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홍구

강홍구 노조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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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같은 짜릿한 역전 승부, 그들이 흘린 땀은 결코 거짓되지않습니다. 치열한 승부의 세계, 그 땀방울을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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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세 자기토바 ‘피겨 퀸’… 피겨 女싱글 메드베데바 꺾고 금

    어린 나이이지만 감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 ‘러시아에서 온 올림픽선수(OAR)’ 알리나 자기토바(16)는 자국 선배이면서 같은 코치에게서 배우고 있는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9)의 연기가 끝난 뒤 자신의 우승이 확정되자 고개를 숙이고 울먹였다. 1∼3위가 대기하는 그린룸에 있던 자기토바는 곧바로 경기장으로 뛰어가 풀이 죽은 메드베데바를 껴안았다. 23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 자기토바는 156.65점을 받아 21일 열린 쇼트프로그램 점수(82.92점)를 합쳐 총점 239.57점을 기록했다. 메드베데바와 프리스케이팅 점수가 같았지만 쇼트프로그램에서 1.31점을 앞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8년 나가노 겨울올림픽에서 15세 255일 만에 여자 싱글 정상에 오른 타라 리핀스키(미국)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여자 싱글 올림픽 우승자(15세 281일)가 됐다. 자기토바의 금메달은 OAR의 평창 첫 금메달이다. 자기토바의 이름인 ‘알리나’는 아버지가 러시아 리듬체조 스타이자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알리나 카바예바(35)의 이름을 따라 지은 것이다. 카바예바처럼 올림픽에서 훌륭한 기록을 남기고 싶었던 아빠의 꿈을 딸이 평창 올림픽에서 이뤘다. 다섯 살 때 피겨를 시작한 자기토바는 지난 시즌 국제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각종 대회를 휩쓸었다. 주니어 무대는 그에게 좁았다. 이번 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해 첫 시즌이라는 표현이 무색하게 돌풍을 일으켰다. 두 개의 그랑프리에서 우승했고,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메드베데바와 맞대결을 펼친 유럽선수권대회에서도 1위였다. 2015년 11월 이후 출전한 모든 대회(13개·개인전 기준)에서 우승했던 메드베데바의 독주를 저지한 것이다. 그는 경기 뒤 “좋긴 한데 공허한 느낌이다.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을 매일 상상하며 부상 등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며 훈련해 왔는데 기분이 이상하다”며 “나는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주 기쁜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우승 확정 직후 메드베데바를 한동안 껴안은 그는 울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 무슨 이야기였을까. “우리 둘만의 비밀입니다.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지 않아요.” 3위는 캐나다의 케이틀린 오즈먼드(23·231.02점)가 차지했다. 최다빈(18·고려대 입학 예정·사진)은 총점 199.26점으로 최종 7위에 올랐다. ‘피겨 여왕’ 김연아(28) 이후 한국 선수 중 첫 올림픽 10위권 진입이다. 특히 쇼트와 프리, 총점에서 모두 자신의 최고 기록을 갈아 치웠다. 한국 선수단 최연소 김하늘(16)은 13위(총점 175.71점)에 올랐다.강릉=김동욱 creating@donga.com·강홍구 기자}

    • 2018-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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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金 부담감 너무 컸나… 쇼트트랙 男도 女도 넘어져 노골드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에이스 임효준(22)과 막내 황대헌(19)이 동반 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대를 모았던 여자 쇼트트랙 ‘쌍두마차’ 최민정(20)과 심석희(21)는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22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선에서 황대헌과 임효준은 각각 39초854와 39초919로 골인하며 은메달과 동메달을 수확했다. 금메달은 세계기록(39초584)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우다징(중국)이 차지했다. 한국 쇼트트랙의 취약 종목인 남자 500m에서 한국 선수들이 나란히 올림픽 시상대에 오른 건 사상 처음이다. 남자 1500m 금메달리스트 임효준은 두 번째 메달을 추가했다. 3000m 계주 금메달을 합작했던 최민정과 심석희는 유력한 금메달 종목으로 꼽힌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선 마지막 바퀴에서 서로 충돌하면서 노메달에 머물렀다. 3관왕을 노린 최민정은 4위로 마쳤다. 실격당한 심석희는 개인전에선 메달 없이 대회를 마쳤다. 한국이 올림픽 이 종목에서 입상하지 못한 건 사상 처음이다. 금메달은 네덜란드의 쉬자너 스휠팅에게 돌아갔다. 남자 5000m 계주 결선에서도 한국은 임효준이 코너를 돌다가 넘어져 4위에 머물렀다.강릉=이헌재 uni@donga.com·강홍구 기자}

    • 2018-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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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쉬움 크지만, 훌훌 털고 다시 일어서요”

    한국 쇼트트랙 불운의 날이었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이 가장 믿었던 주력 종목이었던 여자 1000m에서 한국의 에이스 선수들끼리 충돌해 넘어지면서 메달을 따지 못했다. 이 종목에서 한국이 메달을 따지 못한 것은 1994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처음이다. 금메달을 목표로 했던 남자 5000m 계주에서도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여자 1000m에는 간판스타 최민정(20·성남시청)과 심석희(21·한국체대)가 함께 결선에 진출했다. 22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결선에서는 최민정과 심석희 외에 킴 부탱(캐나다), 아리안나 폰타나(이탈리아), 쉬자너 스휠팅(네덜란드)이 대결을 벌였다. 준결선 기록 순에 따라 부탱이 가장 유리한 인코스 쪽에서 출발했고 최민정과 심석희는 5명의 선수 중 가장 바깥쪽인 아웃코스 4번과 5번 스타트라인에서 출발했다. 충돌은 9바퀴를 도는 경기 중 마지막 바퀴를 돌던 중 일어났다. 심석희가 3위, 최민정이 4위를 달리고 있었다. 심석희와 최민정이 동시에 치고 나가려다 두 선수가 얽히며 함께 넘어졌다. 우승 후보였던 두 선수가 처지면서 스휠팅이 1분29초778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2위는 부탱(1분29초956), 3위는 폰타나(1분30초656)가 차지했다. 두 선수의 막판 스퍼트 작전과 시점이 겹치면서 일어난 충돌이었다. 어차피 마지막 바퀴였기 때문에 두 선수 모두 승부를 걸어야 할 시점이었다. 쉽게 인코스를 파고들지 못하던 상황에서 최민정과 심석희가 각각 속도를 내며 아웃코스로 빠져나오려는 순간 안쪽에서 나오려던 심석희와, 심석희를 추월해 치고 나가려던 최민정이 서로 부딪쳤다. 대표팀 관계자는 “심석희가 앞선 폰타나를 추월하려다 부딪혀 밀렸고 그 과정에서 최민정과 부딪쳤다. 폰타나와 충돌한 부분을 임피딩 반칙으로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심석희는 “레이스의 마지막 스퍼트 구간이 겹치면서 충돌이 일어났고 그러면서 넘어졌다”고 정황을 설명했다. 작전 부재라는 지적이 있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정수 KBS 해설위원은 “작전의 부재라는 평가는 좀 아닌 것 같다. 쇼트트랙은 개인 종목이다. 더구나 올림픽이고, 결선은 선수 개개인의 전략이 있는 거고, 100% 자기 전략대로 한다. 특히 1000m는 변칙이 많은 경기다. 아쉽기는 한데 (미리 짜인 작전대로 하지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최민정과 심석희는 이전 경기부터 집중 견제 대상이었고 어렵게 결선에 진출하면서 가장 좋은 인코스 출발지점을 차지하지 못했다. 더구나 결선에 올라온 폰타나 등은 매우 노련한 선수들이고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경기 후반까지 순간 스피드가 뛰어나고 노련한 폰타나의 견제를 뚫지 못한 것이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 한편 김도겸(25)-곽윤기(29)-임효준(22)-서이라(26)로 구성된 남자 대표팀은 5000m 계주 결선에서 4개 팀 가운데 최하위(6분42초118)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에이스 임효준의 실수가 뼈아팠다. 23바퀴를 앞두고 선두로 치고 나온 임효준은 서이라에게 바통 터치를 하기 직전 코너 부근에서 미끄러지면서 강하게 펜스에 부딪히고 말았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곽윤기가 터치를 한 뒤 곧바로 쫓아가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그는 이미 앞을 향해 달리던 중이었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곽윤기는 임효준에게 달려와 터치를 하고 추격을 시작했지만 이미 한 바퀴 가까이 벌어진 간격을 좁히긴 역부족이었다. 임효준은 이전 경기에서 어깨를 다친 듯 보였지만 별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돼 본인 의사에 따라 출전했다. 황대헌은 팔 상태가 좋지 않아 출전하지 못했다. 헝가리가 1위, 중국이 2위, 캐나다가 3위를 차지했다. 한국 선수들은 부상 방지를 위해 다른 선수들에게 길을 내주고 천천히 골인했다. 4위가 확정된 뒤 임효준은 고개를 숙인 채 스스로를 자책했다. 그러나 관중석에서는 이들을 격려하는 박수가 이어졌다. 금메달은 따지 못했어도 선수들은 쇼트트랙에서 금 3, 은 1, 동메달 2개를 추가하며 쇼트트랙 최강국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강릉=이헌재 uni@donga.com·강홍구·박은서 기자}

    • 2018-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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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이스 절반 책임진 이승훈 ‘레전드의 품격’

    “제가 지금 빠지면 당장 장거리를 뛰어줄 선수들이 많지 않아요. (장거리) 명맥을 이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어요.” 지난해 10월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 5000m 대표 선발전에서 국내 최고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차지한 이승훈(30)은 시상식 뒤 이 같은 고민을 털어놨다. 주력 종목인 매스스타트, 팀추월 외에도 5000m, 1만 m를 병행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었다. 8년 전 밴쿠버 올림픽에서 깜짝 메달(1만 m 금, 5000m 은)을 따내며 전 세계를 놀라게 한 22세의 청년은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미래를 걱정하는 위치에 섰다. 단거리, 장거리를 가리지 않고 대표팀 선수들에게 닮고 싶은 선배를 물으면 대부분 그의 이름이 나온다. 쇼트트랙에서 전향해 스피드스케이터로 올림픽 금메달을 일궈낸 이승훈의 성공 사례도 귀감이 되고 있다. 이승훈이 일명 ‘이승훈의 아이들’과 함께 한국 선수단에 올림픽 2회 연속 팀추월 은메달을 선물했다. 이승훈, 김민석(19), 정재원(17)으로 구성된 한국 남자 팀추월 대표팀(세계 랭킹 4위)은 2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결승에서 세계 랭킹 1위 노르웨이(3분37초32)보다 1.2초 늦은 3분38초52로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을 놓친 건 아쉽지만 자신이 말해온 책임감을 경기 내용으로 증명했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으로 코너워크가 장점인 이승훈은 곡선 주로에서 팀 전체의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도록 후배들을 이끌었다. 이날 400m 트랙 8바퀴 중 절반인 4바퀴를 맨 앞에서 끌며 후배들의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이승훈이 앞에서 끌었던 4번째 바퀴에서는 0.19초까지 노르웨이에 앞서기도 했다. 끊임없는 자기 발전도 후배들이 그를 따르는 이유다. 이번 대회 5000m에서 이승훈은 6분14초15로 5위를 차지하며 8년 전 밴쿠버에서 은메달을 딸 당시 기록(6분16초95)을 넘어섰다. 1만 m에서도 12분55초54로 자신이 갖고 있던 한국 신기록을 새로 쓰며 4위를 했다. 주력 종목에 대비하는 경기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메달권에 근접했다. 지난해 2월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에서는 한국 선수 최초로 4관왕에 올랐다. 그는 이에 앞서 지난해 2월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팀추월 경기 도중 넘어져 스케이트날에 다리를 깊게 베였다. 8바늘을 꿰매고 통증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 아시아경기에 출전해 4관왕을 차지하는 투혼을 보였다. 그는 당시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만날 유럽 선수들에게 내가 쉬운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었다. 이승훈 개인으로서도 올림픽 세 대회 연속 메달이라는 영광을 달성하게 됐다. 지난해 6월 두솔비 씨(27)와 백년가약을 맺은 뒤 평창 올림픽을 위해 신혼여행까지 대회 뒤로 미뤘던 이승훈은 “꼭 메달을 따 신부에게 선물을 하고 싶다”는 약속을 지키게 됐다. 결혼 뒤 “얼굴 좋아졌다는 소리를 듣고 산다”던 이승훈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피었다. 경기 뒤 이승훈은 “목표는 금메달이었는데 좀 아쉽기도 하지만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셔서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 남은 (매스스타트) 경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동생들에게는 “든든히 뒤를 받쳐줘서 고맙다. 앞으로는 나보다 앞에서 더 잘 끌 수 있는 후배들이 되리라 믿는다”고 했다. ‘아이들’도 형을 도와 메달을 합작했다. 1500m에서 깜짝 동메달을 따냈던 김민석은 팀추월에서 이승훈이 앞으로 나설 때 맨 뒤에서 막내 정재원의 뒤를 받쳤다. 23일 남자 1000m에 출전하는 정재웅(19)의 동생이기도 한 정재원도 자신의 첫 올림픽에서 시상대에 올랐다. 지난해 대표로 선발된 정재원은 자신의 룸메이트이자 우상인 이승훈과 한국체대 쇼트트랙 경기장에서 함께 훈련하는 등 코너워크 훈련에 집중했다. “나중에 커서 운전도 승훈이 형처럼 부드럽게 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승훈 바라기’인 그는 8년 전 자신의 우상이 그랬듯 선수 생활에서 잊지 못할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제가 부족했던 부분을 형들이 많이 채워줬다. 다음 올림픽에서는 더 힘이 돼서 금메달을 노려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메달리스트들에게 주는 ‘어사화 수호랑’을 관중석에 던지며 환호에 답했다. 이승훈은 이번 올림픽에서 첫선을 보이는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24일 금메달에 도전한다.강릉=강홍구 windup@donga.com·김배중 기자}

    • 2018-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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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훈과 아이들’ 은빛 질주… 이승훈-김민석-정재원 팀추월 2위

    “저는 팀추월이 좋아요. 세 명이 함께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잖아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맏형 이승훈(30)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2014 소치 올림픽 때 후배 주형준-김철민과 함께 팀추월 은메달을 딴 후엔 “기쁨이 세 배”라며 활짝 웃었다. 이승훈이 한국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에서 또 한 번 세 배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승훈, 김민석(19)-정재원(17)이 호흡을 맞춘 한국 대표팀은 2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노르웨이와의 남자 팀추월 결승전에서 3분38초52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노르웨이(3분37초32)에 1.20차로 뒤진 남자 대표팀은 은메달을 수확했다. 이날 은메달로 이승훈은 3대회 연속이자 자신의 4번째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는 겨울 올림픽 최다 메달이다. 이승훈은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5000m 은메달과 1만 m 금메달을 차지했고, 2014년 소치 대회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추가했다. 13일 남자 1500m에서 깜짝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민석은 이번 대회 두 번째 메달을 획득했다. 막내 정재원 역시 첫 출전에서 역대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최연소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남자 대표팀은 앞서 열린 준결승에서 이승훈의 막판 역주에 힘입어 3분38초82의 기록으로 뉴질랜드(3분39초54)를 따돌렸다. 여자 컬링 대표팀은 같은 날 ‘러시아에서 온 올림픽 선수(OAR)’에 11-2로 완승한 데 이어 덴마크마저 9-3으로 제압하며 예선을 1위(8승 1패)로 마감했다. 한국은 23일 오후 8시 5분 일본과 4강 대결을 벌인다.강릉=이헌재 uni@donga.com·강홍구 기자}

    • 2018-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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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女쇼트트랙 똘똘 뭉친 팀워크, 가장 높은 곳에 서다

    에이스 최민정(20)이 가장 먼저 피니시라인을 통과했지만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마음을 놓지 못했다. 경기 막판 혼전 상황에서 넘어진 선수까지 나오면서 최종 판정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 대기석에서 경기를 바라보던 막내 이유빈(17)까지 나와 빙판을 돌며 대형 태극기를 흔들었지만 시선은 천장에 달린 전광판을 향했다. 간절히 마음을 졸이길 5분여,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와 함께 전광판을 통해 최종 결과가 전해지자 대표팀 선수 다섯 명은 둥글게 어깨동무를 한 채 환호했다. 이유빈, 김예진(19), 김아랑(23), 심석희(21)는 눈물을 흘렸고, 최민정은 환하게 웃었다. 7943명 관중도 일제히 환호했다. 두 대회 연속, 역대 여섯 번째 3000m 계주 올림픽 금메달을 수확한 여자 대표팀은 그렇게 우승의 순간을 만끽했다. 늘 ‘금메달은 당연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여자 대표팀 3000m 계주 도전은 부담과의 싸움이었다. 사상 첫 안방 겨울올림픽이라는 중압감과 역대 최강이라는 주변의 기대, 그리고 최근 코치의 폭행이라는 불미스러운 일까지 양 어깨에 짊어져야 했던 여자 대표팀은 그렇게 눈물과 함께 네 번째 금메달을 한국 선수단에 안겼다. 이날 결선에서는 맏언니 김아랑의 스퍼트가 빛났다. 팀의 세 번째 주자로 나선 김아랑은 6바퀴를 남겨놓고 터치도 거른 채 바깥 라인을 공략하며 앞선 캐나다 주자를 제쳤다. 팀을 3위에서 2위로 끌어올렸다. 바깥쪽에서 레이스를 펼치며 김예진과 터치 타이밍을 놓친 김아랑은 예정보다 1바퀴 많은 2바퀴 반을 돌았다. 터치의 순간 옆으로 넘어지면서도 끝까지 김예진을 힘껏 밀었다. 박세우 여자 대표팀 코치는 “민정이가 앞으로 치고 나가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아랑이가 좋은 경기를 해줬다”고 칭찬했다. 김아랑이 넘어지는 과정에서 뒤에서 따라오던 캐나다 선수와 충돌해 넘어뜨리는 상황이 나왔지만 실격 사유로는 판단되지 않았다. 경기 뒤 김아랑은 “나 때문에 넘어진지는 몰랐다. 단지 제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 우리 선수를 밀어주는 것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이경 본보 해설위원(싱가포르 대표팀 감독)은 “터치 이후에 신체접촉이 발생한 것이 아니라 (김아랑의) 스케이트 날에 걸린 것이기에 실격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맏언니의 스퍼트로 2위로 올라선 대표팀은 막판 역전극을 완성했다. 대표팀을 이끌어온 쌍두마차 심석희, 최민정이 해결사로 나섰다. 마지막 3번째 바퀴에서 2위로 달리던 심석희는 마지막 터치에서 있는 힘껏 최민정의 엉덩이를 밀며 그를 선두자리에 올려놨다. 비록 4년 전 소치 올림픽 때처럼 피니시라인을 통과하는 팀의 에이스는 아니었지만 팀의 1번 주자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심석희의 힘을 온전히 추진력으로 받아낸 최민정은 중국과의 막판 경합을 뚫고 그대로 두 바퀴를 내달려 가장 먼저 피니시라인을 통과했다. 최근 코치의 폭행이라는 불미스러운 일로 가슴앓이를 해야 했던 주장 심석희는 계주 우승으로 이번 대회 첫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했다. 대회를 앞두고 정신적으로 큰 충격에 빠졌던 심석희는 단거리 500m는 물론 자신의 주 종목인 1500m에서도 미끄러지며 예선 관문조차 넘지 못하며 충격을 안겼다. 그러나 1500m 예선 탈락 다음 날인 18일 휴식스케줄에도 훈련을 자청하며 계주에 집중한 끝에 당당히 이번 대회 자신의 첫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했다. 경기 뒤 심석희는 “저 말고도 다들 마음고생 많이 했다. 다 같이 고생하고 노력한 게 좋은 결과로 나와서 좋다”고 말했다. 시상식에서 선보인 여자 대표팀의 깜짝 세리머니도 심석희의 아이디어였다. 이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선 대표팀은 줄줄이 순서대로 서로의 엉덩이를 민 뒤 다함께 양손 검지를 하늘로 찌르는 듯한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땀과 눈물로 빚어낸 영광이었다. 오전 6시에 일과를 시작하는 대표팀은 많게는 하루 10시간까지 훈련을 소화했다. 빙상 훈련 4시간, 지상 체력 훈련 2시간 등 기본 훈련 6시간에 선수별로 개인 종목 훈련을 보완하거나 영상 분석 등에 집중했다. 빙상장에서 하루에 111.12m 길이 트랙만 200∼300바퀴를 돌았다. 강릉=강홍구 windup@donga.com·김동욱·김배중 기자}

    • 201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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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돼 달렸다, 모두를 제쳤다… 女 쇼트트랙 3000m 계주 우승

    지난 4년이 떠오를 정도로 긴 5분이 지나고 전광판에 최종 순위가 확정되자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다시 한번 서로를 얼싸안으며 눈물을 쏟았다. 경기장의 관중 7943명은 빙판 위 김아랑(23) 김예진(19) 심석희(21) 이유빈(17) 최민정(20)에게 맘껏 성원의 함성을 보냈다.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다섯 태극전사는 온 국민의 기대만큼이나 컸던 부담을 이겨내며 한국 선수단에 네 번째 금메달을 선물했다. 사상 첫 안방 겨울올림픽의 이점도, 역대 최강 전력이라는 주변의 높은 평가도 그들에게 힘이 되는 동시에 짐이었다. 그러나 “계주에서만큼은 함께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고 싶다”며 입을 모았던 그들은 마침내 빙판 위에 태극기를 휘날렸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3000m 계주에서 우승하며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2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계주 결선에서 4분7초361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한국 여자 대표팀은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에서 쇼트트랙이 정식 종목으로 도입된 이후 총 8차례의 계주에서 6번 금메달을 목에 걸며 쇼트트랙 최강국의 명성을 이어갔다. 이번 대회 ‘8-4-8 프로젝트(금 8, 은 4, 동 8)’를 목표로 내걸었던 한국 선수단의 금메달 목표도 절반을 채우게 됐다. 최민정은 여자 1500m에 이어 2관왕에 올랐다. 2위와 4위로 들어온 중국과 캐나다가 실격 처리되면서 이탈리아가 은메달, 세계신기록(4분3초471)을 세우며 파이널B 1위를 차지한 네덜란드가 동메달을 안았다. 네덜란드의 요린 테르모르스(29)는 스피드스케이팅 1000m 금메달에 이어 두 종목에서 메달의 기쁨을 맛봤다. 한국은 쇼트트랙 일정 마지막 날인 22일 남자 500m, 5000m 계주, 여자 1000m에서 무더기 메달에 도전한다.강릉=강홍구 windup@donga.com·김배중 기자}

    • 201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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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 ‘2연패’…세계 최강 확인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여자 3000m 계주 올림픽 2연속 금메달을 따냈다. 김아랑(23), 김예진(19), 심석희(21), 이유빈(17), 최민정(20).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다섯 태극전사들은 온 국민의 기대만큼이나 컸던 부담을 이겨내며 한국 선수단에 네 번째 금메달을 선물했다. 사상 첫 안방 겨울올림픽의 이점도, 역대 최강 전력이라는 주변의 높은 평가도 그들에게 힘이 되는 동시에 어깨의 짐이 됐다. 그러나 올림픽 전부터 “계주에서만큼은 함께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고 싶다”는 입을 모았던 그들은 마침내 빙판 위에 태극기를 휘날렸다. 한국은 제일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으나 계주 도중 넘어지며 실격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 했다. 경기 후에도 선수와 관중들은 숨죽이며 최종 판정 결과를 기다렸다. 이윽고 일제히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오히려 캐나다와 중국이 진로 방해로 실격했다. 이탈리아가 은메달, 네덜란드가 동메달이었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2018 평창겨울올림픽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2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계주 결선에서 4분7초361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이로써 한국 여자 대표팀은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에서 쇼트트랙이 정식 종목으로 도입된 이후 총 8차례의 계주에서 6번 금메달을 걸며 빙상최강국의 명성을 이어갔다. 이번 대회 ‘8-4-8 프로젝트(금 8, 은 4, 동 8)’를 목표로 내걸었던 한국 선수단의 금메달 목표도 절반을 채우게 됐다. 최민정은 여자 1500m에 이어 2관왕에 올랐다. 앞서 열린 남자 500m, 여자 1000m 예선에서는 남·여 1500m 금메달리스트 임효준(26), 최민정 등 한국 선수 6명 전원이 모두 조 1위로 예선을 통과하며 추가 금메달의 가능성을 밝혔다. 한국은 쇼트트랙 일정 마지막 날인 22일 남자 500m, 5000m 계주, 여자 1000m에서 무더기 메달에 도전한다. 강릉=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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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선영 처졌는데 씽씽 달린 김보름-박지우…무슨 일?

    팀 추월이라는 종목 이름이 무색했다.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팀 추월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의 모습에선 팀플레이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상황은 이랬다. 이날 경기에 출전한 김보름(25), 박지우(20), 노선영(29·사진)은 레이스 초반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레이스를 이어갔다. 문제는 마지막 2바퀴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발생했다. 페이스가 떨어진 노선영이 다른 두 선수에 비해 크게 뒤처졌다. 팀 추월의 경우 마지막 주자의 기록으로 팀 기록이 매겨진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앞선 선수들도 페이스를 맞추며 뒤처진 주자를 끌어와야 했지만 그런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이날 경기 해설을 맡은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감독도 “저렇게 가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 결국 앞선 두 선수에 비해 약 3초 늦게 피니시라인을 통과한 노선영의 기록(3분3초76)이 그대로 한국 팀의 기록이 됐다. 한국은 전체 8개 팀 중 7위를 차지하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과거에도 여자 팀 추월 대표팀의 호흡이 도마에 오른 적이 있다. 지난달 대한빙상경기연맹의 규정 숙지 미숙으로 올림픽 출전 자체가 불발될 위기에 놓였던 노선영은 한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 4차 월드컵 이후) 팀 추월 대표팀이 단 한 차례도 함께 훈련하지 않았다”며 문제 제기를 한 바 있다. 메달이 유력한 선수만 따로 훈련을 시켰다는 이야기였다. 노선영은 우여곡절 끝에 결국 올림픽 출전 기회를 얻었지만 상처는 남았다. 경기 뒤 김보름은 “선영 언니가 부담을 덜 느낄 수 있도록 경기를 했었는데 마지막에 체력이 많이 떨어지면서 격차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박지우도 “작전의 실패인 것 같다. 원래 (선영 언니가) 두 번째 끼는 방법이었는데 준결승 진출할 생각에 보름 언니랑 제가 욕심을 냈다. 보름 언니를 푸싱하면 기록이 더 나와서 (노선영을 끼지 않고) 그렇게 경기를 했던 것 같다. 이 정도까지 벌어질 줄 몰랐다”고 말했다. 노선영은 두 선수가 인터뷰를 하는 사이 믹스트존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빠져나갔다. 강릉=강홍구 windup@donga.com·박은서 기자}

    • 201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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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리호리한 몸으로 천재적 코너링… 가볍게 숑숑 탄다고 ‘차숑’

    차민규(25·동두천시청)는 2014년 소치 올림픽을 집에서 누워 TV로 봤다. 5개월 전 경기 도중 선배의 스케이트 날에 찍혀 오른쪽 발목 인대가 찢어진 상태였다. 하지만 전혀 아쉬움은 없었다. 그는 “다치는 바람에 선발전을 뛰지 못했다. 만약 뛰었다고 해도 국가대표로 뽑힐 실력도 아니었다”고 했다. 4년 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만난 차민규는 ‘욕심’을 말했다.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올림픽이 이제는 자신을 위한 무대였다. 경기를 나갈 때마다 “사고 한번 쳐보자”는 말을 달고 다녔다. 그는 긴장을 모르는 천성을 타고났다. 19일 생애 첫 올림픽 무대였던 평창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스타트 라인에 섰을 때도 그저 담담했다. 역대 올림픽 타이기록인 34초42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따낸 뒤에도 엷은 미소를 띠었을 뿐이다. ‘천재’이자 ‘괴짜’ 스케이터 차민규는 그렇게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그의 인생 스토리는 반전의 연속이었다. ○ 코피 자주 쏟아 운동 시작 초등학교 3학년 겨울방학. 차민규의 엄마 최옥경 씨(55)는 유독 코피를 많이 흘렸던 차민규에게 스케이트를 신겼다. 많은 아이들이 시작하는 쇼트트랙이었다. 차민규는 스케이트는 재미있었지만 호랑이 같은 코치 선생님이 시키는 훈련은 싫었다. 엄마에게 그만두고 싶다고 했다. 최 씨는 “너는 끈기를 길러야 한다”고 다시 스케이트장으로 돌려보냈다. 때마침 코치가 바뀌었다. 그는 박세영, 신다운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재목으로 성장했다. 한국체대 입학 때도 쇼트트랙을 했다. 그런데 힘과 폭발력이 좋은 그의 발전 가능성을 본 전명규 교수(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는 스피드스케이팅으로의 전향을 권했다. 처음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선발전에 나선 그는 6명을 뽑는 대회에서 7등을 했다. 차민규는 “쇼트트랙에서는 잘해야 주니어 대표를 노릴 수준이었다. 하지만 스피드에서는 조금만 더 하면 국가대표가 될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4년 내내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을 병행했다. 한국 빙상판에서 몇 안 되는 사례다. ○ 가냘픈 스프린터 차민규는 보통의 500m 선수와는 체격이 다르다. 키 179cm에 75kg으로 마른 편이다. 순간적인 파워를 쓰기 때문에 우락부락한 근육을 만드는 보통 선수들과는 차이가 있다. 그의 강점은 바로 그 하늘하늘한 몸에서 나온다. 이인식 동두천시청 감독은 “19년간 선수를 지도했는데 이런 스타일의 선수는 처음 봤다. 쇼트트랙을 오래 해서인지 코너워크가 단연 최고다. 하늘거리며 스케이트를 타는 것 같은데 정말 빠르다. 재능을 타고났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차민규의 별명은 ‘차숑’이다. 쇼트트랙 선수 시절부터 ‘가볍게 숑숑 탄다’는 데서 유래했다. 2016년 동두천시청에 입단한 뒤 지난해 2월 삿포로 아시아경기 500m 동메달로 가능성을 드러냈다. 차민규의 은빛 레이스는 스타트부터 좋았다. 첫 100m 구간 스피드가 아쉽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차민규는 이날 9초63에 100m를 주파했다. 전체 36명 중 9위의 기록이긴 했지만 올 시즌 자신의 월드컵 100m 기록(9초68)을 뛰어넘는 좋은 기록이었다. “첫 100m를 9초72 안에 들어오면 큰일 낼 것”이라는 이인식 감독의 말대로 깜짝 메달을 선물했다. ○ 수영 배우고 싶어요 은메달을 확정한 뒤 차민규는 “순위권 안에 든 게 말이 안 나올 정도로 벅차다. 동메달보다는 은메달이 좋으니까 기분 좋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상대방 선수가 저를 제치고 이겨서 일단 놀랐다. 솔직히 상대방이 실수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간절히 기도했다. 좋은 기록이어서 금메달도 바라볼 수 있었지만 아쉽게 졌다. 목표는 순위권이었기에 지금은 덤덤하다”고 덧붙였다. “잘 타는 후배가 많으니 다들 지켜봐줬으면 좋겠다”고 후배를 위하기도, “(모)태범이 형은 (밴쿠버) 금메달 있으니까 아직 태범이 형에겐 안 된다”며 선배를 존중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차민규의 어머니 최 씨는 “오른쪽 인대가 끊어졌을 땐 선수생활이 사실상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4년 뒤 메달 단상에 서 있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올림픽 후 무엇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그는 “물 공포증이 있어 수영을 배우겠다”는 독특한 답을 내놨다. 강릉=강홍구 windup@donga.com·김배중·박은서 기자}

    • 201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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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 0.01초… 차민규, 빙속 男500m 은메달

    “사고 한번 치고 싶다”던 차민규(25·동두천시청)가 생애 첫 올림픽 출전에서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민규는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34초42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대형 전광판에는 OR(Olympic Record·올림픽 기록)란 글자가 떠올랐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남자 500m 1차 레이스에서 케이시 피츠랜돌프(미국)가 세운 기록과 16년 만에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후 4조 8명의 선수밖에 남지 않아 금메달이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노르웨이의 호바르 로렌첸이 0.01초 빠른 34초41을 기록하면서 메달 색깔이 금색에서 은색으로 바뀌었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으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했으나 무명에 가까웠던 차민규는 대표팀 내에서는 일찌감치 ‘비밀병기’로 통했다. 무엇보다 타고난 천재성이 한몫을 했다. 스타트가 다소 약하지만 코너링과 주행 능력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세계적인 기량을 선보인 차민규는 단숨에 향후 대한민국 단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을 이끌어갈 재목으로 떠올랐다. 한국 선수로 겨울올림픽 남자 500m에서 메달을 딴 것은 2006년 이강석(토리노 올림픽 동메달), 2010년 모태범(밴쿠버 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3번째다. 차민규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 기록이 너무 잘 나와 내심 금메달도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0.01초 차로 진 게 아쉽다”며 “하지만 원래 메달권에 드는 게 목표였다. 그렇게 생각하니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강릉=이헌재 uni@donga.com·강홍구 기자}

    • 201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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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화 “하루 7번씩 울리던 알람 모두 껐어요”

    4차례의 올림픽, 3개의 메달. ‘빙속 여제’ 이상화(29)를 끊임없이 단련시킨 건 하루에 7번씩 울려대는 알람이었다. 새벽 일찍 하루를 시작해온 그는 기상, 오전, 오후 훈련, 낮잠 시간까지 알람을 맞춰가며 자신의 하루를 철저히 설계했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 종아리 통증으로 때론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때도 다시 스케이트를 신게 한 ‘채찍’이었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평창 겨울올림픽을 마감한 이상화는 7개의 알람을 끄는 것으로 일상을 시작했다. 이상화는 19일 강릉 올림픽파크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어제부로 알람을 다 껐다. 먹고 싶은 대로, 자고 싶은 대로 다 하며 쉬고 싶다. 너무 힘들었고 다 내려놓고 쉬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이상화의 레이스가 끝난 것은 아니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당장 은퇴할 생각은 없다. 경기장에서 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4년 뒤 베이징 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능력이 있다면 올림픽까지는 아니더라도 1, 2년 더 선수생활을 하는 것은 맞다고 생각한다. (베이징 올림픽까지는) 생각해보지 않아서 이야기하기 어렵다. 나중에 결정지을 문제”라고 답했다. 세계신기록(36초36), 올림픽 2연패(2010년 밴쿠버, 2014 소치)의 대업을 이미 이룬 이상화는 기념비적인 선수로 남길 바란다. 올림픽 전 ‘당신은 이미 레전드’라는 문구에 감동을 받았다는 이상화는 “전설적인 선수로 남고 싶다. 한국 스프린트에도 ‘이런 선수가 있었구나’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 남았죠. 뭐”라며 웃은 그는 자신의 선수생활에 100점을 주기도 했다. 마지막 코너 실수가 아쉬워 아직 자신의 경기 영상을 보지 않았다는 이상화는 “금메달이 아니라 참 속상했지만 은메달도 칭찬해줬으면 좋겠다. 은메달도 색깔이 너무 예뻐서 나름대로 소장 가치가 있을 것 같다”며 애써 아쉬움을 감췄다. 기자회견 도중 몇 차례 울컥하는 감정을 추스르기도 했다. 고다이라 나오(32·일본)와의 대결에 대해선 “나오와 많이 비교됐다. 주변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나의 갈 길을 가고 싶었다. (인스타그램에) ‘난 나야’라는 해시태그를 단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1000m 출전을 포기했는데 나오는 1000m, 1500m도 출전한 걸 보면 대단하다. 등수에 상관없이 (나를) 격려해주는 마인드가 대인배라고 느꼈다”고 표현했다. 대회 뒤 피겨 여왕 김연아의 “편히 내려놓고 곧 만나자”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는 이상화는 당분간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 그러면서도 올림픽 기간 쇼트트랙, 아이스하키 경기 관람, 대회 뒤 어머니와의 캐나다 여행 등 하고 싶은 것들을 줄줄이 나열했다. 폐회식이 열리는 25일 자신의 29번째 생일을 맞는 이상화의 머릿속은 여전히 하고 싶은 일들로 가득했다.강릉=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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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식일에도 훈련 심석희 “계주만은…”

    에이스 최민정(20)의 쇼트트랙 여자 1500m 금메달 획득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여자 대표팀의 남은 과제는 주장 심석희(21)의 페이스 회복이다. 최민정과 함께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쌍두마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심석희는 아직까지 100%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500m는 물론이고 자신의 주 종목인 1500m에서도 첫 경기 초반에 미끄러지며 예선 관문을 넘지 못했다. 미처 제 실력을 점검해볼 기회도 잡지 못했다. 코치에게 폭행을 당해 선수촌을 이탈하는 등 대회를 앞두고 겪은 정신적 충격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열리는 여자 3000m 계주에서 심석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본보 해설위원인 전이경 싱가포르 대표팀 감독은 “치고 나갈 줄 아는 선수가 두 명이나 있다는 건 확실히 큰 힘이다. 같은 날 1000m 예선도 열리긴 하지만 석희가 부담을 털어버린다면 계주 전력에 확실히 큰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주에서는 막판 스퍼트를 내는 2번 주자만큼이나 레이스를 시작하는 1번 주자의 역할도 중요하다. 대표팀에서는 주로 심석희가 1번을, 최민정이 2번을 맡는다. 전 감독은 “3000m가 긴 것처럼 보이지만 남자 5000m 계주와 비교하면 막상 추월의 기회가 많지 않다. 경기 초반부터 어떻게 레이스를 끌고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앞에서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은 심석희의 최대 강점 중 하나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2관왕 이정수 KBS 해설위원도 “(전력 평준화가 되면서) 3, 4번 주자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는 남자 계주와 달리 여자 계주는 여전히 1, 2번 주자들이 해결해야 할 부분이 크다”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4년 전 소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여자 대표팀은 안방 대회에서 타이틀 방어에 도전한다. 여자 대표팀은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에 쇼트트랙이 도입된 이후 총 7번의 대회에서 5차례나 계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8-4-8 프로젝트(금 8, 은 4, 동 8)’를 위해서라도 이 종목 금메달이 절실하다. 그 중요성을 알고 있다는 듯 심석희도 주위의 염려와 달리 계주 금메달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18일에는 전날 1500m 출전으로 휴식 스케줄이었는데도 훈련을 자청해 팀 동료들과 호흡을 맞춰보며 밝은 표정으로 1시간여 훈련을 소화했다. 심석희의 소속사 갤럭시아SM 관계자는 “(1500m 예선 도중 넘어졌음에도) 다행히 몸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1500m 예선 탈락의 충격이 없지 않았지만 3000m 계주는 단체 종목인 만큼 꼭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열의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경계 대상은 중국이다. 10일 예선에서 중국은 당일 한국이 세웠던 올림픽신기록(4분6초387)을 그 자리에서 4분5초315로 갈아 치우며 좋은 페이스를 보였다. 19일 현재 이번 대회 쇼트트랙에서 은메달 1개에 머물러 있어 계주에서는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소치 올림픽 당시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의 선전과 성적 부진 등으로 가슴앓이를 했던 한국은 3000m 계주에서 우승한 뒤 눈물을 쏟아내며 마음의 응어리를 풀었다. 이후 1000m에서 박승희(26)가 금, 심석희가 동메달을 따며 상승세로 이어졌다. 평창 올림픽 대표팀도 다 함께 함박웃음을 터뜨릴 수 있을까. 3000m 계주 결선은 20일 오후 8시 30분경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다.강릉=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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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거리 달리듯 폭발적 스퍼트… 외신 “기어 바꿔 단것 같았다”

    500m 실격의 한을 딛고 1500m에서 금빛 레이스를 펼친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 최민정(20·성남시청)이 3관왕에 오를 수 있을까. 최민정은 20일 3000m 계주, 22일 1000m에서 연거푸 금메달에 도전한다.○ 최민정, 가능하다 3관왕! 최민정이 17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선에서 ‘폭풍 질주’를 뽐내며 우승한 것을 현장에서 지켜본 전문가들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본보 해설위원인 전이경 싱가포르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은 “500m에서 실격이 아니고 은메달에 머물렀어도 1500m와 1000m에서는 금메달 딸 것으로 봤다. 사실상 최민정을 상대할 만한 적수가 없다. 이변이 없는 한 1000m의 금메달은 최민정의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부터 선두로 나가서 스피드로 상대방을 따돌리든, 아웃코스에서 몸싸움 없이 상대를 따돌리든 어떤 전술을 써도 다 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수 KBS 해설위원도 “500m 실격이 본인에게 자극이 됐을 거다. 1500m에서 왼손을 짚으려다가 싹 빼는 장면은 귀여웠다. 절치부심해서 1500m에서 금메달을 딴 만큼 1000m,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다. 1000m에서도 1500m에서 보여준 것처럼 아웃코스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로 상대들을 충분히 따돌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3000m 계주 금메달 가능성도 높다. 전 해설위원은 “3000m 계주에서는 캐나다는 막판 체력이 문제일 것이고 중국 정도가 끝까지 쫓아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예선에서 한 것처럼 최민정이 ‘해결사’ 역할을 할 것이다. 넘어지고도 1위를 한 좋은 예방주사 맞아봤으니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민정은 이번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1∼4차 월드컵에서 1000m, 3000m 계주에서 각각 두 차례씩 우승을 차지했다. 1000m의 경우 출전한 1, 4차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거머쥐었다.○ 1500m에서 8초대 랩타임 “마지막 두 바퀴는 다른 기어를 단 것 같았다.” 최민정의 1500m에 대한 미국 UPI통신의 평가다. 한국 선수단에 세 번째 금메달을 안긴 최민정의 스퍼트는 그만큼 압도적이었다. 0.01초 차로도 순위가 갈리는 빙판 위 승부에서 이날 최민정(2분24초948)은 2위 중국의 리진위(2분25초703)와 0.755초 차로 여유롭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날 11번째 바퀴까지 4위 자리를 유지하며 기회를 노리던 최민정은 12번째 바퀴에서 3명을 제치며 순식간에 선두로 치고 나섰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거리를 달려야 하기 때문에 손해를 보는 바깥쪽 코스를 택하고도 거침없이 상대들을 따돌렸다. 최민정의 폭발력은 세부 랩타임(코스를 1바퀴 도는 데 걸린 시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선두로 치고 나선 12번째 바퀴를 8초850에 주파했던 최민정은 이어진 13번째 바퀴에서 8초800으로 오히려 속도를 높여 상대 선수들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이날 결선에 참가한 7명의 선수 중 8초대 랩타임을 기록한 건 최민정이 유일하다. 경기 뒤 최민정은 “조금 더 스스로를 믿으려 했다. 앞만 보고 달렸는데 그 정도로 차이가 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남자 1500m에서 우승한 임효준(22·한국체대)은 12번째 바퀴에서 8초740의 가장 좋은 랩타임을 기록했다. 주목할 것은 단거리 막판 스퍼트에서나 볼 수 있는 폭발적인 스피드가 장거리 1500m에서, 그것도 후반부에 나왔다는 점이다. 500m는 4바퀴 반, 1500m는 13바퀴 반을 각각 돈다. 최민정이 1500m 결선 13번째 바퀴에서 기록한 랩타임 8초800은 막판 스퍼트를 펼치며 치열한 순위 경합을 벌였던 500m 결선 마지막 바퀴 랩타임(8초660)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장거리 레이스에도 지칠 줄 모르는 최민정의 강한 체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민정은 평소 “훈련량만큼은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다”고 말해왔다. 키 164cm, 몸무게 54kg인 최민정은 예전부터 낮은 무게중심으로 쉽게 넘어지지 않고 안정적인 레이스를 펼치는 데다 폭발적인 스피드가 장점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500m에서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단거리 훈련을 강화하면서 스피드에 더욱 날개를 달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체격과 힘이 좋은 서양 선수에 비해 부족했던 스타트 스피드를 키우기 위해 최민정은 비시즌에는 웨이트트레이닝에 집중하고, 시즌에는 매일 200∼300바퀴씩 링크를 돌며 힘을 키워왔다. 52kg대였던 체중도 2kg 늘렸다. 최민정의 소속팀 성남시청의 손세원 감독(59)은 “처음엔 1000m, 1500m 훈련의 일환으로 여겼던 500m에 집중하면서 전체적인 폭발력이 좋아졌다. 남들이 소홀히 하는 부분이 오히려 자신에겐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한편 17일 문재인 대통령의 축전을 받은 최민정은 이튿날 축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최민정은 “500m에서 아쉬움을 딛고 일어날 수 있었던 건 국민들의 믿음과 응원 덕분이었다. 혼자서는 절대 해낼 수 없는 일이었다. 국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국민들과 함께 가던 길, 마저 가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강릉=강홍구 windup@donga.com·김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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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다이라 “당신을 존경해요”… 이상화 “당신도 대단해요”

    “수고했다. 너무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말을 하고 싶어요.” 무대에서 내려온 빙속 여제는 앞만 보고 달려온 자신을 토닥거렸다. 어쩌면 그의 레이스를 지켜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같은 감정을 느끼지 않았을까.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이상화(29)는 경기 후 자신의 레이스를 담담하게 복기했다. 첫 100m를 자신보다 바로 앞 조에서 경기를 펼친 일본 고다이라 나오(32·10초26)보다 빠른 10초20으로 끊으며 산뜻한 출발을 했던 이상화는 마지막 코너에서 미끄러지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초반 100m 속도가 빠른 걸 온몸으로 알았어요. 약간 세계신기록 느낌을 받았죠. 그런 속도를 오랜만에 느껴봐서 너무 주체할 수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후회는 없었다. 이상화는 “최선을 다했다. 후회하지 않고 값진 경기였던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또 “무릎 부상을 떠나서, 물론 부상으로 스피드 감을 잃었던 게 사실이다. 감 찾는 데 1년 반 걸렸다. 오래 기다림을 견뎌냈다”고 말했다. 이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상화는 “당장 은퇴하는 건 아니다”라며 여운을 남겼다. 1988년 캘거리, 1992년 알베르빌,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 우승자 보니 블레어(미국) 이후 처음으로 이 종목 올림픽 3연패를 노리던 이상화의 도전은 미완으로 남았다. 레이스를 마친 뒤 눈물을 쏟은 이상화는 최종 순위가 확정된 뒤 대형 태극기를 든 채 안방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금메달을 따낸 ‘맞수’ 고다이라의 손을 잡고 포옹을 하기도 했다. 당초 밴쿠버 올림픽 우승 뒤 은퇴를 고려했던 이상화는 주변의 만류로 소치 대회에 출전했다. 이후 소치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2013년 세계신기록(36초36), 2014년에는 올림픽 2연패 등 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대부분을 누렸지만 안방 올림픽이 다시 한번 이상화를 붙잡았다. 올림픽 도전은 녹록지 않았다. 부상이 그를 긴 부진의 터널로 몰고 갔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종아리 부상까지 그를 괴롭혔다. 2016∼2017시즌은 월드컵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에 그친 최악의 시즌으로 남았다. 이상화의 어머니 김인순 씨(57)는 “마음은 나가는데 몸이 안 나간다며 상화가 울기도 많이 울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비슷한 시기 일본 고다이라의 급부상도 이상화에겐 마음의 짐이 됐다. 이번 대회 전까지 올림픽 메달은 은메달 하나(밴쿠버 팀 추월)가 전부였던 고다이라는 소치 대회 이후 자비를 들여 네덜란드로 유학을 떠나면서 뒤늦게 잠재력을 터뜨렸다. 과거 이상화가 차지해 왔던 것들이 하나둘 고다이라의 몫이 되기 시작했다. 이상화도 고다이라에 대한 질문에 ‘그 선수’ 등의 표현을 써가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건 지난해부터였다. 지난해 3월 하지정맥류 수술을 받은 이상화는 조금씩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 시작했다. 익숙함마저 포기했다. 초반 100m 추진력을 높이기 위해 10년 이상 써온 금색 날을 최근 높이가 낮은 파란색 날로 교체하기도 했다. 부상 후유증으로 주행 시 상체가 들리는 모습이 반복되자 최대한 빙판과 수평을 이루는 낮은 자세 훈련에 집중하기도 했다. 마음가짐도 디펜딩 챔피언보다는 도전자의 입장으로 바뀌었다. 그 결과 2017∼2018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1차 월드컵 1차 레이스 당시 37초60을 기록했던 이상화는 4차 월드컵 1차 레이스에서는 36초71까지 기록을 줄였다. 월드컵 7번의 레이스에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를 따내며 부활의 발판을 마련했다. 올림픽 전에는 자신의 방문에 적어놓은 ‘정상 위에 태극기 꽂는 간지 보여주겠음!’이라는 문구는 우리가 알던 예전의 이상화로 돌아왔다는 하나의 신호였다. 20년 전 스케이팅을 좋아하는 여동생을 위해 운동을 포기해야 했던 오빠 이상준 씨(32)는 올림픽을 앞두고 동생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금까지 잘해 왔어. 더 이상 잘하지 않아도 돼.” 마지막 레이스를 마친 빙속 여제에게 어쩌면 우리 모두가 하고 싶은 이야기였다.강릉=강홍구 windup@donga.com·김동욱·김배중 기자}

    • 2018-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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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마워, 울지마… 이상화 빙속 500m 銀 따고 펑펑

    혼신의 힘으로 역주를 마친 ‘빙속 여제’ 이상화(29)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안았다. 아쉬움과 후련함, 가족과 팬들에 대한 고마움, 그간의 고생에 대한 기억 등이 합쳐진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한번 터진 눈물샘은 연습 트랙을 한 바퀴 도는 내내 멈추지 않았다. 이상화가 평창 올림픽에서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이상화는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7초33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금메달은 36초94를 기록한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32)에게 돌아갔다. 2010 밴쿠버 올림픽에 이어 2014 소치 올림픽 같은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그는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이자 역대 3번째로 3개 대회 연속 메달을 목에 걸었다. 31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15조 아웃코스에서 일본의 고 아리사(37초67)와 함께 출발한 이상화는 초반 100m를 10초20으로 끊으면서 순조롭게 질주했다. 자신의 시즌 베스트 기록(10초26)을 넘어선 기록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코너를 돌 때 잠시 삐끗하면서 나머지 400m를 27초13에 주파한 게 아쉬웠다. 일본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던 고다이라는 갑자기 멈춰 서 이상화를 향해 양팔을 벌렸다. 이상화도 고다이라를 감싸 안았다. 30대의 고다이라는 4년 전 소치 올림픽에서 이상화가 금메달을 목에 걸 때 5위였다. 고다이라는 한국어로 “잘했어”라고 한 뒤 “아직도 당신을 존경한다”고 했다. 이상화는 “이렇게 입때까지 해내는 당신이 대단하다”고 화답했다. 이상화는 “마지막 코너에서 실수가 나온 것 같다. 그것만 아니었다면…”이라면서도 “하지만 내겐 값진 은메달이다. 이것으로 저는 최선을 다했으니 국민들이 많이 격려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릉=강홍구 windup@donga.com·이헌재 기자}

    • 2018-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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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中 누리꾼들, 해도 너무한 쇼트트랙 악플 폭탄

    “한국 놈들아 정신 차려라 우리 중국이 네 아비다.” 13일 평창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6조 예선 결과를 전하는 온라인 뉴스에 붙은 중국어 댓글이다. 무려 2만 개가 넘는 ‘공감’을 얻었다. 예선 1위로 들어온 중국 한톈위(韓天宇·22)가 비디오 판독 결과 한국 서이라(26)를 밀친 것으로 확인돼 실격한 사실을 전하는 뉴스였다. 중국 누리꾼들은 ‘융단폭격식’으로 댓글을 올렸다. “정말 역겹다. 역대급 오심이다” “한국이 얼마나 비열한 나라인지 잘 봤다” “너네는 그냥 세계의 쓰레기다” 등 대부분 원색적 비난이 담겨 있었다. 한톈위 실격으로 예선 2위가 돼 준준결승에 진출한 서이라의 인스타그램에도 “한국은 중국의 속국”이라는 식의 중국어 악플 8000여 개가 쏟아졌다. 일부 중국 누리꾼은 4년 뒤 열리는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2022년 베이징에서 두고 보자”며 으름장을 놨다. 한국 누리꾼들은 “이렇게까지 비난하고 욕설까지 하는 건 너무 한심하다”며 중국 누리꾼을 비판하는 영어와 중국어 댓글로 응수했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일부 한국 누리꾼의 민낯이 드러났다. 서이라의 예선 경기 1시간 30분 후 열린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최민정(20)이 2등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캐나다 선수 킴 부탱(24)의 무릎을 손으로 건드려 실격됐다. 그러자 비난 댓글이 부탱을 향하기 시작했다. 한국 누리꾼들은 최민정의 실격으로 동메달을 목에 건 부탱의 인스타그램에 영어로 욕설 댓글을 퍼부었다. 1만 개가 넘었다. 부탱이 경기 전날 각오를 밝힌 글에는 “너는 메달을 받을 자격이 없다. 네 손은 매우 더럽다” “반칙으로 메달 따고 창피하지도 않냐” 등 옮기기 힘든 원색적인 욕설이 넘쳐났다. 특히 부탱이 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에조차 “이 사람이 너한테 반칙하는 법을 가르쳐준 사람이냐” “너희 아버지도 네가 한 짓을 부끄러워 할 거다” 등 도를 넘은 욕설이 이어졌다. 결국 부탱은 14일 인스타그램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부탱의 아버지는 캐나다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캐나다 경찰과 올림픽위원회와 함께 공동 대응하겠다”며 분노했다. 캐나다올림픽위원회(COC)는 “선수단의 건강과 안전 보안이 우리의 최우선 순위다. 캐나다빙상연맹과 보안인력, 캐나다 경찰(RCMP)과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고 공식 성명까지 냈다.조동주 djc@donga.com·사공성근 / 강릉=강홍구 기자}

    • 2018-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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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승희의 끝없는 도전 “내일은 패션디자이너”

    1분16초11, 16위. 쇼트트랙 2관왕에서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로, 한국 겨울올림픽 사상 최초로 두 종목 올림픽 대표로 이름을 남긴 스피드스케이팅 박승희(26)의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 마지막 기록이다. 14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레이스를 마친 그는 환호하는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박승희는 경기가 끝난 뒤 울먹이며 믹스트존에 나타난 “마지막 올림픽이다 보니 좀 울컥 했던 거 같다. 쇼트트랙 했을 때 메달 유망주라서 응원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조건 없이 응원해준 관중에게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쇼트트랙을 10년 넘게 타다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뒤 준비기간이 짧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 약간의 아쉬움은 있다. 그래도 후회는 없다. 스피드스케이팅도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에 이어 세 번째 올림픽 출전인 박승희가 메달 없이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값진 도전이고 성적이었다. “평창 올림픽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했던 그의 올림픽 후 꿈은 뭘까. 현역 유지도 지도자도 아닌 ‘패션디자이너’. 또 한 번의 전업이다. 겨울올림픽에서 총 5개의 메달(금 2, 동 3)을 딴 그녀가 디자인한 옷과 신발을 머지않아 볼 수 있을지 모른다. 4년 전 소치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하고 평범한 생활을 꿈꿨던 박승희다. 그의 스케이트화 끈을 다시 묶게 한 원동력은 평창 올림픽이다. 이번 올림픽에 박승희는 쇼트트랙이 아닌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섰다. 메달에 미련을 두지 않고 도전, 즐거움에 의의를 둔 까닭이다. 학창시절 피겨스케이팅 만화(‘사랑의 아랑훼스’)를 보고 자녀들을 스케이팅 선수로 키우려 한 어머니 이옥경 씨(52)의 손에 이끌려 스케이트 선수가 된 박승희의 초반 주 종목은 스피드였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쇼트트랙 선수로 전업했는데 이유는 “앞만 보고 달리는 게 따분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때 그 결정처럼 박승희가 일을 선택하는 기준은 여전히 즐거움이다. 패션디자이너가 되기로 결심한 것 또한 즐겁게 살기 위해서다. 평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에도 열심인 박승희는 SNS에 남다른 패션감각을 자랑하는 옷을 입고 찍은 사진들을 올리기도 한다. 훈련이 없을 때는 동대문 등에서 열린 패션위크 행사에도 참여했다. 이 씨는 “가끔 길에서 (모델들만 입을) 독특한 옷을 보고 ‘저걸 누가 살까’ 생각하는데 집에 오면 승희가 그걸 입고 있더라”라고 말했다. 박승희가 선수가 아닐 때 유일하게 망가진 순간은 군복을 입고 얼굴에 위장크림을 바른 모습으로 한 예능프로에 출연했을 때다. 경기 화성시에 있는 박승희의 집에는 ‘박승희 패션’의 방점을 찍어줄 형형색색의 구두가 아크릴로 된 전용신발장에 빽빽이 놓여 있었다. 패션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박승희는 남몰래 노력도 했다. 디자인을 교육하는 학원에 등록해 전문 공부를 하기도 한 것이다. 올림픽을 준비하며 디자인 학원 수강이 ‘헬스클럽 회원권을 끊어놓은 양’ 잠시 흐지부지됐지만 평창 올림픽 이후 디자인 공부에 매진할 예정이다. 경기에 지고 온 날도 다른 이야기를 하다 금세 웃음꽃을 피울 정도로 긍정적이라는 가족도 앞으로 펼쳐질 박승희의 세 번째 도전을 응원하고 있다. 이 씨는 “선수가 아닌 ‘일반인’ 박승희로 살아야 할 시간도 꽤 될 거다. 앞으로 할 수 있는 일도 꽤 많다. 독특한 옷도 제법 어울리는 승희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하며 즐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강릉=김배중 wanted@donga.com·강홍구 기자}

    • 2018-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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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킴 부탱도 손으로 막았는데…전문가들도 두 손 든 ‘최민정 실격’ 논란

    “우리 같은 전문가도 반칙 여부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쉽지 않다.” ‘쇼트트랙 레전드’인 전이경 본보 해설위원도 13일 평창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에서 벌어진 최민정(20)의 실격에 대해 고개를 갸웃했다. 최민정은 이날 열린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선에서 아리안나 폰타나(이탈리아)와 접전 끝에 2위로 골인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심판진은 최민정에게 실격 판정을 내렸다. 심판진이 한국 대표팀에 통보한 실격 이유는 최민정이 킴 부탱(캐나다)을 추월하는 과정에서 손으로 무릎을 건드려서 임피딩(Impeding) 반칙을 했다는 것. 3위를 달리던 최민정이 2위 킴 부탱을 추월하는 과정에서의 신체 접촉을 문제 삼았다. 쇼트트랙은 애매한 규정으로 인해 거의 매 대회 논란이 벌어지는 종목이다. 상대 선수의 추월을 방해하기 위해 고의로 밀거나 가로막는 반칙을 뜻하는 임피딩 규정이 대표적이다. 논란을 의식한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2017~2018시즌 내내 임피딩 규정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아웃코스에서 인코스로 추월할 때 손을 쓰면 엄격하게 페널티를 적용하겠다”는 내용을 각국 선수단에 전달했다. 전 위원은 “올림픽이 워낙 큰 경기이기도 하지만 최근 월드컵 시즌과 비교해도 기준이 엄격하게 적용됐다는 느낌이 든다”며 “하지만 여전히 상황에 따라 규정이 다르게 적용되니 현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쇼트트랙의 판정은 1명의 주심, 2명의 부심, 그리고 1명의 비디오 심판 등 4명이 합의해 내린다. 판정의 정확성을 위해 8대의 비디오를 경기장 곳곳에 설치해 놨다. 하지만 최종 결정권은 주심이 갖고 있다. 비디오 화면상 최민정이 추월 도중 손으로 킴 부탱의 진로를 방해했다고 볼 수 있는 여지는 있다. 그런데 그 직전 킴 부탱이 먼저 손으로 최민정의 앞을 막는 장면이 나온다. 심판진은 왜 킴 부탱에게는 페널티를 주지 않았을까. 이에 대해 한 쇼트트랙 관계자는 “킴 부탱의 방해는 순위 변동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하지만 최민정의 경우에는 그 동작으로 인해 순위가 바뀌었다. 심판진이 그 부분을 문제 삼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쇼트트랙은 한국이 워낙 독주하다 보니 견제하는 나라들이 많다. 최민정의 실격 판정도 그런 분위기가 작용한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강릉=이헌재 기자uni@donga.com강릉=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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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아홉살의 깜짝 선물… 김민석, 빙속 1500m 아시아 첫 메달

    ‘빙속 괴물’ 김민석(19·성남시청)이 아시아 스피드스케이팅 역사를 다시 썼다. 김민석은 13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1분44초93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체격과 파워가 뛰어난 미국과 유럽 선수의 독무대였던 이 종목에서 아시아 선수가 올림픽 메달을 딴 것은 김민석이 처음이다. 경기 후 김민석은 “정말 믿어지지 않는다. 700m 지나고 정말 많이 힘들었는데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계속 들려 그 힘으로 버텨냈다. 국민의 성원으로 얻어낸 결과가 아닌가 싶다”며 감격스러워했다. 한편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첫 쇼트트랙 여자 500m 금메달에 도전한 최민정(20·성남시청)은 결선에서 2위로 골인했지만 실격 처리가 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강릉=김배중 wanted@donga.com·강홍구 기자}

    • 2018-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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