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아

이청아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구독 34

추천

안녕하세요. 이청아 기자입니다.

clearlee@donga.com

취재분야

2024-05-17~2024-06-16
국제일반28%
미국/북미19%
인사일반16%
경제일반13%
국제정치6%
사회일반6%
국방3%
금융3%
국제정세3%
유럽/EU3%
  • 전쟁 이틀새 사망자 1200여명-부상자 5000여명… 이스라엘 150명 피랍, 팔레스타인 12만명 난민

    7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이후 양측 교전이 이어지면서 인명 피해가 늘고 있다. 9일 이스라엘 언론 하아레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사망자는 최소 1200명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서 각각 700명, 493명 넘게 희생됐다. 양측 부상자 또한 5000명이 넘는다. 가자지구와 이스라엘에서 각각 최소 2751명, 2300명이 다쳤다. 특히 오토바이를 탄 하마스 대원들이 사냥하듯 군중을 향해 총격을 가한 이스라엘 남동부 네게브 사막 음악 축제 현장에서는 8일 시신 260구가 발견됐다고 미국 CNN방송 등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대원들이 침투했던 가자지구 국경 주변 20여 개 마을 통제권을 장악했다고 9일 오전 밝혔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남부 베르셰바 남부군사령부를 방문해 “가자지구 전면 봉쇄를 지시했다”면서 “(가자지구에) 전기도 식량도 연료도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이 닫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망자, 실종자, 인질 중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우크라이나 멕시코 중국 태국 네팔 등 외국인이 대거 포함됐다. AP통신은 미국인 최소 4명이 숨졌고 7명이 실종됐다고 8일 전했다. 9일 태국 정부는 태국인 12명이 숨지고 11명이 납치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서는 태국인 노동자 약 3만 명이 일하고 있다. 네팔과 우크라이나 정부도 각각 자국민 10명, 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알리시아 바르세나 멕시코 외교장관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멕시코인 최소 2명이 인질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공개했다. 하마스 측은 아랍 매체 알가드에 “100명 넘는 인질을 붙잡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적어도 150명이 납치됐다고 공개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 감옥에 갇힌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을 위해 인질을 이용할 가능성과 함께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완전 점령을 시도할 경우 이들을 ‘인간 방패’로 이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9일 하마스 측이 카타르의 중재를 통해 여성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가자 주민 약 12만 명이 난민으로 전락했다. 주민 지아드 알 사드 씨(63)는 미 뉴욕타임스(NYT)에 “뒤에는 바다가, 앞에는 이스라엘이 있다. 피란처를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홍콩 캐세이퍼시픽, 에어인디아, 아메리칸항공 등은 이스라엘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고 CNN이 9일 전했다. 다만 대한항공 측은 이스라엘 체류객 귀국을 위한 특별편을 편성할 방침이라고 이날 밝혔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0-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변화했다 믿었지만 틀려”…하마스, 제재 완화 틈타 공격 준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인) 가자지구에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면 하마스를 억제하고 안정을 가져올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우리는 틀렸다.”이스라엘군 관계자는 9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방위 공격에 이스라엘이 속수무책으로 당한 이유를 이같이 말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경제 제재를 완화해 이 지역을 장악한 하마스의 변화를 끌어낸다는 ‘이스라엘판 햇볕정책’의 효과를 과신하는 사이 평화 무드 속에 정치적 입지 위축을 우려한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철통 방공망 ‘아이언돔’을 뚫을 작전을 준비해 허를 찔렀다. 하마스의 기만전술을 읽어내지 못한 ‘가짜 평화’가 이스라엘의 안보불감증으로 이어지면서 50년 만에 최대 안보 실패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제제 완화 틈타 공격 준비한 하마스이스라엘은 2021년 하마스와 무력 충돌한 ‘11일 전쟁’ 직후 가자지구에 대한 강력한 봉쇄 정책을 완화하며 중동 평화 무드를 꾀했다. 이스라엘의 제재로 가자지구 주민들의 삶이 궁핍해질수록 테러와 무력 도발 가능성이 커진다는 지적에 따라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일자리와 전력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이들에게 1만5500개의 취업 허가를 내줘 이스라엘과 서안지구에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승인했다. 월급은 가자지구 평균 임금의 4배에 달했다. 이스라엘은 또 하루 12시간만 전기가 공급되던 가자지구에 전기 공급을 늘리기 위해 하마스와 카타르의 연료 거래를 중개했다. 기대는 실현되는 듯 했다. 지난해 서안지구를 중심으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이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등 이-팔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하마스는 이스라엘 공격에 거리를 뒀다. 당시 하마스는 “이스라엘 점령에 대한 저항과 가자지구 주민들에 존엄한 삶을 제공해야 하는 의무 사이에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이스라엘의 ‘햇볕정책’을 중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이는 대규모 공격 계획을 감추기 위한 하마스의 기만전술이었다. 하마스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면서 하마스 (도발을) 억제하고 있다고 믿었다”며 “하마스는 전례 없는 정보전으로 이스라엘과 싸울 의향을 감추면서 대규모 작전을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하마스는 이 기간에 아이언돔을 무력화시킬 로켓포 등 무기를 비축하고 이스라엘 정착촌 모형까지 건설해 모의 침투 작전을 훈련했다.● 안전불감증에 뚫린 세계 최고 첩보망이스라엘이 하마스에 허를 찔린 데는 첩보력과 군사력에 대한 과신도 배경이 됐다는 지적이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전역에 전자 도청 시스템과 촘촘한 정보망을 구축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하마스의 무기 거래를 수차례 사전 포착해 압수하기도 했다.그런데도 모사드 등 정보기관은 하마스의 전방위 공격에 대해선 사전 첩보를 받지 못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휴민트(HUMINT·인적정보망)를 색출해낸 것은 물론 이스라엘의 도감청 역량을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이스라엘 내 정치적 혼란도 정보기관을 취약하게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 워싱턴포스트(WP)는 “모사드, 신베트와 같은 이스라엘 정보기관 엘리트들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종교적이고 극우적인 정부에 크게 반발해왔다”고 전했다. WP는 9·11테러 직전인 2001년 미국은 대선 개표 분쟁으로 어수선한 상황이었고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이 서로 반목하느라 정보전에 실패한 것을 예로 들며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정치적 혼란을 활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안보불감증도 문제였다. 올 초부터 서안지구뿐 아니라 가자지구에서도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산발적인 공격이 있었고 하마스 민병대가 이번 공격을 앞두고 대규모 야외 훈련을 진행한 만큼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사전에 공격 징후를 파악할 수도 있었다. 하마스의 공격 당시 가자지구에서 불과 5㎞ 떨어진 곳에서 대규모 음악축제가 열려 이곳에서만 260명의 사망자가 속출하고 수십 명이 납치된 것도 안보불감증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이집트 정보기관 역시 이스라엘에 “조만간 뭔가 큰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여러 번 경고했지만 이 역시 간과됐다고 AP통신은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0-09
    • 좋아요
    • 코멘트
  • “고물가에 못살겠다” 美 의료노조 7만5000명 사상최대 파업

    미국의 보건의료 산업 종사자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파업에 돌입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4일 보도했다. 올 들어 할리우드의 작가 및 배우 노조, 자동차노조 등도 속속 파업에 돌입하는 등 미 노동 쟁의가 잇따르고 있다. 미 대형 의료기업 ‘카이저 퍼머넌트’ 직원 7만5000명은 이날부터 6일까지 사흘간 파업에 돌입했다. 간호사, 약사는 물론이고 기술직 및 사무직 직원, 청소부 등까지 직군을 가리지 않고 파업에 동참했다. 이는 미 노동통계국이 관련 데이터를 수집한 1993년 이후 의료계 최대 규모의 파업이라고 WSJ는 전했다. 미 전역에서 병원 수백 곳을 운영 중인 카이저 퍼머넌트의 전체 직원은 약 21만 명이다. 노조 측은 임금 최소 24.5% 인상, 직원 충원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열악해진 근무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사측과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 측은 고물가로 실질임금이 대폭 감소한 데다 올 상반기 실적이 호조를 기록한 만큼 높은 수준의 임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카이저 퍼머넌트는 올 상반기 매출 504억 달러(약 68조 원), 순이익 33억 달러(약 7조2500억 원)의 실적을 냈다. 반면 회사 측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노동력 부족과 고물가가 심화한 미국에서는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파업이 계속되고 있다. 앞서 미국작가조합(WGA) 또한 임금 인상,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올 5월부터 약 150일간 파업을 진행했다. 최근 영화·TV 제작자연맹(AMPTP)과 협상을 타결했다. 할리우드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은 올 7월부터 파업에 돌입했으며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이다. 이 외 전미자동차노조(UAW) 또한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 ‘빅3’ 자동차업체를 대상으로 파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같은 신기술에 의해 일자리를 뺏길 수 있다는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감 또한 파업을 야기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파업에 돌입한 UAW, SAG-AFTRA는 각각 전기차와 AI의 확산을 주요 파업 원인으로 지목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0-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고물가에 못살겠다” 美 의료노조 7만5000명, 사상최대 파업 돌입

    미국의 보건의료 산업 종사자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파업에 돌입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4일 보도했다. 올들어 할리우드의 작가 및 배우 노조, 자동차 노조 등도 속속 파업에 돌입하는 등 미 노동 쟁의가 잇따르고 있다.미 대형 의료기업 ‘카이저 퍼머넌트’ 직원 7만5000명은 이날부터 6일까지 사흘 연속 파업에 돌입했다. 간호사, 약사는 물론 기술직 및 사무직 직원, 청소부 등까지 직군을 가리지 않고 파업에 동참했다. 이는 미 노동통계국이 관련 데이터를 수집한 1993년 이후 의료계 최대 규모의 파업이라고 WSJ은 전했다.미 전역에서 수백 곳의 병원을 운영 중인 카이저 퍼머넌트의 전체 직원은 약 21만 명이다. 노조 측은 임금 최소 24.5% 인상, 직원 충원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열악해진 근무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사측과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 측은 고물가로 실질임금이 대폭 감소한 데다 올 상반기 실적이 호조를 기록한 만큼 높은 수준의 임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카이저는 올 상반기 매출 504억 달러(약 68조 원), 순이익 33억 달러(약 7조2500억 원)의 실적을 냈다. 반면 회사 측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코로나 19 이후 노동력 부족과 고물가가 심화한 미국에서는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파업이 계속되고 있다. 앞서 미국작가조합(WGA) 또한 임금 인상,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올 5월부터 약 150일간 파업을 진행했다 최근 영화·TV 제작자연맹(AMPTP)과 협상을 타결했다. 할리우드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은 올 7월부터 파업에 돌입했으며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이다. 이 외 전미자동차노조(UAW) 또한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 ‘빅3’ 자동차업체를 대상으로 파업을 벌이고 있다.특히 인공지능(AI) 같은 신기술에 의해 일자리를 뺏길 수 있다는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감 또한 파업을 야기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파업에 돌입한 UAW, SAG-AFTRA는 각각 전기차와 AI의 확산을 주요 파업 돌입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0-05
    • 좋아요
    • 코멘트
  • 올림픽 내년인데… 佛, 빈대와 전쟁중

    “내년 7월 파리 올림픽을 앞둔 프랑스가 ‘빈대의 습격’으로 패닉에 빠졌다.” 영국 BBC는 3일 최근 소셜미디어에 확산되고 있는 빈대 피해 사례들을 소개하며 이같이 전했다. 프랑스 기차 좌석에서 빈대에게 물렸다는 사람들이 나오면서 대중교통에서 서서 가기를 택하는 사람이 늘고 있고, 영화관 의자에서도 진드기가 나오는 영상이 확산돼 관객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BBC는 “올림픽을 앞두고 보건·안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지 관리에 신경 써야 하는 파리시와 프랑스 정부도 빈대 문제를 소셜미디어 괴담이 아닌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보건부는 여행객들에게 호텔 침대 사용 전 빈대가 있는지 확인하라고 권고했고, 시민들에겐 중고 가구나 매트리스를 구입할 때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에마뉘엘 그레구아르 파리 부시장은 “정부가 빈대 문제를 공중보건 사안으로 봐야 한다”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전담 태스크포스(TF) 설치를 요구했다. 프랑스 곤충학자 장미셸 베랑제는 “빈대 목격 건수가 최근 특히 증가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빈대가 다시 등장한 지 이미 20년이 넘었고, 세계화로 인해 프랑스뿐 아니라 많은 지역에서 목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BBC는 빈대의 위험성은 신체에 미칠 피해보다는 ‘어디에든 빈대가 있을 수 있다’는 심리적 위협에 있다고 보도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0-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AI칩 등 中수출 추가 규제… “이르면 이달초 시행 통보”

    미국이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반도체 장비와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칩에 대한 추가 규제 조치를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도 사실상 중국을 겨냥해 핵심 기술 수출 규제 방안 검토에 들어가는 등 서방이 대중(對中) 반도체 통제망을 더욱 옭죄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일(현지 시간) 미 당국자를 인용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르면 이달 초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와 AI용 칩 수출을 억제하는 조치를 갱신할 수 있다고 중국 측에 예고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7일 미 상무부가 첨단 반도체 장비의 중국 반입을 제한하고, AI용 칩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놓았는데 이를 갱신하는 것이다. 최근 중국 화웨이가 미국의 수출 규제를 뚫고 첨단 반도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자 견제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추가 규제 조치는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을 더 폭넓게 제한하고, AI용 칩 수출의 허점을 막는 데 초점이 맞춰질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미 상무부가 최첨단 AI용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자 성능이 떨어지는 중국 수출용 GPU ‘A800’을 만들어 판매해 왔다. 하지만 새 조치가 시행되면 A800도 수출 금지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갱신안에는 미 주도의 대중 규제에 동참한 네덜란드와 일본의 개별 수출 규제 규정도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가 다음 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 계획 및 미중 정상회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미국은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도 중국과 고위급 소통을 이어 나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갱신 계획을 중국 측에 미리 고지한 것도 양국 간 관계 안정화를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다음 주 중국을 방문하는 미 여야 상원 원내대표단은 시 주석과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2일 전했다. 아울러 로이터통신은 이날 EU 집행위원회가 연말까지 반도체, AI, 양자기술, 생명공학 등 4대 기술이 ‘EU와 추구하는 가치가 다른 국가들’에 의해 무기화될 위험성을 평가하고 내년에 조치에 나설 방침이라고 전했다. ‘추구하는 가치가 다른 국가’는 인권, 법치, 민주주의 등 서방의 지향 가치와 거리가 있는 권위주의 국가를 뜻하며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조치에는 핵심 기술의 수출 규제나 동맹국과의 협력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0-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할리우드 작가노조, 파업 146일만에 복귀 잠정타결

    올해 5월부터 처우 개선, 인공지능(AI) 시대의 지식재산권 보호 등을 촉구하며 파업에 돌입한 미국 할리우드 작가 노조가 제작사 측과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다만 배우 노조는 여전히 파업을 벌이고 있어 협상이 최종 타결된다 해도 작가들이 즉시 업무에 복귀할지는 미지수다. 일부 작가는 배우 노조에 지지를 표하기 위해 협상 타결에 관계 없이 배우 노조와 행동을 같이 하겠다는 입장이다. 24일 CNN 등에 따르면 이날 할리우드 영화 및 방송 프로그램 작가 1만1500여 명이 속한 ‘미국작가조합(WGA)’은 넷플릭스, 디즈니 등 대형 제작사를 대표하는 ‘영화·TV 제작자연맹(AMPTP)’과 3년짜리 예비 합의를 체결했다. 5월 2일 파업에 돌입한 지 146일 만이다. 이 합의안이 빠르면 26일 시행되는 노조원의 비준 투표에서 통과해야 작가들이 작업에 복귀하게 된다. 양측의 구체적 합의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블룸버그통신과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노조가 요구한 기본급 및 재상영 분배금 인상 수준을 낮추는 대신 인기 프로그램의 작가에게 보너스를 지급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또 TV쇼 제작 현장에 ‘작업실(writing room)’을 둬 대사를 재작업할 수 있게 하는 등 작가들의 제작 참여를 보장하고, 생성형 AI 활용 시 작가들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방안 등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대부분의 TV쇼는 촬영 시작 전 작가의 계약이 만료되는 식으로 대본 작업과 제작을 분리하고 있다. 약 16만 명이 속한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은 이번 합의를 환영하면서도 여전히 파업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배우 노조는 작가 노조보다 두 달 늦은 올 7월 14일 파업에 돌입했다. 역시 최저임금 인상, AI 시대의 배우 보호 대책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9-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G2’ 노리는 중국, 러와 손 잡아도 북-중-러 구도에는 거리두기 [글로벌 포커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밀착 행보가 중국과 러시아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중국과 러시아는 기존 미국 중심 일극(一極) 체제의 세계 질서를 깨트리기 위해서는 손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미국과의 패권 경쟁을 꾀하는 중국으로서는 국제사회에서 ‘왕따’나 다름없는 북한, 러시아와 북-중-러 진영으로 한데 묶이는 것이 내심 마뜩잖을 수 있다. 북-러 정상회담 일주일 후인 20일(현지 시간) 러시아를 방문한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은 외교장관에 이어 푸틴 대통령을 만나며 러시아와의 거리를 좁히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외교부는 21일 푸틴 대통령이 “일대일로(一帶一路)를 적극 지지한다”며 “중국과 협력을 더 강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왕 부장도 “양국이 다자 간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미국) 패권주의는 인심을 얻지 못한다”고 화답했다. 북-러 정상이 무기 거래 등 군사 협력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하기를 주저하던 중국으로서는 껄끄러울 수 있지만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러시아와 협력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는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서방을 위협으로 인식하는 중-러의 협력 강화 양상이 뚜렷해졌다는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분석과 궤를 같이한다. 기존 미국 주도 세계 질서를 다극(多極) 체제로 전환해 국제사회에서 주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중-러가 협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국제 왕따’로 고립된 러시아와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기술 글로벌 공급망에서 서방에 의해 배제되는 중국이 글로벌 사우스(신흥·개발도상국)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와 상하이협력기구(SCO)를 통해 공조하는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하지만 미국을 의식하는 중국이 한미일 공조에 맞서 북-중-러 블록을 형성할 가능성은 낮으며 중-러 관계도 현 수준에서 더 고도화할 확률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현재 중국의 최대 목표는 러시아와 더 가까워지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라며 “북-중-러 블록이 형성되는 순간 신(新)냉전 질서로 가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중국으로서는 부담스러운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북-러 정상회담 이후 중국은 러시아와 협력하는 행보를 보이면서도 양국 외교장관 회담 발표문에 ‘북한’과 ‘미국’을 직접적으로 담지는 않았다. 북-중-러 구도로 묶이는 것을 경계하는 듯한 태도로 풀이된다. 동시에 중국은 북-러 밀착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이 강해질수록 중국이 북한 핵 개발 억제 문제를 미국과의 협상에서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는 유인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빅터 차 미 조지타운대 국제정치학 교수는 16일 뉴욕타임스(NYT)에 “중국의 전략적 목표는 문제 해결이 아닌 안정 유지”라고 설명했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도 “만약 북한이 높은 수준의 러시아 기술로 무장한다면 중국에 부담이 된다”면서 “평양이 베이징 말을 잘 안 들을 것이라고 생각해 (중국의) 완충작용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중국이 경제적으로는 우위에 있지만 러시아가 여전히 많은 핵무기와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사회주의 종주국 지위가 명확하게 가려지지 않았다는 점도 양국이 일정 거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의 근거로 제시된다. FP는 “중국과 러시아는 협력을 통해 이익을 추구하면서도 여전히 서로 경계하는 관계”라며 “큰 외부 충격이 있지 않은 한 양국이 관계를 크게 변화시킬 유인은 없다”고 평가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9-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작년엔 환대하더니… 美의회, 젤렌스키와 거리두기

    지난해 12월 미국 워싱턴 상·하원 합동 연설 당시 기립박수를 받았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9개월 만에 다시 미국을 찾았지만 이번 방문에서는 지난해만큼의 환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미국의 지원 부담이 늘어난 탓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와 달리 이번에는 미 의회에서 연설하지 않는다. 대신 의원들과 비공개회의를 갖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야당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21일 워싱턴 의회를 찾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위한 하원 연설 자리를 마련하는 것을 거부했다. 매카시 의장은 “미국인들은 우리가 쓴 돈이 어디에 있는지, 우크라이나의 승리 계획이 무엇인지 듣고 싶어 한다”며 지지부진한 전황에 관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압박할 것임을 시사했다. 최근 WSJ 여론조사에서도 공화당 유권자 62%가 “우크라이나 지원이 과하다”고 답했다. 다만 조 바이든 행정부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에 맞춰 3억2500만 달러(약 4300억 원)의 추가 군사 원조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월가의 지지도 이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뉴욕에서 케네스 그리핀 헤지펀드 시타델 창업자,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회장 등 월가 거물을 만나 우크라이나 지원 및 재건 사업 참여를 요청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9-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동결자금 받은 이란, 韓에 이자요구 법적절차 검토 나서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로 지난 4년간 한국 내 은행에 동결됐다가 해제된 약 60억 달러(약 8조 원) 규모의 이란 원유 결제 대금이 18일 이란 수중에 전달됐다. 그러나 이란 정부가 동결자금에 대한 이자를 청구하기 위해 법적 절차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국영방송을 통해 방영된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동결됐던 이란 자산 약 60억 달러가 18일 카타르로 송금됐다”며 “이에 따라 미국과 죄수 교환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카타르의 중재로 지난달 양국 수감자 5명씩을 맞교환하는 조건으로 한국 내 이란 동결 자금을 해제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은행, IBK기업은행, 우리은행 등 국내 은행 3곳의 이란중앙은행 명의 계좌에는 약 60억 달러의 돈이 묶여 있었다. 하지만 이란 준관영 타스님통신은 16일 “한국 내 동결자금이 송금되더라도 이란 정부는 수년간의 동결에 따른 손해를 한국 측으로부터 배상받도록 노력하기로 했다”면서 “이란 정부는 한국이 손해배상을 하도록 법적 절차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란 정부가 미국의 제재로 약 4년간 국내 은행 3곳에 묶였던 원유 결제 대금에 대한 이자를 받기 위해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라는 내용이다. 지난달 파르진 이란중앙은행 총재는 한국에 동결된 자금이 무이자 형태로 묶여 있었고, 원화 가치도 하락해 현재 거의 10억 달러어치의 가치가 줄어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은행 3곳에 예치됐던 돈은 과거 한국 정부가 이란으로부터 사들인 원유의 결제 대금이다. 2019년 5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 행정부가 대이란 제재를 복원한 뒤 이란으로의 송금이 불가능해지면서 한국에 발이 묶여 있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9-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바이든, 안보리 상임이사국 확대 나설듯… 日-印-獨-브라질-남아공 등 5, 6국 고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이 현재 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 5개국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에 일본, 독일,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 6개 국가를 추가하는 방안을 19일 유엔 총회에서 촉구할 예정이라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17일 보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북한 제재 등의 안건이 있을 때마다 거부권(비토권)을 행사하는 중국과 러시아로 인해 안보리가 사실상 ‘식물 기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에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 미국과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을 끌어들여 중국과 러시아의 안보리 내 영향력을 축소하겠다는 취지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텔레그래프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19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연설에서 193개 유엔 회원국에 안보리 상임이사국 확대 방안을 논의하자고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미국은 안보리 조직 구조를 살펴볼 때가 됐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안보리 구조가 더 포괄적이고 광범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무기를 얻어 우크라이나 전쟁에 쓰고, 북한에 미사일 기술 고도화를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유엔이 제재한 북한과의 무기 거래를 시도하는 것이야말로 자기부정이자 자가당착이라는 비판이 고조됐다. 현재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영국과 프랑스는 미국의 안보리 확대 개편안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안이 현실화하는 것은 쉽지 않다. 상임이사국 확대에는 193개 유엔 회원국의 3분의 2인 최소 128개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개별 국가의 반발 또한 예상된다. 중국은 인도태평양의 역내 경쟁자인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입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파키스탄 역시 국경 분쟁 중인 인도의 상임이사국 진출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유엔 총회에서도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행사를 제한해 달라고 촉구했다. 신규 상임이사국이 추가된다고 해도 현 상임이사국과 동일한 거부권을 누릴지는 불분명하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9-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동결자금 받은 이란, 韓에 이자요구 법적절차 검토 나서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로 지난 4년간 한국 은행에 동결됐다가 해제된 약 60억 달러(약 8조 원) 규모의 이란 원유 결제 대금이 18일 이란 수중에 전달됐다. 그러나 이란 정부가 동결자금에 대한 이자를 청구하기 위해 법적 절차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18일(현지 시간)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국영방송을 통해 방영된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동결됐던 이란 자산 약 60억 달러가 18일 카타르로 송금됐다”며 “이에 따라 미국과 죄수 교환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카타르 중재로 지난달 양국 수감자 각 5명씩을 맞교환하는 조건으로 한국 내 이란 동결 자금을 해제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은행, IBK기업은행, 우리은행 등 국내 은행 3곳의 이란중앙은행 명의 계좌에는 약 60억 달러의 돈이 묶여 있었다.하지만 이란 준관영 타스님통신은 16일 “한국 내 동결자금이 송금되더라도 이란 정부는 수년간의 동결에 따른 손해를 한국 측으로부터 배상받도록 노력하기로 했다”면서 “이란 정부는 한국이 손해배상을 하도록 법적 절차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란 정부가 미국의 제재로 인해 약 4년간 국내 은행 3곳에 묶였던 원유 결제 대금에 대한 이자를 받기 위해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라는 내용이다. 지난달 파르진 이란중앙은행 총재는 한국에 동결된 자금이 무이자 형태로 묶여있었고, 원화 가치도 하락해 현재 거의 10억 달러어치의 가치가 줄어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은행 3곳에 예치됐던 돈은 과거 한국 정부가 이란으로부터 사들인 원유의 결제 대금이다. 2019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미 전 행정부가 대이란 제재를 복원한 뒤 이란으로의 송금이 불가능해지면서 한국에 발이 묶여있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9-18
    • 좋아요
    • 코멘트
  • 中 ‘아이폰 금지령’ 소문에도…아이폰 15 매진행렬

    미국 반도체 수출규제를 뚫고 7나노(nm·10억분의 1m) 공정 반도체 칩을 장착한 중국 화웨이 신형 스마트폰의 ‘애국 소비’ 열풍도, 중국 당국의 사실상 ‘아이폰 사용 금지령’도 애플 아이폰15 매진 행렬는 막지 못했다.17일 홍콩 일간 명보에 따르면 15일 오후 8시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몰 애플스토어에서 시작된 아이폰15 시리즈 사전 예약 판매 결과 1분 만에 프로 및 프로 맥스 모델이 매진됐다. 10분 뒤에는 주문량이 폭증해 홈페이지가 다운됐고 30분도 안 돼 모든 시리즈 모델이 동났다. 다른 중국 플랫폼 메이퇀 와이마이에서도 시판 30분 만에 아이폰 15 시리즈 매출은 2억 위안(약 366억 원)을 넘어섰다. “미국에 한 방 먹였다”며 흥분한 중국인 사이에서 화웨이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가 높은 인기를 끌면서 아이폰15 시리즈 중국 판매가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다.앞서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가 최근 공무원 및 국유기업 직원 등을 대상으로 아이폰 사용을 금지했다고 보도하자 애플 시가총액은 200조 원 이상 줄었다. 애플 전체 매출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9%로 미국과 유럽에 이어 세 번째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9-17
    • 좋아요
    • 코멘트
  • 대통령실 “우크라 살상무기 지원 여부, 전황 지켜본뒤 판단”

    북한이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을 사실상 공식화하고 이에 앞서 북한 포탄이 이미 러시아로 들어간 정황이 드러나는 가운데 정부는 아직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 무기 지원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황 악화에 따라 무기 지원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북한의 러시아 무기 지원 실체가 정상회담 이후 더욱 분명해질 경우 정부가 살상 무기 지원 불가 원칙을 수정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에서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방침에 변화는 없다”고 했다. 그러나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주변 세력이 어떤 행동을 하겠다고 해서 하루이틀 사이에 한국 입장이 돌변하는 것도 정상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전황을 지켜보고 필요한 게 뭔지 관찰한 다음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살상 무기 지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 우리 정부가 올해 3월 군수품 대여 계약을 통해 미국에 보낸 155mm 포탄 50만 발 안팎은 미국 도착 직후 우크라이나로 들어갔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대여 포탄의 우크라이나 이송 여부는 한미 간 극비 합의여서 확인이 어렵다”면서도 “당시 정부는 포탄을 대여하며 최종 사용자를 명시하지 않았는데 이는 미국이 이 탄을 미국이 쓰든 우크라이나로 보내든 알아서 사용하라고 용인한 것”이라고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월 한국이 미국에 포탄을 이전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 포탄의 우크라이나 이송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우리 정부가 미국에 대여한 포탄은 1970년대부터 한반도로 들여와 노후화가 심각해 처치 곤란인 포탄이었기 때문에 북-러 정상회담 이후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 지원을 시작해야 한다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요구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 시간) “북-러 간 무기 거래가 현실화되면 (미국 등 서방은) 그동안 러시아를 자극하면 북한을 지원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우회 지원하던 한국에 무기를 직접 지원해 달라고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싱크탱크 CSIS도 보고서에서 “미국과 우크라이나 등이 한국에 살상 무기를 비롯해 더 많은 지원을 해줄 것을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9-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통령실 “우크라 살상무기 지원 불가 방침, 전황 지켜본뒤 판단”

    북한이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을 사실상 공식화하고 이에 앞서 북한 포탄이 이미 러시아로 들어간 정황이 드러나는 가운데 정부는 아직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 무기 지원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황 악화에 따라 무기 지원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북한의 러시아 무기 지원 실체가 정상회담 이후 더욱 분명해질 경우 정부가 살상 무기 지원 불가 원칙을 수정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에서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방침에 변화는 없다”고 했다. 그러나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주변 세력이 어떤 행동을 하겠다고 해서 하루이틀 사이에 한국 입장이 돌변하는 것도 정상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전황을 지켜보고 필요한 게 뭔지 관찰한 다음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살상 무기 지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 우리 정부가 올해 3월 군수품 대여 계약을 통해 미국에 보낸 155mm 포탄 50만 발 안팎은 미국 도착 직후 우크라이나로 들어갔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대여 포탄의 우크라이나 이송 여부는 한미간 극비 합의여서 확인이 어렵다”면서도 “당시 정부는 포탄을 대여하며 최종사용자를 명시하지 않았는데 이는 미국이 이 탄을 미국이 쓰든 우크라이나로 보내든 알아서 사용하라고 용인한 것”이라고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월 한국이 미국에 포탄을 이전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 포탄의 우크라이나 이송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우리 정부의 미국에 대여한 포탄은 1970년대부터 한반도로 들여와 노후화가 심각해 처치 곤란인 포탄이었기 때문에 북-러 정상회담 이후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 지원을 시작해야 한다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요구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 시간) “북-러간 무기 거래가 현실화되면 (미국 등 서방은) 그동안 러시아를 자극하면 북한을 지원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우회 지원하던 한국에 무기를 직접 지원해 달라고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싱크탱크 CSIS도 보고서에서 “미국과 우크라이나 등이 한국에 살상무기를 비롯해 더 많은 지원을 해줄 것을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9-14
    • 좋아요
    • 코멘트
  • 김정은 “러, 악에 맞서 이길것”… 30분 먼저온 푸틴 “오랜 친구가 낫다”

    13일 낮 1시 반, 북-러 정상회담이 예정돼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된 러시아 아무르즈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손님’을 맞으러 우주기지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러시아 국영통신을 통해 전 세계에 전파됐다. 그로부터 30분 뒤인 오후 1시, 검은색 방탄 리무진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평소 다른 정상들과의 회담에 30분∼1시간가량 늦어 ‘지각 대장’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그런 그가 이례적으로 김 위원장을 먼저 기다리는 환대를 한 것이다. 4년 5개월 만에 다시 마주한 두 정상은 총 2시간의 확대 정상회담과 일대일 정상회담에 이어 공식 만찬까지 이날만 총 5시간 반을 함께하며 밀착을 과시했다. 김 위원장의 방러 일정이 16일까지 최소 7일 이상으로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金 “반제국주의 전선에서 함께할 것” 이날 로시야24를 비롯한 러시아 언론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오후 1시 전용차량인 리무진에서 내리는 김 위원장을 반갑게 맞이하며 약 40초간 악수했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손을 잡은 채 “당신을 만나서 정말 반갑다. 이곳이 우리의 새로운 우주기지이며 당신께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평양에서부터 3박 4일 동안 전용열차로 달려온 김 위원장을 배려해 “여기까지 오는 길이 어땠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바쁜 일정에도 초대해줘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의 안내로 우주기지 내부의 새로운 로켓 발사대 건설 현장 등을 시찰한 뒤 회담장으로 옮겼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공개된 모두발언에서 “김 위원장과의 회담은 북한 건국 75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시기에 이뤄졌으며 북한을 (국제사회에서) 가장 먼저 인정한 나라는 소련”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 시점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를 대외 정책에서 제1순위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북한은 시종일관 러시아 정부가 취하는 모든 조치에 전적이고 무조건적인 지지를 표명했고, 앞으로도 언제나 반제·자주 전선에서 러시아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 푸틴 “오랜 친구 한 명이 낫다” 두 정상은 회담 후 우주기지에서 이어진 양측 대표단 간 공식 만찬에서도 건배사를 통해 양국의 친밀성을 거듭 과시했다. 김 위원장은 “러시아군과 국민이 악에 맞서 승리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과 강국 건설이란 2개 전선에서 무한히 값진 명예의 성과를 확실히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군사작전’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부르는 표현이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속담을 인용해 “새 친구 두 명을 사귀는 것보다 오랜 친구 한 명이 낫다”며 “(김 위원장이) 진정한 친구이자 북-러의 긴밀한 관계 구축을 지지했던, 북한을 세운 뛰어난 정치인들이 제시한 길을 단호하고 자신 있게 따르고 있다”고 추어올렸다. 옛 소련 시절부터 우호국인 북한과의 친밀성을 강조한 것이다. 만찬에는 캄차카반도산 킹크랩으로 만든 만두, 캐비아와 쇠고기 스테이크 등 7가지 코스가 제공됐다. 보드카와 러시아 남부 디브노모르스코에서 생산된 와인도 나왔다. 북한에서는 최선희 외무상을 비롯해 강순남 국방상,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의 군부 실세들이 참석했다. 러시아에서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부 장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천연자원환경부 장관 등이 총출동했다. 만찬을 마친 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의 배웅을 받으며 리무진을 타고 우주기지를 떠났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뒤 러시아 매체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콤소몰스크나아무레(하바롭스크주 군수산업 도시)와 블라디보스토크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콤소몰스크나아무레 내 수호이(Su) 전투기를 생산하는 ‘유리 가가린’ 항공기 공장을 찾을 예정으로, 이 지역에 비행기로 이동한다.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9-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푸틴과 회담 마친 김정은, 다음 일정은… 하바롭스크 전투기공장 찾을듯

    13일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후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 강화를 상징하는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사실상 군 정찰위성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고도화에 대한 협력 의사를 확인한 김 위원장이 이른바 ‘5대 국방 과업’ 완성에 필요한 군사 기술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다. 일본 교도통신은 12일 러시아 소식통을 인용해 정상회담 이후 두 정상이 보스토니치 우주기지에서 약 620km 떨어진 하바롭스크주(州) 군수산업 도시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 있는 ‘유리 가가린’ 항공기 공장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최대 항공기 제조사인 이 공장에서는 러시아 공군을 대표하는 수호이(Su) 전투기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2020년 실전 배치된 첨단 5세대 다목적 전투기 Su-57도 제작하고 있다.하바롭스크에는 또 전술핵추진잠수함과 군함 등을 건조하는 아무르 조선소도 있다. 북한은 6일 첫 전술핵공격잠수함을 공개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핵추진잠수함 도입 계획도 있다”며 5대 국방 과업으로 내세운 핵잠수함 건조 계획을 강조했다. 이번 방러 수행단에 김광혁 공군사령관과 김명식 해군사령관이 포함돼 있어 이 두 곳을 방문할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하바롭스크는 김 위원장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특별하다.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실제 태어난 곳이며 조부 김일성 주석이 1940년대 옛 소련군 88국제여단에 소속돼 활동한 곳이기도 하다. 당시 소련은 일본과의 전쟁에 대비해 중국 지리에 밝고 빨치산 경험이 있는 중국인과 조선인으로 88국제여단을 조직했다.김정일도 하바롭스크를 2차례 방문했으며 2002년 방문 때 역시 유리 가가린 공장과 아무르 조선소를 시찰했다. 김정일은 2001년 방문 때 하바롭스크에서 내려 아무르 강이 보이는 전망대를 방문했는데 북한은 2014년 그곳에 기념 표지판을 세우기도 했다.김 위원장은 16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만날 계획이라고 러시아 RBC통신이 12일 보도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9-13
    • 좋아요
    • 코멘트
  • 모로코 경제기반 관광업 13조원 피해 예상

    모로코 남서부 일대에서 발생한 강진이 주요 관광도시를 덮치면서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은 모로코의 경제적 타격이 극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모로코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8%에 이르는 최대 100억 달러(약 13조3000억 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여행 성수기를 앞둔 관광산업의 피해가 막심할 것으로 분석된다. 관광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기준 모로코 GDP의 7.1%를 창출할 만큼 중요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관광업이 모로코 전체 고용의 5%인 56만5000개의 일자리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당국의 집계에 따르면 모로코를 찾은 관광객은 2019년 약 1290만 명에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년 280만 명으로 줄었다. 다만 올해는 5월 기준 관광객 수가 2019년 같은 기간을 넘어설 정도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다. 중세 고도(古都) 마라케시는 연간 43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명소로 꼽히지만 이번 지진 진앙에서 불과 71㎞밖에 떨어지지 않아 피해가 극심한 상태다.다급해진 모로코 정부는 피해 복구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마라케시 관광을 재개해 빈축을 사고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마라케시에서 모로코인들이 2차 피해를 우려해 야외 취침을 하는 가운데, 모로코 정부는 가이드를 대동한 관광을 재개했다. 이에 따라 바히아 궁전 등 유명 관광지에서는 관광객들이 줄을 서는 풍경이 다시금 연출되고 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9-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지진 안전지대’로 여겨 대비 부족… 심야-얕은 진원 탓 피해 커져

    8일(현지 시간) 발생한 모로코 강진은 올 2월 5만 명 넘는 사망자를 낸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당시와 비슷한 요인들이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진 발생 지점이 지표면에서 깊지 않았고, 새벽으로 향하는 시간대에 발생해 잠자던 주민들이 빨리 피신하지 못했으며, 주택을 비롯한 대부분 건물이 규모가 큰 지진을 버티지 못하도록 지어진 것이다.● “도시보다 시골에서 피해 더 커” 모로코 지구물리학센터, 미국 지질조사국(USGS), 유럽지중해지진센터(ESMC)에 따르면 이번 지진 규모는 6.8∼7.2로 측정된다.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규모 7.8)보다 작은 규모다. 하지만 실제 지표면 흔들림을 나타내는 진도는 진원지 깊이가 얕을수록 커진다. 일반적으로 지진은 지하 수십∼수백 km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USGS는 이번 지진 진원이 지표면에서 불과 18km 아래라고 밝혔고 ESMC는 지하 10km로 추정했다.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진원 깊이 17.9km와 비슷하거나 더 얕다. 이번 지진과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모두 사람들이 잠자고 있어 빨리 대피하기 어려운 시간대에 발생해 인명 피해를 더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로코 지진은 오후 11시 11분에,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은 오전 4시 17분에 각각 발생했다. 내진(耐震) 설계가 되지 않은 건물들도 피해 규모를 키운 것으로 지적된다. 모로코 당국에 따르면 10일 낮 12시 반 현재 사망자 2012명 중 절반이 넘는 1293명은 인구밀도가 높은 모로코 제3의 도시 마라케시가 아닌 남쪽 시골 알하우즈주(州)에서 나왔다. 마라케시에서도 옛 도심에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로코 국가건축협회 오마르 파르카니 전 회장은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알하우즈에선 자금 여유가 없어 스스로 집을 짓거나 숙련도 낮은 석공 도움을 받아 짓는 주민이 많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2011년부터 건물 내진 설계 기준을 강화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지은 건물이 많다는 얘기다. 모로코 출신의 건축가 아나스 아마지르흐도 “시골에서는 장부에 적은 내용보다 철근 보강재를 더 적게 넣고 약한 콘크리트를 쓰는 경우가 많다”며 “건물 감리 빈도도 적다”고 지적했다. USGS도 10일 모로코 지진 보고서와 올 2월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보고서에서 공통적으로 “(피해 지역) 건물들이 지진에 매우 취약한 구조물”이라고 짚었다. 철골 구조는 땅이 흔들리면 철골이 휘어져 충격을 일부 흡수할 수 있지만 피해 건물 대부분은 벽돌과 콘크리트만으로 지었다는 것.● ‘지진 안전지대로만 여겼는데…’ 지진 지대로 알려진 튀르키예 남부, 시리아 북부와 달리 모로코는 지진 안전지대로 여겨져 지진 대비가 부족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튀르키예는 2개 대륙판이 만나는 단층선 위에 있어 1999년 이후 규모 7.0 이상 지진이 4번이나 발생했다. 반면 USGS에 따르면 이번 모로코 지진 진앙 반경 500km 이내에서 규모 5.0 이상 강진이 발생한 것은 40여 년 전 모로코 서부 아가디르 지진(규모 5.8)이 마지막이다. 모로코 단층 전문가인 프랑스 몽펠리에대 필리프 베르낭 교수는 AFP통신에 “안타깝게도 예측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면서 “강력한 지진이 드물었기 때문에 내진 설계 등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지진은 한겨울 발생한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때보다 건물 잔해에 파묻힌 사람들이 좀 더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있다. 당시에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데다 폭우 폭설 강풍까지 겹쳐 구조 작업에 애를 먹었다. 수도 앙카라와 이스탄불에서 구조용 비행기를 띄우기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모로코 강진 피해 지역이 주로 아틀라스산맥 고원지대에 있어 산사태로 길이 막히는 등 구조 작업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9-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교수 힐러리’ 강의에 폰카 세례 “공연장 아니에요”

    “학생 여러분, 이곳은 테일러 스위프트의 공연장이 아닙니다.” 올 1월 미국 뉴욕 맨해튼 컬럼비아대 국제공공정책대학원(SIPA)의 ‘교수’로 임용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76)이 6일(현지 시간) 첫 수업에서 학생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강의 시작 20분이 지나도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클린턴 교수를 촬영하느라 바쁘자 보다 못한 한 동료 교수가 “휴대전화와 사진기만 보인다. 여기는 팝 스타 스위프트가 노래하는 곳이 아니다”라며 촬영을 중단시켰다. 클린턴 전 장관 또한 학생들을 보면서 “파파라치 같다”며 웃었다. 이날 강의는 2016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패한 후 외교 전문가로서의 첫 공개 행보다.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그는 20대 때 아칸소 법대에서 가르쳤다. 이후 대통령 부인, 상원의원, 국무장관, 민주당 대선 후보 등을 거쳐 약 50년 만에 강단으로 돌아왔다. 그는 이 수업을 통해 미 여론이 외교 정책에 미치는 영향, 효율적인 정책 수립 방안 등을 강의하기로 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강의실에는 370명의 대학원생과 학부생이 자리했다. 당초 800명이 넘는 학생이 수강 신청을 했지만 백악관 비밀경호국의 신원 확인 등을 거쳐 약 절반 이하의 학생만이 자리할 기회를 얻었다. 이날 클린턴 전 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미국과 이란의 핵 합의를 파기했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핵 합의를 파기하는 바람에 중동 긴장이 고조됐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루 전 NYT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독보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그가 백악관으로 복귀하면 어떤 끔찍한 결과가 있을지 이해하길 바란다”고 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09-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