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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미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5세대(5G) 이동통신망 사업에 중국 최대 통신장비회사인 화웨이 제품을 국가 안보와 큰 관련이 없는 영역에 한해 허용했다. 가디언 등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8일 국가안보회의(NSC)를 열고 5G 통신망 구축에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만 영국은 화웨이를 ‘고위험 판매회사’로 지정하고 핵, 군사시설 등 민감한 영역에서는 화웨이 사용을 제외했다. 또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도 최대 35%로 제한했다. 영국은 이날 화웨이 외에 한국 삼성, 중국 ZTE, 핀란드 노키아, 스웨덴 에릭손 등도 주요 공급회사로 선정했다. 미국의 핵심 동맹인 영국의 화웨이 허용은 전 세계 정보기술(IT) 산업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대결을 격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과 영국 관계에도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영국은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와 함께 미국이 주도하는 기밀정보 협력 체제 ‘파이브 아이스’에 참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줄곧 ‘미국을 통한 안보 이득을 취하면서 동시에 중국과 손잡을 수는 없다’며 동맹국에 화웨이 배제를 거세게 압박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가 민간 기업의 외피를 두른 사실상의 중국 정부기관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76)는 젊은 시절 인민해방군 장교로 복무했고 정부 사업을 잇달아 수주하며 빠르게 회사를 키웠다. 미국은 특히 화웨이가 소위 ‘백도어’ 장치를 통해 입수한 각국의 중요 기밀을 중국 정부에 전달하는 첩자 노릇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각국은 화웨이 제품 가격이 주요 경쟁업체보다 싸기 때문에 안 쓸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영국 정부 관계자는 가디언에 “우리도 화웨이의 위험을 잘 알지만 당장 (화웨이를) 대체할 회사가 없다. 그래서 ‘고위험 판매회사’라고 했다”며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어려움을 토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1년 넘게 영국에 화웨이 배제를 압박했지만 영국이 결국 화웨이를 허용했다. 다만 화웨이 사용처를 민감하지 않은 부분에 한정해 미국의 손도 일부 들어줬다”고 평했다.최지선 aurinko@donga.com·임보미 기자}

미국 메릴랜드 주의회가 13일(현지 시간) 유관순 열사 서거 100주년을 기념해 독립운동을 공인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고 글로벌한인연대가 밝혔다. 해당 결의안은 중국계 수전 리 상원의원(16지구)과 한인 2세 마크 장 하원의원(32지구)이 상·하원에 각각 발의했다. 결의안은 한국의 독립운동인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며 평화시위를 이끈 유관순 열사의 자유를 향한 헌신을 기리는 내용을 담았다. 이번 결의안 채택은 한인들이 청원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라고 연대는 설명했다. 미주 한인의 날이었던 당일 기념행사에서 박충기 전 연방특허청 행정판사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한 유관순 열사의 헌신이 이번 결의안으로 부각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병윤 주미대사관 공사참사관과 린다 한 글로벌한인연대 회장 등 한인회 단체장들은 이날 행사에서 공로장을 받았다. 미주 한인의 날은 한인들이 하와이에 처음 도착한 1903년 1월 13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2005년 미국 연방 상·하원에서 법안을 통과시킨 뒤 매년 미국 전역에서 기념행사가 열린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환경부 고위공무원 출신 A 씨는 2018년 6월 재수 끝에 환경부 소관 민간협회에 임원으로 재취업했다. 이 협회는 환경부 소관 법률에 따라 설립됐고, 현재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 환경부의 위탁업무를 맡고 있다. 기관감사도 환경부로부터 받는다. A 씨는 해당 법률을 총괄하는 부서에서 과장을 지냈다. 당초 A 씨는 업무 관련성이 있다는 지적 때문에 첫 번째 재취업 심사에서 ‘취업 제한’ 통지를 받았지만, 한 달 만에 전문성을 인정받아 결과가 ‘취업 승인’으로 바뀌었다. 이 협회의 1∼4대 회장은 모두 환경부 고위공무원 출신이다. 회장을 포함해 협회에서 월급을 받는 임원은 2명뿐이지만 설립 이후 지금까지 임원은 모두 환경부 출신이 맡았다. 협회 회비는 민간기업이 낸다. A 씨 사례는 정부 부처가 퇴직 공무원의 일자리를 만드는 3단계 패턴의 전형이다. ①변화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규제 또는 산업 진흥책을 만들고 ②법령을 통해 이 규제나 진흥책을 수행할 기관을 설립한 뒤 ③해당 기관 임원으로 자기 부처의 퇴직 공무원을 보내는 방식이다. ▼ 규제권한 이용해 이익단체 기득권 지켜줘 ▼공무원이 규제를 만들고 그 규제를 이용해 산하기관이나 관련 협회에 재취업하는 공직사회의 그릇된 관행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각종 규제 권한을 이용해 이익단체의 기득권을 지켜주다가 퇴직 후 해당 기관으로 옮겨가는 ‘규제 공생’ 현상도 여전하다. 특히 새 업무를 만들어 공무원을 늘리면 그에 맞춰 규제도 계속 증가한다. 규제 개혁이 안 되는 이유 중 하나가 이 같은 검은 고리 때문이다. 실제로 동아일보가 규제정보포털에 신규 규제법령을 공개하는 17개 부처의 인원 정보, 등록 규제 건수, 재취업 실태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들 부처가 2014년 초부터 5년 반 동안 늘린 공무원 인력은 3749명이었다. 같은 기간 해당 부처에서 신설, 강화 또는 일부 수정된 규제는 7361개였고, 2015년 1월부터 지난해 6월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를 거쳐 민간 등에 재취업한 관료는 354명이었다. 공직자윤리위 심사 없이 민간으로 가는 사례는 더 많기 때문에 실제 재취업 관료는 훨씬 더 늘어날 수 있다. 최한수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민간에 재취업한 공무원의 업무는 자신이 근무하던 부처의 업무와 연관돼 있다”며 “이를 통해 공무원의 정년이 사실상 연장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보미 bom@donga.com·김준일 기자}
“규제를 없애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해당 규제를 다루는 공무원 자리를 없애는 것이다.” 공직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종종 하는 말이다. 공무원들이 조직을 늘리면 그만큼 새로운 규제가 생기고, 이 규제가 다시 공무원 조직을 늘리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는 것이다. 동아일보가 규제정보포털에 신규 규제법령을 공개하는 중앙부처 17곳의 5년간(2014∼2018년) 공무원 수 증감을 분석한 결과 고용노동부(13.4%), 해양수산부(11.4%), 환경부(18.9%), 보건복지부(10.9%), 방송통신위원회(29.1%), 여성가족부(13.3%) 등에서 공무원 수가 10% 이상 늘었다. 금융위원회(11.7%), 공정거래위원회(15.0%) 등 규제 권한이 강한 부처도 상대적으로 증가폭이 컸다. 이 부처들은 공무원 수가 늘어난 만큼 규제(신설, 강화, 일부 수정 포함) 수도 증가했다. 고용부(395개), 해수부(782개), 환경부(895개), 복지부(414개), 금융위원회(470개) 등 주요 부처의 규제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공무원과 규제 수가 이처럼 연쇄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이 없어도 끊임없이 새로운 일거리를 만들어내는 공직사회의 특성이 작용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관료화된 조직일수록 일이 많아서 사람이 더 필요한 게 아니라 사람이 많아서 일자리(규제)가 더 필요해진다는 파킨슨의 법칙이 여전히 적용되고 있다는 것. 외부인사 출신으로 중앙부처 차관을 지냈던 한 인사는 “중앙정부 부처에서는 늘 일이 많다고 아우성이다. 막상 ‘지방정부나 민간에 일을 나눠주면 되지 않느냐’고 하면 이 일은 중요한 사안이니 꼭 자신들이 해야 한다고 답한다”며 “그러면서 인원과 예산이 부족하다고 불평한다”고 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21∼24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제50회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불평등’과 ‘기후변화’가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19일 워싱턴포스트(WP)는 “포럼에 참석하지 않는 민주당 대선 후보인 버니 샌더스와 엘리자베스 워런이 WEF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 대표들은 누가 당선되든 포퓰리즘과 기후변화는 계속 강조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WP는 “기후변화·불평등 문제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두 사람이 주장하는 ‘보유세’ ‘그린뉴딜’ 등 정책 변화는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문제의식에는 공감하면서도 이를 위한 경제적 지출은 피하려 한다는 것이다. 호주 산불 등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환경 문제를 놓고 각을 세워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웨덴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오프라인 격돌’이 주요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CNBC는 19일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가장 주목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탄핵 심리가 시작되는 21일 연설할 예정이다. 연설에서 트럼프는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한 성과를 앞세워 탄핵 이슈를 덮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옥스팸 인터내셔널은 20일 ‘전 세계 억만장자 2153명의 부가 인구 46억 명의 부를 합친 것보다 많다’는 내용 등을 담은 연간 불평등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불평등 완화를 위해 필요한 교육 및 공공보건 정책 재원을 세계 상위 0.5%를 대상으로 한 증세로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옥스팸은 매년 스위스 WEF 개막 전날 불평등보고서를 공개한다. WEF에 참석하는 에릭 브리뇰프슨 매사추세츠공대(MIT) 슬론경영대학원 교수는 WP에서 “경제의 파이는 역사상 최대로 크다. 모두가 더 잘살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많은 사람을 뒤처지게 만드는 선택을 해왔다”며 “도덕적으로도 변명의 여지가 없지만 전략적으로도 나쁜 것”이라고 전했다. 행사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빌 게이츠 게이츠&멀린다재단 공동 회장 등 세계 지도자 53명을 포함한 3000여 명이 참석한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 속에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2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17일 AP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2019년도 경제성장률이 전년도(6.6%)보다 0.5%포인트 감소한 6.1%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톈안먼(天安門) 사태의 여파로 중국 경제가 큰 타격을 받아 3.9%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던 1990년 이후 최저치다. 다만 중국 정부의 지난해 경제성장률 목표치(6.0∼6.5%)는 달성했다. AP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미국이 중국산 상품의 관세를 인상했던 조치의 여파가 예상보다는 작았다고 해석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984년 15.2%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10년 10.6% 이후 한 자릿수로 내려왔고, 2015년부터는 6%대의 성장률을 보여 왔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 속에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2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17일 AP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2019년도 경제성장률이 전년도(6.6%)보다 0.5%포인트 감소한 6.1%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톈안먼(天安門) 사태의 여파로 중국 경제가 큰 타격을 받아 3.9%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던 1990년 이후 최저치다. 다만 중국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6.0~6.5%)는 달성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984년 15.2%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10년 10.6% 이후 한 자릿수로 내려왔고, 2015년부터는 6%대의 성장률을 보여 왔다. 또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는 99조865억 위안(약 1경6700조 원)이고, 1인당 GPD는 7만892위안(약 1만276달러)로 사상 첫 1만 달러를 돌파했다고 국가통계국은 밝혔다. AP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미국이 중국산 상품의 관세를 인상했던 조치의 여파가 예상보다는 적었다고 해석했다. 22개월 간 이어졌던 미중 무역갈등은 15일 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하며 휴전상태에 접어들었다. 국가통계국은 “국내외의 위험과 도전이 명백히 증가한 복잡한 국면이 펼쳐진 지난해 국민 경제를 전체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한 가운데 주요 예상 목표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싱가포르 대화은행의 웨이첸호 분석가는 로이터통신에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5.9%로 전망하고 있다”며 “미중 관계의 안정화는 긍정적인 일이지만 아직 대부분의 관세가 남아있어 중국 경제가 급격하게 회복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한국의 감사원과 미국의 회계감사원(GAO)은 감사에 대한 접근방식이나 철학에서부터 차이가 있다. 한국 감사원이 피감기관의 법령 위반 여부를 찾아내고 조치 사항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데 집중한다면 미국 GAO는 해당 기관이 어떻게 하면 정책 추진과 예산 집행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지 컨설팅하는 방식을 쓴다. 가령 GAO 보고서는 관계기관이 왜 특정 정책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지 개별 기관의 상황을 충실히 조사해 보고서에 반영한다.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실질적 개선을 위한 걸림돌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 주제를 왜 어떻게 조사했는지, 연구방법과 관련 자료는 무엇인지, 연구의 한계는 무엇인지까지 밝혀 감사보고서가 마치 소논문의 형식을 띤다. 하지만 한국 감사원 보고서는 피감기관에 대한 지적과 담당자 징계 요구 중심이다. ‘관계(피감)기관 의견’란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감사결과를 수용하면서 철저히 하겠다고 답변했다’는 등의 형식적인 서술이 대부분이다. 보고서 제목만 봐도 두 기관의 차이는 분명해진다. GAO 보고서의 제목들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 강화돼야 한다, 좋아질 여지가 있다’ 등의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방안을 부각한다. 반면에 감사원 보고서는 ‘특별점검, 운영실태’ 등의 제목 아래 ‘부적정’ ‘부당처리’ ‘미비점’ 등 문제점 지적에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이렇게 문제점 지적이 오랫동안 이어지고 난 뒤 결론 부분인 ‘조치할 사항’란은 ‘보완 방안을 마련하시기 바랍니다’ 등의 형식적인 명령으로 마무리된다. 미국 GAO는 최근 발표한 2019년 회계연도 성과에서 “우리는 납세자들의 세금 2147억 달러를 절약했다”며 “의회에서 받은 예산 1달러당 338달러의 수익을 낸 셈”이라고 밝혔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2015년 5월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경기 안산시 반월국가산업단지에 있는 서울반도체 1, 2공장의 연결통로 공사 계획을 승인했다. 두 공장 간 직선거리는 180m에 불과했지만 각종 규제로 연결통로를 둘 수 없어 1.2km를 돌아가야 했다. 회사 대표가 2014년 3월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규제 개선을 건의하는 등 노력을 계속한 끝에 5년 만에 해묵은 규제가 풀렸다. 이 과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장기간 규제 해소에 어려움을 겪은 근본적인 이유로 공무원들의 감사에 대한 공포를 들었다. 담당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규정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음에도 특정 기업의 애로사항을 풀어주면 ‘기업과 유착한 것 아니냐’는 시선이 생기고, 이어 감사까지 받게 될까 봐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것. 이 관계자는 “공무원들은 감사원 감사를 ‘걸면 걸린다’라고 인식하고 있다. 이 인식은 경험을 통해 생긴 것”이라고 했다. 감사원 감사는 예산 낭비와 공직기강 해이를 막아주는 반드시 필요한 기능이다. 최상위법인 헌법에서도 감사원 감사 기능을 보장한다. 그러나 현재의 감사 시스템은 공직 사회에 감사 공포증을 심어주고 적극 행정을 가로막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 “정해진 것 외엔 하지 말라” 체득된 공포 적극적으로 일했다가 화를 부를 수 있다는 인식은 공직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쌓이기 시작한다. 중앙부처 고위공무원 A 씨는 사무관 시절 연구개발(R&D) 사업 평가 업무를 맡았다. 주어진 인력은 없고 동시에 여러 일이 몰아치는 가운데 마감시한도 촉박했다. 그는 일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총 6단계의 업무 중 4, 5단계 업무를 동시에 처리했고 일을 기한 내에 끝낼 수 있었다. 그러나 감사원 직원들은 “업무 처리 순서를 지키지 않았다”고 문제 삼았다. 서류에 ‘사인이 있니, 없니’로 며칠 동안 괴롭힘을 당했다는 게 그의 기억이다. A 씨는 “수많은 공무원들이 감사원 징계 위험을 겪어 봤기 때문에 ‘정해진 것 외에는 하지 말라’는 분위기가 공직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공무원들의 인식은 대통령도, 감사원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공직자가 공익을 위해 업무를 적극적으로 처리했을 경우 고의나 중과실, 절차적 하자가 없으면 징계를 하지 않는 ‘적극 행정 면책제도’를 법제화했다. 또 제도나 규정이 불분명해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감사원이 검토해 의견을 제시하고, 컨설팅 내용대로 업무를 처리하면 향후 감사 과정에서 책임을 면제해 주는 ‘사전 컨설팅’ 제도도 만들었다. 그럼에도 공무원들은 제도가 취지대로 운영될 가능성에 회의적이다. 감사원이 옳고 그름을 쉽게 결론내기 어려운 정책적인 판단에 ‘사후 평가 잣대’를 대왔기 때문이다. 감사원이 본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에서는 좋은 사업이었지만 박근혜 정부에서는 나쁜 사업이 됐다. 해외 자원개발도 마찬가지다. 경제부처의 한 과장은 “지금의 대통령과 감사원은 믿는다. 그런데 정권 교체 이후 감사원은 못 믿는다”고 했다.○ 정책 성과보다 특정감사 비중 높아 공무원들은 특히 감사원의 정책 감사에 불만이 많다. 중앙부처 출신 B 씨는 “정부 사업의 예산 사이클은 2년 정도인데 정책을 둘러싼 환경은 너무나 빠르게 변한다. 그러면 감사원에서 ‘환경이 바뀌었는데 잘못된 정책을 폈다’며 감사를 한다”고 했다. 경제부처 공무원 C 씨는 “공무원들은 보통 모든 경우의 수를 따진 뒤 정책을 추진한다”며 “그런데 갑자기 감사원 직원이 나와 무조건 정책이 잘못됐다고 윽박지르면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 감사원이 정책 성과를 분석하는 ‘성과감사’보다는 ‘특정감사’라는 이름으로 법령 해석, 절차 준수 여부 등의 감사를 하다 보니 공무원들은 정책 달성 여부보다는 문서와 형식에 집착하게 된다. 실제로 2017, 2018년 성과감사는 각각 9건, 13건에 불과했지만 특정감사는 101건, 123건에 달했다. 오스트리아(94%), 스웨덴(90%), 미국(80%) 등 선진국은 성과감사 비중이 높다. 정광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정책 자체에 대한 감사는 국회에서 하도록 하고 감사원은 회계감사나 직무에 관련된 비위, 사생활 문제 감찰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우리는 정책 자체가 정당한지 아닌지를 보는 게 아니라 절차나 법령을 지켰는지 보는 것”이라며 “감사의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내부 교육도 하고 외부 전문가 의견도 구하고 있다”고 했다.김준일 jikim@donga.com·고도예·임보미 기자}
13일 덴마크 코펜하겐의 명소인 인어공주 동상에 ‘홍콩에 자유를(Free Hong Kong)’이라는 홍콩 반중 시위대의 구호가 등장했다. 홍콩프리프레스는 이날 “덴마크 한스 안데르센 동화를 바탕으로 한 107년 된 이 인어공주 동상이 그래피티 공격으로 덮였다”며 동상이 특히 중국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명소여서 논란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1913년 설치된 이 동상은 2010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 박람회 덴마크관에서 6개월간 전시됐다. 코펜하겐의 인어공주 동상은 반달리즘(기물파손행위)의 역사도 깊다. 1964년에는 목이 잘려나갔다. BBC에 따르면 약 30년 뒤 덴마크 예술가 요르겐 내쉬는 자신이 이별 후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후 미스터리한 훼손이 이어졌다. 동상은 1998년에는 머리가 한 번 더 잘렸고, 2003년에는 누군가 받침 부분을 폭파시켜 동상을 떨어뜨리기도 했다. 최근 동상공격은 이번 홍콩시위처럼 정치, 사회적 동기에서 비롯되고 있다. 2004년에는 터키가 유럽연합 가입을 지원하자 이에 반대하는 이들이 동상에 부르카를 입혀놓기도 했다. 2017년에는 페로 제도에서 행해지는 고래잡이에 분노한 동물권운동가들이 동상을 빨간 페인트로 뒤덮기도 했다. 임보미기자 bom@donga.com}

《201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로머 미국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65)가 동아일보와 신년 인터뷰에서 “경제 성장의 동력은 거대 정부 조직이 아닌 아이디어를 가진 신생 기업이며 정부의 우선순위는 이들 신생 기업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저임금 등 한국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대의와 별개로 수단이 적절했는지 구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경제 성장의 동력은 거대 정부 조직이 아닌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는 신생 기업입니다. 정부의 우선순위는 이들 신생 기업을 방해하지 않는 것입니다.” 201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로머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65)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정부가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새로운 기업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공정한 경쟁을 촉진시키는 환경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지난해 3월과 5월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던 그는 한국 경제 발전을 위해 유지해야 할 강점으로 고등교육을 받은 고숙련 노동력을 꼽으며 “양질의 노동력 활용이 여전히 우선순위에 있다”고 밝혔다. 또 최저임금 인상 등 최근 한국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해서는 “양극화 완화라는 목적의 정당성과 별개로 수단이 적절했는지는 구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해 12월 18일 전화로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2020년 세계 경제를 어떻게 전망하나.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를 했다. “(양측의 관계가) 무역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기술패권, 국가안보, 지식재산권 등 여러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런 갈등을 해결하기까지는 10년 넘게 걸릴 수 있다고 본다. 이런 불확실성은 특히 큰 투자 결정에 매우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다만 정확하지 않은 예측보다는 경기 침체가 닥쳤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 집중하는 편이 더 건설적이라고 본다.” ―최근 미국의 통상정책에서 드러난 보호주의적 움직임에 세계 경제의 우려가 크다. “세계 무역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줄고 있다(2019년 기준 세계 무역에서 미국 비중은 11.1%). 여러 국가들은 상호 무역으로 더 많은 수혜를 볼 수 있다. 각 나라는 미국이 통상 장벽을 높이는 쪽으로 움직인다면 무역 다각화나 내수 증진 등을 계획할 필요가 있다.” ―한국 경제는 대외의존도가 높고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경기 하강 우려도 있는데…. “장기적으로 한국은 무역으로 득을 볼 수 있는 나라다. 다만 무역이 침체돼 해외 수요가 떨어진다면 이에 대비해 계획을 세워야 한다. 높은 고용을 유지시킬 내수 계획을 고민해야 한다. 경기부양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집, 다리, 도로 건설 등이 대표적이다. 또 적절한 통화정책도 펼 수 있을 것이다.” ―과거 한국 경제는 급성장을 이뤘지만 앞으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잘 교육받은 노동력, 고숙련 노동력이 경제의 성공에 끼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일단 한국에서 양질의 노동력 활용은 여전히 우선순위에 있다, 높은 교육 수준을 가진 여성 인력 활용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다만 이처럼 노동력이 고부가가치 생산에 투입되기 위해서는 유연하고 경쟁력 있는 시장이 필요하다. 정부가 ‘노동자가 할 수 있는 것’(일자리 만들기) 자체를 고민하는 것은 별 도움이 안 된다. 그보단 경쟁력 있는 시장을 조성하는 게 더 현실적이다.” ―여성 노동력 애길 했는데 한국에서는 출산과 육아 때문에 빚어지는 여성의 경력단절이 문제다. “북유럽 국가들은 좋은 보육 시스템을 여성의 기회를 확장시키는 데 활용했다. 한국에도 교훈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 돼’라고 말하기는 쉽지만 그건 생산적이지 못하다. 핵심은 계획에 있다.” 로머 교수는 토지, 노동, 자본이라는 전통적인 생산의 3대 요소에 치중하고 기술을 성장의 외생변수로 취급하던 고전경제학과 달리 기술 혁신 및 진보가 성장을 촉진한다는 ‘내생적 성장이론(endogenous growth theory)’을 주창해 현대경제학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기존에 하던 대로 하는 경제와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계획을 통해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하는 경제에는 차이가 있다”며 “내 연구의 바탕은 경제가 작동하는 데 있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방법들을 발견하는(discover) 게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을 통해 경제 성장을 이끌 주체를 “새로운 기업”으로 봤다. “정부는 이들의 혁신에 걸림돌이 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로머 교수의 주장이다. ―정부의 규제 때문에 경제 혁신이 늦어진다는 주장도 있는데…. “대다수의 나라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데 성공한 것은 중앙집권적 정부가 아닌 새로운 기업이었다. 정부의 우선순위는 이들 기업의 새로운 발견과 혁신의 과정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고 새로운 기업이 진입할 수 있는 문턱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정부는 규제 샌드박스(신기술이나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할 때 각종 규제를 일정 기간 면제 또는 유예해 주는 제도)를 만들었다. 혁신을 확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사례로 볼 수 있을까. “그렇다. 다만 정책을 만드는 것보다 먼저 정책의 성공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예컨대 스타트업의 진입 속도를 측정하면 정부가 실제로 신생 기업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해주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한국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을 비롯한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대의의 성공을 제대로 측정하기 위해선 그 목적과 이를 위한 계획은 구분해야 한다. 정책 목표 자체에는 잘못된 게 없다. 다만 특정 법안을 통과했다고 경제적 결과가 그저 얻어지진 않는다. 가령 다리를 건설하는 법을 통과시켰다고 더 많은 다리가 생긴다고 할 수 없지 않나. 노동의 공급과 수요에 변화를 줘서 노동시장을 통해 해당 계층의 임금이 올라가는 결과를 낳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교육을 통한 인적 자본 투자를 늘 강조해왔다. 한국은 사교육비 지출이 최고 수준이지만 정작 기업에서는 쓸 만한 인재가 없다고 아우성이다. “기업이 노동자에게 원하는 기술과 현행 교육제도에서 만들어내는 자질을 비교하면 어떤 변화를 줘야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직장에서도 배움을 얻을 수 있다. 젊은이들이 일단 직장을 얻고 일을 해봐야 한다. 일해 본 경험은 학교에 가는 것만큼 중요하다.” ―취업 가능한 직장이 기대에 못 미칠 때 취업을 유예하는 것은 어떻게 보나. “젊은 세대가 비현실적 기대를 지니고 당장 가능한 직업을 원치 않는다면 왜 그런 기대를 갖게 됐는지 물어야 한다. 이 같은 불균형이 커지면 경제활동 참여를 포기하는 젊은이가 늘어 사회 문제가 된다. 사람들이 열심히 일할 준비가 돼 있지 않고 기술을 습득하지 못한다면 경제도 성장하지 못한다.” 로머 교수는 시장 경쟁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시장 만능주의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는 “정부도, 시장도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며 조화를 요구했다. 특히 기술 주도 신(新)경제에서 지식재산권과 기술에 대한 인센티브 등에서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오늘날 정부가 특히 더 중점을 두어야 할 분야는 어디라고 보나. “당면한 가장 큰 위협은 새로운 기업들의 진입을 가로막는 독과점기업이다. 이들 기업의 힘이 지나치게 강해질 수 없도록 경제 시스템을 보호하는 데에 정부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견제받지 않는 민간 세력은 매우 위험하다. 이런 기업들이 얻을 수 있는 힘에 한계를 확실히 설정해 둘 필요가 있다.” ―구글, 페이스북 등 거대 테크 기업을 염두에 둔 것인가. “그렇다. 하지만 다른 많은 영역에서도 볼 수 있는 일이다. 경제의 목표는 소수의 독점기업이 거대 이윤을 올리는 게 아니라 경제를 구성하는 시민들이 어떤 세상에서 살고 싶어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돼야 한다.” 로머 교수는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로 재직하던 시절 “주류 경제학이 수학에만 매몰된 유사(類似)과학으로 변질됐고 진정한 문제 해결에 기여하지 못한다”고 동료 학자들을 비판하는 등 ‘괴짜’ ‘이단아’로 불렸다. 하지만 그의 내생적 성장 이론은 지난 30년간 경제학계에 큰 영향력을 끼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터뷰 내내 새로운 발견, 계획 등의 단어를 자주 썼던 그는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하며, 이에 대해 정확하고 지속적인 평가를 통해 계획을 짜는 것이 역사상 경제에 성공을 가져온 핵심이었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향후 100년에 대해서도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2020년 동아일보가 100주년을 맞이한다. 경제학자로서 지난 100년을 어떻게 평가하나. “지난 100년간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많은 진전을 이뤄냈다. 향후 100년의 목표는 훨씬 더 잘하는 것일 테고 마음만 먹으면 금융위기 같은 어려움 없이 이를 이룰 수 있다. 더 높은 야망을 가지고 노력한다면 다음 100년은 훨씬 더 잘 해낼 수 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할리우드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46·사진)가 호주 산불 진화를 돕기 위해 자신이 후원하는 환경단체를 통해 약 300만 달러(약 34억8100만 원)를 기부하기로 했다. 9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디캐프리오가 스티브 잡스의 아내 로런 파월 잡스, 브라이언 셰스 등과 함께 만든 환경단체 ‘지구동맹(Earth Alliance)’은 이날 성명을 내고 “동물보호단체 오시 아크(Aussie Ark), 야생동물 구호단체 와이어스(WIRES) 등 호주 기관과 협력해 해당 자금을 운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호주 배우 크리스 헴스워스와 니콜 키드먼, 영국 가수 엘턴 존 등도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고 AP는 전했다. 지난해 9월부터 다섯 달째 멈추지 않는 산불로 지금까지 최소 25명이 사망하고 2000여 가구가 피해를 입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한 번은 까고 싶은 당신 지금 딱, 밤.’ ‘옥수수, 이제는 털지 말고 잡수세요.’ 지방 공무원 중에는 적극적이고 파격적인 업무 방식으로 눈에 띄는 성과를 내는 경우도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활발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을 하며 시정 현안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충북 충주시다. 충주시의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SNS 게시물은 기존의 격식을 완전히 타파한 ‘B급 감성’ ‘로 퀄리티’를 지향하면서 전국적인 화제가 됐다. 옥수수나 밤 등 지역 농산물 축제를 홍보하기 위해 광고 카피를 패러디하고, 행사 안내 포스터에는 담당 공무원의 얼굴을 합성해 호기심을 끌기도 했다. 이런 아이디어는 젊은 말단 공무원들의 머리와 결재라인 간소화에서 나왔다.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긴 조남식 주무관(7급)은 “매 순간 콘텐츠가 쏟아지는 SNS 세계에서 충주시의 생존 전략을 ‘로 퀄리티’로 잡았다”며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SNS 특성상 일일이 결재를 받기는 어렵다고 보고해 콘텐츠를 사전 결재 없이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충주시의 SNS 계정은 그의 후임자인 김선태 주무관이 관리하고 있다. 그도 연일 ‘게시물 대박’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게시물이 뜰 때마다 사람들이 몰리면서 충주시의 SNS는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구독자 수도 웬만한 광역 지자체 수준에 육박한다. 충주시의 홍보 방식이 입소문을 타면서 다른 지자체 등에서 이를 배우려고 방문하거나 강의를 해달라는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 조 주무관은 “충주시가 공공기관의 색다른 홍보에 중요한 선례를 남긴 의미가 있다고 본다. 공무원은 소신껏 일해도 안 잘린다”며 웃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미국이나 영국 유학생들은 한국에서 온 공무원들이 던져주는 콩고물로 먹고살아요.” 2012년 영국에서 박사과정을 밟았던 A 씨는 공무원 국외 훈련(해외 연수) 얘기가 나오면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는 유학비용을 대기 위해 당시 현지 여행사의 가이드 아르바이트를 했다. 운이 좋은 날이면 시급의 1.5배를 받고 스코틀랜드 지역의 골프장으로 30명가량의 한국인 단체관광객을 안내했다. 그중 상당수가 공무원으로 이뤄진 골프여행객들이었다. 이들은 서로 초면인지 ‘저는 ○○부 행시 ○○회입니다’라고 인사를 했다. 평일 낮이어서 공무원들이 학교에 있거나 교육을 받아야 할 시간이었다. A 씨는 또 영국에서 석사과정을 밟던 공무원에게서 100만 원에 논문 초록을 써달라는 부탁도 받아 봤다고 털어놨다. 그는 “누구인지는 밝힐 수 없지만 가난한 박사과정 유학생 중에는 공무원 논문 대필을 잘하기로 유명한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교육 제대로 받아왔나 사후 검증도 없어 정부는 선진국의 정책 및 행정 사례를 국내에 도입하고 국제 감각을 갖춘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취지로 1977년부터 나랏돈을 들여 공무원을 위한 국외훈련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파’ ‘유학파’가 희귀했던 시기에 국가 발전에 이바지할 인적 자원을 키우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음에도 선진 문물을 체험하라며 관례적으로 공무원을 해외로 내보내고 사후 검증도 안 하는 행태가 40여 년째 이어지고 있다. 2014∼2018년 공무원의 장기 국외 훈련을 위해 정부가 집행한 예산은 1649억3800만 원, 혜택을 받은 공무원은 1663명이다. 현행 인재개발법에 따르면 ‘당초 계획한 학업 과정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거나 다른 연구보고서 또는 논문을 표절할 경우’ 지급한 훈련비를 20% 환수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이 기간에 ‘부적절한 연수과제’나 ‘논문표절’ 등의 이유로 지원금 환수가 결정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부실한 국외 훈련을 걸러내는 과정이 사실상 없는 셈이다. 검증 시스템이 무용지물이다 보니 일부 공무원은 국외 훈련을 ‘자녀 외국어 교육의 기회’나 ‘우수한 공무원에게 주어지는 당연한 보상’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중앙부처의 한 국장급 간부는 “야근이 일상인 생활 때문에 자녀 교육에 소홀한 게 마음에 걸렸다. 이 때문에 국외 연수는 자기계발 기회보다는 가족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이런 이유로 공무원들은 국외 훈련의 장소로 선진국, 그중에서도 영어권 국가를 특히 선호한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2016∼2018년 국외 연수를 떠난 중앙부처 공무원 1024명 중 미국과 영국을 택한 사람은 690명으로 67.3%에 달한다. 반면 일본(16명), 중국(59명)으로 향한 비율은 각각 1.5%, 5.7%에 불과했다. 지역전문가를 골고루 키운다는 당초 취지와 어긋나는 셈이다. 이향수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무원 국외 훈련이 필요하긴 하지만 일부 공무원이 공직에 필요한 역량을 보충하기보다 개인적 보상으로 여기는 것이 문제”라며 “부처별로 적합한 프로그램과 지역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교육도 형식적인 시간 채우기식 국외 훈련 못지않게 국내 훈련도 내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중앙부처의 한 과장급 공무원은 “정책 수립을 위해 특정 분야에 대한 교육을 받고 싶어도 필요한 프로그램을 찾는 게 어렵다”며 “지금은 형식적으로 연간 의무 강의시간을 채우는 식으로 진행돼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상 업무에 치여 제대로 교육받을 시간이 적고 형태나 기관별로 교육과정이 너무 분산돼 있다는 점도 문제다. 현재 정부는 국·과장급 장기 교육, 직급별 교육, 직무 전문교육, 국내 대학 위탁교육, 외국어 위탁교육 등으로 훈련과정을 꾸리고 있다. 그러나 워낙 중구난방식으로 짜여 있어 교육의 질에 대한 공무원들의 만족도는 낮다. 전문가들은 핀란드의 사례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핀란드는 공무원 교육 훈련을 ‘국가경쟁력 제고와 경제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바라본다는 점에서는 한국과 비슷하다. 핀란드와 한국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공무원 교육훈련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담당 기관(HAUS)을 아예 민영화시켰다는 것이다. 이처럼 공무원 교육에 대한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꾼 것은 핀란드가 정보통신기술(ICT) 중심 국가로 변화하는 데 핵심 요인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핀란드는 스위스 경영개발연구원(IMD)의 국가경쟁력 순위에서도 정부 경쟁력 분야 세부 항목이 대부분 10위 안에 든다. 김준일 jikim@donga.com·임보미 기자}

‘봉준호가 말했다. 미국인들은 글을 못 읽는다고.’ ‘기생충’의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수상으로 “1인치 정도 되는 자막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봉준호 감독의 수상 소감이 해외 영화 팬들 사이에서 화제다. 이들은 봉 감독의 발언이 외국어 영화를 기피하는 미국 관객이 새겨 들을 만한 내용이라며 ‘짤방(meme)’ 형태로 만들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공유하고 있다. “당신(미국인)들은 왜 하루 종일 SNS는 읽으면서 자막은 못 읽나” “봉준호가 말했다. ‘읽는 법을 좀 배우세요’” 등 미국 중심 사고방식을 스스로 비판하는 내용들이다. 할리우드 영화에 익숙한 미국 관객들은 자막을 읽어야 하는 외국어 영화에 대해 배타적이다. 이번 수상으로 봉 감독이 지난해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힌 “오스카(아카데미)는 국제영화제가 아니지 않나. 매우 ‘로컬(지역적)’이니까”라는 발언도 다시 회자되고 있다. 5일(현지 시간) 열린 시상 장면이 올라온 유튜브 동영상에는 ‘기생충이 1개 부문 수상에 그치다니 여전히 미국 영화제는 지역적’이라는 댓글도 이어졌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봉 감독의 수상 소감에 대해 ‘완벽하게 다듬어진 한 문장으로 미국 관객들의 자막 반감에 대해 외쳤다’고 전했다. 이서현 baltika7@donga.com·임보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43)가 2016년 대선에서 부친과 대결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조롱하는 듯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고 CNBC 등이 전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5일 돌격소총(AR-15)을 뽐내는 사진을 게재하며 “총 쏘기 좋은 날이다. AR와 탄창에 조금 더 놀라운 것을 덧붙였다”고 썼다. 이 탄창에는 클린턴 전 장관으로 보이는 여성이 철창에 갇힌 모습이 그려져 있다. 총의 탄창꽂이 부분에는 십자군 헬멧을 닮은 무늬가 있었다. 열렬한 총기 옹호론자이자 사냥광인 트럼프 주니어는 부친의 대통령 취임 후 동생 에릭(36)과 함께 트럼프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대선 당시 ‘클린턴 전 장관을 가두라(Lock her up)!’고 외치곤 했다. 클린턴 전 장관이 국무장관 재임 시절 보안 규정을 어기고 뉴욕 자택에서 개인 이메일 서버를 사용해 민감한 내용이 포함된 공문서를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는 이유에서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7일(현지 시간) 이란 공습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했다. 또 북한과 대화 재개에 대해 여전히 낙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란 및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질문을 받자 “이란은 우리의 감시(our watch)하에 핵무기를 얻지 못할 것”이라며 이란에 유화적이었던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다르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3일 드론으로 사살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에 대한 제거가 미국인들의 생명에 ‘긴박한 위협’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었다는 기존 주장도 되풀이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솔레이마니가 구체적으로 어떤 위협을 가했는지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중대한 결정을 할 때 우리에게는 이미 엄청난 정보가 있다. 이 정보를 통해 솔레이마니가 시리아 내전,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수많은 사람을 학살했으며 레바논, 이라크 등의 파괴에도 참여했음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수천 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란 내 페르시아 제국의 문화유산을 공격할 수도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것도 두둔했다. 그는 “(문화유적지 공격을 포함해) 우리가 취할 모든 조치는 국제법에 위배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교착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희망적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정부는 가급적 지원하고 싶지만 현행법으로는 할 수가 없어요. 숙박업은 기획재정부가 (주무로) 하는 부분이 아니어서 허용 검토는 농림축산식품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해야죠.”(기재부 A 국장) “물론 농촌민박 사업 모델이 수요층도 존재하고 벤처로서 성장해 갈 수 있다고 보지만 기본적으로 농어촌정비법이 걸려 있으니 농식품부가 판단할 문제예요.”(문체부 B 국장) “농어촌 민박을 허용한 취지가 농가 부업소득 증대예요. 빈집에도 숙박을 허용하는 건 제도 취지에 어긋나고, 안전 문제도 생길 거예요. 민박업자 등 기존 사업자와의 형평성 문제도 있어요.”(농식품부 C 과장) 농어촌 빈집을 활용해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다자요’는 2018년 4월에 처음 선을 보인 뒤 지금은 사실상 사업을 접었다. 기존 제도로는 불법의 틀에서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혁신적인 신사업이 기존 규제의 벽에 부딪힐 때마다 정부는 부처 간 소통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한다고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부처 간 칸막이를 좀처럼 허물지 못하고 있다. 공무원들이 자기 부처와 다른 부처를 부르는 방식인 ‘우리 회사’ ‘너희 회사’ 구분이 현실에서도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다자요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의 사업 모델에 대해 유관 부처 관계자들은 처음엔 “빈집 재생이라는 취지가 참 좋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 정부 “신사업 규제, 부처간 소통 통해 해결” 공염불 ▼공유숙박을 활성화하겠다는 정부 발표가 나오고 관계 부처 당국자들이 참석해 규제를 풀기 위한 토론회도 열었다. 그러나 농어촌정비법을 주관하는 농식품부가 끝내 규제 완화에 반대하고 나서자 다른 부처 공무원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하나같이 입을 닫고 있다. ‘남의 회사’ 소관 업무는 건드리지 않는 것이 오랜 공직 관행이기 때문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우리 소관인 관광진흥법은 도시 지역 외국인 민박만 대상이고 농촌 민박과는 다른 문제라서 입장을 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농촌 공유숙박이 관광산업 진흥과 연관된 문제인데도 주무 부처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손을 놓은 것이다. 이런 칸막이는 소관 규제가 곧 부처의 힘이 되는 한국 관료사회의 구조적 문제와도 닿아 있다. 지난해 규제샌드박스 사전 심의에 참가한 스타트업 기업인 D 씨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회의에 갔더니 다른 부처 공무원들과 그 부처 소관 이익단체 사람들이 함께 왔다”며 “이해당사자 설득을 나보고 하라고 하더라. 결국 험한 분위기에서 회의는 완전히 망쳤다”고 했다. 이익단체의 입김이 부처 칸막이를 더 공고히 하는 상황을 경험한 것이다. 그는 결국 규제샌드박스 신청을 포기했다. 임보미 bom@donga.com·김준일 기자}
지난해 9월부터 계속된 호주 산불로 인한 피해가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BBC 등에 따르면 5일까지 최소 24명이 숨지고 2000가구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 이날 국적 항공사 퀀태스도 짙은 연기 때문에 수도 캔버라의 출발·도착 항공편을 모두 취소했다. 산불의 최대 피해 지역인 남동부 뉴사우스웨일스주(州)의 앤드루 콘스턴스 교통장관도 4일 공영 ABC방송 인터뷰에서 “이건 산불이 아니라 원자폭탄”이라고 밝혔다. 뉴사우스웨일스 산불방재청에 따르면 이날까지 이 지역 146가구가 화재 피해를 입었고 2700여 명의 소방관이 화재 진압에 투입됐다. 호주 정부는 화재 진압을 돕기 위해 호주방위군(ADF)의 예비군 3000명도 소집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부터 장기간 이어진 가뭄과 기록적 고온으로 산불에 더 취약한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당국에 따르면 4일 캔버라는 80년 만의 최고온도인 44도를, 최대 도시 시드니 교외의 펜리스는 48.9도를 찍었다. CNN은 뉴사우스웨일스주 인근 빅토리아주 세 곳에서 발생한 산불로 미국 뉴욕 맨해튼 면적의 산림이 불탔다고 덧붙였다. 뉴사우스웨일스와 인근 빅토리아 등 2개 주는 이미 비상사태도 선포했다. 빅토리아주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건 최악의 산불로 불린 ‘2009년 검은 토요일’(사망자 173명, 부상자 500여 명) 이후 처음이다. 산불이 한창이던 지난해 12월 미 하와이로 휴가를 떠났다가 거센 비난을 받았던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이날 “많은 비판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몸을 낮췄다. 가디언은 2일 뉴사우스웨일스의 한 피해 마을을 찾은 그가 분노한 주민들의 욕설과 조롱에 쫓기듯이 자리를 떴다고 전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 최초의 여성 중앙은행장을 역임한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위원회 의장(74)이 유색인종에 배타적인 미국 경제학계를 강력 비판했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유대계인 옐런 전 의장은 3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경제학협회(AEA) 연례총회에서 “경제학계가 소수인종을 제대로 대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료들이 충분히 있다. 지난 수십 년 간 인종 다양성 문제는 조금도 진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옐런 전 의장은 의장 재직 시절에도 분기별로 다양성 및 포용 문제를 보고하는 위원회를 만든 바 있다. AEA의 2016~2017년 조사에 따르면 미 경제학 학사와 박사 중 흑인의 비율은 각각 5%, 3%에 그쳐. 과학, 기술, 공학, 수학 영역의 학위 취득 비율보다도 낮았다. 옐런 전 의장은 “이러한 차별은 재능낭비”라며 “학계에서 이러한 문화를 바꾸는 것이 우리 공동의 의무다. 좀 더 포용적인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2017년 기준 흑인, 히스패닉, 아메리카 원주민 등 소주인종의 경제학위 취득비율이 16%로 전체 학계 평균 23.7%보다 낮다고 보도했다. 흑인인 트레본 로건 오하이오주립대 교수는 몇 해 전 AEA 총회에 참석했을 때 “남자애(boy)란 소리를 들었다”며 “학계에서는 그 누구도 동료 학자를 아이 취급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와이 출신의 비(非)백인계인 랜덜 아키 캘리포니아대학교 교수도 “인종차별에 관한 연구가 동료 학자들에게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아 낙담한 적이 있다”고 가세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