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리

신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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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나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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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18~2025-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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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범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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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文정부에 직접 감사 표시… “남북교류 대책 세워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3일 평창 겨울올림픽에 참가한 북한 선수단, 응원단 등 300여 명이 아직 남아있는 상황에서 남북 대화 기조를 발전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지난달 1일 신년사 발표 후 전개하고 있는 평창 드라이브를 넘어 남북 간 교류 확대를 구체적이고 강하게 내비친 것이다.○ 김정은, 한국에 이례적 감사 표시까지 김정은은 이날 김여정 등 고위급 대표단의 한국 방문 결과를 보고받고 “이번 올림픽 경기대회를 계기로 북과 남의 강렬한 열망과 공통된 의지가 안아온 화해와 대화의 좋은 분위기를 더욱 승화시켜 훌륭한 결과들을 계속 쌓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그러면서 남북교류 발전에 대한 실무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은 또 “김여정 동지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남측 고위인사들과 접촉 정형(상황), 이번 활동기간에 파악한 남측의 의중과 미국 측의 동향을 자상히(상세히) 보고했다”고 전했다. 2011년 12월 집권한 뒤 북한 땅을 벗어난 적이 없는 김정은이 여동생을 통해 서울과 평창에서 파악한 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동향을 보고받았다는 것. 이어 신문은 “(김정은이 김여정의 보고에) 만족을 표시했고 남측이 우리 측 성원들의 방문을 각별히 중시하고 온갖 성의를 다하여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하면서 사의(謝意)를 표했다”고 전했다. 김정은이 공개적으로 한국에 감사를 표한 것은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 당시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 조문에 사의를 표한 후 처음이다. 이런 내용은 노동신문 1면 톱기사로 실렸다. 10일부터 나흘 연속 남북교류 기사가 노동신문 1면을 장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김정은이 평창을 계기로 한반도에서 주도권을 쥐어보겠다는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정은이 진짜로 대화 기조를 이어가려는 것인지, 아니면 국제사회의 제재 국면을 잠시 벗어나려는 것인지는 지난달 고위급회담의 결과물 중 하나인 남북 군사회담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정부 관계자는 “군사회담에서 북한이 4월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무조건 중단이나 연기를 막무가내로 요구한다면 다시 남북, 한미 관계가 복잡한 상황에 빠져들 수 있다”고 말했다. ○ 靑, “속도조절하되 남북, 북-미 대화 원샷 추진”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미국의 태도 변화에 대해 “미국이 ‘최대압박(maximum pressure)’과 함께 ‘관여(engagement)’ 정책을 취하겠다고 밝힌 것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이 평창 개회식을 마치고 11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북한이 대화를 원한다면 우리는 대화할 것이며 이게 최대 압박과 관여 정책”이라고 말한 것을 언급하면서다. 청와대는 남북대화와 북-미 대화를 병행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인도적 교류로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고 비핵화 협상으로 나가려는 구상이었지만 이젠 한 테이블에 다 놓고 협의하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는 미국의 반응이 아직 유동적인 만큼 속도를 조절하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14일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를 열고 북한의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 지원을 위한 남북협력기금의 집행 규모를 정할 예정이다. 본보 확인 결과 23억 원이 기금에서 나갈 것으로 보인다.황인찬 hic@donga.com·문병기·신나리 기자}

    • 2018-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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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정부, 남북협력기금 23억 원 의결 방침…北대표단 지원

    정부가 14일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이하 교추협)를 열어 북한 대표단의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와 관련해 남북협력기금 약 23억 원을 지원하는 계획을 의결할 것으로 확인됐다.1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자유한국당 정양석 의원실에 따르면 △겨울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20여억 원 △대한체육회 1~2억 원 △세계태권도연맹(WT) 1억 원 내외 등의 지원안이 교추협을 통과할 것으로 파악됐다. 통일부는 총 지원 규모를 20억 원 대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이 완료된 이후 비용이 정산되는 만큼 기존 사례에 비춰 볼 때 실제 집행되는 금액은 의결 금액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주요 지원 항목별 세부내역은 크게 세 가지다. △북측 응원단과 선수단·기자단·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 등의 숙식비로 10억여 원 △경기장 등 입장료 10억여 원 △수송비 등 명목으로 1~2억 원이다. 이 가운데 대한체육회에 지원되는 남북협력기금은 지난달 31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강원 원산 인근 마식령스키장에서 열린 남북 스키선수 공동훈련을 위해 방북한 한국 선수단과 대표단 등이 이용한 아시아나 전세기 항공지원비로 약 9000만 원이 포함됐다. 선수단 본진에 앞서 먼저 내려온 북한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들의 진천선수촌 입촌비 및 숙식비도 들어있다. WT 지원금은 북한 태권도시범단 숙식비와 수송비, 자재구입비 등의 명목이다.정 의원은 앞서 6일 교추협 사전절차적 성격으로 열린 남북협력기금관리심의위원회(기심위)에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등 예술단 사전점검단과 북한 선수단 선발대에 대한 지원 금액으로 약 2700만 원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당시 기심위에서는 북한 대표단 참가에 대한 남북협력기금 지원액을 29억 원 내외로 산정했으나 실제 교추협에서는 6억 원 가량이 깎일 것으로 보인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8-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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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예술단 경의선 육로 귀환… 탈북여성 “나도 보내줘” 소동

    강릉과 서울 두 차례 공연으로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 전후에 화제를 모았던 삼지연관현악단이 12일 북한으로 돌아갔다. 15년 6개월 만에 열린 북한 예술단의 한국 공연이었지만 우리 노래를 많이 공연에 포함시키고, 북한 체제 선전 노래를 빼 대체로 무난한 공연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송월 단장이 이끄는 삼지연관현악단 단원 137명(예술단 114명, 기술진 23명)이 이날 오전 11시 20분경 경기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돌아갔다. 예술단은 6일 만경봉92호를 타고 동해시 묵호항에 도착한 뒤 엿새 만에 돌아간 것. 올 때는 배편으로 왔지만 돌아갈 때는 경의선 육로로 갔다. 현 단장은 출입사무소 귀빈실에서 천해성 통일부 차관 등과 30여 분간 환담을 나눴지만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단원들은 남한에서 보낸 소감 등을 묻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미소만 지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김여정 등 북측 대표단이 보는 앞에서 중창단과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을 불렀던 현 단장도 별다른 소감을 밝히지는 않았다. 삼지연관현악단은 2002년 8월 서울에서 열린 8·15민족통일대회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북한 예술단이었다. 방한 전에는 현 단장의 사전점검 방문 취소, 만경봉92호로 이동수단 변경, 북한의 유류 공급 요청 및 취소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예술단이 북으로 돌아갈 때 출입사무소에는 우리 당국에 북송을 요구하는 탈북 여성 김련희 씨가 기습적으로 등장해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단원들을 태운 버스가 도착하자 김 씨가 한반도기를 흔들며 달려 나와 “얘들아 잘 가!” “평양 시민 김련희다”라고 소리쳤다. 일부 단원은 김 씨를 알아보기도 했고, 한 북측 단원은 “김련희 씨 북으로 가고 싶다는데 보내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출입통제구역인 CIQ에 김 씨가 들어오게 된 경위에 대해 당국은 진상조사 중이다. 김 씨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출입사무소 근처에 지인이 살고 있어서 놀러갔다. 오늘 아침에 예술단이 들어간다는 소식에 이 땅에서 가장 마지막 끝에 있는 길에서 한 발짝이라도 가까이서 고향 사람들 얼굴도 보고 냄새도 맡아보고 바래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2011년 9월 중국 선양(瀋陽)의 북한 식당에서 일하다 탈북한 김 씨는 “브로커에게 속아 한국으로 잘못 왔다. 북한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우리 국민을 북송할 근거는 없다”는 입장이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파주=공동취재단}

    • 2018-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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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퍼스트 여동생’ 존재감 과시… 文대통령과 3일간 4번 만나

    “‘북한의 이방카’가 평창 올림픽에서 한국인을 사로잡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 이렇게 분석했다. 김여정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이자 백악관 선임고문으로 미국을 주무르고 있는 이방카에 빗댄 것이다.○ 대통령, 총리, 국정원장, 통일부 장관까지 총출동 김여정은 9일 도착해 11일 평양으로 돌아갈 때까지 서울과 강원지역을 종횡무진하며 가는 곳마다 시선을 모았다. 인천공항에서부터 각종 오찬·만찬장까지 그를 둘러싼 철벽 경호와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 수수한 화장과 옷차림에 우상단을 향하는 글씨체 등 처음 한국 땅을 밟은 ‘김일성 일가’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였다. 정부는 국빈급 예우로 김여정을 맞았다. 2박 3일간 만난 인사들 면면만 봐도 여느 해외 정상 못지않다. 문 대통령만 네 차례 만났고 이낙연 국무총리,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천해성 차관 등 대한민국 외교안보 라인 핵심 인사들을 다 만났다. 올림픽 개회식, 대통령 오찬, 통일부 장관 만찬, 총리 오찬, 비서실장 환송 만찬까지 특급 환대가 쉴 틈 없이 펼쳐졌다. 이 총리는 11일 김여정 숙소로 직접 가서 오찬을 했다. 이 총리는 “평창 올림픽은 작은 시작이다. 남과 북은 평창 올림픽으로 열린 대화의 기회를 올림픽 이후에도 살려 나가야 한다”고 말한 뒤 김여정과 ‘한반도의 밝은 미래를 위하여’라며 건배했다.○ 김여정 “갑자기 (서울에) 오게 되리라 생각 못 했다” 국내외의 큰 관심에 비해 김여정의 발언은 별로 공개되지 않았다. 필요한 말만 하면서 발언에 무게감과 신뢰감을 실으려 노력한 모습이었다. 임 실장이 11일 서울 반얀트리호텔에서 주재한 만찬에서 건배사를 제의하자 김여정은 “제가 원래 말을 잘 못한다”고 수줍어했다. “솔직히 이렇게 갑자기 (서울에 특사로) 오게 되리라 생각 못 했고 생소하고 (평양과) 많이 다를 거라 생각했는데 비슷하고 같은 것도 많더라. (남북이) 하나 되는 그날을 앞당겨 평양에서 반가운 분들을 다시 만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삼지연관현악단의 서울 공연 후에도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에게 “늘 건강하시라. 문 대통령과 꼭 평양을 찾아오시라”고도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객관적으로 봐도 절제되어 여러 가지를 준비한 사람으로 보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여정은 고위급 대표단으로서 북측 선수단을 응원하고 예술단을 격려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여성 아이스하키 단일팀 경기와 삼지연관현악단 서울 공연을 관람하며 주로 웃고 손을 흔들었다. 예술단 공연에서 김영남이 손을 높여 박수를 치거나 골 찬스에서 흥분하고 탄식했던 적극적인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정부는 김여정의 일정 내내 극도의 보안을 유지했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김여정 일행을 위해 정부 측이 10일 강릉 스카이베이호텔과 씨마크호텔 두 곳에 각각 양식과 한식을 준비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다 한식이었던 10일 대통령과의 청와대 오찬 메뉴를 감안해 씨마크호텔에는 만찬 5시간 전에 갑작스럽게 예약 취소를 통보했다. 김여정 일행을 위해 정부가 ‘노쇼’를 감수한 것. 스카이베이호텔도 만찬 당일인 10일 오전 1시경 급하게 정부 요청을 받고서는 사전 예약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의 만찬 장소를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여정 일행의 숙박 여부를 정부가 확정하지 않아 VIP 전용인 스카이베이호텔 4층 객실을 모두 예약 상태로 유지하기도 했다. ‘김여정맞이’에 들어간 두 호텔의 의전 비용은 정부가 전액 세금으로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신나리 journari@donga.com·홍정수 / 강릉=이지훈 기자}

    • 2018-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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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짝 고개 든 도도한 김여정… 김영남이 ‘상석 앉으라’ 권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31)이 9일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식에 참가하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 일행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6·25전쟁 이후 김일성 일가의 첫 방남이다. 전날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건군절 열병식에서 연설 중인 오빠 뒤에 나타났다가 황급히 기둥 뒤로 숨었던 김여정은 하루 뒤 한국에 와서는 고개를 살짝 치켜든 도도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실세 단장은 나” 9일 오후 1시 47분 김정은의 전용기인 ‘참매 1호’가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편명은 ‘PRK-615’. ‘PRK’는 북한을 의미하며, ‘615’는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1차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던 6월 15일을 뜻한다는 해석도 나왔다. 도착 10여 분 뒤 공항 VIP접견실에 가장 먼저 들어온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멈춰서 문 쪽을 뒤돌아보며 잠시 초조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김여정이 들어온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웃으며 방향을 돌려 소파로 향했다. 착석할 때도 비슷한 모습이 나왔다. 김영남이 김여정에게 상석에 앉으라고 손짓을 하자 김여정이 환하게 웃으며 ‘사양’하는 손짓을 한 것. 결국 잠시 승강이 끝에 김영남이 그자리에 앉았다. 김여정은 김일성의 피를 직접 이어받고 북한의 고위 관료들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김정은의 최측근. 김영남이 북한 헌법상 ‘국가수반’이지만 북한 체제에 비춰 볼 때 김여정이 양보하는 것은 좀처럼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외국에서 오래 생활한 김여정이 과거 북한 권력자들과 다른 유연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접을 나온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귀한 손님들이 오신다고 하니까 날씨도 거기 맞춰서 이렇게 따뜻하게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김영남 위원장은 “우리 동양 예의지국으로서 알려져 있는 그런 나라임을, 이것도 우리 민족의 긍지의 하나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여정은 시종일관 고개를 살짝 든 도도한 모습이었다. 조 장관을 보며 살짝 눈을 흘기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 엷은 화장에 별 액세서리 없어 김여정의 모습은 수수한 편이었다. 칼라와 소매에 모피가 달린 검은색 롱코트 차림이었다. 머리는 별다른 액세서리 없이 꽃핀으로 단정하게 묶었고, 옅은 화장으로 공개석상에 나타났다. 어깨에 멘 체인백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검은색 가방이었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이 명품으로 추정되는 가방을 연달아 선보이며 화려함을 과시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모습이 베일에 싸여 있던 김여정은 2011년 12월 아버지 김정일의 영결식 때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후 오빠를 수행하는 장면이 여러 번 목격됐다. 하나같이 검은색 투피스나 짙은 회색 점퍼 등 디자인이 단순하면서도 짙은 색 계열의 옷들을 즐겼다. 예술인 출신으로 패션 감각을 뽐내는 올케 리설주와도 패션 취향이 거리가 있는 것이다. 다만 다소 아담한 체격의 김여정이 이번 방문에서는 북한에서 신었던 것보다 높은 굽의 구두를 신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 ‘김정은 친위대’의 경호 김여정이 이동할 때는 철벽 경호가 따라붙었다. 인천공항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올 때 장신인 북측 경호원 4명이 앞뒤좌우를 에워싼 통에 김여정은 눈만 겨우 보일 정도였다. 검은색 양복과 선글라스, 푸른색 넥타이 차림에 귀에 무전기 리시버를 꽂은 북측 경호원은 상대적으로 나이가 있어 보이는 팀장 격이 앞에 서고 나머지 짧은 머리의 건장한 청년 3명이 ‘역삼각형’으로 김여정을 둘러싸며 이동했다. 양복 상의에 동일한 배지를 단 이들은 김정은을 비롯한 김 씨 일가에 대한 근접경호를 담당하는 호위사령부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 때 찾은 황병서 총정치국장 경호에 2명이 투입된 것을 감안하면 이번엔 최소 두 배 이상으로 경호가 강화된 셈이다. 김여정의 최근접 경호는 북측 요원들이 맡고, 청와대 경호처 요원들이 좀 떨어진 거리에서 이중의 경호를 펼쳤다. 사실상 국가 정상 수준의 경호가 벌어진 것. 김여정 일행 주변 지역은 휴대전화와 카메라 영상 전송용 장비 등의 통신이 일시 먹통이 되기도 했다. 김여정 등 북측 대표단에는 제네시스(EQ 900) 4륜 구동 차량이 제공됐다. 이 차량에는 방탄 기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 고용희 쏙 빼닮아 김여정의 모습은 그동안 북한 매체가 편집해 공개하는 짧은 영상이나 해상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사진을 통해서만 대외에 공개됐다. 이날 제대로 얼굴이 공개된 김여정의 모습은 생모인 고용희의 젊은 시절을 쏙 빼닮았다는 평가들이 나온다. 김여정과 두 오빠인 정철 정은의 생모인 고용희는 김정일의 셋째 부인이다. 1953년 일본 오사카 인근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무용수였고 1971년 북한 만수대예술단에서 활동하다가 김정일의 눈에 들었다. 하얀 피부에 비교적 아담한 체구, 갸름한 얼굴선과 비교적 수수한 인상 등 고용희의 20대 때 활동 모습이 이날 김여정의 모습과 매우 흡사하다. 고용희는 1990년대 후반 유선암 수술을 받았지만 완쾌되지 못하고 앓다가 2004년 결국 사망했다. ○ 극도로 말 아낀 김여정 김여정은 언론 등 대외에 노출된 장소에서는 말을 극도로 아꼈다. 인천공항 접견실에서 조명균 장관과 김영남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며 분위기를 띄울 때도 입을 꾹 다물고 엷은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인천을 출발한 지 2시간 10분 만인 오후 4시 47분 김여정 등 북측 대표단을 태운 KTX가 진부역에 도착했다. 북측 사진기자가 먼저 열차에서 내린 뒤 이어 하차하는 김여정의 모습을 담기도 했다. 이 기자는 수시로 김여정에게 근접해 사진을 찍었다. 북측 기자는 개회식에서 김여정과 김영남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함께 있는 장면을 다수 촬영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진을 대내외에 보내 ‘정상 국가’임을 선전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여정은 한국 기자들이 ‘기분이 어떠신가’ 등 가벼운 질문을 던졌지만 옅은 미소만 띤 채 아무 말도 하지않았다. 김여정은 개막식 이후 서울로 이동해 호텔에서 대표단과 1박을 했다.황인찬 hic@donga.com·신나리 / 인천=황금천 기자}

    • 2018-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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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대통령 “日, 역사 직시해야” 아베 “위안부 합의 지켜야”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한일 위안부 합의와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을 놓고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9일 강원 평창군 용평리조트 블리스힐스테이에서 1시간 동안 한일 정상회담을 가졌다. 아베 총리의 방한은 2015년 11월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한일 위안부 합의 등 과거사 문제는 예상을 깨고 문 대통령이 먼저 꺼내들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수차례 밝혔듯이 역사를 직시하면서도 총리님과 함께 지혜와 힘을 합쳐 양국 간 미래지향적 협력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했다. 아베 총리는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국가 대 국가의 합의로 정권이 바뀌어도 지켜야 한다는 게 국제 원칙”이라고 공세를 폈다. 이어 “일본은 그 합의를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약속을 지켜온 만큼 한국 정부도 약속을 실현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은 외교상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철거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북한은 평창 올림픽 기간 남북대화를 하면서도 핵과 미사일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북한의 ‘미소 외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하게 우려를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대화가 비핵화를 흐린다거나 국제공조를 흩뜨린다는 것은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며 “남북관계 개선과 대화가 결국 비핵화로 이어져야 한다. 일본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 정상이 서로 하고 싶은 말을 다 한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제재와 압박 원칙은 공감하지만 어렵게 얻은 계기인 만큼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두 정상은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발표 20주년인 올해 양국 간 미래지향적 발전의 비전을 담은 새 청사진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또 지난해 한일 양국이 합의한 셔틀외교를 본격화하기로 해 문 대통령의 일본 방문이 조만간 성사될 가능성이 커졌다.문병기 weappon@donga.com·신나리 기자}

    • 2018-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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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경봉호 유류 지원 요청 철회… 10일 北으로

    북한이 삼지연관현악단(예술단)을 태우고 강원 동해시 묵호항에 입항한 만경봉92호에 대한 유류 지원 요청을 철회했다. 남북 협의 과정에서 정부가 ‘편의 제공’ 수준의 기름 지원을 검토했으나 북측이 더 많은 지원을 요청했다가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9일 오후 “북한이 유류 제공 요청을 철회함에 따라 만경봉92호에 대한 별도의 유류 제공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 예술단이 10일 오전 다음 공연이 예정돼 있는 서울로 출발한 이후 묵호항에 정박해 있는 만경봉호는 북한으로 귀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예술단은 11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을 마친 뒤 12일 경의선 육로를 이용해 돌아갈 예정이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만경봉호가 7일 입항한 후 북측이 요청한 유류 지원에 대해 정부는 난방 등에 필요한 규모로 산정하면서 긍정적으로 검토했다. 그러나 북측이 더 많은 양을 원했고 이틀간의 협의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유류 지원은 결국 없던 일로 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북측이 협의 과정에서 ‘폐를 끼치지 않겠다’며 ‘받지 않겠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협의 과정에서 북측이 지원을 요청한 유류 용량에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7일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이 “북한에 편의를 제공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미국 등 유관국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제재에 저촉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한 만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허용 범위를 넘어설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일부 당국자는 “유류 지원 철회와 만경봉호의 귀환 일자는 선후 관계를 따질 수 없는 별개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8-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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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NN “김여정, 문재인 대통령 평양 초청 가능성”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고위급 대표단의 2박 3일 방한 일정의 하이라이트는 10일 열릴 문재인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이다. 국제사회의 제재와 미국의 대북 강경 기조 속에 자신의 피붙이를 한국으로 보내는 ‘깜짝 카드’를 꺼낸 김정은이 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파격 제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9일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10일 오전 11시 청와대 본관에서 북측 고위급 대표단을 접견하고 오찬을 한다”고 밝혔다. 북한 측 참석자는 김여정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다. 한국 측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이 참석한다. 북한 인사가 청와대에서 식사를 하는 것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11월 남북 총리회담 이후 처음이다. 특히 김여정은 친오빠인 김정은이 가장 신뢰하는 측근인 만큼 문 대통령과 만나는 자리에서 김정은의 친서(親書)나 구두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김여정을 직접 한국으로 보낸 만큼 김정은이 ‘평창 이후’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를 뒤흔들 수 있는 파격적인 제안을 던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미국 CNN은 이날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김여정이 문 대통령에게 올해 안에 북한을 방문해 달라고 초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CNN은 또 “문 대통령의 방북이 광복절인 8월 15일에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매년 8월 15일을 조국해방절로 기념한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역시 9일 라디오에 출연해 “김여정은 평양판 문고리, 유일한 문고리”라며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얘기했던 정상회담에 대해 뭔가 답을 보내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여건이 갖춰지고 성과에 대한 전망이 선다면 언제든지 정상회담에 응할 생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남북관계 회복을 징검다리로 미국과의 대화를 타진하려는 전략에 따라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할 수 있다는 얘기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북한과의 회동을 거부하며 비핵화 없인 북-미 대화가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자 ‘통남통미(通南通美)’ 전술로 태세를 전환했다는 것. 평창 올림픽 이후 남북관계 복원을 바탕으로 ‘한반도 운전석’을 잡으려다 미국의 제동에 부딪힌 문재인 정부로서도 남북 정상회담이 중요한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 남북 정상회담 추진을 전제로 북한의 핵 활동 동결 약속 등을 끌어내고 비핵화 협상의 계기가 필요하다는 명분으로 미국을 설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여정 1부부장이 상당한 재량권을 쥐고 있는 인물인 만큼 오찬 회동에서 평창 이후 남북관계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문병기 weappon@donga.com·신나리 기자}

    • 2018-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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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과 달리 생중계 안해… 평창 고려한듯

    8일 오전 정부 소식통을 통해 “북한이 건군절 70주년 열병식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러나 정작 북한 조선중앙TV에선 열병식 생중계는 물론이고 예고조차 나오지 않는 등 잠잠한 모습이었다. 지난해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05주년 열병식 당시 대대적인 생중계에 나선 것과는 딴판이었다. 이날 열병식은 종료 4시간 반 만인 오후 5시 반부터 녹화중계 형식으로 뒤늦게 송출됐다. 대외 선전 역시 ‘로키(low key)’였다. 지난해 열병식 때 40여 개사 외신 기자들을 초청했던 것과는 달리 외신 기자도 초대하지 않았다. 유튜브 생중계도 없었다. 당초 북한은 한국 일각과 미국이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 하루 전날 진행되는 열병식을 비판하자 “국군의 날 행사를 하지 말라고 하면 그만두겠는가”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올해는 건군절 70주년으로, 북한이 중시하는 ‘꺾어지는 해’(0이나 5로 끝나는 해)인 만큼 생중계로 핵무력 완성을 과시하는 등 대대적인 대외 선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북한이 열병식을 비교적 조용히 넘기자 “북한이 평창 올림픽은 물론 남북관계, 북-미관계를 모두 고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열병식이 과도하게 부각될 경우 북한이 주도 중인 ‘평창 공세’를 스스로 부정하는 모순에 빠질 수 있다. 또 8일 한국에 도착해 대북 압박을 강조하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에게 비판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게다가 김여정이 고위급 대표단으로 한국 땅을 밟기 전날이었다. 김정은이 여동생을 대놓고 ‘평창 불청객’으로 만들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평창 참가를 계기로 여러 대북제재 완화 조치를 얻어낸 상황에서 더 큰 양보들을 얻어내기 위해 로키 카드를 유지하겠다는 지적도 나온다. 평창 이후 전반적인 제재 완화 분위기 확산을 위해 도발 자제로 또 다른 선전전에 나섰다는 것. 신원식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은 “북한은 현재의 대북제재 완화 흐름이 나중에 끊어질 가능성을 우려해 한걸음 물러서는 전략을 쓴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신형 무기를 선보이지는 않았지만 가장 최신형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5형을 열병식에서 처음 선보였다는 점에서 이번 열병식의 의미를 마냥 축소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생중계를 하지 않은 것도 이례적인 한겨울에 열병식을 진행하면서 한파 탓에 준비가 부족했고, 병력들이 실수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손효주 hjson@donga.com·신나리 기자}

    • 2018-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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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여 여성 응원단 “평양서 온 20대… 응원? 보시면 압네다”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을 이틀 앞둔 7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체제 선전전의 양대 축인 응원단과 예술단이 동시에 포문을 열었다. 오전 8시 20분경 전날 강원 묵호항에 정박했으나 굳게 닫혀 있던 만경봉92호의 문이 열리고 현송월 등 114명의 삼지연관현악단 본진이 하선했다. 오전 10시 13분경엔 200명이 넘는 미모의 여성 응원단과 북한 기자단, 태권도시범단, 김일국 체육상 및 북한 민족올림픽위원회(NOC) 위원들이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로 입경했다. 이날 남한 땅을 밟은 북한 인사만 총 402명이었다.○ 응원단 “지금 다 이야기하면 재미없지 않습네까?” 응원단 여성 단원들이 출입사무소에 들어서자 장내가 술렁거렸다. 키 165cm 내외로 또렷한 이목구비가 돋보이게 화장을 곱게 한 20대 여성들이 대열을 맞춰 지나갔다. 북한 여성들의 평균 신장이 159cm라는 2014년 통계에 비춰 보면 북한이 경제난이나 기근에서 벗어난 것을 강조하기 위해 엄선된 재원들이라는 인상을 풍겼다. 단장 격으로 보이는 한 20대 여성에게 소감을 묻자 “반갑습네다” 하며 활짝 웃었다. 응원 준비를 많이 했느냐는 질문에는 잠시 답을 고르더니 “보시면 압네다. 지금 다 이야기하면 재미없지 않습네까?”라고 받아쳤다. 자신을 25세라고 밝힌 한 단원은 “다들 평양지역에서 온 20대다. 나이는 각양각색”이라고 했다. 관리자로 보이는 40대 여성은 “통일을 이룩하기 위해 왔다. 우리가 힘을 합쳐 응원하도록 준비했다”면서 적극 대답했지만 대다수 단원은 사전교육을 받은 듯 무수한 질문에도 로봇처럼 “반갑습네다”를 반복했다. “평양에서 2∼3시간 걸려 왔다”는 응원단은 출입사무소에 도착해 짐을 내리거나 수속을 마치자마자 곧장 화장실로 향했다. 41인승 버스 9대에 나눠 타 숙소인 인제스피디움으로 향하던 이들은 고속도로 중간 가평휴게소에서 내려 또다시 열을 맞춰 화장실로 들어간 뒤 단장을 마쳤다. 영문을 모르던 시민들은 뒤늦게 북한 응원단임을 알고 연신 사진을 찍었다. ○ 취주악까지 준비 응원단은 이날 “이웃 팀도 응원하겠다”고 수줍게 말했다. 북한 선수들의 경기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경기뿐 아니라 남한 선수들의 일부 경기에서도 응원전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가장 마지막에 모습을 드러낸 김일국 체육상은 “취주악을 준비했다. 체육 경기마다 늘 하고 있는 응원이다”라며 “다 같이 이번에 힘을 합쳐 이번 경기대회 잘합시다”라고 말했다. 꽹과리와 징, 소고와 대고 같은 민속악기는 물론이고 ‘떰떰이’로 불리는 악기에 클라리넷, 베이스, 호른과 같은 관현악기도 대거 짐칸에 실렸다. 일제 ‘야마하’ 로고가 새겨진 하얀 소고받침을 착용한 채 걸어가는 단원들도 눈에 띄었다. 합숙훈련을 했느냐, 준비 기간이 얼마나 되느냐고 묻자 “며칠 못 했습니다”라며 눈을 피하기도 했다. 만경봉92호에서 내린 예술단원들도 온종일 강릉아트센터에 머물면서 막바지 공연 준비에 집중했다. ○ 남남갈등 드라이브 거는 북한의 체제 선전 시선 끌기에 성공한 북한은 당분간 전방위적인 선전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8일과 11일 예술단 공연을 마치고 올림픽 기간 내내 응원을 펼칠 응원단과 태권도시범단 공연 등을 통해 북한 열병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북한 대표단의 일부 행동이 남남갈등을 촉발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정부는 이 같은 우려보다 북한 손님들을 위한 준비에 분주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만경봉호 입항 후 협의 과정에서 북한 측의 유류 지원 요청이 있었다”며 정부가 검토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어 백 대변인은 “북한에 편의를 제공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미국 등 유관국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제재에 저촉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사회 제재 위반보다 ‘퍼주기’ 논란이 재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날 인제스피디움에서 천해성 통일부 차관 주재로 북한 응원단과 체육 관계자 등 100여 명을 초대해 환영 만찬도 가졌다. 오영철 북한 응원단장은 “북과 남이 손을 잡고 함께하는 이곳 제23차 올림픽 경기대회는 민족 위상을 과시하고 동결되었던 북남관계를 개선해 제2의 6·15시대를 여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충렬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이 “평창”이라고 선창하자 일동은 “평화”로 화답하며 잔을 부딪쳤다. 파주=공동취재단·신나리 journari@donga.com / 홍정수 기자}

    • 2018-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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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예술단 140명 6일 만경봉호로 訪南… 정부 “5·24조치 예외”

    북측 예술단 140명을 태운 만경봉 92호가 6일 오후 5시경 강원 묵호항으로 입항한다.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뱃길이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달 31일 북한 마식령스키장 공동 훈련을 위한 항공편 이용 때 미국 독자 제재의 예외를 받은 지 일주일도 안 돼 정부가 우리 독자적 대북 제재 조치까지 걷어낸다는 우려가 나온다.○ 뱃길 제재도 예외 만경봉 92호 만경봉 92호의 방남은 정부의 대북 제재망과 정면으로 충돌하기 때문에 논란을 빚는다. 이명박 정부에서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폭침사건으로 단행한 5·24 대북 제재 조치가 대표적이다. 5·24조치는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운항을 전면 금지했다. 2016년 12월에도 독자 제재를 발표해 북한 선박의 영해 진입, 제3국 선박도 최근 1년 이내에 북한을 기항한 적이 있으면 국내 입항을 전면 허용치 않기로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은 어떨까. 외교부 당국자는 “통일부로부터 소식을 듣고 확인했는데 만경봉호나 배를 소유하고 있는 선박회사도 안보리 결의안에 지목된 것은 없다”면서 “미국의 독자 제재 역시 만경봉호가 미국까지 가거나 입항하지 않는다면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만경봉 92호가 정박했을 때 기항지에서 제공하는 기름, 식료품들이 제재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다만 원유 제공이 금지된 것이 아니라 연간 50만 t이라는 상한만 정해져 있기 때문에 ‘선(先) 지원 후(後)유엔제재위원회 통보’가 이뤄지면 문제가 없다는 해석이다. ○ “모로 가도 평창 올림픽이면 된다”는 정부 만경봉 92호가 입항하면 북측의 방문으로 ‘육(육로)-해(만경봉 92호)-공(전세기 방북)’이 다 뚫린다. 북측이 묵호항을 택한 것은 여객선 비중이 작은 화물 위주 항구여서 일반인 접근 차단이 비교적 용이한 점이 고려된 조치로 보인다. 5일 경의선 육로를 통해 입경한 선발대 23명 외에 북측 예술단 140명이 그대로 오면서 예술단 관련 파견만 163명이 됐다. 정부가 제재 예외를 거듭 인정하면서 북측으로 하여금 또 다른 요구를 할 수 있도록 쉽게 길을 터줬다는 비판이 나온다. “안보리 제재 대상이 아니라서 항로 개방은 괜찮다”는 시각도 있지만 국제사회에서도 대북 압박 원칙을 희석시킨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외교부 당국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현재 제일 중요하게 내세우는 평창 올림픽 관련 정신은 ‘올림픽 성공을 위해 미국 제재든 유엔 제재든 무엇이든 폭넓게 허용하는 분위기로 가자’는 것이다”라며 “정부의 독자 제재 예외 허용은 이번이 끝이 아니라 앞으로도 열려 있는 ‘시작’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제안으로 삼지연관현악단의 방남 경로가 세 번째 뒤틀렸지만 정부는 그대로 제안을 수용했다. 북측은 지난달 15일엔 판문점 육로로, 23일 보낸 통지문에서는 경의선 육로를 제안했다가 돌연 뱃길로 오겠다고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얼마나 정박할지에 대해선 “(북측은) 강릉 공연 기간이라고 한정했다. 서울서 어디서 묵을지, 다시 배로 돌아갈지는 더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북의 연이은 ‘제재 예외 요구’에 점차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실 북측은 4일 오후 ‘8일 강원 강릉 공연 기간 (예술단) 숙식의 편리를 위해’ 만경봉 92호를 내려보내겠다고 통보했다. 정부는 12시간가량 지난 후에 만경봉 92호 소식을 전하면서 “관련 부처 간의 협의 때문에 발표가 늦어졌다”고 밝혔다. 미국과 긴밀히 협의 중이라는 점도 덧붙여 강조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을 즉시 알렸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신진우·홍정수 기자}

    • 2018-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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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병식 강행하는 北 “올림픽 날짜 바꾸든지”

    “‘국군의 날’ 행사 말라면 그만두겠나.” 북한 노동신문은 3일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 전날 예정된 70주년 건군절 열병식을 강행할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신문은 이날 개인논평을 통해 “세계의 그 어느 나라나 자기 군대의 창건일을 중요시하며 성대한 행사들로 기념하고 있는 것은 하나의 관례이며 초보적인 상식”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동당 창건기념일일 10월 10일에 국가적인 중요 행사들을 진행하니 남조선에서 해마다 그 직전에 벌려놓는 10월 1일 ‘국군의 날’ 행사놀음을 하지 말라고 하면 그만두겠는가”라고 되물었다. 또 “애당초 겨울철 올림픽경기대회 개최 날짜를 달리 정할 것이지 이제 와서 횡설수설할 것이 뭐 있나”라면서 “생억지, 생트집”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이런 북의 주장이 억지라는 해석도 있다. 평창 겨울올림픽 일정은 이미 수년 전 확정돼 공개된 반면, 북한은 지난달 23일 돌연 건군절 일자 변경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당초 인민군이 창설된 1948년 2월 8일을 건군절로 정한 뒤 1978년부턴 김일성이 항일유격대를 조직했다는 4월 25일로 변경했으나 이번에 다시 돌아간 것이다. 이에 정부는 “열병식이 우연히 개막식 전날과 겹친 것”, “북한 내부용 행사”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8-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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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 ‘평창 북미대화’ 제안에 트럼프 묵묵부답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 주간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북-미 대화를 제안했다. 2일 밤늦게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예고 없이 성사된 한미 정상 통화에서다. 대북 강경 기조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 미국과 대규모 열병식 강행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는 북한 사이에서 ‘평창 모멘텀’을 살리기 위한 승부수를 띄운 것.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인권을 새로운 압박 카드로 꺼내 들면서 오히려 한미 간 온도차가 분명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에 통화가 이뤄진 것은 2일 오후 11시 반부터 밤 12시까지 약 30분간이다. 당일 오후 트럼프 대통령의 긴급 제안으로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 이어 문 대통령과 연쇄 통화를 했다.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한 남북 대화 개선의 모멘텀이 향후 지속되어 한반도 평화 정착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했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방한이 이를 위한 중요한 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윤영찬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전했다. 8일 방한하는 펜스 부통령이 평창 올림픽에 파견될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만나는 북-미 대화를 제안한 것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제안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아베 총리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최대 압박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날 통화가 느슨해질 수 있는 대북 압박의 고삐를 죄기 위한 것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미 간 시각차는 한미 정상 통화 직후 펜스 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미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에서 가진 ‘미국 우선주의 정책’ 행사 연설에서 더욱 극명해졌다. 펜스 부통령은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끝났다는 간단명료한 메시지를 전달하러 평창에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탄도미사일 실험을 계속하고 미국을 위협할 때, 우리는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트럼프 정부는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북한 인권 문제를 새로운 대북 압박 카드로 꺼내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탈북자 8명을 백악관으로 초대해 대화를 나누며 “문 대통령과 통화했는데, 그들(남북)은 올림픽과 관련해서 대화하고 있다. 그것은 나쁘지 않은 것으로 좋은 일”이라면서도 “올림픽이 매우 잘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 다음은 누가 알겠느냐. 우리는 알게 될 것이다. 매우 빨리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공개 면담 자리에서 탈북자들은 “김정은 정권을 제거할 수 있는 나라는 유일하게 미국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북한인권단체 노체인의 정광일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일부 의원이 북한 문제를 대화로만 풀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그 단계는 이미 지난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문 대통령과 통화한 후 낸 보도자료에서도 “두 정상은 북한 인권 개선의 중요성을 논의했으며 이 문제를 위해 협력하는 데 노력할 것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역할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청와대 발표에선 북한 인권 관련 내용이 아예 빠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 인권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잘 봤다’며 먼저 언급한 내용”이라며 “다만 한미 간 우선순위가 다르기 때문에 빠진 것”이라고 말했다.문병기 weappon@donga.com·신나리 기자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 2018-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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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예술단 공연 볼 1060명 온라인 추첨

    정부가 8일 강원 강릉아트센터와 11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리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공연 표를 온라인 추첨 방식으로 제공한다고 1일 밝혔다. 공연이 코앞인데도 관람객 선정 기준이 ‘깜깜이’라는 지적을 받다가 뒤늦게 계획을 발표한 것. 일반 국민 1060명이 초청 대상이며 연령대별 무작위 추첨을 통해 당첨된 530명에게 티켓 2장을 준다. 강릉 공연은 900여 석 규모 중 온라인 추첨을 통해 초청된 일반 국민이 560석이고 나머지 240석은 사회적 약자 계층과 실향민, 이산가족 등을 초대한다. 서울 공연은 1500여 석의 좌석 중 일반 국민이 500석이고 800여 석은 특별 초청자들이다. 2일 낮 12시부터 3일 낮 12시까지 인터파크티켓()으로 응모하면 된다. 행사 주무부처인 통일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결정을 미루면서 공연 준비도 예정보다 늦어졌다. 공연 관계자는 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통일부와 문체부에서 관람객을 인터파크를 통해 전국 무작위 방식으로 뽑자고 했지만 극장 쪽은 지역주민을 많이 초청하자며 반대해왔다. 그러다 보니 늦어졌다”고 말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측에 출연료나 공연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송월의 삼지연관현악단은 5일 선발대를 시작으로 6일 본대가 경의선 육로(서해선)로 들어온 뒤 12일 돌아간다.홍정수 hong@donga.com·신나리 기자}

    • 2018-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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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출발 2시간前 전세기 운항 ‘OK’… 남북 선수들 정상 올라 “우리는 하나”

    “여러분 지금 막 (북한 영공에) 진입했습니다. 누군가가 앞서 걸었던 피땀 어린 노력으로 이곳에 다시 올 수 있게 됐습니다.” 31일 오전 11시경 마식령 남북 공동훈련 스키선수단과 공동취재단 등 45명이 탑승한 아시아나항공 A321-200 기내에 차호남 기장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틀 전 북측이 돌연 금강산 공연을 취소해 마식령 훈련에도 영향이 예상됐지만 순탄히 강원 원산 갈마비행장에 도착했다. 2015년 10월 남북 노동자통일축구대회 이후 2년 3개월 만에 남북 하늘길이 열린 것으로 우리 항공기의 동해 항로 이용은 처음이다. 통일부는 이날 “남북 간 협의는 완료된 상황이었지만 항공기 운항과 관련해서 미국을 포함해 우리 측 내부 조율에 문제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발표한 대북제재 행정명령에서 ‘북한을 경유한 모든 비행기는 180일 동안 미국을 들어갈 수 없다’는 대목 때문. 미국이 OK 사인을 보낸 것은 출발 2시간 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북한의 일방적인 금강산 공연 취소에도 마식령 훈련을 떠나기 위해 지나치게 대북 저자세로 일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은 여전하다. 우리 측은 이날 마식령으로 떠나기 전까지 북측으로부터 금강산 공연 취소 이유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 우리 측 스키 선수들은 이날 마식령 스키장에 도착해 북측과 자유 스키를 즐겼으며 남북 선수들은 거의 대화하거나 어울리지 않았지만 곤돌라를 타고 정상으로 올라가 단체 사진을 찍으며 ‘우리는 하나다’라고 외쳤다. 남북 선수들은 번호표 위에 각각 태극기와 초상 휘장을 달지 말자고 서로 합의했다. 그러나 단일팀에 합류한 북한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들은 인공기가 부착된 유니폼을 입고 왔던 점을 감안하면 “우리가 태극기를 또 양보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 측 박제윤 선수는 강원도 용평이나 하이원 스키장과 비교했을 때 마식령 스키장이 어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크게 부족하지 않은 스키장이다. 설질이 괜찮다”고 말했다. 스키장 정상에는 음료와 먹을거리를 판매하는 200석 규모의 편의시설이 있었다. 책임자라는 정명 씨는 “겨울에 하루 수백 명이 온다. 당일치기로, 가족 단위로 즐기러 오는 분이 많다”고 말했다. 훈련이 시작되기 전 방북단은 마식령호텔 2층에서 식사했다. 금강산 지역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할 때와 비슷하게 19가지 음식이 나왔다. 한편 우리 스키선수단이 1일 돌아올 때 평창 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 10명을 포함한 북측 인원 32명이 함께 전세기를 타고 남한 땅을 밟는다. 당초 경의선 육로가 유력했지만 이미 도착한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단 외의 나머지 북측 선수단이 한꺼번에 항공편으로 오게 됐다. 북한 선수 10명은 알파인스키 3명, 크로스컨트리스키 3명, 피겨스케이팅 페어 2명, 쇼트트랙 2명 등이다.마식령=통일부 공동취재단 / 신나리 journari@donga.com·홍정수 기자}

    • 2018-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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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예술단 南공연 8일 시작인데… 관객 초청규모-기준 아직도 ‘깜깜’

    정부가 북한의 금강산 공연 돌연 취소로 우왕좌왕하는 가운데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을 앞둔 공연장들도 애가 타고 있다. 2월 8일 강원 강릉아트센터에서, 11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공연이 예정돼 있지만 주무 부처인 통일부가 초청 규모는 물론이고 일반 관람객들의 입장 방식 등 기본 사항도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강릉아트센터 관계자는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등 사전점검단이 다녀가고 일주일이 넘었는데 객석을 전부 초청석으로 할 건지, 선착순으로 관객들을 입장시킬지, 시민들은 어떻게 초대할지에 대해 정부가 아무런 언질이 없다”고 말했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도 처지는 마찬가지다. 한 관계자는 “정부가 공연장 측과는 상의 없이 일반 관람객을 다 초청한다고 발표해서 당황스러웠다. 애초부터 유료화 검토는 없었던 것 같은데 극장 측도 이번 기회에 대국민 홍보를 한다고 생각하고 그냥 있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현송월 등 북측 점검단은 방남 당시 남다른 공연 의지를 피력했다고 한다. 남북 실무접촉에 참여했던 정치용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은 30일 취임 기념 간담회에서 “(900여 석 규모의) 강릉아트센터를 우리 측에서 제의하자 현 단장이 ‘900석으로 뭘 보여줍네까. 남측에서 확실히 뭔가를 보여줄 만한 공간이 더 없겠습니까’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 감독은 “(북측에서) 오케스트라 단원 140여 명 가운데 50∼60명이 무대 앞쪽에서 춤과 노래를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문재인 정부에 평창 올림픽 기간 중 남측에 머물 북한 대표단에 대한 현금 지원 가능성을 두고 “우려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대화 국면이 시작된 이후 미 정부가 우리 측에 우려 섞인 의견을 전달한 것은 이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남북대화 과정에서 우리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알려 달라”고 말한 바 있다. 때문에 김정은이 평창 올림픽 전후 펼치는 유화 공세를 더 이상 지켜만 보지 않겠다는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30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주말 외교 채널을 통해 북한의 고위급 인사, 응원단이 포함된 대표단에 현금, 현물 등이 전달될 가능성을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북한 대표단의 예상 동선도 알아봤다고 한다. 한 외교 소식통은 “형식은 문의에 가까웠지만 사실상 우리 정부의 평창 관련 행보를 지켜보다 브레이크를 한 번 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은 북측 대표단 방남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등을 위반했는지와 관련해선 “한국 정부의 판단이 우선”이란 취지의 메시지를 우리 정부에 알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신진우·이설 기자}

    • 2018-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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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에 신종독감 확산… 8만여명 감염

    북한에서 신종 독감이 발생해 지난해 12월부터 8만여 명이 감염됐고 이 중 어린이 3명 등 4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민통선 인근 강원 지역에서 발생한 북한 내 구제역에 이어 독감까지 퍼지면서 평창 겨울올림픽과 남북 교류 행사 때 철저한 방역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은 ‘북한 A형 인플루엔자 발병’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12월부터 올 들어 이달 16일까지 A형(H1N1) 신종 독감에 걸린 환자 수가 8만1640명, 의심사례는 12만7000여 건에 이른다고 발표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북한 노동신문도 28일 ‘신형 독감과 그 예방대책’이라는 기사를 실었으나 정작 북한 내 피해 상황은 전하지 않았다. 북한에서 유행하는 A형 신종 독감은 국내에서도 유행하는 독감이다. 다만 북한에서는 백신 및 치료제 부족 등 열악한 보건 환경으로 상대적으로 심각한 감염병에 해당한다. VOA에 따르면 북한의 요청으로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과 치료제 오셀타미비르 3만5000여 정을 지원했고, 현재 5000정이 현지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북한 선수단과 예술단 등이 방남하는 과정에서 신종 독감이 국내에 퍼질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국내에는 치료제가 충분하고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어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용균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종 독감은 2009년에 이미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크게 유행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이 독감 바이러스에 집단면역이 된 상태라 다시 크게 유행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했다. 정부는 북한 선수들이 들어오는 모든 육로 지역에서 열 감지기 등을 설치해 독감 전파에 대비하고 있다. 신종 독감에 걸리면 대개 고열과 두통, 근육통을 동반하고 인후의 염증, 통증,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 박기준 질병관리본부 검역지원과장은 “발열이 발견되면 문진을 한 뒤 선수단 및 올림픽조직위 측에 알리고, 타미플루 처방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29일 “독감 발생 관련 동향을 계속 지켜보고 검역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 2018-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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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HK “2월 9일 평창서 韓日 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다음 달 9일 평창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일본 교도통신과 NHK는 양국이 2월 9일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식 직전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한반도평화만들기’ 포럼에서 “평창 올림픽 이후 북-미 대화가 시작될 수 있느냐가 국면 전환의 핵심”이라며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연기된 3월 25일까지) 북-미 대화가 시작될 수 있도록 견인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조 장관은 북한이 다음 달 8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건군절) 열병식에 대해 “북한이 갖고 있는 거의 모든 병기를 동원한 위협적인 열병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한편 통일부는 평창 겨울올림픽 남북교류 차원으로 열기로 한 금강산 합동 문화행사의 공연 장소로 금강산문화회관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측 선발대는 23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방북해 금강산 지구와 마식령스키장, 갈마비행장 등을 둘러봤다. 금강산문화회관은 620석 규모로 남북 관람객이 300명 내외로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다음 달 4일 전후로 놓고 판문점 채널을 통해 협의 중이다. 마식령스키장에서 열릴 남북 공동훈련에 참여할 우리 측 스키선수들은 전세 항공편을 타고 갈마비행장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양양공항에서 보잉737기에 탑승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통일부 관계자는 “마식령스키장 슬로프는 양호했고 곤돌라, 리프트도 정상 가동 중이었다”며 “갈마비행장 역시 시설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었고 관리상태도 괜찮았다”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 2018-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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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온 美재무차관, 간담회 돌연 취소… 정부 “대화무드 깨면 안된다” 요청한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돈줄 차단을 담당하는 시걸 맨델커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사진)이 25일 한국 언론과 인터뷰하려다 돌연 계획을 취소하고 출국했다. 미 행정부 내에서도 핵심인 재무부 차관이 예정됐던 언론 접촉을 당일 없던 일로 하는 건 흔치 않다. 일각에선 맨델커 차관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압박을 한국 언론에 설명하는 게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형성된 남북 대화 기조를 해칠 수 있다고 본 정부가 인터뷰 취소를 요청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추가 대북제재 대상을 발표했다. 중국, 홍콩을 들러 한국을 찾은 맨델커 차관은 당초 이날 정오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이날 오전 8시 50분경 오후 5시로 연기하더니 10분 후엔 아예 취소했다. 주한 미대사관은 “취소 사유에 대해 (언론과) 공유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들은 “차관이 원해서 인터뷰를 취소한 건 아니다” “대사관 차원의 결정은 아니었고 더 윗선의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소식통은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과 사전점검단이 오늘(25일) 방남하지 않나. 차관은 마지막에라도 간담회를 하고 출국하려 했는데 주한 미대사관도 어찌할 수 없는 한국 정부 고위급 차원의 요구가 있었고 미 당국도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안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미 국무부 관계자들은 간담회 취소가 가져올 파장에 대해서도 고려했으나 결국 취소했다. 맨델커 차관은 미 행정부에서 테러리스트들을 규제하고 대량살상무기 제공, 돈세탁 등을 차단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한마디로 대북 금융제재 주무 차관이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미 행정부가 이날 단행한 대북 독자제재 내용을 설명하고, 북한 핵·미사일 개발에 쓰일 수 있는 자금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요청 등을 수용해 이날 서울 시내의 한 식당에서 외교부 고위당국자들과 비공개 오찬 회동을 가진 뒤 출국한 것이다. 맨델커 차관은 앞서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고위급 회동에서 중국 정부에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 자금 조달을 도운 북한 공작원들의 추방을 요구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8-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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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기문 “평창 이후 남북화해 가능성 희박”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사진)은 25일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형성된 남북 대화 기조와 관련해 “올림픽이 끝난 뒤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태도에 따라 (오히려)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은 더 강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국 특파원 출신 언론인들의 모임인 한미클럽 주최 ‘평창 올림픽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올림픽 후 남북 회담이) 이어지지 않을 경우 다시 여러 문제가 생기고 북한이 오판하거나 오기로 도발할 경우에 여러 국제사회 반응이 초래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반 전 총장은 김정은이 신년사 이후 줄곧 유화적 제스처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 “과거 북한은 어려울 때 늘 평화의 제스처를 취했다”며 “여러 상황으로 보면 평창 이후 곧바로 어떤 화해 무드나 이런 것이 그대로 잘 이어질 가능성이 썩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창(올림픽)이 끝나면 당연히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의 합의대로) 남북 군사당국 간 회담이 이어져야 한다. 진정한 의미의 비핵화를 위한 회담으로 실질적 협의를 해나가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만 생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북한이 올림픽 개막일 전날로 건군절을 옮기고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가 대대적으로 (북한 참여를) 환영하고 환대했는데 그 답이 인민군 창군 기념일에 열병식을 하겠다는 것이니 심상치 않다”고 경계했다. 평창 올림픽이 북한의 선전장이 될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최근 미국 정치권에서 이와 관련한 우려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 “미국이나 이런 데서 (평창 올림픽이나 남북 대화 기조에 대해) 약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것 같고 좀 걱정스럽다. 우리가 이제는 북한에 대해 좀 의연하고 당당하게 하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연설 도중 “북한이 순수한 마음으로 평양에 왔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가 직후 ‘평양’을 ‘평창’으로 고쳐 말했다. 그의 ‘말실수’에 청중 사이에서 웃음이 터지자 “요새 언론에 (평양 올림픽 얘기가) 많이 나오다 보니, 양해해 달라”고 했다.신진우 niceshin@donga.com·신나리 기자}

    • 2018-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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