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새샘

이새샘 차장

동아일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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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과 시장에 대한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부알못’과 ‘부잘알’ 사이, 보통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부동산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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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4~202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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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콩트에 슬랩스틱, 뜨는 예능형 드라마 원조는?

    물약을 마시고 두 다리를 얻어 뭍으로 올라온 인어공주. 입사면접을 망치고 낙담해 술을 진탕 마신 취업준비생과 만난다. 막 두 다리를 얻었으니 당연히 공주의 하반신은 나체다. 모자이크 처리된 채 우스꽝스러운 19금 딱지가 붙은 하반신을 유심히 보던 취업준비생은 결국 공주의 주먹에 나가떨어지고 만다. 최근 방영 중인 tvN 드라마 '잉여공주'의 한 장면이다. 드라마 속에 콩트와 이리저리 넘어지는 슬랩스틱, 각종 자막과 효과음 같은 예능 프로 요소를 넣은 '예능형 드라마'가 유행이다. SBS는 다음달부터 농촌을 배경으로 한 주말 드라마 '모던파머'를 방영한다. 군대 드라마를 표방했던 '푸른거탑'의 김기호 작가가 극본을 썼다. SBS는 소설 '할매가 돌아왔다'를 원작으로 한 또 다른 예능형 드라마도 올 하반기 방영할 예정이다. 예능형 드라마의 원조 격인 tvN은 최근 '잉여공주'를 비롯해 '아홉수 소년' '황금거탑' 등을 연달아 방영 중이다. 시트콤이나 예능프로의 특징을 살린 드라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종영한 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드라마 도중 애니메이션이 나오거나 줄거리와 크게 관계없는 슬랩스틱 장면이 자주 등장하며 화제를 모았다. 시트콤 '두근두근 체인지'를 쓴 조진국 작가가 공동 집필했다. 예능형 드라마라는 용어는 2012년 예능 출신 제작진이 만든 '응답하라 1997'이 인기를 끌며 사용되기 시작했다. 일반 드라마와 달리 작가와 PD가 긴밀히 협의하는 예능 프로의 공동창작 시스템을 적용했다. 정형진 tvN 콘텐츠 운영담당 국장은 "공동창작을 통해 전통적인 드라마 작법에 갇히는 대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며 "드라마의 감정선은 살리되 등장인물의 성격 묘사에 집중하고 각종 유머 코드를 세밀하게 배치하는 등 기존 시트콤의 요소를 살린 것이 예능형 드라마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예능형 드라마는 저조한 시청률로 TV에서 사실상 자취를 감춘 시트콤의 자리를 대체할 기세다. 김영섭 SBS 드라마 국장은 "예능형 드라마는 시트콤의 장점은 유지하면서 시트콤보다 편수가 적기 때문에 제작비를 낮출 수 있고 출연진 섭외나 PPL(간접광고)에도 유리한 편"이라며 "예능프로에 익숙한 젊은층이 편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어 예능형 드라마는 계속해서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4-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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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즐거운 추석]‘이만갑’ 두 MC “명절에 외로운 분들 많죠 사랑과 情 듬뿍 나눠요”

    어느새 가족이 됐다. 첫 방송부터 MC를 맡아온 남희석 씨(43)는 출연자들을 보면 친누이를 보듯 “요새 만나는 사람 있느냐”며 결혼을 걱정하고, 일가족의 경조사까지 챙긴다. 올해 3월 MC로 합류한 배우 박은혜 씨(36)는 이들과 만날 때마다 수다 꽃을 피우는 친구, 언니 같은 사이다. 탈북 미녀들이 나오는 채널A 토크쇼 ‘이제 만나러 갑니다’(이만갑) 얘기다. 2011년 12월 방송을 시작한 ‘이만갑’은 유례없는 ‘탈북 토크쇼’로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 가운데 대표적인 장수 프로다. 추석을 앞두고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두 사람을 서울 청담동 ‘박술녀 한복’에서 만났다. ―올해 ‘이만갑’ 추석 특집 녹화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박은혜=출연진들이 팀을 나눠서 장기자랑을 했는데 정말 재미있게 찍었어요. 평소에 잘 나서는 편이 아닌데 그날은 저도 모르게 춤을 추고 있더라고요. ▽남희석=은혜 씨는 ‘척하지 않는 사람’이에요. 슬프면 슬픈 대로, 좋으면 좋은 대로 솔직하게 표현하죠. 이전 여성 MC들도 잘해줬기 때문에 부담스러울 수 있는 자리인데 은혜 씨가 정말 빨리 이만갑에 녹아들었어요. ―추석 땐 고향에 가시나요. ▽박=시댁이 부산인데 아직 비행기표 예매를 못 했어요. 내려가면 음식 준비는 어머니가 거의 다 해놓으시고, 저는 바다를 보며 전을 부쳐요. 친정아버지가 막내이셔서 명절 음식에 대한 추억이 적은 편인데 시집 와서 여러 가지 음식 하시는 것을 보면 신기해요. ▽남=충남 보령이 고향이라 운전해서 내려갑니다. 2시간도 안 걸리는 거리여서 평소에도 자주 가요. 저도 추석 음식에 대한 남다른 기억이 있는데…. 어릴 때 부모님이 중국집을 하셔서 우리 집 명절 음식은 탕수육이었어요. 요리하는 걸 좋아하는데 올해는 짬뽕을 해볼까 해요. ―탈북 미녀들은 추석에 대해 어떤 얘기를 하나요. ▽남=북한에선 추석이 중요한 명절이 아니래요. 김일성 김정일 부자 생일이 최고 명절이니까요. 설과 추석 중 그나마 추석이 가을걷이가 있어 배급 외에 명절음식을 해먹을 수 있었다고 해요. 이것도 그나마 고난의 행군 전 얘깁니다. ▽박=추석에 대한 기억이 우리랑 좀 다르더라고요. 딱히 추석 음식을 해먹는 것도 아니고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가 없으니 친척들이 모이는 것도 아니고. 공산주의 국가니까 제사도 못 지낸대요. 추석이 추석답지 않은 거죠. ―출연진들과 있는 모습을 보면 가족 같아요. ▽남=진짜 가족처럼 있는 얘기 없는 얘기 다 해요. “남희석 오빠는 누구누구만 편애한다”는 불평도 스스럼없이 하죠. 명절 때면 그래서 마음이 쓰여요. 이런 친구들이 명절에 제일 외롭잖아요. 다들 고향에 내려가니 혼자 있어야 하고, 가족들 생사조차 모르니…. 예전에 이순실 누님이 스튜디오에서 고향을 향해 “살아는 계시느냐”며 큰절을 하는데 다들 눈물바다가 됐던 생각이 납니다. ▽박=녹화 중간에 쉬는 시간에도 계속 수다를 떨곤 하는데 출연진들을 보면 정말 밝아요. 잘 웃고 얘기도 많이 하죠. 그런데 방송에서 예전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리는 걸 보면 다들 상처도 많고 아픈 기억도 많다는 걸 알 수 있어요. 티 내지 않고 밝고 힘차게 사는 걸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추석을 맞아 이만갑 MC로서 하고 싶은 말은…. ▽남=요즘은 제사도 간소하게 하는 집이 많잖아요. 그러다 보니 아이들에게 추석이 뭔지 가르치기가 쉽지 않아요. 첫째 딸 보령이만 해도 할아버지 댁에 가는 걸 무척 좋아하는데도 “이번 추석에는 해외로 놀러가자”고 하더라고요. ▽박=맞아요. 아직 아이들이 어리지만 앞으로 추석이 뭐냐, 왜 (지방에) 가야 하냐고 물을 때 뭐라고 할지 막막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고향이나 가족의 의미가 예전 같지 않은 것 같아요. ▽남=그런데 탈북자들에게는 여전히 고향, 가족, 이런 것들이 절절하고 가슴 아픈 무엇이거든요. 이만갑을 하면서 가장 큰 변화가 부모님께 더 자주 연락드리려고 한다는 거예요. 탈북자들을 보며 가족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요. 시청자들도 아이들과 함께 이만갑을 보면서 우리가 잊고 지내던 가족의 소중함, 고향의 의미를 떠올려 보셨으면 합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4-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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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즐거운 추석]5일 볼만한 TV프로그램

    웃찾사 강성범-김일희의 핫 뉴스 풍자개그 대박사건추석특집 웃음을 찾는 사람들 (SBS 5일 오후 11시 20분)‘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인기 코너인 ‘LTE뉴스’와 ‘김태환c’ 등이 추석에 맞는 새로운 에피소드로 시청자들에게 추석 인사를 한다. 이 밖에 ‘민폐남녀’ ‘체인지’ ‘누명의 추억’ 등 각 코너 중에서도 인기가 좋았던 에피소드만 다시 편집해 함께 방송한다. 강성범, 김일희가 출연하는 ‘LTE뉴스’는 2014년 가장 ‘핫’했던 뉴스들을 모아 풍자 개그를 선보인다. ‘착한 음식’이 화두인 요즘 추석을 맞아 엄마가 만든 음식에 숨은 비밀을 폭로하고, 소방관들이 구조 활동에 필요한 물품을 사비를 털어 사야 하는 세태를 꼬집는다. 대한민국 수도가 부산으로 바뀌었다는 가정에서 출발한 코너 ‘부산특별시’도 차표가 없어 부산에 못 올라간다는 며느리와 그래도 다 올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우기는 시어머니 등 추석에 공감할 만한 에피소드로 꾸며진다. ‘김태환c’는 추석 귀성 귀경길 휴게소에서 생긴 일이 소재다. 모델 출신 아역배우 링컨이 손자 역할을 맡아 특별 출연한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god 재결합 후 첫 TV외출 특집▼유희열의 스케치북(KBS2 5일 밤 12시 25분) 완전체로 돌아온 5인조 그룹 ‘god’ 특집으로 꾸몄다. 올 7월 재결합해 8집을 낸 멤버 5명이 TV에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케치북’엔 대개 3, 4개 팀이 출연하지만 이날은 예외적으로 god만 나온다. god의 신곡 ‘미운오리새끼’와 대표곡 ‘어머님께’ ‘길’을 포함해 10여 곡을 부르고 재결합에 이르기까지의 뒷이야기를 들려준다.}

    • 2014-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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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즐거운 추석]7일 볼만한 TV 프로그램

    김영철의 자력갱생팀과 조세호의 강성대국팀 청백전이제 만나러 갑니다 (채널A 7일 오후 11시)추석맞이 ‘이만갑 청백전’이 펼쳐진다. 개그맨 김영철이 주장인 ‘자력갱생팀’과 개그맨 조세호가 이끄는 ‘강성대국팀’으로 나뉘어 가창력, 악기 연주, 민족 씨름 등의 종목에서 불꽃 튀는 대결을 펼친다. 탈북미녀들은 북한 전통가요와 악기, 남한 인기 가요까지 소화해낸다. 씨름에서는 한 치의 양보 없는 몸싸움을 벌인다. ‘나도 가수다! 가창력, 악기 대결’ 코너에서는 소해금 연주자인 박성진이 북한의 소해금 연주를, ‘함경북도 기타여신’으로 불리는 권설경이 기타 연주를 선보인다. 가수 박상철이 심사위원을 맡아 출연진의 끼와 실력을 평가한다. 응원단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자력갱생팀 응원단으로는 북한 출신 무용가인 이광, 이수미 남매가 출연한다. 김일성 앞에서 춤을 췄던 안무가 아버지를 둔 남매는 북한의 민속무용인 ‘손뼉춤’ 공연을 선보인다. 이에 맞서는 강성대국팀 응원단으로 ‘북한전통문화예술단’이 등장해 북한 최초의 경음악단인 왕재산경음악단의 최신 춤 공연을 재현한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눈쌓인 설악서 진달래 핀 여수까지▼하늘에서 본 내 고향(KBS1 7일 오전 8시 10분) 눈 쌓인 설악산의 겨울 하늘부터 분홍 진달래가 곱게 물들인 봄날 여수의 영취산까지…. 무인항공촬영장비인 헬리캠으로 계절에 따라 변하는 강산 곳곳의 풍경을 담은 하늘판 로드기행 다큐멘터리다. KBS ‘6시 내 고향’ 제작팀이 1년 6개월간 30분짜리 테이프 1000여 개에 담아온 영상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장면만을 모아 50분 길이로 정리했다.}

    • 2014-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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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석 드라마피버 공동대표 “차별화된 한국 드라마, 2015년 세계적 히트 칠것”

    “2015년은 한국 드라마가 일본이나 중국 등 한두 국가에서만 히트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끄는 해가 될 겁니다.” 미국 최대 한류 드라마 사이트인 ‘드라마피버’의 박석 대표(40)는 3일 “아시아 전역과 중동 등 세계 곳곳에서 한국 배우들의 인기는 이미 미국 배우를 뛰어넘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재미교포인 박 대표는 5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4년 국제방송영상견본시의 국제회의 참석차 내한해 기조연설을 했다. 박 대표는 2009년 미국 내 한국 드라마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가 20여 개에 달하는 점에 착안해 이를 합법적으로 볼 수 있는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인 드라마피버를 설립했다. 설립 첫해 서비스한 ‘꽃보다 남자’는 수익이 5000달러(약 500만 원)에 그쳤지만 지난해 독점 서비스한 ‘상속자들’은 6개월 만에 100만 달러가 넘는 수익을 거뒀다. 드라마피버의 가입 회원 수는 약 1800만 명. “자막이 있는 콘텐츠는 미국에서 성공하지 못한다는 통념과 달리 이들은 자막을 읽는 수고까지도 한국 콘텐츠를 즐기는 일종의 문화적 경험으로 받아들입니다.” 박 대표는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들과 경쟁하려면 한국에서 방영 즉시 스트리밍 서비스가 이뤄져야 하고 자막의 질이 좋아야 한다”며 “자막 제작에만 80여 명을 투입하고 영문학 전공자를 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드라마피버를 통해 서비스되는 한국 콘텐츠 관련 수익이 3년 내에 800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야기 구조가 단순하긴 하지만 ‘한국형 로맨틱 코미디’는 미국 콘텐츠의 폭력성 선정성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미국과 비슷한 콘텐츠로는 성공하기 힘든 만큼 ‘한국적인 맛’을 살리는 게 중요합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4-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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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즐거운 추석]6일 볼만한 TV프로그램

    한국 정착 이방인들 “선후배관계-회식자리 힘들어요”리얼 한국정착기-이방인 1부 (KBS1 6일 오후 10시 30분)올해로 한국생활 9년차, 케냐 출신 아델라이드는 유쾌한 성격의 아가씨다. “아프리카인은 멍청하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는 그는 국내 명문여대를 조기 졸업했다. 하지만 여전히 스스로를 한국사회의 이방인이라고 말한다. 특히 칼 같은 선후배 관계나 회식자리를 비롯한 한국의 직장 문화에 적응하는 것은 녹록하지 않다. 독일 출신의 로미나는 5년 전 교환학생으로 한국을 찾았다. 동양학을 전공했지만 친구 아버지가 부르는 트로트를 듣고는 그 매력에 빠졌다. 전국노래자랑에서 인기상을 받고 이미자 콘서트에 초대가수로 선 후 본격적인 트로트 가수로 나섰지만 사람들은 그를 신기해할 뿐 마음을 열지 않는다. 아델라이드와 로미나처럼 한국 사회가 여전히 낯선 외국인들의 생생한 정착기를 담았다. 제작진은 6월 서울 이태원에 상담소를 설치하고 개인 면담을 통해 한국 정착을 꿈꾸는 외국인 100여 명을 인터뷰했다. 배우이자 가수인 알렉스가 MC를 맡았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트로트 여왕 김수희-김혜연-서지오▼광화문콘서트(채널A 6일 밤 12시 30분) 김수희, 김혜연, 서지오가 출연하는 ‘트로트 여왕’ 편을 방송한다. 김수희는 ‘애모’ ‘뒷자락’ 고(故) 김현식의 ‘내 사랑 내 곁에’, 김혜연은 ‘뱀이다’ ‘최고다 당신’과 윤수일의 ‘황홀한 고백’, 서지오는 ‘하니하니’ ‘돌리도’와 SG 워너비의 ‘라라라’를 부른다. 세 사람이 함께 ‘서울대전대구부산’ ‘남행열차’ ‘목포의 눈물’ 등 트로트 메들리도 선보인다.}

    • 2014-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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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즐거운 추석]9일 볼만한 TV프로그램

    거북선 만들어 충무공 자취 탐험하다 밤바다서 고장나갈 데까지 가보자 (채널A 9일 오후 8시 20분)영화 ‘명량’의 무대이자 충무공의 얼이 서려 있는 전남 여수에서 거북선을 만드는 이재호 씨를 만난다. 이 씨가 만든 정원 10명의 ‘꼬마 거북선’은 배 앞머리, 좌우 노, 보기만 해도 아찔한 등 위 철심까지 영화 속 거북선을 빼닮았다. 100% 이 씨의 수작업으로 탄생한 거북선은 안락한 침대와 최신식 화장실을 갖추고 정식 선박허가증도 발급받았다. 망망대해에 띄운 이 거북선 등 위에서 여유롭게 밤낚시를 즐기는 것이 육지에선 누릴 수 없는 호사라는 말에 배에 오른 김오곤 한의사. 두 사람은 충무공이 거북선을 만들 때 영감을 얻은 바위가 있다는 신비의 섬 사도, 대나무가 많아 멀리서 보면 빛이 난다는 금죽도까지 장군의 이야기가 깃들어 있는 여수 앞바다 곳곳의 섬 탐험에 나선다. 하지만 깊은 밤 죽을 고비를 넘겼던 순간을 회상하는 이 씨의 이야기를 듣는 도중 꼬마 거북선이 별안간 고장을 일으키고, 두 사람이 탄 배는 밤바다 한가운데에 멈춰 서고 만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아들 윤상훈 노래에 박근형 울컥▼열창클럽-썸sing 1부(SBS 9일 오후 8시 40분) MC 강호동과 김정은이 ‘내 인생의 OST’를 사연과 함께 소개하고 출연진과 협동 무대를 선보인다. 뮤지션 윤상훈(본명 박상훈)은 아버지인 배우 박근형을 생각하며 노래를 부르고 박근형은 아들의 노래에 눈시울을 붉힌다. 미국에서 가방디자이너로 활동하는 가수 임상아는 딸에게 들려주는 노래를 부른다. 다이나믹듀오, 악동뮤지션, 임창정, 로이킴도 출연한다.}

    • 2014-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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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새샘 기자의 고양이끼고 드라마]사랑은 조산사처럼 중요한 ‘그 무엇’

    영국 BBC 드라마 ‘콜 더 미드와이프’의 줄거리를 처음 들었을 때는 대체 누가 이런 드라마를 한 시간씩 앉아서 보나 싶었다. 1950년대 런던에서 활약하는 조산사들 얘기를 다룬 드라마로, 매회 아기를 받고 또 받는다. 배 위에서, 건어물 창고에서, 길바닥에서, 거꾸로 누운 아기부터 목에 탯줄이 감긴 아기까지. 제목의 ‘미드와이프’는 영어로 조산사를 뜻한다. 제목을 번역하면 ‘조산사를 불러줘요!’ 정도가 되겠다. 그런데 이런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것도 굉장히 많았다. 올해 방영된 세 번째 시즌 마지막 회는 영국 내 시청자가 800만 명에 달했다. 점유율은 30%에 가깝다. 내년 시즌4 방영도 일찌감치 확정됐다. 영국에서는 조산사라는 직업이 재조명되면서 관련 학과 지원자가 늘었다고 한다. 드라마의 배경인 런던 이스트엔드는 당시 런던의 대표적인 빈민가였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영국에는 베이비붐이 찾아왔다. 형편이 넉넉지 않은 임신부들에게 수녀원에 소속돼 활동하는 조산사들은 거의 유일한 조력자였다. 전쟁이 끝난 뒤, 가난했지만 긍정의 기운이 흘러넘치던 시대상이 BBC다운 철저한 고증과 함께 드라마에 그대로 담겨 있다. 깔때기처럼 생긴 청진기로 쌍둥이인지 대번 알아맞히는 조산사들의 실력과 웬만한 건 다 무료로 되는 당시 영국의 의료 서비스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배경에 깔리는 당대 유행가와 여자들의 빈티지 드레스도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물론 결혼과 아이를 포기한 ‘삼포 세대’라는 말이 유행하는 요즘 세상에 형편 생각하지 않고 끊임없이 아이를 낳는 이스트엔드의 가난한 엄마들은 좀 대책 없어 보이기도 한다.(드라마에는 24명의 자녀를 둔 집도 나온다) 하지만 사랑에 상처 받고 자포자기한 채 조산사가 된 주인공 제니 리(제시카 레인), 마치 2014년의 우리 같은 그녀는 그 대책 없는 임신과 출산에 숨은 의미를 조금씩 깨달아 간다. 아기가 태어나는 순간은 어떤 집이든 가장 기쁘고 또 긴장되는 순간이면서, 아기의 운명에 따라서는 가장 슬픈 순간이 되기도 한다. 드라마 속에 포착된 숱한 희로애락, 부부간의 사랑, 부모 자식 간의 사랑이 있어 가능한 그 모든 순간들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드라마 속 내레이션대로, “사랑은 마음을 아프게 하고 또 구하는 힘을 갖고 있었다. 사랑은 마치 조산사처럼, 삶의 중요한 무언가였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4-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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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확실한 증거 내놔도 “정부 못믿어”… 정치인마저 괴담 가세

    며칠 전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난데없는 ‘애국가 음모론’으로 뜨거웠다. 한 음악가가 올린 이 글은 “교황 오기 하루 전에 전광석화처럼 ‘서울시 교육감에 의한 애국가 낮춰 부르기 시행령’이 시행됐다”며 “애국가 낮춰 부르기는 전교조의 애국가 기피 전략으로 보인다”는 내용이었다. 애국가의 음정을 낮춰 부르면 원곡의 기백이 사라지고 어두운 노래로 변질된다는 것이다. 이 글은 한 페이스북 사용자가 복사해 올리면서 카카오톡, 트위터 등을 통해 급속도로 퍼졌다. SNS에는 “‘좌빨’들의 집요함이 무섭다”고 공격하는 측과 “지나친 음모론”이라고 반박하는 측이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애국가 음정을 낮춰 부르라는 방침이 전교조의 전략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희박하다. 이 방침은 보수 성향의 문용린 서울시교육감 때 나왔고, 이전에 다른 교육청에서 이미 시행된 적도 있다. ‘애국가 논란’은 최근 인터넷에서 괴담이 유포되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개인의 주장을 담은 글이 자극적인 문구와 함께 페이스북과 트위터, 카카오톡 메신저 등 SNS를 통해 전파되고, 진실인 것처럼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세월호 참사 때도 그대로 나타났다. “세월호가 미국 잠수함과 충돌해 침몰했다” “시신 인양 장면이 TV로 보도되면 정부 지지율이 떨어질까봐 밤에만 인양 작업을 한다”는 등의 괴담이 대표적이다. 이들 괴담은 “속상하다” “정부에 분노한다”는 감정적인 문구와 함께 전파됐다. 공적 기관이나 인물이 이 같은 괴담을 확인 없이 그대로 옮기면서 논란을 키우고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를 낮추기도 한다. 7·30 재·보선 하루 전날 박범계 새정치민주연합 원내 대변인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시신은 가짜’라는 괴담을 확대시켜 “최근 발견된 변사체는 유 전 회장 시신이 아니라는 경찰 증언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국립과학수사원이 과학적 증거를 대며 가짜 주장을 반박했지만 박 대변인의 발언이 ‘가짜 유병언’ 괴담에 힘을 실어주면서 한동안 논란은 계속됐다. 최근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특별위원장인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이 “‘세월호 특별법’이 유족들에게 22가지의 특혜를 주는 ‘평생 노후보장 특별법’”이라는 글을 일부 지인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보낸 것도 논란이 됐다. 해당 글은 “안전사고로 죽은 사망자들을 국가 유공자보다 몇 배 더 좋은 대우를 해달라는 것이 세월호 특별법의 주장” 등 사실과 다른 내용이나 미확인 정보를 포함하고 있었다. 심 의원은 이후 “6월부터 인터넷에 돌던 글을 법안 관련 의견수렴용으로 전달했고 개인 의견과 다르다는 점을 명기했다”고 해명했다. 인터넷 괴담은 특정 사안을 자신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정쟁의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갈등과 오해를 부추기고 사회적 신뢰를 훼손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 같은 괴담 유포 사례에서는 특히 ‘카톡(카카오톡) 유언비어’의 위력이 두드러진다. 카카오톡, 네이버 라인 등 스마트폰 메신저는 다수에게 공개된 인터넷 게시판이나 블로그 등과 달리 주로 자신의 지인과 네트워크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괴담을 더욱 신뢰하도록 만든다는 특징이 있다. 정일권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사람들은 친근한 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정보를 더 신뢰한다”며 “메신저를 통한 소통은 사회적 이슈를 개인적 이슈처럼 받아들이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사실 여부를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할 사안도 친구들과 대화하듯 감정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메신저를 통해 유포되는 괴담은 적발이나 처벌도 힘들다. 공개된 공간이 아닌 개인 대화방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메신저 서비스는 신고 기능을 두고 있지만 괴담을 막는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다. 현행법은 공연히 허위 사실을 적시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허위의 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하면 7년 이하 징역, 5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 대화방에서 괴담을 옮긴 것도 ‘허위 사실 적시’나 ‘유포’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법적 기준이 불명확한 상태다. 손영준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SNS는 현장성과 접근성 등 장점이 많은 매체지만 최근 허위 사실 유포의 통로가 되면서 사회적 불신을 증폭시키는 측면이 있다”며 “무엇이 진실인지 사실에 근거해 판단할 수 있도록 신문 방송 등 언론이 괴담의 ‘사실 확인’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4-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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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세대까지 불신의 늪… 중고생 12%만 “한국사회 신뢰”

    《 서로 믿지 못한다. 서로를 의심의 눈으로 바라본다. ‘불신’은 21세기 한국 사회의 자화상을 보여주는 키워드다. 미래 세대인 청소년이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모습은 어떨까. 한국 사회의 신뢰도가 100점 만점에 몇 점이냐고 물었다. 그들은 44.7점밖에 주지 않았다. 이 같은 신뢰 붕괴는 사회적 비용을 키운다. 남이 거짓말을 하지 않나 확인하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창조적으로 써야 할 에너지가 헛되이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 ‘대부분의 사람을 믿을 수 있다’라는 말에 동의하는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100명 중 26명만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스웨덴은 60명이나 된다. ‘사회적 자본’의 핵심인 신뢰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부끄러운 민낯을 보여주는 수치다. 한국은 ‘사회적 자본’의 세계 순위에서 66위에 불과하고 ‘사회적 신뢰지수’도 56.9점으로 스웨덴의 134.5점에 한참 못 미친다. 신뢰 저하는 필연적으로 사회적 갈등과 비용을 증가시킨다. 세계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타인을 신뢰한다’는 응답자가 10% 하락할 때 경제성장률은 0.8% 떨어진다고 한다. 안동규 한림대 경영대학장은 “불신하면 남을 의심하고 잘못을 들춰내는 데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하고 협동으로 인한 시너지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신뢰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자본으로 경제적 자본과 함께 선진 사회로 가기 위한 본질적 자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미래세대는 우리 사회를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는 지난달 25∼27일 서울 시내 중고등학생 129명에게 한국 사회를 신뢰하는지에 대해 물었다. 그 결과 80명(62%)이 ‘불신하는 편이다’(64명) 혹은 ‘매우 불신한다’(16명)고 답했다. 반면 ‘한국 사회를 신뢰한다’고 답한 청소년은 16명(12.4%)에 그쳤다. ‘우리 사회에 대한 신뢰 정도를 100점 만점에 몇 점이나 줄 수 있는지’를 물어보니 평균 44.7점으로 낙제점을 면치 못했다. 사회를 불신하는 이유로 “거짓말 안 하고 약속(신뢰)을 지키면 오히려 손해 보는 세상” “대통령, 국회의원 등 정치인이 국민과의 약속은 지키지 않고 사욕만 채운다” 등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약속을 지키면 손해 본다’는 인식의 뿌리에는 법이나 원칙을 어겨도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다.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가 지난해 고등학생 2만1000명을 조사한 결과 절반(47%)은 “10억 원이 생긴다면 죄를 짓고 1년 정도 감옥에 가도 괜찮다”고 답했다. 하지만 ‘10억 원이 생기지만 징역 20년을 살아야 한다’고 한다면 어떤 대답이 나왔을까? 청소년들의 응답은 달라졌을 것이다. 결국 사회적 신뢰가 무너진 핵심 원인에는 거짓말, 편법으로 이득을 봐도 그에 합당한 처벌을 하지 않는 사회 구조도 있다는 것이다. 사회 불신을 유발하는 범죄에 대한 처벌이 너무 약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이 대표적인 예.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지난해 553억 원에 달했다. 올 1∼5월 발생건수도 234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756건)에 비해 33% 증가했다. 문제는 ‘솜방망이 처벌’이다. 서울 서대문경찰서 백의형 경감은 “보이스피싱 관련 범죄자의 구속 기간은 1년 남짓에 그쳤다”며 “보이스피싱에 속아 송금한 돈을 대포통장으로 뽑아내는 인출책은 범행 가담 정도가 낮다는 이유로 약하게 처벌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자거래금융법상 본인 명의로 개설한 통장을 타인에게 팔거나 빌려주다 적발되면 3년 이하 징역에 처하거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범죄에 이용될 줄 알면서도 돈을 받고 통장을 빌려준 이들이 ‘몰랐던 일’이라고 잡아떼면 대부분 기소유예되는 것이 현실. 고의성 입증이 어렵다는 맹점을 이용한 범죄로 사회 전반의 신뢰를 하락시킨다. 개인정보 유출 처벌도 미약하다. 올 초 KB국민 롯데 NH농협카드의 고객 거래정보 약 1억 건이 외부로 유출된 사건이 발생해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들 금융회사는 고작 3개월 동안 영업정지, 600만 원 과태료에 그쳤다. 기획재정부의 ‘세무사 징계현황 자료’에 따르면 탈세로 인해 징계를 받은 세무사는 2012년 8명에서 2013년 34명, 2014년 30명(7월 기준)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최근 5년간 징계를 받은 총 148명의 세무사 중에서 불법행위로 등록이 취소된 경우는 2명에 불과하다. 48명이 2년 이하의 직무정지, 86명은 1000만 원 이하 과태료만 냈다. 세무사가 수십억 원 규모의 탈세에 가담해도 세무사법(22조)에 따라 직무정지 최대 2년, 과태료 최대 1000만 원만을 물릴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 탓이다. 보험사기로 수억 원의 이득을 보고 고작 1∼2년의 징역형을 받는 경우도 허다하다. 금융감독원 분석 결과 2011년부터 2012년까지 보험범죄 유죄 판결 중에서 벌금형이 72.1%를 차지했고 집행유예는 17.3%, 2년 초과 징역형은 0.8%였다. 보험범죄자 10명 중 9명은 가벼운 처벌만 받고 풀려난다는 의미다. 현행 식품위생법상 유해한 음식을 팔면 7년 이하 징역을 살거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실제 유해 식품을 팔다 걸려도 법원 판결에선 집행유예나 적은 액수의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충북에서 엿 공장을 운영하는 김모 씨(62)는 수년간 수입 옥수수가루로 만든 맥아엿을 재가공해 국산으로 속여 8억6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5월 꼬리가 밟혀 농수산물 원산지 표시법 위반으로 구속됐지만 김 씨에게 내려진 처벌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000만 원이 전부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1년 식품위해업체에 내려진 3318건의 행정처분 가운데 영업 취소나 영업장 폐쇄는 1%인 34건에 불과했다. 최규해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과장은 “유해 식품 판매는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심각한 범죄인 만큼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윤종 zozo@donga.com·이새샘 기자}

    • 2014-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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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정부 갈등관리시스템 만들자”

    사회적 불신은 고스란히 정부나 국가 정책에 대한 불신을 키운다. 인터넷 괴담이 불신을 더욱 부추긴다. 사안마다 갈등이 증폭되며 혼란이 야기된다. 미국의 정치철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 스탠퍼드대 교수는 저서 ‘신뢰’(Trust·1995년)를 통해 사회 내부에 신뢰가 낮은 국가일수록 민주주의가 퇴보하고 경제가 하락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사회 불신을 줄이고 경제를 활성화하려면 정부 정책의 일관성은 물론 국민 및 이해당사자를 설득하는 소통의 통로가 절실하다. 최근 한국 사회의 주요 갈등을 보자. 전북 부안 방사성폐기물처분장 갈등(2003∼2005년)을 비롯해 용산 철거민 참사(2009년), 밀양 초고압송전탑 건설(2009년), 제주해군기지 건설(2007년∼현재) 등도 초기에 해당 지역주민이나 단체에 정책 취지를 잘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면 극한투쟁까지 이르지 않을 수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강영진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 갈등해결연구센터장은 “공공 갈등 예방 및 해결에 관한 대통령령이 있고 중앙부처에 갈등관리 심의위원회를 만들어 놨지만 활용이 안 되고 있다”며 “범정부 차원의 갈등관리시스템부터 제대로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원 박준 연구원도 “사회적 신뢰가 향상돼 사회갈등 지수가 지금보다 10%만 낮아져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8∼5.4%가 높아지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사회갈등 지수 평균 정도로만 회복해도 7∼21%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정치권부터 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아일보 설문조사에서 청소년들에게 ‘누구를 제일 불신하나’(복수응답)를 물어보니 ‘정치인’(86명)을 가장 많이 꼽았다. 올 4월 정치권의 기초단체장 기초의원 무(無)공천 방침 철회 논란에서 보듯 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위해 공약했다가 당선 후 폐기하면 유권자들은 정치권, 나아가 사회 전체를 불신하게 된다. 홍성기 아주대 특임교수는 “국내 지도층 리더십의 제일 큰 문제는 포퓰리즘”이라며 “단기적으로 표심을 얻는 방향으로 가다 보니 선거 후 정치적 리더십이 사라지고 사회 신뢰가 망가진다”고 말했다. 사회적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미래세대에 대한 인성 교육과 사회적 신뢰를 높일 수 있는 롤 모델이 필요하다. 세계투명성기구 한국본부 안태원 상임이사는 “청소년들에게 경쟁에서 이기고 남보다 우수해지는 데 초점을 맞추는 교육이 아닌 신뢰와 윤리의식을 높이는 인성교육을 장기간 진행해야 사회적 신뢰가 올라간다”며 “언론 종교단체 등이 사회 불신이나 갈등을 중재해줄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선우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는 “사회에 ‘큰 어른’이 존재해야 갈등을 중재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나서는데 우리 사회는 어느 순간 큰 어른이 사라졌다”며 “정계, 재계, 시민단체, 전문가집단 등 사회 각 분야의 리더들이 모여서 사회적 신뢰를 높일 방법을 공론화해 국가 어젠다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김윤종 zozo@donga.com·이새샘 기자}

    • 2014-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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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프로 어디선가 본 듯한데?” 종편-케이블 따라하는 지상파

    요리 연구가와 전문 요리사로 이뤄진 ‘맛 검증단’이 맛집을 찾아 나선다. 몰래카메라로 촬영한 듯 흔들리는 화면에 맛집 상호를 노출시키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주인과 종업원의 얼굴도 모자이크 처리한다. 식욕을 자극하는 ‘먹방’이나 일방적인 맛 칭찬 대신 전문가들의 상세한 맛 평가가 주를 이룬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보다는 건강한 음식인지에 초점을 맞춘다. MBC ‘찾아라! 맛있는 TV’의 코너 ‘더 맛’의 형식이다. 맛 검증단 구성부터 촬영 기법, 맛 평가 기준, 해당 식당과 사전 협의 없이 촬영을 진행하는 점까지 채널A ‘먹거리 X파일’의 착한 식당 검증 과정과 비슷하다. 일부 장면은 자막이 없다면 ‘먹거리 X파일’로 착각할 정도다. 특정 프로가 인기를 끌면 유사한 유형의 프로가 양산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케이블 방송은 출범 초기 KBS MBC SBS 등 지상파 TV의 프로를 따라 비슷한 프로를 제작했다. 하지만 요즘엔 이 흐름이 바뀌었다. 종합편성채널(종편)을 포함해 케이블 방송에서 새로운 유형을 개발하면 지상파가 유사 프로를 방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KBS1은 지난해 10월부터 평일 오후 시간대에 ‘뉴스토크’를 내보낸다. 취재 현장에 나가 있는 기자를 연결해 그날의 주요 이슈를 전하고 쟁점 사안에 대해서는 관계자를 초청해 대담하는 형태다. 종편이 출범 초기부터 시도해 대표 상품으로 정착시킨 시사토크 형식을 그대로 따라 한 것이다. SBS ‘모닝와이드’는 최근 ‘탑 뉴스’ 코너를 신설했다. 현장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와 현안을 해설하도록 하고 취재 현장 연결도 강화했다. 역시 종편 뉴스 프로가 애용하는 형식이다. 이 같은 ‘포맷 따라 하기’는 시사 교양 프로에만 그치지 않는다. 8일 방영을 시작한 KBS2 ‘나는 남자다’는 유재석의 진행으로 ‘남자의, 남자에 의한, 남자를 위한 토크쇼’를 내세웠다. 스토리온의 ‘이승연과 100인의 여자’(2011∼2013년) ‘우먼쇼’(2013년) 등 한때 케이블 TV에서 인기를 모았던 여성 중심 토크쇼와 비교하면 성별만 바뀌었다. 주제에 맞는 일반인 방청객을 대거 초대하고 이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한다는 점이 닮았다. 케이블 방송에서 인기를 끈 출연진 조합을 지상파 예능 프로가 똑같이 활용한 사례도 있다. 17일 방영된 SBS ‘런닝맨’에는 문희준, 은지원, 데니 안, 천명훈이 ‘핫젝갓알지’(H.O.T., 젝키, g.o.d, NRG의 줄임말)라는 그룹명으로 함께 출연했다. 이들은 지난해 QTV ‘20세기 미소년’에서 ‘핫젝갓알지’로 처음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고 현재도 온스타일 ‘위시’에 나온다. 18일 방영을 시작한 KBS2 월화드라마 ‘연애의 발견’은 tvN에서 ‘로맨스가 필요해’ 시리즈로 인기를 끌었던 정현정 작가가 대본을 맡은 로맨틱 코미디다. 여자 주인공인 한여름 역은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2의 주연 배우 정유미가 맡아 기시감을 준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케이블이 지상파보다 더 혁신적이라는 인식이 이미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케이블이 실험적이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지상파는 위험을 기피하며 안정 지향적으로 프로를 제작하는 경향은 앞으로 더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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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물단지 위기 지상파 11시 예능 “아! 옛날이여”

    한때 황금시간대로 불렸던 지상파 오후 11시대 예능 프로그램이 방송사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시청률 10%는커녕 5%도 넘지 못하는 프로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특히 스타 MC가 포진한 프로의 저조가 두드러진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강호동이 진행하는 MBC ‘별바라기’(목 오후 11시 15분)는 첫 회 4.1%의 시청률을 기록한 뒤 한때 2%대로 추락했다. 방송 약 두 달 만인 이달 14일엔 별바라기가 결방되고 파일럿 프로인 ‘동네 한바퀴’가 대신 방영되면서 별바라기 폐지설까지 나왔다. 유재석이 MC를 맡은 KBS2 ‘나는 남자다’(금 오후 11시 5분)도 첫 회 5.2%로 시작한 시청률이 지난주 4.3%까지 하락했다. 이효리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SBS ‘매직아이’(화 오후 11시 15분)는 26일 방영분이 3.0%에 그치는 등 계속 부진한 상태다. 반면 동시간대 케이블 방송 프로는 화제를 모으며 선전하고 있다. 채널A ‘모큐드라마 싸인’은 6월 10일 방송분이 4.7%로 KBS2 ‘우리동네 예체능’에 이어 동시간대 전체 시청률 2위를 기록하는 등 3∼4%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tvN과 엠넷도 이 시간대에 드라마와 오디션 프로 등 주력 프로들이 시청률 상승을 이끌고 있다. 엠넷 ‘쇼미더머니’의 경우 현재 방영 중인 시즌3 평균 시청률이 시즌1에 비해 약 3배 가까이 오른 1.3%를 기록했다. 최근 종영한 ‘댄싱 9’ 시즌2 역시 시즌1보다 평균 시청률이 1%포인트 이상 오른 2.5%였다. 신종수 tvN 콘텐츠편성전략팀장은 “이미 오후 11시 시간대는 지상파의 아성이 무너졌다고 보고 있다”며 “최근에는 오후 10시 시간대에도 케이블로 채널을 돌릴 수 있도록 ‘꽃보다’ 시리즈, ‘SNL 코리아’ 등 주요 프로를 편성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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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쓴 얘기가 藥… 姑婦가 母女 됐어요”

    채널A ‘웰컴 투 시월드’가 28일 100회 방송을 맞이한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간 솔직한 입담 대결로 꾸준한 인기를 모으며 장수 프로그램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시월드’의 인기 비결은 시청자들과의 공감대 형성이다. 프로가 끝난 뒤 전화가 쇄도하는 것은 물론이고 DVD로 소장하며 가족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문의가 오기도 한다. 100회 방송을 앞둔 최근 서울 강서구 ‘웰컴 투 시월드’ 녹화 스튜디오에서 진행자 정찬우와 최은경 등 출연진을 만났다. 시어머니의 대표 격인 배우 전원주는 “허세 없이 단 얘기보다 쓴 얘기를 솔직하게 하는 것이 시월드의 매력”이라고 인기 요인을 분석했다. 정찬우는 “다들 쉬쉬하기만 하던 고부 갈등을 시원하게 얘기하면서 어른들의 마음도 알게 되는 프로”라고 했다. 실제 고부관계인 출연진이 실생활에서 겪은 얘기를 하다 보니 ‘시월드’는 단순한 방송 출연 이상의 의미를 주기도 한다. 가수 현미의 며느리로 가수 출신인 원준희는 “가요계 대선배여서 더욱 어려웠던 어머니에게 방송을 통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었다”며 좋아했다. 현미 역시 “시월드에 출연하면서 매주 며느리를 보고 얘기도 많이 하다 보니 더 친해졌다. 처음에는 빵점 며느리였는데 요즘은 70점까지 왔다”며 웃었다. 이승연 PD는 “최근에는 종교 간 갈등이나 문화 차이로 생기는 문제 등으로 주제를 확장하고 있다. 출연진 간 호흡이 좋아서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28일 오후 11시에 방영하는 100회 특집에서도 ‘100세 시대, 느껴야 오래 산다’를 주제로 노인들의 성 문제를 다룬다. 녹화를 하다 보면 출연진이 대화에 몰입해 실제로 다투기도 한다. 하지만 녹화가 끝난 뒤에는 오히려 고부 사이가 더욱 돈독해진다는 것이 출연진의 전언이다. “시월드 끝 인사로 늘 ‘멱살과 소통은 계속된다’고 하는데 저희가 말하는 멱살은 ‘소통을 위한 멱살’이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정답은 드리지 못하지만 고부 간 갈등에 ‘좋은 판례’ 정도는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최은경)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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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길영 KBS이사장 사표

    이길영 KBS 이사장(73)이 27일 이사회에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에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KBS 이사회 사무국은 이날 “이 이사장이 건강상, 일신상의 이유로 25일 방송통신위원회에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KBS 사장이 교체되는 과정에서 이사들은 독립적인 판단에 따라 행동했지만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이사장은 KBS 보도본부장, 대구방송(TBC) 사장, KBS 감사 등을 지냈으며 2012년 9월 KBS 이사장에 선출됐다. 새 이사는 방통위가 선임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후임 이사장은 호선으로 선출하며 내년 8월까지 잔여 임기를 채운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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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개 언론단체, 재난보도준칙 초안 공개

    “언론의 재난 보도에는 방재와 복구 기능도 있다.” “재난 보도는 사회적 혼란이나 불안을 야기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대형 재난이 터졌을 때 이를 바르게 보도하기 위한 ‘재난보도준칙’ 초안에 담긴 내용이다. 한국신문협회와 한국방송협회를 비롯해 5개 언론단체로 구성된 재난보도준칙 공동검토위원회는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공청회를 열어 준칙 초안을 공개했다. 초안은 전문과 3장 44개 조항으로 이뤄졌다. 핵심인 제2장 ‘취재와 보도’ 분야는 피해자 인권 보호, 취재진의 안전 확보, 현장 취재협의체 운영으로 세분했다. 비윤리적 취재 금지, 취재원 검증, 미성년자 취재 제한, 재난법규 숙지 등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취재원칙을 제시했다. 제3장 ‘언론사의 의무’에는 일선 기자에 대한 사전 교육과 사후 모니터링, 재난 보도에 대한 자율 심의 등의 조항이 포함됐다. 지정 토론자로 나선 권재현 경향신문 기자는 “세월호 참사에서 관계 당국의 브리핑만을 받아 적는 ‘브리핑 저널리즘’의 폐해가 드러났다”며 “당국의 취재제한 준수 같은 조항은 언론의 독자적인 취재에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석천 중앙일보 사회2부장은 “준칙만으로는 각각의 보도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것인지 언론의 선정주의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다. 구체적인 매뉴얼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선화 전국재해구호협회 대외협력팀장은 “각 언론사가 재난 보도 전문기자를 육성하고 전체 기자를 대상으로 재난 보도 교육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동검토위원장인 심규선 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동아일보 대기자)은 “초안 제정 과정에서도 준칙이 취재를 방해하는 것은 아닌지, 준칙 위반 시 제재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놓고 이견이 많았다”며 “다양한 의견을 취합하고 관계기관과도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검토위원회는 다음 달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재난보도준칙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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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고]1980년대 스타… 배우 김진아씨

    1980년대 섹시 스타였던 배우 김진아 씨(사진)가 20일(현지 시간) 미국 하와이 자택에서 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51세. 김 씨의 동생인 배우 김진근 씨의 소속사 태원아트미디어는 21일 “누나의 임종을 지키기 위해 두 달 전부터 하와이에 머물고 있는 김진근 씨가 오늘 아침 부고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고인은 올봄 말기 암 선고를 받고 투병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1998년 작고한 원로 배우 김진규 씨와 김보애 씨(75)의 딸로 배우 이덕화 씨가 이모부다. 동생 진근 씨의 부인은 탤런트 정애연 씨로 ‘연예인 집안’으로도 유명하다. 1983년 영화 ‘다른 시간 다른 장소’로 데뷔했다. 이후 영화 ‘수렁에서 건진 내 딸’ ‘창 밖에 잠수교가 보인다’ ‘밤의 열기 속으로’ ‘연산일기’ 등에 출연하며 까무잡잡한 피부와 개성 있는 용모로 인기를 끌었다. 2000년대 들어 드라마 ‘명성황후’와 영화 ‘하녀’ 등에 출연했고, 2011년 SBS ‘스타 부부쇼-자기야’에 모습을 보였다. 올 초엔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연예계 복귀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2000년 미국인 케빈 오제이 씨와 결혼한 뒤 아들과 함께 하와이에서 거주해왔다. 태원아트미디어는 “유족들이 하와이에서 장례 관련 절차를 밟은 뒤 한국에서 지인들과 함께 장례를 치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 201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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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안장애’가 ‘사랑’을 방해?…진짜 사랑이면 괜찮아!

    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는 정신병을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다. 주요 등장인물은 모두 정신병을 앓고 있고, 이 병이 드라마에서 갈등을 일으키고 반전을 가져오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그래서 드라마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정신병 증세에 대한 궁금증이나 진위를 묻는 글이 많이 올라온다. 정신과 전문의 최명기 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사진)의 도움으로 드라마 속 병의 묘사가 맞는지 틀리는지 따져봤다.○ 장재열은 정신분열? 다중인격? 주인공인 추리작가 장재열(조인성)은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학대당하며 자랐다. 드라마에는 장재열의 팬이면서 비슷하게 아버지에게 학대당하는 고교생 한강우(도경수)도 나온다. 극 중반에 한강우가 장재열의 상상 속 존재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타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한강우가 실재한다고 믿는 장재열의 증상은 정신분열(조현병)에 가깝다. 하지만 정신분열로 단정하기는 힘들다. 환청이나 환시는 뇌종양 같은 뇌의 문제로도 생길 수 있다. 앞으로 극이 전개되면서 만약 장재열이 한강우의 존재와 그와의 일 전체를 잊어버리는 장면이 나온다면 다중인격으로 알려진 해리성 장애로 볼 수도 있다.○ 아미탈은 기적의 약물? 드라마에는 병원에서 아미탈 소디움이라는 약물을 이용해 환자가 내면에 숨기고 있는 이야기를 하도록 유도하는 장면이 나온다. 동생이 아버지를 죽였다고 생각하는 장재열의 형 장재익(양익준)도 진실을 털어놓게 하려고 아미탈을 훔쳐 동생에게 주사한다. 약물로 수면을 유도하면 술에 취하거나 최면에 걸린 것처럼 의식이 이완돼 숨기고 있던 이야기를 꺼낸다는 논리다. 아미탈은 과다 투여 시 호흡 마비로 사망할 수 있어 지금은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아미탈의 약효도 과장됐다. 술에 취해서도 거짓말을 하듯 잠결이더라도 진실과는 동떨어진 얘기를 할 수 있다.○ 투레트증후군 환자에게 나쁜 드라마? 투레트증후군은 자신도 모르게 신체 일부분을 빠르게 움직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틱 장애가 복합적이고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병이다. 게시판에는 “드라마로 인해 틱 장애 증세를 자각하거나 남들에게 지적을 당하면 스트레스를 받아 증세가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글이 올라온다. 최 소장은 “스트레스나 심리적 문제가 투레트증후군의 직접적 원인은 아니기 때문에 드라마가 증세를 악화시킨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다만 드라마가 투레트 증세를 왜곡되게 묘사하는 대목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극 중 박수광(이광수)는 주치의인 조동민(성동일)이 부인과 한 침대에 있는 것을 목격하거나 정신분열증을 앓는 친구가 강으로 뛰어드는 장면을 봤을 때 투레트 증세를 일으킨다. 극적 긴장감을 더하거나 웃긴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 증세를 과장되게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진짜 사랑이면 괜찮아? 여주인공 지해수(공효진)는 어린 시절 엄마의 불륜을 목격한 후 남자와 성적 접촉을 하면 손이 떨리거나 메스꺼움을 느끼는 불안장애에 시달린다. 하지만 장재열과 키스를 할 때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 불안장애가 사람 가려 나타나느냐는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최 소장은 “두렵다고 해서 성적인 열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불안장애는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나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해수에게 장재열은 자신보다 더 큰 상처를 지닌 약한 존재다. 그래서 장재열이 자신을 버리거나 상처 주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 두려움이 완화될 수 있다. 치료가 필요한 장재열과, 상대를 치료하며 스스로를 치료하는 지해수가 ‘사랑해도 괜찮은’ 이유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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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새샘 기자의 고양이끼고 드라마]잭 바우어 할아버지, 이젠 좀 쉬시죠

    솔직히 고백한다. 드라마 칼럼을 쓰면서도 아직까지 ‘미드의 본좌(실력이 뛰어난 이를 가리키는 인터넷 은어)’라고 불리는 ‘24’를 본 적이 없었다. 덕분에 주변에서 (당연히 봤을 거라고 생각하며) ‘24’ 얘기를 할 때 괜히 눈을 피하며 고개만 끄덕이길 수년째였다. 시즌8 이후 무려 4년 만에 시즌9가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제 때가 왔구나’ 싶었다. 이 전설의 미드를 ‘정주행(시리즈물을 1회부터 끝까지 한 번에 보는 것)’할 때가 된 것이다. 밤을 새워가며 본 24는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한국 시청자가 열광했던 미드의 몇 가지 장점들, 반전과 치밀한 줄거리, 화려한 액션,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가 거기 있었다. 하지만 미드의 맹점도 함께 있었다. 무리하게 시즌을 거듭하느라 주인공은 아무리 죽여도 죽지 않는 초인으로 거듭난다. 반전 강박증 때문에 주인공 주변엔 믿을 놈 하나 없다. 당연히 설득력은 떨어진다. 첫 시즌이 방영된 2001년은 9·11테러가 났던 해. 이후 테러 공포에 시달려온 미국 사회를 반영이라도 한 듯 핵폭탄, 생화학테러 등 별별 테러가 등장한다. 엇비슷한 소재가 반복되니 스케일이 커져도 흥미는 반감된다. 지난달 미국에서 방영이 끝난 시즌9는 나름 최신 트렌드를 반영했다. 무대는 영국 런던으로 옮겨갔다. 테러리스트들의 무기는 진부한 핵폭탄 따위가 아니라 미국이 최근 이라크에 투입한 무인항공기다. 옛 시즌에서 죽었던 중국인 테러리스트가 다시 살아 돌아오고 이로 인해 미국과 중국은 전쟁 위기에 놓인다는 점도 꽤 2014년다운 설정이다. 하지만 시즌9가 12회로 구성되면서 24만의 매력은 사라지고 말았다. 24는 주인공 잭 바우어(키퍼 서덜랜드)가 24시간 동안 테러에 맞서는 과정을 24회로, 1회 한 시간이 드라마 속 한 시간과 똑같이 흐르도록 하는 실시간 구성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 하지만 시즌9에서는 처음으로 시간을 건너뛰는 편집이 도입됐다. 결국 테러를 다룬 다른 드라마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옛 명성에 기대는 ‘추억팔이’ 드라마가 된 셈이다. 그래서인지 시즌 마지막 회는 첫 회보다 절반 수준으로 시청자 수가 급락했다. 물론 잭 바우어의 물불 안 가리는 액션은 여전하다. 하지만 드라마 속에서 외손주까지 봤는데 아직도 노구를 혹사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안쓰럽기도 하다. 드라마가 결말에서 여운을 잔뜩 남긴 걸 보면 시즌10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아, 바우어 씨, 이젠 좀 쉬셔도 될 것 같은데.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4-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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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글]“벚꽃엔딩 이어 낙엽엔딩… 눈꽃-장마엔딩도 나오길”

    “벚꽃연금에 이어 낙엽연금인가요?” “‘눈꽃엔딩’과 ‘장마엔딩’까지 내서 한국판 ‘사계’를 완성하세요.” 19일 첫 번째 솔로 앨범(사진)을 낸 버스커버스커의 보컬 장범준이 타이틀곡 ‘어려운 여자’는 물론 대부분의 수록곡을 각종 음원차트 10위권 내에 진입시키며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그중 단연 화제가 되고 있는 노래는 ‘낙엽엔딩’이다. 봄 캐럴로 불리는 ‘벚꽃엔딩’의 성공 신화가 가을에도 재연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2012년 3월 나온 버스커버스커 1집의 타이틀곡 벚꽃엔딩은 이듬해 봄 다시 음원차트 1위를 하고 올봄에도 차트 20위권에 올랐다. “벚꽃엔딩은 작곡·작사가인 장범준의 연금” “벚꽃엔딩이 아니고 벚꽃좀비”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낙엽엔딩 역시 ‘그대는 모르겠지만/이 몸은 낙엽이 되어/시들지 않는 꽃잎이 되어/오늘도 너를 찾아요’라는 가사로 가을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초가을 찬바람 불기 시작할 때 들으면 딱일 것”이라는 호평과 “역시 계절마다 타는 연금이 좋은가 보다” “장범준, 한국의 비발디(‘사계’ 작곡가)가 될 기세”라는 촌평이 나오고 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4-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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