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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월, 네 살짜리 아이가 집에서 불에 타 숨졌다. 아이는 침대 밑에서 엎드린 채 사고를 당했다.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 소방서 등은 형광등 누전으로 인한 화재로 결론 내리고 사건을 종결했다. 그로부터 9년 뒤 경찰은 아이의 아버지 A 씨를 체포했다. A 씨의 변심에 화가 난 동거녀의 제보에 따른 것이었다. 동거녀는 A 씨가 아이의 머리에 휘발유를 뿌렸다고 했다. 하지만 증거가 없었다. 대검찰청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 화재수사팀이 나섰다. 아이의 화상 부위를 분석하고 당시 상황을 재연하는 실험도 했다. 화재수사팀은 A 씨가 아들의 왼쪽 머리에 휘발유를 뿌린 뒤 불을 붙였음을 입증했다. 불이 오른쪽에 있었는데 아이는 왼쪽 머리와 팔이 탄 사실을 확인한 것. 수사 결과 A 씨는 아들이 동거녀를 엄마라고 부르지 않는 것에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 대검 NDFC 화재수사팀이 ‘화재 사건 수사 사례집’을 발간했다고 12일 밝혔다. 2011년 12월 이후 두 번째다. 사례집은 화재로 덮일 뻔한 진실을 컴퓨터 시뮬레이션, 재연 실험 등을 통해 어떻게 밝혀냈는지를 담은 ‘한국판 CSI’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남자를 만나는 내연녀와 그의 아들을 칼로 살해한 뒤 폭발사고를 낸 사건의 진실도 화재수사팀에 의해 드러났다. B 씨는 자신이 하나도 다치지 않았다며 현장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화재수사팀은 재연 실험을 통해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르면 폭발이 일어나도 B 씨가 다치지 않을 수 있음을 입증했다. 화재수사팀 관계자는 “앞으로도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잿더미에 가려진 진실을 규명하고, 피해자가 억울해하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통합진보당 간부 출신이 북한의 대남공작조직 225국 공작원과 접선해 국내 동향을 보고하고, 김일성에게 충성을 맹세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최성남)는 통진당 영등포통합선거관리위원장 출신 전식렬 씨(45)를 국가보안법 위반(특수잠입·탈출, 회합·통신 등) 혐의로 10일 구속 기소했다. 225국은 남한의 주요 인사를 포섭해 혁명지하당을 조직한 뒤 남한 체제를 전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 씨는 2011년 3월 지령을 받기 위해 중국에 있는 225국 공작원을 만나고 온 뒤 4월 웹하드에 안착보고문을 올렸다. “잘 도착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매주 일요일 저녁에 활동과 동향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는 내용이었다. 며칠 뒤에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수령님의 탄신일을 맞이하여’라는 제목의 충성맹세문을 올렸다. 여기에는 “이명박 정권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에서 평화통일을 지지하는 세력이 집권할 수 있도록 열심히 투쟁하겠습니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전 씨가 북측에 보고한 글들은 간첩통신 암호화 프로그램인 ‘스테가노그라피’로 감춰져 있었다. 스테가노그라피는 225국이 개발한 것으로 지령문이나 대북보고문 같은 비밀 메시지를 그림이나 음악 파일 등으로 암호화할 수 있다. 암호 해독장치가 없으면 웹하드에 올린 그림을 클릭해도 진짜 글을 볼 수 없다. 안착보고문은 두바이 관련 사진을 담은 ‘두바이 풍경’이라는 압축 파일에, 충성맹세문은 ‘풍경-연방준비운행’이라는 압축 파일에 숨겨져 있었다. 전 씨는 2012년 6, 7월 통진당 간부로 활동하면서 225국 산하 반국가단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공작원에게 통진당 정세를 보고했다. 그는 통진당의 계파 갈등을 언급하면서 “자세한 건 일본에 가서 보고드리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씨는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공중전화를 이용해 보고했다. e메일을 ‘사이버 드보크’로 활용해 공작원과 공유한 정황도 포착됐다. 드보크는 공작원이 간첩에게 줄 무기나 암호 자료를 숨겨두는 비밀 매설지다. e메일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작원과 공유하면 정보를 보고하고 지령을 받을 수 있다. 전 씨는 자기 앞으로 보낸 e메일의 제목을 ‘급히 먼저 초초안부터 올립니다’ ‘회의 결과 공유합니다’ 같은 식으로 달았다. 전 씨에 대한 수사 결과는 통진당 정당해산심판 청구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 씨는 민주노동당 창당(2000년) 때 가입한 뒤 2011년 12월 당 대의원으로 선출되는 등 통진당 주요 간부로 활동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통합진보당이 정당해산심판에는 형사소송법을 준용해야 한다는 취지로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또 해산 선고 전에도 정당활동을 정지할 수 있다는 조항에 대해서도 헌법소원을 냈다. 헌법재판소법 제40조 제1항은 ‘헌재의 심판절차는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민사소송법을 준용한다. 탄핵심판은 형사소송법, 권한쟁의심판 및 헌법소원심판은 행정소송법을 함께 준용한다’고 돼 있다. 이에 따라 헌재는 지난해 12월 24일 열린 정당해산심판 첫 변론준비기일에서 민사소송법을 준용하기로 했다. 형사소송법은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쳐야만 증거능력을 인정하지만 민사소송법은 양측이 자유롭게 증거를 내고 재판부의 판단을 거쳐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대리인단은 “정당의 존재와 활동을 제거하는 정당해산심판은 탄핵심판 절차와 유사하고 정당에 형벌을 내리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피청구인의 방어권을 최대한 보호해야 하므로 형사소송법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헌법재판소 신임 사무차장에 김헌정 변호사(56·사진)가 임명됐다. 김 신임 사무차장은 부산 대동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26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990년 검사로 임용돼 법무부 보호과장,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장 등을 지냈다. 2009년 8월 퇴직한 뒤 법률사무소 정우의 대표변호사로 활동해 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경기 용인경전철 사업과 관련해 하도급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부정처사 후 수뢰)로 기소된 이정문 전 용인시장(67)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과 추징금 1만 달러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이 씨는 용인시장으로 재직하던 2005∼2006년 측근 조모 씨가 운영하는 업체가 용인경전철 토목공사 중 일부를 하도급받을 수 있게 시공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그 대가로 조 씨에게서 1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아들로 지목된 채모 군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 수사가 석 달이 넘도록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조오영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실 행정관(55)에 대한 구속영장이 지난해 12월 17일 기각된 이후 벽에 부닥친 형국이다. 검찰은 법원의 영장 기각에 불만을 토로하지만 애초에 수사 의지가 약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007년 7월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 가족의 주민등록초본 유출 사건 수사를 돌이켜보면 그런 지적이 더욱 힘을 얻는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7월 초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 국세청과 행정자치부, 건설교통부, 경찰청 등에서 이 후보 관련 정보에 접속한 기록을 받아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주일 만에 이 후보 가족 3명의 주민등록초본을 부정 발급받은 혐의(주민등록법 위반)로 전직 경찰 간부 권모 씨(당시 64세)를 긴급체포한 뒤 구속했다. 며칠 뒤에는 권 씨에게 주민등록초본 발급을 부탁하고 자료를 넘겨받은 혐의로 박근혜 후보 캠프 인사 홍모 씨(당시 55세)를 체포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조 전 행정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 당시 사건 관련 자료를 유사 사례로 첨부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어떤가. 검찰은 당초 형사부 검사 1명에게 사건을 맡겼다가 12월에 검사 2명을 추가로 투입했다. 사건을 배당한 지 두 달이 지나서야 서초구청을 압수수색했다. 약 일주일 뒤인 지난해 11월 28일 채 군의 가족관계등록부를 조회한 조이제 서초구 행정지원국장(54)을 소환했다. 정보 조회를 부탁한 인물로 조 전 행정관이 지목돼 조사했으나 막상 조 전 행정관에 대한 압수수색은 하지 않았다. 조 전 행정관의 ‘오락가락’ 진술에 의존해 뒷조사 청탁의 ‘윗선’으로 김모 안전행정부 국장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신모 전 청와대 비서관을 조사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이러다 보니 유력 인사의 약점과 관련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대하는 검찰의 잣대가 정치적 상황에 따라 고무줄처럼 달라지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들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집권했던 2007년에는 야당 후보와 관련된 수사였지만 지금은 살아있는 권력이 도마에 올라 있으니 몸을 사리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검찰이 머뭇거리는 사이 사건은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대대적으로 하기도, 그렇다고 안 하기도 어려운 수사”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번 사건은 겨우 안정을 되찾은 검찰 조직이 국민의 불신을 떨쳐버릴 수 있을지 첫 번째 시험대가 돼 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6일 국민과 소통을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대표적인 민원해결 사례로 15년 만에 진실을 밝힌 대구 여대생 사망 사건을 들었다. 1998년 10월 17일 오전 5시 반, 정모 양(당시 18세)은 구마고속도로에서 23t 트럭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당시 경찰은 이 사건을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했다. 현장 인근에서 발견된 정 양의 속옷에서 남성의 정액이 검출됐음에도 성범죄 가능성을 조사하지 않은 것이다. 정 양의 아버지 정현조 씨(68)는 지난해까지 15년 동안 수차례 수사 경찰관을 고소하거나 재수사를 요구하는 민원을 냈지만 번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 씨는 지난해 4, 5월 청와대에 세 차례 민원을 제기했다. 청와대는 민원 내용을 대구지검에 내려보냈고 대구지검 형사1부(부장 이형택)가 재수사를 벌였다. 검찰은 정 양의 속옷에서 발견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관돼 있던 정액의 DNA와 2011년 다른 성범죄에 연루돼 채취한 스리랑카인 K 씨의 DNA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하고 K 씨를 체포했다. 수사 결과 산업연수생이던 K 씨는 사건 당일 공범 2명과 정 양을 구마고속도로 아래 굴다리 근처로 끌고 간 뒤 차례로 성폭행했다. 검찰은 충격에 빠져 방향감각을 잃은 정 양이 고속도로로 올라갔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추정했다. 정 씨는 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청와대가 (민원을) 받아줘서 사건이 해결된 건 맞다”면서도 “경찰이 성폭행 증거에도 불구하고 수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피해자 가족의 알 권리를 위한 법이 제정돼 억울한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최예나 yena@donga.com / 대구=장영훈 기자}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을 청구한 법무부가 3일 오후 8시경 헌법재판소에 1t 트럭 3대 분량의 의견서를 추가로 제출했다. 분량이 워낙 많아 관계 직원들이 서류 상자를 옮기는 데만 1시간이 넘게 걸렸다. 여기에는 ‘강태운 사건’(2003년) ‘일심회 사건’(2006년) 등 민주노동당(통진당의 전신)과 통진당 당원이 북한 공작원과 연계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사건기록 및 판결문, 통진당 당규나 성명서 중 북측 노선과 유사한 사례에 대한 자료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딸이 그동안 거짓말을 했다고 녹음을 해서 재판부에 제출해야 내가 무죄를 받을 수 있어. 녹취해서 증거로 제출해줘.” 김모 씨(44)는 2012년 11월 군산교도소에서 누나에게 이런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그는 그해 7∼10월 집 화장실과 거실 등에서 딸 김모 양(14)을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던 중이었다. 편지를 받은 김 씨의 누나는 김 양을 찾아가 “시키는 대로 녹음해주지 않으면 할머니도 앞으로 너를 안 보겠다고 한다”고 압박했다. 결국 김 양은 고모의 휴대전화에 “아빠가 때려 화가 나서 아빠가 몸에 손을 댔다고 거짓말했다”며 거짓 진술을 녹음할 수밖에 없었다. 김 씨는 이 녹취록을 변호인을 통해 재판부에 제출했다. 그러나 김 양은 이후 법원에 “할머니와 고모가 강요해 거짓으로 녹음했다”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결국 김 씨는 딸을 성폭행하고 증거를 조작한 죄까지 더해 처벌을 받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김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또 재판부는 원심처럼 김 씨에게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을 160시간 이수하라고 명령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검찰과 경찰은 철도노조가 파업을 철회해도 노조 지휘부에 대해 발부된 체포영장을 집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검찰청 공안부(부장 오세인 검사장)는 30일 “파업 철회와 관계없이 지금까지 발생한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법적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라며 “체포영장은 원칙대로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체포영장이 발부된 철도노조 조합원은 34명이다. 이 중 2명은 구속됐고, 1명은 검거돼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어떤 형태로든 체포영장을 집행하겠지만 체포 대상자들이 스스로 경찰서로 오면 자진 출석한 것으로 인정해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명환 철도노조위원장의 체포와 관련해선 “김 위원장이 민노총 사무실에서 밖으로 나올 경우 체포하는 것이 경찰의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파업이 철회돼 자진 출석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굳이 민노총 사무실 진입까지 시도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코레일이 고소한 조합원 198명에 대한 수사는 앞으로 고소가 취하돼도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한 경찰청 관계자는 “고소 취하는 법정에서 정상 참작의 사유가 될 수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최예나 yena@donga.com·조종엽 기자}
국민은행 도쿄지점의 불법대출 규모가 4000억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이에 앞서 금융감독원이 특별조사를 통해 밝혀낸 규모(1700억 원)의 배를 넘어선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이원곤)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 등으로 국민은행 전 도쿄지점장 이모 씨(57)와 전 부지점장 안모 씨(53)를 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씨와 안 씨는 근무기간이 겹친 2010∼2011년 약 300억 엔(당시 환율로 4000여억 원)을 수십 명에게 불법 대출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두 사람은 매매계약서나 감정평가서를 위조해 담보 부동산의 값어치를 부풀렸다. 한 사람에게 3억 엔 이상을 대출하려면 본사 심의를 거쳐야 하는 규정을 피하려 타인 명의로 분할 대출하는 수법도 썼다. 동일 담보로 중복 대출을 하거나 담보로 쓸 수 없는 물건을 담보로 잡아주기도 했다. 이 씨는 2011년 불법 대출을 받은 홍모 씨(52)로부터 9000만 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특경가법상 수재)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씨와 안 씨가 불법 대출 과정에서 리베이트를 더 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대출자들이 대부분 일본에 거주하며 소환에 응하지 않아 혐의 입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저녁 먹고 갈래?” 11월 18일 오후 7시 반. 두고 간 가방을 가지러 다시 학교로 간 A 양(10)에게 경비원 임모 씨(73)가 말을 건넸다. 임 씨는 A 양을 숙직실로 데려가 밥을 차려줬다. 그는 A 양에게 갑자기 휴대전화 카카오톡에 링크돼 있는 동영상을 보여줬다. 성관계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었다. 임 씨는 말했다. “우리 동영상처럼 해보자.” 임 씨는 A 양에게 자신의 신체 부위를 만지도록 강요했다. 또 A 양에게 옷을 벗게 한 뒤 A 양의 몸을 만지기도 했다. 임 씨는 A 양이 울기 시작하자 1만 원권 한 장을 주고 달래면서도 휴대전화로 A 양의 벗은 몸을 찍었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김홍창)는 임 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검찰 조사 결과 임 씨는 A 양이 부모가 이혼한 뒤 조부모와 살고 있어 늦게까지 집에 돌아가지 않아도 찾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A 씨(44)는 9월부터 90만 원을 뗀 월급을 받고 있다. A 씨는 2011년 7월 B 씨(43·여)와 이혼하면서 매달 양육비 90만 원을 보냈으나 2012년 2, 3월 두 차례에 걸쳐 양육비를 주지 않았다. 그러자 B 씨는 곧 서울가정법원에 ‘양육비 직접지급명령’을 신청했다. 법원은 8월 A 씨가 다니는 회사에 ‘A 씨에게 줄 월급에서 양육비 90만 원을 B 씨에게 직접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이혼 뒤 양육비를 제대로 받지 못해 법원에 직접지급명령을 신청하는 건수가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대법원에 따르면 제도가 시작된 2009년 11∼12월 34건, 2010년 307건이던 신청 건수가 2011년 367건, 2012년 421건까지 늘어났다. 올해는 11월까지 370건을 기록했다. 법원이 지급명령을 내리는 건수도 증가해 2009년 24건, 2010년 275건, 2011년 293건, 2012년 335건, 올해 11월까지 293건이다. 직접지급명령은 양육비를 정기적으로 줘야 할 채무자가 2회 이상 주지 않으면 신청할 수 있다. 법원은 월급을 받는 채무자의 경우 고용주에게 ‘급여에서 양육비를 공제해 채권자에게 주라’고 명령할 수 있다. C 씨(33·여)는 D 씨(34)와 지난해 8월 이혼했다. 법원은 D 씨에게 아이가 성년이 되기 전인 2031년 9월까지 매달 양육비로 50만 원을 주라고 했다. D 씨가 양육비를 주지 않자 C 씨는 올해 초 가정법원에 ‘이행명령’을 신청했다. 법원은 4월 “미지급금 중 300만 원을 6회 분할해 4∼9월까지 매달 말일에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법원이 이행명령을 내리면 직접지급명령과 달리 못 받은 양육비를 일정 기간 내에 받을 수 있다. 보통 채무자가 고정 수입이 없는 경우 신청한다. 채권자는 ‘담보제공명령’도 신청할 수 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채권자는 제공된 담보를 활용해 양육비를 가져갈 수 있다. 채무자가 이행명령이나 담보제공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최대 30일간 감치될 수도 있다. 채권자는 채무자가 정기 양육비를 세 번 이상 주지 않거나 일시금을 30일 내에 주지 않으면 감치를 신청할 수 있다. D 씨도 11월 11일부터 20일간 서울구치소에 감치됐다. 그러나 채무자가 감치된 뒤에도 끝까지 양육비를 주지 않으면 다시 이행명령이나 담보제공명령을 신청하는 것 말고는 추가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한국예일동창회(회장 조대연)는 ‘올해의 자랑스러운 예일대인’으로 ‘밀뱅크 트위드 해들리&매클로이 로펌’의 김영준 미국 변호사(사진)를 선정했다고 25일 밝혔다. 김 변호사는 방글라데시에 있는 아시아여성대학의 재단이사회 의장을 맡아 아시아 중동지역 여성 지도자 육성에 힘썼다.}

김수남 서울중앙지검장(사진)이 24일 취임식에서 자유민주적 질서를 위협하는 범죄와 허위사실 유포 행위에 대해 엄격히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검장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최근 북한 정세가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사건도 끊이지 않고 있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부정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더욱 엄정히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연예인 성매매 관련 루머 사건에서 보듯이 한 사람의 인격을 철저히 망가뜨리는 허위사실 유포 행위에 대해서는 타성에 젖어 약식기소를 하는 온정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엄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검장은 절차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실체적 진실 발견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반드시 적법 절차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사건 처리에 있어서 소신과 정의감은 존중돼야 하지만 자기 생각만이 옳고 정의라는 생각은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수사 과정에서 빚어진 윤석열 여주지청장(당시 특별수사팀장)과 조영곤 전 지검장 간의 항명 논란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앞으로 채무자의 회사로 찾아와 빚 독촉을 하는 채권 추심자는 징역 3년 이하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법무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24일 밝혔다. 개정안은 내년 상반기에 국회를 통과하면 시행된다. 개정안은 채권 추심자가 채무자의 직장 등에서 다른 사람들이 듣도록 채무 금액과 채무 불이행 기간 등을 알려 망신을 주는 행위를 금지했다. 이를 어기면 피해자 의사와 상관없이 형사 처벌할 수 있다. 개정안은 또 폭행이나 협박을 하는 추심자에게 징역형과 벌금형을 동시에 선고할 수 있게 했다. 이전까지는 둘 중 하나만 선고할 수 있었다. 또 채무자가 개인회생절차를 진행 중이면 채권자가 변제 요구를 할 수 없고 이를 어기면 과태료가 부과된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폭력조직 ‘양은이파’의 두목 조양은 씨(63·사진)가 대출 사기로 구속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윤재필)는 ‘마이낑 대출’(선불금채권 담보 대출)을 빙자해 수십억 원의 대출금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조 씨를 23일 구속 기소했다. 같은 범행을 저지른 양은이파 간부급 조직원 김모 씨(52)는 불구속 기소했다. 마이낑 대출은 유흥업소 업주들이 종업원에게 선불금을 빌려주고 받은 계약서를 담보로 대출받는 것으로 2, 3년 전 제2금융권에서 새로운 투자처를 확보하고자 개발한 상품이었다. 조 씨는 2010년 풀살롱 형태로 운영되는 강남 유흥주점을 무자본으로 인수한 뒤 22명을 종업원인 것처럼 가장했다. 조 씨는 바지사장 S 씨(40·불구속 기소)와 공모해 종업원들에게 선불금을 주고 계약서를 받은 것처럼 꾸며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29억9600만 원을 대출받은 뒤 가로챈 혐의다. 조 씨의 후계자로 지목된 김 씨도 같은 방법으로 2010∼2011년 70명에 대한 대출금 72억 원을 가로챈 혐의다. 이들의 범행은 제일저축은행의 허술한 대출 승인으로 가능했다. 제일저축은행은 2011년 영업정지 당시 유흥업소에 1500억 원대 마이낑을 해준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조 씨와 김 씨는 S 씨에게는 매달 300만 원, 가짜 종업원을 모집한 Y 씨(59·여·불구속 기소)에게는 허위 선불금 서류에 기재된 금액의 4∼6% 상당을 지불했다. 이렇게 해서 타낸 대출금은 유흥주점 인수대금이나 운영자금으로 썼다. 5억5000만 원은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 조 씨와 김 씨는 몇 달 동안만 이자를 내고 원금과 나머지 이자는 연체한 채 유흥주점을 폐업했다. 조 씨는 수사가 착수되자 S 씨를 불러 “사건을 떠안고 가라”고 협박했다. 김 씨도 “조 씨의 존재가 드러나면 안 된다”고 협박했다. 보복이 두려웠던 S 씨는 경찰 조사에서 “내가 진짜 사장”이라고 수차례 진술했다가 자신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서 진실을 말했다. 이후 조 씨는 바로 필리핀으로 도망가 2년 6개월간 도피했다가 최근 붙잡혀 송환된 뒤 구속됐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전형근)는 2008년부터 전국 891개 병·의원 의사 등 1132명에게 32억 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 약사법 위반)로 삼일제약 영업본부장 홍모 전무(51)와 삼일제약 법인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 45명과 병·의원 직원 5명 등 50명은 벌금 200만∼600만 원에 약식기소했다. 금품 수수 액수가 입건 기준에 미치지 않아 입건하지 않은 의사 1086명과 약사 1명은 보건복지부에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삼일제약은 2002∼2006년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이 적발돼 2007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7억 원을 부과 받은 뒤에도 계속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일제약은 리베이트 제공 사실을 감추기 위해 의사들에게 시장조사와 논문번역을 맡기는 것처럼 꾸미고 돈을 건넸다. 검찰은 이 과정을 도와준 시장조사 업체 대표 김모 씨(41)와 논문번역 업체 대표 최모 씨(52)도 불구속 기소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미술계의 큰손’으로 불리는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60·여·사진)가 미술품 거래 과정에서 세금 30억 원을 고의로 내지 않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로 불구속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이원곤)는 2007∼2010년 그림과 가구 등 미술품 200여 건에 대한 법인세 30억 원을 내지 않은 혐의로 홍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홍 씨는 매출가액을 줄이는 수법으로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다. 예를 들어 10억 원에 사들인 미술품 A를 20억 원에 팔았다면 수익은 10억 원이 돼야 한다. 하지만 홍 씨는 A뿐 아니라 B, C, D 등 총 19억 원어치를 같이 팔았다고 장부를 조작해 수익을 1억 원으로 적는 수법을 썼다. 검찰은 홍 씨가 이 같은 수법으로 총 150억∼160억 원어치의 미술품(약 200건)을 판 것으로 확인했다. 홍 씨가 불법적으로 거래한 미술품 중에는 미국 추상표현주의 화가 프란츠 클라인의 ‘페인팅 11’이 가장 고가였다. 이 작품은 검찰이 2011년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을 수사할 때 자택 식당에서 발견됐다. 시가 55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구매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화가 트웜블리의 ‘세테벨로’, 프랑스 화가 장 뒤뷔페의 ‘메타그라피크 흉상’ 등도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홍 씨가 자체 장부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탈세해 매수자는 탈세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서미갤러리에 대한 특별세무조사를 벌인 뒤 홍 씨를 고발했다. 홍 씨는 검찰 조사에서 잘못을 시인하면서도 탈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홍 씨가 수사 중에 세금과 가산세까지 모두 납부한 점을 고려해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홍 씨는 추가 기소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국세청 고발과는 별도로 CJ그룹 비자금 수사를 하면서 CJ와 홍 씨가 200여 건, 1000억 원대의 미술품 거래를 한 사실을 밝혀냈으나 거래 내용이 방대해 모두 정리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일단 지금까지 수사 자료를 모두 국세청에 넘기고 국세청이 탈세 혐의 등을 적발해 고발하거나 통보하면 다시 수사할 방침이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조희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사진)이 또 하나의 ‘첫’ 타이틀을 달았다. ‘첫 여성 검사장’. 19일 최초의 여성 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서울고검 차장에 보임된 것이다. 지금까지 그가 가는 길은 모두 ‘최초’였다. 첫 여성 법무부 과장(1998년), 첫 여성 부장검사(2004년), 첫 여성 검찰교수(2005년), 첫 여성 지청장(2010년). 조 차장은 줄곧 검찰 내 ‘맏언니’로 불렸다. 하지만 첫 여성 검사장이 되는 길은 쉽지 않았다. 법조계는 올해 4월 인사 때 가능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조 차장의 이름은 승진 대상자 명단에 없었다. 전체 검사 중 여성이 25%(486명)에 달할 정도로 늘고 있지만 당분간 ‘유리천장’은 깨지기 힘들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왔다. 조 차장은 “지금은 여자 검사들에게 용기를 주는 말보다 검찰 조직원으로서 ‘검찰이 신뢰를 회복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검찰이 소통을 못한다고들 하는데, 여성 특유의 공감하고 소통하는 능력을 발휘해 국민에게 다가가고 싶다. 그런 역할을 하라고 내게 기회와 책임을 주신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충남 예산 출신으로 고려대 법학과를 나온 조 차장은 “내가 주인의식을 갖고 열심히 일하면서 여자 검사들에게 롤모델이 되고 싶다”고도 했다. 그는 스스로 “조금 남성화된 것 같다”면서도 여자 후배들에게는 ‘있는 그대로’를 주문했다. 조 차장에게도 어려운 게 있었다. ‘엄마’로 사는 일. 아들의 체험학습에 따라가지 못해 발을 동동 굴러야 했고, 휴일에도 나가는 엄마를 붙잡고 우는 아들을 떼어 놓기란 쉽지 않았다. 조차장은 “남편(송수근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관)과 어머니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