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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은 세계를 변화시키고 있고, 미국 반도체에 새로운 기회를 제시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21일(현지 시간) 미국 새너제이 컨벤션센터 연단에 서서 “미 공급망의 재건”, “AI 시대 파운드리 선두주자”와 같은 야심 찬 단어를 쏟아냈다. 겔싱어 CEO뿐이 아니었다. 인텔의 첫 파운드리(위탁생산) 행사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IFS) 다이렉트 커넥트 2024’에서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미 반도체 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하는 반도체법 ‘시즌2’를 예고하며 지속적 투자를 약속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얼굴을 내밀었다. 미국 AI 산업 리더들과 미 행정부 핵심 관료까지 총출동해 인텔 지원을 약속한 것이다.● AI 칩 수요 폭발… 미국이 뭉쳤다 이날 인텔의 발표에서 눈에 띄는 내용은 2027년까지 1.4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칩 양산에 성공할 것이라는 로드맵과 MS가 인텔로부터 1.8 나노 칩을 사들일 것이란 부분이었다. ‘나노 공정’은 웨이퍼 위에 그리는 각 회로 사이의 폭을 나노 단위로 줄여 칩 성능을 높이는 초미세 공정을 말한다. 현재까지 3나노 양산에 성공한 기업은 TSMC와 삼성전자밖에 없다. 인텔은 과거 7나노 공정에서도 애를 먹었다. 인텔 파운드리의 시장 점유율은 1% 안팎이고, 이에 의미 있는 고객사를 확보할지도 미지수였다. 그런 인텔이 삼성을 넘겠다는 자신감을 보인 것은 미국 AI 생태계라는 든든한 아군을 만났기 때문이다. 인텔은 이날 세계 시가총액 1위로 떠오른 MS를 비롯해 고객사로부터 약 150억 달러(약 20조 원) 규모 수주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AI 산업의 폭발적 성장을 바탕으로 미국이 반도체 생태계 재건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마침 MS나 오픈AI, 메타 등 미국 AI 빅테크 기업들은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려 자체 AI 칩 개발에 눈을 돌리고 있다. 맞춤형 칩을 만들어줄 파운드리 파트너도 애타게 찾는 중이다. MS는 지난해 ‘마이아 100’이라는 자체 개발 AI 칩을 공개했는데, 반도체 업계에서는 인텔이 이 칩의 생산을 맡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올트먼 CEO도 이날 겔싱어 CEO와의 대담에서 ‘AI 칩 기업 설립을 위해 실제로 7조 달러를 모으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핵심은 AI 컴퓨팅을 위해 훨씬 더 많은 칩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美 “1960년대 우주전쟁의 재현” 실리콘밸리 터줏대감 인텔은 2021년 3월 파운드리 산업에 재도전을 선언한 바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산업의 공급망을 점검하라는 첫 행정명령을 내린 뒤 한 달 만이었다. 이 행정명령은 당시 첨단 반도체가 대만과 한국에서만 생산되고 있다는 우려에서 나왔다. 이후 인텔은 줄곧 바이든 행정부와 ‘원팀’처럼 움직여 왔다. 2022년 바이든 대통령의 반도체법 서명식에는 겔싱어 CEO가 배석했다. 인텔은 이후 오하이오와 애리조나에 총 500억 달러(약 66조 원) 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미 반도체법 최대 수혜 기업으로도 꼽힌다. 바이든 행정부는 3월 초 인텔에 13조 원대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반도체 개발과 설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미국은 TSMC와 삼성전자에 빼앗긴 첨단 반도체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향후 인텔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러몬도 장관은 이날 행사에 화상으로 참석해 “미국 민관이 이렇게까지 전략적으로 나선 것은 1960년대 우주전쟁에 비견할 만하다”며 “미국이 모든 칩을 만들 수는 없지만 AI 시대 필수적인 첨단 칩은 (아시아로부터) 미국으로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삼성전자나 TSMC의 기술력을 뛰어넘을 만큼 수율 등을 갖췄는지는 미지수지만 미 빅테크와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면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라고 내다봤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회계연도 4분기(11∼1월)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69% 급증했다.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기는 했지만 시장 전망치도 훨씬 웃돈 그야말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것이다. 엔비디아는 21일(현지 시간) 2024년 자체 회계연도 4분기에 매출 221억 달러(약 29조5035억 원), 주당 5.15달러(약 6875원)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LSEG가 집계한 매출 전망치(206억2000만 달러), 주당 순이익 전망치(4.64달러)를 뛰어넘은 수치다. 지난해 전 세계를 뒤흔든 생성형 AI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65%, 순이익(122억8500만 달러)은 769% 급등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가속 컴퓨팅과 생성형 AI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극적인 전환점)’에 도달했다”며 “전 세계적으로 기업, 산업, 국가 전반에 걸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실적은 미 행정부가 첨단 AI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막은 환경에서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시장 전망치를 훌쩍 넘는 실적 발표에 뉴욕증시 시간외거래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장중 9.5%까지 뛰어올랐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고금리·고물가의 여파로 국내외 소비자 물가가 고공 행진하면서 올 상반기(1∼6월) 내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해 2월 이후 9번 연속 금리를 동결한 한국은행은 상반기 금리 인하에 선을 그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도 물가 상승에 따라 금리 조기 인하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내면서 한미 모두 긴축 장기화 가능성을 높였다.● “글로벌 물가 울퉁불퉁한 길 내려오고 있어” 22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상반기 내에 금리 인하가 어렵다는 기존 의견을 유지한다”면서 “상반기 이후 상황은 5월에 경제 관련 숫자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부분 금통위원은 아직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한은은 이날 연 3.5%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 총재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평탄한 길이 아니라, 울퉁불퉁한 길을 내려오고 있다”며 “국내외 변수가 많기 때문에 물가가 우리가 예상하는 대로 내려가는지 확인하고 금리 움직임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섣부른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경계했다. 그는 “한은의 중요한 역할은 금리 정책을 잘못해 부동산 가격을 인위적으로 올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적절한 시기가 돼 금리를 내릴 때도 부동산 가격이 자극되지 않도록 정부와 정책 공조를 해야 한다는 것이 그간의 교훈”이라고 했다. 한은이 당분간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것을 밝히면서 민간의 체감 경기는 더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민간 소비와 투자가 줄어들면서 기업의 체감 경기도 이달 들어 3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한은이 민간 소비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6%로 하향 조정한 것도 내수 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걸 의미한다. 다만 반도체 등 수출 회복세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1%로 유지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빨리 중단했고, 기준금리 자체도 미국 등에 비해 낮은 편”이라며 “올해 4분기(10∼12월)에야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美 연준도 기준금리 조기 인하 경계 미 연준도 기준금리 조기 인하가 자칫 물가 상승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며 경계하는 목소리를 냈다. 연준이 21일(현지 시간) 공개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지난 1년간 인플레이션이 완화됐지만 여전히 연준의 물가 상승률 목표치인 2%를 초과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회의록은 “2023년 물가 상승률이 예상치에 대부분 근접했지만, 위원들은 인플레이션 완화가 예상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는 가능성에 어느 정도 무게를 뒀다”며 “물가를 낮추는 데 상당한 차질이 생기면 금융 상황이 긴축돼 완화 속도가 더 느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일부 위원들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물가가 추가 상승할 위험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회의록이 공개되기 전 미셸 보먼 연준 이사 역시 미 워싱턴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어느 시점에서는 금리 인하를 시작하겠지만, 데이터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자신이 있진 않다”며 “확실히 지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인공지능(AI)은 세계를 변화시키고 있고, 미국 반도체에 새로운 기회를 제시했다.”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21일(현지 시간) 미국 세너제이 컨벤션센터 연단에 서서 “미 공급망의 재건”, “AI 시대 파운드리 선두주자”와 같은 야심찬 단어를 쏟아냈다. 겔싱어 CEO 뿐이 아니었다. 인텔의 첫 파운드리(위탁생산) 행사 ‘인텔파운드리서비스(IFS) 다이렉트커넥트 2024’에서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미 반도체 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하는 반도체법 ‘시즌2’를 예고하며 지속적 투자를 약속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얼굴을 내밀었다. 미국 AI 산업 리더들과 미 행정부 핵심 관료까지 총출동해 인텔 지원을 약속한 것이다. ● AI 칩 수요 폭발… 미국이 뭉쳤다이날 인텔의 발표에서 눈에 띄는 내용은 2027년까지 1.4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칩 양산에 성공할 것이라는 로드맵과 MS가 인텔로부터 1.8 나노 칩을 사들일 것이란 부분이었다. ‘나노 공정’은 웨이퍼 위에 그리는 각 회로 사이의 폭을 나노 단위로 줄여 칩 성능을 높이는 초미세 공정을 말한다.현재까지 3나노 양산에 성공한 기업은 TSMC와 삼성전자밖에 없다. 인텔은 과거 7나노 공정에서도 애를 먹어 왔다. 인텔 파운드리의 시장 점유율은 1% 안팎이고, 이에 의미 있는 고객사를 확보할지 여부도 미지수였다. 그런 인텔이 삼성을 넘겠다는 자신감을 보인 것은 미국 AI 생태계라는 든든한 아군을 만났기 때문이다. 인텔은 이날 세계 시가총액 1위로 떠오른 MS를 비롯해 고객사로부터 약 150억 달러(20조 원) 규모 수주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AI 산업의 폭발적 성장을 바탕으로 미국이 반도체 생태계 재건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마침 MS나 오픈AI, 메타 등 미국 AI 빅테크 기업들은 엔비디아 의존도에서 벗어나려 자체 AI 칩 개발에 눈을 돌리고 있다. 맞춤형 칩을 만들어줄 파운드리 파트너도 애타게 찾는 중이다. MS는 지난해 ‘마이아 100’이라는 자체 개발 AI 칩을 공개했는데, 반도체 업계에서는 인텔이 이 칩의 생산을 맡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이날 겔싱어 CEO와의 대담에서 ‘AI 칩 기업 설립을 위해 실제로 7조 달러를 모으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핵심은 AI 컴퓨팅을 위해 훨씬 더 많은 칩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美 “1960년대 우주전쟁의 재현”실리콘밸리 터줏대감 인텔은 2021년 3월 파운드리 산업에 재도전을 선언한 바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산업의 공급망을 점검하라는 첫 행정명령을 내린 뒤 한 달 만이었다. 이 행정명령은 당시 첨단 반도체가 대만과 한국에서만 생산되고 있다는 우려에서 나왔다.이후 인텔은 줄곧 바이든 행정부와 ‘원팀’처럼 움직여 왔다. 2022년 바이든 대통령의 반도체법 서명식에는 겔싱어 CEO가 배석했다. 인텔은 이후 오하이오와 애리조나에 총 500억 달러(66조 원) 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미 반도체법 최대 수혜 기업으로도 꼽힌다. 바이든 행정부는 3월 초 인텔에 13조 원대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반도체 개발과 설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미국은 TSMC와 삼성전자에 빼앗긴 첨단 반도체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향후 인텔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러몬도 장관은 이날 행사에 화상으로 참석해 “미국 민관이 이렇게까지 전략적으로 나선 것은 1960년대 우주전쟁에 비견할 만하다”며 “미국이 모든 칩을 만들 수는 없지만 AI 시대 필수적인 첨단 칩은 (아시아로부터) 미국으로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삼성전자나 TSMC 기술력을 뛰어넘을 만큼 수율 등을 갖췄는지는 미지수지만 미 빅테크와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면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라고 내다봤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엔비디아 회계연도 4분기(11~1월) 영업이익이 1년 전 대비 983%, 순이익이 769% 뛰어올라 이날 실적 발표 후 뉴욕증시 시간외거래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장중 9.5%까지 뛰어올랐다. 엔비디아는 21일(현지시간) 2024년 자체 회계연도 4분기에 매출 221억 달러(29조5035억원), 주당 5.15달러(6875원)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조사기관 LSEG가 집계한 매출 전망치(206억2000만 달러), 주당 순이익도 전망치(4.64달러)를 뛰어넘은 수치다. 지난해 전 세계를 뒤흔든 생성AI 파워 덕에 매출과 이익 모두 기록적으로 올랐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65% 뛰었고, 순이익도 122억8500만 달러(16조4004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33%, 전년 동기대비 769% 급등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가속 컴퓨팅과 생성 AI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에 도달했다”며 “전 세계적으로 기업, 산업, 국가 전반에 걸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티핑 포인트는 특정 현상이나 기술이 서서히 나타나다 어느 시점에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미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일부 AI 칩에 대해 중국 수출을 막았음에도 엔비디아 실적이 시장 전망을 뛰어넘자 시간외거래에서 엔비디아 주가도 수직 상승했다. 장중 9.5%가 넘어 10%에 육박하는 등 이틀연속 정규거래 하락분을 만회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엔비디아는 시장 전망치를 넘어선 매출이 H100과 같은 서버용 AI 칩 판매 호조 덕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데이터센터 사업은 409% 증가했고, 노트북과 PC용 그래픽 카드를 포함하는 게임 부문은 전년 대비 5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비디아는 “엔터프라이즈(기업용) 소프트웨어와 소비자 인터넷 애플리케이션, 자동차, 금융 서비스, 의료를 포함한 여러 산업 분야에서 강력한 수요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자체 회계연도 1분기(2~4월) 매출도 240억 달러를 가이던스로 제시해 시장 전망치(221억7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최근 미국 물가지표가 기대만큼 떨어지지 않아 시장의 애를 태우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는 완전히 사라지고 5월도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이달 14∼20일(현지 시간) 미 경제학자 104명을 설문조사해 20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1%가 6월을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시점으로 꼽았다. 1월 같은 조사에서 6월을 꼽은 응답률(45%)보다 6%포인트가량 높아졌다. 3월에 연준이 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것이라는 응답은 1월 조사에서는 13%였지만 한 달 뒤인 2월에는 ‘0(제로)’가 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달 초에도 “물가 상승률이 정책 목표인 2%대로 지속가능하게 떨어지고 있다고 ‘자신’할 만한 증거지표가 더 많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와 금리 인하 시점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1월 CPI 상승률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1% 올라 시장 전망치(0.2%, 2.9%)를 웃돌았다.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 격인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월 대비 0.3% 올라 전망치(0.1%)를 뛰어넘었다. 물가가 어딘가 착 달라붙은 듯 쉽사리 내려오지 않는 ‘끈적한’ 흐름이 이어지자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을 3월에서 5월로, 최근에는 6월로 옮기고 있다. 21일 오전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기준금리 선물시장 투자자들은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약 65%로 보고 있다. 한 달 전엔 5월 기준금리가 현재보다 내려가 있을 가능성을 85.2%까지 평가했었다. 반면 6월 인하 가능성은 약 79%로 내다보고 있다. 미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 카드를 배제해선 안 된다는 경고음도 나온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최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물가 상승 압박이 여전하다며 “연준의 다음 행보는 인하가 아닌 인상이 될 유의미한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연준의 금리 인상 확률을 약 15%로 내다봤다. 경기에 영향을 주지 않는 금리 수준인 이른바 ‘중립금리’ 자체가 올라갔다는 주장도 연준이 파격적인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에 힘을 싣는다.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통신 기고문에서 중립금리가 올랐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미 기준금리는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5.25∼5.50%까지 올랐지만 물가와 경제성장률을 효과적으로 제약할 만큼 충분히 높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과 세계 각국 주요 은행이 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론을 고수하면서 미국 등 각국 정계는 이례적으로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듯한 경고음을 내고 있다. 20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캐나다중앙은행이 조만간 금리를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월 금리 인하 기대를 저버린 파월 의장에 대해 ‘재집권 시 연준 의장을 바꾸겠다’며 연준을 압박하고 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유럽연합(EU)이 애플에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과징금 5억 유로(약 7200억 원)를 부과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U 당국이 애플에 벌금을 부과하는 건 처음으로, 3월 유럽의 디지털시장법(DMA) 시행과 더불어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규제 강화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EU 집행위원회가 다음 달 초 애플에 과징금 5억 유로를 부과하기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해당 과징금은 애플이 앱 운영사에 특정 결제 방식(인앱결제)을 강제했고, 자사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뮤직’과 경쟁하는 다른 기업들에 불이익을 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EU의 ‘벌금 폭탄’은 주요국 규제당국이 공정 경쟁을 방해하는 빅테크의 반칙 행위에 대해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다. 미국 역시 애플의 반독점 행위를 조사하고 있어 정부와 빅테크 간 갈등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빅테크 옥죄는 EU “우리는 애플을 사용하는 고객에게 (홍보) e메일조차 못 보낸다.” 2019년 3월 스웨덴 음원 스트리밍 업체인 ‘스포티파이’의 다니엘 에크 최고경영자(CEO)가 애플을 EU 집행위원회에 제소하며 한 말이다. 스포티파이는 애플 측에 수수료를 30% 내야 하는 결제 방식인 인앱결제(내부결제)를 이용하면 애플뮤직보다 자사 구독 가격이 높아진다고 성토했다. 이에 외부결제를 이용하도록 유도하면 애플이 애플뮤직보다 더 저렴한 서비스에 대한 경로는 물론이고 고객 홍보도 차단했다는 주장을 폈다. EU 집행위는 이후 4년 가까이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애플이 30% 결제 수수료를 받지 못하면 스포티파이 같은 음원 서비스의 노출이나 홍보를 막아 공정한 경쟁을 방해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EU 경쟁당국 관계자는 FT에 “애플의 행위는 불법이고, 단일시장에서 경쟁하도록 규정한 EU 규칙을 위배했다”며 “앱스토어 외부 사용자가 더 저렴한 대안으로 전환하지 못하도록 하는 애플의 행위를 금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에 대한 EU의 ‘벌금 폭탄’은 3월 DMA 전면 시행을 앞두고 향후 EU가 빅테크 기업과 반독점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DMA는 빅테크가 자사 플랫폼을 자사 서비스 판매에 유리하게 이용하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한다. ● 美도 애플 ‘폐쇄적 생태계’ 조사 EU뿐 아니라 미국도 애플을 비롯한 빅테크의 반독점 행위에 잇달아 제동을 걸고 있다. 미 법무부는 이미 구글의 광고 부문 반독점 행위를 비롯해 메타와 아마존에 대해서도 소송을 건 상태다. 뉴욕타임스(NYT)는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법무부가 애플의 반독점 행위를 조사해왔으며 이르면 상반기(1∼6월) 애플을 연방법원에 제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애플은 하드웨어(아이폰)와 소프트웨어(앱스토어)를 통해 자사 제품과 서비스를 경쟁사보다 유리하게 고객에게 판매해 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유의 ‘폐쇄적 생태계’가 플랫폼을 악용한 경쟁 방해 행위로 해석되고 있는 것이다. 아이폰 판매 증가에서 한계점에 부닥친 애플은 최근 애플페이나 애플뮤직, 애플TV와 같은 서비스를 통해 성장동력을 찾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EU와 미국 등 규제당국의 조치로 인해 이 같은 시도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애플 주가는 최근 한 달 동안 4.83% 하락했고, 시가총액 1위 자리도 마이크로소프트(MS)에 내줬다. 반면 같은 기간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42% 올랐다. NYT는 “향후 애플에 대해 제기될 것으로 보이는 소송은 이전의 소송보다도 훨씬 더 광범위할 가능성이 높다”며 “아이폰과 애플워치 같은 기기, 애플페이와 같은 서비스를 결합해 소비자들의 충성도를 끌어내왔던 애플의 강력한 비즈니스 모델이 전방위로 공격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13조 원대 규모의 보조금을 미 반도체 기업인 인텔에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삼성전자나 TSMC에 앞서 자국 기업에 먼저 대대적인 지원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 정부가 인텔에 지원을 고려 중인 금액은 100억 달러(약 13조3550억 원)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반도체법은 한국 대만 중국 중심의 첨단 반도체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끌기 위해 미 현지에 공장을 짓는 기업에 390억 달러의 직접 보조금과 750억 달러 상당의 대출 지원을 골자로 한다. 인텔에 보도된 대로 지급된다면 2022년 반도체법 시행 이후 최대 규모의 보조금이 된다. 앞서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이달 5일 로이터통신에 주요 반도체 기업들과 보조금 규모 등을 놓고 협상 중이라며 “향후 6∼8주 안에 몇 가지 발표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하반기(7∼12월) 미 정부에 보조금 신청을 마쳤다. 이후 기업 실사를 거쳐 현재까지 보조금의 규모, 지급 시점 등을 두고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 텍사스주 테일러에 약 170억 달러(약 22조7000억 원)를 투자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연내 가동을 목표로 건설을 진행 중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한다면 기존 반도체법 기조 대신 자국 기업에 대한 지원 집중으로 정책을 선회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만 TSMC를 겨냥해서도 “대만은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빼앗아 현재 90%에 이르는 생산 물량을 독점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고향 뉴욕에서 6000억 원이 넘는 ‘벌금 폭탄’을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 일가와 그의 사업체가 은행 대출을 받기 위해 ‘자산 부풀리기’를 한 끝에 부당 이익을 얻었다며 뉴욕 법원이 16일 벌금 3억5500만 달러(약 4741억 원)와 추가 이자를 내라고 판결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역대 최대 벌금이다. 가족기업인 트럼프그룹(Trump Organization)도 법원 판결로 은행 대출 청구 금지, 트럼프 부자(父子)의 경영 관여 금지 등 벌칙 조건이 따라 붙어 사실상 수년간 경영 마비가 예상된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추행 피해자인 작가 E 진 캐럴에 대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8330만 달러(약 1113억 원)도 물어야 한다. 일각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과 뉴욕 법원의 ‘악연’은 서막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음 달 25일에는 성추문 입막음 사건에 따른 문서 조작 혐의를 두고 미 전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첫 형사 재판을 받게 된다. ● “트럼프 ‘자존심’ 부동산까지 팔아야” 16일 뉴욕 맨해튼지방법원 아서 엔고론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트럼프그룹의 이른바 ‘사기 대출’ 의혹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트럼프 측에 3억5500만 달러를 벌금으로 내라고 판결했다. 이자까지 포함하면 4억5000만 달러(약 6010억 원)로 훌쩍 뛸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두 아들이 각각 3년, 2년씩 뉴욕주 내 사업체에서 경영을 할 수 없도록 했다. 사실상 경영권을 박탈한 것이다. 트럼프그룹은 뉴욕 은행에서는 대출도 신청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트럼프그룹은 최고경영진을 사실상 잃고, 부동산 운영의 필수적인 은행 자금줄도 끊기는 인사, 재정적 위기에 처하게 됐다. 앞서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은행과 보험사로부터 유리한 거래 조건을 얻기 위해 보유 자산 가치를 허위로 부풀려 신고했다며 2022년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엔고론 판사는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하고, 트럼프그룹 등이 얻은 부당 이익을 계산해 벌금 폭탄을 내린 것이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다며 “그들이 참회나 양심의 가책이 전혀 없는 것은 병적(pathological)”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그렇다 해도 벌금을 공탁해야 해 30일 이내에 6000억 원 이상을 마련해야 한다. 트럼프의 재정 상황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현금성 자산으로 벌금을 내도 모자라 결국 부동산을 매각해야 할 것”이라며 “당장 현금화하기 쉽지 않을 뿐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존심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분석했다. ● “50만 원 황금 스니커즈 출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판 뒤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 “우리가 항소에 성공하지 못하면 (기업들이 다 떠나) 뉴욕주는 사라질 것”이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벌금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다. ‘부당한 판결에 따른 벌금에 자금을 대자’라는 제목으로 미국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 글이 게시되자 개설 24시간 만에 8만4354달러(약 1억1000만 원)가 모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판결 다음 날 399달러(약 54만 원)짜리 ‘황금 운동화’를 선보이며 비싼 굿즈(기념품) 판매를 예고했다. 그는 17일 미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신발 박람회 ‘스니커즈 콘’에 등장해 황금색에 성조기가 그려진 ‘트럼프 스니커즈’를 선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이 나라를 빠르게 되돌릴 것이고, 젊은이들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니커즈 문화를 향유하는 젊은층에 호소하기 위한 전략인 동시에 굿즈로 자금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황금색 신발에는 ‘네버 서렌더 하이톱 스니커즈(절대 항복하지 않는 스니커즈)’라는 이름이 붙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고향 뉴욕에서 6000억 원이 넘는 ‘벌금 폭탄’을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 일가와 그의 사업체가 은행 대출을 받기 위해 ‘자산 부풀리기’를 한 끝에 부당 이익을 얻었다며 뉴욕 법원이 16일 벌금 3억5500만 달러(4741억 원)와 추가 이자를 내라고 판결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역대 최대 벌금이다. 가족기업인 트럼프그룹(Trump Organization)도 법원 판결로 은행 대출 청구 금지, 트럼프 부자(父子)의 경영 관여 금지 등 벌칙 조건이 따라 붙어 사실상 수년간 경영 마비가 예상된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추행 피해자인 작가 E. 진 캐럴에 대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8330만 달러(1113억 원)도 물어야 한다. 일각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과 뉴욕 법원과의 ‘악연’은 서막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음 달 25일에는 성추문 입막음 사건에 따른 문서 조작 혐의를 두고 미 전·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첫 형사 재판을 받게 된다. ● “트럼프 ‘자존심’ 부동산까지 팔아야”16일 뉴욕 맨해튼지방법원 아서 엔고론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트럼프그룹의 이른바 ‘사기 대출’ 의혹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트럼프 측에 3억5500만 달러를 벌금으로 내라고 판결했다. 이자까지 포함하면 4억5000만 달러(6010억 원)로 훌쩍 뛸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두 아들이 각각 3년, 2년씩 뉴욕주 내 사업체에서 경영을 할 수 없도로 했다. 사실상 경영권을 박탈한 것이다. 트럼프그룹은 뉴욕 은행에서는 대출도 신청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트럼프그룹은 최고경영진을 사실상 잃고, 부동산 운영의 필수적인 은행 자금줄도 끊기는 인사, 재정적 위기에 처하게 됐다. 앞서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은행과 보험사로부터 유리한 거래 조건을 얻기 위해 보유 자산 가치를 허위로 부풀려 신고했다며 2022년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엔고론 판사는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하고, 트럼프그룹 등이 얻은 부당 이익을 계산해 벌금 폭탄을 내린 것이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다며 “그들이 참회니 양심의 가책이 전혀 없는 것은 병적(pathological)”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그렇다해도 벌금을 공탁해야 해 30일 이내에 6000억 원 이상을 마련해야 한다. 트럼프의 재정 상황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현금성 자산으로 벌금을 내도 모자라 결국 부동산을 매각해야 할 것”이라며 “당장 현금화하기 쉽지 않을 뿐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존심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분석했다. ● “50만 원 황금 스니커즈 출시”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판 뒤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 “우리가 항소에 성공하지 못하면 (기업들이 다 떠나) 뉴욕주는 사라질 것”이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벌금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다. ‘부당한 판결에 따른 벌금에 자금을 대자’라는 제목으로 미국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 글이 게시되자 개설 24시간 만에 8만4354 달러(1억1000만 원)이 모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판결 다음날 399달러(54만 원) ‘황금 운동화’를 선보이며 비싼 굿즈(기념품) 판매를 예고했다. 그는 17일 미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신발 박람회 ‘스니커즈 콘’에 등장해 황금색에 성조기가 그려진 ‘트럼프 스니커즈’를 선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이 나라를 빠르게 되돌릴 것이고, 젊은이들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니커즈 문화를 향유하는 젊은층에 호소하기 위한 전략인 동시에 굿즈로 자금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황금색 신발에는 ‘네버 서렌더 하이탑 스니커즈(절대 항복하지 않는 스니커즈)’ 이름이 붙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13조 원대 규모의 보조금을 미 반도체 기업인 인텔에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삼성전자나 TSMC에 앞서 자국 기업에 먼저 대대적인 지원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 정부가 인텔에 지원을 고려 중인 금액은 약 100억 달러(약 13조 3550억 원)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반도체법은 한국 대만 중국 중심의 첨단 반도체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끌기 위해 미 현지에 공장을 짓는 기업에 390억 달러의 직접 보조금과 750억 달러 상당의 대출 지원을 골자로 한다. 인텔에 보도된 대로 지급된다면 2022년 반도체법 시행 이후 최대 규모의 보조금이 된다. 앞서 지나 러몬도 장관은 이달 5일 로이터통신에 주요 반도체 기업들과 보조금 규모 등을 놓고 협상 중이라며 “향후 6~8주 안에 몇가지 발표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하반기(7~12월) 미 정부에 보조금 신청을 마쳤다. 이후 기업 실사를 거쳐 현재까지 보조금의 규모, 지급 시점 등을 두고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 텍사스주 테일러에 약 170억 달러(약 22조7000억 원)를 투자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연내 가동을 목표로 건설을 진행 중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한다면 기존 반도체법 기조 대신 자국 기업에 대한 지원 집중으로 정책을 선회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만 TSMC를 겨냥해서도 “대만은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빼앗아 현재 90%에 이르는 생산 물량을 독점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한국과 수교라니… 뉴스를 보고 기뻐서 눈물이 났어요.”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 사는 리세테 곤살레스 씨(36)는 14일(현지 시간) 한국과 쿠바의 수교 소식을 마주하고 가슴이 뭉클했다. 2013년 쿠바 TV에서 한국 드라마 ‘아가씨를 부탁해’를 보고 한국에 빠져 한국어를 배운 지 11년. “드디어 두 나라가 ‘친구’가 됐다”는 벅찬 기분이 들었다. 아바나에 있는 한글학교 교사인 곤살레스 씨는 1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학생들도 ‘이제 우리도 한국 갈 수 있는 거냐’며 기뻐했다”며 “학교도 한국어 교사가 늘어나고, 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 같다”고 기대했다. 곤살레스 씨가 근무하는 한글학교는 2022년 재외동포재단의 지원을 받아 설립됐다. 쿠바는 우리 교민이 30명 남짓 살고 있지만, 아바나 한글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은 120명이 넘는다. 쿠바에서 한국어를 쓸 줄 아는 현지인 수가 교민보다 많은 셈이다. 학생들은 대부분 스무 살 전후지만, 한인 후손인 85세 할머니도 열심히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아바나 한글학교의 인기는 역시 한류의 영향이 크다. 외교 관계를 맺기 전부터 한국 음악과 드라마는 쿠바에서도 화제였다. 아바나대에서 언론정보학을 전공한 곤살레스 씨 역시 마찬가지. 쿠바는 국내에서도 화제였던 영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2001년)이나 살사 등으로 대표되는 문화적 자양분이 우수한 나라지만, 요즘 “10, 20대는 케이팝 댄스를 더 좋아하고 훨씬 잘 춘다”(곤살레스 씨)고 한다. 정호현 한글학교 교장도 “쿠바의 한인은 팬데믹 이전엔 60∼70명이었다가 현재 크게 줄었지만 쿠바의 한국문화 사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과의 수교가 쿠바 경제에 도움이 될 거란 희망 섞인 관측도 현지에선 나온다. 최근 쿠바는 물가 폭등으로 ‘역대급’ 경제난을 겪고 있다. 2021년 화폐 개혁 이후 비공식 시장에서 쿠바 페소(CUP)-달러 환율이 10배 이상 치솟아 당장 생필품 구매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 교장은 “쿠바에 18년 살았는데 최근 겪고 있는 인플레이션과 경제난이 가장 심각하다”고 전했다. “쿠바 사람도 언젠가 삼성에 취직해서 일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조만간 한국에 가볼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무척 큽니다. 그때까지 한국어를 더 열심히 배울게요.”(곤살레스 씨)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한국과 수교라니…뉴스를 보고 기뻐서 눈물이 났어요.”쿠바의 수도 아바나에 사는 리제트 곤잘레스(36) 씨는 14일(현지시간) 한국과 쿠바가 수교했다는 기사를 접하고 가슴이 뭉클했다. 2013년 쿠바 TV에서 본 드라마 ‘아가씨를 부탁해’를 보고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한지 11년 만에 두 나라가 ‘친구’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쿠바의 한글학교 교사인 곤잘레스 씨는 1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글학교 학생들도 ‘이제 우리도 한국에 갈 수 있는 거냐’며 다같이 기뻐했다”며 “학교에 한국어 선생님이 더 늘어나고, 우리 학생들에게도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K컬처에 빠진 쿠바 곤잘레스 씨가 교사로 근무하는 한글학교는 2022년 재외동포재단의 지원을 받아 설립됐다.쿠바에는 우리 교민 약 30여 명이 살고 있지만 아바나 한글 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은 120여 명이 넘는다. 쿠바에서 한국어를 쓰는 사람이 교민보다 현지인이 더 많은 셈이다. 쿠바의 한글학교 학생들의 평균 나이 스무살이지만 한인후손인 85세 할머니도 한글 배우기에 열심이다. 이들은 한국과 쿠바가 외교관계를 맺기 이전부터 한국 드라마와 K팝에 빠져 한글 학교를 찾았다고 한다. 곤잘레스 씨도 아바나 대학에서 언론정보학을 배운 뒤 한국 드라마와 음악에 빠져 한국어를 집중적으로 파기 시작했다. 쿠바는 살사 등 세계적으로 독특한 음악과 춤으로 유명하지만 곤잘레스 씨는 “요즘 쿠바 1020세대는 K팝 댄스를 더 잘추고 좋아한다”며 웃었다. 정호현 한글학교 교장은 기자에게 “쿠바의 한인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전 60~70명에서 현재 반으로 줄었지만 쿠바의 한국 문화 사랑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새로 드라마가 나오면 중남미 K컬처 팬들이 스페인어 자막을 입혀 쿠바를 비롯한 중남미로 빠르게 확산된다는 게 정 교장의 설명이다. ●경제난 속 “한국 기업 오나” 기대쿠바 현지인들은 최근 ‘역대급’ 경제난을 겪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쿠바는 2021년 달러와 쿠바 페소(CUP) 비율을 1:25로 하는 화폐 개혁을 단행했지만 현재 비공식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300페소 까지 치솟는 등 극심한 화폐가치 하락과 이에 따른 수입 물가 폭등에 시달리고 있다. 3년 동안 수입 물가가 10배 이상 뛰어 오른 것이다. 공식통계로는 연 물가상승률이 40~50%지만 비공식 외환시장을 포함해 실질적 물가 상승률은 훨씬 높을 것으로 경제학자들은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사회주의 국가에서는이례적으로 2021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정 교장은 “의사 월급이 한때 150달러는 갔지만 최근에는 20, 30달러로 떨어질 정도로 현재 경제난은 매우 심각하다”며 “18년 동안 쿠바에 살았지만 최근 인플레이션과 경제난이 가장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 한국과 쿠바 수교로 앞으로 양국 투자가 활성화되고 경제난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생기고 있다는 정교장의 설명이다. 특히 쿠바에 한국 기업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는 희망이 가장 크다. 정 교장은 “제자들이 단순히 한국이 좋아 한국어를 배우는데 그치지 않고, 언젠가 한국 기업에도 다닐 수 있다는 꿈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곤잘레스 씨도 “우리도 언젠가 삼성에 다닐 수 있겠다, 한국에 가볼 수 있는 날이 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어를 더 열심히 배워야겠다고 다짐했다”며 웃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대한민국은 외교관계의 성격(nature)을 결정할 주권이 있다.” 미국 국무부는 14일(현지 시간) 한국과 쿠바의 수교에 대해 한국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쿠바 수교는 극비리에 전격적으로 급물살을 타 미국에도 수교 12시간 전에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환영한다’ 같은 적극적인 표현 대신에 다소 원칙적인 답변으로 갈음했다. 이는 미국이 쿠바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강화하고 있는 최근 추세를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은 철통같이 굳건하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오랜 앙숙 관계인 쿠바는 유엔 무대에서 곧잘 북한과 중국, 러시아 편에 서는 몇 안 되는 국가다. 2022년 유엔총회에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결의안이 채택될 때 쿠바는 기권한 바 있다. 미국은 1959년 쿠바 혁명 직후인 1961년 쿠바와 단교했다. 2015년 7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재수교를 맺고 테러지원국 지정도 해제하며 화해 무드가 조성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한 뒤 “쿠바가 콜롬비아 반군 등에게 은신처를 제공한다”며 비난 수위를 높이며 양국 관계는 또다시 경색됐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기 종료를 8일 앞둔 2021년 1월 12일에 쿠바를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다. 미국이 한-쿠바 수교에 공개적으로는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긴 했지만 쿠바가 중국 편향으로 기울기보다는 한국과도 친교를 맺는 게 미국에 나쁠 게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지정학적으로 코밑에 있는 쿠바가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중국과 급격하게 가까워지는 것을 극도로 경계해왔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한국과 쿠바가 전격적으로 외교 관계를 맺었지만 아직 쿠바 관광에는 걸림돌이 남아 있다. 바로 쿠바 방문 시 전자여행허가제(ESTA)를 통한 무비자 미국 입국이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7월부터 쿠바 방문객에 대한 비자면제프로그램(VWP) 적용 불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미국이 쿠바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2021년 1월 12일 이후 쿠바를 방문한 적이 있는 사람은 ESTA 발급이 불가능하고, ESTA를 이미 소지한 사람도 입국이 거절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ESTA는 한미 간 비자면제프로그램에 따라 최대 90일간 관광·상용 목적으로 미국을 무비자 방문할 때 적용되는 제도다. 미 국무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ESTA가 이미 발급됐다고 하더라도 그 후 여행자가 쿠바에 체류했다면 ESTA는 취소된다”며 “미국 여행을 원하는 사람은 각국 미국대사관 등에서 비자를 신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나 군 관련 공무 때문에 쿠바를 방문한 사람은 ESTA를 발급받을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방송에서 쿠바를 찾은 여행 유튜버 ‘곽튜브’ 등도 얼마 전 미국 여행을 위해 주한 미국대사관에 관광비자 발급을 위한 인터뷰를 신청해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 동맹국이자 쿠바와 수교 관계에 있는 영국이나 캐나다 등의 국민에게도 해당되는 내용이다. 이 때문에 소셜미디어 여행 게시글에는 ‘미 무비자 입국 포기냐, 쿠바 여행이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지난해 쿠바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며 쿠바를 방문한 해외 여행객에게 ‘까다로운 미국 입국’이라는 불이익을 주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쿠바는 이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7∼12월) 이후 관광객 감소 우려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양국 간 경제 협력은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2022년 쿠바에 대한 한국의 수출액은 1400만 달러(약 190억 원)에 그쳤다. 재계에서는 국내 기업의 에어컨, 스마트폰, 의료기기 등이 쿠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유성준 KOTRA 아바나무역관장은 동아일보 통화에서 “이번 수교로 양국 간 교류가 공식적으로 가능해졌다는 점에선 긍정적이지만 쿠바에 대한 미국 경제 제재가 완화되지 않아 단기적인 무역 변화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올해 전 세계 억만장자가 번 돈은 대부분 인공지능(AI)에서 나왔다.” 세계 500대 부호가 올 들어 번 돈의 96%가 AI 관련 자산에서 나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5일 분석했다. AI 관련 산업이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기존 부호를 더 큰 부호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억만장자도 속속 탄생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AI 반도체 시장을 선점한 엔비디아는 13일과 14일 양일간 각각 아마존, 구글 모회사 알파벳을 모두 제치고 미 시가총액 3위 기업에 올랐다. 이제 엔비디아보다 앞에 있는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뿐이어서 AI 산업의 위력을 보여 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 500대 부호, 올 들어 AI로 1240억 달러 벌어 블룸버그가 전 세계 부호의 재산을 집계하는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올 1월 1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세계 최고 부자 500명이 번 돈의 96%인 총 1240억 달러(약 165조 원)가 AI 관련 자산에서 나왔다. AI가 세계 최고 부자들을 더욱 부자로 만들고 있는 셈이다. 약 한 달 반 동안 AI로 가장 많은 돈을 번 부자는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 모기업 메타의 저커버그 CEO였다. 그의 전체 재산은 약 1700억 달러이며 이 중 대부분인 1610억 달러가 AI 관련 자산이다. 특히 올해 늘어난 AI 관련 자산이 371억 달러이다. 메타는 지난해 AI를 최우선 사업으로 규정하고 대규모언어모델(LLM) ‘라마 2’를 출시했다. 올해도 AI 산업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2위는 196억 달러를 번 황 CEO, 3위는 161억 달러를 번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각각 차지했다. 4위는 챗GPT를 만든 오픈AI와 파트너십을 맺은 주역인 MS의 스티븐 발머 전 CEO, 5위는 래리 엘리슨 오러클 회장이다. AI 산업의 활황은 신규 부호 또한 대거 탄생시켰다. AI용 고성능 컴퓨터를 제조하는 슈퍼마이크로컴퓨터(SMCI)의 공동 창업자 찰스 리앙의 재산은 지난해보다 3배 늘어 현재 62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AI 데이터 분석업체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의 알렉스 카프 공동 창업자가 보유한 팔란티어 주식도 7일 하루에만 약 31% 올랐다. 그의 재산 역시 28억 달러가 됐다. 재일교포인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의 자산 또한 올 들어 37억 달러 늘었다. 소프트뱅크가 지분 95%를 소유한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의 매출 증가와 주가 상승 덕이다.● 엔비디아 호황에 TSMC-AMD도 수혜 블룸버그는 500대 부호 중 최대 승리자가 황 CEO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 주가가 고공 행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미국 뉴욕 증시의 엔비디아 주가는 전일 대비 2.46% 오른 739.0달러로 마쳤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 또한 1조8253억 달러(약 2438조 원)를 기록해 알파벳을 제쳤다. 주가는 올 들어 49% 올랐다. 최근 1년간의 상승폭 또한 221%에 달한다. 주가 상승세가 전문가 예측보다 훨씬 빠른 탓에 많은 월가 애널리스트 또한 목표 주가를 상향하는 데 애먹을 정도라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엔비디아 시총은 약 1년 반 전인 2022년 8월만 해도 3000억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이후 무서운 상승세를 거듭하여 지난해 6월 시총 1조 달러가 됐다. 약 8개월 만에 MS와 애플에 이어 시총 ‘2조 달러’ 기업을 넘보고 있다. 엔비디아의 호황 덕에 엔비디아의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대만 TSMC의 주가까지 덩달아 뛰고 있다. 15일 대만 증시에서 TSMC 주가는 전일 대비 7.89% 오른 697.0대만달러로 마쳐 2020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비디아의 주요 경쟁사인 미 반도체업체 AMD의 주가도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리사 수 AMD CEO의 순자산 또한 12억 달러로 추산된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대한민국은 외교관계의 성격(nature)를 결정할 주권이 있다.”미국 국무부는 14일(현지 시간) 한국과 쿠바의 수교에 대해 한국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쿠바 수교는 극비리에 전격적으로 급물살을 타 미국에도 수교 12시간 전에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미국은 ‘환영한다’와 같은 적극적인 표현 대신 다소 원칙적인 답변으로 갈음했다. 이는 미국이 쿠바에 대한 경제제재를 강화하고 있는 최근 추세를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은 철통같이 굳건하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오랜 앙숙 관계인 쿠바는 유엔 무대에서 곧잘 북한과 중국, 러시아 편에 서는 몇 안 되는 국가다. 2022년 유엔총회에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결의안이 채택될 때 쿠바는 기권한 바 있다. 미국은 1959년 쿠바 혁명 직후인 1961년 쿠바와 단교했다. 2015년 7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재수교를 맺고 테러지원국 지정도 해제하며 화해 무드가 조성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한 뒤 “쿠바가 콜롬비아 반군 등에게 은신처를 제공한다”며 비난 수위를 높이며 양국 관계는 또 다시 경색됐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기 종료를 8일 앞둔 2021년 1월 12일에 쿠바를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다.미국이 한-쿠바 수교에 공개적으로는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긴 했지만 쿠바가 중국 편향으로 기울기보단 한국과도 친교를 맺는 게 미국에 나쁠 게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지정학적으로 코밑에 있는 쿠바가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중국과 급격하게 가까워지는 것을 극도로 경계해왔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한국과 쿠바가 전격적으로 외교 관계를 맺었지만 아직 쿠바 관광에는 걸림돌이 남아 있다. 바로 쿠바 방문 시 전자여행허가제(ESTA)를 통한 무비자 미국 입국이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7월부터 쿠바 방문객에 대한 비자면제프로그램 적용 불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미국이 쿠바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2021년 1월 12일 이후 쿠바를 방문한 적이 있는 사람은 ESTA 발급이 불가능하고, ESTA를 이미 소지한 사람도 입국이 거절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ESTA는 한미 간 비자면제프로그램(VWP)에 따라 최대 90일간 관광·상용 목적으로 미국을 무비자 방문할 때 적용되는 제도다.미 국무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ESTA가 이미 발급됐다 하더라도 그 이후 여행자가 쿠바에 체류했다면 ESTA는 취소된다”며 “미국 여행을 원하는 사람은 각국 미국대사관 등에서 비자를 신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나 군 관련 공무 때문에 쿠바를 방문한 사람은 ESTA를 발급받을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방송에서 쿠바를 찾은 여행 유튜버 ‘곽튜브’ 등도 얼마전 미국 여행을 위해 주한 미국대사관에 관광비자 발급을 위한 인터뷰를 신청해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한국뿐 아니라 미 동맹국이자 쿠바와 수교 관계에 있는 영국이나 캐나다 등의 국민에게도 해당되는 내용이다. 이 때문에 소셜미디어 여행 게시글에는 ‘미 무비자 입국 포기냐, 쿠바 여행이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한 외교소식통은 “미국이 지난해 쿠바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며 쿠바를 방문한 해외 여행객에게 ‘까다로운 미국 입국’이라는 불이익을 주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쿠바는 이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7~12월) 이후 관광객 감소 우려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양국 간 경제 협력은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2022년 쿠바에 대한 한국의 수출액은 1400만 달러(약 190억 원)에 그쳤다. 재계에서는 국내 기업의 에어컨, 스마트폰, 의료기기 등이 쿠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유성준 KOTRA 아바나무역관장은 동아일보 통화에서 “이번 수교로 양국 간 교류가 공식적으로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쿠바에 대한 미국 경제 제재가 완화되지 않아 단기적인 무역 변화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한풀 꺾였다. 당초 올해 5월을 금리 인하 시점으로 점쳤던 월가는 이젠 6월 인하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우려로 14일 국내 증시가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미 노동부는 13일(현지 시간)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1%,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각각 시장 전망치인 2.9%, 0.2%를 상회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대비 3.9%, 전월 대비 0.4% 뛰었다. 이 또한 시장 전망치(3.7%, 0.3%)를 웃돌았다. 최근 미국의 물가 상승은 주거비와 식료품 가격이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5% 하락한 38,272.75로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모두 1% 이상 급락했다. 이날 증시 하락은 인플레이션이 길어지면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미뤄져 증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됐다. 그동안 월가에서는 5월 금리 인하 전망이 대세였지만 이날 CPI 발표 이후 ‘6월 인하’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선물(先物) 거래를 통해 향후 기준금리 수준을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5월 금리를 내릴 확률은 12일만 해도 50%를 넘었지만 14일 현재 40% 선으로 떨어졌다. 반대로 연준이 5월에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같은 기간 약 40%에서 50% 이상으로 높아졌다. 스파탄캐피털증권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통신에 “한두 달 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게 나온다면 6월 (인하)도 물 건너가고 9월까지 내다봐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지속가능하게 물가가 2%로 떨어지고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이 만족할 만큼 인플레이션이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지 않으면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출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의 물가 충격에 이달 들어 강세를 보이던 코스피에도 제동이 걸렸다. 1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0%(29.22포인트) 떨어진 2,620.42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2,601.99까지 하락해 2,600 선이 위협받았다. 특히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 종목으로 분류된 금융주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삼성화재는 7.37% 급락했고 KB금융(―3.44%), 하나금융지주(―3.78%), 우리금융지주(―2.50%) 등도 줄줄이 내렸다. 긴축 경계감이 높아지면서 달러 가치도 급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3원 오른 1335.4원에 마감했다. 엔-달러 환율도 지난해 11월 이후 약 3개월 만에 달러당 150엔대까지 상승(엔화가치 하락)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1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부에 위치한 공립도서관. 어둠이 몰려오자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영화배우 우마 서먼, 패션지 ‘보그’ 편집장 애나 윈투어, 전 모델 알렉사 청 등 유명인을 태운 검정색 자동차들이 잇달아 도착했다. 이들을 찍으려는 취재진으로 입구부터 북적일 정도였다. 줄지어 도서관으로 들어가니 로비의 긴 회랑이 패션 런웨이로 바뀌어 있었다. 뉴욕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토리 버치의 2024 가을겨울 시즌 패션쇼가 펼쳐지는 현장이었다. 장내에는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라단조’ 음악이 흐르고 조명이 꺼졌다 켜졌다 했다. 이후 기다란 도서관 복도로 조명에 반짝이는 볼륨감 있는 드레스를 입은 모델이 등장했다. 약 15분간 참석자들은 런웨이의 마법에 빠졌다.》 ‘런웨이’로 변한 뉴욕 버치는 “우리는 매일 숭고한(sublime) 일상을 위해 고민하며 살고 있다. 낡은 재킷, 램프의 갓, 심지어 샤워캡에서도 (영감을) 얻는다”며 이번 컬렉션이 일상의 소소한 모든 것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날 패션쇼는 9∼14일 열리는 뉴욕 패션위크의 일환이다. 1년에 두 번 열리는 세계적 패션 행사로 이 기간 뉴욕 곳곳에서는 약 70명의 뉴욕 기반 디자이너들이 6개월 후 매장에 등장할 디자인을 앞서 선보인다. 뉴욕을 시작으로 영국 런던, 이탈리아 밀라노, 프랑스 파리의 패션위크로 이어지는 이른바 세계 4대 패션 도시의 ‘패션 먼스’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뉴욕 패션위크 기간에는 세계 각국의 패션계 인사, 패션지 관계자, 바이어, 소셜미디어 스타들이 몰려 길거리 분위기가 달라진다. 13일에는 뉴욕시 공립학교가 모두 원격 수업으로 전환할 정도로 눈보라가 몰아닥쳤지만 봄옷을 입고 사진을 찍는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들이 눈에 띌 정도다. 뉴욕시 당국은 이를 통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 세계에 뉴욕을 알리는 홍보의 장이 된다는 점에서 반긴다. 경제 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관광,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를 합쳐 패션위크 일주일 동안에만 최소 약 9억 달러(약 1조2000억 원)의 파급 효과가 발생한다. 과거 1990년대에는 뉴욕 브라이언트 파크에 설치된 거대한 텐트에서 뉴욕 패션위크가 열렸다. 2010년 링컨센터 등을 거쳐 올해에는 역사적인 오피스 빌딩인 ‘스타렛리하이’ 빌딩으로 공식 개최 장소가 옮겨졌다. 하지만 유명 디자이너들은 지정 장소가 아닌 도서관, 음식점, 공연센터 등 시 곳곳을 런웨이로 바꿔놓았다. 또 다른 유명 디자이너 토미 힐피거는 그랜드센트럴역 지하 식당가의 115년 된 식당 ‘오이스터 바’를 패션쇼 장소로 삼았다. ‘뉴욕 모먼트’를 테마로 아메리칸 클래식을 선보인다는 취지였다. 최근에는 한국 서울, 일본 도쿄, 덴마크 코펜하겐 등도 ‘세계 5대 패션 도시’ 안에 들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뉴욕 패션위크 직전인 이달 1∼5일에 서울 패션위크가 열린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패션 먼스’의 시작을 뉴욕이 아닌 서울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패션위크는 죽었다? 패션위크의 역사는 194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패션 중심지라는 파리의 명성을 넘어보려는 뉴욕의 패션 마케터들이 1943년 언론을 대상으로 미리 판매할 의상을 선보이기 위해 ‘프레스 위크’를 만들었던 것이 시초였다. 이후 파리와 밀라노 런던이 합류하며 현재의 ‘패션 먼스’가 자리 잡았다. 패션쇼를 통해 홍보도 하고, 백화점 바이어들은 현장 반응을 보고 미리 어떤 옷을 구매할지 결정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다만 정보기술(IT) 산업의 급격한 발달로 패션업계에도 디지털 혁명이 불어 닥친 데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덮치며 기존 패션쇼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온라인으로 패션 브랜드가 직접 다양한 방법으로 디자이너의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데 굳이 ‘비싼’ 오프라인 행사가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이 커진다는 논리다. 특히 프랑스의 세계적 럭셔리 브랜드 샤넬, 에르메스 등처럼 럭셔리 브랜드가 많지 않은 뉴욕이 파리에 밀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에도 유명 인플루언서 테일러 호킨스가 “뉴욕패션위크는 죽었다”고 선언해 논란이 확산됐다. 대표적인 뉴욕 기반 럭셔리 브랜드로 꼽히는 ‘더 로’ 또한 뉴욕이 아닌 파리 패션위크로 옮겨 갔다. 뉴욕의 또 다른 대형 브랜드 ‘랄프로렌’ 또한 이번 패션위크에 불참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오프라인 패션쇼 또한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며 진화한다고 본다. 2016년 탄생한 디자이너 브랜드 ‘케이트’가 뉴욕 패션위크의 스타로 떠오르는 등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할 수 있는 기능은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토리 버치도 코로나19 이후 패션위크로 돌아왔고 뉴욕타임스(NYT) 등으로부터 “브랜드 변신에 성공했다” “다시 쿨(cool)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패션쇼를 통해 2000년대 유행했던 로고 박힌 플랫슈즈 이미지에서 탈피했다는 의미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팬데믹에 멈췄던 패션위크가 재개되면서 쇼를 통해 디자이너의 정체성과 다가올 패션 트렌드를 알리고, 디지털과 결합하면서 오히려 더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K패션의 도전 “남는 자리 없나요?” 미 북동부에 눈폭풍이 몰아친 13일 뉴욕 패션위크의 개최 장소인 스타렛리하이 빌딩 앞에는 긴 줄이 서 있었다. 이날 이곳에서는 한국 신진 디자이너를 소개하는 ‘컨셉코리아(Concept Kroea)’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K패션을 알리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행사다. 이 행사의 참석 예정자가 불참할 때를 대비해 남는 자리를 차지하려고 거센 눈보라 속에도 많은 뉴욕 시민이 줄을 섰다. 10대 딸과 함께 줄을 선 한 50대 여성은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아 패션도 궁금해 찾아와 봤다”고 했다. 이날 컨셉코리아는 박현 디자이너의 ‘므아므(MMAM)’, 강요한 디자이너의 ‘참스(CHARM’S)’, 김희진 디자이너의 ‘키미제이(KIMMY J)’ 등이 함께 패션쇼로 진행됐다. 이날 K팝 그룹 몬스타엑스의 멤버 ‘셔누’가 모델로 등장해 관심을 모았다. 이처럼 올해 뉴욕 패션위크에서도 K패션의 도전이 눈길을 끌었다. 사실 미국에서 K패션은 한국 드라마와 음식에 비해 존재감은 떨어지는 편이다. K팝 스타의 패션은 각광을 받지만 한국 디자이너들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인 셈이다. 컨셉코리아 또한 2010년부터 꾸준히 뉴욕의 문을 두드려 왔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신진 디자이너에게 꾸준히 뉴욕 패션위크를 통해 브랜드를 알리고 현지 바이어와 계약을 맺는 단계로 갈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수 뉴욕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