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상

박훈상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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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박훈상입니다.

tigermask@donga.com

취재분야

2025-11-17~2025-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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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정원 여직원 120개 ‘정치적 글’ 게시… 정상업무 여부 논란

    대선 개입 의혹을 받아온 국가정보원 여직원 김모 씨(29)가 선거 직전 인터넷 사이트에 4대강 사업이나 국가보안법 존폐 등 정치적 사안과 관련해 보수적 입장을 대변하는 글을 포함해 모두 120여 건을 올린 사실이 확인됐다. 국정원 직원이 선거를 앞두고 민감한 사회 이슈에 관해 한쪽을 대변하는 의견을 표출한 것이다. 이를 국정원의 정상 업무로 볼지, 부당한 정치 개입으로 판단할지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과 통진당 비판, 보수정책 지지서울 수서경찰서는 김 씨가 지난해 8월 28일부터 12월 11일까지 좌파 성향의 인터넷 사이트 ‘오늘의 유머’와 중고차 매매사이트 ‘보배드림’에 각각 91개, 29개의 글을 게시했다고 31일 밝혔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김 씨가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서 사용한 11개의 ID로 해당 게시물을 검색한 결과 북한과 야당, 좌파성향 단체의 주장을 비판하는 글이 대다수였다. 이명박 대통령과 여당 정책을 옹호하는 내용도 있었다. 본보가 확인한 46개의 글 중 북한 비판이 18건, 대통령 칭찬 8건, 민주통합당 비판 1건, 통합진보당 비판 5건이었다. 김 씨는 자신의 ID로 올린 글에 다른 ID로 추천을 누르기도 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올린 글도 발견됐다.김 씨는 북한을 비난하는 글을 가장 많이 썼다. “북한은 정상적인 국가가 아니다. 국민들을 굶겨 죽이면서 핵실험하고 미사일 쏘는 게 정상인가?”(지난해 12월 5일) “북한이 ‘제2의 6·25’까지 운운하면서 대놓고 우리나라 대선에 개입하려고 한다”(지난해 11월 21일) 등이다.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가 논란이 되자 지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야당 후보들의 발언과 관련한 의견도 나왔다. 김 씨는 12월 5일 ‘남쪽 정부’라는 제목의 글에서 “어제 토론 보면서 정말 국보법 이상의 법이 필요하다고 절실히 느꼈다. 대통령 되겠다는 사람조차 대한민국을 남쪽 정부라고 표현하는 지경이라니”라고 썼다. 전날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TV 토론회에서 ‘남쪽 정부’라고 말한 것을 비판한 글이었다.11월 20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조건 없는 금강산 관광 재개하자”고 주장했을 땐 “금강산 한번 가보고 싶기는 하지만 목숨 걸고 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썼다.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 도중 북한 경비병에게 피격돼 숨진 박왕자 씨 사건을 간접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제주 해군기지 예산안이 민주당의 반대로 보류된 것과 관련해선 “(국가안보에) 눈과 귀를 틀어막고 입만 여는 반대세력 덕분에 국가안보가 보류되고 말았다”고 했다.이명박 대통령의 치적을 찬양하는 글도 있었다. “이 대통령이 발리 민주주의 포럼에서 일본에 과거사 문제를 압박했다” “송도에 녹색기후기금(GCF)을 유치한 걸 보니 이 대통령의 외교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등의 내용이다.○ “선 넘은 부당 처신” vs “정상적 업무”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김 씨가 온라인 공간에서 정치적 이념적 성향의 게시글을 직접 올린 것에 대해 강한 비판이 제기된다. 설령 글의 내용 중 대부분이 종북주의에 맞선 이념적 선전 활동이었다 해도 국정원 직원이 업무시간에 이런 게시글을 올리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그가 올린 글 가운데는 특정 대선 후보 진영에 불리한 내용이 있다. 민주당은 31일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 것”이라며 “국회 정보위를 즉각 소집해 국정원과 경찰에 강력하게 책임을 추궁하겠다”고 밝혔다.반면 국정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 사이버요원 1명이 선동 글을 게재하면 핵심 추종세력 9명이 실시간 퍼나르고, 이를 90명이 본다. 오늘의 유머는 북한에서 쓴 걸로 보이는 글들이 다수 발견돼 심리정보국이 이에 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에 관한 글에 대해선 “보수 성향인 김 씨가 개인적으로 쓴 글이다. 주로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에 대한 내용이라 국내 정치와는 무관한 데다 치적에 관한 글은 1, 2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보 취재 결과 김 씨의 ID로 작성된 이 대통령을 칭찬하는 글은 확인한 것만 8개였다. 이 중 일부는 삭제됐다.전문가들은 김 씨의 이 같은 행위가 정상적인 업무 범위를 넘어섰다는 의견을 내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국정원이 심리전 업무 활동으로 글을 올려도 상대 후보에 대한 비판이 포함돼 있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라며 “특히 선거 기간에는 엄정하게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4대강 예산, 해군기지 등 국내 정치 이슈에 대한 언급도 비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국정원이 가지고 있는 정보로 국민을 상대로 정치적 성향이 강한 글을 올리는 것은 여론몰이의 가능성이 있다”며 “대선 후보의 이름을 지칭하지 않았더라도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반면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국정원의 심리전이 북한의 대남세력, 종북세력을 파악하는 방법이라고 한다면 철저하게 국익 차원에서 보호해야 한다”며 “북한이 인터넷 심리전을 상당히 고차원적으로 펼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은폐 논란 자초한 경찰경찰은 김 씨가 올린 글이 뒤늦게 알려지자 은폐 논란에 휩싸였다. 경찰은 1월 3일 김 씨의 정치 관련 글의 내용을 확인하고서도 “김 씨가 연예나 요리 등 사적인 내용의 글밖에 올리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광석 수서경찰서 서장은 “박근혜 문재인 등 키워드가 포함돼 있지 않은 글은 대선과 관련 없다고 보고 발표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박훈상·조동주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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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자들 얼굴 세탁?… 성형의사들 “안바꿔줘”

    2011년 3월 부산. 사기 전과범 박모 씨(52)는 잘나가는 미용실 원장 A 씨에게 접근했다. 그는 위조한 땅문서를 보여주고 재력가로 행세했다. 결혼을 약속한 그는 A 씨로부터 신용카드, 자동차, 가게 권리금까지 받아냈다. 모두 5억 원. A 씨가 뒤늦게 속은 사실을 알고 경찰에 고소했을 땐 이미 잠적한 뒤였다.그는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를 돌며 눈, 코, 턱을 수술했다. 바뀐 얼굴로 성형외과나 등산모임에서 만난 중년 여성들을 상대로 다시 수억 원대의 사기 행각을 벌였다. 지난해 7월 박 씨는 다른 피해자의 고소로 경찰에 붙잡혔다. 하지만 경찰은 주민등록증 사진과 다른 얼굴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각진 턱은 둥글고 갸름하게 바뀌었고 쌍꺼풀은 더 짙어졌다. 경찰은 “거칠게 산 것 같은 박 씨가 둥글고 선한 사업가 인상으로 변해 있었다”며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면 마주쳐도 못 알아볼 뻔했다”고 말했다.○ 경찰, 성형외과에 손 내밀다경찰이 성형수술로 얼굴을 바꿔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고 공소시효 만료를 노리는 ‘페이스오프’ 수배자들을 잡기 위해 성형외과 전문의 단체인 대한성형외과의사회와 공조하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성형외과의사회도 사회적 안전망을 확보하기 위한 경찰의 뜻에 공감해 적극 협조하기로 결정했다.경찰은 △성형외과 입구에 중요 지명 피의자 종합수배 전단 붙이기 △종합수배 사이트를 성형외과 전문의 단체의 성형포털 사이트나 각 병원 사이트에 링크 △긴급 수배자 발생 시 성형외과와 공조하는 안 등을 구상하고 있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 황규석 기획이사는 “병원 의료진과 직원이 머무는 공간에 수배 전단을 붙이는 것은 바로 가능하다”며 “범죄자를 검거하는 공익적 일이어서 회원들도 긍정적으로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지난해 12월 말 기준 법원이 체포영장을 발부한 지명수배 건수는 5만5722건이다. 경찰청 최준영 KICS(형사사법정보시스템)운영계장은 “살인 수배자까지 성형하고 활보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성형외과의 협조가 필요했다”며 “경찰은 마지막 수배자 한 명까지 검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그동안 살인부터 사기까지 다양한 범죄자가 성형으로 얼굴을 바꿔 왔다. 종합수배자 명단 1번이었던 살인 용의자 박모 씨(41)는 성형수술로 ‘날카로운 눈매’를 바꾼 채 3년간 도주했다. 30대 여성 사기범은 3000만 원을 들여 얼굴을 바꿨고 지문 조회로 덜미가 잡히기 전까지 마음껏 활보할 수 있었다. 그녀를 성형한 병원 관계자는 “그녀가 수배자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성형외과는 성형시술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데다 환자들이 본인 기록을 남기기를 꺼려 대부분 신원 확인 절차가 없어도 성형을 해주고 있다.○ 감쪽같은 기자의 변신성형으로 얼굴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까. 지난달 30일 오전 본보 기자와 대학생 인턴기자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세인성형외과의 도움을 받아 직접 가상성형을 체험했다.황세휘 원장은 둥글고 큰 얼굴, 살짝 들린 높지 않은 코 등을 본보 기자의 얼굴 특징으로 꼽았다. 3D가상성형 프로그램으로 광대와 턱 부분에 안면윤곽술을 시행하자 외견상 얼굴 크기가 확 줄었다. 작은 눈도 이마눈썹거상술과 쌍꺼풀 수술을 거치자 아이돌 스타처럼 커졌다. 황 원장은 “얼굴의 특징을 바꾸면 180도 다른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며 “나이가 들어도 바뀌지 않아 경찰 수사나 실종자 찾기에 이용되는 귀 부위도 성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지윤 인턴기자 서강대 중국문화과 4학년  }

    • 2013-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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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 2명이 술에 수면제 타 함께 성폭행”

    고교 동문 의사 2명이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인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만난 여성에게 마약성 수면유도제인 ‘졸피뎀’을 몰래 먹이고 성폭행했다는 고소장이 경찰에 접수됐다. 28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강남의 모 성형외과 의사 김모 씨(34)와 경기 포천시에 근무하는 군의관 임모 씨(31)는 지난해 12월 12일 20대 후반 여성인 A 씨를 김 씨 집으로 초대해 술을 마시며 게임을 했다. A 씨가 화장실에 간 사이 술병에 졸피뎀을 넣어 먹여 잠들게 한 뒤에 두 사람이 차례로 성폭행했다는 것이 A 씨의 주장이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합의하에 A 씨와 성관계를 맺었다. 임 씨도 성관계를 맺었는지는 모르겠다”며 “졸피뎀은 내가 처방받았다가 A 씨에게 준 것이다. 내가 근무하는 성형외과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씨는 성관계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석 결과 김 씨 외에 임 씨도 A 씨와 성관계를 가진 사실이 드러나면 두 의사 모두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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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사도 정부도 못믿어… 현장 목소리 반영을”

    이명박 대통령의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촉진법’ 개정안(일명 택시법) 거부권 행사를 계기로 택시운전사들 사이에서도 택시법을 둘러싼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전국택시노조, 전국민주택시노조, 전국개인택시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노사 4개 단체는 택시법의 국회 재의결을 요구하며 무기한 운행중단을 예고했다. 하지만 상당수 법인택시 운전사들은 자신들의 실질적인 혜택부터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3일 본보 취재팀이 서울 시내에서 만난 20명의 법인택시 운전사들 중 16명이 택시법 자체에 반대하거나 비판적으로 보는 의견을 피력했다. 택시법 찬성으로 분류할 수 있는 의견은 4명이었다. 법인택시 운전사들은 택시가 대중교통에 포함돼 준공영제 적자보전, 환승할인, 택시 공영차고제 설치, 감차 보상, 택시 소득공제 등이 시행되더라도 혜택은 회사만 볼 것이란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다. 서울의 한 법인택시 운전사 홍모 씨(41)는 “내가 낸 세금으로 택시회사 업주의 배만 불려주는 택시법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야간근무조인 홍 씨는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하루 12시간을 일한다. 이렇게 번 돈은 하루 평균 20만 원. 하지만 사납금 12만 원, 추가 액화석유가스(LPG) 비용 2만 원, 식대와 담뱃값 만 원을 빼면 남는 돈은 5만 원뿐이다. 2010년 기준 법인택시 운전사의 평균 월급은 158만 원. 180만 원인 개인택시보다 적고 4인 가족최저생계비(2012년 기준)인 149만6000원보다 조금 많다. 홍 씨의 월급은 한달 평균 26일을 일해 번 130만 원에 기본급 100만 원을 더한 230만 원이다. 그는 “쉴 틈 없이 일해도 오히려 빚만 쌓인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택시법 통과에 찬성하는 법인택시 운전사도 근로조건 개선을 전제조건으로 달았다. 최모 씨(63)는 “택시회사가 운전사들의 임금인상부터 약속해야 한다”며 “운행할 때 필요한 LPG값도 전가하는 회사의 행태를 볼 때 믿음이 안 간다”고 주장했다. 강모 씨(49)도 “택시운전사 노조는 회사의 이익을 반영할 뿐”이라며 “현장 운전사의 목소리를 더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인택시 운전사들은 당장 체감할 수 있는 기본급 인상, 근무시간 정상화, 주5일제 정착, 사납금 인하, LPG 비용부담 면제 등을 정부와 회사가 책임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택시노조 관계자는 “택시가 대중교통으로 인정을 받아야 택시업계가 발전할 수 있는 밑그림을 그릴 수 있다. 회사가 살아야 운전사도 살 수 있다”며 택시법 찬성을 분명히 했다. 전국민주택시노조는 “조합원의 의견을 모두 수렴했기 때문에 택시법 반대 의견은 나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신사임 인턴기자 이화여대 철학과 4학년  }

    • 2013-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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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문대女, 강남 특급호텔서 연예인 사칭 성매매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특급호텔에서 성매매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조모 씨(27·여). 서울시내 유명 사립대인 S대 출신이라 주장하는 그는 인터넷에 ‘연예기획사 소속. 일반 화류계 여성과 다른 품격’이라는 글을 올리며 자신을 홍보했다. 그녀는 임의동행 형식으로 경찰서에 올 때도 명품 가방을 메고 자신의 벤츠 C300 승용차를 타고 나타났다. ‘연예기획사 소속’이라는 직함을 붙인 뒤 성매매 비용을 보통보다 3, 4배 비싼 80만 원으로 정해도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성매수 남성들은 키가 크고 늘씬한 데다 성형수술로 외모를 가꾼 그녀를 보고 ‘연예인급’으로 생각했다.성매매 장소도 ‘고품격’으로 골랐다. 조 씨가 소속된 성매매 업체는 일반 관광호텔이 아닌 강남의 7군데 특급호텔에서만 여성의 성을 팔았다. 이른바 ‘품격 있는 성관계’와 성매수자의 신분 보장을 명분으로 삼았다. 인터넷 카페 이름도 ‘강남 하이퀄리티’라고 붙이며 고급을 강조했다.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품격을 운운하지만 결국 단속을 피하기 위한 꼼수였다”며 “풀살롱 같은 성매매 전문업소들이 통째로 호텔 객실을 빌릴 경우 필요한 수억 원의 권리금을 아끼려는 속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업체는 여행사나 호텔 예약사이트를 이용해 일주일 전에 미리 호텔을 예약하는 방법으로 객실료를 하룻밤에 15만 원 수준으로 깎았고, 객실 한 곳에서 하루에 2차례 이상 성매매를 하게 했다. 한 군데를 장기 이용하면 단속 위험이 있어 7곳을 번갈아 가며 이용한 것.서울 강남경찰서는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업주 최모 씨(42)를 수배하고 성매매 여성, 성매매 광고 배포자 등 12명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최 씨는 연예기획사를 사칭한 뒤 명문대 여학생, 레이싱모델, 스튜어디스 출신 등이라 주장하는 23명의 프로필과 선정적인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고 성매매를 알선했다. 이 업체의 사이트에는 젊은 남성들의 성매매 후기글도 잇달아 올라왔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수백 건의 성매매를 알선해 수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성매수 남성의 신원도 확인해 조사할 방침이다.경찰 관계자는 “연예계를 들먹이며 일반 화류계 여성과의 차별화를 내세웠지만 자신의 몸을 상품화하고 쉽게 돈을 버는 성매매 본질에는 다를 바 없다. 오히려 바가지를 씌웠을 뿐”이라며 “대학을 졸업한 젊은 여성들이 명품과 성형에 빠져 몸을 파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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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어서도 벗지못한 ‘조폭’ 주홍글씨

    인생의 절반이 넘는 34년을 감옥에서 보낸 그는 죽어서까지도 경찰의 삼엄한 눈길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조직폭력에 몸담았던 삶의 말로는 그렇게 쓸쓸했다. 5일 64세로 생을 마감한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 씨 얘기다.6일 김 씨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은 수사현장을 방불케 했다. 서울지방경찰청 폭력계를 비롯한 150여 명의 경찰이 장례식장 안팎에 배치돼 경계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서방파의 조직은 사실상 와해됐지만 김태촌이 가진 상징성과 과거의 정 때문에 폭력 조직원들이 찾고 있다”며 “나이 든 조직원이 많아 불상사가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김 씨의 장지가 전남 담양군의 한 군립묘지로 정해지자 전남지방경찰청도 경비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베테랑 조폭 수사관이었던 안흥진 국제조직범죄문제연구소 소장은 “전국의 조직폭력배들은 경조사 자리에서 사업 아이템을 논의하고 자기 세력도 과시한다”며 “강남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후배 몇 명이 김 씨의 계보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처럼 지역에 기반을 둔 보스 밑에 주먹으로 단결하기보다 이미 조폭들이 기업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김 씨의 사망이 주먹판을 뒤흔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이날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가장 넓은 곳에 마련된 김 씨의 빈소에서는 그의 폭넓은 인맥이 그대로 드러났다. 정장 차림의 몸집 건장한 남성 20∼30명이 장례식장 앞에 도열해 문상객을 맞았다. 원로 종교인과 프로농구 감독, 인기 가수와 국악인, 지역 언론사 등이 보내 온 조화(弔花) 100여 개가 가득했다. 부산 영도파 천달남 씨와 칠성파 이강환 씨 등 두목급 조폭도 조화를 보냈다. 빈소가 마련된 5일 하루 식대만 1150여만 원이 나올 정도로 조문객도 많았으며 경찰 추산 1300여 명이 다녀갔다. 신상사파 두목 신상현 씨도 5, 6일 두 차례 빈소를 찾았다.김 씨의 오랜 친구인 야구해설가 하일성 씨는 “김 씨는 후배들을 챙겨 새로운 인생을 살도록 도왔다”며 “그의 참회는 진심이었지만 과거의 인생 때문에 모든 걸 편안하게 내려놓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1986년 인천 뉴송도호텔 나이트클럽 사장을 흉기로 난자한 사건으로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치른 뒤 줄곧 수감생활을 했다. 1998년에는 가수 이영숙 씨와 ‘옥중결혼’을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05년 출소한 뒤에는 인천의 교회에서 집사로 활동하며 소년원을 찾거나 TV 등에 나와 신앙간증을 하고 청소년 교화에도 힘썼다. 전남 담양에서 태어나 광산군 서방면(현 광주)에서 자란 김 씨는 1975년 전남 광주 폭력조직인 ‘서방파’의 행동대장으로 폭력조직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어린 시절 행상을 하던 어머니가 아무 잘못도 없이 깡패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울면서 빌던 모습을 보고 ‘주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건 이후 김 씨는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고 뜻이 맞는 아이들을 모아 어머니에게 행패를 부렸던 깡패들에게 복수한 것으로 전해진다.그는 1977년 서울로 진출해 여러 군소 조직을 제압하며 세력을 키웠다. 정·재계는 물론이고 연예계까지 인맥을 넓히며 활동했다. 유신시대 정치폭력의 상징이었던 1976년 신민당사 난입 및 전당대회 각목 사건에도 연루됐다. 그가 이끌었던 ‘범서방파’는 조양은의 ‘양은이파’, 이동재의 ‘OB파’ 등과 함께 1980년대 전국 3대 폭력조직으로 꼽혔다.인간 김태촌의 삶은 마지막까지 비참했다. 수감 당시 교도소 간부에게 뇌물을 건넨 사실이 밝혀져 2006년 또다시 감옥에 갇혔다. 2007년에는 배우 권상우 씨에게 일본 팬미팅 행사를 강요하는 협박성 전화를 건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지난해 5월에는 투자금 회수 청부를 받고 기업인을 협박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기도 했다.그는 갑상샘 질환 치료를 위해 2011년 12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지난해 3월부터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오다 5일 0시 42분 심장마비로 숨을 거뒀다. 병상을 지켰던 부인 이 씨와 친누나, 조카, 부하 등 20여 명이 마지막을 지켜봤다. 발인은 8일 오전 6시. 장례는 교회식으로 치러진다.박희창·박훈상 기자 ramblas@donga.com}

    • 2013-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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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쇄자살 비운의 가족史 뒤엔 악성댓글이…

    5일 저녁 조성민 씨(40·사진)는 여자친구 박모 씨(41)의 서울 강남구 도곡동 SK허브프리모 오피스텔에서 박 씨와 소주 3병을 나눠 마셨다. 박 씨는 술자리에서 조 씨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6일 0시 5분경 지인을 만나러 외출했다. 홀로 남은 조 씨는 6일 0시 11분경 어머니에게 ‘저도 한국에서 살길이 없네요. 엄마한테 죄송하지만 아들 없는 걸로 치세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5분 뒤 박 씨에게 ‘내 인생에 마지막이 자기와 함께하지 못해서 가슴이 아프다 꿋꿋이 잘살아’라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남겼다. 박 씨는 ‘좀 이따 들어가겠다’라고 답했다.박 씨가 외출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조 씨는 욕실에서 목을 맨 채 발견됐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박 씨가 0시 5분에 외출했다가 오전 3시 40분에 돌아온 사실을 확인했다.조 씨는 휴대전화 대리점을 운영하는 박 씨를 3개월 전 사업 일로 만나 교제를 시작해 ‘와이프’로 부를 정도의 깊은 관계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피스텔 관리사무소 등에 따르면 조 씨는 박 씨의 오피스텔을 자주 드나들다 최근에는 오피스텔에서 머물며 집 밖으로 잘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조 씨가 자살한 것으로 보고 유족과 협의해 명확한 사인 규명을 위한 부검을 7일 실시할 예정이다.○ 최진실에게 끝까지 미안해해조 씨의 지인들은 “조 씨가 7월 시행 예정인 ‘최진실법’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전처에 대한 미안함이 컸는데 새해 들어 세간에 전처 이름이 오르내리자 더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일명 ‘최진실법’이라 불리는 친권 자동 부활 금지제는 이혼 후 단독 친권자로 정해진 부모의 한쪽이 사망하더라도 다른 한쪽이 친권자로 자동 지정되지 않고 가정법원 심리를 거쳐 후견인을 정하는 제도다. 여성단체들은 조 씨와 최 씨 유족이 아이들 친권과 양육권을 놓고 다투자 공개적으로 조 씨를 비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최진실법’이란 이름이 붙었다.조 씨는 2000년 12월 최 씨와 결혼했다. 두 사람의 결혼은 최정상 인기 배우와 유명 야구선수의 결혼인 데다 조 씨가 최 씨보다 다섯 살 연하여서 화제를 모았다. 부부는 2001년 아들 환희(12)를 낳았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조 씨는 2002년 12월 18일 “아내가 나의 외도를 의심해 친구 사이인 심모 씨의 집에 들이닥쳤다. 의부증이 심해 이혼하고 싶다”며 별거 중임을 밝혔다. 당시 둘째인 딸 준희(10)를 임신 중이었던 최 씨도 당일 기자회견을 열어 조 씨의 주장을 반박하다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다. 이후 조 씨와 최진실가(家)는 재산 문제로 법정에 서기도 했다.조 씨는 최 씨와 2004년 9월 협의이혼하는 과정에서도 크게 다퉈 왔다. 조 씨는 그해 8월 1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최 씨 집에서 양육권을 두고 다투다 최 씨를 폭행해 2개월 동안 잠원동 주택 반경 100m 내 접근 금지 처분을 받았다. 결국 최 씨가 조 씨에 대한 모든 소송을 취하하고, 조 씨가 친권과 양육권을 포기하기로 합의하면서 3년 9개월의 결혼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하지만 이혼 후에도 갈등은 끝나지 않았다. 조 씨는 이혼한 지 1년도 안 된 2005년 7월 한때 친구 사이라고 주장했던 심 씨와 재혼했지만 2010년경 관계를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도 2008년부터 부모가 자녀의 성을 바꿀 수 있게 법이 개정되자마자 두 자녀의 성을 조씨에서 최씨로 바꿨다. 조 씨는 최 씨가 2008년 10월 자살한 뒤 자녀 양육권과 친권을 놓고 유족과 갈등을 빚다가 아이들의 외할머니에게 같은 해 12월 권리를 넘겼다.○ 새로운 시작, 하지만…조 씨는 최정상급 투수였다. 그는 신일고 시절 ‘코리안 특급’ 박찬호 선수를 앞서는 최고 투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조 씨는 1996년 고려대 졸업 후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와 계약금 1억5000만 엔(당시 약 13억5000만 원), 연봉 1200만 엔(당시 약 1억800만 원)에 7년 계약을 맺었다. 한국 대학 선수로는 최초로 일본에 직행한 사례다. 조 씨는 1998년 전반기에 7승을 거두며 다승 공동 1위로 올스타전에 감독 추천 선수로 출전했다가 팔꿈치 부상이 악화돼 내리막길을 걸었다. 결국 2002년 10월 계약 기간을 1년 남겨 두고 요미우리를 나왔다.조 씨는 이혼 후 다시 야구선수로 돌아왔다. 2005년 ‘재활 공장장’으로 불리던 김인식 당시 감독의 도움으로 한화에 극적으로 입단해 등번호 99번을 달았다. 마지막 기회라는 다짐이었다. 하지만 그간의 삶의 곡절과 부상을 이겨 내기는 쉽지 않았다. 결국 그는 3년간 35경기에 출전해 3승 4패 평균자책 5.09라는 초라한 기록만 남기고 2007년 은퇴했다. 이후 스포츠 매니지먼트사와 식품 온라인몰을 운영했지만 실패를 거듭했다.조 씨는 2011년 모든 사업을 정리하고 프로야구 두산에 2군 재활코치로 입단했다. 하지만 두산은 지난해 11월 재계약을 포기했다. 두산 측은 “일본으로 연수를 가 실력을 키워 오라고 제안했지만 조 씨가 거절하고 스스로 사의를 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 씨의 지인은 “조 씨가 구단의 지원 없이 자비로 연수를 가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이는 사실상 해고나 다름없다”고 전했다.조 씨는 두산과 틀어진 직후인 11월 3일 도곡동의 한 선술집에서 친한 동생인 김모 씨(33)와 주먹다짐을 벌여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2008년과 2010년 야구 해설 경험을 토대로 해설위원이 되려고 했던 조 씨에게 이 사건은 치명타가 됐다. 최근 조 씨를 만난 한 방송 관계자는 “조 씨가 방송을 쉰 지 오래돼 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방송 복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고 전했다. 여러모로 절망감에 빠져 있던 조 씨는 주변에 와이프라고 소개했던 박 씨에게서 이별 통보를 받자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6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대안암병원에 차려진 조 씨의 빈소에는 야구계 동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1973년생 동갑내기 박재홍 선수는 “최근 카카오톡 프로필에 ‘이 또한 지나가리’란 문구를 적는 등 조금 힘들어 보였다”며 안타까워했다. 상주인 조 씨의 어린 두 자녀는 이날 오후 6시경 검은색 후드티를 입은 채 굳은 얼굴로 지인들과 함께 빈소에 도착했다. 남매는 친조부모와 얘기를 나누고 조문객들을 맞다가 오후 10시경 떠났다. 박훈상·조동주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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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은 두 아이는 어쩌라고… 최진실-최진영 이어 조성민마저 목매 숨진 채 발견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최진실 씨가 세상에 남기고 떠난 최환희(12) 준희(10·여) 남매는 지난해 9월 한 TV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섬집 아기’를 불렀다. “예전에 엄마가 이 노래만 부르면서 저희를 재워주셨어요. 엄마가 생각나서 좋아요.” 손을 맞잡고 노래를 마친 남매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엄마, 저희를 낳아주시고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늘에서도 행복하시고 지켜보세요”라고 했다. 엄마와 외삼촌(최진영)을 잃고도 남매는 서로 의지하며 씩씩하게 자라고 있었다. 적어도 6일 새벽이 오기 전까진 그랬을 것이다. 이날 서울 고려대안암병원 장례식장 전광판에는 ‘최환희’ ‘최준희’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몇 시간 전 고인이 된 아버지 조성민 씨(40·사진)의 상주였다. 2008년 엄마, 2010년 외삼촌에 이어 아버지까지, 남매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 모두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이날 오전 3시 40분경 서울 강남구 도곡동 여자친구 집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최 씨는 2004년 이혼 후 조 씨에게 보낸 편지에 “환희 아빠, 아이들이 어른이 됐을 때 ‘우리 엄마 아빠가 최진실 조성민이야’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도록 부끄럽지 않게 살자”고 썼다. 두 사람 모두 그 다짐을 지키지 못하고 아이들 곁을 영원히 떠났다. 이들 톱스타 가족의 ‘비운의 가족사’ 이면에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악플 문화’가 있었기에 더더욱 안타깝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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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정원 여직원, 새누리에 유리하게 게시글에 찬반 표시

    대선 개입 의혹을 받아온 국가정보원 여직원이 좌파 성향의 인터넷 대형 커뮤니티의 선거 관련 게시글에서 새누리당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찬반 의견을 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선 직전 “선거 관련 댓글을 단 정황이 없다”고 발표했던 경찰은 “섣부른 수사 결과 발표로 선거에 개입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서울 수서경찰서는 3일 국정원 여직원 김모 씨(29)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나온 16개의 ID가 새누리당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288차례 ‘추천’ 또는 ‘반대’에 쓰인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해 8월 28일부터 12월 10일까지 좌파 성향인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 올라온 게시글 269개에 대한 의견이었다. 이 중 대선과 관련된 게시글은 94개였고 추천이나 반대한 경우는 99차례였다. 경찰은 다른 사람이 올린 게시글에 추천이나 반대를 누르는 방식으로 대선 관련 의견을 표현한 것이 공직선거법 위반인지 검토 중이다.다만 경찰은 “김 씨가 선거 관련 댓글이나 게시글을 올린 흔적은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16개의 ID로 이 사이트 등에 100여 개의 댓글이나 게시글을 올렸지만, 이는 선거와 무관하며 본인의 업무나 개인적 일과 관련된 내용으로 조사됐다.게시글이 ‘추천’을 많이 받으면 베스트 카테고리로 옮겨져 더 많은 사람이 읽을 수 있고 ‘반대’를 받으면 감춰질 수 있다. 이 사이트는 전체 회원 수가 20만 명이 넘는 데다 진보 좌파를 표방하는 젊은층에게 인기가 많아 박근혜 당선인을 비방하거나 문재인 전 후보를 지지하는 글이 올라와 정치적 이슈를 만들어내기도 했다.해당 사이트는 ID, e메일 주소만 입력하면 실명이나 주민등록번호 없이 회원 가입이 가능하다. 16개의 ID는 8월 28일 이후 순차적으로 발급됐는데 모두 야후코리아 e메일 계정을 이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야후코리아 e메일에 가입할 때도 주민등록번호를 쓰지 않는 데다 야후코리아 측이 최근 사업을 종료해 사실상 본인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김 씨의 컴퓨터에서 발견된 ID·닉네임이 다른 사이트 3곳에서도 발견됐다. 경찰은 다른 한 커뮤니티 사이트도 압수수색했지만 대선과 관련한 흔적을 찾지 못했다. 김 씨가 국정원 3차장 산하 대북(對北) 심리전단 소속임을 고려할 때 김 씨가 사이트에 올라온 잘못된 북한 관련 정보나 천안함 폭침설 의혹 글에 반박글을 달며 활동했을 가능성도 있다.경찰은 대선 마지막 TV토론이 끝난 지난해 12월 16일 일요일 밤 “댓글을 단 정황이 없다”고 발표했다가 다음 날 “PC 기록만 확인해 댓글을 달지 않았다고 100% 확신할 수 없다”며 한발 물러선 바 있다. 경찰은 김 씨를 4일 재소환해 사이트 접속 시간 등을 토대로 국정원 차원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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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정원 여직원 대선 관련 글 남긴 정황

    경찰이 국가정보원 직원 김모 씨(29·여)가 대선 관련 글을 인터넷에 남긴 정황을 발견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수사에 나섰다. 2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이 김 씨의 개인용 컴퓨터 2대에서 나온 ID 20여 개, 닉네임 20여 개를 지난해 12월 19일부터 일일이 웹사이트에서 검색한 결과 ID와 닉네임이 문재인 전 후보 등 대선후보의 이름이나 별명 등과 함께 검색되는 정황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선거운동 혐의 입증을 위한 단서와 정황이 나옴에 따라 해당 글이 발견된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압수수색을 벌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압수수색 결과 김 씨가 썼다는 명백한 정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해당 사이트에서 제목 정도는 검색되지만 내용이 확인되지 않아 추가로 수사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의혹이 제기된 김 씨를 4일 오후 2시 피고발인 신분으로 재소환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검색 결과와 압수수색만으로는 혐의 유무를 판단할 수 없어 김 씨를 불러 여러 정황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대선을 앞둔 12월 16일 대선후보 TV 토론이 끝난 직후 김 씨의 문 전 후보에 대한 비방 댓글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서둘러 발표했다가 불법 선거 개입이라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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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굴뚝 농성’ 아파트 경비원 등 7명 복직

    2012년 마지막 날 해고가 부당하다며 서울 강남 아파트 단지 굴뚝에서 ‘고공 농성’을 벌여온 민모 씨(62)가 전원 복직을 약속받고 농성 56시간 만인 2일 오후 8시 반 굴뚝에서 내려왔다. 2일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는 아파트 관리회사인 한국주택관리와 협상을 벌여 복직 희망자 7명 모두를 촉탁직으로 재계약하겠다고 약속 받았고 이 소식을 들은 민 씨와 민주노총 선전부장 조준규 씨는 농성을 접었다. 민 씨 등은 한국주택관리 측이 경비원의 60세 정년퇴직 이후 촉탁직 재고용 연령 상한을 기존의 65세에서 62세로 낮추면서, 근무 태만 등을 이유로 촉탁직 경비원 14명을 해고하자 이에 반발해 왔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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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이 먹는 것도 서러운데… 명퇴후 아파트경비원 ‘조퇴’ 걱정

    “예년 같으면 뜨는 해를 바라보며 새해 계획을 세웠을 텐데….”높이가 42m나 되는 굴뚝 위에서 전화를 받은 경비원 민모 씨(62)의 목소리는 거센 바람에 흔들렸다. 그는 2012년 12월 31일 해고 통보를 받고 정오경 자신이 일해 왔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한가운데 자리 잡은 굴뚝 위로 올라갔다. 그러곤 다음 날 동이 틀 때까지 밤새 쏟아지는 눈 속에서 비닐 한 장에 의지한 채 버텼다. 섭씨 영하 10도의 강추위에 손과 발은 마비가 된 듯 저렸다. 그는 “내가 버티지 않으면 동료들도 일자리를 잃는다”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내려가지 않겠다”고 말했다.민 씨의 해고 사유는 ‘나이가 많다’는 것. 2003년 경비원 일을 시작한 그는 근 10년 만에 아파트 관리회사인 한국주택관리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주택관리 측은 취업 규칙상 정년이 60세지만 근무평가가 우수한 경비원을 65세까지 촉탁직으로 재고용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주변 아파트는 젊은 경비원이 많은데 우리 아파트는 나이 든 경비원이 너무 많다”며 근무자 연령을 낮춰 줄 것을 요구했다. 노조를 꾸린 경비원들은 62세까지 촉탁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합의를 봤지만 주택관리 측은 근무 태만 등을 이유로 민 씨 등 14명의 재계약을 거부했다.신현대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입주자 대표들이 지나친 고령화를 우려해 내린 결정”이라며 “이곳 급여가 다른 곳보다 높은 만큼 이왕이면 젊고 유능한 경비원을 쓰는 게 맞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박문순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법규국장은 “신현대아파트 경비원 급여는 다른 곳보다 10만 원가량 많은 정도”라며 “오히려 일부 주민은 민 씨처럼 친숙한 경비원이 계속 일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반박했다.이처럼 고령 명예 퇴직자에게 ‘제2의 안정된 일자리’로 손꼽히던 경비원 자리도 40, 50대 조기 퇴직자가 급증하면서 위협받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구, 서초구의 고급 아파트를 중심으로 젊은 경비원 비율이 늘고 있다. 경비원이 젊을수록 아파트 이미지가 좋아져 집값이 오르고 각종 돌발 상황에도 기동력 있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게 젊은 경비원을 선호하는 주민들의 얘기다. 하지만 “고령 경비원이 책임감이 더 강하고 성실하다”는 주민도 많다.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최고급 아파트 경비원은 모두 50여 명. 경비관리업체는 ‘같은 값이면 젊은 직원을 쓴다’는 방침 아래 주로 40세 전후의 경비원을 채용했다. 이곳 최고령 경비원은 53세인 A 씨다. 그는 “계약이 완료되면 최고령인 나부터 해고될까봐 두렵다”며 “50세 이상 경비원에겐 무언의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이 지역 부근의 다른 아파트도 40, 50대 경비원이 대부분이고 60대 이상은 3명뿐이다. 정년이 비교적 높은 곳도 근무조건은 까다로웠다. 경비원 정년이 68세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아파트에서 일하는 인원 중 절반은 1년 이상 근무하지 못했다. 경비원 서모 씨(65)는 “1년을 근무하면 퇴직금과 월차 수당 등 200만 원을 받는다. 회사는 이 돈을 아끼려고 잠깐만 졸아도 근무 태만을 이유로 1년 이내에 해직시키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김태환 용인대 교수(경호학과)는 “아파트 경비원은 주민의 안전과 재산 보호를 위해 일하지만 실제론 주민들의 생활을 돕는 도우미 역할에 가깝다”며 “나이나 신체 능력보다 경험과 친화력, 성실성이 더 중요한 기준”이라고 말했다.1일 밤에도 폭설이 내렸지만 민 씨는 굴뚝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그는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전원 복직을 수용할 때까지 농성을 계속할 계획이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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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窓]2012 서울 ‘장발장’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배가 고파서 잠시 정신이 나갔어요.”“용서 못 해줍니다. 할 말 없으니까 손놓으세요.”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인근 반포지구대. 터미널의 한 편의점에서 3500원짜리 육포 2개를 훔치다 붙잡혀 온 A 씨(59·여)가 두 손을 싹싹 빌며 점주 B 씨에게 선처를 구했다. B 씨는 “육포 값 30배를 내놓지 않으면 절대 합의를 못 해준다”고 잘라 말했다. 남루한 행색의 A 씨는 ‘돈 벌어 오겠다’며 상경한 아들을 보러 충남 당진에서 차비만 간신히 마련해 올라왔다. 아들을 만나긴 했지만 형편이 더 어려운 상태여서 내려갈 차비도 못 받은 채 헤어져야 했다. 그는 “경찰서에 처음 와서 너무 무섭다”면서 “죄 짓는 걸 알면서도 굶주림을 참지 못했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이달 초에는 60대 노숙인 할머니가 같은 편의점에서 죽과 삼각김밥을 가방과 주머니에 넣었다가 점원에게 들켰다. 점원은 할머니를 지켜보다 문 밖을 나서자 바로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할머니는 “며칠째 굶어서 밥 생각이 간절해서 훔쳤다”며 싹싹 빌었지만 점원은 용서하지 않았다.강남고속터미널을 관할하는 반포지구대는 한 달에 두세 번씩 이와 비슷한 사연의 절도사건을 접수하고 있다. 터미널에 터를 잡은 노숙인이 점원의 손에 붙잡혀 오는 경우가 많지만 일자리를 찾아 무작정 서울로 상경했다가 배가 고파 훔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터미널에서는 노숙인이 30∼40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노숙인 임모 씨(51)는 “다른 곳보다 따뜻하고 서울역과 달리 노숙인을 내쫓지 않아 얼어 죽지 않으려고 터미널로 온다”며 “다만 주변에 무료급식소가 없어 끼니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전했다.“선처해줄 수 없다”는 가게 주인들도 사정이 있었다. 빵 한 개는 적은 금액이지만 도난금액을 합치면 한 달에 100만 원 이상을 도둑맞는 업소도 있다. 점원 C 씨는 “며칠씩 굶었다고 하소연하지만 확인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한 경찰은 “빵 값 정도는 우리가 대신 내줄 수 있지만 주인들이 강하게 처벌해 달라며 한사코 거절한다”고 전했다.경찰이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은 즉결심판이다. 경찰은 ‘현대판 장발장’이 물건을 훔친 것은 형법상 엄연히 절도지만 배가 고파 음식을 훔쳤다는 점을 감안해 경범죄인 무전취식으로 간주해 즉결심판으로 넘긴다. 경미한 사건을 형사입건하면 긴 재판절차와 전과자 양산 등 소모적인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어 즉결심판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다는 것. 즉결심판에 넘어가면 20만 원 이하의 벌금 등이 선고된다. 경찰 관계자는 “배고픔을 참지 못해 1000원 남짓한 빵을 훔친 사람까지 절도죄로 일일이 형사처벌하기에는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하지만 업주들은 “훔쳐간 물건 값도 못 받는데 솜방망이 처벌로 절도 근절도 안 되면 우린 어쩌란 말이냐”고 항의하고 있다.박훈상·김태웅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2-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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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주민에 식사 대접하고… 성탄절 케이크 선물하고…

    ‘즐거운 성탄을 기원하며 조그마한 선물을 문 앞에 두었습니다.’ 성탄절을 앞둔 23일 밤 서울 관악구 중앙동의 한 원룸 건물 입주민들의 휴대전화에 이런 문자메시지가 일제히 도착했다. 현관문을 연 입주자들의 눈에는 문 앞 마다 놓인 크리스마스 케이크와 샴페인, 그리고 자신처럼 놀란 표정의 이웃이 보였다. 선물을 보낸 이는 원룸 주인 권기영 씨(47). 권 씨가 쓴 이벤트 비용은 케이크와 샴페인 20개씩 모두 40만 원. 원룸에 사는 한 입주민이 권 씨의 성탄절 이벤트와 그간의 배려를 2030세대가 많이 찾는 한 웹사이트에 올리자 ‘훈훈한 댓글’이 주렁주렁 달렸다. ‘우아 믿을 수 없다. 이런 분이 있다니. 아직 세상은 살 만하고 아름답다’ ‘실제 일어난 일일까 싶을 정도로 멋지네요’ ‘이런 분께 고시원 위탁경영을 맡겨야’ ‘감동을 넘어 감격… 다른 곳으로 퍼가도 될까요’…. 권 씨의 사연이 인터넷과 인근 서울대에 알려지자 방을 구하고 싶다는 문의가 줄을 이었다. 격려 문자도 왔다. 권 씨의 작은 배려에 2030세대가 이처럼 커다란 울림으로 반응하는 것은 젊은층이 주거 문제로 받는 고통이 그만큼 큼을 보여준다. ‘내 원룸은 비 새는 상태로 2주를 고생해야 고쳐준다’ ‘계약할 때 도시가스라더니 막상 LPG로 보일러를 때는 탓에 난방비로 죽을 지경’ 등 2030세대의 하소연 댓글도 줄을 이었다. 직장인 장남수 씨(27)는 “한겨울에 언 수도관 탓에 방 안으로 물이 스며들어 전기장판에 불꽃이 튀는데도 주인은 수리를 해주지 않았다”며 “도저히 살 수 없어 계약기간 내에 방을 빼자 복비까지 받아 챙겼다”고 토로했다. 청년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단체인 민달팽이유니온 이한솔 대표는 “권 씨와 같은 ‘착한 집주인’을 만나는 건 복권 당첨 같은 행운”이라며 “개학 철마다 자취생들은 방 구하기 전쟁을 벌이는데 이런 상황이 해결돼야 나쁜 집주인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이들의 이런 반응에 권 씨는 “대학 시절 하숙집 주인아저씨는 항상 하숙생이 배고프지 않을까 걱정해 외식도 자주 시켜줬다”며 “그 배려를 다시 젊은 세대에게 돌려준 것인데 칭찬을 받으니 쑥스럽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 프로그램 개발 업무를 하는 권 씨는 지난해 건물을 인수하고 임대업을 시작했다. 그는 “처음 임대업을 시작할 때 입주자가 들어오면 꼭 식사부터 대접하겠다고 다짐했다”며 “사는 곳과 원룸이 멀지만 일부러 퇴근길이나 토요일 점심 때 찾아가 젊은이들 입맛에 맞는 곳에서 함께 밥을 먹는다”고 말했다. 권 씨는 강력범죄가 기승을 부리자 각 층 복도에 폐쇄회로(CC)TV와 밝은 조명을 달고 각 방에는 전문 경비업체의 경보장치를 설치해줬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고장이 나면 즉시 고쳐준다. 입주자 권오남 씨(27)는 “전 주인은 얼굴도 몰랐고 관리도 엉망이었다”며 “예전엔 집에 돌아오면 혼자여서 허전할 때가 많았는데 이제 평일 저녁에 아저씨와 다른 방 사람과 함께 식사하니 정말 더불어 사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2-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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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ID-닉네임 일일이 넣어 수사 계속”

    민주통합당이 제기한 국가정보원 선거 개입 의혹 주장에 대한 경찰 수사의 최종 결론은 대선 이후에야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18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로부터 국정원 여직원 김모 씨(28)의 개인용컴퓨터 2대와 하드디스크를 분석한 결과를 넘겨받고 중간 수사발표 때 미진했던 부분을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며 “상당한 시일이 필요해 수사 종료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경찰은 개인용컴퓨터 2대에서 나온 ID 20여 개, 닉네임 20여 개와 컴퓨터에서 나온 인터넷주소(IP)를 토대로 수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강제수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수사관 17명을 동원해 ID와 닉네임을 일일이 웹사이트에서 직접 검색하는 방식으로 비방 댓글이 있는지 조사하기로 했다. 경찰은 17일 민주당이 김 씨가 작성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제출한 수십 개의 트위터 ID 및 웹사이트 한 곳과 가입 ID 3개도 넘겨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민주당이 추가 자료를 계속 보내고 있지만 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뚜렷한 증거 없이 수사를 요청하는 의견서 수준”이라며 “강제 수사로 전환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이 14일 김 씨의 포털사이트 및 언론사 홈페이지 가입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6개 포털사이트와 32개 언론사에 보낸 ‘통신자료 제공요청’ 공문에는 18일 현재 25개 회사가 회신했다. 주요 포털사인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을 포함한 6개 사는 압수수색 영장을 요청하며 답변을 거부했다. 김 씨는 언론사 1곳에만 실명으로 회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이트 가입 여부는 기초수사 단계의 하나일 뿐 혐의를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2-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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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 D-1]경찰, 포털 등 IP 역추적 안하고 PC 기록에만 의존

    민주통합당이 대통령 선거일을 8일 앞두고 제기한 ‘국가정보원 직원 댓글 의혹’에 대해 경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진실이 완전히 규명됐다고 판단하기엔 이르다. 경찰 스스로도 수사가 완전하게 끝난 것은 아니라며 ‘중간 수사 결과’라고 단서를 달고 있다. 민주당은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은 수사의 중간 결과를 성급히 발표한 것은 “국가기관의 명백한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한다. ①포털 서버는 조사하지 않아=경찰 수사의 완결성을 훼손하는 가장 중요한 대목은 김모 씨의 인터넷주소(IP)를 역추적해 포털사이트나 인터넷 홈페이지의 로그 기록을 조사하지 않고 하드디스크 내부 기록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인터넷 임시 파일은 새로 접속할 때마다 갱신돼 가장 최근에 방문한 페이지만 저장된다. 즉 하드디스크에 저장돼 있지 않은 댓글이 충분히 존재할 수 있다는 것. 김 씨는 민주통합당 당원들의 대치가 시작된 11일 오후 7시경부터 13일 오후 3시경 국정원 직원들과 함께 나올 때까지 집에 혼자 있었다. 민주당 관계자들에 의해 사실상 감금된 상태였지만 오히려 민주당은 이 시간 동안 김 씨가 문제의 기록들을 삭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경찰은 같은 기간 김 씨의 인터넷 임시 파일 등 접속 기록을 분석한 결과 삭제된 기록이 있지만 맛집 블로거 홈페이지 접속 등 사건과 관련 없는 개인적인 내용이라고 밝혔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인터넷 기록에 대한 수사는 IP 역추적과 ID 조회 등을 통해 포털사이트나 홈페이지 운영 회사에 남아 있는 정보도 조사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경찰도 17일 브리핑에서 “하드디스크에 모든 기록이 남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혀 하드디스크에 남아 있지 않은 댓글이 있었을 가능성을 100% 배제하지는 않았다. 일반적으로 개인이 하드디스크에서 기록을 지워도 전문가들이 모두 복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론 완전 삭제가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정태명 성균관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는 “하드디스크 복원을 불가능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할 경우 하드디스크 조사만으로는 모든 기록을 복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은 브리핑에서 “김 씨가 완전 삭제용 프로그램을 사용하진 않았다”고 밝혔지만 정 교수는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아도 하드디스크 기록 위에 다시 거듭 기록을 해서 복원이 불가능할 정도로 없애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씨가 인터넷 ID 20개와 닉네임 20여 개를 사용한 것에 대해서도 일각에서 의심을 제기한다. 하지만 국정원 측은 “(국정원 요원은) 사이버 정보 수집을 해야 하는 일이 많아 일반인보다 많은 ID와 닉네임을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해명했다. 일반인의 경우에도 유명 사이트 회원 가입 시 ID 중복을 피하기 위해 여러 ID를 갖는 사람이 많다. ②스마트폰 등 ‘제3의 기기’는 조사 못했다=김 씨가 사용하던 스마트폰은 조사 대상이 되지 않았다. 경찰은 17일 중간 수사 결과를 밝힐 때까지 김 씨가 몇 개의 휴대전화를 사용하는지, 태블릿PC 등 다른 전자 기기를 사용하는지 여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또 김 씨는 휴대용 저장장치인 USB를 4개 가진 것으로 파악됐지만 경찰은 이 역시 제출받지 못했다. USB로 컴퓨터를 부팅했을 경우 모든 인터넷 사용 기록이 USB에 남지만 현재로선 확인할 길이 없다. 이를 모두 파악하기 위해선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가 필요하지만 민주당이 혐의를 입증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아 경찰로선 더이상 절차를 밟기 어려웠다고 설명한다. 경위야 어쨌든 김 씨가 제3의 전자 기기를 통해 댓글을 달았을 수도 있고, 타인에게 자신의 ID와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글을 작성하거나 삭제하도록 했을 가능성도 이론적으론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따라서 기기나 하드디스크 상태에 관계없이 김 씨의 인터넷 활동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포털사이트 로그 기록을 분석하는 것이다.김태웅·박훈상 기자 pibak@donga.com}

    • 2012-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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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 D-1]“PC 2대 대선 댓글 흔적 없어”… “중간수사 발표” 여지 남겨

    국가정보원 여직원이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달았다는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수사를 벌여 온 경찰은 17일 여직원의 개인 컴퓨터 2대를 분석한 결과 대선과 관련한 댓글을 단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와 수서경찰서는 이날 “국정원 직원 김모 씨(28·여)가 집에 있던 11∼13일 44시간 동안 개인용 데스크톱PC와 업무용 노트북 컴퓨터 2대의 사용 명세를 집중 조사했다”라며 “김 씨가 컴퓨터 파일 중 일부를 삭제한 흔적을 확인했지만 혐의 내용과 관련이 없는 사적인 내용이었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 “10월 1일부터 12월 13일까지를 포함해 컴퓨터를 구입한 시점부터 광범위하게 조사했지만 하드디스크에서 대선과 관련한 어떤 댓글도 게재한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의 컴퓨터에서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ID 20여 개, 닉네임 20여 개 등이 발견됐다. 장병덕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은 “비방 댓글을 달 때 포함됐을 것으로 예상되는 4개의 단어와 40개의 ID·닉네임 등 90여 개를 키워드로 하드디스크상의 모든 영역을 확인했지만 대선과 관련된 것은 없었다”라며 “ID가 모두 김 씨의 것인지, 다른 사람의 명의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경찰이 키워드로 사용한 4개의 단어는 대선후보의 이름과 별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 씨가 2009년 10월부터 사용한 250GB 용량의 데스크톱PC와 올 9월부터 사용한 320GB 용량의 노트북 하드디스크를 수사용 전문프로그램인 ‘인케이스(Encase)’를 이용해 하드디스크의 비할당 영역까지 분석했다. 비할당 영역은 현재 파일이 할당되지 않은 공간으로, 다른 파일에 의해 덮어씌워지지 않아 예전 데이터가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다. 김 씨의 노트북 접속 기록은 31만 건, 데스크톱은 1100건으로 경찰은 이를 모두 전수조사해서 확인했다. 하지만 경찰은 2대의 PC만 조사했을 뿐, IP를 역추적하고 포털사이트나 인터넷 홈페이지 운영회사의 협조를 구하지 않아 미완(未完)의 수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도 이날 발표를 중간수사 결과라고 규정했다. 만약 김 씨가 제3의 컴퓨터를 이용해 댓글을 달았고 이를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ID와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글을 삭제하도록 했다면 경찰도 파악이 불가능하다.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경찰에 김 씨가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으로 제3의 장소에서 작업했을 가능성을 확인하라고 요구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선 수사를 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경찰이 김 씨의 컴퓨터에서 비방 댓글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중간수사 결과를 마지막 대선후보 토론회가 끝난 직후인 16일 오후 11시 갑자기 발표한 것에 대해 경찰은 “신속히 조사해 공개한다는 원칙에 따른 조치”라고 해명했다. 민주당 등은 경찰의 전격 발표에 대해 “정치적 고려가 개입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용판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분석이 마무리되는 대로 발표한다는 원칙을 갖고 수사했다”라며 “정반대 결과가 나왔더라도 발표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석 경찰청 차장도 “결과가 밤에 나왔는데 경찰이 밤새 이 결과를 가지고 있으면 온갖 다른 억측이 나올 수도 있는 것 아니냐”라며 “정치권과 국민의 관심이 높은 사안이어서 결과가 나오는 즉시 발표한 것일 뿐 정치적 의도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씨는 건강상의 이유로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박훈상·신광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2-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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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정원 여직원 댓글 단 흔적 없다”

    경찰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올렸다고 민주당이 지목한 국가정보원 직원 김모 씨(28·여)의 개인컴퓨터 2대를 분석한 결과 문 후보를 비방하거나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댓글을 단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와 수서경찰서는 13일 오후 3시경 김 씨에게서 넘겨받은 데스크톱 PC와 노트북의 하드디스크 2개를 분석한 결과를 16일 오후 11시에 긴급 발표했다. 경찰은 이번 수사에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및 서울청 사이버수사대의 전문 증거분석관 10명을 투입해 디지털 증거분석 전용장비 및 프로그램을 통해 10월 1일부터 12월 13일까지 삭제된 파일과 인터넷 접속기록, 문서 파일을 분석했다. 관련 게시물이나 댓글을 찾기 위해 수십 개의 검색어로 정밀분석까지 마쳤다. 경찰은 14일 오후 강남구 선거관리위원회 직원과 김 씨 변호인 등이 입회한 가운데 하드디스크 검증작업을 했다. 김 씨는 15일 오후 3시경 국정원 직원 7, 8명과 함께 서울 수서경찰서에 출석해 4시간 반 동안 조사를 받았다. 당초 경찰은 이번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교차 분석이 필요하다며 분석완료 시점이 대선 이후가 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가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박훈상·김태웅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2-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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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감찰위, 性검사 직권남용-가혹행위로 처벌 권고

    대검찰청 감찰위원회가 14일 전체회의를 열어 여성 피의자와 성관계를 맺은 전모 검사를 뇌물수수가 아닌 직권남용과 가혹행위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라고 만장일치로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감찰본부는 전 검사를 17일 불구속 기소하기로 했다. 경찰은 전 검사와 성관계를 가진 여성의 사진을 유출한 것으로 의심되는 검사 2명 등 검찰 관계자 6명의 명단을 검찰로부터 넘겨받은 데 이어 14일 사건 관련 자료를 추가로 검찰에 요청했다. 경찰은 “검찰에서 넘겨받은 자료에는 경찰의 ‘전자수사자료표(이크리스)’ 시스템에 접속해 여성 피의자 A 씨의 사진을 캡처한 검찰 관계자들이 어떻게 A 씨의 개인정보를 입수해 이 시스템에 접근했는지가 나와 있지 않다”며 “이들이 누구에게 사진을 보냈는지, ‘사진파일을 외부로 유출한 정황이 없다’고 검찰이 판단한 근거가 무엇인지도 분명하지 않다”고 밝혔다. 경찰은 추가자료를 넘겨받는 대로 검사 2명에 대해 소환을 통보하는 등 본격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검경에 따르면 인천지검 부천지청의 한 검사는 직접 ‘이크리스’에 접속해 A 씨의 사진파일을 만든 뒤 동료 검사 6명에게 이 파일을 전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의정부지검의 한 검사는 사진 열람 후 실무관에게 ‘사진파일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고, 이 과정에 다른 실무관 한 명과 수사관 한 명도 연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이 경찰에 통보한 검찰 관계자 6명 외에도 검사 8명을 포함한 검찰 관계자 19명이 A 씨 사진을 열람한 것으로 드러나 무더기 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감찰본부는 사진을 전달받아 내·외부로 재전송한 검찰 관계자들도 함께 징계하거나 형사처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창봉·박훈상 기자 ceric@donga.com}

    • 2012-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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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옷 수거함도 ‘강남스타일’

    11일 오전 경기 하남시 외곽의 한 헌 옷 하치장. 이곳에는 강남 등 서울 시내 아파트 5000여 가구의 헌 옷 수거함에서 나온 옷가지가 하루 평균 1, 2t씩 들어온다. 영하 8도의 강추위에도 ‘돈 되는’ 옷을 고르려는 작업 인부의 손길이 바빴다. 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찾는 옷더미는 강남의 고급 아파트 단지에서 나온 것이다. 다른 지역과 달리 새 옷과 다를 바 없는 데다 명품도 나오기 때문이다. 하치장을 직접 찾아 명품만 골라가는 ‘명품꾼’도 있다고 한다. 선택되지 못한 나머지 옷가지는 kg당 몇백 원 수준에 수출된다.기자도 직접 옷더미를 뒤졌더니 리바이스 게스 등 유명 브랜드 청바지와 명품 상표 구두 한 켤레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신상’은 아니지만 해지거나 찢어진 곳 없이 새 옷처럼 말끔했다. 하치장 업주 엄모 씨(56)는 “겨울이라 오늘은 옷이 없는 편인데 봄가을이나 이사철에는 물량이 쏟아져 나온다”며 “강남 아파트에서 나온 헌 옷은 바로 입고 거리로 나가도 촌스럽지 않다”고 말했다.서울과 수도권 고물상에서는 강남의 고급 아파트 단지를 차지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불황 속에도 그나마 ‘돈 되는’ 재활용품을 내놓는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헌 옷은 폐지나 고철과 달리 시세가 일정한 데다 전용 수거함에서 나오는 명품 ‘로또’까지 기대할 수 있어 인기다. 중고가 100만 원이 훌쩍 넘는 밍크코트와 명품 가방,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양복이나 등산복이 수거함에서 종종 나온다고 한다.서울 강남의 한 고물상 직원 이모 씨(30)는 “강남에선 입은 흔적이 없는 새 옷도 매일 나오는데 비싼 값에 팔 수 있어 좋긴 하지만 한편으로 씁쓸하다”며 “남 주기 아까운 심리에서인지 칼자국을 낸 비싼 옷도 발견된다”고 전했다.고물상 직원의 ‘라이벌’은 강남 아파트 가정부나 경비원. 일부 가정에선 옷가지를 직접 수거함에 넣지 않고 이들에게 처리를 부탁한다. 그러면 이들은 비싼 옷을 골라낸 다음 고물상 업자를 조용히 불러 흥정을 시도하기도 한다.헌 옷에서 나오는 부수입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 현금이나 금반지, 고급 시계, 상품권 등이 적지 않게 나온다. 고물상 업주 A 씨는 기자에게 직접 모은 금붙이가 담긴 주머니를 보여주기도 했다. A 씨는 “강남 사람들이 질려서 버린 헌 옷이 우리에겐 ‘노다지’다”라며 “고물상 업주 중엔 고급 승용차를 몰며 강남에 사는 사람도 있다”고 귀띔했다.아파트와 폐기물관리업체가 맺는 재활용품 수거 입찰 가격도 강남지역이 높다. 월 단위로 가구별 가격을 책정하는데 싼 곳이 1000원 수준인 데 비해 강남 고급 아파트는 7000∼8000원을 호가한다. 한 대형 폐기물관리업체 B 부장은 “강남 아파트는 입찰가가 비싸도 질 좋은 헌 옷뿐 아니라 폐지도 2, 3배 많이 나와 돈벌이가 된다”며 “입주자 대표나 관리사무소 소장에게 현금과 상품권 제공에 술 접대까지 할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이준형 민생행동연대 집행위원장은 “일부 몸집을 불린 업체들이 강남 아파트 계약을 독점하다시피 해 영세업체는 하청업체로 전락했다”며 “재활용품이 가난한 사람들의 오랜 생계수단인 만큼 정부의 보호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2-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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