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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東京) 긴자(銀座)에 있는 한식당 ‘윤가(尹家)’가 세계적인 레스토랑 평가지 미슐랭가이드로부터 별 2개를 받아 ‘2014년 미슐랭가이드 도쿄’에 소개됐다. 미슐랭가이드 2014년판은 윤가를 ‘자연과 조화를 이룬 한국재료를 오감으로 맛볼 수 있는 곳’이라며 이같이 평가했다. 별 2개를 받은 한식당은 도쿄의 ‘모란봉’과 미국 뉴욕의 ‘정식당’을 포함해 3개뿐이다. 특히 올해 5월에 문을 연 신생 식당인 윤가가 별 2개를 받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9일 윤가에서 만난 윤미월 사장(56·여)은 “한국 음식은 손과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평가를 못 받아왔다”며 “제대로 된 한국 음식을 일본에 알리고 싶었다”고 포부를 밝혔다. 1980년대 일본에 건너온 윤 사장이 처음 시작한 사업은 불고깃집. 도쿄 시내 전통식당 거리인 닌교(人形) 정에 문을 열었다. “장사는 꽤 됐어요. 근데 일본에도 야키니쿠(燒き肉)라는 고기구이가 있어서 불고기가 한국 음식인지 모르는 거예요.” 윤 사장은 한국에서 만든 김치를 수출해 어느 정도 기반이 잡히자 ‘제대로 된 한국 음식’으로 승부하겠다고 나섰다. 5년 전부터 한국 요리책을 섭렵하고 한국에 유명하다는 음식점을 찾아다녔다. 그가 선택한 한국 음식은 ‘약선(藥膳) 요리’. 경남 산청에서 직접 한약재를 공급받아 음식의 소스와 재료로 활용했다. 인테리어에도 한국 분위기를 담았다. 흔히 볼 수 있는 홀을 없애고 방 4개에 4인용 식탁 하나씩을 배치했다. 각 방에 한복 입은 여인, 거문고를 연주하는 악단 등 대형 그림을 걸었다. 놋쇠 그릇과 수저 등 집기는 무형문화재 장인이 만든 것이다. 100m²(약 30평) 규모의 식당 실내장식에 10억 원가량을 투자했다. 점심은 3800∼4800엔(약 3만8900∼4만9100원)의 정식 메뉴가, 저녁은 8800∼2만 엔 코스 요리가 주류다. 일본에서 가장 비싼 상업지에 위치한 음식점 치고는 싼 편. 그 때문에 지금까지는 계속 적자다. 윤 사장은 적자를 크게 개의치 않는다. 적자는 김치 수출 사업으로 메우고 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7일 일본 도쿄 미나토(港) 구의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한국과 일본 간 ‘김치 우정’의 싹이 텄다. 대사관은 이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 왕족인 다카마도노미야(高円宮) 비(妃) 등 일본 측 인사와 재일 한국 교포 등 200여 명을 초청한 가운데 ‘김장 축제’를 열었다. 한일 간 냉각된 분위기를 녹이고자 올해 처음 만들어진 행사다. 아키에 여사는 ‘김장법 강의’를 들은 뒤 앞치마를 두르고 직접 김치를 담갔다. 이병기 주일 대사의 부인인 심재령 여사는 아키에 여사 옆에 붙어 하나하나 코치를 했다. 심 여사가 김치를 잘라 아키에 여사 입 안에 넣어줄 때 “와” 하는 웃음소리와 함께 취재진과 참석자들의 카메라 플래시가 연신 터졌다. 아키에 여사는 “김장을 직접 해보니 재미있었다. 남편에게 먹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아키에 여사는 김장에 앞서 심 여사와 환담하며 “오늘 만든 김치는 언제 먹을 수 있느냐. 시어머니께서 (오늘 만든) 김장김치를 자신에게도 좀 가져다 달라고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평소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아키에 여사는 최근 한국 관련 문화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석하고 있다. 그는 9월 도쿄 히비야 공원에서 열린 한일축제한마당, 이달 3일 도쿄 코리아센터(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한일 아동작품교류전 시상식 등에 참석했다. 이는 아베 정권 들어 한일 정상회담조차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자신이 직접 ‘한국 마음 잡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병기 대사는 인사말을 통해 “최근 한국의 김장 문화와 일본 식문화(和食·와쇼쿠)가 나란히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며 “양국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며 손잡고 미래로 나아간다면 어떠한 어려운 문제라도 풀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한일 인사들이 담근 김치는 동일본 대지진 피해지 등에 보내진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의 연립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6일 특정비밀보호법안을 통과시키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힘의 정치’를 시작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베 내각에 대한 국민 지지율이 떨어지고 보수 성향의 다함께당에서 탈당자가 나오는 등 힘의 정치에 반발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아베 정권이 ‘알 권리 침해’ 논란 속에서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특정비밀보호법안이 중의원에 이어 6일 참의원까지 통과해 최종 성립됐다. 이 법은 일본의 국가안보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방위, 외교, 테러 관련 정보를 ‘특정비밀’로 지정하고 이를 유출한 공무원을 최고 징역 10년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알 권리 침해’라는 국민적 반발이 나오지만 여당은 수적 우위를 앞세워 강행 처리했다. 지난해 12월 중의원 선거와 올해 7월 참의원 선거에서 모두 자민당이 압승해 연립 여당은 양원에서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교도통신은 법안 통과에 대해 “정권 출범 1년을 눈앞에 두고 국가주의를 내세운 ‘아베 노선’에 매진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 집단적 자위권 행사, 평화헌법 개정 등 일본 전후 체제의 틀을 바꾸는 안보 법제 정비도 힘으로 밀어붙일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헌법 개정을 위해선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현재 참의원에선 연립 여당이 그만큼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여당은 특정비밀보호법안을 심의하면서 보수 성향의 야당인 일본유신회와 다함께당의 주장을 상당 폭 받아들인 것은 향후 헌법 개정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베 정권이 ‘힘의 정치’를 할 개연성이 높아지자 견제 분위기도 높아지고 있다. 특정비밀보호법이 참의원을 통과한 다음 날인 7일 아사히신문이 1476명에게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46%,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4%로 조사됐다. 직전 조사에 비해 지지한다는 응답은 3%포인트 떨어졌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은 4%포인트 상승했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가 참여하고 있는 ‘특정비밀보호법에 반대하는 학자 모임’은 7일 성명을 통해 “법안 강행 통과에 강력히 항의한다. 민주주의가 전후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다”고 지적했다. 신부와 승려 등 성직자 20여 명도 이날 도쿄 시부야(澁谷) 역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강행 처리는 테러다”라고 외쳤다. 국회 의사당 주변에도 7일 시민들이 모여 “국가의 정보 독점을 허용할 수 없다”, “전쟁 반대” 등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한편 다함께당의 전 간사장인 에다 겐지(江田憲司) 의원은 8일 도쿄(東京) 시내 강연에서 “다함께당은 한계에 부닥쳤다. 국민 본위의 정당을 만들 것”이라고 말하며 신당 창당의 뜻을 공식으로 밝혔다. 에다 의원은 이르면 9일 탈당 신고서를 낼 계획이다. 그는 지난달 26일 특정비밀보호법의 중의원 표결 때 당이 ‘찬성’ 당론을 정한 데 반발해 퇴장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공개적으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지난달 23일 중국이 동중국해 상공에 방공식별구역(ADIZ)을 선포하면서 중-일 관계가 냉각된 이후 아베 총리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의지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베 총리는 6일 보도된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정상 간의 만남이 더 중요하다”며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그는 “일본과 중국의 관계가 단절돼선 안 된다. 양국이 문제에 부딪치더라도 이 문제가 전체 관계를 좌우하도록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정부는 4일 외교안보의 총사령탑인 국가안전보장회의(일본판 NSC)를 공식 출범시켰다. 이날 첫 회의에선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설,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ADIZ) 설정 문제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의장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주재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은 도쿄(東京) 총리관저에서 ‘4인 각료회의’를 처음 열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도 자리를 함께했다. 4인 각료회의는 NSC의 핵심 의사결정기구다. 이들은 장성택 부위원장의 실각설에 대한 정보를 취합해 사실 여부에 대해 논의했다. 중국의 ADIZ에 대한 전략도 논의를 했다. 스가 관방장관은 “4인 각료회의를 2주일에 한 차례 정도 개최할 것”이라며 “외교와 방위, 안보 등 기본적인 문제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고 정책의 방향성을 일원화하는 사령탑 기능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4인 각료회의 아래에는 사무국 성격의 국가안보국이 있다. 외무성과 방위성 직원 등 약 60명으로 구성되는 국가안보국은 외교 안보 테러 치안 등과 관련한 정보를 취합해 4인 각료회의에 보고한다. 부처 간 조율 업무도 담당한다. 초대 국가안보국장에 내정된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내각관방참여(자문역)는 미국, 영국의 NSC 사무국 수장과 ‘핫라인’을 개설해 수시로 협의 및 정보교환을 할 예정이다. 일본판 NSC가 설립되기 전에는 각 부처가 개별적으로 각종 정보를 관리했다. 하지만 이제부터 각 부처의 정보는 일본판 NSC에 모이게 되고 총리를 포함한 핵심 4명의 각료가 외교안보 정책의 큰 방향을 결정한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국가 비밀을 누설한 공무원을 엄벌하는 내용의 특정비밀보호법안을 놓고 일본 국민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들은 국회 앞에서 연일 시위를 벌이며 ‘법안 철폐’를 외치고 있다. 하지만 여당은 국회 다수의 힘을 이용해 임시국회가 끝나는 6일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감독 등 영화감독과 배우 269명은 3일 ‘특정비밀보호법안에 반대하는 영화인 모임’을 만들고 팬들에게 법안 반대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법안이 알 권리를 빼앗고 표현의 자유를 위협할 수 있어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마스카와 도시히데(益川敏英) 나고야(名古屋)대 특별교수 등 학자 31명도 지난달 28일 법안에 반대하는 모임을 만들고 “인권과 평화주의를 위협하는 법안을 즉각 폐기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이 블로그에 올라간 뒤 1주일이 지나자 학자 2006명이 성명에 동참했다. 도쿄신문은 학자들이 분야를 뛰어넘어 하나의 정치 문제에 대해 반대를 표명하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라고 4일 보도했다. 1일 도쿄 신주쿠(新宿)에선 변호사 40여 명이 전단 5000여 장을 시민들에게 나눠 주며 법안 폐지 운동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아사히신문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법안에 반대하는 응답은 50%였고, “찬성한다”는 답은 25%에 그쳤다. 하지만 아베 신조 정권은 법안 처리를 강행할 방침이다. 이미 국회에서 통과돼 4일 설립된 국가안전보장회의(일본판 NSC)가 미국 NSC 등 각국 유사 조직과 원활하게 정보를 교환하려면 정보 누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4일 국가안전보장특별위원회에 출석해 “특정 비밀을 정할 때 타당성을 체크하기 위해 정부 내 차관급의 감시위원회를 설치하겠다”며 보완책을 내놓았다. 또 “법률 공포 후 정보 보호 및 공개, 공문서 관리 등을 위한 ‘정보보전자문회의’도 만들겠다”고 했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한다’는 아베 총리의 의지가 강해 법안은 6일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 여당이 다수이기 때문이다.:: 특정비밀보호법안 ::일본의 국가안보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방위, 외교, 테러 관련 정보를 ‘특정비밀’로 지정하고 이를 유출한 공무원을 최고 징역 10년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 비밀 유출을 교사한 사람도 5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한국과 일본의 국회의원 100여 명이 지난달 29일과 30일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 구 중의원 제1의원회관에 모여 한일의원연맹 합동총회를 열었다. 이들은 일본군 위안부, 영토 문제 등에 대해 날선 논쟁도 벌였지만 다들 “얼어붙은 한일 관계를 개선시켜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주장했다. 의원들은 지난달 30일 외교안보, 경제과학기술, 사회문화, 재일동포 법적지위 향상, 미래위원회 등 5개 상임위원별로 합동회의를 열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성명에는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구축 △일본은 무라야마 담화를 포함해 역대 정권의 입장을 계승 △한중일 3국의 공동 역사교과서 실현을 위해 노력 등을 담았다. 미래위원회 회의에선 시마네(島根) 현 제2구가 지역구인 다케시타 와타루(竹下亘) 자민당 중의원이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가 속한 시마네 현 국회의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해 한국 의원들이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회의가 30∼40분 중단됐지만 일본 측 위원장인 마카즈키 다이조(三日月大造) 일본 민주당 의원과 다케시타 의원 본인이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었음을 인정하고 사과하면서 회의가 재개됐다. 이번 총회에서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대처, 영토 문제, 강제 징용자 배상 문제 등 핵심 현안은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한일의원연맹 운영위원장인 나오시마 마사유키(直嶋正行) 민주당 의원은 “지금 그런 핵심 문제를 언급하더라도 해결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국민감정까지 고려해 논의할 분위기를 먼저 만들지 않으면 다루더라도 서로 상처만 깊어진다”고 설명했다. 한국 측 의원들도 사전에 “민감한 사안은 이번에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열린 개회식에서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인사말에서 “아베 신조 총리 각하, 오늘 총리 각하께서 말씀하셨듯이…”라며 아베 총리에 대해 ‘각하’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민주당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1일 국회 브리핑에서 “아베 총리에게 각하라는 호칭을 쓴 것은 참으로 통탄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이에 대해 “40년간의 외교관례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원연맹의 기존 회의록을 확인한 결과 ‘각하’라는 표현을 공식 연설에 매번 사용하지는 않았다. 과거 일본 측 참가자들이 “김대중 대통령 각하” “김종필 회장 각하”와 같은 표현을 사용한 경우는 있었다. 한국 참가자들 역시 일본 총리를 지칭할 때 ‘각하’ 표현을 사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고성호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이 설정한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ADIZ)을 통과하는 자국 민간 항공기의 비행계획을 사전에 중국 정부에 알리라고 항공사들에 권고한 데 대해 일본 언론은 1일 미일 공조의 균열을 우려하며 당혹스러워했다. 일본 정부는 민간 항공사에 중국 당국에 대한 비행계획 제출을 중단하라고 요청해 항공사들이 지난달 27일부터 비행계획을 제출하지 않고 있는데 미국 정부는 승객 안전을 이유로 일본과 다른 대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사히신문은 1일 “미국의 조치가 자고 있는데 귀에 물을 붓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이어 “미국의 조치로 인해 일본으로서는 대응의 보조를 맞추기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은 1일 NHK방송에 출연해 “외교 경로를 통해 미국 정부에서 ‘비행계획 제출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오고 있다. (미국은) 일본과 입장이 동일하다”고 말했다. 오타 아키히로(太田昭宏) 국토교통상은 “지금까지와 달라질 것은 없다”며 비행계획을 제출할 필요가 없다는 기존 방침을 유지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정부가 집단적 자위권을 ‘필요 최소한도의 자위권에 해당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논리로 허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집단적 자위권 행사 대상을 ‘일본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국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1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관한 헌법 해석 개정 시안(試案)을 만들어 지난달 13일 열린 ‘안전보장의 법적 기반 재구축에 관한 간담회’에서 논의했다. 시안에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는 필요 최소한도의 자위권 범위를 넘지 않는다”고 명기됐다. 집단적 자위권을 개별적 자위권과 동일시해 별도로 헌법을 개정하지 않고도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가능하게 하려는 것이다. 이는 1981년 5월 발표된 정부 답변서를 의식한 것이다. 당시 정부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 불가’를 밝히며 “(전쟁 포기, 군대 보유 금지를 규정한) 헌법 9조 아래에서 용인되는 자위권 행사는 일본을 방위하기 위한 필요 최소한도의 범위에 그쳐야만 한다. 하지만 집단적 자위권은 그 범위를 넘어서기 때문에 헌법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 대상을 동맹국이 아니라 일본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국가로 확대하면 한국 등에도 자위대를 보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해 자위대를 파견하려면 당사국의 명시적인 요청이 있어야 하고 국회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등 남용방지 규정도 검토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반대하고 있는 연립여당인 공명당을 설득해 내년 여름에 헌법 해석을 바꿀 계획이다. 한편 2, 3일 일본을 방문하는 조지프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대한 환영의 뜻을 밝힐 예정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달 30일 “바이든 부통령은 3일 아베 총리와 회담한 후 적극적 평화주의, 국가안전보장회의(일본판 NSC) 설치 등을 미국이 환영한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적극적 평화주의’는 “적극적으로 세계 평화와 안정에 공헌한다”는 의미지만 군사 대국화로 나아가기 위한 위장 슬로건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은 적극적 평화주의의 개념 속에 포함돼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1953년 3월 30일 도쿄(東京) 스미다(墨田) 구에 있는 산이쿠카이(贊育會) 산부인과 병원에서 거의 같은 시간에 2명의 남자아이가 태어났다. 먼저 태어난 A는 병원의 부주의로 13분 후에 태어난 다른 신생아 B와 바뀌어 서로 다른 부모에게 넘겨졌다. 그 후 두 사람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60세가 된 A 씨는 27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곡절 많은 그의 인생을 소개했다. A 씨가 2세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엄마와 A 씨 등 4인 가족은 10m² 크기의 아파트에서 힘겹게 살았다. 누울 공간도 부족하고 가전제품은 하나도 없었다.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곧바로 공장에서 돈을 벌었다. 그 후 트럭 운전사가 됐고 아직까지 결혼도 하지 못했다. “살아온 환경은 꽤나 험난했다”고 A 씨는 말했다. 운명이 뒤바뀐 B 씨. 그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는 가정에서 자랐다. 사립고를 졸업할 때까지 가정교사로부터 지도를 받았고 대학도 무난히 합격했다. 동생 3명도 모두 사립고를 졸업한 후 대학 과정을 마치고 현재 일류 기업에 취업해 있다. 뒤바뀐 운명이 제자리로 돌아오게 된 것은 B 씨의 동생 3명이 용모, 성격 등에서 자신들과 전혀 닮지 않은 큰형 B 씨를 이상히 여기면서 이뤄졌다. 이들은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전에 큰형에 대해 “출산 때 준비한 신생아 옷과 실제 입혀 있던 신생아 옷이 달랐다”는 말을 하곤 했다. 3형제는 유전자(DNA) 감식을 의뢰했다. 2009년 놀랍게도 큰형은 나머지 3명의 형제와 혈연관계가 아니라는 게 판명됐다. 그 후 3형제는 산이쿠카이 병원의 기록을 뒤져 2011년 말 A 씨를 찾아냈다. 지난해 1월 유전자 감식 결과 친형제임이 판명됐다. 그는 올해 6월 호적을 옮기고 성도 원래대로 되돌렸다. A 씨는 27일 “기구한 사연을 알았을 때 무척 착잡했다”고 말했다. 가장 안타까운 점은 이미 친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것. 그는 “진짜 부모님이 살아계시지 않으니 (60년 인생) 어떤 것도 보상되지 않는다. 친부모님 사진을 볼 때마다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A 씨는 자신의 운명을 뒤바꿔놓은 산이쿠카이 병원에 대해 분을 삼키지 못했다. A 씨와 친동생들은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2억5000만 엔(약 25억8700만 원)을 요구했다. 도쿄지방법원은 병원의 과실을 인정하고 3800만 엔을 배상하라고 26일 판결했다. 3200만 엔은 A 씨에게, 나머지는 3명의 친동생에게 지급하라고 했다. 병원 측의 항소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A 씨는 “처음 나의 운명이 뒤바뀐 사실을 알았을 땐 폭탄을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의 삶을 살도록 (병원이) 내가 태어난 날로 시계를 거꾸로 돌려줬으면 한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그의 사연은 올해 가을 일본에서 많은 관객을 모은 영화 ‘(온갖 사연을 겪은 후) 그리고 아빠가 된다’의 소재가 됐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중국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ADIZ)에 28일과 29일 연이틀 전투기를 파견해 미국과 일본 항공기들의 비행을 감시했다고 중국 국영매체 차이나뉴스가 29일 보도했다. 미국과 일본도 군사력을 계속 증강하고 있어 예측 불허의 돌발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협의를 통한 사태 해결 노력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12월 1일부터 일본 중국 한국 등 3개국을 방문하기로 해 국면 전환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차이나뉴스는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29일 오전 중국 전투기 2대가 출격해 미 항공기 2대, 일본 항공기 10대의 비행을 확인하고 감시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추가 대응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이에 앞서 중국 공군 선진커(申進科) 대변인은 “공군은 쑤(蘇)30, 젠(殲)11 등 주력전투기를 28일 동중국해 ADIZ에 파견했으며 앞으로 순찰을 상시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미국이 이틀 전 B-52 전략 폭격기를 보낸 것에 대한 대응이다. 일본 자위대는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주변 경계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조기경보기(E2C)를 운용하는 상설 부대 ‘제2 비행경계감시대’를 오키나와(沖繩) 현 나하(那覇) 기지에 신설하기로 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미군은 현재 괌에 배치한 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를 이르면 내년 봄 미사와(三澤) 미군 기지에 배치해 센카쿠 주변 경계 감시를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남중국해에는 미중일 항공모함 4척이 동시에 모여들어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처음으로 남중국해 훈련에 나선 중국의 첫 항모 ‘랴오닝(遼寧)’이 29일 최남단 하이난(海南) 섬 싼야(三亞) 군항에 정박했다. 미일은 랴오닝을 정찰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랴오닝과 함께 미국의 ‘니미츠’와 ‘조지워싱턴’, 그리고 일본의 항모급 헬기호위함 ‘이세(伊勢)’ 등이 집결하는 형국이다. 한편 중국 외교부 친강(秦剛) 대변인은 29일 “쌍방이 의사소통을 강화해 공동으로 비행의 안전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해 중-일 간 협의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드러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베이징=이헌진 mungchii@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일본의 유력 주간지가 언론매체로는 도저히 용납하기 어려울 정도의 표현을 써가며 박근혜 대통령을 비하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주간지는 박 대통령을 ‘금주의 바보’ ‘악담을 퍼뜨리는 아줌마’라고 주장하며 ‘해결책은 남자친구’라고 조롱했다. 일본 시사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 최신호(12월 5일자)는 ‘박근혜의 아줌마 외교’라는 제목의 글에서 “박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 문제와 군 위안부 문제로 소동을 피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 등을 만났을 때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역사 인식을 간접적으로 비판한 내용을 소개한 뒤 “박 대통령은 악담을 퍼뜨리는 ‘아줌마 외교’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간지는 “역대 한국 대통령은 지지율이 떨어지면 반일 카드를 사용했지만 박 대통령은 처음부터 반일 카드를 써버렸다”며 “자신이 믿고 있는 정의를 일방적으로 내뱉어 버린다면 어린아이와 다름없다”고 보도했다. 또 “박 대통령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은 경험이 적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역시 ‘사랑’이 필요하다”며 “성인 남자친구가 지금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롱하듯 보도했다. 슈칸분슌은 최근 “아베 총리가 ‘한국은 어리석은 국가’라고 발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반발해 도쿄(東京)에서 열린 한일협력위원회 총회에 참석한 한국 국회대표단(단장 서병수)이 15일 오찬 행사와 오후 총회에 불참하는 파행이 벌어졌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그것(총리의 발언)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정식 견해”라며 부인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또다시 한국의 국가원수를 비하하는 글을 게재한 것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그런 보도에 일일이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슈칸분슌은 일본 출판사인 분게이슌주(文藝春秋)가 발행하는 주간지다. 1959년 4월 창간됐다. 현재 50만 부 내외를 발간하고 있는데 부수 기준으로 주간지 중 톱3 안에 든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중국의 돌발적인 방공식별구역(ADIZ) 선포가 동북아를 긴장과 혼돈의 소용돌이로 밀어 넣고 있다. 중-일 갈등을 넘어 미중 갈등으로 확대되고 있고 이어도 문제로 한중 갈등의 전조도 보인다. 역사 왜곡과 독도 영유권 문제로 한일 관계가 거의 최저점에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 또 다른 ‘전선(戰線)’이 형성될 경우 한국 외교에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번 ADIZ 선포가 일본을 겨냥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 반면 한국에는 대화로 문제를 풀자며 ‘한일 분리 대응’ 전략을 펴겠다는 태도다. 이에 따라 한국은 미국 일본과 손을 잡고 대(對)중국 공동전선에 합류할 것인지, 아니면 미일 대리전의 장기판에서 한발 물러나 제3의 길을 택할 것인지 전략적이면서도 정밀한 선택과 행보를 요구받고 있다. ○ 중국 방공식별구역, 서해로 확대하면 한중 관계 흔들 한국군이 27일 ‘중국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방공식별구역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이어도 상공 초계비행을 감행한 것은 ‘중국의 장군 공격’에 ‘멍군 방어’의 성격이 짙다. 평소 매주 2회 실시되던 일정에 맞춰, 같은 기종(P-3C) 초계기를 보내 의연하게 대응했다는 평가다. 미국은 전략 폭격기(B-52)를 출격시켜 중국의 격한 반발을 샀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이어도는 수중 암초여서 영토가 아니다”며 “(중국 ADIZ로 인해 발생한 것은) 영토 문제가 아니라 주변 수역의 관할권 문제”라고 말했다. 관할권이란 그 수역의 경제적 가치를 활용할 권리를 말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관할권 문제라 하더라도 한국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다른 의견을 보인다. 김찬규 경희대 명예교수는 “한중 배타적경제수역(EEZ) 획정 협상을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이어도를 ADIZ에 포함시킨 것은 중국이 먼저 행동에 나선 것”이라며 “이대로 EEZ 협상을 하면 중국은 ADIZ를 근거로 이어도 수역의 관할권을 주장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더구나 중국이 서해까지 ADIZ를 확대할 경우 북한을 겨냥한 한미 공군 전력 운용에 상당한 장애가 초래된다. 더구나 방공식별구역이라는 새 변수가 한중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한국의 대북, 동북아정책 구상에 어려움을 안겨 줄 수 있다. 박근혜-시진핑(習近平) 체제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양국 협조 관계가 유지돼 왔지만 ADIZ 갈등이 증폭되면 이런 구도가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 한국, 중-일에 “방공식별구역 전면 재조정” 요구해야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일 갈등은 이번 ADIZ 사태의 진원지다. 1971년 미국이 영유권을 일본에 넘길 당시에는 문제 삼지 않던 중국이 국력 상승과 민족주의 확대로 이 섬에 주목하게 됐고 정찰·감시를 강화하더니 ADIZ에 포함시키는 상황에까지 온 것이다. 중-일 양측은 섬을 둘러싼 실력행사 과정에서 익사, 침몰 사고가 잇따랐고 상호 전투기가 대응 출격해오곤 했다. 지금은 물리적 충돌 가능성마저 고조되고 있다. 일본은 한국에 공동 대처를 요청하고 있다. 일본은 ADIZ에 맞서 도쿄(東京)에서 1000km 떨어진 오가사와라(小笠原) 제도까지 자국 방공식별구역(JADIZ)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지금보다 일본이 ‘준영공’을 늘리는 데 한국이 힘을 실어주기는 어렵다. 더구나 일본은 그동안 이어도 상공을 KADIZ에 포함해야 한다는 한국 요구에 ‘그렇다면 독도를 JADIZ에 포함하겠다’며 거부해 왔다. 따라서 한국은 일본의 강경카드에 동조하는 대신 중국과 일본에 △이어도 상공의 중국 ADIZ 제외 및 KADIZ 포함 △마라도 인근 영공의 JADIZ 제외 등 한중일의 방공식별구역 전면 재조정을 요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중 간 우발사태 벌어지면 한국 입지는 최악 중국군 공군 현역 소령이 언론 인터뷰에서 “경고를 듣지 않으면 (중국 ADIZ 침범 비행기를) 격추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만큼 중국 ADIZ에서 미중 간 우발적인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의 B-52 전략 폭격기가 또다시 중국 ADIZ를 지나갈 경우 26일(한국 시간)처럼 중국이 아무 대응을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중국의 ADIZ에 미군 훈련구역(사격장)이 포함되면서 오키나와 주둔 공군의 훈련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며 “우리의 국익을 생각해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일미군이 한반도 유사시 증파되는 핵심 전력임을 고려한 발언이다. 하지만 한국 정부의 이런 태도는 ‘신중함’보다는 ‘유약함’으로 비친다는 비판이 정부 안팎에서 나온다. 이번 사안에 대한 초기 메시지가 명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이 23일 ADIZ를 발표했지만 24시간이 지나도록 아무 반응을 하지 않았던 정부는 24일 늦게야 국방부를 통해 ‘유감’이라는 짧은 입장을 내놓았다. 주한 중국대사관 관계자를 초치하는 대응행동은 그 다음 날(25일) 이뤄졌다. 또 하루가 지난 26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민항기가 ADIZ를 지날 때 중국에 사전 통보하게 되나’라는 질문에 “확인해 보지 않았다”는 무성의한 답변이 나왔다. 같은 날 외교부는 예정됐던 정례브리핑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정부 일각에서는 “중국 ADIZ에 대한 청와대의 명확한 지침이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왔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도쿄=박형준 /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防空)식별구역(ADIZ)’ 선포에 대해 25일 한국과 일본이 모두 강하게 반발했지만 약간의 온도차를 보였다. 중국 역시 일본에는 강하게 맞대응을 하면서도 한국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대화를 통한 협의가 가능하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한국 외교부는 25일 주한 중국대사관의 천하이(陳海) 공사참사관을 불러 유감의 뜻을 전달했다. 외교부가 전달한 내용은 전날(24일) 국방부가 발표한 입장과 대동소이했으며 구체적인 항의의 뜻은 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일본 사이키 아키타카(齊木昭隆) 외무성 사무차관은 25일 청융화(程永華) 주일 중국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강력하게 항의하고 방공식별구역 설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한국 국방부도 이날 쉬징밍(徐京明) 주한 중국 국방무관을 초치해 중국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방공식별구역은 절대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을 전달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8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중 차관급 국방전략대화에서 이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5일 참의원 결산위원회에서 중국이 발표한 방공식별구역에 대해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의 영공이 마치 중국 영공처럼 보이게 표시하는 것으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힘을 배경으로 현 상태를 바꾸려는 시도에 맞서 일본의 영해, 영공을 결연하게 지키겠다”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도 이날 참의원 국가안전보장특별위원회에서 “관련 국가도 우려할 사항이다. 연대해서 중국에 자제하라고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은 이미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정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일본∼대만 비행노선 일부가 중국 방공식별구역에 걸치게 돼 전일본항공(ANA)과 일본항공(JAL)은 25일부터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중국 당국에 비행 계획을 제출하기 시작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 친강(秦剛) 대변인은 25일 방공식별구역에 이어도 등이 포함된 데 대해 “강조하고 싶은 것은 중한 양국은 우호적인 근린 국가라는 것”이라며 “우리는 한국의 충분한 이해와 협조를 원하며 소통과 대화를 강화해 지역의 평화 안정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에 대해 양위쥔(楊宇軍) 국방부 대변인은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정에 대한 일본의 태도는 도리에 전혀 맞지 않고 수용할 수 없다”며 “일본은 국제여론을 오도하고 긴장을 조성하는 무책임한 언사를 중단하라”고 맞대응했다. 중국은 미국에 대해서도 비난을 퍼부었다. 정쩌광(鄭澤光)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는 이날 “미국이 즉각 잘못을 시정하고 중국에 대해 제멋대로 지껄이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사례 1 동아일보 도쿄(東京)지사가 있는 빌딩의 구내식당. “밥 이 정도면 되겠어요?”(배식 담당 아주머니, 일본에선 밥 인심이 후한 편이다.) “밥은 그 정도면 됐는데요, 카레를 좀 더 주시면 안 될까요?”(기자) “카레는 한 국자만큼만 줄 수 있습니다. 마음만 듬뿍 담을게요.”(아주머니) #사례 2 도쿄 신바시(新橋) 역 인근 한국식당. “한국 맛 물씬 나는 된장찌개 부탁합니다.”(기자) “(기자가 먹는 모습을 보며) 한국의 맛이 나나요?”(한국인인 식당 주인) “객지 생활 1년이 넘으니 제대로 된 한국 음식을 먹으면 눈물이 빙그르 돕니다. 근데 눈물이 안 나네요.”(기자) “(오징어가 섞인 깍두기를 내놓으며) 서비스입니다. 한국 맛이 날 겁니다.”(주인) 최근 기자가 경험한 일본 생활의 한 토막이다. 일본인은 원리원칙을 잘 지키는 편이다. 한국 구내식당 아주머니라면 분명 카레를 더 줬을 것이다. ‘융통성 없는’ 일본인과 이야기하다 보면 답답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반면 ‘메이드 인 저팬’에는 믿음이 간다. 일본이 제조업 강국으로 발돋움한 것은 원칙을 지키는 국민성과도 연관이 클 것이다. 한국은 융통성이 많다. 가족과 떨어져 단신으로 부임한 기자의 처지를 알고 식당 주인은 무료로 ‘비밀 병기’를 내놓았다. 하지만 융통성이 너무 많으면 경우에 따라 ‘대충대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올해 7월 서울 노량진 상수도관 수몰사고, 1999년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 등은 정해진 원칙을 지켰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몇 년 전 아사히신문 기자와 함께 책을 쓰고자 했다. 서로 상대방 국가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묻고 답하는 내용이었다. ‘왜 한국에선 팥빙수를 처음부터 섞어서 먹느냐’는 질문에 땀을 흘리며 답했다. 서로 문답하는 과정에서 신기한 걸 발견했다. 최종 결론은 예외 없이 깔때기처럼 하나로 모아진 것. 한국과 일본의 장점을 두루 갖추는 게 가장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자신과 다른 기질을 가진 사람에게 묘하게 끌리는 법이다. ‘겨울연가’가 물꼬를 터 주자 일본에서 뜨겁게 한류 붐이 달아올랐던 것도 180도 다른 상대방에게서 매력을 발견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한일이 요즘 냉랭하다. 심각한 문제는 정치권뿐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도 그렇다는 점이다. 최근 한 일본 지인이 “요즘 한국에 여행 가면 얻어맞는 것 아니냐”고 물어서 기자의 어안이 벙벙해진 일도 있다. 엔화 약세로 올해 10월까지 방일 외국인 수는 866만 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10월 기준 방일 한국인 수는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동아일보는 최근 ‘한일 관계 이대로는 안 된다’ 시리즈를 게재했다. 정치권의 냉기가 양국 국민까지 얼어붙게 하는 현 상황을 심각히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래선 양국 젊은이들이 상대 국가에 대한 매력을 체감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잃을지도 모른다. 한일 전문가 4인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역사와 안보를 분리 대응하자고 요구했다. 그리고 양국 정상이 만나 선순환 구조를 빨리 만들 것을 호소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일본 지도자의 역사 인식에 대해선 강력하게 대응하되 나머지 문제에 대해서는 유화적으로 대화하는 것을 고려해 보면 어떨까. 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말로만 “정상회담을 희망한다”고 할 게 아니라 환경 조성에 힘쓰는 모습을 보여 주면 어떨까. 두 정상이 반보씩만 물러서면 된다.박형준 도쿄 특파원 lovesong@donga.com}
한국과 일본의 관계 악화가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난제로 부상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 보도했다. NYT는 “그간 미국에서는 한일 갈등을 ‘위험한 국수주의자’로 통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탓이라고 보는 시각이 강했으나 9월 박근혜 대통령과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의 회담 이후 분위기가 변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박 대통령이 헤이글 장관에게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의 진심 어린 사과가 없다’고 비판했다”며 “이 회담은 미 외교가에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이 중국에 대한 견제를 위해 한국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군사적 증강을 지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에번 메데이로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24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일 갈등은 미국에는 가족이 싸우는 것과 같다”며 “미국이 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캐럴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는 같은 날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집단 자위권 행사는 최종적으로 일본 국민의 문제”라며 일본에 대한 지지의 뜻을 내비쳤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중국이 동중국해 상공을 ‘방공식별구역’으로 선포하자 일본 정부는 즉각 강력하게 반발했다. 일본의 영공이 위협받을 뿐 아니라 자칫 중-일 간 우발적인 충돌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도 일본의 손을 들어주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일본 외무성의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중국이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한 날인 23일 오후 주일 중국대사관의 한즈창(韓志强) 공사에게 전화로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을 받아들일 수 없다. 센카쿠(尖閱)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둘러싼 중일 대립 사태를 격화시킬 뿐”이라고 항의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도 이날 이와사키 시게루(岩崎茂) 통합막료장(한국의 합참의장에 해당) 등 방위성과 자위대의 간부들을 긴급 소집해 대응책을 논의했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기자들에게 “중국의 이번 조치는 위험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센카쿠를 영해기점으로 설정한 중국이 선포한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은 일본이 설정한 구역과 겹치기 때문에 수시로 ‘중국 항공기의 비행, 일본 전투기 출동’ 양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중국군 정보수집기 2대가 23일 오후 센카쿠 열도 북측 동중국해의 일본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자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긴급 발진했다. 미국 정부도 23일(현지 시간) 이례적으로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가 거의 비슷한 시간에 일제히 성명을 내고 “중국이 동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한 것은 역내 안정을 해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미국과 동맹국들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고 지역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이라고 밝혔다. 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야마모토 이치타(山本一太) 일본 영토문제 담당상은 22일 기자회견에서 “독도와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 주장을 대외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이르면 올해 안에 동영상 홈페이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영토 홍보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외무성, 방위성 등 담당자들이 참석하는 종합조정회의를 설치해 29일 첫 회의를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군이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외국인 민간 여성을 위안부로 강제 연행한 사실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자료가 발견됐다. 교도통신은 하야시 히로후미(林博史) 간토(關東)학원대 교수(일본 근현대사)가 일본군의 외국 여성 강제 연행과 관련한 기술이 들어 있는 법무성 자료 6점을 도쿄(東京)의 국립공문서관에서 발견했다고 21일 보도했다. 이 자료는 일본 패전 후 중국과 네덜란드 정부가 실시한 6건의 B·C급 전범 법정의 기소장과 판결문 등 재판 자료로 1999년 이후 법무성에서 국립공문서관으로 이관된 것이다. 일본군 육군 중장이 강간과 부녀 유괴 등으로 재판을 받은 ‘난징(南京) 12호 사건’ 기소장에는 “딸을 폭력으로 끌고 가 육체적 위안 도구로 삼았다”는 기술이 나와 있다. 또 해군 대위 등 13명이 강제 매춘 등으로 재판에 회부된 사건(폰차낙 13호 사건)의 판결문에는 “다수의 부녀자가 난폭한 수단으로 협박을 받고 (위안부 활동을) 강제당했다”고 기술돼 있다. 일본 정부는 군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1993년)를 발표하기 전 국내외 위안부 자료를 조사했다. 이번에 발견된 자료들은 당시 정부 조사자료에 포함되지 않은 새로운 내용이다. 하야시 교수는 “당시 정부 조사가 불충분했다”며 “고노 담화 발표 이후에도 여러 자료가 발견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정부 견해를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방위성이 호위함을 현재 48척에서 58척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NHK 방송이 21일 보도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지지를 보내는 가운데 일본이 군사력을 증강시키는 작업에 돌입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NHK에 따르면 방위성은 다음 달 말까지 각료회의 통과를 목표로 하는 ‘신(新)방위계획 대강’에 호위함을 10척 늘리는 계획을 반영하기로 했다. 방위대강은 일본의 중장기 방위정책을 규정한 것으로 방위력 정비의 지침이 된다. 섬 지역 방위를 강화하기 위해 잠수함이나 어뢰의 공격으로부터 함정을 보호하는 소규모 신형 함정 도입도 방위대강에 명시할 계획이다. 700대이던 전차 보유량은 300대로 줄이되 홋카이도(北海道)와 규슈(九州)에 집중적으로 배치하기로 했다. 현행 방위대강에 반영된 전차 보유목표인 400대보다 수를 줄이지만 특정 지역에 밀집시켜 유사시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대포를 탑재하고 타이어를 부착해 기동성을 높인 최신형 전차를 약 200대 투입하기로 했다. 한편 미국과 호주 정부는 20일 미국 워싱턴에서 외교·국방장관 정례 연석회의를 열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지지했다고 교도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일본의 집단적 지위권 행사를 적극 지지한다는 성명서를 채택한 바 있고, 호주도 이어 지지 의사를 밝혔는데 이를 거듭 확인한 것이다. 양국 장관은 공동성명에 집단적 자위권 행사뿐 아니라 국가안전보장회의(일본판 NSC) 설치, 방위대강 개정 등 일본이 추진하는 각종 안보정책도 언급하며 지지를 표명했다. 이날 회의에는 미국에서 존 케리 국무장관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호주에선 줄리 비숍 외교장관과 데이비드 존스턴 국방장관이 각각 참석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