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자현

김자현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구독 97

추천

2017년 입사해 사회부 사건팀, 경제부 시장팀·금융팀을 거쳐 사회부 법조팀에서 취재중입니다.

zion37@donga.com

취재분야

2026-02-26~2026-03-28
정당32%
정치일반32%
국회18%
검찰-법원판결8%
국방3%
선거3%
사법3%
인물1%
  • 떡볶이 붕어빵도 계좌이체 OK!…간편송금 이용액 1년새 5배

    8일 서울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인근의 한 잉어빵 노점. 기자는 잉어빵 2000원어치를 사면서 “계좌이체도 가능하냐”고 물었다. 가게 주인 A 씨는 “당연히 된다”고 화답했다. 이 가게에는 ‘계좌이체 가능’이라는 안내문구까지 붙어 있었다. 기자는 토스(Toss)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2000원을 바로 이체했다. A 씨는 “요즘 손님들이 현금을 잘 안 들고 다니지만 계좌이체가 쉽게 되니까 걱정이 없다”며 “나도 괜히 현금을 잃어버릴까 봐 하는 걱정을 덜었고 매출도 늘었다”고 말했다. 바로 옆 떡볶이 노점에는 ‘현금 없어도 한방에’ 라는 문구와 함께 간편송금 앱(송금 앱)을 통한 결제 방식이 친절하게 소개돼 있었다. 같은 날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 ‘걷고 싶은 거리’의 한 옷가게. “지갑을 안 가지고 나왔다”며 당황하는 손님에게 가게 주인이 계좌번호가 적힌 노트를 건네며 말했다. 계좌번호를 받은 손님이 휴대전화를 꺼냈다. 카카오페이 앱을 이용해 몇 차례 화면을 클릭하자 ‘3만5000원 송금 완료’라는 알림이 떴다. 주인도 자신의 휴대전화 화면을 통해 입금이 확인됐다는 알림을 확인한 뒤 밝게 웃으며 손님을 배웅했다. 손님과 주인이 계좌이체를 통해 티셔츠 값을 주고받는 데 걸린 시간은 20여 초.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것보다 크게 번거롭지 않았다. 최근 카카오페이, 토스 등 송금 앱 사용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나타난 모습이다. 일반 상점은 물론 노점에서 물건을 살 때도 현금이나 카드 없이 휴대전화만 있으면 손쉽게 결제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계좌번호를 일일이 입력하지 않아도 모바일로 QR코드를 인식시키고 금액만 입력하면 전송이 되는 결제 방식이 생겨나 지갑을 꺼낼 일이 점점 더 없어지고 있다. 카드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 덕분에 계좌이체 방식의 거래를 선호하는 상인들도 늘고 있다. 부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 이후 더치페이 문화가 정착되는 데에도 송금 앱들이 한몫하고 있다. 식사 자리에서 사람마다 돈을 걷거나 줄을 서서 한 명씩 자기 몫의 금액을 카드로 결제하며 어색해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있다. 대신 한 명이 먼저 결제한 뒤 앱을 통해 송금을 받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송금 앱에서 총 결제금액을 입력한 후 돈을 낼 친구들의 목록을 선택하면 사람 수에 맞춰 송금액이 배분되고, 바로 송금을 받을 수 있다. 송금 앱 사용자들끼리는 상대방 계좌번호를 모르더라도 송금이 가능하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 씨(27·여)는 “전에는 송금을 받는 게 번거로워 현장에서 돈을 걷어서 결제하느라 불편하고 시간도 많이 걸렸는데 이제 손쉽게 더치페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간편송금 이용 금액은 빠르게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6년 2조4413억 원이던 간편송금 이용 금액은 2017년 11조9541억 원으로 5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간편송금 이용 금액은 27조 원을 넘길 것으로 금감원은 추산했다. 전문가들은 송금 앱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현금 없는 사회’로 가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체 받은 돈의 세금 납부, 신용카드산업과의 충돌가능성 등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규제를 통해 막아서는 안 된다”며 “새로운 결제 트렌드를 어떻게 잘 키워나갈 것인가 고민하고 보완책을 차근차근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10-09
    • 좋아요
    • 코멘트
  • “과태료 물어도 이익” 노점상들 배짱영업… 편 갈라 싸움도

    “여기를 막고 있으면 어디로 가라는 겁니까?” “가뜩이나 사람도 많은데 여기서 장사를 하면 어떻게 해요?”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열린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 수많은 인파로 북적이던 보도를 따라 걷던 시민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공원 안쪽 보도를 끼고 줄지어 자리 잡고 있는 100여 곳의 노점상을 피해서 걷는 게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기 때문. 보도 옆에는 폭 1.3m가량의 작은 물길이 나 있어 보도에서 살짝만 밀리면 발이 물에 빠지기 십상이었다. 시민들은 몸을 이리저리 비틀며 아슬아슬하게 노점을 비켜 걸었지만 일부는 발이 물에 빠지기도 했다. 한강공원에서 노점을 운영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상인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한강사업본부에서 이날 단속으로 100건 이상의 과태료를 물렸지만 노점상들의 영업은 계속됐다. 과태료 7만 원을 내더라도 장사로 벌어들이는 수익금이 더 많기 때문에 생계를 위해서는 단속도 감수하겠다는 것이다.○ 시민들 “통행 불편”… 노점상 간 갈등도 본격적인 가을철을 맞아 한강공원은 불꽃축제가 아니더라도 매일 수많은 사람이 모여들고 있다. 그렇다 보니 노점상들의 영업이 늘어나고 있고 노점상들끼리 다툼도 벌어지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이 많다. 주변 노점상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으로 꼽히는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출구 바로 앞쪽에서는 노점상들이 서로 “불법 노점상을 단속해 달라”며 구청이나 한강사업본부에 신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자신의 영업 공간 주변에 캠코더를 설치하고 녹화하면서 다른 노점상의 폭력이나 불법영업 증거를 모으기도 한다. 영등포구와 한강사업본부에서 단속을 나오면 “왜 우리 노점만 편파 단속을 하느냐”는 항의가 이어진다. 단속반을 이끌고 옆 가게를 찾아가 “여기도 단속하라”고 윽박지르기도 했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하루에도 6, 7차례나 노점상이 상대 노점상을 신고하는 바람에 업무에 지장이 생길 정도”라고 토로했다. 노점상들은 민주노점상전국연합(민노련) 소속과 비민노련으로 양분된 상황이다. 민노련 소속 상인들은 3일 오후 구청의 단속에 항의해 여의나루역 2번 출구 앞쪽에서 서로를 쇠사슬로 묶고 서서 ‘생존권 사수’ 집회를 진행했다. 당시 비민노련 상인 1명이 “시끄럽다”며 항의하다 몸싸움을 벌여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강제 퇴거 어려워” 단속에 한계 노점상들은 생계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한다. 한 노점상은 “전국 곳곳을 돌다가 힘겹게 여기에 자리를 잡았다”며 “이번에 가을철 장사를 놓치면 살아갈 방법이 막막하다”고 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통행 불편과 음식 연기·냄새로 인한 피해 등을 호소한다. 여기에 노점상들 간 갈등의 여파로 불편을 겪는 시민들도 있다. 노점상들이 다툼을 벌이다가 한 노점상이 걷어찬 물병에 시민이 맞기도 했고 돗자리를 빌리려고 노점을 찾은 시민에게 다른 노점상이 다가가 “얘네 불법이야”라며 반말로 으름장을 놓는 장면이 목격됐다. 대여료 2000원, 보증금 2000원 등 총 4000원을 내고 은박지 형태의 돗자리를 빌렸다가 노점상이 단속을 피해 도망가는 바람에 보증금을 떼인 시민도 있었다. 단속 권한을 가진 영등포구와 한강사업본부는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단속에 필요한 장비와 인원이 한정적이라 제한이 많다”고 말했다. 한강사업본부도 “과태료 7만 원을 물릴 뿐 강제로 퇴거시킬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10-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길 막지마” vs “장사 어떻게 하라고”…한강공원 노점상 두고 ‘갈등’

    “여기를 막고 있으면 어디로 가라는 겁니까?” “가뜩이나 사람도 많은데 여기서 장사를 하면 어떻게 해요?”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열린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 수많은 인파로 북적이던 보도를 따라 걷던 시민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공원 안쪽 보도를 끼고 줄지어 자리 잡고 있는 100여 곳의 노점상을 피해서 걷는 게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기 때문. 보도 옆에는 폭 1.3m 가량의 작은 물길이 나 있어 보도에서 살짝만 밀리면 물에 발이 빠지기 쉬웠다. 시민들은 몸을 이리저리 비틀며 아슬아슬하게 노점을 비켜서 걸었지만 일부는 발이 물에 빠지기도 했다. 한강공원에서 노점을 운영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상인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한강사업본부에서 이날 단속을 통해 100건 이상의 과태료를 물렸지만 노점상들의 영업은 계속됐다. 과태료 7만 원을 내더라도 장사로 벌어들이는 수익금이 더 많기 때문에 생계를 위해서는 단속도 감수하겠다는 것이다. ● 시민들 “통행 불편”…노점상 간 갈등도 본격적인 가을철을 맞아 한강공원은 불꽃축제가 아니더라도 매일 수많은 사람이 모여들고 있다. 그렇다 보니 노점상들의 영업이 늘어나고 있고, 노점상들끼리 다툼도 벌어지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이 많다. 주변 노점상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으로 꼽히는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출구 바로 앞쪽에서는 노점상들이 서로 “불법 노점상을 단속해 달라”며 구청이나 한강사업본부에 신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자신의 영업 공간 주변에 캠코더를 설치하고 녹화하면서 다른 노점상의 폭력이나 불법영업 증거를 모으기도 한다. 영등포구와 한강사업본부에서 단속을 나오면 “왜 우리 노점만 편파 단속을 하냐”는 항의가 이어진다. 단속반을 이끌고 옆 가게를 찾아가 “여기도 단속하라”고 윽박지르기도 했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하루에도 6, 7차례나 노점상이 상대 노점상을 신고하는 터에 업무에 지장이 생길 정도”라고 토로했다. 노점상들은 민주노점상전국연합회(민노련) 소속과 비민노련으로 양분돼 있는 상황이다. 민노련 소속 상인들은 3일 오후 구청의 단속에 항의해 여의나루역 2번 출구 앞쪽에서 서로를 쇠사슬로 묶고 서서 ‘생존권 사수’ 집회를 진행했다. 당시 비민노련 상인 1명이 “시끄럽다”며 항의하다 몸싸움을 벌여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 “강제 퇴거 어려워” 단속에 한계 노점상들은 생계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한다. 한 노점상은 “전국 곳곳을 돌다가 힘겹게 여기에 자리를 잡았다”며 “이번에 가을철 장사를 놓치면 살아갈 방법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통행 불편과 음식 연기·냄새로 인한 피해 등을 호소한다. 여기에 노점상들 간 갈등의 여파로 불편을 겪는 시민들도 있다. 노점상들이 다툼을 벌이다가 한 노점상이 걷어찬 물병에 시민이 맞기도 했고, 돗자리를 빌리려고 노점을 찾은 시민에게 다른 노점상이 다가가 “얘네 불법이야”라며 반말로 으름장을 놓는 장면이 목격됐다. 대여료 2000원, 보증금 2000원 등 총 4000원을 내고 은박지 형태의 돗자리를 빌렸다가 노점상이 단속을 피해 도망가는 바람에 보증금을 떼인 시민도 있었다. 단속 권한을 가진 영등포구와 한강사업본부는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단속에 필요한 장비와 인원이 한정적이라 제한이 많다”고 말했다. 한강사업본부도 “과태료 7만 원을 물릴 뿐 강제로 퇴거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10-07
    • 좋아요
    • 코멘트
  • 국민 10명중 4명 “노후엔 돈이 가장 중요”

    국민들이 자신의 노후 생활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경제적 안정’이었다. 한국 사회의 고령화가 세계 유례없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건강’보다 ‘가난’이 더 두려운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윤종필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2017년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9.3%가 노후에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경제적 안정 및 여유’를 꼽았다. 이어 △건강(38.0%) △일자리(6.9%) △이웃·친구 등의 관계(6.0%) 순이었다. 2016년 조사에서는 ‘건강’을 1순위로 꼽은 사람이 48.3%로 가장 많았으나 1년 만에 10.3%포인트나 줄면서 두 번째로 밀려났다. 연령별로 보면 나이가 어릴수록 자신의 노후에 닥칠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60대 이상에선 ‘경제적 안정’을 가장 중요하게 꼽은 비율이 33.1%였으나 40대는 40.9%, 30대는 42.0%, 20대는 43.8%로 그 비율이 늘어났다. 젊을수록 건강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건강보다는 향후 경제적 빈곤에 대한 두려움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몸이 건강하다면 최대한 일하고 싶은 나이’를 묻자 평균 72.9세였다. 2016년 조사 때(평균 68.5세)보다 1년 만에 4.4세나 늘어났다. 하지만 실제 노인들은 재취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일 노인의 날을 맞아 발표한 ‘노인인권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노인 1000명 가운데 ‘나이 제한으로 취업에 어려움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58.6%로 절반이 넘었다. 나이가 많아 보수나 업무 등에서 차별을 겪었다는 응답은 44.3%, 노인에게 적합한 근무환경에서 일할 수 없었다는 응답은 48.1%였다.김철중 tnf@donga.com·김자현 기자}

    • 2018-10-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男인 척… 험악한 가명으로 택배 주문 女

    “받는 사람: ○○춘.” 서울 송파구의 빌라에 혼자 사는 회사원 박모 씨(26·여)가 최근 택배를 주문할 때 쓰는 가명이다. 추석 연휴에 집을 비운 사이 문 앞에 놓일 택배가 걱정 된 박 씨가 한 자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혼자 사는 사람들 택배 받는 꿀팁’을 보고 실천에 옮긴 것. 이 글에는 △△포, ◇◇배, □□팔 등 우락부락한 남성을 연상시키는 이름으로 택배를 주문하라고 적혀 있다. 택배상자 겉면에 붙어 있는 이름 등 개인정보를 보고 여성이 혼자 산다는 것이 드러나 범죄의 표적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방법이다. 박 씨에게 이 꿀팁은 웃어넘길 이야기가 아니었다. 실제로 이사를 오기 전 소름 끼치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외출을 다녀온 박 씨의 집 현관문에는 박 씨의 실명과 함께 음란한 내용의 문구를 적은 쪽지가 꽂혀 있었다. 집 현관문 앞에 놓여 있던 택배 상자에서 범인이 박 씨의 이름을 봤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박 씨의 생각이다. 대전에서 올라와 서울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전모 씨(23·여)도 박 씨와 같은 방법으로 택배를 받기로 했다. 폐쇄회로(CC)TV가 잘 갖춰지지 않은 오래된 주택가 원룸에 사는 전 씨로서는 여자 혼자 산다는 게 늘 신경 쓰였기 때문. 그래서 전 씨는 추석에 고향 집에 다녀오면서 부모님과 말을 맞췄다. 부모님이 옷이나 생활용품 등을 택배로 보낼 때 받는 사람 이름은 ‘▽▽식’으로, 받는 물건에는 톱이나 망치 등 공구류라고 적기로 했다. ▶ 이처럼 혼자 사는 여성에 대한 범죄를 우려해 가명으로 택배를 받는 사례가 많다. 현재 꿀팁을 소개한 게시글에는 1만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고 커뮤니티 구성원들은 서로의 지인들에게 비법을 퍼뜨리고 있다. 일부 1인 가구 여성들은 음식을 배달시킬 때 아파트 앞 경비실에서 음식을 받아가고 카카오톡에 프로필 사진을 아예 올리지 않는다고 한다. 여성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5년 175만2782가구였던 여성 1인 가구 수는 2017년 282만7000가구로 12년 만에 100만 가구 이상 늘었다. 여성 1인 가구는 범죄 위협에 노출돼 있다. 강지현 울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가 2017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 발표한 ‘1인 가구의 범죄피해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33세 이하 1인 가구의 주거 침입 피해 가능성을 성별로 비교한 결과 여성이 남성에 비해 11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범죄에 취약한 여성들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자구책의 하나로 안전 팁을 공유하는 것으로 본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혼자 사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계속 일어나는 것을 본 여성들이 택배에 남성 이름을 쓰는 방법 등으로 범인에게 심리적 저지선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09-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받는사람: ○○춘” …남자 이름으로 택배 받는 혼자 사는 여성들

    “받는사람: ○○춘” 서울 송파구의 빌라에 혼자 사는 회사원 박모 씨(26·여)가 최근 택배를 주문할 때 쓰는 가명이다. 추석 연휴에 집을 비운 사이 문 앞에 놓일 택배가 걱정 된 박 씨가 한 자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혼자 사는 사람들 택배 받는 꿀팁’을 보고 실천에 옮긴 것. 이 글에는 △△포, ◇◇배, □□팔 등 우락부락한 남성을 연상시키는 이름으로 택배를 주문하라고 적혀 있다. 택배상자 겉면에 붙어있는 이름 등 개인정보를 보고 여성 혼자 산다는 것이 드러나 범죄의 표적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방법이다. 박 씨에게 이 꿀팁은 웃어넘길 이야기가 아니었다. 실제로 이사를 오기 전 소름 끼치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외출을 다녀온 박 씨의 집 현관문에는 박 씨의 실명과 함께 음란한 내용의 문구를 적은 쪽지가 꽂혀 있었다. 집 현관문 앞에 놓여 있던 택배 상자에서 범인이 박 씨의 이름을 봤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박 씨의 생각이다. 대전에서 올라와 서울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전모 씨(23·여)도 박 씨와 같은 방법으로 택배를 받기로 했다. 폐쇄회로(CC)TV가 잘 갖춰지지 않은 오래된 주택가 원룸에 사는 전 씨로서는 여자 혼자 산다는 게 늘 신경 쓰였기 때문. 그래서 전 씨는 추석에 고향 집에 다녀오면서 부모님과 말을 맞췄다. 부모님이 옷이나 생활용품 등을 택배로 보낼 때 받는 사람 이름은 ‘▽▽식’으로, 받는 물건에는 톱이나 망치 등 공구류라고 적기로 했다. 이처럼 혼자 사는 여성에 대한 범죄를 우려해 가명으로 택배를 받는 사례가 많다. 현재 꿀팁을 소개한 게시글에는 1만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고, 커뮤니티 구성원들은 서로의 지인들에게 비법을 퍼뜨리고 있다. ‘현관에 남자 구두 한 켤레 놓기’, ‘남자 목소리 나오는 라디오 틀어놓기’ 등 예전부터 공유돼온 여성 1인 가구의 안전비법이 확장된 것이다. 일부 1인 가구 여성들은 음식을 배달시킬 때 아파트 앞 경비실에서 음식을 받아가고, 카카오톡에 프로필 사진을 아예 올리지 않는다고 한다.여성 1인 가구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5년 175만2782가구였던 여성 1인 가구 수는 2017년 282만7000가구로 12년 만에 100만 가구 이상 늘었다. 여성 1인 가구는 범죄 위협에 노출돼 있다. 강지현 울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가 2017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 발표한 ‘1인 가구의 범죄피해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33세 이하 1인 가구의 주거침입 피해 가능성을 성별로 비교한 결과 여성이 남성에 비해 11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범죄에 취약한 여성들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자구책의 하나로 안전 팁을 공유하는 것으로 본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혼자 사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들이 계속 일어나는 것을 본 여성들이 택배에 남성 이름을 쓰는 방법 등으로 범인에게 심리적 저지선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09-27
    • 좋아요
    • 코멘트
  • “수백만원 자전거 망가져도 보상 막막”… 블랙박스 다는 라이딩족

    이모 씨(29)는 지난해 8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자전거를 타다 역주행하던 다른 자전거와 부딪쳤다. 몸이 풀숲으로 튕겨져 나갔고, 700만 원 상당의 자전거가 완파되는 큰 사고였다. 상대 자전거 운전자는 사고 책임을 부인했다가 뒤따라오던 지인 자전거에 달린 블랙박스에 역주행 장면이 찍힌 걸 보고서야 마지못해 과실을 인정했다. 이 씨는 수백만 원 상당의 배상금을 겨우 받을 수 있었다. 이 씨는 얼마 뒤 60만여 원을 들여 자전거에 블랙박스용 카메라를 달았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자전거를 타는 ‘자전거 인구’가 13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자전거 사고가 최근 3년간 하루 10건꼴로 발생하고 있다. 자전거 사고 사망자는 지난해 전국에서 126명에 이른다. 하지만 자전거는 사고가 나도 블랙박스를 달고 있는 자동차와 달리 객관적 증거가 거의 없어 책임 소재를 따지기 어렵다. ‘라이딩족(族)’ 사이에선 사고에 대비해 자전거에 블랙박스용 카메라를 다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5년 차 라이딩족 지모 씨(27)는 2014년 충돌 사고로 억울한 경험을 한 뒤 자전거에 블랙박스를 달았다. 당시 지 씨는 급하게 방향을 틀어 좌회전을 하던 상대와 부딪쳐 사고를 당했지만 책임 소재를 입증할 방법이 없었다. 결국 지 씨는 전치 2주 진단이 나왔고 상대는 전치 4주가 나왔다는 이유로 지 씨가 합의금을 지불했다. 지 씨는 “사고 장면을 녹화한 영상이 없으면 책임을 가리기 어려워 진술에 의존해야 하는데 상대가 부인하면 잘잘못을 가릴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블랙박스로 사고 과실을 입증하더라도 배상을 받기까지는 말 그대로 ‘산 넘어 산’이다. 자영업자 양모 씨(41)는 올 3월 이촌 한강공원에서 역주행하던 공용 자전거 운전자와 부딪쳤다. 자전거에 설치한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상대편 과실을 입증했으나 곧바로 배상을 받을 수 없었다. 800만 원을 호가하는 자전거가 상당 부분 파손돼 배상액이 500만 원으로 컸기 때문이다. 보험이 없었던 상대 운전자는 배상을 해줄 수 없다고 버텼고, 양 씨는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890만 원 상당의 자전거를 타는 5년 차 라이딩족 조모 씨(28)는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사람과 부딪쳤을 때 블랙박스로 과실을 입증하고도 거액의 배상금이 나오면 대부분 민사소송까지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사고가 늘면서 ‘자전거용 보험 상품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민간 보험사들이 자신의 자전거 파손을 보전받을 수 있는 ‘자차 보험’ 상품을 운영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 보험사가 지난해까지 관련 보험을 판매했지만 보험사기를 적발하기 어렵고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폐지했다. 각 지방자치단체의 자전거 보험이나 개인별 ‘일상생활 책임보험’이 있긴 하다. 그러나 운전자 본인이 아니라 피해를 본 상대방의 입원 치료비 일부만 보전받을 수 있다. 자전거 수리비는 배상 범위에서 빠져 있다. 고가의 자전거를 보호하기 위해 보험에 가입하고 싶어도 뾰족한 수가 없다. 전문가들은 블랙박스 설치, 보험 같은 사후 대책에 앞서 자전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장택영 삼성교통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네덜란드, 일본에선 초등학교에서 ‘자전거 안전 수칙’ 등을 교육해 사고를 방지하는 데 주력한다. 급정거 같은 위협 운전이 잘못임을 알고 수(手)신호로 사고를 예방하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고 말했다.이지훈 easyhoon@donga.com·김자현 기자}

    • 2018-09-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인천 승봉도 횟집서 해산물 먹은 관광객 집단 식중독 의심 증세

    24일 인천 옹진군 자월면 승봉도의 한 횟집에서 해산물을 먹은 관광객 10명이 식중독 의심 증세를 보여 보건 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인천해양경찰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추석날이었던 이날 오후 6시경 승봉도의 한 횟집에서 남성 3명과 여성 7명이 소라와 새우 등을 먹었고, 이후 구토와 설사 증세를 보였다. 이들은 출동한 해경과 119 구급대에 의해 육지의 보건기관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보건당국은 이들이 식중독 증세와 비슷한 장염에 걸려 배탈이 난 것으로 보고 당시 먹은 해산물에 질병을 유발할만한 균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김자현기자 zion37@donga.com}

    • 2018-09-25
    • 좋아요
    • 코멘트
  • 부산 해운대서 음주 차량이 길가던 사람들 덮쳐…4명 부상

    부산에서 음주 차량이 인도에 있던 보행자를 덮쳐 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25일 오전 2시 25분경 해운대구 중동 미포오거리 교차로에서 박모 씨(26) 가 운전하는 BMW 승용차가 보행자 2명을 치고 도로 옆쪽에 있던 담을 들이받은 후에 정지했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운전자 박 씨와 동승자, 길을 걷던 윤 모씨(22) 등 4명이 다쳐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윤 씨는 중상을 입고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고, 운전자와 동승자, 다른 보행자 등 3명은 경상을 입고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박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34%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박 씨와 동승자, 피해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김자현기자 zion37@donga.com}

    • 2018-09-25
    • 좋아요
    • 코멘트
  • “꽝소리 머릿속 맴돌아… 3일 지나도 가슴 벌렁”

    “‘꽝’ 소리가 나면서 건물이 무너지던 모습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요.” 서울 동작구 상도유치원 붕괴 사고 현장을 목격한 주민 오모 씨(60·여)는 9일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동작구에서는 사고 발생 당일 긴급 대피시켰던 주민 50여 명에게 귀가하도록 안내했지만 오 씨는 여전히 지인의 집에 머무르고 있다. 사고 현장이 주택가를 마주하고 있어 사고 발생 3일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불안감을 호소하는 주민이 많다. 상도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는 A 씨(여)는 “아이가 그 안에 있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아직도 다리가 후들거리고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120명 가까운 유치원 아이들이 당장 어디로 뿔뿔이 흩어질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흙을 실은 덤프트럭이 쉴 새 없이 좁은 골목길을 오가고, 철거 과정에서 먼지와 소음이 발생한다는 점도 인근 주민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일부 주민은 덤프트럭이 벽에 부딪히거나 흙탕물을 튀기는 것을 감시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 상도유치원과 70m 떨어진 상도초등학교는 철거 과정의 소음과 먼지를 감안해 10일 임시 휴업을 결정했다. 김자현 zion37@donga.com·박은서 기자}

    • 2018-09-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건축주가 업체 지정하는 ‘셀프 감리’ 이번에도 부실

    서울 동작구 상도유치원 붕괴의 원인이 된 다세대주택 공사의 감리업체는 건축주가 지정했다. 사실상 ‘셀프 감리’가 이뤄진 것이다. 지난해 12월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올 1월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때처럼 부실한 안전을 지적하고 고쳐야 할 감리 시스템이 이번에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현행 건축법의 허점 탓이 크다. 이번 다세대주택 공사 감리는 감리업체 B사가 맡고 있다. 시공업체 A사와 함께 인천에 있는 회사다. 건축법에서는 소규모 건축물의 객관적인 감리를 위해 허가권을 갖고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감리업체를 지정하도록 하고 있다. ‘공영(公營)감리’다. 하지만 이 다세대주택 공사는 해당되지 않는다. 건축법 시행령에는 공영감리 대상이 되는 다세대, 아파트, 연립주택 규모를 ‘30가구 미만 주택’으로 한정했다. 이 때문에 49가구 규모인 이 주택은 건축주가 감리업체를 지정했다. 감리 비용도 건축주가 지급한다. 이렇다 보니 소규모 건축물의 감리업체는 건축주 또는 건축주가 지정하는 시공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건축법의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B사는 ‘붕괴 위험이 크다’는 유치원 측의 민원을 여러 차례 무시했다. 사고 전날인 5일 동작관악교육지원청 등이 참여한 관계기관 대책회의에서 유치원이 “기둥에 간 금이 3cm나 벌어졌다”고 하자 B사는 “7cm까지는 문제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김현덕 건축구조기술사는 “3cm건, 7cm건 엄청난 균열이다. 콘크리트 공사는 물을 쓰기 때문에 미세한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지만 커야 3∼5mm 정도다. 7cm까지는 괜찮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건축업계에서는 주택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원룸 등의 작은 규모 다세대주택을 ‘쉽게 짓는 건물’로 여긴다고 한다. 이번 상도동 다세대주택처럼 일정 규모만 넘으면 감리 절차도 복잡하지 않으니 셀프 감리에 의한 부실 감리가 성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국회에서 이런 허점을 막기 위한 건축법 개정이 시도됐다. 지난해 9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이던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은 허가권자(지자체)가 감리업체를 지정하는 건축물 대상을 가구 수, 용도와 상관없이 ‘연면적 2000m² 이하’로 바꾸는 내용의 건축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감리 사각지대에 있던 건축물을 앞으로는 공영감리로 감독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반대했다. 손병석 국토부 1차관은 올 5월 국회 국토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건축주의 선택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며 개정안에 반대했다. 결국 올 7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건축법 최종 개정안에는 민 의원이 발의한 조항이 빠져 있다. 국회와 국토부는 건축법 시행령을 개정해 다가구주택, 도시형생활주택 등 주거용 건축물을 공영감리 대상에 추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시행령은 아직 개정되지 않았고, 시행령이 개정된다고 해도 상가 등 주거용이 아닌 소규모 건축물은 여전히 사각지대로 남게 된다.서형석 skytree08@donga.com·김자현·홍석호 기자}

    • 2018-09-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학 못떠난 죄” 오늘도 눈물의 눈칫밥

    #1 이미 8학기를 마쳤지만 계속 대학에 다니고 있는 강모 씨(27)는 올해 초부터 스마트폰 대신 2세대(2G)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모두 끊기 위해서다. 강 씨는 축구동아리 회장을 할 만큼 활달했지만 올해 초 “‘취뽀(취업뽀개기)’ 때까지 속세를 떠나 있겠다”며 홀연히 연락을 끊었다. #2 대학생들이 오전 수업을 마치고 근처 식당가로 몰리는 시간은 오전 11시 45분 무렵부터다. 졸업을 미루고 하반기 공채를 준비 중인 박모 씨(28)는 오전 11시에 점심을 먹는다. 도서관을 갈 때도 200m가량 돌아서 간다. 재학생들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서다. 박 씨는 후배들과 마주쳐 “화석선배”나 “학교엔 어쩐 일이냐”는 말을 듣게 될까 두렵다. #3 대학생 최모 씨(25·여)는 식사시간에 옆 대학의 학생식당으로 간다. 밥값이 쌀 뿐 아니라 아는 사람을 만날 가능성도 적어 편히 식사를 할 수 있다. 2년간 준비해 취직에 성공한 선배에게서 전수받은 ‘비법’이다. 이들은 이른바 ‘캠퍼스 지박령(地縛靈·땅에 얽매인 영혼)’이다. 졸업 요건을 대부분 채워 마음만 먹으면 졸업을 할 수 있지만 학교를 떠나지 않고 계속 다닌다. 졸업생보다 학생 신분이 취업에 유리하다는 이야기도 있고, 학교 도서관과 취업 프로그램 등을 이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캠퍼스 지박령은 9월에 눈물겨운 학기를 시작했다. 상반기 취업에 성공한 친구나 선·후배들은 8월에 이미 졸업해 떠났다. 개강 이후 붐비는 학교에서 아직도 학교에 남았다는 자괴감, 아는 사람을 만날지 모른다는 부담감에 시달린다. 추석에 친척들을 만나면 무슨 말을 들을지도 걱정이다. 하반기에는 채용 규모가 상반기보다 큰 만큼 기대도 크지만 또 떨어질까 고민도 많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8년 2월 기준으로 졸업유예제도를 운영 중인 4년제 대학 108곳에서 1만2157명이 졸업을 미룬 채 대학에 남아 있다.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이 학교에 남는 방법은 다양하다. 졸업 요건을 모두 채우고도 ‘졸업’ 대신 ‘수료’를 선택하거나, 졸업논문이나 어학성적 등 필수 졸업 요건 한 가지를 일부러 채우지 않는 식이다. 일부 대학에서는 졸업 요건을 모두 채운 경우 추가로 학비를 내고 학점을 이수해야 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 있다. 대학 시설물 이용을 둘러싸고 캠퍼스 지박령과 일반 학생 간에 갈등이 벌어지기도 한다. 서울의 한 사립대는 졸업을 미룬 학생들이 재학생들의 시험기간에는 도서관을 이용할 수 없게 한다. 한 졸업 유예 학생은 “시험기간이 아닐 때에도 ‘등록금도 안 내면서…’라는 눈총을 받을 때가 잦다”고 토로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09-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지반 이상무” 공사허가 구청, 5회 “붕괴위험” 신고에도 현장 안 가

    서울 동작구 상도유치원 붕괴 사고 7개월 전인 올 2월 동작구는 유치원 앞 다세대건물 공사 현장의 지반 상태와 공법 등을 검증하는 회의를 열었지만 문제가 없다고 보고 통과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9일 동작구 등에 따르면 구는 올 2월 23일 다세대건물 건축 허가를 내줬다. 같은 달 26일에는 공사 현장의 지반 상태, 시공업체 A사가 제출한 굴착 공법의 적정성을 검증하는 ‘굴토 심의’ 회의가 열렸다. 당초 A사는 흙막이 공사 방식으로 ‘주열식 말뚝(CIP)’ 공법을 검토했다. 토사 붕괴가 우려되는 부분에 위에서 아래로 구멍을 판 뒤 철근을 박고 철근 주변을 콘크리트로 채우는 방식이다. 하지만 ‘숏크리트 록볼트’ 공법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흙벽과 직각 방향으로 철근을 넣고 절단면에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방식이다. CIP보다 흙막이의 안정성은 떨어지지만 비용이 저렴한 방식이다. 동작구는 회의에서 이 공법이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또 동작구는 4월 초 “지반이 약해 붕괴 가능성이 높다”는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의 조사보고서를 제출받은 뒤 A사에만 전달하고 공사 책임자인 건축주에게는 알리지 않았다. 상도유치원은 그동안 “붕괴 위험이 있으니 조치해 달라”고 동작구에 5차례나 요청했지만 동작구는 한 번도 현장을 점검하지 않았다. 경찰은 시공업체가 공사비를 아끼려고 부적절한 공법을 사용했는지, 동작구의 공사 승인 및 안전 관리에 소홀함이 없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동작구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상도유치원 건물 철거를 시작했고 10일까지 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A사와 감리업체 B사는 사고 이후 연락이 끊긴 상태다. 본보 취재진은 8, 9일 인천 소재의 A사, B사 사무실을 방문했고 두 회사 대표와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09-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유치원 붕괴’ 원인 감리업체 지정은 누가?…건축주의 ‘셀프 감리’

    서울 동작구 상도유치원 붕괴의 원인이 된 다세대주택 공사의 감리업체는 건축주가 지정했다. 사실상 ‘셀프 감리’가 이뤄진 것이다. 지난해 12월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올 1월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때처럼 부실한 안전을 지적하고 고쳐야 할 감리 시스템이 이번에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현행 건축법의 허점 탓이 크다. 이번 다세대주택 공사 감리는 감리업체 A사가 맡고 있다. 시공사인 B건설사와 함께 인천에 있는 회사다. 건축법에서는 소규모 건축물의 객관적인 감리를 위해 허가권을 갖고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감리업체를 지정하도록 하고 있다. ‘공영(公營)감리’다. 하지만 이 다세대주택 공사는 해당되지 않는다. 건축법 시행령에는 공영감리 대상이 되는 다세대·아파트·연립주택 규모를 ‘30가구 미만 주택’으로 한정했다. 이 때문에 49가구 규모인 이 주택은 건축주가 감리업체를 지정했다. 감리 비용도 건축주가 지급한다. 이렇다 보니 소규모 건축물의 감리업체는 건축주 또는 건축주가 지정하는 시공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건축법의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A사는 ‘붕괴 위험이 크다’는 유치원 측의 민원을 여러 차례 무시했다. 사고 전날인 5일 동작관악교육지원청 등이 참여한 관계기관 대책회의에서 유치원이 “기둥에 간 금이 3㎝나 벌어졌다”고 하자 A사는 “7㎝까지는 문제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김현덕 건축구조기술사는 “3㎝건, 7㎝건 엄청난 균열이다. 콘크리트 공사는 물을 쓰기 때문에 미세한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지만 커야 3~5㎜ 정도다. 7㎝까지는 괜찮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건축업계에서는 주택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원룸 등의 작은 규모 다세대주택을 ‘쉽게 짓는 건물’로 여긴다고 한다. 한 건축업체 관계자는 “감리가 꼼꼼하지 않게 이뤄지기 때문에 별다른 전문성이 없는 시공사가 공사를 맡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번 상도동 다세대주택처럼 일정 규모만 넘으면 감리 절차도 복잡하지 않으니 셀프 감리에 의한 부실 감리가 성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국회에서 이런 허점을 막기 위한 건축법 개정이 시도됐다. 지난해 9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이던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은 허가권자(지자체)가 감리업체를 지정하는 건축물 대상을 가구 수, 용도와 상관없이 ‘연면적 2000㎡ 이하’로 바꾸는 내용의 건축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감리 사각지대에 있던 건축물을 앞으로는 공영감리로 감독하겠다는 취지였다. 민 의원의 안대로 법이 개정됐다면 연면적 936.8㎡인 상도동 다세대주택도 공영감리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시행일자가 2019년 2월로 돼 있어서 소급 적용이 되진 않는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반대했다. 손병석 국토부 1차관은 올 5월 국회 국토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건축주의 선택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며 개정안에 반대했다. 결국 올 7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건축법 최종 개정안에는 민 의원이 발의한 조항이 빠져 있다. 국회와 국토부는 건축법 시행령을 개정해 다가구주택, 도시형생활주택 등 주거용 건축물을 공영감리 대상에 추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시행령은 아직 개정되지 않았고, 시행령이 개정된다고 해도 상가 등 주거용이 아닌 소규모 건축물은 여전히 사각지대로 남게 된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09-09
    • 좋아요
    • 코멘트
  • 후배들 눈치 보이지만…대학 못떠나는 ‘캠퍼스 지박령’

    #1 이미 8학기를 마쳤지만 계속 대학에 다니고 있는 강모 씨(27)는 올해 초부터 스마트폰 대신 2세대(2G)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모두 끊기 위해서다. 강 씨는 축구동아리 회장을 할 만큼 활달했지만 올해 초 “‘취뽀(취업뽀개기)’ 때까지 속세를 떠나 있겠다”며 홀연히 연락을 끊었다. #2 대학생들이 오전 수업을 마치고 근처 식당가로 몰리는 시간은 오전 11시 45분 무렵부터다. 졸업을 미루고 하반기 공채를 준비 중인 박모 씨(28)는 오전 11시에 점심을 먹는다. 도서관을 갈 때도 200m가량 돌아서 간다. 재학생들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서다. 박 씨는 후배들과 마주쳐 “화석선배”나 “학교엔 어쩐 일이냐”는 말을 듣게 될까 두렵다. #3 대학생 최모 씨(25·여)는 식사시간에 옆 대학의 학생식당으로 간다. 밥값이 쌀 뿐 아니라 아는 사람을 만날 가능성도 적어 편히 식사를 할 수 있다. 2년간 준비해 취직에 성공한 선배에게서 전수받은 ‘비법’이다. 이들은 이른바 ‘캠퍼스 지박령(地縛靈·땅에 얽매인 영혼)’이다. 졸업요건을 대부분 채워 마음만 먹으면 졸업을 할 수 있지만 학교를 떠나지 않고 계속 다닌다. 졸업생보다 학생 신분이 취업에 유리하다는 이야기도 있고, 학교 도서관과 취업 프로그램 등을 이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캠퍼스 지박령은 9월에 눈물겨운 학기를 시작했다. 상반기 취업에 성공한 친구나 선·후배들은 8월에 이미 졸업해 떠났다. 개강 이후 붐비는 학교에서 아직도 학교에 남았다는 자괴감, 아는 사람을 만날지 모른다는 부담감에 시달린다. 추석에 친척들을 만나면 무슨 말을 들을지도 걱정이다. 하반기에는 채용 규모가 상반기보다 큰 만큼 기대도 크지만 또 떨어질까 고민도 많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8년 2월 기준으로 졸업유예제도를 운영 중인 4년제 대학 108곳에서 1만2157명이 졸업을 미룬 채 대학에 남아 있다.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이 학교에 남는 방법은 다양하다. 졸업요건을 모두 채우고도 ‘졸업’ 대신 ‘수료’를 선택하거나, 졸업논문이나 어학성적 등 필수 졸업요건 한 가지를 일부러 채우지 않는 식이다. 일부 대학에서는 졸업요건을 모두 채운 경우 추가로 학비를 내고 학점을 이수해야 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 있다. 대학 시설물 이용을 둘러싸고 캠퍼스 지박령과 일반 학생 간에 갈등이 벌어지기도 한다. 서울의 한 사립대는 졸업을 미룬 학생들이 재학생들의 시험기간에는 도서관을 이용할 수 없게 한다. 한 졸업 유예 학생은 “시험기간이 아닐 때에도 ‘등록금도 안 내면서…’라는 눈총을 받을 때가 잦다”고 토로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09-09
    • 좋아요
    • 코멘트
  • [휴지통]“막차 놓쳐 화난다” 경찰 총 뺏으려던 30대女 입건

    지하철 막차를 놓쳤다는 이유로 역에서 난동을 부리며 경찰관의 총까지 빼앗으려 한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공무집행방해 및 폭행, 공용물건손상 혐의로 A 씨(35·여)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29일 0시 50분경 지하철 9호선 샛강역에서 안전문을 발로 차고 이를 제지하는 역무원을 우산으로 때렸다. A 씨는 이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손톱으로 할퀴고 총을 뺏으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던 A 씨는 연행 과정에서 순찰차 유리창을 수갑으로 내리치기도 했다. A 씨는 ‘막차를 놓쳐 화가 나서 그랬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기각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의 심리상태가 불안정해 부모의 동의를 얻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처했다”고 말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09-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개막 첫날 최고 스타된 ‘20대 여자 농부’

    “농사지으면 힘들 텐데요.”(이낙연 국무총리) “(손을 보여주며) 손이 이렇게 까매졌어요.”(송주희 너래안 대표) 31일 열린 국내 최대 창농 박람회인 ‘2018 A FARM SHOW―창농·귀농 박람회’에서는 20대 젊은 여자 농부가 화제를 모았다. 송주희 너래안 대표(29·사진)가 그 주인공. 강원 화천군에서 애플수박과 들깨를 키우는 그는 이날 행사에 참석한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깜짝 제안으로 청년 귀농인을 대표해 개막식 단상에 올랐다. “개막식이 열리기 한 시간 전 최문순 지사님이 강원도 홍보 부스를 구경하러 오셨어요. 도내 청년 농업인 토론회 등에 자주 참석했었는데 저를 알아보시고는 개막식 단상에 같이 올라가자고 제안하셨습니다. 너무 놀랐죠.” 송 씨는 단상에 올라 “청년들이 많은 지원을 받아 좋은 바람을 일으키며 농사를 짓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결혼, 주거 등 현실적인 문제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개막식이 끝난 뒤 이 총리와 최 지사,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 등은 강원도 홍보 부스를 찾아 송 씨가 직접 만든 참기름을 구경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송 씨는 이 총리에게 까맣게 탄 손을 보여주며 “이렇게 정성껏 농사짓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송 씨는 2014년 부모님이 살고 있는 강원 화천군으로 귀농했다. 서울에서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그는 치열한 경쟁의 소용돌이에서 내려오고자 귀농을 택했다. 직업으로 농부를 택하겠다는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고향집에서 들깨 농사를 하는 부모님을 따라 아침저녁으로 밭에 나가는 사이 자연스레 농부가 됐다. 올해에는 국내 최북단에 속하는 화천에서 아열대성 식물인 애플수박 재배에 성공하며 매스컴에 오르기도 했다. 1000m² 규모의 비닐하우스에서 1500그루를 재배해 수확을 마쳤고 앞으로 점차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송 씨는 귀농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현실적인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할 거 없으니 농사나 짓자’는 마음으로 내려와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귀농은 결코 쉽지 않아요. 지나친 낙관보다는 충분한 준비를 갖추고 귀농하는 게 실패 확률을 낮추는 지름길입니다.”송충현 balgun@donga.com·김자현 기자}

    • 2018-09-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톡톡 튀는 식용곤충 음료-반려견 영양제… “창농 자신감 생겨요”

    “한번 드셔보세요. 그냥 옛날에 먹던 번데기랑 같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31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의 ‘2018 A FARM SHOW(에이팜쇼)―창농·귀농 박람회’ 스마트농업관 내 ‘파머스 투 유’ 부스. 농부들이 직접 키우고 가공한 꽃차, 작두콩 커피 등 각종 먹을거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이곳에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많은 이목을 끈 것은 충북 보은 속리산에서 키운 굼벵이 등 식용곤충을 이용해 숙취해소 음료와 반려동물을 위한 영양제, 간식을 생산하는 업체 ‘우성’의 부스였다. 관람객들은 말린 굼벵이의 ‘리얼’한 모습에 머뭇거리다가도 숙취해소 음료를 직접 마셔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업체 김우성 대표(33)는 “곤충으로 이런 제품까지 만들 수 있다는 것에 관심을 갖고 생산 노하우나 아이디어를 물어보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약 200개 부스에서 귀농·귀촌 상담을 해주고 드론 스마트팜 등 농업과 관련된 첨단 기술을 소개하는 한편 일자리 정보까지 제공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창농 박람회다. ○ ‘창농 꿈’ 실현 위해 전문 상담사와 상담 제1전시장에 마련된 귀농·귀촌관은 박람회가 시작된 오전 10시부터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경기, 강원, 충남, 전남 등 전국 65개 지방자치단체에서 나온 전문 상담사가 각 지역의 귀농·귀촌 정책을 소개하고 관람객들과 일대일 상담을 진행했다. 전남 장성군 농업기술센터 상담 부스를 찾은 홍영진 씨(58)는 “농촌 생활이 과연 맞을지 모르겠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농업기술센터의 나효주 사무장은 “‘삼시세끼’라는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1, 2일 정도 농촌 가정에서 숙식을 해보면 동네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다”며 홍 씨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맞춤 상담’을 진행했다. 홍 씨는 “지원금을 받는 것도 좋지만 프로그램이 정말 알찬 것 같다”며 그 덕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광주로 이사를 갈 예정이라는 천경도(40), 류지민 씨(39) 부부는 광주 인근지역으로의 귀농을 계획하기 위해 에이팜쇼를 찾았다. 류 씨는 “평소 관심이 있던 나주 지역에서 상담을 받았는데 상담사분들이 친절하게 다양한 정보를 설명해줬다”며 “교육과 농업을 접목한 새로운 분야의 창업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귀농 선배가 말해주는 ‘생생 체험담’에 관심 오후 1시 반 시작된 ‘농담(農談) 콘서트’도 200석 규모의 좌석에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선배 귀농인들의 체험담과 알짜 정보를 듣는 강연 프로그램으로 귀농 성공사례뿐 아니라 귀농인들의 애로사항을 가감 없이 들을 수 있었다. 강원 원주시의 1년 차 귀농인 이꽃맘 씨(40)는 집에 불쑥불쑥 들르는 동네 어르신과의 에피소드를 생생하게 전했다. 그는 “귀농을 한다는 것이 농사만 짓는 것이 아니라 내 삶 전체가 바뀌는 일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고 조언해 큰 박수를 받았다. 단돈 2만 원을 들고 한 달간 전국을 누빈 양애진 씨(28), 영화 ‘파밍 보이즈’의 주인공 유지황 씨(31)도 연사로 참여했다. 전남대 창농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서인호 씨(24)는 동아리 선후배 7명과 함께 에이팜쇼에 참여하려고 아예 2박 3일 동안 서울에 숙소를 잡았다. 서 씨는 “우리 또래의 실제 경험담에, 온라인에서 찾기 힘든 농업 관련 정보를 함께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장소”라고 말했다. 농담 콘서트는 행사 2, 3일째인 1일과 2일에도 진행된다. ○ 곤충·조랑말 체험하고 우리 농산물 먹어보고 2전시장에서는 다양한 체험행사가 눈길을 끌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외식창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인 ‘에이토랑’이 마련한 부스에서는 경남 밀양에서 생산된 가지를 넣은 가지 크림수프, 한돈을 이용한 와사비 마요소스 삼겹살말이 등 우리 농축산물을 이용한 요리를 선보였다. 지난해의 2배 이상으로 규모를 확대해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우수 특산물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에이팜마켓’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1전시장 귀농·귀촌관에 전시된 각 지역 특산품을 보고 호기심을 느껴 2전시장까지 온 관람객이 많았다. 휴양·체험관에서는 어린이들을 데려가면 좋을 만한 다양한 체험행사가 진행됐다. ‘포니클럽’ 부스에는 조랑말을 바로 코앞에서 보며 사진도 찍고 먹이도 직접 줄 수 있어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장수풍뎅이, 노린재 등 각종 곤충을 애완용으로 키우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며 직접 잡아보고 먹이도 줄 수 있는 ‘숲속곤충마을’ 부스도 마련됐다.이새샘 iamsam@donga.com·김자현 기자}

    • 2018-09-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귀농선배의 조언과 일자리 정보까지…‘창농 꿈’ 실현된다

    “한번 드셔보세요. 그냥 옛날에 먹던 번데기랑 같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의 ‘2018 A FARM SHOW(에이팜쇼)―농림식품산업 일자리 박람회’ 스마트농업관 내 ‘파머스 투 유’ 부스. 농부들이 직접 키우고 가공한 꽃차, 작두콩 커피 등 각종 먹을거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이 곳에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많은 이목을 끈 것은 충북 보은 속리산에서 키운 굼벵이 등 식용 곤충을 이용해 숙취해소 음료와 반려동물을 위한 영양제, 간식을 생산하는 업체 ‘우성’의 부스였다. 관람객들은 말린 굼벵이의 ‘리얼’한 모습에 머뭇거리다가도 숙취해소 음료를 직접 마셔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업체 김우성 대표(33)는 “곤충으로 이런 제품까지 만들 수 있다는 것에 관심을 갖고 생산 노하우나 아이디어를 물어보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약 200개 부스에서 귀농·귀촌 상담을 해주고 드론 스마트팜 등 농업과 관련된 첨단 기술을 소개하는 한편 일자리 정보까지 제공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창농 박람회다. ● ‘창농 꿈’ 실현 위해 전문 상담사와 상담 제1전시장에 마련된 귀농·귀촌관은 박람회가 시작된 오전 10시부터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경기, 강원, 충남, 전남 등 전국 65개 지방자치단체에서 나온 전문 상담사가 각 지역의 귀농귀촌 정책을 소개하고 관람객들과 일대일 상담을 진행했다. 전남 장성군 농업기술센터 상담 부스를 찾은 홍영진 씨(58)는 “농촌 생활이 과연 맞을지 모르겠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농업기술센터의 나효주 사무장은 “‘삼시세끼’라는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1, 2일 정도 농촌 가정에서 숙식을 해보고 동네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다”며 홍 씨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맞춤 상담’을 진행했다. 홍 씨는 “지원금을 받는 것도 좋지만 프로그램이 정말 알찬 것 같다”며 그 덕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광주로 이사를 갈 예정이라는 천경도(40), 류지민 씨(39) 부부는 광주 인근지역으로의 귀농을 계획하기 위해 에이팜쇼를 찾았다. 류 씨는 “평소 관심이 있던 나주 지역에서 상담을 받았는데 상담사 분들이 친절하게 다양한 정보를 설명해줬다”며 “교육과 농업을 접목한 새로운 분야의 창업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귀농 선배가 말해주는 ‘생생 체험담’에 관심 오후 1시 반 시작된 ‘농담(農談) 콘서트’도 200석 규모 좌석에 빈 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선배 귀농인들의 체험담과 알짜 정보를 듣는 강연 프로그램으로 귀농 성공사례 뿐 아니라 귀농인들이 겪는 장애물을 가감 없이 들을 수 있었다. 강원 원주시의 1년차 귀농인 이꽃맘 씨(40)는 집에 불쑥불쑥 들르는 동네 어르신과 있었던 에피소드를 생생하게 전했다. 그는 “귀농을 한다는 것이 농사만 짓는 것이 아니라 내 삶 전체가 바뀌는 일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고 조언해 큰 박수를 받았다. 단돈 2만 원을 들고 한 달간 전국을 누빈 양애진 씨(28), 영화 ‘파밍보이즈’의 주인공 유지황 씨(31)도 연사로 참여했다. 전남대 창농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서인호 씨(24)는 동아리 선후배 7명과 함께 에이팜쇼에 참여하려고 아예 2박 3일 동안 서울에 숙소를 잡았다. 서 씨는 “우리 또래의 실제 경험담에, 온라인에서 찾기 힘든 농업 관련 정보를 함께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장소”라고 말했다. 농담 콘서트는 행사 2, 3일째인 1일과 2일에도 진행된다. ● 곤충·조랑말 체험하고 우리 농산물 먹어보고 2전시장에서는 다양한 체험행사가 눈길을 끌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외식창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인 ‘에이토랑’이 마련한 부스에서는 경남 밀양에서 생산된 가지를 넣은 가지 크림스프, 한돈을 이용한 와사비 마요소스, 삼겹살말이 등 우리 농·축산물을 이용한 요리를 선보였다. 지난해 2배 이상으로 규모를 확대해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우수 특산물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에이팜마켓’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1전시장 귀농·귀촌관에 전시된 각 지역 특산품을 보고 호기심을 느껴 2전시장까지 온 관람객이 많았다. 휴양·체험관에는 어린이들을 데려가면 좋을 만한 다양한 체험행사가 진행됐다. ‘포니클럽’ 부스에는 조랑말을 바로 코앞에서 보며 사진도 찍고 먹이도 직접 줄 수 있어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장수풍뎅이, 노린재 등 각종 곤충을 애완용으로 키우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며 직접 잡아보고 먹이도 줄 수 있는 ‘숲속곤충마을’ 부스도 마련됐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08-31
    • 좋아요
    • 코멘트
  • [단독]가출 청소년에게 성매매 강요한 10대 女·20대 男 구속

    가출한 청소년에게 생활비 등 명목으로 매일 50만 원을 상납할 것을 요구하고 성매매를 알선한 10대 여성과 20대 남성이 구속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성매매를 알선하고 강요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박모 양(18)과 서모 씨(22)를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 양은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A 양(18)을 자기 집 근처에 사는 남성 B 씨에게 소개시켜 주고 가출하도록 유도했다. A 양이 가출한 뒤에는 박 양, 박 양과 연인관계였던 서 씨, A 양이 같은 집에서 살게 됐다. 동거를 시작하자 박 양과 서 씨는 A 양에게 “생활비를 내라” “B 씨의 폭행 합의금을 네가 대신 내야 한다”며 매일 50만 원을 내라고 강요했다. A 양이 돈을 마련하지 못하자 이들은 성매매를 권유했다. A 양은 “성매매만큼은 못 하겠다”고 거절했지만 박 양 등은 “아는 조폭이 많으니 시키는 대로 해라” “도망가도 곧바로 잡아올 것”이라고 협박했다. 박 양은 주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A 양의 성매매를 알선했다. 입금액을 맞추기 위해 A 양은 하루에도 수차례 성매매를 해야 했다. 이런 수법으로 박 양과 서 씨는 2017년 6월 초부터 9월 초까지 A 양에게서 수천 만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돈은 두 사람의 유흥비와 생활비로 썼다고 한다. 고통에 시달리던 A 양이 부모에게 사실을 털어놓았고, A 양의 부모는 서울의 한 여성인권센터에 피해사실을 알렸다. 인권센터가 박 양 등을 고발하면서 이들의 범행이 밝혀졌다. 경찰은 박 양을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고, 서 씨도 곧 송치할 예정이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08-31
    • 좋아요
    • 코멘트