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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14세 소녀와 성매매를 시도한 30대 한국 남성이 경찰의 함정수사에 걸려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 주 오번에 사는 한국인 류모 씨(33)는 10일 오후(현지 시간) 워싱턴 주 푸얄럽의 한 레스토랑에서 성매매를 목적으로 14세 소녀 A 양을 만나려다 경찰에 체포됐다. 류 씨의 ‘일탈’은 지난달 온라인 채팅을 통해 A 양을 알게 돼 음란한 사진을 주고받으면서 시작됐다. 사진 속 A 양은 미성년자인 게 분명해 보였지만 류 씨는 “더러운 걸 하고 싶다”며 성매매를 제안했다. 이를 알게 된 A 양 부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A 양을 가장해 류 씨를 레스토랑으로 유인한 뒤 체포했다. 류 씨는 A 양을 직접 만나지도 못했지만 온라인을 통해 음란 사진을 주고받고 성매매를 제안하며 유인한 혐의만으로 피어스 카운티 감옥에 수감됐다. 류 씨는 경찰 조사에서 “A 양이 고민이 많다고 해 친구가 돼주려고 만나려 한 것”이라며 “14세 소녀와 섹스에 대해 얘기하는 게 흥분됐지만 실제로 관계를 맺을 의도는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 씨는 현지 병원에서 공인등록간호사(RN)로 일하며 한국계 아내를 둔 유부남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 누리꾼들은 “파렴치한 아동 성범죄를 저질러 나라 망신을 시켰다”는 반응과 “직접 만난 것도 아닌데 구속까지 하는 건 너무 가혹하다”는 반박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은 부정한 목적으로 미성년자를 유인하기만 해도 엄하게 처벌한다. 미국 플로리다 주는 성매매 등 부적절한 목적으로 미성년자를 유인하면 최고 징역 15년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아동성범죄에 대해선 경찰이 적극적인 함정수사를 벌인다. 반면 우리나라는 성매매 목적으로 아동 및 청소년을 유인하는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그치고 온라인상에서 경찰이 미성년자를 가장한 함정수사도 사실상 이뤄지지 않는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성관계 전에 적발됐다면 ‘귀여워서 만났다’는 식의 변명이 여전히 통하고 있다”며 “미국은 성인 남성이 온라인을 통해 전혀 알지 못하는 미성년자에게 접근해 만남을 유도하는 것 자체가 성범죄나 납치 등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엄벌에 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조동주 djc@donga.com·황성호 기자}
서모 씨(39)는 지난해 12월 2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고시원의 좁은 복도를 서성거렸다. 그는 목발을 짚고 있었다. 서 씨는 고시원에 사는 사람들이 자리를 비운 방에 절뚝거리며 몰래 침입해 지갑을 훔쳐 달아났다. 서 씨는 2012년 1월부터 서울 강남구와 송파구 일대 고시원에서 좀도둑질을 하거나 공사장 일용노동직을 하며 생계를 이어왔다. 2013년 2월 공사장에서 낙상사고로 왼쪽 다리가 부러지자 2013년 5월부터는 목발을 짚고 다니며 고시원을 털었다. 목발을 짚고 고시원에 태연히 들어갔다가 방주인이 담배를 피우러 나가거나 화장실을 가려 잠시 문을 열어놓은 사이 지갑을 들고 도망쳤다. 서 씨는 2012년 1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29차례에 걸쳐 990여만 원을 훔쳤다. 이 중 11차례는 왼쪽 다리 골절 이후 목발을 짚고 저질렀다. 서 씨의 상습 범행에 강남 일대 고시원에는 서 씨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화면과 함께 ‘방마다 기웃거리는 좀도둑을 조심하라’는 경고문이 붙을 정도였다. 일정한 주거 없이 PC방 등을 전전하며 2년여 동안 좀도둑질을 일삼던 서 씨는 지난달 서초구 반포동 PC방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서 씨를 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20대 초반 여성들이 보랏빛 상의에 반투명 검정스타킹 차림으로 속살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엉덩이를 손으로 문지르며 춤을 춘다. 이들은 온몸 구석을 스스로 더듬으며 야릇한 표정을 짓는다. 마시다 흘린 우유가 깊게 파인 가슴골을 타고 흘러내리는 장면이 클로즈업된다. 4인조 아이돌 걸그룹 스텔라가 12일 공개한 신곡 ‘마리오네트’의 3분 31초짜리 뮤직비디오의 일부다. 스텔라 멤버 효은(21) 민희(21) 가영(23) 전율(20)이 속옷과 다름없는 옷을 입고 자극적인 춤을 추는 이 뮤직비디오는 소속사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공개되자마자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성적 호기심이 왕성한 청소년들은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페이스북 페이지에 “오빠 시키는 대로 다 해줄게”라는 슬로건을 내건 걸그룹에 열광하는 댓글을 쏟아냈다. 공식 홈페이지가 접속 폭주로 마비됐고 ‘스텔라’라는 단어가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올랐다. 누리꾼들은 엉덩이 속살까지 훤히 드러내며 19금 판정을 받은 스텔라의 뮤직비디오에 대해 ‘걸그룹 노출 경쟁의 끝판왕’이라는 평가와 함께 의견이 분분하다. “하다하다 엉덩이까지 노출하나”라며 과도한 노출에 피로를 호소하는 반응과 “뮤직비디오 자체가 위법도 아닌데 너무 구시대적 발상”이라는 반발이 맞서고 있다. 스텔라는 13일 첫 방송 무대에서 논란을 의식한 듯 안무를 일부 수정했다.걸그룹을 내세우는 음반제작업체는 음반과 콘텐츠 구매력, 충성도가 높은 열혈 남성팬을 잡기 위해 경쟁하다 보니 노출이 ‘폭주’하고 있다. ‘내 다리를 봐’(달샤벳), ‘짧은 치마’(AOA)처럼 자극적인 노래 제목들이 쏟아지고 ‘fxxk U’(가인), ‘멜랑꼴리’(에이티) 뮤직비디오는 정사 장면이나 심한 노출로 19금 판정을 받았다. 19금 판정을 받은 뮤직비디오는 최소 3초 동안 화면에 ‘19금’ 표시를 해야 하고 평일 오전 7∼9시와 오후 1∼10시, 공휴일 오전 7시∼오후 10시엔 방송할 수 없다. 국내 업체 사이트에 올라온 19금 뮤직비디오를 보려면 성인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걸그룹 소속사들은 은근히 19금 판정을 반기는 분위기다. 19금 판정을 받을 만큼 노출이 강하다는 입소문이 퍼지면 큰 관심을 받는 데다 사실상 인터넷에선 19금 판정이 무용지물이라 실보다 득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유튜브 등 해외 사이트에 가면 누구나 뮤직비디오를 볼 수 있다.조동주 djc@donga.com·황성호 기자}

영국작가 조앤 K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에는 투명망토가 나온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이 투명망토를 쓰면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은 채 마음대로 돌아다니거나 일을 꾸밀 수 있다. 대포폰, 대포통장, 대포차 일명 ‘대포시리즈’는 범죄자에게 현대의 투명망토나 마찬가지다. 타인의 이름으로 된 휴대전화로 협박문자를 보낼 수 있다. 사기로 뜯어낸 돈을 계좌로 송금받아도 통장명의자는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다. 교통단속카메라에 차량번호가 찍혀도 내 인적사항은 드러나지 않는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대포폰의 유통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구입에 나섰다. 3일 인터넷 검색사이트 구글에 대포폰과 관련된 단어를 검색했다. ‘타인명의 폰’, ‘휴대폰 팝니다’ 등을 검색하자 광고가 쏟아졌다. 대포폰 판매업자는 전화번호나 인터넷 메신저 ID를 남겼다. 전화를 걸자 남성이 받았다. “대포폰 있어요?”, “네, 어떤 걸로 찾으세요?”. 업자는 구형 피처폰은 15만∼17만 원, 최신 스마트폰은 30만 원 선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자는 “삼성 슬라이드나 폴더폰은 15만 원, 갤럭시S2는 30만 원, 갤럭시S3는 45만 원”을 불렀다. 취재팀은 “15만 원에 폴더폰을 사겠다”고 했다. 업자는 “퀵으로 받으면 2만 원이 더 들고, 직접 이 근처로 오면 내가 나가서 준다. 사무실로는 올 수 없다”고 했다. 4일 오후 2시 취재팀은 서울 경희대 인근에서 업자를 만나기로 했다. 2시 5분쯤 약속장소에서 전화를 걸자 취재팀 뒤에 서서 통화를 하던 50대 남성이 갑자기 주머니에서 다른 휴대전화를 꺼내 전화를 받았다. 그는 봉투에 담긴 대포폰을 내밀었다. 꺼내자 흰색 폴더폰이 나왔다. “요금은 선불충전식”이라고 했다. 동봉한 명함을 가리키며 “여기 번호로 걸어서 1만 원이나 2만 원씩 충전해 달라고 하고 계좌로 보내면 된다”며 “아는 사람들이니까 걱정 없다”고 말했다. 대포폰에는 ‘이○○’라는 이름이 적힌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업자는 “원래 소유자인 여성 이름이다. 쓸 일이 있을지도 모를 거다”라며 “‘일’이 생기면 한 달간 애프터서비스(AS)를 해준다”고 말했다. 또 “그 대신 이걸로 피싱하거나 대출문자 날리다 구속되면 나는 모른다”고 덧붙였다. 업자가 말한 ‘일’이란 사용 중지로 쓸 수 없게 되거나 하면 새 대포폰으로 바꿔준다는 뜻이었다. 대포폰 안에는 통화기록, 주소록, 문자, 사진이 하나도 없었다. 취재팀은 원주인을 찾기 위해 한 데이터 복구 전문업체에 복구를 의뢰했다. 개인정보보호법상 타인명의 휴대전화는 위임장이 없으면 복구가 불가능하다. 취재팀은 취재 목적을 밝히고 데이터를 그 자리에서 확인한 뒤 다시 파기한다는 조건으로 복구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통화기록 4건, 문자메시지 4건, 주소록 2건이 나왔다. 복구를 담당한 전문가는 “상태로 보아 중간에 초기화를 한번 거쳐 데이터가 많이 삭제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원소유주로 추정되는 이모 씨는 찾을 수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유출된 개인정보를 이용해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수십 개, 수백 개씩 한꺼번에 (대포폰을) 만들기도 한다”며 “대포폰 업자들은 통신사에서 개통 수당도 챙기고 대포폰 판매수익도 챙긴다”고 설명했다. 취재팀은 대포통장 업자와도 접촉했다. 구글에서 통장을 판다는 글을 찾아 3일 전화를 걸자 업자들은 자신이 판매하는 통장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우리는 법인(통장)은 취급 안 하고 개인(통장)만 있어요. 한 달간 AS 되고 인터넷뱅킹, 폰뱅킹 등 풀옵션으로 하면 60만 원. 인터넷 뱅킹이 안 되는 통장이랑 현금카드만 하면 50만 원입니다.”(업자1) “법인장(법인통장)이 좋아요 그거 사세요. 개인장(개인통장)은 명의자가 중간에 돈을 빼돌릴 수도 있고 거래중지를 시킬 수도 있는데 법인장은 우리가 만든 거라 아무 문제없습니다.”(업자2) 한 업자는 심지어 “법인 설립도 대행해준다”고 유혹했다. 그는 “150만∼250만 원만 내면 법인 설립을 해주는데, 법인 명의로 통장을 여러 개 만들면 되니 그게 더 좋지 않으냐”며 의사를 물어왔다. 경찰 관계자는 “일명 ‘통장 알바’라고 돈 받고 자신 명의의 통장을 대여해 대포통장이 되는 경우도 있고, 노숙인에게 업자들이 계좌를 개설시키고 돈을 지불하는 경우도 있다”고 대포통장 개설과정을 설명했다. 이런 식으로 유통된 대포폰과 대포통장은 온갖 범죄에 사용된다. 지난해 4월 텝스와 토익 어학시험을 치르는 과정에서는 대포폰이 답안을 불러주는 데 사용됐다. 2012년 5월에 일어난 여성 납치 인질강도 사건에서는 범인들이 대포폰 2대와 대포차 2대를 이용해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며 범행을 일삼기도 했다.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 발표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이동통신 3사의 명의도용 집계건수는 총 2만2929건, 피해액은 130억 원에 달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포통장 약 3만6000개(2013년 6월 말 현재)가 국내에 유통되고 있다. 이은택 nabi@donga.com·황성호·박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