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교육부가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세계지리 8번 문항의 오류를 인정하고 피해 학생 구제 방침을 밝힌 가운데 각 대학들은 피해 학생들을 어떻게 입학시킬지 고민 중이다. 일단 각 대학들은 “복잡한 문제가 많기 때문에 교육부의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살펴보고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대학들이 가장 신경을 쓰는 대목은 다른 학교에 다니던 피해 학생을 입학시킬 경우 전 대학에서 받은 학점과 학기 등을 어떻게 산정할지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이다. 우선 대학마다 학점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기존 학점을 환산하는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대부분 대학이 4.5점 만점이지만 서울대 등 일부 대학은 4.3점 만점 체계이며 A, B, C학점 간 구간도 다르다. 휴학생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고민이다. 전 대학에서 1학년을 모두 다니지 않고 한 학기만 다니다 휴학하거나, 아예 입학 뒤에 바로 휴학을 한 경우에는 새로 입학한 대학에서 어느 학기에 입학시킬지 문제가 될 수 있다. 기존 학교에서 해외 교환학생 등을 다녀왔다면 그 기간 취득한 학점을 새 대학에서 인정할지도 어려운 문제다. 고려대 입학처 관계자는 “다른 대학을 다니다 온 학생을 2학년으로 인정할 경우, 휴학생은 어떻게 할지, 학점은 어떻게 반영할지 등에 대해 교육부가 지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입학처 관계자는 “교육부 가이드라인이 정해질 때까지는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같은 수능 오류 사태를 막기 위해서 수능 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숨 가쁘게 돌아가는 수능, 대입 전형 일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고3 학생들은 대입 전형 때 수시전형에 6번, 정시전형에 3번 응시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면접과 논술고사, 수능도 치러야 한다. 11월 수능이 치러지고 12월 결과가 발표되면 약 2주 뒤부터 대학들은 정시모집 전형을 시작한다. 사실상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오류를 발견해 바로잡을 시간은 2주밖에 없는 셈이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수능 결과 발표와 대입 전형 시작 사이에 문제를 검토하고 바로잡을 시간적 여유를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초중고교 교육과정과 교과서의 잦은 개편도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나 기조에 따라 교육과정이 바뀌고 교과서 내용도 변하면서 오류가 발생한다는 것. 수능 전에 교과서의 오류를 전면 검토하고 각 학교에 정오표를 내려보내 수험생의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수능 출제 과정에 참여하는 교수와 전문가들이 평가원으로부터 간섭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문항 검토와 수정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임현석 lhs@donga.com·이은택 기자}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오류와 관련해 책임자였던 성태제 당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화여대 교수·사진)에 대한 책임론이 일고 있다. 성 전 평가원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교육과학문화수석실 자문위원, 국가교육과정개정자문위원장,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제7대 원장 등을 지냈다. 평가원장 재임 때는 교육부 장관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다. 세계지리 오류는 지난해 수능 당일(11월 7일)부터 지적됐다. 이에 따라 평가원은 같은 달 13일 해당 문제에 대한 심사위원회를 열었지만 “현행 교과서 수준에 근거해 출제한 만큼 정답에 이상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당시 성 전 원장은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하면서 “혼란을 야기해 유감스럽다”면서도 “고교 수준에서 정답을 선택하는 데 큰 불편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출제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피해 학생에 대한 구제조치 없이 성적 발표를 한 것이다. 박홍근 전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심사위원회는 2시간 만에 14개 과목 심사를 마쳐 ‘날림’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성 전 원장은 올 3월 임기를 마치고 학교로 복귀했다. 평가원 관계자는 “(성 전 원장이) 경력에 오점을 남기지 않기 위해 출제 오류를 인정하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성 전 원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자율형사립고 재지정 평가에서 기준점수에 미달됐던 서울 자사고 8곳 중 6곳을 지정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교육부는 즉각 이를 취소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고 자사고 측은 시교육청을 상대로 소송전에 착수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31일 오후 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율학교 지정운영위원회를 열어 경희, 배재, 세화, 우신, 이화여대부속, 중앙고를 지정 취소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숭문고와 신일고는 2년간 지정 취소를 유예하기로 했다. 조 교육감은 “10월 27일 지정 취소 대상인 8개 자사고에 공문을 보내 운영개선 계획을 제출해줄 것을 요구했다”며 “8곳 중 우신고를 제외한 7곳이 개선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2년 유예 처분을 받은 숭문고와 신일고는 시교육청에 학생 선발권(면접권)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재지정 취소를 피했다. 또한 조 교육감은 “2016학년도 입학전형부터는 면접 없이 추첨으로만 자사고 신입생을 선발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면접권 전면 박탈 방침도 밝혔다. 자사고 폐지 정책에 반대해 온 교육부는 지방자치법에 따라 이날 즉시 “재지정 취소 처분을 취소하라”며 시정명령을 내렸다. 만약 이를 지방자치단체가 이행하지 않으면 처분을 취소하거나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다. 박성민 교육부 학교정책과장은 “11월 17일까지 시교육청은 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법에 따라 교육부가 직권취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사고 교장단은 즉각 성명을 내고 반발했다. 교장단은 “자사고 지정 취소를 즉각 철회하라”며 “2년 유예안은 재량권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31일 오전 11시 교장단과 자사고 학부모들은 시교육청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다. 자사고 교장단은 시교육청의 지정 취소 처분에 맞서 법무법인 ‘태평양’을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했으며 지정 취소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이다. 시교육청이 이날 지정취소 처분을 내렸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2016학년도부터 이들 학교는 일반 학생을 추첨 방식으로 선발해야 한다. 하지만 신입생 모집 전에 법원이 자사고 측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다면 이전처럼 학생 선발권을 유지하면서 신입생 선발을 진행할 수 있다. 조 교육감은 “교육부에 의해 여러 가지 법적, 행정적 쟁투가 예고된 것은 사실”이라며 “차분히 법적 쟁투를 하되 조용하게 하겠다”고 밝혀 교육부를 상대로 한 소송전을 피하지 않을 방침을 밝혔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내년 3월부터 국공립 초중고 교사가 원하는 경우 시간선택제 교사로 전환할 수 있게 된다.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의 ‘교육공무원임용령 일부개정령안’ ‘교육공무원 승진규정 일부개정령안’ ‘교원자격검정령 일부개정령안’이 28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국공립 학교의 현직 교사가 육아 가족 간병 학업 등을 이유로 시간선택제로 전환을 신청하면 3년 이내에서 전환할 수 있다. 시간선택제 전환교사의 근무 시간은 주 15∼25시간이며 교장, 교감, 수석교사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시간선택제 교사의 전환 기간이 끝나면 다시 전일제 교사로 돌아간다. 전환 시기는 매 학년도 3월 1일이 기준이지만, 대체 인력이 있거나 교육과정 운영상 필요할 경우 9월 1일도 가능하다. 시간선택제로 전환된 교사들로 인해 생기는 공백은 주 40시간당 1명으로 산정해 교사를 새로 임용하는 방식으로 충원된다. 시간선택제 전환 교사의 교육 경력은 근무 시간에 비례해 산정한다. 근무 성적과 가산점 평정 시에도 근무 시간에 비례해 산출한 경력이 반영된다. 교육부는 “신규 시간선택제 교사를 채용하는 것으로 확대할지는 이 제도를 1년 이상 운영해 성과를 평가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날 성명을 통해 “교사들의 교육력을 약화시키는 정책”이라며 비판했다. 전교조는 “수업 단절을 불러오고, 전일제 신규 교사 정원이 줄어드는 등 부작용이 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총은 “다음 달 예정된 시간선택제 교사 수요조사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전주영 aimhigh@donga.com·이은택 기자}

고려대는 1999년부터 학생들의 기술창업을 독려하는 창업보육사업을 해왔고 현재 예비창업기업 22개, 학생창업동아리 10여 개를 운영 중이다. 2008년 9월에는 ‘Campus CEO’라는 교양과목을 개설해 창업이론과 실전을 가르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서울시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아 2012년부터 창조인력양성사업으로 서울 주요 대학에 보급됐다. 올해는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연구기획에서부터 창업 연계까지 역량을 키워주는 ‘R&D CEO’ 과목을 개설했다. 학생들이 기업가를 수업시간에 만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Campus CEO 과목은 수업마다 엔터테인먼트사 대표, 앱 개발업체 대표 등이 학생들과 창업 아이디어를 논의한다. R&D CEO 과목에서는 매 수업마다 창업 아이디어 20여 개씩을 발굴해 사업화를 놓고 치열한 토론을 벌인다. 고려대는 창업이 아이디어에서 그치지 않도록 매년 ‘창업경진대회’를 열고 있다. 수상팀에는 창업공간(인큐베이팅 센터)을 제공하고 시제품 제작비를 우선 지원한다. ‘KU Grant’ 프로그램 역시 2010년부터 46건의 아이디어에 대해 재료비, 위탁개발비 등을 지원해왔다. 교수와 학생들이 검증한 제품들은 기술지주회사 자회사로 연계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맛집 애플리케이션 회사 ‘모두의 지도’ 이문주 대표는 고려대 Campus CEO 11기 수료생. 지난해 12월 회사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창업에 뛰어들었다. 창업경진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뒤 KU Grant 시제품 제작비를 지원받아 기존 맛집 앱과는 차별화된 앱을 개발했다. 현재는 서비스지역 확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모든 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셜랭킹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대 기술지주회사는 청년 CEO 발굴 및 유망 자회사 육성을 위해 자금, 창업공간,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4년간 40건에 대해 시제품 개발비 등 13억 원을 지원했다. 이런 창업지원 프로그램은 실제 학생창업으로 이어져 결실을 거두고 있다. 학생 아이디어로 창업한 ㈜제우기술은 샤프 트리니어 모터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올해 상반기 창업에 성공해 현재 제품 개발을 완료했고 매출도 올리고 있다. ㈜스트롱홀드테크놀로지는 사회학과 학생이 창업한 스마트 커피 로스터기 제조 벤처회사로 최근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8억 원을 투자 받았다. 회사는 로스팅 경력이나 기술이 없는 사람도 고급 커피를 만들 수 있도록 하고 시간, 비용, 노력을 줄이면서 고급 원두를 생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아 미국, 독일 등 국제 발명전에서 금상을 받는 등 수상 성과도 이뤘다. 우종욱 스트롱홀드테크놀로지 대표는 대학 재학시절 친구들과 함께 커피 로스팅 사업에 착안했다. 처음에는 제품 오작동도 있었고 기존에는 없던 제품이라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지주회사가 뒷받침 역할을 해줬다. 올해 새로 진행된 창업 중 ㈜포티움은 스포츠의학과 학생의 창업 작품이다. 혈액순환 타이즈를 비롯해 기능성 의복을 개발하는 사업으로 처음에는 창업경진대회에서 본상을 수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창업에 대한 열정과 지주회사의 지속적인 멘토링을 통해 창업에 이르게 됐다. 지주회사의 인큐베이팅센터가 창업 공간을 제공하고 시제품 개발비를 지원했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매출도 예상된다고 한다. Campus CEO 5기 수료생인 도희성, 노종찬 씨는 2011년 5월 ㈜원트리즈뮤직을 설립했다. 전 세계에서 저작권료가 없는 일명 개방형 저작물(CCL)을 수집해 각 매장에 저렴하게 음악을 제공하는 회사다. 현재 국내에서 7000여 곳의 유통매장에 서비스를 공급하고 최근에는 8억 원의 투자유치에도 성공했다. 김상식 산학협력단장은 “창업교육은 진로의 폭을 광대하게 넓히고 미래를 설계하도록 돕는데 목적이 있다”며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훌륭한 멘토와 허브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이은택 기자nabi@donga.com}

동아일보가 전국 일반계 고등학교 1604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고교평가 결과 공립고 부진 현상이 심화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공립고는 사립고에 비해 교사 인사이동이 잦고 학교 운영 제약도 많다. 사립고는 대학입시를 전담하는 입시전담 교사가 10년 이상 꾸준히 노하우를 쌓아가며 학생들을 관리하고 지도하지만, 공립고 교사들은 학교에 익숙해질 만하면 다른 지역, 다른 학교로 떠난다. 이런 탓에 학생과 학부모 선호도 조사에서도 공립고는 사립고에 뒤처졌다. 공립고 후퇴 현상 속에서도 일부 공립고는 사립고를 제치고 순위가 올랐다. 1년 사이 대학진학과 학력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거나, 교육환경을 눈에 띄게 개선한 곳도 있었다. 여러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성과를 낸 공립고들의 성공 열쇠는 ‘동아리’와 ‘교사의 열정’이었다.○ 동아리 활용 극대화…입시에도 효과 경남 일반고 가운데 지난해 19위에서 올해 7위로 뛰어오른 밀양고는 동아리 활동으로 유명하다. 단순히 학생들이 모여 좋아하는 활동을 함께하는 차원을 넘어 대학 진학에도 도움이 되도록 범위를 넓혔다. 이 학교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 동아리 ‘블루밴더’는 교육부가 선정한 최우수동아리에 뽑혀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했다. 학생들이 직접 학교폭력 예방 동영상을 만들고 교사들과 함께 시내에 나가 홍보 활동을 벌였다. 결과적으로 이 경험과 기록은 학생들의 대학입시에도 도움이 됐다. 경북 영주여고 역시 동아리 활동을 키우면서 학교 순위(31위→9위)가 뛰었다. 김창섭 영주여고 교장은 “동아리 활동 기록은 학생들이 수시 지원을 할 때 큰 도움이 된다”며 “학생부 전형도 교내 스펙을 강조하고 교내 활동을 대학이 중점적으로 본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말했다. 영주여고의 동아리는 단순한 학생 자치 활동이 아니라 연구 스터디 그룹 형태로 운영된다. 수학동아리 학생들은 세계 수학대회에 참가해 수상을 하기도 했다. 충남 홍성고는 교내 동아리만 140개가 넘는다. 각 동아리에서 특색 있는 활동을 진행하고, 이를 대입 포트폴리오로 준비하는 식이다. 김선완 홍성고 교감은 “우리 학교는 농어촌 지역에 있지만 농어촌 전형 이외에 입학사정관제에 중점을 두고 준비하는 전략을 짰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지난해 충남 지역 9위였던 홍성고는 2위로 올랐다.○ 환경적 악조건 교사의 열정으로 극복 지난해 경기 지역 일반고 중 12위였던 서현고는 올해 3위로 뛰어올랐다. 서현고는 신입생이 입학하기 전부터 교사가 달라붙어 대입까지 지도하는 일명 ‘V3’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V3는 비전 아카데미, 비전 컨설팅, 비저너 프로그램을 총칭하는 말. 입학 전에는 공부의 목표를 설정해주고, 입학 뒤에는 교사의 컨설팅을 통해 학생의 진학을 꾸준히 관리한다. 질 높은 방과후 학습도 교사들의 노력 덕분에 가능했다. 서현고 방과후 수업은 입시전문 학원에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학원처럼 교사가 자기 이름을 내걸고 수업을 개설하면, 학생들이 그중 원하는 강좌를 선택한다. 때로는 인기 없는 수업이 정원을 채우지 못해 폐강되기도 한다. 허왕봉 서현고 교장은 “폐강은 교사 개인적으로도 명예 실추이고 스트레스이기 때문에 수업의 질을 높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광주 지역 22위에서 올해 5위로 뛰어오른 광주고도 교장과 교사들이 합심해 학생 맞춤형 수업을 하고 있다. 학생들의 학업 수준은 천차만별이고 필요한 부분도 다양한데 수업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문제 인식에서 시작한 것. 광주고는 하위권 학생들을 위한 기초실력 향상반을 만들고, 중위권 학생들을 위해서는 등급 향상반을 만들었다. 수업 난이도가 세분되고 추가 수업도 생기면서 교사들의 부담은 늘었지만 결국 이를 감내한 결과 학교 경쟁력은 눈부시게 좋아졌다.이은택 nabi@donga.com·임현석·전주영 기자}

《 4년 차로 접어든 일반계 고교 평가 결과를 보면 ‘고교 유형에 따른 격차가 점점 심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만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예년 평가에 비해 눈에 띄게 상승한 고교들의 공통점은 단점으로 여겨지는 특징을 장점으로 바꾸려 노력했다는 점이다. 올해 평가 결과를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첫 회에서는 전국 시도 중 유일하게 여고 우세 현상이 두드러졌던 서울에서 남학생들의 특성을 살려 역전에 나선 남고들의 노력을 들여다봤다. 두 번째에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독자적인 발전 전략을 세운 전국의 공립고들을 조망할 예정이다. 도별 상위 20개 고교도 공개한다. 》 동아일보 고교평가 결과 서울지역의 특징은 ‘남고(男高) 약진과 혁신학교 후퇴’로 요약됐다. 서울에서 유독 여학교에 비해 학력 부분에서 열세를 보였던 남고는 올해 선전하며 경쟁력이 상승했다. 반면 진보교육감의 주요 공약인 혁신학교는 ‘학력 취약’이라는 아킬레스건을 극복하지 못하고 경쟁력이 하락했다.○ 서울 톱10 고교, 남고-여고 비율 역전 올해 평가 결과 서울은 남고 약진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전 평가에서 남고는 여고에 늘 1등을 비롯해 상위권을 내주곤 했다. 2011년 첫 고교평가에서는 최상위 10개 학교에 모두 여고와 남녀공학이 이름을 올리며 남고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올해도 1위는 여고(숙명여고)가 차지했지만 최상위 10개 학교에 여고가 4곳, 남고가 6곳 이름을 올리는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강서고(3위), 보성고(4위), 영동고(7위), 서라벌고(8위), 단국대사범대부속고(9위), 대진고(10위) 등 남고는 여고에 밀리지 않는 경쟁력을 드러내며 선전했다. 평가 이래 서울에서 남고가 여고보다 ‘톱10’에 더 많이 든 것은 처음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동아리 활동과 봉사활동 등 비교과 영역의 강화가 남고 경쟁력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7위에서 올해 7위로 뛴 영동고의 양재웅 교감은 “남학생은 여학생에 비해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반대로 적극성이 강하기 때문에 동아리 활동 등에서는 강점을 드러낸다”면서 “이런 장점을 살려주는 방향으로 교육 방향을 잡고 자율동아리를 늘렸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전 3년간의 평가에서 20위권에 머물다가 8위로 뛴 서라벌고도 동아리 활동과 방과 후 프로그램 부분에서 만점을 받으며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서라벌고는 지난해부터 토론을 주요 활동으로 하는 독서 동아리를 강화했다. 방과후수업에서도 학생 3명이 스터디 그룹을 이루는 ‘한무릎 공부’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서라벌고 이미영 교감은 “남학생들은 모여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교류가 많고 유대가 끈끈하다”며 “성적이 좋은 학생과 나쁜 학생이 어우러지는 일에도 여학생들보다는 거부감이 적다는 점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혁신학교, 학력 취약 극복 못하고 하락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역점 사업인 혁신학교는 대체로 지난해보다 경쟁력이 떨어졌다. 서울형 혁신학교 중 지난해와 올해 모두 평가를 받은 금옥여고, 배화여고, 삼각산고, 선사고, 신현고, 영등포여고, 인헌고, 중화고 가운데 중화고를 제외한 나머지 7곳은 학력 순위가 하락했다. 지난해 배화여고는 202곳의 서울 고교 중 학력순위가 37위로 상위권이었지만 올해 81위로 떨어졌다. 영등포여고는 106위에서 147위로, 금옥여고는 109위에서 129위로 하락했다. 유일하게 학력 순위가 오른 중화고(202위→188위)도 여전히 최하위권이었다. 이들 학교는 2011, 2012년 사이 혁신학교로 지정됐다. 학교의 민주적 운영과 성적 중심 교육 탈피라는 취지는 좋았지만 학력 저하라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서울형 혁신학교는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추가 지원금을 받는다. 초기에는 학교당 매년 1억4000만 원 정도였던 것이 과하다는 비판을 거쳐 7000만 원 선으로 줄었다. 조 교육감은 혁신학교 확대 방침을 밝히며 학교당 약 1억 원씩 지원할 계획을 밝혔다. 지원금 정책에도 불구하고 혁신학교 8곳 중 5곳은 오히려 교육여건 순위가 하락했다. 배화여고는 지난해 11위에서 올해 90위로 떨어졌다. 영등포여고는 40위에서 78위, 금옥여고는 25위에서 162위로 떨어졌다. 교육여건을 평가하기 위해 조사한 항목은 △교사 1인당 학생 수 △학업중단율 △학교폭력 피해학생 수 △방과 후 프로그램 수 △동아리 활동 수 △시설 및 재정 등이다. 혁신학교 정책이 계속 동력을 얻으려면 이 부분을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이은택 nabi@donga.com·임현석 기자}
‘설마 우리 아이가 저기에, 설마….’ 17일 오후 6시 반경. TV 뉴스에서 ‘걸그룹 포미닛 공연장 인근 환풍구 붕괴’ 속보 자막이 뜨자 경기 성남시 판교와 인근에 거주하는 중고교생의 학부모들은 아연실색했다. 걸그룹의 공연이기 때문에 자신의 10대 자녀가 거기에 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 것.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가 전해진 악몽 같은 날의 데자뷔와 같은 순간이었다. 사고 직후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희생자 중 학생들이 많다’는 소문이 돌았다. 인터넷 일부 언론들은 ‘사상자 대부분이 학생’이라는 추측성 보도를 쏟아냈다. 마침 금요일이라 대부분 학교가 야간 자율학습을 실시하지 않아 일찍 하교한 학생들이 포미닛 등의 공연을 보러 갔을 가능성이 컸다는 점도 이런 추측을 부추겼다. 뉴스 속보를 본 학부모들은 황급히 휴대전화를 집어 들고 자녀들의 행방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뉴스에서 사망자 수가 계속 늘어나자 자녀와 연락이 안 된 학부모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학교의 학급별로 학부모들이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을 만들어 자녀들 소재 파악에 나섰다. 한 학부모는 “아들이 게임방에 간다고 나갔는데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다급하게 반 친구와 다른 학부모에게 아들의 행방을 수소문하기도 했다. 판교동에 있는 낙생고는 사고 소식을 접하자마자 학부모들에게 ‘자녀가 귀가하지 않았으면 확인 후 담임 교사에게 즉시 연락을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 10시경 사망자는 물론이고 부상자 중에 10대 학생이 없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부모들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자율형사립고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자사고 재평가 지표를 만들었으니 평가가 공정했겠나.”(새누리당 윤재옥 의원) “자사고는 소수의 아이들을 위해 다수의 아이들을 희생시키는 것이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새정치민주연합 박홍근 의원) 16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에서 열린 서울시·경기도·강원도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폐지 정책을 놓고 여야가 맞붙었다. 가장 먼저 도마에 오른 것은 자사고 재평가 항목의 적정성과 공정성 문제였다. 윤 의원은 평가 항목 중 ‘자사고 설립취지 인식 정도’에 대해 “학생들에게 자사고 지원 이유를 물은 뒤 수능 점수를 높게 받으려고 지원했다든지, 우수한 학생들과 공부하기 위해 지원했다든지 하면 점수를 깎는 식인데 이런 평가는 당초 계획에도 없었고, 평가에 반영하는 것도 무리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원래 자사고는 입시 중심 교육이 아니라 자율 교육, 개성화 교육을 하기 위한 학교이기 때문에 그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넣었다”고 답했다. 평가에 이미 의도가 배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시교육청은 평가에서 자사고 인근 중고교 학생, 학부모, 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내용은 주로 ‘인근에 자사고가 생긴 뒤 현재 학교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나’ 등이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이상일 의원은 “(조 교육감이) 의도를 가지고 평가를 추진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서울시의회 야당 의원조차도 ‘답변을 유도하는 뻔한 설문’이라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이전에 이뤄진 6월 평가가 너무 봐주기 식으로 이뤄져서 보완한 점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유인태 의원은 자사고 학비가 일반 학교에 비해 고액이라는 점을 들어 “가진 사람들은 자기들끼리 어울리길 원하는데 그러다 보면 이 사회가 지속가능한 사회가 될 수 없다”고 자사고 폐지를 옹호했다. 한편 이날 국감은 정부의 누리과정 사업 재정 부담을 놓고 황우여 교육부 장관의 증인 출석을 요구하는 야당과 이에 반대하는 여당의 힘겨루기로 오전 내내 파행을 빚었다. 국감 파행이 길어지자 양측은 증인출석 문제는 추후에 논의하기로 하고 오후에 국감을 재개했다.이은택 nabi@donga.com·임현석 기자}

전국 시도교육감들이 최근 재정 파탄을 이유로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거부하겠다고 밝히자 이번에는 정부가 시도교육청에 대한 교부금 증액은 없다는 방침을 밝혔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최 장관은 “누리과정은 2012년 여야 합의를 거쳐 법과 제도를 만들어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며 교육감들의 예산 편성 거부 성명에 대해 “하기 싫다고 하지 않아도 되는 선택사항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황 장관은 “차질 없이 시행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누리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시도교육청에 주는 교부금 총액은 늘릴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교부금 비율은 법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임의로 늘리거나 줄일 수 없다는 것이다. 누리과정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지만 현행법상으로는 지방교육사무로 분류돼 있기 때문에 각 시도교육청 재정이 투입된다. 내년 누리과정에 드는 비용은 총 3조9284억 원. 올해까지는 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의 70%를 부담했지만 내년에는 부담률이 100%로 늘어난다.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시도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을 줄여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용진 기획재정부 사회예산심의관은 “지방교육 여건이 어려울 땐 가장 먼저 교육청 지출 중 불필요한 부분을 찾아보고 구조조정할 재량지출이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입장 발표에 대해 전국 시도교육청은 “정부가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도 방도가 없다”며 “누리과정 예산이 결국 빠지게 된다면 돈이 없어서 못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대승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사무국장은 “처음부터 정부가 누리과정에 예산이 얼마나 들지 추계를 잘못해서 생긴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시도교육청 예산 중 약 70%는 인건비 등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경직성 경비다. 박 사무국장은 “나머지 30%로 공약 이행과 제반 여러 가지 사업을 하는 셈인데, 그 30% 중 누리과정이 차지하는 지출이 많으면 절반 가까이 된다”고 설명했다. 시도교육청이 교육감 공약사항으로 추진 중인 혁신학교 확대나 무상급식 사업 예산을 줄여가면서까지 박 대통령 공약인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만약 정부와 교육청 간에 끝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교육감들이 누리과정을 뺀 예산안을 시의회에 제출해도 정부가 이를 제재하거나 강제로 예산을 편성하게 할 방법은 없다. 일각에서는 이렇게 될 경우 정부로서도 부담이 크기 때문에 교육청이 지방채를 발행해 먼저 예산을 편성하고, 정부가 추후에 지방채를 인수해 부담을 덜어주는 식의 타협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누리과정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3∼5세 어린이들의 공평한 교육과 보육 기회 보장을 위해 2012년부터 국가가 공통으로 시행하도록 만든 표준 교육 내용.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나이에 따라 교육비 중 일정액을 정부로부터 지급받는다.이은택 기자nabi@donga.com}
성균관대가 주최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하는 제28회 전국 영어·수학 학력경시대회가 11월 16일(일) 열린다. 2000년 6월부터 시작된 이 대회는 전국 초중고교에서 영어, 수학 재능이 뛰어난 최상위권 학생들이 응시해왔다. 영어는 초3∼고2, 수학은 초1∼고2 학생이 지원할 수 있다. 단, 영어는 초등학교 1, 2학년이 3학년으로 응시할 수 있다. 대회 원서접수 마감일은 3일(금)이며 전국 하늘교육 영재교육원이나 인터넷 홈페이지(www.edusky.co.kr)를 통해 접수가 가능하다. 성적은 12월 4일 발표되고 응시학년별로 대상 1명, 금상 3명, 은상 10명, 동상 20명, 장려상(성적 상위 15% 나머지 인원)을 시상한다. 02-761-3200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첫째 날 헬싱키 대성당, 둘째 날 시벨리우스 공원, 셋째 날 바사 박물관…. 핀란드, 스웨덴의 유명 관광지가 이어지는 이 일정은 서울시교육청이 1월 14일부터 23일까지 진행한 ‘유초등전문직 교원 국외연수’ 일정이다. 장학사 등 18명이 참가한 연수의 목적은 ‘예술 통합교육 운영실태 조사’였지만 총 8일의 현지 일정 중 3일간은 전일 관광, 4일간은 절반이 관광이었다. 시교육청은 “최근 2년간 서울 초중고교 교원들이 출장비 1억2851만 원을 부정 수령했다”고 28일 밝혔다. 동아일보는 시교육청이 진행한 교원 해외출장 및 연수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출장·연수보고서 10여 건을 입수해 살펴봤다.○ ‘佛 교육정책 연구’ 위해 몽마르트르 언덕으로? 서울의 교사와 교수 등 25명은 2월 16일부터 20일까지 대만으로 ‘과학중점학교 유공교원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특화교육 우수학교 탐방’을 목적으로 이들이 5일간 방문한 9곳 중 7곳은 목적과 무관한 101타워전망대 등 관광지였다. 1월 중고교 교장과 교원 등 18명이 ‘해외 교육정책의 동향 파악’을 목적으로 7박 9일간 다녀온 유럽 해외연수 일정도 비슷했다.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를 다녀온 이들의 방문지 20곳 중 15곳이 루브르 박물관, 몽마르트르 언덕, 치즈농가 등 관광지였다. 장기 연수도 다르지 않았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 서모 씨와 시교육청 행정관리담당관은 7월에 13박 14일 일정으로 ‘중국어교사 연수’를 다녀왔다. 목적은 중국어 학습법 연구였으나 이허위안(이和園) 탐방 등 관광 일정이 절반을 넘었다. 보고서만으로는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없는 경우도 있었다. 시교육청 공무원들과 서울시의회 의원들이 1월 9일부터 8박 9일 동안 다녀온 독일,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방문연수는 일정 곳곳에 ‘간담회’ ‘세미나’라고만 적혀 있었다. 참석자, 장소, 내용, 사진 등이 하나도 없어 이 시간에 과연 무엇을 했는지 의문을 갖게 했다. ○ 인터넷 글 복사·표절로 채워진 보고서 시교육청에 제출한 연수·출장보고서도 엉망이었다. 장학사 허모 씨는 올해 1월 8박 10일 동안 ‘예술 통합교육 운영실태 조사’를 목적으로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로 연수를 다녀왔다. 허 씨가 보고서에 기술한 내용은 ‘축복받은 대자연과 호수들이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였다. ‘초중등교원 및 교육전문직 국외테마연수 보고서(서유럽)’의 경우 영국 교육정책을 설명하면서 인터넷 두산백과사전의 내용을 그대로 베껴 넣었다. 4월 카자흐스탄으로 출장을 다녀온 배모 장학사는 출장보고서에 ‘티케팅하고 커피 한잔 하려는데 한 잔에 8달러, 역시 비싸네요’ ‘저녁식사는 우리나라 짬뽕과 비슷한 것, 또한 고급스러운 와인과 함께…’라고 적어 여행 감상문으로 헷갈릴 정도였다. 최근 수년간의 서울시교육청 재정난과 관련해 조희연 교육감은 “대통령의 누리과정 공약 때문에 재정이 파탄났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하지만 정작 시교육청 직원들과 교원들은 혈세가 투입된 해외연수와 출장을 관광으로 채웠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사진)이 8월 28일∼9월 3일, 5박 7일 일정으로 다녀온 몽골 출장 일정 중 일부가 관광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서울시교육청은 조 교육감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 정책 때문에 학부모들이 시교육청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긴장이 이어지는 상황이었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시교육청의 ‘2014년 몽골 울란바토르 시청 방문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조 교육감은 수행비서 등 4명과 함께 출장을 다녀왔다. 방문 목적은 ‘한국-몽골 수도 간 교육협력 활성화 방안 모색’ 등이었다. 문제는 출장 내용이다. 28일 현지에 도착한 조 교육감은 29일, 9월 1, 2일에 현지 일정을 소화했다. 그 사이 주말인 8월 30, 31일 일정은 ‘전일 문화탐방’이었다. 이틀이 출장 목적과 관련 없는 몽골 관광에 쓰인 것. 같은 시기 한국에서는 자사고 학부모들이 연일 조 교육감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시교육청 직원들은 진땀 빼며 이를 달래던 상황이었다. 조 교육감 입장에서는 주말이라 공식 일정을 소화하기가 어려운 상황도 있었겠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몽골의 초청을 받은 날짜가 출장 두 달 전인 7월 7일이었고 그때 이미 자사고 문제는 커져 있었기 때문에 미리 일정을 조정했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숭실대 경영대학원은 올해 FRS(Finance Real Estate Service)학과와 이노비즈니스학과를 신설했다. 총 84명의 원생을 정원내로 선발하고 순수외국인전형을 통해 정원 외 입학생도 뽑을 예정이다. 이태식 경영대학원장은 “숭실대 경영대학원 MBA는 전임교수의 강의 비율이 50%를 넘고 학교가 지리적으로 교통이 편리한 것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이론과 실무의 균형있는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숭실대 MBA에는 전문경영학과, 외식경영학과, 서비스경영학과, 회계세무학과, 비즈니스통상학과, 중국비즈니스학과, 프로젝트경영학과, 프라이빗뱅킹학과, 콘텐츠경영학과, 의료관광경영학과 등 총 10개 과정이 있다. 숭실대 MBA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숭실대 대학원 경영학부 박사과정에 응시하면 가산점이 부여된다. 이미 졸업한 졸업생은 개설된 모든 강의와 수업에 청강이 가능하다. 수업은 토요일은 전일제로, 평일은 야간수업으로 진행된다. 숭실대 MBA는 산학 연계교육을 통한 현장 중심의 실무형 커리큘럼과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교수진도 최신 경영이론과 실무능력을 겸비한 인력으로 구성돼있다. 소규모 정예 학생을 대상으로 멘토링과 맞춤수업을 제공하고 있으며 프라이빗뱅킹학과는 한국FPSB에서 CFP·FRM 지정교육기관으로 등재됐다. 국제화 시대에 걸맞게 외국인 유학생 지원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현재의 경영대학원은 1997년 3월에 개원한 국제통상대학원과 2007년 3월에 개원한 경영대학원이 통합돼 2009년 3월 탄생했다. 국제통상대학원은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의 출범과 함께 글로벌화가 가속되면서 요구되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전의 경영대학원은 경영환경에 맞는 실용적 인재 양성을 위해 문 열었다. 이 두 대학원을 통합한 경영대학원은 글로벌 환경과 경영인재 양성이라는 두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신설됐다. 숭실대는 MBA 과정을 밟는 원생들의 역량과 잠재력을 개발하고 고용경쟁력을 갖추려는 직장인과 취업자들에게 질 높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한다. 재학생과 졸업생은 숭실대 MBA에서 생긴 인적 네트워크는 소중한 자산이라고 말한다. 이현주 세원아토스 대표(프로젝트경영학과 재학 중)는 “수업시간이 매번 기다려지고 무엇보다도 다른 원우들과의 만남이 기다려질 정도”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현재 마지막 학기 과정을 밟고 있다. 다른 대학에서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한 이 대표는 숭실대 MBA가 “젊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원우들의 패기와 열정, 미래를 발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숭실대 MBA는 사업을 통해 얻은 노하우들을 하나씩 이론으로 체계화시켜줬다”고 말했다. 졸업생이 자유롭게 수업을 청강할 수 있는 제도 덕분에 재학생과 졸업생 간의 인연도 끈끈해졌다. 매달 열리는 ‘호프데이’에서는 재학생과 졸업생이 함께 치킨과 맥주를 나누며 인적 네트워크를 이어나간다. 숭실대 MBA는 2015학년도 전기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총 4학기 2년 과정으로 운영되고 4년제 대학 졸업자나 동등한 학력을 인정받은 사람은 지원이 가능하다. 2학기 편입학은 국내외 정규대학원에서 동일, 또는 유사전공분야 석사학위 과정을 1학기 이상 이수하고 6학점 이상 취득한 사람이면 지원이 가능하다. 3학기 편입은 이수과정과 학점 문턱이 좀 더 높아진다. 지원자는 각종 지원서류를 꼼꼼히 챙겨야 한다. 신입생 입학 지원자는 입학원서, 대학 졸업 또는 졸업예정 증명서, 대학 성적증명서, 자기소개서, 재직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편입학 과정은 입학원서, 대학 졸업증명서, 전적 대학원 재학 또는 휴학, 재적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대학과 대학원 성적증명서, 자기소개서, 재직증명서(해당자)도 제출해야 한다. 입학전형은 11월 3∼21일 실시된다. 숭실대 MBA는 각종 장학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성적우수장학금과 산학협력기관 장학금을 비롯해 국가공무원 장학금, 동문추천 장학금, 기업추천 장학금, 봉사 장학금, 외국인 장학금, 학교기여도 원장추천장학금 등의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건국대 경영전문대학원은 이공계 인력을 중심으로 기술경영에 특화된 MOT(Management of Technology) MBA와 일반경영 분야의 TOP(Top of your Profession) MBA로 나눠 경영분야의 전문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김용재 경영전문대학원장은 “한국의 성장을 이끌 이공계 출신이 직장을 다니다 보면 전공지식만으로는 조직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것을 깨닫곤 한다”며 “건국대 MBA는 다른 대학에는 없는 기술경영(MOT) 분야를 가지고 있다”고 강점을 설명했다. 건국대 MBA는 다양한 조직에서 성과를 내는 리더십을 기르고 리더가 갖춰야 할 소양과 사고방식을 가르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건국대 MBA는 현장 중심 교육으로 유명하다. 학생들은 수업을 통해 신제품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등 ‘현장형 결과물’을 만든다. 이를 거친 학생들은 전국 사례 분석 대회, 국제 비즈니스 모델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주로 팀을 이뤄 진행되는 현장학습을 통해 학생들은 협력형 면학 분위기를 누릴 수 있다. MOT MBA 과정은 주간 과정 풀타임으로 전통적인 MBA의 핵심 교육을 모두 제공하고 기술경영 분야의 지식도 가르친다. 야간 및 주말 과정인 TOP MBA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경영 전반에 대한 교육과 동시에 현장학습도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학생들은 팀을 구성한 뒤 재직 중인 기업현장의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도출한다. 기업 현장의 실무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적 현장형 인재를 만들어 내는 것은 건국대 MBA과정의 궁극적인 목표다. 학생들은 3, 4학기 동안 자신이 전공한 분야에서 팀프로젝트를 수행한 뒤 전공 교수 및 업무협약 관계에 있는 업체의 지도를 받으면서 현장형 결과물을 제출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팀워크, 커뮤니케이션, 리더십 역량 등을 배울 수 있다. 건국대 MBA는 차별화된 경영교육을 위해 미국 스탠퍼드대 등 다양한 대학과 교류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 베를린 공대, 대만 칭화대 등 해외 대학과의 교류와 다양한 글로벌 연계교육도 추진해왔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KT, 국민은행, SK건설, 호반건설 등 주요 기업 재직자들을 학생으로 유치했다. 엠코, 모토로라, 캐논, 페어차일드, 코스트코, 오티스 등 해외 유수 기업의 전현직 재직자들도 건국대 MBA를 거쳐갔다. 건국대 MBA를 거친 신창섭 비박코리아 사장은 “글로벌 경영수업이 현장에서 많은 도움이 됐고 약점이었던 재무관리 부분도 MBA 과정을 통해 보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 사장은 “교수와 학생간의 치열한 토론을 통해 글로벌 경영, 재무관리, 인사관리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MOT 과정에 재학 중인 신승규 씨는 “기술혁신경영, 국제경영 분야에서 특출한 교수님이 많고 수업에 대한 열의가 높다”고 말했다. 신 씨는 “전략기획은 재무관리가 뒷받침 돼야 하고 마케팅 기획은 통계관리를 알아야 하는데 이런 점을 기초부터 다질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TOP 과정을 밟고 있는 이은화 씨는 “소수정예 과정을 운영해 심도 있는 지식을 쌓을 수 있고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MBA”라고 말했다. 이 씨는 “팀워크 프로젝트를 통해 실제 회사 내 부서 간의 업무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내가 가진 전략적 프레임이나 시장분석 기술 등을 어떻게 적용하는지를 배울 수 있다”며 장점을 설명했다. 건국대 MBA는 다음 달부터 2015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한다. 지원자격은 국내외 4년제 정규대학을 졸업하거나 졸업 예정자, 교육부 장관이 이와 동일한 학력이 있다고 인정한 사람이면 가능하다. 1차 전형은 서류심사와 면접이 50%씩 반영된다. 인터넷 원서접수 및 서류제출 기간은 10월 15∼28일이다. 지원자는 입학원서, 자기소개서, 대학졸업증명서, 경력 및 재직증명서, 공인 영어성적 증명서 원본, 직장상사나 교수의 추천서(해당자)를 제출해야 한다. 서류합격자는 10월 30일 발표되고 면접은 11월 1일 진행되며 최종 합격자는 11월 7일 발표된다. 2차 전형은 11월 12일부터 시작된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SHBS)은 호스피털리티 경영에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전문 교육기관이다. 숙명여대는 한국의 경제구조가 서비스 산업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중 특히 선진국형 산업인 호스피털리티(호텔, 리조트, 외식, 여행, 레저, 유통, 항공, 엔터테인먼트 등) 산업이 급격히 팽창하면서 이 분야에 대한 전문가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호스피털리티 산업은 제조업과는 다른 환경에 놓여 있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는 대부분의 MBA 프로그램은 평범한 전문가 양성이나 금융·재무 분야 전문가 양성에만 초점이 맞춰진 실정이다. 호스피털리티 분야의 전문가 양성을 하는 데 이런 평범한 프로그램으로는 한계가 있다.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은 서비스 산업에 특화된 맞춤형 교육과정과 현장 중심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호스피털리티 분야 핵심 교육기관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숙명여대는 교육과정의 글로벌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세계적인 요리학교인 프랑스의 르 코르동 블뢰(Le Cordon Bleu)와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해 다양한 실습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졸업 시 MBA 학위와 함께 르 코르동 블뢰 수료증을 수여하고 있다. 남호주대, 와세다대, 조지아주립대 등 외국 유수 대학들과 호스피털리티 학위과정을 교류하면서 교수 교환 프로그램 등도 운영하고 있다. 매년 호주, 일본, 미국, 싱가포르 등지에서 이뤄지는 ‘필드트립’을 통해 해외 선진 호스피털리티 산업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숙명여대 호스피털리티 MBA는 주간, 야간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주간 과정은 모든 수업이 영어로만 진행된다. 직장인 중심의 야간 과정에서도 일부 과목을 영어로 진행해 글로벌 감각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15개 국가 유학생이 전체 학생의 20%를 차지하고 있어 글로벌 교류에도 도움이 된다. 주간과 야간 과정은 각각 20명씩 뽑는다. 소수정예 교육의 장점을 살려 밀도 높은 강의가 이뤄지도록 하고 있으며 강의실에서도 교수와 학생 사이에 토론, 논쟁이 장벽 없이 자유롭게 이뤄진다. 때문에 강의와 수업프로그램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고 교수, 학생, 졸업생 등 구성원 간에 유대가 끈끈하다. 졸업생이 멘토가 되고 재학생이 멘티가 되는 멘토수업은 졸업생의 실무 현장 노하우를 재학생이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멘토수업과 졸업생 초청 특강을 통해 졸업생과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고, 재학생은 자신이 원하는 분야의 졸업생이 어떻게 성공했는지를 배울 수 있어 학생들의 호응이 크다. 교과과정은 마케팅, 인사지식, 재무, 운영, 회계 등을 배우는 기초과목과 필드트립, 전문가 특강 등의 선택과목으로 구성됐다. 호스피털리티 관련 기업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와 관련된 사례를 개발, 출판하고 있다. 숙명여대 MBA는 현재 30개가 넘는 국내외 사례를 개발해왔다. 교수와 학생이 함께하는 사례개발은 산업현장을 직접 경험하고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수강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현재 국내 항공사에 재직 중인 재학생 이유미 씨는 “세계를 돌아다니다 보니 궁금한 것들이 많아지고 배움에 대한 열정도 커져 입학하게 됐다”고 동기를 말했다. 이 씨는 “손님들을 꼼꼼히 살피고 항공업계의 흐름을 읽고자 MBA 공부를 시작했다”며 “마케팅, 재무, 회계 등 기본 필수과목부터 호스피털리티 리더십, 협상 등 다양한 수업에서 많은 지식을 체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씨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과정은 직접 기업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기업대표와 대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경영실습수업이다. 이 씨는 “앞으로 공부를 통해 항공사가 어떻게 성장하는지, 어떻게 100년 이상 질 높은 서비스를 유지하는지 등을 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장학제도도 풍부하다. 입학장학금, 성적우수장학금, 우수동문장학금, 산학협력장학금, 원우회 임원 장학금, 조교장학금 등 다양한 장학금 지원을 통해 면학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2015학년도 전기 입학설명회는 11월 4일 숙명여대 사회교육관 5층에서 열릴 예정이다. 원서접수는 1차로 11월 5∼14일 진행된다. 2차 원서접수는 내년 1월 6∼16일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신은 제 시력을 모두 가져갔지만, 그 대신 소중한 친구를 보내줬습니다.” 21일 오전 호주 시드니에서 ‘2014 블랙모어스 국제마라톤대회’가 열렸다. 매년 세계 각국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 등 약 3만3000명이 참가하는 이 대회에는 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에쓰오일이 선발한 ‘감동의 선수단’ 소속 장애인 선수 14명과 동반주자 3명도 함께했다. 42.195km 풀코스에 참가한 시각장애인 이주상 씨(49·시각장애 1급)는 이날 4시간 10분의 기록으로 완주했다. 선천적으로 진행성 망막색소변성증을 앓아온 이 씨는 어려서부터 점점 시력이 나빠지다가 2002년에 시각을 완전히 잃었다. 이 씨는 “앞이 잘 안 보이다 보니 외부 활동을 멀리하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게 됐다”며 “그 시간이 길어지면서 점점 근육이 약화되고 건강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이 씨는 건강을 되찾기 위해 취미로 마라톤을 시작했다가 꿈을 키워 대회까지 참가했다. 이 씨를 위해 동반주자로 뛴 김남현 씨(43)는 서울 송파소방서에서 근무하는 현직 소방관. 김 씨는 “재난현장에 출동해서 장애인을 만날 때마다 그들의 어려운 처지와 아픈 사정을 들을 수 있었다”며 “장애인의 아픔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던 중 동반주자를 구한다는 김 씨의 사연을 듣고 자원했다”고 말했다. 10년 전 직장 선배의 권유로 마라톤을 시작한 김 씨의 지금까지 최고 기록은 2시간 35분 22초로 아마추어 대회에서는 우승권에 들 정도다. 김 씨는 “소방관으로서 남을 돕는 것이 내 본분이지만, 이렇게 마라톤을 통해서도 장애인을 도울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날 완주에 성공했지만 중간에 우여곡절도 많았다. 결승점을 약 7km 앞두고 이 씨가 도로 턱에 걸려 넘어진 것. 눈이 잘 보이는 보통 사람 같았으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 시각장애인인 이 씨에게는 큰 장애였다. 김 씨의 도움으로 평소보다 빠른 속도로 달려온 이 씨는 “순간 포기할까 생각도 했지만 친구(김 씨)가 나를 일으켜 세웠다”고 말했다. 이날 두 사람이 세운 기록은 이전까지 이 씨가 세웠던 최고기록을 약 50분이나 앞당긴 것이었다. 한국 선수단 중 최연소 주자로 9km 코스를 완주한 박새진 양(14·지적장애 2급)은 “장애 때문에 사람 만나기가 무서웠는데 마라톤을 시작하면서 그런 것들이 사라졌다”며 마라톤이 삶을 바꿨다고 말했다. 장애인 국가대표 마라토너를 꿈꾸는 정미진 양(19·지적장애 1급)은 9km 경기를 마친 뒤 “코스는 어렵지 않았지만 참가자들이 워낙 많아 앞으로 치고 나가기가 어려웠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풀코스에 참가한 전병혁 씨(23·자폐 2급)는 “지금까지 마라톤을 하며 달린 것 중 제일 기록이 좋은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감동의 마라톤 선수단’을 이끈 송대경 단장은 “선수단 중 누군가는 이 대회가 생애 마지막 해외 마라톤일 수도 있다”며 “장애인도 노력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장애인스포츠에 대한 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 이효상 사회복지사는 “마라톤을 통해 장애인들이 꿈을 찾고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것이 감동의 마라톤의 목적”이라며 “장애인은 할 수 없다는 일반 사람들의 편견을 깨고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소망을 전했다.시드니=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세월호 특별법 수업’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일선 학교현장에서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학생들에게 가르친다는 것은 학교를 정치투쟁의 장으로 삼겠다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교조는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잊지 않고, 교육과 사회를 바꾸기 위한 실천운동을 전개하겠다”며 “학생들과 함께 세월호 특별법 바로알기 공동 수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교조는 16일을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교사 집중실천 행동의 날’로 정했다. 전교조는 약 6만 명의 회원(교사)을 통해 각 학교 현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수업과 별개로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단식과 학교 앞 1인 시위 등도 벌이도록 했다. 이와 함께 전교조는 자체적으로 만든 ‘세월호 참사 공동수업자료’를 홈페이지를 통해 회원끼리 공유하도록 했다.○ 편향적 수업안 동아일보가 입수한 전교조의 ‘세월호 참사 3차 공동 수업안’은 그동안 전교조와 야당이 주장한 내용과 거의 유사했다. △수업 목적 △수업 내용 △참고자료 세 부분으로 구성된 수업안은 특별법 제정에 찬성하는 주장과 자료들로 구성됐다. 수업안에 명시된 ‘(세월호 특별법) 수업의 목적’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한다. 특별법의 필요성을 이해한다. 특별법의 쟁점을 파악하고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는 것. 이 수업안은 단계적으로 학생들에게 특별법 찬성 입장을 나타내고 그에 맞춰 행동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수업안에 따르면 학생들이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세월호 참사와 추모곡을 담은 동영상을 시청한 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나의 활동’을 발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학생들은 수업활동지에 학년, 반, 이름을 적고 ‘나는 세월호 관련 행사에 참여한 적이 있다’ ‘나는 세월호 관련 행사 자원봉사를 한 적이 있다’ 등의 항목에 대해 경험을 말해야 한다. ▼ ‘특별법 제정 위해 무엇을 할수 있나’ 학생에게 행동 요구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주장하는 특정 언론의 사설 읽기도 포함됐다. 해당 사설은 ‘(세월호) 특별법은 비극을 제대로 성찰하고 나라 전체를 새롭게 바꿔나가기 위한 것. 범국민적 조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후 학생들은 ‘특별법 제정이 필요한 이유는?’ 등의 질문에 답하도록 되어 있다. 제시된 자료들은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자료를 인용했다. 이 자료는 특별법을 둘러싸고 △세월호 유가족이 제시한 법안 △새누리당 안 △새정치민주연합 안 등 세 가지를 비교하며 첫 번째 안을 주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수사권과 기소권에 대해서는 “강력한 수사권과 기소권 보장은 진상 규명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설명할 뿐 반대 의견이나 예상되는 부작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조사특위 구성에 대해서도 유가족 안(국회 추천 8명, 유족 추천 8명), 새정치연합 안(국회 추천 12명, 유족 추천 3명), 새누리당 안(국회의원 및 국회 추천 16명, 유족 추천 4명)을 비교하며 유가족 안을 “국민이 믿을 수 있는 구성”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수업 마지막에는 학생들의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 ‘특별법 제정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토론한다’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 참여를 제시한다’ 등을 과제로 제시하며, 특별법 제정 촉구 서명을 할 수 있는 인터넷 홈페이지 주소도 소개했다.○ 학생마저 정쟁에 이용 비판 전교조는 이 수업안을 학교에서 언제, 어떻게 가르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회원인 교사가 각자 재량에 따라 수업시간에 보조자료로 이용하거나 현장학습 등에서 이용할 수도 있다. 이 수업이 학교에서 실시된다면 교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헌법 제31조 4항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고 있으며 교육기본법 제14조 4항은 교사가 특정 정파를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해 학생을 지도 또는 선동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동석 대변인은 “가치관을 형성 중인 초중고교생에게 특정 정치이념을 주입하고 일방 주장만을 가르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11월에 치러질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접수 결과 재학생 응시인원은 줄어든 반면 재수생 등 졸업생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쉬운 수능’을 예고한 가운데 입시전문가들은 의대, 치대 등 상위권 학과를 중심으로 재수생의 강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2일 마감된 수능 원서접수 결과 지난해보다 1만128명이 줄어든 64만619명이 지원했다고 14일 밝혔다. 지원자 중 고교 재학생은 49만5027명(77.3%), 졸업생은 13만1538명(20.5%), 나머지는 검정고시 합격자 등이다. 눈에 띄는 점은 졸업생 응시자의 증가. 2010년 수능부터 졸업생은 매년 꾸준히 줄었으나 4년 만에 반등한 것이다. 지난해 졸업생 응시인원은 12만7634명이었지만 올해는 3904명이 더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수능을 치른 졸업생 중 영어에서 고득점에 실패했던 상위권 학생들이 올해 수능에 몰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지난해 수능 영어에서 처음으로 A, B형 체제가 도입돼 혼란이 있었다”며 “인문계의 경우 A, B형 체제로 낮은 성적을 받은 외국어고, 국제고 졸업생이나 일반고 상위권 학생들이 올해 재수에 가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영어는 A, B형 체제가 사라지고 하나로 통합됐다. 의·치·한의예과 모집정원이 전국적으로 900여 명 늘어난 것도 졸업생 증가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의대, 치의대 입학에 실패한 최상위권 졸업생들이 올해 정원 확대 기회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지난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명문대 자연대나 공대에 합격한 학생 중 상당수가 의대 진학을 위해 다시 수능을 보는 ‘반수’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과목별로는 수학 응시생이 지난해보다 3000여 명 준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꼽혔다. 진학사 김희동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인문계 학생들이 어려운 수학을 포기하고 대신 국어, 영어 등 다른 과목에 집중해 수시 합격을 위한 최저등급을 얻으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수시모집 대학 중 상당수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설정할 때 과목을 지정하지 않고 과목 수와 등급만을 지정했기 때문이다. 수시모집도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경쟁률이 올랐다. 서울대는 수시접수 마감일인 14일까지 1838명을 모집하는 일반전형에 1만6667명(경쟁률 9.0 대 1)이 몰렸다. 779명을 뽑는 지역균형선발전형은 최종 3.1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가장 경쟁률이 높은 학과는 미술대학 디자인학부 공예전공(일반전형)으로 52.7 대 1을 기록했다. 일반전형 중 경영대는 5.8 대 1을, 의예과는 11.0 대 1을 기록했다. 12일 수시접수를 마감한 연세대, 포항공대, KAIST 등 상위권 대학들도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올랐다. 연세대는 수시에서 총 17.4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가운데 의예과(일반전형)는 67.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5일 접수를 마감하는 고려대는 14일까지 12.4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가운데 의예과(일반전형)는 58 대 1을 기록했다. 역시 15일 접수를 마감하는 한양대는 14일 의예과(학생부종합 고른기회 전형) 경쟁률이 50.0 대 1까지 치솟았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한국방송통신대가 지난달 6일 발표한 2학기 편입학 합격자 중 최연소 합격의 영광은 대구에 사는 차양명 군(14·영어영문학과)이 차지했다. 차 군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검정고시로 중학교, 고등학교과정을 마쳤다. 눈길을 끄는 점은 차 군의 두 형인 화목 군(18·영어영문학과 석사과정), 목양 군(15·영어영문학과 2학년)도 중고등학교과정을 검정고시로 마치고 방통대에 진학했다는 점. 어머니 권차영 씨(44)가 ‘홈스쿨링(가정학습)’으로 공부시킨 덕분이었다. 삼형제가 중고교 진학을 포기하고 홈스쿨링을 선택한 계기는 아버지의 결심이었다. 큰아이가 초등학생일 때, 아버지는 “이왕 아이들 공부 시킬 거 셋 다 박사과정까지 밟게 하자”고 선언했다. 자기 분야에서 박사과정까지 마치면 명문대든 아니든 그 분야에서 충분히 공부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아버지는 검정고시와 방통대를 이용하면 박사과정까지 공부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아내 권 씨를 설득했다. 그 뒤부터는 아내 몫이었다. 다른 집 자녀들이 등교할 시간에 권 씨는 아이들을 깨워 공부를 시켰다. 오전 8시부터 낮 12시까지 각자 자기 방에서 검정고시 문제집을 풀게 했다. 점심식사 후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아이들은 다시 자기 방에서 검정고시 준비를 했다. 오후 5시부터는 태권도학원 피아노학원에 다녀온 뒤 가족이 다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토 일요일에는 다른 아이들처럼 밖에서 친구와 놀게 했다. 권 씨는 약 7년간 이 같은 생활을 되풀이했다. 권 씨는 부모와 자녀의 유대관계가 끈끈해지는 것이 홈스쿨링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권 씨는 “홈스쿨링을 하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아이들의 고민을 미리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학교폭력이나 왕따 문제, 입시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반대로 중고교 생활을 겪어보지 못한다는 것은 가장 큰 단점이다. 권 씨는 “아이들이 가끔 학교생활에 대한 궁금함과 동경심을 털어놓았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태권도학원 피아노학원에 보낸 것도 또래 친구들과의 만남을 위해서였다. 권 씨가 생각하는 홈스쿨링의 가장 큰 장점은 아이들에게 시간을 벌어준다는 점. 또래에 비해 일찍 전공 공부를 시작했고, 나중에라도 원하면 다른 대학에 가서 또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홈스쿨링을 고민하는 학부모들에게 권 씨는 “결코 쉽지 않은 길”이라고 털어놓았다. “엄마가 직장에서 돈을 벌어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는 데 드는 노력이나 집에서 홈스쿨링을 하는 데 소요되는 에너지나 똑같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