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용

김기용 부장

동아일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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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기용 부장입니다.

kky@donga.com

취재분야

2025-07-02~2025-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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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링컨 만난 시진핑 “美中 공존방법 찾아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약 35분간 회동했다. 시 주석이 미 국무장관을 만난 것은 2018년 6월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 국무장관의 베이징 방문 후 5년 만이다.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미중 관계가 정상화 계기를 마련했을 뿐 아니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 주석의 연내 대면 정상회담 가능성 또한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관영 중국중앙(CC)TV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블링컨 장관에게 “두 강대국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윈윈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양국이 올바르게 공존할 수 있느냐에 인류의 미래와 운명이 걸려 있다”며 양국 관계의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블링컨 장관이 이날 오전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하루 전 친강(秦剛) 외교부장과 각각 만나 양국 정상이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회담 때 합의했던 사안을 이행하기로 한 것을 두고 “매우 좋은 일”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다만 시 주석은 이날 “미국이 중국을 존중하고 중국의 이익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는 기존 입장 또한 거듭 되풀이했다. 이어 “(두 나라 중) 어느 쪽도 자신의 뜻대로 상대를 만들거나 상대방의 발전 권리를 박탈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블링컨 장관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과 “양국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해야 할 필요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우크라이나 전쟁 중단 등에서 중국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논의했다고 했다. 그러나 블링컨 장관은 “대만해협에 대한 중국의 도발적 행동을 우려하고 있다”고 언급해 대만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이견이 상당함을 드러냈다.상석 앉은 시진핑 “美, 中 존중해야” 블링컨 “中, 책임 다해야” 시진핑, 방중 美국무와 35분 회동시진핑 “양국 공통이익 중시해야”접견마친 블링컨 “북핵 역할 주문”왕이 “대만문제 타협여지 없다” “미국과 중국 양국 간의 공통 이익을 중시해야 한다. 각자의 성공은 서로에게 위협이 아니고 기회다.”(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양국이 책임과 의무를 갖고 양자 관계를 잘 관리하는 게 양국과 나아가 세계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1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난 시 주석과 블링컨 미 장관은 모두 미중 양국의 격렬한 경쟁이 충돌로 비화하는 것은 ‘공통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시 주석은 이를 위해선 미국이 중국의 ‘정당한 발전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블링컨 장관은 사실상 중국 측에 갈등 요인을 만들지 않을 ‘책임과 의무’를 부각시켰다. 블링컨 장관이 미 국무장관으로는 5년 만에 방중해 중국 외교라인의 1·2인자와 시 주석을 잇달아 만나면서 미중 고위급 대화 창구가 사실상 복원됐다. 관계 정상화를 위한 첫발을 뗀 것이다. 그럼에도 이틀간의 연쇄 회동은 미중 대화가 재개돼도 양국의 핵심 현안을 둘러싼 이견과 패권경쟁 구도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 또한 명확히 보여줬다. ● 미중 ‘해빙 무드’ 첫발 뗐지만… 중국 외교부가 공개한 35분간의 면담 내용에 따르면 이날 시 주석의 발언은 대체적으로 우호적이었다. 시 주석은 “현재 국제사회는 미중 관계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미중 사이에서 편드는 것을 꺼리고, 양국의 평화 공존과 우호 협력을 기대한다”고 운을 뗐다. 블링컨 장관 역시 시 주석 면담 후 연 기자회견에서 “미중은 모두 관계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며 보조를 맞췄다. 그는 북한 미사일 발사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과 관련해 중국의 역할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블링컨 장관은 “중국 기업 기술이 러시아로 유출되지 않도록 유의해 달라고 했고, 중국은 러시아에 살상무기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미중이 블링컨 장관의 방중으로 관계 해빙의 첫발을 뗐지만 양국의 핵심 현안을 두고는 여전히 뚜렷한 입장 차를 보였다. 시 주석은 “중국은 미국에 도전하거나 미국의 패권을 대체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도 중국을 존중해야 하며 중국의 정당한 권익을 해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 수출 규제를 비롯해 중국의 첨단산업 발전에 대해 견제에 나선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이에 대해 블링컨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광범위한 경제적 성공은 미국에도 도움이 되지만, 국가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특정 기술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만 문제를 놓고도 이견을 노출했다.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은 앞선 블링컨 장관과의 회동에서 “대만 문제에 대해 중국은 타협하고 양보할 여지가 전혀 없다”면서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대만 독립’에 대해 명확하게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도발적 행위를 벌이는 것에 우려를 표명했다. 시 주석은 이날 두 개의 긴 테이블 한쪽에는 블링컨 장관 일행을, 다른 한쪽에는 왕 주임 등 중국 측 인사들이 각각 앉은 가운데 상석에서 회의를 주재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5년 전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회동 때는 탁자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앉았다. 이에 미국에 당당하게 대응하고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신호를 주려 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美 재무·상무장관 방중 가시화 미중은 이번 연쇄 회동을 통해 고위급 접촉 유지와 기후변화 및 펜타닐, 보건 등 현안 해결을 위한 실무그룹 협의 추진, 인적 교류 확대 등 미중 관계 안정화를 위한 조치에도 일부 합의했다. 이에 따라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의 연쇄 방중 등 경제·산업 분야에서부터 해빙 국면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내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중국의 최우선 과제는 시 주석이 11월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참석해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미중 긴장을 완화하는 것”이라고 전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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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석 앉은 시진핑 “美, 中 존중해야” 블링컨 “中, 책임 다해야”

    “미국과 중국 양국 간의 공통 이익을 중시해야 한다. 각자의 성공은 서로에게 위협이 아니고 기회다.”(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양국이 책임과 의무를 갖고 양자 관계를 잘 관리하는 게 양국과 나아가 세계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블링컨 미 국무장관)1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난 시 주석과 블링컨 미 장관은 모두 미중 양국의 격렬한 경쟁이 충돌로 비화하는 것은 ‘공통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시 주석은 이를 위해선 미국이 중국의 ‘정당한 발전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블링컨 장관은 사실상 중국 측에 갈등 요인을 만들지 않을 ‘책임과 의무’를 부각시켰다. 블링컨 장관이 미 국무장관으로는 5년 만에 방중해 중국 외교라인의 1·2인자와 시 주석을 잇달아 만나면서 미중 고위급 대화 창구가 사실상 복원됐다. 관계 정상화를 위한 첫 발을 뗀 것이다. 그럼에도 이틀간의 연쇄 회동은 미중 대화가 재개돼도 양국의 핵심 현안을 둘러싼 이견과 패권경쟁 구도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 또한 명확히 보여줬다. ● 미중 ‘해빙 무드’ 첫 발 뗐지만…중국 외교부가 공개한 35분간의 면담 내용에 따르면 이날 시 주석의 발언은 대체적으로 우호적이었다. 시 주석은 “현재 국제사회는 미중 관계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미중 사이에서 편드는 것을 꺼리고, 양국의 평화 공존과 우호 협력을 기대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구는 넓기 때문에 양국이 함께 번영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 역시 시 주석 면담 후 연 기자회견에서 “중국과의 경쟁이 갈등으로 치닫지 않아야 한다”며 보조를 맞췄다. 그는 북한 미사일 발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블링컨 장관은 “중국 기업 기술이 러시아로 유출되지 않도록 유의해 달라고 했고, 중국은 러시아에 살상무기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미중이 블링컨 장관의 방중으로 관계 해빙의 첫 발을 뗐지만 양국의 핵심 현안을 두고는 여전히 뚜렷한 입장차를 보였다. 시 주석은 “중국은 미국에 도전하거나 미국의 패권을 대체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도 중국을 존중해야 하며 중국의 정당한 권익을 해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 수출 규제를 비롯해 중국의 첨단산업 발전에 대해 견제에 나선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이에 대해 블링컨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광범위한 경제적 성공은 미국에도 도움이 되지만, 국가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특정기술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만 문제를 놓고도 이견을 노출했다.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은 앞선 블링컨 장관과의 회동에서 “대만 문제에 대해 중국은 타협하고 양보할 여지가 전혀 없다”면서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대만 독립’에 대해 명확하게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이날 두 개의 긴 테이블 한 쪽에는 블링컨 장관 일행을, 다른 한 쪽에는 왕 주임 등 중국 측 인사들이 각각 앉은 가운데 상석에서 회의를 주재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5년 전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회동 때는 탁자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앉았다. 이에 미국에 당당하게 대응하고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신호를 주려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美 재무·상무장관 방중 가시화미중은 이번 연쇄 회동을 통해 고위급 접촉 유지와 기후변화 및 펜타닐, 보건 등 현안 해결을 위한 실무그룹 협의 추진, 인적교류 확대 등 미중관계 안정화를 위한 조치에도 일부 합의했다. 이에 따라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의 연쇄 방중 등 경제·산업분야에서부터 해빙 국면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연내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중국의 최우선 과제는 시 주석이 11월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참석해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미중 긴장을 완화하는 것”이라고 전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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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링컨 만난 시진핑 “美中 공존방법 찾아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약 35분간 회동했다. 시 주석이 미 국무장관을 만난 것은 2018년 6월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 국무장관의 베이징 방문 후 5년 만이다.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미중 관계가 정상화 계기를 마련했을 뿐 아니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 주석의 연내 대면 정상회담 가능성 또한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관영 중국중앙(CC)TV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블링컨 장관에게 “두 강대국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윈윈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양국이 올바르게 공존할 수 있느냐에 인류의 미래와 운명이 걸려 있다”며 양국 관계의 개선 필요성을 촉구했다. 또 블링컨 장관이 이날 오전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하루 전 친강(秦剛) 외교부장과 각각 만나 양국 정상이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회담 때 합의했던 사안을 이행하기로 한 것을 두고 “매우 좋은 일”이라고 높이 평가했다.다만 시 주석은 이날 “미국이 중국을 존중하고 중국의 이익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는 기존 입장 또한 거듭 되풀이했다. 이어 “(두 나라 중) 어느 쪽도 자신의 뜻대로 상대를 만들거나 상대방의 발전 권리를 박탈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블링컨 장관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과 “양국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해야 할 필요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우크라이나 전쟁 중단 등에서 중국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논의했다고 했다. 그러나 블링컨 장관은 “대만해협에 대한 중국의 도발적 행동을 우려하고 있다”고 언급해 대만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이견이 상당함을 드러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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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中, 무력충돌 방지 ‘고위급 채널’ 가동

    미국과 중국이 경제·안보 등 전방위 영역에서 전략경쟁을 첨예하게 벌이는 가운데 양국 외교 수장이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났다. 양측은 지난해 11월 양국 정상 합의대로 양국 갈등을 관리하는 고위급 소통 채널을 열어두는 방향으로 조율에 나섰다. 하지만 대만 문제와 반도체 수출 규제 및 이에 대한 보복 등 양국 현안을 놓고는 팽팽한 긴장을 이어가며 실무 만찬에 앞서 5시간 반 동안 회담을 진행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친강(秦剛)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은 이날 오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회담을 진행했다. 최근 양국 관계 악화를 반영하듯 회담 전 모두발언은 생략됐고 환담도 없었다. 블링컨 장관과 친 부장은 양국 갈등이 무력 충돌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가드레일(안전장치’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16일 “치열한 경쟁이 대립이나 충돌로 비화하지 않으려면 지속적인 외교가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특히 회담장에 배석한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는 회담 개시 약 1시간 반이 흐른 오후 4시경(현지 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회담이 중-미 관계를 양국 대통령이 발리에서 합의한 내용으로 돌아가게 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올렸다.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처음으로 대면 정상회담을 하고 ‘미중 관계 개선을 위한 고위 당국자 소통 강화 방안에 대한 후속 논의를 해 나가자’고 합의한 바 있다. 양측은 또 군사적 충돌 방지를 위해 대만해협 긴장 고조 상황에 대한 상호 마지노선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 장관은 2021년 1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을 방문한 미 최고위급 인사로,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인 2018년 마이크 폼페이오 방문 이후 5년 만이다. 당초 2월 초였던 블링컨 장관 방중 일정이 중국 정찰풍선 사태로 전격 취소된 후 4개월 만이다. 18일 오전 베이징 공항에 이틀 일정으로 도착한 블링컨 장관은 19일 중국 외교의 실질적 수장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중앙 외사판공실 주임)과 회동한다. AP통신은 블링컨 장관이 19일 시 주석을 만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시 주석과 몇 달 안에 만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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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中, 소통 복원-충돌 방지 가드레일 논의… 대만문제엔 큰 간극

    18일 친강(秦剛)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중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 건물 앞에서 맞았다. 친 부장은 지난해 말까지 주미 중국대사로 워싱턴에 있었지만 외교수장에 오른 뒤 블링컨 장관과 대면 회담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친 부장은 영어로 블링컨 장관에게 “오는 길이 어땠느냐”고 간단히 물었다. 이어 두 사람은 복도를 걸으며 회담장인 국빈관 12호각으로 들어갔다. 양국 국기 앞에서 악수한 뒤 바로 긴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통상 회담 전 공개하는 모두발언은 생략됐다. 촬영을 위해 회담장을 잠시 공개한 뒤 취재진도 퇴장시켰다. 미중 갈등이 경제, 안보 등 모든 부문에서 격화된 상황에서 환담이나 외교적 언사는 공개적으로 하지 않겠다는 양측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블링컨 장관이 2018년 이후 미 국무장관으로는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해 미중 고위급 회담에 나서면서 최악을 향해 치닫던 미중 관계가 새로운 분수령을 맞게 될지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양측은 회담에서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합의대로 미중 갈등을 관리하는 고위급 소통 채널을 열어두는 것에 공감대를 모았다. 하지만 실무 만찬에 앞서 5시간 반 동안 진행된 회담에서 대만 문제,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와 이에 대한 중국의 보복 등을 놓고 팽팽하게 대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악 치닫던 미중 갈등 일시 봉합되나블링컨 국무장관과 친 부장은 회담에서 미중 소통 복원과 충돌 방지를 위한 ‘가드레일(안전장치)’ 마련, 기후변화 대응 등 협력 재개 방안 등을 논의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으로 출발하기 전 싱가포르 외교장관과의 회담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치열한 경쟁이 대립이나 갈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외교가 필요하다”면서 “그것이 세계가 미국과 중국 모두에 기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순방은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발리 합의를 지속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미중이) 오해를 피하려면 정부 전반에 걸쳐 고위급에서 정기적인 의사소통 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리스킹(derisking·탈위험)’을 미중 관계의 기조로 내세운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방중에서 가속화되고 있는 신(新)냉전 체제를 관리할 가드레일을 세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경기 둔화의 먹구름이 짙어진 중국은 미국의 첨단기술 봉쇄를 뚫고 시 주석 집권 3기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안정적인 경제 환경 조성이 시급해진 상황이다. 이에 양측이 이날 회담에 이어 19일 중국 외교의 실질적 수장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중앙 외사판공실 주임)과의 연쇄 회동을 통해 경제 교류 재개에 합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이 블링컨 장관의 방중에 동의했다는 것 자체가 경제 회복을 모색하는 상황에서 미중 관계를 무시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최악의 미중 관계 속에 실질적인 외교 재개 자체가 가치 있는 목표”라고 분석했다.● 신(新)냉전 가드레일 구축 불투명다만 미국이 중국에 대한 군사·첨단기술 견제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는 데다 중국이 미국을 향해 대만에 대한 ‘내정 간섭’ 중단과 기술 제재 완화 주장을 이어가면서 미중 전략경쟁의 근본적 구도는 더욱 고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5년 만에 미 국무장관이 중국 땅을 밟으며 성사된 미중 외교 담판에서도 양측이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등을 두고는 큰 간극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블링컨 장관은 앞서 전날 기자회견에서 방중 목표에 대해 “미국의 이익과 가치, 그리고 미국이 전 세계의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공유하는 이익을 증진시키는 것”이라며 “여기엔 다양한 현안에 대한 직접적이고 솔직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반면 친 부장은 14일 블링컨 장관과의 통화에서 “미국이 중국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고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멈추며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중국의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에 해를 끼치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대만 문제 등 안보 현안, 반도체 등 첨단기술 제재를 두고는 양보 없는 설전을 예고한 것이다. 이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미중 군사 분야 소통 재개 등 무력 충돌을 막기 위한 ‘신냉전 가드레일’ 구축은 아직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CNN은 “이번 방중의 주요 목표는 워싱턴과 베이징 사이의 소통 채널, 특히 군사 대 군사 직접 소통을 재건하는 것”이라고 전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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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공안, 손준호 구속수사 나선듯… 구류 끝나도 못 풀려나 재판 전망

    중국 공안에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 혐의로 체포된 한국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이자 중국프로축구 산둥 타이산(泰山) 소속 손준호(31·사진)가 형사 구류 기간(37일)이 넘도록 풀려나지 못해 정식 구속 수사를 받게 된 것으로 보인다. 구속 상태에서 기소 및 재판 개시까지 빠르면 2개월, 늦어지면 몇 개월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12일 중국 상하이 공항에서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출국하려다 체포돼 랴오닝성 차오양(朝陽)시에서 구금돼 조사를 받아온 손 선수의 형사 구류 기간은 17일 끝났다. 한 소식통은 “이날(17일)까지 석방되지 않은 것은 구속 수사로 전환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비국가공작인원 수뢰란 중국의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이나 민간인이 자신의 직무상 지위를 이용해 뇌물을 받은 것을 뜻한다. 앞서 중국 매체들은 손 선수가 하오웨이(郝偉) 전 산둥 타이산 감독이 연루된 승부 조작 사건 관련 조사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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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악 치닫던 美中갈등, 일시 봉합되나? 대만-반도체 제재엔 간극

    18일 친강(秦剛)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중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베이징 댜오위타이징(釣魚臺) 국빈관 건물 앞에서 맞았다. 친 부장은 지난해 말까지 주미 중국대사로 워싱턴에 있었지만 외교수장에 오른 뒤 블링컨 장관과 대면 회담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친 부장은 영어로 블링컨 장관에게 “오는 길이 어땠느냐”고 간단히 물었다. 이어 두 사람은 복도를 걸으며 회담장인 국빈관 12호각으로 들어갔다. 양국 국기 앞에서 악수한 뒤 바로 긴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통상 회담 전 공개하는 모두 발언은 생략됐다. 촬영을 위해 회담장을 잠시 공개한 뒤 취재진도 퇴장시켰다. 미중 갈등이 경제, 안보 등 모든 부문에서 격화된 상황에서 환담이나 외교적 언사는 공개적으로 하지 않겠다는 양측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블링컨 장관이 이날 2018년 이후 미 국무장관으로는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해 미중 고위급 회담에 나서면서 최악을 향해 치닫던 미중 관계가 새로운 분수령을 맞게 될 것인지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합의대로 미중 갈등을 관리하는 고위급 소통 채널을 열어두는 방향에 공감대를 모았지만 대만 문제,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와 이에 대한 중국의 보복 등을 놓고 팽팽한 긴장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 최악 치닫던 미중 갈등 일시봉합되나 블링컨 국무장관과 친 부장은 회담에서 미중 소통 복원과 충돌 방지를 위한 ‘가드레일(안전장치)’, 기후변화 대응 등 협력 재개 방안 등을 논의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으로 출발하기 전 싱가포르 외무장관과의 회담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치열한 경쟁은 경쟁이 대립이나 갈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지속적인 외교가 필요하다. 그리고 다시 한번, 그것이 세계가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기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순방은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발리 합의를 지속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미중이) 오해를 피하려면 정부 전반에 걸쳐 고위급에서 정기적인 의사소통 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디리스킹(derisking·탈위험)’을 미중 관계의 기조로 내세운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방중에서 가속화되고 있는 신(新)냉전 체제를 관리할 가드레일을 세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경기둔화의 먹구름이 짙어진 중국은 미국의 첨단기술 봉쇄를 뚫고 시 주석 집권 3기 성과를 낼 수 있는 안정적인 경제 환경 조성이 시급해진 상황이다. 이에 양측이 이날 회담에 이어 19일 중국 외교의 실질적 수장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중앙 외사판공실 주임)과의 연쇄 회동을 통해 경제 교류 재개에 합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이 블링컨 장관의 방중에 동의했다는 것 자체가 경제 회복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중 관계를 무시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최악의 미중 관계 속에 실질적인 외교 재개 자체가 가치 있는 목표”라고 분석했다.● 대만·반도체 제재 두고 격돌…가드레일 구축 불투명 다만 미국이 중국에 대한 군사·첨단기술 견제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는데다 중국은 미국을 향해 대만에 대한 ‘내정 간섭’ 중단과 기술 제재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이어가면서 미중 전략경쟁의 근본적 구도는 더욱 고착화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블링컨 장관의 방중으로 성사된 양국 외교 담판에도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등을 두고는 큰 간극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방중 목표에 대해 “미국의 이익과 가치, 그리고 미국이 전 세계의 동맹국과 파트너들과 공유하는 이익을 증진시키는 것”이라며 “여기엔 다양한 현안에 대한 직접적이고 솔직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반면 친 부장이 14일 블링컨 장관과의 통화에서 “미국이 중국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고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멈추며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중국의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에 해를 끼치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대만 문제 등 안보 현안, 반도체 등 첨단기술 제재를 두고는 양보 없는 설전을 예고한 것이다. 이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미중 군사 분야 소통 재개 등 미중 충돌을 막기 위한 ‘신냉전 가드레일’ 구축은 아직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CNN은 “이번 방중의 주요 목표는 워싱턴과 베이징 사이의 소통 채널, 특히 군사 대 군사 직접 소통을 재건하는 것”이라고 전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3-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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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체포’ 축구 국대 손준호 구속수사 전환…재판까지 수개월 전망

    중국 공안에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 혐의로 체포된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이자 중국 프로축구 산둥 타이산(泰山) 소속 손준호(31)가 형사 구류 기간(37일)을 넘도록 풀려나지 못해 정식 구속 수사를 받게 된 것으로 보인다. 구속 상태에서 기소 및 재판 개시까지 빠르면 2개월, 늦어지면 몇 개월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12일 중국 상하이 공항에서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출국하려다 체포돼 랴오닝성 차오양(朝陽)시에서 구금돼 조사를 받아온 손 선수의 형사 구류 기간은 17일 끝났다. 한 소식통은 “이날(17일)까지 석방되지 않은 것은 구속 수사로 전환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비국가공작인원 수뢰란 중국의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이나 민간인이 자신의 직무상 지위를 이용해 뇌물을 받은 것을 뜻한다. 앞서 중국 매체들은 손 선수가 하오웨이(郝偉) 전 산둥 타이산 감독이 연루된 승부 조작 사건 관련 조사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구속 수사는 기소까지 통상 2개월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안이 중대하면 구속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 중국에서 성범죄 혐의로 2021년 8월 구속된 한국 아이돌 그룹 엑소의 전 멤버 크리스는 구속 약 10개월 만인 지난해 6월 첫 재판을 받았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3-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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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방중단 “中, 한중관계 악화 美탓이라 해”, 與 “中이 비용 댄 뇌물외유… 형사처벌 감”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 한마디에 모든 외교적 교류가 끊겨서는 안 된다.”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박정, 김철민, 유동수, 민병덕, 김병주, 신현영 의원은 15일 싱 대사의 외교 발언 논란 속 중국 방문을 강행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도 싱 대사의 발언이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문화 교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18일까지 이어지는 일정 중 국제적으로 중국의 인권 탄압 문제가 제기되는 티베트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중국 정부의 티베트 정책을 미화하는 홍보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도 의원은 “당에서도 상황이 이런데 꼭 지금 가야 하느냐는 우려를 표명했다”면서도 “티베트 관광문화 국제 박람회가 16∼18일 열려서 그것 때문이지 싱 대사 (논란과) 관련해서 (중국에) 가거나 그런 건 아니다”라고 했다. 앞서 12일부터 중국을 방문 중인 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소속 김태년, 홍익표, 고용진, 홍기원, 홍성국 의원은 이날 베이징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중국 측은 한중 관계 악화 원인을 제3자에 의해 한국의 중국 정책이 영향을 받은 탓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홍익표 의원은 “일부 중국 측 인사들은 미국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외교부 출신인 홍기원 의원은 “(중국 측이) 한국에서 중국의 인권 문제 등을 언급하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의원들의 잇따른 방중에 대해 “나라 팔아먹는 짓”이라며 맹폭했다. 특히 중국 측이 방중 비용을 댄 것을 두고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몰아붙였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비용을 중국이 댄다고 하는데 이건 뇌물 외유”라며 “외교 참사를 넘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굳이 민감한 시기에 한국 의원들이 중국 정부 비용으로 방중하는 게 옳은 선택인가”라고 지적했다. ‘비용 논란’과 관련해 도 의원 등 민주당 의원 7명은 이날 중국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에 도착해 만난 취재진에게 “일국 정부에서 초청하는 행사는 그 나라에서 (피초청자에 대한) 항공료 등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고 한국도 그렇게 한다”고 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23-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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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中샤오미 자금 5700억 압류 ‘역대 최대’…불법 송금 혐의

    인도 당국이 중국 기업 샤오미(小米)에 대해 불법 송금 혐의로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을 압류했다. 최근 상대 국가 특파원을 맞추방 하는 등 확산하고 있는 양국 갈등이 경제 분야로도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중국 경제 매체 디이차이징 등에 따르면 인도 당국은 최근 스마트폰과 첨단 가전제품 등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 샤오미에 대해 48억 위안(약 5700억 원)의 자금을 압류했다. 샤오미가 받는 혐의는 불법 송금이다. 샤오미는 해외에 있는 지점이나 관련 회사들에 자금을 불법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당국은 샤오미가 추가로 자금을 빼내지 못하도록 압류했다. 디이차이징은 “인도 당국이 샤오미로부터 압류한 자금은 인도 역사상 가장 큰 금액”이라고 전했다. 인도 당국은 해당 압류 자금의 처리 결과에 대해서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중국 매체들은 이 자금이 모두 인도 정부에 몰수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인도 당국의 이번 조치는 다소 과하다는 측면에서 단순한 법적 조치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3년 사이 중국과 인도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된 측면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9일 인도는 중국 신화통신과 중국중앙(CC)TV 소속 기자 2명에 대한 비자 갱신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중국 역시 인도 기자 4명 중 최소 3명의 비자 갱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인도가 자국 기자에 대해 부당하고 차별적인 대우를 했기 때문에 인도 기자들의 비자를 연장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인도 측에서는 중국이 먼저 자국 기자들의 비자를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국 간 악감정은 2020년 6월 중순 전략적으로 중요한 히말라야 국경지대 갈완 계곡에서 중국과 인도 국경수비대가 충돌해 인도군 20명이 사망하면서다. 중국은 당시 충돌로 4명 사망했다. 이후 인도는 미국 주도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에 가입하는 중국을 압박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쿼드를 중국의 경제 및 군사력을 억제하려는 기구로 보고 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3-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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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尹 “싱하이밍, 조선 농단한 위안스카이 떠올리게 해”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나 ‘내정간섭’ 논란을 일으킨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에 대해 “(조선) 국정을 농단한 (청나라) 위안스카이를 떠올린다는 사람들이 많다”며 “부적절한 처신에 국민이 불쾌해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13일 정부와 대통령실 관계자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비공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싱 대사의 태도를 보면 외교관으로서 상호 존중이나 우호 증진의 태도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싱 대사의 언사가) 20대 초반인 1880년대 국정을 농단한 위안스카이를 떠올리게 한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23세 때인 1882년 임오군란 진압 명목으로 조선에 온 위안스카이가 1885년 조선 주재 교섭·통상 대표를 맡아 조선의 내정과 외교에 간섭한 일까지 이례적으로 거론한 것. 윤 대통령은 또 “중국대사라 하니 2인자라도 되는 줄 알고 못 만나서 안달 난 부분이 있는데 예의 주시하고 경계해야 한다”며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했다. 이어 “(한중 간) 정책에서도 ‘상호주의’에 위배되는 것이 있다면 철저하게 제도를 바꿔 나가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중국 측이 이 문제를 숙고해 보고 우리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싱 대사 교체나 경고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적절한 조치’ 관련 질문에 “한국 측의 관련 입장 표명과 함께 일부 매체가 싱 대사 개인을 겨냥해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심지어 인신공격성 보도를 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나타냈다.대통령실 “中의 적절한 조치 기다려” 싱하이밍 대사 교체 요구 尹, 국무회의서 “中대사 부적절 처신”尹 “中대사 못만나 안달… 경계해야”관저 찾아가 만찬 이재명 우회비판… 정부, 외교 기피인물 지정은 검토 안해백악관 “베팅 발언, 中의 압박전술”윤석열 대통령이 13일 국무회의에서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를 겨냥해 “1880년대 20대 초반에 국정을 농단한 위안스카이를 떠올린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직격한 것은 싱 대사가 주한 중국대사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뜻을 강하게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과 여권 핵심 인사들이 비공개를 전제로 싱 대사를 조선 말기 내정에 간섭했던 청나라의 위안스카이에 비유하곤 했지만 윤 대통령이 이 같은 세간의 평가를 회의석상에서 직접 소개한 것은 무게감이 다르다. 대통령실은 싱 대사에 대해 “중국이 적절한 조치를 취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싱 대사 교체 등의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정부는 싱 대사의 ‘외교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 지정은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尹 “2인자라도 되는 줄 알고 못 만나서 안달”윤 대통령은 또 “중국대사라 하니 2인자라도 되는 줄 알고 못 만나서 안달이 난 부분이 있는데 예의주시하고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언급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패권 경쟁 구도 속에 한국의 여러 정치인과 기업인들이 싱 대사와 만남을 갖고, 싱 대사의 민원 등을 청취해 온 상황이 여권에 널리 알려졌는데, 윤 대통령이 사실상 경고 메시지를 날린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 관저로 직접 찾아가 성사된 만찬에서 싱 대사가 공개 발언으로 한국 정부를 정면 비판한 점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은 이 대표를 비판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국무회의에서 “정책에서도 한중 간 상호주의에 위배되는 것이 있다면 철저하게 제도를 바꿔 나가자”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주권자의 지방선거 투표권, 건강보험 적용 등 한국 거주 중국인에게는 허용되는데 중국 거주 한국인은 누리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최근 정부 고위 관계자들에게 대중 정책에 대해 ‘상호주의’와 ‘상호존중’을 강조했다고 한다. 1992년 수교 후 이어진 한중 관계를 심화시키되 ‘국익과 원칙에 입각한 당당한 외교 기조’라는 원칙이 훼손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 정부 고위 관계자는 “우리 주권과 권익에 대해 국익과 원칙에 기반해 일관되고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중국, 적절한 조치 기다린다”이 같은 기류 속에 대통령실은 브리핑에서 싱 대사의 발언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중 무역 관계를 설명한 (싱 대사의) 논리 자체가, 사실관계가 맞지 않는다”며 싱 대사를 비판했다. 싱 대사가 한국의 대중 무역 적자에 대해 “탈중국화 추진을 시도한 것이 중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한 데 대한 반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중국의 부품 자급률이 높아지는 등 복합 요인이 작용해 2018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향 추세를 보여 왔다”며 “무엇보다 한국이 탈중국을 선언한 적도 없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한국이) 미국이 승리할 것이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고 베팅하고 있다”는 싱 대사의 발언도 비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헌법정신에 기초해 자유민주주의 동맹국과 협력하며 동시에 중국과 상호 호혜 입장을 밝혀 왔는데, 마치 그런 정책이 편향적이고 특정국을 배제하는 듯한 곡해된 발언을 했다”고도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싱 대사가 주재국 대사로 역할 하기 어렵게 된 만큼 명확한 중국 측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국에 온 외교관으로서 아무리 문제점이 느껴진다고 해도 그것을 비공개로 풀어 나가고 국민 앞에선 빈협약을 지켜서 우호적인 관계를 만들어 가야 하는데 그런 취지에 어긋났다”고 덧붙였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도 중국에 대해 “주권 국가에 대한 압박 전술”이라고 비판하며 중국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싱 대사의 발언에 대해 “명백히 압박 전술(pressure tactic)의 일종으로 보인다”며 “한국은 중요하거나 적절하다고 여기는 외교정책 결정과 관련해 스스로 결정을 내릴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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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한국 반성해야” 주중대사 초치 맞불… 韓대사관 “中 비상식적 언행 엄중항의”

    중국 외교부가 정재호 주중 대사를 불러 한국 외교부의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 초치(招致)에 대해 항의했다. 싱 대사가 “(한국이) 미국에 베팅한 것은 잘못”이라는 등 ‘내정간섭’ 수준의 발언을 쏟아낸 것에 우리 정부가 경고하자 ‘맞불’을 놓은 것이다. 주한 중국대사와 제1야당 대표 간 회동이 한중 정부 간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11일 “눙룽(農融) 외교부 부장조리가 10일 정 대사와의 웨젠(約見·회동을 약속하고 만남)을 통해 한국 측이 싱 대사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 교류에 부당한 반응을 보인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불만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눙 부장조리는 정 대사에게 “싱 대사가 한국 각계 인사들과 접촉하고 교류하는 것은 그의 업무”라며 “그 목적은 이해를 증진하고 협력을 촉진하며 한중 관계의 발전을 수호하고 추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 측이 현재 한중 관계의 문제점이 어디에 있는지 깊이 반성하고 진지하게 대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강제 소환을 의미하는 ‘자오젠’(召見·불러서 만남)이라는 표현 대신 약속하고 만남을 뜻하는 ‘웨젠’이란 표현을 사용해 항의 수위를 조절한 듯한 모습도 보였다. 다만 아시아 역내 양자 관계를 담당하는 쑨웨이둥(孫衛東) 부부장(차관)이 아닌 아시아 다자 관계를 담당하는 눙 부장조리(차관보)를 내세워 한국을 대하는 격을 낮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중 한국대사관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 대사가 중국 측 요청으로 눙 부장조리와 면담한 사실을 전하며 “싱 대사가 한국 야당 대표와의 회동을 계기로 외교 관례에 어긋나는 비상식적이고 도발적이며 사실과 다른 언행을 한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엄중한 항의를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정 대사는 중국 농업농촌부의 초청으로 닝샤후이족 자치구를 방문했다가 10일 베이징에 복귀하자마자 바로 중국 외교부로 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은 싱 대사의 발언이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산하 소셜미디어 매체인 ‘뉴탄친(牛彈琴)’은 “현재 중국이 진다는 데 베팅한 사람은 이후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며 “한국아, 많은 일에 대해 서너 차례 생각한 뒤 행동해야 한다. 때가 돼서 또 후회하지 말라”고 강조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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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싱하이밍 대사 초치에 정재호 주중대사 불러 항의 ‘맞불’

    중국 외교부가 정재호 주중 대사를 불러 한국 외교부의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招致)에 대해 항의했다. 싱 대사가 “(한국이) 미국에 베팅한 것은 잘못”이라는 등 ‘내정간섭’ 수준의 발언을 쏟아낸 것에 우리 정부가 경고하자 ‘맞불’을 놓은 것이다. 주한 중국대사와 제1야당 대표 간 회동이 한중 정부 간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11일 “눙룽(農融) 외교부 부장조리가 10일 정 대사와의 웨젠(約見·회동을 약속하고 만남)을 통해 한국 측이 싱 대사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 교류에 부당한 반응을 보인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불만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눙 부장조리는 정 대사에게 “싱 대사가 한국 각계 인사들과 접촉하고 교류하는 것은 그의 업무”라며 “그 목적은 이해를 증진하고 협력을 촉진하며 한중 관계의 발전을 수호하고 추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 측이 현재 한중 관계의 문제점이 어디에 있는지 깊이 반성하고 진지하게 대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강제 소환을 의미하는 ‘자오젠’(召見·불러서 만남)이라는 표현 대신 약속하고 만남을 뜻하는 ‘웨젠’이란 표현을 사용해 항의 수위를 조절한 듯한 모습도 보였다. 다만 아시아 역내 양자 관계를 담당하는 쑨웨이둥(孫衛東) 부부장(차관)이 아닌 아시아 다자 관계를 담당하는 눙 부장조리(차관보)를 내세워 한국을 대하는 격을 낮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중 한국대사관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 대사가 중국 측 요청으로 눙 부장조리와 면담한 사실을 전하며 “싱 대사가 한국 야당 대표와의 회동을 계기로 외교 관례에 어긋나는 비상식적이고 도발적이며 사실과 다른 언행을 한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엄중한 항의를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정 대사는 중국 농업농촌부의 초청으로 닝샤 회족자치구를 방문했다가 10일 베이징에 복귀하자마자 바로 중국 외교부로 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은 싱 대사의 발언을 두둔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산하 소셜미디어 매체인 ‘뉴탄친(牛彈琴)’은 “현재 중국이 진다는 데 베팅한 사람은 이후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며 “한국아, 많은 일에 대해 서너 차례 생각한 뒤 행동해야 한다. 때가 돼서 또 후회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주한 중국대사관도 언론인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싱 대사의 발언이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상대국을 겁박하는 발언으로 한국인의 대중(對中) 혐오를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에 10일 팡쿤 주한 중국대사관 부대사는 “베팅이나 후회라는 말은 일반적이고 원론적인 말이지 한국을 특별하게 겨냥해서 한 말이 아니다. 왜 한국 정부 공격으로 규정하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며 “애당초 대한민국을 무시하며 경거망동한 것은 싱 대사였다. 중국이야말로 양국의 발전을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숙고하라“고 비판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신나리기자 journari@donga.com}

    • 2023-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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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교부, ‘美베팅 잘못’ 발언 中대사 초치 “내정간섭”

    외교부가 9일 싱하이밍(邢海明·사진)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招致·주재국 정부가 외교사절을 불러들여 항의성 입장을 전달)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전날(8일) 싱 대사는 자신의 관저를 찾아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회동에서 “미국에 베팅한 것은 잘못”이라는 등 논란성 발언을 쏟아냈다. 외교부는 이런 싱 대사의 발언을 겨냥해 “비상식적이고 도발적인 언행에 대해 엄중 경고한다”며 “내정간섭에 해당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주한대사와 제1야당 대표 간 회동이 한중 당국 간 갈등으로 격화되고 있는 것.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오전 외교부 청사로 싱 대사를 비공개로 불러 “주한대사가 다수의 언론매체 앞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 묵과할 수 없는 표현으로 우리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며 “외교사절의 우호 관계 증진 임무를 규정한 비엔나협약과 외교 관례에 어긋날 뿐 아니라 우리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내정간섭”이라고 지적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도 싱 대사의 발언을 두고 이날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조태용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당당한 외교를 통해 건강한 한중 관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는 그동안 중국에 저자세로 나가지 않는 ‘당당한 외교’를 공언해온 만큼, 하루 전 싱 대사의 발언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은 표현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도 이날 “싱 대사가 준비한 원고를 꺼내 들어 작심한 듯 한국 정부를 비판하는데 이 대표는 짝짜꿍하고 백댄서를 자처했다”며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전날 회동을 두고 민주당 내에서도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왔지만 이 대표는 이날 “(싱 대사와) 경제 문제나 안보 문제나 할 이야기는 충분히 했다”고 말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한국 정부, 정당 및 각계각층의 사람들과 폭넓은 관계를 맺고, 양국 관계 및 상호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중국의 입장과 우려를 공유하는 것이 싱 대사의 임무 중 하나”라며 “현재 한중 관계의 어려움과 도전은 중국에 의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박진 “싱하이밍 ‘베팅’ 발언 도넘어”… 조태용 “상호존중이 기본” [美-中 갈등]당정대, 모두 나서 中대사 비판朴 “대사 역할, 우호 증진하는 것”외교부 “외교사절 본분 지켜야”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8일 만나 쏟아낸 발언들의 파장이 증폭되고 있다. 정부는 9일 싱 대사를 초치해 이례적으로 높은 수위로 유감을 표명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대통령실도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여당은 싱 대사는 물론 이 대표까지 싸잡아 겨냥해 집중포화를 쏟아냈다. 이런 정부의 대응은 이 대표가 싱 대사에게 한국 정부를 일방적으로 비난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준 가운데 싱 대사가 15분가량 공개 발언을 통해 ‘도 넘은’ 표현으로 우리 정부를 성토했기에 당연한 반응이란 평가가 나온다. 동시에 중국이 미중 갈등 속 최근 한미일 3국 협력 강화를 불편하게 보는 만큼, 한중 간 이런 갈등 양상은 예견된 수순이란 분석도 있다. ● 박진, 싱 대사 발언 겨냥해 “도를 넘어”장호진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오전 싱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비공개 초치했다. 정부 관계자는 “초치를 공개하지 않은 건 싱 대사를 나름 배려하는 조치”라면서도 “싱 대사가 어떤 돌발 발언을 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작용했다”고 전했다. 장 차관은 이날 “싱 대사의 이번 언행은 상호존중에 입각해 한중 관계를 중시하고 발전시켜 나가려는 양국 정부와 국민들의 바람에 심각하게 배치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한중 우호의 정신에 역행하고, 양국 간 오해와 불신을 조장하는 무책임한 것임을 단호하고 분명하게 지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싱 대사에게 “이번 언행 관련해 외교사절의 본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처신해야 할 것, 모든 결과는 본인 책임이 될 것임을 분명히 경고했다”고도 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도 이날 오후 싱 대사 발언에 대한 평가를 요구하는 기자들에게 “외교 관례라는 게 있다”면서 “대사의 역할은 우호를 증진하는 것이지 오해를 확산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싱 대사의 발언이 “도를 넘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조태용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국책연구기관 공동학술회의 기조연설에서 “국가 간 관계는 상호존중이 기본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싱 대사의 전날 발언이 상호존중에 기반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실장은 “윤석열 정부는 국익을 중심에 두고 원칙과 상호주의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를 지향한다”며 “중국과의 관계도 다를 바가 없다”고도 했다. ● 與 “이재명, 中대사 백댄서 자처”싱 대사의 발언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도 격화됐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싱 대사는 한중 간의 관계 악화 책임을 대한민국에 떠넘기는 발언을 하고 (한국 정부에) 노골적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며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또 이 대표를 향해선 “짝짜꿍하고 (싱 대사의) 백댄서를 자처했다”며 “항의하긴커녕 교지(敎旨)를 받들듯 15분 동안 고분고분 듣고만 있었다”고 성토했다. 앞서 싱 대표의 만찬 초대를 받았던 김 대표는 초청을 거절했다. 이 대표는 논란이 증폭되자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날 만찬 자리에서) 경제·안보 문제나 할 이야기는 충분히 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에선 이날 싱 대사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도 나왔다. 홍익표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싱 대사가 훈계적으로 이야기할 만한 인품을 가진 분이 아니다”라며 “윤석열 정부 들어 노골적으로 한미 동맹 중심으로 나가고 있기 때문에 중국 측 불편함을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선 “만찬 기획 자체가 부적절했다”, “이 대표가 중국에 굴욕적인 한 방을 맞고 돌아온 것”이라는 등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앞서 2월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싱 대사의 관저 만찬 제안을 받았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다만 한 장관은 이를 고사했다고 한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한일 관계 개선 등 외교관계 변수가 복잡하게 맞물려 있던 만큼 신중하게 행동하는 게 옳다고 봐서 고심 끝에 정중히 거절했던 것”이라고 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23-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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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역대 최악 20%대 실업률… 공산당에 등 돌리는 청년들 [글로벌 포커스]

    지난달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4월 실업률 통계는 중국공산당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16∼24세 실업률이 20.4%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16.7%였던 청년실업률은 올 1월 17.3%, 2월 18.1%, 3월 19.6%까지 오르다 4월 20%를 넘어선 것이다. 청년 5명 중 1명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청년실업률은 전체 실업률(5.2%)의 4배에 육박한다. 특히 7, 8월 사상 최다인 대졸자 1158만 명이 취업 시장에 뛰어들면 청년실업률은 더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CNN방송은 “자체 추산한 결과 올 3월 중국 청년실업자는 1100만 명 이상”이라고 전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 세대의 불만 표출이 쏟아질 것을 두려워하는 중국공산당은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11월 ‘공산당 퇴진, 시진핑 퇴진’ 구호가 등장한 대학생 ‘백지 시위’도 단순히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반대라기보다 경제 상황에 대한 불만이 반영됐다는 시각이 많다.● 공산당 최대 지지층 링링허우의 ‘반기’ 중국공산당에 대한 청년 반감은 중국에서 매우 낯선 현상이다. 2000년대 이후 출생자를 뜻하는 ‘링링허우(零零後)’는 중국공산당 핵심 지지층이었다. 10대 후반∼20대 초반인 링링허우는 민족주의와 애국주의로 철저히 무장돼 있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로 가슴 철렁한 중국공산당이 재발 방지를 위해 국가주의 교육을 강화한 세대다. 당시 중국공산당은 중국이 당한 수모의 역사를 교육해 민족주의 씨앗을 뿌렸다. 민족주의가 응집되면서 자연스럽게 애국주의로 굳어졌고 이는 공산당 지지로 이어졌다. 여기에 개혁개방 경제적 성과까지 더해졌다. 링링허우는 물론이고 1990년대 이후 태어난 30대 ‘주링허우(九零後)’까지 학창 시절 경제 성장 혜택을 고스란히 받았다. 교사들은 “공산당 덕택에 중국이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됐다”고 가르쳤다. 이런 심리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잘 파고들었다. 시 주석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중화민족 위대한 부흥’ ‘중국몽(中國夢)’ 같은 말은 주링허우 링링허우의 피 끓는 가슴을 겨냥했다. 하지만 경제적 위기가 닥치자 믿었던 청년들이 공산당에 등을 돌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임대근 한국외국어대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교수(중국 전공)는 “링링허우 세대는 중국이 개혁개방을 완수한 이후 자유로운 어린 시절을 보냈고 대부분 형제자매 없이 부모와 조부모, 외조부모 등 6명의 관리를 받으며 유복하게 자랐을 확률이 높다”며 “하지만 이들이 성인이 돼서 사회에 진출할 때가 되자 어렸을 때와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 것”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절망과 자조가 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최근 중국 청년들 사이에서는 ‘쿵이지(孔乙己) 문학’이 유행하고 있다. 청년들이 소셜미디어에 스스로를 ‘쿵이지’라고 부르면서 삶을 자조하는 글을 올린다. 쿵이지는 중국 근현대 작가 루쉰(魯迅)의 단편소설 ‘쿵이지’의 주인공이다. 청나라 말기 지식인 쿵이지는 과거시험에 연연하다 밥벌이조차 못 한다. 생계를 위해 도둑질까지 하면서도 선비 신분을 상징하는 낡은 장삼을 끝내 벗지 않았다. 고학력 대학 졸업장 굴레를 벗어 던지지 못하고 저임금 일자리를 거들떠보지 않는 스스로를 쿵이지에 빗대 자조하는 것이다. 한 청년은 소셜미디어에 “학벌은 성공을 위한 디딤돌이라는데 나는 거기서 내려올 수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결국엔 장삼을 벗지 못한 쿵이지와 다름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토로했다. 다른 청년은 “람보르기니를 운전하는 그대여, 열심히 살라고 내게 조언하지 마. 나는 밝고 명랑한 쿵이지, 힘없고 가난해 아등바등 살지”라는 노래 ‘밝고 명랑한 쿵이지’ 노랫말을 올렸다. 이 노래는 중국판 동영상 플랫폼 ‘비리비리’에 올라와 조회 수 400만 회를 넘겼지만 바로 삭제됐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열심히 공부한 끝에 쿵이지 신세가 됐다”는 한탄이 줄을 잇는다. “공부하지 않았다면 나사를 조이는 노동의 기쁨을 알고 만족했을 텐데” “윗세대가 ‘대학에 못 갔다’ 했을 때 우린 비웃지 않았다. 그런데 그들은 ‘대학까지 나왔는데 출세를 못 했느냐’며 우리를 조롱한다” 같은 글이 이어진다.● 탕핑 → 바이란 → 쿵이지 쿵이지 문학이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은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최악의 실업난을 맞닥뜨린 청년들의 삶을 대하는 태도 변화와 흐름이 반영됐다. 2020년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자 중국 청년 사이에서는 ‘탕핑(躺平)’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탕핑은 ‘똑바로 드러누워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몸과 마음이 지쳐 아예 더는 노력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뜻한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꿈을 실현하려 애쓰는 대신 최소한의 생활만 영위하겠다는 것이다. 탕핑이 중국공산당 체제에 대한 소극적 저항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중국 당국은 탕핑이 청년층의 무기력함을 부추기는 말이라며 금지어로 지정했다. 탕핑보다 더 심각한 현상이 ‘바이란(擺爛)’이다. 바이란은 상황 악화로 자포자기하는 태도다. 원래 중국 농구 경기에서 크게 지고 있는 팀이나 선수들이 따라가려는 노력을 포기하는 것을 뜻했다. 바이란은 지난해부터 유행이었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에서 탕핑은 옛말이 됐고 그보다 더 나쁜 상황을 뜻하는 바이란이 새롭게 뜨고 있다”면서 “달성할 수 없는 사회적 기대와의 싸움에서 무력함을 느낀 많은 낙담한 젊은이들 사이에서 특히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청년들은 불가능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에너지를 쏟느니 더 높은 곳을 향한 노력이나 성취도 본질적으로 포기하는 바이란을 결심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훙수에서 바이란을 검색하면 게시물 약 230만 건이 조회된다. 비리비리에서도 바이란 관련 영상이 적지 않다. SCMP는 “중립적 표현인 탕핑은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것 말고는 하지 않겠다고 선택한 것으로 무해하다”며 “그러나 완전히 포기하면서 악화하는 상황조차 받아들이겠다는 바이란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수 있는 부정적 의미를 내포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태어난 주링허우 링링허우 세대는 대학 입학할 무렵 탕핑을 택했고 학교를 다니면서 바이란을 선언했으며 졸업을 앞두고 사회에 나아갈 시기에는 쿵이지에 빗댈 수밖에 없는 암울한 상황에 직면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중국공산당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져 중국공산당 최대 파벌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단원 감소로 나타났다. 공청단 중앙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공청단원은 7358만 명으로 전년보다 13만2000명 줄었다. 공청단 핵심인 학생단원이 8.3% 급감했다. 기업 및 지역사회 단원은 증가했지만 유독 학생 단원만 감소한 것이다.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통제에 따른 경제 침체와 실직, 취업난 그리고 방역 완화 이후에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경제 상황에 실망한 젊은층이 공산당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언 발에 오줌 누기’식 대책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중국공산당과 정부는 연일 청년 일자리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졸업한 지 2년 미만 미취업 대졸자를 1년 이상 고용하면 고용 보조금을 1회성으로 지원한다. 많은 인력을 고용하는 기업에는 우대 대출금리를 제공한다. 중국 정부 영향력이 미치는 국유기업에는 대졸 신규 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밑돌게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창업을 원하는 대학 졸업생들에게 창업 지원 대출과 이자 할인 혜택도 제공할 예정이다. 청년 취업률 제고를 위한 ‘100일 질주’를 추진하는 중국 교육부는 청년들에게 블루칼라 직종을 택하거나 농촌으로 이주할 것을 촉구한다. 시 주석은 지난달 5·4 청년절을 맞아 중국 농업대 학생 대표에게 편지를 보내 “학생들이 농촌으로 가서 일을 하며 민생을 이해하고 학문을 연마한다니 내 마음이 매우 기쁘다”면서 “새로운 시대 중국 청년은 이런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시 주석 지시에 따라 남부 광둥성은 2025년 말까지 대졸자 30만 명을 농촌으로 보내 자원봉사자 등으로 일하게 할 방침이다. 또 중국 정부는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금지한 노점상을 다시 허용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청년 일자리도 늘리고 내수도 진작한다는 구상이다. 남부 최대 도시 선전은 9월부터 지정된 구역에 노점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경제 수도’ 상하이도 특정 시간 지정된 구역에서 노점상 영업을 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점상 규제 완화 카드 역시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15일 CNN은 “중국 지방정부가 실업률 감소를 위해 펼치는 노점 경제가 중국 경제를 살리는 동력이 되긴 힘들 것”이라면서 “중국 정부가 고용 창출이나 안정 및 질서 유지 방법으로 젊은이게게 ‘노점상이 돼라’는 것 이상을 찾지 못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디지털 시대 기술을 갖춘 노동자나 대학 졸업자가 노점에 힘을 쏟는다면 절망적 징후”라고 지적했다.● 청년 불만, 공산당에 위협 될 수도 이 같은 청년 취업 대책은 해결책이라기보다 구호에 가깝다. 국유기업 고용 확대, 신규 채용 민간 기업 보조금 지급, 청년 창업자금 금리 우대 등은 과거에 나왔던 대책이다. 청년층 농촌행(行) 독려도 실망감만 키우고 있다. 취업난이 심할 때마다 귀향과 농촌 구직 활동 카드를 다시 꺼내든 데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문화대혁명(1966∼1976년) 때 마오쩌둥(毛澤東)이 노동을 통해 학습하고 농촌에서 배우라는 취지로 지식인과 학생을 강제로 농촌에 보낸 ‘하방(下放)’ 운동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많다.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실업과 취업난 해결을 위한 당국 해법은 하방뿐”이라거나 “농촌으로 가는 것은 정부가 도와주지 않아도 택할 수 있는 방법” 같은 비판 글이 속속 올라온다.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있다는 불만인 셈이다. 임 교수는 “젊은이들의 농촌행을 강요하는 모습을 보면서 중국 50, 60대 이상 세대는 문화대혁명 시기를 떠올릴 수밖에 없어 필연적으로 퇴행적인 느낌을 줄 것”이라며 “중국공산당이 역사를 역행하고 있다는 느낌이 중국 사회 전반에 확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청년 불만은 중국공산당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지난달 30일 “취업난은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중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일자리를 잃거나 구하지 못한 청년층이 분노하게 되면 당국에 큰 악몽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홍콩 힌리치재단 앨릭스 카프리는 중앙통신사에 “지난해 11월 백지 시위의 의미는 중국 도시에서 분출된 분노”라며 “잘 교육받은 청년층이 들고일어난다면 공산당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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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中반도체 규제속… 中시장 파고드는 유럽

    미국이 중국을 배제하는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나선 가운데 유럽에 기반을 둔 글로벌 반도체 회사가 중국과 대규모 합작 투자에 나섰다. 미국의 대중(對中) 수출 규제로 생기는 중국 내 반도체 공백을 유럽 기업이 메우는 모습이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유럽과 반도체 기술 확보가 절실한 중국의 요구가 서로 맞아떨어졌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스위스 제네바에 본사를 둔 자동차 반도체 강자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M)와 중국 싼안광뎬(三安光電)이 전날 중국 주요 제조 허브인 충칭에 32억 달러(약 4조1800억 원) 규모 반도체 합작 벤처 설립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 합작 벤처에는 충칭시 정부도 자금을 댄다. 새 회사는 실리콘카바이드(SiC)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다. 전기차, 태양광·풍력발전 부문에 쓰이는 SiC 반도체는 중국이 강점을 갖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8월 SiC 반도체를 미국 정부 승인 없이 중국에 팔 수 없는 수출 규제 대상에 올렸다. 중국이 SiC 반도체 생산설비를 증설하기로 한 것은 미 수출 규제에 대한 우회로를 찾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싼안광뎬의 사이먼 린 최고경영자(CEO)는 “(STM과의 합작 벤처가) 중국 시장에서 SiC가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주요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마르크 셰리 STM CEO는 성명에서 “중국은 전기차 산업에서 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며 STM은 전기차 분야 입지를 잘 구축하고 있다”면서 “현지 파트너와 전용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만드는 것이 늘어나는 중국 수요에 부응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SCMP는 “STM은 중국에서 약 40년간 활동해 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미중 기술 경쟁 격화에도 중국과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STM과 싼안광뎬의 충칭 합작 벤처는 미국이 대중 첨단 반도체·장비 수출을 규제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첨단 공정이 아닌 28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성숙 공정을 중심으로 반도체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라고 SCMP는 설명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14nm 이하 시스템반도체, 18n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 및 기술을 중국에 판매할 경우 허가를 받도록 해 사실상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3-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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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세계최고 ‘윈드터널’ 완공… 마하30 미사일 개발 가능

    중국이 풍속 마하 30(초속 10.2km) 바람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풍동(風洞·wind tunnel)을 건설했다. 기류가 비행기 등에 미치는 작용이나 영향을 실험하는 풍동은 고속 비행체 실험 필수 시설로, 중국이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서 한발 앞서 나가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중앙(CC)TV, 관영 환추시보 등은 6일 “지난달 30일 중국과학원 역학연구소가 착공 5년 만에 풍동 ‘JF-22’ 최종 평가를 마무리했다”며 “길이 167m, 지름 4m 규모의 풍동에서 최고 속도 마하 30까지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게 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기존 풍동 JF-12는 마하 9(초속 3.06km)까지 실험할 수 있다. 환추시보는 “JF-22는 세계 최대이자 최강 풍동”이라며 “중국이 보유한 극초음속 미사일 둥펑(東風·DF)-17 최대 속도가 마하 9∼10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보다 더 빠른 미사일이 탄생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마하 5 이상으로 날아가는 극초음속 무기는 기존 미사일방어(MD) 체계로는 요격이 불가능해 전쟁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중국 러시아 미국 등은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풍동 JF-22에서 실험한 데이터를 이용해 극초음속 무기 성능을 높일 수 있다면 경쟁국들보다 몇 년 더 앞서게 될 가능성이 있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일 “미국은 현재 지름 0.8m, 최대 속도 마하 10(초속 3.4km)의 풍동을 갖추고 있다”며 “풍동이 커질수록 더 큰 항공기 모델이나 실제 극초음속 무기 전체를 집어넣어 실험할 수 있어 더 정확한 비행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대부분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지름은 4m 미만이다. JF-22는 중국 극초음속 항공기 개발에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035년까지 지구 어디든 한 시간 안에 갈 수 있는 극초음속 항공기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SCMP는 극초음속 항공기가 비행할 때 발생하는 극심한 열과 압력을 견뎌내면서 승객에게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풍동 실험은 필수적이라고 전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3-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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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세계 최대 ‘윈드터널’ 완공… “마하30 미사일 개발 가능”

    중국이 풍속 마하 30(초속 10.2km) 바람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풍동(風洞·wind tunnel)을 건설했다. 기류가 비행기 등에 미치는 작용이나 영향을 실험하는 풍동은 고속 비행체 실험 필수 시설로, 중국이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서 한발 앞서 나가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중국중앙(CC)TV, 관영 환추시보 등은 6일 “지난달 30일 중국과학원 역학연구소가 착공 5년 만에 풍동 ‘JF-22’ 최종 평가를 마무리했다”며 “길이 167m, 지름 4m 규모의 풍동에서 최고 속도 마하 30까지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게 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기존 풍동 JF-12는 마하 9(초속 3.06km)까지 실험할 수 있다.환추시보는 “JF-22는 세계 최대이자 최강 풍동”이라며 “중국이 보유한 극초음속 미사일 둥펑(東風·DF)-17 최대 속도가 마하 9~10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보다 더 빠른 미사일이 탄생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마하 5 이상으로 날아가는 극초음속 무기는 기존 미사일방어(MD) 체계로는 요격이 불가능해 전쟁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중국 러시아 미국 등은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풍동 JF-22에서 실험한 데이터를 이용해 극초음속 무기 성능을 높일 수 있다면 경쟁국들보다 몇 년 더 앞서게 될 가능성이 있다.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일 “미국은 현재 지름 0.8m, 최대 속도 마하 10(초속 3.4km)의 풍동을 갖추고 있다”며 “풍동이 커질수록 더 큰 항공기 모델이나 실제 극초음속 무기 전체를 집어넣어 실험할 수 있어 더 정확한 비행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대부분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지름은 4m 미만이다.JF-22는 중국 극초음속 항공기 개발에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035년까지 지구 어디든 한 시간 안에 갈수 있는 극초음속 항공기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SCMP는 극초음속 항공기가 비행할 때 발생하는 극심한 열과 압력을 견뎌내면서 승객에게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풍동 실험은 필수적이라고 전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3-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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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차이나머니로 중남미 공략… 대만, 반도체 앞세워 동유럽으로

    대만해협을 사이에 두고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된 중국과 대만이 우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은 ‘차이나 머니’를 앞세워 대만과 단교하게 만든 중남미와의 경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대만은 민주주의 가치와 첨단 반도체를 내세워 동유럽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6일 중국 관영 환추시보 등에 따르면 시오마라 카스트로 온두라스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초청으로 9∼14일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온두라스는 올 3월 82년간 외교 관계를 맺어온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공식 수교했다. 카스트로 대통령 방중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대만과 수교한 중남미 저개발 국가를 경제 원조와 직접 투자를 무기 삼아 집중 공략했다. 그 결과 2016년 이후 파나마 엘살바도르 도미니카공화국 니카라과 온두라스 등 5개국이 대만에 등을 돌렸다. 중남미에서 대만 수교국은 파라과이 과테말라 벨리즈 아이티 등 4개국만 남았다. 국제사회에서 대만 존재감을 낮추면서 미국 ‘뒷마당’을 중국 영향권으로 두려는 ‘투 트랙’ 전략인 셈이다. 중남미에서 우군을 잃은 대만은 동유럽을 공략하고 있다. 6일 대만 쯔유(自由)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은 전날 수도 타이베이에서 슬로바키아 경제부 차관을 비롯한 정재계 인사 26명을 초청해 대만-슬로바키아 경제 협력 포럼을 열었다. 슬로바키아는 우크라이나 폴란드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과 국경을 맞댄 동유럽 내륙 국가다. 대만은 슬로바키아의 지정학점 이점을 파고들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은 2021년 11월 유럽 국가로는 처음으로 리투아니아에 대사관 격인 ‘대만 대표처’를 개설했다. 대부분 유럽 국가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받아들여 중국과만 수교하고 있다. 하지만 대만은 대사관, 영사관 같은 정식 외교 공관은 아니지만 ‘경제문화처’ ‘대표부’ 같은 기관을 설립해 교류하고 있다. 특히 유럽에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 공장 신설을 추진하면서 적극적으로 교류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는 민주주의 가치를 앞세우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3-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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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中국방 “대만해협 충돌은 치명적” vs “대만은 핵심 이익” 설전

    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미중 국방장관 회담이 무산된 가운데 양측은 대만 문제를 두고 장외 설전을 벌였다. 회의 기간 대만해협에서는 미중 군함이 초근접전을 벌이는 등 위기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3일 연설에서 “대만해협에서의 충돌은 치명적일 것”이라며 “글로벌 경제에 상상할 수 없는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대만해협에 상업용 해운 항로와 글로벌 공급망의 안전이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리상푸(李尙福)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장관)은 4일 연설에서 “미중이 격렬하게 충돌하거나 대항한다면 세계가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이 될 것”이라며 “교류와 협력으로 이견을 해소하고 각국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 핵심이며 중국의 내정”이라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빈껍데기로 만들려는 어떠한 행위도 터무니없고 위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국 국방장관의 각오를 보여주듯 이날 대만해협에서는 미중 군함이 150m까지 접근하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3일 이지스 구축함 정훈함(DDG-93)이 캐나다 해군 호위함 HMCS 몬트리올(FFH 336)과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동안 중국 인민해방군의 이지스 구축함 루양Ⅲ(PRC LY 132)가 안전하지 않은 기동을 했다고 밝혔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3-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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