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14일 보도했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는 유리온실처럼 지표면에 열을 가두어 지구 평균 기온을 높인다. 과학자들은 지구 역사상 이산화탄소 농도가 가장 높았던 시기를 약 300만 년 전 플라이오세로 추정한다. 당시 이산화탄소 농도는 310∼400ppm이었다. 이 시기에 만들어진 얼음 속에 들어있는 대기에서 이산화탄소 함량과 밀도를 측정한 결과다. 마우나로아 관측소는 1958년부터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했다. 대기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깨끗하며 구름보다 고도가 높아 날씨와 같은 외부 영향이 적다. 또 북반구와 남반구를 가르는 적도에 위치해 측정값이 전 세계 대기관측소 측정값 평균과 비슷하다. 이산화탄소 농도는 2013년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400ppm을 넘긴 뒤 줄곧 상승해 왔다. 이산화탄소 측정 책임자인 랠프 킬링 미국 스크립스해양연구소 교수는 “화석 연료의 지속적인 사용과 엘니뇨 현상으로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의 수온이 올라가는 현상이다. 일각에서는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북극해 입구 인근 지역인 러시아 아르한겔스크의 기온이 29도까지 치솟았다. 이는 평년 기온 섭씨 12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킬링 교수는 “최근 몇 년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 속도가 ‘최고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 2019-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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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리안 1호 해양관측 데이터로 ‘한반도 지구온난화 영향’ 밝힌다

    국내 최초 정지궤도위성 ‘천리안 1호’가 최근 10년간 수집한 해양관측 데이터를 활용해 한반도 주변의 지구온난화 영향을 파악하는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지표가 아닌 우주에서 플랑크톤의 변화를 장기간 관측해 해양의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 변화를 분석하고 기후 변화 요인을 찾아내겠다는 계획이다. 2010년 6월 발사된 천리안 1호는 한반도 3만5800km 상공에 머물며 기상 예측과 해양 감시, 통신 실험을 하고 있다. 유주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위성센터장팀은 천리안 핵심 탑재체인 ‘해양관측탑재체(GOCI)’가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에 착수한다고 9일 밝혔다. 천리안1호에 실린 GOCI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가로 2500km, 세로 2500km 영역의 해양을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루 8차례 관찰하고 있다. 가로 500m, 세로 500m를 한 점으로 인식한다. GOCI가 감지할 수 있는 빛은 총 8개 파장대의 빛으로 가시광선 영역 6개, 근적외선 영역 2개로 구분된다. 가시광선 영역으로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가지고 있는 엽록소(클로로필-a), 용존 유기물 등이 갖는 고유의 빛을 관측한다. 유 센터장은 “약 10년 동안 누적된 데이터 자료를 분석해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미치는 해양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며 “해수 온도가 높아지면 식물성 플랑크톤이 많아지는데 이를 일주일 단위로 산출해 1년간 변화나 양상을 찾아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닷물의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은 지구 온난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해양 식물플랑크톤은 광합성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온실가스 농도를 낮춘다. 식물성 플랑크톤이 1차로 생산한 유기물은 해양 표층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돼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으로 방출하거나 심해저로 운반한다. 유 센터장은 “지구는 육지, 해양, 대기가 서로 밀접하게 상호작용 하는 행성 시스템”이라며 “특히 지구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인 지구온난화는 대기와 해양, 심해저로 이어지는 탄소의 순환에 좌우된다”고 말했다. 천리안 1호에 실린 GOCI는 1년에 약 40TB(테라바이트)에 이르는 관측 데이터를 생성하고 있다. 현재까지 확보한 해양관측 데이터만 약 2PB(페타바이트·1PB는 1000테라바이트)에 달한다. 연구팀은 최근 10년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한반도 주변의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서 ‘괭생이모자반’이 늘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괭생이모자반은 열대성 해조류로 어선 항해 및 조업에 지장을 주고 해안가 경관을 훼손하는 골칫거리다. 연구팀에 따르면 2010년 GOCI가 촬영한 사진에서 보이지 않던 괭생이모자반이 2015년을 기점으로 매년 남해안과 제주 지역 해안에서 관찰됐다. 한반도도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 온도 상승의 예외 지역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천리안 1호는 자전 속도와 같은 속도로 지구 주변을 돌기 때문에 마치 한 위치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한반도 상공에 계속 머물면서 주변 해양의 다양한 환경을 실시간으로 관측할 수 있는 이유다. 유 센터장 연구팀은 2012년 바다에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선박을 GOCI를 통해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액체 투기물이 해수면에 퍼지는 형태를 실시간으로 관측한 결과다. 유 센터장은 “매시간마다 GOCI가 당시 모습을 촬영해 마치 동영상처럼 항적을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천리안 1호는 설계수명 7년을 훨씬 뛰어넘어 2020년 4월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천리안 1호와 바통을 이어받은 후속 위성인 천리안 2A호는 지난해 12월 5일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의 쿠루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천리안 2A호의 쌍둥이 위성인 2B호는 최근 발사가 내년으로 연기됐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 2019-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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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D 팬케이크 만들고 마술공연 보러 가자!

    어린이날을 맞아 미래식량으로 꼽히는 식용 곤충을 활용해 쿠키를 만들어 보는 이색 가족 체험 프로그램이 도심에서 열린다. ‘놀이 속 숨은 과학 찾기’를 주제로 거대 비눗방울 놀이, 3D 팬케이크 프린팅 놀이를 하며 마음껏 야외에서 뛰어노는 팝업 놀이터도 열린다. 4일부터 6일까지 서울 종로구 와룡동 국립어린이과학관에서는 ‘2019 사이앤조이 페스티벌’이 열린다. 어린이과학관 옥상과 일부 실내 공간에 문을 여는 과학 팝업 놀이터는 놀이와 과학 체험을 결합한 간이 놀이 공간이다. 과학관 측은 옥상에 거대한 비눗방울을 직접 불고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를 설치하고 실내에는 3D 프린터 원리를 응용해 팬케이크를 만드는 코너를 마련했다. 과학 구연동화와 과학 마술공연도 진행된다. 어린이과학관 2층 사이언스랩에서 아이들에게 친숙한 공룡, 똥, 개구리를 소재로 과학동화 구연이 진행된다. 1층 과학극장에선 체험형 과학마술 공연인 ‘호야 박사의 신비한 과학실험실’을 통해 빛, 기압, 정전기의 원리를 알려준다. 이 밖에도 태양 관측, 공기대포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될 예정이다. 어린이날 당일 경기 과천과 대전, 대구, 부산, 광주의 국립과학관들도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했다. 국립과천과학관은 로봇공학자인 데니스 홍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를 초청해 로봇 강연을 연다. 국립부산과학관은 ‘어린이날 체험 한마당’을 열어 풍력자동차·보트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과 과학 애니메이션 상영회를 진행한다. 국립대구과학관도 ‘어린이 과학문화 한마당’을 열고 움직이는 공룡 모형을 전시하고 보물찾기 행사를 한다.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 2019-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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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라스틱 OUT! 빨대의 ‘착한 변신’

    2015년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중미 코스타리카 해변에서 구조된 바다거북의 모습을 담은 8분짜리 영상이 올라왔다. 한쪽 코에 플라스틱 빨대가 박힌 채 괴로워하는 거북을 인근을 지나던 해양학자들이 발견해 빨대를 뽑아주는 모습은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영상은 단순히 충격만 준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 변화를 가져왔다. 일상생활에서 아무렇게나 쓰고 버리던 플라스틱 빨대가 영구 퇴출 대상 1순위에 오른 것이다. 각국 정부는 앞다퉈 플라스틱 빨대 퇴출에 소매를 걷어붙이고 있다. 플라스틱 빨대 퇴출을 선언한 글로벌 기업만 스타벅스 맥도널드를 포함해 40곳이 넘는다. 수천 년간 사용해온 빨대 자체를 일상에서 퇴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빨대는 기원전 5000년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살던 수메르인이 맥주를 찌꺼기 없이 마시기 위해 짚으로 만든 것이 시초다. 이후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음료의 맛과 온도를 확인하고, 흘리지 않고 마시기 위해 사용하는 등 용도가 확대됐다. 플라스틱 빨대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처음 등장했다. 잘 썩는 천연재료 대신 오래 쓰고 값싼 석유화학 제품이 대량 공급되기 시작한 것이다. 환경매체 솔리드웨이스트앤리사이클링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연간 1825억 개의 플라스틱 빨대가 소모되고 있다. 최근 과학자들과 기업들은 안 썩는 플라스틱 대신 잘 썩는 생분해성 재료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유기물질이 미생물에 의해 완전히 분해되는 현상을 활용해 완전히 분해되는 빨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종이부터 쌀, 옥수수전분, 파스타 등 다양한 생분해성 재료들로 만든 빨대 제품들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이달 초 땅에 묻으면 6개월 이내에 100%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바이오플라스틱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사탕수수와 볏짚, 옥수수를 이용해 분자 구조가 단순한 일종의 단위물질을 만들었다. 다음 단계로 석유에서 추출한 부산물을 연결해 블록을 길게 이은 형태의 고분자물질을 만들었다. 연구진은 이를 이용하면 플라스틱 빨대와 비닐봉투를 대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친환경 기술을 표방한 벤처기업들도 플라스틱을 대체할 빨대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국내 벤처회사인 스노우맨은 커피 찌꺼기를 재료로 빨대를 만들었다. 원두에서 커피를 내리면 99.8%는 찌꺼기로 남는데 대부분 그냥 버려진다. 커피 찌꺼기에는 탄소와 질소, 인이 풍부해 퇴비로 쓸 만큼 친환경적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그냥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는 한 해 13만 t에 이른다. 김병용 스노우맨 대표는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와 함께 커피 찌꺼기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생분해성 빨대 재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빨대는 사용 후 1년 안에 모두 썩어 땅에 흡수된다”고 말했다. 벤처 회사 하이그린은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빨대를 개발했다. 옥수수 전분 빨대는 외관상으로는 플라스틱 빨대와 구별이 안 되고 생산 단가가 저렴하다. 김범래 하이그린 대표는 “옥수수 전분은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플라스틱을 대체할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며 “빨대가 꽂힌 바다거북 영상이 확산되면서 빨대에 적용할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식용으로도 쓰이는 해조류인 우뭇가사리를 이용한 빨대도 등장했다. 이현태 자연에버리다 대표는 “우뭇가사리는 플라스틱 빨대와 외형과 질감, 탄성이 거의 똑같다”며 “저온이나 고온에서도 오랜 시간 형태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빨대 퇴출 움직임과 함께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세계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 규모가 2018년 30억 달러(약 3조4764억 원)에서 2023년 61억 달러로 연평균 15.1%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유럽바이오플라스틱협회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생산량은 2022년 108만6000t으로 2017년보다 50%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친환경 빨대는 아직까지 기술적 한계가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부터 전국 1200여 개 매장에 종이 빨대를 전면 도입했지만 물을 먹어 눅눅해지거나 종이가루 같은 이물질이 나온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옥수수 전분 빨대도 부러지는 한계가 있고 우뭇가사리 역시 장기간 물에 놔두면 녹는다. 영국의 빨대 공급 업체 트랜센드 패키징은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업계가 발전하면 제품도 진화하듯 원재료가 개선되면서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 2019-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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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대전화 전자파흡수율, 국제 권고치 10% 이하”

    18일 영국의 데일리메일 등 외신과 일부 국내 언론에서 “전 세계 과학자 247명이 무선 이어폰, 특히 애플의 ‘에어팟’에서 발생하는 비이온화 전자기장(EMF)이 암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고 유엔과 세계보건기구(WHO)에 호소문을 제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기사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 널리 공유되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오보였다. 해당 기사의 원문이 된 외신 기사들이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됐다는 지적이 나왔고 제출된 호소문도 4년 전 것으로 확인됐다. 특정 제품이나 제조사 역시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사를 보도한 언론사는 정정보도문을 게재하며 오보를 사과했다. 무선 이어폰 전자파 논란은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무선 전자기기에 대한 사람들의 높은 관심을 알게 해 줬다. 실제로 무선 전자기기 사용이 늘면서 전자파 노출이 더 많아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미 WHO가 30년 동안 전 세계에서 이뤄진 2만5000건 이상의 연구 결과를 종합해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불안한 맘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선 전자기기 전자파, 정말 괜찮은 걸까.○ WHO “전자파 유해론 근거 없어” 전자파 유해론은 4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잡지 ‘뉴요커’에 석면 등 환경과 건강, 역학에 대한 기사를 자주 쓰던 폴 브로더 기자는 1976년 ‘마이크로파’라는 시리즈 기사를 썼다. 당시 아직 낯설고 새로운 존재였던 전자파를 자신의 주특기인 건강 위험과 연결 지은 기사다. 그는 “미국인들은 위험한 수준의 마이크로파에 노출돼 있고, 배후에는 국방부와 전자업체의 음모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로 미국에서 전자파 유해론이 큰 힘을 받기 시작했다. 브로더 기자는 1977년 관련된 책을 내고 1989년에도 극저주파 전자파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기사를 쓰며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기사의 내용은 기우로 밝혀졌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전자파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 채 쓴 엉터리 기사”라며 “브로더 기자가 일으킨 전자파 논란은 세계적으로 유행을 했고, 1990년대에 바다 건너 한국에도 와 지금까지 끈질기게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브로더 기자가 기사를 쓸 때엔 전자파의 영향을 검증할 충분한 연구 결과가 쌓이지 않았다. 따라서 당시로서 ‘사전 예방’ 차원에서 누군가 제기해 볼 수 있는 문제였다고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WHO는 여러 해에 걸쳐 방대한 양을 연구했고, “낮은 수준의 전자파가 생물학적 영향을 유발할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어느 화학물질보다 증거가 탄탄히 쌓여 있다”며 논쟁의 대상이 아니라고 할 정도로 확신이 강하다. ○ “무선이어폰 전자파 휴대전화보다 낮아” 전자파는 자연에 없는 특이한 현상이 아니다. 태양이나 지구의 자기장 등 자연에서도 발생한다. 부엌의 가스레인지 등 일상에서도 흔하게 나온다. 휴대전화, 기지국, 가전제품, 전선에서만 나오는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뜻이다. 우리가 항상 접하는 빛(가시광선)과 라디오 전파, 병원에서 찍는 X선은 다 전자파의 다른 모습이다. 전자파의 정확한 명칭은 ‘전자기파’인데, 빛을 이루는 알갱이(광자)가 마치 파도가 치듯 주기를 갖고 빛의 속도로 뻗어 나가는 현상을 의미한다. 빛 알갱이의 파도가 잘게, 자주 치면(파장이 짧으면) 자외선이나 X선이 된다. 이들은 물질의 화학 결합을 끊는 힘을 지닌 ‘이온화방사선’으로 건강 영향이 있을 수 있다. 강한 햇빛 속 자외선에 피부가 타는 것도 이런 영향의 일부다. 반대로 파도가 크게, 가끔 치면(파장이 길면) 적외선이나 마이크로파, 라디오파가 된다. 이들은 화학 결합을 끊는 힘이 없다. 무선 이어폰이나 휴대전화 등 무선 전자기기에 쓰이는 전자기파는 다 마이크로파에 속한다. 무선 이어폰도 마찬가지다. WHO가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밝힌 전자파는 바로 무선 전자기기에 사용되는 마이크로파다. 이 교수는 “통신용 마이크로파가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는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문제가 없다고 확실히 검증됐다”며 “이미 우리 주변에 수많은 통신용 마이크로파가 지나다니고 있는 만큼 추가로 무선 이어폰을 가까이 가져간다고 해서 추가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전파 분야 국내 유일의 국가연구기관인 국립전파연구원도 “시중에 유통되는 무선 이어폰의 전자파는 휴대전화보다 낮은 수준으로 안심하고 사용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전파연구원은 휴대전화, 무선 헤드셋, 스마트워치, 디지털카메라와 같이 인체에 근접해서 사용하는 휴대용 송신 무선설비의 전자파흡수율을 측정하고 관리한다. 전자파흡수율은 인체에 흡수되는 전자파 양을 측정한 값이다. 체중 1kg에 흡수되는 전자파 에너지 양(W·와트)으로 나타낸다. 에너지 양을 기준으로 하는 이유는 전자파가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단이 결국 ‘열’이기 때문이다. 만약 전자파흡수율이 kg당 1W라면 인체는 kg당 1W의 전자파를 흡수한다. 체중 60kg의 사람이면 60W를 흡수한다는 뜻이다. 전자파흡수율의 국제 권고 기준은 kg당 2W이다. 2W는 꼬마전구 1, 2개를 1초 동안 켜는 에너지다. 한국은 이보다 엄격한 기준인 kg당 1.6W를 기준치로 정하고 있어 이 수치를 넘어서는 기기는 시중에 유통될 수 없다. 전파연구원은 “휴대전화의 전자파흡수율 최대 허용값은 kg당 0.2∼1.0W 정도이며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때에는 이 수치가 더 떨어진다”고 밝혔다. 무선 이어폰의 경우 최대 허용값이 kg당 0.2W이고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때에는 그 10분의 1 수준인 kg당 0.02W 선으로 더 낮아진다. 김기회 전파환경안전과 연구관은 “무선 이어폰은 인체 가까이에서 사용하는 기기지만, 안테나 출력이 5∼8mW(밀리와트·1mW는 1000분의 1W)로 고시에서 규정하는 기준치 20mW에 미치지 못한다. 아예 측정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무선 이어폰으로 음악을 많이 듣는데, 이 음악 데이터는 휴대전화가 전송한다. 이어폰은 수신만 하기 때문에 전자파가 발생하지 않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사용해도 된다”고 밝혔다. 현재 그나마 일각에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분야는 새로 등장한 전자기기를 장기간 이용할 때의 영향이다. 기존 WHO 등의 연구가 롱텀에볼루션(LTE)이 등장하기 전에 이뤄진 연구로, LTE 시대 이후의 휴대전화 전자파에 대해서 장기 연구가 추가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경우도 연구를 통해 건강 영향이 없다는 확실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과학적 검증 과정일 뿐, 실제로 건강 영향을 우려해서는 아니다. 한 예방의학과 교수는 “3세대(3G) 등 기존 전자파와 마찬가지로 LTE 역시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지만 사전 예방을 위해 과학적 연구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원 jawon1212@donga.com·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 2019-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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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계 1년 지났지만… ‘호킹 영향력’은 계속

    “발을 내려다보지 말고 고개를 들어 별을 바라보자.” 영국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마지막 저서로 알려진 ‘어려운 질문에 대한 간략한 답변’의 말미에 담긴 그의 조언이다. 비록 근육이 소실되고 척수 운동신경 다발이 굳어버리는 루게릭병에 걸려 몸은 자유롭지 못했어도 고개를 들어 항상 별을 바라보던 호킹이 숨을 거둔 지 1년이 지났다. 지난해 3월 14일 7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호킹은 우주론과 양자 중력 연구에 크게 기여하며 우주 과학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다. 블랙홀이 열복사를 방출한다는 사실을 밝혔고 일반상대성이론이 옳다면 우주 전체가 반드시 특이점에서부터 시작했을 것이란 이론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타계 이후에도 그의 영향력은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블랙홀에 대한 호킹의 마지막 논문이 논문 초고 온라인 등록사이트인 ‘아카이브’에 공개됐다. 2016년 당시 영국 케임브리지대 수학과 교수였던 그가 맬컴 페리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과 함께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 정보의 위치와 지속성을 연구한 결과를 담은 내용이다. 연구팀은 블랙홀의 경계면인 사건의 지평선에 정보가 저장될 것이라고 추측했다. 블랙홀 주변 광자들에 의해 블랙홀에 빨려간 정보가 기록될 수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부드러운 머리카락’이라고 지칭했다. 블랙홀에 들어간 정보의 손실 여부는 물리학자들의 첨예한 논쟁거리였다. 사실 호킹은 1983년 “블랙홀이 증발할 때 블랙홀 안에 있던 정보도 사라진다”고 했다가 2004년과 2015년 자신의 주장을 뒤엎고 “블랙홀에 정보가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블랙홀에 빨려간 정보가 사라질 수 있다고 가정한 것이 양자역학적 기본 원칙과 모순이라는 반론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명확한 해답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후대 과학자들은 우주 만물을 설명하는 단 하나의 공식인 ‘만물 이론’을 찾으려 노력 중이다. 지난해 4월에도 그의 사후 논문이 국제학술지 ‘고에너지물리학저널’에 발표됐다. 그는 다중우주의 존재를 인정했지만 무한대로 다중우주가 존재하지 않으며 존재할 가능성도 이전에 추정되던 것보다 낮아졌다고 주장했다. 다중우주 이론에 따르면 우주를 형성하게 한 급팽창이 우주의 다른 곳에서 영구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무한대로 우주가 있다. 급팽창으로 만들어진 우주는 그 형태가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물리학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우주가 어딘가에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호킹은 이 난제를 양자물리학과 끈 이론이란 수학적 기법을 이용해 물리학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우주가 없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다중우주가 존재하긴 하지만 같은 물리학의 법칙이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연구 이외에도 호킹은 여러 유산을 남겼다. 그가 사용하던 물품 22가지가 경매에 나왔다. 평생 타고 다녔던 전동 휠체어는 29만6750파운드(약 4억3600만 원)에 판매됐고 자필 서명이 들어간 1965년 작성한 케임브리지대 박사 학위 논문은 58만4750파운드(약 8억6000만 원)에 낙찰됐다. 총 수익금 1824만4375파운드(약 268억 원)는 호킹재단과 운동신경세포질환협회에 전액 기증됐다. 호킹을 기리기 위해 기념주화도 발행됐다. 13일 BBC는 영국 조폐국이 스티븐 호킹이라는 이름과 함께 블랙홀, 호킹복사 방정식(S=kc³A/4れG)을 새긴 7각형의 주화를 발행했다고 보도했다. 기념주화는 개당 10파운드(약 1만4850원)에 판매된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 2019-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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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 편한’ 고성능 캡슐내시경 국내서 개발

    식도와 위를 동영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전·후방 카메라가 달린 캡슐내시경(사진)이 식도와 위의 사진 24장을 1초 만에 전송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사람의 몸에 약한 전류를 흘려 정보 전달 매개체로 이용하는 데이터 전송 기술인 ‘인보디 인체통신 기술’을 활용해 초당 24장의 이미지를 고속으로 전송할 수 있는 고성능 캡슐내시경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캡슐내시경의 크기는 가로 1cm, 세로 3.1cm로 어른 손가락 한 마디 크기다. 내부에는 LED 램프와 두 대의 카메라, 배터리, 자석이 들어가 있다. 캡슐이 몸속을 이동하면서 촬영한 영상은 몸에 붙인 전극을 통해 수신기에 전송된다. 의사는 수신기가 받은 사진을 보며 외부 조종기로 캡슐내시경을 원격 조종할 수 있다. 이번 기술은 ETRI와 의료용품 개발기업 ‘인트로메딕’이 공동 개발했다. 인트로메딕은 지난해 7월 ETRI로부터 인체통신기술을 기술이전받았다. 박형일 ETRI SoC설계연구그룹 책임연구원은 “위치 제어, 데이터 전송 등이 기존 상용 제품보다 뛰어나다”며 “위와 식도 검사에 특화된 만큼 두 기관 질환 발병률이 높은 중국과 유럽 시장을 목표로 사업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 2019-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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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순하고 즉흥적인 트럼프式 말투 왜?

    ‘멋지다(Great)!’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다. 지난달 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았을 때도 썼고 지난해 11월 국제 유가가 하락했을 때도 “유가가 낮아지고 있다. 멋지다”고 트위터에 썼다. 그의 이런 단순하고 즉흥적인 말버릇은 종종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표현은 과거부터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자신감과 영향력을 표출하기 위해 사용해 왔던 말하기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제임스 페니베이커 미국 텍사스대 심리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뱉는 간단하고 즉흥적인 말들이 자신감과 영향력을 나타내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라는 분석 결과를 국제학술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12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미국 대통령 44명의 정치적 언어 습관을 분석하기 위해 관련 데이터를 수집했다. 1789년 조지 워싱턴 미 초대 대통령의 취임연설을 비롯해 이후 대통령들의 국정보고, 토론회, 신문 보도 내용을 포함했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미국의 대통령들이 ‘그것(It)’과 같은 비인칭대명사 대신 ‘당신(You)’이나 ‘우리(We)’ 같은 대명사를 쓰는 것은 자신감과 영향력을 표출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반대로 ‘그(The)’나 ‘의(of)’ 같은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분석적 언어 사용이라고 분류했다. 연구팀은 분석적 언어를 얼마나 많이 쓰느냐를 기준으로 점수를 매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사한 정치인들 중 44점으로 최하점을 기록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해당 분야에서 각각 82점과 69점을 얻었다. 반면 자신감과 영향력을 표출하는 언어 사용 분야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89점으로 최고점을 받았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평균점수가 64점임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다. 연구팀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언어 습관이 역대 대통령과 비교해 유별난 건 아니라고 평가했다. 페니베이커 교수는 “1953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대통령들 사이에서 단순하고 자신감 있는 말투가 보편화했다”며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단순하고 자신감 있는 말하기가 리더십의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 2019-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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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전자 가위 약점 보완’ 기술… ‘인공 합성 게놈’ 연구 주목!

    유전자 가위는 특정 유전자에만 결합하는 효소를 이용해 특정 DNA 부위를 자르는 유전체 교정 기술이다. 돌연변이 유전자를 잘라 유전질환을 치료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이때 특정 유전자와 결합하는 효소의 종류에 따라 1세대(징크핑거), 2세대(탈렌), 3세대(크리스퍼)로 나뉜다. 3세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는 ‘Cas9’이라는 효소를 활용한다. 1, 2세대 기술에 비해 빠르게 교정하고 정확도가 높아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가장 획기적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오작동에 대한 보호 장치가 없어 엉뚱한 DNA를 잘라내거나 너무 많은 유전자 범위를 잘라낼 가능성이다.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은 2019년 주목해야 할 기술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효소 기술을 꼽아 세계적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24일 소개했다. Cas9 효소를 대체할 ‘xCas9’과 ‘SpCas9-NG’란 새로운 효소로 3세대 유전자 가위 기술의 정확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좡샤오웨이 미국 하버드대 화학생물학과 교수는 게놈의 3차원(3D) 구조를 볼 수 있는 초고해상도 현미경을 올해 주목해야 할 기술로 제시했다. 게놈은 한 생물체가 갖는 모든 유전 정보를 뜻하는 용어로 게놈의 3D 구조는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난해 좡 교수 연구팀은 염색체를 형성하는 세포핵 내의 염색질을 나노미터(nm·1nm는 10억분의 1m) 단위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나노미터 단위로 세포를 관찰하면 수천 종의 세포에 대한 염기서열 정보와 염색질의 메커니즘을 알아낼 수 있다. 장 교수는 “1nm 단위까지 세포를 관찰하는 일이 흔해질 것”이라며 “이는 생명과학 분야 지식의 붐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라 타이크먼 영국 웰컴트러스트 생어연구소 세포유전학연구단 단장은 2019년 주목해야 할 기술로 ‘세포 포착 기술’을 선정했다. 세포 포착 기술은 세포에 바코드를 붙여 세포의 발달 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을 뜻한다. 세포 포착 기술의 발달로 과거보다 더 많은 양의 표본을 높은 해상도로 연구할 수 있고 여러 다른 종류의 실험도 진행할 수 있다. 과거에는 한 번에 1명의 사람만 관찰했다면 지금은 20∼100명의 사람을 한 번에 관찰할 수 있다는 의미다. 타이크먼 단장은 “현재 우리 연구실에서는 6종에 달하는 25만여 개의 면역세포를 관찰 중”이라며 “이를 통해 면역세포의 반응 과정을 좀 더 명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홍쿠이 쩡 미국 앨런 뇌과학연구소 수석연구원이 뇌의 신경세포 간 연결을 단일 세포 단위까지 보여주는 전자현미경을, 제프 보크 미국 뉴욕 랭곤의료센터 시스템유전학연구소 소장이 자연 박테리아 게놈을 모사한 인공 합성 게놈을 2019년 주목해야 할 기술로 선정했다. 또 벤카트라만 라마크리슈난 영국왕립학회 회장은 단백질 복합체의 역학과 생화학적 비밀을 밝힐 수 있는 극저온 전자현미경을, 케이시 그린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약리학과 교수는 인공지능(AI)과 딥러닝을 2019년 주목해야 할 기술로 꼽았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 2019-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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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당국 “유전자 편집 아기 태어난 것 맞다”

    지난해 세계를 경악하게 한 ‘유전자 교정 아기’의 존재를 중국 정부가 공식 확인했다. 21일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 정부가 관할하는 ‘유전자 교정 아기 사건’ 조사팀은 “허젠쿠이(賀建奎) 중국 난팡과기대 교수가 개인의 명성을 위해 당국과 학교 측의 감독을 피해 인간 배아에 대한 유전자 교정 실험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법에 따라 엄격히 처벌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허 교수는 지난해 11월 26일 유튜브를 통해 세계 최초로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유전자를 교정한 인간 아기를 탄생시켰다고 발표해 세상을 충격에 빠뜨렸다. 허 교수팀은 불임 치료 중인 부부 7쌍으로부터 배아를 얻어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교정했고, 이 배아를 다시 착상시켜 그중 한 부부로부터 쌍둥이인 ‘루루’와 ‘나나’를 얻었다고 밝혔다. 고재원 jawon1212@donga.com·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 2019-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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