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홍구

강홍구 노조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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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같은 짜릿한 역전 승부, 그들이 흘린 땀은 결코 거짓되지않습니다. 치열한 승부의 세계, 그 땀방울을 나누고 싶습니다.

windup@donga.com

취재분야

2025-11-22~2025-12-22
야구48%
각종 경기20%
메이저리그13%
골프10%
사회일반3%
스포츠일반3%
배구3%
  • ‘축구 종가’ 공략하는 ML

    세계화에 도전하는 야구가 축구의 아성 유럽의 문을 두드린다. 메이저리그(MLB)가 축구 종가 영국 런던에서 정규리그 경기를 추진한다. AP,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MLB는 내년 6월 29, 30일(현지 시간) 런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보스턴과 뉴욕 양키스의 정규리그 2경기를 추진하고 있다. 성사될 경우 유럽에서 사상 최초로 메이저리그 경기가 열리게 된다. MLB 측은 두 달 안에 공식 발표를 할 수 있도록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청사진도 제시됐다. 경기 장소로는 지난 시즌부터 프리미어리그 웨스트햄이 안방으로 쓰는 런던 올림픽스타디움(사진)이 거론된다. 400m 트랙이 마련된 올림픽스타디움은 런던 지역의 다른 경기장보다 넓다. 홈플레이트에서 중간 담장까지 길게는 120m가 넘는 거리를 재현해내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시기를 6월로 정한 건 프리미어리그가 끝난 후이자 각종 육상 대회 등을 치르기 전이기 때문이다. 대진 상대로는 최고의 흥행 카드를 꺼내 들었다. 같은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에 속한 보스턴과 양키스는 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이자 최고의 라이벌이다. 런던 경기는 보스턴의 안방경기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양키스의 1루수인 그레그 버드도 “흥미로운 여행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양키스와 보스턴 선수들은 메이저리그 노사 단체협약의 국제 경기 이벤트 관련 규정에 따라 6만 달러(약 6421만 원)를 받고 런던에서 경기를 치른다. MLB가 이 같은 이벤트를 추진하는 건 야구의 세계화를 위해서다.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때부터 2008년 베이징 대회 때까지 올림픽 종목이었던 야구는 일부 지역에 인기, 인프라가 편중돼 있다는 이유로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퇴출됐다. 실제로 야구의 세계화를 위해 열렸던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는 유럽 국가 중 이스라엘, 이탈리아, 네덜란드 정도만 본선 무대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의 강한 의지에 따라 2020년 도쿄 올림픽 때 야구가 정식 종목으로 복귀하는 상황에서 분위기를 살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MLB는 1999년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콜로라도와 샌디에이고의 시즌 개막전을 여는 등 멕시코, 일본, 푸에르토리코, 호주 등에서 여러 경기를 치러왔다. 당장 올해도 4월 푸에르토리코 산후안에서 클리블랜드와 미네소타가 2연전을, 5월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가 3연전을 각각 치를 계획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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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스파리니 “이대로 끝낼 순 없다”

    “가스파리니의 대안은 없다.” 어쩌면 시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경기. 프로배구 대한항공의 박기원 감독은 끝까지 에이스 가스파리니(34·사진)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다. 1차전 패배 당시 평소보다 저조한 성적(18득점, 공격성공률 31.81%)에도 박 감독은 “가스파리니의 몸 상태는 큰 문제가 없다. 컨디션만 좋으면 뚫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오히려 용기를 북돋웠다. 에이스는 신뢰에 화답했다. 20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 가스파리니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화재에 3-1(25-18, 23-25, 25-18, 26-24)로 승리해 1승 1패로 균형을 맞췄다. 이에 따라 정규리그 우승팀 현대캐피탈의 챔피언결정전 상대는 22일 최종 3차전에서 정해지게 됐다. 1세트부터 8득점에 공격성공률 66.67%로 산뜻한 출발을 한 가스파리니는 이날 서브, 블로킹 등을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활약했다. 그 결과 가스파리니는 전체 4세트 중 3세트에서 이미 트리플크라운(후위공격, 서브, 블로킹 각각 3점 이상)을 달성했다. 이날만 후위공격 9점, 블로킹 4점, 서브 3점을 기록하는 등 팀에서 가장 많은 25점(성공률 42.85%)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뒤 가스파리니는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아직 시즌을 끝내기 싫다. 3차전에서 더 좋은 퍼포먼스로 정상을 향해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강점인 서브도 빛났다. 정규리그 팀 서브 득점 2위인 대한항공은 이날 삼성화재(6개)보다 7개 많은 13개의 서브 득점을 올리며 상대 리시브를 불안하게 했다. 주전 세터 한선수의 다양한 경기 운영도 빛났다. 박 감독은 “상대에 비해 볼 분배가 다양하다 보니 3차전 체력싸움에서는 우리가 좀 더 유리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삼성화재는 리시브 불안으로 1세트에 서브 득점으로 7점을 내주는 등 상대의 강한 서브에 흔들렸다. 인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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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퇴 고민 한유미, 현대건설 살렸다

    큰 무대일수록 베테랑의 진가가 드러난다. 벼랑 끝에 섰던 프로배구 여자부 현대건설이 베테랑 한유미(36·사진)의 깜짝 활약으로 승리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현대건설은 19일 수원에서 열린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3전 2승제)에서 IBK기업은행에 3-1(18-25, 25-20, 25-23, 28-26)로 역전 승리해 1승 1패를 기록했다. 지난달 새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 소냐의 부진으로 이날 국내 선수로만 라인업을 꾸렸던 현대건설은 1세트 공격성공률 19.51%를 기록하는 등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1세트 중반 레프트 한유미를 교체 투입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시즌 뒤 은퇴를 고민 중인 한유미는 이번 시즌 6경기에 출전했다. 한유미는 몸을 날리는 디그와 리시브로 동료들의 승부욕에 불을 붙였다. 서브 2개 포함 10득점했다. 큰언니의 활약에 팀의 기둥인 센터 양효진(19점)과 라이트 황연주(16점)도 살아났다. 경기 뒤 한유미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다. 외국인 선수 없이 어려운 경기를 잘 이겨낸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두 팀은 21일 IBK기업은행의 안방인 화성에서 최종 3차전을 치른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3차전에도 국내 선수만 내보낼 구상이다.수원=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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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관왕… 쇼트트랙 여왕 최민정의 위엄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못다 이룬 아쉬움을 풀었다. 쇼트트랙 대표팀 에이스 최민정(20·성남시청)이 2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개인 종합우승 타이틀을 되찾았다. 최민정은 19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마무리된 2017∼2018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에서 개인 500m, 1500m, 3000m 슈퍼파이널과 단체 3000m 계주 등 4종목을 석권하며 총점 110점으로 개인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2시즌 만의 우승이자 통산 세 번째 타이틀이다. 올림픽 결선에서 실격 처리의 아픔을 겪었던 500m에서도 우승했고 이번 대회 유일하게 우승을 놓친 1000m에서도 4위에 이름을 올리며 세계 최강자다운 면모를 뽐냈다. 최민정은 다음 시즌 자신의 헬멧에 개인 종합우승을 뜻하는 숫자 ‘1’을 새긴 채 경기를 펼치게 된다. 경기 뒤 최민정은 “올림픽 경기를 보며 많은 분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해서 세계선수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림픽 개인전 노 메달의 아쉬움을 남겼던 심석희(21)도 1000m, 3000m 계주 2관왕 등을 차지하며 최민정에 이어 개인 종합 2위에 올랐다. 맏언니 김아랑(23)은 5위다. 남자 대표팀은 세계선수권 5000m 계주에서 8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올림픽 노 메달의 아쉬움을 풀었다. 개인전에 출전한 황대헌(19)이 3위, 임효준(22)이 4위, 서이라(26)가 13위를 각각 차지했다. 남녀부에서 각각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 최민정, 황대헌은 대한빙상경기연맹 규정에 따라 다음 시즌 국가대표로 자동 선발됐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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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4만3000명이 즐긴 축제… 올림픽만큼 뜨거웠다

    전기기사로 일하다 고압전기 감전으로 양팔을 잃은 석창우 화백이 그린 수묵크로키가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 설치된 미끄럼틀에 내걸렸다. 교통사고로 몸 한쪽에 마비가 와 한 손으로 대금을 연주하는 박니나의 가락에 맞춰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 ‘도살풀이춤’을 전수받은 양길순 씨가 선보였다. 양 씨가 쥔 흰색 천이 바닥에 떨어지자 성화대의 불꽃이 사그라지기 시작했다. 열정과 인간 승리의 드라마 2018 평창 겨울패럴림픽의 성화가 꺼지는 순간이었다. 불꽃은 사라졌지만 축제는 더욱 뜨겁게 타올랐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구성된 배희관밴드와 가수 에일리가 함께 무한궤도의 ‘그대에게’를 부르자 스타디움의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행복, 피어나다’를 주제로 한 문화 공연은 여기서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있음을 알리는 듯했다. 그렇게 전 세계인은 4년 뒤 베이징 겨울패럴림픽을 기약했다. “하나 된 열정으로 새 지평을 열었다”는 앤드루 파슨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위원장의 말처럼 18일 막을 내린 평창 겨울패럴림픽은 패럴림픽의 새 지평을 연 대회였다. 1988년 서울 패럴림픽 이후 3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이번 대회는 겨울패럴림픽 역사상 최대 참가, 최고 흥행이라는 두 토끼를 함께 잡았다. 이번 대회 총 49개국 567명의 선수가 참가하면서 4년 전 소치 겨울패럴림픽의 최다 참가 기록(45개국 547명)을 넘어섰다. 금메달도 소치 때보다 8개 많은 80개가 걸렸다. 흥행 기록도 다시 썼다. 18일 오후 2시 기준 입장권은 판매 목표(22만100장)를 뛰어넘는 34만5001장을 판매해 판매율 157%를 기록했다. 2010년 밴쿠버(21만 장)는 물론이고 소치(20만 장) 패럴림픽을 모두 뛰어넘는 수치다. 입장권 판매 수익 역시 목표 금액(42억 원)을 넘어선 69억5000만 원을 기록했다. 대회 기간에는 총 74만2642명의 관람객이 경기장 및 평창 올림픽플라자, 강릉 올림픽파크를 찾았다. 패럴림픽 개회식 다음 날인 10일에만 9만9133명이 방문하기도 했다. 올림픽 기간 설날 당일(지난달 16일) 관람객 수(10만7961명)와 비교해봐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패럴림픽 직전 조정되던 등급 분류로 인한 선수들의 혼란과 피해, 특정 국가 특혜 의혹 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사전 국제대회에서 부여한 등급을 패럴림픽에서 적용했다. 패럴림픽 최초로 종목별 금메달리스트 125명의 핸드프린팅을 하기도 했다. 자원봉사자 5180명을 비롯해 조직위, 대회 보안인력 등 2만7000여 명이 성공적 개최를 이끌었다. 북한은 겨울패럴림픽 사상 처음으로 이번 대회 크로스컨트리에 마유철(27), 김정현(18)을 출전시켰다.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 금 1개, 동메달 2개라는 역대 최고의 성과를 내며 종합 공동 16위를 차지했다. 종합 우승은 금 13, 은 15, 동메달 8개를 따낸 미국이 차지했다. 이날 폐회식에서는 황연대 대한장애인체육회 고문이 황연대 성취상 30주년을 맞아 역대 수상자 6명에게 감사패와 메달을 받기도 했다. 패럴림픽 출전 선수 가운데 장애 극복과 도전 정신을 가장 훌륭히 실천한 남녀 선수 각 1명에게 수여되는 황연대 성취상은 애덤 홀(뉴질랜드)과 시니 퓌(여·핀란드)가 받았다.  평창=강홍구 windup@donga.com·임보미 기자}

    • 2018-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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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미∼” 흥분 그대로… ‘오벤저스’ 오! 1위

    관중석에서 “앵그리 버드 파이팅!”이라는 응원이 나왔다. 한국 휠체어컬링 대표팀의 차재관(46)이 투구를 위해 양손으로 휠체어 바퀴를 굴릴 때였다. 투구 지점으로 향하는 그의 무뚝뚝한 표정과 짙은 눈썹이 게임 캐릭터 ‘앵그리 버드’와 닮았다는 이유다. 하지만 차재관은 환호가 쏟아져도 동요하지 않는다. 그는 “경기 중에는 게임 내용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표정이 트레이드마크인 차재관도 15일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영국과의 평창 패럴림픽 예선 10차전이 끝난 뒤에는 활짝 웃었다. 한국은 영국을 5-4로 꺾고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승부처였던 8엔드에 대표팀 서드 정승원(60)이 6번 투구에서 상대 스톤보다 하우스 중앙에 가까운 멋진 샷을 구사해 역전승을 거뒀다. 차재관은 7, 8번 투구에서 상대 스톤의 경로를 막는 가드에 성공해 승리를 지켜냈다. 차재관은 “정승원의 멋진 샷 덕분에 모처럼 부담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며 웃었다. 한국은 중국과의 예선 11차전에서도 7-6으로 승리해 1위(9승 2패)로 준결승에 올랐다. 한국은 16일 오후 3시 35분 노르웨이(4위)와 맞붙는다. 차재관은 “예선에서는 노르웨이에 일격(2-9 한국 패)을 당했지만 개의치 않는다. 자신감을 살리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차재관의 포지션은 통상 3, 4번 투구를 하는 세컨드다. 하지만 한국은 국제 대회에서 높은 샷 정확도를 보여 온 그에게 최종 투구(7, 8번)를 맡겼다. 3, 4번 투구는 스킵(주장) 서순석(47)이 맡고 있다. 한국(세계 7위)이 예선에서 세계 4위 캐나다 등 강호를 꺾을 수 있었던 것은 고비마다 나온 차재관의 더블테이크 아웃(투구 한 번에 상대 스톤 2개를 하우스 밖으로 쳐내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재관은 최종 투구에 대한 큰 부담감에 시달렸다. 그는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으로 평창 올림픽 선수촌의 물리치료실을 찾기도 했다. 차재관은 “승부를 결정지으려면 나 스스로를 믿어야 하는데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런 그가 부담을 극복하는 비결은 든든한 버팀목인 아내와 자녀를 떠올리는 것이다. 차재관은 “큰아이가 11세, 작은애 둘은 쌍둥이로 8세다. 내가 국제 대회에서 메달을 따서 집에 가져갈 때마다 아내와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 그들을 떠올리면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큰아들 민규와 이름이 같은 선수가 평창 올림픽에서 은메달(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차민규)을 땄다. 그러니 민규 아빠인 나는 금메달을 따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아빠에게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라며 동영상 응원 메시지를 보내줬다. 차재관은 2002년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됐다. 그는 “그동안 쌓아 올린 모든 것이 송두리째 무너진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찾은 재활병원에서 아내 오규재 씨(43)를 만났다. 오 씨도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는 아픔을 겪고 재활병원에 입원한 상태였다. 함께 힘든 재활을 견뎌낸 둘은 결혼한 이후 복지관을 다니면서 다양한 스포츠를 접했다. 차재관은 2006년 휠체어컬링을 시작했다. 아내는 남편이 휠체어컬링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했다. 오 씨는 “아이는 내가 키우고 남편은 컬링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대회를 마치고 올 때마다 남편이 좋아하는 지리산 표고버섯으로 요리를 해준다”고 말했다. 차재관은 “가족들이 직접 내 모습을 보지 않으면 답답하다면서 시간이 될 때마다 컬링센터를 찾아온다. 장애를 갖게 된 후 제2의 인생을 함께해 온 가족에게 꼭 금메달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강릉=정윤철 trigger@donga.com·강홍구 기자}

    • 2018-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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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에서도 배구 생각” 최태웅 감독에 하루 취침시간 묻자…

    “꿈에서도 배구를 생각하니 이게 꿈인지 아닌지 싶어요. 하루 종일 배구를 생각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15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2017~2018시즌 프로배구 도드람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남자부 정규리그 우승팀인 현대캐피탈의 최태웅 감독은 하루 취침시간을 묻는 질문에 3시간이라고 답하며 이같이 설명했다. 옆에 앉아 이야기를 듣던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이 “그게 사람이야?”라고 되묻자 그는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통합우승을 향한 최 감독의 갈망은 그만큼 간절했다. 17일 본격 막을 올리는 V리그 포스트시즌 관전포인트 중 하나는 현역 시절 ‘컴퓨터 세터’로 불렸던 최태웅 감독이 이끄는 현대캐피탈의 통합우승 달성 여부다. 정규리그 우승을 맛봤던 2015~2016시즌 현대캐피탈은 챔피언결정전에서 패했고, 지난해에는 정규리그 2위로 올라와 챔프전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현대캐피탈의 최근 통합우승은 2005~2006시즌이다. 올 시즌 주전센터 최민호의 군입대 등 전력유출에도 정규리그 4경기를 남겨놓고 우승을 확정했던 최 감독은 “선수들이 이제 다른 선수들을 위해 희생하고 공헌할 줄 안다. 선수들이 신뢰가 쌓였다”며 통합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함께 자리한 현대캐피탈의 레프트 박주형도 양 손을 입에 댔다 하늘로 들어올리는 우승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선전을 다짐했다. 물론 경쟁자들은 현대캐피탈의 통합우승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지난시즌 정규리그 우승에도 챔피언결정전에서 패배의 아픔을 맛봤던 대한항공(올 시즌 3위)의 박기원 감독은 “운동을 하다보면 한 번은 실수를 할 수 있지만 두 세 번 반복하면 바보가 된다. 지난해는 아쉽다라는 말로 모자라다. 올 시즌 바보가 되지 않으려 독하게 마음먹고 준비했다”며 설욕을 다짐했다. 부임 첫 시즌만에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올려놓은 신진식 삼성화재(2위) 감독도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남자부 포스트시즌은 18일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의 플레이오프(3선 2선승제)로 막을 올린다. 여자부 2위 IBK기업은행과 3위 현대건설의 플레이오프는 하루 앞선 17일 시작한다. 여자부 플레이오프 승리 팀은 1위 한국도로공사와 맞붙는다. 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 2018-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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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의 스키-스틱 열정은 세월을 거스른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2018 평창 겨울패럴림픽에는 이 얘기를 실천하는 백전노장들이 주목받고 있다. 핀란드 휠체어컬링 베사 레파넨(67)을 비롯해 9명의 60대 선수가 평창 무대에 도전장을 냈다. 60대 선수들의 활약은 지난달 평창 겨울올림픽에선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당시 최고령은 캐나다 컬링 셰릴 버나드(52)였다.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패럴림픽 역시 상대적으로 격한 동작이 적은 컬링에 노장 선수들이 집중됐다. 대회 최고령 선수인 레파넨을 비롯해 한국선수단 최고령 정승원(60) 등 9명 중 7명이 휠체어컬링 선수다. 1994년 공사 현장에서 떨어진 2t 무게의 자재에 깔리면서 하반신이 마비된 정승원은 한국 대표팀 맏형으로 8년 만의 휠체어컬링 메달을 노리고 있다. 미국의 마크 베이섬(60)은 비장애인들도 쉽지 않다는 알파인스키에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28세 때인 1986년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력을 잃은 그는 2010년 밴쿠버 대회 때부터 꾸준히 출전해 총 3개의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은메달 2개를 따낸 소치 대회에서는 미국올림픽위원회가 선정한 최고의 남성 패럴림피안이 됐다. 8일 미국 선수단 입촌식 때 한국 전통 탈을 써 화제가 된 베이섬은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가이드러너를 따라 활강, 슈퍼대회전(시각장애) 등에 출전했다. 베이섬은 “젊은 선수들과 운동을 하면 나 또한 젊다고 느껴지고 시각장애에 대처하고 일상생활을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삶의 90% 이상을 스키에 쏟아부으며 은퇴는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그는 슈퍼복합 등에서 메달에 재도전한다. 일본 장애인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골리 후쿠시마 시노부(62)도 평창을 빛내는 백전노장이다. 24세 때 오토바이 사고로 척수가 손상되기 전까지 아마추어 축구팀 골키퍼를 맡았던 그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부터 2010년 밴쿠버 대회 때까지 일본 팀의 골문을 지켰다. 일본 대표팀이 소치 대회에 출전하지 못해 은퇴했지만 팀 동료들의 요청에 따라 이번 대회를 앞두고 다시 유니폼을 입었다. 많게는 서른세 살까지 차이가 나는 팀 후배들은 그를 할아버지라고 부르며 믿고 따르고 있다. “이른 아침에 훈련을 하다 보니 어린 선수들이 더 이상 장애인아이스하키를 하지 않으려 한다. 훈련장도 너무 적다.” 따끔한 한마디를 마다하지 않는 호랑이 할아버지가 일본 대표팀의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평창=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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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벤저스’ 다시 연승 모드… “이대로 4강”

    “혹시 경기 중에 실패에 대한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리지는 않았나요? 이제부터는 성공에 대한 이미지만 생각하세요. 그리고 꼭 푹 주무셔야 합니다!” 한국 휠체어컬링 대표팀은 12일 밤 멘털 코치인 장창용 인천대 스포츠과학연구소 교수에게 이런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4연승 행진을 달리다가 독일에 첫 패배(3-4 한국 패)를 당한 직후였다. 장 교수는 대표팀이 결성된 지난해 6월부터 선수들의 심리 상담을 담당하고 있다. 대표팀 관계자에 따르면 메시지를 받은 선수들은 패배의 기억을 잊기 위해 노력했다. 선수들은 “오늘 경기는 빨리 잊자. 내일도 경기가 있다”며 서로를 독려했다. 투구 실수가 있었던 세컨드 차재관(46)은 가족들이 보낸 ‘아빠 힘내세요’ 영상 응원 메시지를 보며 기운을 얻었다.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휠체어컬링 대표팀 ‘오성(五姓) 어벤저스’(성이 모두 다른 다섯 명의 선수로 구성된 드림팀이라는 뜻)에 연패는 없었다. 세계 7위 대표팀은 13일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핀란드(세계 9위), 스위스(세계 11위)와의 2018 평창 겨울패럴림픽 휠체어컬링 예선 6, 7차전에서 각각 11-3, 6-5로 승리했다. 대표팀은 6승 1패로 중국과 공동 선두에 오르면서 4강 진출 전망을 밝혔다. 대표팀은 예선 11경기에서 8승 또는 9승 정도를 거두면 4강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백종철 대표팀 감독(43)은 “매일 상대 팀의 전력과 현재 컨디션 두 가지 요소에 맞춘 분석 자료를 토대로 공략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킵(주장) 서순석(47)은 세계컬링연맹과의 인터뷰에서 “독일에 진 뒤 긍정적인 생각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패배는 금메달을 위한 값진 보약이며 이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됐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핀란드전 승리가 전환점이 됐다. 백 감독과 상대를 초반부터 밀어붙여야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작전을 세웠다. 경기 초반 대량 득점에 성공하면서 쉽게 이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강릉=정윤철 trigger@donga.com·강홍구 기자}

    • 2018-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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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 출전 꿈 꺾였으나 패럴림픽 금 11개 휩쓸다

    또다시 금메달을 거머쥔 그는 “메달을 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의 훈련과 그것이 레이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시도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캐나다의 시각장애 노르딕스키 선수 브라이언 매키버(39)의 우승 소감이자 2018 평창 겨울패럴림픽에 참가한 모든 선수 동료들에게 전하는 응원의 메시지였다. 앞이 보이지 않는 눈, 하나둘 들어가는 나이도 그의 질주를 막지 못했다. 매키버는 12일 평창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20km 프리 시각장애에서 46분2초4를 기록해 정상에 올랐다.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때부터 패럴림픽에 출전해온 그는 이 금메달로 5회 연속 금메달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통산 패럴림픽 메달 수도 14개(금 11, 은 2, 동 1)로 늘었다. 매키버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3세 때부터 스키를 탔다는 매키버는 19세이던 1998년 희귀질환인 스타가르트병으로 시력을 잃었다. 절망에 빠진 매키버에게 손을 내민 건 친형 로빈 매키버(45)였다. 1998년 나가노 겨울올림픽에 출전했던 형 로빈은 기꺼이 동생의 가이드러너가 됐다. 첫 패럴림픽에서 2관왕을 차지하며 순탄한 길을 걷는 듯했지만 매키버는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대표에도 도전장을 던지며 험난한 길을 자처했다. 당시 매키버는 올림픽 대표팀에도 선발되며 캐나다 역사상 첫 올림픽, 패럴림픽 동시 출전을 눈앞에 뒀지만 대회 직전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당시 대표팀 코치가 메달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엔트리를 구성했기 때문이다. 절치부심한 그는 밴쿠버, 2014 소치 패럴림픽 연속 3관왕에 이어 평창에서도 금메달 하나를 추가하면서 알파인스키 선수 라나 스프리먼(13개)을 제치고 캐나다 겨울패럴림픽 역사상 가장 많은 메달을 목에 건 선수가 됐다. 그는 14일 남자 1.5km 스프린트 클래식, 17일 10km 클래식(시각장애)에서도 금메달에 도전한다. 알파인스키에 출전하는 호주의 마크 소이어(40)도 불굴의 사나이다. 이번 대회에서 패럴림픽 무대에 데뷔한 소이어는 남들이 한 번도 겪기 힘든 일을 평생 네 번이나 겪어야 했다. 3세 때 진단받은 백혈병을 완치했지만 8세 때 재발 판정을 받았다. 26세 때는 부모의 농장에서 일을 하다 오토바이 사고로 척추를 다치며 하반신이 마비됐다. 생애 첫 패럴림픽을 앞두고도 인생의 굴레는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어깨가 탈골되고 쇄골과 갈비뼈 12개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평소 “인생은 계속 바뀌고 당신 역시 그에 발맞춰 계속 변해야 한다. 열정이 있고 뭔가 벌이기를 좋아한다면 계속하라”는 자신의 말처럼 재활에 집중한 끝에 결국 패럴림픽 무대를 밟았다. 남자 활강, 슈퍼대회전(좌식)에서 입상하지 못한 그는 아직 대회전 등 3경기를 남겨뒀다. 물론 시상대만이 그의 목표는 아니다. 2001년 보석학 학위를 따며 보석상으로도 일한 그는 10년 안에 자신만의 보석가게를 차리는 꿈을 갖고 있다. 이 밖에도 4년 전 바다에서 서핑 도중 상어의 공격으로 두 팔을 잃은 호주의 스노보드 선수 션 폴라드(27), 척추 갈림증을 안고 태어나 이번 대회 유일하게 여성으로 아이스하키에 출전한 노르웨이의 레나 슈뢰더르(25) 등도 평창 무대에 도전장을 던진다. 평창 패럴림픽에 나선 모든 선수가 인간승리의 드라마다.평창=강홍구 windup@donga.com·임보미 기자}

    • 2018-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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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하나, KLPGA 복귀 후 10개월만에 첫 우승

    장하나(26·BC카드)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무대 복귀 뒤 10개월 만에 첫 우승했다. 장하나는 11일 베트남 호치민 트윈도브스GC(파72)에서 끝난 한국투자증권 챔피언십에서 12언더파로 하민송(22·롯데)과 동타를 이룬 뒤 3차 연장에서 1m 이글 퍼트에 성공하며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2015년 9월 볼빅여자오픈 이후 2년 6개월 만이자 통산 9번째 투어 우승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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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 올림픽 감동 이어 ‘희망의 성화’ 타오른다

    “장애인 선수들은 노력과 열정으로 희망을 만들어 낸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보여주는 희망이 패럴림픽의 진정한 매력입니다.”(이명호 대한장애인체육회장) 장애를 극복한 선수들이 뜨거운 땀과 감동의 열정을 펼칠 패럴림픽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9일 개막하는 평창 겨울패럴림픽 입장권 판매는 이미 목표치를 넘어섰다. 4일 조직위 관계자는 “당초 총 입장권의 80%(약 22만 장)를 판매 목표치로 했지만 3일에 이미 25만2000장을 판매했다. 목표치 기준으로 판매율 114.5%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평창 올림픽의 성공이 패럴림픽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박경신 씨(32)는 “올림픽에서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이겨낸 선수들의 스토리에 감동을 받았다”면서 “패럴림픽에서 더 큰 역경을 이겨낸 선수들의 감동 스토리를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싶기 때문에 ‘직관(직접 관람)’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창 패럴림픽은 18일까지 열흘간 강원 평창과 강릉, 정선에서 개최된다. 이번 대회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49개국 570명의 선수가 참가해 6개 종목(세부 종목 80개)에서 메달을 두고 열띤 경쟁을 펼친다. 선수 및 임원, 대회 관계자, 미디어 인력 등을 포함하면 모두 2만5000여 명이 참가한다. 올림픽 때는 평창과 강릉 선수촌을 이용했지만 패럴림픽 때는 선수단이 모두 평창 선수촌을 사용한다. 패럴림픽 개회식은 9일 오후 8시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개회식 슬로건은 ‘열정이 우리를 움직이게 한다(Passion Moves Us)’다. 열정이 장애와 비장애를 떠나 우리 모두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라는 뜻이다. 이문태 패럴림픽 개·폐회식 총감독은 “패럴림픽은 인간 존중의 무대가 돼야 한다. 햇빛과 달빛이 모두의 머리 위로 쏟아지는 것처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공존하는 무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에 따르면 스타디움 객석에 설치된 발광다이오드(LED)를 활용한 화려한 불빛쇼, 강원도 아이들 100명 이상의 공연 등을 통해 인간 존중의 뜻을 담은 무대가 펼쳐진다. 기상청에 따르면 개회식 전날인 8일 평창 지역에 눈이 내릴 것으로 보이며 개회식 당일 밤 최저 온도는 영하 4도로 예상된다.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식 때는 오후 8시 기온이 영하 2.7도였다. 기상청 관계자는 “봄옷을 입고 가면 추위에 떨 수 있다. 패딩 등 따듯한 옷을 챙겨 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개회식장 곳곳에 난로를 비치할 계획이며 방한 대책도 마련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장애인 노르딕스키 선수 마유철(27)과 김정현(18)이 와일드카드 형식으로 패럴림픽에 참가한다. 북한이 패럴림픽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남북이 패럴림픽 개회식과 폐회식에 공동 입장할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북한 선수단이 한국에 오면 공동 입장 등에 대한 구체적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역대 최초로 열리는 안방 대회에서 금 1, 은 1, 동메달 2개 이상을 목에 걸며 종합 10위권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노르딕스키 간판 신의현(38)은 금메달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1월 월드컵 대회에서 2관왕을 차지하며 이 종목 강자로 우뚝 섰다. 신의현은 “국가대표다운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로켓맨’ 정승환(32)을 앞세운 아이스하키는 결승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광석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은 “강릉 하키센터를 한국의 무대로 만들겠다. 우리가 감동과 희망, 열정을 보여준다면 국민들도 뜨거운 응원과 관심을 보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배동현 한국 선수단장은 “한국은 겨울이 짧기 때문에 선수들이 해외에서 전지훈련을 하면서 오랫동안 구슬땀을 흘려왔다”면서 “평창 패럴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 이번 대회가 한국 장애인 겨울스포츠 발전의 토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강홍구 기자}

    • 2018-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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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포의 ‘두 야수’가 그물을 찢고 있다

    ‘악의 제국’이 돌아왔다? 월드시리즈 통산 27회 우승에 빛나는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는 흔히 ‘악의 제국(Evil Empire)’으로 불린다. 막강한 재력을 바탕으로 선수들을 싹쓸이해 간다는 비난에서 비롯된 별명이다. 야구계에 군림하고 있는 절대강자라는 뜻도 있다. 그러나 양키스는 최근 몇 년간 절대강자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2009시즌 후로 챔피언 반지와 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해도 와일드카드로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까지 진출했지만 휴스턴에 패해 짐을 싸야 했다. 그러나 봄을 기다리는 양키스 팬들은 어느 때보다 들떠 있다. 지난 시즌 마이애미 소속으로 내셔널리그 홈런왕을 차지했던 장칼로 스탠턴(29)이 트레이드로 양키스의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게 됐기 때문이다. 10년간 총 2억6500만 달러(약 2864억 원)를 지불하기로 하면서 양키스는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홈런왕 ‘괴물신인’ 에런 저지(26)에서 스탠턴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구축하게 됐다. 양대 리그 홈런왕의 만남에 리그 전체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저지와 스탠턴의 첫 합동 라이브배팅 훈련이 주요 뉴스로 다뤄졌을 정도다. 양키스의 막강 타선에는 ‘딥 임팩트’(1998년 개봉한 혜성 충돌 관련 영화) 등의 별명이 붙여질 조짐이다. 스프링캠프 기간 구단은 평소보다 3시간 빨리 구장을 개방하고 있다. 두 선수의 연습 스윙을 놓치지 않으려는 팬들을 위한 배려다. 현지 언론은 벌써부터 베이브 루스와 루 게릭, 미키 맨틀과 로저 메리스 등 양키스의 전설적인 홈런 듀오와 두 선수를 비교하고 있다. 지난해 저지와 스탠턴의 홈런을 합치면 111개로 1961년 메리스와 맨틀이 합작한 최다 팀 2인 합작 홈런기록(115개)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집스(ZiPS) 등 야구 통계예측 시스템들은 올 시즌에도 두 선수가 최소 90개 이상의 홈런을 합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건은 두 선수의 홈런쇼가 양키스의 성적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최근 몇 년간 리빌딩에 집중했던 양키스는 지난 시즌 팀을 ALCS에 올려왔던 조 지라디 감독과 재계약을 맺지 않으며 더 높은 곳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실제 전력은 대업에 도전할 만하다. 두 선수 외에도 가리 산체스, 디디 흐레호리위스 등 팀 내에 강타자들이 즐비하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타선은 물론이고 마운드에도 지난 시즌 에이스 역할을 했던 루이스 세베리노, 부상에서 돌아온 다나카 마사히로, 지난 시즌 도중 영입한 소니 그레이 등 쟁쟁한 선수들이 많다. 올 시즌 주목할 만한 팀을 꼽으라면 일본 오타니 쇼헤이를 영입한 LA 에인절스와 양키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토론토로 둥지를 옮긴 오승환(36)과의 맞대결도 관심거리다. 같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속한 토론토와 양키스는 올 시즌 정규시즌에서 19차례 맞붙는다. 당장 29일(현지 시간) 개막 경기에서도 대결한다. 오승환은 역대 스탠턴과의 맞대결에서 3타수 무안타 1탈삼진의 우세를 보였다. 저지와는 승부한 적이 없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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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발 맡아 놓은 류현진, 올해 8승 무난”

    ‘코리안 몬스터’ LA 다저스 류현진(31·사진)에게 2018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해다. 시즌을 앞두고 아나운서 배지현 씨와 백년가약을 맺었고 시즌이 끝나면 선수 인생 처음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구단과의 6년 계약 마지막 해다. 올 시즌 성적에 따라 계약 규모도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의 땀방울을 보상받을 수 있는 기회다. 야구 통계예측 시스템인 뎁스차트(Depth Charts), 스티머(Steamer), 집스(ZiPS)가 분석한 류현진의 2018시즌은 녹색 불을 켤 만하다. 세 시스템 모두 류현진이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무난히 맡을 것으로 전망했다. 뎁스차트와 스티머는 전 경기, 집스는 한 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선발로 등판할 거라고 봤다. 성적에서도 모두 지난해(5승 9패)보다 나은 9승 7패, 8승 7패, 7승 6패의 성적을 각각 예상했다. 지난 시즌 0.8을 기록했던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도 모두 1 이상으로 높여 잡으며 더 많은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평균자책점, 탈삼진 등에서는 뒷걸음질을 전망했다. 세 시스템 모두 3점대 후반, 4점대 초반을 예상했다. 9이닝당 탈삼진도 지난해(8.24개)에 못 미치는 약 7.9개로 예상했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팬그래프스 같은 통계 사이트에서 중요하게 따지는 수비무관평균자책점(FIP)이 반영된 결과다. 지난 시즌 9이닝당 볼넷 개수(3.20개)가 크게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의 지난 시즌 FIP(4.74)는 평균자책점(3.77)보다 1점 가까이 높다. 지난 시즌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자주 얻어맞은 피홈런 역시 풀어야 할 숙제로 지적됐다. 어깨 수술 후 두 번째 풀타임 시즌에 도전하는 류현진은 최소 150이닝, 최대 200이닝을 목표로 내걸었다. 지난 시즌 커터를 장착해 재미를 봤던 류현진은 올해 투심패스트볼로 좀 더 까다로운 투수가 되겠다는 각오다. 한편 1일 예정됐던 류현진의 시범경기 등판은 감기 몸살로 연기됐다. 구단 내 감기가 퍼져 이날 류현진을 포함해 24명의 선수가 귀가 조치됐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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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마웠어요 ‘밥데용’… 다시 올거죠?”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을 지도했던 보프 더용 코치(42·사진)가 계약 기간을 마치고 2일 네덜란드로 돌아간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남자 1만 m에서만 금, 은, 동을 모두 목에 건 더용 코치는 지난해 5월 어시스턴트 코치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다소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는 1500m, 5000m, 1만 m 등 장거리 개인 종목 기량을 집중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더용 코치의 합류는 결과로 나타났다. 김민석(19)은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남자 15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피드 대표팀이 역대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7개)을 따는 데도 이바지했다. 경기장 안팎에서 보여준 따뜻한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논란이 됐던 여자 팀 추월 예선 경기 당시 더용 코치는 홀로 노선영(29)에게 다가가 등을 두드려주며 달랬다. 남자 팀 추월 결선에서는 대표팀이 아쉽게 노르웨이에 지자 허공에 발길질을 하고 모자를 집어던지며 아쉬워하는 모습이 팬들에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민석(1500m 동), 이승훈(30·매스스타트 금)이 메달을 딸 때도 선수들과 격한 포옹을 나누며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1만 m 시상식 당시 금메달리스트 이승훈을 목말 태웠던 것처럼 늘 선수들을 격려하려 애썼다. 더용 코치는 지난달 27일 자신의 블로그에 “나는 환상적인 모험을 경험했다. 1500m, 1000m의 동메달은 금메달처럼 느껴졌다. 이승훈의 매스스타트 금메달로 대회를 마무리할 수 있어 좋았다”는 대회 소감을 밝혔다. “그들과 굳건한 유대관계를 맺었고 그들의 성공을 축하하고 싶었다”며 애정을 드러낸 그는 “한국 선수들이 나에게 잔류를 요청했지만 아직 내가 무엇을 하게 될지는 나도 모른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자국 올림픽 후에 어떤 계획을 세우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대회 기간 총 8개의 글을 남겼던 더용 코치는 폐회식에 대한 감탄과 자원봉사자를 향한 고마움의 표시도 잊지 않았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더용 코치를 원하는 선수단의 의견이 많으면 적극적으로 재계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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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두 도로공사, 우승 맡아놨네

    프로배구 여자부 선두 한국도로공사가 3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 9분 능선을 넘었다. 2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경기에서 도로공사는 현대건설을 3-0(25-18, 25-18, 25-18)으로 완파했다. 승점 3을 추가한 도로공사(승점 59점)는 남은 2경기에서 승점 3만 추가하면 2위 IBK기업은행(55점)을 제치고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한다. 지난 시즌 최하위였던 도로공사는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로 꼽히던 박정아(25)를 영입하며 그동안 고민하던 토종 에이스 숙제를 풀었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외국인 선수 한 명만으로 우리가 원하는 배구를 할 순 없었다. 정아가 어려울 때 해결해 주면서 다른 선수들도 불안감을 덜고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박정아는 양 팀에서 가장 많은 14득점(공격성공률 30.95%)을 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2, 3, 5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외국인 선수 이바나(30)와 박정아 쌍포는 도로공사의 최대 무기다. 도로공사의 장기인 서브득점(8점)도 현대건설(3점)에 크게 앞섰다. 경기 뒤 박정아는 “서브가 좋다 보니 덕을 많이 본다. 베테랑 언니도 많아서 분위기가 안 좋을 때도 끌고 가는 힘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3일 안방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우승에 도전한다. 도로공사는 여자부 6개 구단 중 아직까지 챔피언결정전 우승 경험이 없는 유일한 팀이다. 한편 남자부 KB손해보험은 OK저축은행을 3-1(25-19, 19-25, 25-12, 25-23)로 꺾고 봄 배구 희망을 이어갔다. 정규리그 3경기를 남겨 놓은 4위 KB손해보험(49점)은 3위 대한항공(57점)과 승점 8점 차다. 남자부는 3, 4위 승점 차가 3점 이내일 경우 준플레이오프를 실시한다.수원=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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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위 치고받는 사이… 현대캐피탈 ‘어부지리 우승’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승점 69점·22승 10패)이 2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7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도드람 V리그 경기에서 2위 삼성화재(58점·21승 12패)가 3위 대한항공(57점·21승 12패)에 0-3(20-25, 24-26, 15-25)으로 패하면서 현대캐피탈은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시즌 초반 현대캐피탈은 우승 전력으로 평가받지 못했다. 국가대표 센터 최민호(30)가 시즌을 앞두고 군 입대로 빠졌고 외국인 선수 바로티는 연습 경기 도중 발목을 다쳐 전력에서 이탈했다. 대형 자유계약선수(FA) 영입도 없었다. 바로티의 대타로 선택한 안드레아스(29) 또한 시즌 초반 국내 무대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다. 1라운드를 4위(3승 3패)로 마쳤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사진)의 고민 역시 깊어졌다. 하지만 2, 3라운드에서 각각 4승 2패로 분위기를 살린 현대캐피탈은 4라운드 들어 최강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주장 문성민(32), 센터 신영석(32) 등 팀의 주축 선수가 살아나면서 4라운드에서 6전 전승을 거뒀다. 신영석은 4라운드 MVP는 물론이고 올스타전 최다 득표(8만2155표)의 기쁨도 맛봤다. 팀 분위기가 살자 안드레아스, 박주형(31) 등 팀원 전체가 살아났다. 그 결과 정규리그 우승을 맛보게 됐다. 최 감독은 “주변의 기대도 높지 않았는데 좋은 성적을 안겨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선수들이 한창 힘들 시기에 좋은 소식을 듣게 돼 기쁘다. 평정심을 유지해 챔프전에서 좋은 결과를 얻겠다”고 말했다. 2015∼2016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현대캐피탈은 그해 챔피언결정전에서는 패했고, 반대로 정규리그를 2위로 마무리했던 지난 시즌에는 챔프전에서 승리했다. 올 시즌 레전드 스타 신진식을 감독으로 영입하며 정상을 노렸던 삼성화재는 끝내 정규리그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시즌 초반 11연승을 달리며 돌풍을 일으켰던 삼성화재는 이날 패배로 선두 탈환보다 2위 수성을 걱정하게 됐다. 3위 대한항공과 승점 1점 차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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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힐만 감독-김광현 ‘장발 전훈’ 이유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 중인 프로야구 SK 트레이 힐만 감독(55)과 에이스 김광현(30)은 요즘 장발족으로 불린다. 소아암 환자를 위한 가발 제작용 모발을 기부하기로 해 머리를 기르고 있기 때문이다. 평소 소아암 환자 돕기를 고민해온 힐만 감독은 지난해 8월 구단에 방법을 문의했다. 구단을 통해 모발 기부 방법 및 조건(길이 25cm 이상, 염색 및 파마 금지) 등을 수소문한 그는 이후로 머리를 길러왔다. 지난해 1월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뒤 재활하며 머리를 길러왔던 김광현도 감독의 뒤를 이어 모발 기부에 동참하기로 했다. 힐만 감독은 “프로야구단은 지역 커뮤니티의 일원으로 함께 호흡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좋은 팀 성적을 내는 것도 내 의무고 역할이지만 다른 방법으로 한국 사회에 울림을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힐만 감독은 곧 헌혈에도 동참할 계획이다. 김광현은 정규시즌 첫 등판 뒤, 힐만 감독은 8월경 모발을 기부한다. 기부처는 미정이다. 구단 관계자는 “힐만 감독과 김광현의 모발 기부를 시작으로 소아암 환자를 돕기 위한 다양한 온·오프라인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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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관왕 최민정 “국민 기대 못미쳐 죄송”

    올림픽이 끝났는데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묻자 “캠퍼스(연세대)에 가서 수업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그다운 대답이었다.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2관왕 최민정(20·성남시청)을 만든 것 중 하나는 성실함이었다. 고교 3학년 때 담임은 그를 “늘 교복을 단정히 입는 학생”으로 기억했다. 첫 올림픽을 치른 후에도 달라진 건 없었다. 그는 “과정에는 만족을 하지만 기대에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스스로에게 90점을 줬다. ‘죄송할 이유가 없지 않으냐’고 되묻자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는 성적으로 보답을 해드려야 하잖아요”라는 역시 모범생 같은 답이 돌아왔다. 지난해 2학기를 휴학하고 평창 올림픽에 집중했던 그는 3월 다시 복학해 공부와 스케이트를 병행한다. 24일 평창 용평리조트 피앤지(P&G)하우스에서 어머니 이재순 씨(54)와 함께 만난 최민정은 “경기 끝나고 정신없이 지내서 그런지 아직 실감은 안 난다. 그래도 올림픽 경기가 끝났다고 생각하니 여운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한국선수단의 유일한 2관왕인 그는 이날만 5개의 일정을 소화했다. 모녀는 피앤지의 ‘생큐 맘’ 캠페인에도 참여했다. 딸의 요청으로 1500m, 1000m 경기를 직접 관람한 이 씨는 “조용히 절에서 기도를 드리려 했더니 딸이 서운했나 보더라. 직접 경기를 보니 올림픽이 정말 어마어마하게 큰 무대더라. 민정이가 안쓰럽고 대견했다”고 했다. 첫 올림픽을 앞둔 딸을 위해 이 씨는 직접 쓴 편지를 진천선수촌에 등기로 부치기도 했다. 올림픽 내내 최민정에게 큰 힘이 된 선물이었다. 최민정 또한 어머니의 생일, 어버이날에 늘 케이크와 꽃 선물을 잊지 않는 딸이다. 모녀는 올해 안으로 스위스로 여행을 갈 계획이다. 어릴 적 어머니에게 ‘나 자신을 잃지 말라’고 배워왔던 그는 올림픽 이후에도 지금껏 그랬듯 자신의 레이스를 이어갈 계획이다. 당장 다음 달 16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 출전한다. 1000m 결선 도중 오른쪽 다리 부상으로 현재 보조기를 착용하고 있지만 단순 타박상으로 심각하지는 않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삶의 목표를 물었다. 최민정은 “더욱 겸손해지고 바른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올림픽 2관왕임에도 우쭐하는 법이 없다. 최고의 실력에 성실함까지. 당분간 에이스 최민정의 시대가 계속될 것임을 예감하게 했다. 평창=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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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훈 “여보, 우리 이제 신혼여행 가자”

    양 주먹을 불끈 쥐며 가장 빨리 결승선을 통과한 이승훈(30)은 트랙 한 바퀴를 돈 뒤 함께 레이스를 펼친 대표팀 막내 정재원(17·동북고)을 껴안았다. 정재원과 함께 태극기를 거머쥔 채 그는 “고맙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정재원은 물론 자신을 이 자리로 이끌어준 모두를 위한 감사 인사였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간판스타 이승훈이 24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레이스 막판 폭발적인 스퍼트를 뽐내며 7분43초97로 정상에 올랐다. 본인 스스로 가장 값진 메달로 꼽을 정도로 의미가 큰 메달이었다. 겨울올림픽 남자 매스스타트의 초대 챔피언이 됐고, 아시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최다 메달 기록도 5개로 늘렸다. 2010년 밴쿠버 대회(1만 m) 이후 8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선수단에 다섯 번째 금빛 선물을 했다.○ 금빛 질주 도운 특급 조력자, 정재원 지금의 이승훈을 만든 건 자신의 땀, 눈물만이 아니었다. 주변의 도움도 컸다. 이날 결선에서는 정재원(17)의 도움이 빛났다. 팀추월(은메달)에서도 이승훈과 호흡을 맞췄던 그는 이날 이승훈의 특급 조력자 역할을 했다. 전체 16바퀴 중 5바퀴째부터 중간그룹 선두로 나선 정재원은 선두그룹과 거리가 벌어지지 않도록 레이스를 펼쳤다. 통상 그룹 선두에 서면 바람 저항을 많이 받음에도 불구하고 14번째 바퀴까지 그 역할을 자처했다. 그 덕분에 이승훈은 선두그룹과 격차를 유지하면서 자신의 체력을 비축해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바퀴에서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경기 뒤 정재원은 “월드컵 경기를 봐도 (앞으로) 치고 나가는 선수는 있어도 그 간격을 좁히는 선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그 역할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들어갔다. 승훈이 형이 앞으로 치고 나가는 걸 보고 내 역할은 끝났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레이스 막판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결승선을 가장 늦게 통과한 정재원은 세 번째 스프린트 구간에서 얻은 1점으로 최종 8위를 했다. 이승훈은 고마움의 표시로 정재원이 평소 갖고 싶어 하던 자전거를 사줄 계획이다. 평소 정재원을 비롯해 많은 후배가 닮고 싶은 선배로 꼽는 이승훈은 이번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이 역대 가장 많은 메달(7개)을 따는 데도 선봉 역할을 했다. 그는 “후배들이 너무 잘해줘서 대견스럽다. 단거리, 중거리 종목에서 메달을 땄다는 게 너무 좋다”면서도 “아직 5000m, 1만 m 종목 후배들은 더 분발해야 한다. 나를 뛰어넘는 후배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자극제가 된 후배, 임효준 숨은 조력자도 있었다. 이번 대회 쇼트트랙 남자 1500m 금메달리스트 임효준(22)도 이승훈의 레이스에 큰 도움이 됐다. 사연은 이렇다. 2014년 소치 대회 이후 이승훈도 2016년 말 한때 고비를 겪었다. 더 이상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게 문제였다. 스스로 생각해도 나태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때 그의 도전의식을 강하게 자극한 선수가 바로 한국체대 후배 임효준이었다. 전명규 교수(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의 지도로 한체대 쇼트트랙 훈련장에서 함께 훈련하면서 임효준의 스케이팅 실력에 큰 충격을 받았다. 전성기 시절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를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를 받은 임효준은 코너워크는 물론 장거리 훈련에서도 이승훈에게 크게 뒤지지 않았다. 장거리에서만은 압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그였기에 충격이 컸다. 후배의 실력에 자극을 받은 이승훈은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훈련에 매진했다. 이듬해 8바늘을 꿰매는 다리 부상 속에서도 삿포로 아시아경기 4관왕을 차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부담 아닌 책임감 키워준 결혼 생활 아내 두솔비 씨(27)와의 결혼도 그에게 날개가 됐다. 통상 큰 대회를 앞둔 선수들이 그렇듯, 이승훈도 결혼 시기를 두고 한때 고민했다. 자칫 성적이 떨어졌다간 결혼 생활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는 반응이 나올까봐 걱정됐다. 그러나 확신이 있었던 이승훈은 지난해 6월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 생활을 통해 “책임감을 갖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다. 신혼여행까지 미뤄가며 훈련에 매진한 그는 약속대로 아내에게 은메달에 이어 금메달까지 선물하게 됐다. 이승훈은 “오랜 시간 묵묵히 지원해줘서 국민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모두 아내 덕분이다. 사랑한다. 우리 이제 여행 가자”고 아내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승훈에겐 영영 잊지 못할 달콤한 우승 소감이었다. 강릉=강홍구 windup@donga.com·이헌재 기자}

    • 2018-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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