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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누가 휴대전화가 고장 나서 바꾸나. 최신형 나오니까 바꾸는 것 아니냐.” 11일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대항마’들 사이엔 ‘신형 휴대전화론’이 회자됐다. 같은 당 소속 현직 단체장인 박원순 서울시장의 실적을 대놓고 공격하기엔 부담스러운 민주당 주자들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3선 도전으로 마음이 기운 박 시장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한 당내 차기 후보 그룹들의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됐다. 11일에는 정청래 전 의원도 출마를 시사했다. 이에 맞서 박 시장도 의원들과 당원들을 상대로 접촉면을 넓혀가며 굳히기에 나섰다.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 경쟁은 ‘군웅할거’(많은 영웅들이 자신의 근거지를 차지한 채 세력을 다툼)나 ‘우후죽순’(비가 온 뒤에 솟는 죽순)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권에선 후보 ‘기근’에 시달려 대비를 이루고 있다. ○ ‘박원순 퇴진론’ vs ‘시정 실적론’ 정 전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시민과 당원들의 어느 정도 지지와 성원이 있다면 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썼다. 이미 박영선(4선), 민병두(3선), 우상호(3선), 전현희 의원(재선) 등 현역 의원들이 출마를 적극 검토하는 가운데 원외인 정 전 의원까지 도전장을 꺼내 들었다. 이를 본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당 소속 현역 단체장이 굳건히 있는데 이렇게 많은 전현직 다선 의원들이 출마하려는 건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지지율(70%대)과 당 지지율(50%대)이 고공 행진을 하는 ‘대선효과’가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야권 주자들이 변변찮으니 출마자가 더 많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 의원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섰다가 당시 무소속 후보였던 박 시장과의 단일화 경선에서 패한 적이 있다. 7년 만의 재도전인 셈이다. 당 전략홍보본부장을 지낸 민 의원은 가장 먼저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채 바삐 움직이고 있다. 이인영 의원과 출마를 논의해 온 우 의원은 이 의원이 불출마로 가닥을 잡자 출마 준비에 들어갔다. 그러나 최근 최재형 감사원장 후보자 인사청문위원장을 맡는 바람에 내년 1월부터 움직일 방침이다. 민주당 내 서울 유일의 강남 의원인 전 의원 역시 출마 쪽으로 기울었다. 일단 이들은 “서울시장을 세 번이나 하겠다는 건 무리”라며 ‘박원순 퇴각론’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기엔 경남 지역 의원들이 주장하고 있는 ‘박원순 경남지사 출마론’으로도 적극 활용되면서 당내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이에 맞서 박 시장은 지역위원회 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의원들과 당원들을 시장실에 초청하는 등 접촉면을 넓혀가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당내 도전자들의 파상공세에 대해 박 시장은 친한 의원들에겐 3선 도전 의사를 직접 밝히면서 지원 요청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 측은 “그간 얼마나 많은 일을 꼼꼼하게 챙겨왔는지 의원·당원들이 점차 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 초라한 야권 후보군 반면 야권의 상황은 초라하기만 하다. 한국당에선 선뜻 서울시장에 도전한다는 전현직 의원도 없을뿐더러 영입 작업도 순탄하지 않다. 당 차원에선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홍정욱 ㈜헤럴드 회장에게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당이나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당의 서울시장 후보로는 안철수 대표가 줄곧 거론되고 있지만, 안 대표는 수개월째 ‘선(先) 인재 영입, 후(後) 출마 검토’라는 답변을 반복하고 있다. 최우열 dnsp@donga.com·박성진 기자}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을 담은 427조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이 결국 법정 처리 시한(2일)을 넘겼다. 2014년 국회 선진화법이 시행된 이후 법정 시한 내 새해 예산안 처리가 무산된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2015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12월 3일 0시 48분, 오전 3시 57분에 본회의 처리가 되긴 했지만 합의는 전날 이뤄졌다. 국회 수정안을 정리하는 작업 때문에 표결만 자정을 넘긴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여야는 ‘헌법이 정한 처리 시한을 지키자’며 도입한 선진화법의 정신을 3년 만에 내팽개친 뒤 ‘네 탓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문재인 정부의 고공 행진하는 지지율을, 야당은 표 대결에 밀리지 않는 의석수를 믿고 ‘치킨게임’을 벌인 것이다. ○ 여야 ‘치킨게임’에 처리 불발 선진화법 시행 이후에는 매년 12월 1일 정부안이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면서 예산안 처리가 법정 시한을 훌쩍 넘기는 일이 사라졌다. 여대야소 지형에선 정부안으로 표 대결을 하면 야당에 불리한 만큼 야당은 쉽사리 협상장을 박차고 나올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여소야대 3당 체제와 맞물리며 돌파구 찾기가 더 쉽지 않은 분위기다. 올해 여야는 법정 시한을 하루 넘긴 3일 “냉각기를 갖자”면서 공식적인 협상도 열지 않았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일요일이라도 본회의를 열 수 있도록 ‘본회의 공휴일 개의의 건’을 전날 의결했다. 협상이 타결되면 언제든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여야 지도부 모두 소속 의원들에게 ‘비상 대기령’을 내리지 않았다. 그 대신 각각 기자간담회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장외 여론전을 벌였다. 국회가 첫 ‘시한 내 처리 불발’이라는 오명을 떠안으면서도 ‘치킨게임’을 벌이는 것은 “결국 지연 책임이 상대방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새 정부 국정운영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께서 국정을 맡긴 저희가 책임지고 해 나가고 국민들로부터 평가를 받겠다”고 덧붙였다. 협상이 늦어지더라도 국민의 지지로 돌파하겠다는 뜻이다. 반면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여당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 보따리를 풀어주는 것은 여당”이라고 강조했다. 늦어지면 결국 정부 여당이 손해라고 압박한 것이다. ○ 예산안 협상 막판 쟁점은… 예산안 협상 타결의 발목을 잡은 쟁점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인 공무원 증원(1만2000명) 예산과 내년도 최저임금(시간당 7530원) 인상을 보전하기 위한 지원 예산이다. 당초 여야가 꼽은 6대 쟁점 가운데 아동수당 도입, 기초연금 인상 등은 이견을 많이 좁힌 상태다. 여야는 정부안의 공무원 증원 숫자를 줄이는 것에는 공감대를 이뤘다. 그러나 감소 폭을 놓고 끝내 결론을 내지 못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타협안으로) 한국당은 7000명, 국민의당은 9000명, 민주당은 1만500명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민주당에서 ‘1만 명’이라는 숫자를 고집하더라”고 전했다. 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을 ‘사람 중심 예산’이라고 천명한 만큼 상징성을 포기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소상공인에게 최저임금 인상금을 보전해 주는 ‘일자리 안정자금’ 2조9700억 원에 대해선 입장이 더 팽팽하게 대립한다. 한국당은 내년 1년만 한시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간 기업이 부담해야 할 근로자 임금을 세금으로 직접 지원해주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국민의당이 “2019년에는 2018년의 50% 수준인 1조5000억 원으로 지원금을 줄이자”는 타협안을 내놓은 상황이다. 이 밖에 정부 여당이 ‘핀셋 증세’로 이름 붙인 법인세 인상안도 막판 쟁점이다. 여권의 법인세 인상안은 소득 2000억 원 초과 대기업에 대한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 금액) 구간을 신설해 최고세율을 기존 22%에서 25%로 올리는 내용이다. 한국당은 과표 200억 원 이하 중소기업에 대한 세율을 인하하면 최고세율 소폭 인상을 고려해보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은 과표구간 신설 없이 최고세율을 2%포인트 올리자는 주장이다. 홍수영 gaea@donga.com·박훈상·박성진 기자}

“방탄소년단 8표, 트와이스 6표, 엑소 4표, 여자친구 2표. ‘아이돌 대통령’에 방탄소년단 당선!” 최근 경기 수원시의 한 중학교 1학년생 20명이 ‘아이돌 대통령선거’에 참여해 투표한 결과다. 투표율 100%를 기록한 이 선거에 참여한 아이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했다. 본인이 지지한 아이돌 그룹이 당선되지 못했다는 실망감은 없었다. 개표 후 아이들은 그저 “누구 찍었어?” “비밀투표야. 그거 말하면 안 된다고 배웠잖아” “오호∼ 투표, 재미있네”라며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투표 경험을 공유했다. 중앙선관위 운영하는 ‘민주주의 선거교실’ 이 중학생들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하는 ‘일일 민주주의 선거교실’에 참여하기 위해 학교 음악교실에 모였다. 선관위는 투표권 없는 청소년들이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2015년부터 ‘민주주의 선거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수업은 △민주주의와 선거(이론수업) △매니페스토와 약속(정책선거·토론 체험) △선거! 함께 해봐요(투·개표관리 체험) 등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학생들에게 민주주의는 낯선 주제였다. 그래서 강의는 주로 체험형 학습 형태로 진행됐다. 아이돌 대통령을 뽑는 모의 투표, 매니페스토 공약을 직접 만들어 학생회장 선거를 치르는 등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수업이 한창이었다. 조별 모둠 형태로 책상이 배치된 교실에는 모둠당 3∼4명으로 나눠 앉아 수업에 참여했다. 교실 가운데에는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사전 모의 투표 시스템이 설치됐다. 투표함, 투표소, 모의 신분증, 모의 투표용지, 본인 확인기 등 실제 사전투표 현장에 배치되는 기기들이 놓여 실제 투표현장과 다름없는 투표소였다. 아이들에게는 평소 경험하기 어려운 ‘어른들의 세계’를 직접 체험할 좋은 기회인 셈이다. 선거는 ‘아이돌 대통령’을 뽑는 투표. 학생들은 기호 1번 빅히트당의 방탄소년단, 기호 2번 JYP당의 트와이스, 기호 3번 SM당의 엑소, 기호 4번 쏘스뮤직당의 여자친구가 인쇄된 투표용지를 저마다 한 장씩 받아들었다. 실제 아이돌 그룹이 대통령 후보로, 각 아이돌의 소속사가 정당 역할을 했다. 투표 진행도 학생들이 했다. 학생 두 명이 선관위 위원 역할을 해 모의 신분증을 제시하는 학생들의 신원 확인과 투표용지 발급을 도왔다. 왁자지껄 즐거운 분위기 속에 수업은 체험을 통해 주목도를 높이고 집중력을 유지했다. 좋은 공약, 선거의 중요성 등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보다 각자 선거 포스터를 만들어 봄으로써 교육 효과를 높였다. 학생들은 회장 선거를 치른다는 가정하에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공약 위주로 포스터를 작성했다. 조별로 △급식이 맛있는 학교 △건의함 활성화 △동아리 활성화 △한 달에 한 번 ‘사복데이’ 만들기 등을 공약으로 내건 포스터를 만들었다. 교육 효과는 만점이었다. 끝날 때까지 수업에 대한 집중도는 어느 때보다 높았다. 남수현 양(13)은 “아직 투표권이 없지만 수업에서 배운 매니페스토의 중요성을 생각하면서 실생활에 꼭 필요한 정책과 공약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투표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준서 군(13)도 “아직 투표권이 없지만 나중에 유권자가 되면 투표에 꼭 참여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책·공약 선거를 위한 필수조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민주주의 교육의 핵심은 후보자의 정책과 공약을 꼼꼼히 살펴보라는 것이었다. 소속 정당이나 인물 등을 기준으로 이미지 투표를 하기보다 실질적으로 내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내세운 후보를 고를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 유권자들은 어떤 기준으로 후보자를 선택하고 있을까. 학생들이 배운 것처럼 정책과 공약을 꼼꼼히 살펴보고 투표하는 유권자의 비중은 얼마나 될까. 동아일보는 1일 대통령 선거(17, 18, 19대) 및 총선(18, 19, 20대)에서 유권자들의 후보자 선택 기준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조사한 선관위 자료를 입수해 살펴봤다. 선관위는 전국 만 19세 이상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각각의 선거에 대해 선거기간 전, 선거기간 중, 선거종료 후로 조사 시점을 나눠 △인물·능력 △정책·공약 △소속 정당 △정치 경력 등 어떤 기준이 특정 시점의 후보자 선택 기준이 되는지 조사했다. 자료에 따르면 모든 선거에서 선거기간 전에는 인물·능력과 정책·공약의 비중이 소속 정당보다 높다.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선거가 임박할수록 정책 및 공약 대신 소속 정당을 보고 후보자를 선택한다고 응답한 비중이 비약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올해 5월 치러진 19대 대선에서 정책·공약의 비중은 35.0%(선거기간 전), 36.9%(선거기간 중), 30.8%(선거종료 후)로 줄어들었다. 반면 소속 정당을 보고 후보를 선택했다고 응답한 유권자의 비중은 각각 4.0%, 8.2%, 11.4%로 늘어났다. 지난해 총선도 마찬가지였다. 정책과 공약을 보고 후보자를 선택하겠다고 응답한 유권자 비중은 선거기간 전(27.3%)과 선기기간 중(28.2%)에 비해 선거종료 후(22.4%)에 감소했다. 반면 소속 정당을 후보자 선택 기준으로 삼은 유권자 비중은 16.0%, 18.9%, 24.2%로 늘었다. 선관위 측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유권자들이 여전히 소속 정당 등 후보자의 이미지를 보고 투표하고 있다고 파악한다. 이성적으로는 정책과 공약을 후보자 선택의 최우선 순위로 삼겠다고 생각하지만 선거가 임박할수록 후보자의 이미지나 정당이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되는 일종의 아노미 현상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서인덕 선거연수원장은 “정책과 공약을 꼼꼼히 점검한 후 후보자를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가장 잘 치를 수 있는 방법이다. 건강한 민주시민 양성을 위해서라도 민주주의 교육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시민교육의 산실(産室) ‘선거연수원’ 선관위는 국민을 대상으로 민주주의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민주시민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인 선거연수원을 새롭게 단장했다. 서울 종로구에 있던 선거연수원의 규모를 키워 지난달 24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로 옮겨 ‘수원청사 시대’를 시작한 것이다. 서 원장은 “민주시민교육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관련기관·단체와의 협업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국민과 함께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더욱 다양화할 것”이라고 각오를 말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국회는 1일 본회의를 열고 내년도 정부 예산안의 부수법안 중 상속세, 증여세법 개정안 등 9건을 처리했다. 본예산안 처리를 위해 여야는 1일 밤늦게까지 협상을 계속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공무원 증원’ 예산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국회선진화법 적용 이래 처음으로 법정 처리시한(2일)을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본회의에서 처리된 예산 부수법안 9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대안,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 대안, 개별소비세법 개정안, 국세기본법 개정안 등이다. 이 법안들은 정세균 국회의장이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도록 지정한 21건 가운데 여야 간 쟁점이 없는 것이다. 예산 부수법안 일부가 예산안과 별도로 먼저 처리되는 것은 국회 선진화법 적용 이후 처음이다. 예산 부수법안으로 지정된 법인세법 개정안과 소득세법 개정안 등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본회의 상정 법안에 포함되지 못했다. 초대기업이나 초고소득층의 법인세·소득세 최고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 금액) 구간 세율을 올리는 내용의 이 법안 역시 정부의 국정운영 핵심 법안이다. 본회의에선 유엔 남수단 임무단과 레바논 평화유지군 파견 연장 동의안과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 일반 안건 60건도 처리됐다. 약물치료법엔 ‘화학적 거세’ 대상 범죄에 강도·강간 미수죄와 아동·청소년 강간 등 상해·치상죄 및 살인·치사죄가 추가됐다.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을 하루 앞두고 여야는 3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참여한 ‘2+2+2’ 협상을 이어갔다. 하지만 여야 원내지도부 협상과는 별개로 예산안 심사를 하고 있는 국회 예결위 소(小)소위 파행 문제가 변수로 떠오르며 회동은 파행을 겪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1차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협상을 투트랙으로 진행하기로 했는데 소소위가 어제부터 열리지 않고 있다. (한국당) 김도읍 간사가 따돌림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예결위 여야 3당 간사만 참여하는 소소위에서 한국당을 제외한 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따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해명으로 회동은 재개됐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까지 밤 늦게 협상에 참석했다. 하지만 합의는 불투명한 상태다. 다만 협상에서 일부 진전은 있었다.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재정 지원, 기초연금 인상 등에서는 접점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무원 증원 예산과 일자리 지원금에 대해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정 의장이 법정 예산 처리시한을 지키기 위해 예산안을 직권상정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국회 관계자는 “일단 여야 합의로 예산안 자동 부의 시점을 미뤄 놓은 2일 정오까지 최대한 합의를 해달라는 것이 정 의장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여야는 2일 오전 예결위 소소위를 재가동하는 등 합의안 만들기를 시도할 예정이다. 박성진 psjin@donga.com·최우열 기자}

내년부터 국회의원 보좌진을 7명에서 8명으로 늘리는 법안을 최근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던 국회가 국회의원 세비를 인상하기로 합의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국회 운영위원회 예산결산심사 소위원회는 지난달 3일 의원 세비 중 일반수당을 내년에 공무원 보수 인상률(2.6%)만큼 올리기로 했다. 현재 국회의원의 월평균 세비 1149만 원 중 일반수당은 646만 원이다. 이 수당이 663만 원으로 오르는 것이다. 관련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국회의원 1인당 1억4000만 원인 연봉의 추가 인상을 위해 매년 6억여 원의 세금이 투입된다. 지난해 여당인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은 20대 국회 내내 세비를 동결하겠다고 약속했고, 더불어민주당도 사실상 동의했다. 논란이 일자 운영위 예결소위원장인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국회의원들에 대한 불신이 크지만 세비를 조금이라도 올리기 위해 여야가 담합하거나 묵인한 것은 결코 아니다. 의도를 갖고 통과시킨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국회 예산안 심사에서 국회의원 세비만 따로 심사하는 과정이 없어 의식하지 못했고 국회 사무처가 정부 지침에 따라 공무원 급여 인상률을 국회 소속 공무원들(국회의원 포함)에게도 자동 반영하면서 발생한 문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여야는 30일 내년도 예산안의 본회의 자동 부의 시점을 12월 1일 0시에서 법정처리 시한인 2일 정오까지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국회선진화법이 시행된 2014년 이후 예산안 자동 부의 시점을 여야 합의로 늦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 우원식, 자유한국당 정우택, 국민의당 김동철 등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30일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긴급 회동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여야는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을 이틀 앞두고 각 당의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참석하는 ‘2+2+2’ 협상에 착수했다. 그러나 최저임금 및 기초연금 지원 방식 등에 대해서는 일부 논의가 진척됐지만 최대 난관인 공무원 증원을 놓고 접점 찾기에 실패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자유한국당이 정부 부처와 산하 기관의 적폐청산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전수 조사한 결과 5명 중 1명꼴로 ‘편파·이념 지향적 인사’로 구성됐다고 30일 주장했다. 한국당의 ‘문재인 정부 정치보복 TF 구성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39개 TF(29개 부처) 소속 위원과 적폐청산 수사에 투입된 검사 등 589명 가운데 116명(19.7%)이 문제 인사로 분류됐다. 한국당의 분류 결과 편파적 인사는 15명, 이념 지향적 인사는 101명이다. 편파적 인사로는 △2013년 국가정보원 특별수사팀 소속 검사 3명 △박영수 특별검사팀 파견 검사 4명 △박근혜 블랙리스트 문화계 인사 8명 등이 꼽혔다. 이념 지향적 인사는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출신 17명 △문재인 대선 캠프 출신 6명 △세월호 관련 인사 12명 △좌편향 인사 66명 등이다. 한국당은 ‘5대 부적격 인사’도 지목했다. 대표적인 인사가 국정원 대공수사권 폐지를 권고한 국정원개혁발전위원회 위원인 장유식 변호사다. 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의 남편인 그가 과거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한 전력을 거론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인 송현석 역사교과서 진상조사위원회 간사도 포함됐다. 그는 2009년 대법원이 이적단체로 판결한 ‘한국청년단체협의회’ 정책위원장 출신이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장 출신인 법무·검찰개혁위원회 한인섭 위원장은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친밀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경찰개혁위원회 박경서 전 위원장은 국보법 폐지 주장과 26차례 방북, 오창익 위원은 백남기 농민 사건 등 정치사건을 주동한 인물이라고 부적격 사유를 설명했다. 보고서에는 적폐청산에 따른 ‘관가 동향’으로 “일선 현장에서 자신이 관련된 사업에서 잘못이 드러날 경우의 두려움 때문에 방조, 침묵 및 통상 업무까지 위축”이라는 분석 내용도 담겼다. ‘기업 동향’으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무차별한 기업 대상 사정으로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있으며 금융권도 채용비리 논란으로 사정 정국 심화 중”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정권의 인사에 딱 맞는 사람들이 가서 (적폐청산 TF에) 있기 때문에 공정성을 잃어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오랜 기간 동안 현장에서 국민이 바라는 개혁의 의지를 실천해온 전문가들이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개혁을 완수할 전문가들로 이뤄진 인사에 대해 주관적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송찬욱 song@donga.com·박성진 기자}

근로시간 단축안(주당 최대 근로시간 68시간→52시간)의 정기국회 처리가 사실상 무산됐다. 이에 따라 정부가 행정해석 폐기를 통한 근로시간 단축을 밀어붙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8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최종 담판을 시도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일부 여당 의원이 강하게 반대하면서다. 앞서 23일 여야 3당 간사는 근로시간 단축을 내년 7월부터 2021년 7월까지 기업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휴일수당을 1.5배 지급하는 안에 잠정 합의한 바 있다. 이날 합의 무산 후 여야는 추후 논의 일정을 잡지 못했다. 이에 따라 환노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등 남은 절차를 고려하면 정기국회 회기 종료 때(12월 8일)까지 처리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선 여당이 잠정 합의를 해놓고도 휴일수당을 평일수당의 2배 달라는 노동계의 힘에 굴복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야가 법 개정에 실패하면 정부의 행정해석 폐기 여부와 대법원 판결이 근로시간 단축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행정해석 폐기 카드 검토 여야가 12월 임시국회 일정을 잡고 논의를 재개하면 연내 처리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관건은 여당이 노동계와 정의당의 반발을 극복할 수 있느냐다. 노동계는 휴일수당 2배가 관철되지 않으면 대정부 강경 투쟁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정부의 마지막 카드는 ‘행정해석 폐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11월 국회에서 법 개정이 되지 않으면 행정해석을 폐기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미 행정해석 폐기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주당 최대 근로시간이 68시간(주 40시간+평일 연장근로 12시간+휴일근로 16시간)까지 가능하다는 행정해석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폐기하면 그 즉시 5인 이상 사업장까지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사업주는 형사처벌(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는다. 수백만 명에 이르는 사업주와 영세 자영업자들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채 ‘범법자’로 내몰릴 수 있는 셈이다. 여야가 단계적 시행에 잠정 합의한 것도 이런 혼란을 막기 위해서였다. 또 행정해석이 폐기되면 휴일수당이 현행 1.5배에서 2배로 늘어난다. 경영계 입장에선 휴일수당 인상에, 추가 고용 부담까지 이중고를 떠안게 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015년 9월 발표한 ‘근로시간 단축의 비용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의 추가 부담은 12조3000억 원에 이른다. 특히 300인 미만 사업장이 부담할 비용은 이 중 70%에 해당하는 8조6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산업별로는 초과근로가 많은 제조업에서 전체의 60%를, 영세사업장 비중이 높은 도소매·음식·숙박업종에서 22%를 부담할 것으로 예측된다. 박재근 대한상공회의소 기업환경조사본부장은 “여야의 잠정 합의는 기업이 단계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려 한 것인데, 이 합의안이 무산돼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대법원 확정판결이 또 다른 변수 대법원은 휴일수당을 1.5배 줘야 하는지, 아니면 2배를 줘야 하는지를 두고 14건의 소송을 심리 중이다. 2008년 경기 성남시 미화원들이 소송을 낸 지 9년이 지났고, 성남시가 2011년 상고한 지 6년이 지났지만 대법원은 지금까지 확정판결을 내리지 않았다. 통상임금처럼 법원 판결로 근로시간과 휴일수당이 결정되면 노동시장의 혼란이 커지는 만큼 국회가 법을 개정할 때까지 확정판결을 미뤄온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도 더 이상 판결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대법원은 내년 1월 18일 이와 관련한 공개변론을 열기로 했다. 쟁점이 첨예하고 근로자와 기업에 끼치는 영향이 막대한 만큼 각계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취지다. 통상 공개변론 후 늦어도 석 달 내에 확정판결을 내리는 점을 감안하면 4월 중순경 최종 판결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정부와 여당 내에서도 대법원 확정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현 행정해석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대법원이 현 행정해석을 위법하다고 판결하면 그때 폐기해도 늦지 않다는 얘기다. 통상임금 소송에서도 정부는 정기상여금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행정해석을 유지하다가 2013년 12월 대법원 판결 이후 수정했다. 이날 환노위에서 여당 일부 의원은 “대법원 판결 때까지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충분히 더 논의하자”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대법원이 현 행정해석을 위법하다고 판결하면 정부는 행정해석을 바로 폐기해야 한다. 근로시간이 즉시 단축되는 동시에 휴일수당이 곧바로 평일수당의 2배로 오르는 것이다. 현재 14건의 소송 중 11건은 2심까지 노조가 승소했다. 대법원도 결국 노조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계가 여야 잠정 합의에 강하게 반발하는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다. 만약 대법원이 행정해석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면 근로시간 단축의 ‘공’은 다시 국회로 넘어오게 된다.유성열 ryu@donga.com·김성규·박성진 기자}

429조 원 규모의 2018년도 정부 예산안의 국회 법정처리기한(12월 2일)이 26일로 6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여야의 막판 힘겨루기로 합의안 도출이 쉽지 않다. 자칫하면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 2015년에 이어 두 번째로 법정시한을 넘길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에 발목 잡힌 예산안 국회 예결위는 24일까지 예산안 등 조정소위원회(예산소위)를 열어 15개 상임위원회의 53개 부처별 삭감 심사를 마무리했다. 예산소위는 정부가 편성한 예산안 중 감액사업 659개를 심의한 결과 296개 사업에 대해 정부 편성안보다 6500억 원가량을 더 삭감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나머지 사업의 삭감을 놓고 여야 간 견해차가 컸다. 30개 부처 172개 사업(약 25조 원 규모)에 대한 삭감 여부가 일단 보류된 것이다. 매년 예산 삭감 액수가 4조∼5조 원 규모여서 추가 삭감할 대상을 한참 더 논의해야 한다. 여야 견해차가 큰 사업은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사업이다. 가장 덩치가 큰 예산은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늘리는 이른바 ‘문재인케어’를 위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으로 5년 동안 30조6000억 원이 소요된다. 여기에 △최저임금 관련 일자리 안정자금(약 2조9700억 원) △신설 아동수당 지급 비용(약 1조1000억 원) △공무원 증원 인건비(약 5300억 원) 등이 주요 쟁점이다. 예산소위 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사람 중심 성장을 위한 것”이라며 정부안 편성을 고집한 반면 자유한국당은 “포퓰리즘 예산”이라며 삭감을 요구했다. 국회 예산소위는 25일 내년도 예산안의 감액 및 증액 심사를 예결위원장과 여야 3당 간사, 기획재정부 김용진 차관이 참석하는 소(小)소위원회에 위임하기로 의결했다. 법정시한 전까지 예산 심사와 여야 합의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책인 것이다. 백재현 국회 예결위원장은 26일 첫 회의 모두발언 때 “어느 때보다 이번 예산은 힘들고 어렵다”고 말했다.○ 소수 여당 한계와 국민의당이 주요 변수 2012년 5월 국회선진화법이 통과되면서 그동안 예산안 처리는 정부 여당에 유리한 것으로 인식돼 왔다. 여야가 예산안을 합의하지 못하면 정부안을 본회의에 자동 부의해 처리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은 법정시한을 앞두고, 정부안보다 좀 더 유리한 방향으로 여당과 막판 타협을 시도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2015년을 빼고는 모두 법정시한을 지켰고, 2015년에도 법정시한에서 하루만 늦춰졌을 뿐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여당(121석)이 과반 의석에서 30석 가까이 부족해 정부안의 본회의 처리를 강행할 수 없다. 40석의 제3당인 국민의당이 사실상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국민의당은 공무원 증원 사업과 관련해 인력 재배치와 구조조정 방안, 재정 추계 등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자리 안정기금도 “기업 임금 부담을 국민 세금으로 도와줄 수 없다”면서 사회보험료 지원 방식으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핀셋증세’ 법안은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여당은 초고소득자·초대기업 등에 대한 세제 개편안을 세입예산 부수법안으로 지정해 정기국회 때 통과시키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는 15일부터 논의를 시작했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박성진 psjin@donga.com·박훈상 기자}
귀순한 북한군의 몸에서 기생충이 나온 사실이 공개된 것을 두고 “인격의 테러”라고 한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23일 공식 사과했다. 사실상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을 겨냥한 비판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다. 논란은 17일 김 의원이 페이스북에 “귀순한 북한 병사가 치료받는 동안 몸 안의 기생충과 내장의 분변, 위장의 옥수수까지 다 공개돼 ‘인격의 테러’를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이 센터장은 22일 브리핑을 통해 “(의사인) 우리는 칼을 쓰는 사람이며 가장 단순하면서도 굉장히 전문화된 일에 특화된 사람들이라 말이 말을 낳는 복잡한 상황을 헤쳐 나갈 힘이 없다”며 김 의원의 주장을 공개 반박했다. 이에 김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환자 정보 비공개를 규정한 의료법 위반 소지의 책임이 이 센터장에게도 있다고 직접 비판하고 나섰다. “의료 윤리와 기본원칙이 침해당한 데 대해 깊은 책임과 유감을 표명했어야 했다”고 반박한 것. 하지만 김 의원의 일련의 언행은 큰 역풍을 불러일으켰다. 소중한 생명을 살려낸 이 센터장에게 과도한 정치적 잣대로 비판을 가했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김 의원은 23일 정의당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사과했다. 그는 “환자 치료에 전념해야 할 의사가 저로 인한 공방으로 마음에 큰 부담을 지게 된 것에 대해 위로와 사과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한 라디오에서도 “(17일 글은) 이 교수를 지목한 게 아니라 환자 치료 상황에 대한 국가의 부당한 개입, 언론의 선정적 보도 등 우리 사회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17일 페이스북 글에서 “이국종 의사는 ‘나는 오직 환자를 살리는 사람이다’며 언론의 과도한 관심과 정략적 외부 시선에 절규하듯 저항했다”고 이 센터장을 두둔한 바 있다. 김 의원의 사과에도 의료계가 반발하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않고 있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의료진에게 응원이나 격려는 못할망정 환자 인권을 테러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대체 무슨 의도인가”라며 비판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도 “이 교수에 대해 망발을 한 김 의원은 사과하고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사진)에 대한 청문회를 22일 연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이날 청문회를 마치고 청문보고서까지 채택했다.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은 이르면 24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보인다.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는 인사말을 통해 김종삼 시인의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는 시를 낭송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시인과 다름없이 살아가는 인정 많은 우리 국민이 헌법이라는 우산 아래 기본적 인권을 보장받으며 비합리적 차별을 받지 않도록 헌법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여야는 큰 공방 없이 정책 질의 위주로 청문회를 진행했다. 헌재소장 임기 논란과 관련해 이 후보자는 “최고의 헌법 해석기관인 헌재소장 임기가 해석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저를 마지막으로 임기가 논란이 되는 헌재소장 후보자가 없기를 입법기관인 여러분께 강력히 희망한다”고 요청했다. 이 후보자가 헌재소장에 취임하면 헌법재판관 잔여 임기인 내년 9월까지 재임한다. 이 후보자는 ‘군의 정치 관여가 중대한 범죄 행위’라는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의 지적에 “군인이 현직으로서 정치에 관여하면 당연히 헌법 위반이다”라고 동의했다. 자유한국당 송희경 의원의 ‘북한이 주적이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보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에 대해서도 “독소조항도 있고 오·남용된 적이 많다. (다만) 문제가 있는 것은 개정하는 게 타당하지 폐지까지는 안 된다”고 말했다. 헌법 개정 시 전문에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넣는 방안과 관련해서는 “‘5·16혁명’이 헌법에 들어가 있다가 군사정변이고 쿠데타라는 결론 아래 삭제하고 현재 전문으로 된 것처럼 (5·18 정신을 추가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선거 가능 연령을 현행 19세에서 18세로 낮추자는 방안에 대해서는 “취업이나 군대, 교육 등에 대해 의견을 가질 수 있는 18세 정도 나이면 정치적 판단 능력도 충분히 있다”고 찬성 의견을 밝혔다. 한편 이 후보자는 퇴임 후 변호사 개업을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개인의 삶이 있어서 변호사를 언젠가는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부끄럽지 않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신상 문제는 거의 거론되지 않았다. 야당인 한국당 권석창 의원조차 “재산 증식 과정이나 카드 결제 명세 등을 살펴봤지만 큰 흠은 없다고 생각한다. 후보자의 소신과 철학, 헌법 준수 의지를 중심으로 질의하겠다”고 말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청와대와 여당이 20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를 통한 검찰 개혁 의지를 강하게 재천명했다. 검찰발 사정(司正) 태풍 속에 “정작 검찰 개혁은 흐지부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자 검찰 개혁이 적폐청산의 마침표가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공수처, 임기 내 반드시 설치” “공수처 설치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다. 이번 정기국회에 안 되면 내년에, 안 되면 그 다음 국회 때라도 시도해 임기 내 반드시 하겠다는 것이 대통령의 뜻이다.”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청 비공개 회의에서 ‘대통령의 의지’라는 표현을 수차례 반복해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기강과 법무, 민원 업무를 담당하는 민정수석이 정책협의를 위해 국회를 찾은 것은 이례적이다. 조 수석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먼저 회의 참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한 회의에선 공수처 설치 관련 법안 처리 방안이 논의됐다. 조 수석의 참석은 공수처 관철에 대한 청와대의 확고한 입장을 대외적으로 내보이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비공개 회의를 시작하기 전 조 수석은 “지난 정권은 우병우(전 대통령민정수석) 등 정치검사들이 정권 비리를 눈 감으면서 출세가도를 달렸다”며 공수처 설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많은 개혁과제 중 첫째가 적폐청산, 검찰 개혁이다. 검찰 개혁을 위해 많은 논의가 있었고 이제 마무리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수석은 또 “공수처는 검찰 개혁의 상징이다. 대통령 자신과 주변부터 공수처 수사 대상이라고 선언했다”고 말했다. ○ 청와대-검찰 ‘무언의 대치’? 최근 여권 내에선 검찰이 적폐청산의 선봉장으로 나서 전(前) 정권은 물론 전전(前前) 정권으로 수사를 확대하면서 적폐 관련 수사가 장기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았다. 적폐청산의 전선(戰線)이 넓어지면서 청와대가 검찰을 향해 칼을 꺼내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여권 내에선 검찰이 전병헌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물론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수사로 청와대와 여당까지 겨냥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검찰 수사가 통제 불능 상태로 가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서슬 퍼런 검찰의 사정 칼날이 어디로 향할지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 선뜻 개혁에 앞장서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청와대가 검찰 수사와 거리를 두며 침묵을 지키는 것을 두고 ‘무언의 대치’를 벌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검찰 내부에서는 적폐청산 수사가 활발해질수록 청와대와 여당이 추진하는 검찰 개혁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한 검찰 간부는 “권력자 입장에선 검찰만큼 정권의 입맛에 맞는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는 곳이 없다. 역대 정부마다 검찰 개혁을 외쳤지만 결국 검찰이라는 ‘칼’을 내려놓지 못한 이유”라고 말했다. 반면에 검찰 스스로 적폐청산의 칼이 되면서 “스스로 적폐청산의 덫에 걸렸다”는 시각도 있다. 한 검사는 “적폐청산을 원하는 권력에 휘둘리는 모습이 공수처의 필요성을 대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검찰 개혁, 적폐청산 마침표 찍을까 문 대통령이 약속한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한 검찰 개혁은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이라는 것이 청와대와 여권의 확고한 기류다. 여권 관계자는 “공수처 설치는 사실 여권에 불리하다면 불리한 법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검찰 개혁은 적폐청산을 완성하는 마침표”라고 말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브리핑에서 “당정청은 공수처 신설 관련 4대 원칙에 따라 법무부가 마련한 안을 토대로 법안 심사과정에서 신축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4대 원칙은 수사·기소권을 보유한 독립적 수사기관, 정치적 중립성 확보, 부패척결 역량 강화, 검사 부패 엄정 대처 등이다. 그러나 초대 공수처장 인선 방식부터 여야 합의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법무부안은 추천위원회가 2명을 추천하면 국회의장이 교섭단체 대표들과 협의한 뒤 1명을 선출하되, 협의가 되지 않을 경우 국회의장이 2명을 추천해 대통령이 지명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여기에 반대한다. ‘국회’가 아닌 ‘야당’이 공수처장을 복수로 추천해 대통령이 이들 중 1명을 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문병기 weappon@donga.com·박성진·강경석 기자}
여야 의원 125명이 20일 정봉주 전 의원의 복권을 호소하는 탄원서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출하기로 했다. 정 전 의원은 200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실소유주 의혹을 제기했다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이 확정돼 복역했다. 2022년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 등 여야 의원 125명은 탄원서에서 “이 전 대통령이 BBK 실소유주라는 정황과 증거가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정 전 의원 복권은 적폐세력이 압살한 민주주의, 정치적 자유를 회복시키는 것을 의미한다”며 성탄절 특사에서 복권해 줄 것을 호소했다. 탄원서에는 민주당 박영선 의원 등 97명,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 등 22명, 정의당 노회찬 의원 등 6명이 서명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수가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150만 명을 넘어섰다. 6월부터 ‘100만 당원운동’을 벌인 지 3개월여 만이다. 권리당원은 매월 일정액의 당비를 납부하는 당원으로 당내 선거 등에서 투표권 등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민주당은 19일 “9월 말까지 접수한 권리당원 신청자 수가 15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데이터베이스 작업이 늦어지면서 집계가 완료된 것”이라고 밝혔다. 6월 초 권리당원 수가 24만 명에 머물던 것에 비하면 6배 이상으로 늘어난 수치다. 권리당원 수는 지난달 중순 이미 100만 명을 넘어섰다. 여기에 전산 작업이 진행되면서 일부 시도당위원회의 미취합 데이터까지 합산돼 50만 명의 권리당원이 추가됐다. 민주당 권리당원 급증세는 내년 6월 지방선거의 영향이 크다. 민주당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당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당원 입당 기준 시점을 9월 말까지로 한정했다. 이 때문에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예비후보자들이 당내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지지자들의 권리당원화를 적극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높은 지지율도 급증세를 견인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역별로 전통적 지지 기반인 호남뿐 아니라 수도권, 충청, 영남, 강원 등 전국적으로 고른 증가세를 보였다”고 전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미국을 방문 중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사진)가 15일(현지 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에 대한 미국 측의 압박 강도가 상당히 크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과 면담한 추 대표는 “굉장히 빡빡한 느낌을 받았다. 향후 협상이 굉장히 지난할 것 같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로스 장관을 만나 “미국 측의 우려는 무역 불균형에 있다고 하는데, 무역적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러나 로스 장관은 “미국의 무역적자가 심화됐다. 한국만이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에도 동일한 요청을 했다”고 답변했다. 추 대표는 특파원 간담회 때 “(미국 측이) 한국 자동차에 대해 굉장히 여러 차례 강조했다. ‘무역은 무역, 무기는 무기’ 따로따로더라”며 미국 측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이어 “한미 FTA가 가장 모범적인 사례라는 것을 강조하고 (동맹국인 한국이) 북한 리스크,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잘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추 대표는 기자들에게 “미국 측이 (한미 FTA 개정 때) 무리한 요구를 계속하면 폐기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특활비)가 정치권을 회오리 속으로 빨아들이고 있다. 검찰의 정치권 수사가 현직 의원들의 특활비 수수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친박(친박근혜)계에 수사가 집중되고 있다. 검찰은 친박 핵심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이 특활비 1억 원을 국정원 측에서 받은 혐의를 잡고 수사 중이다. 최 의원은 박근혜 정부 최고 실세로 불렸다. 최 의원이 특활비를 받은 시점은 2014년 6월 박근혜 정부 2기 내각 출범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발탁돼 ‘경제 사령탑’ 역할을 할 때로 전해졌다. 최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을 그의 성을 따 ‘초이노믹스’라고 부를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2016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당시 새누리당으로 복귀한 최 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친박계 인사들을 지원하며 ‘진박(진짜 친박) 마케팅’을 벌여 논란이 됐다. 검찰은 최 의원이 경제부총리가 된 2014년 6월 국정원장이 된 이병기 전 원장이 최 의원에게 특활비 1억 원을 주도록 국정원 관계자에게 지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이 전 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국회의원에게 특활비가 전달되도록 결정하고 지시한 혐의를 영장에 포함시켰다. 이 전 원장은 2014년 6월부터 2015년 2월까지 9개월 동안 국정원장으로 재직한 뒤 곧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최 의원에게 전달됐다는 특활비 1억 원은 안봉근 전 대통령국정홍보비서관(51·구속)과 이재만 전 대통령총무비서관(51·구속) 등 이른바 박 전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을 통해 청와대에 상납된 국정원 특활비와는 별개다. 검찰은 최 의원 말고도 박근혜 정부에서 핵심 실세로 불렸던 의원들에게 국정원 특활비가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한 친박 인사는 “특활비를 받은 것 자체를 문제 삼으면 전 정부 장관 중에 걸리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어디에 썼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뇌물수수 또는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 중인 자유한국당 원유철, 이우현 의원도 친박계로 분류된다. 서훈 국정원장은 16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국정원 특활비를 둘러싼 일부 언론 보도를 부인했다. 정보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에 따르면 서 원장은 “(언론 보도처럼 특활비 전달 관련)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정보위원들에게 이야기하거나, 정보위원들과 ‘떡값’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눈 적이 일절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정원이 빼돌린 돈이 30억 원 더 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으며 관련 언론사에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변했다. 강경석 coolup@donga.com·송찬욱·박성진 기자}

바레인 출국 직전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드라이브를 ‘정치 보복’이라고 했던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13일 ‘국민 통합’ 메시지로 적폐청산을 거듭 비판했다. 전날 이 전 대통령의 발언이 도화선이 되면서 정치권에선 적폐청산을 둘러싼 ‘말폭탄’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MB “한국 성장은 국민의 단합된 힘” 14시간의 비행 끝에 바레인 현지에 도착한 이 전 대통령은 오전 3시(한국 시간 오전 9시) 페이스북에 “저는 바레인 마나마에 도착했습니다”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이 전 대통령은 “자원이 부족한 대한민국이 오늘날과 같은 성장을 이룩한 비결은 교육과 국민의 단합된 힘이었다고 강조할 예정”이라고 적었다. 이 전 대통령은 바레인 정부 고위공직자 등을 대상으로 초청 강연을 할 예정이다. 현 정부의 적폐청산 드라이브가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가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전날 출국길에는 “지난 6개월간의 적폐청산은 국론을 분열시킬 뿐 외교안보와 경제에 도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라고 해 추가 메시지가 나올지도 주목된다. 이 전 대통령은 최근 측근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쩍 “강한 야당이 필요하다”며 보수 통합의 필요성도 당부하고 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에 대응하려면 분열된 보수 진영이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옛 친이(친이명박)계도 서서히 움직이는 모습이다. 친이계 좌장이었던 늘푸른한국당 이재오 대표는 통화에서 “이 전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를 견제하는, 제대로 된 야당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9일 오찬 회동에서 이 같은 의견에 뜻을 함께하고 양당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2일 ‘친이 직계’로 불린 조해진 전 의원을 만나서도 “보수가 힘을 모으고 야당이 힘을 모아야 정부 여당이 잘못을 하더라도 견제하고 바로잡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조 전 의원은 8일 바른정당을 탈당하고 한국당에 입당원서를 제출했다.○민주당과 국민의당은 MB 비판…한국당은 호응 더불어민주당은 이 전 대통령을 향해 “적폐의 원조”라며 정치 보복 프레임 차단에 나섰다. 추미애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전 대통령 측이 혐의가 드러나자 정치 보복 프레임을 걸어 보지만 범죄에 대한 응징과 처벌의 필요성은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은 4대강, 자원외교, 방위산업을 둘러싼 ‘사자방’ 비리의 진상 규명을 적폐청산 작업의 핵심 과제로 보고 있다”며 검찰의 이 전 대통령 수사를 촉구했다. “이 전 대통령을 (사이버사령부 댓글 활동과 관련해) 충분히 입건할 상황까지 왔다고 보여진다”(박범계 의원)와 같은 주장도 여당에서 나왔다. 최근 “복수하려고 정권을 잡았나”라며 적폐청산에 부정적이었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이 전 대통령에게 비판적이었다. 안 대표는 “이 전 대통령이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직 대통령도 철저한 수사와 엄정한 처벌에 예외일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청와대와 정부 여당의 행태를 보니 마치 조선시대 망나니 칼춤을 연상시키는 작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통령의 ‘정치 보복’ 발언에 한국당이 적극 호응한 것이다. 같은 당 정우택 원내대표도 “한풀이 굿판식 정치 보복은 반드시 부메랑이 돼서 돌아온다”고 문재인 정부를 향해 경고했다. 한국당은 적폐청산을 통해 이 전 대통령을 넘어 보수진영 궤멸에 나설 것이라고 보고 당사에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진을 걸기로 하는 등 보수층 결집에도 나섰다.송찬욱 song@donga.com·박성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지대 개혁’ 공론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추 대표는 “우리나라가 유독 부동산 임대소득에 대해서 지나치게 관대했다”며 임대료 수익에 대한 세제개편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집권여당 대표로서는 이례적으로 10일 국회에서 관련 토론회까지 열었다. 정치권에서는 추 대표가 ‘대권 플랜’의 한 축을 가동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추 대표가 그간 내세워 온 차별성은 ‘남북 대화론자’와 ‘킹메이커’였다. 최근 여기에 ‘지대 개혁론자’를 추가해 ‘포스트 당 대표’ 행보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라는 게 추 대표 측의 전언이다. 추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토지, 지대’ 등 의제를 선점해 관련 이슈가 나오면 자연스럽게 ‘추미애’ 이름 석 자를 떠올리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추 대표는 최근 정쟁을 일으킬 만한 언행을 자제하고 ‘신중 모드’에 들어갔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현 정부 출범 직후 야당을 향한 독설 논란과 당청 관계에서의 잡음 등으로 정쟁의 한가운데 서 있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추 대표가 대통령선거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승리로 이끌었다는 공적을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넣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추 대표가 정치 현안에 매몰되기보다 당 대표로서는 충실한 ‘관리자’ 역할을, 정치인으로서는 한국 사회에 큰 화두를 던지며 차기 대선 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최근 실시된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사무직 당직자 정기 공개채용에 10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려 150 대 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의 정치 참여에 대한 의식이 달라졌다는 의견부터 청년실업의 또 다른 그늘을 반영한 것이라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춘석 사무총장은 12일 “지난주 최종 면접까지 마무리했고, 13일 당 인사위원회에 6, 7명가량의 최종 합격자 명단을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당 당직자는 국회의원 보좌진처럼 ‘월급을 받으며 정치를 하는’ 몇 안 되는 직업이다. 정치인을 꿈꾸거나 정치학을 공부한 청년 등이 주로 지원한다. 최근엔 각 의원실 인턴 과정을 거쳤거나 대선 때 후보 캠프에서 자원봉사를 했던 준비된 지원자도 적지 않게 지원하고 있다. 민주당이 여당으로 바뀐 것 역시 지원자가 크게 늘어난 배경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지난해에도 8명의 당직자를 선발했지만 당시 지원자는 500명 정도였다. 민주당은 이번 모집에서 입사지원서에 출신 대학명을 적는 칸을 없애고 전공만 표시하는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적용했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탈락자 중에는 서울의 명문대뿐 아니라 해외의 유명 대학 출신도 적지 않게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무총장은 “지원자 중에는 당 중진들을 포함해 각 의원실 인턴 출신들이 적지 않았지만 정부의 기조대로 일체의 민원을 배제하고 투명한 절차로 선발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을 비롯한 원내교섭단체 정당의 당직자들은 대개 공무원에 준하는 처우가 보장된다. 직급은 주임, 차장, 부장, 부국장, 국장 순으로 승진한다. 주임의 연봉은 중앙부처 9급 공무원보다 약간 많은 수준이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10일 국정감사에서는 고대영 KBS 사장의 거취 문제를 두고 불꽃 튀는 공방이 벌어졌다. 고 사장은 거취를 표명해 달라는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의 요구에 “방송법이 개정되면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자리에 연연하지는 않지만 정치적 격변기가 있을 때마다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임기를 중도에 그만두는 건 제 선에서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밝혔다. 여당 측이 고 사장의 발언이 ‘임기 연장을 위한 꼼수’라고 비판하자 고 사장은 “꼼수 쓰면서 세상을 살아오지 않았다”고 짧게 반박했다. 국감에서는 고 사장의 금품 수수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2009년 5월 당시 보도국장이었던 고 사장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200만 원을 받고 노무현 전 대통령 검찰 조사에 대한 국가정보원 개입 보도를 막았다는 의혹이다.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이명박 정권 당시 국정원 정보관과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이에 고 사장은 “당시 아는 친구가 국정원 대변인이라 대변인과 밥을 먹는 데 배석한 적이 있고 오다가다 인사드린다고 제 자리에 몇 번 온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0만 원을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단호하게 “안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KBS 노동조합은 8일 “고대영 사장이 방송법 개정안이 처리되면 사퇴하겠다고 거취를 표명했다”며 파업을 잠정적으로 중단할 의사를 밝힌 뒤 10일부터 업무에 복귀한 상태다. 반면 기자와 PD 직군 대부분이 속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고 사장 퇴진 때까지 파업 철회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김장겸 사장 해임안을 논의할 이사회를 13일로 한 차례 더 연기했다. 방문진 이사회는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제7차 임시 이사회를 열었지만 김 사장에게 직접 소명 기회를 주고 야권 이사가 최대한 참석하도록 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완기 이사장은 “가급적 김 사장이 직접 나와 해임 사유를 소명하고 다른 이사도 많이 참석하도록 모양을 갖춰서 판단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야권 측인 김광동 권혁철 이인철 이사는 ‘2017 한국·태국 국제방송 세미나’에 참석하고 있어 이사회에 불참했다. 고영주 전 이사장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 사장은 이날 오후 방문진 사무처에 공문을 보내 “소명을 위한 재출석은 어렵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김 사장 해임안이 의결되면 파업을 잠정 중단할 예정이었다.박성진 psjin@donga.com·김민·조윤경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5월 10일) 6개월을 하루 앞둔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선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과 관련한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가 잇따라 자살한 사건을 놓고 논란이 이어졌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사건의 당사자를 넘어선 피해자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거기다가 칼을 주고 흔들게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때문에 좌천된 검사들에게 4년 만에 당시 맞섰던 사람들을 수사하도록 한 것은 사실상 ‘자력구제 금지’의 법원칙에 어긋난다는 비판이다. 더불어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금태섭 의원은 “국정원 수사를 방해했다는 혐의에 대해 수사를 방해받았다는 검사들이 다시 수사하는 것은 맞지 않다. 외부에서 봐도 누가 (수사 내용을) 믿겠나”라고 지적했다. 사건을 재배당하라는 의원의 지적에 이금로 법무부 차관은 “대검과 협의해서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참으로 안타깝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 그러나 여러 어려움이 있더라도 적폐청산에 대한 원칙과 기준이 흔들림은 없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지속적인 적폐청산 수사를 강조했다. 반면 한국당 정갑윤 의원은 “참새 소탕 작전의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과거 중국 마오쩌둥 주석이 참새가 해충을 잡아먹는 걸 간과한 채 “곡식을 먹는 해로운 동물을 없애자”며 ‘제사해(除四害) 운동’을 벌이고 난 뒤에 의도와 달리 흉작만 이어졌다는 얘기였다. 이명박(MB) 전 대통령은 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에서 핵심 측근들과 회의를 하는 자리에서 “나라가 자꾸 과거에 발목 잡히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 적폐청산의 명암 정치권에서 매일같이 공방이 벌어질 정도로 문재인 정부 6개월간 국민의 머리에 가장 크게 각인된 것은 경제나 통일·외교 분야도 아닌 적폐청산이다. 현 정부의 인수위 역할을 했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7월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자마자 검찰과 경찰은 어느 기관보다 빨리 움직였다. 몇 개월째 당정청은 ‘적폐청산’ 구호를 외치면서 고발과 수사 의뢰가 이어졌다. 체포와 압수수색, 구속 뉴스가 쏟아졌다. 그리고 약 두 달 사이에 MB·박근혜 정부와 관련된 몇몇 인사들의 자살사건도 이어졌다. 9월 21일 김인식 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사장이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수사 타깃이었던 하성용 전 KAI 사장은 박근혜 정부와의 유착 의혹이 제기된 인물이었다. 이어 10월 30일엔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에서 국정원 측 방어를 맡았던 정치호 국정원 소속 변호사가 숨진 채 발견됐고,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가 6일 투신자살했다. 국정원과 군, 각 부처에 설치된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팀들이 들춰낸 자료들은 검찰 수사의 단서가 됐다. 남재준 이병기 이병호 씨 등 전직 국정원장들은 특수활동비 문제로 압수수색을 당했고,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과 김재철 전 MBC 사장도 각각의 이유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직권남용’ 위주의 적폐 수사 논란 한 가지 특이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수사에선 ‘이전 정권 사정’과 달리 돈이 오고간 뇌물과 정치자금법 위반 범죄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전직 국정원 고위 간부들은 대부분 정치에 관여했다는 혐의(국가정보원법 위반) 등을 받고 있다. 김재철 전 사장 역시 국정원법 위반 혐의의 공범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블랙리스트, 화이트리스트 관련자들은 직권남용 혐의,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 사건에 연루된 김 전 장관은 군형법상 정치 관여 금지, 직권남용 혐의가 적용됐다. 이를 놓고 노무현 정부 때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 MB 정부 당시 노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 수사, 박근혜 정부 때의 MB 정부 자원외교 수사(성완종 게이트)나 박범훈 전 대통령교육문화수석 관련 수사 등은 모두 뇌물이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에 대한 것이어서 현 정부의 적폐 수사와 대비된다는 시각도 있다.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사를 놓고 ‘상납’ ‘뇌물’ 적용이 적절하냐는 논란도 있다. 구여권에선 관례적 통치자금이라는 주장을 제기한다. 반면 차제에 잘못된 관행을 끊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또 지난 정부에서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요구한 방식이나 청와대에 돈을 전달한 방식이 ‘관행’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이런 논란과 별개로 적폐청산 수사가 궁극적으로 MB나 박 전 대통령을 겨냥한 ‘표적성 아이템’ 찾기가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결과적으로 두 전직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댓글 수사나 특수활동비 수사를 놓고 노동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특정 이슈들을 선정해 이에 관여된 모든 사람을 잡아들이겠다는 것처럼 비치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했다.○ 적폐청산의 컨트롤타워가 없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8일 윤 지검장에게 “사건 관계인들의 인권을 더욱 철저히 보장하라”고 지시했다. 검찰 수사팀이 변 검사 수사에 나선 날, 오전 7시에 변 검사의 집으로 들이닥쳐 그의 자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모욕을 줬다는 지적을 의식한 지시였다. 법조계 일각에선 이런 상황 자체가 컨트롤타워를 잃어버린 적폐 수사의 현주소를 보여준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는 “백원우 대통령민정비서관이 현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자살에 대한 ‘한(恨)’이 서려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다. 반면 청와대는 “청와대가 국정과제의 물꼬를 텄을 뿐이고 이젠 검찰이 알아서 독립적으로 하고 있다”고 부인했다. 조국 대통령민정수석이 취임 때 “민정수석은 수사지휘를 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처럼 검찰 수사 업무엔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지난 정부에서 민정수석으로 재직한 한 고위 인사는 “법무부장관을 통해 청와대가 수사의 방향과 정도를 조율해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렇지 않으면 무서운 ‘수사의 관성’을 경험하게 된다. 그 관성 때문에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자살했지 않나”라고 말했다.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을 거쳐 출범한 새 정부로선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잘못된 제도나 관행, 즉 ‘적폐’를 해소하는 게 국정 제1과제일 수 있다. 다만 양승함 연세대 명예교수는 “여권이 좋아하는 아이템 위주로 정치권력 차원에서 적폐청산을 한다면 그거야말로 또 하나의 적폐다”라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진정한 적폐청산은 컨트롤타워를 통해 국민이 원하는 주제를 파악하고 분류해서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최우열 dnsp@donga.com·최고야·박성진·전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