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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의 여왕’이라는 호칭을 얻을 만한 우승이었다. 장수연(23·롯데)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이수그룹 제39회 챔피언십’에서 마지막 날 뒤집기 우승에 성공했다. 장수연은 10일 경기 가평군 가평베네스트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 버디 6개로 8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전날까지 6타차로 앞섰던 장하나(25·BC카드)를 제치며 대회 최저타 신기록도 세웠다. 지난해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이후 1년 4개월여 만의 우승이다. 시즌 첫 승이자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맛본 장수연은 우승상금 1억6000만 원을 챙겼다. 장수연은 이날 우승으로 통산 3승을 모두 역전승으로 따내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장수연은 지난해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3타차,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2타차를 최종일에 뒤집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마지막 날 결정적인 이글을 성공시켰다는 것 또한 3개 대회 우승의 공통점이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임을 입증해준 우승이었다. 3라운드까지 11언더파로 공동 3위를 달리던 장수연은 이날 4번홀(파4)에서 티샷을 홀 2m 거리에 붙인 뒤 이글퍼트를 성공시키며 샷이 불붙기 시작했다. 원 온을 노리기보다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며 파를 기록한 장하나와 대조를 이뤘다. 이후 9, 10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따내는 등 차근히 타수를 줄이던 장수연은 17번홀에서 약 10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3번홀에서 이날 첫 보기를 기록하며 선두 자리를 내준 장하나는 이후 앞선 조에 속한 장수연의 활약에 부담을 느낀 듯 16, 17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기록하며 스스로 우승에서 멀어졌다. 장수연은 이날 특유의 장타와 정교한 아이언샷으로 단 1개의 보기도 하지 않는 완벽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장수연은 이번 대회에서 올 시즌 평균(77.16%)보다 한참 높은 84.72%의 그린 적중률을 기록했다. 퍼팅에서도 시즌 평균(30.70개)에 비해 훨씬 적은 29.50개를 기록했다. 장수연은 “역전 우승은 치고 올라가는 스릴감이 있다”면서도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1라운드부터 최종 라운드까지 선두를 유지하는 것)도 해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보다 1승 많은 3승을 올해 목표로 세웠던 장수연은 “오늘 1승을 했으니 빨리 2승을 채우겠다”고 포부도 전했다. 한편 올 시즌 국내 유턴 이후 첫 우승을 노리던 장하나는 1∼3라운드 내내 선두 자리를 지키다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장하나는 이날 버디 1개, 보기 3개로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했다. 대회 마지막 날 손목 부상에 배탈까지 겹치면서 눈앞에 뒀던 우승트로피를 놓치고 말았다. 지난달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 이어 시즌 두 번째 준우승이다. 3위는 허윤경(27·SBI저축은행)이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차지했다. 지난해 대회 우승자 배선우(23·삼천리)는 공동 8위(11언더파 277타)를 기록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9년 만의 우승에 한 걸음 앞으로 다가섰다. 한국 청소년 야구대표팀이 제28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U-18)에서 숙적 일본을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이성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0일 캐나다 선더베이 포트아서구장에서 열린 대회 슈퍼라운드에서 일본에 6-4로 승리했다. 슈퍼라운드에서 4승 1패(예선 2승 포함)를 수확한 한국은 미국(5승)에 이어 2위로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2008년 캐나다 에드먼턴 대회 이후 9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1회말 공격에서 3점을 올린 한국은 2회초 동점을 허용했지만 2회말 2점, 4회말 1점 등 차곡차곡 점수를 쌓으며 시종일관 우세한 경기를 이어갔다. 이날 3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한 강백호(서울고)는 2회말 좌전 적시타, 4회말 우익수 방면 적시 3루타를 때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투타 겸업이 가능한 강백호는 11일 열리는 프로야구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상위에 지명될 가능성이 높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김민(유신고)이 5와 3분의 2이닝 동안 4피안타 4실점(1자책)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이어 마운드에 오른 하준영(성남고), 김영준(선린인터넷고)은 남은 경기 동안 점수를 내주지 않으며 팀 승리를 완성했다. 특히 6회 2사 1, 2루 위기 상황에서 등판한 하준영은 2와 3분의 1이닝 동안 아웃카운트 7개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성열 감독은 “숙적 일본을 꺾고 결승에 진출해 기쁘다. 결승까지 오른 이상 모든 전력을 쏟아부어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미국과의 결승전은 설욕전이기도 하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미국에 패배를 당했다. 한국은 슈퍼라운드 2차전에서 미국의 투수진을 공략하지 못하면서 0-2로 패했다. 한국은 지금까지 이 대회 결승에 오를 때마다 우승했다. 한국은 1981년 1회 대회를 비롯해 1994년, 2000년, 2006년, 2008년 등 총 다섯 차례 우승을 맛봤다. 쿠바(11차례), 미국(8차례) 등의 뒤를 잇고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야구 LG가 외국인 투수 소사(32·사진)의 완봉승에 힘입어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의 불씨를 이어갔다. 소사는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9이닝 동안 8피안타 1볼넷 5탈삼진으로 무실점 경기를 펼치며 통산 세 번째 완봉승(시즌 9승)을 거뒀다. 소사는 2년 3개월 전인 2015년 6월 7일에도 잠실에서 KIA를 상대로 완봉승을 거뒀다. 이날 총 114개의 공을 던진 소사는 최고구속 시속 156km를 기록한 빠른 공(59개)을 앞세워 상대 타선을 틀어막았다. 슬라이더도 43개를 섞어 던졌다. 경기 내내 압도적인 피칭을 이어간 소사는 8회초 1사 만루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KIA 안치홍을 병살타로 처리하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타석에서도 겹경사가 이어졌다. 3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박용택(38)은 이날 2회말 우전 적시타를 치며 KBO리그 통산 최초로 6년 연속 150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박용택은 이 안타로 양준혁(은퇴·2318안타)에 이어 통산 두 번째로 2200안타 고지도 넘었다. 6-0 완승을 거두고 2연승한 7위 LG는 공동 5위 넥센, SK와의 게임차를 1경기로 좁혔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하나 남은 퍼즐을 맞춘 줄로만 알았다. 7월의 마지막 날(31일). 프로야구 KIA는 넥센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지난해 구원왕 김세현(30)을 영입했다. 독주 체제 속에서도 허술한 뒷문이 아킬레스건으로 꼽힌 KIA는 김세현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향한 마지막 단추를 끼웠다는 평가를 들었다. 그로부터 한 달여가 지났지만 김기태 KIA 감독의 고민은 여전해 보인다. KIA 구원진의 기복이 심해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센 도전을 받던 주변 상황도 좋아진 게 없다. 7월 31일 당시 2위 NC와 5.5경기 차였던 KIA는 6일 현재 2위 두산과 3.5경기 차다. 8월 한 달간 전체 10개 구단 중 평균자책점 4위(4.09)를 기록하는 등 다소 안정된 모습을 보였던 KIA의 구원진은 이달 들어 다시 휘청거리고 있다. 3, 5일 경기가 대표적인 사례다. 3일 넥센과의 경기에서 9회초까지 7-1로 앞서던 KIA는 9회말에만 7실점 하며 승리를 내줬다. 9회말에만 한승혁(24), 심동섭(26), 박진태(23), 김진우(34) 등 네 명의 투수를 투입하고도 8회까지 1실점 호투를 펼친 선발 헥터의 승리를 지켜내지 못했다. KBO리그 통산 9회말 최다 실점 역전패라는 불명예도 떠안아야 했다. 5일 LG와의 경기에서는 마무리 김세현을 조기 투입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8회말 1사 만루 위기에서 등판한 김세현은 베테랑 정성훈(37)에게 동점 적시타를 내줬고 10회말에는 김재율에게 끝내기 적시타를 내줬다. 그 과정에서 김세현은 공을 37개나 던졌다. 문제의 심각성은 KIA 구원진에 반등의 계기마저 마땅치 않다는 데 있다. 1일 엔트리 확대를 전후로 1군에 합류한 투수 김진우, 고효준(34) 등도 불안해 보인다. 어깨 수술 후 기대감을 높였던 윤석민(31)도 연내 복귀가 무산됐다. 이대로 가다간 포스트시즌에서도 뒷심 부족을 드러낼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나온다. 단기전으로 매 경기가 결승과 같은 가을야구에서는 불펜진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진다. KIA의 강점으로 꼽혔던 강한 선발 또한 원투펀치인 헥터, 양현종을 제외하면 확실한 카드라고 보기 어렵다. 큰 무대일수록 방망이만 믿기도 어렵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KIA가 챔피언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정규시즌 1위를 해서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허약한 불펜을 감안할 때 만약 플레이오프를 거치기라도 한다면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자숙 기간이라고요, 자숙. 조심해야 해.” 만나자마자 대뜸 앓는 소리부터 나왔다. 여자배구대표팀 주장인 ‘배구 여제’ 김연경(29·중국 상하이)은 최근 예기치 못한 일로 홍역을 앓았다. 지난달 아시아선수권에 출전하는 출국길에서 “이재영(21·흥국생명)이 이번 대회 엔트리에 들어왔어야 했다”며 후배의 실명을 거론한 것이 화근이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이재영이 대표팀 차출을 거부한 것처럼 비쳐 이재영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김연경은 “선수를 비난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대표팀 관리 시스템을 이야기하려 한 것”이라며 진화에 나서야 했다.○ “엔트리-예비 엔트리 24명 다함께 훈련해야” “지금처럼 대회 엔트리 선수뿐만 아니라 예비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들까지 24명 전원이 함께 훈련을 해야 해요. 감독님의 스타일, 패턴 플레이에 함께 적응하면서 대회 때마다 다양한 조합을 실험하는 거죠. 태국처럼 유스 대표팀과 같이 훈련하는 것도 좋다고 봐요. 금세 대표팀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으니까.” 지난달 31일 경기 수원 집 근처에서 만난 김연경은 대표팀 시스템에 대한 생각을 거침없이 밝혔다. 당장 최근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그랑프리(2그룹), 아시아선수권에서도 대표팀은 엔트리 14명을 채우지 못한 채 대회에 나섰다. 그 결과 대회 막바지 체력 부담을 넘지 못하면서 아쉬운 성적표(월드그랑프리 준우승, 아시아선수권 3위)를 받아 들어야 했다. “월드그랑프리 때도 앞에서는 ‘우승하겠다’고 했지만 솔직히 결승 진출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성과를 내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대견하다고 봐요. 이번에도 당장 황민경(27·현대건설)의 재발견이라는 수확이 있었잖아요. 시스템만 갖춰진다면 좀 더 잘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 구성 문제는 자연스레 대한배구협회에 대한 아쉬움으로 연결됐다. 김연경은 “대표팀 선수로서 느끼는 답답함이 있다. 행정적인 문제가 되풀이되다 보니 ‘우리끼리 발버둥쳐 봤자 뭐 하나’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주장으로서 후배들에게 ‘태극마크를 달았으니 우리가 해야 한다’라고 끌고 가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매번 재정 문제를 거론하면서 높아진 배구 인기 속에서 막상 우리를 (마케팅에) 활용할 생각은 왜 안 하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동시에 ‘성적에 대한 착시’를 경계하기도 했다. “(아시아선수권 준결승 상대인) 태국과 최근 엎치락뒤치락하긴 했지만 0-3으로 진 적은 없었어요. 유럽 팀은 우리가 낯선 상대라 통하는 측면이 있어요. 월드그랑프리 결승에서 우리가 (예선에서 두 차례 꺾은) 폴란드에 패한 것도 패턴이 들통 난 영향이 크다고 봐요.”○ “김연경컵 출신 선수 만나고파” 시즌 뒤 소속팀 이적, 국제대회 출전 등 쉴 틈 없이 달려온 김연경은 모처럼 맞은 달콤한 휴식 기간에도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9, 10일 자신의 고향 경기 안산에서 여는 ‘김연경 유소년 컵대회’가 대표 사례다. 김연경은 “올해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됐는데 앞으로 배구를 할 날보다 해 온 날이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 배구 경기를 떠나서 또 다른 무언가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올해 처음 대회를 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순수 아마추어 초등학생들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는 순위 경쟁보다는 김연경과 함께하는 유소년 캠프 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동료 선수들도 함께 자리를 빛내기로 했다. “엘리트 선수들 외에도 누구나 배구 선수가 될 수 있어야 배구 인프라가 넓어진다는 생각에 이번 대회는 아마추어들을 대상으로 했어요. 언젠가 김연경컵 출신 선수가 나오면 뿌듯하지 않을까요.” 높아진 인기에 지난달 화장품 CF를 촬영한 김연경은 이달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도 출간할 계획이다. 배구 선수를 시작할 때부터 국가대표로서 마지막 무대로 꼽고 있는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의 이야기들을 담았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 꿈인 올림픽 메달에 대한 간절함을 담아 ‘아직 끝이 아니다’라는 제목을 붙였다. 수원=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역대급 신인’ 대열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바람의 손자 넥센 이정후(19·사진)가 신인 최다 안타 신기록을 눈앞에 뒀다. 1일 현재 안타 154개를 기록 중인 이정후는 안타 4개만 추가하면 1994년 LG의 신인 서용빈(현 타격코치)의 기록(157개)을 넘어선다. 몰아치기가 나온다면 당장 이번 주말에도 신기록이 나올 수 있다. 1994년 대졸 신인으로 데뷔한 서용빈은 ‘루키 삼총사’ 입단 동기 유지현, 김재현과 함께 LG의 신바람 돌풍을 이끈 주역이다. LG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유연성을 바탕으로 신인들이 어려움을 겪는 변화구 대처 능력이 뛰어났던 타자”라고 회상했다. 휘문고 시절부터 ‘방망이 실력은 타고났다’는 평가를 받아 온 이정후가 이처럼 신기록 수립을 눈앞에 둘 수 있는 건 꾸준함 덕택이다. 개막 때부터 1군 엔트리에 등록돼 관심을 모았던 이정후는 시즌 내내 꾸준한 실력을 유지하면서 현재 전 경기 출장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시즌 초부터 주로 1번 타자의 중책을 맡은 이정후는 7월 한때 17경기 연속 안타를 치며 역대 신인 최다 연속 경기 안타 2위 기록(1위 1994년 한화 박지상 18경기)을 세우기도 했다. 이 해설위원은 “어린 나이와 관계없이 이정후는 늘 타석에서 자신의 스윙을 할 줄 아는 타자다. 좋은 스윙 궤적을 무기로 볼 카운트가 몰리더라도 자신감 있는 스윙을 한다. (주루) 스피드 면에서도 서 코치보다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인뿐만 아니라 리그 전체로 범위를 넓혀 보더라도 이정후는 최다 안타 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정후의 이름 뒤에 신인왕 0순위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이유다. 주말 2연전 안방에서 선두 KIA를 상대하는 점은 이정후에게 기분 좋은 대목이다. 이정후는 올 시즌 KIA를 상대로 한화(0.41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대 타율(0.400)을 기록하고 있다. 안방 타율(0.366)도 방문 성적(0.283)보다 높다. 매 경기 5강 경쟁 중인 넥센으로선 막내 이정후의 신기록이 순위 싸움의 단비가 돼 주길 바라고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잡힐 것 같던 호랑이 꼬리가 다시 멀어지기 시작했다. 프로야구 선두 KIA가 2위 두산과의 승차를 4.5경기로 벌렸다. KIA는 1일 광주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5-3으로 승리하며 2연전을 쓸어 담았다. 지난달 한때 1.5경기까지 쫓기던 KIA로선 한숨 돌릴 여유를 갖게 됐다. 김기태 KIA 감독의 한 템포 빠른 투수 교체가 승리로 이어졌다. 선발 정용운이 1회에만 2실점하며 흔들리자 김 감독은 2회부터 즉시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정용운에 이어 등판한 홍건희는 4와 3분의 2이닝 동안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첫 승을 맛봤다. 반면 두산 선발 유희관은 6과 3분의 1이닝을 책임지고도 고비를 넘지 못해 5실점(3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롯데 이대호(사진)는 국내 복귀 첫 번째 시즌에 시즌 30호 홈런 고지를 밟았다. 부산에서 열린 NC와의 경기 2회말 선발 이재학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1점 홈런을 쳤다. 해외 진출 전인 2010년 44홈런에 이어 통산 두 번째로 30홈런을 맛봤다. 지난해 NC에 1승 15패로 절대 열세에 있던 롯데는 이날 6-1로 승리하며 9승 7패의 우위를 이어갔다. 한편 삼성 이승엽은 SK와의 경기에서 6회초 2루타를 쳐 통산 최다 2루타 신기록(459개)을 세웠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샌프란시스코의 황재균(30)이 1일 팀의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샌프란시스코는 9월 들어 적용되는 확장 로스터(40인)에서 황재균을 제외하는 지명양도(DFA·Designated For Assignment)조치했다. 열흘 안에 황재균을 원하는 다른 팀이 나타나지 않으면 팀은 그를 마이너리그로 이관할 수 있다. 황재균은 이날 트리플A에서 시즌 10호 홈런(2점)을 쳤지만 빅리그 복귀는 불투명해졌다.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새로운 세상을 향한 힘찬 발걸음이었다. ‘슈퍼루키’ 최혜진(18·롯데·사진)이 주위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출전한 프로 데뷔 무대에서 안정된 경기력을 펼쳤다. 31일 춘천 제이드팰리스골프장(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한화 클래식 1라운드에서 그는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언더파 71타를 기록해 공동 30위로 마쳤다. 자신의 만 18세 생일 다음 날인 지난달 24일 프로로 전향한 최혜진은 올 시즌에만 아마추어로 KLPGA투어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오픈, MBN 보그너오픈에서 두 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US여자오픈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여자 골프의 차세대 에이스로 인정받았다. 지난달 28일에는 역대 신인 최고 대우(2년간 12억 원)에 롯데와 스폰서 협약을 맺기도 했다. 프로 전향 후 여러 행사에 참석하느라 훈련 시간이 부족했던 최혜진은 이날 투어 통산 3승을 거둔 오지현(21·KB금융그룹), 이번 시즌 1승을 거둔 김지영(21·올포유)과 함께 경기를 하면서도 기죽지 않고 자신만의 플레이를 전개했다. 짙은 안개로 티오프가 2시간 10분가량 늦어지고 프로 첫 티샷이 벙커에 빠진 상황에서도 첫 홀인 10번홀부터 버디를 낚으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16번홀 이후 9개홀 연속 파 행진을 이어간 최혜진은 7번홀에서 보기를 한 뒤 8번홀에서 바로 버디로 만회하는 저력을 보였다. 주중 오전인데도 100여 명의 갤러리가 최혜진을 따라다니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평소 공격적인 플레이로 유명한 최혜진은 이날은 프로 데뷔전인 데다 까다로운 코스를 의식한 듯 신중한 경기 운영을 선보였다. 1라운드 최혜진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258야드였고 퍼트 수는 30개로 많은 편이었다. 경기 뒤 스스로의 플레이에 ‘70∼80점’을 매긴 최혜진은 “전체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항상 아마추어 최혜진으로 불리다 언니들이 최혜진 프로님이라고 놀리고 장난치니 기분이 낯설다”며 프로 무대에 대한 설렘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오후 7시경 일몰로 1라운드가 중단된 가운데 고진영(22·하이트진로)이 중간합계 5언더파 67타로 선두로 나섰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음주 뺑소니 사고로 미국 비자 발급이 거부된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강정호(30·사진)가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뛴다. 도미니카공화국 아길라스 시바에냐스 구단은 30일 강정호와 2017∼2018시즌 윈터리그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피츠버그 닐 헌팅턴 단장은 “도미니카 윈터리그는 우리가 비시즌에 강정호에게 제공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리그다. 강정호가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추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10월경 시작되는 윈터리그는 도미니카 선수들 외에도 메이저리그 유망주, 재활 선수 등이 참가한다. 지난해 12월 음주 뺑소니 사고를 낸 혐의로 기소된 강정호는 1, 2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 과정에서 앞서 두 차례 음주운전이 적발된 사실도 드러났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허리케인의 여파는 야구장도 피해갈 수 없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은 허리케인 ‘하비’의 영향으로 30일부터 사흘간 텍사스 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텍사스와 휴스턴의 경기를 탬파베이의 안방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2~4일 예정돼 있던 뉴욕 메츠와 휴스턴의 경기 또한 미닛메이드파크에서 트로피카나필드로 옮겨 치른다. 트로피카나필드는 미국 플로리다 주 세인트피터즈버그에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허리케인 하비에 따른 피해는 최저 300억 달러(약 33조7590억 원)에서 최대 1000억 달러(약 112조5300억 원)로 추산된다. 그 중에서도 휴스턴은 600㎜이상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도시가 잠기는 피해를 입었다. 휴스턴의 안방인 미닛메이드파크는 개폐식 돔구장이긴 하지만 도시 기능이 마비된 상황에서 경기를 치르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휴스턴 구단은 피해자들을 위해 400만 달러(약 45억 원)를 기부하기로 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도 100만 달러(약 11억2500만 원)를 기부한다. 휴스턴은 앞서 2008년에도 허리케인 ‘아이크’의 피해로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를 밀워키 안방 밀러파크에서 치른바 있다.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목표는 신인왕이 되는 것뿐만 아니라 기억에 남는 신인이 되는 거예요.” 역대 최고 대우에 걸맞게 소감 또한 당찼다. 슈퍼 루키 최혜진(18·사진)이 28일 서울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서울 호텔에서 열린 롯데그룹 메인 스폰서 협약식에서 “기억에 남는 신인이란 여러 부문에서 상위권에 오르겠다는 의미”라며 각오를 밝혔다. 만 18세 생일 다음 날인 24일 프로로 전향한 최혜진은 국내 판도를 뒤흔들 재목으로 꼽힌다. 아마추어 신분으로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승을 거뒀으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US오픈 준우승의 성과를 냈다. 롯데와 2년 계약을 맺은 최혜진은 연간 6억 원에 성적에 따라 추가 인센티브를 받는다. 2년간 12억 원은 2012년 김효주가 롯데와 기록한 역대 최고 기록(2년 10억 원)을 뛰어넘는 액수다. 이날 행사는 서울 도심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타워 76층에서 열렸다. 정상의 실력을 보여주길 기대한다는 의미에서다. 31일 개막하는 한화클래식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르는 최혜진은 “아마추어 때의 마음가짐대로 즐겁게 대회에 나가겠다.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이번에도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전인지(23·사진)가 올 시즌 좀처럼 무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인지는 28일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캐나다퍼시픽여자오픈에서 최종 합계 10언더파를 기록해 우승자 박성현에게 3타 뒤진 공동 3위로 마쳤다. 지난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신인상과 베어트로피를 휩쓸었던 전인지는 올 시즌 7차례 톱10에 들고도 우승 없이 준우승만 4차례 차지하는 등 ‘2년 차 징크스’에 발목을 잡혔다. 전인지는 4라운드에서도 11번홀까지 단독 선두를 달렸지만 12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박성현과 공동 선두가 됐다. 2온이 가능한 18번홀(파5)에서는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린 뒤 3퍼트로 보기까지 해 2위 자리마저 놓쳤다. 임경빈 골프 해설위원은 “늘 웃는 표정이지만 속으론 (성적) 부담감이 커 보인다. 그래서 마지막 라운드에 결정적인 실수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승을 놓친 아쉬움에도 전인지는 “성현 언니가 좋은 경기를 했다. 내 플레이도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전인지는 다음 주 포틀랜드클래식에 이어 다음 달 14일 개막하는 에비앙챔피언십에 출전해 타이틀 방어를 노린다. 지난해 에비앙챔피언십 준우승자인 박성현과의 리턴 매치 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시즌 시작 전부터 악재다. 프로배구 삼성화재 외국인 선수 타이스(26·사진)가 2017~2018시즌을 앞두고 국제대회에서 부상을 당했다. 네덜란드 대표로 2017 유럽선수권에 참가 중인 타이스는 28일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경기 3세트 도중 블로킹 후 착지하는 과정에서 상대 선수의 발을 밟으면서 오른 발목을 접질렸다. 이날 선발로 나선 타이스는 4,5세트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네덜란드는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패했다. 구단 확인 결과 골절상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부상 정도에 따라 다음달 초 예정됐던 타이스의 팀 훈련 합류가 늦어질 수도 있다. 지난시즌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은 타이스는 정규리그 기간 동안 가장 많은 득점(1065점)을 기록했다. 큰 키(205㎝)를 앞세운 타점 높은 공격이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시즌 V리그 사상 처음으로 봄 배구 진출에 실패, 신진식 감독으로 사령탑을 교체하며 명가재건에 나선 삼성화재로선 위기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가뜩이나 외국인 선수의 공격 비중이 높은 삼성화재에 타이스의 부상이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V리그 전초전 성격을 띄는 KOVO(한국배구연맹)컵은 다음달 13일 시작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선두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선두 KIA는 27일 NC와의 방문경기에서 4-5로 졌다. 2위 두산이 LG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서 KIA는 두산에 1.5경기 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21일 5.5경기 차까지 났던 게 1주 새 4경기나 줄었다. KIA가 최근 10경기에서 3승 7패를 거둔 반면 두산은 8승 1무 1패의 급상승세를 탔다. KIA와 두산이 벌이는 선두 싸움은 31일, 다음 달 1일 광주에서 열리는 2연전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 시즌 두 팀의 맞대결에서는 7승 5패 1무로 두산이 앞선다. 최근 승부에서도 두산이 2연전을 모두 쓸어 담았다. 두산과 LG 모두 외국인 투수(두산 보우덴, LG 허프)를 선발로 내세운 가운데 기선은 LG가 잡았다. 5회 1사 1루에서 채은성이 1루 주자 정성훈을 불러들이는 적시 2루타를 치며 앞서 나갔다. 상대 선발 허프를 좀처럼 공략하지 못하던 두산은 허프가 교체된 뒤에야 기회를 잡았다. 8회 오재원이 상대 진해수를 상대로 우전 적시타를 치며 1-1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계속된 기회에서 오재원이 1루에서 견제아웃 당하며 불씨를 이어가지 못했다. 연장에서도 양 팀은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두산으로선 11회말 1사 1, 3루 끝내기 기회에서 외국인 타자 에반스가 병살타를 친 것이 뼈아팠다. LG는 이날 7위로 추락했다. 부산 사직구장에서는 4위 롯데가 5위 넥센에 8-9로 패하면서 6연승 행진을 중단했다. 팀은 졌지만 롯데 손아섭은 이날 시즌 20호 홈런(3점)을 치며 KIA 버나디나에 이어 시즌 두 번째로 20-20클럽(20홈런, 20도루)에 가입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메이저리그 대표 명문구단인 뉴욕 양키스는 유니폼에 이름을 적지 않는다. 선수 개인보다 팀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구단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그런 양키스도 사흘간 전통을 져버려야 하는 일이 생겼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26~28일(한국시간) 실시하는 ‘선수주말(Players Weekend)’ 기간 동안 선수들이 자신의 별명 또는 이름을 새긴 유니폼을 입게 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야구팬을 창출해내기 위한 카드다. 양키스의 괴물신인 애런 저지(25)는 ‘All RISE(일동기립)’이라는 별명을 등에 달았다. 미국 법원에서 판사(Judge·애런 저지의 저지와 같은 표기)가 들어설 때 외치는 말이다. LA 다저스의 류현진(30), 밀워키의 테임즈(31)도 국내 무대에서부터 불리던 ‘몬스터(MONSTER)’, ‘상남자(SANG NAM JA)’라는 별명을 각각 달았다. 이에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기사 제목에 선수 이름 대신 별명을 적으며 분위기 띄우기에 동참했다. 팬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시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구단들은 유소년 야구단의 유니폼에서 디자인을 착안, 팔과 몸통 부위에 각기 다른 알록달록한 색상을 입힌 유니폼을 선수들에게 건넸다. 양키스 또한 팀의 상징인 핀스트라이프 대신 해당 유니폼을 상의에 입어야 했다. 양키스 베테랑 외야수 브렛 가드너(34)는 “핀스트라이프를 입지 않는 것이 이상하지만 어린 팬들이 (선수주말용) 유니폼에 대해 흥미를 느끼고 있다”며 공감의 뜻을 드러냈다.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기 위한 선수들의 참신한 시도도 이어졌다. 애틀랜타의 신인 투수 션 뉴컴(24)은 팀의 전설적인 선수인 행크 아론, 그레그 매덕스 등의 얼굴이 그려진 야구화를 신고 경기장에 나섰다. 밀워키의 내야수 에릭 소가드(31)는 자신의 두 아이들이 물감으로 낙서를 한 신발을 신으며 선수주말의 의미를 기렸다. 선수들이 선수주말 기간동안 입었던 유니폼은 경매를 거쳐 아마추어 야구와 소프트볼의 발전지원금으로 전달될 예정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아득하기만 했던 고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프로야구 2위 두산이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넥센을 6-5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두산은 이날 비로 경기가 취소된 1위 KIA에 반걸음 더 다가가 게임차를 3경기로 좁혔다. 지난주 한때 8경기까지 났던 양 팀의 게임차가 꾸준히 줄어들면서 시즌 막바지 치열한 선두 싸움이 이어지게 됐다. 게실염 진단을 받고 입원했다가 이날 복귀한 김태형 두산 감독의 승부수가 빛났다. 2-5로 뒤진 7회말 1사 1, 2루 기회에서 대타로 투입된 오재일은 동점을 만드는 3점 홈런(15호)을 치며 김 감독의 믿음에 화답했다. 이어진 8회 1사 만루 기회에서도 대타 박세혁이 희생플라이로 결승 타점을 올렸다. 마운드에서는 8회 등판한 김강률이 1과 3분의 2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삼진만 3개를 잡으며 승리를 챙겼다. 부산 사직구장에서는 4위 롯데가 LG에 11-0 대승을 거뒀다. 송승준은 이날 7이닝 동안 안타 3개를 내주고 삼진 6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시즌 8승째를 챙겼다. 선발승으로는 통산 100번째 승리(전체 101승)다. 삼성 이승엽은 대구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2루타 하나를 추가하며 양준혁(은퇴)이 기록한 통산 최다 2루타(458개)와 타이를 이뤘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선발 로테이션의 중책을 안고 시작한 2017시즌. 넥센 투수 최원태(20)는 자신의 시즌 첫 등판인 4월 4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1회에만 홈런 2개를 허용하며 4실점을 했다. 고교 시절부터 높은 평가를 받아온 패스트볼로 상대를 압도하려 했지만 타자들은 별 어려움 없이 공에 배트 중심을 갖다 맞혔다. 위기의 순간. 2회에 다시 마운드에 오른 최원태는 패스트볼 그립을 포심에서 투심(검지와 중지를 실밥에 각각 하나씩, 총 두 개를 걸쳐 던짐)으로 고쳐 잡았다. 서울고 선배인 박승민 투수코치(현 퓨처스 코치)가 프로 데뷔 전부터 줄곧 해왔던 조언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는 지난해(2승 3패 평균자책점 7.23)와 달라질 게 없다”란 생각에서였다. 긴급 처방의 효과는 놀라웠다. 이전까지 맹타를 휘두르던 상대 타선이 허둥대기 시작했다. 최원태는 6회까지 5이닝 동안 1점만 내줬다. 시즌 첫 패를 안긴 했지만 야구인생의 전환점이 된 경기였다. 우타자 몸쪽으로 휘어들어가는 투심패스트볼이 강점을 발휘하면서 땅볼로 물러나는 타자들이 점점 늘기 시작했다. 최원태의 땅볼/뜬공 비율은 지난해 0.94에서 올해 1.27로 높아졌다. 투심패스트볼이라는 날개를 단 최원태는 24일 현재 팀에서 가장 많은 11승(6패)에 평균자책점 4.62를 기록 중이다. ‘춘추영건시대’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올 시즌 젊은 선수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성적이다.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최원태는 “어차피 잃을 것도 없다는 생각에 미련 없이 투심패스트볼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박 코치는 “원태가 프로 데뷔 때부터 시속 140km대 후반의 좋은 공을 가지고 있었지만 늘 생각보다 공이 높게 들어갔다. 지난해 패스트볼 피안타율이 4할이나 됐다. 겉보기에 묵직하다고 다 좋은 공은 아니란 걸 원태에게 이해시키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성적에 대해 최원태는 “내가 거둔 성적이 맞나 싶을 정도”라며 “선발로 꾸준히 기회를 얻으면서 배우는 게 너무 많다. 믿고 맡겨주는 덕분”이라며 구단에 공을 돌렸다. 최원태는 올 시즌 22경기를 모두 선발로 출전했다. 세부 기록 중에서는 “두 자릿수 승리보다 이닝(132와 3분의 1이닝)과 퀄리티스타트(총 11회)에 자부심을 느낀다. 타선의 득점 지원 등 마운드 외적인 요소의 영향을 받는 승리보다는 선발투수로서 내 역할을 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의 목표는 롤 모델 ‘코리안 특급’ 박찬호처럼 끝없는 노력을 통해 강한 투수가 되는 것이다. “타자를 압도할 만한 빠른 공을 던지면서도 뛰어난 변화구 실력을 가진 박찬호 선배 같은 투수가 되고 싶다. 롱런하면서 지금껏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업적을 세운 것도 멋지다고 생각한다.”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팬이라는 최원태는 언젠가 류현진이 2010년 한화 시절 세운 정규 이닝 최다 탈삼진 기록(17개)을 뛰어넘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최원태는 “초등학교 이후로 태극마크를 달아본 적이 없다”며 국가대표에 대한 꿈도 드러냈다. 28일 발표되는 아시아 프로야구챔피언십 예비 엔트리에 그가 포함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11월 열리는 이 대회는 24세 이하 선수 또는 프로 입단 3년 차 이하를 주 대상으로 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 레슬링의 대표 주자 류한수(29·삼성생명)가 4년 만에 세계 정상에 다시 섰다. 류한수는 2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레슬링연맹(UWW) 세계선수권 그레코로만형 66kg급 결승에서 폴란드의 마테우시 베르나테크에게 2-1로 승리를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류한수는 2013년 금메달을, 2015년에는 은메달을 차지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이후 파테르(심판에게 주의를 받은 후 무릎을 꿇고 매트에 손을 짚은 채 공격당하는 것)가 사라진 점이 평소 스탠드 기술에 강한 류한수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류한수는 전화 통화에서 “외국 선수들의 팔다리가 길다 보니 체형적으로 파테르에서 불리한 점이 있었다. 스탠드 기술로만 승부한다면 한 점도 내주지 않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8강부터 4강, 결승까지 연이은 한 점 승부에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류한수는 올림픽 메달에 대한 의지도 다시 한 번 불태웠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정지현, 2012년 런던 대회 때는 김현우에게 밀려 훈련 파트너만 7년 가까이 했던 류한수는 지난해 리우 대회에서 금메달 후보로 관심을 모았지만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하면서 올림픽 메달과 연을 맺지 못했다. 류한수가 올림픽 금메달을 추가하면 박장순, 심권호, 김현우에 이어 역대 네 번째로 그랜드슬램(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아경기, 아시아선수권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류한수는 “최종 목표인 올림픽 금메달만 딸 수 있다면 그 어떤 훈련도 힘들지 않다. 아직 올림픽까지 많은 시간이 남은 만큼 멀리 보기보다는 앞만 보며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그레코로만형 59kg급에 출전한 김승학(24·성신양회)은 동메달을 차지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Yes I want some new face.”(싸이의 ‘뉴 페이스’ 가사 중) 지난달 30일 서울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올림픽 대표 1차 선발전의 백미 중 하나는 ‘새 얼굴’ 김하늘(15·평촌중 3)의 갈라쇼였다. 가수 싸이의 노래 ‘뉴 페이스’를 배경음악으로 선택한 김하늘은 목에는 리본을 매단 채 빙판 위에서 싸이 특유의 익살 넘치는 댄스 동작을 재연해 내며 관중의 눈길을 사로잡았다(사진). 시니어 대회 최연소 참가자의 통통 튀는 매력에 객석에서도 환호성이 쏟아졌다. 노래 제목을 따라가는 걸까. 김하늘이 한국 피겨의 ‘새 얼굴’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차 선발전에서 181.79점을 획득한 여자 싱글의 선두 주자 최다빈(17·군포 수리고)에 이어 169.15점으로 깜짝 2위를 차지했다. 여자 싱글 맏언니 박소연(20·단국대 2·6위) 등 선배들을 따돌리고 꿈의 무대 평창 겨울올림픽에 한 걸음 다가섰다. 내년 1월 열리는 3차 선발전까지 지금 순위를 지키면 평창 무대에 설 수 있다. 한국이 확보한 올림픽 여자 싱글 티켓은 2장이다. 21일 서울 태릉선수촌 실내빙상장에서 만난 김하늘은 “생각보다 카메라가 너무 많아서 놀랐다”며 지난 1차 선발전을 회상했다. “준비했던 것만 완벽하게 하면 점수와 순위는 따라올 거라고 생각했지만 시상대에 서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입상자만이 하는) 갈라쇼 준비도 대회 1, 2주 전에야 시작했다”며 해맑게 웃었다. 김하늘은 선발전에서 줄곧 안정적인 기량을 선보였다. 트리플(3회전)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등 고난도 점프 기술을 선보이면서도 큰 실수 없이 경기를 펼쳤다. 키(약 150cm)가 작다 보니 팔과 다리로 선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만 강한 하체에서 나오는 고난도 점프로 극복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김하늘을 맡아 지도한 오지연 코치는 “작은 키에도 기대 이상의 점프 실력이 있다 보니 외국 대회에서 오히려 좋은 평가를 받는다. 표현력만 좀 더 키우면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늘은 올 시즌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으로 맘마미아 OST인 ‘The Winner Takes It All’ 등 서정적인 음악을 골랐다. 표현력도 키우고 아름다운 묘사가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피겨 여왕’ 김연아를 보며 선수의 꿈을 키워 온 김하늘에게 이번 선발전은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우상 김연아에게 처음으로 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하늘은 “시상식에서 연아 언니에게 수호랑 인형을 받았는데 평창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어서 더욱 뜻깊었다. 밤마다 끌어안고 잔다”며 웃었다. 그의 꿈 또한 김연아의 뒤를 이어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다. “(어린 나이를 감안했을 때)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이 있지 않냐고 묻겠지만 평창은 나에게도 꿈의 무대이자 최종 목표예요. 지금 당장은 2, 3차 선발전만 생각해서 올림픽 출전이라는 큰 목표를 이루고 싶어요. 그래야 갈라쇼도 많이 보여드리지 않을까요.” 미간에 여드름이 난 중학생 소녀의 앳된 얼굴에서 올림픽에 대한 결연한 의지가 느껴졌다. “경기장이 휑하기보다는 사람들이 가득 찰수록 더 힘이 난다. 관중이 내 이름을 부르는 게 너무 좋다.” 어린 나이에도 자신감이 넘친다. 피겨 대표팀 2차 선발전은 올해 12월, 3차 선발전은 내년 1월 열린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