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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조원동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을 11일 기소하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검찰 수사를 마무리했다. 남은 의혹들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수사한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을 직권남용, 강요, 공무상기밀누설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고, 조 전 수석은 강요미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김 전 차관, 조 전 수석의 공소사실에도 '대통령과 공모하여'라는 표현이 적시됐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올해 5월 그랜드코리아레저에 장애인펜신팀을 창단하라고 압박을 했을 때 박근혜 대통령이 공모한 정황이 있다고 판단했다. 최순실 씨(구속기소)가 운영하는 더블루케이에 일감을 몰아주기 위해 박 대통령,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 김 전 차관, 최 씨 등이 그랜드레저코리아에 선수 전속계약 체결을 종용했다는 것이다. 검찰의 수사 결과 그랜드레저코리아는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구소기소)가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도 2억 원을 후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전 차관이 삼성그룹 스포츠단을 총괄하는 제일기획에 압력을 가해 삼성전자가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2800만 원을 후원하게 한 혐의는 장 씨 및 최 씨가 범행에 가담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김 전 차관은 또 케이스포츠재단과 더블루케이가 대한체육회를 대신해 광역스포츠클럽 운영권 등을 독점할 수 있도록 문체부 비공개 문건을 최순실 씨에게 전달한 혐의도 받는다. 조 전 수석이 2013년 7월 손경식 CJ그룹회장에게 대통령의 뜻이라며 "이미경 CJ부회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큰 일이 벌어진다"는 취지의 말을 하며 이 부회장 퇴진을 요구한 사실에 대해서도 검찰은 박 대통령이 범행에 공모했다고 적시했다. 이제 남은 의혹은 모두 특검팀이 수사를 맡는다. 특검팀은 검찰이 수사하지 못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국정농단 직무유기 의혹 등을 본격적으로 파헤칠 예정이다. 또 최 씨의 딸 정유라 씨의 특혜입학 사실이 드러난 이화여대도 집중 수사에 나선다. 검찰 특수본에서 수사했던 검사들은 이미 기소한 관련자들의 재판에서 공소유지를 전담할 것으로 예상된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검찰에서 건네받은 수사 자료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자료는 1t 트럭 1대 분량이다. 박 특검은 6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서초중앙로 법무법인 강남 사무실에서 윤석열 수사팀장 등 특검 파견이 결정된 현직 검사 10명과 상견례를 했다. 이 회의에 양재식 특검보도 참여했다. 박 특검은 파견 검사들에게 향후 수사 방향과 의의 등을 간략하게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회의를 마치고 검찰에서 넘겨받은 수사기록 검토에 들어갔다. 또 추가 파견 검사 10명을 법무부에 요청했다. 40명의 특별수사관은 대한변호사협회와 대한법무사협회로부터 추천받는다. 수사기록을 검토한다는 것은 수사를 시작했다는 의미다. 부장검사급으로 특검팀에 합류한 한동훈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 2팀장은 회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중요한 일이라는 걸 파견 검사들이 다 알고 있다”며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특검의 초반 수사는 대기업을 위주로 속전속결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특검이 파견 받은 검사들은 검찰에서 기업비리 수사를 잘한다고 손꼽히는 검사들이다. 파견 검사들의 선봉 격인 한 부장검사는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의 횡령·배임 수사에 참여한 경험이 있어 이들 기업의 의사결정 구조를 꿰뚫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순실 씨(60·구속 기소)의 실소유 회사에 광고를 몰아준 혐의가 드러났고, SK그룹은 면세점과 관련해 정부의 두 재단에 돈을 낸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 부장검사는 파견 직전까지 대우조선해양 비리를 수사했다. 양석조 부장검사는 2010년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에서 천신일 전 세중나모 회장을 구속하면서 정권 막후 실세를 수사했다. 금융위원회 파견 경험도 있어 최 씨를 둘러싼 각종 부당 금융거래 의혹을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일선 특수부의 대표 격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 2부의 부부장검사인 고형곤, 김창진 검사도 특검의 기업 수사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팀의 이런 면면은 특검이 검찰에서 마무리하지 못한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죄’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헤칠 수사 역량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오게 한다. 특검 기간이 한정돼 있는 터라 특검이 언제부터 관련자 소환과 압수수색에 나설지에 대한 관심이 크다. 2007년 삼성비자금 특검은 특검보가 임명된 지 일주일 만에 첫 참고인 조사가 이뤄졌다. 2012년 내곡동 사저터 매입의혹 특검은 특검보를 임명한 지 4일 만에 핵심 관계자들을 출국금지하고, 이튿날 주요 장소들을 압수수색하며 수사 속도를 높였다. BBK의혹 특검도 특검보 임명 4일 만에 관련 장소들을 압수수색했다. 박 특검이 속전속결 수사를 강조하고,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수사 범위가 아주 광범위하기 때문에 조만간 대대적인 압수수색 등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한편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구속만기일에 맞춰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장시호 씨(37)를 기소하며 사실상 검찰의 임무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이날 대검 확대간부회의에서 특수본이 마지막까지 수사에 최선을 다할 것과 특검이 신속하고 원활하게 수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특검 인계도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김준일 jikim@donga.com·허동준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는 5일 “박충근(사법연수원 17기), 이용복(18기), 양재식(21기), 이규철 변호사(22기)가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을 수사할 특검보로 임명됐다”고 밝혔다. 이규철 특검보는 판사 출신이고, 나머지 3명은 검사 출신이다. 2003년 ‘대북송금사건 특검’에 파견된 박 특검보는 1990년대 초반 ‘범죄와의 전쟁’ 당시 조폭 수사에 참여한 정통 강력 검사의 계보를 잇는 막내뻘 검사다. 이용복 특검보는 2012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디도스 공격사건’ 특검에서 특검보로 활약했다. 양 특검보는 박 특검과 같은 법무법인에서 근무 중이며, 박 특검과 법무법인 대륙아주에서 함께 일한 적이 있는 이규철 특검보는 판사 출신답게 법리에 강하다는 평이 나온다. 검찰에서 파견될 수사 검사 10명도 확정됐다. 이들은 윤석열 팀장(23기)을 비롯해 한동훈 부패범죄특별수사단 2팀장(27기), 신자용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28기), 양석조 대검찰청 사이버수사과장(29기), 고형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부장(31기), 김창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부부장(31기), 이복현 춘천지검 검사(32기), 박주성 서울서부지검 검사(32기), 김영철 검사(33기·부산지검에서 특별수사본부 파견), 문지석 대구지검 서부지청 검사(36기) 등이다. 검찰의 대표적인 특수통인 한 부장검사는 박 특검이 대기업 회장 수사를 지휘할 때 수사팀 검사로 활약한 인연이 있다. 박 특검은 2003년 서울중앙지검 2차장일 때 SK 최태원 회장을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했고 2006년 대검 중수부장일 때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같은 혐의로 구속했다. 당시 대검 중수1과장으로서 박 특검을 보좌하고 한 부장검사를 지휘하며 수사실무를 총괄한 최재경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17기)은 현재 박근혜 대통령 측에서 특검의 칼날을 방어하는 상반된 처지에 서 있다. 고형곤 김창진 김영철 검사는 최근까지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해 왔다. 박 특검은 이번 주에 나머지 검사 10명을 추가 파견해 줄 것을 법무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김준일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최순실 게이트’를 파헤칠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의 최대 관심사는 대기업들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돈을 뇌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다.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도 박근혜 대통령에게 뇌물죄 적용을 위한 법리 검토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출연금 전체가 아니라 일부 기업이 추가 출연한 자금에 뇌물죄를 적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반면 박 특검은 법리 적용의 틀을 확대해 두 재단 출연금 전체를 뇌물로 볼 수 있는지를 놓고 수사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수본 내부에서도 ‘뇌물의 범위’와 뇌물죄 적용 가능성을 놓고 크고 작은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검사들을 중심으로 한 수사 실무 라인은 박 대통령에게 뇌물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했다고 한다. 그러나 기존 수사만으로는 뇌물죄의 핵심인 대가성을 입증하기 힘들다는 의견과 함께 피의자인 박 대통령 조사 없이 뇌물죄를 적용하기는 무리라는 반론이 맞서면서 판단을 유보했다. 현재 박 대통령과 공동정범인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과 최순실 씨(60·구속 기소)는 직권 남용, 강요 혐의만 받고 있다. 두 재단 출연 과정 수사는 이미 상당 부분 진척됐다. 이 때문에 박 특검은 새로운 물증이나 진술을 확보하는 데 시간을 쏟기보다 법리 적용을 위한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박 특검이 기존 특수본 수사에 참여하지 않았던 새로운 검사를 대거 특검팀에 합류시키겠다고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박 특검은 파견 검사 최대 20명 가운데 3분의 1 정도만 기존 수사팀 출신으로 충원키로 했다. 특수본 내 부장검사급 이상 간부들도 최대한 배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검은 기존 수사팀의 시각과 새로 합류한 팀원들의 새로운 시각을 서로 경쟁시키는 방식으로 최종 결론을 낸다는 복안이다. 두 재단에 출연한 대기업들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뇌물죄가 성립하려면 뇌물을 준 기업도 피의자가 될 수밖에 없다. 최 씨 측을 직접 지원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삼성그룹과 K스포츠재단에 추가 출연금을 냈다가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 직전 돌려받은 롯데그룹이 ‘요주의’ 대상이다. 최 씨 소유 회사에 광고 물량을 몰아준 현대자동차그룹, K스포츠재단 지원 요청을 받고 세무조사 관련 청탁을 한 단서가 포착된 부영그룹도 마찬가지다. 특검은 기업들이 청와대에 출연을 약속하면서 어떤 청탁을 했는지 집중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의 고질적인 병폐인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이번 특검의 존재 목적과도 맞닿아 있다. 각 대기업은 경영권 승계와 그룹 총수 사면, 사업 인허가 등에서 정권과 맞서기 힘든 상황이었다. 반대로 정권과 대화만 잘되면 그룹의 명운이 달린 문제를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특검법에 참고인 강제 소환 조항이 빠진 것이 수사의 난관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전 특검법에는 있었던 ‘참고인에 대해 강제 소환이 가능하다’는 조항이 이번에는 마련되지 못했다. 박 특검도 “이게 매우 어려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재계 총수가 개인 일정 등을 이유로 조사를 피하려 할 가능성에 특검이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김준일 jikim@donga.com·장관석 기자}

국내 정치와 사회지형을 바꾼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했던 전직 검찰 고위 간부들과 특별검사는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중대 변곡점(變曲點)이 될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정의했다. 선진국의 문턱에 들어선 상황에서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 깊이 박힌 권위주의적 정경유착을 완전히 뽑아버릴 기회라는 점도 강조했다. ‘국민만 바라보고 수사하라’는 말로는 부족하며, ‘시대정신’을 더해야 한다는 주문도 여러 번 나왔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으로 재직하던 2002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차남을 구속시킨 김종빈 전 검찰총장(5기)은 “이번 수사는 구(舊)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질서를 세우는 일”이라며 “단순히 과거 청산에 그치지 말고 새로운 선진사회로 가는 디딤돌 역할을 한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국민이 지켜보다 보니 법 절차에 소홀해질 우려가 있는데 이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을 수사한 김경수 전 대구고검장(17기)은 “5년마다 대통령 측근 비리가 반복되고 있는데, 이는 정치 권력과 기업이 유착하는 부끄러운 역사 때문”이라며 “이를 끊는 역사적인 특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워낙 정치적인 사건이기 때문에 수사팀이 압수수색을 하거나 소환을 할 때도 정파적인 시선이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을 깊이 고려해 이를 합리적으로 잘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2007년 삼성 비자금 사건 특검을 이끌었던 조준웅 전 인천지검장(2기)은 “특검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여론을 환기시킬 수 있는 선정적인 부분에 눈을 돌릴 수 있는데, 성과와 평가가 아닌 실체를 드러낼 수 있도록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수사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역시 한정된 시간(최장 120일)이었다. 2003년 대북송금사건 특검이었던 송두환 전 헌재재판관(12기)은 “대북송금 사건은 수사 항목이 5개였는데, 이번 특검은 수사 대상으로 된 항목만 15개다. 수사 범위가 워낙 넓고 등장인물도 다양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정치적 의미는 논외로 하고 특검법에 따른 특검의 임무에만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을 구속 기소했던 문영호 전 수원지검장(8기)은 수사할 시간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대통령도 일반인들과 똑같은 대우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전 지검장은 “노 전 대통령을 소환할 때는 공개소환 원칙을 지켰는데 이를 통해 국민들이 수사팀에 신뢰를 갖게 됐고, 이후에는 법과 원칙대로 처리하기가 수월했다”고 말했다. 그는 “범죄를 구성하지 않는 곁가지 의혹들은 과감히 쳐내고 수사의 대상을 확실히 설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김준일 jikim@donga.com·허동준 기자}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의 진실을 파헤칠 박영수 특별검사호(號)가 최장 120일간의 대(大)항해를 위한 돛을 올렸다. 박 특검호는 ‘비극’이라는 항구에서 출발했다. 높은 파도와 거센 바람을 헤쳐 나가야 하는 어려운 항해이겠지만, 끝내는 ‘새 희망’이라는 항구에 닿을 것이란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정권마다 되풀이되는 비선(秘線)의 국정 농단, 정경유착 등 현대사의 어두운 고리를 모두 끊어 달라는 국민적 염원이 박 특검을 향하고 있다. 특검 수사를 둘러싼 엄중한 상황은 박 특검도 잘 인식하고 있다. 박 특검은 미르·K스포츠재단 대기업 출연금의 뇌물죄 적용 여부를 비롯해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부재, 청와대 약물 반입, 고 최태민 씨 의혹 등 국민이 의문을 갖고 있는 모든 사안을 철저하게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 가운데서도 그는 “‘세월호 7시간과 대통령경호실에 대한 수사를 하겠다”고 2일 법조기자단에 밝혔다. 박 특검은 “주치의의 허가 없이 약물이 (청와대에) 반입된 것이라면 대통령경호실에 반드시 문제를 삼아야 한다”며 “경호실장도 현행법을 위반한 것이라면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최근 2년간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마취제 ‘에토미데이트리푸로주’를 비롯해 태반주사, 비아그라 등 용도가 석연찮은 약품을 대거 사들였다. 세간에선 ‘대통령의 사라진 세월호 7시간’이 이런 약품들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박 특검은 청와대의 약물은 국가안보와 직결된다고 보고 실체 관계를 명확히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특검은 박 대통령에 대해 서면조사 없이 곧바로 대면조사를 하겠다고 못 박았다. 강제수사는 “논란이 많아 검토 후 결정할 문제”라며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신중하게 접근했다.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수사는 “당연히 해야 한다”며 집중 수사를 예고했다. 박 특검은 “5공 비리 특별수사부 때 김 전 실장을 모셔 봤는데 그분의 논리가 보통이 아니더라”라고 말했다. 박 특검은 이날 검사 출신인 박충근 변호사(60·사법연수원 17기)와 판사 출신인 문강배 변호사(55·16기) 등 8명의 특검보 후보자 명단을 청와대에 제출했다. 8명 전원이 판사 및 검사 출신이다. 박 대통령은 특검보 추천을 받은 날로부터 3일 안에 4명을 특검보로 임명해야 한다.김준일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가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과 대통령 경호실에 대한 수사를 하겠다"고 2일 밝혔다. 국민들이 큰 의문을 갖고 있는 사안을 특검이 성역 없이 파헤치겠다는 뜻을 구체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그는 이날 "주치의의 허가 없이 약물이 (청와대에) 반입된 것이라면 대통령 경호실도 반드시 문제를 삼아야 한다"며 "대통령 경호실장도 현행법을 위반했다면 반드시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난 2년간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마취제 '에토미데이트리푸로주(에토미)'를 비롯해 태반주사, 비아그라 등 쓰임새가 석연찮은 약품을 대거 사들여왔다. 세간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향정신성의약품과 관련된 처방을 받는 바람에 세월호 사고 직후 7시간 동안 사라졌던 것 아니냐는 흉흉한 소문도 돌고 있다. 박 특검은 청와대의 약물은 곧 국가안보와 직결된다고 보고 실체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대면조사가 원칙이라고 못 박았다. 이와 관련해 그는 "시험 보기 전에 답안지를 보여주지 않듯, 서면조사 없이 바로 대면조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박 특검이 직접 박 대통령을 대면조사할 가능성이 크다. 박 특검은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한 수사에 대해서도 "당연히 해야 한다"고 했다. 그의 특검 취임 일성(一聲)이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겠으며 수사에 성역은 없다"였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박 특검은 "'5공 비리' 특별수사부 때 김 전 실장을 모셔 봤는데 그분의 논리가 보통이 아니더라. 어려운 사람이더라"라며 치열한 수 싸움을 예고했다. 박 특검은 "예전에 오대양 사건과 (최태민 씨를 생전에 비판했던) 종교연구가 탁명환 씨 피습사건도 해봤다"며 "종교 관련 수사를 해본 변호사를 수사팀에 쓰겠다"고 말했다. 이는 최순실 씨(60·구속 기소)의 아버지인 최 씨의 영세교 관련 부분도 수사 대상에서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박 특검은 서울대에서 종교학을 전공했다. 박 특검은 수사가 속도를 내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되는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 소환을 위해 독일어를 잘하는 변호사들도 수사팀에 영입하겠다고 밝혔다. 독일과의 송환절차를 논의하기 위한 계획으로 보인다. 현직 검사 시절 '재계의 저승사자'로 불렸던 박 특검은 이번에도 기업 수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특검은 "매우 촘촘하게, 하나하나 빠짐없이 볼 것"이라고 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특별검사에 박영수 변호사(64·사법연수원 10기)가 임명되면서 검찰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검찰은 특검 준비 기간(20일)에도 특검과 협의를 거쳐 기존 수사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지만 구속 만기일을 연장한 장시호 씨(37·구속)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55·구속)에 대한 수사만 마무리되면 나머지 사건은 특검으로 보낼 가능성이 크다. 30일 법무부, 대검찰청이 국회 국정조사 기관보고에 제출한 ‘최순실 등 관련 의혹 사건 수사현황’ 자료에 따르면 검찰은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7)과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49)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에 착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소환 계획이 잡혀 있지 않은 시점에 특검이 가동되면서 이들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는 특검에서 이뤄지게 됐다. 검찰이 적시한 김 전 실장과 우 전 수석의 혐의는 각각 직권남용과 직무유기다. 김 전 실장은 2014년 10월 당시 김희범 문체부 1차관에게 1급 공무원 6명의 사표를 받도록 지시한 것에 범죄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우 전 수석에 대해서는 2014년 5월부터 청와대 민정비서관, 민정수석 자리에 있으면서 최순실 씨(60·구속 기소) 등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 비리를 알고서도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이 정도 의혹은 김 전 실장과 우 전 수석이 국정 농단 사태에 개입한 실체의 빙산의 일각일 뿐이란 시각이 많아 향후 특검 수사에서는 이들과 최 씨의 관계 등을 밝히기 위한 고강도 수사가 예상된다. 검찰은 최근까지 이화여대 비리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었다. 정유라 씨(20)의 특혜 입학 의혹과 관련해 면접위원 및 교직원들을 줄소환했고, 최경희 전 총장(54), 남궁곤 전 입학처장(55),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61)은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피의자로 입건했다. 그러나 최 전 총장 등 이화여대 비리 ‘몸통’의 신병을 확보하기 전에 특검이 임명돼 수사의 동력은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 대신 검찰은 많은 진척을 보이고 있는 장 씨와 김 전 차관에 대한 수사는 매듭지을 방침이다. 현재까지 검찰이 파악한 장 씨의 혐의는 본인이 실소유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그룹이 16억2800만 원을 후원하도록 한 혐의를 비롯해 국가보조금 사기, 회삿돈 횡령 등이다. 김 전 차관은 올해 3월 문체부 비공개 문건을 최 씨에게 전달한 것과 문체부 산하기관인 체육인재육성재단의 일감을 지인이 재직 중인 학교인 미국 조지아대에 맡기도록 한 혐의가 추가로 드러났다.김준일 jikim@donga.com·김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끝내 검찰 대면조사를 거부했다. 청와대는 동시에 김현웅 법무부 장관의 사표를 수리하고 최재경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사표는 보류했다.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던 4일 대국민 담화는 결국 허언(虛言)으로 드러나 박 대통령이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렸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박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28일 법조기자단에 보낸 221자 분량의 문자메시지에서 “(대통령은) 급박하게 돌아가는 시국 수습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내일(29일)까지 추천될 특별검사 후보 중 특검을 임명해야 하는 등 일정상 어려움이 있다”고 거부 이유를 밝혔다. 이어 유 변호사는 “어제(27일) 검찰에서 기소한 차은택 씨와 현재 수사 중인 조원동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과 관련된 부분에 대한 준비를 감안할 때 검찰이 요청한 대면조사에 협조를 할 수 없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앞서 23일 박 대통령에게 “29일 전까지 대면조사를 받으라”며 마지노선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 측은 아무런 답도 내놓지 않다가 시한 하루 전에야 거부를 통보한 것이다. 대통령이 끝까지 검찰 대면조사를 거부한 것은 곧 가동될 특검에서 어차피 조사를 받아야 할 텐데 여러 번 곤욕을 치를 필요가 있겠느냐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검찰의 박 대통령 조사가 사실상 특검으로 넘어가게 됐다. 야당은 29일 대통령에게 특검 후보자 두 명을 추천할 예정이다. 대통령은 늦어도 다음 달 2일까지는 이 중 한 명을 특검으로 임명해야 한다. 특검이 임명되면 검찰은 수사를 마무리하고 관련 수사 자료를 모두 특검으로 보내야 한다. 김준일 jikim@donga.com·장택동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 대면조사를 끝내 거부했다. 박 대통령의 변호사인 유영하 변호사는 28일 법조기자단에 보낸 입장문에서 "(대통령은) 현재 급박하게 돌아가는 시국에 대한 수습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내일(29일)까지 추천될 특검 후보 중에서 특검을 임명해야 하는 등 일정상 어려움이 있다"고 거부 이유를 밝혔다. 유 변호사는 이어 "어제(27일) 검찰에서 기소한 차은택 씨와 현재 수사 중인 조원동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과 관련된 부분에 대한 준비를 감안할 때 검찰이 요청한 29일 대면조사에 협조를 할 수 없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의 검찰 대면조사는 사실상 무산됐다. 야당은 29일 대통령에게 특검 후보자 두 명을 추천할 예정이다. 대통령은 늦어도 다음달 2일까지 두 명 중 한 명을 특검으로 임명해야 한다. 특검이 임명되면 사실상 검찰 수사는 마무리 수순을 밟게 되고, 관련 수사 자료를 특검으로 모두 보내야 한다. 이로써 박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두고 지난달 25일 내놓은 첫 대국민 사과에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밝힌 것은 허언(虛言)이었음이 최종 확인됐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 대면조사를 끝내 거부했다. 박 대통령의 변호사인 유영하 변호사는 28일 법조기자단에 보낸 입장문에서 "(대통령은) 현재 급박하게 돌아가는 시국에 대한 수습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내일(29일)까지 추천될 특검 후보 중에서 특검을 임명해야 하는 등 일정상 어려움이 있다"고 거부 이유를 밝혔다. 유 변호사는 이어 "어제(27일) 검찰에서 기소한 차은택 씨와 현재 수사 중인 조원동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과 관련된 부분에 대한 준비를 감안할 때 검찰이 요청한 29일 대면조사에 협조를 할 수 없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의 검찰 대면조사는 사실상 무산됐다. 야당은 29일 대통령에게 특검 후보자 두 명을 추천할 예정이다. 대통령은 늦어도 다음달 2일까지 두 명 중 한 명을 특검으로 임명해야 한다. 특검이 임명되면 사실상 검찰 수사는 마무리 수순을 밟게 되고, 관련 수사 자료를 특검으로 모두 보내야 한다. 이로써 박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두고 지난달 25일 내놓은 첫 대국민 사과에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밝힌 것은 허언(虛言)이었음이 최종 확인됐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검찰이 배수진을 쳤다. 소위 정부에서 ‘가장 힘센’ 부처인 기획재정부 압수수색도 불사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수뢰 혐의를 밝혀내기 위해 대가성이 의심되는 모든 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고 있다.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에 참여한 기업들에 ‘기업이 반드시 피해자인 것만은 아니다’라는 신호도 강하게 보냈다. ○ 면세점 특혜 대가성 수사 검찰이 24일 압수수색한 기재부, 관세청, 롯데그룹, SK그룹은 면세점 사업에 연관된 대상들이다. 관세청은 면세점 사업자 특허권을 쥐고 있고 기재부는 면세점 관련 정책 실무를 담당한다. 롯데와 SK 계열사인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는 지난해 11월 서울에 있던 면세점 사업권을 한 곳씩 잃었고 신규 면세점 사업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이날 기재부 압수수색에서는 검찰이 정책조정국에 중점을 뒀다. 이 점이 의미심장한데 관광·서비스산업 정책 등을 총괄하는 정책조정국은 면세점 정책 수립과 관련이 깊다. 검찰은 박 대통령이 면세점이 필요한 기업들을 위해 ‘새 판’을 짜 주려 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며 자료를 확보했다. 특히 정책조정국은 업무 범위가 넓기 때문에 검찰이 압수한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면세점 허가 이외의 다른 사업에서도 정부의 특혜 단서가 발견될 수도 있다. 지난해 롯데와 SK의 면세점 특허권을 박탈한 지 불과 5개월 만인 올 4월 정부는 외국인 관광 특수 등을 명목으로 면세점 4곳을 늘린다고 발표했다. 당시 정부의 발표에 조변석개(朝變夕改)가 따로 없다는 비판이 컸다. 검찰은 바로 이 과정에 박 대통령이 개입했는지 의심하고 있다. 미르·K스포츠재단은 올해 1월 SK와 롯데로부터 각각 111억 원, 45억 원을 출연 받았다. 그런데 K스포츠재단은 올 3월 SK와 롯데에 다시 80억 원과 75억 원을 추가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때는 박 대통령이 최태원 SK 회장을 2월에 독대하고 신동빈 롯데 회장을 3월에 독대한 이후였다. 추가 출연은 끝내 무산됐지만 청와대가 개입해 면세점을 고리로 롯데와 SK를 집중 공략했을 가능성이 큰 대목이다. 한편 지난해 하반기 롯데면세점 승인 현안과 관련해 롯데 최고위 임원이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의 접촉을 시도한 롯데 자료가 수사 당시 발견됐다는 의혹에 대해 최 전 부총리는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밝혔다. 최 전 부총리는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 과정에서 롯데는 물론이고 그 어느 기업과도 접촉하거나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면세점 승인 절차는 엄격하고 공정해 누구도 승인에 영향력을 미칠 수 없다”고 말했다. ○ 모든 혐의 수사하겠다는 검찰 현재 검찰은 박 대통령의 직권남용 및 뇌물죄 입증에 필요한 곳이라면 대상을 가리지 않고 모두 수사하겠다는 기세다. 전날 압수수색한 삼성그룹의 합병 건은 당시 여론이 외국계 펀드인 엘리엇이 국내 대표 기업을 장악하게 둘 수 없다며 합병을 지지한 측면이 있었다. ‘최순실 게이트’ 수사 초반에 검찰이 이들 의혹 수사에 미온적이었던 이유 중 하나는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사상누각’이라고 비난하며 폄훼하자 검찰도 강경대응으로 급선회했다. 검찰이 연일 대기업들을 강공으로 밀어붙인 데에는 기업 관계자로부터 박 대통령의 뇌물 혐의를 뒷받침하는 진술을 확보하려는 전략이 담겨 있다. 두 재단 출연금을 놓고 대가성이 없었다고 부인하는 대기업들을 상대로 고강도 수사를 벌이면서 진실을 말하라고 경고를 보내는 것이다. 실제 삼성은 24일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검찰 소환에 크게 긴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장관의 진술에 따라 정부든, 삼성이든 윗선의 어디까지 수사가 미칠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24일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에 대해 ‘변호인 외 접견 금지 명령’을 결정했다. 이는 검찰이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법원에 요청한 것을 받아들인 것으로 최 씨는 딸 정유라 씨(20)가 면회를 와도 만날 수 없다. 법원은 또 이날 검찰이 청구한 조원동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구속사유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최순실 게이트에서 나온 첫 영장 기각이다. 조 전 수석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퇴진을 강요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김준일 jikim@donga.com·장관석·김민 기자}

청와대를 겨눈 검찰의 칼날이 매서워졌다. 최순실 씨(60·구속 기소) 등의 공소장에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명시하지 않은 검찰은 수뢰까지도 밝혀내겠다는 기세로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검찰은 뇌물죄를 적용하기 위해 이미 검토한 롯데그룹의 K스포츠재단 추가 출연뿐 아니라 롯데면세점의 정부 관계자 접촉, CJ그룹의 K컬처밸리 조성 정황, 국민연금공단의 삼성 계열사 간 합병 찬성건 등을 새로 파헤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면세점 출연금 대가성 주목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최근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에 롯데면세점 수사 자료를 넘겨 달라고 요청했다. 특수4부는 올해 대대적으로 롯데그룹을 수사했던 곳이다. 롯데면세점은 ‘롯데가(家) 왕자의 난’ 여파로 여론이 곱지 않았던 지난해 11월 면세점 특허권 재승인 심사를 받았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월드타워점 재승인은 받지 못했지만 중구 소공동점은 지켰다.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도 나왔지만 설마 했던 롯데는 충격에 빠졌다. 그런데 정부가 올해 4월 대기업 3곳에 면세점을 추가로 주겠다고 해 롯데는 또 다른 기회를 잡았다. 정부의 발표는 롯데면세점이 미르재단에 28억 원을 출연한 지 약 3개월 뒤에 나온 것으로, 검찰이 대가성을 의심하는 지점이다. 신규 면세점 3곳의 사업자 선정은 원래 다음 달로 예정돼 있지만 일정대로 결과가 나올지는 불투명하다. 특수본이 건네받은 자료에는 롯데그룹 최고위 임원이 지난해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접촉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전해져 검찰의 칼끝이 최 전 부총리를 향할 것이라는 관측이 검찰 내부에서 나온다. 최 전 부총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이 역시 박 대통령에 대한 압박용 카드라는 분석도 있다.○ 문형표 전 장관도 소환 통보 검찰은 23일 국민연금공단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문형표 공단 이사장을 이날 소환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아 일정을 조율 중이다. 문 이사장은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할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었다. 전날엔 최광 당시 공단 이사장(69)을 소환 조사했다. 이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청와대가 국민연금에 압력을 넣었는지 확인하기 위한 절차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기구는 공단 내 기금운용본부다. 홍완선 당시 본부장은 주도적으로 합병안 찬성을 이끌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최 전 이사장은 홍 전 본부장을 연임시키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 전 이사장은 앞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정부 관계자가 홍 전 본부장을 연임하도록 요청했지만 거절했다”고 말했다. 삼성 계열사 합병을 이끈 홍 전 본부장을 정부 고위 관계자가 보호하려 했다고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검찰은 CJ그룹의 K컬처밸리에 대한 수사 강도도 높이고 있다. CJ가 경기 고양시에 1조4000억 원을 투자해 조성하는 이 사업 역시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K컬처밸리는 지난 10년 동안 해당 사업을 맡을 기업이 나타나지 않았는데 지난해 CJ가 사업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검찰은 이 사업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사면 간에 연관성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김준일 jikim@donga.com·장관석·김민 기자}

이화여대가 최순실 씨(60·구속 기소)의 딸 정유라 씨(20)를 입학시킨 뒤 정부 지원 사업과 연구 프로젝트를 무더기로 따낸 과정에 대해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검찰은 정 씨의 부정 입학과 학사관리 특혜 비리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이어가는 한편 정 씨를 둘러싼 다른 갈래의 의혹들도 수사를 시작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자택을 포함해 이화여대 총장실과 기획처, 입학처 등 사무실 2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남궁곤 전 입학처장과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의 주거지도 압수수색했다. 최 전 총장은 출국 금지돼 있다. 압수수색 결과 검찰은 이화여대의 교육부 지원 사업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화여대는 박근혜 정부에서 신설된 교육부 재정 지원 사업에 모두 선정된 유일한 사립대다. 관련 사업은 특성화(CK), 프라임(PRIME·산업연계교육 활성화 선도대학), 코어(CORE·대학 인문역량 강화), 평생교육단과대학, 여성공학인재양성, 고교정상화기여대학 지원 사업 등 6개다. 이화여대는 올해 교육부의 주요 재정 지원 사업 9개 중 8개를 따냈다. 전국 대학 중 정부 지원 사업 수가 가장 많다. 올 한 해 지원 금액은 약 178억 원에 이른다. 검찰은 필요하면 교육부 관계자들도 조사할 계획이다. 이화여대 안팎에서는 대학이 정부 고위층과 연을 맺기 위해 이들의 자녀와 졸업생에게 학사 특혜를 제공해 왔다는 뒷말이 끊이지 않았다. 학부모 초청행사 때 부모의 명함을 확보해 만든 연락망을 가동해 유력 집안 자제들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도 일각에서 제기한다. 이화여대 압수수색은 최순실 씨를 강하게 압박하기 위한 비장의 카드라는 분석이 있다. 최 씨의 ‘아킬레스건’인 딸과 관련한 수사를 본격화해 최 씨의 입을 열겠다는 것이다. 최 씨는 조사를 받는 중 딸에 대한 걱정을 자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만간 정유라 씨를 귀국시켜 조사받게 할 계획이다. 정 씨가 삼성에서 거액을 지원받아 독일에서 전지훈련을 하게 된 부분과 KEB하나은행에서 수억 원의 특혜 대출을 받은 의혹도 함께 수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씨는 고3 시절 총 6개 대학에 수시 지원을 했으며 이화여대와 한국체대에서만 합격 통보를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이날 정 씨의 고3 담임 정모 씨는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의 청담고 행정감사장에 증인으로 참석해 “정 씨가 이화여대, 고려대, 연세대, 중앙대, 한양대, 한국체대에 지원했는데 이화여대와 한국체대만 합격했다”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는 이화여대가 정 씨에게 입학 및 학사관리에서 특혜를 준 사실을 감사를 통해 밝혀냈다. 정 씨는 2014년 10월 18일 체육특기자 입학 면접에 금메달을 가져가 면접위원들에게 보이는가 하면, 일부 면접위원은 서류평가에서 정 씨보다 좋은 점수를 받았던 수험생 2명이 낮은 점수를 받도록 유도했다. 입학 후에는 이화여대 교수들이 정 씨의 과제물을 대신 해주고 학교에 나오지 않은 정 씨의 출석을 인정해 주며 조직적으로 부당한 학사관리를 해줬다. 정 씨에게 특혜를 제공하는 데 앞장선 두 명의 교수가 총 9건의 연구 과제를 따낸 것도 논란거리다. 교육부는 감사 결과 발표에서 연구 과제 선정 절차에서 비리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지만 검찰은 이 의혹도 집중해 수사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인사 검증을 위해 임명 이전에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을 만난 걸로 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차관급 인사 검증을 위해 대통령비서실장이 직접 나선 사실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의 부탁을 받은 박근혜 대통령이 김 전 실장에게 각별히 지시했거나, 최 씨가 직접 김 전 실장에게 얘기했을 가능성이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날 현명관 한국마사회장(75)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마사회는 대한승마협회와 함께 2020년 도쿄 올림픽을 겨냥해 지난해 10월 중장기 로드맵을 작성했다. 회장사인 삼성그룹이 4년 동안 186억 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이 로드맵은 정유라 씨를 단독으로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계획이라는 의혹이 있다.김준일 jikim@donga.com·배석준·임우선 기자}

최순실 씨(60·구속 기소)는 외교, 장차관 인선 자료뿐 아니라 각종 국무회의 자료 및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의 주요 감찰 내용도 받아 본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민정수석실 자료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58)과 관련한 보고도 있었다. ‘비선 실세’ 최 씨가 대통령 친인척 정보도 수집한 것이다. 검찰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구속 기소)의 휴대전화에 담긴 녹음 파일 및 문자메시지 등을 분석한 자료와 문건이 유출된 시기를 대조한 결과 박 대통령이 최 씨 의견을 ‘컨펌(확인)’해 국정에 상당 부분 반영한 정황을 포착했다. ○ 청와대 민정수석실 자료 들여다본 최순실 청와대가 최 씨에게 넘긴 비밀 문건 47건 가운데 2013년 3월 11일 문건은 조금 특별하다. 최 씨에게 전달된 문건은 ‘모 회장과의 친분 사칭 기업인에게 엄중 경고. 민정수석실 비위 조사 사항’이다. 모 회장은 박 회장이다. 박 회장을 보좌해 온 측근 전모 씨(41)는 지난해 5월 8일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3년 4월인가 5월쯤 박관천 전 행정관(51)으로부터 박 회장과의 친분을 사칭한다는 기업인 관련 문건을 받았다. 박 전 행정관이 ‘박 회장의 이름을 팔고 다니는 A 회장이란 사람이 소란을 피운다. 실제로 친분이 있느냐’고 물었다”라고 증언했다. 전 씨는 해당 문건을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도 했다. 최고 권력자인 박 대통령이 동생 박 회장보다 최 씨와 깊이 교류하는 와중에 최 씨가 대통령의 동생인 박 회장 관련 정보를 보고받은 부분은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박 회장은 물론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62)과도 절연하다시피 멀리해 왔다. 빈자리는 최 씨가 대신했다. ‘피보다 더 진한 물도 있더라’고 한탄했다는 박 회장의 이야기가 수긍되는 대목이다. 민정수석실에서 받은 자료는 이뿐만이 아니다. 2013년 3월 13일 최 씨는 ‘경제수석 민정수석 지시 사항’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확보했다. 주가를 조작하는 대기업 오너나 편법 증여, 부당 거래, 탈세, 국가안보, 불법 사금융에 대해 엄단하라는 지시 사항이다. 이는 최 씨가 각종 기업 이권에 개입할 토대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 의지를 미리 알고 기업에 간섭했다면 기업은 위축될 수밖에 없었을 거라는 것이다. ○ 정부의 첫 공식 일정은 최순실 손으로 최 씨가 받아 본 국무회의 및 정부 정책 추진 자료의 백미(白眉)는 현오석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보고한 정부 주요 경제 정책 현안 관련 대통령 지시 사항이다. 이 자료는 2013년 4월 24일에 최 씨에게 넘어갔다. 박 대통령은 초기 내각 인선에 실패하며 취임(2013년 2월 25일)한 뒤 10일 만인 같은 해 3월 6일 비상 국정 운영 체제에 들어갔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표류가 장기화하면 북한의 위협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이유를 댔다. 비상 국정 운영 체계 가동 방안은 같은 날 최 씨에게 건너갔다. 공인된 ‘비상시국’에도 청와대는 자료 유출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현 정부의 의미 있는 ‘첫’ 공식 일정들은 최 씨의 손을 대부분 거쳤다. 최 씨는 2013년 3월 6일 ‘금주 및 다음 주 VIP(대통령) 일정 계획, 국정기획수석실에서 보고한 대통령 상세 일정안’ 문건을 받았다. 이 기간 청와대가 수행한 일정은 3월 10일 첫 국무회의 개최, 11일 대통령비서관 40명 인선안 발표, 3월 12일 방미 일정 계획 발표였다. 이 중 대통령비서진과 관련해 최 씨는 같은 해 8월 4일에도 교체 내용을 입수했다. 대통령비서진에 최 씨 측근이 다수 포진해 있던 사실과 무관치 않은 정황이다. 최 씨는 3월 11일에는 박 대통령의 상장회사 방문 일정을 확인했다. 대통령의 특정 상장회사 방문은 이권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해당 회사는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고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 최 씨가 마음만 먹으면 청와대 자료를 이용해 시세 차익을 남길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또 이 정보를 지인들에게 넘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김준일 jikim@donga.com·신나리·김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외치(外治)와 내치(內治)를 가리지 않고 최순실 씨(60·구속 기소)에게 청와대 문건을 넘긴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 추진 방안뿐 아니라 각 부처 장관, 검찰총장, 감사원장 등 주요 기관장 25명의 인선안과 같은 민감한 자료들을 최 씨는 국민 그 누구보다 먼저 입수해 봤다. 외부에 알려지는 걸 막기 위해 ‘대평원’ ‘북극성’ 등의 암호를 단 외국 순방계획 자료도 여지없이 최 씨의 손에 들어갔다. 검찰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구속 기소)의 공소장에 그가 2013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공무상 비밀을 담고 있는 문건 47건을 최 씨에게 넘겼다고 적시했다. 문건 유출 통로는 e메일, 팩스, 인편 등이다. 문서 종류는 외교, 장차관 인선, 국무회의 자료 등이 망라돼 있다. 박 대통령은 주요 열강들과의 정상회담 추진 내용을 최 씨에게 여러 번 넘겼다. 가장 먼저 유출된 정상회담 추진안은 2013년 5월 이뤄진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 계획이다. 박 대통령이 취임한 뒤 처음으로 갖는 정상회담이었다. 양 정상은 이를 통해 ‘한미동맹 60주년기념 공동선언’을 채택했고, ‘한미 에너지 협력장관 공동성명’도 발표하는 등 정부로서는 매우 중요한 회담이었다. 이 문서는 정상회담 2개월 전인 3월 8일 최 씨가 받아 봤다. 문서는 외교부 3급 기밀로 지정돼 있었다. 최 씨가 받은 정상회담 추진 문건 중 눈에 띄는 것으로는 세 글자로 이뤄진 암호가 붙은 4건이 있다. 대통령의 유럽 순방 계획은 ‘대평원’, 중동 순방은 ‘계절풍’, 북미 순방은 ‘북극성’, 이탈리아 순방은 ‘선인장’으로 표기됐다. 암호가 붙은 것으로 보아 소수만 공유하던 문서로 추정된다. 박 대통령이 세계 지도자들과 접촉한 내용을 최 씨가 받아 본 것도 외교적 논란거리다. 최 씨는 2013년 3월 6일 박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나눈 통화 자료와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및 한일 간 현안 문제 문건을 받았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통화를 나눴는데 곧바로 최 씨에게 유출된 것이다. 만남만으로도 큰 화제가 되는 박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간의 면담 계획 및 그들이 나눈 통화 내용은 유독 여러 번 유출됐다. 2013년 4월 12일 최 씨가 받은 문건에는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의 통화 자료가 포함돼 있다. 취임 직후인 2013년 2월 27일 박 대통령은 반 총장에게 유엔 차원의 북핵 문제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출 문건에는 민감한 북핵 관련 문건도 포함돼 있었다. 이 문건은 북핵과 관련된 고위 관계자 접촉 때문에 언론에 배포하지 않은 기밀사안이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최 씨에게 넘긴 자료의 또 하나 큰 축은 인사(人事)와 관련된 것이다. 대통령이 취임한 2013년 2월 25일 새 행정부 조직도 및 국무총리, 국가정보원장 등에 대한 후보자 인선안을 최 씨가 받아봤다. 이어 같은 해 3월에는 정부 부처 차관급 21명의 인선안, 감사원장 및 검찰총장 인선안이라는 문건이 넘겨졌다. 대통령이 문건을 넘긴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 씨가 정부 인사에도 직간접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2014년 4월 8일 야당은 최 씨의 딸 정유라 씨(20)가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과정에 특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최 씨는 같은 달 29일 청와대의 체육특기자 관련 문건을 받아봤다. 최 씨는 올해 2월 청와대 교문수석비서관실이 보고한 스포츠클럽 지원사업 문건을 받아 본 뒤 이를 K스포츠재단 및 더블루케이 사업에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다.김준일 jikim@donga.com·장관석·신나리 기자}
‘최순실 게이트’가 아닌 ‘박근혜 게이트’라는 세간의 시각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검찰 수사를 통해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 비리와 이에 개입한 박근혜 대통령의 불법 행위가 상당 부분 밝혀졌지만 규명해야 할 의혹은 여전히 산더미처럼 남아 있다. 검찰은 내달 초로 예정된 특별검사의 수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수사에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다. 최 씨,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 등에 대한 검찰의 기소가 미르·K스포츠재단을 둘러싼 장막을 한 꺼풀 벗겨낸 것이라면 ‘평창 겨울올림픽 사유화’ 의혹 수사는 이제 본격화되는 단계다. 올림픽 이권 사유화의 중심에는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37·구속영장 청구)가 있다. 박 대통령은 여기에도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검찰 수사에서 상당수 드러났다. 검찰이 확보한 안 전 수석의 수첩에는 박 대통령이 장 씨가 실소유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지원해 주라고 지시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재단을 직접 챙기며 출연금 모금을 독려했듯이 영재센터도 비슷한 방식으로 직접 관리한 정황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기관에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6억7000만 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예산 집행은 김종 전 문체부 2차관(55·구속영장 청구)이 힘쓴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그룹도 영재센터에 16억 원을 지원했다. 김 전 차관이 삼성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안 전 수석의 지시라고 한다. 역시 박 대통령이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장 씨는 누림기획과 더스포츠엠을 통해 문체부 및 K스포츠재단의 일감을 따낸 정황도 있다. 여기에도 박 대통령 및 청와대가 간여했는지 검찰은 확인하고 있다. 장 씨는 비교적 검찰 조사에 순응하며 사실 관계를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개입 의혹이 커지면서 정치권에서는 여아를 막론하고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7)과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49)을 강도 높게 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검찰은 지금이라도 숨은 ‘우병우 사단’을 찾아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주변에 대해선 전광석화처럼 파헤치는 검찰이 우 전 수석 앞에선 작아지는 것이냐”라고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최순실의 국정 농단’을 법적, 행정적으로 뒷받침해준 공식적 실세는 김 전 실장”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부두목 김기춘 구속 수사를 검찰에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차관은 검찰 조사에서 “차관 취임 초기 김 실장이 전화로 어딘가로 나가 보라고 했다. 갔더니 최 씨가 있었다. 이후 최 씨를 여러 번 만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실장이 지속적으로 최 씨를 모른다고 주장하는 것과 배치된다. 박 대통령이 안 전 수석을 막후에서 지휘한 것처럼 김 전 실장이 대통령비서실장의 힘으로 인사에 개입했거나 지시를 내렸다면 그 역시 직권남용 혐의가 될 수 있다. 김 전 실장은 이미 권오준 포스코그룹 회장 선임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포스코 측에 청와대 인사 개입 관련 문제를 외부에 발설하지 말도록 한 지침을 전달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우 전 수석도 최 씨 농단을 적극적으로 묵인하거나 도운 단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2014년 ‘정윤회 문건 파동’ 당시 검찰 수사가 이뤄지자 민정수석실은 비선 실세 내용이 드러나지 않도록 진술하라고 한일 전 경위를 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측근 비리를 감시하고 막아야 할 민정비서관실이 반대 행보를 보였고, 우 전 수석은 당시 민정비서관이었다. 그 역시 이번 사태의 몸통이 될 수 있는 정황이다. 우 전 수석은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7·구속)의 개인 비리를 내사하고도 이를 무마한 의혹과 함께, 사실상 박 대통령이 롯데에 70억 원을 요구해 받은 과정에도 민정수석실의 정보가 작용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받고 있다. 또 그가 변호사 시절 현대그룹의 ‘막후 실세’로 의심되는 ISMG코리아 대표 A씨의 횡령 사건 변호를 맡았고, 검찰에 영향력을 행사한 단서도 포착됐다. 이 사건은 몰래 변론으로 이뤄진 정황이 강하다. 검찰 조직을 주무른 그의 흔적이다. 향후 특검 수사에서는 검찰이 밝히지 못한 모든 국정 농단 의혹의 실체가 밝혀져야 한다.김준일 jikim@donga.com·길진균 기자}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을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의 공범으로 입건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과 정치권의 압력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0일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최순실 씨(60)와 안종범 청와대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7)의 공소장에 박 대통령과의 공모 관계를 적시했다고 밝혔다. 이영렬 특별수사본부 본부장은 "헌법상 대통령을 형사소추할 수는 없지만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계속하겠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최 씨와 안 전 수석비서관을 직권남용, 강요 및 강요미수, 사기미수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정호성 전 대통령부속비서관(49)은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출연금 모금 과정에서 최 씨와 안 전 수석이 직권남용 및 강요를 했다고 결론 내렸다. 삼성, 현대차, SK 등 16개 주요 그룹은 미르재단에 486억 원, 19개 그룹은 K스포츠재단에 288억 원을 출연해 지난해 두 재단은 특별한 사업 실적 없이 총 774억 원을 지원받았다. 두 재단에 출연한 기업들은 "안 전 수석이 재단 자금 출연을 요청했고, 이를 거부하면 각종 인·허가 지연, 세무조사 등 기업 활동에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 출연지시에 따랐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검찰은 일주일 만에 출연기업과 기업별 출연분담금이 결정되고, 모금액도 갑자기 200억 원 늘어난 것 역시 최 씨와 안 전 수석의 압력이 있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K스포츠재단이 롯데그룹에 70억 원의 추가 출연금을 요구한 것에도 최 씨와 안 전 수석이 개입했다고 검찰은 보고있다. 최 씨가 자신의 지인이 운영하는 흡착제 제조·판매사인 'K사'가 현대차그룹에 11억 원 상당의 제품을 납품할 수 있도록 청와대를 동원한 사실도 드러났다. 안 전 수석의 압력을 받은 현대차는 K사에게 일감을 몰아줬다. 또한 현대차는 최 씨가 실소유한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도 62억 원의 광고일감을 몰아줬다.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의 광고업체 포레카 지분 강탈 의혹, KT 인사 개입 및 이를 통한 광고 수주, 그랜드코리아레저 펜싱팀 창단 등 차 씨의 연루가 의심되던 여러 의혹들도 사실로 확인됐다. 여기에도 최 씨와 안 전 수석이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 전 비서관은 2013년 1월 현 정부 출범 직후부터 올해 4월까지 청와대 문건 180건을 e메일과 인편, 팩스 등으로 최 씨에게 전달했으며 이 중 일반에 공개돼선 안 되는 장·차관급 인선 검토자료 등 47건의 공무상 비밀문서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도 최 씨는 더블루케이가 K스포츠재단을 통해 연구 용역을 수행한 것처럼 가장해 7억 원을 타내려 한 혐의(사기)를 받고 있다. 또한 검찰은 삼성이 최 씨 모녀가 독일에 설립한 비덱스포츠 유한회사에 280만 유로(약 35억 원)를 지원했다는 의혹과 마찬가지로 최 씨 조카 장시호 씨(37)가 설립한 것으로 보이는 '한국동계스포츠센터'에 16억 원을 출연(삼성)하도록 강요당했다는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최 씨를 기소하기 전 검찰의 박 대통령 대면조사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박 대통령의 신분이 피의자로 전환된 만큼 향후 정치적 파장이 예상된다. 현행법상 대통령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하면 탄핵 소추의 근거가 될 수 있다.김준일 jikim@donga.com·김재형 기자}
검찰이 최순실 씨(60·구속)에게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하기로 방침을 세운 것은 20일 최 씨를 기소한 뒤 박근혜 대통령도 수뢰 혐의 피의자로 수사하겠다는 의미다. 동전의 앞면에 뇌물을 받은 제3자가 있으면 뒷면에는 이를 공모(共謀)하거나 도운 공무원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수사팀 주변에서는 박 대통령과 최 씨를 사실상 ‘한 몸’으로 봐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박 대통령에게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하는 데에는 ‘조사 시점’만 변수로 남아 있어 ‘최순실 게이트’는 현직 대통령이 뇌물수수 피의자가 되는 사상 최악의 스캔들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최 씨에게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하는 데 무게를 두는 지점은 롯데의 70억 원 추가 출연 부분이다. 롯데는 다른 52개 대기업과 함께 지난해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에 45억 원을 출연했다. 그런데 올 3월 K스포츠재단은 롯데에 70억 원을 추가로 낼 것을 종용했고, 5월 성사시켰다. 하지만 이후 검찰의 롯데그룹 내사가 본격화하자 K스포츠재단은 6월 롯데에 70억 원을 돌려줬다.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7·구속)은 검찰 조사에서 일관되게 “롯데의 추가 출연금 납부에 반대했다”고 진술했다. “연초부터 꾸준히 반대했는데도 박 대통령이 내가 알 수 없는 경로로 출연을 추진했고 롯데 돈이 입금됐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 K스포츠재단이 롯데에 돈을 되돌려준 것도 자신이 박 대통령에게 재차 반대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해명하고 있다고 한다. 안 전 수석은 여러 이유를 들어 롯데의 추가 출연을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에는 롯데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司正) 수사가 시작될 것으로 예견돼 있었다. 4월부터 본격화한 ‘정운호 게이트’에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4·구속)이 연루돼 관련 수사가 이뤄지고 있었고, 앞서 검찰은 국세청으로부터 롯데 관련 세무조사 자료를 대량 확보했다. 안 전 수석으로서는 추가 출연금 요청이 외압으로 비칠 수밖에 없어 롯데의 추가 출연을 꺼렸다는 것이다. 안 전 수석의 진술대로 그가 지속적으로 반대했다면 결국 ‘롯데 70억 원’ 문제의 몸통은 최 씨가 되며, 이를 적극적으로 도운 인물은 박 대통령이란 게 수사팀의 생각이다. 롯데는 대가성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현직 대통령의 넓은 직무범위와 당시 롯데가 당면한 처지를 고려하면 대가성이 있었다는 것도 묵시적으로 입증된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기업이 정권의 부당한 압력에 순응한 것은 그만한 약점이 있거나 대가를 바랐을 것으로 보는 게 설득력이 있다는 얘기다. 특히 박 대통령과 최 씨가 오랫동안 깊게 친분을 쌓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 씨 일가가 얻은 이익이 박 대통령 퇴임 후 사회정치적 기반이 될 수도 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이 확보한 안 전 수석의 수첩 두 개에도 이런 정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첩 한 개는 대통령이 전화로 지시한 내용을 급히 받아 적은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바른 글씨체로 정성 들여 옮겨 적은 것이라고 한다. 이 수첩에는 박 대통령이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37)가 설립을 주도했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재정 지원을 해줄 것을 안 전 수석에게 지시하는 내용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 씨는 18일 자금 횡령 등 혐의로 검찰에 체포됐다. 한편 청와대는 “검찰이 아직 최 씨 등을 기소하지 않은 만큼 지금 박 대통령의 혐의 유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기소 내용을 확인한 뒤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김준일 jikim@donga.com·장관석·장택동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 대응하고 있는 모습은 언뜻 보면 이해하기 힘든 측면이 많다. 정치적인 관점, 수사적인 관점 모두 그렇다. 정치인은 공식 석상에서 한 말을 뒤집으면 엄청난 여론의 비난에 직면한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성실히 검찰 조사를 받겠다고 했다가 불과 10여 일 만에 이를 뒤집어 불리한 여론을 자초했다. 대형 수사 경험이 풍부한 전·현직 검사들은 박 대통령이 최재경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비롯한 공식, 비공식 라인을 통해 검찰 내부 기류를 읽은 뒤 탄핵 절차를 통해 시비를 가리는 방법을 택한 것 같다고 추측하고 있다. 검찰은 이미 박 대통령을 최순실 씨(60·구속)와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7·구속)의 공범으로 판단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대면조사를 받든 아니든, 검찰은 박 대통령의 혐의를 최 씨 등의 공소장을 통해 공개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박 대통령으로선 어차피 공개될 거라면 최대한 조사 시일을 미루며 반격 기회를 엿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사전정지 작업으로 박 대통령은 이른 시일 안에 대면조사를 원하는 검찰에 견제구를 날렸다. 박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17일 “관계자의 진술 내용이 생중계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보도가 있다. 자칫 수사의 공정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수사기밀 유출 보도가 줄기를 바란다”며 마치 검찰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대응했다. 특수통 검사들은 박 대통령의 반격은 분노 여론이 조금 사그라진 뒤 대통령 본인이 탄핵 심판 공개 변론에서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향후 검찰의 공소장 공개나 여야 합의 특별검사의 수사 진행과 맞물려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면 박 대통령은 헌재의 공개법정에 서게 되는데 이를 적극적으로 역이용한다는 것이다. 탄핵심판이 시작될 때까지는 최소 2, 3개월가량의 시간이 걸린다. 그 사이에 여론이 냉정을 되찾으면 본인의 해명이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지지를 얻을 것이라는 기대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여전히 박 대통령을 18일에 대면조사하겠다는 입장을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동시에 검찰은 공소장에 박 대통령에 관한 내용을 어떤 수준으로 담을지도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을 공범으로 명확히 적시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지만 최 씨의 공소장에 박 대통령을 뺀 채 ‘안 전 수석 등과 공모하여’ 등의 방식으로 흐려 작성하는 방식도 거론되고 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