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배중

김배중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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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 입사해 방송, 영화, 문화재, 학술(문화부), 사건사고(사회부), 야구, 농구, 육상, 수영 등(스포츠부)을 취재해왔습니다. 평창 겨울 올림픽이 열린 2018년부터 ‘스포츠’라는 망원경으로 세상을 열심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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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5-17~2026-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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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학생에 감사편지 받은 ‘스켈레톤 꼴찌’

    “(저같이) 앞날을 고민하는 사람에게 동기부여를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30명 중 기록은 꼴찌였지만 역경을 딛고 선 인생 스토리는 메달리스트 못지않게 감동적이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켈레톤에 참가했던 가나의 아콰시 프림퐁(32)에게 한국인이라고 밝힌 한 학생이 감사 메시지를 보냈다. 평창 올림픽 폐막 후 거주지인 미국으로 돌아간 프림퐁은 1일(한국 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캡처한 메시지 화면을 올렸다. 프림퐁에게 메시지를 보낸 한국 학생은 “당신의 ‘토끼이론’을 듣고 메시지를 보낸다. 10년 넘게 고생하면서도 포기하지 않은 당신의 인생 스토리는 내게 감동을 줬다”고 적었다. 토끼이론은 프림퐁이 자신의 헬멧에 그린 사자 이빨 앞에 놓인 토끼를 뜻한다. 프림퐁은 대회 기간 중 “사자는 나와 반대되는 사람 혹은 부정적인 것이고 토끼는 나 자신을 뜻한다”며 “올림픽이라는 무대를 통해 나는 사자 입에서 뛰어나온 토끼가 됐다”고 설명했다. 즉 역경을 딛고 꿈을 이뤘다는 것이다. 가나에서 태어나 네덜란드로 이주한 프림퐁은 올림픽 출전을 위해 육상, 봅슬레이를 했지만 올림픽 출전은 번번이 좌절됐다. 이주자로서의 불안한 삶 등이 늘 그의 발목을 잡았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진공청소기 외판원으로 일하기도 했던 프림퐁은 끝까지 꿈을 포기하지 않고 모국인 가나 최초의 스켈레톤 선수로 올림픽에 출전했다. 결승선을 꼴찌로 통과했지만 흥겹게 춤을 추며 행복해하는 그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다. 한국 학생의 메시지를 올린 프림퐁은 “내가 올림픽에서 착용한 헬멧이 많은 사람에게 꿈을 꾸고 포기하지 않도록 용기를 준 것 같다”면서 “이렇게 도움을 줄 수 있어 나도 고맙다”며 뿌듯해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18-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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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아랑 “트럭으로 훈련장 데려다 주신 아빠, 늘 자랑스러워요”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의 여운은 아직 가시지 않은 듯했다. 28일 경기 고양시청에서 열린 고양시청 소속 김아랑(23·사진), 곽윤기(29)의 환영식에는 고양시민 및 관계자 500여 명이 참석했다. 쇼트트랙 계주 금메달을 목에 걸고 ‘미소천사’로 큰 인기를 얻은 김아랑에게 환호를 보내는 한편으로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한 곽윤기를 따뜻하게 위로했다. 고양시(시장 최성)는 김아랑에게 금메달 포상금 5000만 원을, 고양시 체육회는 곽윤기에게 소정의 격려금을 지급했다. 다음은 김아랑과의 일문일답. ―올림픽이 끝난 뒤 어떻게 지냈는지…. “지난달 26일 강릉선수촌을 나왔지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 대회 대비를 위해 진천선수촌으로 이동해 훈련을 시작했다. 올림픽 때는 맏언니 자리가 조금 부담스러웠는데, 지금은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면서 운동하고 있다.” ―올림픽 이후로 높아진 인지도를 실감하나. “아직 피부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주변에서 그런 질문을 많이 주실 때 조금은 느껴진다. 감사한 일이다.” ―항상 잘 웃는다. 미소천사 별명도 생겼는데…. “부모님도 그렇고 주변 분들이 항상 긍정적인 영향을 주셔서 웃음이 자연스럽게 많아졌다. 여러 힘든 일을 겪고 나니 사소한 일 하나에도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면서 웃음이 많아졌다. 내가 웃어서 주변 분들에게도 웃음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포상금은 어디에 쓸 예정인지…. “훈련할 때 아버지가 새시 공사 하실 때 쓰는 트럭으로 데려다 주셨는데, 전혀 부끄럽지 않다고 했다. 내겐 늘 자랑스러웠다. 포상금으로 좋은 차는 아니더라도 새로 장만해 드리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후배들이 어떤 모습을 기억해주기를 바라는지…. “(지난해 1월 겨울전국체육대회 경기 도중 스케이트 날에 왼쪽 눈 밑 뺨을 6cm 베어) 얼굴에 난 내 상처를 기억해주면 좋겠다. 부상을 당했을 때 다른 분들은 얼굴부터 걱정했겠지만 나는 발목이나 허리 이런 데가 다친 게 아닌지 먼저 걱정했다. 스케이트 선수로서 마음가짐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베이징 올림픽에도 도전하나. “베이징 전에도 많은 대회가 있다. 작은 대회라도 하나둘씩 치르고 재정비해 나가면 좋은 기회가 생길 거라 믿는다. 그전까지 주어진 일에 하나하나 최선을 다하겠다.”고양=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18-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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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승환, 새 둥지서 돌부처 위용 되찾나

    지난 시즌 아쉬움을 남긴 한국인 메이저리거 삼총사가 올해는 활짝 웃을 수 있을까. 오승환(36)이 메이저리그 토론토와 공식 계약을 하면서 추신수(36·텍사스), 류현진(31·LA 다저스)과 함께 이번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세 선수는 지난해 주춤거렸기에 명예회복을 다짐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를 떠나 새 팀을 물색하던 오승환은 7일 추신수가 있는 텍사스 입단을 눈앞에 뒀다가 결국 무산됐다. 메디컬테스트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됐는데 구단 측에서 이를 빌미로 계약조건을 변경하려 했던 것. 계약 결렬을 선언한 오승환은 20일 미국 애리조나에서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각 구단 관계자들 앞에서 최고 시속 89마일(약 143km)의 공을 던져 몸 상태에 이상이 없음을 증명했다. 토론토와 계약 후 치른 메디컬테스트도 통과했다. 지난해 20세이브를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이 4.10까지 치솟은 그는 새 둥지에서 ‘돌부처’의 명성을 회복할 기회를 얻게 됐다. 현지 언론에서는 오승환이 셋업맨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토론토에서는 젊은 자원인 로베르토 오수나(23)가 든든하게 뒤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39세이브를 올린 오수나는 2015, 2016년에 각각 20, 36세이브를 기록했다.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 시절처럼 셋업맨 역할과 더불어 마무리 투수가 연투할 경우에 임시 마무리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성기로 평가된 2013, 2014년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벼르고 있는 류현진은 지난달 결혼으로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2014시즌 직후 어깨 수술을 받은 류현진에게 2015, 2016년은 암흑기였다. 어깨 부상을 털고 지난해 복귀했지만 5승 9패, 평균자책점 3.77에 그쳤다. 스프링캠프 합류 첫날인 15일 불펜 피칭을 시작한 류현진은 18, 21일에도 불펜 피칭을 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24일에는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라이브 피칭을 했는데 2회 동안 21개의 공으로 아웃카운트 여섯 개를 잡았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지난 3년 동안 몸 상태가 가장 좋아 보인다”며 만족해했다. 전망도 밝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를 비롯한 미국 언론은 올 시즌 류현진을 믿음직한 선발 자원으로 분류하고 있다. 류현진은 다음 달 1일 샌디에이고와의 첫 시범경기 등판을 통해 본격적으로 시즌 대비에 나선다. 추신수는 올 시즌을 앞두고 타격 자세를 뜯어고쳤다. ‘노스텝’ 대신 오른 다리를 들고 치는 타법으로 변신을 꾀한 것. 추신수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몸쪽 공략에 대비하고 수비시프트를 뚫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라인드라이브 타구 비중이 높은 추신수는 지난 수년 동안 상대팀의 수비시프트로 고전해 왔다. 26일 콜로라도와의 시범경기에 처음 선발 출장한 추신수는 무안타에 그쳤지만 경기 후 2시간 동안 ‘특타’를 하는 등 새 타격 폼에 적응하기 위한 의욕을 보였다. 27일 다저스전에는 볼넷으로 출루한 뒤 홈스틸까지 시도해 득점하는 등 그간의 ‘먹튀’ 오명을 씻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18-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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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중석에 큰 절… 김보름 ‘눈물의 은메달’

    기쁜 순간이었지만 한 번도 못 웃었다. 결승선을 통과하고 아주 잠시 두 주먹을 불끈 쥐다 만 그는 한동안 감독에게 안겨 펑펑 울었다. 퉁퉁 부은 얼굴로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을 돌며 관중들 앞에 두 차례 큰절을 올렸다. 사죄의 의미였다. 김보름(25·강원도청)이 24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트경기장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에서 일본의 다카키 나나(26)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했다. ‘빙속여제’ 이상화(29)에 이어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두 번째 메달리스트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이승훈(30)이 금메달을 획득하기 전에 한국의 초대 매스스타트 메달이 나온 순간이기도 했다. 하지만 김보름은 단상 두 번째 높은 곳에서도 땅을 쳐다본 채 한동안 멍하니 있었다. 경기 후 계속 울먹이다 말다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그만큼 ‘값진 은메달’까지의 과정은 험난했다. 김보름은 19일 여자 팀추월 준준결선에서 ‘왕따 논란’을 일으켜 대중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레이스 막판 김보름과 박지우(20)가 가장 뒤에서 달리던 노선영(29)과 격차를 벌린 채 결승선을 통과한 것. 경기 후 동료를 탓하는 듯한 발언과 함께 비웃는 듯한 표정이 대중의 감정에 불을 붙였다. 비난 여론과 함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김보름의 국가대표 자격 박탈을 청원하는 글이 올라와 참여한 국민이 60만 명을 넘었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김보름은 마음고생도 심했다. 이후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며 며칠을 울며 지냈다. 21일 팀추월 7, 8위전에서는 홈 관중의 야유도 들었다. 방문을 걸어 잠그고 식음도 전폐했다. 동료 선수에게 강제로 끌려 나가 햄버거 하나를 겨우 먹었다. 심리치료사뿐 아니라 23일에는 체육인 전법단 스님들이 선수촌을 찾아 김보름을 위로했다. 마음을 추스른 김보름도 “오늘(24일) 경기장에서 응원해준 관중 분들의 함성이 힘이 됐다”며 참회를 준비했다. 남자부 정재원(17·동북고) 같은 팀 플레이어 없이 홀로 경쟁자들과 싸웠다. 김보름의 ‘참회의 역주’에 여론도 차츰 돌아섰다. 경기장의 한 관중은 “어른들 잘못인데 과잉반응했던 것 같다. 가장 기쁜 순간을 맞이하고도 웃지 못한 어린 선수를 위해 열심히 박수쳤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포기하지 않고 잘 일어섰다. 메달보다 값진 교훈을 함께 얻었을 김 선수에게 올림픽이 남다른 의미로 남기 바란다”는 격려의 글을 남겼다. 강릉=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18-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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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치 30위에서 3위로… 김태윤 “꿈만 같다”

    2014년 소치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그는 존재감 없는 선수였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하위권인 30위로 골인했다. 절치부심했다. 힘을 키우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했다. 그는 대표팀 내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가장 많이 하는 선수였다. 하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2017 삿포로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 도중 미끄러지면서 대표팀에서 탈락했다. 대표팀 동료이자 단거리 라이벌 차민규(25·동두천시청)는 그 대회 남자 500m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그런 차민규를 바라보며 묵묵히 힘을 키워 온 결실의 무대는 평창 겨울올림픽이었다. 긴 인고의 시간을 견뎌 낸 김태윤(24·서울시청)이 한국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깜짝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태윤은 23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1분8초22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자기 최고기록 1분8초8에 육박하는 호성적이었다. 15조 아웃코스에서 뛴 김태윤은 초반 200m 구간을 16초39의 빠른 기록으로 통과했다. 이후 400m를 24초97로 주파한 뒤 마지막 400m에도 26초86을 기록하며 단숨에 중간 선두로 뛰어올랐다. 이후 네덜란드의 강자 키엘트 나위스(1분7초95)와 이번 대회 500m 금메달리스트인 노르웨이의 호바르 로렌첸(1분7초99)에게 뒤지면서 값진 동메달을 확정지었다. 마지막 조의 경기까지 손에 땀을 쥐고 경기를 지켜보던 김태윤은 동메달이 확정된 순간 함성을 내지르며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했다. 차민규의 존재는 이번 대회에서도 그에게 큰 자극이 됐다. 19일 남자 500m에 출전했던 차민규는 0.01초 차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민규는 이날도 부상을 당한 모태범을 대신해 갑작스럽게 경기에 나섰다. 이번 시즌 들어 처음 1000m에 출전했지만 1분9초27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12위에 올랐다. 팀추월 은메달리스트 정재원(17)의 형인 정재웅(19·이상 동북고)은 1분9초43으로 13위에 자리했다. 13일 남자 1500m에서 동메달을 따낸 김민석(19·성남시청)까지 한국 남자 선수들은 이번 대회 단거리 종목에서 한국 선수단에 연일 깜짝 메달을 선물했다. 김태윤은 “아직 꿈만 같다. 관중 응원 덕분에 몸이 가벼워진 것 같다. 아시아경기에 못 나간 게 한이 돼 더 적극적으로 하게 된 거 같다. 어떻게 탔는지 잘 모르겠지만 앞만 보고 달렸다”고 말했다. 스케이팅 선수인 사촌 형을 따라 스케이트와 인연을 맺은 김태윤은 초등학교 2학년부터 본격적으로 스케이트 선수가 됐다. 쇼트트랙은 타지 않고 스피드스케이팅 외길을 걸었다. 주니어 시절부터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렸지만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낼 정도는 아니었다. 몸무게가 81kg이었던 때 둥글둥글한 얼굴로 ‘호빵맨’으로 불렸던 그는 평창 올림픽을 대비해 몸무게를 76kg까지 줄였다. 그는 “강릉 오벌의 얼음이 무른 편이다. 몸무게가 무거우면 얼음이 잘 깨진다. 힘을 더 쓸 수 있게 강도가 높은 스케이트 날로 바꾼 것도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강릉=이헌재 uni@donga.com·김배중 기자}

    • 2018-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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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m ‘깜짝’ 동메달

    2014년 소치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그는 존재감 없는 선수였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최하위권인 30위로 골인했다. 절치부심했다. 힘을 키우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했다. 그는 대표팀 내에서 가장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하는 선수였다. 하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2016년 말 열린 2017삿포로 아시아경기 대표선발전 레이스 도중 미끄러지면서 태극마크를 반납해야 했다. 대표팀 동료이자 단거리 라이벌 차민규(25·동두천시청)는 그 대회 남자 500m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그런 차민규를 바라보며 묵묵히 힘을 키워 온 결실의 무대는 평창 겨울올림픽이었다. 긴 인고의 시간을 견뎌 낸 김태윤(24·서울시청)이 한국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깜짝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태윤은 23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1분8초22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자기 최고기록 1분8초8에 육박하는 호성적이었다. 15조 아웃코스에서 뛴 김태윤은 초반 200m 구간을 16초39의 빠른 기록으로 통과했다. 이후 400m를 24초97로 주파한 뒤 마지막 400m에도 26초86을 기록하며 단숨에 중간 선두로 뛰어올랐다. 이후 네덜란드의 강자 키엘트 누이스(1분07초95)와 이번 대회 500m 금메달리스트인 노르웨이의 하바드 로렌췐(1분07초99)에 뒤지면서 값진 동메달을 확정지었다. 마지막 조의 경기까지 손에 땀을 쥐고 경기를 지켜보던 김태윤은 동메달이 확정된 순간 함성을 내지르며 기쁨을 표현했다. 차민규의 존재는 이번 대회에서도 그에게 큰 자극이 됐다. 19일 남자 500m에 출전했던 차민규는 0.01초 차이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민규는 이날도 부상을 당한 모태범을 대신에 갑작스럽게 경기에 나섰다. 이번 시즌 한 번도 1000m에 출전한 적이 없는 차민규는 1분9초27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12위에 올랐다. 김태윤은 “아직 꿈만 같다. 관중들 응원 덕분에 몸이 가벼워 진 것 같다. 아시아경기에 못 나간 게 한이 돼 더 적극적으로 하게 된 거 같다. 어떻게 탔는지 잘 모르겠지만 앞만 보고 달려갔다”고 말했다. 스케이팅 선수인 사촌 형을 따라 스케이트장에 인연을 맺은 김태윤은 초등학교 2학년부터 본격적으로 스케이팅 선수가 됐다. 쇼트트랙은 타지 않고 스피드스케이팅 외길을 걸었다. 주니어 시절부터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렸지만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낼 정도는 아니었다. 80kg대 몸무게 시절 둥글둥글한 얼굴로 ‘호빵맨’으로 불렸던 그는 각고의 노력으로 체중을 75kg까지 줄이면서 기량이 급격히 좋아졌다.강릉=이헌재 기자uni@donga.com강릉=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18-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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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너자이저 이승훈 “기다려, 매스스타트 초대 챔프”

    한국 빙속의 맏형 이승훈(30·대한항공·사진)은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레이스를 거듭할수록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11일 5000m 5위, 15일 1만 m 4위에 오른 그는 21일 팀 추월에서 한국의 은메달을 이끌었다. 출전 종목마다 모두 자신의 올림픽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승훈은 “한 바퀴 한 바퀴 돌 때마다 컨디션이 좋아져서 힘과 자신감을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총 21.4km를 달린 이승훈은 이제 24일 매스스타트 한 종목만을 남겼다. 이번에 신설된 종목으로 쇼트트랙처럼 여러 명이 동시에 출발해 순위경쟁을 벌인다. 쇼트트랙 선수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전향한 이승훈에게 친숙한 경기 방식이다. 이를 입증하듯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있다. 이승훈은 “5000m, 1만 m는 연습 삼아 타고 있다”며 매스스타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매스스타트서 펼쳐질 이승훈과 ‘빙속황제’ 스벤 크라머르(32·네덜란드)의 맞대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크라머르는 스피드스케이팅 강국 네덜란드에서도 ‘무결점’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 5000m 은메달, 팀추월 동메달을 획득한 뒤 2007∼2009년 세계 종목별 선수권대회에서 5000m, 1만 m, 팀추월에서 3연패의 대기록을 세웠다. 올림픽에서도 총 8개(금 4, 은 2, 동 2)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런 그가 매스스타트의 초대 올림픽 챔피언까지 노린다. 크라머르는 “국제대회에서 매스스타트 경기에 나서는 것은 처음”이라면서도 “금메달을 딸 수 있는 기회가 남아있어 기대된다”며 결의를 다졌다. 이승훈은 코너 워크에 강점을 지녔으며 크라머르는 장거리 레이스에서 노련한 경험이 돋보인다. 2010년 이승훈이 밴쿠버 올림픽에서 깜짝 스타로 떠오른 뒤 동서양을 대표하는 둘의 대결은 올림픽 때마다 화제를 모았다. 평창 올림픽에서도 5000m에서 크라머르가 올림픽 3연패의 업적을 세우며 이승훈에게 앞섰지만 1만 m와 팀추월에서 이승훈이 크라머르에게 앞섰다. 1만 m 경기 후 4위를 기록한 이승훈은 “(메달 획득은 아쉽지만) 크라머르를 이겨 괜찮다”며 웃기도 했다. 두 선수의 올림픽 대결은 이번이 마지막일 수 있다. 이승훈은 베이징 올림픽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올해 한국 나이로 33세인 크라머르는 4년 뒤 올림픽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크라머르는 “소속팀 계약기간이 남아있지만 (다음 올림픽은) 조금 더 생각해 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 매스스타트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을 결합한 듯한 종목. 쇼트트랙처럼 여러 명의 선수가 동시에 출발해 레인 구분 없이 레이스를 치른다. 선수들이 레이스를 하는 도중 점수를 부여하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남녀 모두 16바퀴(6400m)를 도는데 4·8·12바퀴를 마쳤을 때 1∼3위에게 각각 5·3·1점을, 결승선을 통과할 때 상위 3명에게 60·40·20점을 줘 합산 점수로 최종 순위를 결정한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신설됐다. 강릉=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18-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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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 첫 출전 막내 황대헌 ‘2전3기’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막내 황대헌(19·한국체대 입학 예정)이 마지막 개인전에서 활짝 웃었다. 황대헌은 22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선에서 ‘2전3기’ 끝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인 황대헌은 이번 대회 1500m 결선에서 넘어지며 눈앞에서 메달을 놓쳤고 1000m 준준결선에서 다시 넘어지는 불운이 겹쳤다. 다섯 살 때 처음 스케이트를 신은 황대헌은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와 고인이 된 노진규를 롤 모델 삼아 꿈을 키웠다. 안양 안일초 1학년 재학 당시 학교에서 선생님이 ‘나의 꿈’을 그려오라는 숙제를 냈는데 황대헌은 ‘나의 꿈은 쇼트트랙 국가대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열심히 연습!’이라고 적어갈 정도로 국가대표를 향한 의욕을 불태웠다. 부림중 시절부터 전국 대회에서 금메달을 휩쓸던 황대헌은 고교 2학년 때인 2016년 처음으로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첫 국가대표는 실력보다 행운이었다. 당초 국가대표 선발 명단 8명에 황대헌의 이름은 없었다. 하지만 선발전 이후 남자선수 3명이 불법도박 혐의로 기소돼 자격이 박탈되며 황대헌에게 기회가 왔고 놓치지 않았다. 황대헌은 2016∼2017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2차 대회 1000m 준준결선에서 1분20초875의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알렸다. 아직도 깨지지 않는 기록이다. 1500m 세계랭킹 1위, 1000m 세계랭킹 2위인 황대헌을 두고 AP통신 등 외신에서는 평창 올림픽 3관왕을 점치기도 했다. “성실하게 노력하고 열심히 했던 선수이자, 쇼트트랙 하면 떠오르는 사람 중 한 명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황대헌은 이번 은메달로 전 세계에 ‘무서운 신예’의 등장을 알렸다. 한편 1500m 금메달리스트 임효준(22·한국체대)은 동메달을 추가했다. 쇼트트랙 강국이면서 유독 남자 500m에 취약한 한국은 2010년 밴쿠버 대회 이후 8년 만에 이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했다. 남자 500m 두 개의 메달은 최초다.강릉=김배중 wanted@donga.com·강홍구 기자}

    • 2018-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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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이스 절반 책임진 이승훈 ‘레전드의 품격’

    “제가 지금 빠지면 당장 장거리를 뛰어줄 선수들이 많지 않아요. (장거리) 명맥을 이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어요.” 지난해 10월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 5000m 대표 선발전에서 국내 최고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차지한 이승훈(30)은 시상식 뒤 이 같은 고민을 털어놨다. 주력 종목인 매스스타트, 팀추월 외에도 5000m, 1만 m를 병행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었다. 8년 전 밴쿠버 올림픽에서 깜짝 메달(1만 m 금, 5000m 은)을 따내며 전 세계를 놀라게 한 22세의 청년은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미래를 걱정하는 위치에 섰다. 단거리, 장거리를 가리지 않고 대표팀 선수들에게 닮고 싶은 선배를 물으면 대부분 그의 이름이 나온다. 쇼트트랙에서 전향해 스피드스케이터로 올림픽 금메달을 일궈낸 이승훈의 성공 사례도 귀감이 되고 있다. 이승훈이 일명 ‘이승훈의 아이들’과 함께 한국 선수단에 올림픽 2회 연속 팀추월 은메달을 선물했다. 이승훈, 김민석(19), 정재원(17)으로 구성된 한국 남자 팀추월 대표팀(세계 랭킹 4위)은 2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결승에서 세계 랭킹 1위 노르웨이(3분37초32)보다 1.2초 늦은 3분38초52로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을 놓친 건 아쉽지만 자신이 말해온 책임감을 경기 내용으로 증명했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으로 코너워크가 장점인 이승훈은 곡선 주로에서 팀 전체의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도록 후배들을 이끌었다. 이날 400m 트랙 8바퀴 중 절반인 4바퀴를 맨 앞에서 끌며 후배들의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이승훈이 앞에서 끌었던 4번째 바퀴에서는 0.19초까지 노르웨이에 앞서기도 했다. 끊임없는 자기 발전도 후배들이 그를 따르는 이유다. 이번 대회 5000m에서 이승훈은 6분14초15로 5위를 차지하며 8년 전 밴쿠버에서 은메달을 딸 당시 기록(6분16초95)을 넘어섰다. 1만 m에서도 12분55초54로 자신이 갖고 있던 한국 신기록을 새로 쓰며 4위를 했다. 주력 종목에 대비하는 경기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메달권에 근접했다. 지난해 2월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에서는 한국 선수 최초로 4관왕에 올랐다. 그는 이에 앞서 지난해 2월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팀추월 경기 도중 넘어져 스케이트날에 다리를 깊게 베였다. 8바늘을 꿰매고 통증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 아시아경기에 출전해 4관왕을 차지하는 투혼을 보였다. 그는 당시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만날 유럽 선수들에게 내가 쉬운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었다. 이승훈 개인으로서도 올림픽 세 대회 연속 메달이라는 영광을 달성하게 됐다. 지난해 6월 두솔비 씨(27)와 백년가약을 맺은 뒤 평창 올림픽을 위해 신혼여행까지 대회 뒤로 미뤘던 이승훈은 “꼭 메달을 따 신부에게 선물을 하고 싶다”는 약속을 지키게 됐다. 결혼 뒤 “얼굴 좋아졌다는 소리를 듣고 산다”던 이승훈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피었다. 경기 뒤 이승훈은 “목표는 금메달이었는데 좀 아쉽기도 하지만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셔서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 남은 (매스스타트) 경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동생들에게는 “든든히 뒤를 받쳐줘서 고맙다. 앞으로는 나보다 앞에서 더 잘 끌 수 있는 후배들이 되리라 믿는다”고 했다. ‘아이들’도 형을 도와 메달을 합작했다. 1500m에서 깜짝 동메달을 따냈던 김민석은 팀추월에서 이승훈이 앞으로 나설 때 맨 뒤에서 막내 정재원의 뒤를 받쳤다. 23일 남자 1000m에 출전하는 정재웅(19)의 동생이기도 한 정재원도 자신의 첫 올림픽에서 시상대에 올랐다. 지난해 대표로 선발된 정재원은 자신의 룸메이트이자 우상인 이승훈과 한국체대 쇼트트랙 경기장에서 함께 훈련하는 등 코너워크 훈련에 집중했다. “나중에 커서 운전도 승훈이 형처럼 부드럽게 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승훈 바라기’인 그는 8년 전 자신의 우상이 그랬듯 선수 생활에서 잊지 못할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제가 부족했던 부분을 형들이 많이 채워줬다. 다음 올림픽에서는 더 힘이 돼서 금메달을 노려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메달리스트들에게 주는 ‘어사화 수호랑’을 관중석에 던지며 환호에 답했다. 이승훈은 이번 올림픽에서 첫선을 보이는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24일 금메달에 도전한다.강릉=강홍구 windup@donga.com·김배중 기자}

    • 2018-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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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펄펄 나는 쇼트트랙 뒤엔 김아랑 ‘맏언니 리더십’

    “동생들에게 ‘개인 종목에서 주춤하더라도 계주 금메달만 따면 다른 때보다 기분 너무 좋다’고 얘기해 줘요. 이런 말 해주면 고맙게도 잘 따라와 주고요.(웃음)” 강릉 영동대에서 쇼트트랙 대표팀의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첫 공식 훈련이 있던 6일. 여자 대표팀 맏언니 김아랑(23·고양시청)은 대표팀 간판 심석희(21·한국체대)의 폭행 사건이 불거진 직후의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내 자리가 참 힘든 것 같다”면서도 어떻게 팀원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고 있는지 차분히 설명했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대표팀 리더의 자리, 때로 벽에 부닥칠 땐 4년 전 대표팀 맏언니 조해리(32)에게 전화를 걸어 조언도 구했다. 3000m 계주 결선이 있던 20일 그 ‘기분 좋음’이 어떤 건지 동생들 앞에서 증명했다. 계주 결선에서 맏언니의 활약은 놀라웠다. 세 번째 주자로 대표팀 에이스 심석희, 최민정(20·성남시청)의 뒤를 받치던 김아랑은 레이스 막바지에 승부수를 던졌다. 5바퀴를 남기고 다음 주자인 김예진(19·한국체대 입학 예정)에게 바통 터치를 하지 않고 한 바퀴를 더 질주한 것이다. 3위로 레이스를 펼치던 한국은 바통 터치 시간을 아껴 캐나다를 제치고 2위로 올랐다. 맏언니가 팀을 선두 싸움의 유리한 고지에 올려놓은 것이다. 뜻밖의 행운도 따랐다. 바통 터치를 하려고 김예진의 엉덩이를 민 김아랑이 균형을 잃고 넘어졌는데 뒤따르던 캐나다 선수가 걸려 넘어졌다. 넘어진 캐나다 선수에게 이탈리아 선수도 걸려 넘어졌다. 진로 방해로 실격을 당할 수 있었던 상황. 하지만 심판들은 캐나다 선수가 김아랑의 날에 걸렸을 뿐 신체 접촉은 없었다고 판단했다. 네 팀의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선두 경쟁은 라이벌 한국과 중국의 양자 대결로 좁혀졌다. 경기 내내 캐나다를 뒤에 달고 레이스를 펼치며 한국을 견제한 중국으로선 당황스러운 상황. 결국 한국의 진로를 방해하는 임피딩(밀기) 반칙까지 범하며 실격 판정을 받았다. 맏언니가 던진 승부수가 불러온 ‘나비효과’였다. 계주 금메달 이후 미모도 출중한 데다 마음 씀씀이까지 넓은 김아랑에게 사람들은 ‘미소천사’ ‘빙판 위의 천사’ 등 애칭을 부르며 화답하고 있다.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분위기도 맏형 곽윤기(29·고양시청)가 있어 ‘맑음’이다. 막내 황대헌(19·한국체대 입학 예정)과는 열 살 차지만 동생들을 격의 없이 대한다. 곽윤기는 “선수촌 방 배정도 가위바위보로 했다. 내가 져서 딴 데 가서 잔다”고 ‘쿨’하게 말할 정도다. 17일 1000m 결선 당시 어수선해졌던 남자 대표팀의 분위기를 다잡은 것도 맏형이다. 그날 밤 “쇼트트랙 국가대표 자격에는 미모도 한 요소인가 봐”라는 글과 함께 팀원 5명이 한데 모여 웃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동메달을 딴 서이라(26·화성시청)가 결선에서 임효준(22·한국체대)의 앞길을 막았다는 등 각종 의혹을 일축한 셈이다. 한편 한국은 22일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와 500m에서, 여자는 1000m에서 각각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남자 대표팀은 5000m 계주에서 2006년 토리노 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금메달에 도전한다. 여자 1500m와 3000m 계주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로 금메달 2개를 획득한 최민정(20·성남시청)은 1000m에서 3관왕을 노린다.강릉=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18-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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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女쇼트트랙 똘똘 뭉친 팀워크, 가장 높은 곳에 서다

    에이스 최민정(20)이 가장 먼저 피니시라인을 통과했지만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마음을 놓지 못했다. 경기 막판 혼전 상황에서 넘어진 선수까지 나오면서 최종 판정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 대기석에서 경기를 바라보던 막내 이유빈(17)까지 나와 빙판을 돌며 대형 태극기를 흔들었지만 시선은 천장에 달린 전광판을 향했다. 간절히 마음을 졸이길 5분여,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와 함께 전광판을 통해 최종 결과가 전해지자 대표팀 선수 다섯 명은 둥글게 어깨동무를 한 채 환호했다. 이유빈, 김예진(19), 김아랑(23), 심석희(21)는 눈물을 흘렸고, 최민정은 환하게 웃었다. 7943명 관중도 일제히 환호했다. 두 대회 연속, 역대 여섯 번째 3000m 계주 올림픽 금메달을 수확한 여자 대표팀은 그렇게 우승의 순간을 만끽했다. 늘 ‘금메달은 당연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여자 대표팀 3000m 계주 도전은 부담과의 싸움이었다. 사상 첫 안방 겨울올림픽이라는 중압감과 역대 최강이라는 주변의 기대, 그리고 최근 코치의 폭행이라는 불미스러운 일까지 양 어깨에 짊어져야 했던 여자 대표팀은 그렇게 눈물과 함께 네 번째 금메달을 한국 선수단에 안겼다. 이날 결선에서는 맏언니 김아랑의 스퍼트가 빛났다. 팀의 세 번째 주자로 나선 김아랑은 6바퀴를 남겨놓고 터치도 거른 채 바깥 라인을 공략하며 앞선 캐나다 주자를 제쳤다. 팀을 3위에서 2위로 끌어올렸다. 바깥쪽에서 레이스를 펼치며 김예진과 터치 타이밍을 놓친 김아랑은 예정보다 1바퀴 많은 2바퀴 반을 돌았다. 터치의 순간 옆으로 넘어지면서도 끝까지 김예진을 힘껏 밀었다. 박세우 여자 대표팀 코치는 “민정이가 앞으로 치고 나가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아랑이가 좋은 경기를 해줬다”고 칭찬했다. 김아랑이 넘어지는 과정에서 뒤에서 따라오던 캐나다 선수와 충돌해 넘어뜨리는 상황이 나왔지만 실격 사유로는 판단되지 않았다. 경기 뒤 김아랑은 “나 때문에 넘어진지는 몰랐다. 단지 제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 우리 선수를 밀어주는 것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이경 본보 해설위원(싱가포르 대표팀 감독)은 “터치 이후에 신체접촉이 발생한 것이 아니라 (김아랑의) 스케이트 날에 걸린 것이기에 실격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맏언니의 스퍼트로 2위로 올라선 대표팀은 막판 역전극을 완성했다. 대표팀을 이끌어온 쌍두마차 심석희, 최민정이 해결사로 나섰다. 마지막 3번째 바퀴에서 2위로 달리던 심석희는 마지막 터치에서 있는 힘껏 최민정의 엉덩이를 밀며 그를 선두자리에 올려놨다. 비록 4년 전 소치 올림픽 때처럼 피니시라인을 통과하는 팀의 에이스는 아니었지만 팀의 1번 주자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심석희의 힘을 온전히 추진력으로 받아낸 최민정은 중국과의 막판 경합을 뚫고 그대로 두 바퀴를 내달려 가장 먼저 피니시라인을 통과했다. 최근 코치의 폭행이라는 불미스러운 일로 가슴앓이를 해야 했던 주장 심석희는 계주 우승으로 이번 대회 첫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했다. 대회를 앞두고 정신적으로 큰 충격에 빠졌던 심석희는 단거리 500m는 물론 자신의 주 종목인 1500m에서도 미끄러지며 예선 관문조차 넘지 못하며 충격을 안겼다. 그러나 1500m 예선 탈락 다음 날인 18일 휴식스케줄에도 훈련을 자청하며 계주에 집중한 끝에 당당히 이번 대회 자신의 첫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했다. 경기 뒤 심석희는 “저 말고도 다들 마음고생 많이 했다. 다 같이 고생하고 노력한 게 좋은 결과로 나와서 좋다”고 말했다. 시상식에서 선보인 여자 대표팀의 깜짝 세리머니도 심석희의 아이디어였다. 이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선 대표팀은 줄줄이 순서대로 서로의 엉덩이를 민 뒤 다함께 양손 검지를 하늘로 찌르는 듯한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땀과 눈물로 빚어낸 영광이었다. 오전 6시에 일과를 시작하는 대표팀은 많게는 하루 10시간까지 훈련을 소화했다. 빙상 훈련 4시간, 지상 체력 훈련 2시간 등 기본 훈련 6시간에 선수별로 개인 종목 훈련을 보완하거나 영상 분석 등에 집중했다. 빙상장에서 하루에 111.12m 길이 트랙만 200∼300바퀴를 돌았다. 강릉=강홍구 windup@donga.com·김동욱·김배중 기자}

    • 201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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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돼 달렸다, 모두를 제쳤다… 女 쇼트트랙 3000m 계주 우승

    지난 4년이 떠오를 정도로 긴 5분이 지나고 전광판에 최종 순위가 확정되자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다시 한번 서로를 얼싸안으며 눈물을 쏟았다. 경기장의 관중 7943명은 빙판 위 김아랑(23) 김예진(19) 심석희(21) 이유빈(17) 최민정(20)에게 맘껏 성원의 함성을 보냈다.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다섯 태극전사는 온 국민의 기대만큼이나 컸던 부담을 이겨내며 한국 선수단에 네 번째 금메달을 선물했다. 사상 첫 안방 겨울올림픽의 이점도, 역대 최강 전력이라는 주변의 높은 평가도 그들에게 힘이 되는 동시에 짐이었다. 그러나 “계주에서만큼은 함께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고 싶다”며 입을 모았던 그들은 마침내 빙판 위에 태극기를 휘날렸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3000m 계주에서 우승하며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2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계주 결선에서 4분7초361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한국 여자 대표팀은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에서 쇼트트랙이 정식 종목으로 도입된 이후 총 8차례의 계주에서 6번 금메달을 목에 걸며 쇼트트랙 최강국의 명성을 이어갔다. 이번 대회 ‘8-4-8 프로젝트(금 8, 은 4, 동 8)’를 목표로 내걸었던 한국 선수단의 금메달 목표도 절반을 채우게 됐다. 최민정은 여자 1500m에 이어 2관왕에 올랐다. 2위와 4위로 들어온 중국과 캐나다가 실격 처리되면서 이탈리아가 은메달, 세계신기록(4분3초471)을 세우며 파이널B 1위를 차지한 네덜란드가 동메달을 안았다. 네덜란드의 요린 테르모르스(29)는 스피드스케이팅 1000m 금메달에 이어 두 종목에서 메달의 기쁨을 맛봤다. 한국은 쇼트트랙 일정 마지막 날인 22일 남자 500m, 5000m 계주, 여자 1000m에서 무더기 메달에 도전한다.강릉=강홍구 windup@donga.com·김배중 기자}

    • 201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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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내 감사인사에 “네가 딴 메달이야”

    “메달 따게 해준 언니들에게 감사합니다.” 20일 결승전 주자로 나서지 않았던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의 ‘막내’ 이유빈(17)이 경기 후 대표님 언니들에게 감사 표시를 하자 맏언니 김아랑(23)이 웃으며 “같이 딴 메달이야”라고 말했다. 이어서 심석희(21)는 “네가 딴 메달이야”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5명이 고생하며 딴 값진 메달에 대표팀 선수들도 모처럼 다같이 활짝 웃었다. 이날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심석희가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도중 폭행을 당해 힘겨운 나날을 보냈다. 올림픽 개막 후 최민정(20)은 500m 결선에서 실격당해 아쉽게 메달을 놓쳤다. 이날 계주 결선에서 레이스 도중 캐나다 선수와 부딪친 김아랑도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마음을 졸여야 했다. 경기 후 펑펑 울었던 김아랑은 “힘든 일들이 많았는데 결국 뜻을 이뤄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고 설명했다. 고생한 서로에 대한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김예진은 “언니들이 경기장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긴장을 풀어줘 경기를 즐길 수 있었다”며 공을 돌렸다. 최민정은 “혼자 딴 메달보다 기쁨이 다섯 배”라고 말했다. 김아랑은 소속팀인 고양시청의 ‘최성 시장’을 언급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아랑은 “소속팀이 있는 지역의 최성 시장님이 여기까지 와서 열심히 응원해줬다”고 말했다. 김아랑의 감사 인사를 듣던 선수들은 “사회생활 할 줄 안다”면서 또 한 번 서로를 마주 보며 웃었다. 강릉=김배중 wanted@donga.com·박은서 기자}

    • 201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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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리호리한 몸으로 천재적 코너링… 가볍게 숑숑 탄다고 ‘차숑’

    차민규(25·동두천시청)는 2014년 소치 올림픽을 집에서 누워 TV로 봤다. 5개월 전 경기 도중 선배의 스케이트 날에 찍혀 오른쪽 발목 인대가 찢어진 상태였다. 하지만 전혀 아쉬움은 없었다. 그는 “다치는 바람에 선발전을 뛰지 못했다. 만약 뛰었다고 해도 국가대표로 뽑힐 실력도 아니었다”고 했다. 4년 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만난 차민규는 ‘욕심’을 말했다.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올림픽이 이제는 자신을 위한 무대였다. 경기를 나갈 때마다 “사고 한번 쳐보자”는 말을 달고 다녔다. 그는 긴장을 모르는 천성을 타고났다. 19일 생애 첫 올림픽 무대였던 평창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스타트 라인에 섰을 때도 그저 담담했다. 역대 올림픽 타이기록인 34초42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따낸 뒤에도 엷은 미소를 띠었을 뿐이다. ‘천재’이자 ‘괴짜’ 스케이터 차민규는 그렇게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그의 인생 스토리는 반전의 연속이었다. ○ 코피 자주 쏟아 운동 시작 초등학교 3학년 겨울방학. 차민규의 엄마 최옥경 씨(55)는 유독 코피를 많이 흘렸던 차민규에게 스케이트를 신겼다. 많은 아이들이 시작하는 쇼트트랙이었다. 차민규는 스케이트는 재미있었지만 호랑이 같은 코치 선생님이 시키는 훈련은 싫었다. 엄마에게 그만두고 싶다고 했다. 최 씨는 “너는 끈기를 길러야 한다”고 다시 스케이트장으로 돌려보냈다. 때마침 코치가 바뀌었다. 그는 박세영, 신다운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재목으로 성장했다. 한국체대 입학 때도 쇼트트랙을 했다. 그런데 힘과 폭발력이 좋은 그의 발전 가능성을 본 전명규 교수(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는 스피드스케이팅으로의 전향을 권했다. 처음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선발전에 나선 그는 6명을 뽑는 대회에서 7등을 했다. 차민규는 “쇼트트랙에서는 잘해야 주니어 대표를 노릴 수준이었다. 하지만 스피드에서는 조금만 더 하면 국가대표가 될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4년 내내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을 병행했다. 한국 빙상판에서 몇 안 되는 사례다. ○ 가냘픈 스프린터 차민규는 보통의 500m 선수와는 체격이 다르다. 키 179cm에 75kg으로 마른 편이다. 순간적인 파워를 쓰기 때문에 우락부락한 근육을 만드는 보통 선수들과는 차이가 있다. 그의 강점은 바로 그 하늘하늘한 몸에서 나온다. 이인식 동두천시청 감독은 “19년간 선수를 지도했는데 이런 스타일의 선수는 처음 봤다. 쇼트트랙을 오래 해서인지 코너워크가 단연 최고다. 하늘거리며 스케이트를 타는 것 같은데 정말 빠르다. 재능을 타고났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차민규의 별명은 ‘차숑’이다. 쇼트트랙 선수 시절부터 ‘가볍게 숑숑 탄다’는 데서 유래했다. 2016년 동두천시청에 입단한 뒤 지난해 2월 삿포로 아시아경기 500m 동메달로 가능성을 드러냈다. 차민규의 은빛 레이스는 스타트부터 좋았다. 첫 100m 구간 스피드가 아쉽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차민규는 이날 9초63에 100m를 주파했다. 전체 36명 중 9위의 기록이긴 했지만 올 시즌 자신의 월드컵 100m 기록(9초68)을 뛰어넘는 좋은 기록이었다. “첫 100m를 9초72 안에 들어오면 큰일 낼 것”이라는 이인식 감독의 말대로 깜짝 메달을 선물했다. ○ 수영 배우고 싶어요 은메달을 확정한 뒤 차민규는 “순위권 안에 든 게 말이 안 나올 정도로 벅차다. 동메달보다는 은메달이 좋으니까 기분 좋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상대방 선수가 저를 제치고 이겨서 일단 놀랐다. 솔직히 상대방이 실수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간절히 기도했다. 좋은 기록이어서 금메달도 바라볼 수 있었지만 아쉽게 졌다. 목표는 순위권이었기에 지금은 덤덤하다”고 덧붙였다. “잘 타는 후배가 많으니 다들 지켜봐줬으면 좋겠다”고 후배를 위하기도, “(모)태범이 형은 (밴쿠버) 금메달 있으니까 아직 태범이 형에겐 안 된다”며 선배를 존중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차민규의 어머니 최 씨는 “오른쪽 인대가 끊어졌을 땐 선수생활이 사실상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4년 뒤 메달 단상에 서 있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올림픽 후 무엇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그는 “물 공포증이 있어 수영을 배우겠다”는 독특한 답을 내놨다. 강릉=강홍구 windup@donga.com·김배중·박은서 기자}

    • 201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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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훈 vs 크라머르… 팀추월 ‘캡틴의 전쟁’

    태극전사의 안방 설욕이냐, 오렌지군단의 타이틀 방어냐.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에서 한국과 네덜란드가 4년 만에 다시 우승을 향한 리턴매치를 가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과 네덜란드는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 이 종목 결승에서 맞붙었다. 한국은 빙속 강국 네덜란드의 벽에 막혀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한국과 네덜란드는 결승에서 만날 공산이 커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예선에서 이승훈(30), 김민석(19), 정재원(17)으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은 준준결승에서 3분39초29를 기록해 전체 1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소치 올림픽 은메달 획득 당시 기록인 3분40초85도 1초 이상 단축했다. ‘빙속 황제’ 스벤 크라머르(32)가 이끄는 네덜란드는 3분40초03으로 2위에 올랐다. 21일 열릴 준결승에서 한국은 예선 4위 뉴질랜드와, 네덜란드는 3위 노르웨이와 맞붙는다. 준준결승에서는 기록이 빠른 순으로 준결승 진출 팀을 나눴지만 준결승, 결승은 토너먼트 방식으로 치러진다. 한국과 네덜란드는 무난히 준결승을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한국이 네덜란드에 열세로 평가된다. 네덜란드는 크라머르뿐 아니라 얀 블록하위선(29), 쿤 페르베이(28) 등 소치 금메달 멤버가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큰 무대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오른 관록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반면 한국은 은메달 멤버 중 이승훈만 주력으로 남았다. 아직 10대인 김민석, 정재원 등 신예들은 ‘이승훈과 아이들’로 불리고 있다. 경험 부족이 우려되지만 김민석이 평창 올림픽 1500m에서 깜짝 동메달을 목에 걸며 이승훈의 부담을 덜어줄 전력으로 급성장했다. 정재원은 올림픽을 앞두고 이승훈과 한국체대에서 집중훈련을 하며 기량을 끌어올렸다. 소치 때 은메달 멤버였던 주형준(28)은 예비멤버로 뒤를 받치고 있다. 3인 1조로 팀 호흡이 중요한 만큼 팀을 이끄는 ‘캡틴’의 컨디션도 메달 색깔을 결정지을 중요한 열쇠다. 크라머르는 자신의 첫 경기인 50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후 주춤거리고 있다. 삼수 끝에 우승을 넘봤던 1만 m에서 6위를 기록하며 ‘불운의 아이콘’이 됐다. 팀추월 준준결승에서도 맏형 역할을 제대로 못하며 한국에 선두를 내줬다. 이승훈의 컨디션은 최상에 가깝다. 5000m에서 5위를 기록한 뒤 1만 m에서 2010년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을 딸 당시 자신이 세운 개인기록을 경신하며 4위에 올랐다. 경기 후 “크라머르를 이겨서 괜찮다”고 한 이승훈은 “(5000m, 1만 m는) 연습 삼아 탔고 팀추월, 매스스타트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그의 말처럼 준준결승에서 동생들을 이끌고 최상의 호흡을 선보이며 1위에 올랐다. 제갈성렬 본보 해설위원은 “네덜란드 선수들이 개인종목에서 힘을 빼 예상 밖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한국 선수들이 컨디션도 좋고 완벽에 가까운 호흡을 보여준 만큼 설욕전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강릉=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1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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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거리 달리듯 폭발적 스퍼트… 외신 “기어 바꿔 단것 같았다”

    500m 실격의 한을 딛고 1500m에서 금빛 레이스를 펼친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 최민정(20·성남시청)이 3관왕에 오를 수 있을까. 최민정은 20일 3000m 계주, 22일 1000m에서 연거푸 금메달에 도전한다.○ 최민정, 가능하다 3관왕! 최민정이 17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선에서 ‘폭풍 질주’를 뽐내며 우승한 것을 현장에서 지켜본 전문가들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본보 해설위원인 전이경 싱가포르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은 “500m에서 실격이 아니고 은메달에 머물렀어도 1500m와 1000m에서는 금메달 딸 것으로 봤다. 사실상 최민정을 상대할 만한 적수가 없다. 이변이 없는 한 1000m의 금메달은 최민정의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부터 선두로 나가서 스피드로 상대방을 따돌리든, 아웃코스에서 몸싸움 없이 상대를 따돌리든 어떤 전술을 써도 다 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수 KBS 해설위원도 “500m 실격이 본인에게 자극이 됐을 거다. 1500m에서 왼손을 짚으려다가 싹 빼는 장면은 귀여웠다. 절치부심해서 1500m에서 금메달을 딴 만큼 1000m,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다. 1000m에서도 1500m에서 보여준 것처럼 아웃코스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로 상대들을 충분히 따돌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3000m 계주 금메달 가능성도 높다. 전 해설위원은 “3000m 계주에서는 캐나다는 막판 체력이 문제일 것이고 중국 정도가 끝까지 쫓아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예선에서 한 것처럼 최민정이 ‘해결사’ 역할을 할 것이다. 넘어지고도 1위를 한 좋은 예방주사 맞아봤으니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민정은 이번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1∼4차 월드컵에서 1000m, 3000m 계주에서 각각 두 차례씩 우승을 차지했다. 1000m의 경우 출전한 1, 4차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거머쥐었다.○ 1500m에서 8초대 랩타임 “마지막 두 바퀴는 다른 기어를 단 것 같았다.” 최민정의 1500m에 대한 미국 UPI통신의 평가다. 한국 선수단에 세 번째 금메달을 안긴 최민정의 스퍼트는 그만큼 압도적이었다. 0.01초 차로도 순위가 갈리는 빙판 위 승부에서 이날 최민정(2분24초948)은 2위 중국의 리진위(2분25초703)와 0.755초 차로 여유롭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날 11번째 바퀴까지 4위 자리를 유지하며 기회를 노리던 최민정은 12번째 바퀴에서 3명을 제치며 순식간에 선두로 치고 나섰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거리를 달려야 하기 때문에 손해를 보는 바깥쪽 코스를 택하고도 거침없이 상대들을 따돌렸다. 최민정의 폭발력은 세부 랩타임(코스를 1바퀴 도는 데 걸린 시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선두로 치고 나선 12번째 바퀴를 8초850에 주파했던 최민정은 이어진 13번째 바퀴에서 8초800으로 오히려 속도를 높여 상대 선수들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이날 결선에 참가한 7명의 선수 중 8초대 랩타임을 기록한 건 최민정이 유일하다. 경기 뒤 최민정은 “조금 더 스스로를 믿으려 했다. 앞만 보고 달렸는데 그 정도로 차이가 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남자 1500m에서 우승한 임효준(22·한국체대)은 12번째 바퀴에서 8초740의 가장 좋은 랩타임을 기록했다. 주목할 것은 단거리 막판 스퍼트에서나 볼 수 있는 폭발적인 스피드가 장거리 1500m에서, 그것도 후반부에 나왔다는 점이다. 500m는 4바퀴 반, 1500m는 13바퀴 반을 각각 돈다. 최민정이 1500m 결선 13번째 바퀴에서 기록한 랩타임 8초800은 막판 스퍼트를 펼치며 치열한 순위 경합을 벌였던 500m 결선 마지막 바퀴 랩타임(8초660)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장거리 레이스에도 지칠 줄 모르는 최민정의 강한 체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민정은 평소 “훈련량만큼은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다”고 말해왔다. 키 164cm, 몸무게 54kg인 최민정은 예전부터 낮은 무게중심으로 쉽게 넘어지지 않고 안정적인 레이스를 펼치는 데다 폭발적인 스피드가 장점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500m에서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단거리 훈련을 강화하면서 스피드에 더욱 날개를 달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체격과 힘이 좋은 서양 선수에 비해 부족했던 스타트 스피드를 키우기 위해 최민정은 비시즌에는 웨이트트레이닝에 집중하고, 시즌에는 매일 200∼300바퀴씩 링크를 돌며 힘을 키워왔다. 52kg대였던 체중도 2kg 늘렸다. 최민정의 소속팀 성남시청의 손세원 감독(59)은 “처음엔 1000m, 1500m 훈련의 일환으로 여겼던 500m에 집중하면서 전체적인 폭발력이 좋아졌다. 남들이 소홀히 하는 부분이 오히려 자신에겐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한편 17일 문재인 대통령의 축전을 받은 최민정은 이튿날 축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최민정은 “500m에서 아쉬움을 딛고 일어날 수 있었던 건 국민들의 믿음과 응원 덕분이었다. 혼자서는 절대 해낼 수 없는 일이었다. 국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국민들과 함께 가던 길, 마저 가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강릉=강홍구 windup@donga.com·김배중 기자}

    • 2018-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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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다이라 울렸던 테르모르스 “나도 트랜스포머”

    17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선. 최민정(20·성남시청)이 멀찌감치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한 선수가 리진위(17·중국) 등 3명의 선수와 함께 아슬아슬한 2위 경쟁을 했다. 최종 성적은 5위. 메달은 아쉽게 놓쳤지만 선수의 표정에는 여유가 넘쳤다. 사흘 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일본 최강’ 고다이라 나오(32)를 꺾고 ‘금맛’을 봤으니까. 이제는 ‘본업’은 접고 ‘부업’에 전념해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을 오가며 경기를 펼친 네덜란드의 요린 테르모르스(29) 이야기다. 테르모르스는 평창 올림픽에서 유일하게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에 출전하는 선수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두 종목에서 테르모르스가 거둔 성적은 놀랍다. 14일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에서는 1분13초56으로 새 올림픽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점쳐졌던 고다이라는 테르모르스의 벽을 넘지 못한 채 2위에 그쳐야 했다. 내친 김에 쇼트트랙에서 메달 획득을 노렸으나 최민정 등의 벽을 실감해야 했다. 하지만 1500m 세계랭킹 15위인 그가 올림픽에서 거둔 성적(5위)도 의미가 있다. 경기를 마친 그는 밝은 표정으로 “충분히 즐겼고 스스로 자랑스럽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네덜란드에서 테르모르스의 본업은 쇼트트랙이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도 쇼트트랙으로 데뷔했다. 세계무대의 벽을 실감한 테르모르스는 이듬해 코치의 권유로 스피드스케이팅 연습을 시작했다. 주행능력을 기르기 위해서였다. 2012년부터는 쇼트트랙 외에 스피드스케이팅에도 출전했다. 물론 ‘부업’이다. 하지만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거둔 성적이 월등했다.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테르모르스는 쇼트트랙 500m(6위), 1000m(5위), 1500m(4위), 3000m 계주(실격) 전 종목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그럼에도 테르모르스는 금메달 두 개를 목에 걸었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500m와 팀추월에서 1위를 했다. 평창 올림픽에서 그를 단상 가장 높은 곳에 서게 한 종목도 스피드스케이팅이었다. 이로써 부업으로만 금메달 세 개를 획득한 선수로 남게 됐다. 테르모르스의 ‘겸업’은 평창 올림픽에서까지만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세월이 흘러 그도 어느덧 서른 줄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기 때문. 그는 “올림픽을 끝으로 앞으로 스피드스케이팅에만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17일 경기가 사실상 그의 마지막 쇼트트랙 레이스였던 셈이다. 서로 다른 두 종목에서 세계 수준급 선수들과 경쟁해온 그가 본 종목별 특징은 무엇일까. 테르모르스는 “스피드스케이팅은 앞만 보고 달리면 돼 ‘빨리’라는 단어에 집중했지만 쇼트트랙은 주행뿐 아니라 몸싸움, 전략 등 다양한 걸 고려해야 해 무척 까다로웠다”고 말했다. 그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최민정, 박승희 등 한국 선수들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처럼) 선수층이 두꺼운 곳에서 경쟁력을 길러왔다면 해볼 만했을 것”이라고 웃었다. 강릉=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18-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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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피드스케이팅 7개 종목 중 6개 독식…네덜란드 빙상 강한 이유?

    ‘빙상 강국’ 네덜란드의 질주가 평창 겨울올림픽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17일까지 진행된 스피드스케이팅 7개 종목 중 6개 금메달을 독식했을 정도다. 은메달과 동메달까지 포함하면 전체 21개 메달 중 11개 메달을 차지했다. 특히 네덜란드가 놓친 남자 1만m의 금메달리스트 테드 블로먼은 2014년 캐나다로 귀화한 네덜란드 출신 선수다. 사실상 네덜란드 출신이 전 종목을 석권하고 있는 것이다. 네덜란드 여자 선수들의 선전도 주목받고 있다. 여자 3000m에선 네덜란드 선수가 금은동을 휩쓸었다. 여자 1000m에선 네덜란드 요린 테르모르스가 금메달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던 세계기록(1분12초09) 보유자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를 제치고 우승했다. 네덜란드빙상연맹(KNSB) 야리 코프스 기술위원장은 개막 전 “이상화와 일본 고다이라 나오가 출전하는 종목을 제외한 전 종목의 금메달을 노리겠다”고 밝혔는데, 이를 뛰어넘는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이다. 네덜란드는 4년 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도 스피드스케이팅에 걸린 금메달 12개 중 8개를 휩쓸었다. 당시 네덜란드는 다른 종목에선 메달을 따내지 못했지만, 스피드스케이팅에서만 메달 24개를 휩쓸었다. 역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나온 금메달 중 약 20%(35개)가 네덜란드 차지였다. 네덜란드의 저력은 자연환경으로부터 나온다. 네덜란드는 국토의 25%가 해수면보다 낮아 운화와 수로가 발달했고, 자연스럽게 빙상위에서 즐기는 스케이팅이 국민 스포츠로 자리잡았다. 나무판에 금속 날을 장착한 스케이트가 처음 등장한 것도 14세기 네덜란드로 알려졌다. 동네마다 잔디구장에 물을 뿌려 조성한 빙상장은 수백 개에 이르고, 스케이팅 키즈 클럽은 8000개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400m 트랙을 갖춘 빙상경기장이 17개나 있다. 인구 100만 명당 한 개의 링크를 갖춘 셈이다. 400m 트랙을 갖춘 빙상 경기장이 서울 태릉과 강릉 두 곳 뿐인 한국과 대조적인 상황이다. 네덜란드 빙상 관계자는 “네덜란드에서 이상화 이승훈 등 한국 빙상 스타의 인지도는 한국에서 거스 히딩크 전 축구대표팀 감독 만큼이나 높다”고 전했다. 천혜의 자연환경 덕에 네덜란드의 스케이팅 등록 선수는 1만 명이 넘는다. 연간 1500회의 각종 스케이팅 경기가 열린다. KNSB 지도자 자격증이 있는 코치도 1250여 명에 이른다. 한국은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 피겨를 합쳐 등록 선수가 1700여 명 정도다. 두터운 선수층과 치열한 내부 경쟁은 세계 최고의 경기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네달란드 국가대표가 되기가 올림픽 메달을 따기보다 어렵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마치 한국 양궁 국가대표 선발 과정처럼. 일례로 2014 소치 겨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미헐 뮐더르는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다. 유근형기자noel@donga.com강릉=김배중기자 wanted@donga.com}

    • 2018-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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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승희의 끝없는 도전 “내일은 패션디자이너”

    1분16초11, 16위. 쇼트트랙 2관왕에서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로, 한국 겨울올림픽 사상 최초로 두 종목 올림픽 대표로 이름을 남긴 스피드스케이팅 박승희(26)의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 마지막 기록이다. 14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레이스를 마친 그는 환호하는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박승희는 경기가 끝난 뒤 울먹이며 믹스트존에 나타난 “마지막 올림픽이다 보니 좀 울컥 했던 거 같다. 쇼트트랙 했을 때 메달 유망주라서 응원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조건 없이 응원해준 관중에게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쇼트트랙을 10년 넘게 타다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뒤 준비기간이 짧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 약간의 아쉬움은 있다. 그래도 후회는 없다. 스피드스케이팅도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에 이어 세 번째 올림픽 출전인 박승희가 메달 없이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값진 도전이고 성적이었다. “평창 올림픽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했던 그의 올림픽 후 꿈은 뭘까. 현역 유지도 지도자도 아닌 ‘패션디자이너’. 또 한 번의 전업이다. 겨울올림픽에서 총 5개의 메달(금 2, 동 3)을 딴 그녀가 디자인한 옷과 신발을 머지않아 볼 수 있을지 모른다. 4년 전 소치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하고 평범한 생활을 꿈꿨던 박승희다. 그의 스케이트화 끈을 다시 묶게 한 원동력은 평창 올림픽이다. 이번 올림픽에 박승희는 쇼트트랙이 아닌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섰다. 메달에 미련을 두지 않고 도전, 즐거움에 의의를 둔 까닭이다. 학창시절 피겨스케이팅 만화(‘사랑의 아랑훼스’)를 보고 자녀들을 스케이팅 선수로 키우려 한 어머니 이옥경 씨(52)의 손에 이끌려 스케이트 선수가 된 박승희의 초반 주 종목은 스피드였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쇼트트랙 선수로 전업했는데 이유는 “앞만 보고 달리는 게 따분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때 그 결정처럼 박승희가 일을 선택하는 기준은 여전히 즐거움이다. 패션디자이너가 되기로 결심한 것 또한 즐겁게 살기 위해서다. 평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에도 열심인 박승희는 SNS에 남다른 패션감각을 자랑하는 옷을 입고 찍은 사진들을 올리기도 한다. 훈련이 없을 때는 동대문 등에서 열린 패션위크 행사에도 참여했다. 이 씨는 “가끔 길에서 (모델들만 입을) 독특한 옷을 보고 ‘저걸 누가 살까’ 생각하는데 집에 오면 승희가 그걸 입고 있더라”라고 말했다. 박승희가 선수가 아닐 때 유일하게 망가진 순간은 군복을 입고 얼굴에 위장크림을 바른 모습으로 한 예능프로에 출연했을 때다. 경기 화성시에 있는 박승희의 집에는 ‘박승희 패션’의 방점을 찍어줄 형형색색의 구두가 아크릴로 된 전용신발장에 빽빽이 놓여 있었다. 패션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박승희는 남몰래 노력도 했다. 디자인을 교육하는 학원에 등록해 전문 공부를 하기도 한 것이다. 올림픽을 준비하며 디자인 학원 수강이 ‘헬스클럽 회원권을 끊어놓은 양’ 잠시 흐지부지됐지만 평창 올림픽 이후 디자인 공부에 매진할 예정이다. 경기에 지고 온 날도 다른 이야기를 하다 금세 웃음꽃을 피울 정도로 긍정적이라는 가족도 앞으로 펼쳐질 박승희의 세 번째 도전을 응원하고 있다. 이 씨는 “선수가 아닌 ‘일반인’ 박승희로 살아야 할 시간도 꽤 될 거다. 앞으로 할 수 있는 일도 꽤 많다. 독특한 옷도 제법 어울리는 승희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하며 즐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강릉=김배중 wanted@donga.com·강홍구 기자}

    • 2018-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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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은 4년 뒤 베이징의 좋은 본보기”

    “한국 독자들이 동아일보를 통해 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선수들의 훌륭한 모습을 더 많이 확인할 수 있길 바랍니다.” 평창 국제방송센터(IBC)에서 만난 팡강 중국중앙(CC)TV 스포츠채널 부총감독(49)은 평창 겨울올림픽을 맞아 동아일보 독자들에게 ‘올림픽 덕담’을 건넸다. 2000년 이후부터 올림픽, 월드컵, 아시아경기 등 주요 스포츠행사 중계·보도를 담당해온 ‘베테랑’인 그는 지난달 말 평창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300여 명에 이르는 CCTV 정예인력과 함께 평창을 찾았다. 겨울올림픽 사상 가장 많은 인력을 이끌고 평창을 찾은 이유는 두 가지다. 4년 뒤 중국에서는 베이징 겨울올림픽이 열린다. 겨울올림픽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또한 한국이 가까운 이웃 나라이기 때문이다. 팡 부총감독은 “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문화를 소개하다 ‘황태덕장’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됐다”며 웃었다. 올림픽을 위해 CCTV 차원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중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쇼트트랙 경기 중계시스템을 개선하고 강릉 아이스아레나 경기장 내부에 단독 스튜디오도 처음 마련했다. 단순한 경기 보도가 아닌 ‘호흡 긴’ 보도로 평창 올림픽의 생생함을 중국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그는 평창 올림픽 개회식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드론으로 구현한 오륜기와 남북 단일팀의 한국 박종아, 북한 정수현이 성화 봉송 최종 주자로 나선 부분은 압권이었다.” 4년 뒤 자국에서 열릴 겨울올림픽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팡 부총감독은 “2008년 당시 사용된 올림픽 경기장을 재사용하는 등 올림픽 유산을 충분히 활용하는, 낭비 없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 올림픽이 끝난 후 팡 부총감독이 이끄는 CCTV는 다음 달 18일 열릴 서울국제마라톤 중계에도 나선다. 그는 “중국에서 마라톤 붐이 일고 있는데 한국을 대표하는 서울국제마라톤대회가 중국에 널리 알려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평창 올림픽에서 쌓은 경험을 자양분 삼아 마라톤 중계도 차질 없이 잘해 낼 것이라고 “볘단신(別(걸,단,담)心·걱정 말라)”이라 말하며 웃었다. 평창=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18-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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