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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르트 아줌마’가 미술관에 떴다. 야쿠르트 여성 배달원들이 4일 서울 중구 정동 덕수궁미술관에서 ‘프라하의 추억과 낭만전’을 둘러보고 있다. 이 전시회는 1905년부터 1943년까지 체코에서 활동한 주요 화가 28명의 회화 107점을 엄선해 선보인다. 21일까지.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고속도로 휴게소에 ‘여성 전용 흡연구역’이 만들어지자 남녀 역차별 반대를 주장해온 일부 남성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전남 목포∼광양 고속도로에 있는 보성녹차휴게소는 지난해 12월 건물 밖에 ‘여성 전용 흡연구역’을 만들었다. ‘여성 흡연구역’이란 푯말 아래 테이블과 의자 2개, 재떨이가 있다. 이 흡연구역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자 일부 남성 누리꾼들은 “명백한 남녀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한 남성 흡연자가 쓰레기통 앞에서 초라하게 담배를 피우는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남자들은 정부의 금연정책 때문에 담배 피울 곳을 급격히 잃어 가는데 여성들만 배려해 주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여성 전용’이 갈수록 확산되는 데 대해 피로감을 호소하는 남성들도 있다. 주차장 버스좌석 등 여성 전용이 점점 늘어나 남성의 입지가 좁아지는 상황에서 흡연구역까지 여성 전용을 따로 만드는 건 심각한 역차별이라는 주장이다. ‘남성연대’의 성재기 대표는 “여성들이 자꾸 ‘전용’을 주장하는 건 스스로 사회적 약자임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여성 전용 핑크 택시처럼 여성의 안전을 위한 정책은 용인할 수 있어도 흡연구역까지 여성 전용을 만든다는 건 우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 전용 주차장과 버스 좌석에 이어 최근 서울시가 추진하는 여성 전용 임대주택과 여대생 전용 기숙사처럼 역차별을 조장하는 포퓰리즘 정책이 활개치고 있다”고 성토했다. 반면 여성 흡연자들은 전용 흡연구역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여성은 공개적인 장소에서 담배를 피웠을 때 중장년 남성들의 눈치를 보아야 했기 때문이다. 회사원 김모 씨(27·여)는 “회사 안에 흡연실이 있지만 눈치가 보여 화장실을 간다고 거짓말하고 건물 밖으로 나와 몰래 담배를 피워야만 했다”며 “화장실을 간다며 자주 들락날락하니 상사들이 ‘과민성 대장증후군 아니냐’고 농담할 때마다 차마 흡연 사실을 말할 수 없어 ‘그렇다’고 했다”고 털어놓았다. 대학원생 이모 씨(24·여)는 “외부에서 담배를 피우는데 아저씨들이 다가와 ‘어디서 여자가 담배를 피우나. 나중에 기형아를 낳을 거다’라고 막말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여성 전용 흡연구역은 과거에도 일부 지역에 있었지만 얼마 안 가 사라졌다. 강릉휴게소는 2011년 9월 화장대와 공기청정기, 가글 세트를 갖춘 여성 전용 흡연구역을 만들었지만 이용객이 하루 1, 2명에 불과해 올해부터 남녀 공용 흡연구역으로 용도를 바꿨다. 충주휴게소는 올해 2월 여성 전용 흡연실을 남녀 공용으로 전환했다. 강릉휴게소 관계자는 “여성들이 전용구역 대신 휴게소 뒤쪽에서 몰래 피웠다. 흡연실로 들어가면 담배 피우는 여자로 보여질까 봐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조동주·권오혁·곽도영 기자 djc@donga.com}
2006년 6월 어둠이 짙게 깔린 새벽 서울 관악구 신림동 한 주택 앞. 전모 씨(40)가 조용히 1층 창문에 테이프를 붙였다. 창문을 깰 때 나는 소리를 줄이고 유리 파편이 튀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전 씨는 창문을 깨고 집 안으로 진입한 뒤 고무장갑부터 꼈다. 지문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다. 그는 혼자 자고 있던 박모 씨(36·여)를 칼로 위협해 성폭행했다. 전 씨는 2006년 6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신림동 일대에서만 여성 12명을 겁탈했다. 전 씨는 매년 1∼3명의 여성을 성폭행하고도 잡히지 않았다. 증거를 남기지 않은 데다 대부분의 피해 여성이 신고를 꺼렸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남긴 유일한 흔적은 2006년 6월 테이프에 묻어 있던 ‘쪽지문’(지문의 일부) 하나뿐이었다. 수사 당국은 쪽지문만 갖고는 범인을 특정할 수 없었다. 전 씨가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되풀이하는 사이 지문 검색 기술은 나날이 발전했다. 그리고 마침내 근 7년이 지난 지난달 덜미를 잡혔다. 경찰청이 정기적으로 미제 사건에서 채취한 지문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전 씨의 쪽지문으로 신원을 확인한 것이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전 씨를 긴급체포해 유전자를 채취했다. 기존 미제 사건과 대조시켜 보니 5건의 성폭행에서 나온 범인의 유전자가 전 씨와 일치했다. 나머지 7건은 전 씨가 자백했지만 피해자가 신고하지 않은 것이다. 전 씨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고깃집 주방장으로 일하는 미혼 남성이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이모 씨(58)는 2007년부터 이상한 술버릇이 생겼다. 술에 취하면 서울 동작구 흑석동의 한 대학병원 사거리로 나가 교통정리를 했다. 그러다가 달리는 차를 향해 뛰어들거나 멈춰 있는 차에 몸을 던져 부딪쳤다. 그러곤 막무가내로 보상을 요구했다. 운전자가 술에 취한 그를 무시하고 지나가면 뺑소니로 신고했다. 그는 이런 식으로 2007∼2010년 10차례에 걸쳐 800여만 원을 챙겼다.이 씨의 만취 행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경찰차가 얼마나 빨리 오는지 시험하겠다며 상습적으로 허위 신고를 했다. 경찰을 만나면 “우리 집이 언덕 위에 있으니 경찰차로 데려다 달라”고 떼를 썼다. 이런 신고가 지난해에만 40여 건. 그는 지난해 6∼8월엔 술에 취해 동네 당구장 집기를 상습적으로 때려 부쉈다. 지난해 벌금 미납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을 때는 노점상 성모 씨(53)에게 “면회를 안 오면 불법영업을 구청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영치금과 사식을 받아냈다. 이 씨는 흑석동에 수억 원대의 건물을 가진 부자였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이 씨를 상습공갈,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는 노점상 같은 어려운 사람이 자신을 무서워하는 걸 즐겼다”고 말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유력 인사 성접대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문제의 동영상 속 여성의 신원 확인에 나서는 한편 촬영자로 알려진 건설업자 윤모 씨(52)를 조만간 소환하기로 했다. 동영상이 증거 효력을 가지려면 촬영시간과 장소, 등장인물 등이 특정돼야 하는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만으론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국과수는 “등장하는 남성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일 가능성이 있지만 동영상의 해상도가 낮아 얼굴 대조 작업에서 (김 전 차관과의) 동일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곤란하다”는 감정 결과를 내놨다. 얼굴 윤곽선이 비슷하다고 동일인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경찰이 여성 사업가 K 씨(52)에게서 제출받은 것으로 알려진 성관계 동영상은 휴대전화로 찍은 걸 컴퓨터 모니터로 재생해 다시 휴대전화로 촬영한 것이어서 화질이 떨어진다. 결국 경찰이 촬영자와 등장인물을 확인해야 동영상의 증거 능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경찰은 무엇보다 원본 확보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편 경찰은 성접대 의혹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알려진 전직 국가정보원 고위 간부 이외에 또 다른 전직 국정원 고위 간부도 윤 씨에게 접대를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윤 씨가 2006년 서울 양천구 목동 재개발지역에 아파트를 짓겠다며 토지매입과 건축자금 명목으로 서울의 한 저축은행으로부터 240억 원을 대출받는 과정에서 불법적인 로비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신광영·조동주 기자 neo@donga.com}
서울 수서경찰서는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 정치적 이슈에 대한 글을 반복적으로 올린 혐의(국가정보원법 위반)로 이모 씨(39)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씨는 지난해 대선 직전 댓글 의혹의 장본인인 국정원 여직원 김모 씨(29), 지인 이모 씨(42)에 이은 세 번째 피의자로 경찰은 국정원 직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정원은 이 씨가 직원인지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오늘의 유머’는 국정원 여직원인 김 씨가 활동했던 곳이다. 경찰은 ‘오늘의 유머’에서 이 씨의 접속기록과 글을 분석하고 검찰과 협의해 이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민주통합당에서 고발한 내용뿐 아니라 언론이 제기한 의혹도 광범위하게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건설업자 윤모 씨가 촬영한 것으로 알려진 ‘성접대 동영상’을 정밀 감정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동영상 속 남성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57)일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로 경찰에 통보한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경찰은 동영상이 촬영된 장소도 윤 씨의 강원 원주시 별장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김 전 차관은 변호인을 통해 “윤 씨는 모르는 사람이고 별장에 간 적도 없다. 동영상 속 인물과 전혀 관련이 없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경찰에 따르면 국과수는 “동영상 속 남성과 김 전 차관이 동일인인지를 확인한 결과 얼굴 형태 윤곽선이 유사하게 관찰돼 같은 인물일 가능성이 있다. 다만 목소리 분석은 잡음이 많고 녹음상태가 불량해 비교가 어려운 상태”라는 내용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경찰이 확보한 동영상은 휴대전화로 촬영한 성관계 장면을 컴퓨터 모니터로 재생한 것을 다시 휴대전화로 찍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 결과에 대해 동영상 속 남성이 김 전 차관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정도로 신중히 해석하고 있다”며 “당시 상황을 알 만한 사람이나 동영상 촬영자, 동영상 속 여성 등을 다각도로 검증해야 김 전 차관인지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통상 국과수는 유전자 감식 등에서는 명확하게 결론을 내지만, 화면이나 음성 분석에서는 ‘가능성이 높다’는 식의 의견을 낸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본청 과학수사센터 영상분석팀에 의뢰한 동영상 감정에서도 국과수 결론과 비슷한 내용의 구두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김 전 차관의 성접대 정황을 뒷받침하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여서 동영상이 이를 보완하는 물증으로서 효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윤 씨의 별장을 탐문 조사한 결과 실내구조와 가구가 동영상 속 배경과 상당 부분 비슷하다는 잠정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성접대에 동원된 여성 등 관련자들로부터 “동영상에 찍힌 장소는 윤 씨 별장이 맞다”는 진술도 다수 확보했다. ▼ 경찰, 정부 국장급 소환… “동영상 찍혀 협박 받았나” 추궁 ▼■ 고위층 인사론 첫 소환… “골프 치고 저녁 먹고 왔다” 당사자는 성접대 부인이에 대해 김 전 차관의 변호인은 “동영상 속 인물과 전혀 관련이 없는데 국과수 검사 결과가 왜 그렇게 나왔는지 답답하다”며 “동영상을 촬영했다는 윤 씨를 조사하면 참석자가 누구인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동영상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포함한 사건의 전모가 밝혀질 것이다. 하루빨리 윤 씨를 조사해 억울한 누명이 벗겨지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 전 차관 외에도 윤 씨에게 성접대를 받고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경찰은 현직 정부 중앙부처 국장급 간부 P 씨를 22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현직 정부 고위 간부가 경찰에 소환된 것은 P 씨가 처음이다. 경찰은 P 씨 외에도 윤 씨에게서 서울 서초구 빌라를 싸게 분양받은 의혹을 사고 있는 전 감사원 국장급 간부도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P 씨는 경찰 조사 후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지난해 6월 지인의 소개로 원주 별장에서 윤 씨를 처음 만났고 얼마 뒤 별장에 한 번 더 간 게 전부”라며 “골프 치고 저녁 먹고 당일에 올라왔다. 성관계나 성접대가 있었다는 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 조사 과정에서 2분30초짜리 동영상을 봤는데, 등장인물의 얼굴이 잘 안 보였다. 화면이 흔들리고 그 와중에 얼굴이 잠깐 나오는 거라 김 전 차관의 사진을 보고 동영상을 봤는데도 분간이 안 갔다”고 말했다. 경찰은 윤 씨가 P 씨를 비롯해 별장에 초대된 인사들에게 환각제를 투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소환자들에 대해 마약 반응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P 씨는 “마약 조사를 한다고 해서 소변 검사를 했는데 음성이 나왔고 국과수에 검사를 의뢰한다며 모발도 60가닥이나 채취해 갔다”고 말했다. 또 경찰은 윤 씨가 평소 접대해 온 병원장의 도움으로 9억 원 규모의 병원 관련 공사를 수주한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 해당 병원을 방문해 입찰 관련 자료를 제출받았다. 당시 입찰에는 2개 업체가 참여했지만 공개입찰을 가장한 수의계약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병원 재단은 해당 병원장이 의혹 연루자로 거론되자 학교와 병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보직 해임했다. 다만 교수직은 그대로 유지하도록 했다.신광영·조동주·권오혁 기자 neo@donga.com}
중년 여성 B 씨는 2010년 5월 의사 변호사 교수 등이 모인 봉사단체 P가 주최하는 미니 콘서트에 초대받았다. 장소는 고위공직자 성접대 의혹을 사고 있는 건설업자 윤모 씨의 호화 별장이었다. B 씨가 기억하고 있는 당시의 상황이다.P단체 회원들과 함께 서울의 한 호텔에 모인 뒤 버스 두 대에 나눠 타고 강원 원주로 향했다. 유력 인사들이 많이 온다고 해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P단체 회원이나 나나 대부분 윤 씨와 안면은 없었다. 윤 씨와 친분이 있는 P단체 회장 A 씨가 이곳을 빌렸다고 했다.별장은 드넓은 정원에 꽃이 활짝 펴 ‘별천지’처럼 느껴졌다. 윤 씨는 회원들에게 D건설 회장 명함을 내밀며 자신을 소개했다. 그날 별장 정원에서는 미니 콘서트도 열렸다. 아마추어 성악팀 10여 명, 색소폰 등 악기 연주팀 10여 명 등이 나섰다. 듣기 힘든 수준이었다. 연주팀의 남자는 말끔한 턱시도를, 여자는 화려한 드레스를 차려 입었다. 한 회원이 한두 곡을 듣고 “그만해도 된다”고 점잖게 말렸지만 콘서트는 끝까지 진행됐다. 정원 한쪽엔 뷔페식 식사가 차려졌다.야외 파티가 끝나자 별장 안에서 두 번째 파티가 열렸다. 별장 내부엔 노래방과 유흥시설은 물론이고 찜질방까지 갖춰져 있었다. 젊은 남성들이 회원들을 별장 구석구석 안내해줬다. 참가자들은 드럼까지 갖춰진 연회장에 모여 노래를 부르거나 영화감상실 당구장 등 별장 시설을 구경했다.일행과 떨어져 돌아다니다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했다. 영화감상실 문을 열었더니 안에서 남녀의 노골적인 정사장면이 담긴 음란동영상이 상영되고 있었다. 성행위 중인 남녀의 특정 부위를 확대한 장면이었다. 남녀 10여 명이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깜짝 놀라 급하게 문을 닫았더니 안에서 한 남자가 나와 “들어와서 같이 보자”고 권했다. 나는 “헐벗고 신음하는 사람들 도와준다더니 이런 거였냐”며 화를 내고 돌아섰다. 20여 분 뒤 ‘설마 아직도 보고 있나’라는 생각에 문을 살짝 열어봤다. 이들은 여전히 음란동영상에 빠져 있었다. 거실에서는 검사 부인이라는 여성이 화를 내고 있었다. 회장 A 씨가 자랑하듯 자신이 호텔에 여자를 불러 성관계를 했던 경험담을 이야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검사 부인은 “초등학생 아이를 데려왔는데 이게 무슨 짓이냐”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나도 그들과 함께 별장을 빠져나왔다. 당시 음란동영상을 보던 사람들을 생각하면 집단 혼음 장면이 나오는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이 떠오를 정도로 불쾌하다. 이후 다시는 그 모임을 찾지 않았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김학의 법무부 차관을 비롯한 전현직 고위공직자 성 접대 의혹 사건의 발단은 일선 경찰서에서 접수한 성폭행 고소사건이었다. 지난해 11월 여성사업가 K 씨는 서울 서초경찰서에 건설업자 윤모 씨(52)를 고소했다. K 씨는 고소장에 “윤 씨가 내게 최음제를 먹인 다음 강제로 성관계를 갖고 이 장면을 운전사에게 찍도록 했다”며 “동영상으로 협박해 현금 15억 원과 벤츠S500L 차량도 빼앗아갔다”고 썼다. K 씨와 함께 경찰서에 온 여성 C 씨도 2008년 윤 씨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진술했고 이 내용은 K 씨의 고소장에 추가로 들어갔다. C 씨는 2008년경 고위관료(김학의 법무부 차관으로 추정)와 성관계를 맺었다고 진술한 여성이다. 경찰은 윤 씨를 긴급 체포하고 강간 및 공갈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증거 불충분으로 기각했다. 윤 씨와 K 씨가 오랜 기간 교제한 것으로 보여 성폭행 혐의가 성립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결국 경찰은 강원 원주시 남한강변 인근의 별장을 압수수색해 나온 불법 총기 등을 근거로 지난달 총포도검법 위반 등 혐의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윤 씨 측은 “K 씨가 수십억 원대 별장을 차지하기 위해 C 씨와 공모해 고소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검찰의 무혐의 처분으로 마무리될 뻔한 사건은 윤 씨가 벤츠S500L 차량에 보관해둔 동영상 CD 7장이 세상 밖으로 나오면서 엄청난 성 접대 의혹 사건으로 비화됐다. 지난해 12월 K 씨는 평소 친분이 있던 대부업자 P 씨에게 윤 씨로부터 벤츠S500L 차량을 빼앗아와 달라고 부탁했다. P 씨는 부하 2명을 시켜 별장에서 벤츠를 빼앗아왔다. 그런데 빼앗아온 차의 트렁크에서 윤 씨가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성관계 장면 CD 7장이 트렁크에서 발견됐다. P 씨는 이 중 김 차관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등장하는 동영상을 K 씨에게 보내 “당신 동영상도 있다”고 협박했다. 이런 내용이 경찰의 고소사건 수사 과정에서 흘러나왔고 법조계 등에 ‘김학의 차관의 성 접대 동영상이 유출됐다’는 은밀한 소문이 빠르게 퍼졌다. 청와대는 법무부 차관 인선을 앞두고 동영상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 차관뿐 아니라 현직 병원장, 전직 고위공직자 등이 포함됐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세간의 입방아에 오른 상태였다. 경찰청 등 사정기관에도 ‘첩보’ 수준으로 보고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수뇌부는 지난달 말경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동영상이 있다는 진술이 나왔다”는 취지로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청와대가 은밀하기 이를 데 없고 은폐해도 무방할 듯한 이 사건의 내사 및 탐문에 나선 것은 동아일보 취재팀이 올초부터 첩보를 입수해 확인 취재에 나선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언론이 취재에 나섬에 따라 결국은 세상에 공개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박훈상·김성모 기자 tigermask@donga.com}
김학의 법무부 차관이 등장하는 것으로 전해진 문제의 동영상은 건설업자 윤모 씨가 2008년 말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사정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경찰이 입수한 2분 30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중년 남성과 30대 여성이 노래를 부르며 성관계를 갖는 장면이 담겨 있다. 화면은 전체적으로 어두웠지만 인상착의를 알아볼 수 있을 만큼 화질이 선명했다. 촬영자가 앉아서 찍은 듯 아래서부터 위로 앵글이 향한다. 속옷 차림의 남성은 노래방 시설이 있는 방 가운데에서 가수 박상철의 노래 ‘무조건’을 부르고 있었다. 그러다 앞에 있던 긴 생머리에 검은색 짧은 원피스를 입은 여성을 뒤에서 껴안은 채 성관계를 맺었다. 이들 너머로는 10여 명의 남녀가 뒤엉켜 혼음을 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이 방에는 긴 소파가 있었는데 경찰 수사 과정에서 장소를 특정할 수 있는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건설업자 윤모 씨는 2011년 자신이 운영하던 업체가 폐업한 뒤 4, 5개 회사의 회장 명함을 만들어 갖고 다녔다. 경찰은 윤 씨가 실제 회사 경영과 관계는 없지만 건설 물량을 수주해오면 일부 금액을 인센티브로 받는 브로커로 활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에선 이런 브로커가 흔하다고 말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주로 소규모 건설사들이 공사를 따기 위해 정·재계 등 인맥이 넓은 사람을 부금상무로 쓴다”며 “업체는 실적을 채워 좋고, 부금상무는 돈을 버니 서로 윈윈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보 취재팀은 20일 윤 씨가 회장 직함을 갖고 있지만 실제 회장은 다른 사람인 P건설과 D건설을 찾아갔다. 나머지 업체들은 실체조차 불분명했다. 서울 사무실에서 만난 P건설 대표 L 씨는 “난 아무것도 모른다. 나가라”며 기자를 밀쳐냈다. P건설 회장 직함이 찍힌 윤 씨 명함을 내밀어도 막무가내였다. 굳게 걸어 잠근 사무실 문 뒤로 “시나리오를 짜야 한다” “그런 명함이야 수천 장 있지”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이후 한 남성이 사무실로 들어간 뒤엔 “기자××가 윤 씨 때문에 왔다. 윤 씨 일은 저번에 끝난 거 아니냐”는 L 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1시간 뒤 L 씨가 문을 열고 나왔다. 그는 “날 협박하는가”라며 “P건설과 윤 씨가 관련 있다면 윤 씨가 수주를 따냈다는 증거를 가져오라”고 소리쳤다. D건설 서울사무소는 건물 출입구부터 직원 2명이 지키고 서 있었다. 이들은 취재진이 들어가려고 하자 “아무도 없다”며 제지했다. 어떤 질문에도 답변하지 않았다. 수원에 있는 본사를 찾아갔지만 우편물만 10여 개 쌓여 있고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조동주·이철호 기자·수원=권오혁 기자 djc@donga.com}

18일 오후 9시경 강원 원주시 남한강변의 한 별장 앞에 서자 간담이 서늘했다. 정부 고위 관료를 포함한 지도층 인사들이 건설업자 A 씨에게서 성접대를 받은 장소로 의심받는 별장 주변은 암흑천지였다. 희미한 가로등 불빛만이 대문 앞을 비췄다. 별장 안에선 개 짖는 소리만 울려 퍼졌다. 기자는 인근의 다른 집 문을 두드렸다. 별장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한 증언을 들어 보기 위해서였다. 집주인과 잠시 대화를 나누는 사이 별장 관리인이 나무 몽둥이를 들고 집 안으로 들이닥쳤다. 취재팀이 별장 앞에 세워 놓은 차를 폐쇄회로(CC)TV로 본 모양이었다. 관리인을 본 집주인은 “난 아무 말도 안 했다”고 하고는 집 안으로 사라졌다. 관리인은 A 씨를 ‘대장’이라고 불렀다. 그는 기자에게 “대장은 여기 없다”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인근 주민들은 “관리인이 기자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입단속을 단단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인기 여가수가 별장에 왔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별장에 A 씨가 숨어 있다”고 했지만 관리인은 “여기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취재팀이 확보한 사진에 따르면 이 별장 내부에는 노래방 기기와 드럼 세트, 홈바 등이 설치돼 있다. 기자는 A 씨가 몸을 피한 곳으로 추정되는 충북 제천시의 한 절을 찾았다. 별장에서 한 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였다. A 씨는 별장에 귀한 손님이 올 때면 이 절에서 만든 밑반찬을 얻어 원주 별장으로 갔다고 한다. 주지 스님은 “A 씨가 별장에 고위층을 불러서 자주 접대했다. 그들이 절간 음식을 좋아한다고 해서 이곳까지 와서 얻어 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2월 이후 이곳에 들르지 않았다”고 했다. 본보 취재 결과 A 씨는 최소 4, 5개의 건설 및 리모델링 관련 업체 회장으로 활동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A 씨 지인들은 “회장 명함은 허울일 뿐 2006년 분양 실패 이후 빚이 늘어 고민이 컸다”고 전했다. A 씨는 시행을 맡은 건물 분양 과정에서 투자비 70여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아내 등과 함께 투자자에게 고소당하기도 했다. 70억 원 횡령 건은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지만 지난달엔 분양자 8명에게 분양대금 30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다시 고소당했다. A 씨가 2008년 토지를 매입해 추진한 골프장 공사도 아직 첫 삽을 뜨지 못했다. 취재팀이 A 씨 자택과 회사 관련 주소지를 방문해 보니 A 씨와 투자 관계로 얽힌 사람들이 거주하거나 점유하고 있었다. 이들은 한결같이 “A 씨에게 빌려 준 돈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18일 A 씨가 주로 출근하는 서울 강남의 한 사무실에 찾아갔을 땐 책상 하나와 컴퓨터, 소파밖에 놓여 있지 않았다. 자신이 돈을 빌린 업체의 방 하나를 빌려 쓰는 탓에 문에 붙이는 안내판조차 없었다. 책상에는 각종 고소장, 등기부등본 등 소송에 필요한 서류뭉치만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제천·원주=조동주·박훈상·이철호 기자 djc@donga.com}

직장인 유모 씨(28)는 최근 소개팅 자리에서 ‘아차’ 했다. 상대 여성에게 무심코 “재형저축에 들었다”고 말했는데 여성의 표정이 급격히 싸늘해졌다. 재형저축은 연봉 5000만 원 이하의 직장인이나 연간 종합소득 3500만 원 이하인 개인사업자만 가입할 수 있다. 유 씨는 이후 그 여성을 다시 만날 수 없었다. 재형저축이 젊은 직장인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른바 ‘잘나가는’ 배우자 조건에 연연하는 일부 젊은이의 소개팅 자리에서만큼은 ‘금기어’처럼 여겨지는 게 요즘의 서글픈 세태다. 재형저축에 가입했다고 밝히면 연소득이 5000만 원 이하라고 자백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재형저축은 1970, 80년대 젊은이들에게 내 집 마련의 꿈을 키워준 기반이었지만 지금은 숨겨야 할 일처럼 여겨지는 셈이다. 하지만 정작 연봉 5000만 원이 넘는 20대 직장인은 극소수다. 이런 현상은 이성을 보는 ‘눈’만 점점 높아져 가는 세태를 반영한다. 19일 본보가 결혼정보회사 선우에 의뢰해 미혼 남녀 각 250명(총 500명)을 조사한 결과 “자신의 재형저축 가입 여부를 소개팅 자리에서 밝히겠다”고 대답한 남성은 44%, 여성은 26.9%에 그쳤다. ‘소개팅 상대가 재형저축에 가입했다는 걸 알게 됐다면 만날 것인가’라는 질문에 “만나겠다”고 대답한 여성은 41.6%에 그쳤다. 반면에 남성은 77%가 “만나겠다”고 응답했다. 소개팅에서의 옷차림도 ‘재형저축 발언’만큼 민감하게 받아들여진다. 직장인 성모 씨(26·여)는 최근 소개팅 이후 인터넷의 한 패션 커뮤니티에서 누군가가 자신의 옷차림을 그대로 적어놓은 글을 발견했다. 알고 보니 상대 남성이 소개팅 당시 성 씨가 착용했던 옷과 액세서리, 구두 등의 메이커를 조목조목 따져 글을 올린 것이다. ‘명품 백 하나 없고 모든 게 노메이커(무명 브랜드), 패션을 모르는 이 여자 정말 별로’라는 평가와 함께. 성 씨는 “옷의 상표만으로 상대를 평가하는 남자는 정말 별로다”라면서도 “솔직히 다음에 소개팅을 하면 옷에 신경이 더 쓰일 것 같다”며 울상을 지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김모 씨는 ‘1등 신랑감’이었다. 외국 명문대를 졸업한 사업가인 데다 180cm에 이르는 큰 키와 다부진 체격으로 결혼시장에서 인기가 높았다. 여자를 보는 눈이 까다로울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13년 동안 무려 1000여 번이나 맞선을 봤지만 짝을 찾지 못한 채 40대가 되어 버렸다. 그런 김 씨가 다섯 살 연하인 30대 후반의 여성과 백년가약을 맺기로 했다. 김 씨는 최근 결혼정보회사 선우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총각 탈출의 역사’를 소개했다. 그는 2000년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맞선을 보기 시작했다. 한 달에 3, 4명은 기본이고 10∼12명까지 만났다. 해마다 스쳐간 인연은 100여 명에 달했다. 500번째 맞선쯤 되니 “갈 데까지 가보자”라는 오기가 생겼다. 웃지 못할 촌극도 있었다. 한 여성과 3번이나 맞선을 보고도 서로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맞선 보러 나간 레스토랑에서 애 엄마가 된 옛 맞선녀를 만났고, 친구의 누나가 맞선 자리에 나온 적도 있다. 그는 “상대방의 단점만 찾다보니 나이가 들면서 점점 초라해졌다”며 “적어도 (한 사람을) 7번 이상은 만나봐야 한다”고 당부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1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처음 열린 ‘희망나눔장터’가 성황이다. 시민들은 매주 일요일 이곳에서 직접 물건을 사고팔 수 있다. 매월 셋째 주 일요일에는 광화문 삼거리∼세종대로 사거리 550m 구간을 보행전용거리로 만들어 장터 규모를 넓힐 예정이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배우 김태희 씨(33·사진)가 화이트데이(14일)에 모교인 서울대 후배들을 만난다. 김 씨는 이날 오전 10시 반 서울대 박물관 강당에서 대학 시절의 추억을 소개하고 후배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번 행사는 한화그룹이 서울대에서 마련한 ‘2013년도 상반기 채용설명회’의 하나. 한화그룹 광고모델인 김 씨는 서울대 의류학과 99학번으로 2005년 8월 졸업했다. 서울대생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기계공학과 이모 씨는 “여자친구는 없지만 며칠 전부터 화이트데이를 손꼽아 기다려왔다. 김태희는 생애 최고의 화이트데이 선물”이라며 기뻐했다.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도 환호일색이다. 재학생들은 “여자친구 없는 한을 태희님이 풀어주시는군요” “텐트 치고 13일부터 기다리겠습니다”라며 들뜬 반응을 보였다. “김승연 회장님 평소부터 존경하고 있었습니다” “배낭에 태희 누님 드릴 초콜릿과 사탕 가득 담아 짊어지고 갑니다”라는 익살스러운 글도 눈에 띄었다. 일부 졸업생은 “회사에 반차를 써서라도 꼭 가겠다”며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중견 여성 탤런트 A 씨는 최근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검색하다 치를 떨었다. 자신이 등장하는 음란동영상이 있다는 글들이 인터넷을 도배하고 있었다. 그중 하나를 클릭하자 ‘○○○ 노출’이란 제목의 음란동영상이 있다는 성인 사이트로 연결됐다. 하지만 이 사이트에는 해당 동영상이 없었다. 회원을 끌어들이려는 허위 광고였다. A 씨는 지난해 2월 이런 광고를 경찰에 신고했다. 5개월 뒤 김모 씨(34) 등 2명이 이런 방식으로 성인사이트를 홍보한 혐의로 붙잡혔다. 문제는 이 사이트가 ‘빙산의 일각’이라는 사실이었다. 조용해지나 싶더니 곧 인터넷상엔 비슷한 허위 광고가 수두룩하게 떴다. A 씨는 5일 “내 명예를 더럽힌 사람들을 처벌해 달라”며 다시 경찰서를 찾았다.동아일보 취재팀이 11일 유명 연예인 이름과 ‘노출’ ‘팬티’ ‘가슴’ 같은 선정적인 단어를 섞어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해 봤다. 그러자 A 씨 사례처럼 게시글을 클릭하면 성인사이트로 연결되는 허위 광고가 여러 개씩 검색됐다.70대 남성 배우부터 20대 여성 탤런트까지 대상을 가리지 않고 숱한 연예인의 이름이 음란 사이트 광고에 도용됐다. 대부분 돈을 내고 음란물을 내려받는 웹하드나 성인사이트였다. 이들 사이트에 올라 있는 사진과 영상은 해당 연예인과 아무 상관없는 음란물이었다.하지만 A 씨처럼 적극적으로 신고해 범인을 잡은 사례는 드물다. 연예인 대부분은 이런 허위 광고를 신고하길 꺼린다. 음란물과 연관됐다는 구설수만으로도 이미지에 타격을 입는다고 여기기 때문이다.연예인이 인터넷상에 떠도는 허위 광고나 음란 동영상, 합성사진 등을 경찰에 신고하면 피의자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이나 모욕죄, 또는 음란물 유포죄로 처벌받는다. 방송인 김정민 씨(24·여)는 지난해 마치 자신이 등장하는 것처럼 거짓 제목이 붙은 음란 동영상이 인터넷에 확산되자 직접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붙잡힌 직장인 김모 씨(38)는 법원에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연예인이 간혹 용기를 내 고소 고발해도 수사는 소극적이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해 2월 걸그룹 소녀시대를 합성한 나체 사진을 유포한 혐의로 인천 연수구 공무원 현모 씨(54)를 불구속 입건했다. 수사 착수 1년이 넘었지만 현 씨는 아직 처벌받지 않고 있다. 최초 유포자를 찾으려다 시간이 오래 걸려 검찰 송치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경찰은 동아일보가 취재에 들어간 11일에야 뒤늦게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연예인들이 고소를 제기한 뒤 취소하는 사례도 많다. 범인을 잡고 보니 청소년이거나 평범한 서민인 탓이다. 가수 솔비 씨(29·여)는 2011년 자신이 등장하는 것처럼 허위 제목을 붙인 음란 동영상이 유포되자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동영상 속 여성이 자신이 아니라는 걸 입증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배꼽 대조 검사까지 받는 수고를 감내했다. 경찰 수사로 범인 5명이 잡혔지만 고교생 한 명을 포함해 모두 나이 어린 10대, 20대였다. 결국 솔비 씨는 고소를 취소해 이들을 용서해줬다.일부 광고업자들은 사이트 가입자 수에 따라 돈을 받기 때문에 연예인의 이름을 무차별적으로 광고에 도용해 방문객을 끌어들인다. 피해를 보고 있는 연예인 A 씨는 “연예인들이 적극적으로 신고해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연예인 대상 범죄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현행 포털 검색시스템이 불법 광고를 걸러주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팬티’ ‘가슴’ 등 특정 검색어와 연관성이 높은 웹문서를 기계적으로 불러오는 구조다. 네이버 관계자는 “웹문서 양이 워낙 방대하다 보니 모든 게시물을 일일이 걸러내는 데 한계가 있다”며 “연예인이 요구하면 문제가 된 게시물을 삭제해주고 있으며 검색 시스템을 개선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동주·권오혁 기자 djc@donga.com}

‘고객님 주민번호 사용내역 2건. IP 추적 성공, 확인 사이렌24로 taourl.es/gbr.’박모 씨(29)는 지난달 28일 명의도용 방지 서비스업체 ‘사이렌24’ 이름이 찍힌 문자메시지(SMS)를 받았다. 발신번호는 02-1577-1006. ‘사이렌24’는 박 씨가 평소 자신의 주민번호가 도용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몇 번 방문해본 사이트였다. 문자 발신번호는 이 회사의 대표번호 앞에 02만 붙어 있어 의심하지 않았다.박 씨는 주민번호가 어떻게 도용됐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taourl.es/gbr’라고 적힌 URL(인터넷에서 네트워크 경로를 표시하기 위해 표준화된 주소)을 눌렀다. 그러자 애플리케이션(앱)이 설치됐다. 앱을 실행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후 박 씨의 휴대전화 번호로 온라인 게임업체인 넥슨에서 총 10만 원의 소액결제가 청구됐다. 생전 처음 듣는 이름의 가입자가 5만 원씩 2차례에 걸쳐 게임머니를 사가면서 박 씨에게 결제를 떠넘긴 것이다. 보안업체를 사칭한 신종 문자 사기였다.○ ‘클릭’ 한 번에 최대 30만 원 피해문자 소액결제 사기인 스미싱(SMS와 피싱의 합성어)이 점점 교묘해지고 있다. 문자메시지에 적힌 URL을 클릭하면 스마트폰에 악성코드가 심어진다. 이후 피해자는 누군가가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로 자신도 모르게 소액결제를 해도 인증번호나 결제 통보 문자를 받지 못한다. 결제대행사와 최종 수금업체(게임업체 등)는 소액결제자에게 인증번호나 결제 통보 문자를 보내주지만 실제론 악성코드를 퍼뜨린 사기꾼이 가로채 받아보는 것이다. 이전에는 각종 무료쿠폰이나 할인권, 영화예매권 등을 준다며 URL 클릭을 유도했지만 이 수법이 널리 알려지자 새로운 ‘유인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신모 씨(31)는 2일 ‘모바일청첩장’ 문자를 받았다. 결혼하는 지인 중 한 명이 보낸 줄 알고 URL을 클릭했더니 그 후 한 온라인 음악업체에 22회에 걸쳐 19만3600원이 결제됐다. 김모 씨(24)는 1월 27일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했으니 새 버전을 설치하란 문자를 받고 URL을 눌렀다가 28만 원이 결제된 청구서를 받았다. 연말정산 영수증을 확인하라거나 무료 성인사이트라며 URL 클릭을 유도하는 문자도 등장했다. 휴대전화 소액결제 민원해결센터인 네이버 카페 ‘소액결제8585’에는 신고 및 문의 글이 33만여 개나 올라와 있다. 소액결제는 한 달 한도가 30만 원이라 피해가 적어 신고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경찰 관계자는 “스미싱을 당했다고 의심되면 즉시 휴대전화를 초기화해야한다”고 말했다. ○ 구멍 뚫린 소액결제 시스템 보완해야휴대전화 소액결제는 주민등록번호와 휴대전화 번호, 결제 요청 시 휴대전화로 보내지는 인증번호만 있으면 가능하다. 그러나 최근 스미싱 수법이 등장함에 따라 인증번호에만 의존하는 방식의 소액결제는 사기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가 됐다. 스미싱 범인들은 주로 해외 IP를 통해 활동하기 때문에 범인을 잡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피해는 쉽게 당하지만 환불받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소액결제는 ‘이동통신사→결제대행사→최종 수금업체’를 거쳐 이뤄지다 보니 각 회사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 바쁘다. 휴대전화 가입자 명의와 소액결제 요청자 명의가 달라도 결제가 가능한 점도 스미싱 피해를 가중시킨다. 예를 들어 스미싱이 많이 이뤄지는 온라인 게임의 경우 미성년자가 부모 휴대전화 번호로 소액결제를 해도 월 30만 원 한도 안에선 다 승인해준다. 전문가들은 게임업체나 결제대행사 등이 이윤 확대에만 매달리지 말고 가입자와 결제 요청자가 일치하지 않으면 게임머니 판매를 거부하거나 또 한 번의 본인확인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조만간 인증번호 외에도 소액결제용 비밀번호를 따로 설정해 결제할 때 입력하도록 하는 제도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뱅킹처럼 공인인증서를 설치해야 소액결제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보완하거나 소액결제 사용 여부를 휴대전화 개설 당시 고객이 결정하도록 하는 대안도 나온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한양대의 한 학생단체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를 신입생 대상 강연자로 초청하자 학내에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학생의 대안대학을 표방하는 ‘청춘의 지성 한양지부(청지)’는 12일 이 대표를 초청해 ‘스무 살, 진짜 자유를 사랑할 때’라는 주제로 학생회관에서 강연을 열 예정이다. 청지 측은 “이 대표는 서울대 법대에 수석 입학해 인권 변호사의 길을 선택한 ‘엄친딸’”이라고 소개했다.한양대 내에서는 종북 논란과 경선 조작 논란에 휩싸였던 이 대표를 강사로 초청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내에 설치된 이 대표 초청강연 안내판 3개가 크게 훼손됐다. 안내판을 부쉈다는 김모 씨(25)는 “종북인사가 내 학교에서 강연하는 건 정말 못 참겠다. 초청 반대 서명운동이라도 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한양대 학생들의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위한’에도 이 강연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청지’ 측은 논란이 일자 페이스북을 통해 “‘종북’ ‘빨갱이’라는 말들은 우리 현대사의 비극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대표는) 인생의 선배로서도 미래가 보장된 평탄한 길을 포기하고 인권 변호사와 진보운동의 길을 선택해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고 초청 이유를 밝혔다. 이 강연은 약 50명이 참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대 관계자는 “겉으론 학생단체를 내세웠지만 실제론 통합진보당에서 주최하는 걸로 안다. 학생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양대에선 지난해 5월 축제 때 막말 파문의 당사자인 김용민 전 민주통합당 서울 노원갑 후보 초청 강연회가 열려 찬반 논란이 일었다. 당시 김 씨 강연회는 참석자가 20∼30명에 불과했다.조동주·김수연 기자 djc@donga.com}

2월 15일 새벽 배우 박시후(본명 박평호·36) 씨와 탤런트 김모 씨(24)로부터 성폭행 및 성추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고소한 연예인 지망생 이모 씨(22·여)가 사건 당일 오후 김 씨와 주고받은 카카오톡(카톡) 메시지 전문이 공개됐다.○ “의식 잃은 상태였다” vs “음모다” 이 씨의 변호를 맡은 김수정 변호사는 5일 “피의자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일부 자료만 언론에 흘려 사건의 본질이 왜곡됐다”며 이 씨와 김 씨가 지난달 15일 낮 12시 55분부터 오후 4시 29분까지 나눈 카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이 씨는 “내가 더 놀란 건 내가 왜 박시후 그 오빠랑 침대에 있었냐는 거 ㅜㅜ” “에잇!! ㅜㅜ 아아 예상 밖의 일이라 진짜 ㅋㅋ…휴”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 씨 측이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한 것은 당시 성관계가 이 씨가 인지하거나 원하는 상태에서 이뤄진 게 아니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 변호사는 “박 씨 측이 ‘홍초 소주 2병을 서로 나눠 마셨기 때문에 이 씨는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카톡 내용을 보면 이 씨가 정신을 잃은 상태였음을 입증한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이 씨가 의식을 차렸을 때 이미 두 번째 성관계가 이뤄지고 있었다. 당시 이 씨는 몸이 축 처진 데다 두통이 심해 도저히 저항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 씨의 평소 주량으로 볼 때 박 씨와 나눠 마신 홍초 소주 2병이 정신을 잃을 만큼의 양은 아니다”라며 “구토 두통 기억상실 등 이 씨의 증상이 ‘데이트 강간’을 할 때 쓰는 약물을 먹었을 때와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카톡 대화 초반부에 간밤에 별일 없었다는 듯 김 씨와 일상적 대화를 나눴던 이 씨가 그날 저녁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경위와 관련해 “김 씨가 카톡 대화 중 거짓말을 해 의심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이 씨의 기억에 따르면 김 씨는 그날 술을 한 잔도 마시지 않았다. 그런데 카톡에서는 이 씨에게 ‘오빠도 어제 그렇게 마실 줄은 몰랐다’며 자신이 당시 술을 많이 마셨다고 했다. 이때부터 이 씨는 김 씨의 말을 의심했다. 이를 계기로 이 씨가 사건 당시 잘 기억 나지 않고 의아한 부분이 많다고 여겨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에게서 약물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본보는 김 변호사의 주장에 대한 박 씨 및 김 씨 측 입장을 듣기 위해 두 사람의 변호인인 법무법인 푸르메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반면 박 씨 측이 1월까지 자신이 소속돼 있던 연예기획사 대표인 황모 씨가 이 씨와 공모해 자신을 궁지로 몰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경찰은 사건을 전후해 황 씨와 이 씨가 만나거나 통화한 적이 있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박 씨 측은 최근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 등으로 큰 인기를 얻은 뒤 재계약하지 않고 1인 기획사를 차리려고 하자 황 씨가 앙심을 품었다고 주장했으나 황 씨는 “이번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다”며 반박했다.○ 법원의 성폭행 판정 기준은? 성폭행을 처벌하는 기준은 ‘어떻게 피해자를 성폭행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더라도 피해자가 자의든 타의든 스스로 자신을 방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을 이용해 간음했다면 이는 준강간이다. 양형기준은 강간과 같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다. 즉, 여성이 술에 취해 사리분별을 못할 정도인 상태에 처해 있었다면 준강간에 해당한다. 만취해서 정신을 잃었거나 몸을 가누지 못한 상태를 엄격하게 해석하지는 않는다. 술을 스스로 마셨더라도 동의 없는 성관계였다면 준강간죄로 처벌받는다. 여성의 동의 여부가 처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조동주·강경석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