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

김정훈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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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 입사해 사회부 사건팀과 법조팀을 거쳤습니다. 분야에 상관없이 누군가가 감추려 하는 사실을 밝히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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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2-09~2026-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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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만취 벤츠 역주행’ 가해자, 5개월만에 구속

    영동고속도로에서 만취 상태로 역주행해 1명을 사망케 하고 1명을 혼수상태에 빠뜨린 20대 남성 운전자가 검찰의 영장 재청구로 구속됐다. 사고가 발생한 지 약 5개월 만이다.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송길대)는 18일 이른바 ‘벤츠 역주행 사고’의 운전자 노모 씨(27)를 구속했다. 노 씨의 구속 여부를 심사한 수원지법 박병규 영장전담판사는 “사안이 중대하고 도망할 우려가 있다”고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노 씨는 경기 수원구치소에 수감됐다. 노 씨는 올 5월 영동고속도로에서 자신의 벤츠 차량을 타고 가다 역주행해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택시 승객 김모 씨(38)가 사망하고 택시운전사 조모 씨(54)는 중상을 입어 혼수상태에 빠졌다. 당시 노 씨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0.176%였다. 노 씨에 대한 영장 청구는 이번이 두 번째였다. 첫 번째 영장 청구 당시 법원은 노 씨가 제출한 의사소견서 등을 근거로 “피해 사실과 사안의 중대성은 인정되나 피의자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구속의 상당성이 떨어진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에 수원지검 형사3부는 노 씨의 진료기록 등을 확보해 의료자문위원회에 자문하는 등 노 씨의 상태를 주시해 왔다. 최근 자문위에서 ‘노 씨가 수감생활을 하는 데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것 같다’는 답변을 받고 영장을 재청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노 씨가 조사를 받으러 왔을 때 목발을 짚기는 했지만 거동에 특별한 문제가 없었던 상황 등을 제시하며 기존 기각 사유가 유효하지 않다는 점을 재판부에 설명했다”고 했다. 노 씨가 구속되긴 했지만 아직도 사과를 하지 않은 노 씨의 태도에 피해자 가족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택시 운전사 조 씨는 여전히 의식이 없는 상태다. 당시 택시에 탔다가 사망한 승객의 아버지 김모 씨(64)는 “죄는 너무나도 밉지만 젊은 사람이 구속됐다 하니 한편으로는 또 착잡하더라”면서도 “가해자나 그 가족이 우리에게 단 한 번도 연락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음주운전 가해자 처벌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사망케 할 경우 살인죄를 적용하는 내용의 ‘윤창호법’ 발의를 준비 중이다. 이 법은 최근 부산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중상을 입은 20대 군인 윤창호 씨의 이름을 딴 법이다. 하 의원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국회는 음주운전의 살인성을 알면서도 처벌 강화에 합의를 못 해 안타까운 피해를 수없이 방조해 왔다”고 지적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 2018-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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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쁜 교사였다면 장례식에 학부모들 왔겠나”…슬픔에 빠진 어린이집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17일 오전 취재진이 찾은 경기 김포시의 한 어린이집에는 이 같은 문구가 적힌 국화꽃다발이 놓여 있었다. 이 어린이집에서 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교사 A 씨(37·여)를 추모하는 꽃다발이었다. 김포지역 ‘맘카페’에서 아동학대범으로 몰렸던 A 씨는 13일 오전 2시 50분경 아파트 14층에서 투신했다. 어린이집 정원의 벤치에 설치된 추모 공간에는 추모객들이 놓고 간 국화꽃이 여러 송이 있었다. 어린이집 정원에 있는 미끄럼틀에선 빨간색 활동복을 입은 아이들 10여 명이 평소처럼 뛰어놀고 있었지만, 교사들의 표정은 굳어있었고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정원에 나와 있던 교사 4명은 멍한 얼굴로 국화꽃다발을 바라보기도 했다. 이 어린이집에서 시간강사로 일하는 B 씨는 “정상적으로 수업은 이뤄지고 있지만 분위기가 매우 가라앉아 있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만난 어린이집 교사들은 허망하게 동료 교사를 잃은 슬픔에 말을 잃었다. 어린이집 C 교사는 눈물을 훔치며 “(동료교사가 죽은 것에 대해)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고만 했다. 아이들은 이 사태를 아는지 모르는지 똘똘한 눈망울로 해맑게 웃으며 교사를 올려다봤다. 어린이집 교사들은 사회적으로 파장이 커지는 것에 대해 심적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어린이집 부원장 D 씨는 주저앉아 울며 “일이 너무 커져 무섭다”며 “우리가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D 씨는 짧은 대화를 하는 중에도 고개를 숙이고 상대방과 시선을 맞추지 못하는 등 불안해 보였다. D 씨는 “경찰에 모든 자료를 넘겼고 나름대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만 했다. 어린이집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선 쉬쉬하면서도 A 씨의 죽음에 대해선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어린이집 버스기사 E 씨는 A 씨와 함께 아이들을 태우고 다녀 그를 잘 안다고 했다. E 씨는 “어린이집 나들이 행사 때 사람이 많았는데, 그런 곳에서 아이를 밀쳤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라며 “A 씨가 평소에 참 착했고, 장례식에도 학부모들이 많이 찾아왔다. 나쁜 교사였다면 학부모들이 많이 왔겠느냐”고 말했다. 학부모들 역시 A 씨를 ‘좋은 교사’로 기억했다. 학부모 남모 씨(29·여)는 “A 씨가 아이를 고의로 밀친 게 아니라 돗자리를 펼치는 과정에서 아이가 넘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A 씨가 죽기 전부터 이미 학부모들 사이에선 맘카페에 게시된 글이 오해라는 인식이 퍼져 있었다”고 했다. A 씨의 유족은 큰 슬픔에 빠졌다. A 씨는 어머니와 함께 살던 아파트에서 투신했는데, 어머니는 큰 충격을 받고 경기 김포시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A 씨의 어머니를 참고인으로 조사할 예정이지만 현재 조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안 좋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 2018-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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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육교사 투신에 역풍 맞은 맘카페…마녀사냥 논란

    온라인 ‘맘카페’에서 아동학대범으로 몰린 경기 김포시의 한 어린이집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무분별한 ‘마녀사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맘카페의 특성상 불확실한 정보라도 쉽게 신뢰·공유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부작용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건은 11일 회원 A 씨가 맘카페에 ‘어린이집 나들이 행사 때 4세 아이가 어린이집 교사에게 달려가 안겼더니, 교사가 아이를 밀쳐 흙바닥에 나뒹굴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 불거졌다. 이 글을 읽은 회원들은 ‘선생 얼굴과 이름 공개해야 한다’ ‘해고는 당했냐’ 등의 댓글을 달며 어린이집 교사 B 씨(37)가 아동학대를 한 것으로 기정사실화했다. 어린이집 관계자는 “해당 원생의 이모라고 하는 사람이 12일 오후 어린이집에 찾아와 B 교사 등의 무릎을 꿇게 한 뒤 컵에 있던 물을 뿌렸다”고 말했다. B 씨는 13일 ‘내가 다 짊어지고 가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아파트 14층에서 투신했다. B 씨가 원생을 ‘밀쳤다’는 것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A 씨도 게시물에 ‘(내가) 본 것은 아니고 (나들이 장소인) 인천 서구 사람 10여 명에게 들었다’고 썼다. 한 학부모는 17일 본보 기자와 만나 “당시 현장에 있던 다른 교사는 ‘B 교사가 아이를 밀친 게 아니라 돗자리를 펼치려다 아이가 넘어진 것’이라고 했다”며 “A 씨의 글은 오해라는 게 어린이집 학부모들의 공감대”라고 말했다. 맘카페는 보통 서울은 구(區), 지방은 시(市) 단위로 운영된다. 회원들은 주로 어린 자녀를 둔 30, 40대 여성이어서 동질감이 강하다. 맘카페에서는 육아·교육, 상품, 지역 관련 정보가 공유되는데 많게는 하루 누적 방문자가 수십만 명이 되는 곳도 있어 지역 업체들에 막강한 영향을 미친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맘카페에서 확산된 사례가 종종 있다. 지난달 한 맘카페에는 ‘초등학생이 임신해 경찰서에서 소란이 있었다’는 글이 올라왔지만 사실무근이었다. 7월에는 다른 맘카페에서 ‘태권도장 차량이 어린이를 태우고 난폭운전을 한다’는 주장이 확산됐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돼 글을 올린 회원이 사과하는 일도 있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맘카페가 특정 지역 엄마들의 폐쇄적인 공간이다 보니 끈끈함과 신뢰감이 형성될 수 있고, 무조건적으로 정보를 수용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맘카페는 지식을 교류하고 즉각적으로 반응이 나타나는 등 장점이 있다”며 “무작정 맘카페를 비난하기보다는 온라인상에서 성숙한 토론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 2018-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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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3년간 수업 한번 안하고 2억 넘게 챙긴 사립고 교사

    경북 구미시의 한 사립고 교사가 최근 3년간 수업을 하지 않으면서 연 8000여만 원의 급여를 받은 사실이 교육청 감사결과 드러났다. 이 교사는 학교 재단 이사장의 아들이다. 사립학교 교원의 급여는 전액 세금에서 지급된다. 16일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 감사실은 진로 과목 교사 A 씨(52)가 매주 10시간 수업을 하도록 돼 있지만 이를 하지 않고 수업을 한 것처럼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에 허위 등록한 사실을 확인했다. 본보 취재팀이 접촉한 이 학교 재학생과 졸업생, 학교 관계자 10여 명도 “A 씨가 수업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A 씨는 10여 년간 교장으로 재직했고, 2016년부터는 A 씨의 부인이 교장으로 재직 중이다. A 씨는 이후 평교사 신분으로 전환했지만 교사가 해야 할 업무는 하지 않고 매달 월급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A 씨의 연봉은 8000여만 원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교육청 감사에서 “학생들이 자습을 원해 수업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도교육청은 성실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15일 A 씨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징계 수위는 논의 중”이라며 “사학법상 교육청은 소속 학교 교장에게 해당 교사를 징계하도록 권고만 할 수 있어 교장인 A 씨의 부인이 징계를 거부할 경우 강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 2018-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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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의 눈/김정훈]도전정신에 침뱉은 ‘히말라야 악플’

    ‘취미를 즐기다 죽었는데 왜 명복을 비냐? 원하던 대로 산에서 잘 죽었네.’ 히말라야 구르자히말 등반 도중 참변을 당한 원정대 관련 기사들에는 이런 내용의 댓글이 수십 건씩 달려 있다. 그 험준한 산에 올라가라고 누가 떠밀지도 않았는데 자기가 좋아서 산을 오르다 숨진 사람들에게 왜 국민이 명복을 빌어줘야 하느냐는 취지다. 이런 댓글 중 일부는 누리꾼들의 추천을 많이 받아 ‘베스트 댓글’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들의 장례에 나랏돈을 지원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민 세금이 눈먼 돈인가. 만약 세금으로 장례를 치른다면 나중에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는 식이다. 15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히말라야 등반 사망자들 장례에 세금을 쓰지 못하게 해 달라’는 글까지 올라왔다.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산악인들에 대한 인식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의견이든 최소한의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 먼저 목숨을 잃은 한국인 원정대 5명의 시신을 수습하고 장례를 치르는 과정에 국민의 세금은 들어가지 않는다. 시신 수습은 네팔 산악연맹 주도로 진행됐다. 히말라야 주변에 헬기를 띄우는 등 시신 수습에 들어간 비용은 대원들의 유족과 국내 산악회들에서 낼 예정이다. 시신을 비행기에 실어 한국으로 운구하는 비용, 이후 가족들에게 인계돼 가족장으로 치러질 장례식 비용도 유족과 동료 산악인들이 부담한다. 원정대가 단순히 취미 차원에서 위험한 등반을 감행했다는 시각도 사실과 거리가 있다. 김창호 대장은 구르자히말 남벽에 ‘코리안웨이’를 개척하겠다는 꿈을 위해 험지로 향했다고 한다. 히말라야 등정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며 그곳에 ‘코리아’를 새기기 위한 도전이었던 것이다. 히말라야 8000m급 14좌를 세계 최단기간 무산소 등정한 데 이어 다시 한번 한국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시도였다. 세계적 명성을 얻은 한국인 스포츠 선수와 케이팝 가수들에게 우리가 열광하는 것도 험난한 도전을 통해 한국의 이름을 떨쳤기 때문일 것이다. 세계 산악계의 존경과 주목을 받는 산 사나이들의 도전을 폄하할 일은 결코 아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 2018-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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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신 9구 모두 흩어져 있어… 험한 지형에 헬기로 하나씩 수습

    흘러내리듯 가파른 산세 속에 풀과 나무도 드문 지역이었다. 그 사이에 끼어 있는 협곡에는 산을 찢으며 흐르는 듯한 얼음 계곡이 있었다. 눈도 없는 민둥산 같은 산허리는 평지라고는 찾기 힘들었다. 그곳에 위치했던 베이스캠프는 통째로 사라져서 군데군데 텐트를 쳤던 구멍만 보였다. 해발 3500m에 있던 베이스캠프 지역을 중심으로 반경 200m에 원정대의 각종 물품이 흩어져 있었다. 김창호 대장을 비롯한 2018 코리안웨이 구르자히말 원정대 시신을 수습하기 위한 헬기는 현지 시간 14일 오전 7시 15분 사고 지역에서 70km 떨어진 포카라시를 출발해 오전 8시경 현장에 도착했다. 가파른 지형 탓에 헬기가 착륙할 수 없어 구조대원들이 밧줄을 타고 내려와 시신을 한 구씩 차례로 수습했다. 당초 기상 문제로 수습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으나 날씨가 좋아 구조작업은 3시간 만에 끝났다. 사고 현장 인근 구르자카니 마을에서 신원 확인 및 경찰의 사건조서 경위조서 등을 작성한 후 헬기 2대를 동원해 카트만두로 출발해 오후 5시 15분경 트리부반 국립대병원에 시신들이 안치됐다. 주네팔 한국대사관 측은 현지 병원 및 경찰 당국과 협조체제를 유지하며 부검 및 장례 관련 절차를 협의하고 있다. 대사관 직원 1명이 시신이 안치된 병원에서 대기하고 있다. 외교부는 15일 신속 대응팀 2명을 파견해 유가족 및 산악연맹 측이 네팔 현지를 방문할 경우 신속한 입국 절차를 지원하고 장례 및 시신 운구 등을 위해 협조할 계획이다. 비행기표가 매진된 탓에 유가족들의 네팔행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기범 한국산악회장은 “비행기표를 구할 수 없어 유가족 등이 네팔로 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시신을 국내로 옮겨서 합동 장례식을 치르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관계당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례적 돌풍이 앗아간 현장 김창호 대장 등 원정대의 도전은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됐다. 원정의 예상 종료일은 다음 달 11일까지였다. 이들은 네팔 포카라를 경유해 다르방(1070m), 팔레(1810m), 구르자 고개(3257m), 구르자카니 마을(2620m) 등을 거쳐 구르자히말 남면 쪽 케야스콜라(3500m)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한 뒤 남벽 직등 신루트 등반에 도전할 예정이었다. 원정대에 이상 신호가 감지된 것은 11일이었다. 김 대장의 친구인 서기석 유라시아트랙 대표는 “격려 차원에서 베이스캠프를 방문했던 정준모 전 한국산악회 이사가 11일 최홍건 한국산악회 고문과 만나기로 약속한 베이스캠프 인근 마을에 나타나지 않았다. 최 고문으로부터 이런 내용을 전해 듣고 내가 베이스캠프로 위성전화를 시도해도 통화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12일 서 대표 등이 현지 가이드를 동원해 베이스캠프 수색을 실시한 끝에 시신이 널려 있고 베이스캠프가 파괴됐다는 것을 파악했다. 김 대장의 사고가 정상에서 가까운 캠프가 아닌 베이스캠프에서 일어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보통 베이스캠프는 인근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에 설치되기 때문이다. 남선우 대한산악연맹 등산교육원장은 “베이스캠프는 산악인들의 휴식처이자 보급처로 통한다. 많은 인원이 몰려 있는 곳에서 사고가 발생해 희생자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사고 수습을 담당하고 있는 아시아산악연맹 측은 “베이스캠프에 돌풍이 불어닥치면서 이에 휩쓸려 급경사면 아래로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변기태 한국산악회 부회장은 “사고 현장에는 돌풍 흔적이 여럿 남아 있다. 시신 9구가 상당한 거리로 모두 분산돼 있고, 계곡 쪽에 나무가 뽑혀 베이스캠프로 올라와 있다. 눈사태가 원인이었다면 시신들이 한곳에 몰려 있는 상태로 발견됐을 것이다”고 말했다. 변 부회장은 “시신 중 일부는 침낭 안에 들어 있었다고 했다. 밤에 자다가 폭풍이 불어닥쳐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코리안루트’와 ‘코리안웨이’ 해발 7193m의 구르자히말이 속한 다울라기리산군은 최고봉 높이가 8167m로 세계에서 7번째로 높다. 지형이 거칠고 급경사가 많은 구르자히말에는 수직 높이가 3000m에 달하는 거대한 벽이 있다. 김 대장은 아직 인간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았던 이 남벽에 ‘코리안웨이’라는 신루트를 개척하려고 했다. 7년 전에도 한국 산악계는 비슷한 아픔을 겪었다.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에 성공했던 박영석 대장은 안나푸르나 남벽에서 ‘코리안루트’를 개척하려다가 실종됐다. 둘의 도전에는 한국 산악인들의 사명감이 숨어 있다.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의 최초 정복 등 많은 기록은 19세기부터 도전을 시도한 유럽 산악인들의 몫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산악인들은 아직까지 남겨진 최고 난도의 코스 개척을 위해 도전해왔다. 정윤철 trigger@donga.com·김정훈 기자}

    • 2018-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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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막 산행 다녀와 취업하겠다 했는데”

    아들은 산으로 떠나며 어머니에게 “마지막 산행”이라고 했다. 어머니는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렸지만 아들은 “엄마! 이번에 마지막으로 다녀와서 취업 준비할게요”라고 약속하며 미소를 지었다. 어머니는 불안했지만 그동안 여러 차례 산행을 무사히 다녀온 아들을 믿고 보내줬다. 하지만 그것이 어머니와 이재훈 대원(24)의 마지막 만남이 됐다. 이 대원의 모친 A 씨는 14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내가 늘 산이 위험하니 가지 말라고 해도 본인 손으로 돈을 모아 기어코 갔다”며 “이번에도 아들이 아르바이트를 해서 간다고 해 더 이상 말릴 수가 없었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원정대의 막내인 이 대원은 부산에서 부경대를 다니며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해 왔다고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 활동을 하는 데 부모에게 손을 벌릴 수 없어서였다.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를 다녀 부모에게 한 번도 손을 벌린 적이 없는 의젓한 아들이었다. 이런 아들을 황망히 떠나보낸 A 씨는 통화 내내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A 씨는 “100점짜리인 우리 아들, 이제 스물네 살밖에 안 됐는데…”라고 말하다 통곡했다. 사고 소식을 접한 지인들은 충격에 빠졌다. 유영직 대원의 선배인 황모 씨(66)는 “어떤 매스컴에서도 각광받진 않았지만 ‘신항로’를 개척하는 데엔 최적의 인물이었다”며 “이번 원정대의 ‘숨은 실력자’가 바로 유영직”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김창호 대장도 주저하지 않고 자신보다 나이가 두 살 많은 유 대원을 원정대에 영입했다고 한다. 유 대원은 165cm의 왜소한 체격이지만 현장에 대한 적응력과 과감성 등이 뛰어났다고 산악인들은 전했다. 유 대원은 효심도 뛰어났다. 경남 합천에서 어머니와 함께 지냈는데 일이 없는 날에는 늘 어머니를 돌봤다. 어머니가 최근 건강 악화로 병원에 입원해 유 대원이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또 이인정 아시아산악연맹 회장은 “우리에게 이번 원정대의 죽음은 가족이 죽은 것 이상의 슬픔”이라며 “특히 김창호 대장은 한국 산악계를 세계에 알리는 데 큰 공헌을 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 회장은 김 대장의 결혼식에서 주례를 맡기도 했다. 변기태 한국산악회 부회장은 임일진 감독에 대해 “산을 정말로 좋아했던 사람”이라며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산에 대한 애정 하나로 갔던 사람이라 더 침통하다”고 토로했다. 정기범 한국산악회 회장은 정준모 한국산악회 이사에 대해 “회사 경영으로 시간이 부족한 가운데도 신루트 개척을 격려하고자 방문했다가 변을 당했다”며 안타까워했다.김정훈 hun@donga.com·이지훈 기자}

    • 2018-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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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동킥보드에 치여 보행자 첫 사망

    보행자가 전동킥보드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동킥보드 운전자가 사망한 사고는 지난해 4건이 있었지만 전동킥보드에 치인 행인이 숨진 것은 처음이다. 11일 경기 일산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동킥보드를 타고 가다 보행자를 사망하게 한 혐의(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로 A 씨(42)를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전동킥보드를 몰려면 원동기 2종 운전면허나 자동차 운전면허가 필요한데, A 씨는 무면허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보행자를 치는 사고를 낼 것이라는 생각은 못 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17일 오후 7시 반경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아파트 앞 도로에서 전동킥보드를 몰고 가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40대 여성 B 씨를 치었다. B 씨는 이 사고로 바닥에 머리를 부딪히는 등 심한 부상을 당했다. 뇌출혈로 쓰러진 B 씨는 20일 동안 의식을 찾지 못하다 7일 끝내 사망했다. B 씨의 남편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내가 학원강사였는데 수업을 하러 가다 사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전동킥보드 역시 사망 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운전 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며 “면허 소지자가 차도로만 주행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 2018-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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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숙명여고, 이번엔 중간고사 재시험 논란

    전 교무부장의 시험지 유출 의혹으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에서 이번에는 중간고사 중국어 시험의 공정성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숙명여고 학부모 등에 따르면 학교 측은 2학년 2학기 중간고사 중국어 과목 6개 문항에 대해 12일 오후 4시 10분부터 15분간 재시험을 치르겠다고 학생과 학부모에게 통보했다. 숙명여고는 4일 보낸 가정통신문에서 ‘1일 시험을 치른 중국어 과목에서 객관식 5문항과 서술형 1문항을 무효화한 후 해당 문항에 대한 재시험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숙명여고 2학년 14개 반 가운데 9개 반 220명의 학생이 중국어를 선택해 수업을 듣고 있다. 이 중 2개 반에서는 교사가 보충유인물을 나눠주며 ‘시험에 나온다’는 말만 하고 해당 내용에 대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공정성에 문제가 생겼다는 게 학교 측의 판단이다. 이에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은 “전체 문항도 아니고 일부 문항만 재시험을 치르는 것이 오히려 공정성에 어긋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 보충유인물은 A4용지 한 장 분량으로, 8개의 짧은 중국어 문장과 26개의 단어로 구성돼 있다. 중국어 수업을 듣는 2학년 학생 A 양은 “중국어 수업을 듣는 학생이면 충분히 자습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의 자료”라며 “선생님이 ‘시험에 낼 예정이니 공부하라’고 말까지 했기 때문에 학생들은 모두 시험에 나온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숙명여고에서 중국어 과목은 한 문항 차이로 2, 3개 등급 차이가 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고 한다. 그런데 6개 문항에 대해서만 재시험을 치르면 1일 실시된 시험 중 6개 문항에서 틀린 문제가 있는 학생은 점수를 올릴 가능성이 있지만 6개 외에 다른 문항에서 틀린 학생은 점수를 올릴 기회가 없다. 2학년 학부모 B 씨는 “다른 과목도 교사가 가르친 내용을 토대로 응용해서 문항을 출제하지 않느냐”며 “수업시간에 설명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시험이 공정하지 못했다고 하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 수서경찰서는 6일 오전 시험지 유출 의혹과 관련해 비공개 소환조사를 받던 전 교무부장의 쌍둥이 딸 가운데 한 명이 호흡곤란 증세를 일으켜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오전 조사가 끝난 뒤 조사실에서 어머니, 변호사와 함께 점심을 먹다 호흡곤란을 호소했다”며 “추후 조사를 다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 2018-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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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구하라 “前남친이 성관계 동영상 협박” 고소

    아이돌그룹 ‘카라’ 출신 구하라 씨(27·여)가 ‘성관계 동영상으로 협박했다’며 전 남자친구 최모 씨(27)를 고소했다. 두 사람은 서로 폭행을 당했다며 공방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4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구 씨는 지난달 27일 최 씨를 강요, 협박,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2일 최 씨의 주거지와 차량 등을 압수수색했으며 최 씨의 휴대전화,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 등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 씨는 경찰 조사에서 “최 씨가 휴대전화에 저장돼 있던 성관계 동영상을 두 차례(8초, 30초) 내게 보내면서 ‘연예인 인생 끝나게 해주겠다’고 말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벤지 포르노’(연인 사이였을 때 촬영했던 성관계 동영상 등을 이별한 뒤 보복하기 위해 유포하는 것)로 협박을 당했다는 취지다. 최 씨는 두 사람이 다퉜던 지난달 13일 오전 2시 4분, 23분에 카카오톡 메신저로 영상을 구 씨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구 씨가 같은 날 오전 2시 21분경 최 씨 앞에 무릎을 꿇는 장면이 녹화된 폐쇄회로(CC)TV 화면도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최 씨의 변호인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성관계 동영상은 상호 동의하에 촬영한 것”이라며 “최 씨가 동영상을 구 씨에게 보낸 것도 협박용이 아니다”라고 혐의를 부인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 2018-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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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직 부장검사, 도봉산 암벽등반 중 추락해 숨져

    현직 부장검사가 3일 서울 도봉산에서 암벽등반을 하던 중 추락해 숨졌다. 경기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경 서울동부지검 A부장검사(56)가 도봉산 선인봉에서 암벽을 타다가 변을 당했다. 추락 후 의식이 있었던 A부장검사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다. A부장검사는 휴일을 맞아 암벽등반 동호회원 4명과 등산을 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일행으로부터 “암벽 등반을 할 때 나무에 묶여 있던 밧줄이 A부장검사와 연결돼 있었는데 암벽을 내려가던 중 나무에 묶여 있던 밧줄 부분이 풀리면서 아래로 떨어졌다”는 진술을 확보해 진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일행 4명 등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확인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타살 혐의점은 없다”고 밝혔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김정훈 기자 hun@donga.com}

    • 2018-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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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인의 날’ 유공자 112명 포상

    제22회 노인의 날 기념식이 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대한노인회(회장 이중근) 주관, 보건복지부 주최로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서면 축사를 통해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품위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책무를 다하겠다”며 “우리 사회의 기둥으로서 사회 발전에 어르신들의 지혜와 경륜을 보태어 달라”고 당부했다. 행사에는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450여 명이 참석했다. 기념식에서는 이장으로 활동하며 생활이 어려운 홀몸노인 등을 도운 도호근 씨(81) 등 3명이 국민훈장을 받았다. 또 국민포장 3명, 대통령표창 16명 등 총 112명이 포상을 받았다. 이중근 회장은 인사말에서 “한반도 평화와 국가 발전을 뒷받침하는 책임과 사명감으로 어른다운 노인이 되자”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 2018-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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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캄캄한 밤 뱃놀이, 위태로운 한강카약

    지난달 30일 6시경 뚝섬유원지 인근. 한강의 석양을 볼 수 있는 ‘야간 카약’에 탑승하기 위해 시민 40여 명이 모여 들었다. 카약은 동력이 없는 배를 양쪽 노로 젓는 방식으로, 한강공원 인근의 카약 대여업체에서 1인당 2만∼3만 원을 내면 빌릴 수 있다. 오후 7시가 넘자 해가 완전히 저물어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데도 카약 탑승은 이어졌다. 어두운 강 위에서 카약을 타는데도 이들이 갖춘 안전장비는 구명조끼 하나뿐이었다. 어둠 속에서 ‘쿵’ 하는 둔탁한 소리가 나더니 카약 두 척이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카약끼리 부딪친 것이다. 김모 씨(30)는 “초보자인 데다 바람이 많이 불어 방향을 잡기 힘들어 지나가는 다른 카약과 부딪쳤다”고 했다. 실제로 한강에 어둠이 짙게 깔렸지만, 경광등이나 랜턴을 달고 있는 카약은 한 척도 없었다. 카약 탑승자가 물에 빠질 경우 자신의 위치를 알리거나 구조 요청을 할 유일한 방법은 자신의 휴대전화 불빛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같은 시간 반대편에서는 카약 한 척이 청담대교 북단을 향해 홀로 흘러가고 있었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 카약이 뒤집힐 듯 좌우로 흔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 배를 도와줄 가이드는 없었다. 야간 카약을 운영하는 A업체 대표는 “참가자 10∼15명당 한 명의 가이드가 배치되는데 잘 따라오고 있는지 일일이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영주 세한대 해양레저학과 교수는 “야간에는 카약을 비롯한 수상레저스포츠를 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며 “유람선의 물살이나 바람 등으로 카약이 뒤집힐 수 있기 때문에 위치를 알릴 경광등이나 호각 등 최소한의 안전장비라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 2018-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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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값 안정 위해 풀자” vs “국토의 허파 보존을” 팽팽한 신경전

    《‘집값 안정을 위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자.’ vs ‘미래 후손용 자산이므로 안 된다.’ 폭등세를 보이고 있는 수도권의 집값 안정을 위해선 대규모 주택 공급이 필요하다는 입장은 같이하면서도 실천방안을 놓고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견해를 달리했다. 보전 가치가 높지 않은 그린벨트를 일부 해제해서 주택을 짓자는 국토부 요구에 서울시는 후손에게 물려줄 환경자산을 훼손할 수는 없다며 맞섰다. 21일 공개된 정부의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은 서울시 주장에 국토부가 한 걸음 물러선 모습이다. 하지만 국토부가 서울시와 그린벨트 해제 방안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힘에 따라 양측의 신경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했던 국토부… 해제 카드는 여전히 유효 국토부가 서울 지역 그린벨트에 주목한 것은 그동안 내놓은 수요 억제 방안만으로는 집값을 잡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세금 부과나 대출 제한으로는 이미 불붙은 주택시장을 진정시키기 힘든 만큼 ‘공급 대책’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가장 손쉽고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주택 재개발이나 재건축은 처음부터 고려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 정권이 집권 초기부터 재개발, 재건축에 따른 개발이익이 일부 계층에게만 주어진다는 사실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던 탓이다. 대안으로 떠오른 게 그린벨트였다. 서울에서 주택을 대량 공급할 수 있는 공간이 그린벨트 외에는 사실상 없기 때문이었다. 여기에다 그린벨트는 땅값이 싸 토지 수용 등에 들어가는 택지 조성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그만큼 분양가를 낮출 수 있어 인근 지역 집값 하락을 유도할 수 있어서다. 국토부는 또 집값 안정과 함께 건설경기 부양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건설 경기는 침체 일로에 있다. 문재인 정부가 4대강 사업 등 이전 정부가 벌인 대규모 개발 사업을 ‘적폐’로 몰며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예산을 급격히 줄인 결과다. 국토부로서는 그린벨트 개발에 민간자본을 유치해서 아파트를 짓는다면 침체된 국내 건설 경기를 어느 정도 회복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토부는 서울시 반대로 21일 내놓은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 그린벨트 해제 내용을 포함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해제 카드를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다. 김현미 장관이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 서울 지역 일부 그린벨트를 직권으로 해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향후 발표할 26만5000채 공급 계획 중 20만 채는 서울과 1기 신도시(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사이에 조성된 택지에서 공급하기로 한 것도 그린벨트 해제 카드가 유효함을 시사한다. 서울과 1기 신도시 사이에 대규모 택지를 조성할 땅은 사실상 그린벨트밖에 없다.○ ‘그렇고 그런 벨트’로 만들 수 없다는 서울시 서울시는 그동안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고수했다. 후손에게 물려줄 환경 자산인 그린벨트를 훼손할 수 없다는 게 내세운 명분이었다. 서울시는 대안으로 옛 성동구치소 등 시내 유휴지 개발을 통해 6만2000여 채를 공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서울시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정치권과 부동산 업계에서는 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는 박원순 시장의 의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그린벨트를 풀었는데도 집값이 잡히지 않으면 해제 주체인 박 시장에게 ‘책임론’의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박 시장은 용산과 여의도 개발 방침을 내놓았다가 집값 폭등의 빌미를 제공했다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경험도 있다. 따라서 섣부르게 그린벨트 해제에 동의하지 않고 충분한 명분을 쌓으려는 정치적인 계산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 반응은 엇갈려 양병이 서울대 명예교수(전 환경대학원 교수)는 “서울 시내에서 녹지를 확보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지만 그나마 그린벨트가 있어 녹지를 볼 수 있는 것”이라며 “그걸 지금 다 써버리면 미래 세대는 정말 땅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홍철 환경정의 사무처장도 “정부가 전답이나 비닐하우스가 있는 그린벨트는 이미 훼손돼 녹지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도시 확산을 막는 완충지 역할은 충분히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사람이 사용하지 않고 버려진 그린벨트의 경우 오염원도 많아 해제하고 개발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이정전 서울대 명예교수(전 환경대학원 원장)는 “그린벨트는 공기나 지하수 정화, 아름다운 풍경 제공 등과 같은 비금전적인 가치를 갖고 있다”며 “개발을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금전적인 가치와 보존했을 때의 비금전적인 가치를 진지하게 비교한 뒤 개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도예 yea@donga.com·김정훈·송진흡 기자}

    • 2018-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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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값 안정 위해 풀어야” vs “후손용 환경자산”…그린벨트 갈등

    ‘집값 안정을 위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자’ VS ‘미래 후손용 자산이므로 안 된다’ 폭등세를 보이고 있는 수도권 지역 집값 안정을 위해선 대규모 주택 공급이 필요하다는 입장은 같이 하면서도 실천방안을 놓고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견해를 달리했다. 보존가치가 높지 않은 그린벨트를 일부 해제해서 주택을 짓자는 국토부 요구에 후손에게 물려줄 환경자산을 훼손할 수는 없다며 서울시는 맞섰다. 21일 공개된 정부의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은 서울시 주장에 국토부가 한 걸음 물러선 모습이다. 하지만 국토부가 서울시와 그린벨트 해제 방안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협의해나가겠다고 밝힘에 따라 양측의 신경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양재대로 구룡마을 입구 교차로. 구룡산 쪽으로 눈을 돌리자 시내버스 회사 건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나무들로 뒤덮인 녹지공간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 녹지 쪽으로 다가가자 산새 소리가 울려 퍼졌다. 길(양재대로) 건너편에서 지어지고 있는 ‘래미안 블레스티지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둔탁한 건설기계 소리가 들려오는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하지만 구룡산 방향으로 들어가자 전혀 다른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어설프게 지어진 판잣집들이 어지럽게 들어서 있었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실개울에서는 악취가 났다. 구룡마을 초입에서 ‘항아리집’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토기를 팔고 있는 채희영 씨(68·여)는 “구룡마을이 그린벨트로 묶여 있지만 마을 어귀를 제외하고는 훼손이 많이 돼 사실상 녹지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구룡마을은 국토교통부가 그린벨트를 해제한 후 대규모 택지개발을 통해 아파트를 공급하려는 대표적인 후보지였다. 집값 폭등의 진원지인 서울 강남권에 위치해 집값 안정 대책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전혀 다르게 봤다. 이명박 정부 시절 서울 강남구 내곡동 등 강남권 그린벨트를 풀고 아파트를 지었지만 집값이 안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며 실효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국토의 허파’인 그린벨트가 훼손돼 ‘그렇고 그런 벨트’로 전락하면 후손들에게 죄를 짓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했던 국토교통부…해제 카드는 여전히 유효 국토부가 서울 지역 그린벨트에 주목한 것은 그동안 내놓은 수요 억제 방안만으로는 집값을 잡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세금 부과나 대출 제한으로는 이미 불붙은 주택시장을 진정시키기 힘든 만큼 ‘공급 대책’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가장 손쉽고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주택 재개발이나 재건축은 처음부터 고려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 정권이 집권 초기부터 재개발, 재건축에 따른 개발이익이 일부 계층에게만 주어진다는 사실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던 탓이다. 대안으로 떠오른 게 그린벨트였다. 서울에서 주택을 대량 공급할 수 있는 공간이 그린벨트 외에는 사실상 없기 때문이었다. 여기에다 그린벨트는 땅값이 싸 토지 수용 등에 들어가는 택지조성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그만큼 분양가를 낮출 수 있어 인근 지역 집값 하락을 유도할 수 있어서다. 국토부는 또 집값 안정과 함께 건설경기 부양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건설 경기는 침체 일로에 있다. 문재인 정부가 4대강 사업 등 이전 정부가 벌인 대규모 개발 사업을 ‘적폐’로 몰며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예산을 급격히 줄인 결과다. 국토부로서는 그린벨트 개발에 민간자본을 유치해서 아파트를 짓는다면 침체된 국내 건설 경기를 어느 정도 회복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토부는 서울시 반대로 21일 내놓은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 그린벨트 해제 내용을 포함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해제 카드를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다. 김현미 장관이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 서울 지역 일부 그린벨트를 직권으로 해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향후 발표할 26만5000채 공급 계획 중 20만 채는 서울과 1기 신도시(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사이에 조성된 택지에서 공급키로 한 것도 그린벨트 해제 카드가 유효함을 시사한다. 서울과 1기 신도시 사이에 대규모 택지를 조성할 땅은 사실상 그린벨트밖에 없다.● ‘그렇고 그런 벨트’로 만들 수 없다는 서울시 서울시는 그동안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고수했다. 후손에게 물려줄 환경 자산인 그린벨트를 훼손할 수 없다는 게 내세운 명분이었다. 서울시는 대안으로 옛 성동구치소 등 시내 유휴지 개발을 통해 6만2000여 채를 공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서울시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정치권과 부동산 업계에서는 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는 박원순 시장의 의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그린벨트를 풀었는데도 집값이 잡히지 않으면 해제 주체인 박 시장에게 ‘책임론’의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박 시장은 용산과 여의도 개발 방침을 내놓았다가 집값 폭등의 빌미를 제공했다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경험도 있다. 따라서 섣부르게 그린벨트 해제에 동의하지 않고 충분한 명분을 쌓으려는 정치적인 계산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 반응은 엇갈려 양병이 서울대 명예교수(전 환경대학원 교수)는 “서울 시내에서 녹지를 확보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지만 그나마 그린벨트가 있어 녹지를 볼 수 있는 것”이라며 “그걸 지금 다 써버리면 미래 세대는 정말 땅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홍철 환경정의 사무처장도 “정부가 전답이나 비닐하우스가 있는 그린벨트는 이미 훼손돼 녹지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도시 확산을 막는 완충지 역할은 충분히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사람이 사용하지 않고 버려진 그린벨트의 경우 오염원도 많아 해제하고 개발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이정전 서울대 명예교수(전 환경대학원 원장)는 “그린벨트는 공기나 지하수 정화, 아름다운 풍경 제공 등과 같은 비금전적인 가치를 갖고 있다”며 “개발을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금전적인 가치와 보존했을 때의 비금전적인 가치를 진지하게 비교한 뒤 개발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김정훈 기자 hun@donga.com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 2018-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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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원 존폐논쟁 부른 ‘뽀롱이의 죽음’

    18일 대전오월드 사육장을 탈출한 퓨마 ‘뽀롱이’가 탈출 4시간 반 만에 사살되면서 동물원의 대처가 적절했는지, 동물원이 필요한지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동물원 폐지, 동물원 관계자 처벌 등 이 사건과 관련한 글 100여 건이 올라왔다. ‘동물원을 폐지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은 “퓨마는 자신의 본능대로 움직인 것이다. 이는 절대 총살당할 일이 아니다”라며 “인간의 실수를 동물의 탓으로 돌리지 말아 달라. 야생동물이 스트레스만 받는 동물원을 폐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청원은 19일 오후 9시 기준으로 3만6000여 명이 동의했다. 2만여 명이 동의한 ‘동물을 해치는 동물원을 폐지합시다’라는 글을 올린 이는 “마취를 했지만 다시 도망갔다는 이유만으로 처참히 사살됐다. 동물을 해치는 곳을 감히 동물원이라고 할 수 있겠냐”라며 “동물을 단순한 구경거리로 소비하는 것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포털사이트 게시판들에도 “퓨마가 무슨 죄냐”, “사람이 관리를 못해 놓고 대체 왜 퓨마를 죽인 건지 이해가 안 간다” 등 안타까운 마음을 밝히는 글을 올린 누리꾼들이 많았다. 퓨마는 국제멸종위기종 2등급 동물이기도 하다. 반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반론도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마취총을 맞았는데도 마취가 안 됐고, 야간에는 수색 자체가 힘든 상황”이라며 “급박한 현장 상황은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아는 것”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119특수구조단과 경찰타격대, 동물원 측은 18일 퓨마 수색에 나선 지 1시간 반 만에 퓨마를 발견하고 마취총을 쐈지만 퓨마는 계속 이동했다. 수색대가 다시 퓨마를 발견한 시간은 오후 9시 45분경이었고 결국 사살했다. 신남식 서울대 수의학과 명예교수는 통화에서 “동물이 흥분된 상태에서는 평소보다 2, 3배 많은 양을 사용해도 마취가 안 되는 경우가 있다”며 “야행성 동물이 흥분해 있고 야간이다 보니 불가피하게 사살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맹수류 탈출을 막기 위해 체계적인 관리 체계와 세부적인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건이 발생한 대전 오월드 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대전도시공사 유영균 사장은 “맹수류 관리를 위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칩을 내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중앙과학관은 교육용 박제로 만들어 전시하겠다는 취지로 퓨마 사체 기증을 요청했다. 대전도시공사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 2018-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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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이 불쌍한 강아지 살려주세요” 후원금 1억 모아 생활비 펑펑

    ‘치료비가 없어서 불쌍한 강아지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 아이를 구해주세요.’ 2017년 10월경 아파서 신음하는 강아지의 사연과 사진이 한 동물보호단체의 카카오톡 대화방에 올라왔다. 글을 올린 사람은 이 단체 대표 A 씨(36). 회원 한 명이 ‘제가 20만 원 낼게요’라고 말을 꺼내자 다른 회원들도 잇달아 기부를 시작했다. 1시간도 지나지 않아 100만 원가량의 후원금이 모였다. A 씨는 몇 시간 뒤 ‘병원에 다녀왔다’는 메시지를 대화방에 남겼다. 회원들은 ‘우리를 대신해 강아지를 돌봐줘 너무 고맙다’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게 이것뿐이라 미안하다’며 A 씨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A 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유기견을 도와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모인 돈은 대부분 강아지 치료가 아니라 A 씨의 생활비로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 강아지 치료한다고 해놓고는… 서울 중랑경찰서는 지난달 31일 개 농장에 갇히거나 버려진 강아지를 구하고 치료한다는 명목으로 후원금을 받아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사기)로 A 씨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2016년 11월 이 단체를 설립한 뒤 9800만 원의 후원금을 모아 이 가운데 800만 원가량만 실제 강아지를 구하거나 치료하는 데 쓰고, 나머지 9000만 원은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원들이 후원금 사용명세 공개를 요구하자 A 씨는 사용명세의 금액 부분을 포토샵으로 조작한 사진을 보여주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 씨가 실제로는 유기견을 구할 의도가 없으면서 후원금을 모으려고 회원들을 속인 것으로 판단했다. A 씨는 개 농장에서 데려온 강아지를 검진조차 하지 않고, 반지하 월세방에 방치하기도 했다. 이를 알게 된 단체 회원들은 사비로 강아지의 검진과 치료를 해줬다. 회원 B 씨는 “A 씨에게 치료비를 달라고 하니 ‘회원이 자발적으로 한 일이라 돈을 줄 수 없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회원들이 올해 1월 A 씨를 고소해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다. A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해명할 것도, 더 말할 것도 없다”고만 했다.○ 감시 허술한 ‘임의단체’ 만들어 법망 피해 A 씨의 수법은 ‘어금니 아빠’로 후원금을 모금해 사적으로 쓴 이영학(35)과 닮은 점이 많다. 이영학은 12년간 딸의 치료비 명목으로 12억8000만 원을 모금해 11억2000만 원을 차량 구입, 문신 시술 등 개인적으로 사용했다. 이영학 역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언론 인터뷰 등을 활용해 후원자를 모았다. 이영학 사건 이후 개인과 단체가 받는 기부금에 대한 감시망이 허술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제도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고 여전히 법망은 이들을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 A 씨는 가장 만들기 쉽고 규제가 허술한 ‘임의단체’로 설립했다. 임의단체는 설립자가 관할 세무서에 설립지원서만 제출하면 쉽게 만들 수 있다. 또 회비나 후원금 규모가 3억 원 이상이면 국세청에 결산서류 등을 신고해야 하지만 3억 원 미만이면 신고 의무가 없다. 전문가들은 기부금 사기를 막으려면 기부자 스스로가 ‘스마트 도너(donor·기부자)’가 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강철희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감정에 치우쳐 기부하면 기부를 악용하는 이들을 걸러낼 수 없다”며 “해당 단체가 기부금 영수증을 발행하고 사용명세를 투명하게 공개하는지, 해당 단체의 운영진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등을 다각도로 따져보고 기부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 2018-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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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씻을 곳 마땅치 않아”…軍 야외훈련 때마다 일회용품으로 식사

    “예비군들은 식판에 비닐백을 하나씩 싸서 식사하시면 됩니다.” 4일 강원 화천군 한 포병부대의 야외 훈련장. 부사관 한 명이 동원예비군훈련에 참석한 예비군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가보니 군부대에서 사용하는 식판과 일회용 비닐백이 준비돼 있었다. 비닐백을 식판에 감싸 그 위에 음식을 받아서 먹은 뒤 비닐백만 벗겨서 버리는 식이었다. 식판에 비닐백을 씌우면 팽팽해져서 국물을 받기 어렵다. 때문에 일부 장병은 식판은 아예 사용하지 않고, 비닐백에 밥과 반찬을 넣어 주먹밥 형태로 만들어 먹기도 했다. 식판 옆에는 일회용 숟가락과 나무젓가락들이 놓여있었다. 그 옆에는 플라스틱 병에 담긴 500mL 생수가 여러 묶음 쌓여있었다. 군 장병이 갖고 있는 수통은 사용되지 않았다. 군 장병이 한 끼 식사를 하면서 4가지 종류의 일회용품을 사용하고 있는 셈. 야외훈련을 받는 동안 식사 때마다 이런 식으로 식사가 이뤄졌다. 사회에서는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이 금지, 종이 빨대 보급 논의 등 일회용품 감축 움직임이 한창이지만 군 부대에는 변화의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한 부사관은 “야외훈련을 할 때에는 식기를 씻을 곳이 마땅치 않아 일회용품을 사용한다. 대부분의 부대들이 이렇게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 부대의 훈련 지역은 막사에서 한 시간 남짓 거리였고, 식사 때마다 부대에서 차량으로 식기를 훈련 지역으로 가져온다. 식기 세척은 취사병이 전담한다. 야외 훈련에서 사용한 식기를 부대로 가져가서 세척할 수 있는 구조다. 한 병사는 “야외 훈련에서 사용한 식기를 부대로 싣고 가면 차량에서 내려서 설거지를 한 뒤 다시 차량에 실어야 한다”며 “이게 번거로워서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대는 한 달에 2~3회 짧게는 4박 5일, 길게는 6박 7일 일정으로 야외 훈련을 하는데 식사 때에는 늘 일회용품을 사용한다고 한다. 육군 예비역 정모 씨(26)는 “내가 입대했던 2013년에도 이런 관행이 있었는데, 사회 분위기가 변했는데도 여전히 군부대에서 일회용품을 거리낌 없이 사용하고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 2018-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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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신의 늪’에 빠진 학생들… “학교도 친구도 못 믿겠어요”

    《사교육 1번지인 대치동 학원가와 가까운 숙명여고에서 시험지 유출 의혹이 불거진 지 한 달. 학교는 불신과 불안의 늪에 갇혔다. 학생들은 자신의 등수를 믿지 못하고, 동고동락해 온 친구를 의심한다. 내신 성적을 사수하려 ‘공부 기계’로 살아온 학생들에게 100등을 건너뛰는 건 상상 불가다. 고3들은 이번 파문이 ‘숙명 디스카운트’로 이어질까 전전긍긍. 학부모들은 촛불을 들면서도 자녀가 불이익을 당할까 마스크를 쓴다. 지금 그 명문여고 교실에선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이게 뭐야. 우∼.”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의 한 교실. TV를 통해 교내 방송을 지켜보던 학생들 사이에서 야유가 터져 나왔다. 교장을 비롯한 학교 관계자들이 전 교무부장 A 씨의 쌍둥이 딸(2학년)이 나란히 문·이과 전교 1등을 한 것과 관련한 의혹을 해명하는 ‘긴급 방송’이었다.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의혹’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감사 결과가 발표되고 이틀이 지난 이날 숙명여고는 오전 수업 시간을 30분가량 줄이고 방송을 했다. 학생들은 뭔가 중요한 발표를 하거나 학교 측이 진심 어린 사과나 위로를 하지 않을까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방송의 주요 내용은 ‘각종 유언비어에 흔들리지 말고 열심히 공부해 행복을 지키는 숙명인이 되자’, ‘숙명을 침몰시키려는 사람들 속에서 우리는 하나가 돼야 보란 듯이 의연히 노를 저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훈화였다. 방송 중간중간에 학생들은 웅성거렸다. 방송이 끝나자 일부 학생은 책을 집어던지는가 하면 “학교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는 등 거친 말까지 했다고 한다. 숙명여고 2학년 B 양은 “학교가 사실상 학생들의 입을 막으며 잘못을 감추려고 하고, 여러 의혹에 대해선 유언비어라고 변명만 하는 모습에 화가 났다”고 말했다. 지난달 중순 서울 강남의 학원 정보 사이트에서 처음으로 ‘숙명여고 사태’가 시작된 지 약 한 달이 지났다. 여론이 들끓으면서 시교육청 감사가 실시됐고 숙명여고의 교장과 교감이 바뀌었다. 시교육청은 감사 결과 A 씨가 쌍둥이 딸이 속한 학년의 중간·기말고사 시험지와 정답지를 총 6차례 검토, 결재했고 혼자서 최대 50분 동안 시험지를 검토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험지 유출 여부는 밝혀내지 못한 채 공을 경찰에 넘겼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마지막 모의 평가가 치러진 5일, 경찰이 학교를 압수수색하며 분위기는 더욱 뒤숭숭해졌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한편으로는 불안하고 한편으로는 불만이 많지만 ‘입시’와 ‘성적’이라는 엄연한 현실 앞에서 속 시원하게 소리를 내지도 못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가면을 쓴 채 밤마다 교문 앞에 모여 학교와 과도한 내신 경쟁이 벌어지는 교육 정책에 항의하는 촛불집회를 벌이는 것으로 분노를 표출할 뿐이다. 학생들은 불만을 억누르고 대학 수시전형 원서 접수, 2학기 중간고사, 수능 준비에 매진하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숙명여고 사태’ 한 달, 지금 숙명여고 안팎에서는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 “아무도 못 믿겠다”…불신에 빠진 학생·학부모들 얼마 전 학부모 C 씨는 숙명여고 2학년에 재학 중인 딸에게서 가슴 철렁한 이야기를 들었다. 딸이 “학교를 더 이상 믿을 수 없어 자퇴하고 싶다”고 토로한 것. 늘 학생들을 다정다감하게 대해줘 인기가 많았던 A 씨에 대한 배신감이 컸다고 한다. 당황한 C 씨는 “A 씨 딸들도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왜 네가 학교를 그만두려고 하느냐. 이번 일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다시 생각하자”고 딸을 달랬다. ‘불신의 늪’에 빠진 학생들은 학교도, 선생님도, 친구도 믿지 못하겠다고 하소연한다. 수업 시간에 일부 선생님은 “쌍둥이 딸과 관련된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하지 말라”고 입단속을 한다. 한 교사가 학생들에게 “쌍둥이 딸을 공격하지 말라.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는 이야기도 떠돈다. 학부모 D 씨는 “학교폭력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로 들렸다”며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에 가게 되면 대입에 손해를 본다는 점을 악용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때문에 학교 방송이나 선생님의 발언을 녹음해 부모에게 알려주는 학생도 있다고 한다. 학부모 E 씨는 “예전부터 학교 관계자의 딸들이 숙명여고에 입학해서 좋은 내신을 받고 명문대에 갔다는 이야기들이 있었다”며 “그래서 A 씨의 쌍둥이 딸이 숙명여고에 입학할 때부터 1년 넘게 많은 사람들이 주시해왔다”고 전했다. 학교 주변에서 ‘A 씨의 두 딸이 전학을 간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사실이 아니었고 두 학생은 현재 이 학교에 재학 중이다. 이를 불만스럽게 여기는 학생도 있다. 숙명여고 2학년 F 양은 “두 학생이 다른 친구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줬는데도 징계나 처벌을 받지 않는 게 속이 상한다. 우리들끼리 뒷담화를 자주 한다”고 말했다.○ “불이익 당할까 봐…” 분노하지만 나서진 못해 이처럼 불신은 깊어졌지만 그렇다고 누구도 앞에 나서서 이야기를 하려 하지는 않는다. 10일부터 대학 수시전형 원서 접수가 시작됐고, 이달 28일부터는 2학기 중간고사가 시작된다. 학교에 밉보이면 원서를 쓸 때나 중간고사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져 있다. 치열한 내신 경쟁을 벌이는 현실에서 조그마한 불이익이라도 받으면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2학년 G 양은 “우리가 목소리를 내면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라는 희망이 잠깐 있었지만 변화는 없고 피로감이 쌓인다”며 “우선은 중간고사가 코앞이라 내 공부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아이들의 ‘학습권 보장’을 무시할 수 없다고 털어놓는다. 아이를 대학에 보내려면 분하더라도 조용히 지낼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이다. 학부모 H 씨(49·여)는 “부모의 마음으로는 학교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는 것보다 우리 아이가 피해를 입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 학교만 그런 것도 아닐 텐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푸념했다. 11일 오후 8시 숙명여고 교문 앞에는 30여 명의 학부모가 참석해 촛불집회를 이어갔다. 학부모들은 ‘양심을 가르치지 않는 학교가 학교냐’는 등의 구호를 함께 외쳤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마스크와 캡모자로 얼굴을 가렸다. 혹시라도 아이가 피해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 돼서다. 집회 참가자인 학부모 I 씨는 “잘못된 것을 보고 도저히 침묵할 수 없었지만 내 딸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위험 때문에 얼굴을 가리고 매일 집회에 참가한다”고 말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익명의 공간을 이용해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강남 학원 정보 사이트의 게시판에 의견을 내놓는다. 이들 가운데에는 판검사, 정치인, 의사 등 이른바 ‘사회지도층’인 학부모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집회에 참석했다가 만에 하나 얼굴이 드러나면 아이가 선생님에게 눈총을 받을까 걱정된다고 한다. ○ 치열한 내신 경쟁에 3년 내내 살얼음판 오후 4시 반경 수업이 끝나면 대부분의 숙명여고 학생들은 대치동 학원으로 이동하거나 개인 과외를 받는다. 학원 수업을 4, 5개 받는 학생이 흔하다. 성적이 떨어지는 과목에 대해 3곳 이상의 학원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도 있다. 수능도 중요하지만 수시전형으로 대학에 들어가려면 치열한 내신 경쟁을 이겨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가 급속히 확산된 것은 명문고인 숙명여고에서 전교 순위 100등 밖이던 학생이 1년 만에 1등이 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전제에서 시작한다. 학교 시험에서 한 문제를 틀리면 전교 성적이 30등 이상 떨어질 때가 많다. 숙명여고 이과 2학년 학생 J 양은 “이과에서 일본어는 비중이 낮아서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 치열한데도 95점을 받으면 3등급”이라고 말했다. 잠시라도 긴장을 늦추면 한순간에 등수가 떨어지고 회복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공부 기계’가 돼야만 겨우 성적을 유지하는 경쟁 시스템 속에서 늘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라고 했다. 3년 내내 이어지는 긴장감을 견디지 못하고 ‘내신파(수시에 초점을 맞추는 학생)’에서 ‘수능파(정시에 목표를 두는 학생)’로 바꾸는 학생들도 있다. 3학년 K 양은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등수를 하나 올리는 것도 힘들어서 내신은 1학년 첫 성적과 비슷하게 유지되는 게 일반적”이라며 “그런데 갑자기 A 씨 쌍둥이 딸의 성적이 수직상승을 하니 자녀들에게 답을 알려줬다는 의혹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가 벌어진 이후 처음 치러진 9월 전국모의평가에서 쌍둥이 자매가 어떤 성적을 받을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3학년 L 양은 “전국 단위 시험보다 내신 성적 올리는 게 더 어려운 만큼 숙명에서 내신 1등을 하면 당연히 전국 모의고사에선 최고 수준의 점수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다양한 후폭풍에 인근 지역도 들썩 숙명여고는 물론이고 인근 지역 학생과 학부모들도 이번 사태의 후폭풍을 우려한다. 3학년 학생들은 스스로를 ‘이번 사태의 최대 피해자’라고 불렀다. 입시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자칫 ‘숙명 디스카운트’가 생겨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숙명여고는 이른바 ‘강남 8학군’의 명문여고로 손꼽힌다. 이 때문에 숙명여고 학생들은 대학들이 숙명여고 내신에 신뢰가 높은 것으로 믿고 있다. 3학년 M 양은 “일부 내신이 낮은 선배들도 명문대에 진학한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며 “그런데 이번 사태로 학교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면 입시에도 뭔가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숙명여고와 재단이 같은 숙명여중 학생들도 관심이 많다. 숙명여고 진학을 앞둔 학생이 많기 때문이다. 숙명여중 학생들은 관련 기사와 이야기들을 매일 단톡방에서 공유하고 있다고 한다. 숙명여중 3학년 N 양은 “혹시 숙명여고의 명성이 낮아지는 상황이 지속되면 다른 학교에 지원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인근의 한 초등학생 학부모는 “중·고등학교를 어디로 보내야 할지 다른 학부모들과 이야기를 자주 나눈다”고 말했다. 인근 고등학교들은 숙명여고 사태의 불똥이 지역 전체로 확산될까 봐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의혹 수준을 넘어 시교육청의 감사와 경찰의 수사로 이어진 것에 대해 충격이 크다. 서울 강남의 한 고교 교사는 “경찰 수사에서 뭔가 나오기라도 하면 여론이 악화되면서 수사가 확대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강남 8학군’ 학교 전체가 영향을 받을까 봐 숨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다른 방향으로 파장이 나타나고 있다. 쌍둥이 딸이 다닌 대치동의 수학학원을 경찰이 압수수색하자 실제로 학교 시험지가 학원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이 생겼다. 대치동의 한 보습학원 원장은 “‘몰래 시험 문제를 받으려면 학원에 돈을 따로 줘야 하는 것이냐’고 묻는 학부모도 있었다”고 말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시험지나 답안지를 몰래 적어서 보여줬다면 당사자 자백 말고는 별다른 물증이 없을 텐데 경찰이 증거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당초 경찰은 추석 전까지 수사를 마치는 것을 목표로 잡았지만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서울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시교육청 감사 결과와 별반 다르지 않은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가는 여론의 뭇매를 맞을 가능성이 높아 걱정이 크다. 주말도 없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수사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구특교 kootg@donga.com·김정훈 기자}

    • 2018-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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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구하라, 이별 통보 남친 폭행혐의 경찰 조사

    아이돌 그룹 ‘카라’ 출신 구하라 씨(27·여·사진)가 자신에게 이별을 통보한 남자친구 A 씨(27)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구 씨와 A 씨는 13일 0시경 구 씨의 자택인 강남구 논현동의 한 빌라에서 싸움을 벌였다. A 씨는 헤어디자이너인 것으로 알려졌다. A 씨가 구 씨에게 “헤어지자”고 통보하면서 다툼이 벌어졌다고 한다. 말싸움으로 시작된 다툼은 서로 간의 물리력 행사로 이어졌다. A 씨는 오전 3시경 구 씨의 집을 나서며 “여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구 씨는 인근 파출소에서 출동한 경찰관에게 “내가 일방적으로 때린 것이 아니라 다툼을 하다 서로 폭행이 있었다. 나도 맞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폭행은 경미한 수준이고 얼굴을 할퀸 정도”라며 “현재는 사건 접수만 된 상태로 구 씨의 혐의에 관해 소명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만간 일정을 잡아 구 씨를 조사할 계획이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 2018-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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