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진

신규진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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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에서 국방부를 출입하고 있습니다.

newjin@donga.com

취재분야

2026-03-08~2026-04-07
대통령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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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번 확진자, 목동 학부모 접촉… 세자녀 다니는 학원가 비상

    3일 오후 서울 양천구 오목교역 인근 목운초. 학교 앞은 오가는 사람 한 명도 없이 썰렁했다. 수업을 마치고 나온 학생과 데리러 온 학부모로 붐비던 평상시와 완전히 달랐다. 굳게 닫힌 학교 건물 앞에는 ‘방역을 위해 휴교한다’는 안내문만 붙어 있었다. 목운초는 4일부터 8일까지 수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 기간 동안 학교 건물 전체를 방역할 계획이다. 학부모 A 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12번째 확진자와 접촉했던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중국인 남성(49)이 1일 12번째 확진자로 양성 판정을 받은 뒤 이 남성과 접촉한 사람들이 전국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특히 12번째 확진자가 11일 동안 서울 중구와 강원 강릉시, 경기 수원시, 군포시 곳곳의 다중이용시설을 돌아다닌 것으로 확인되면서 여러 곳에서 이 남성과 접촉한 사람이 나오고 있다. 목운초에 다니는 자녀를 둔 A 씨는 지난달 26일 경기 부천역 인근에 있는 CGV부천역점에서 영화 ‘남산의 부장들’을 관람했다. A 씨는 이때 12번째 확진자의 옆 좌석에 앉아 있었다. 12번 환자는 이 당시 근육통 등 신종 코로나 초기 증상이 나타났다. A 씨는 자녀가 3명으로,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자녀가 다니던 양천구 목동의 한 어학원도 학부모들에게 “잠시 영업을 중단하겠다”는 안내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목동의 또 다른 수학학원도 같은 이유로 문을 닫았다. A 씨의 막내가 다니던 유치원도 휴업했다. 목동 일대 학원들은 상당수가 목운초 학생들의 등원을 이번 주 금지할 방침이다. 목동의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학원 전 층을 방역할 것”이라며 “직원을 포함해 원생들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목동의 또 다른 어학원도 “휴교령이 해제되는 날까지 목운초 학생들은 학원을 쉬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 씨의 자녀들이 여러 입시생이 모이는 목동 지역의 학교와 학원을 오갔다는 얘기가 퍼지면서 바이러스가 삽시간에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소셜미디어 등에서 퍼져나가고 있다. 목동 지역 학부모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누리꾼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목운초와 목운중은 울타리도 없이 사실상 같은 학교”라며 “목운중도 휴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목동의 주부라는 또 다른 누리꾼도 “전국에서 목동의 학원을 오가는 학생들이 가장 많은데 바이러스가 학생들을 통해 전국적으로 퍼질까 우려된다”고 썼다. 12번째 확진자는 군으로도 파장을 퍼뜨렸다. 확진자가 지난달 23일 강원 강릉시의 한 리조트에 방문했을 때 육군 모 부대 소속 최모 일병이 같은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최 일병은 휴가 때 부모와 함께 12번째 확진자와 같은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뒤 같은 날 부대로 복귀했다. 이런 사실은 이달 2일 오후 4시경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연락을 받은 최 일병의 부모가 부대로 알리면서 확인됐다. 군은 이에 따라 최 일병을 포함한 생활관 인원 8명을 모두 부대 의무실에 격리시켰다. 최 일병은 곧 음압격리 병상이 있는 국군대전병원으로 옮겨간다. 군은 3일 오후 군 중앙역학조사반을 통해 현장 조사에 착수했고, 최 일병은 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정됐다. 동료 군인들의 검체는 국군의학연구소에 보낼 예정이다. 이 부대는 전 장병에게 마스크 착용을 지시하고 건물 외부 이동을 금지시켰으며 6일까지 휴가와 외출, 외박 등을 통제하기로 했다.고도예 yea@donga.com·신규진·이청아 기자}

    • 2020-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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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맹 기여” 호르무즈 향한 청해부대… 이란 의식해 ‘로키 행보’[인사이드&인사이트]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지만 이제부터가 정말 중요할 텐데….” 지난달 21일 정부가 청해부대를 호르무즈 해협에 독자 파병하기로 결정한 뒤 군 안팎에선 이런 말들이 나온다. 지난해 7월부터 이어진 미국의 파병 요구에 일단 부응했다는 안도감보다는 향후 산적한 과제들에 대한 답답함이 담겨 있다. 당시 정부는 청해부대의 활동범위를 기존 아덴만에서 오만만과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페르시아만까지 넓히는 방식으로 독자 파병을 하되 필요시 미국 주도의 국제해양안보구상(IMSC)과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리 국민과 선박 보호, 안정적 원유 수급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동시에 한미동맹과 이란과의 관계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것이다. 군에선 미군이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제거한 뒤 급변한 중동 정세에 맞춰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한 준비를 마친 상황이었다고 한다. 지난해 7월부터 청해부대의 기항지를 오만 살랄라에서 무스카트로 옮긴 것도 호르무즈 해협과의 인접성을 고려한 조치였다. 지난해 12월, 무스카트로 향한 청해부대 31진 왕건함에 승선한 간부들도 호르무즈 해협에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끝까지 파병 문제를 고심한 정부의 속내는 결정 과정 곳곳에 드러난다. 파병안이 최종 확정된 지난달 16일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이후 공식 발표까지 5일이 걸렸다. 군은 관련 자료에 ‘파병’이 아닌 ‘파견’ 용어를 고수했고 청해부대의 ‘독자 파병’도 ‘파견 지역의 한시적 확대’라고 표현했다. 이번 결정이 국회의 비준동의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물론 잡음도 끊이지 않았다. 정부는 이란이 “(파병 결정을)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지만 아바스 무사비 이란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달 20일(현지 시간) 외신에 “이란으로선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이라고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외교적인 소통의 문제도 지적됐다. 그렇다면 6개월여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파병 결정. 향후 어떤 식으로 파병 활동이 이뤄지며 우리 국익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당장 파병 작전에 들어가지는 않을 듯 파병이 결정됐다지만 청해부대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작전을 수행하기까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1일 무스카트항에서 30진 강감찬함과 교대한 왕건함은 아덴만과 아라비아만 인근 해상에서 선박 호송, 구출 임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으로 이동하는 시점도 그간 정부가 검토해 왔던 ‘단계적 파병’의 첫 단계인 연락장교 2명을 미국 주도의 IMSC에 보낸 후에야 가능하다. 군 관계자는 “중동 정세가 악화되는 등 긴급한 상황이 있지 않고서야 섣불리 호르무즈 해협으로 가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청해부대가 호르무즈 해협 내 선박 호송 임무에 들어간다 해도 이란의 심기를 가급적 건드리지 않는 ‘로키(low key)’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국제법상 영해는 연안국 안전에 해가 되지 않으면 외국 선박도 주권국의 허가 없이 통행이 가능하지만 군함이 호위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군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내 우리 선박이 주로 이용하는 수로가 이란의 영해에 속해 있어 자국 영해를 침범했다고 판단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청해부대가 선박의 긴급 호출이 있기 전까지 호르무즈 해협 입구에 대기하는 등 이란과의 마찰을 최소화할 여러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병 종료 시점 또한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는 청해부대 작전범위 확대를 ‘한시적’이라고 강조하며 “중동 상황이 좋아지면 철회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파병 기간에 사실상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파병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출구전략’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파병 결정에 한미, 대(對)이란 관계가 고려된 만큼 정부가 종료 시점을 판단하는 데 있어 독자적 운신의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도 “당장 청해부대 32진이 교대를 위해 출항할 것으로 예상되는 5월부터 혼란이 벌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란과 대치할 전력 증강은 미지수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소강 상태로 접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청해부대 안전에 대한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군 내부에서조차 왕건함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벌어질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하고 출항했느냐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그간 아덴만에선 소총으로 무장한 해적을 상대했다면 호르무즈에선 미사일과 잠수함, 고속정 등을 운용하는 이란 혁명수비대와의 충돌에 대비해야 한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1번 파병연장 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동안 청해부대 전력은 충무공이순신급함 1척을 비롯해 링스 헬기 1대, 고속단정 3척에서 현재까지 더 증강되지 못했다. 군은 30진 강감찬함부터 대잠·대공 무기와 잠수함 음탐장비 등을 보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존 해적을 소탕할 때 불필요했던 SM―2 대공미사일과 단·장거리 대잠어뢰(청상어, 홍상어) 등을 ‘풀가동’한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전히 수로 폭이 좁고 내륙과 인접한 호르무즈 해협에서 청해부대는 미사일, 드론 공격에 취약한 상태다. 이 때문에 링스 헬기를 추가로 투입하거나 체공시간이 긴 해상초계기 P―3 등을 보내는 방안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현되지는 못했다. 군 안팎에선 청해부대의 기동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군수지원함도 거론되지만 역시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정부의 ‘우회 파병’ 결정에도 국회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왔는데 대놓고 전력 증강을 하는 방안은 국민적 공감을 더 얻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실 군 내부에선 전력 증강 문제가 우리 국방력의 한계와 맞닿아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는 호위함 1척과 해상초계기 1대를 중동 해역에 파견한 일본의 전력과 우리 군을 단순 비교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 군이 보유한 해상초계기 P―3 16대 중 1대만 호르무즈 해협으로 보내도 한반도 운용에 차질이 생기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방위비 협상 앞두고 미국 달래기용 결국 정부의 파병 결정은 미국과의 동맹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이란과 미국의 군사적인 무력충돌에 우리가 개입해 같이 작전을 하는 것은 분명히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필요시 IMSC와의 협조 여지를 열어 놨다는 것은 사실상 수시로 도움을 주고받겠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우리 국민이나 선박이 위기에 처했지만 청해부대의 대응이 힘든 경우 또는 청해부대를 겨냥한 기습 상황 등이 발생할 경우 IMSC의 지원을 받겠다는 것이다. 제11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이 시한(지난해 말)을 넘기면서 한미 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는 상황도 정부의 이 같은 선택을 이끌었을 가능성이 크다. 군 관계자도 “IMSC에 소속되는 ‘팀 차원’은 아닐지라도 미국이 파병에 동참하는 시그널을 그동안 강하게 요구한 모양새”라고 전했다. 주한미군은 지난달 29일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무급휴직 방침을 통보하며 연일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정부는 방위비 협상과 호르무즈 파병이 별개의 사안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한 외교 소식통은 “동맹 기여의 측면에서 파병 결정을 내린 것 자체가 방위비 협상에서 강경한 미국을 달래는 용도로 쓰일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독자적인 남북협력 추진을 언급한 상황에서 한반도 평화의 키를 쥔 미국의 적극적인 협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인식도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정부의 ‘미국 달래기’ 의도와 달리 미 정부가 이에 반응할지에 대해선 회의론도 여전하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국에 득이 되는 방향으로 협상을 이끌어 온 ‘트럼프의 방식’이 우리 정부의 기대와 다를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자서전 ‘운명’에서 이라크 파병에 대해 “파병을 계기로 북핵 문제는 바라던 대로 갔다. 미국 협조를 얻어 6자회담이라는 다자외교 틀을 만들어냈다”고 언급한 것처럼 그때와 유사한 문재인 정부의 복안이 향후 한미 동맹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20-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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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 직원 4월부터 무급휴직 할수도”… 주한미군, 임금 걸고 방위비 증액 압박

    주한미군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 타결이 늦어지면 4월 1일부로 잠정 무급휴직을 시행할 수 있다고 한국인 근로자(군무원)에게 29일 통보했다. 한미 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아 제11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이 시한(지난해 말)을 넘기자 미국의 증액 요구를 관철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중순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대장)이 한국군의 비무장지대(DMZ) 출입 관행에 제동을 건 데 이은 방위비 증액 압박 조치로도 해석된다. 주한미군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2019년 방위비분담금 협정이 타결되지 않아 추후 공백사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음에 따라 한국인 직원들에게 4월 1일부로 잠정 무급휴직이 시행될 수 있다는 점을 사전 통보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은 “한국인 직원들의 고용비용을 한국이 부담하지 않는다면 주한미군사령부는 그들의 급여와 임금을 지불하는 데 드는 자금을 곧 소진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한국이 미국의 증액 요구를 거부한 채 협상을 끌수록 그 피해는 한국인 근로자에게 전가될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앞서 에이브럼스 사령관도 지난해 11월 기자회견에서 9200여 명의 한국인 근로자 봉급의 75%가 방위비분담금에서 지출된다는 점을 가장 먼저 언급하면서 “한국 국민의 세금으로 한국인 월급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이날 서울 용산 한미연합사에서 김진호 대한민국 재향군인회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한반도 안보를 책임지는 지휘관으로 협상이 빨리 (타결이) 안 될까 상당히 걱정스럽다”며 지난해 방위비분담금 협정이 국회 비준을 받는 데 58일이 걸렸다는 점을 언급했다고 한다. 이어 “4월 총선도 있고, 국회 비준동의 문제가 걱정스럽다”면서 “(협상 타결과 국회 비준이 늦어지면) 나를 보좌하는 통역관 등 군무원들도 봉급을 못 받게 된다”는 농담 섞인 우려도 전한 걸로 알려졌다. 이에 김 회장은 “사령관의 우려를 청와대 국가안보실에 확실히 전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로버트 메넨데스 의원과 같은 당의 군사위원회 간사인 잭 리드 의원은 27일(현지 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및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에 대한 재고를 촉구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분담(burden-sharing) 개념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집착은 한국과의 동맹 가치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전략적 위치의 중요성에 대해 근본적인 오해를 부른다”고 지적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 기자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2020-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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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5년간 596차례 고공강하 ‘검은 베레의 사나이’

    “검은 베레의 마지막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오겠습니다.” 육군 특전사에 35년간 몸담은 김정우 주임원사(55)는 29일 경기 광주시 특수전학교에서 이렇게 말하고 치누크 헬기에 올랐다. 2월 말 전역을 앞둔 김 원사의 고별 강하였다. 김 원사는 강하 전 “솔직히 담담하다. 돌이켜 보면 첫 강하 때 많이 긴장했었는데 지금은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제주 서귀포시 출신인 그는 1985년 특전사에 들어와 고공강하 조장, 교관 등을 거쳤다. 이날을 포함해 총 596회 강하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김 원사는 이날 첫 강하 훈련에 나선 새내기 후배들과 함께 580m 상공에서 몸을 날렸다. 김정수 특전사령관 등 군 지휘부도 강하에 동참했다. 김 원사는 “처음 강하를 하는 후배들과 마지막을 함께해 더욱 뜻깊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 원사는 학창 시절 모슬포 비행장에서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특전사 장병들을 보며 꿈을 키웠다. 남들보다 체력이 약해 입대 당시 5km 달리기도 완주하기 힘들었다고 한다. 체력단련에 매진했고 결국 그는 입대 10개월 만에 10km 무장 급속행군 중대 대표로 선발될 정도로 체력을 인정받았다. 강하의 긴장과 두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김 원사는 공수교육에 입교한 매 기수마다 위문 활동은 물론 강하에 동참해 왔다. 자기 계발에도 소홀하지 않았던 그는 올바른 장병 지도를 위해 심리상담사 1급, 인성지도사 등 13개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긴급한 수술이 필요한 장병들에게 헌혈증을 제공해왔던 그는 2017년 헌혈유공장 은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원사는 “리더십이란 일방적으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부하들이 자발적으로 따라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스마트한 특전사, 세계 최정예, 대체 불가 특전사를 만들어 가길 후배들에게 부탁한다”고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20-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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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한국軍 ‘DMZ 출입관행’ 제동 건 유엔사

    로버트 에이브럼스 유엔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그동안 유엔사에 별도 사전 통보 없이 비무장지대(DMZ)를 출입했던 한국군의 관행에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사가 한국군의 DMZ 출입 과정을 문제 삼은 건 대단히 이례적인 것으로, 북한 개별 관광을 놓고 최근 드러난 한미 간 균열상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28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순 남영신 육군 지상작전사령관(대장)은 케네스 윌스백 미 7공군사령관과 함께 강원 철원군 3사단(백골부대) 감시초소(GP) 일대를 방문했다. 두 사령관의 3사단 방문은 같은 달 초 북한이 공언했던 ‘크리스마스 도발’ 위협과 관련해 군 대비태세를 점검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작전사령부(지작사)는 기존의 제1 야전군과 제3 야전군을 통합한 조직으로 남 사령관이 방문한 3사단은 지작사 예하 사단 중 하나다. 하지만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남 사령관 일행이 DMZ에 출입하기 48시간 전 유엔사에 통보하고 자신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며 한국군에 출입 규정 위반을 추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DMZ 출입 통제는 6·25전쟁 후 체결된 정전협정에 규정된 유엔사의 고유 권한이지만 한미 장성들의 DMZ 출입에 대해 유엔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절차를 문제 삼은 것은 거의 전례가 없다. 특히 당시 DMZ 출입이 북한의 도발에 대한 한미 군 수뇌부의 방위 태세 점검이었던 데다 이런 점검에는 ‘48시간 이전 통보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유엔사는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출입 규정 위반 통보 배경을 묻는 동아일보의 질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미군의 이례적인 반응을 두고 일각에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에 이어 독자적 남북 경협 추진을 놓고 한미 간 파열음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을 반영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군 수뇌부 중에서도 강골 원칙주의자로 유명한 에이브럼스 사령관을 통해 문재인 정부에 ‘경고 시그널’을 주려고 한 것 아니냐는 얘기다. 한 외교 소식통은 “문재인 정부가 올해 들어 DMZ 등 남북 경계를 넘는 관광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DMZ 출입은 미국이 관할하는 만큼 남북 관광 이슈도 우리와 협의하는 게 좋겠다’는 메시지를 주겠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앞서 유엔사는 지난해 6월 독일 정부단 대표의 강원 고성군 내 DMZ 방문을 안전상의 이유로 불허하기도 했다. 당시 유엔사가 비군사적 분야의 DMZ 출입을 과도하게 통제한다는 지적이 일자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제도적 보완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정부는 유엔사와 DMZ 출입 허가권 문제를 협의해 왔지만 주로 민간 부문인 것으로 알려졌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20-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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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군 스스로 작전 결정-지휘… 美연합체와는 필요따라 협력

    군의 ‘독자 파병’ 결정에 따라 왕건함(청해부대 31진·4400t급 구축함)은 21일 오만의 무스카트항에서 강감찬함(30진)과 임무 교대 후 제반 준비 절차를 마치는 대로 호르무즈 해협에서 본격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미국 주도의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에 참여하지 않고 한국군 스스로 작전을 지휘 및 결심해서 우리 선박과 교민 보호 작전에 나서는 것. 군 소식통은 “연락장교가 IMSC에 파견돼 협조 절차를 조속히 갖출 경우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파병 임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독자 파병’이 우리 국민·선박 보호, 안정적 원유 수급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동시에 한미동맹과 이란과의 관계도 종합적으로 검토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2만5000여 명의 현지 교민과 우리 원유 수송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중요성을 두루 감안했다는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우리 선박이 연 170여 척, 900회 이상 지나간다. 왕건함은 출항 전 호르무즈 파병에 대비해 대공·대잠 무장을 크게 강화했다고 군은 밝혔다. 아덴만 해적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화력을 지닌 이란군과의 교전 가능성까지 염두에 뒀다는 얘기다. 군 안팎에선 이란 혁명수비대의 잠수함 전력과 친이란 민병대의 드론·미사일 공격 등이 ‘요주의 대상’으로 지목된다. 이런 점을 고려해 왕건함은 적기를 요격할 수 있는 SM-2 대공미사일과 단·장거리 대잠어뢰(청상어, 홍상어)를 수십 발 더 장착하고, 잠수함 음탐장비도 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왕건함은 대함·대공·대잠 능력을 갖췄고, 청해부대 파병 횟수(6회)도 가장 많은 데다 왕건함 장병 300여 명 가운데 72명이 청해부대 근무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으로 청해부대의 작전구역은 기존 아덴만 일대(1130km)에서 오만만과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페르시아만까지 약 3.5배(약 3966km)로 길어진다. 청해부대의 기항지도 기존 오만 남쪽의 살랄라항에서 북동쪽으로 850여 km 떨어진 무스카트항으로 변경됐다. 호르무즈 해협과 더 가깝고, 군수 적재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전 구역이 대폭 늘어난 만큼 임무도 가중될 소지가 크다. 아덴만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동시에 상황이 터질 경우 즉시 대처에 차질을 빚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군은 연락장교를 IMSC 본부(바레인)에 파견해 호르무즈 해협 관련 정보 공유와 함께 필요시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 국민·선박이 위기에 처했지만 청해부대의 적시적 대응이 힘든 경우 또는 청해부대를 겨냥한 기습 상황 등이 발생할 경우 IMSC 소속 타국 군의 지원을 받겠다는 것이다. 군이 이날 국회에 보고한 관련 자료에도 ‘광범위한 해역에서 상황 발생 시 신속 대응을 위해 IMSC로부터 용이하게 전력을 제공받을 수 있는 협조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독자 파병의 한계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군은 이날 브리핑과 관련 자료에서 ‘파병’이 아닌 ‘파견’ 용어를 고수했다. 청해부대의 ‘독자 파병’도 ‘파견 지역의 한시적 확대’라고 표현했다. 한미동맹과 대(對)이란 관계를 고려한 것과 동시에 이번 결정이 국회의 비준동의가 필요치 않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안정화 작전에 한국의 ‘팀(IMSC) 참여’를 적극 원한 미국이 ‘독자 파병’에 서운한 속내를 가질 경우 파병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지적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 기자}

    • 2020-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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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한국 결정 받아들일 수 없다” 공개 반대

    정부의 청해부대를 활용한 호르무즈 해협 독자 파병안에 대해 이란은 공개적인 반대 의사를 밝혔다. 21일 이란 반관영 메르통신에 따르면 아바스 무사비 외교부 대변인은 전일 취재진에 “한국 정부가 아덴만에서 활동 중인 부대의 일부를 이 지역(페르시아만)으로 파견할 것이라고 알려왔다. 미국의 호위 연합체에 들어가는 건 아니라고 했지만 이란으로선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이라고 한국 측에 전했다”고 밝혔다. 이란이 한국의 파병에 즉각 불쾌한 심경을 드러낸 것이다. 외교 당국자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 주말경 외교 경로를 통해 (파병 결정을) 전달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지역에 외국군 선박이 진입하는 것을 기본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외교 당국은 이란의 추가적인 이해를 구하기 위해 고위 당국자 파견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물밑에선 이란도 ‘이해한다’는 반응을 일부 보였다고 외교 소식통은 전했다. 파병 반대 뜻을 밝혔으나 동시에 ‘한국이 신경 써 준 부분이 있다’는 기류를 내비쳤다고 한다. 다만 그 반대급부로 인도적 물품에 대한 교역 재개를 한국에 강력하게 요청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미국은 정부 파병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우선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자는 21일 “미국은 우리의 결정에 환영하고 기대한다는 수준의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사정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한국이 파병 결정을 내린 것 자체에도 의미를 둘 수 있다는 기류”라고 했다. 정부는 공식적으론 방위비 협상과 호르무즈 파병은 완전히 별개라는 입장이지만 동맹 기여 부분을 미국에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도 파병 결정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기재 record@donga.com /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 신규진 기자}

    • 2020-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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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군 스스로 작전 결정-지휘…‘독자 파병’ 어떤 역할 하나

    군의 ‘독자 파병’ 결정에 따라 왕건함(청해부대 31진·4500t급 구축함)은 21일 오만의 무스카트항에서 강감찬함(30진)과 임무 교대 후 제반 준비 절차를 마치는 대로 호르무즈 해협에서 본격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미국 주도의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에 참여하지 않고 한국군 스스로 작전을 지휘 및 결심해서 우리 선박과 교민 보호 작전에 나서는 것. 군 소식통은 “연락장교가 IMSC에 파견돼 협조 절차를 조속히 갖출 경우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파병 임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독자 파병’이 우리 국민·선박 보호, 안정적 원유 수급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동시에 한미동맹과 이란과의 관계도 종합적으로 검토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2만5000여 명의 현지 교민과 우리 원유 수송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중요성을 두루 감안했다는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우리 선박이 연 170여 척, 900회 이상 지나간다. 왕건함은 출항 전 호르무즈 파병에 대비해 대공·대잠 무장을 크게 강화했다고 군은 밝혔다. 아덴만 해적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화력을 지닌 이란군과의 교전 가능성까지 염두에 뒀다는 얘기다. 군 안팎에선 이란 혁명수비대의 잠수함 전력과 친이란 민병대의 드론·미사일 공격 등이 ‘요주의 대상’으로 지목된다. 이런 점을 고려해 왕건함은 적기를 요격할 수 있는 SM-2 대공미사일과 단·장거리 대잠어뢰(청상어, 홍상어)를 수십 발 더 장착하고, 잠수함 음탐장비도 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왕건함은 대함·대공·대잠 능력을 갖췄고, 청해부대 파병 횟수(6회)도 가장 많은 데다 왕건함 장병 300여 명 가운데 72명이 청해부대 근무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으로 청해부대의 작전구역은 기존 아덴만 일대(1130km)에서 오만만과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페르시아만까지 약 3.5배(약 3966km)로 길어진다. 청해부대의 기항지도 기존 오만 남쪽의 살랄라항에서 북동쪽으로 850여 km 떨어진 무스카트항으로 변경됐다. 호르무즈 해협과 더 가깝고, 군수 적재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전 구역이 대폭 늘어난 만큼 임무도 가중될 소지가 크다. 아덴만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동시에 상황이 터질 경우 즉시 대처에 차질을 빚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군은 연락장교를 IMSC 본부(바레인)에 파견해 호르무즈 해협 관련 정보 공유와 함께 필요시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 국민·선박이 위기에 처했지만 청해부대의 적시적 대응이 힘든 경우 또는 청해부대를 겨냥한 기습 상황 등이 발생할 경우 IMSC 소속 타국 군의 지원을 받겠다는 것이다. 군이 이날 국회에 보고한 관련 자료에도 ‘광범위한 해역에서 상황 발생 시 신속 대응을 위해 IMSC로부터 용이하게 전력을 제공받을 수 있는 협조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독자 파병의 한계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군은 이날 브리핑과 관련 자료에서 ‘파병’이 아닌 ‘파견’ 용어를 고수했다. 청해부대의 ‘독자 파병’도 ‘파견 지역의 한시적 확대’라고 표현했다. 한미동맹과 대(對)이란 관계를 고려한 것과 동시에 이번 결정이 국회의 비준동의가 필요치 않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안정화 작전에 한국의 ‘팀(IMSC) 참여’를 적극 원한 미국이 ‘독자 파병’에 서운한 속내를 가질 경우 파병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지적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기자 newjin@donga.com}

    • 2020-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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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청해부대 호르무즈파병안’에 긍정적 반응…방위비 협상 영향은?

    미국은 정부의 청해부대를 활용하는 호르무즈 해협 독자 파병안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자는 21일 “미국은 우리의 결정에 환영하고 기대한다는 수준의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미국이 선호하는 연합 호위체 참여는 아니지만 한국이 파병 요청에 화답한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최근 미 국방부와 청해부대의 파견 지역을 넓히는 방안 등을 협의해왔으며 이후 활동 시기와 방식 등 세부내용 역시 미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14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만나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막판 파병안 조율에 나섰던 것으로 보인다. 외교당국자는 “당시 중동 상황에 대해서 의견 교환을 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으면서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공식적으론 방위비 협상과 호르무즈 파병은 완전히 별개라는 입장이지만, 협상팀이 협정 틀 밖의 동맹 기여를 강력하게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파병 기여’가 최종 분담금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반대해온 이란에도 이해를 구하기 위한 물밑 작업을 지난 주말 서울과 테헤란에서 동시에 벌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채널을 통해 파병안에 대한 설명을 건네는 과정에서 이란은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하며 우려를 표명했으나, 동시에 ‘한국이 신경 써 준 부분이 있다’는 기류를 내비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란에 고위급 외교당국자를 파견할 준비도 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20-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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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호르무즈에 청해부대 파병 결정…“국민 보호·선박 안전항해”

    정부가 청해부대의 작전지역을 한시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결정했다. 국방부는 21일 “현 중동 정세를 감안해, 우리 국민의 안전과 선박의 자유항행 보장을 위해 청해 부대 파견지역을 한시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청해부대의 파견 지역은 기존 아덴만 일대에서 오만만, 아라비아만(페르시아만) 일대까지 확대되고 우리 군 지휘에 따라 국민과 선박보호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날 국방부는 “청해부대가 확대된 파견지역에서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더라도 필요한 경우에는 국제해양안보구상(IMSC)과 협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호르무즈 해협 관련 정보공유 등 협조를 위해 청해부대의 소속 장교 2명을 IMSC 본부에 파견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출항한 왕건함은 이날 오후 5시 반 오만 무스카트항에서 강감찬함과 임무교대를 한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20-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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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전환수술 받은 男부사관 “여군 복무 희망”

    군에 복무하다 여성으로 성전환수술을 받은 부사관 A 씨가 “계속 복무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군인권센터도 16일 기자회견에서 “A 씨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한국군 최초로 트랜스젠더 군인이 나왔다”며 “A 씨가 군인의 길을 이어가도록 우리 군에서 계속 복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A 씨는 지난해 12월 성전환수술을 한 뒤 부대에 복귀했다. 군에서 받은 의무조사에서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받고 전역심사위원회에 회부됐다. 전역심사위는 이달 22일로 예정돼 있는데, A 씨는 심사 연기를 요구한 상태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6월 국군수도병원에서 ‘성별 불쾌감’(다른 성으로 잘못 태어났다고 느끼는 상태)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 소속 부대에 성전환수술 의사를 밝힌 뒤 휴가를 받아 태국에 가서 성전환수술을 진행했다. A 씨는 애초 임관했던 특기인 기갑병과 전차승무특기로 계속 복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복무 도중 군인이 성전환수술을 받은 뒤 계속 복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건 대한민국 창군 이래 처음이다. 군은 A 씨가 심신장애 판정을 받아 전역심사위원회 등 적법한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남성 입대자가 성전환을 했을 때와 관련한 복무규정은 없다. 군 관계자는 “성전환자의 복무 여부는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한 사안으로 보인다. 제도 개선을 통해 정책적으로 다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이소연 always99@donga.com·신규진 기자}

    • 2020-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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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향군 “한미동맹 정신 따라 호르무즈 파병 신중 검토를”

    대한민국재향군인회(향군)가 우리 군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향군은 13일 ‘한미동맹을 해치는 어떤 행위도 용납할 수 없다’는 제목의 성명에서 “한미동맹 정신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향군은 이어 “미국과 우리나라는 6·25전쟁 때 목숨을 걸고 싸워 지켜낸 혈맹”이라며 “혈맹이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동맹 정신에 따라 어떤 형태로든 참여하는 것이 동맹국의 기본 도리”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거듭된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에 작전지역 변경을 통한 독자적인 청해부대 파견 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군은 앞서 10일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등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이 파병 반대 의견을 낸 것에 대해서 “진보 성향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반미운동이 잇따르고 있다. 한미동맹을 해치는 그 어떤 행위도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또 “극렬한 불법 반미 집단행동을 반국가행위로 단정하고 1000만 향군 회원의 힘으로 강력히 저지할 것”이라며 “정부는 시민단체의 반미운동이 불법으로 자행돼 한미동맹이 훼손되지 않도록 엄격한 통제 방안을 강구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20-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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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파병 요구에 청해부대 작전반경 확대 검토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파병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 호위체에 참여하는 대신 독자적인 청해부대 활동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동맹 기여’를 하면서도 이란에 대한 자극을 최소화할 수 있는 카드라는 것.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0일 방미 일정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뒤 “한반도뿐 아니라 다른 지역 정세에 대한 상세한 브리핑을 (미국으로부터) 받았다”며 파병 방안에 대한 논의가 최종 단계에 접어들고 있음을 시사했다. 앞서 외교 고위당국자는 9일 기자들과 만나 ‘독자적 활동으로 (병력을) 보내는 것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청해부대 활동 안에 ‘국민 안전 보호’ 내용이 들어가 있다.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청해부대 작전 반경을 호르무즈 해협 인근까지 넓히되 미국 주도 연합 호위체에 참여하지 않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음을 밝힌 것이다. 이 당국자는 이 같은 청해부대 활용 방안을 ‘미국이 싫어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꼭 싫어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정 실장은 10일 기자들에게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자유 항해 등 안전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우리가 기여하는 방침을 세우고 어떤 방식으로 할지에 대해선 검토 중”이라고 했다. 호르무즈 파병에 대해 군은 관련 실무 준비를 거의 마쳤으며 정무적 판단만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여전히 한국의 연합 호위체 참여를 바라고 있어 최종 결론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 외교 고위당국자는 14일(현지 시간)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 대해 “(미국이 압박을 세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 정부 소식통은 “청해부대 독자 활동의 경우 장병 피해 발생 시 정부 책임이 더 부각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14, 15일 워싱턴에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6차 회의가 열리는 만큼 파병 문제와 방위비 협상이 연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한기재 record@donga.com·신규진 기자}

    • 2020-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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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규모 지상전 땐 주한미군 차출 가능성

    미국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확전 위기가 현실화되면서 주한미군 차출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이 2003년 이라크전 직후 주한 미2사단의 병력, 무기 등 일부 전력을 차출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 전략무기 공개를 선언하고 충격적 실제행동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대북 억제력을 흔들 만큼의 주한미군 차출 가능성은 아직 그리 높지 않다. 주한미군을 중동으로 차출했을 때 미국이 동북아와 중동이라는 두 개의 전장에 동시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잘못된 시그널을 북한에 줄 수도 있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현재까지 (미국과 이란 사태에 관련해 부대 배치에 대한) 특별한 변화는 없다. (향후 차출돼도) 대북 상황을 고려해 타 국가의 미군이 검토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의 대립이 대규모 지상전으로 비화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상군에 대한 수요가 늘면 주한미군도 차출 대상에서 마냥 예외일 수 없고, 이는 향후 주한미군의 실질적인 감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2004년 이라크로 파견된 주한 미2사단 예하 1개 여단은 한국이 아닌 미 본토로 복귀해 주한미군 5000명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졌다. 군 안팎에선 중동 전황이 악화돼 주한미군 차출 논의가 현실화된다면 아파치 공격헬기가 우선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라크전 당시 전차들을 상대로 위력을 발휘해 ‘탱크 킬러’로 불리는 아파치 헬기는 현재 주한미군에서 40여 대를 운용 중이다. 2개 대대 규모다. 우리 군도 2016년부터 아파치 헬기 2개 대대(36대)를 인수해 운용 중인 만큼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면서 파병 효과도 살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20-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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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이란 충돌 격화, 확전 위기…주한미군 차출 가능성은?

    미국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확전 위기가 현실화되면서 주한미군 차출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이 2003년 이라크전 직후 주한 미2사단의 병력, 무기 등 일부 전력을 차출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 전략무기 공개를 선언하고 충격적 실제행동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대북 억제력을 흔들 만큼의 주한미군 차출 가능성은 아직 그리 높지 않다.주한미군을 중동으로 차출했을 때 미국이 동북아와 중동이라는 두 개의 전장에 동시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잘못된 시그널을 북한에 줄 수도 있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현재까지 (미국과 이란 사태에 관련해 부대 배치에 대한) 특별한 변화는 없다. (향후 차출돼도) 대북상황을 고려해 타 국가 미군이 검토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의 대립이 대규모 지상전으로 비화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상군에 대한 수요가 늘면 주한미군도 차출 대상에서 마냥 예외일 수 없고, 이는 향후 주한미군의 실질적인 감축으로로도 이어질 수 있다. 2004년 이라크로 파견된 주한 미2사단 예하 1개 여단은 한국이 아닌 미 본토로 복귀해 주한미군 5000명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졌다. 군 안팎에선 중동 전황이 악화돼 주한미군 차출 논의가 현실화된다면 아파치 공격헬기가 우선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라크전 당시 전차들을 상대로 위력을 발휘해 ‘탱크 킬러’로 불리는 아파치 헬기는 현재 주한미군에서 40여 대가 운용 중이다. 2개 대대 규모다. 우리 군도 2016년부터 아파치 헬기 2개 대대(36대)를 인수해 운용 중인만큼, 전력공백을 최소화하면서 파병 효과도 살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규진기자 newjin@donga.com}

    • 2020-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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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한미군 보유한 ‘킬러 드론’, 北 지휘부시설 1m오차로 타격 가능

    미국이 3일(현지 시간)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참수작전에 공격용 드론 ‘리퍼(MQ-9)’를 투입하면서 이른바 ‘킬러 드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들어 ‘새로운 전략무기’ 도발 가능성을 공언한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드론 공격으로 북한에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는 우회 경고를 보냈다는 해석이 나오는 데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 주한미군은 이미 북한 지역에서 정찰을 넘어 요인 암살에 나설 수 있는 공격용 드론을 보유하고 있다. 바로 ‘그레이 이글(MQ-1C)’이다. 주한미군은 2017년 그레이 이글 12대를 전북 군산기지로 들여온 뒤, 2018년 2월 해당 중대를 창설해 운용하고 있다. 그레이 이글은 적외선 카메라 등 감시 장비를 탑재하고 최대 8.8km 상공에서 30시간가량, 최고 시속 280km로 비행할 수 있다. 군산기지에서 1시간 남짓 비행으로 평양까지 도달 가능하며 북한 지휘부 시설을 1m 오차 내에서 은밀히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그레이 이글이 한반도에 배치된 이후에도 주한미군은 “아파치헬기와 통합 운용되는 ‘무인 정찰기’”라며 공격보다는 정찰 능력을 강조해왔다. 북한을 필요 이상으로 자극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격용 무인기는 북한의 ‘경계 대상 1호’다. 2017년엔 그레이 이글 등 미군의 최첨단 무기를 경계해 KGB(옛 소련 정보기관) 요원들을 군사고문으로 기용해 대비에 나섰다는 일본 아사히신문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이란의 갈등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김 위원장이 새해 들어 대외 행보를 자제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새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기는 했지만 관련 사진을 공개하지 않았고, 이외 공개활동 보도도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이란 공습에 사용된 리퍼가 한반도에 배치됐거나 정기적으로 전개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미 공군의 대형 전략수송기 C-17A 4대가 네바다주 크리치 공군기지를 거쳐 군산기지에 도착한 것이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 크리치 공군기지는 공격용 드론인 ‘프레데터(MQ-1)’와 리퍼를 운용하고 있다. 리퍼는 최고 시속 482km로 비행하며 일명 ‘닌자 폭탄’으로 불리는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 R9X, 레이저유도폭탄 등을 투하할 수 있어 북한에 더 위협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6일 리퍼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답을 줄 수 없다”며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주한미군이 본격적으로 ‘킬러 드론’에 무게를 두는 것은 그 은밀한 공격력 못지않게 운용 비용도 고려했다는 게 군 안팎의 평가다. 대북 억제력 차원에서 ‘가성비’가 좋다는 것이다.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전략폭격기 B-1B 등을 한반도에 전개하거나 미 항공모함을 부산항에 입항시키는 것보다 무인기 배치는 비용 대비 대북 압박 효과가 탁월하다. 이는 한반도 전략자산 전개에 대해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며 불만을 토로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킬러 드론이 우리 군에 전력화되면 핵·미사일 단추를 가진 북한 지도부에 ‘저승사자’와 같은 두려움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20-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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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한미군, 이미 ‘킬러 드론’ 보유…北지휘부 1m 오차 내에서 타격 가능

    미국이 3일(현지 시간)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고드스군 사령관 참수작전에 공격용 드론 ‘리퍼(MQ-9)’를 투입하면서 이른바 ‘킬러 드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들어 ‘새로운 전략무기’ 도발 가능성을 공언한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번 드론 공격으로 북한에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는 우회 경고를 보냈다는 해석이 나오는 데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 주한미군은 이미 북한 지역에서 정찰을 넘어 요인 암살에 나설 수 있는 공격용 드론을 보유하고 있다. 바로 ‘그레이 이글(MQ-1C)’이다. 주한미군은 2017년 그레이 이글 12대를 전북 군산기지로 들여온 뒤, 2018년 2월 해당 중대를 창설해 운용하고 있다. 그레이 이글은 적외선 카메라 등 감시 장비를 탑재하고 최대 8.8km 상공에서 30시간 가량, 최고 시속 280km로 비행할 수 있다. 군산기지에서 1시간 남짓 비행으로 평양까지 도달 가능하며 북한 지휘부 시설을 1m 오차 내에서 은밀히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그레이 이글이 한반도에 배치된 이후에도 주한미군은 “아파치헬기와 통합 운용되는 ‘무인 정찰기’”라며 공격보다는 정찰 능력을 강조해왔다. 북한을 필요 이상으로 자극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격용 무인기는 북한의 ‘경계 대상 1호’다. 2017년엔 그레이 이글 등 미군의 최첨단 무기를 경계해 구소련 KGB(옛 소련 정보기관) 요원들을 군사고문으로 기용해 대비에 나섰다는 일본 아사히신문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때문에 미국과 이란의 갈등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김 위원장이 새해 들어 대외 행보를 자제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새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기는 했지만 관련 사진을 공개하지 않았고, 이외 공개활동 보도도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이란 공습에 사용된 리퍼가 한반도에 배치됐거나 정기적으로 전개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미 공군의 대형 전략수송기 C-17A 4대가 네바다주 크리치 공군기지를 거쳐 군산기지에 도착한 것이 이와 무관치않다는 것. 크리치 공군기지는 공격용 드론인 ‘프레데터(MQ-1)’와 리퍼를 운용하고 있다. 리퍼는 최고 시속 482km로 비행하며 일명 ‘닌자 폭탄’으로 불리는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 R9X, 레이저유도폭탄 등을 투하할 수 있어 북한에게는 더 큰 위협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6일 리퍼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답을 줄 수 없다”며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주한미군이 본격적으로 ‘컬러 드론’에 무게를 두는 것은 그 은밀한 공격력 못지않게 운용 비용도 고려했다는 게 군 안팎의 평가다. 대북 억제력 차원에서 ‘가성비’가 좋다는 것이다.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전략폭격기 B-1B 등을 한반도에 전개하거나 미 항공모함을 부산항에 입항시키는 것보다 무인기 배치는 비용 대비 대북 압박 효과가 탁월하다. 이는 한반도 전략자산 전개에 대해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며 불만을 토로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킬러 드론이 우리 군에 전력화되면 핵·미사일 단추를 가진 북한 지도부에 ‘저승사자’와 같은 두려움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20-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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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 휘말릴라”… 정부, 호르무즈 파병 결정 어려워져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일촉즉발로 치닫는 가운데 한미가 청와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라인을 가동하는 등 잇따라 접촉하고 긴박한 대응에 나섰다. 중동지역 긴장 고조가 한반도 정세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데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 등 한미동맹 이슈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청와대와 백악관 NSC 고위 관계자들은 5일 긴급 통화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3일(현지 시간) 김건 외교부 차관보가 미국에서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회동한 데 이어 한미 NSC 라인 간 비공식 채널로 다시 한번 이란 문제를 논의한 것. 한국의 원유 수송과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제거 작전’에 따라 이란이 무력 보복을 예고한 가운데 일각에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극단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한국 원유수송선의 70∼80%는 호르무즈 해협 항로를 통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의 확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부 내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결정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자칫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경우 대형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교 당국자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항행을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 기여해야 한다는 원칙적 입장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기여 방식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직접 파병 대신 파병 효과를 낼 수 있는 ‘플랜 B’를 미국에 제안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당장 지난해 12월 12일 NSC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논의된, 장교 1명을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해양안보구상(IMSC) 지휘통제부에 파견하는 방안과 관련해서도 파견 시기가 조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미국과 꾸준히 협의해왔던 이란 원유 수입 및 인도적 교역 재개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같은 달 윤강현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의 미국 방문 후 식품 및 의약품 등 인도적 목적의 한-이란 교역 재개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다는 미국의 반응을 끌어냈지만 이란과의 교역 재개는 당분간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박효목 tree624@donga.com·신나리·신규진 기자}

    • 2020-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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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한미훈련과 맞물려 3월경 ‘벚꽃 도발’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전원회의에서 새해 ‘충격적인 실제 행동’ ‘새 전략무기 공개’를 예고한 가운데 이르면 3월경 새로운 전략무기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국면이 정리되고 올해 한미 연합 군사훈련 재개 시기와 맞물려 ‘벚꽃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아산정책연구원은 2일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분석 보고서’를 통해 새 전략무기에 대한 기술적 완성을 전제로 “3월 북한의 전략 도발이 이뤄지고 이로 인한 (한반도) 긴장 조성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어 “1, 2월에는 단거리미사일을 발사해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높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레드라인’을 넘어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재개된 이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3월경이 북한의 전략 도발 시기로 꼽히는 것은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한미 연합훈련이 통상 2월 말∼3월 초에 진행되기 때문이다. 또 그때쯤이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안도 상원 표결을 통해 부결될 관측이 높은 만큼 미국이 북한 문제에 더욱 관여할 수 있는 공간도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올해 ‘정면돌파전’을 강조한 북한에는 대내 결속을 위한 이벤트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월 16일)과 김일성 주석 생일(4월 15일)이 연이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통일연구원은 이날 ‘북한 정세전망 보고서’를 통해 “김 주석 등의 정치 행사에 신종 전략무기를 공개하거나 한미 연합훈련에 맞춰 인공위성 발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실험 등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이 ‘새해 도발’을 예고하면서 한미 군 당국의 대응도 긴박해지고 있다. 박한기 합참의장은 1일 일선 부대에 내려보낸 신년사를 통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은 고도화되고 비핵화 협상 결렬에 따른 군사적 위협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며 “북한이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전략적·전술적 도발을 언제든 감행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 군은 정신적 대비 태세를 더욱 굳건히 한 가운데 최우선적으로 지·해·공·사이버 등 전(全) 작전 영역에서 ‘파이트 투나잇(Fight Tonight·오늘 밤에도 싸울 수 있다는 상시 전투태세)’ 개념하의 군사 대비 태세를 완비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특히 “적 도발 시에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자위권 차원에서 단호하고 주저함이 없이 대응해 현장에서 작전을 승리로 종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북한의 ‘크리스마스 도발’에 대비해 한반도에 줄줄이 날아 왔던 미군 정찰기는 새해에도 정찰 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2일 군용기 추적 사이트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미 공군 정찰기 리벳 조인트(RC-135W)가 남한 상공 3만1000피트(약 9.4km)를 비행했다. 구체적 비행시간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1일 오후 비행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정찰기는 미사일 발사 시 탄두 궤적 등을 분석하는 장비를 탑재하고 있다. 한기재 record@donga.com·신규진 기자}

    • 2020-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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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팝에 위로 받고, K문화 즐기며 친구 만들어요”

    《콜롬비아의 약학자 루이사 마리아 가르시아 씨는 요즘 ‘동의보감’을 공부하고 있다. 8년 전 유튜브로 본 한국 드라마가 그의 운명을 바꿨기 때문이다. 한류가 세계인을 바꾸고 있다. 취향을 넘어 삶까지 송두리째. 내년 4월 1일 창간 100주년을 맞는 동아일보가 세종학당 등에 의뢰해 세계 60개국 한류 팬 100명에게 물었다. ‘K’로 대표되는 한류가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변화시켰느냐고.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됐다”가 그들의 대답이었다.》 “한국에 가서 직접 매실차를 맛보고 싶어요. 소화 효능을 몸소 확인해 보고 싶어서요.” 커피 산지로 유명한 남미의 콜롬비아에 사는 루이사 마리아 가르시아 씨(23·여)는 요즘 ‘동의보감’ 연구에 빠졌다. 보고타국립대에서 약학을 전공한 그는 최근 한국인 친구로부터 허준의 ‘동의보감’을 추천받았다. 한국어를 공부한 지 4년. 한국어로 쓴 동의보감 속 기(氣)의 원리나 민간요법들까지 독학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실력이지만, 배움의 즐거움은 무엇보다 크다고 한다. “소화에 좋다”며 매실의 효능을 줄줄이 읊던 그는 “약재료부터 콜롬비아와 한국은 천지 차이다. ‘동의보감’은 나에게 새로운 세계”라고 말했다. 가르시아 씨는 8년 전, 유튜브로 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2009년)를 보며 한국을 알게 됐다. 방탄소년단(BTS) 등 케이팝으로 관심을 넓힌 그는 이제 졸업 후 한국의 약학대학원에 진학하는 게 목표다. 한국에 가면 가장 먼저 도서관에 들러 ‘동의보감’을 직접 보고 싶다고 했다. 가르시아 씨는 “양국 의학에 대한 비교 연구를 계속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류가 변하고 있다. 더 이상 한류는 드라마와 뮤직비디오를 보는 수동적 소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BTS의 음악, 영화 ‘기생충’ 등 한국의 대표 콘텐츠들이 해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이면에서 한류는 세계인의 일상, 나아가 이들의 삶의 궤적까지 뒤흔들고 있다. 내년 4월 1일 창간 100주년을 맞는 본보는 해외문화홍보원, 세종학당을 통해 전 세계 60개국 100명의 한류 팬을 접촉했다. 이들은 ‘한류가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등에 대한 질문에 △위안과 자존감을 주는 메시지 △동서양 문화가 섞여 낯설면서 익숙한 느낌 등이 자신의 삶을 바꾼 한류의 주요 매력 요소라고 꼽았다.○ K팝에서 K전통까지 한국 문화가 가진 ‘익숙한 독특함’으로 인해 외국인 중에는 한국인보다 더 전통문화 전파에 앞장서는 이들이 많다. 사물놀이는 아프리카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케냐의 단짝 친구 하다사 은지오키 씨(22·여)와 윈프레드 나고하 씨(22·여)는 세종학당에서 사물놀이 동아리를 이끌고 있다. 열한 살이 되던 해, 아버지로부터 가야금을 선물받았다는 은지오키 씨는 “어릴 때 듣던 아프리카 전통악기들과 소리, 리듬이 유사해 쉽게 빠져들었다”고 설명했다. 나이지리아인 이시오마 윌리엄스 씨(49)는 한국을 처음 방문했던 2013년을 인생의 전환점으로 꼽는다. 그는 “장구의 소리를 듣자마자 독특함에 매료됐다. 유사한 타악기가 많은 나이지리아에서도 들을 수 없는 소리였다”고 회상했다. 장구의 매력을 알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나이지리아로 돌아간 윌리엄스 씨는 2014년부터 하루 3시간씩 유튜브로 사물놀이 공연을 보며 장구를 독학했다. 어려움도 많았다. 무엇보다 장구는 온라인으로 구매하기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다. 장구 수업을 진행할 비용 문제도 컸다. 그가 전통 악기들을 조합해 직접 장구를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나이지리아 한국문화원의 도움을 받아 2016년 라고스에 첫 장구 강좌를 연 그는 현재까지 100여 명의 ‘장구 유망주’를 배출했다. 최근에는 나이지리아 전통 드럼을 연주하는 그룹과 협업 공연도 펼쳤다. 이들은 사물놀이 공연을 하는 가장 큰 이유로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소극적인 성격도 장구를 연주하며 적극적으로 변해 갔다. 나이로비 곳곳을 누비며 사물놀이를 알렸다. 나고하 씨의 꿈은 드라마에서 봤던 정비된 도로 등 한국의 선진 기술과 문화를 케냐에 도입하는 것이다. 은지오키 씨는 “한국 유학 후 전통 음악과 음식을 케냐 사람들에게 전수하고 싶다”고 했다. 앞서 한국관광공사가 10월 111개국 1만2663명의 케이팝 팬에게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케이팝에 대한 관심은 한국 음식(82.7%), 한국 드라마(79.1%), 한국어와 한글(63.8%), 한국 뷰티(63.7%) 등으로 확장됐다. 일반인 한국어 교육을 담당하는 세종학당 수강생도 지난해 6만 명을 돌파해 한국 문화 외연도 넓어지는 추세다.○ 일상의 버팀목 돼준 한류 케이팝의 가사는 세계인에게 단순한 노랫말 이상의 힘을 떨친다. 아랍권에서는 의미가 조금 더 특별하다. 바레인의 5남매 중 셋째, 파티마 무함마드 씨(25·여)에게는 삶의 버팀목이 됐다. 이슬람 금식 성월(聖月)인 라마단을 엄격히 지키고 공동체를 중시하는 가정에서 자란 그는 BTS의 노래 ‘Answer: Love Myself’를 들으며 “나를 사랑하거나 칭찬을 받아들이는 것이 거만한 일이 아니라고 깨닫게 됐다”고 말한다. 대학에서 회계학 공부를 하며 지칠 때마다 BTS의 ‘피 땀 눈물’ 가사를 곱씹었다. 그는 “내가 내린 결정을 존중하는 법을 배웠다”고 확신한다. 많은 케이팝 팬들은 “미국의 힙합이 지위, 재력을 강조한다면 케이팝은 사랑, 희망, 연대 등을 노래한다”고 입을 모았다. “BTS의 노래를 들으면 나 자신을 사랑하고 밝은 미래를 믿고 최선을 다한다는 메시지가 떠오른다”고 한 러시아 팬도 있었다. 학창 시절 친구가 많지 않았던 가르시아 씨는 “한국 노래를 왜 듣느냐”는 조롱을 받을 때마다 휴대전화로 2NE1의 ‘내가 제일 잘나가’를 들었다. 그는 “BTS의 노래 가사 중 ‘꽃길만 걷자’는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희망찬 문장”이라고 했다. 브라질에 거주하는 한 케이팝 팬도 “따돌림을 당했을 때 집에 오면 항상 동방신기 노래를 들었다. 혼자 울 때 내 옆에 있었던 건 케이팝뿐이었다”고 전했다. 세계 음악 시장 동향도 영향을 미쳤다. 근래 해외 차트를 점령한 힙합과 라틴 팝이 지나치게 음울하거나 관능에 치중하고 있는 데 반해 케이팝은 밝고 역동적인 분위기, 색채가 폭발하는 이미지를 보여줘 더욱 돋보이고 있다. “독립적인 사람이 되는 법을 알게 됐다”는 한 인도네시아인의 말처럼, 케이팝은 자존감 회복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바레인에 거주하는 하나 알리 씨(25·여)는 유튜브로 케이팝을 들으며 자유롭고 진취적인 여성상을 동경하게 됐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SM엔터테인먼트 오디션을 봤던 그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한국 발라드를 부른 그 순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는 “바레인에선 여전히 여성이 동일 임금을 받거나 자기 의견을 피력하기 어렵다”며 “케이팝을 접하면서 모든 문화가 평등, 자유 등 가치를 담고 있어야 한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소수문화에서 주류로… “한류, 일시적 파도 아니다” ▼ 한류를 즐기는 이유에 대해 “동서양 문화가 혼합돼 있어 상대적으로 덜 낯설기에 선뜻 다가갈 수 있다”, “뉴미디어 시대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도를 극대화했다”고 말한 외국인도 적지 않았다. 일부는 한국 특유의 예절이 문화 전반에 담겨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바레인의 알리 씨도 “한국어를 접한 뒤 예절에 익숙해졌다. 지금도 바레인에서 모르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한국식으로 먼저 인사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했다. 한류의 달라진 위상은 수년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한국 콘텐츠를 즐겨 온 이들에게도 반길 일이 됐다. 일부 팬들은 “친구들 몰래 케이팝을 들으며 SNS에 한류에 대한 편견들을 토로하곤 했다. 이제는 모두가 이해한다”(우크라이나), “2년 전까지만 해도 한류는 나만의 내밀한 문화였지만 지금은 ‘커밍아웃’이 자유롭다”(러시아)고 했다. “예전처럼 대부분 사람들이 한류를 왔다 가는 파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캐나다), “케이팝을 선호하지 않더라도 왜 다른 사람들이 열광하는지 이해하는 분위기가 됐다”(프랑스), “새로운 수용과 공감의 물결이 시작된 것”(베트남) 등의 말들도 엄연한 현실이다. 최근에는 칠레 정부가 SNS 등을 분석한 빅데이터 보고서에서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 인상으로 격화된 시위의 배경으로 케이팝 팬들을 지목해 논란이 됐다. 콜롬비아의 가르시아 씨는 “케이팝 팬들은 아무도 이 얘기가 사실이라고 믿지 않는다. 케이팝이 소수 문화에서 주류로 도약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촌극일 뿐”이라고 말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19-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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