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상

박훈상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구독 98

추천

동아일보 박훈상입니다.

tigermask@donga.com

취재분야

2026-03-03~2026-04-02
대통령43%
정치일반23%
국방10%
경제일반8%
사법3%
정당3%
외교3%
검찰-법원판결3%
운수/교통2%
칼럼2%
  • ‘짝’ 과거 출연자들 말 들어보니 “선택받지 못할까봐 강박 시달려”

    “선택받지 못하면 ‘내가 그렇게 못났나’라는 자괴감에 빠져 나를 되돌아보게 되더라고요.” A 씨(29·여)는 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SBS 예능프로그램 ‘짝’에 출연했을 당시를 이렇게 기억했다. 짝은 남자 6, 7명과 여자 4, 5명이 6박 7일 동안 한곳에 지내면서 서로 마음에 드는 짝을 찾아나가는 프로그램이다. A 씨는 추억으로 삼으려는 가벼운 마음으로 출연했지만 출연자들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초조함이 커져갔다. 촬영을 시작하면 세상 남자가 출연자밖에 없다는 착각이 들면서 ‘꼭 선택받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졌다고 한다. 이 때문에 제주 서귀포에서 짝을 촬영하던 출연자 전모 씨(29·여)가 최종 선택 촬영을 앞둔 5일 새벽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SBS 박두선 CP는 “출연자들끼리 마찰이나 갈등이 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5일 짝에 출연한 경험이 있는 5명과 인터뷰한 결과 이들은 “상대에 대한 이성적인 감정을 떠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상처받을 거란 두려움을 안고 촬영했다”고 입을 모았다. 짝은 촬영 첫날 서로를 전혀 모르는 남녀들이 외진 펜션 등에 모여 첫인상만으로 상대를 선택하면서 시작된다. 둘째 날 오전에야 남녀 출연자들이 학력과 직업, 나이 등을 소개한 뒤 다시 마음에 드는 이성을 선택해 도시락을 함께 먹고 데이트를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서로의 스펙이 공개되면 호감도가 급격히 달라져 출연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기 시작한다는 게 출연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한 30대 남성 출연자는 “첫날에는 왕자가 됐다가 둘째 날에는 거지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선택받지 못한 남녀는 혼자 밥을 먹거나 다른 커플이 데이트하러 나갈 때 숙소에 남아 있어야 한다. 출연자들은 방송에 얼굴과 신상이 공개되기 때문에 ‘선택받지 못한 자’가 되지 말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게 된다. 지난해 말 출연한 B 씨(30·여)는 “함께 출연했던 여성은 6박 7일 동안 단 한 번도 선택받지 못해 촬영 중에 두 번이나 대성통곡을 했다”며 “처음 봤을 땐 씩씩한 성격이었는데 촬영이 이어질수록 소극적으로 위축돼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지난해 출연자 C 씨(29·여)는 “나만 바라보겠다던 남자가 다음 날 다른 여자와 웃으며 데이트하고 있는 걸 보고 마음에 상처를 받았다”고 말했다. 마지막 날 최종 선택을 마치면 구애를 받아주지 않은 출연자 사이에 앙금이 생기기도 한다. 이번에 숨진 출연자 전 씨에 대해 제작진이 꼼꼼히 챙겼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짝 제작진은 출연 희망자를 사전 인터뷰한 뒤 최종 출연자를 결정하는데 대부분 결혼관이나 이상형, 부모와 본인 직업 등만 묻는다고 한다. 한 여성 출연자는 “작가 2명과 20∼30분 인터뷰했는데 결혼정보회사가 할 법한 질문만 했다”며 “제작진이 사전 인터뷰 때 내면의 심리상태까지 파악하려는 노력을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조동주 djc@donga.com·박훈상·박성진 기자}

    • 2014-03-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SBS ‘짝’ 여성 출연자, 촬영지 화장실서 목매… 비극으로 끝난 애정촌

    남녀 간의 만남을 주선하는 SBS의 예능프로그램 ‘짝’에 출연한 여성이 제주에서 녹화촬영 도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5일 오전 2시경 제주 서귀포시 B펜션에서 여성 출연자인 전모 씨(29·경기 시흥시·회사원)가 화장실에서 목을 맨 채 쓰러져 있는 것을 현장 PD가 발견했다. 의사인 한 남성 출연자가 심폐소생술을 하는 동안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전 씨는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였다. 이어 서귀포시 지역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짝’ 관계자에 따르면 전 씨는 4일 오후 8시부터 출연진과 숙소에서 회식을 했고 5일 오전 1시 30분경 방에 딸린 화장실에 들어간 뒤 한참 동안 나오지 않았다. 이에 연락을 받고 달려온 제작진이 화장실 문을 따고 들어갔을 때 전 씨는 헤어드라이어 줄로 샤워기에 목을 맨 상태였다. 현장에 있던 전 씨의 수첩에는 실연의 아픔을 담은 글이 있었다. 마지막 장에서는 ‘나 너무 힘들어 살고 싶지 않아. 엄마 아빠 너무 미안해’ 등의 메모가 발견됐다. 그는 ‘짝’을 촬영하는 도중에도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힘들다”는 얘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씨와 제작진은 2월 27일 제주에 와 숙소인 펜션을 ‘애정촌’으로 정한 뒤 제주 협재해수욕장 등지에서 촬영을 했다. 이 펜션은 내부에서 2층이 연결된 복층의 330m² 규모로, 수영장이 있는 풀 빌라 형태다. 5일 오전 남자 7명, 여자 5명 등 출연자 12명이 최종 짝을 선택하는 마무리 촬영을 앞두고 있었다. 전 씨가 외상 흔적이 없고 타살 혐의점이 없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짝’ 제작진과 동료 출연진 등을 대상으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서 자살에 이르게 한 문제가 있었는지 다각도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SBS는 이날 사과문을 내고 “출연자가 사망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진심으로 사과와 유감의 말씀을 드리며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SBS는 이번 촬영분을 3월 말 방송할 예정이었지만 방송하지 않기로 했다. 이와 함께 ‘짝’ 프로그램 자체를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서귀포=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14-03-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신의 선물’ 실종아동 전단 흉내 홍보물로 물의

    SBS가 새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 14일’ 홍보를 위해 실종 아동 찾기 전단을 흉내 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홍보물을 제작 유포해 물의를 빚었다. 5일 ‘신의 선물’ 트위터 계정에는 ‘실종된 아동을 찾습니다’란 제목의 전단 이미지(사진)가 올라왔다. ‘실종 아동 찾기’ 전단 형식을 빌린 홍보물에는 극중 김수현(이보영)의 유괴된 딸 한샛별(김유빈)의 사진과 인적 사항이 나온다. 또 보호자 휴대전화와 서울 강남경찰서, 경찰청 실종 아동 찾기 센터 전화번호도 적혀 있다. 전화번호는 실제 경찰로 연결되는 번호다. 제작진은 드라마 홍보를 위해 주인공의 이름으로 계정을 만들었다. 전단 맨 아랫부분엔 작은 글씨로 ‘본 전단은 드라마 소품용으로 제작됐으며 실제 사건이 아님을 알려드린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실종 아동을 찾기 위한 진짜 전단이라고 믿고 리트윗했다. 뒤늦게 홍보물임을 알게 된 누리꾼들은 “드라마 홍보를 위해 실종 아동 문제를 이용하는 것은 과한 처사다” “(이번 일을 계기로) 실종된 아이를 찾기 위한 진짜 전단을 드라마 홍보물인 줄 알고 지나치면 어떻게 하느냐”는 비난을 쏟아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4-03-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부고]‘사랑의 종착역’ 원로가수 남강수씨

    ‘사랑의 종착역’을 부른 원로가수 남강수(본명 이동휘·사진) 씨가 3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76세. 1938년 부산 출신인 고인은 1965년 ‘백마강 길손’으로 데뷔해 1960년대 말까지 지구레코드 전속 가수로 활동하며 ‘향수의 야간열차’와 ‘사랑의 종착역’ 등 70여 곡을 발표했다. 1987년 동료 가수 김활선과 듀엣 ‘죽마고우’로 활동했다. 유족은 부인 김경애 여사와 딸 도경, 사위 고승훈 씨가 있다. 빈소는 경기 고양시 동국대 일산병원 장례식장 10호실, 발인은 5일 오전 9시 30분이다. 031-961-9400}

    • 2014-03-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와!글]“이보영이 나온다니… 기차를 달려? 세워?”

    드라마 ‘신의 선물’ 기차가 달린다? 3일 시작된 SBS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은 죽은 아이를 되살리기 위해 과거로 돌아간 엄마(이보영·사진)가 주인공인 SF 스릴러물이다. 첫 회가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끝나자 온라인에는 아이를 죽인 범인을 추측하는 글이 줄줄이 올라왔다. 이 중에는 ‘기차’란 제목의 글들이 있었다. ‘신의 선물’을 ‘기차’로 보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인터넷에서 기차란 불법 동영상과 음악 파일을 뜻하는 은어다. 누리꾼들은 불법 파일을 올리고 공유하는 과정을 ‘기차가 달린다’ ‘기차를 세운다’ ‘기차를 끓인다’라고 표현한다. ‘기차 끓이는 법’이란 제목으로 불법 공유 요령을 알려주는 글도 있다. 유래는 확실치 않지만 ‘기차를 몰래 훔쳐 탄다’에서 나왔다는 설이 있다. 일부에서는 기차 대신 석유란 단어를 쓰기도 한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 드라마인 MBC ‘기황후’에 비해 ‘신의 선물’ 기차가 더 많이 달린 이유는 ‘기황후’를 즐겨 보던 사람들도 신작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한 누리꾼은 “기황후를 본방 사수했지만 이보영이 나온다니 신의 선물도 보고 싶다. (기차를 세운 뒤) 갈아탈지 결정하겠다”고 썼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4-03-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채널A ‘돌직구 쇼’ 새 옷 입고 더 세졌습니다

    “더 강해진 ‘돌직구’에 예측불허 ‘변화구’까지 시원하게 날리겠습니다.” 아침 신문에 실린 따끈따끈한 뉴스를 알기 쉽게 전달하는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 쇼’(월∼금 오전 9시)가 3일부터 새롭게 시청자를 찾아간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젊어진 패널.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과 임윤선 변호사가 새로운 패널로 합류해 MC인 김진 기자와 기존 패널인 신완수 전 SBS PD, 허문명 동아일보 오피니언팀장과 호흡을 맞춘다. ‘박근혜 키즈’로 불리며 주목을 받았던 이준석 씨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정치인이 아닌 평론가로서 돌직구를 날리겠다”고 말했다. tvN ‘더 지니어스:룰브레이커’ 등 예능프로그램으로도 시청자에게 친숙한 임 변호사는 “진정한 돌직구가 뭔지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새로운 코너로는 ‘돌직구 신문’이 신설됐다. 매일 아침 7개 신문에서 꼭 알아야 할 주요 기사만을 뽑아 한 장의 신문으로 담아내 소개하는 코너다. 김군래 PD는 “‘돌직구 신문’만 보면 그날의 주요 기사와 이슈의 흐름을 알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젊은 패널의 참여로 보다 다양한 시각에서 뉴스를 분석하고 세대간 소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4-03-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南北 기독교단체 “아베 우경화에 공동대응”

    3·1절을 맞아 종교계에서 일본의 우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은 27일 발표한 공동합의문에서 “야스쿠니신사 참배, 역사왜곡, 독도강탈 행위, ‘평화헌법’ 수정 및 자위대 무력 강화 등 일본 군국주의 부활 조짐에 공동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NCCK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일본의 우경화를 우려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성명’을 발표하고, 이를 번역해 세계교회협의회(WCC) 등 해외 교회와 재외공관에도 발송할 계획이다.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소속 7대 종교 지도자들은 28일 독도를 찾아 동북아시아 갈등 종식과 평화를 기원하는 행사를 연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등은 최근 ‘다케시마의 날’을 지정하고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에 대한 우려를 담은 성명서를 발표한다. 천도교 중앙총부는 3월 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천도교 중앙대교당에서 3·1절 기념식을 개최한다. 박남수 교령은 “3·1운동 100주년 기념은 단지 100년 전 역사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참된 화합정신을 살리는 민족통일 달성의 전기를 마련하는 일”이라고 밝혔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4-02-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어린이 드라마, 학원-판타지물 거쳐 요즘엔 추리물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밤. 한 남자가 어두컴컴한 야산에서 삽으로 구덩이를 파고 있다. 그가 땅에 묻은 것은 포대 자루에 담긴 시신. 인근 공사장 컨테이너 박스 안에서 살해당한 피해자다. 성인 범죄 드라마의 한 장면 같지만 EBS 어린이 드라마 ‘플루토 비밀결사대’의 첫 회 오프닝 장면이다. 요즘 어린이 드라마는 추리물이 대세다. 지난해의 경우 동화와 추리를 결합한 KBS ‘코파반장의 동화수사대’와 초능력 문구를 가지고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투니버스의 ‘벼락 맞은 문방구’ 같은 추리물이 인기를 모았다. 7일부터는 EBS의 어린이 탐정 수사물 ‘플루토…’가 추리물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70만 부가 팔린 동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추리소설 마니아, 사이코 메트리(물건에 얽힌 과거를 읽어내는 초능력) 소유자, 관찰력과 기억력이 뛰어난 초등학생 등이 모여 어른도 엄두를 못 내는 범죄를 해결한다는 내용이다. 표현 수위만 다를 뿐 사건의 소재는 성인 범죄물과 비슷하다. 아이들은 사이버 범죄와 아동 성범죄도 맡는다. 추리 장르 특유의 긴장감과 속도감을 유지한 덕에 평균 1.5%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연출을 맡은 이호 PD는 “요즘 어린이들은 눈높이가 높아져 예전처럼 비현실적이거나 유치한 소재는 좋아하지 않는다. 요즘 아이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소재를 택하다 보니 추리물이 됐다”며 “어른이 보고 싶은 어린이 모습이 아니라 요즘 어린이가 공감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KBS도 올 하반기 애니메이션 ‘마법 천자문’을 추리물로 각색한 어린이 드라마를 선보일 예정이다. ‘코파 반장의 동화수사대’의 기훈석 PD가 연출을 맡았다. 기 PD는 “시청하는 어린이들도 함께 사건을 해결하며 자연스럽게 추리력 논리력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 드라마의 트렌드는 시대 흐름에 따라 꾸준히 변해왔다. 1980년대는 MBC ‘호랑이 선생님’(1981∼1987년)과 ‘꾸러기’(1986∼1988년), KBS ‘5학년 3반 청개구리들’(1990년) 같은 계몽적인 학교 드라마가 인기 있었다. 학교 드라마의 시초인 ‘호랑이 선생님’은 일선 교사로 자문단을 꾸려 드라마를 제작했다. 방학숙제 탐구생활을 바탕으로 도시 어린이가 시골에 가서 탐구 활동을 벌이거나, 교사가 연예인에게 깊이 빠진 학생을 설득하는 식의 교훈적인 내용을 주로 다뤘다. 어린이 드라마임에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 당시 최고 스타였던 가수 조용필과 조영남, 야구선수 최동원, 개그맨 서세원 등이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다. 1990년대는 일본의 플래시맨, 울트라맨, 바이오맨 같은 전대물(전투부대물)의 시기였고, 어린이 드라마도 특수효과를 강조한 장르가 유행했다. 지구를 침략해오는 거대 괴수와 싸우는 KBS ‘지구 용사 벡터맨’(1998∼1999년)이 대표적이다. 2000년대는 ‘해리 포터’ 시리즈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어린이 드라마도 마법이나 판타지를 다룬 장르가 인기를 끌었다. KBS ‘매직키드 마수리’(2002∼2004년)는 마법세계에서 온 마법사 가족이 인간 세상에서 살아가며 겪는 에피소드를 다뤄 15%가 넘는 평균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 인기는 후속작인 ‘마법전사 미르가온’(2005년)으로 이어졌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김혜린 인턴기자 서울대 불어불문학과 4학년}

    • 2014-02-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화려… 섹시… 불혹의 유혹

    화려하고 섹시한 엄마들의 전성시대다.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배우 나영희는 주인공인 천송이(전지현) 엄마 양미연으로 나온다. 양미연의 나이는 54세로 설정돼 있지만, 극 중 핑크 패딩 재킷과 부츠, 붉은빛으로 염색한 커트 머리 등 패션 스타일로 눈길을 끈다. 49세로 설정된 세미(유인나) 엄마 한선영(이일화) 역시 경쟁하듯 화려한 모습으로 등장해 ‘별그대 엄마 패션’도 여성 시청자들에겐 화제다. 요즘 드라마와 영화 속에서 전통적인 어머니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한복을 단아하게 차려입은 배우는 더이상 할머니 역에서도 찾기 어렵다. 엄마들은 때론 주인공인 자식들보다도 더 튀는 패션을 과시한다. 지난해 12월 종영한 드라마 ‘상속자들’의 김성령(극 중 44세)과 윤손하(43세)는 고교생 자녀의 엄마 역할을 맡았지만 ‘신상녀’ 뺨치는 의상과 액세서리로 주목받았다. 인터넷 패션 커뮤니티는 이런 엄마들 패션을 따라잡으려는 누리꾼들 간 질의응답으로 시끌벅적하다. 대중문화 콘텐츠에서 ‘멋쟁이 엄마’들의 등장은 소비 주체로 부상한 40대 여성을 겨냥한 설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명 스타일리스트 정윤기 씨는 “예전엔 젊은 여배우에게만 명품 협찬이 몰렸는데 요즘은 40대 중년 배우에게 협찬하려는 브랜드들이 늘고 있다”며 “40대 여성의 소비 파워가 커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외형적인 모습뿐 아니라 ‘전원일기’ 속 김혜자 같은 희생적인 캐릭터도 보기 어렵다. ‘상속자들’은 10대 고교생의 사랑과 연애를 다뤘지만 ‘돌싱’인 윤손하의 솔직한 연애담도 작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영화 ‘관능의 법칙’에서는 자유연애를 꿈꾸는 싱글맘까지 등장한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1990년대부터 여성의 학력 수준이 높아지면서 대중문화 속 어머니도 희생적인 캐릭터에서 권리와 권위를 요구하는 쪽으로 바뀌기 시작했다”며 “이제는 한 발 더 나아가 스스로의 욕망에 솔직한 어머니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4-02-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우리는 ‘썸타는’ 사이”

    ‘썸타다’는 말, 아시나요?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썸타기’가 유행이다. ‘썸타다’는 영어 ‘something(섬싱·무엇)’의 변형 한글 표기와 우리말 동사 ‘타다’가 합쳐진 신조어. 호감 가는 상대와 정식 교제에 앞서 핑크빛 감정을 주고받는 행위를 뜻한다. 연인은 아니지만 묘한 기류가 흐르는 상대를 ‘썸남’, ‘썸녀’라고 부른다. 온라인에는 “썸타는 오빠가 절 헷갈리게 해요” “썸타는 걸까요, 절 싫어하는 걸까요” “썸인지 아닌지 어떻게 확인할까요”란 질문이 줄줄이 올라온다. 사연을 읽어 보면 중고교생과 대학생 등 10대와 20대가 다수지만 30대 직장인의 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런 질문엔 ‘썸타는 상대 애태우기’부터 ‘썸 끌어내는 법’까지 구체적인 답글이 달린다. 중학교 교사 박모 씨(30)는 “썸타는 이성과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상대의 마음을 읽어내는 일이 요즘 10대들의 중요한 관심사”라고 전했다. ‘썸’은 대중문화 콘텐츠의 인기 코드로 떠올랐다. 인기 그룹 ‘씨스타’의 소유와 가수 정기고가 같이 부른 ‘썸’은 지상파 3사의 가요 순위 프로그램 1위를 휩쓸었다. ‘요즘 따라 내꺼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너/네꺼인 듯 네꺼 아닌 네꺼 같은 나/이게 무슨 사이인 건지 사실 헷갈려’란 노랫말에는 ‘썸탄’ 남녀의 미묘한 심리가 나온다. 가수 케이윌도 신곡 ‘썸남썸녀’에서 ‘미뤄 고백이나 뭐 그런 진심은 우리 나중에 다 나누면 돼’라고 노래한다. 래퍼 포이도 ‘그렇구나’에서 ‘우리 관계 지금 썸타는 거잖아’라고 직설적으로 노래한다. ‘썸’을 소재로 한 개그 프로그램도 인기다. tvN ‘코미디 빅리그’의 인기 코너 ‘썸&쌈’은 사람들이 꿈꾸는 달콤한 ‘썸’과 실제 현실인 ‘쌈’을 대비해 보여준다. ‘코미디 빅리그’의 김석현 PD는 “‘썸’이 연애 전 단계로 자리 잡으면서 시청자들의 썸에 대한 공감과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왜 요즘 젊은이들은 유행처럼 ‘썸타는’ 걸까. 대학생 김영태 씨(25)는 “썸타는 것은 결국 ‘간’ 보는 것”이라며 “사귀자고 말할 자신도 없고 연애 비용을 부담할 능력도 안 되니 썸을 택하는 것”이라고 했다. 여대생 남영희 씨(25)는 “이별로 상처받기 싫어서 썸이란 단계를 즐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썸타기’에는 젊은 세대의 자기방어 심리가 깔려 있다고 분석한다. 인터넷 세대들은 깊게 한 명을 만나기보다 여러 명을 얕게 만나는 데 익숙해 연애와 이별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는 것. ‘세상물정의 사회학’의 저자 노명우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불확실한 연애에 대한 두려움을 ‘연애가 깨졌다’보다는 얕은 단계인 ‘썸타다 엎어졌다’ 같은 가벼운 표현으로 해소하려 한다”고 말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정식 교제를 미루고 ‘썸’을 즐기는 데는 사랑을 하고 싶지만 이별이나 상처로 피해 보지 않으려는 자기방어 심리가 자리 잡고 있다”며 “쿨하고 영리해도 인생에서 한 번은 물불 가리지 않고 뜨거운 연애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김혜린 인턴기자 서울대 불어불문학과 4학년}

    • 2014-02-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아날로그 감성은 살아있다” 손그림 고집하는 작가들

    《 흔히 웹툰 작가 작업실에서 가장 좋은 자리는 컴퓨터가 차지한다.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색칠이 끝나고, 지우개질 대신에 단축키로 수정하고, 복잡한 건물과 거리 배경도 컴퓨터 프로그램이 뚝딱 그려주는 디지털 시대니까. 하지만 21일 경기 부천시 부천로에 있는 부천만화창작스튜디오의 정철 작가(41) 작업실의 풍경은 달랐다. 넓은 책상은 서예 붓과 먹물, 수채화 붓과 물감, 종이로 가득했다. 정 작가는 손그림으로 웹툰을 그린다. 책상 구석에 있는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은 원화 파일을 웹툰 형식에 맞춰 편집하고 만화 대사를 입력할 때뿐이다. 》그는 2011년 8월부터 네이버 웹툰 ‘본초비담’을 연재 중이다. 본초비담은 한의학에서 쓰는 약초 발견 설화를 바탕으로 고조선 시대 사람들의 모험을 다룬 역사물이다. 그는 “디지털 방식으로도 웹툰을 그려봐서 그 한계를 명확히 알 수 있다”며 “비극적인 장편 사극 작품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는 감성적 정서를 가진 종이의 질감과 붓의 생동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날로그 감성’을 살리기 위해 디지털 작업 대신 수작업을 고수하는 웹툰 작가는 정 작가뿐이 아니다. 고일권 작가(29)도 1623년 인조반정을 배경으로 한 전통 사극 작품인 웹툰 ‘칼부림’을 그리기 위해 서예 붓을 들었다. 그는 “남성적이고 땀내 나는 만화를 그리고 싶었다. 끊임없이 미묘하게 변하는 붓 선과 먹의 농도가 그 느낌을 살리는 데 꼭 필요했다”고 했다. 현실적 이유로 손그림을 택한 작가도 있다. 웹툰 ‘길에서 만나다’의 작가인 쥬드 프라이데이(본명 현종욱·36)는 “회사를 다니면서 웹툰 연재를 하다 보니 컴퓨터 앞에 앉아 작업할 수 없어 출퇴근 지하철 안에서나 회의시간에 틈틈이 스케치북에 그려야 했다”며 “여건상 손그림으로 작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날로그 방식으로 빠듯한 마감 일정을 맞출 수 있을까. 세 작가의 말은 약속이나 한 듯 비슷했다. “손그림은 쉽게 수정할 수 없어서 집중력이 더 높아집니다. 디지털 작업은 컴퓨터 성능에 좌우되지만 수작업은 능숙해지면 컴퓨터보다 빠른 달인 수준도 될 수 있어요. 오히려 손그림의 풍부한 효과를 컴퓨터로 내기 위해서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겁니다.” 손그림을 택한 작가들은 원화에 대한 예찬을 감추지 않았다. 정 작가의 작업실에는 본초비담 원화가 어린이 키만큼 쌓여 있다. 그는 원화 1400여 장 중 42점을 골라 13일부터 4월 8일까지 프랑스 파리의 한 갤러리에서 전시하고 있다. 그는 “요즘은 원화가 웹툰이나 인쇄물 복제를 위한 수단이지만 그 속에 원본에서만 느껴지는 ‘아우라’가 있다. 독자가 직접 원화를 만날 수 있는 전시가 국내에도 활성화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 작가도 “원화는 무한복제가 가능한 데이터파일이 아닌 오직 단 하나뿐인 ‘실제’라는 그 자체만으로 매력이 있다”고 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4-02-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여자농구전설… 첫 여성앵커… 박찬숙과 박찬숙이 만난다

    박찬숙이 박찬숙을 만난다. ‘여자농구의 전설’ 박찬숙 한국여성스포츠회 부회장(55)이 국회의원을 지낸 박찬숙 앵커(69)가 진행하는 채널A 시사 프로그램 ‘생방송 토요뒷담(談)’(오후 5시)에 22일 출연한다. 박 부회장은 이날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선수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29)로 불거진 체육계 파벌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같은 이름으로 맺어진 두 사람의 인연도 소개한다. 고교 1학년 때 최연소 여자농구 국가대표로 선발됐던 박 부회장은 여자농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대한체육회 부회장, 2012년 런던 올림픽 훈련캠프단장을 지냈다.}

    • 2014-02-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황인국 몬시뇰 “교황 알현하면 북한교회와 통일 위한 기도 부탁할 것”

    2006년 3월 27일 오전 11시(현지 시간) 로마 바티칸 교황청 내 바오로 6세 홀. 교황과 신임 추기경이 인사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 당시 교황인 베네딕토 16세는 갓 추기경에 서임된 정진석 추기경에게 “한국 교회가 나날이 발전해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정 추기경은 “한국 교회뿐 아니라 북한에 대해서도 노력하고 있다”며 당시 평양교구장 서리 대리인 황인국 몬시뇰(78·명예 고위성직자)을 소개했다. 이에 황 몬시뇰이 “통일 후 북한 본당과 신자들을 위해 일하고 있으니 기도해 달라”고 청하자 교황은 “북한 교회를 위해 특별히 기도하겠다”고 약속했다. 1936년 평양 출신인 그는 1950년 월남해 1964년 사제품을 받았고 최근 은퇴했지만 북한 사목에 대한 전문성 때문에 같은 역할을 맡고 있다. 황 몬시뇰은 22일 바티칸에서 열리는 추기경 서임식에도 참석해 염수정 추기경과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다. 출국 전날인 18일 서울 중구 명동길 천주교 서울대교구청 별관에서 만난 그는 차분한 목소리였지만 교황을 만날 기대감을 감추진 못했다. ―8년 만에 다시 교황을 만나게 됐다. “당시 교황님께 북한과 북한 교회, 통일을 위한 기도를 부탁하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다. 다시 새 교황을 만날 기회를 얻었으니 큰 영광이다.” ―교황과 만날 때 인원은 추기경당 10명으로 제한돼 있다. “염 추기경의 배려가 있었다. 염 추기경에게 과거 이야기를 하면서 다시 교황께 북한 사목에 대해 말하면 좋겠다고 했더니 흔쾌히 같이 가자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은…. “한반도 통일과 북한 교회 재건을 위해 기도를 많이 해 달라, 그 말씀밖에 못 드릴 것 같다. 추기경당 10명이지만 19명의 신임 추기경이 인사하면 190명이다. 8년 전에도 한 줄로 서서 교황에게 인사를 했는데 대화가 길어지자 교황청 몬시뇰이 그만 끝내란 의미로 가볍게 옷깃을 잡아 당겼다. 북한 교회를 위해 많이 기도하시겠지만 직접 말하면 더 많이 기도하실 것 같다.” ―교황이 8월 방한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호소하는 특별미사를 집전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교황께서 남북 분단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북한을 위해 기도를 많이 하자고 할 것 같다. 큰 영향력이 있는 분이니 통일에 대해 한 말씀 하는 것만으로 큰 효과를 거둘 것이다.” ―평양교구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이도 많다. 현황은 어떤가. “평양교구 신부들은 통일 전까지 서울대교구 소속으로 일하지만 통일이 되면 북에서 성당 재건 임무를 맡는다. 소속 신부가 20명 있었는데 이제 고령인 4명밖에 남지 않았다. 신부 양성이 시급하다고 생각해 2009년부터 평양교구 명의로 신학생 모집을 시작했고, 현재 18명의 신학생이 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4-02-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컬링 결과 아쉽나요… 컬링 만화를 보세요”

    “컬링 경기 끝나 아쉬우면 컬링 만화 보세요.” 2014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컬링 여자 국가대표팀은 컬링 강국 일본, 러시아, 미국을 잇달아 꺾으며 인기를 모았다. 4강 진출 실패로 경기는 끝났지만, 대신 국내 유일의 컬링 만화 ‘반짝반짝 컬링부’가 아쉬움을 달래려는 팬들 덕분에 뒤늦게 인기를 얻고 있다. 곽인근 작가의 데뷔작인 ‘반짝반짝…’은 2010년 1월부터 4개월간 인터넷 포털 다음 ‘만화속세상’에 26회 분량으로 연재됐던 웹툰. 최근 컬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반짝반짝…’의 하루 평균 조회수도 3000건에서 지난 11일 일본과의 첫 경기 후엔 수십만 건으로 치솟았다. 다음 관계자는 “컬링 중계를 보던 시청자들이 컬링 규칙을 검색하다가 이 웹툰을 발견하고 입소문을 냈다”고 전했다. ‘반짝반짝…’은 전국동계체전 우승에 도전하는 컬링 초보 고교생들의 성장 스토리에 컬링의 묘미를 녹인 작품이다. 어느 날 갑자기 컬링부의 감독을 맡게 된 한 기간제 교사가 화장실 바닥 청소를 잘하는 학생, 동전 던지기를 잘하는 학생을 모아 팀을 꾸린다. 하지만 연습할 공간도 컬링 장비도 없는 학생들은 화장실에서 비질을 하며 체력을 키운다. 컬링 초보들이 우여곡절 끝에 대회에 출전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컬링의 역사와 규칙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현재 웹툰 ‘아빠는 변태중’을 연재하고 있는 곽 작가는 “2009년 웹툰 공모전에 참가하려고 소재를 고민하다가 국내의 만화 소설 영화에서 한번도 다루지 않은 컬링을 택하게 됐다”며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때쯤 컬링이 관심을 모을 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빨리 인기를 얻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4-02-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명복을 빕니다]‘영화계 큰별’ 원로배우 황정순씨

    “한국의 진짜 어머니고, 최초의 어머니였어요. 지난해 원로 영화인 모임에서 시를 한 수 읊던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배우 고은아) “젊을 때부터 어머니 역할을 많이 해서 동년배들도 촬영장에선 모두 어머니라고 불렀어요. 후배들을 예뻐하고 기를 살려주셨는데….”(배우 문희)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는 밤늦게까지 영화인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이곳에서 지병으로 별세한 원로배우 황정순 씨(사진)의 빈소를 찾는 행렬이었다. 질곡의 한국 근현대사를 인고의 모정으로 승화해 스크린에 투영했던 ‘영화계의 영원한 어머니’가 향년 89세로 영원한 안식을 청한 것이다. 절친인 배우 최지희는 빈소에서 “친정어머니처럼 모셨던 분이 돌아가셨다”며 오열했다. 고인은 1925년 경기 시흥에서 태어나 서울 동명여고를 졸업했다. 1940년 서울 서대문구 동양극장에서 15세의 나이로 연극배우로 데뷔했고 1941년 허영 감독의 ‘그대와 나’로 영화계와 인연을 맺었다. 1949년 장황연 감독의 ‘청춘행로’에서 며느리 역할로 주목받은 고인은 1960년대부터 며느리와 어머니 역할 전문 조연이었다. 35세 때인 1960년 강대진 감독의 ‘박서방’에서 처음 어머니 역할을 맡아 전쟁과 가난의 풍상을 견딘 한국적 어머니의 표상을 보여줬다. 당시 고인의 남편 역으로 단골 출연한 배우가 김희라의 아버지인 김승호였다. 고인은 유현목 감독의 ‘김약국의 딸들’(1963년), 강대철 감독의 ‘내일의 팔도강산’(1971년), 이두용 감독의 ‘장남’(1984년)을 비롯해 43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한국 여배우로서는 최다 기록이며 남녀 배우를 통틀어 조연상을 가장 많이 받은 배우이기도 하다. 그는 200편이 넘는 연극 무대에도 올랐다. 1962년 서울 남산드라마센터에서 열린 미국 극작가 유진 오닐의 ‘밤으로의 긴 여로’ 초연 무대 때는 광기에 사로잡힌 엄마 역으로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배우 박정자는 “평소엔 애기같이 맑은 성품이었으나 무대에서는 요만큼의 찌꺼기도 남기지 않을 정도로 열정적인 배우였다”고 했다. 1986년 ‘88짝꿍’을 마지막으로 배우생활을 접었는데 2005년 발병한 치매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11월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에서는 공로상 수상자로 휠체어를 타고 나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를 연발해 후배 영화인들을 울렸다. 영화계에 끼친 공로를 인정받아 2007년 신상옥 유현목 감독에 이어 세 번째로 ‘영화인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김종원 영화평론가협회 상임고문은 “고인은 자신만의 연기 영역을 구축한 독보적인 배우였다. 영화 속에서 보여준 지고지순한 여성의 모습은 근대사를 버텨온 어머니상의 전형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빈소에는 배우 문희 고은아 최불암 김민자 박정자 이해룡 김영인, 영화감독 변장호 정진우 심우섭, 거룡 한국영화배우협회장 등이 다녀갔다. 박근혜 대통령,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남궁원 영화인총연합회장, 배우 안성기 이덕화 유지인 이병헌 등이 조화를 보냈다. 신영균 신영예술문화재단 이사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나보다 세 살이 많은 고인은 ‘마부’(1961년)에서 나의 어머니로 나왔다. 당시 젊은 나이(36세)에도 따뜻한 모성을 완벽하게 연기하던 모습이 선하다”고 기억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이성규 씨(자영업)와 딸 이일미자 씨, 며느리 박정남 씨가 있다. 발인은 20일 오전 11시, 장지는 경기 남양주시 모란공원. 02-2258-5940민병선 bluedot@donga.com·박훈상 기자}

    • 2014-02-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와!글]“닥치고 해피엔딩… ‘왕가네’ 끝까지 막가네”

    40%가 넘는 시청률에도 막장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KBS2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 16일 방송된 마지막 회에서는 어설픈 노인 연기와 ‘닥치고 해피엔딩’으로 “왕가네 막가네”라는 비난을 받았다. 마지막 회 끝 무렵엔 갑자기 ‘30년 후’란 자막이 등장했다. 하지만 자막과는 달리 30년 전과 똑같은 왕봉(장용)네 거실에 셋째 딸 왕광박(이윤지)의 환갑잔치를 맞아 100세를 훌쩍 넘긴 안계심(나문희)을 비롯해 고민중(조성하) 오순정(김희정) 왕수박(오현경) 왕호박(이태란) 허세달(오만석) 등 성인 출연자들이 모두 나왔다. 이윤지는 두꺼운 안경을 끼고 할머니 목소리를 냈지만 실제 나이 서른을 감출 수 없었다. 다른 배우들도 ‘개그콘서트’ 속 노인 분장처럼 얼굴과 머리를 하얗게 칠하고 팔다리를 두드려대는 어색한 노인 연기를 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얼굴에 주름 그리고 머리만 하얗게 만들면 노인이냐”는 비난의 글이 올라왔다. 극중 갈등 상황이 마지막 회에서 모두 해소되고, 30년 후엔 등장인물 모두가 해피엔딩을 맞는다는 억지 설정에 대해서도 누리꾼들은 “단 한 명의 등장인물도 죽지 않다니 시청자를 우롱했다” “막장의 끝을 보여줬다”며 비난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4-02-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어머니는 왜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을까

    ‘중1까지는 동네에서 매를 제일 많이 맞는 아이였다. 어머니의 사랑과 한(恨), 나의 고집 때문이었다. 중2가 되자 매를 내려놓고 말씀으로 나무라기 시작하셨다. 매보다 열 배는 더 아팠다. 차라리 때려 달라고 했다.’ 천지세무법인 회장인 저자(59)는 어머니에게 드리는 감사 1000가지를 편지로 썼다. 이를 추려 모아낸 책은 시종일관 덤덤하다. 그런데 가볍게 책장을 넘길 수가 없다. 저 구절을 읽는데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매를 대시다 중학교에 입학하자 딱 내려놓으신 내 어머니가 생각났다. 누구나 어머니 이야기 앞에선 가슴이 먹먹해진다. 저자는 어머니가 치매에 걸리자 그분에 대한 감사함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홀어머니는 다섯 살 저자를 데리고 흑산도에 들어갔다. 어머니는 몸이 부서져라 일해서 아들을 공부시켰다. 그런 어머니를 두고도 200가지 감사함을 쓰고 나서는 더는 생각나지 않았다. 매일 새벽 일찍 일어나 명상을 하자 하나둘 기억나기 시작했다. 저자가 중학교 2학년 때 흑산도 무장공비 사건이 터졌을 때다. ‘조명탄이 터지고 포격소리가 요란했다. 이불 속에 웅크리고 있을 때, 어머니는 문에는 이불을 덧씌우고 나에게는 이불을 더 꺼내 덮어 주셨다. 그리고 당신은 이불 밖에서 기도하셨다.’ 저자가 700가지를 썼을 무렵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이후 300가지를 더 썼다. 감사 일기를 쓰는 5년 동안 가족, 주변 사람과 불편했던 관계가 회복됐다.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감사를 매일 5개 이상씩 3주일을 쓰면 내 자신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느낄 수 있고, 3개월을 쓰면 남이 내가 변화하는 것을 알게 된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4-02-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세상에 믿을 이 없으니 나 자신을 믿고 갈밖에…

    ‘인생이란 나를 믿고 가는 것이다.’(사진) 한국 만화계의 거장 이현세 작가(58)가 내놓은 이 신작은 만화가 아니라 에세이다. 위로와 힐링에 익숙한 나약한 청춘들에게 “얌마, 간보지 말고, 기웃거리지 말고, 흉내 내지도 마”라며 뒤통수를 후려치는 책이다.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 없으니 너 자신을 믿고 가라는 메시지를 담았어요. 책 제목을 ‘늑대처럼 혼자서 가라’로 짓고 싶었는데 출판사(토네이도)가 반대해서 바꿨습니다.” 이 작가는 12일 열린 출간 기념회에서 “솔직히 힐링이라는 말이 남발되는 것이 불편하다”고 했다. “징징대지 말아야죠. 그럴 시간이 없어요. 그게 근거 없는 확신일지라도 스스로를 믿고 가야 합니다.” 책에는 짧고 강렬한 조언들이 많이 나온다. ‘이루고자 하는 것은 꿈인가 직업인가’ ‘무엇이 너를 몰두하게 하는가’라고 진지하게 묻고, ‘반복하고 계속하면 위대해진다’ ‘1등이 아닌 인기를 얻어라’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천재와 싸워라’처럼 구체적인 전략이 제시된다. ‘빨갱이 집안 출신’이라는 낙인이 찍힌 채 태어나 적록색약 한계를 딛고 만화계의 거장으로 우뚝 선 작가가 건네는 조언이어서 묵직하게 다가온다. 특히 그는 야성의 회복을 강조했다. “야성의 DNA를 회복하기 위해서 생각을 조금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게 좋을까 저게 좋을까, 어떻게 해야 리스크가 가장 적게 발생할까 따지는 시간은 최소한으로 가지고 차라리 부딪히며 알아가는 것이 낫지요.” 야성의 회복은 작가의 두 딸과 아들이 매일 듣고 자란 이야기다. 그래서 1997년 ‘천국의 신화’ 음란물 제작 혐의로 기소돼 사람들이 “너희 아버지가 야한 것 그리다 잡혀갔다”고 비난할 때도 남매는 아버지를 독립투사같이 응원했다고 한다. 작가가 위암으로 술을 끊자 “거세당한 호랑이를 보는 것 같다”고 슬퍼했다고. 이 작가는 7월부터 포털사이트에 웹툰을 연재할 계획이다. “나이 육십을 바라보지만 남자의 로망, 야성의 DNA를 담은 40, 50대를 위로하는 만화를 그릴 것입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김혜린 인턴기자 서울대 불문학과 4학년}

    • 2014-02-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김수환 추기경 “별빛은 까만 밤일수록 더 찬란해집니다”

    “사랑하는 젊은이 여러분, 특히 어린 나이에 벌써부터 삶의 고달픈 짐을 져야 했던 젊은이들에게 나는 더 각별한 애정으로 말하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친구여, 두려워 마세요, 힘을 내세요! 우리의 별빛은 까만 밤일수록 더욱 찬란해집니다.” 16일 선종(善終) 5주기를 맞는 김수환 추기경이 생전 청소년들을 위해 쓴 글의 일부다.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시대와 소통하고 있다. 김 추기경의 유지를 잇는 재단법인 ‘바보의나눔’은 16일 오전 11시, 오후 2시 두 차례 경기 용인 천주교 공원묘지 내 김 추기경 묘소에서 추모 미사를 올린다. 재단 측은 이날 하루 묘소를 지키며 방문객들에게 추기경 자화상 배지를 나눠줄 예정이다. 서임식 참석을 위해 16일 출국하는 염수정 추기경은 14일 주교단과 미리 참배한다. 염 추기경은 최근 주변에 “김 추기경님은 마음이 참 따뜻한 선배이자 사제들의 아버지였다”며 “내가 그분의 발끝만큼이라도 닮을 수 있도록 많은 기도를 부탁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추기경의 각막 기증은 장기 기증 운동의 활성화에 큰 전환점이 됐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는 16일 서울 명동에서 한국장기기증네트워크와 함께 ‘2014 희망의 씨앗 심기’ 생명나눔 캠페인을 연다. 현장에서 장기 기증 상담을 해주고 기증 희망 접수도 하는 행사다. 이에 앞서 서울대교구 옹기장학회는 13일 북방선교를 위해 힘쓸 신학생 13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옹기장학회는 생전 자신의 이름을 따 사업을 벌이는 일을 꺼렸던 김 추기경이 직접 사재를 출연하고 자신의 아호로 이름까지 지은 유일한 사업이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4-02-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