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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형 로펌 출신 변호사 측이 “살해하려는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허경무)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 A 씨의 2차 공판을 열었다.A 씨 측 변호인은 이날 “피해자를 여러 차례 가격해 사망에 이르게 한 점은 인정하지만 살해 의도로 범행했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며 “예기치 못한 다툼으로 인해 발생한 우발적 상해치사 사건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어 “이혼 다툼 중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범행을 저질렀다거나 양손으로 목을 졸랐다고 (공소사실에) 기재된 내용은 사실과 달라 인정할 수 없다”면서도 “경부압박이 있던 사실은 인정한다”고 했다.검찰이 살해 도구로 명시한 쇠 파이프에 대해선 “자녀들이 함께 사용하던 고양이 놀이용 금속 막대”라고 해명했다.그러면서 “사건이 발생하기 훨씬 전에 있던 부부 갈등을 피고인의 살해 동기인 양 (공소장에) 적시한 것은 매우 부당하다”고도 주장했다. 공소장에는 아내에 대한 비하 발언과 외도 의심 등 A 씨가 2013년 결혼 무렵부터 10여 년간 정서적으로 학대한 정황이 담겼다.이에 대해 재판부는 공소장 일본주의 위배 주장에 대한 의견을 제출하라고 검찰에 지시했다. 공소장 일본주의는 공소를 제기할 때 판사에게 유죄 예단을 심어줄 수 있는, 혐의와 무관한 사실을 적어선 안 된다는 형사소송 규칙이다.A 씨 측은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로 목숨을 잃은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평생에 걸친 사죄를 해도 턱없이 모자랄 것이기에 엄중한 심판의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라며 “피고인도 ‘당시 무언가에 씌었는지 나 자신도 용서할 수 없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고 전했다.이어 “피고인의 부친이 범행 경위와 성행·사회성 등을 알고 있다”며 양형 증인으로 전직 다선 국회의원으로 알려진 A 씨 아버지를 신청했다. 양형 증인은 유·무죄와 관련 없이 형벌의 경중을 정하는 데 참고하기 위해 신문하는 증인이다. A 씨는 범행 직후 119보다 아버지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해자 측 의견도 들어야 하는 상황이라 서로 충돌할 수 있다. 고민해 보겠다”며 채택 여부를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이날 A 씨는 변호인의 의견 진술 당시 큰 소리로 오열했다. 방청석을 채운 유족들은 “연기 그만하라”며 분노했다. 재판부는 “(유족들이)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의 의견에 감정적인 거부감이 있을 것이란 점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는 형사소송법 사법 체계가 용인하는 한도 내에 있다”며 “피고인이 적절하게 죄상·죄책을 밝힐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진정시켰다.A 씨는 지난해 12월 3일 서울 종로구 한 주상복합아파트에서 이혼소송 제기 후 별거 중이던 아내의 머리를 둔기로 여러 차례 가격하고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피해자 부검 결과, 경부압박 질식과 저혈량 쇼크가 겹쳐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경찰에 통보했다. A 씨가 아내의 목을 졸라 살해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A 씨는 미국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한국인으로, 국내 대형 로펌 소속이었으나 범행 직후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내달 19일 열리는 다음 재판에서는 사건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 등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을 습격한 중학생 피의자가 언론의 관심을 끌기 위해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경찰은 결론내렸다.28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배 의원 피습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해 A 군(15)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A 군은 지난달 25일 오후 5시 12분경 강남구 신사동 한 건물에서 배 의원의 머리를 돌덩이로 15차례 가격해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김동수 강남경찰서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A 군은 당일 모 연예인 지망생을 보기 위해 현장에 갔다가 우연히 배 의원을 만났고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범행했다며 구체적인 범행 이유를 진술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이어 “A 군의 평소 성향, 과거 행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언론 등의 관심을 받기 위해 범행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배 의원을 상대로 사전에 범행을 계획하거나 타인과 공모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경찰 관계자는 “포렌식 결과 A 군이 배 의원을 범행 대상으로 선정했다거나 특별한 정치적 동기를 가졌다고 볼 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A 군이 범행 당시 사용한 돌에 대해선 “당일 주거지에서 나오자마자 아파트 단지에서 직접 주운 것으로 확인됐다”며 “A 군은 평소 돌을 가지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안정감이 든다는 생각에서 돌을 가지고 다녔다고 진술했다. A 군 부모를 조사한 내용과 그간 행적 등을 통해서도 평소 돌을 줍거나 소지하고 있던 정황이 확인됐다”고 했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지지 집회에 참석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해당 집회 참석이 아니고 경복궁 낙서범을 보기 위해 법원에 갔다가 우연히 조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A 군은 지난해 경복궁 담벼락을 낙서로 훼손한 남성 설모 씨(28)의 영장실질심사 출석 현장에 나타나 지갑을 던지고,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 씨(38)가 마포경찰서에서 나올 때 커피를 던진 인물과 동일 인물로 확인됐다.경찰은 이에 대해 “언론을 통해 일정과 장소를 알고 자신의 행동이 언론에 보도될 것을 기대하고 주목받기 위해 그런 행동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전했다.김 서장은 “정치인에 대한 테러로 볼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지만 A 군이 범행을 시인하고 있고 증거가 이미 확보돼 있는 점, A 군이 입원 치료 중이고 미성년자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불구속 수사로 진행했다”며 “사건 송치 이후에도 검찰과 긴밀히 협의해 관련 의혹이 남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대전 농장 두 곳에서 누군가 포도나무 100그루를 베어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28일 대전 유성경찰서는 농장주 2명의 신고를 받고 포도나무 100그루를 베어간 절도범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지난 14일 유성구 반석동 외곽에 있는 포도나무밭 주인 A 씨는 경찰에 “누가 포도나무를 훔쳐 갔다”고 신고했다. A 씨는 신고 열흘 전 밭에 갔다가 50그루의 포도나무가 잘려 밑동만 남은 것을 발견해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지난달 21일에는 유성구 안산동의 또 다른 포도나무밭에서 포도나무 50그루가 마찬가지로 밑동만 남은 채 발견됐다.경찰은 농사철이 아니라 농장주 발길이 뜸해진 틈을 타 절도 행각이 벌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범행 시기도 명확하지 않고, 농장이 폐쇄회로(CC)TV가 없는 외진 곳에 있어 범인 특정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유사 피해를 막기 위해 범인 검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37년간 의료 일선에서 환자들을 돌봐온 정명호 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가 정년 퇴임 후 광주보훈병원에서 진료를 시작한다.심근경색증과 관상동맥 분야 최고 권위자인 정 교수는 퇴임을 이틀 앞둔 27일 “퇴임하면 연봉의 10배를 준다며 오라는 병원이 많았지만 지금보다 월급이 적은 보훈병원을 선택했다”며 “꾸준한 연구와 진료를 통해 한국인 심근경색증 등록연구, 스텐트 개발 등을 평생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밝혔다.정 교수는 막힌 혈관에 스텐트를 넣어 확장하고, 약물 치료를 통해 다시 혈관이 좁아지지 않게 하는 심근경색증 시술(관상동맥중재술)로 정평이 나 있다.1987년 임용된 그는 매일 같이 오전 5시 30분에 출근해 회진과 외래진료, 시술 등의 업무를 봤다. 토요일에는 스텐트 시술 개발을 위해 동물 실험을 하고, 일요일에도 연구에 매진했다.정 교수가 진료하는 하루 평균 외래환자는 250여 명이다. 현재까지 진료한 외래환자는 1만2000여 명에 달한다. 시술도 매년 3000~4000여 건 진행했다. 전국적으로 정 교수만큼 진료·시술을 많이 하는 의사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병원 측은 전했다.정 교수는 시술에 필요한 스텐트 개발을 위해 국내 최초로 인간의 심장과 가장 비슷한 돼지의 심장을 이용한 실험을 했다. 1996년 미국 메이요 클리닉 연수에서 복귀한 후 돼지 3718마리를 실험해 ‘돼지 아빠’라는 별명도 얻었다.정 교수는 “한국인이 갈수록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비만, 당뇨병, 고혈압 환자들이 늘고 있어 심근경색증이 증가할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며 “결국 환자 수도 폭증했고 스텐트 시술 건수도 엄청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스텐트를 국산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개발 이후에는 혈전이 안 생기고 심근경색이 재발하지 않는 스텐트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미국 특허까지 등록했다”고 설명했다.정 교수가 받은 스텐트 관련 특허는 총 84개다. 이 중 실용화한 제품은 ‘타이거 스텐트’와 ‘타이거 레볼루션 스텐트’ 두 가지다.‘타이거 스텐트’는 지금까지 126례를 시술했다. ‘타이거 레볼루션 스텐트’는 혈전이 안 생기는 등 부작용을 줄인 신개념 스텐트로 20명에 대한 임상 사용 실험이 끝난 상태다. 추후 절차를 밟아 식품의약품안전처 사용 승인을 받으면 환자 치료에 도입할 수 있다.정 교수는 심근경색 분야에서 1920편의 논문과 96권의 저서를 발표해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 업적을 남겼다. 특히 급성심근경색증 분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논문(425편)을 발표했다. 2006년에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이 됐다. 지역 의과대학 교수가 과학기술한림원 회원이 된 건 최초다.정 교수는 29일 37년간 재직하던 전남대병원을 퇴임한 뒤 광주보훈병원 순환기내과에서 진료한다.그는 “인생 목표가 국립심혈관센터 설립과 노벨과학상을 배출하는 것이었는데 그래도 하나는 이뤄냈다”며 “앞으로 남은 인생도 꾸준한 연구와 진료 활동, 특허 개발에 힘쓸 것이다. 우리나라 첫 노벨과학상 수상자 배출을 위해 끊임없이 정진하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최근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에서 결제·환불과 관련한 소비자 불만이 지속해서 제기되는 것으로 조사됐다.28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접수된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 관련 소비자 상담 건수는 총 45건이다. 2021년 9건, 2022년과 2023년 각 18건으로 집계됐다.불만 유형은 키오스크 오류로 결제되지 않는 경우(결제 오류), 거스름돈이 환급되지 않는 경우(환불),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이 판매된 경우(품질)가 각 11건으로 가장 많았다. 판매 가격이 비싸다는 불만은 6건으로 나타났다.결제 오류는 점주와 소비자 간 분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한 손님은 2021년 3월경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에서 제품 3개를 구매해 결제했으나 이 중 1개가 결제되지 않았다. 이에 점주는 절도를 주장하며 제품가격의 30배에 해당하는 손해배상금을 요구했다.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초·중·고등학생 900명을 대상으로 한 소비자원 설문에서도 5개 항목(위생, 가격, 종류 등) 가운데 결제·환불(5점 만점에 3.7점)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낮았다.초·중·고등학생들 중 키오스크 사용 시 불편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17.3%(156명)다. 불편 사유는 ‘상품의 바코드 인식 불량’(53.8%), ‘거스름돈이 반환되지 않아서’(16.0%), ‘키오스크 이용 방법이 어려워서’(14.1%) 순으로 나타났다.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에 대한 출입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소비자원이 지난해 8∼9월 수도·충청권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 30곳을 실태 조사한 결과, 해당 매장 모두 24시간 운영됐으며 출입에 아무 제한이 없었다.소비자원은 국내 주요 무인 편의점이 이용자 개인 신용카드 또는 QR 인증 후 출입을 허용하는 것처럼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도 출입 관련 보안 장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조사 대상 모두 매장 내 폐쇄회로(CC)TV를 설치·운영하고 있으나 이 중 3곳은 개인정보보호법상 공개해야 할 촬영 목적과 시간, 책임자 연락처 등을 적시한 안내문이 없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이밖에 손해배상 관련 약관의 경우 22곳은 절도 등 범죄 발생 시 배상 금액을 고지하지 않았고, 8곳은 배상 금액을 최소 30배에서 최대 100배로 정하는 등 통일된 기준이 없었다.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무인 매장 사업자에게 이용자 출입 등을 관리할 수 있는 인증 설비 도입 등을 권고했다. 아울러 청소년을 대상으로 무인점포 이용과 관련한 주의사항 교육과 정보 제공 등을 강화할 계획이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국내 체류 중인 한 외국인이 경찰관과 다투는 모습을 무단으로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지난 19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으로 알려진 외국인 A 씨는 자신의 틱톡 계정에 서울 한 파출소에서 찍은 영상을 게시했다.영상에는 경찰관이 A 씨와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이 담겼다. 경찰관은 A 씨에게 영어로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말했다. A 씨는 “비가 오는데 밖으로 나가라는 거냐”며 맞섰다. 그러자 경찰관은 한국어로 “당신이 119에 신고하세요”라고 했고, A 씨는 “나한테 한국말 하는 거냐. 그럼 나도 아프리칸스어 할 것”이라고 대꾸했다.경찰관은 “여긴 한국”이라며 경찰이 앞서 필요한 조치를 했음에도 치료를 거부한 점 등을 언급했다. 이어 “여기 주무시거나 노숙할 수 있는 장소가 아니다”라며 파출소에서 나갈 것을 요청했다. 이에 A 씨는 “니예니예니예”라는 소리를 반복적으로 냈다.지난 17일에는 수갑을 찬 채 파출소에 앉아 있는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택시기사와 요금 문제로 마찰을 빚어 파출소를 찾았다고 한다. A 씨는 “택시기사가 계속 빙빙 돌아서 (경찰서에 왔는데) 동물처럼 묶여 있다”고 주장하며 “한국은 아직도 북한이 나쁜 사람인 척하고 있다”고 적었다.A 씨는 지난달에도 틱톡에 경찰관들의 얼굴이 그대로 나온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을 보면 경찰관이 “음식점에서 음식을 먹었으면 계산해야 한다”며 A 씨를 순찰차에 태운다. A 씨는 영상과 함께 “한국이 항상 숨기고 거짓말하고 있다는 것을 더 알리겠다” “한국에서 외국인들은 동물” 등의 글을 올렸다.해당 영상이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공유되자 누리꾼들은 “무단 촬영한 영상을 함부로 올려도 되나” “한국 공권력을 무시하는 외국인이다” “한국 경찰을 조롱하는 것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 이탈 등 의사 집단행동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김정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학장은 의사의 사회적 책무를 강조했다.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과대학 행정관 3층 대강당에서 ‘2023년도 전기 의과대학 학위수여식’이 열렸다.김 학장은 축사에서 “교수님들께 배운 대로 필수 의료 지킴이와 의사, 과학자, 연구자로 평생을 살겠다는 여러분의 순수한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요즘 필수의료, 지역의료, 공공의료 붕괴에 따른 의대 정원 증원 등 사회적 화두에 대해 국민은 우리 대학에 한층 더 높은 사회적 책무성을 요구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그는 “국민 눈높이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여러분은 스스로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하지만 사회에서 숨은 많은 혜택을 받고 이 자리에 서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이어 “지금 의료계는 국민에게 따가운 질책을 받고 있다”며 “사회적으로 의사가 숭고한 직업으로 인정받으려면 경제적 수준이 높은 직업이 아니라 사회적 책무를 수행하는 직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세상을 치료하는 의사, 받은 혜택을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는 뚜렷한 책임감을 가진 의사, 사회적 책무성을 위해 희생하는 의사가 될 때 국민 신뢰 속에서 우리나라 미래 의료·의학계를 이끌어갈 수 있다”고 했다.아울러 “서울대 의대에서 배우고 익힌 것은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이라고 생각하고, 훌륭한 지식과 능력을 주변과 나누고 사회로 돌려주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항상 생각하라”고 덧붙였다.김영태 서울대병원장도 “현재 대한민국 의료계 상황에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우리는 의료인으로서 환자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환자 치료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반면 이웅희 동창회 부회장은 “우리를 둘러싼 의료 사회는 무리한 의대 정원 확대 정책으로 깊은 혼돈에 빠져 있다”며 “지금도 정부는 대화나 협치를 해보겠다는 의지보다는 갈등만 증폭시키는 양상이라 더욱 답답하고 착잡한 심정”이라고 밝혔다.그는 “단합된 의지와 지혜로 그동안의 어려움을 극복해 왔듯 이번에도 국민이 바라고 우리가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문제가 풀릴 것”이라고 했다.졸업생 대표로 무대 위에 오른 주모 씨는 “의료계는 갑작스럽게 어느 때보다 추운 혹한기에 있다”며 “모두 어쩌다 이렇게까지 억센 겨울이 찾아왔는지, 그 원인은 무엇인지, 누가 잘못해서 그런 건 아닌지 복잡한 생각이 가득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주 씨는 “앞으로의 역경과 고난도 옆에 있는 사람들과 협력해 이겨냈으면 좋겠다”며 “우리 졸업생들이 숱한 시험들을 거쳐내며 졸업한 것처럼 무탈히 헤쳐 나가리라 믿는다”고 했다.이날 학위수여식에서는 모두 133명의 학생이 의학사를 받았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 관광객들이 북한을 찾았다.26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지난 9일 러시아 관광객 97명은 고려항공 여객기를 타고 북한을 방문했다. 이들은 평양 김일성 광장, 만경대학생소년궁전, 원산 마식령스키장 리조트 등을 둘러본 뒤 12일 러시아로 돌아갔다.4일간의 여행비용은 1인당 750달러(약 100만 원)였다. 관광객은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가이드와 항상 동행해야 했다.러시아 여행 블로거 일리야 보스크레센스키는 북한 측에 직업을 상점 아르바이트생이라고 속였을 정도로 불안함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북한 방문을 선택한 이유는 말로만 전해 듣던 옛 소련과 북한의 모습을 비교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보스크레센스키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을 보면 (소련 시절)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이렇게 살았을 것이라는 점을 알게 된다”며 “과거로 순간 이동한 것 같다. 도시에 광고가 없고 전시된 것이라곤 당 슬로건과 깃발뿐”이라고 말했다.관광객 중 한 명인 레나 비치코바도 이번 관광에 걱정이 앞섰지만, ‘은둔의 왕국’으로 통하는 북한을 여행할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비치코바는 “군인이나 제복을 입은 사람, 건설 중인 건물은 찍지 말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신문이나 잡지를 접을 때 (북한) 지도자의 사진이 구겨지도록 하면 안 됐다”고 설명했다.그는 만경대학생소년궁전에서 관객이 97명뿐인데도 어린이 약 200명이 1시간 동안 공연을 펼쳤다며 “우리는 그들이 북한에 대한 특정 이미지를 심어주려고 노력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세히 보면 그것(이미지)이 전적으로 사실이 아니며 다른 삶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했다.이번 관광은 지난해 9월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후속 조치로, 연해주 대표단과 북한 당국 간 체결한 협정에 따른 것이다.러시아는 내달에도 북한에 2, 3차 단체 관광객을 보낼 계획이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27일 한국을 찾았다. 2013년 이후 10년여 만의 방한이다.저커버그는 이날 오후 10시 35분경 전세기를 타고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했다. 부인 프리실라 챈과 함께 입국장을 나온 저커버그는 웃으며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저커버그는 방한 기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나 차세대 거대언어모델(LLM) ‘라마3’ 구동에 쓰일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메타는 오픈소스 버전의 범용인공지능(AGI) 구축을 목표로 미국 인디애나주에 8억 달러(약 1조 원) 규모의 AI 데이터 센터를 짓고 있다. 올해 안에 엔비디아의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 35만 개를 추가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한 바 있다. H100은 개당 3만 달러(약 4000만 원)에 육박하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품귀 현상을 보인다. 이에 메타는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칩을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저커버그는 조주완 LG전자 사장과의 회동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사장과의 회동에서는 확장현실(XR) 관련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LG전자는 최근 XR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조 사장은 지난달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박람회 ‘CES 2024’에서 “PC를 필두로 한 XR 사업으로 퍼스널 디바이스 기회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가전 사업으로 하드웨어 분야에 강점이 있는 LG전자가 XR·MR(혼합현실) 헤드셋을 출시한 메타와 손잡고 고품질 헤드셋을 내놓을지 주목된다.저커버그는 오는 29일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도 화두는 AI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새로 만들어진 과학기술수석실 산하에 AI디지털비서관을 두는 등 AI 정책을 중점적으로 추진 중이다.저커버그는 한국에서 일정을 마무리한 뒤 인도 최대 석유·통신 대기업을 운영하는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 회장의 막내아들 아난트 암바니의 결혼 축하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인도 구자라트주 잠나가르로 향한다.앞서 저커버그는 지난주부터 일본에 머물며 자사 개발자들을 만나 ‘라마’ 사업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생성형 AI 사업 등을 논의한 뒤 곧바로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자신이 근무하던 병원에서 마약을 빼돌려 몰래 투약한 간호사가 경찰에 붙잡혔다.27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전날 오후 5시 20분경 20대 여성 A 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과 절도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A 씨는 지난 주말 자신이 근무하는 강남의 한 한방병원 금고에서 마약류 약품을 훔친 뒤 자택에서 일부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병원 원장이 폐쇄회로(CC)TV 영상으로 A 씨의 범행을 확인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덜미를 잡혔다.경찰은 A 씨를 상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당내 공천에서 ‘친윤’(친윤석열) 인사들이 대거 생존했다는 지적을 두고 “제가 안 나가지 않나”라고 밝혔다.27일 한 위원장은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공약 발표 행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취임 일성부터 밝혔던 자신의 총선 불출마를 거론하며 이같이 말했다.한 위원장은 “장제원 의원과 김무성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원모 후보 같은 경우 강남에서 뺐다. 왜 그건 기억하지 못할까”라며 “저희가 굉장히 많은 포인트가 있는데 너무 앞부분을 잊어버리시는 것 같다”고 했다.이어 “이기는 공천, 설득력 있는 공천, 공정한 공천이 목표이고 지금까지 그렇게 해 오고 있다”며 “공천 과정을 보면 어떤 계파, 어디 출신, 어떤 호오에 관한 방향성이 보이나. 난 안 보인다. 그런 방향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한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파동과 관련해선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특정한 집단을 쳐내는 식의 ‘피를 보는 공천’을 이재명 대표가 하고 있다. 그게 정상적 정치인가”라고 말했다.그는 “감동적인 공천이라는 것은 조용하고 승복한 공천이라고 생각한다”며 “공정한 시스템을 통해 사심 없이 공천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그러면서 “공천에 내가 직접 관여하지 않지만 권한은 내게 있고, 책임도 내가 질 것”이라며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되는 일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단수·전략공천에 반발하는 공천 신청자들을 향해선 “함께 가주시길 바란다. 우리는 함께 가야 이길 수 있는 정당”이라고 말했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새벽 시간 병원에 침입해 절도 행각을 벌이던 남성이 직원에게 발각돼 경찰에 붙잡혔다.23일 경찰청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새벽 1시경 40대 남성 A 씨가 경남 함안군 한 병원 앞을 서성거리다 안으로 들어갔다. 원무과 사무실로 향한 A 씨는 책상 서랍을 뒤지더니 무언가 챙겨 병원을 빠져나왔다.그는 3시간 뒤인 새벽 4시경 차를 타고 다시 병원을 찾았다. 머리에 두건을 두르고 병원에 침입한 A 씨는 또 원무과 사무실로 발걸음을 옮겼다.당시 병원에서 당직 근무를 하던 직원이 인기척을 느끼고 출입구를 확인하다 A 씨를 발견했다. 직원이 “누구세요”라고 묻자 A 씨는 황급히 뛰쳐나와 차를 버리고 도주했다.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폐쇄회로(CC)TV로 A 씨 인상착의와 차량을 확인했다. A 씨가 차량을 가지러 다시 올 것으로 판단한 경찰은 잠복근무했다.잠복 10여 분 뒤 현장에 세워둔 차량으로 접근하는 A 씨를 발견한 경찰관 2명은 재빨리 뛰어가 그를 검거했다.A 씨는 그날 새벽 병원 사무실에 4차례 들어가 서랍에서 총 3만 원을 훔친 것으로 확인됐다.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생활비가 없어서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A 씨를 야간건조물침입절도 등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넘겼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아파트 경비원을 폭행하고 이를 말리던 입주민과 출동한 경찰관까지 때린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27일 경기 일산서부경찰서는 특수공무집행방해, 폭행 등의 혐의로 50대 남성 A 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A 씨는 전날 오후 5시 40분경 일산서구 탄현동 한 아파트 놀이터에서 청소 중이던 60대 경비원을 주먹과 발로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이를 말리던 입주민도 주먹으로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A 씨는 입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도 “가짜 경찰관”이라며 주변에 있던 나무 의자 다리와 주먹으로 폭행한 것으로 파악됐다.사건 당시 A 씨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으며 경찰에 경비원과 경찰관 등을 폭행한 이유를 진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A 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경남 창녕군 한 고속도로를 달리던 화물차에서 페인트통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27일 경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59분경 창녕군 계성면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 양평 방향으로 달리던 21톤 화물차에 실린 페인트 50여 통이 떨어졌다.이 사고로 페인트가 바닥에 쏟아지면서 도로 위는 페인트 범벅이 됐다.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적재물이 떨어졌다는 운전자 신고를 받은 경찰은 소방 당국에 공조 요청해 진입로를 막고 현장 조처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잔여 작업을 벌이고 있다.경찰은 화물차가 영산IC를 빠져나가려고 커브 길을 돌다가 원심력에 의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이스라엘군(IDF)은 2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부와 북부를 잇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지하 터널을 찾아냈다고 밝혔다.이스라엘군 X(옛 트위터)에 따르면 총연장 10㎞의 지하 터널은 가자시티에서 인근 소도시 자이툰까지 이어져 있다. 터널이 지나는 길목에는 튀르키예-팔레스타인 우호 병원과 이스라 대학 등도 있다.터널 내부에서는 생활 공간과 화장실, 무기 저장고 등의 시설과 하마스 대원의 시체가 발견됐다.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터널을 병력과 무기 운송에 사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서울 한 찜질방 여자화장실에서 불법 촬영을 하던 남성이 피해 여성에게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다.2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광진경찰서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20대 남성 A 씨를 구속해 조사하고 있다.A 씨는 지난 19일 오전 3시 30분경 광진구 찜질방 여자화장실 칸에 몰래 들어가 불법 촬영을 한 혐의를 받는다.화장실 칸막이 위로 A 씨가 휴대전화를 들이댄 것을 목격한 피해 여성 B 씨가 화장실 앞에서 기다리다가 직접 A 씨를 붙잡아 경찰에 신고했다.B 씨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당시 상황을 알렸다. 그는 “화장실에 있는데 천장의 하얀 환풍기가 검은 그림자로 크게 일렁이는 것 같았다. 머리 위를 본 찰나의 순간 0.5초 휴대전화 같은 물체가 있다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B 씨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하기 시작했다. 그는 “잘못 본 건가 싶었지만 내 직감을 믿고 촬영을 시작했다”며 “범인을 기다리는 동안 고개를 떨궈 화장실 문 밑 틈으로 발을 보니 여자 발가락은 아닌 것 같았다”고 했다. 이어 “심장이 두근거리고 두려웠지만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한참 기다리자, 여자화장실 칸에서 남성용 파란색 찜질복을 입은 A 씨가 나왔다. A 씨는 한 손에 휴대전화를 든 상태였다.B 씨는 즉각 A 씨에게 다가가 “네가 왜 거기서 나와”라고 물었다. A 씨가 아무 대답을 하지 않자, B 씨는 “너 일로 와”라며 멱살을 잡았다.B 씨는 찜질방 손님들이 잠든 시간이라 침착하게 대응하려 했으나 A 씨가 범행을 부인해 “이XX 여자화장실에서 불법 촬영했다”고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이후 옆에 있던 다른 여성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고, A 씨는 현장에서 연행됐다.A 씨는 경찰에 붙잡힌 뒤 불법 촬영 사실을 부인하다 휴대전화를 압수당하자 뒤늦게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지난 21일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자세한 사건 경위와 함께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조사 중이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카페 개업 축하 화분을 배송해 준 어르신에게 커피를 대접하려던 사장이 오히려 감동받아 눈물까지 흘린 사연이 화제다.카페 사장 A 씨의 인스타그램에 따르면 영하 15도를 기록한 지난 1월 23일 아침 A 씨 카페 앞에 차 한 대가 멈춰 섰다. 차에서 내린 어르신은 A 씨 친구가 보낸 개업 축하 화분을 들고 카페로 들어왔다.어르신이 배송을 마치고 카페를 나가려 하자, A 씨는 “커피 한 잔 드릴까요”라고 말을 건넸다. 어르신은 “라테 한 잔 부탁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A 씨가 완성된 라테를 건네자, 어르신은 지갑에서 1만 원짜리 지폐를 꺼내 내밀었다. 깜짝 놀란 A 씨가 손사래를 치며 “이런 거 바라고 드리는 거 아니다”라고 거절했지만, 어르신은 “아침에 일찍 열어서 아직 (첫 영업) 개시 안 하지 않았느냐. 내가 팔아줘야지”라며 거듭 돈을 건넸다.A 씨는 연신 괜찮다고 했지만, 어르신은 “그냥 받아라. 괜찮다”며 “내가 꽃 배송하면서 커피 대접받은 적이 처음이다. 고마워서 그런 거니까 받아라”며 돈을 A 씨 손에 쥐여줬다. 어르신은 “많이 팔아요”라고 덕담을 건넨 뒤 떠났다.공개된 카페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어르신이 떠난 뒤 A 씨는 한동안 얼굴을 감싸고 눈물을 흘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A 씨는 “너무 감사해서 눈물이 핑 돌았다”고 했다.그는 “카페를 운영하며 마음 씀씀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크게 배운다. 가르침을 주신 어르신께 감사드린다”며 “추운 아침이었지만 하루 종일 마음이 따뜻했다”고 전했다.카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해당 영상은 27일 오전 7시 기준 조회수 약 905만 회를 기록했으며 댓글 6100여 개가 달렸다. 누리꾼들은 “어르신처럼 멋있게 늙고 싶다” “이렇게 따뜻한 분들이 주변에 많으면 좋겠다” “사장님의 예쁜 마음도, 어르신의 배려도 훈훈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이 병원을 이탈한 가운데, 경남 창원에서 호흡곤란 증세를 보인 한 살배기 아기가 3시간 만에 응급실을 찾아 치료받았다.26일 창원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 31분경 창원시 의창구 중동 한 주택에서 ‘아이가 숨을 제대로 못 쉰다’는 119신고가 접수됐다. 아이는 1세 남아로, 구급대 출동 당시 호흡곤란과 입술 청색증 등의 증세를 보였다.소방당국은 삼성창원병원, 창원경상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부산백병원, 해운대백병원 등 근거리 이송이 가능한 부산·경남 지역 5곳의 대형병원에 이송을 요청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이들 병원은 ‘의료진 부족’ 등을 이유로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아기는 3시간여 만에 65㎞가량 떨어진 진주경상대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받았다.창원소방본부 관계자는 “이송 과정에서 상태가 호전돼 아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서울 강남에서 만취 상태로 벤츠 승용차를 몰다 오토바이 배달기사를 치어 숨지게 한 유명 DJ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26일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준동)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후미조치·음주운전 혐의로 20대 여성 안모 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검찰에 따르면 안 씨는 지난 3일 오전 4시 30분경 강남구 논현동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배달기사인 50대 남성 A 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당일 안 씨는 다른 사고를 내고 도주하다가 A 씨를 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그는 중앙선을 침범한 뒤 마주 오던 차량을 들이받아 운전자에게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고는 십여 분 사이에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당시 안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21%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온라인에는 안 씨가 사고 직후 피해자에 대한 구호 조치 없이 반려견만 끌어안고 있었다는 목격담이 올라오기도 했다. 경찰의 초동 조사에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공무집행방해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검찰은 사건을 송치받은 뒤 안 씨 차량 블랙박스와 사고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하고 목격자를 조사하는 등 보완수사를 벌였다.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로부터 라이더와 시민 탄원서 1500장을 양형 자료로 제출받았고, 피해자 유족에게 심리 치료를 지원했다.범행에 사용된 벤츠 차량은 대검찰청의 ‘상습 음주운전 차량 압수 등 음주운전 엄정 대응’ 지시에 따라 몰수할 예정이다. 이 차량은 수사 과정에서 압수된 상태다.검찰은 “음주 교통사고 사망, 도주 사고라는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향후 재판 과정에서 피해 유족과 탄원인들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도록 공소 유지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이 병원을 이탈한 가운데, 대전에서 응급실 ‘전화 뺑뺑이’를 겪던 80대 심정지 환자가 끝내 사망 판정받은 것으로 파악됐다.26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낮 12시경 80대 여성 A 씨가 의식장애를 겪다 쓰러져 심정지 상태로 구급차에 실려 갔다. 전화로 진료 가능한 응급실을 확인했으나 병상 없음, 전문의·의료진 부재, 중환자 진료 불가 등 사유로 병원 7곳에서 수용 불가 통보를 받았다.심정지 53분 만에야 대전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진 A 씨는 도착 10여 분 만에 사망 판정을 받았다.지난 20일 전공의들이 단체 행동에 나선 뒤 이날 오전 6시까지 대전 지역에서 발생한 구급 이송 지연 사례는 총 23건으로 집계됐다.이날 오전 1시경에는 40대 남성이 경련을 일으켜 119에 신고했으나 의료진 파업 등의 이유로 병원 8곳으로부터 수용 불가 통보를 받은 뒤 37분 만에야 한 대학병원에 이송됐다.전날 오전 4시경에는 30대 외국인 여성이 복통 및 하혈 증상으로 응급 진료를 희망했으나 전문의 부재와 기존 진료환자 외 불가 등의 사유로 병원 14곳에서 수용 불가 통보를 받았다. 이후 3시간 만에 대전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부산에서도 현재까지 구급 이송 지연 42건이 발생했다. 이 중 6건은 부산에서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지 못해 타 시도로 이송됐다.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